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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운 베른학교 가명 박철”

    “김정운 베른학교 가명 박철”

    │파리 이종수특파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셋째아들인 김정운이 스위스의 베른국제학교에 다닐 때 ‘박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위스의 프랑스어 시사주간지 레브도는 지난 5일 ‘수습 독재자가 베른지방 독일어를 말하다’라는 기사에서 김정운의 베른국제학교 재학시절의 생활상을 전했다. ●겨울엔 금요일마다 스키 즐겨 이에 따르면, 김정운은 1983년 1월8일생으로 겨울이 오면 금요일마다 친구들과 알프스 츠바이짐멘 또는 그린델발트에 가서 스키타기를 즐겼다고 한다. 베른국제학교는 주 스위스 북한 대사관에서 몇백m 거리에 있다. 론 슈워츠 체육교사는 김정운에 대해 “떠날 당시 9∼10학년이었다.”며 “농구부·수영부 활동을 했고,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나 팀워크를 이루는 데는 강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어 “미국 농구선구였던 마이클 조던과 액션배우인 장 클로드 반담을 무척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운은 1998년 15세 때 스위스를 떠났다. 당시 교장이었던 다비드 카틀리는 김정운에 대해 “솔직한 아이였고 친구들 간의 다툼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아이였다.”며 “친구들 중에 미국 외교관 자녀들이 많았다.”고 들려줬다. ●내성적… 팀워크 조성 강해 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운은 가끔 단어를 찾기는 했지만 영어를 쉽게 따라잡았고, 독일어와 프랑스어도 배웠다고 한다. 이들은 김정운이 학교 단체여행에도 적극 참가했다고 전했다. 당시 베른국제학교에는 40여개 국가의 280여명이 다녔는데 절반가량이 외교관 자녀였다. 수업을 마치면 북한 대사관에서 김정운을 픽업하러 왔는데 당시 학교 친구들은 그의 아버지가 ‘대사관 운전기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베른국제학교 경영진들은 말했다. 김정운의 급우였던 한 일본 학생은 김정운의 아버지가 북한 정부의 최고위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기억했다. 익명을 요구한 김정운의 다른 친구는 일종의 보디가드로 보였던 ‘광철’이라는 북한 학생이 김정운과 늘 함께 다녔다고 증언했다. 슈워츠 교사는 “광철은 체격이 좋고 무뚝뚝했으며, 그를 도와서 학생들과 함께 농구를 했다.”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대학·노동계·기업 의견 나눌 상설기구를”

    “대학과 노동계, 기업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는 상설 대화기구를 설치하고, 대학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프랑스의 지성’으로 불리는 파리 정치대학의 기 소르망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시대의 대학경쟁력 강화방안’이란 주제의 세계석학포럼에서 내놓은 제안이다. 한국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언이라고 한다. ●“모든 혁신은 대학교육에서 시작” 기 소르망은 연설에서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대학의 개혁이 더욱 절실하다.”면서 “한국 대학들도 글로벌 리더가 되려는 노력에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 소르망은 “경제 위기를 타개하려면 혁신이 필요한데, 모든 혁신은 대학교육에서 시작된다.”면서도 “그러나 대학은 전통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개혁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 소르망은 한국의 대학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젊은 세대를 교육해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술, 과학, 기술 분야 발전에도 대학의 역할이 컸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한국 대학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 대학생들은 졸업하면 고위직 공무원이나 대기업 정규직을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일자리 시장은 그런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바라봤다. ●“다양한 국적의 교수와 인재 데려와야”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과 대학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일괄적으로 시스템을 바꾸기보다 지역과 대학간에 협의기구를 설치해 학교, 노동계, 기업이 항상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의 세계화는 그가 강조한 또다른 생존전략이다. 그는 “현재 한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외국인 교수의 90%가 미국 출신이고, 유학생의 80%가 중국인인 점은 개선돼야 한다.”면서 “해외 대학과 교류를 증진하고, 다양한 국적의 교수와 인재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환경&에너지] 한국의 앨 고어들

    [환경&에너지] 한국의 앨 고어들

    정부의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정부 밖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당겨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맡은 고건 전 총리 말고도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과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이 녹색성장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진현 전 장관은 지난해부터 ‘녹색성장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녹색성장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되기 어려우며, 정부·기업·시민단체 등 각 분야의 역량이 결집되어야만 가능하다.”고 포럼 발족 취지를 밝혔다. 한국경제신문과 문화일보 회장도 지낸 김 전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김명자 전 장관은 ‘그린코리아21 포럼’이라는 싱크탱크의 출범을 주도했다. 학계와 산업계,정·관계,언론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그린 에너지 사회체계를 구축하는 데 과학기술적,산업적,학술적 측면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취지로 모였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포럼을 창립하면서 국가 전력 전달체계를 교류(AC)에서 직류(DC)로 전환하고, 전력 저장과 전기차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한걸음 ‘앞서가는’ 정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와함께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CDP는 전세계의 금융 및 투자 기관들을 대신해 세계 주요 상장기업들로부터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기구이다. CDP가 올해 정보공개 대상으로 지목한 한국 기업은 100개로 지난해 50개보다 2배나 늘었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부의 지도자들이 퇴임후 기후변화나 녹색성장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 2006년 기후변화의 문제점을 담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현재 싱크탱크인 사회·정치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책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환경&에너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고건 前총리

    [환경&에너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고건 前총리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은 옳은 방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 계획이 부족해 보입니다.” 국무총리와 서울 시장을 역임한 고건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행 8개월째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평가하고, 나름대로의 조언도 제시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기후변화센터는 기업인, 정치인, 시민운동가,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리더십 과정’ 등을 운영해왔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어떻게 보나. -‘그린 뉴딜’이 글로벌 트렌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채택해야 할 정책이다. 다만 녹색성장을 정책방향으로 선언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액션 플랜(실행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남 신안군에 2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됐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핵심기술과 부품이 모두 수입된 것이다. 이런 것은 녹색 에너지는 맞지만, 녹색 성장은 아니다. 진짜 녹색성장이 되려면 그린 테크놀로지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즉,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가 원천기술을 갖고 핵심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뒷받침해야 한다. →추진기구인 녹색성장위원회는 어떤가.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그리고 과학기술 및 국토 분야의 정책까지 모두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기능을 줬기 때문에 녹색성장과 관련한 국정의 최고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옥상옥’의 느낌이 있다. 위원회가 기획, 심의, 평가까지 다 하면 정부 부처는 수동적이 될 수 있다. 각 부처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도 남겨둬야 한다. 위원회는 로드맵을 만들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관계부처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기후변화센터의 리더십 과정에 기업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준비 태세는 어떤가. -이제 문제를 인식하게 된 수준이라고 본다. 전반적으로는 기후변화 문제를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올해 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한국이 의무감축국으로 결정된다면, 감축의무가 현실화되는 2012년까지 3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다. 이를 적응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세울 수 있을까. -세계 각국을 돌아보니 몇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영국의 경우는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경제적 유인책을 채택했다. 독일은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히 규제한다는 정치적,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냈다. 이런 정책들을 적당히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지방정부는 가장 중요한 실시기관이자 행정의 주체다. 10년 전 리우 환경회의에서 채택한 구호도 ‘Think Globally, Act Locally(범세계적인 문제의식을 갖되, 작은 지역에서부터 해결책을 실천해나가자는 의미)’였다. 지방정부는 주민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비롯한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민의 인식은 어느 정도로 보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70%는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에너지 절약 등에 참여하는 국민은 30% 정도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어야 한다. 시민들이 우선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에너지 절약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뒷받침해야 한다. 이미 외국에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도 많이 나와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교육 과정에 반영해야 할까. -초·중등 교육에 필수 과목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려면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기후변화 문제의 중요성을 교육시키고, 집안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기록하도록 만들고, 거기에 점수를 주면 좋겠다. 또 어머니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저탄소 상품을 함께 산다든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 내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가 의무감축국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데. -그것은 착각이다. 지난해 말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에 참석해보니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모두 ‘한국과 멕시코는 당연히 의무감축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멕시코 정부는 이미 감축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도 피할 방법이 없다. 특히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제사회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평생 공직에 몸담았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봉사는 계속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떠난 뒤 각계의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 →국무총리 시절(1996~97)에는 기후변화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나. -1997년 교토의정서가 체결됐을 때 의무감축국가에서 빠진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준비를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당시에는 난지도 쓰레기장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생명의 나무 1000그루를 심고, 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좀더 혁명적 결단을 내리고, 과감하게 추진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 고위직을 지내다가 환경단체에서 근무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있나. -물론 공직에 있을 때보다는 힘이 없고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기후변화센터에는 기업인이나 시민사회단체, 정치인, 관계 인사들이 많이 참여해주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기후변화리더십 3기 교육과정이 시작된다. 글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신분 불안은 줄세우기 부추기는 셈”

    전문가들은 국가공무원법상의 차등은 임금, 복지, 인사상의 문제뿐이 아니라 조직의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이계수 건국대 법대 교수는 “고위공무원단과 개방형임용에서 보듯 공공부문에도 ‘경영마인드’라는 이름으로 신분별 유연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공무원 신분은 갈수록 민간기업의 임직원처럼 되는데 노조활동 문제나 급여 등 의무조항은 예전 ‘공직자’ 기준을 강요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 신분안정은 정치중립성과 조직안정성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미국처럼 할 것도 아니면서 공무원 신분만 불안해지면 결국 줄세우기만 부추기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위공무원 이해충돌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공직윤리문제는 곧 이해충돌문제이고 이는 곧 공공부문 관리방식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공직사회 안정감이 떨어지면 내부경쟁을 촉진하는 장점이 생기겠지만 자칫 공직에 대한 기대를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인 민감한 사항을 두고 갈등이 빚어졌을땐 신분보장의 근거로 작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맹주천 변호사는 하위직에만 부과되는 각종 의무조항을 반드시 개정해야 할 독소조항으로 꼽았다. 맹 변호사는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파면하면서 명분으로 삼는게 바로 국공법 56조(성실 의무)와 57조(복종 의무)였다.”면서 “각종 의무조항은 하위직 공무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운동 금지(65조)에 대해서도 “정치와 정책, 행정은 칼로 무 자르듯이 나눌 수 있는게 아니다.”면서 “선거때마다 논란이 되는 선심성 논란, 특혜논란 등을 이유로 지금껏 고위직 공무원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비밀엄수 의무(60조)’에 대해서도 “부패방지법에서도 규정한 공익제보 조항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신 못차린 AIG

    정신 못차린 AIG

    구제금융으로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 최대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정부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성과급 지급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적자금으로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는 사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보도되자 AIG는 미 정부로부터 보너스 거품을 빼라는 압력을 받았다.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지만, 구제금융을 받기 이전에 계약한 수백만달러의 보너스는 이번주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AIG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계열사 ‘AIG 파이낸셜 프로덕트’ 최고 경영진의 올해 잔여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한편 회사의 구조조정 목표 등을 반영해 2008년 보너스도 재조정하기 위해 재무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IG 파이낸셜 프로덕트는 악성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해 회사를 파산위기로 몰아넣은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15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이트너는 AIG를 살리기 위해 엄청난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현행 보너스 지급 체계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AIG는 일단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서한을 통해 리디는 2009년도 보너스를 30% 이상 줄이고, 임원 50명이 받는 960만달러(일인당 11만 2000달러)의 보너스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포함해 6명의 고위직 임원은 아예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AIG는 구제금융 이전에 약속한 보너스는 ‘별건’으로 취급, 이미 보너스의 절반을 받은 고위직 임원들은 오는 7월과 9월 나머지 보너스를 나눠 받게 된다. 또 수천명의 평직원들에 대한 보너스도 예정대로 지급된다.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으면 고용계약 위반으로 소송에 휘말린다는 게 지급 논리다. 이에 앞서 미 정부는 지난달 정부지원을 받은 금융기관 CEO의 기본급을 연간 50만달러로 제한한 바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권한 척도/ 함혜리 논설위원

    유엔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매년 인간개발지수(HDI)를 발표해 온 유엔개발계획(UNDP)은 1995년 유엔 제4차 세계여성회의를 계기로 여성개발지수(GDI·남녀평등지수)와 여성권한척도(GEM)를 채택해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GDI는 국가별로 교육수준과 평균수명, 예상소득에서 남녀평등 정도를 측정한 것이다. 반면 GEM은 국회와 입법기관의 여성비율, 고위 임직원 및 행정관리직의 여성비율, 전문기술직 여성비율, 남녀 소득차이를 평가요소로 활용한다. 2008년 UNDP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여성개발지수에서 26위(0.910)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높은 교육열 덕분에 남녀가 평등하게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여성권한척도는 108개국 가운데 68위(0.540)에 그쳤다. 여성개발지수와 여성권한척도 순위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정치·경제 활동과 정책결정 과정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성에 대한 문화·사회적 편견은 어느 정도 해소됐을지언정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 분야인 정치와 경제에서 남성이 의사결정권을 차지하고 여성은 배제되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참여권을 가지고 목표나 비전을 함께 논의하지 못한다. 여성들의 의견이나 고충이 제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 2008년 전체 성비 가운데 여성의원 비율이 13.7%, 여성행정 관리직은 8%에 불과하다. 조사대상 국가의 평균치는 여성의원 비율이 19%, 여성행정관리직이 29%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세계적인 여권신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첫 발표 때에도 인간개발지수 31위, 여성개발지수 37위로 인간개발에 있어서는 남녀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권한척도는 1995년 116개국 중에서 90위로 하위권이었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여성의 사회 참여가 크게 늘었지만 유리천장이 여전히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이게 진짜 현실이다.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과 실천이 필요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모닝 브리핑] 한국 여성권한 세계 68위… 여전히 낙제점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치·경제적 지위가 지난해 68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64위에 비해 4계단 떨어졌다.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 세계 100여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8년 여성권한척도(GEM) 지수에서 한국은 0.54를 기록했다. GEM은 국회의 여성의석 비율과 기업 고위직 임원, 전문직 여성비율, 남녀 소득비 등을 평가 요소로 활용, 정치·경제 분야에서의 여성 참여 정도를 지표화한 것이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순위가 높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8일 5년여만에 개최 의미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8일 5년여만에 개최 의미

    8일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12기 대의원 선거와 그 뒤 한 달 안팎으로 개최되는 전체회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향후 국가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다.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재추대도 예정돼 있어 김정일 3기 체제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김 위원장의 아들 중 한 명이 대의원직에 오른다면 그를 후계자로 준비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후계자로 가기 위해 대의원은 거쳐야 할 자리다. 대의원 명단은 9일쯤 확인된다. 또 새로운 엘리트의 등장과 핵심 권력기관의 요직 인사 등 인사 정비를 통해 내부 단합과 후계체제를 대비하는 정치 이벤트의 성격도 지닌다. 김 위원장의 후계 체제 구축과 함께 2012년 강성대국에 진입하겠다는 북한으로선 세대 교체 등 지도부 진열을 정비해야 할 처지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일 “3대 세습이 가시화될 수 있는 계기”라고 내다봤고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대표성 갖는 새 대표들을 선임하고 후계체제를 준비해 새로운 체제로 국가를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행사”라고 풀이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에서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원 원장은 ‘김 위원장의 3남 정운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외 언론 보도에 대해선 “회의 절차 및 등록 시기 등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북한 사회에서 최고 신임받는 엘리트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권력의 원천인 조선노동당이나 군대, 각급 정부 기관에서 고위직을 겸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어떤 연령층, 어떤 성향, 어떤 직능의 인사들이 새로 진입하는지를 보면 김정일의 향후 구상을 가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달 내 열리는 당, 군 ,정에서 차관급인 부상 또는 부부상 급 인사들의 이동과 움직임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쓰러졌다 다시 일어난 뒤 열리는 첫 대규모 정치일정이란 점에서 대중행사 참여 등 일련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하고 전국적으로 대중을 동원하는 정치행사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김 위원장의 건강을 과시하고 국가도 정상 통치되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김정일 제3기 체제의 출범”으로 해석했다. 이와 함께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새로운 엘리트의 등장과 함께 권력 구조의 개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1·2기는 국방위원회와 내각이 국가·사회를 이끄는 구조였는데 새로 시작되는 3기는 어떤 권력구조로 변화시킬지 주목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3년 제11기 최고인민회의 때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된 바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이번 선거와 관련, “대를 이어 걸출한 영도자, 희세의 정치군사가를 모시고 주체의 선군위업의 불패성을 과시하고 우리 공화국 정권을 더욱 반석같이 다져나가는 데서 역사적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일 군인 선거구인 ‘제333호 선거구’의 선거자 대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맨처음 대의원 후보자로 추대했다고 지난달 17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거를 위해 북한 주민들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경제상황이 나빠 물질적 인센티브 없이 동원하려면 긴장국면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 기간을 전후해서 북한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군사적 성취를 과시하는 돌출 행동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용어클릭 - 북한 최고인민회의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곳으로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 주권기관이다. 1946년에 발족됐으며 ▲헌법 수정·보충 ▲법 제정 및 수정·보충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대의원 선거는 보통 선거일 석 달 전에 선거일을 공시하며 선거일 3일 전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투표가 이루어진다.
  • [옴부즈맨 칼럼] 쏘아올린 희망… 사회 더 따뜻하길/김성해 한국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쏘아올린 희망… 사회 더 따뜻하길/김성해 한국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

    황지우 시인은 “슬픔은 왜 독이고, 희망은 어찌하여 광기인가.”라고 노래했다. 중국의 작가 루쉰도 “희망은 존재와 한몸으로 존재가 있으면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있으면 빛이 있다.”고 얘기했다. 요즘 같은 험한 시절일수록 “미치도록 희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일 게다. 이러한 희망 심기에 서울신문이 적극 나서고 있어 반갑다. 우선, 2월4일 1면에는 ‘농촌서 희망 찾기’라는 기사가 나온다. 그 뒤에 ‘낮은 곳 임하신 추기경님 따라 바보 되렵니다’ ‘그래도 이 땅에 계십니다’ 및 ‘더불어 살기 바람분다’ 등이 이어진다. ‘2009 녹색성장 비전’ 기획물로 ‘최고의 태양광 기업에서 배운다’와 ‘쓰레기 혁명 실험’ 등도 소개된다. 또 실직한 가장의 아픔을 다룬 ‘실직 3040 눈물의 출근등산’과 의료정책에서 소외된 난치병 환자들에 대한 ‘그냥 죽어야만 합니까’ 에서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물론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에서 녹색성장과 같은 특정한 정책을 옹호하면 곤란하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이익이나 공공이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제대로 된 환경감시를 할 경우에는 괜찮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신문은 사설과 1면을 통해 이 역할을 무난히 수행한 듯하다. 예컨대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의 희생자를 낸 용산참사의 경우 무려 6번이나 다뤘다. 고위직 지역 편중문제, 장애인 지원금 문제와 촛불재판의 편파성 비판을 통해 권력의 남용을 경계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미국 오바마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한·미간 긴밀한 외교적 협력을 촉구함으로써 국가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 언론이 특정한 가치나 이념을 옹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있다. 하지만 언론이 증오가 아닌 사랑을, 절망이 아닌 희망을, 교만이 아닌 겸손을, 분열이 아닌 화합을, 차별이 아닌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그래서 ‘성취도 공개 학력격차 줄이는 계기돼야’ 및 ‘학력격차 해소방안 좀 더 정교해야’ 등의 사설은 ‘차별이 아닌 평등’을 주장한 좋은 사례가 된다. 그럼에도 보다 온전한 희망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국가이익을 안보 측면 그것도 북한 문제를 통해서만 보려는 근시안이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중국의 핵무기 개발 논쟁, 중동 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안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물리적 안보만큼이나 중요한 금융안보에 대한 관심도 부족하다. 다른 신문사들처럼 1월 말의 다보스포럼이나 2월 중순의 G7 정상회담 정도는 사설에서 취급해도 좋았다. 또 국내 미디어법을 둘러싼 논의는 자세히 다루면서도 중국 CCTV가 아시아판 알자지라를 기획한다는 기사는 소홀히 했다. 그로 인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육성을 통한 국가이익의 실현보다 신문사의 사적인 이해관계가 우선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더욱이 용산사태와 달리 희대의 살인마 강호순에 대한 사설은 ‘결국은 과학수사밖에 없다’ 한 편에 불과했으며, 이런 종류의 범죄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끝으로, 동일한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도시 소시민과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낮다. ‘좋은생각’ 3월호에 꽁꽁 언 땅을 뚫고 고개를 내미는 ‘앉은부채’ 꽃 이야기가 나온다. 이 꽃이 필 당시 외부 온도는 영하 1.2도였지만 꽃의 입김 덕분에 그 내부는 영상 11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소망한다. 서울신문이 쏘는 이 희망이 글로벌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보듬었기를. 김성해 한국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
  • 같은 직급 급여 왜 다른가

    공무원들의 급여는 고위직의 경우 성과에 따라, 중·하위직은 수당에 의해 각각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공무원들의 급여 체계는 두가지다. 정무직과 고위공무원(옛 1~3급)은 연봉제, 3급 이하는 호봉제의 적용을 받는다. 고위공무원들의 급여는 기준급·직무급·성과급을 합친 연봉제가 적용된다. 기준급의 경우 상한액은 7223만여원, 하한액은 4852만여원이다. 때문에 개인별 연봉도 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반직의 경우 실제 연봉은 최고 9400만원, 최저 5000만원 등으로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3급 과장급 이하는 공무원 임용 당시 해당 직급의 1호봉을 기준으로 출발해 근무연수에 따라 호봉이 추가된다. 직급이나 직렬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매월 받는 월급에는 기본급을 바탕으로 교통보조비,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가계지원비, 가족수당 등이 포함돼 있다. 4급 이상은 관리업무수당, 5급 이하는 시간외근무수당도 매월 지급된다. 하지만 관리업무수당이 시간외근무수당보다 적어 4급으로 승진하면 월급이 준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또 설날과 추석 때는 기본급의 60%인 명절휴가비를, 1·7월에는 기본급의 최대 50%인 정근수당을 각각 받게 된다. 기관별로 업무평가를 실시한 뒤 연간 1~2차례에 걸쳐 성과상여금도 차등 지급된다. 여기에 특수업무수당·위험수당·특수지근무수당 등도 추가된다. 이는 급여에는 포함돼 있지만, 수령 여부는 개인별 근무여건에 의해 결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런저런 수당을 합하면 실제 월급은 기본급의 두배 정도”라면서 “또 경찰·소방공무원 등은 근무연수·직급이 같더라도 내근이냐 외근이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수당이 연간 1000만원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다양한 급여 항목 가운데 비과세 대상은 미취학 자녀를 위한 가족수당 정도다. 게다가 정식 급여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사실상 급여처럼 받을 수 있는 항목도 더 있는 만큼 ‘실질 급여’는 늘어날 수 있다. 과장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을 위한 ‘월정직책급’(4급 과장급 월30만원, 고위공무원단 월60만~70만원) 및 업무추진비, 소방·경찰공무원 등의 현장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특정업무수행경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봉’은 옛말···외교부 등 3곳 6000만원 넘어

    ‘박봉’은 옛말···외교부 등 3곳 6000만원 넘어

    민간 방식으로 공무원들의 급여를 환산한 결과, 평균적인 국민들과 비교할 때 ‘박봉’이 결코 아니었다. 또 공무원들의 급여는 기관별 직급 구조와 업무 특성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신문이 ‘2008년도 공무원 정원 및 인건비 예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52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평균 임금이 6000만원을 넘는 기관은 방송위원회·외교통상부·국민경제자문회의 등 3곳(5.8%)이다. 또 5000만~6000만원은 국무총리실 등 22곳(42.3%), 4000만~5000만원은 문화관광부 등 25곳(48.1%), 4000만원 이하는 노동부·국세청 등 2곳(3.8%)이다. 이 중 평균 임금이 1억 420만원에 이르는 방송위는 정원 5명 전원이 장·차관급 정무직이다. 방송위의 일반 직원들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감독원처럼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1억 넘는 방송위 5명 전원 장·차관급 국민경제자문회의(6218만원)와 국가안전보장회의(5775만원)도 기능직 2~3명을 제외한 일반직 직원 모두가 5급 이상이다. 국무총리실은 일반직 484명 중 5급 이상이 전체의 88%인 426명이며, 9급은 1명도 없었다. 이처럼 직원들의 직급이 높아 평균 임금이 많은 기관이 있는 반면, 외통부나 대통령경호실 등은 짭짤한 수당 덕을 보는 기관에 속한다. 방송위에 이어 두번째로 평균 임금이 많은 외통부(8839만원)는 고위직인 외교관을 비롯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재외직 비중이 전체 정원의 80%인 1995명에 이른다. 재외공무원은 지역에 따라 최고 월1400달러(약 210만원)의 특수지근무수당은 물론 가족수당·주택수당 등을 추가로 더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경호실·감사원 수당 짭짤 대통령경호실(5872만원)도 전체 직원 532명 중 70%인 372명이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경호하는 공안직으로, 위험수당이 많다. 때문에 기본급(2814만원)은 국무총리실(3723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적지만 평균 임금은 오히려 100만원 정도 많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감시·감독하는 감사원(5482만원)도 공안직 비중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해 수당이 많은 편이며, 농촌진흥청(5520만원) 또한 연구·지도직이 전체의 61.6%인 1242명에 달해 지원 급여가 많이 나온다. 반면 평균 임금이 가장 적은 노동부(3862만원)는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 비율이 전체 5450명 중 88.5%인 4824명에 이른다. 특히 공직에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새내기 공무원’에 해당하는 9급이 4명 중 1명꼴이다. 이는 기존 인력의 30%에 해당하는 고용지원센터 소속 직업상담원 1400여명이 지난해 공무원 신분으로 전환된 영향이 가장 크다. 국세청(3985만원)도 마찬가지. 전체 정원 2만 1545명 중 6~7급 9719명, 8~9급 8611명 등으로 85.1%를 차지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근로장려세제(EITC) 시행에 대비해 기존 인력의 17% 수준인 3000여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신규 임용 공무원의 인건비는 채용 일정 등을 감안해 통상 1년치가 아닌 6개월분 급여만 예산에 반영하기 때문에 평균 임금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국방부는 인건비 예산이 8조 2322억원에 이르지만 여기에 사병 등에 대한 급여까지 포함돼 있어 평균 임금 산정에서 제외했다.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민·관 임금삭감 고용 확대로 이어져야

    공기업에 이어 대기업과 공무원으로 대졸 초임 삭감 및 고위직 임금 반납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한파로 촉발된 고용위기를 고통분담을 통해 극복하자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신세대에 고통을 전담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지금 청년 취업난은 발등의 불이다. 급작스럽게 일자리가 증발하면서 지난 1월의 신규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 3000명이 줄었고, 청년 실업률은 8.2%로 1.1%포인트 치솟았다. 실업자 85만명을 포함, 사실상 실업자는 350만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안정과 임금 조정을 맞교환하는 노사민정 대타협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외환위기 이후 단기 실적주의가 팽배하면서 공기업과 대기업의 임금은 지나치게 가파르게 치솟았다. 그 결과 양극화 심화와 더불어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부추겼다. 또 대졸자의 높은 초임은 고용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면 무엇보다 먼저 생산성을 초과하는 잘못된 임금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다지는 첫걸음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30개 회원국 중 23위로 최하위권이다. 우리는 임금 조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운동이 고용위기 타개를 넘어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자면 상생·협력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게 재계도 투자와 고용 확대로 화답해야 한다. 지금처럼 삭감한 임금을 현상 지속비용으로 충당하려 한다면 세대간·노사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벌써 노동계에서는 대타협을 놓고 ‘현금을 내주고 어음을 받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일본의 기업들이 수출 부진을 내수 진작 및 고용 확대를 통해 타개하려는 노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 일 잘하면 성과급 50배 ‘대박’

    일 잘하면 성과급 50배 ‘대박’

    국방부가 올해부터 최상위 등급자와 최하위 등급자간에 최고 50배가 차이나는 ‘차등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다. 지난 1999년 중앙부처에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뒤 국방부의 성과금 차등폭이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대폭 강화된 차등 성과급제가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면서 성과 중심의 업무수행 체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본부와 현충원, 국방홍보원, 국방전산소 등 3개 직할기관 소속 1244명을 대상으로 한 차등 성과급 제도는 모두 6개 등급으로 분류됐다. 최상위 그룹은 슈퍼에스(SS) 등급자로 상위 2%다. SS등급자들은 기본급의 25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S등급(전체의 20%)은 기본급의 200%, A등급(25%)은 150%, B등급(30%)은 100%, C등급(20%)은 50%를 받는다. 최저인 D등급(3%)은 기본급의 5%만 받는다. 기본급 270만원을 받는 사무관(5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상위 등급은 682만원을 개인 성과급으로, 최하위 등급은 14만원을 각각 받는다. 국방부는 개인 등급 산정을 위해 소속 과장의 직무성과 평가점수 40점, 개인평가 40점, 민원업무처리와 홍보·보안활동 등 공동평가 20점 등 100점을 만점으로 한 세부 평가항목을 마련했다. 각 국·실별로 같은 계급과 직급의 군인과 공무원에 대해 개인별로 등급을 산정, 국방차관 주재의 성과급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기존의 성과급 제도는 개인이 아닌 과(課) 단위로 평가, 1~10등급으로 분류해 같은 과원의 경우 같은 성과금을 받아왔다. 최고등급은 기본급의 174%, 최하등급은 86%를 받아 차등폭은 2배 정도에 불과했다. 강화된 차등 성과급제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단결과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군의 특성상 자칫 군내 화합과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올해 국방부 본부와 직할기관만 시범 운용한 후 내년부터 일선 부대에도 도입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차등폭을 대폭 강화키로 했지만 임의적으로 개인간 서열을 매긴다는 의도는 아니다.”라면서 “고위직 공무원을 제외한 일반 공무원은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고위직 영남 편중 도 넘었다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2월 현재 정부의 장·차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주요 공공기관장 및 감사 등 322명을 대상으로 출신지역을 분석한 결과 출신지역이 확인된 315명 중 142명(45%)이 영남권이었다고 한다.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이 82명이나 돼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사정기관장은 아예 100% 영남출신으로 채워졌다. 이 정도면 향우회 수준이다. 특정대학 출신 우대도 두드러진다. 전체 322명 중 서울대가 123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가 47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나마 지방대 출신도 영남대, 경북대, 부산대 등 주로 영남지역에 몰려 있다. 4대 권력기관의 요직 14명 중 영남지역·고려대의 ‘합집합’에 속하는 인사는 10명이나 된다.이 대통령은 집권 1년차를 보내면서 ‘믿고 맡길 사람’의 중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초 ‘고소영’ ‘강부자’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으면서도 갈수록 편중인사에 집착하는 것은 집권 2년째를 맞아 친정체제 구축으로 공세적인 국정운영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본다. 하지만 도가 넘었다.편중인사는 국민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뿐이고 국민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연·학연으로 엮인 인사들이 핵심 권력기관을 장악해 공세적으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해도 국민이 믿고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편중인사가 지속되면 사회전반에 줄서기가 관행화되고, 충성 경쟁을 유도해 현안에 대한 과잉 대응을 낳는 등 부작용이 속출한다. 인사 불이익에 따른 피해의식은 반여정서의 촉매제가 된다. 국민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변명을 대도 옳지 않은 일이다. ‘내 사람 심기’보다는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등용해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탕평인사만이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킬링필드’ 30년만에 국제재판

    200만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사건이 17일 30년만에 심판대에 올랐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킬링필드의 주범 크메르루주에 대한 국제 재판이 수도 프놈펜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킬링필드는 1975년 캄보디아의 공산주의 무장단체인 크메르루주 군이 론놀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뒤 1979년 베트남군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유토피아적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최대 200만명에 이르는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 사건이다. 당시 크메르루주 군은 노동자와 농민의 국가를 만들겠다며 고위직 공무원과 대학교 졸업자는 물론 안경 쓴 사람과 손이 흰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다가 고문하고 처형했다. 이번 국제재판은 2003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의 합의로 시작됐으며 법정을 구성하고 첫 재판을 시작하는 데 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국제법정이 킬링필드의 주역으로 선정한 크메르루주 지도자 중 생존자는 모두 5명. 그 중 ‘더치’라는 이름으로 악명을 떨친 S-21 교도소의 소장 카잉 구엑 에아브(66)에 대한 재판이 이날 처음 이뤄졌다.국영 캄보디아 방송은 이날 첫 피의자 심문에 에아브가 방탄차를 타고 임시 수용소에서 인근 국제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방영하며 역사적인 개정을 알렸다. 에아브는 전직 교사였으나 S-21교도소 소장이 된 뒤 약 1만 6000여명의 지식인과 어린이, 부녀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재판에 앞서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 용서를 바란다.”고 죄를 시인했다. 이날 재판은 앞으로 진행될 절차만 결정하고 끝났으며 에아브에 대한 증인심문 등은 오는 3월 말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판결은 9월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중앙부처 5급이상 관리직 ‘여풍’

    중앙부처 5급이상 관리직 ‘여풍’

    정부의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10명 가운데 1명꼴로, 10년 전에 비해 비율이 3.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입법·사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원·경찰 등을 제외한 중앙행정기관 소속 5급 이상 관리자 중 여성은 전체의 10.8%인 2317명이다. 이는 10년 전인 1999년의 3.0%(378명)에 비해 비율로는 3.6배, 인원 수로는 5.1배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5급 공채시험인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각각 51.2%, 65.7%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앙부처 과장급인 4급(서기관) 이상 여성 공무원은 전체의 6.1%인 476명, 옛 3급 이상 고위공무원단 소속은 전체의 2.3%인 34명으로 파악됐다. 3급 이상 고위직 여성 공무원의 소속 부처로는 대통령실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보건복지가족부 4명, 행안부·환경부 3명, 여성부 2명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은 4만 4061명으로, 29.5%를 차지했다. 중앙행정기관의 여성 비율은 2004년 26.3%, 2005년 26.6%, 2006년 27.7%, 2007년 28.6%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여성부(65%)와 보건복지가족부(56%), 식품의약품안전청(51%) 등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기관으로 조사됐다. 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13%)과 금융위원회(13%), 국토해양부(14%) 등의 여성 비율은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직종별 여성 비율은 일반계약직 52.2%, 기능직 38.5%, 일반직 25.9%, 별정직 20.4%, 외무직 14.6% 등의 순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 증가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여성채용목표제와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부 소속 전체 국가·지방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40.6%이다. 이는 전체 인력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교육공무원 중 여성이 3명 중 2명꼴인 65.9%에 이르는 영향이 가장 크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5] 장진호 “준국유화·NPO 은행 대안으로”

     ●어떤 점에서 지성의 위기인가.  역사의 관성일 수 있겠다고 보고 있다.조선시대에는 명나라와 청나라,일제시대에는 일본,해방 이후는 미국으로 엘리트 재생산의 근거를 두어왔다.자기 눈으로 사태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권위를 동원할수록 우월한 지위를 얻는다는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란 점에서 역사의 관성이다.  국내 학계가 미국 학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고 미국에서 공부하면서도 학위에 필요한 것만 얻지,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미국에서 공부했으니 미국을 잘 안다고 택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관료로 입신하는 데 미국에서 공부한 학위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미국 입장에선 관료의 입지를 검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권위를 외부에서 찾는 게 단기간에 더욱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를 교조적으로 추구하게 만든 원인이 아닌가.무조건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엎드린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은행을 절대 외국인의 손에 넘길 수 없다는 얘기를 한다.우파지만 게임의 룰을 알고,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두 팔을 쓴다.강만수 같은 이는 환율주권론을 얘기할 때 1980년대 미국에 가보니까 환율을 조작하더라,충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우리도 환율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과 미국의 경제 규모가 다르고 국제경제적 위치가 다른데 국제적 자본시장이 통합된 과정에 80년대의 일차원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중심부 국가들은 3차원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데 우리만 1차원적으로 논다.우석훈 박사가 인문학의 위기,철학의 위기라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의 지배 엘리트들이 자기 시각이 없다.국제금융기구나 선진국 지배엘리트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란 이데올로기를 만들었는지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얼마나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힘이 얽혀있는지를 꼼꼼히 들여다 보지 않고 교조적으로 따른다.  초국적 신자유주의 세력과 이해관계가 닿는 것도 있다.97년 경제부처 수장들의 자제들이 초국적 금융 관련 컨설팅이나 회계법인 등에 영입된다.고위직 공무원이 GE 에너지부 부사장으로 갔다.추상적 개념 이상을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데 우리 지배 엘리트의 문제가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윔블던화를 주장하던데.  윔블던 효과는 1986년 영국의 금융빅뱅 이후 외국계 은행들이 영국 금융시장의 안방을 차지하게 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영국에서 열리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고 우승 상금을 싹쓸어가는 현상이 금융시장에서 되풀이된다는 뜻이다.국내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시중 4,5대 은행에서 윔블던화가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은행 뿐아니라 블루칩 기업도 외국계 자본에 잠식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글로벌 금융위기에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심하게 노출되게 된 측면과 무관하지 않다.  공공적 관점에서 경제가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에 연동돼 금융이나 기업이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면서 대중의 겅제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주식시장 참여자나 자산가들을 위한 경제구도로 가져가는 데 초국적 탈국적화가 영항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외환위기때 정부가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는데 부채는 국민경제적으로 줄지 않았다.기업 부채는 줄어드는 대신 정부와 가계 부채가 늘었다.이 과정에서 탈국적화된 은행은 이중의 이득을 봤다.  ●반전시킬 방법은 없나.  정부가 은행에 중기 지원을 많이 하라고 압박하지만 소용이 없다.정부 말을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게 됐다.은행은 정부 지원은 받되 더 이상 공적인 역할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이익은 주주들이 가져가고 손실은 사회화,국민들이 메워주는 기형적 구조다.  과도한 민영화 비중을 낮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산업은행마저 포스코처럼 됐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더 이상 은행 민영화를 막아야 할 뿐아니라 국유화된 은행을 만드는 노력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실은 미국도 AIG를 대마불사시키고 있다.미국이나 유럽,일본은 두 가지 카드를 갖고 있는데 위기 시에는 현실주의 정책을,보수적인 정권이 사회주의적 정책을 실행한다.한국은 한 패만 고집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도 은행 국유화로 자본거래를 통제했다.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외환위기때 말레이시아의 은행 국유화를 엄청 때리다가 나중에 당시로선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제대로 하면 인정해주더라는 얘기다.우리는 너무 눈치를 본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어느 동아시아 국가보다 폭력적으로 나타나게 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처리 방법과 분리될 수 없는데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돼 구조개혁이 방향을 잘못 잡았고 그 잘못들이 쌓이고 쌓여 현재 위기가 터져나왔다.97년 위기의 진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정실자본주의 문제,잘못된 규제,국내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짚었는데 IMF가 주문한 내용에 재벌의 이해관계를 덧붙여 4대부문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이게 규제완화가 됐다.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시장 육성 명목으로 주식투자자가 저금을 빼내 유동성이 증가했는데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경제와 밀착시켰다.외국자본이 시세차익을 얻어내고 탈출하려는 데 국가가 이들이 팔고 떠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일개 헤지펀드 투기세력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매도하는 데 자금을 대준 기관투자가의 대표가 국민연금이었다.국민들이 노후 대비로 정부를 믿고 맡겨놓은 돈이 국민경제를 파괴하는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연금의 관리 주체가 펀드매니저 등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노무현 정부 때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대표가 참여했는데 그마저 없어졌다.  국민연금은 공매도 세력에 돈 빌려주고 수수료 더 받았는지 모르지만 환율급등을 불러왔다.  국민연금이 해외 사모펀드(블랙스톤)와 합작투자해 헐값으로 자산관리공사(켐코)가 했던 역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불량채권을 우량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론스타에게 팔아먹는 데 급급했다.경제가 회복되면서 채권의 가치가 올라 어마어마한 횡재를 챙겨 다시 외환은행에 투자했다.  외환위기 때 가계 불량채권,중기 대출 채권을 다 팔아버리고 론스타는 잘라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했다.국민경제적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 우려스럽다.국민연금을 공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상할 만큼 논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은 조공이라 할만 하다.프랑스 경제학자는 ‘Imperial Tribute’라고 정의했다.주변부 자본주의 국가에서 중심부로 이전되는 잉여차익이나 노동가치를 적나라하게 짚은 것이다.  법무법인 김앤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보다 더 많은 납세 실적을 낼 만큼 돈을 벌고 있다.외국자본이 국내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법적 일을 다 처리하면서 엘리트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다 알려줬다.그 대가로 지금의 부를 축적했다.일제시대 이완용이 뭐가 다른가.노무현 정부때 이런 일이 이뤄진 것을 보면 친일파 청산한다고 해놓고 뒤에선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  현재의 잘못은 되풀이되면서 역사는 청산되고 있다고 국민들을 속였다.  ●은행 소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은.  새로운 국책은행을 만드는 방안과 국민연금을 활용하면서 비영리(NPO)에 기반한 지역밀착형,사회연대형 은행을 사회운동 형태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시중은행들이 공공성과 거리가 멀거나 역행하기 때문에 그 빈자리는 남겨져 있는 것이다.지역은행조차 탈국적화에서 안전하지 않다.은행업에서 공공성 지향을 하도록 촉구하고 압박하는 노력은 필요하다.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지 않느냐.  일방적으로 민영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는 건 일차원적이다.이상이 교수가 말한 토종 의료제도처럼 우수한 제도를 금융에서는 왜 만들지 못하는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규제와 감독이 아니라 은행 소유와 통제 개혁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던 것 같다.한데 정권이 바뀌거나 국가발전 모델의 틀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안바뀔 수 있고,정권 내에서 방향이 바뀌면 틀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국민적 합의를 통해 의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물론 정치세력의 관성은 지대하지만 정권교체가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실행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 대안을 진보진영이 보여야 한다.관료들도 납득할 수 있게 보고서를 만들어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대안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고민이 더 치열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제조업과 1차산업을 포괄하는 비금융업의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일본의 예에서 보듯 제조업의 기반이 건실해야 장기적으로 재생의 여지가 남아있다. 여기에 더해 선진국이 우리와 다른 것은 (정부 지원을 주면서까지)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고용흡수의 안전판이 존재하되 보다 다양화되는것도 중요하다.  ●미네르바의 경제전망을 평가한다면.  현 정부의 환율정책 등을 구체적 수치들을 가지고 비판하는 점에서는 경청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하지만 비판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시장원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심이 없어 보인다.현 정권을 심하게 비판하는 것이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차원도 있는 것 같다.큰 그림은 맞는데 세밀한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도 있다.정치적 효과를 얻기 위한 대중적 글쓰기에 성공한 경우다.하지만 기준이 편의적이다.정부의 신자유주의 문제를 비판할 때는 공공성을 비판하고 다른 때는 시장의 원리를 근거로 비판하는 이중잣대가 없지 않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준에서 발빠른 데이터를 제시한 것은 공부 안하는 교수보다 훨씬 나았다고 본다. ●미네르바 박모 씨와 신동아 K가 확연히 갈리는 게 중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전망이었다.중국 경제는 어찌 될 것인지.  중국 경제는 미국의 경제상황과 분리되어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본다.중국의 내수 성장 시도가 이뤄졌지만 차이메리카라 할 정도로 양국 경제는 연동돼 있다.경제적 운명 공동체로 보는 것 같다.1980년대 니치메이라 불릴 정도로 미국과 일본 경제는 한 몸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중국 자체만으로 승승장구하기는 어렵다.단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렵다.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지난해 엄청 커 충격적이었다.별도로 중국 경제가 잘 나가기는 어렵다.  우리 경제도 수출지향적으로 간다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내수를 진작시켜야 하겠다는 데는 절대적으로 찬성한다.위기에 처한 나라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문제는 내수 진작에 대한 고민이 정부당국에도 있지만 대운하와 도로 건설이라는 견해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안정과 장기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데 비관적이다.  외환위기 10년 동안 내수가 살아나지 않은 것은 양극화에 있다.소득 재분배가 되어야 한다.미국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했지만 증시 부양 등을 통해 자산 증식이 이뤄져 내수가 반짝 살아나고 대출로 내수를 떠받치고 금융기관 외채 발행 등으로 반짝 진작을 시켰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없었다.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제를 확충하는 한편,교육과 사회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세로 인한 재정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다.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것은 민영화나 소유 주식 지분을 매각하는 것인데 레이건 대처처럼 위기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차 충격요법과 얼마나 다르게 이명박 정부의 2차 충격요법이 나올지에 대해선.  1차 충격요법 당시에는 그래도 미국 경제가 한국의 수출을 흡수할 여지가 있었고, 정규직에서 퇴출된 이들의 퇴직금 등 여유가 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이제 자영업마저 위기에 봉착하면 전망이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정권을 교체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궤도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정권의 주체를 바꾸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보수와 진보개혁 세력도 비슷한 사고방식을 공유하거나 무지. 단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맹종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를 떠나 보다 정치경제의 작동방식에 천착하고 세계의 상황에 대한 ‘현실주의적’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보수정권은 중심부 자본주의 국가의 보수와 달리 권위의 근원을 외부에 두는 경향이 강하다. 개혁자유주의 정치세력도 수사와 달리 여기에서 그리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끝)  ■ 장진호씨가 걸어온 길  장진호 연구원이 누구인가를 따로 정리하지 않고 오디오 파일을 올려놓습니다.인터뷰 전과 후에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에서 오간 얘기라 장 연구원이 경제사회학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공부하면서 느꼈던 고민,학계의 분위기 등에 대한 소감들이 솔직합니다.글자보다 오히려 더 정감있게 그와 고민을 공감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단 고위 인사의 실명이 나오는 점은 경칭을 붙여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냥 나가는 점 양해 바랍니다.  앞 대목이 조금 잘리면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으실 것입니다.여러 인사들 이름부터 시작되는데 장 연구원이 번역한 책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구조조정’(신장섭 장하준 공저)을 출판사쪽이 이들 인사에 전달했다는 것을 얘기한 뒤 이어진 얘기란 점을 알려드립니다.
  • [월드 이슈] 52년전 투표권 획득 흑인 현주소

    지난해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학자인 마리안 베르트랑 교수의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했다. 보스턴과 시카고에 나온 채용광고를 보고 가상의 흑인과 백인의 입사지원서 5000통을 무작위로 보낸 뒤 그 결과를 지켜본 것. 가상 흑인과 백인의 학력 등 이른바 ‘스펙’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백인의 지원서는 열 군데 가운데 한 군데꼴로 응답이 왔지만 흑인의 지원서는 열다섯 군데 중 한 군데꼴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차별 때문에 흑인 남성의 임금은 백인 남성의 임금보다 30% 정도 적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백인가구와 흑인가구의 소득격차도 연 2000달러(약 276만원) 이상 벌어졌고 흑인들의 교육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흑인에 대한 차별은 보통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란 말로 비유되곤 한다. 흑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이 말은 편견이라는 유리천장에 막혀 더 이상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없는 미국 흑인들의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흑인들을 명시적으로 차별하는 법이나 제도는 대부분 폐지됐다. 1862년 노예 해방이 선언됐고 1957년 모든 흑인에게 투표권이 보장됐다. 하지만 베르트랑 교수의 실험에서 알 수 있듯 편견은 실질적인 차별로 이어진다. 최근 미국 국민들은 ‘오바마 신드롬’으로 인종문제가 많이 해소됐다고 믿는다. CNN 리서치가 지난달 흑인과 백인 성인남녀 1245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 조사에서 흑인들 가운데 69%가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됐다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해 3월에 나온 34%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2009년 2월에 ‘흑인의 달’이란 칭호를 붙일 정도로 미국은 꽤나 들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흑인에 대한 유리천장은 ‘현재진행형’이란 비관론도 있다. 미국의 흑인 여성인권 운동가인 말리크 미아는 “오바마가 흑인의 자결권에 대한 해답은 아니다.”면서 “흑인들의 높은 실업률, 열악한 주택과 교육 문제 등 병리현상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깊게 박힌 인식과 편견의 유리천장을 없애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실세 장관 클린턴과 북핵 일괄 타결

    [정종욱 월드포커스] 실세 장관 클린턴과 북핵 일괄 타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한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후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측 최고위 인사다. 그는 다른 장관과는 격이 다르다. 8년 동안 백악관 안주인 노릇을 했을 뿐 아니라 작년 초까지만 해도 강력한 대통령 후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삼고초려 제의에 장관직을 수락했지만 그냥 장관이 아니다. 국무부 고위직 인선의 전권을 위임받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통령과 직접 전화를 할 수 있는 특권도 갖고 있다. 그가 실세 장관이라는 사실은 최근 크리스토퍼 힐의 이라크 주재 대사 발령으로 입증되었다. 힐 대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핵 문제를 전담한 국무부의 차관보였다.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로서 부시 임기 말년에 서둘러 북핵 문제를 봉합해서 점수를 잃었고 그래서 새 정부가 들어오면 공직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런 사람을, 그것도 이미 내정된 인사를 밀어내고 힐러리가 요직으로 꼽히는 이라크 대사로 지명한 것이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힐 대사로서는 영전을 앞두고 한국을 고별 방문하는 즐거운 여행길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를 다룰 클린턴 장관이 가야 할 앞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최근 북한이 한 말과 행동을 분석해 보면 앞으로 북한이 추구할 전략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 전략의 핵심은 한국을 제치고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 매달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축하 사절의 파견을 제의하는가 하면 새 정부에 가까운 민간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극진히 대우하고 이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남한에 대해서는 과거 남과 북이 체결한 정치 안보 관련 협정의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경고하는 등 노골적인 대결 태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정부를 상대로 북한이 펼칠 협상 전략의 출발점은 자신이 이제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는 점이다. 워싱턴과 평양이 다룰 안건의 핵심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대등한 입장에서 핵군축회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이나 일본은 이 협상에 참석할 수 없다. 6자회담은 계속되지만 북한과 미국의 양자 협상에서 합의된 것을 추인하거나 보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비핵화의 대상이 한반도 전체이기 때문에 북한뿐 아니라 남한에서도 핵무기의 존재 여부를 성역 없이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는 물론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기지도 검증의 대상이다. 경수로 건설도 다시 내걸기 시작했다. 경수로 건설에 적어도 7년 이상이 걸린다고 보면 북핵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내에 마무리짓기 어렵다는 계산도 나온다. 이런 주장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북한이 이런 주장들을 했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을 내놓는 속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핵개발이든, 핵무기이든 그것이 해결되고 북한이 반사 이익을 챙기려면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과연 북한이 적어도 7년 이상이나 버틸 정치적 경제적 여유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북한이 오바마 정부에 전하려는 메시지의 알맹이는 오히려 정치적 일괄 타결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상대가 손을 내밀면 잡을 것이라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취임 일성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런 상황이 닥쳐올 수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이번 한국 방문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도 유익한 일일 것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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