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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공수처·경제3법 단독 처리…野 “국민은 바보 아니다” 반발

    與, 공수처·경제3법 단독 처리…野 “국민은 바보 아니다”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공정경제 3법(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을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해당 상임위의 안건조정위원회(최대 90일 논의)는 민주당의 단독 의결로 이날 단 하루만 열렸고 쟁점 법안들은 대부분 법사위와 본회의로 넘겨졌다. 이날 전쟁터는 단연 법사위였다. 민주당은 오전에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법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에서 시간을 벌어 보려 했지만 민주당은 회의 1시간 만에 총 6명의 조정위원 중 범여권 4명의 찬성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예정돼 있던 전체회의에 기습적으로 이 법안을 상정해 야당의 격렬한 반발 속에 기립 표결로 처리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2로 완화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게 핵심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할 짓이냐”며 “국민을 개돼지로 알지 않고서는 이렇게 무도할 수 없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에 진행된 상법 개정안 안건조정위 회의에는 불참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우리 당 법사위원들은 회의실 책상 앞에 붙은 명패를 모두 떼서 반납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 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행태야말로 독선적”이라고 쏘아붙였다. 상법 개정안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다만 사외이사인 감사를 선임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3% 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무위에서 민주당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논의하며 정부안에 담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조항을 삭제해 고발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법)도 마무리됐다. 이날 상임위 문턱을 넘은 공수처법 개정안과 공정경제 3법 그리고 앞서 처리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경찰청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등은 9일 열리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일괄 상정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면 10일 곧바로 임시국회를 열어 쟁점 법안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7분 완성 공수처…아수라장 된 법사위

    7분 완성 공수처…아수라장 된 법사위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처리한 국회 본청 4층 법제사법위원회 소회의실은 아수라장이었다. 법안을 강행하려는 여당과 저지하려는 야당이 뒤섞인 상황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의사봉이 바닥에 떨어지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를 쥐지 못하게 윤 위원장의 손을 잡아채는 등 난장판이 벌어졌다. 떨어진 의사봉을 다시 잡은 윤 위원장은 왼손에 쥔 의사봉을 책상에 세 번 두드리는 것으로 공수처법의 단독 처리를 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부터 전체회의까지 공수처법을 속전속결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물론 주 원내대표까지 법사위 회의장으로 달려와 민주당의 독주에 항의했지만,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팀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법사위 안건조정위는 1시간 30분 논의 끝에 찬성 4표, 반대 2표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법사위 회의장 앞에 운집한 야당 의원들은 ‘의회독재 공수처법 규탄’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국민의당 소속 권은희·최연숙 의원도 합류했다. 시종일관 고성을 내뱉은 김도읍 의원은 성대 결절로 오후에 진행된 의원총회 발언대에 서지 못했다. 안건조정위를 마친 민주당은 낙태죄 공청회를 진행하겠다며 야당의 시선을 돌린 뒤 기습적으로 전체회의에 공수처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측은 고성을 내며 윤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의 의사 진행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난리통 속에서 거수 대신 ‘기립 표결’로 법안을 처리했고, 이에 야당 법사위원들은 거세게 항의한 후 “앞으로 법사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7분이었다. 허겁지겁 처리하는 탓에 웃지 못할 실수도 잇따랐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에 앞서 거쳐야 하는 비용추계 절차가 일부 누락돼 뒤늦게 따로 의결 절차를 밟았다. 윤 위원장은 “옆에서 시끄럽게 하셔서 생략했다”고 했고, 김 의원은 “이게 적법한 것이냐. 이게 민주냐”라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주호영 “민주당 숫자 앞세워 독재…나라 망할 수 있다”[전문]

    주호영 “민주당 숫자 앞세워 독재…나라 망할 수 있다”[전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야당을 무시하고 수적 우위만 앞세워 멋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독재다”라며 “이러다가 정말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발표한 ‘대국민 보고 및 문재인 정권 규탄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잇달아 처리한 것과 관련해 “나라가 망할 수 있다. 그것이 더불어민주당이 바라는 참모습”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입법 독재, 국회 농단으로 민주주의와 정의, 법치는 후퇴하고 있다”며 “국론 분열, 국민 분열은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수적 열세로 폭주 기관차와 같은 거대 여당의 막무가내식 국정 운영에 결코 브레이크를 걸 수 없다. 거대 여당의 힘과 위력 앞에 무기력한 제1 야당에 답답하시겠지만, 국민께 약속하고 다짐한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일방적 다수의 행보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따른다는 정치사의 교훈을 믿고 더 힘을 내겠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 추미애 사태 등 정부 여당의 잇따른 헛발질에 기대지 않겠다. 반민주 폭거가 머지않아 준엄한 정치적·국민적 심판을 받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개악안은 공수처장 추천에 대한 야당의 거부권을 박탈하는 내용인데, 거부권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게 아니었다”며 “날치기가 일상화된 데 이어 말 뒤집기도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초 헌법적 국가 기관으로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도 일당 독재일 뿐”이라며 “여당이 공수처법을 개정해 강행하려는 건 월성 1호기 사건 수사, 라임·옵티머스 수사를 뭉개고 묻어버리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 출범을 독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꼬집었다.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대공 수사 기능을 통째로 경찰에 넘기는 법으로, 정보기관의 손발을 묶으면 북한만 이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대북전단을 날리면 처벌하는 ‘김여정 하명법’도 일방 처리했다. 김정은 독재를 지지하는 법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에도 여당은 임대차 보호법을 야당을 뺀 채 군사작전 하듯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상임위에 법안이 상정된 지 이틀 만에 시행된 법으로 경제난민이 속출하고 경제부총리까지 거리에 나앉을 뻔했지만 여당은 입법 독재, 국회 농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이 먹고사는 것보다 지지층 요구에만 응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국민의힘 ‘문재인 정권 규탄 성명’ 전문 대국민 보고 및 文정권 규탄 성명 불과 7분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악안을 기습처리하는 데는 단 7분이 걸렸습니다. 여당 소속 위원장은 의사봉 대신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왼손으로 의사봉을 들고 책상에 내리치는 것으로 통과를 선언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공수처법 개악안은 공수처장 추천에 대한 야당 거부권을 박탈하는 내용입니다. 야당의 거부권은 우리가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야당의 거부권은 여당이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할 때 국민 앞에 내세운 명분이었습니다. 날치기가 일상화된 데 이어 말 뒤집기도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공수처는 입법, 사법, 행정 등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초헌법적 국가기관입니다. 이런 기구를 만들면서 여당 독단으로 법을 고치고 공수처장 임명까지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도 일당독재일 뿐입니다. 여당이 공수처법 개악을 몰아붙이는 이유를 간파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월성 1호기 사건 수사,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수사 등 정권을 향한 수사를 공수처로 끌고 가서 뭉개고 묻어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가 출범하길 희망한다”면서 신속 처리를 독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민 기망(欺罔), 대국민 사기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당은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 기능을 통째로 경찰에 넘기는 법도 단독으로 처리했습니다. 우리 정보기관의 손발을 묶으면 북한만 이롭게 할 것이란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거여(巨與), ‘공룡 여당’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전단을 날리면 처벌하는 ‘김여정 하명(下命)법’도 단독처리했습니다. ‘김정은 독재’를 지지하는 법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이상한 상법 개정안도 밀어붙인다고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당은 지난 7월에도 이른바 임대차보호법을 야당 빼고 군사 작전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일이 있습니다.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인데도 더 논의하자는 야당의 권유를 짓밟았습니다. 상임위에 상정된 지 단 이틀 만에 시행된 그 법으로 전세 난민이 속출하고, 경제부총리까지 거리에 나 앉을 뻔했습니다. 그런데도 여당은 입법 독재, 국회 농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자신들의 지지층이 요구하는 것에만 응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재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야당을 철저히 무시하고 수적 우위만을 앞세워 멋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것, 이것이 독재입니다. ‘민주’와 ‘정의’를 그토록 외쳐대면서 독재를 하는 것은 더 나쁜 것입니다. 입법 독재, 국회 농단으로 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법치는 후퇴하고 있습니다. 국론분열, 국민 분열은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수적 열세로 국민의힘은 폭주 기관차 같은 거대 여당의 막무가내식 국정운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습니다. 거대 여당의 힘과 위력 앞에 무기력한 제1야당에 답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께 약속하고 다짐합니다. 첫째,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마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둘째, 일방적인 다수의 횡포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따른다는 정치사의 교훈을 믿고 더 힘을 내겠습니다. 셋째, 부동산 정책 실패, 윤석열-추미애 사태 등 정부 여당의 잇따른 헛발질에 기대지 않겠습니다. 넷째, 반(反)민주 폭주가 반드시, 머지않아, 준엄한 정치적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12월 8일(화요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남국 “낙태죄 폐지 청년 남성 주류의 시각?”…정의당 “망언”

    김남국 “낙태죄 폐지 청년 남성 주류의 시각?”…정의당 “망언”

    김남국 “법안에 대한 남성 생각은?” 정의당 “공청회 망언들 굳이 다시 언급 않겠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기습처리한 후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만 참여한 채 진행된 낙태죄 공청회에서 전문과들과 의원들이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다만, 토론 중 나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부 발언을 두고 정의당 등 진보 진영에서 크게 발언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 발표할 진술인은 단 2명에 불과한 자리였고 공청회에서 오간 이야기는 여성들의 현실이 아니었다”고 이날 공청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변인이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다. 김 의원은 김정혜 한국정책연구원 부연구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사실 이 문제(낙태죄 폐지)는 남성도 함께 생각해야하고 심각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여기에 대해 남성들, 법안에 대한 의견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원은 “남성에 대한 책임은 민사적으로 이후 양육 공동책임으로 물어야지 처벌에 있어선 남성 동의라든지, 공동처벌은 중요하지 않다”며 “여성이 처벌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도 남성 처벌이 해법이라고 보이진 않는다”라며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대변인은 “발의된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말하나”라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반적으로 여성들이 (법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진술해주셨듯 2030세대 남성들이 이 법안을 바라보는 평가나 낙태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지 묻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이에 김 부연구원은 “저는 2030 남성들이 낙태죄가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것이 주류의 시각이나 평가라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었고, 김 부연구원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날 공청회는 참석한 진술인 8명 중 6명의 의견이 낙태죄에 대해 사실상 ‘존치’에 가까워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공청회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여당 의원만 참석한 채 진행해 반쪽짜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정의당 조 대변인은 “지금 이 순간, 뒷짐 진 정당과 정치인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씀드린다”며 “국가가 앞장서서 여성을 죄인 취급하고 있는 것이 낙태죄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낙태가 죄라면 가해자는 여성이 아닌 국가“라며 “정치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낙태죄 전면 폐지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3% 룰 완화’ 상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국민의힘 불참

    ‘3% 룰 완화’ 상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국민의힘 불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중 상법 개정안이 8일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열린 안건조정위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 쟁점이다. 재계에서는 주주권 침해 우려와 투기세력의 악용 가능성 등을 들어 강력히 반대해 왔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런 우려를 일부 수용, 사외이사인 감사를 선임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3% 의결권을 인정하도록 완화했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도’도 신설된다. 소송 제기 자격도 상장회사의 경우 0.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에게 주는 것으로 정부안(0.01%)보다 문턱을 높였다. 비상장회사는 정부안대로 지분 1%의 자격 기준을 유지한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상법은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충격 완화라는 측면을 고려했다”며 “중견기업이나 벤처기업의 경우 대처가 잘되지 않을 수 있어 약간 완화하는 방향으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서 피켓을 들고 “독재로 흥한 당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공정경제 3법 중 나머지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은 국회 정무위 안건조정위에 회부돼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80석 巨與 안건조정위·전체회의·필리버스터…단계마다 野 무력화

    180석 巨與 안건조정위·전체회의·필리버스터…단계마다 野 무력화

    더불어민주당이 8일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 등 9일 본회의 처리 준비를 완료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으로 법안소위·안건조정위·전체회의 등 모든 단계에서 야당을 무력화했다. 국민의힘의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본회의 필리버스터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민주당의 독주를 잠시 늦출 뿐 큰 실효성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본회의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 7일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공조 야당을 합친 ‘4+1’도 180석이 되지 않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살라미 회기’ 전략을 구사했다.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를 끝내야 하는 국회법을 활용해 사흘짜리 임시국회를 연달아 여는 식이었다. 하지만 범여권이 180석을 차지한 21대 국회는 양상이 다르다. 필리버스터 종료 조건인 재적의원 5분의3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회기를 30일로 잡았다. 국민의힘이 9일 본회의에 이어 10일부터 시작하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반복하더라도 범여권이 합심하면 이를 종결시킬 수 있다.국민의힘이 이날 수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도 필리버스터 관련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180석 거여의 힘을 막을 실질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 가까운 의석을 몰아준 것이 집권당의 입법 독주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라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훼손 행위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 수반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정의당도 민주당의 폭주를 비판했다. 김종철 대표는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의 발언권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마치 시한이라도 정해 놓은 듯 최근 각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들을 줄줄이 속전속결로 단독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급한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는 절차를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으면서, 숙고와 합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국민 여론이 민감한 낙태죄 폐지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는 180석의 힘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공청회는 공수처법 단독 처리 와중에 요식행위로 진행됐다. 또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약속한 중대재해처벌법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공수처법 단독의결…야당 비토권 무력화 내용은?

    공수처법 단독의결…야당 비토권 무력화 내용은?

    비토권 삭제…6명 이상에서 3분의 2 찬성으로 변경교섭단체 추천 안하면 국회의장이 위촉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을 뿌리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해 9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수처 설립을 반대하는 야당에 비토권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공수처법을 단독 처리했던 민주당은 1년 만에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쪽으로 법을 바꾸었다. 공수처법 개정안에는 야당의 비토권과 시간 끌기를 무력화하는 방안이 촘촘히 담겼다. 우선 현행 공수처법에서 보장한 ‘추천위원회는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대신 추천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를 의결할 수 있게 했다. 추천위원 7명 가운데 야당 몫 2명이 반대하더라도 당연직 3명과 여당 몫 2명이 찬성하면 공수처장 후보를 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뽑아 문재인 정부의 홍위검찰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은 부칙을 달아 법 시행 전 구성된 추천위원회에도 의결정족수에 관련 규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추천위원회 위원 5명이 찬성하면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는 지난달 진행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각각 5표를 얻은 바 있다. 또한 앞으로 각 교섭단체는 국회의장이 제시한 10일 이내에 후보추천 위원을 선정해야 한다. 교섭단체가 이를 위반하면 국회의장은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위원으로 위촉해 추천위를 가동한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아 공수처 출범을 위한 추천위원회 구성 자체가 지연됐던 상황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공수처 검사의 자격여건도 완화했다.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수사·조사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돼 있는 요건을 ‘변호사 7년 이상’으로 개정해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친여 성향의 변호사들로 공수처를 구성하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이날 야당 추천 공수처장 후보인 석동현 변호사는 “괴물기관 공수처의 처장 후보를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주당의 “히어로” 최강욱…배진교는 거여 독주 제동

    민주당의 “히어로” 최강욱…배진교는 거여 독주 제동

    비교섭단체 야당 몫으로 8일 각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 참여한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전혀 다른 야당의 모습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민주당 3명과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3분의2 찬성으로 의결되는 구조라 두 사람의 선택이 판을 결정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는 최 의원이 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 의결에 적극 힘을 보태며 이날 오전에 전체회의까지 속전속결로 법안 처리를 끝냈다. 전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을 확신하며 언급한 ‘히든 히어로’가 최 의원이었던 셈이다. 국민의힘은 격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 의원이 야당인가. 민주당보다 더한 민주당 아니냐”며 “위성정당을 만들어 자신들을 민주당 2중대, 3중대라고 했던 정당”이라고 비난했다.반면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사참법)과 경제 3법 중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을 논의한 정무위 안건조정위는 배 의원의 제동으로 민주당의 독주가 지체됐다. 애초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 3개 안건조정위를 30분 간격으로 열어 모든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배 의원이 조목조목 독소조항을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특히 배 의원은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 등 꼭 필요한 부분은 넣지 않고, 오히려 재벌·대기업이 요구하는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 보유는 급하게 끼워 넣었다”고 지적했다. 또 배 의원은 사회적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권한 강화를 위해 안건조정위와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수정안을 만드는 역할도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청와대, ‘문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 “일희일비 않겠다”

    청와대, ‘문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 “일희일비 않겠다”

    공수처법 개정안엔 “드릴 말씀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은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니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예전부터 지지율 관련 질문을 받으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는데, 그 입장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언론이 많이 분석해 설명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답은 나와 있고 그렇게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방역의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며 “어제 대통령도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코로나 확산세를 차단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고비를 잘 넘겨서 방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한발 앞서서 새로운 도전에 맞설 수 있게 심기일전해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청와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개혁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한 점을 재차 언급하면서도 “국회 법률안 통과 절차나 현재 상황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병우법 만들어놓고 환호”…금태섭, 공수처법 개정안 비판

    “우병우법 만들어놓고 환호”…금태섭, 공수처법 개정안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데 대해 “‘우병우법’을 만들어놓고 검찰 개혁을 했다고 환호작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야당 ‘거부권’ 무력화하는 개정안 강행 민주당은 8일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2시간 만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고성으로 막아섰지만 수적 열세에 무력했다. 현행 공수처법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공수처장 후보 2인을 뽑을 때 추천위원회 7명 중 6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권의 입맛에 좌우되는 인물이 뽑히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한 것이다.그러나 후보 2인 선정에 난항이 거듭되자 민주당은 이날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만으로 후보를 선정할 수 있게 된다. 금태섭 “문재인 정부,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려면 그 제도가 없던 시기에 대입해보면 된다”면서 “만일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시절 있었다면 집권 세력은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이나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이 판사들과 검사들에 대해 수사권과 공소권을 휘두르며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검찰을 정적 탄압에 동원하는 일이 생긴다면 도대체 어떤 견제 장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찰기관으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는가”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제발 잠깐 멈춰서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우병우법’을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했다.그는 “판사·검사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권력기관을 만들고 그 책임자를 사실상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은 독재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어디로 가는가”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장] 민주, ‘野 무력화’ 공수처법 7분 만에 일사천리 통과, 손바닥으로 “탕탕탕”…“도둑질”(종합)

    [현장] 민주, ‘野 무력화’ 공수처법 7분 만에 일사천리 통과, 손바닥으로 “탕탕탕”…“도둑질”(종합)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 7분 만에 처리윤호중, 야당 의원 반발에 미동도 안 해윤호중, 안건 표결 부쳐 과반 찬성 의결 선포의사봉 아닌 손바닥 쳐 처리…최강욱도 찬성표與, 급히 처리하다 절차적 실수 범하기도비용추계 생략 의결 잊었다 뒤늦게 처리김도읍 “앞으로 법사위, 민주당끼리 해라”9일 본회의 자동 상정, 강행 처리될 듯추미애,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 않고 떠나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날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가 열린 지 2시간 만이다. 전체회의가 열린 지 단 7분 만에 속전속결로 개정안이 처리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몰려가 막으려고 했지만 수적 열세에 할 수 있는 건 고성을 지르고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손을 막는 선에서 그쳐야 했다. 안건조정위서 공수처 처리한 지 30분 만에 법사위 전체회의 강행주호영 “민주화 운동 했다면서 말이 돼” 애초 오전 9시 시작할 예정이던 안건조정위는 시작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30여분 동안 지속된 여야 신경전에 지연됐다. 본격적인 논의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여권 조정위원 4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은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모여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민주당은 오전 10시 30분 안건조정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가결한 지 불과 30여분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다. 애초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전체회의였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안건으로 공수처법을 올렸다. 법사위 회의장 복도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하나둘 전체회의장으로 들어왔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법사위 간사 김도읍 의원, 장제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위원장 주변으로 몰려들어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지만 윤 위원장은 미동도 하지 않고 개정안 상정을 강행했다. 윤 위원장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주 원내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이 이게 말이 되냐”면서 “자기(민주당)들이 법 만들어놓고 아직 조정이 안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과 장 의원도 안건조정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조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윤 위원장에게 큰 소리로 항의했다.전주혜 “토론 신청한다, 안건 완결 안돼”윤호중 “진행할 상황 아냐, 토론 종결!”주호영 “도둑질도 절차 지켜야 한다” 與간사 백혜련, 항의하는 전주혜·조수진목소리 뚫으려 한껏 목청 높여 의결 보고조수진이 마이크 내리자 백혜련 노려봐 그럼에도 윤 위원장은 절차에 따라 여당 간사이자 안건조정위원장 백혜련 의원에게 법안 심사보고를 진행시켰다. 심사 보고 중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백 의원 앞에서 강하게 항의했다. 백 의원도 눈앞에서 항의하는 전 의원과 조 의원의 목소리를 뚫으려 한껏 목청을 높여 가며 의결 내용을 보고했다. 백 의원의 발언 중간에 조 의원이 마이크를 내리자 백 의원은 조 의원을 노려보면서 심사보고를 끝까지 이어갔다. 이후 윤 위원장은 법안에 대한 대체 토론 절차를 진행했다. 전주혜 의원이 5분의 발언 기회를 잡았지만 야당 의원들의 고성 속에 토론을 이어가지 못했고 윤 위원장은 그대로 토론을 종결 시켰다. 전주혜 의원은 이후 토론을 신청해 “오늘 회부된 안건은 조정이 완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장내가 정리되지 않자 “지금 토론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므로 토론을 종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회의장 안에 있던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윤 위원장을 향해 “토론을 종결하는 게 어디 있나. 말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다. 주 원내대표도 “윤호중 위원장 이러면 안 된다. 도둑질을 해도 절차는 지켜야 한다”며 윤 위원장의 진행을 비판했다. 더 커진 항의의 목소리를 뚫고 윤 위원장은 안건을 표결에 부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을 선포했다. 윤 위원장은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기립 표결 절차에 돌입했고 여당 소속 법사위원만 모두 일어나 찬성표를 던졌다.‘김진애 사보임’ 최강욱도 찬성표주호영 “최강욱이 야당이냐”윤호중 “야당이다” 응수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의 법사위 사보임으로 상임위가 바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이날 찬성표를 던졌다. 이 때 주 원내대표가 “최강욱이 야당이냐”고 따지자, 윤 위원장은 “야당이다”라고 응수했다. 여야 동수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3분의 2 (4명) 이상 찬성으로 안건 처리가 가능한데, 민주당 의원 3명에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최 대표까지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쉽사리 통과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후 윤 위원장은 오전 11시 12분쯤 의사봉이 아닌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공수처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통과시켰다.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 7분 만에 공수처법 개정안이 의결된 것이다.野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섭냐”조수진 “더불어독재하세요” 공수처법이 의결되는 순간 법사위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안건조정위에서 제대로 조정되지 않았다는 야당의 계속된 항의에 대해서도 윤 위원장은 “조정위에서 의결 처리 됐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게 국회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법안이 의결되자 조수진 의원은 “더불어독재하세요”라며 거세게 여당을 비판했고, 김도읍 의원도 “이제 윤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 최강욱 대표 이렇게 법사위를 운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장석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 “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서우냐”, “대명천지에 이런 독재가 있을 수 없다”고 항의를 거듭했다.윤호중 “공수처법 앞서 비용추계 생략 의결해야 하는데 시끄럽게 해 생략”장제원 “날치기 하니까 실수를 하지”野 “야당은 없나. 이게 민주주의냐” 혼란 속에서 윤 위원장이 절차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비용추계에 대한 논의와 의결이 생략된 채 의결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법안을 의결한 이후 다시 법사위원들에게 비용추계 생략에 이의 여부에 대해 질문한 뒤 기립 표결로 의결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이 이견을 좁혀야 한다. 아무것도 조정된 것이 없다”며 “재정추계 신청을 하는 것을 상정하고 논의하는 것도 안됐다. 부칙은 무효냐”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의결 후 “공수처법 의결에 앞서서 비용 추계를 생략하는 의결을 해야 했는데 옆에서 시끄럽게 하셔서 생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여쭙겠다. 공수처법의 비용추계서 생략이 이의 없으시냐”고 물은 뒤 “과반 위원이 이의 없다고 하므로 생략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날치기를 하니까 실수를 하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한 거 아니냐”면서 “민주당 혼자서 다해라. 오늘부터 법사위는 없다”고 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앞으로 법사위원회 윤 위원장하고 민주당끼리만 하라. 야당은 없냐. 이게 민주주의냐”고 항의했다. 다른 의원들은 “인간도 아닌 사람들이랑 무엇을 하느냐”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법사위에서 더이상 논의할 것이 없다는 뜻을 밝힌 뒤 법사위장에서 모두 이석했다.주호영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은다음에야 어떻게 이렇게 무도한 짓 하나”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법사위장에서 나온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야당이 필요 없는 국회가 돼 버렸다”며 “민주당이 청와대의 오더(지시)에 의해 야당이 아무리 의견을 제시해도 밀어붙인다. 저희는 법사위 전체회의장 각 의원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명패를 모두 떼어서 윤 위원장에게 반납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당이 할 일이 없어졌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책임지고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독재에 대한 심판은 받아야 한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당명에서 민주를 빼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은 다음에야 어떻게 이렇게 무도한 짓을 할 수 있느냐”며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또 이렇게 온갖 절차를 위반하는 이런 짓을 국민이 똑똑히 봤을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오늘 이렇게 공수처법을 무도하게 개정함으로써 폭망의 길로 들어섰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본회의에서도 수적 우위를 앞세운 여당을 103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막기는 어렵다. 한편,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의결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에 대한 취재진에 물음에 일절 답하지 않고 떠났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사위 안건조정위,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野 반발

    법사위 안건조정위,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野 반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발 속에 8일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 안건조정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당이 열흘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대신 학계 인사 등을 추천하도록 하고 공수처 검사의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연이어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곧바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의 반발로 안건조정위가 구성됐다. 이날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의회독재 친문독재 공수처법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력히 반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호영 “文, 그게 사과냐? 추미애 말리는 ‘시누이’ 이중성 뻔뻔”(종합)

    주호영 “文, 그게 사과냐? 추미애 말리는 ‘시누이’ 이중성 뻔뻔”(종합)

    “文, 추-윤 갈등 양비론처럼 쓰지 마라…秋가 일방적으로 위법하게 직무배제한 것”“모두 秋 잘못했다는데 文만 절차공정 말해”“필리버스터든 법사위든 방임 안 해”“최강욱이 야당? 공수처법 탈취하려 해”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말리는 게 더 미운 시누이’라고 문 대통령을 지칭하며 “이게 무슨 사과냐, 이렇게 이중적이고 뻔뻔한 정권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있다”며 문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방역과 민생에 변화 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며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거듭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나 윤 총장 사이의 갈등에 대해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징계위원회라는 법적 절차를 통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秋, 절차적 정당성·공정성 이미 깨졌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이렇게 위법하고 포악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는 것을 다 지켜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뜻이 일치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을 지키라고 했는데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은 이미 깨졌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잘못됐다, 서울행정법원이 잘못됐다, 검사의 90%와 대한변호사협회, 참여연대까지 추 장관이 잘못했고 징계를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 혼자서 절차의 공정성을 지키라고 이야기한다”면서 “마치 자기는 절차의 공정성을 지켜주는 것 같은 이중성에 참으로 분노가 치솟는다”고 비난했다. 또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이라고 표현해서 양비론처럼 보이게 하는데, 이것이 어떻게 서로 싸우는 것인가”라면서 “추 장관이 일방적으로 위법하게 직무배제하는 등 추 장관이 저지른 악행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치부 덮으려다 처벌받는 악순환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될 리 없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문 대통령의 전날 사과 발언과 관련해 “사과 같지 않은 사과”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 장관이 위법을 거듭하면서,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해 하는 짓을 두둔하며 지켜본 대통령이 뒤늦게 죄송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민심을 제대로 알고나 하는 이야기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수처법 개정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화무십일홍’이라고 역대 독재정권들이 온갖 수단 방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치부를 덮으려 했지만 성공한 정권이 없다”면서 “치부를 덮으려고 했던 조치 때문에 또다시 처벌받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던 권력의 법칙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리 없다”고 비난했다.“삭발·단식투쟁은 고려 안 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장외투쟁과 오는 9일 본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우리는 공수처법이 왜 악법이고 민주당이 어떻게 폭정을 하며,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국민에게 최대한 알려야 한다”면서 “필리버스터든 다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알리든 저들이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을 방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외투쟁 방식과 관련해 “삭발과 단식투쟁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지금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또 코로나로 집회하는 것을 이 정권이 이렇게 억누르지 않았다면 광화문 광장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로 넘쳐났을 것”이라고 했다.‘조국 아들 인턴 논란’ 최강욱,법사위 야당 몫 합류에주호영 “최, 민주당보다 더 강성 여당” “형식적 권한 이용한 공수처법 탈취”“최, 이해충돌 당사자 법사위 오면 안돼” 주 원내대표는 이날로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법 및 상법 안건조정위원회에 야당 몫으로 참여하게 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야당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은 피고인 신분이지만 최근 야당 몫으로 법사위에 합류해 이해충돌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윤 총장의 사퇴,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최강욱 의원이 어떻게 야당이냐, 민주당보다 더 강성 여당 아니냐”면서 “이것은 형식적인 권한, 형식적인 법조문을 이용한 공수처법 탈취지 입법이 아니다. 민주당이 180석을 가지고 대통령이 돌격명령을 내리면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법은 부실투성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이) 자신들의 치부와 비리를 덮으려고 무리하게 한다는 것을 국민이 알면 공수처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고, 이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도 공수처법 개정안 안건조정위에 야당 몫 위원으로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참여하는 것은 ‘안건조정위 무력화’라고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최 의원은 민주당보다 더한 민주당”이라면서 “최 의원은 국회법에서 금지하는 이해충돌의 당사자로서 법사위에 올 수도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공수처 출범에 여야 합의 마지막까지 포기 말아야

    여야가 9일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한 추가 협상에 합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의 밀도 있는 협의”에 의견을 모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한 회동에서다. 박 의장은 “신의를 바탕으로 통합과 타협의 결론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원래 공수처는 7월에 출범했어야 하지만 아직 공수처장 후보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소통과 협치의 정신은 사라진 채 평행선만 달리는 한국 정치의 모습은 참으로 유감이다. 현행 공수처장 추천위에서의 비토권은 야당이 동의하는 후보를 공수처장에 임명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여당은 최종 합의가 결렬되는 대로 곧바로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할 태세다. 제1야당의 의사를 무력화시키는 법 개정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법 제정 당시 여야 합의의 정신에 어긋난다. 국민의힘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공수처 출범에 부정적인 야당은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부터 태업을 벌이면서 여당에 극한 대결을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고위 공직자 7100명을 수사 대상자로 둔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수처 출범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검찰개혁의 핵심인 만큼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대의명분을 훼손할 수 있다. 여당은 편의적으로 법을 고치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보고 인내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밀어붙이면 국민의 눈에는 입법 독재로 비칠 것이다. 야당 역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 여야는 극한 대립에서 벗어나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절충하고 합의해 공수처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수처법 개정은 최후의 수단이다.
  • [데스크 시각] 아직 1년 5개월이 남았다/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아직 1년 5개월이 남았다/임일영 정치부 차장

    “흔히 임기 후반부를 하산(下山)에 비유합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참여정부에 하산은 없습니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 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입니다.”(‘문재인의 운명’ 중)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1년을 앞둔 2007년 3월,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문재인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이런 당부를 했다고 한다. 지금과 달리 당시는 보수로의 정권교체가 확실시됐다는 점에서 사뭇 다른 상황이었지만, ‘비서실장 문재인’은 원칙과 초심, 긴장을 유지하자고 독려했다. 최근 국정운영 지지율 40%의 벽이 깨지면서 여권 내 무거운 공기가 감돈다. 37~39%(3일 리얼미터, 4일 한국갤럽, 7일 리얼미터)를 찍은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으로 여론이 급랭했던 올해 8월에 이어 세 번째다. ‘콘크리트 지지층’이 균열을 빚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5년 단임제에서 레임덕(권력누수)은 시차가 있을 뿐 불가피한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 4년차 3분기 지지율은 26%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32%, 노무현 전 대통령은 12%,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였다. ‘촛불’로 탄생한 현 정부가 워낙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였던 터라 낙폭이 크게 느껴질 뿐, 레임덕을 말하기엔 시기상조일 수 있다. 문제는 적확한 진단과 처방이다. 40% 붕괴의 원인을 여권에서는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한 피로감이나 검찰개혁을 좀더 확실히 못 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갤럽 조사를 보면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높은 건 부동산 정책(22%)으로, ‘추·윤 갈등’(9%)을 웃돌았다. 또 다른 측면은 4·15 총선에서 범여권에 180석을 안겼던 민심을 제대로 읽었느냐다. 총선 직후 여권 지도부는 152석을 얻고도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 입법에 집중했다가 민심을 잃고 정권까지 내준 2004년 열린우리당의 교훈을 잊지 말자고 했다. 그러더니 부동산 대란 해결은커녕 진보적 개혁 의제마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의회 지형상 여론전을 펼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처리해도 될 일을 무리하게 ‘추미애 vs 윤석열’의 대립 구도로 변질시켜 검찰개혁의 당위와 명분을 희석시켰다. 일차적으로는 추 장관 탓이지만, ‘원칙론’에 사로잡혀 ‘추·윤 갈등’에서 비켜 서 있던 청와대나 전략·전술 없이 현재까지 끌고 온 이낙연 대표 등 여당 지도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당은 9일 국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매듭짓겠다고 천명하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나 차별금지법,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등 개혁 의제엔 미지근했다. 밀어붙여서라도 해야 할 일은 미뤄 두고,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절차대로’ 했어야 할 일은 열혈 지지층만 바라보고 드라이브를 건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면 공수처를 출범시켜 검찰개혁의 단초를 마련하더라도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다를 바 없는 귀결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당청이 위기의식을 느꼈다면 심기일전해야 한다. 7일 문 대통령이 ‘추·윤 갈등’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이 그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한다. 부동산 정책을 쇄신하고, 제도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지지층을 결집하고, 개혁 성향 중도층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더는 흘려보낼 시간이 없다. 13년 전 문재인 비서실장의 말대로 ‘정상’에서 내려가기엔 늦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1년 5개월이 남았다. argus@seoul.co.kr
  • 김종인 “李·朴 대국민 사과에 직 걸겠다”… 투톱 주호영도 “반대”

    김종인 “李·朴 대국민 사과에 직 걸겠다”… 투톱 주호영도 “반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당 일각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위원장직까지 걸며 사과 강행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당 운영을 줄곧 비판해 온 장제원 의원에 이어 배현진 원내대변인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자 이를 불식시키고자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르면 9일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당 내부의 반대 목소리를 언급하면서 “대국민 사과는 우리 비대위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사과를 못 하게 하면 내가 위원장으로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도층을 끌어안고 30~40대의 지지를 받고자 한다면 사과를 해야 한다”며 “(위원장직을 맡고) 처음부터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말에 비대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주호영 원내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 스스로 낙인찍을 필요가 있느냐는 등의 의견이 있다”며 당내 목소리를 빌려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른 시일 내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내 반대 의견과 관련해 “알고 있으나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던 12월 9일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 국민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사과문 초안을 이미 써 놓았고 사과 장소와 형식 등을 숙고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여당이 9일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을 단독 처리하는 등 여야 대결이 격화되면 날짜가 조정될 수도 있다. 당내 논쟁은 점점 격화하고 있다. 배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 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야 맞지 않느냐”고 김 위원장의 민주당 경력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장 의원도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사과 논란을 벌이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우리 당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라고 부른 사람이 아니냐. 외연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 이해하고 믿어 줄 필요가 있다”고 대국민 사과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도 “국민의힘에 여전히 탄핵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내년 4월 보궐선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당내 강경파 압박에 몸살 앓는 與野 원내대표

    당내 강경파 압박에 몸살 앓는 與野 원내대표

    정기국회 막바지 여야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파들의 등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에게는 야당과의 협상 테이블을 접고 단독·신속 처리에 나서라는 압박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에게는 여당에 그만 끌려다니라는 등 ‘리더십 흔들기’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신동근 최고위원으로부터 “야당을 부족하지 않게 배려해 왔다. 이제는 행동할 때”라는 주문을 들었다. 신 최고위원은 전날도 “야당과의 협상을 우선시했다가는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김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당 주류인 지도부 강경파뿐 아니라 ‘매파’ 초선 의원들과 항의성 ‘문자 폭탄’을 투척하는 당원들도 극성이다. 고민정 의원 등 3040 초선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원내대표의 여야 합의 시도에 불만을 표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여야 합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강경파의 압박은 오히려 여야 협상에서 양보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는 식으로 협상력을 높이는 동력 역할도 하고 있다. 반면 주 원내대표에게는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안 합의 처리 후 터져 나온 불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합의로 6년 만의 법정 시한 내 처리라는 성과는 거뒀으나 서병수·홍문표 의원 등 중진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또 지난 6월 원 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에 18개 위원장을 다 내준 데 대한 ‘뒤끝’도 여전하다. 주 원내대표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해법으로 윤 총장의 정치 불참 선언을 제시했을 때도 권영세·정진석 의원 등이 공개 비판해 주 원내대표의 입지는 더 좁아진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수처법 강행 처리 대책을 세우는 의원총회에서도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총도 뭔가 의견이 나와야 계속하는데 중진들이 한마디도 안 한다”며 “주 원내대표가 이런 협상을 했고, 이후에 어떤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보고하면서 의원들 의견을 물어도 다들 갑갑하게 가만히 있는다”고 지적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주, 공수처법·공정거래 3법 강행… 내일 본회의 단독처리한다

    민주, 공수처법·공정거래 3법 강행… 내일 본회의 단독처리한다

    “與 규탄” 야당 반발에 안건조정위로 넘겨오늘 범여 단독 상임위 전체회의 회부할 듯與, 상법 ‘3%룰’ 일부 완화 등 검토하기로 주호영 “국민이 개돼지냐” 장외투쟁 불사더불어민주당이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단독 개정하기 위한 ‘사흘 작전’에 돌입하면서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야당의 요청으로 공수처법이 안건조정위원회로 보내졌으나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으로서는 최종 입법까지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상황이다. 또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도 9일 본회의에서 모두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입법 전쟁의 시작은 공수처법 의결이 예고됐던 오전 10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였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긴급 소집령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 모여 ‘단독 처리 시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다만 지난해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국회선진화법의 회의 방해 혐의로 곤욕을 치른 터라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장실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가 마주 앉았다. 1시간가량의 비공개 협상 후 “합의 처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양측 입장이 발표되면서 대결 국면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이 ‘5·18역사왜곡처벌법’을 단독 의결하자 분위기는 뒤바뀌었다. 국민의힘은 ‘합의 파기’라며 격분했고, 박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의 합의는 30여분 만에 무효가 됐다. 결국 국민의힘은 공수처법의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했다. 공정경제 3법도 각각 안건조정위에 올랐다. 여당은 상법 개정안의 ‘3%룰’과 관련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개별 3%씩 인정하는 것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건조정위는 쟁점이 첨예한 법안을 일정 기간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구다. 하지만 안건조정위는 위원 3분의2 찬성으로 의결하는 구조라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심하면 곧장 의결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8일 이 같은 방식으로 법안들을 처리해 상임위 전체회의로 넘길 예정이다. 수적 열세를 극복할 마땅한 방법이 없자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전부 개돼지고 바보냐”고 따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다만 민주당이 이미 12월 임시국회 소집서를 제출한 상황이라 9일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다음날 바로 임시국회가 시작될 수 있어 필리버스터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절차상 보장된 합법적 수단으로 막아 내지 못한다면 의사결정 전면 거부와 장외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은 산업재해 피해 유가족들과 함께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거대 양당 핑계 말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文, 공수처법 D데이 앞두고 직진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文, 공수처법 D데이 앞두고 직진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공수처 퇴색 우려되돌릴 수 없는 제도로 檢 개혁 매듭 의지“민주적 절차로 해결해야 민주주의 굳건”별도 출구전략 없이 尹징계위 진행 수순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문제를 다룰 검사징계위원회를 사흘 앞둔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 갈등’과 관련한 첫 공개석상 발언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으로 규정한 뒤 9일 끝나는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처리해 ‘제도 개혁’으로 현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가이드라인은 없다는 입장이 유지될 것”(3일 강민석 대변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추·윤 갈등’에 대한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 또한 윤 총장의 거취가 일단락된 뒤 나올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디데이’를 앞두고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다”며 검찰개혁의 절박함을 되새긴 것은 ‘추·윤 갈등’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본질은 실종된 채 국민 다수에게 ‘여권 vs 윤석열 갈등’ 구도로 비치는 현 상황에서 공수처가 출범하더라도 명분과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했다”고 밝힌 것과도 맞닿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추·윤 갈등’ 탓에 개인의 문제처럼 환원됐지만 본질은 권력기관 개혁이며, 공수처 출범을 통한 제도적 개혁으로 검찰개혁을 역진 불가능하게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 출범 등 제도 개혁을 윤 총장의 징계와 분리할 필요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가 10일 하루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작지 않은 데다 중징계가 결정되더라도 윤 총장이 소송전에 돌입한다면 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정운영 지지율이 37~39%에 머무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침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대국민 사과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는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추·윤 갈등’)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추 장관의 ‘징계 속도전’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징계위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던 것과 같은 맥락인 동시에 이 사태가 징계위를 통해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윤 총장에 대한 경징계를 통한 인위적인 ‘출구전략’은 청와대가 ‘불개입’을 천명한 상황에서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민주적 절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추·윤 혼란 죄송” 공수처법 밀어붙인다

    文 “추·윤 혼란 죄송” 공수처법 밀어붙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갈등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고,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라며 9일 끝나는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추·윤 갈등’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하면서 검찰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 등이 공정한 절차를 거쳐 마무리되면 이 사태도 정리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K방역’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위대한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더욱 성장한 한국의 민주주의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마지막 숙제를 풀어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최고위에서 “모레(9일) 본회의까지 공수처법과 국가정보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반드시 처리해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추천을 위한 추가 협상에 합의한 가운데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원회 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을 시도하자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열린민주당 1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8일 안건조정위에서 3분의2 이상 동의로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긴 후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 저지를 위한 로텐더홀 철야 농성과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를 결의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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