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침교류」 단일의제 합의
◎세부내용 실무 절충… 채택까지 진통 예상/북에 무조건 핵사찰 촉구/비핵지대화 전격적 제의/양측 기조연설/어제 평양 총리회담 1차회의
【평양=장수근특파원】 남북한은 23일 상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제4차 고위급회담 공개회의를 갖고 남북화해(정치적 신뢰구축),불가침및 교류협력등 그동안 논의했던 3개 안건을 하나로 묶어 단일합의서를 채택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에따라 남측대표단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하오 6시부터 두차례 실무대표회담을 갖고 단일문건의 명칭및 세부내용에 대한 절충을 밤늦게까지 벌였다.
실무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송한호통일원차관 임동원외교안보연구원장 이동복대변인,북측에서는 최우진외교부순회대사 백남준조평통서기국장 김영철인민무력부 부국장등이 참석했다.
남북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정원식국무총리와 연형묵정무원총리의 기조연설을 통해 각각 「화해·불가침과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북남 불가침과 화해및 협력교류에 관한 선언」이라는 포괄적 단일합의안을 제시했다.
남북은 이로써 그동안의 회담에서 제기돼온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교류협력실시에 대한 방안들을 단일문건으로 만든다는 진전된 합의를 도출했으나 양측이 이날 제시한 합의안 내용을 절충,채택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총리가 제시한 포괄적 단일합의서안은 언론매체의 상호개방교류,이산가족의 재결합,휴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상주연락대표부설치등 남북관계개선의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정총리는 또 불가침문제와 관련,▲무력불사용 ▲침략·파괴·전복행위 금지 ▲분쟁의 평화적 해결등 기본사항외에 불가침이행의 보장조치 7개항을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북측 연총리는 불가침의 기본조항을 비롯,상대방파괴·전복행위금지등 화해방안,남북간 교통체신망연결,이산가족 고통해소대책강구등 모두 21개조항으로 구성된 단일합의안을 새로 제시했다.
연총리는 이들 제안을 구체적 이행및 대책을 합의하기위해 남북 군사·정치·협력교류등 3개 분과위를 구성,운영하자고 말했다.
연총리는 단일합의안 제시에 앞서 핵우산제공협약 체결금지,주한미군및 핵기지철수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9개항의 비핵지대화선언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우리측 정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귀측이 핵무기개발을 중단하고 모든 핵물질과 시설에 대한 국제기구의 사찰을 무조건 받아들여야한다』고 촉구하고 『그래야만 비로소 평화와 관련한 귀측의 제안이나 방안도 진실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총리는 또 『핵무기 개발은 남북간에 새로운 긴장을 고조시키게될 뿐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까지도 위협하게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대표들은 24일 상오10시 인민문화궁전에서 비공개 2차회의를 갖고 양측 수석대표의 기조연설을 통해 제시된 단일합의서안내용및 이날 하오 6인 실무대표접촉에서 논의된 내용을 절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