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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보수·진보 넘나든 권순일6년 임기 마치고 8일 퇴임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도민변 ‘사죄 없는 퇴임’ 비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8일 퇴임한다. 퇴임식도 퇴임사도 없이 후임 이흥구(57·22기)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인 대법관 자리를 명예롭게 끝마치는 날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권 대법관의 사죄 없는 조용한 퇴장에 비판 성명을 냈다.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그의 판결들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는 대법관 중 최선임인 권 대법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지사의 후보 토론회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관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 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권 대법관은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지난달 산재 유족 특별채용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권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를 단체협약을 통해 특별채용하는 것은 고용 세습이 아니라 유족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권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정부 조치는 위법하다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역시 다수 의견에 섰다.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내고 소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관 12명의 의견이 6대 6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캐스팅보트로 권 대법관과 다른 결론이 다수의견이 됐다. 그렇게 판결문 속 권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권 대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이 그를 기소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는 그를 탄핵 명단에 올렸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날 “권 대법관의 퇴임사는 오로지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죄여야 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변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으로 우리 사법 오욕의 역사도 또 한 줄 남겨지겠지만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의 완결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권 대법관이 못 다한 퇴임사는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완결지을 수 있을까. 과거 권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년 이흥구’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 청년은 역경을 이겨내고 35년 만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 대법관의 취임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통합, 대북정책 국조 압박에 민주 “트럼프 부를 수 있나”

    통합, 대북정책 국조 압박에 민주 “트럼프 부를 수 있나”

    민주 우상호 “외교 문제는 대상 안 돼” 20대선 국정농단·가습기 살균제 국조 19대 세월호·국정원 댓글 등 5건 조사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과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분식 평화’, ‘위장 평화쇼’와 관련된 국민의 의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면서 “청와대에서 성실한 답변이 없으면 국민을 대표해 국회 차원에서라도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외교 문제는 국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증언대에 세워야 되는데 가능하겠냐”고 반박했다. 과거 국회 국정조사 사례를 보면 국민적 관심이 폭발한 사안에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발의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등 2건의 국정조사가 진행됐다.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를 해놓고도 실행하지 않았다. 19대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더불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로 사상 최초로 정보기관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등 모두 5건의 조사가 성사됐다. 18대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한미 기술협의의 과정 및 협정 내용의 실태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저축은행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 3건이 있었다.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이 마치 ‘세계 최고의 사기극’처럼 느끼는 대북 정책과 윤미향 사건에 대해 진실을 원한다면 (국회가) 조사할 의무가 있다”면서 “당당하다면 국정조사에 임해 국민께 소상히 밝히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정조사는 본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결을 거처야 해 통합당(103석) 자력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기업도 대기업도 ‘공정’이 화두

    공기업도 대기업도 ‘공정’이 화두

    인천공항공사가 쏘아올린 채용 논란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을 계기로 공기업은 물론 민간 대기업의 채용 방식을 놓고 ‘공정’이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노동조합 단체협약에 ‘조합원 자녀 특혜채용’ 조항이 있는 일부 대기업에서도 쟁점이 남은 만큼 한동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을 직원으로 특별채용하는 단협 조항이 유효한지를 두고 지난 17일 대법원 공개변론을 가졌다. 원심은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해당 조항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사회적 지위를 자녀에게 사실상 대물림하는 ‘고용세습’이므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입장도 이와 같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개변론에서 유족 측 변호인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라면서 “타인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선수 대법관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회사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사망했음에도 유족들이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적 특혜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은 문재인 정부 들어 불거졌던 대표적인 공정 논란 사례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92명(14.9%)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판 음서(蔭敍)제’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지만 과거엔 단협에 노조원 가족 채용우대 조항을 넣은 기업도 흔했다. 201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당시 SH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 광주도시공사 등 지방공기업에 만연했던 유가족 특별채용 조항에 대해 “과도한 복리후생”이라면서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2018년 고용세습 관련 조항을 명시한 기업은 현대차를 포함해 13곳 정도였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점점 사라지거나 사문화돼 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현대로템, 두산모트롤은 지난해 관련 조항을 모두 삭제했다. 현대차도 현재 소송 중인 산재 유족 특채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삭제했다.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재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LG전자에서 불거진 채용비리 논란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LG그룹은 지난 9일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직무 중심으로 수시 채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무에 대한 적응력이나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정기 공채 제도로는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기업들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채용하려다 보면 변별력을 이른바 ‘스펙 중심’으로 볼 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현대차도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바꿨고 올 들어서는 KT가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SK그룹도 수시채용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대기업도 공기업도 ‘공정’이 화두

    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대기업도 공기업도 ‘공정’이 화두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을 계기로 공기업은 물론 민간 대기업의 채용방식을 놓고 ‘공정’이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노동조합 단체협약에 ‘조합원 자녀 특혜채용’ 조항이 있는 일부 대기업에서도 쟁점이 남은 만큼 한동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을 직원으로 특별채용하는 단협 조항이 유효한지를 두고 지난 17일 대법원 공개변론을 가졌다. 원심은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해당 조항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사회적 지위를 자녀에게 사실상 대물림하는 ‘고용세습’이므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입장도 이와 같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개변론에서 유족 측 변호인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라면서 “타인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선수 대법관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회사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사망했음에도 유족들이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적 특혜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불거졌던 대표적인 공정 논란 사례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92명(14.9%)가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판 음서(蔭敍)제’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지만 과거엔 단협에 노조원 가족 채용우대 조항을 넣은 기업도 흔했다.201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당시 SH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 광주도시공사 등 지방공기업에 만연했던 유가족 특별채용 조항을 “과도한 복리후생”이라면서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2018년 고용세습 관련 조항을 명시한 기업은 현대차를 포함해 13곳 정도였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점점 사라지거나 사문화돼 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현대로템, 두산모트롤은 지난해 관련 조항을 모두 삭제했다. 현대차도 현재 소송 중인 산재 유족 특채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삭제했다.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재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LG전자에서 불거진 채용비리 논란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LG그룹은 지난 9일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직무 중심으로 수시 채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무에 대한 적응력이나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정기 공채 제도로는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기업들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채용하려다 보면 변별력을 이른바 ‘스펙 중심’으로 볼 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현대차도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바꿨고,올 들어서는 KT가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SK그룹도 수시채용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생각나눔] 산재 유족 특채… 세습인가 배려인가

    [생각나눔] 산재 유족 특채… 세습인가 배려인가

    단체협약 조항 무효 여부 놓고 공방“산업재해 유족에게 채용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다.”(유족 측) “고용세습 조항에 따른 취업 보장은 ‘부모 찬스’를 사용하는 것이다.”(현대차 측) 17일 대법원에서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 가족 1명을 특별 채용하는 현대·기아차의 단체협약(단협) 조항이 무효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5년 전 노사 간 체결한 조항이 청년실업이 만연한 현시점에서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상환)가 연 공개 변론에서는 “청년들의 꿈을 저버리는 것은 산재 유족 채용이 아니라 재벌 2, 3세 채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가 된 조항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에 대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6개월 내 특채한다”는 현대·기아차의 단협 규정이다. 벤젠에 노출된 상태로 기아차에서 근무하다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지만 ‘급성 골수병 백혈병’ 진단을 받고 끝내 사망한 A씨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 2심은 “이 조항이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단협을 무효로 한 것은 선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기아차에서) 1994~2012년 산재 유족 16명이 채용됐다. 신규 채용 인원 중 0.5% 미만으로 채용의 자유 제한 정도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대물림’이란 지적에 대해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지 타인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사측 변호인은 “25년 전 합의한 고용세습 제도를 유지하면 청년 실업자뿐 아니라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재 유족이 실력에 의해 채용되면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 참고인으로 나선 노동법 전문가들도 팽팽하게 맞섰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는 “기업 스스로 약속한 것”이라면서 “채용의 자유를 행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이달휴 경북대 교수는 “자본주의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계약 체결의 자유)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김선수 대법관은 변론 과정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피고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사망했는데도 유족들이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적 특혜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냐”고 했다. ‘부모가 조합원이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이라는 사측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고, 유족에게 산재는 ‘사회적 재난’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권 교수도 “부모가 죽기를 바라는 자식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은 올해 안에는 선고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진중권 “586 운동권, 정치를 선악의 대결로 인식”

    진중권 “586 운동권, 정치를 선악의 대결로 인식”

    “정치란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하는 과정인데,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의 대결로 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국민의당 초청 강연에 나섰다. 진 전 교수가 비판한 대상은 이날 역시 ‘조국 사태’ 핵심 관련자들이 다수 포진된 ‘586 운동권’이다. 진 전 교수는 “최근 법을 어긴 자들이 외려 검찰을 질타하는 이상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면서 ‘조국 사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비리를 처리하는 방식이 놀랍다”면서 “잘못한 게 없고 기준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하면서 기준을 무너뜨려버리는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사람들이 과거에 비리를 저지르면 정의의 기준에 벗어났다는 걸 사과하고 반성했다면 최근에는 이걸 이상하게 처리해버린다”고 했다. “586, 진리의 기준을 자기들이 세워버려” 진 전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내 586 세대를 정조준했다. 그는 “아직도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지금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시절 민주당이 아니다”라면서 “그 분들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였고, 철학을 가진 분들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싸웠던 분들인 반면 지금 민주당 주류가 된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이제 ‘586’이 된 사람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NL(민족해방 노선)이냐, PD(민중민주 노선)냐’ 이런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진리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기준을 자기들이 세워버린다. 허위를 진리로 만드는 것, 허위를 사실로 만드는 게 그들의 진리인 양, 부도덕을 새로운 도덕으로 만드는 게 그들의 윤리관념”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최근 기자회견을 이유로 공판 중에 떠날 것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도 언급했다. 그는 “(최 의원이) 법정에 나와서 30분 만에 가야 한다고 했다. 검찰 수사 받다가 조퇴하는 건 정경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동양대 교수 때 처음 봤다”면서 “이들이 우리나라 인권 신장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비꼬았다. “운동권, 자기들이 이기는 게 최고 정의라 생각” 진 전 교수는 운동권 인사들의 정치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란 이해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라면서 “그런데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의 대결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정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고 적군을 제압할 때 세워진다”면서 “이들이 정의의 기준을 무시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아군을 방어하는 것은 그것을 자기들 고유의 정의를 세우는 길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의의 기준을 무시하면서까지 끝까지 자기 편을 편든다”면서 “자기들이 이겨야 되는 게 최고의 정의이고, 그걸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며, 적은 무조건 배척하고 아군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게 조국 사태 때 나타났고, 지금도 또 나타나고 패턴처럼 계속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을 향해 “법과 도덕과 윤리를 사회 보편의 이익이 아니라 지배계급(부르주아)의 특수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자기들이 곧 선이요 정의요 나아가 보편이익의 진정한 대변자라 굳게 믿기에 자기들을 향한 검찰 수사나 기소는 보편적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검찰조직의 특수이익을 지키는 행위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권 시절이던) 과거 같으면 검찰을 정권의 앞잡이라고 할 텐데, 자기들이 정권을 갖고 검찰총장을 임명했으니 이제 그렇게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그러니 검찰을 조직 이기주의라고 하는 것이고, 검찰이 자기들을 기소하는 건 보편적 정의를 위한 게 아니라 검찰의 특수이익을 지키기 위한 당파적 이익이라고 하면서 서초동으로 몰려가 데모하는 것이다. 황당하지만 그들 코드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이 원하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자기들이 잘못했을 때 그걸 정의라고 말해줄 수 있는 조직으로, 원래 추구한 검찰개혁의 의의를 180도 뒤집은 것”이라며 “옛날엔 그들이 ‘저편’을 위해 봉사했다면 이젠 우리편을 위해 봉사하라는 프로젝트로 광범위하게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 기득권 세습 위해 공정 훼손한 사건“ 그는 ‘조국 사태’를 “평등의 이념을 내버린 586 세대가 기득권을 제 자식들에게 세습해 주기 위해 공정의 가치까지 훼손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진 전 교수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 그런 기회도 빼앗아버린 것이다. 자식 세대한테 뭘 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식한테만 기득권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한국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와 함께할 장기적인 기획이 필요하다”면서 “날로 극심해질 양극화와 고령화, 그리고 고용의 불안정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가게 해줄 전략이 필요하다. 그 발전은 당연히 사회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다시 한번 정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기서 정의란 그저 과정의 공정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시장경제에서는 아무리 과정이 공정해도 경쟁의 결과는 불평등하기 마련이다. 정의는 결과의 평등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능한 초기 조건을 평등하게 만들어줘서 경쟁이 공정해야 하고, 그 경쟁에서 비롯되는 결과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지만, 그 불평등의 정도가 과도할 경우엔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게 우리의 과제다. 보수의 과제도, 진보의 과제도 아닌 모두의 과제다. 진보든 보수든 실패한 지점에서 다시금 정의와 공정을 세우는 게임을 다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정부와 유착…공화국의 위기“ 진 전 교수는 최근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으로 불거진 시민단체의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아예 여권에 붙어서 더 해먹고 있다”며 “요즘 참여연대는 ‘불참연대’다. 성명 하나 못 낸다. 내는 성명도 거의 어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미 시민단체들이 착란 상태에 빠졌다. 아예 저쪽에 붙어서 그들보다 더 해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시민 후원을 받다가 이제 정부 돈을 따내야 하는데, 그러다 유착이 이뤄진다”면서 “결국 중심을 잡아야 하는 시민단체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여권과 시민단체 간) 거대한 블록이 형성돼 견제할 세력이 없어졌다. 그러다보니 지지자들은 굉장히 폭력적 양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는 공화국의 위기”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 친노 폐족 부활의 카드“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문 대통령은 정치할 생각이 없이 도망다녔다”며 “친문들이 노무현 팔아먹고 있는 걸 웬만한 자기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막았을 텐데 그 분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다보니 변수가 되지 못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치할 뜻도 없는데 노무현 서거로 불려나와 ‘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서 “친노 폐족이 기득권 세력으로 부활하는 데 ‘카드’가 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오늘이 6월 10일인데, 6·10 항쟁을 주도했던 세력이 행정부, 입법부를 장악하고서 법관을 탄핵한다면서 사법부까지 장악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수진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에서 ‘판사 탄핵’이 가능하도록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론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1987년으로부터 33년이 지났는데, 자신들이 비난했던 그 자리를 차지하고 비난했던 그 짓을 하고 있다”며 “예전 어용은 부끄러운 줄은 알았는데, 이들은 부끄러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주민을 위해 머슴처럼 일하겠습니다.” 선거 때면 자주 듣는 문구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심심찮게 ‘머슴론’이 인용됐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현역의원끼리 맞붙은 한 지역구에선 ‘큰 머슴론’을 펼쳤던 여당 후보가 박빙의 차로 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머슴론’은 정치인이나 정무직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표현이다. 역대 대통령이나 지사, 국회의원들의 상당수가 머슴론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고 당선된 이후에도 충실한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대부분 입에 발린 달콤한 공치사에 그쳤고, 머슴이 아닌 상전처럼 군림하기 십상이었다. “머슴이 되겠다”는 말은 일종의 포퓰리즘적 구호였던 셈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머슴이란 용어는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년 발간ㆍ중종 22년)에 처음 등장한다.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서의 머슴이란 명칭이 통용된 것은 갑오경장(1894년) 이후이다. 새경(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농업 임금노동자를 머슴이라고 불렀다. 노동의 한 형태로 반세습적인 강제적 예속관계에 있던 노비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머슴의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었다. 흉년과 농촌경제의 파탄이 주원인이었던 것이다. 능력에 따라 호칭도 상머슴, 중머슴, 꼴담살이 등으로 구분됐다. 1960년 통계에는 머슴의 수가 24만 4557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말부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머슴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심한 모멸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머슴 주제에 말을 안 듣느냐”는 등의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6년 전에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대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함부로 대하는 형태의 저급한 갑질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비원에게 갑질을 한 주민 또한 누군가의 머슴이거나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20대 국회가 보름 남짓 남았다. 회기 중 발의한 법안의 60% 정도가 처리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는 코로나19 대응 후속법안 등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민생 관련 법안이 상당수 있지만 폐기될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를 구성한 의원들의 상당수도 선출 직후에는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테지만 결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공분을 살 수밖에 없어 보인다.
  • 민주 현역 손금주·정은혜 경선 탈락

    민주 현역 손금주·정은혜 경선 탈락

    춘추관장 출신 유송화, 고용진에 ‘고배’ 전략공천 반발 문희상 지역구 ‘집단탈당’4·15 총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4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 2명이 추가로 탈락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이번엔 경기 안양동안을에 도전장을 내민 이재정 의원은 공천을 따내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인 5선 심재철 의원과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3일 민주당 4차 경선 결과 전남 나주·화순의 현역 의원인 손금주 후보와 경기 부천오정에 도전한 비례대표 출신의 정은혜 후보 등 2명이 고배를 마셨다. 나주·화순은 신정훈 후보가, 부천오정은 서영석 후보가 각각 경선에서 승리했다. 서울 노원갑에서는 현역 의원인 고용진 후보가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인 유송화 후보를 이겼다. 그러나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노원구 지역을 갑·을·병에서 갑·을로 통합하는 내용의 선거구 획정안을 제출하면서 지역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밖에 서울 동작갑(김병기), 경기 남양주갑(조응천), 전남 영암·무안·신안(서삼석)에서도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승리하며 총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불출마 선언과 경선 탈락 등으로 최소 34명, 전체 비율로는 26%의 현역 의원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이날까지 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중 절반 이상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아직 공천이 정해지지 않은 지역구 중 단수공천 또는 경선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12곳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중 현역 지역구는 서울 동대문을(민병두), 경기 시흥을(조정식), 수원무(김진표), 오산(안민석) 등 4곳이다. 시흥을 등에서는 ‘현역 단수공천을 위해 뜸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나온다. 공천 결과를 놓고 무더기 탈당 등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은 ‘부자 세습’ 논란에 불출마한 문 의장의 아들 석균씨 대신 영입 인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이 전략공천되자 지역 당직자 400여명이 지난 2일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 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집단 사퇴했다. 컷오프된 오제세(충북 청주서원) 의원은 당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으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민주 경선 대권주자 ‘희비’… 이낙연·박원순계 선전, 이재명계 고배

    민주 경선 대권주자 ‘희비’… 이낙연·박원순계 선전, 이재명계 고배

    李 前 총리 후원회장 맡은 11명 공천 확정 朴시장 측근 민병덕·김원이 등 4명 승리 李지사측 유승희·김용·임근재 모두 낙마 윤건영 구로을·오영환 의정부갑 전략공천 靑 출신 윤영찬 등 9명 경선 이겨 ‘뒷심’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경선 결과를 3차까지 발표한 가운데 대선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계열 후보들이 선전한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 쪽 인사들은 줄줄이 낙마했다. 민주당은 컷오프(공천배제)와 당내 경선을 이어 가며 현역 교체율 목표치인 20%보다 많은 25%를 이미 달성했다. 민주당은 1일까지 253개 지역구 중 155곳의 후보를 정했다. 세부적으로 단수공천 84명(현역 36명·원외 48명), 경선 53명(현역 15명·원외 38명), 전략공천 18명(현역 1명·원외 17명) 등이다. 민주당은 이날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서울 구로을에 전략공천했다. 미래통합당 김용태 의원이 이미 후보로 확정돼 일전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또 ‘세습 공천’ 논란을 빚은 경기 의정부갑에는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했다. 최지은(부산 북강서을) 박사, 임오경(경기 광명갑) 전 핸드볼 국가대표, 한준호(경기 고양을) 전 MBC 아나운서 등의 공천도 확정했다. 이수진 전 판사 등의 전략공천이 거론된 서울 동작을은 이날도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지역위원장 반발이 강한 데다 누굴 붙여야 이길지도 고민”이라며 “다른 지역 전략공천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앞서 민주당은 강훈식·김병관·김병욱·백혜련 의원과 이탄희(경기 용인정) 전 판사 등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들 중 11명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 대선 전 ‘이낙연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박 시장도 성적이 나쁘지 않다. 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 변호사는 6선 이석현 의원을 꺾어 화제가 됐고, 최종윤(경기 하남) 전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 김원이(전남 목포)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도 경선에서 승리했다.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전북 정읍·고창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반면 이 지사와 가까웠던 유승희(서울 성북갑) 의원, 김용(경기 성남분당갑) 전 경기도 대변인, 임근재(경기 의정부을) 전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 등은 경선에서 패했다. 1차 경선에서 미진했던 문재인 청와대 출신들은 ‘뒷심’을 발휘했다. 윤영찬(경기 성남중원)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서울 관악을) 전 일자리수석, 한병도(전북 익산을) 전 정무수석 등 이날까지 총 9명이 경선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까지 컷오프하면서 현역 130명(문희상 국회의장 포함) 중 최소 33명이 이번 총선에 나오지 않게 됐다. 3일에 서울 동작갑(김병기), 노원갑(고용진), 경기 남양주갑(조응천) 등 현역 10명의 경선 결과가 발표되면 물갈이 비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집트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사망

    이집트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사망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때 축출 ‘시위대 학살’ 종신형… 91세 지병으로 숨져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때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사망했다. 91세. AP통신은 이집트 국영TV를 인용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수도 카이로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무바라크는 1969년 공군 참모총장에 올라 제3차 중동전쟁(1967)에서 이스라엘에 참패한 이집트 공군을 재건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을 몰아붙여 전쟁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전쟁에서 얻은 명성에 힘입어 1975년 안와르 사다트 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1979년 집권 국민민주당(NDP) 부의장에 선출되면서 사다트의 후계자 자리를 굳혔다. 사다트는 1979년 아랍권 국가 가운데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했다가 1981년 이슬람 원리주의자에게 암살됐다. 부통령이던 무바라크는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그는 사다트 시절 탈퇴했던 아랍연맹에 복귀하고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화해하는 등 ‘아랍 회귀’를 추진해 중동의 맹주로 떠올랐다. 유엔 사무총장과 아랍연맹 사무총장,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모두 배출해 국제적 위상도 높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중재해 중동 평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국내 정치에서는 억압적이었다. 정보기관을 이용해 철권통치를 펼쳤다. 국영기업이 전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제도 나빠졌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는 ‘현대판 파라오’로 불릴 정도로 무자비한 독재자로 평가받는다. 집권 말기에는 자신의 둘째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하려 한다는 분석도 많았다. 그러나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을 비켜 가지 못했다. 국내외의 비난 속에서도 그해 2월 당시 집권당이던 민족민주당은 무바라크가 대선에 단독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무바라크가 직접 나서 “집권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혁명이 이집트로도 넘어왔고 시민들이 카이로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에 모여들었다. 군과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8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바라크를 지지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등을 돌리면서 이집트 국민의 저항이 더욱 거세졌다. 결국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가 축출된 뒤 잠시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 정권이 집권했지만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그 뒤로 무바라크에게 우호적인 군 장성 출신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집권했다. 무바라크는 2011년 4월 두 아들과 함께 부패 및 권력 남용, 군경의 시위대 학살을 막지 못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012년 6월 종신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항소법원이 재심을 명령했다. 2015년 재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고령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2015년 10월 석방됐다. 2017년 3월 항소법원이 사면을 선고했다. 그 뒤로 지중해 샤름엘셰이크의 자택에서 지내던 그는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등장해 욤키푸르 전쟁을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무바라크는 집권 당시 북한에 우호적인 지도자로도 유명하다. 무바라크는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1980년부터 1990년까지 네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철수 “사법시험 부활 추진”…‘로스쿨·의전원 폐지’도 공약

    안철수 “사법시험 부활 추진”…‘로스쿨·의전원 폐지’도 공약

    직계비속 지역구 세습 금지 방안도 공약“선거개입 의혹 청문회 반드시 하겠다”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3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모 찬스’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는 로스쿨과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고 대신 사법시험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부와 지위가 불공정 입학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것이 자녀들의 경제 사회적 부와 지위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공정사회를 위한 5대 실천계획’을 밝혔다. 그는 먼저 사법시험 부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을 개정해 채용 청탁이나 고용세습을 하는 경우 채용을 취소하고 관련자를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불공정 취업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채용서류에 대한 보관기한은 180일에서 최소 3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열정페이’ 근절도 약속했다.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기능이나 경험 습득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보호조치를 구체화하고 강력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직계비속에 의한 지역구 세습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 위원장은 “현직 선출직 공직자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선거구를 직계비속에게 세습한다면 가뜩이나 낙후된 한국 정치는 더욱 후퇴할 것”이라며 “기득권에 의해 능력 있는 정치지망생의 기회가 박탈당하는 불공정행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불공정 신고센터’와 ‘공정사회 실현 특별위원회’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 위원장은 “울산시장 관권공작선거 같은 일은 꿈도 꾸지 못하도록 관련자를 엄단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80년대 안기부나 했음직한 짓을 청와대가 총동원돼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반드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우리 사회가 공정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나서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지켜내야 한다”며 “야당의 입장에서 청와대 권력을 수사한다고 해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고 정의를 지향하며 검찰공직자로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의동·권은희 의원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 사기극, 문재인 정부의 진짜 속내는?’ 토론회에 참석해 “울산시장 관권선거, 선거 개입 진상규명 청문회를 반드시 하겠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불러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지역구 세습/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역구 세습/이지운 논설위원

    최근 민주노총 산하 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한 후보가 선거 홍보물에 자신의 아들딸이 현재 뭘 하고 있는지 공개했다고 한다. 경쟁 후보의 자녀 채용비리 의혹을 꺼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쟁 후보의 아들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과거 노조 고위직 임원을 지냈던 경쟁 후보가 힘을 썼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너그 아부지 뭐 하시노’에서 ‘너그 아(애) 뭐하노’로 옮겨진 지는 꽤 됐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은 이를 증폭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와 인천공항공사, LH, 한전KPS,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5개 공공기관에서 임직원의 4촌 이내 친·인척 333명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전남대병원에서의 세습 채용기법은 더욱 공분을 부추겼다. 병원의 A국장의 아들은 지난해 입사시험에서 1등을 했고, 이 아들의 여자친구도 높은 등수로 합격했다. 이때 이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 B과장의 아들은 올해 1등으로 입사했다. A국장과 B과장이 서로 상대 아들의 면접관으로 들어가 높은 점수를 준, ‘품앗이 채용’의 전형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그 아들 석균씨의 아버지 지역구 세습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거나, 문 의장이 만약 현직 국회의장이 아니었어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았을 수 있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 상정 순서를 바꿔 가며 정부 예산안을 먼저 표결에 부치거나,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서도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따라 부의 날짜를 정하는 일만 없었어도 공격을 덜 받았을 수 있겠다. 조국 사태가 그렇게 길게 나라를 뒤흔들지만 않았어도 그랬을지 모른다. 얼마 전 국회에서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학 입학 전형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이 거론된 것은, ‘세습’으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해졌는지를 본능으로 감지한 국회의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 중의 하나였다. 지역구 세습이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 배우자가, 자식이 이어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 있는 정치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넘겨준 적은 없었다. 석균씨는 “변호사 아들이 변호사가 됐다고, 의사 아들이 의사가 됐다고 해서 세습이라고 비판하지는 않는다”며 억울해했다. 문 의장은 석균씨가 “나이도 충분하고, 커리어도 갖추고, 정치 수업도 받았다”고 했다.여론과 상관없이 정면 돌파를 시도할 모양이다. 하지만 석균씨는 선출직 정치인과 전문직의 입문 과정상의 차이점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그 직업의 그 본질적인 차이점을. jj@seoul.co.kr
  • “불법파견 판결받은 ‘道公 톨게이트 수납원’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불법파견 판결받은 ‘道公 톨게이트 수납원’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공공부문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이다. 노동계는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지나면서 ‘무늬만 정규직화’라는 울분이 터져 나온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대량 해고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기관들은 노무관리가 수월한 자회사 전환을 선호한다. 이에 노동자들은 ‘또 다른 간접고용’이라면서 기관이 직고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배규식(62) 원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의 층위를 두 단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직고용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공공부문에서 직고용을 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워릭대에서 노사관계(석사)·산업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은 노사관계 전문가다. 연구원에서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을 지냈고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원장으로 임명된 뒤 임기를 이어 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최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 갈등이 심각하다. “논란을 두 가지 층위로 나눠서 봐야 한다. 먼저 가장 갈등이 극심한 한국도로공사 사태를 보자.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은 대법원에서 이미 불법파견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노동자들이 도로공사에서 업무 통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거나 그럴 소지가 큰 사람들은 회사가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직고용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 만만치 않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인가. “‘절차적 공정성’이다. 예컨대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 ‘고용 세습’ 의혹을 받기도 했다. 엄격한 공개 채용으로 정규직이 된 이들 중에서는 이 과정에 환멸을 느끼고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관 내에서도 서로 다른 의식과 갈등이 있다. 정규직 전환을 하면서 이런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차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합리적인 차등’은 필요하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톨게이트 노동자는 ‘없어질’ 직업”이라고 발언했다가 노동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직업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새로운 기술로 기존의 업무가 줄거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이 있으면 다른 업무로의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하다.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노사가 논의해서 명예퇴직 등을 고민해야 한다. 일률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기업의 임금 수준과 지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과거보다 직업훈련이 더욱 중요해진다. 현재 자기가 하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개인적인 학습과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정년 연장’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년 연장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60대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정년은 60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년 연장을 논의할 때가 되긴 했다. 다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만 연장하면 이를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누가 정년 연장의 혜택을 누리는가. “정년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대기업 노조 생산직이나 공공부문 종사자 등 일부에게만 국한된다. 나머지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근속 연수가 6.6년이다. 6년마다 직장을 옮긴다는 뜻이다. 10년 이상 근속자는 21%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민간의 좋은 직장이 적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현재 법적인 정년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임금도 높고 복지 혜택도 잘 누린다. 그러나 60이 넘어서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은퇴를 대비하지 못한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이 50만원 언저리다. 이것으로는 도저히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다. 정년 연장만으로는 이들을 포용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청년 채용도 방해하지 않아야 하기에 복합적인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정년 연장에 앞서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나이·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것)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공임금제를 깨고 직무의 성격에 따라서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급제’ 도입은 꼭 필요하다.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공공부문에서도 직무급제 도입은 쉽지 않다. 그러나 준비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직무급제 도입은 앞으로 우리 사회 임금체계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지금 직무급제가 필요하다고 말로만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이 나서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급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직무급제 도입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연공적인 승진·승급 체계도 깨야 한다. 능력에 따른 인사관리가 절실하다. 직급은 과장, 부장인데 하는 일은 단순한 결재만 하는 등 생산성은 대리와 다를 것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하고 있는 직무에 걸맞은 임금체계를 짜려면 이런 승급·승진 방식은 없어져야 한다. 업무의 내용과 숙련도를 적절하게 설계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플랫폼 노동’이 새로운 화두다. “앞으로 전통적인 형태의 사업주, 노동자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플랫폼 노동자가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하는 일은 근로자와 별다른 점이 없는데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이른바 ‘가짜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종속적인 자영업자’도 존재한다.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현행 근로기준법만으로는 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노동법 전체를 뜯어고치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노동법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들을 포용하는 방법이 있다. 고용보험이나 산업재해보험 등 사회안전망 제도를 손질하면 된다. 현재 이런 제도들은 기존의 표준화된 고용 모델을 중심으로 돼 있다. 이것을 바꾸면 된다. 플랫폼 노동자들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포섭하는 것부터 고민하자.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단결권을 포함한 노동3권 등을 보장하는 문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사회안전망에 이들을 포함하는 것부터 해결하고 나서 앞으로 다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 대통령, 檢개혁 ‘채찍질’…‘윤석열표’ 아닌 ‘시스템 개혁’ 강조

    문 대통령, 檢개혁 ‘채찍질’…‘윤석열표’ 아닌 ‘시스템 개혁’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앞에 두고서 ‘윤 총장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반부패 시스템’을 주문했다. 윤 총장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현재 진행중인 검찰개혁에 한층 채찍직을 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개인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진행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비롯해 각종 개혁의 제도화를 촉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식 당시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 관심이 모인 것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며 언급하며 개인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및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국면에서 청와대와 검찰이 엇박자가 나는 듯한 모습이 노출되며 불편한 관계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 “조 장관과 윤 총장의 환상적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지만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언급해 인물 중심 개혁에 대한 꿈을 접는듯한 모습도 보였다. 대신 제도화를 통한 검찰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상당수준 이루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 이후의, 그 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주길 바란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로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에 휘둘린다는 비판에서는 어느정도 자유로워졌다는 점을 평가하되, 현 수준 개혁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검찰 개혁에 대한 주마가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인권과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수사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일각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 발언은 윤 총장을 비롯한 검찰 조직에 함께 경고를 날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으로 요구가 집중된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검찰개혁이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큰 밑그림의 일부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으로 요구가 집중되어 있는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함께 개혁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검찰개혁 외에도 전관특혜·불법 사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불공정 관행을 지적하면서 집권 후반귀 국정운영 동력을 전방위적인 ‘공정 드라이브’를 통해 살리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채용비리와 관련해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의혹 등 국민들이 불공정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불신을 해소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사실상 일부 노조들에 제기된 이른바 ‘고용세습’ 의혹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일상 속에 내재한 불공정·부조리’에 대해서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논의한 안건들은 모두 국민 체감 분야이기에 더더욱 중요하다”며 “이 방안이 모두 실현된다면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 또한 높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대벼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논의들을 실효성있게 만들고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라”고 강조하며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영역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분석]文 대통령, ‘정시비중 상향’ 승부수 꺼낸 까닭은?

    [뉴스분석]文 대통령, ‘정시비중 상향’ 승부수 꺼낸 까닭은?

    현정부 교육기조와 배치... 다수국민 “정시가 공정” 감안 “검찰개혁 멈추지 않겠다”며 야권에 공수처법 처리 설득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민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의혹으로 사회지도층의 대입 특혜 논란이 불거진 뒤 문 대통령이 입시제도 개편 방향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이 더 이상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봇물처럼 터져 나온 공정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밑거름 삼아 남은 2년 반 동안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국정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을 6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인적쇄신 대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개혁 성과를 거둬 청와대에 등을 돌린 중산층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한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정시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는 상당부분 배치된다는게 교육계의 평가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 핵심인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듣는 것인데, 내신과 수능의 절대평가, 수능의 축소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생·학부모 등 대입 당사자들의 혼란은 물론, 전교조 등 진보 교원단체와 보수 성향인 교총마저 정시 30% 이상의 확대는 곤란하다는 입장인 만큼 교육계의 반발은 불가피하다.문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당정청 고위관계자들과의 환담에서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뒤에도 당정은 정시 비중 확대에는 선을 그어왔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4일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한국 사회에서 무엇보다 민감한 이슈인 정시 확대안을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적지 않은 ‘리스크’를 감안한 배경에는 민심이 자리잡고 있다. “정치는 항상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라는 발언에서 보듯, 다수 국민이 정시가 그나마 수시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원칙’ 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고, 공정과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공정성을 발휘하라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갖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공정이 바탕이 돼야 혁신도 있고, 포용도 있고, 평화도 있을 수 있다”며 “경제 뿐 아니라 사회·교육·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에서의 불공정 해소 외에도 ▲공정경제 ▲채용비리 ▲탈세·병역·직장 내 차별 등 국민 삶속에 존재하는 모든 불공정을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이와 맞물려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다양한 의견 속에 국민 뜻이 하나로 수렴하는 부분은 검찰개혁의 시급성”이라며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고, 엄정하면서도 국민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과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특히 공수처법과 관련 “필요성에 대해 이견도 있지만 검찰 내부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 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을 교집합으로 한 협치의 손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야당에서 입시제도, 공공기관 채용·승진, 낙하산 인사, 노조의 고용세습, 병역·납세제도 개혁, 대·중소기업 공정거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부동산 문제 해결 등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의제를 제시했다”며 “여야정이 마주 앉아 함께 논의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얽힌 국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약속대로 가동하고 여야 정당 대표들과 회동도 활성화해 협치를 복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는 항상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믿으며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며 “더 많이 더 자주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회와 함께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소통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 번째이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약 1년(355일) 만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조국 나왔을 때만 ‘반짝’…환노위 국감, 원론만 되풀이

    조국 나왔을 때만 ‘반짝’…환노위 국감, 원론만 되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단 한 번이었는데, ‘조국’이라는 이름이 거론됐을 때였다. ●조국 거론되자 고성으로 이어진 환노위 국감 이번 환노위 고용부 국감은 신선한 내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지표와 노인일자리 논란,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업, 최근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온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등 이미 많이 거론됐던 내용들이 주가 됐다. 고용노동 현안은 맞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새로울 게 없었다. 이미 제기됐던 문제들을 이재갑 고용부 장관에게 확인하는 수준이었고, 이 장관은 준비된 답변을 하면 그만이었다. 환노위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조국 장관의 이름이 나왔을 때다. 최근 고용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해석을 비판한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가) 조국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고려대 대학원생 임효정 씨를 참고인으로 세운 오후부터 갈등은 본격화됐다. 신 의원이 임씨를 참고인으로 부른 이유는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임씨는 “조국 장관 자녀 사태를 보며 무기력에 빠졌다”면서 “대학원생들은 (조 장관 딸이) 제1 저자로 쓴 논문을 우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받은 것에는 기가 막혔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씨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용득 의원은 “사회에서 가담하고 있는 단체나 직위 같은 게 있는가”라고 물었고, 임씨가 “없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청년일자리 정책을 언급한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어서 소속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최근 조 장관 딸이 한 말을 봤느냐. 지금까지 나온 것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조 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조 장관과 관련된 발언이 이어지면서 생긴 갈등으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기대 모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증인을 앞두고 의미 있는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다.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 파인테크노코리아의 홋타 나오히로 대표는 이날 환노위 고용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기존 회사의 입장만 반복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로 국내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등을 저지른 기업이다. 지난 6월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공장 앞 아스팔트에 락카칠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낸 바 있다. 홋타 대표를 증인으로 세운 설 의원은 왜 한국정부의 불법파견 판단에 불복했는지,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거액의 소송을 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었지만 기존 입장을 듣는 데 그쳤을 뿐 의미 있는 성과는 없었다. 설 의원은 저녁식사 이후 한 차례 더 홋타 대표를 증인석에 세웠지만 홋타 대표는 “아까도 반복했지만…”이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똑같은 말을 했다. 노동계 출신(한국노총)인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질의로 민주노총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임 의원은 이날 이 장관에게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하고 최근 노사분규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온갖 노조혐오로 가득 찬 단어의 무의미한 나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의신청을 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박 시장은 감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감사원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면서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도 채용비리를 저지르겠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장우 의원도 “김일성 3부자 세습은 들었어도 공기업에서 고용 세습을 하고 있다는데 젊은이들이 얼마나 불공정하게 느끼겠는가”라면서 “감사원에 반기를 든 서울시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박원순 시장도 대한민국 불공정 인사의 가장 핵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장관은 “감사원법에 따라 이의 신청 절차가 있고 그에 따라 다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환노위서도 ‘조국 설전’…“불공정한 것에 대한 분노” vs “딸 얘기 들어봤냐”

    환노위서도 ‘조국 설전’…“불공정한 것에 대한 분노” vs “딸 얘기 들어봤냐”

    조국 법무부 장관과 크게 관련이 없는 상임위원회에서도 ‘조국 국감’은 여지없이 이어졌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조국’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까지 오가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환노위 고용부 국감은 이날 오전 10시에 개시했다. 12시 30분쯤 점심식사를 위해 정회하기 전까지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주요 정책에 대한 질의와 이재갑 장관의 답변이 이어졌다. 다만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정부가 고용지표 개선이 됐다고 홍보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조국스럽게 거짓말과 위선을 하고 특권 의식이 있으며 국민을 속이려 해 분노했다”고 지적하면서 조국 국감의 포문을 열었다. 오후 2시 30분 재개된 감사에서 본격적으로 여야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고려대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임효정 씨를 소환하면서다. 임씨는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조 장관의 딸을 언급했다. 이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씨에게 혹시 어느 단체에 소속돼 있는지 묻기도 했다. 임씨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이용득 의원은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속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포문을 열기도 했던 이 의원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본격적인 설전이 시작됐다. 이 의원은 “젊은이들이 조국 때문에 (어제) 촛불을 들었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공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고 (임씨는) 그것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면서 “조국은 불공정의 핵심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인사고,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온 서울교통공사는 대표적인 불공정한 고용세습의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채용비리에 대해서 다른 의원님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왜 KT 채용비리 관련 황창규 회장에 대해서는 증인채택에 합의하지 않았느냐. 다시 논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논의 선상에 올리자는 것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최근 조 장관 딸이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 “지금까지 나왔던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그 내용을 봤는지, 지금까지 나왔던 것들(조국 관련 보도)과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진실인지 간단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의원도 “신보라 의원이 추천한 임효정 참고인인은 청년일자리 정책 때문에 나왔는데 갑자기 조 장관 딸 얘기는 갑자기 뭐지, 국민이 다 그렇게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장우 의원이 이정미 의원을 지목하면서 “정의롭고 공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나오셔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조국 얘기만 나오면 발끈하느냐”면서 “국민은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정말 불공정한 게 무엇인지 따지시길”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이정미 의원 등 여야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환노위는 일대 소란이 빚어졌다.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이 이들을 중재하면서 다음 차례인 전현희 의원에게 마이크를 돌렸고 전 의원이 환경미화원에 대한 재해문제를 거론하면서 조국 장관에서 비롯된 설전은 멈췄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교통공사 채용비리’ 재심 청구…박원순 시장, 대권행보용 역공?

    朴시장 “확인된 게 없다” 감사원 공격 관가 “향후 대권 과정 부담 싹 자르기” 서울시가 감사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의 채용 비리 감사 결과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채용 비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감사 결과를 반박했습니다. 강태웅 행정1부시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의를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피감기관인 서울시의 시장과 부시장이 전방위로 감사원을 공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관가에서는 “박 시장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박 시장의 주장대로 감사원이 비리가 없는데도 있다고 무리한 감사 결과를 내놓았을까요. 이번 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의 약 15%는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친인척 채용 비리는 확인된 게 없다”고 했습니다. 박 시장의 눈에는 이런 회사가 ‘가족적인’ 훈훈한 회사로 보이는 걸까요. 더욱이 교통공사 직원 2명이 아들의 채용을 교통공사의 위탁업체 노조위원장과 이사에게 부탁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박 시장의 설명대로면 채용 ‘비리’가 아니라 채용 ‘미담’ 사례가 될 것입니다. 감사에서 드러난 교통공사 직원의 채용 단계를 보면 ‘비정규직(기간제)-무기계약직-일반직’ 등의 순서를 거치게 됩니다. 비정규직 선발부터 사실상 ‘특혜’로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내부 추천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가 일반직으로 전환한 직원 45명 중 18명이 공사에 친인척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반인들은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가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들 45명은 정규직까지 일사천리로 나아갔습니다. 더욱이 전환 과정도 실력 평가라고 하기 어려운 적성검사와 면접시험만 거쳤습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정규직 전환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은 업무 등이 다르기에 채용 방법이 다르다”고 적시한 대법원 판례를 한번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국민들 눈에는 교통공사 채용 비리는 직원들끼리의 ‘짬짜미 불공정 채용’, ‘고용세습’으로 보이는데 왜 박 시장은 재심 청구까지 한 것일까요. 관가에서는 “박 시장 입장에서는 감사 결과에 다소 수용하지 못할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무엇보다 채용 비리 문제가 향후 자신의 대권 행보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외려 역공을 펴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시민단체 출신인 박 시장이 평소 공정, 정의를 외치면서 교통공사 채용 비리에 대해서 ‘제 식구 감싸기식’ 대응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사설] ‘고용 세습’ 공공기관 일벌백계하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의 ‘고용 세습’이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어제 공개한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대상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자 3048명 중 10.9%가 재직자와 4촌 이내 친인척 관계였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4.9%가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였고 전직자나 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무려 19.1%였다. 배우자나 자녀, 형제ㆍ자매들만 초대해 ‘채용 잔치’를 벌인 셈이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재직자들의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해 10월 서울시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감사 대상에는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전KPS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도 포함됐다. 재직자들의 친인척을 채용할 때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면 문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친인척 추천을 받아 형식적인 면접만 거쳐 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가 2017년 이후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따라 정규직(일반직)으로 전환됐다면 불공정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 서울교통공사에서만 시쳇말로 ‘꿀알바’ 자리를 얻은 뒤 정규직으로 ‘신분 세탁’한 직원이 46명에 이른다. 불공정한 채용 과정을 통해 고용된 사람마저 일체의 평가 절차 없이 ‘묻지마’식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재심의를 청구한다지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용 세습 문제 자체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2월에도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조사 대상 1205개 기관 중 11.8%인 143곳에서 비리가 적발됐다. 공공기관은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각종 채용비리로 얼룩진 공공기관의 행태는 청년들의 희망을 짓밟고, 사회정의를 뿌리째 흔드는 반사회적 범죄다. 고용 세습의 문제가 드러난 기관과 연루자는 일벌백계하고, 점검 대상을 모든 기관으로 확대해야 한다. 특혜와 반칙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허점도 보완하길 바란다.
  •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실로…작년 친인척 192명 정규직 전환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실로…작년 친인척 192명 정규직 전환

    여성합격자 점수 조정해 대거 탈락도 “사장 해임 등 조치”… 市 “재심의 청구”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의혹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또 친인척의 추천으로 면접만 거쳐 채용되는 등 불공정 경로를 통해 입사한 사람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부실도 드러났다. 교통공사가 지난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1285명 가운데 기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인 직원은 19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서울교통공사가 자체 조사한 수치(112명)보다 80명이 많은 것이다. 감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전 KPS 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5개 기관의 정규직 전환자 총 3048명 중 333명(10.9 %)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3월 비정규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는데, 이 가운데 192명(14.9%)이 재직자와 4촌 이내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중 일부가 불공정한 경로를 통해 입직한 사례를 알고 있거나 쉽게 알 수 있는 데도 이들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기존 직원의 추천을 받은 친인척 등이 면접 등 간이 절차만 거쳐 기간제로 채용된 사례(45명) 등을 적발했다. 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여성 합격자를 이유 없이 탈락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구 서울메트로는 2017년 7월 전동차 검수지원 분야 및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의 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단순히 여성이 하기 힘든 업무라는 이유로 합격권이었던 여성 지원자 6명의 면접점수를 과락으로 일괄 조정해 탈락시키고 불합격했어야 할 남성 지원자를 합격시켰다. 이 과정에서 면접에서 87점을 받아 1등을 기록한 여성 지원자의 점수는 48점으로 수정됐다. 감사원은 서울시장에게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해임 조치하라고 통보하는 한편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직무 회피’를 하지 않고 자신의 조카사위를 직장예비군 참모로 최종 합격시킨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대해선 비위 내용을 재취업 등 인사자료에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이를 포함해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5개 기관의 직원 등 총 72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고, 이 중 29명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 요청을 하거나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채용을 진행한 만큼 사장 해임 등 감사원의 건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이날 오후 긴급 간담회를 열고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위법성이 드러난 사안이 아닌 수용할 수 없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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