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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 떨어질라” 연금공단 속앓이

    “신뢰 떨어질라” 연금공단 속앓이

    지난 4월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긴 한숨과 함께 고개를 파묻었다. 이어진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 찬반투표. 노령연금 단독 통과를 우려한 유 전 장관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254대 9(기권 2표)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됐다.80여명의 대한노인회 회원들이 방청석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노인표를 의식한 일부 의원석에선 ‘찬성표를 던지자.’는 쪽지가 돌았다.‘쓴약’인 연금법 개정안만 남겨둔 채 ‘사탕’인 기초노령연금법만 통과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이 정당간 이해관계에 얽혀 다시 국회에 표류하면서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공단 노조가 나서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제2의 6월 시민항쟁이 벌어질 것”이라 경고했지만 개혁방안에 대한 진솔한 논의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신뢰상실을 걱정하는 연금공단 여야는 지난 4월 현행 9% 보험료율은 유지하면서 급여를 40년 가입 기준으로 평균소득의 60%에서 40%로 낮추는 국민연금 개정안에 잠정합의했다. 이는 여당의 12.9% 보험료율,50% 급여수준에선 훨씬 후퇴한 것이다. 공단은 최소 50% 급여수준을 마지노선으로 지목했지만 여야협상 과정에서 물거품이 됐다. 실제 연금수령액의 3분의1이 삭감된 셈이다. 지난 15일에는 재논의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 내 법안소위가 재소집됐지만 정치권이 온통 대권향방에 관심이 쏠린 때문인지 별 소득이 없었다. 오건호 민노당 정책전문위원은 “연금법은 5년마다 한차례 재개정하도록 규정돼 이번에 합의가 불가능하다면 요율과 급여수준만 다음 개정으로 넘기면 된다.”며 “가입자 동의를 이끄는 신뢰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단 기조실 직원도 “연금은 ‘신뢰’가 생명인데 고갈문제만 부각된 채 개혁안 얘기는 쏙 들어가 버렸다.”며 “이대로 어정쩡하게 통과되면 일선 직원들이 앞으로 어떻게 가입자들의 불만을 감내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국민연금 보완을 위해 도입한 기초노령연금도 논란이 분분하다. 공단노조 박병만 수석부위원장은 “조세를 재원으로 하고 있고,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중복수령할 수 없다는 점에서 월 8만 9000원씩 받는 수당에 가깝다.”며 “진정한 기초연금이 도입돼 국민연금 틀 안에서 상호조절 기능을 갖고 뒷받침해줘야 합산한 급여수준도 50%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영주체를 놓고도 말이 많다. 정부는 지자체에서 일부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전제로 지자체가 노령연금 지급대상 선정과 운영을 맡도록 했지만 공단측 입장은 상반된다. 한 공단 고위인사는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이며 지자체는 신규 인력을 5000여명 충원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공단은 이미 시스템과 인력을 구축하고 있어 1000여명만 충원하면 공정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은 가입자 평균소득의 5%에서 시작해 2028년까지 10%로 인상, 전체 노인의 60%에게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정치인’ 유 전 장관과 여당을 탓하기도 한다.“기초노령연금을 전면에 내세워 생색내기에만 바빴다. 지방 노인정에 뿌린 홍보전단지만 수십만장에 달할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당리당략을 초월한 극적 여야합의가 이뤄질 때 연금 집행기관인 공단이 뜬금없이 비난받는 사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은 목마르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단측은 6월 임시국회에서 연금 개혁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우선 산적한 문제점을 보완한 뒤 보험료율과 지급수준은 차후 다시 개정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김모(여·67)씨는 구직급여수령으로 현재 월 43만 3000원의 노령연금과 남편 사망에 따른 유족연금 37만 6000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중복급여의 조정기준 완화’로 유족연금의 20%와 노령연금을 합한 월 50만 9000원을 추가로 받는다. 김씨와 같은 사례는 전국적으로 5000여건에 달한다. 인천시 남구의 박모(여·61)씨도 지난 1월에 재혼하면서 전 남편과 분할해 받는 월 35만원의 연금 지급이 거부됐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423만원의 연금을 지급받게 된다. 아울러 서울 강남의 이모(67)씨는 법안 통과와 함께 현재 월 97만 5000원씩 받는 연금이 2만 5000원 인상된다. 이씨와 같은 경우는 무려 23만명에 달한다. 이렇게 연금법 개정안은 해마다 25만여명이 550억원의 ‘감춰진’ 연금을 찾게 해줄 전망이다. 이밖에 개정안은 저출산 해소를 위해 자녀를 2명 이상 낳은 가정에 12개월 이상, 군복무자에게 6개월 가량 연금가입기간을 늘려주는 ‘크레딧’제도도 포함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인의 영어 이름/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2001년 미국 콜로라도대학으로 연수를 떠나면서 ‘Dawn’이라는 영어 이름을 준비해갔다.‘도운’이라는 나의 이름과 발음도 흡사하고 새벽이라는 뜻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케팅 수업에서 그룹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미국인 학생이 “Dawn은 여자 이름”이라고 지적하면서 “비슷한 발음의 남자 이름인 Don으로 바꾸라.”고 조언해 줬다. 이후 1년반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대부분의 교수와 학생들은 나를 Don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그들도 편했고, 나도 편했다. 2004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해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프레스센터에 등록했다.Do Woon Lee라고 이름을 적어내자 담당 직원이 “성이 Do냐,Lee냐.”고 물었다. 마음 속으로 ‘성을 앞에 쓰는 미국인도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물론 Lee”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은 “그러면 Woon은 First Name이냐,Middle Name이냐.”고 물었다. 다시 마음속으로 ‘아시아에는 Middle Name을 쓰는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며 “First name”이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이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Do와 Woon은 왜 띄어쓰느냐.”고. 몇달이 지나자 그 직원이 그런 질문들을 던진 까닭을 이해하게 됐다. 워싱턴에서 만난 아시아 국가 출신 외교관과 기자들의 이름 표기 방식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 3국 국가원수의 이름을 예로 들어보자. 뉴욕타임스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Hu Jintao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Shinzo Abe로 표기한다. 후 주석은 성을 먼저, 아베 총리는 이름을 먼저 쓴다. 노무현 대통령은 Roh Moo-hyun으로 표기된다. 세 나라가 각각 다르다. 한국의 경우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당국자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식 표기를 따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Ban Ki-moon, 이태식 주미대사는 Lee Tae-sik이라는 표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고위인사들의 영어이름은 문광부가 정한 표기법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관과 주재원들에게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각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표기한다고 말했다. 얼마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영어’라는 단어를 검색하다가 영어 이름과 관련된 주제어가 상위에 몰려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영어이름 짓기, 예쁜 영어이름, 여자 영어이름…. 영어 이름과 관련한 한국인들의 우선적인 관심은 외국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이름을 찾는 데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리가 외국인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최근 신혼부부들이 태어날 아기의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수지나 지나, 세리 등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에서는 길벗(Gilbert)이라는 운치있는 이름을 가진 한국 청년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초 방문했던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그와는 상이한 경험을 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는 강의실마다 90개의 이름표가 놓여 있다. 이름표에는 발음하기 까다로운 중국, 인도, 파키스탄, 중동, 동유럽 지역 학생들의 이름도 많았다. 비즈니스 스쿨 관계자에게 그런 학생들은 부르기 쉬운 미국식 애칭을 갖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은 첫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콜로라도 연수 시절 샌드라 모라이어티라는 교수와 엘리자베스 맥과이어라는 학생은 굳이 Don이 아니라 Do Woon이라는 나의 원래 이름을 불러댔다. 샌드라는 “진짜 이름을 놔두고 왜 딴 이름을 쓰느냐.”고 했고, 엘리자베스는 “흔한 Don보다는 Do Woon이라는 이름이 더 특별하다.”고 했다. 꼭 이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콜로라도에서 만났던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사설] 알 권리 보장, 6월 국회가 중요하다

    정부 고위인사들이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방안을 내놓고 반성은커녕 화풀이하듯 더욱 센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그를 제어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역시 입법이다. 법으로써 언론자유 훼손을 저지해야 한다. 새달 4일부터 시작되는 6월 임시국회에서 언론자유 수호입법이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기사송고실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보공개 의지가 미흡한 현 시스템에서 기자실 통폐합이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보도는 당연한 지적이었다. 이를 ‘특권 지키기’로 매도하면서 분초를 다투는 송고실마저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청와대브리핑을 언론 공격에 활용하고 있는 것도 볼썽사납다. 어제는 통일부가 중앙일보 기자의 남북장관급회담 프레스센터 출입을 막았다. 정부의 필요에 의해 설치한 프레스센터를 기자만을 위한 시설인 양 치부하고,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출입부터 제한하려는 독선적인 정신상태부터 바꿔야 한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취재제한 조치로 공적 행위를 알릴 의무를 막으려는 것은 대통령의 권력남용이며,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인사들의 삐뚤어진 언론관이 국민의 알 권리 침해를 넘어 ‘사이비 민주주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경고였다. 한국 정부가 야당 성향 방송사의 전파를 끊어 논란을 야기한 남미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과 비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개 정당 원내대표들은 6월 국회에서 언론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논의에 그쳐선 안 되며 정부 조치가 불법이 되도록 정보공개법 등을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소극적으로 돌아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은 유감이다. 정파별 유·불리를 떠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입법이라는 점을 정치권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 ‘DC마담’ 입에 떨고있는 美정가

    미국의 워싱턴 상류사회가 ‘DC 마담’의 성매매 고객 명단 공개 위협으로 뒤숭숭하다.‘DC 마담’으로 불리는 전직 매춘업자 데버러 진 팰프리(50)가 지난달 30일 법정에 출두한 뒤 자신에 대한 불법혐의가 기각되지 않으면 1만명이 넘는 고객 리스트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팰프리 리스트’에는 정·관계 고위인사, 싱크탱크의 대표, 유명기업 최고경영자(CEO), 로비스트, 군인이 포함돼 있다. 고객수는 1만∼1만 5000명. 이 가운데 수천명의 명단이 abc 방송에 제공됐다. 서비스를 제공한 130여명의 22∼55세 여성에는 교수, 과학자, 군 장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포함됐다. 전화와 이메일로 매춘은 알선됐다. 한 차례 방문 서비스는 90분 기준으로 275달러(약 27만원)로 알려졌다. 워싱턴 시내에서 1993년부터 13년간 고급매춘업소 ‘팔메라 마틴 앤드 어소시에이츠’를 운영해온 팰프리는 매춘업 운영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사는 2004년 국세청 등이 거액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추적하면서 시작됐다. 팰프리는 집과 자동차 등을 모두 압수당해 “변호인을 고용할 비용도 없다.”면서 변호사 비용 마련을 위해 고객 명단 폭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abc 방송이 오는 4일 ‘20/20’ 프로그램에서 팰프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내고, 고객들의 전화번호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방송하겠다고 예고해 연루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 명단 공개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지난달 27일 미 국무부 부장관급인 랜달 토비아스 국제개발처장이 사임했다.abc가 입수한, 지난 4년간 마담 리스트에 올라 있던 그는 “고객이 맞느냐.”는 방송사의 확인전화를 받은 직후 물러났다.“아가씨들을 아파트로 불러 마사지를 받긴 했지만 성관계는 맺지 않았다. 피자주문과 같았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성적 마사지나 누드댄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팰프리는 이라크전쟁의 ‘충격과 공포’ 이론을 개발한 전 해군사령관 핼런 울먼이 단골이라고 주장했고, 뉴욕타임스는 정치 컨설턴트 딕 모리스의 이름이 법정에서 공개됐다고 전했지만 모리스는 이 내용을 부인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팰프리는 1991년 캘리포니아에서 매춘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돼 18개월간 복역한 적이 있다. 팰프리는 이 매춘 조직을 통해 200만달러의 불법수입을 올렸다며 100만달러 상당의 집 두 채와 현금 75만달러 등을 압수당한 상태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후보와 당, 그리고 정체성

    “후보보다는 당, 당보다는 정체성이 이번 대선에서는 중요하다.” 정치권 고위인사의 17대 대선 관전법이다.‘정당의 생명은 정체성과 영속성’이라는 명제와도 맞닿는다. 단 한 차례의 재·보선 패배로 술렁이는 한나라당의 본질적 취약성, 지역주의 부활 조짐에 따른 두 유력 후보의 파괴력 약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당과 정체성을 뒤로 물리고 ‘얼굴’ 찾기에 급급한 열린우리당이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도보수 성향인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한나라당이 이 정도 사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것은 당의 구조와 정체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한나라당은 그동안 정치 상황에 따라 누렸던 혜택을 걷어내고 내적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선후보 경선룰을 손질하는 과정에서도 갈등이 있겠지만, 후보 개인보다 정당의 안정성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 개인보다 정당안정성 중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10년 지켜 보니 못 살겠다. 갈아 보자.’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나라당이 미래지향적 비전과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구태와 반사이익에 안주하면 대선 정국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보선에 이은 정치인의 연쇄 방북은 한반도 평화 메시지와 맞물려, 일시 잠복해 있던 대북 정체성 문제를 또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재계 인사들과 오는 2일부터 3박4일간 북한을 방문, 남북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학술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5일 방북길에 오른다. 앞서 북측 민화협 초청으로 방북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은 3박4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30일 돌아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5월에는 남북 혹은 4개국 정상회담 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등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유력 대선후보들이 한반도 평화 논의 등 이념 정체성 문제에 정면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설득력 있는 한반도 평화 담론을 제시하지 못한 일부 대선후보가 검증의 도마에 오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대선후보들 이념정체성 정면노출될 듯 재·보선 이틀 후 출범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성격이나 파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가포럼은 일부 정당이 돈 공천과 지역구도, 인물 위주의 이미지 정치, 인위적 정계개편의 답습에 매몰된 시점에 ‘정책세력화’를 시도하고 나섰다는 점에 스스로 의미를 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평가포럼을 친노의 ‘정치세력화’로 해석하는 것은 3김식 계파 정치에 젖은 시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정책을 한나라당이 받아도 좋고, 열린우리당이 받아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존 정당의 대립구도보다 정책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관계자는 “가치와 정책을 지키다 야당을 하면 또 어떠냐. 정권을 놓지 않으려고 집착하면 과거 정치로 돌아간다.”며 이른바 ‘노무현이즘’의 승계론을 피력했다. 평가포럼이 주요 국정 어젠다의 계승과 정책 정당의 구조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ckpark@seoul.co.kr
  • “이사자리 줄이기 해법을 찾습니다”

    “이사자리 줄이기 해법을 찾습니다”

    이사 정족수가 15명이 넘는 일부 공기업들이 비상임 이사를 줄이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찾기에 나섰다. 지난 4월1일 시행된 ‘공기업관리법’에 따라 전체 이사수를 15명 이하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공기업 경영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각 부처 산하 공기업에 따르면 산업인력관리공단(노동부·16명), 한국원자력문화재단(산자부·25명), 한국마사회(농림부·16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17명), 건강보험공단(이상 복지부·18명) 등이 공기업관리법 시행과 함께 관리·감독권을 쥔 기획예산처로부터 인원수 조정을 통보받았다. 이들은 설립 때부터 근거법률과 정관을 통해 이사회 규모를 명시했고 학계, 재계, 의료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 사회각계 대표들이 비상임이사(사외이사)로 등재돼 활동해 왔다. ●이익집단 대변 비상임이사 감원 골치 하지만 이들 공기업 중 일부는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전체 직원 규모가 60명에 불과한 원자력문화재단은 정관에 25인으로 돼 있지만 15명으로 이사회를 꾸려와 정관만 고치면 된다.1명이 초과하는 마사회도 지난 3월 말로 비상임이사 1명이 임기만료로 사직해 고민을 덜게 됐다. 그러나 건보공단 등 나머지 공기업은 1∼3명이 초과해 머리를 짜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우선 임원초과 공기업에 대해 현직 이사진의 잔여임기를 보장한 채 임기(3년)가 만료되는 순으로 숫자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물론 감원대상은 비상임이사다. 하지만 비상임이사가 노동자·소비자·사용자 단체 등 이익집단을 대변해 조정이 쉽지 않다. 합의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닌, 임기만료에 따른 무작위 구조조정은 해당 단체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관리공단은 16명 이사 중 12명, 건보공단은 18명 중 12명, 심평원은 17명 중 13명이 비상임 이사다. 건보공단의 경우, 임기만료순으로 18인의 이사진을 줄이면 오는 7월부터 차례로 수협중앙회, 중소기업협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측 인사가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건보공단의 고위인사는 “단적으로 노동계 추천 2명의 이사 중 민주노총측 인사만 남게 돼 한노총측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건보공단 혁신기획실 관계자도 “결국 올 7월까지 묘수를 찾아야 하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고민”이라고 밝혔다. ●“저마다 쿼터 고집… 험로 예상” 일단 해당 공기업은 설립법과 정관을 개정해 상위법인 공기업관리법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정관개정은 이사회 합의를 끌어내 재적이사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설립법 개정은 관할 부처와 협의하면 된다. 그러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한 공기업 담당자는 “서로 자신들의 쿼터를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험로가 예상된다.”며 “내부 합의가 어려우면 상위 부처나 기획예산처가 나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 다른 담당자도 “산하 기관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설립근거법을 국회의원 발의로 새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해당 부처의 본부장급 인사는 “대안을 찾고 있지만 무엇보다 공기업 내부의 의견개진이 중요하다.”면서 “아직 이렇다할 의견이 올라온 바 없고 지금 이사 숫자는 최대한 재직 가능한 수이므로 설립법이나 정관개정도 필요치 않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인력관리공단은 대표성이 있는 노동계, 경영계, 학계 등은 그대로 두고 기타 부문에서 한 명의 이사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건보공단은 관계공무원 쿼터(4명), 심평원은 의학관련단체(5인)와 건보공단(3인) 쿼터가 다수를 차지해 이 분야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에서는 상위법령인 공기업관리법과 하위의 해당 공기업 설립법간 충돌을 피하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입장은 표명하지 않았다. 이동구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용어 클릭 ●비상임이사란 유가증권상장규정에서 ‘이사로서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자’(동규정 제2조 12호)를 ‘사외이사’로 규정하듯 공기업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를 ‘비상임이사’(동법률 제9조)라 지칭한다. 이들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을 법률적·재무적·경제적 기술 등을 동원해 처리한다. 통상 직무수당(월 200만원 안팎)과 출석수당이 지급되는데 최근에는 이사회 참석에 따라 회당 30만∼50만원의 출석수당만 주는 추세다.
  • “北, 美은행 계좌 요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이 동결 해제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예치된 2500만달러(약 230억원)를 당분간 찾아가지 않기로 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BDA 문제는 예상보다 장기화될 개연성이 높으며,2·13합의 이행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배경에서 지난 14일로 예상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의 베이징 회동도 무산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날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북한의 고위 인사를 만나 이같은 결정을 직접 전해 들었다.”면서 “BDA에서 돈을 찾더라도 맡겨 활용할 데가 없다는 게 북한의 진짜 문제였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측 고위인사는 ‘돈을 찾으면 뭘하나, 거래를 못하는데….’라며 분개했다.”고 전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북한 요원들이 돈을 찾으러 마카오 인근 주하이(珠海)에 갔다는 보도와 관련,“소설 쓰지 말라고 해라. 가지도 않았고 당분간 갈 생각도 없다. 주하이에는 원래 북한 사람들이 있다.”고 펄쩍 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찾을 돈으로 대외결제 등 정상적인 은행 거래를 희망하고 있으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이후 BDA가 불이익을 당한 사실 때문에 각국의 은행들은 북한 자금을 취급하려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계관 부상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게 ‘차라리 미국 은행의 계좌를 달라. 그러면 자금이 얼마나 투명하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고 이 북한 고위인사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에 확인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中, 새로운 동북공정 시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고구려사 왜곡 등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공식 종료됐음에도 불구, 새로운 버전 등 다른 형태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동북공정을 주도해온 중국 사회과학원의 변강사지연구센터는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의 옌볜대학에 ‘동북변강지구 국정(國情) 조사 연구기지’를 설립했다. 12일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행하는 사회과학원보 등에 따르면 이 연구기지는 한민족의 활동무대였던 중국 동북지방의 역사와 사회발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북공정의 또 다른 ‘변형’으로도 간주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린 이 연구기지 건립 현판식에는 사회과학원의 과학연구국과 변강사지연구센터, 옌볜대학의 고위인사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연구기지는 이미 중국 국가사회과학기금의 예산지원을 받아 2005년 시작한 ‘신장(新疆) 역사 및 현상계열 연구’의 하부과제 중 하나인 ‘중국 변강지구 기층사회 및 민족발전상황 조사연구’를 시작했다고 사회과학원보는 전했다. 연구결과는 향후 중·북 국경문제와 간도영유권, 한반도 통일 이후의 조선족 문제 등에 있어서 중국 정부의 정책결정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옌볜대학은 지난해까지 매년 가을 변강사지연구중심과 함께 고구려사 연구 세미나를 주관하는 등 중국 내에서 고구려사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사회과학원이 중국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 2002년 2월부터 진행한 동북공정은 지난 2월로 공식 종료됐다.jj@seoul.co.kr
  • [대구 2011 세계육상 유치] 삼성·LG 공식후원사 유력

    대구시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공식 후원사 선정이다. 시는 대회 유치를 추진하면서 공식 후원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모두 고개를 저었기 때문이다. 이는 유치활동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시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2개사를 공식 후원사로 참여시킬 구상이다. 1순위가 삼성이다. 세계적인 기업인데다 대구와의 연고 등을 감안하면 삼성만 한 기업이 없다고 보고 있다. 러브콜도 수없이 보냈다.23일 김범일 대구시장이 케냐로 출국하기 2시간 전에 삼성전자 구미기술연구동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삼성으로부터 확답은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측이 정부고위인사에게 “대구가 대회를 유치하면 후원사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또 김 시장도 개최지 결정 투표 직전에 실시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인센티브 방안의 하나로 특정기업의 후원사 선정을 확약하기도 했다. 그 특정기업이 삼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 개 기업은 LG가 거론되고 있다.LG가 삼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데다 LG전자 구미공장이 경북은 물론 대구에도 상당한 친근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화 김승연 회장이 후원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유치가 불투명할 때와는 달리 개최지가 확정된 만큼 후원사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임채정 국회의장 ‘콜롬비아 의회 대훈장’ 받아

    임채정 국회의장 ‘콜롬비아 의회 대훈장’ 받아

    남미를 순방 중인 임채정 국회의장이 16일 콜롬비아를 방문했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5100여명의 군대를 파견한 혈맹국. 하지만 1962년 외교관계 수립 이후 콜롬비아 측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방한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 지난 82년 김상협 전 총리 이후 고위인사로는 임 의장이 처음이다. 이런 사정으로 콜롬비아 측은 임 의장에 대해 각별한 환대를 보였다. 콜롬비아 상원은 임 의장의 민주화 운동과 정치적 업적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콜롬비아 의회 대훈장’을 수여했다.25년만에 콜롬비아를 방문한 대한민국 귀빈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 임 의장은 훈장 수여식 인사말에서 “86년 바르코,96년 삼페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고, 콜롬비아 상·하원 의장도 한 두차례 방한한 적이 있지만, 우리측 고위인사의 콜롬비아 방문이 거의 없었던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저의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고위 인사의 방문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장은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대(對) 콜롬비아 지원 및 경제협력 사업을 열거하면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로브, 연방검사 해직관여 메일 공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정치고문이 지난해 말 연방검사 8명의 해직과 관련해 법무부 고위인사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15일 공개됐다. 부시 행정부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에 대한 사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이메일은 지난 2005년 1월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의 비서실장인 카일 샘슨을 포함한 법무부 관계자들과 백악관 측이 활발하게 연방검사 해임 문제를 논의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해리엇 마이어스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샘슨 법무장관 비서실장에게 연방검사 전원 물갈이를 제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공개됐고 샘슨은 파장이 커지자 사임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성명에서 “곤살레스 장관은 연방검사 교체 논의와 관련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dawn@seoul.co.kr
  • [BDA계좌 논란 종지부…새 전기맞은 북·미 관계] 부시임기내 북·미수교 가속도 붙을듯

    [BDA계좌 논란 종지부…새 전기맞은 북·미 관계] 부시임기내 북·미수교 가속도 붙을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14일(현지시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불법행위 조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북·미관계 개선에 큰 물꼬가 트였다. 미 재무부가 이날 BDA 조사를 마무리한 것은 이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500만달러가 곧 풀릴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현재 BDA를 관리하고 있는 마카오 당국과 마카오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 정부는 북한 자금 해제의 시기와 방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의 자금을 전면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과 일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불법행위와 관련된 것이 명확한 계좌는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면 해제를 하되 일부는 먼저 풀고 일부는 나중에 푸는 ‘순차적’ 해법까지 제시되고 있다. 부분 해제가 이뤄질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돈 오버도퍼 한·미연구원장은 일부만 해제되면 북한도 2·13 합의의 일부만 이행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엘 위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동결 해제 계좌의 규모에는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르는 상황에서 작은 부분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BDA 문제가 정리되면 북·미간에는 동시다발적인 이벤트들이 시작될 수 있다. 우선 2·13 합의에 따른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 제재 해제 논의가 본격화된다. 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고위인사의 방북 가능성도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워싱턴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 내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수교를 이루기 위해 양국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내년 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이 만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그러나 다수의 외교 소식통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의회 내의 법적, 정치적 절차 때문에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북·미관계를 ‘핑크빛’으로 보는 전망들이 북한의 핵 폐기 약속 이행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그 전제의 충족이 무엇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18개월 동안 BDA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국제적인 불법 행위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들은 북·미관계가 잘 풀려가면 서고 속에 묻히게 되겠지만, 북·미관계가 다시 틀어지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북한을 치는 ‘칼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dawn@seoul.co.kr
  •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뉴욕 이도운특파원|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끝난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두 나라의 관계를 ‘적대’에서 ‘우호’로,‘불신’에서 ‘신뢰’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수교를 이루기 위한 양국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점검했다.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프로그램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행조치 평가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13합의에 따라 미국측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청했다.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될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부터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테러지원국 삭제 등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절차를 설명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납치문제 해결이 없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을 미국은 물론 북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 미국측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 즉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등에 대해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영변의 5㎿ 원자로 등 5개 핵 시설뿐 아니라 북한이 건설 중이던 50㎿와 200㎿ 원자로도 모두 폐기하고, 이미 생산된 50㎏가량의 플루토늄을 이른 시일 내에 국제 감시하에 두고,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 60일 이후 이뤄질 2단계 조치에까지 북·미 양국의 논의가 이뤄져 회담의 낙관적 전망을 가져 왔다. 그러나 2단계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북측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힐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북측이 먼저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또 힐 차관보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기술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HEU 문제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문제에서 ‘기술적’ 문제로 변모시키고 있음을 엿보였다. 특히 김 부상이 이번 회의 직전에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NCAFP) 간담회에서 HEU 핵무기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해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대로 북한은 우라늄 핵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초기단계의 실험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도 그같은 북한의 해명을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추진하는 선에서 양해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 힐 차관보는 이틀간의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 설치가 미·중간 수교과정에 성공적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치 않고 있다.”고 밝혀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연락사무소 설치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양국 공관 설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인사의 방북 당초 평양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두 번째 회의 장소는 베이징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북도 추후로 미뤄지게 됐다.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부상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방북을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북·미 관계 진전 속도로 보면 힐 차관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dawn@seoul.co.kr ■ 힐 차관보 일문일답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틀간의 실무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60일 이내에 이행하기로 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해 상당한 논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주요 일문일답. ▶회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강한 공감을 갖고 있고,2·13합의가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에 북한도 강한 공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60일 이행기간 이후 및 다음 단계 이후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단지 초기 60일뿐 아니라 핵시설 불능화라는 더욱 어려운 단계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의지를 보여줘 고무됐다.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를 갖게 됐는가.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는가. -HEU가 존재하는 한 비핵화된 북한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했다. ▶양국간 외교관계 회복에 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나. -외교관계 회복의 정치적이고 법적인 측면도 논의했다. 우리는 외교관계 회복을 추진하기로 했고 북한에 이 점을 재차 확인해 줬다.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측이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관계 수립 전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 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중국과 했던 모델이며 미·중 관계에서 볼 때 매우 훌륭한 모델이었다. 북한과는 그런 점이 공유되지 않았다. 북한은 외교관계로 가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핵화 문제와 연계돼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일부가 해제되는 것인가. -재무부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내가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다만 이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결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앞으론 마카오 금융당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얼마나 해야 하나. -가능한 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 조속히 진행될수록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에서 마지막 핵물질이 정확히 언제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다. ▶6자회담이 이란 문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나. -불행하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그 일을 나에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핵무기는 북한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란도 이 점을 중시하기 바란다. dawn@seoul.co.kr ■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6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꿰면서 과연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봄이 도래할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뉴욕 북·미 회담과 ‘유럽연합(EU) 트로이카’의 평양 방문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지각 변동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논란속에 이해찬 전 총리도 7일 방북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5∼6일 뉴욕에서 미측으로부터 깍듯한 대접을 받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차수가 미측의 환대를 받고, 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후 북한측의 망설임과 강경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사라진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꿈은 7년 뒤 다시 가능성을 보여주며 찾아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전면 압박·제재라는 두 가지 상황은 미국과 북한에 쓰라린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상황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2002년 10월 2차 핵위기 이후 중단됐던 EU와 북한의 대화도 물살을 타고 있다. 안드레아스 미하엘리스 독일 외무부 아태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EU 트로이카 대표단이 평양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 및 인권 문제 토론 등을 위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 ‘2·13합의’의 성실한 이행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 이어 호주도 조만간 북한에 외교부 대표단을 파견, 해제와 복원을 거듭했던 외교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일련의 외교 이벤트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적이고도 강한 상징성을 갖는 것은 오는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잡혀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북이다. 북한이 2002년 12월 영변에 주재하던 IAEA 사찰관을 추방한 이후,4년 만에 다시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들이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일 북측과의 회담을 마친 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봄이 쉽게, 곧바로 찾아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복병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BDA 北 계좌 해제 안팎 2005년 북핵 9·19 공동성명 채택을 무위로 돌려놓은 뒤, 한반도 정세를 핵실험 정국으로 꽁꽁 묶어놓았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을 찾았다. 미국은 그동안 “BDA 문제는 법집행상의 문제로 6자회담과 별개”라는 완고한 원칙을 고수하다, 지난해 말 불법·합법 여부를 조사해 동결된 2400만달러 가운데 일부 계좌만 풀어주는 쪽으로 살짝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지난 5,6일 열린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을 계기로 북한측의 입장을 전폭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논의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BDA계좌의 전면 동결해제를 요구해 왔다. 미국은 BDA 계좌를 불법·합법이 아닌 ‘위험한(Risky)’ 또는 ‘덜 위험한(Less risky)’ 계좌로 분류하고 BDA측에 재량권을 넘겼다. 불법·합법 분류는 미 정부 정책의 신축적인 전환에 족쇄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또 50여개,2400만달러 상당의 북한 계좌를 사실 동결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BDA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이 알아서 한다.”는 점도 형식논리상 하자가 없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7일 “미국의 BDA 문제 해결은 그야말로 ‘정치적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BDA문제도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의 정무적 판단이 재무부 입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북한의 불법 활동을 근절을 촉구하고 핵 문제 해결시 국제금융 체제에도 편입시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지난 2일 미 하원 외교위 북핵청문회에 출석,“재무부가 북한당국과 지난 해 12월과 1월 금융실무회의를 열었을 때 북한은 BDA계좌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북한측의 협력과 성의있는 자세를 미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국제금융기구들에 가입하기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권고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05년 9월 베이징 회담 직후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 발표했고 고객들의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BDA측은 북한측 계좌를 동결했다. 이에 북한은 강력 반발,11월 열린 6자회담에서부터 BDA문제 해결없이는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반발해 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계관 시종 밝은 표정 |뉴욕 이도운특파원|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욕 실무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눈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며 진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 현안을 논의하면서 조·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저러한 문제들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이틀째 실무회담을 가진 데 이어 자신의 숙소인 밀레니엄플라자호텔 인근 중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측과 협상을 계속했다. 김 부상은 카운터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뿐 아니라 미 외교정책의 대부격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미 외교가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dawn@seoul.co.kr ■ 북·미 공조 취재진 완벽히 따돌려 |뉴욕 이도운특파원|제1차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 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취재진을 따돌리는 데도 매우 능숙했다. 김 부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6일(현지시간)에는 아예 미국측 협상단과 긴밀한 공조체제까지 선보이며 취재진을 물먹이는 솜씨를 발휘했다. 김 부상은 이날 뉴욕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추격하던 취재진을 능숙하게 따돌렸다. 숙소 인근 중국식당에서 미국측과 오찬회동을 가졌지만 취재진은 회동 자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뒤늦게 식당에 도착한 취재진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을 보고서야 회담을 알아챘다. 그때까지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행방은 묘연했다. 식당에서 나온 김 부상은 불과 10m도 안 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한 뒤 차에서 내려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 이 사이 힐 차관보는 식당을 나와 다른 미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가 공조해 완벽하게 취재진을 따돌린 것이다. 김 부상의 경호를 맡은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은 신호등까지 무시하며 맨해튼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dawn@seoul.co.kr
  • 北 KEDO사업 재개 요구할 듯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과 북한은 5일 뉴욕에서 두나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열어 지난 50여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궁극적으로 수교에 이르기 위한 공식 외교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002년 10월 평양에서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강석주·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난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간의 공식 양자회담이다. 회담에서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되는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측은 행정부 및 의회에서 거쳐야 할 법적 절차들 때문에 4월에 발표되는 명단에서 제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연락사무소 조기 설치 문제도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양측은 차기 회담의 평양 개최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도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4일 맨해튼 ‘코리아 타운’의 한국식당 금강산에서 찰스 카트먼 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환담했다. 카트먼 전 총장은 김 부상과의 만찬이 끝난 뒤 “북측에서 경수로에 관심을 표명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들은 그 얘기만 해왔다. 그건 아주 일관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KEDO의 경험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KEDO식 대북 경수로 제공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음을 내비쳤다. 2·13 베이징 합의에 따른 이날 회담에서 두나라는 2·13 합의문에 포함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미국의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해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또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힐 차관보 등 미국측 고위인사의 북한 방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400만 달러 해제 ▲미사일ㆍ마약 판매 등 북한의 불법 활동 중단 등 양국 관심사와 향후 관계 정상화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는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가 양국 단장으로 참석했다. dawn@seoul.co.kr
  • 힐 “2·13합의 구체적 의제설정 논의할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오는 5일부터 뉴욕에서 시작되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는 어떤 논의가 이뤄질까. 실무그룹 회의의 미국측 대표로 참석하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의 ‘2·13 합의’ 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 운영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우선 미측에서는 힐 차관보와 함께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과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실무그룹의 주요 멤버로 참석한다. 사실상 6자회담 미측 대표단의 축소판이다. 그러나 실무그룹 대표에는 국방부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힐 차관보는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의 군사 현안은 관계정상화 실무그룹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1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7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이번 실무그룹 회의에서 다룰 현안은 앞으로 논의할 구체적인 의제들과 회의 일정 등이라고 힐 차관보는 밝혔다. 힐 차관보는 2·13합의를 이끌어낸 베이징 6자회담에서는 실무그룹의 의제를 정하고 일정을 짜는 문제를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회의 장소는 뉴욕의 미·북 유엔대표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뉴욕의 미국 유엔대표부가 회담을 준비 중이라며 “지난달 베를린 회담에서는 양측 공관을 오가며 회담을 했다.”고 말해 이번에도 북·미 양측 대표부에서 번갈아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2일 뉴욕에 도착하는 김계관 부상이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되는 5일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부상은 4일까지 드러난 공식 일정이 없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이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등 미측 고위인사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번 회담은 북·미 양자회담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또 김 부상이 워싱턴을 방문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힐 차관보는 “뉴욕에서 회의가 열리는 것은 북한 대표부가 있다는 편의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받아넘겼다.국무부 관계자는 5일 오전 열리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간담회 등을 통해 국무부뿐 아니라 백악관과 국방부, 정보 당국 등 미측의 한반도 관련 당국자들이 김 부상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미 6자회담 대표단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방부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김 부상과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만남이 크게 놀라울 것은 없다는 것이다. 2차 북·미 관계정상회의 실무그룹 회의의 장소도 관심거리다. 이번에 미국에서 열렸다면 다음 차례는 북한이 될 수도 있다. 힐 차관보는 다음 회의가 평양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며 “김 부상이 그에 대해 구상이 있는지 봐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dawn@seoul.co.kr
  • 새달 訪美 김계관 ‘높은분’ 만나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다음달 미국 방문에 들어가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문지와 면담 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26일(미국시간) 김 부상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과 만난 뒤 뉴욕으로 이동해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담을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김 부상과 힐 차관보간의 회담이 2주 안에 열리지만 날짜나 형식 등은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상의 일정과 관련, 관심이 가는 것은 워싱턴을 방문해 힐 차관보 이상의 미 고위 인사들을 만나느냐 하는 점이다. 김계관은 6자회담의 북한측 수석대표이기도 하지만, 부상 가운데 한 사람이기 때문에 백남순 외무상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북 외무성을 대표할 수도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힐 차관보보다 고위급 인사를 만나는 데 ‘의전상’의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무부 관계자는 “김 부상이 워싱턴에 온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지난 2·13 베이징 합의가 미 정부 내에서도 비판을 받는 처지여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김 부상을 만나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국무부에서 북한 문제를 총괄하는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3월 초에 한국과 중국, 일본 순방을 위해 워싱턴을 떠나있게 된다. 따라서 만일 김 부상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측 고위인사를 만난다면 국무부에서는 니컬러스 번스 정무차관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dawn@seoul.co.kr
  • [길섶에서] 인생도처…/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소중현대(小中顯大). 작은 데서 큰 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중국 당(唐)말 최고의 문인·서예가 동기창이 집착했던 글이다. 짧지만 멋과 기품이 도저하다. 문화계의 ‘낭인’이었던 어떤 이가 이 글을 가슴에 담았다. 서예대가 김충현선생을 찾아가 글을 써달라고 졸랐다.2점을 받아 표구했다. 민중미술과 닿아있던 그의 형편은 뻔했다. 이런저런 문화강좌 출강이 전부였다. 호구지책도 어려웠다. 종종 불러준 ‘형님’이 유력한 후견인이었다. 문화담론을 즐기는 기업인이었다. 어느날 표구 2점을 갖고 그를 찾았다.“일중 선생 글씨입니다. 한 점 고르십시오. 이 게 나은 것 같은데.”“그렇구먼, 그럼 자네가 나은 걸 갖게. 난 저 걸로 하겠네.”낭인은 깜짝 놀랐다. 서슴없이 양보한 그의 대범함. 역시 ‘형님’은 고수였다. 그는 지금도 그 글을 보면 형님생각이다. 반대였다면 어땠을까.‘좋은 건 그분이 갖고 있는데’늘상 아쉬웠을 것이다. 어찌 ‘형님’뿐이랴. 인생도처, 고수들이다. 얄팍한 잔머리에게 안 드러날 뿐이다. 낭인은 지금 문화계 고위인사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사설] 거짓 진술 강요하며 사법정의 말하나

    검찰이 제이유그룹 로비의혹 피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나왔다. 담당 검사가 “기소할 틀을 다 짰는데 도움을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법정에서도 거짓 진술을 할 것을 강요한다. 짜맞추기식으로 표적수사 대상자를 구속하겠다는 고백이었다. 대한민국의 검찰이 아직 이 정도인가. 검찰 현주소를 새삼 확인하면서, 분노에 앞서 서글프다는 느낌이 든다. 기획수사의 경우 결론을 내려놓고 피의자를 만들고, 틀에 맞춰 마무리하는 예가 적지 않다는 게 검찰 주변의 지적이었다. 이번 사건이 이를 입증했다. 더구나 거짓 진술 유도로 구속하려 했던 이가 청와대 비서관이다. 권력기관 인사를 유력한 혐의자로 만들 정도라면, 일반인은 말할 필요도 없다. 녹취록을 공개한 이가 또다른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고, 주수도 제이유회장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공개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검찰의 부도덕과는 별개로 검증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난해 법관들에게 “검찰의 밀실 조서를 던져 버려라.”고 했을 때, 검찰은 “변호인 조력이 보장되고 공개 장소에서 수사가 이뤄진다.”며 반박했다. 이번 사태가 검찰 반박이 공허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검찰은 어제 대국민사과를 하고 감찰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사과나 감찰, 징계로 그칠 일이 아니다. 공명심이 강한 한 검사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해서도 안된다. 수사체계나 관행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피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 등 고위인사의 발언도 문제다. 사건 초기 ‘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수사팀에 부담을 줬을 것이다. 검찰의 각성과 거듭나는 노력을 기대한다.
  • 종합뉴스 새 방송채널 생기나

    종합뉴스 새 방송채널 생기나

    ‘뉴시스가 토론전문 방송사를 설립하려고 한다.’→ ‘뉴시스와 한국일보가 종합뉴스채널을 만든다는 소문이 있다.’→ ‘한국일보 출신 청와대 고위인사가 이들의 뒤를 봐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언론계에는 이같은 내용의 ‘새 방송 설(說)’이 확대재생산돼 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기존언론 비판 발언이 과격해질수록 ‘현 정부가 새로운 방송을 통해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소문은 더욱 설득력을 갖추면서 확산됐던 것이 사실이다. ●실체 드러나는 오픈TV 마침내 새 방송 추진세력의 실체가 수면 위로 나타났다. 소문과는 일부 비슷하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이들은 ‘오픈TV’(가칭)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초 소문대로 토론중심의 보도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전문가가 의제설정을 주도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일부 인사들의 명함에는 ‘여론발전소’라는 설명까지 덧붙여져 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을 역임한 문창재 내일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이 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았고, 문화일보 출신 유숙렬 전 방송위원과 기자협회장을 지낸 이근성 프레시안 고문 등이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무자 7∼8명은 대부분 한국일보 출신이다. 지난 2일 이들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들의 방송구상을 밝혔다. 소유와 경영, 편성 등 ‘3권 분립’을 기본으로 하는 민영공익방송을 표방하고, 시민과 전문가·언론인이 주체가 되는 ‘오픈미디어’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대주주 지분은 30%로 제한했다. 자본금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며,5년내 투자자금 1500억∼2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또 모든 프로그램은 독립제작사에 개방하기로 했다. 편성비율은 보도 40%, 교양 40%, 오락 20%로 정했다. 외주제작 위주의 방송이기 때문에 인력은 대기자 50여명, 카메라기자 20여명 등 모두 200명 정도로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들도 소문을 의식한 듯, 배포한 자료에서 “한국일보 출신 인사들이 불씨를 댕긴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 중심이 각계 전문가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의 명단도 공개했다.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제안하는 전문가 모임’으로 이름 붙여진 명단에는 유재천 한림대 한림과학원 원장, 최열 환경재단 대표, 박효종 뉴라이트전국연합 교과서포럼 상임대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 김성훈 상지대총장 등 보수와 진보 진영을 아우른 각계인사 128명이 들어 있다. ●넘어야 할 산 많다 이들은 진입장벽이 제한돼 있는 지상파 방송이 아닌 ‘보도+교양+오락´ 새방송 생기나(종편)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방송법에 규정돼 있지만 7년간 하나의 채널도 신설되지 않은 종편 허가를 우선 획득해 보도와 교양, 오락을 종합편성해 내보낼 수 있는 방송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지난 3일 방송위원회에 종편 도입을 제안하는 정책건의를 한 상태다. 문 대표는 “기존 방송에 대한 ‘대안미디어’의 필요성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뛰어넘어야 할 ‘벽’은 상당히 높다는 게 방송계쪽 분석이다. 우선 종편 허가의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이다.2기 방송위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업계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더욱이 방통융합 등 현안을 안고 있는 방송위 입장에서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를 덥석 입에 문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작단계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픈TV’의 방송구상도 지극히 낭만적이라는 평가다. 외주제작을 통해 보도 프로그램을 40%까지 채우는 게 가능한지, 방송에 대한 영향력 없이 30%를 출자할 수 있는 대주주가 있을지 등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오픈TV’가 이런 정치적, 현실적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남북정상회담, 정치공방 대상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설이 무성하다. 이미 중국 베이징과 단둥, 홍콩 등에서 남북 당국자들이 접촉했다는 얘기도 있고, 조만간 특사를 교환할 것이라느니,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느니 하는 소문도 나돈다. 한명숙 국무총리와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등 정부와 여당의 고위인사들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한 것도 사실이다. 때맞춰 통일부가 연내 남북회담 개최를 목표로 한 실무 차원의 새해 업무계획서를 마련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막힌 북핵 문제를 풀려는 노력은 반드시 계속돼야 하며, 마땅히 평가받을 일이다. 특히 그 노력이 북핵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남북정상회담이라면 더없이 환영할 사항이다. 북핵 문제와 남북 평화체제 구축은 현 시점에서 최우선의 국가적 과제다. 정파의 이해를 떠나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인 것이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논의는 시점이 아니라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회담의 연내 개최에 반발하는 것은 지극히 정파적이고 군색하다.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지언정 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면 수용하고 협력하는 것이 수권정당의 자세일 것이다. 더구나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실시된 16대 총선 결과만 보더라도 북풍(北風)이 여권에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청와대도 대선과 정상회담의 함수관계를 따지고 있다면 당장 접기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염두에 두고 조급하게 추진해서도 안 될 일이다. 지금은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선이다. 무리한 정상회담 추진으로 6자회담에 혼선을 일으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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