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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작년 위안부 사죄금 지급하려 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가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보상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두고 최종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일본 국회 해산 등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금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피해자 한 명당 사죄금 300만엔(약 3300만원)을 지급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이후 한국 측에서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 협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는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차관을 한국으로 보내 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주한 일본대사의 사과와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다 총리가 이를 설명하는 것, 보상금 등 인도적 자금 지원은 100% 일본 정부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세 가지 조건가 들어 있었다. 우리 정부는 여기에 일본 총리가 피해자에게 서신을 보내는 방안을 추가, 양측이 표현 수위 등을 놓고 협의하기도 했다. 이후 재개된 협상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 특별예산을 편성해 1인당 사죄금 300만엔을 지급하려 했다. 일본 정부가 민간 차원에서 기금을 모금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200만엔을 지급한 ‘아시아 여성기금’과는 달리 정부의 예산으로 지급하려 한 셈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우리 정부는 ‘사죄금’으로 사용하라고 요구, 일본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외교채널로 대화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민간채널이 직접 나서 양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막바지 협의를 하던 중 노다 총리가 갑자기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겠다고 밝혔고 한국도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타협은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인 일정만 없었다면 과거사에 대한 양국 간 대타협이 이뤄져 한·일 관계가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종락 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공직 ‘고용세습’ 특채 뿌리뽑아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인 가운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전국의 공공기관 중 적잖은 곳이 ‘고용 세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 준비생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도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가족 관계가 취업을 좌지우지하는 행태는 하루빨리 중단돼야 한다. 사회 통합 차원에서 공직사회부터 전수조사를 통해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일자리 대물림을 뿌리 뽑기 바란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전국 공공기관 295곳 중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 홈페이지 등에 단체협약서를 공개한 179곳을 분석한 결과 18.4%에 해당하는 33곳이 가족 우선 채용 조항을 두고 있다. 가관인 것은 직원이 자살 등 업무 외 개인적인 사유로 사망하거나 정년퇴직한 경우에도 가족을 우선 채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사실이다. 해당 공공기관 노조들은 “요즘은 거의 사문화됐다”고 주장하지만 단체협약에 따라 최근 직원 가족이 채용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한다. 울산지법은 지난 5월 고용 세습 논란을 빚은 현대자동차 조합원의 유가족이 단협에 따라 아들을 채용하고 위로금도 지급해 달라며 현대차를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등 청구소송에서 “위로금은 일부 지급해야 하지만 아들을 채용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다. 하물며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사유화하려는 것은 공정 사회와 동떨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가족 관계를 이용한 인사를 막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0년 전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안전행정부의 특별감사와 국정감사에서 정부 조직 전반에 고위직이나 하위직 구분 없이 채용 비리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어제 보도자료에서 “국무총리실은 채용 공고와 시험도 없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아들을 채용했다”면서 채용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특혜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채용의 투명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오늘 전국 45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행되는 지방직 7급 공무원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에는 235명 선발에 2만 5066명이 지원해 10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45만여명에 이른다. 취업 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정도로 공직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모든 국민들에게 투명한 공직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공공기관장 내년 연봉 동결

    내년 공공기관장의 연봉이 동결되고 직원 급여 인상 폭도 1%대로 억제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최대한 낮추고 어려운 나라살림을 감안해 공공 분야의 긴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일 “내년에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보수를 동결하고 하위직은 1.7%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기로 한 정부 방침을 117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도 비슷하게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공기관의 기본급을 2.8%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관장과 고위 간부들의 임금은 동결하고 직원들의 기본 인상률은 공무원 처우개선율인 1.7% 내외에서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임금 가이드라인이 1%대로 책정되면 최근 4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공공기관장은 2009년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 따라 대폭적인 임금삭감 조치가 있었던 만큼 추가 삭감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인건비 외에 업무추진비, 여비 등 경비를 줄이고 투자규모 조정, 신규사업 보류 등을 통한 사업조정과 자산매각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295개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원(부채비율 207.3%)이다. 기재부는 다음 달 ‘2014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안’을 마련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화 전직 고위 경제관료 잇따라 영입

    한화 전직 고위 경제관료 잇따라 영입

    한화그룹이 거물급 전직 고위 경제관료를 잇따라 영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천식(왼쪽·63·행정고시 16회) 전 수출입은행장과 김대기(오른쪽·57·행정고시 22회) 전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을 각각 상임고문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화그룹은 김 전 실장을 부회장급으로 영입했다. 직무는 한화생명 대외업무 담당이지만 그룹 내에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하는 대관 업무 등 대외협력 파트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장급은 있었지만 대기업 대외협력 파트에 부회장급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히 김 전 실장이 장관급 출신이라 더욱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지난 정부에서 통계청장,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차관급)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말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았다. 지난달 30일 한화생명 상임고문으로 영입된 양 전 행장도 청와대 금융비서관(차관보급)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의 역할도 대관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그룹이 잇따라 고위 경제관료 영입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한 대관 업무에 소홀했다는 내부 평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총수 구속과 재판과정에도 이런 부분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재계 20대 그룹 중에 대관 조직이 없는 곳은 한화와 신세계 정도밖에 없었는데 신세계가 최근 대관 파트를 신설했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 경제관료들의 영향력이 더 강해지고 있어 청와대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고위직 경제관료는 기업 영입 1순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中企 해외시장 확대 위한 ‘징검다리’를 놓자/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기고] 中企 해외시장 확대 위한 ‘징검다리’를 놓자/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의 작지만 중요한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정책을 ‘손톱 밑 가시 뽑기’로 표현하면서 실질적인 어려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 등이 국정과제로 포함된 것도 중소기업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과제 실현을 위해 국회에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희망적이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이러저러한 형태의 기업간담회와 수출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경영인들이 주로 언급하는 수출 시 애로사항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해외 현지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확대에 따라 교역규모는 늘어나고, 성장이 기대되지만 각 나라마다 FTA 협정내용별로 통관절차나 관세혜택 등이 상이해 대기업에 비해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 관련 정보의 갈증도 심각하다. 지난 7월 산업단지공단이 전국 17개 주요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주기업 수출실태 및 FTA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시장 진출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해외 마케팅 역량 부족과 해외시장 정보 부족을 꼽았다. 기업이 준비해야 할 몫이지만 중소 수출기업이 무역분야 전문인력 및 관련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신흥 수출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에서 해외통관 분쟁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은 이 같은 기반 부족에서 기인한다. 신흥국들은 낙후된 행정수준과 자의적인 법 집행으로 통관 분쟁이 발생해도 세관 당국의 폐쇄성으로 관세관이 아닌 경우 세관 고위직과의 면담 자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전문인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 수출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수출기업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측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해외 무역 관련 정보의 사전 제공 및 해외에서 발생되는 품목분류, FTA 원산지 등 통관 분쟁에 대해 현지 통관단계에서 직접적이고 신속한 해결이 가능한 관세관 확충이 실현가능한 대책으로 거론된다. 수출 비중이 33%에 불과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 확대는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충분한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 5월 정부 경제부처가 해외 수출업체 및 물류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해외 통관환경 설명회’나 한·중 AEO MRA 시행을 앞두고 최근 진행된 합동설명회 등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새로운 수출 돌파구를 제시해 준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중소 수출기업 해외시장 확대 및 기업애로 해소 등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현지 법·제도와 통관 관련 정보 제공 및 컨설팅 등 현장중심의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들이 피부에 와 닿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정책들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징검다리’가 많이 놓여지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 [씨줄날줄] 항명의 역사/손성진 수석논설위원

    1597년 1월 조선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게 왜 적장 가토 기요마사가 한 척의 배로 바다를 건너오니 잡아오라고 명령하지만, 이순신은 함정이라며 항명(抗命)을 하고 출정하지 않았다. 왕명을 따르지 않은 이순신은 파직되어 압슬(壓膝) 등 혹독한 고문을 받은 끝에 그해 4월 1일 백의종군 명령을 받고 풀려났다. 만약 이순신이 명령을 따라 출정했다가 간계에 빠져 죽음을 당했다면 조선의 역사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항명은 명령에 죽고 사는 군대에서 나온 말이다. 부당한 명령도 있기 때문에 항명을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우리 정치사에도 항명 파동이 자주 있었다. ‘국민복지연구회 사건’은 1968년 당시 민주공화당 김종필 계열의 연구회가 박정희 대통령의 노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3선 개헌 저지 활동을 벌이다 제명 처분을 받은 당내 항명 파동이다. 김종필은 이 파동으로 또다시 정계를 떠난다. 1971년 9월 당시 제1야당 신민당이 실미도 사건·광주대단지사건 등의 책임을 물어 오치성 내무장관 등의 해임안을 발의하자 박 대통령은 당이 결속해 부결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공화당 비주류 인사들이 신민당과 손잡고 주류인 오 장관의 해임안을 가결해 버렸다. 이에 공화당은 중대한 항명행위로 규정, 항명을 주도한 의원들을 탈당시키거나 징계하는 숙당(肅黨)을 단행했다.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검찰에서도 항명 파동이 여러 차례 있었다.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해 향응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퇴를 종용받던 심재륜 당시 대구고검장은 사퇴를 거부하고 검찰 수뇌부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검찰 사상 첫 고위직 항명이다. 1964년엔 인혁당 관련자들의 기소를 거부하며 검사들이 집단 사표를 낸 일이 있었다. 이 밖에도 2005년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발언한 동국대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는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거부하고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이 사표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이에 맞서 최 중수부장은 한 총장을 공개 비판해 결국 한 총장이 사퇴한 일도 있다. 항명은, 항명을 할 당시에는 불충(不忠), 불손(不遜)한 행동으로 비난을 받기 쉽다. 그러나 상관의 잘못을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부하가 선택할 길은 항명밖에 없다. 항명이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판단은 후세의 몫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의 사직서 반려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굽히지 않아 사실상 항명을 했다. 진 장관의 행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도 수십년 후면 나올 것이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사설] 진영 장관 무책임과 정부 소통부재 다 문제다

    어제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표를 수리함으로써 일단락된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사퇴 파동은 여러모로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돌아볼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대통령중심제의 헌정 체제에서 국무위원이자 부처 수장인 장관의 권한과 책무는 어디까지이며, 이를 바탕으로 장관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이번 파동을 낳은 정부 내 의사소통 구조의 문제점은 무엇인지가 우선적으로 짚어야 할 대목들이다. 무엇보다 진 장관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을 주도적으로 입안했던 주무장관으로서 기초연금 정부안이 자신의 뜻대로 성안되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과 무력감이 없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헌정 체제에서 장관은 국무회의의 일원이다. 기초연금안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국무회의 논의를 거쳐 정부안이 마련됐다면 주무장관으로서 이를 국민에게 소상하게 설명하고 충실히 집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헌법이 부여한 장관의 책무일 것이다. 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강조했듯 비판을 피해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장관과 같은 고위직 공복(公僕)일수록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마땅한 것이다. 기초연금 입법화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 진 장관의 퇴진은 그런 점에서 장관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본다. 진 장관의 행보를 넘어 보다 걱정스러운 대목은 정부 내 소통구조다. 정책 논의 과정에서 주무부처보다 청와대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고, 이에 따른 불협화음이 국정 전반에 주름을 안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주요 국정현안일수록 소관부처의 주장보다 범부처 차원의 조율이 중요하겠으나 그럴수록 해당 부처와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면 응당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벌어진 인사 파동도 예사롭지 않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진 장관 말고도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제각각 사정은 다르다지만 청와대와의 불화설이 끊이질 않는다. 야권은 김기춘 비서실장 체제가 들어선 뒤 청와대가 폐쇄적이고 강압적으로 변했다고 비판한다. 경위가 어떠하든 청와대가 각별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정부 내 불협화음이 재연된다면 그 폐해는 국정 전반을 넘어 청와대로 직행할 것이다.
  •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외교부는 최근 인사에서 국장급에 외무고시 21회와 22회의 실무 전문가형을 전진 배치했다. 대체로 전문성과 업무 장악력을 갖춘 부처 내 검증된 외교관들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파워로 꼽힌다. 부처 내 사관학교로 통하는 ‘워싱턴 스쿨’(북미 라인)이 주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다자외교 등 두 분야 이상을 경험한 ‘하이브리드’형도 적지 않다. 국장급의 경우 전통적으로 북미국, 동북아국, 북핵 파트 등 정무 현안을 다루는 부서에 힘이 실린다. 문승현 북미국장은 북미 1과장, 북미국 심의관 등 정통 코스를 거치며 워싱턴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주미 공사참사관 시절 일면식도 없던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로부터 ‘진국’이라는 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워싱턴 인맥을 바닥부터 훑었던 노력파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3~4월 두 달간 외교부 인근 사우나에서 출퇴근을 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했던 ‘재팬(일본) 스쿨’은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중국의 ‘대국굴기’(?起·우뚝 일어섬)가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외교 실무를 챙기는 동북아시아국장은 미·중, 중·일 현안에 모두 정통해야 하는 자리가 됐다. 박준용 동북아국장은 주중 공사참사관을 지낸 대표적인 ‘판다 허그’(중국 라인)다. 중국과 미국 양국에서 해외 연수를 했고, 동북아국 심의관도 지내 대일 현안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언론 관계에는 다소 비밀스러운 ‘중국 외교관’ 스타일이라는 평이다. 6자회담 차석대표로 북핵 실무를 총괄하는 이도훈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정무적 감각이 좋다.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에서 일했고 유엔과장, 주유엔참사관 등을 거쳐 다자외교에도 정통하다. 미·중 양국 북핵 채널과의 조율에 뛰어나고 시야도 넓다. 중국통인 노규덕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주중 1등서기관, 중국몽골과장에 이어 대미 현안을 다루는 주미 공사참사관까지 주요 2개국인 ‘G2’(미·중) 외교를 모두 경험했다. 중국과의 교섭 경험이 풍부해 탈북자 문제에도 능하다. 지난 5월 라오스 탈북자의 강제북송 현안을 다루면서 언론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대아시아 외교의 실무 총괄인 서정인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은 ‘남아태 1호’의 상징성이 크다. 외교부 입부 후 인도네시아·태국 등 주로 동남아 공관 업무를 했고, 동남아과장·남아태심의관을 거쳐 국장까지 오른 정통파다. 공보과장 출신으로 언론 감각도 갖췄다. 국장급 중 올해 개방형으로 외부 수혈된 40대 초반의 신범철 정책기획관도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대외전략 입안을 주요 임무로 맡고 있는 신 기획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출신의 대북 안보 전문가로 윤병세 장관이 영입했다. 한혜진 부대변인은 여기자 출신으로 정무 감각도 인정받고 있다. 민감한 현안은 장·차관에게 직보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언론 현안을 다루는 솜씨가 세밀하고, 부처 내 국·실과의 조율에도 능하다.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은 차세대 여성 파워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핵심인 공적개발원조(ODA) 업무에 해박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006년 다자외교 요직인 유엔과장에 여성으로는 처음 낙점되기도 했다. 제3의 외교 영역인 공공외교를 이끄는 한충희 문화외교국장은 덕장 스타일이다. 2010년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파문 당시 인사기획관으로 책임을 지고 한직을 떠돌았다. 외교부 내에서는 당시 고위직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그가 희생양을 자처했다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하태역 유럽국장은 몇 안 되는 ‘러시아 전문가’다. 역대 장관들마다 그를 러시아 공관에 낙점해 주러시아 1등서기관, 러시아과장, 주러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했고 스스로도 러시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올 초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으로 경제외교 부문은 다자·지역·국제경제 등 3개국으로 재편됐다. 김성인 다자경제외교국장은 행시 출신의 다자통상 전문가다. 김승호 지역경제외교국장과 윤강현 국제경제국장도 통상·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3급 이상 내년 임금 동결하기로

    정부는 26일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통해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4급 이하 공무원의 임금은 올해 물가 상승률 수준인 1.7%만 올리기로 했다. 직급에 따른 공무원 임금의 차별 인상은 처음이다. 국회의원 세비도 내년에 동결된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해 입법·사법·행정부 전체 고위공직자 보수를 동결하는 등 공공 부문부터 솔선수범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체 공무원의 임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 2년간 동결된 바 있다. 업무추진비 등도 줄어든다. 내년도 업무추진비는 1856억원으로 올해보다 9.2% 줄어든다. 국외 여비도 5.1% 감액된 2086억원으로 책정됐다. 교육에 직접 종사하지 않는 사립학교 직원에 대한 건강보험료 지원은 사라진다. 사학연금 보험료를 지원하지 않는 것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공무원들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한 정부부처 사무관(5급)은 “임금이야 그렇다 쳐도 업무추진비까지 줄이면 일을 할 때 효율성이 떨어지고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7) 외교부 (상) 본부 고위직과 ‘5강 대사’

    [2013 공직열전] (17) 외교부 (상) 본부 고위직과 ‘5강 대사’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외교부에서는 통상 기능이 분리되면서 대외 전략 등 외교 본연의 정무적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배경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핵심 목표와 외교적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외교부의 현 인맥 구조는 전통적 주류인 ‘워싱턴 스쿨(북미통)’이 독주하는 모양새다. 고위직의 주축을 형성하는 윤병세 장관 등 ‘G12(본부 내 12개 주요 보직)’ 그룹에서 일명 ‘팬더 허그(중국 라인)’는 주중참사관과 주일공사를 경험한 이경수 차관보 정도가 눈에 띈다. 한반도의 핵심 연관국인 ‘5강 대사’로는 정치인과 베테랑 외교관들이 전략적으로 포진돼 있다. 3선 중진 출신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권영세 주중대사는 박심(朴心)의 친중 포석으로 통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역인 이병기 주일대사까지 각각 한·중, 한·일 양자 간 정무적 소통 임무를 맡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다 격조 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안호영 주미대사, 북핵 외교에 정통한 위성락 주러시아대사, 다자 무대 경력자인 오준 주유엔대사는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 그룹의 일원이었지만 현 정부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의 특징은 이전 시스템과 달리 정책수립에 있어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점이다. 윤 장관의 별명이 ‘올빼미’인 이유는 이른바 ‘5인회(장관, 1·2차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특별보좌관)’에 담당 국장이 배석하는 심야 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전략적 메시지를 글에 녹여내는 외교관을 중용하는 스타일로, 핵심 라인업에도 문장가나 전략가 스타일이 강한 인사를 배치하고 있다. 5인회는 공통적으로 현 외교부의 대표적인 ‘미국 라인’ 인사들로 윤 장관과는 학연으로도 얽혀 있다. 김규현 1차관은 북미 1과장, 북미국심의관, 주미공사에 이어 청와대 근무까지 윤 장관 경력과 쏙 빼닮았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장호진 특보도 북미국심의관, 북미국장을 역임한 워싱턴 스쿨의 주축이다. 2006년 3월 신설된 차관급 직제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최고 요직으로 부상했다. 조 본부장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이 합의될 때 6자회담 차석 대표인 북핵외교단장이었고, 북미국장, 의전장 등을 거쳤다. 아웅산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이범석 전 외무부 장관의 사위이다. 윤 장관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전략에 능한 협상가라는 평가가 많다. 장 특보는 윤 장관이 취임 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의 입안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역임했다. 전략적 사고에 능하고, 외교·안보 전반의 시야가 넓다는 평이다. 외시 15회는 고위공무원단에 대거 포진하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경수 차관보는 워싱턴 스쿨 일색의 진용에서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캄보디아 대사를 거쳐 대일 정무 업무도 경험한 ‘아태통’이다. 그는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교섭 과정에서 북한의 반발을 누르고, 우리 측이 제시한 비핵화 준수 문구를 관철시키는 강단을 보였다. 김성환 전 장관 때 발탁된 조태영 대변인도 여전히 중용되고 있다. 딱 부러지면서도 거칠지 않은 외교적 수사에 능하다. 동북아1과장, 동북아국장 등을 거치며 일본만 세 차례 근무한 ‘일본통’이다. 윤 장관은 대일 관계는 주일공사를 지낸 이 차관보와 조 대변인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정통 다자통인 신동익 다자외교조정관은 타국 외교관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주유엔 차석대사를 지내면서 유엔 외교가에서 탄탄한 인맥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5년 만인 지난해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재진출한 데는 그의 유엔 인맥이 크게 작용했다. 외시 19회로 ‘G12’에서 막내 기수인 최종현 의전장은 청와대에 두 차례나 파견 근무를 할 정도로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종문 주스리랑카 대사가 친동생으로 고위직에 있는 ‘형제 외교관’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3 공직열전] 교육부 ㉻ 대학지원실·대변인실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교육부 ㉻ 대학지원실·대변인실 실·국장급 간부들

    교육부 정책 수혜자인 학령 인구(만 6~21세)가 2010년 1001만명에서 2020년 776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지금처럼 고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졸업 이후 대부분 학습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분위기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오는 것이다. 새 정부가 개개인의 꿈과 끼를 살리는 초·중·고교 교육뿐 아니라 중장기적 과제인 대학 구조조정과 대입제도 개편안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부 대학지원실 산하에는 미래 대학 교육과 평생교육, 직업교육의 방향을 구상하는 국이 6곳 배치돼 있다. 박백범 대학지원실장은 새 정부 출범 뒤 교육부 실·국장 중 가장 빈번하게 언론 브리핑에 나섰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담은 ‘8·27 대입제도 개편안’을 비롯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 인재 육성’, ‘사립대의 사학연금 대납 관행 철폐방안’ 등이 최근 6개월 동안 나왔다. 모두 국정 과제이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통해 개입한 정책들이다. 대변인 출신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고,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을 지내 당정 조율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부뿐 아니라 정부 전체에서 ‘여성 1호’로 통하는 박춘란 대학정책관은 대학정책과장, 대학정책국장, 국립대학 사무국장,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을 모두 ‘교육부 여성 최초’로 해냈다. 40세에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고, 42세에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됐다. 뛰어난 기획력과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 관련 업무를 많이 했지만, 부이사관 발탁 전 혁신담당관 시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나 전문대학원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정책 기획 업무를 자주 맡았다. 최근에는 한국사 수능 필수화와 같은 대입제도 개편안을 기획했다. 한석수 대학지원관은 대학, 교육청, 교육부 주요 부서를 두루 경험한 정통 교육관료다. 충남대 사무국장, 충남 부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지원관, 교육정보통계국장 등을 역임했다. 서유미 학술장학지원관은 31회 행시 합격자 150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사무관 시절 연구 성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대학 교원 인사제도의 초석을 다졌고, 서기관이 된 뒤 두뇌한국(BK)21기획단 팀장으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BK21 사업을 기획했다. 학술장학지원관이 BK21의 후속 사업인 BK21플러스 사업을 맡고 있으니 서 지원관이 전문성을 발휘할 또 다른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정병걸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유보(유치원·보육) 통합, 시·도교육청 노조와의 협상,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 담당 국장이다.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이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정 국장 특유의 소통 능력이 발휘될 기회라는 평가가 많다. 정 국장은 사립대학지원과장 시절 비리사학 상지대 사태 해결의 물꼬를 텄고, 2011년 대학선진화과장을 지내며 대학 구조조정을 이끌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출범을 지휘했다. 박융수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최근 ‘제3차 평생교육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1~2차 계획이 인프라 구축과 평생교육 저변 확대에 집중한 점에 비춰 보면, 3차부터 평생교육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실행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박 국장의 추진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대학 관련 업무를 두루 거쳤지만 그중에서도 박 국장의 주전공 업무는 남들이 까다롭게 생각해 피하고 싶어 하는 대입 제도다. 사무관 시절 대입 전형 업무를 하며 잔뼈가 굵었고, 학사지원과장 시절 교과과정을 넘어선 어려운 논술을 금지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대입 개선안’을 기획했다. 이근우 교육정보통계국장의 업무 범위는 교육부 전체 업무범위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교생 국제학력 비교평가에 관한 사항, 사교육·학교폭력 등 교육 관련 사항에 관한 조사와 분석, 사이버대학 및 원격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운영지원 등 정보화 관련 업무는 모두 교육정보통계국 업무다. 그래서 교육부 부서뿐만 아니라 순천대·목포대·안동대 등 국립대 사무국장을 두루 거친 데다 2005년 총무과장을 지내 업무 전반을 깊이 이해하는 이 국장이 적임이라는 평가다. 다양한 관점과 공감 능력을 갖춘 점이 김문희 대변인의 강점이다. 교육정책 전반을 깊이 이해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고위직 공무원, 학부모, 교사, 언론의 입장을 각각 충분히 이해한 뒤 서로 다른 이해 당사자를 조율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엔지니어링·자재구매·건설까지 책임… 부가가치 높아”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엔지니어링·자재구매·건설까지 책임… 부가가치 높아”

    “작은 인연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한 인적 네트워크와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첨단 기술경쟁력으로 따낸 공사입니다.” 신동훈 현대건설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 상무는 “인적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이 공사는 중국업체에 넘어갔다”며 “3년 전 따낸 공사를 완벽하게 시공하는 것을 눈여겨본 발주처가 물밑에서 현대건설을 밀어줘 수주한 공사”라고 소개했다. 베트남은 공무원이 움직이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공무원의 힘이 막강하다.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국가의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베트남은 특히 공무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런 국가의 공무원과 네트워크 형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신 상무는 “EPC(계약사가 엔지니어링·자재구매·건설까지 책임지는 턴키방식) 공사라서 부가가치도 높다”며 “단순 시공에 불과했지만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완벽하게 수행한 것이 공사를 따낼 수 있는 원천이 됐다”고 설명했다. 팔라이 공사 당시 끈끈하게 연을 맺었던 관계자들이 지금은 전력청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가 현대건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라는 것이다. 여기에 자금 조건도 좋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금 사정이 열악한 베트남 정부가 돈을 대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원하는 조건”이라며 “우리 수출입은행이 5억 달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켜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내 현장은 우수 인력이 많아 시스템으로 움직이지만 이곳은 다르다. 수천명의 근로자를 투입하지만 숙련된 근로자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품질·안전·공정준수 등과 같은 인식도 부족해 하나부터 열까지 교육시켜 투입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이제는 작업 효율성이 어느 정도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또 “몽즈엉 화력발전소는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내로라하는 외국 건설사들을 따돌리고 수주한 공사인데다 첨단기술을 적용한 만큼 외국 건설사들이 시기반 의심반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베트남은 경제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간접자본 시설, 특히 전력이 턱없이 부족한 국가이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지만 노천 유연탄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화력발전소 발주가 추가로 이어질 경우 이 현장이 모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공직사회 임금인상 최소화로 솔선수범해야

    공무원들의 내년 임금 동결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는 공무원 봉급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정책을 택한 적이 있다. 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1998년(- 4.1%)과 1999년(-0.9%)에는 임금이 깎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에는 임금이 각각 전년과 같은 수준에서 묶였다. 중앙정부 공무원의 임금 조정은 지방공무원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준공공기관의 임금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을 기대한다. 안전행정부는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차등화하는 안(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3급 이상은 2.8%, 4급 이하는 4.1%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평균 인상률 2.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고위직은 물가상승률을, 하위직은 사기 등을 고려해 인상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은행권 노사는 노조 측의 양보로 내년 임금 인상률을 2.8% 선에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 안행부의 공무원 임금 인상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너무 높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그저께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업무추진비, 여비, 행사비 등 공공부문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 등으로 경제활력 회복을 뒷받침하는 투자는 최대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을 두고 공무원 임금이 동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증세 없는 복지와 관련해 논란이 적잖다. 막대한 재원 조달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초연금이나 무상보육 등의 복지정책은 속성상 제대로 시행해 보지도 않고 중단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공무원 수가 많고 공공부문의 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 부채는 468조 5000억원, 493개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 4000억원이나 된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공직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3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 공채 선발인원은 9667명인 데 비해 지원자 수는 45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제조업 생산직의 15~29세 청년층은 8.8%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48.3%는 50대 이상이다. 공무원이 근무 여건에서 민간기업체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 급여는 민간기업의 83.7% 수준이다. 공무원연금 누적 적자는 9조 8000억원이지만 올해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19만원으로 국민연금의 2.6배 수준이다. 임금 인상 최소화와 함께 차제에 공무원연금 체계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공무원 임금 내년 첫 차등인상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역대 처음으로 직급에 따라 차등 인상될 전망이다. 공무원 보수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4급 이하 공무원은 4.1%를 올리고, 3급 이상 고위직은 2.8%만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산지출 억제에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인다는 정책 기조와 공무원의 사기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절충된 방안이다.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은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인상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인상률은 3급 이상 1%대, 4급 이하 2%대에서 결정될 게 유력하다. 안행부 관계자는 12일 “박근혜 정부의 첫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3급 이상 2.8%, 4급 이하 4.1%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공무원 임금의 차등 인상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급 이상의 인상률을 2.8%로 잡은 것은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2.8%)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동결’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임금 상승을 동결한 이후 하위직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서 “공무원 수는 매년 1%씩 줄어들고, 업무는 갈수록 과중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직급보조비에 소득세를 과세하면서 과장급(4급)의 연봉이 줄어드는 부분도 반영됐다. 지난 4월 공무원 노조는 정부에 9.6%의 임금 인상안을 제출한 바 있다. 4.6%는 2014년 기본급 인상분이고 5%는 2년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충분이다. 기재부는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인상폭은 낮추자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위직이라도 4%선까지 임금을 올리는 것은 공공부문이 예산을 솔선수범해 줄이자는 정책 취지를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공무원 임금 상승이 공공부문 전체 임금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기본 임금인상률은 공무원과 같은 2.8%였다. 여당도 기재부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안행부의 인상폭을 조정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4급 이하 2%대, 3급 이상 1%대 인상이다. 올해 공무원 기준소득 월액(연봉을 공무원 수로 나눈 평균 임금)은 세전 435만원이고 1인당 평균 연봉은 5220만원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5860만원)의 89% 수준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대의 임금상승률은 사실상 실질임금의 삭감 내지는 동결 수준이라는 점에서 허리띠를 졸랐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하위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 내년 공무원 임금 직급별 첫 차등 인상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역대 처음으로 직급에 따라 차등 인상될 전망이다. 공무원 보수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4급 이하 공무원은 4.1%를 올려 주고, 3급 이상 고위직은 2.8%만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산지출 억제에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인다는 정책 기조와 공무원의 사기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절충된 방안이다.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은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인상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인상률은 3급 이상 1%대, 4급 이하 2%대에서 결정될 게 유력하다.  안행부 관계자는 12일 “박근혜 정부의 첫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3급 이상 2.8%, 4급 이하 4.1%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공무원 임금의 차등 인상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급 이상의 인상률을 2.8%로 잡은 것은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2.8%)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동결’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임금 상승을 동결한 이후 하위직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서 “공무원 수는 매년 1%씩 줄어들고, 업무는 갈수록 과중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직급보조비에 소득세를 과세하면서 과장급(4급)의 연봉이 줄어드는 부분도 반영됐다.  지난 4월 공무원 노조는 정부에 9.6%의 임금 인상안을 제출한 바 있다. 4.6%는 2014년 기본급 인상분이고 5%는 2년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충분이다.  기재부는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인상폭은 낮추자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위직이라도 4%선까지 임금을 올리는 것은 공공부문이 예산을 솔선수범해 줄이자는 정책 취지를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공무원 임금 상승이 공공부문 전체 임금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기본 임금인상률은 공무원과 같은 2.8%였다.  여당도 기재부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안행부의 인상폭을 조정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4급 이하 2%대, 3급 이상 1%대 인상이다.  올해 공무원 기준소득 월액(연봉을 공무원 수로 나눈 평균 임금)은 세전 435만원이고 1인당 평균 연봉은 5220만원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5860만원)의 89% 수준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대의 임금상승률은 사실상 실질임금의 삭감 내지는 동결 수준이라는 점에서 허리띠를 졸랐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일률적인 임금 인상보다 하후상박(下厚上薄)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하위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신현송 美프린스턴大 교수, BIS 조사국장에

    신현송 美프린스턴大 교수, BIS 조사국장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재외 경제학자인 신현송(54)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국제결제은행(BIS) 고위직에 임명됐다.BIS는 9일(현지시간) 신 교수를 내년 5월 1일부로 임기 5년의 경제자문역 및 조사국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는 BIS의 연구역량을 총괄하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그가 겸임하는 경제자문역에 비(非)미국·유럽계 출신이 임명된 것도 83년의 BIS 역사상 처음이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BIS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모여 통화정책을 조율하는 기구다. 신 교수는 BIS의 최고 의결기구에도 참석한다. 이 기구에는 신 교수 등 6명만 참여한다. BIS는 “신 교수의 뛰어난 학술적 성과와 정책에 대한 관심이 BIS와 각국 중앙은행의 책무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2)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이전 -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르포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2) 노동집약적 산업의 해외이전 -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르포

    지난 7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박닌성 옌퐁공단. 47만㎡ 규모에 달하는 광활한 공단부지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이 자리 잡고 있다. 직원 수 3만 9000명이 연간 1억 5000만대가 넘는 삼성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핵심 생산기지다. 애플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폭스콘을 제외하면 이 정도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스마트폰 생산단지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2008년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을 세우면서 인근 지역은 마치 휴대전화 전문 공업단지가 된 듯하다. 삼성전자를 따라 현지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만 무려 55개다. 사출부터 도료, SMD(인쇄회로기판에 여러 소형 부품을 장착하는 기계장치), 부품 업체까지 없는 게 없다 보니 옌퐁에서 못 만드는 휴대전화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조립 작업이 한창인 2층 공장. 지난 4일 글로벌 시장에 첫선을 보인 갤럭시 노트3가 양산에 들어가면서 여공들의 손이 여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장은 특근 모드다. 유럽과 남미 등 세계시장에서 밀려드는 초기 주문량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 공장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 자동화 작업 사이로 갤럭시 노트3의 모습이 보인다. 007작전과 같았던 몇 개월간의 보안 프로젝트가 풀리면서 기자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달간 공장 전체가 노트3 프로젝트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서울에서 보안전문가만 150명이 파견됐다.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라인은 전무급 이상 고위직도 쉽게 발을 들일 수가 없었다. 공장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모듈, 심지어 사출한 하드케이스 등 사진 한 장이 유출되더라도 세부 스펙이나 모양이 샐 수 있기 때문에 임원을 막론하고 1명의 예외도 없이 보안검사를 받는다”면서 “언팩 전에는 하루 1000개 중 500개를 조립했다고 치면 조립 못한 나머지 부품 500개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보안 실수 하나가 천문학적인 신제품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은 주간조와 야간조 하루 2교대로 돌아간다. 생산직 인력이 받는 월급은 베트남 돈으로 500만동(약 29만원)이다. 한국 생산직과 비교하면 10분의1 정도지만 베트남에선 최고 대우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부터 인근 대학 예비 합격자까지 “자리만 비면 삼성에서 일하고 싶다”는 젊은 지원자가 넘쳐 난다. 공장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는 삼성에서 번 돈으로 대학입시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중도에 회사를 나가는 친구들도 제법 있지만 지원자가 워낙 많다 보니 사람 뽑는 걱정 따윈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서 휴대전화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인건비는 0.8달러 정도지만 장소를 경북 구미로 옮기면 인건비는 5달러까지 뛴다. 낮은 제조가공비까지 고려하면 결국 휴대전화를 1대 만들 때 드는 비용을 71%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은 비용 절감 효과만 연간 6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베트남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8시간이다. 연간 근무 일수도 302일로 한국(249일)보다 훨씬 길다. 연간 300시간(월 25시간)의 초과근로가 가능하고 기업들의 생산 여건에 따라 월 50~60시간씩 초과 근무하는 것도 용인된다. 사람 구하기도 쉽다. 사업장 인근 200㎞를 취업 가능한 범위라고 볼 때 구미사업장의 인력풀은 6만 4588명이지만 이 지역에선 22만 3545명을 구할 수 있다. 생산직 기피 현상도 없다. 멀리 베트남까지 생산공장을 이전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사실은 살아남기 위해서 나온 겁니다.” 공장 투어를 마친 시간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단지장인 심원환 전무가 한 말은 다소 의외였다.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스마트폰 사업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2007년 베트남 진출을 검토한 이유치고는 너무 엄살이 심해 보였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는 “2007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스마트폰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피처폰(일반전화기) 중심의 저가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시장에 4억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래야 세계 1위 자리를 노리자는 것이 삼성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베트남법인의 위상은 저가 시장에 2억대가량의 물량을 공급할 전초기지였다. 그러던 2008년 무렵 애플의 아이폰이 세계시장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1위를 자부하던 노키아가 날개도 없이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이후 스마트폰이 아니면 모두 돈 안 되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았다. 베트남 삼성법인은 급히 전략 수정을 했다. 저가형 모델을 만들던 공장을 스마트폰용으로 바꿔야 했다. 심 전무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심 전무는 “손재주도 눈썰미도 좋은 베트남 사람들이 기대 이상으로 해준 덕에 가능했던 변신”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초창기 베트남 직원들은 각 생산 라인에서 중간 간부 역할을 하고 있다. 심 전무는 지난해 65%까지 끌어올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 비율을 올해는 98%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삼성전자의 호시절이라고 이야기하는 시기. 그는 다시 엄살 아닌 엄살을 피웠다. “스마트폰 복잡하고 대단해 보이죠. 하지만 결국 시간 싸움입니다. 베트남에 제조공장이 옮겨져 왔다는 건 이제 이들도 언젠가는 중국처럼 싼 노동력을 무기로 우리의 경쟁자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우리가 살 길은 부단한 연구개발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창조경제를 하는 겁니다. 여기서 시간을 버는 동안 한국의 고급 노동자들이 해줘야 할 역할입니다.” 글 사진 하노이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신시대 넘어 소통시대로/조현석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신시대 넘어 소통시대로/조현석 사회부 차장

    현대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의 작품 중에는 1957년 발표된 ‘불신시대’(不信時代)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주인공 진영(塵纓)의 남편은 9·28서울수복 당시 폭사했고, 외아들은 돌팔이 의사의 무관심 속에 뇌수술을 받다 숨졌다. 폐결핵 치료 때문에 찾은 병원은 환자들에게 엉터리 진료를 하고, 진영과 친한 먼 친척 아주머니는 곗돈을 떼먹는다. 아들의 위패(位牌)를 안치해 놓은 절은 시주만 밝힌다. 병마와 싸우며 홀어머니와 힘겹게 살고 있는 그녀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녀를 기만하고 배신한다. 최근 들어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불신을 키우는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연초부터 대기업 총수들이 횡령과 배임, 탈세, 해외 재산 도피 혐의로 줄줄이 법정에 섰다. 중요 국가시설인 원전 시설에 짝퉁 부품을 쓰고, 시험 성적서를 조작해 뒷돈을 받은 고위직 공무원들이 검찰에 불려다닌다. 전임 정권의 4대강 사업 비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거액의 미납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도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전직 국가정보원장과 전직 서울경찰청장이 대통령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법정을 오간다.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내란음모 사건마저 국민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국민들을 기만하고 배신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국민들은 적잖이 분노하고 있다. 분노는 실망으로, 실망은 불신으로 이어져 수사 당국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도 쉽사리 수긍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번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압수수색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반응만 봐도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느껴진다. 30여년 만에 터져 나온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국정원이 대선 개입 사건을 덮기 위해 기획 수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려 한 형법상 최고의 범죄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면서도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국정원과 검찰이 앞서서 무리하게 기소했다가 최근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간첩사건도 떠올린다. 이러한 불신이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로 인해 국론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어졌던 정치권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 정부에 대한 불신이 훨씬 더 커지고, 사회 전반으로 이어진 듯하다. 최근 들어 보수와 진보의 대립도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불신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소통(疏通)이라는 말이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여전히 불통(不通)이다. 저마다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불신이 존재하는 한 올바른 소통은 기대하기 힘들다. 스스로의 치부도 과감하게 밝히고 개선하며 국민들의 불신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을 해야 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누구를 믿어야 할까. 시류에 이끌려 다니며 사회에 기만당하고 배신당하는 불신시대 주인공 진영처럼 국민들의 머릿속에 드리워진 불신의 그늘을 걷어낼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이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추상적이고 애매한 모습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키워서는 안 될 것이다. hyun68@seoul.co.kr
  • 국세청 고위직, 대기업 간부와 식사·골프 금지

    국세청 고위직, 대기업 간부와 식사·골프 금지

    국세청 고위직과 대기업 관계자 간의 사적인 만남이 전면 금지된다. 모든 대기업 정기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사후 정밀검증이 이루어진다. 전·현직 고위직이 CJ그룹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 구속되거나 사퇴하는 등 위기에 내몰린 국세청이 자구책을 내놨다.국세청은 2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청에서 전국 세무서장, 본청과 지방청 과장 등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갖고 이런 내용의 쇄신책을 발표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최근 우리 국세청의 불미스러운 일로 성실하게 세금을 낸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더욱 발전하는 데 채찍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세청 본청과 지방청의 국장급 이상 고위직은 100대 기업 및 지주회사의 사주, 임원, 고문, 세무대리인 등과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쳐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위반의 정도와 횟수 등에 따라 제재가 이뤄진다. 단, 사무실 등 업무 관련 장소나 동창회 등에서의 만남은 허용된다. 이를 전담할 고위공직자 감찰반이 신설된다. 정기 세무조사 결과는 국세청 감사관실에서 정밀 검증한다. 이전환 국세청 차장은 “5년 순환 세무조사 대상인 연간 매출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이 1000개 정도이므로 1년에 많게는 200개 기업이 검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2006년 CJ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탈세 혐의를 발견하고도 추징금을 물리지 않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이 정도 쇄신책으로 국세청 신뢰회복 하겠나

    국세청이 어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내놓았다. 국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100대 기업 임원 사적 접촉 금지, 정기 세무조사 결과 별도 검증, 고위공직자 감찰반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내기 판돈에 ‘0’이 하나 더 붙는다는 접대 골프도 일절 금지시켰다. 좀 더 정교해졌다고는 하나, 기시감이 드는 내용들이다. 직무 외 민원인 접촉 금지, 골프 금지, 특별감찰반 신설, 정신교육 강화 등은 비리가 터질 때마다 국세청이 단골로 꺼내드는 채찍들이다. 이 정도의 쇄신책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1966년 개청 이래 국세청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청장이 비리 등으로 수사를 받았거나 구속됐다. 최근 들어서는 CJ그룹의 세무조사를 조직적으로 무마해 준 비위가 드러나고 이 과정에서 현직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옷을 벗기까지 했다. 고위직뿐 아니다. 일선 세무공무원 책상에서 현금 다발이 무더기로 나온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이래서야 국민에게 조세정의 운운하며 세금을 더 내라고 할 수 있겠나.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에 빗대 “지하세정부터 양성화하라”는 냉소마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모든 비리가 그렇듯 제도나 대책만으로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100대 기업 접촉 금지령만 하더라도 대상을 사주, 임원, 고문, 세무대리인으로 구체화시켰지만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장소의 벽은 어떻게든 뚫는 게 검은 청탁의 특성이다. 사회통념상 예외로 인정해 준 동창회 등도 악용 소지가 있다.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은 없다”는 김덕중 국세청장의 말처럼 스스로 통제하고 자정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에도 말뿐인 서약에 그친다면 국세청이 그토록 거부감을 보이는 외부 감사기관 신설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권과의 유착을 끊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1997년 ‘세풍 사건’ 이후 국세청은 ‘제2 개청’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치색이 따라다닌다. 최근 국세청의 ‘빅4’ 자리가 모두 ‘TK’(대구·경북)로 채워진 데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전환 국세청 차장, 임환수 서울청장 내정자, 이종호 중부청장, 이승호 부산청장은 모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가뜩이나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는 조직에서 특정 지역, 그것도 현 정권의 기반 출신들이 핵심 요직을 독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색을 끊어내려면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다. 국세청을 통치수단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세청은 나라살림을 뒷받침하는 재정역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차제에 일각에서 거론하는 국세청법 제정, 청장 임기제 도입, 납세자 중심의 조직 개편 등을 포함해 좀 더 큰 그림의 국세청 개혁방안도 고민해 볼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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