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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 ‘게걸음’… 연준, 성장전망 2%대로 낮춰

    미국의 경기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주택시장이 다시 바닥을 치는가 하면 고용지표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두달 만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경기 둔화 요인들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장률 수정 전망치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발표한 3.1~3.3%에서 2.7~2.9%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보고서에서 3.4~3.9%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예상하며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한 지 5개월 만에 1% 포인트 가까이 낮춘 것이다. 연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5~4.2%에서 3.3~3.7%로 내렸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FOMC 성명을 통해 최근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게 진행 중이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고 고용지표도 좋지 않다면서 정책금리를 연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 4월 발표한 8.4~8.7% 수준에서 8.6~8.9%로 소폭 올렸다. 내년 대선 때까지도 실업률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은 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부문의 취약성과 주택시장의 침체 등 미국 경기둔화의 일부 요인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면서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최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을 지목한 뒤 “이들 가운데 하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겪는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다만 가계의 소비지출과 기업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물가상승도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향후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실업률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준은 2차 양적완화 계획을 당초 예정대로 이달 말에 종료하되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기존에 보유한 증권의 만기도래분에 재투자하는 정책은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달 말까지 국채 매입이 마무리된 뒤 이를 보완할 신규 조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연준이 성장 및 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근접했으므로 추가로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연준 이사를 지낸 라일 그램리 포토맥 리서치 그룹 선임경제자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기둔화 추세가 가시화하고 실업률이 다시 높아진다면 추가 (경기부양)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 통화여건 지금 느슨한 상태 올해 경제성장률은 4.5% 될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서비스업을 활성화할 것을 조언했다. 연례 협의를 위해 방한한 IMF 협의단은 1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의 정책금리 인상은 환영할 만하지만 통화 여건은 느슨한 상태”라며 “기준금리가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비르 랄 한국 담당 과장 등으로 구성된 협의단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5%로 예측하고 내년에는 4.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 경제성장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4.3% 내외다. 반면 물가 전망치는 4.5%에서 4.3%로 낮췄다. 물가와 관련, IMF는 환율의 유연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물가 상승 대응에 필수 요소이며 거시 건전성 대책도 보다 쌍방향적 환율의 유연성이 동반될 때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부문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협의단은 “제조업에 치중된 특혜 조치를 제거, 평등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부문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정부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서비스업 부문에서 늘어나는 취업기회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공서열 중심에서 실적 위주의 임금제로 바꾸면 노년층 정규고용 기간을 늘려 사회안전망의 포괄범위가 늘어나고 노년층 빈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3%로 발표했다. 지난 4월 전망치 4.4%에서 0.1% 포인트 내린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4%에서 마이너스 0.7%로, 미국 경제의 회복 지연으로 전망치가 2.8%에서 2.5%로 각각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IMF는 지난 4월 전망보다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日 대지진 11일로 3개월… 세계경제 여진 점검해 보니

    日 대지진 11일로 3개월… 세계경제 여진 점검해 보니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3개월을 맞지만 지진의 충격파가 여전히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은 순조로운 경기 회복세를 보이다가 최근 일본발(發) 공급망 악화 등으로 제조업과 고용 부문에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도 미국의 일시적인 채무 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하며 신용 등급을 하향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실물 지표들도 다소 주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자동차의 부품 생산은 전월 대비 42.1% 급감했으며, 이는 미국에 그대로 전달됐다. 4월 미국의 자동차 생산은 전월 대비 13.5% 줄었고, 5월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월 대비 9만대 감소한 106만여대로 집계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지수는 53.5로 전월(60.4)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동수 한맥투자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4~5월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은 일본발 공급망 악화와 국제유가 상승, 토네이도 등 일시적 요인이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나영 토러스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고용 둔화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영향과 서비스업 부진 등 경기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면서 “경기 모멘텀 회복에 대한 신뢰가 있기 전까지는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발 경제 먹구름은 디폴트 가능성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도 무디스와 S&P에 이어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다. 피치는 “미 의회가 8월 초까지 부채 한도를 확대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미국이 디폴트할 경우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면서 “미국이 디폴트를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도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대지진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지만 아직 회복 국면엔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4월 수출은 감소했지만 생산과 소비가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돼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월(-15.5%) 대비 1.0% 증가했으며, 4월 가계소비지출은 전월(-2.3%) 대비 0.2% 늘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지난 4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월(-4%) 대비 마이너스 0.9%로 추산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1.5% 전망에서 1%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측은 “일본 기업들이 현재 전력난에 시달려 증산이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공급망이 복구되고, 전력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올 3~4분기에 일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수혜를 봤던 한국 경제도 최근 생산과 소비, 투자 등에서 다소 주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농산물 등 물가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지만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실물지표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는 “고유가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美 부채 상한선 2조 4000억弗 상향 조정 검토

    미국 여야가 정부 부채 상한선을 현재보다 2조 4000억 달러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화당 중진 존 카일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정부 부채 문제를 논의 중인 의회협상단 6명 중 한 명인 카일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년 말까지 (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 없이) 가려면 정부 부채 한도를 2조 4000억 달러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카일 의원은 이 정도 규모로 정부 부채 한도를 증액하려면 10년여에 걸쳐 정부 지출을 최소 2조 5000억 달러 절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상한 14조2500억 달러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 상한선은 14조 2500억 달러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부 부채가 14조 252억 달러로 상한액에 거의 근접했다. 정부 부채가 상한선을 넘으면 재무부는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더 이상 빌릴 수 없게 되고,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은 물론 만기 채무를 상환할 수 없게 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된다. 백악관과 의회는 재무부가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수단이 소진되는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오는 8월 2일까지 정부 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 ●버냉키 “경기부양 통화정책 지속” 한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이날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등의 요인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실망스러울 정도로 더디고 고르지 않은 경기회복세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시행해온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시행이 당분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버냉키 의장은 사전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고용과 주택경기 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경기둔화 맞물려 더블딥 오나 촉각

    美 경기둔화 맞물려 더블딥 오나 촉각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기가 최근 빠르게 식어 가는 시점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난 만큼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무디스는 3일(한국시간) 성명에서 “미국이 몇 주 안에 차입 한도를 높이는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현재 부여받고 있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가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가채무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단기적인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되는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양당 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의회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금융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경고에 즉각 반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6개월 사이 최저치인 전날 2.94%에서 3.03%로 상승했다.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미 국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무디스의 경고는 최근 미국 경기의 둔화와 맞물려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의 5월 제조업지수는 전월(60.4) 대비 크게 하락한 53.5로 나타났다. 5월 민간고용도 전월 대비 3만 8000명 증가에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 5000명)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고용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공장 주문도 전월 대비 1.2% 감소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 S&P 케이스실러의 20개 도시 3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하락해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고용, 주택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러자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미국의 2분기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의 2분기 성장 전망치를 2.5%로 종전(3.0%) 대비 0.5% 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BOA메릴린치도 2.0%로 종전 전망치(2.8%)에서 0.8% 포인트 낮췄다. 일각에서는 회복 국면에서 경기가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소프트 패치’를 넘어 ‘더블딥’(이중침체)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무디스의 경고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여기에 2차 양적완화가 이달 종료되면서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수요 둔화 속에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1차 양적완화가 완료됐을 때에도 더블딥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2분기에 경기 둔화가 나타난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 탓으로 하반기엔 점차 회복세의 모습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더라도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돈을 푸는 효과가 있다.”면서 “미국이 현재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지만 더블딥 상황으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2분기에 ‘소프트 패치’를 지나는 것”이라면서 “하반기엔 점진적인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소비심리 4분기 연속 하락

    소비심리 4분기 연속 하락

    올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4분기 연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6일 발표한 ‘2011년 2분기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2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진 47.2를 기록, 2010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고 있다.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 50을 넘으면 소비심리 개선을, 50 미만은 소비심리 위축을 뜻한다. 이는 경기회복 속도는 더딘 가운데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소득 계층별로는 전 계층에서 전 분기보다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소득 3분위(47.8)와 4분위(47.2)의 지수가 각각 2.1포인트, 3.1포인트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고소득층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태도지수의 5개 하위구성지수도 모두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지수와 미래경기예상지수는 전 분기보다 각각 3.2포인트, 3.1포인트 떨어진 37.1과 51.6을 기록했다. 현재 및 미래 생활형편지수도 각각 0.3포인트, 1.7포인트 하락한 45.8과 53.0을 나타냈고 내구재구입태도지수는 48.7로 2008년 4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기준치를 하회했다. 연구소는 “경기 상승 가능성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약화, 물가불안 심리 지속, 고용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으로 소비심리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4월 생산자물가 6.8% 상승, 청년고용 39.9%로 0.3%P↓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6%대 이상의 고공 행진이다.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청년 취업 한파는 여전해 청년층의 체감 경기는 아직 겨울이다. 한국은행은 4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3월(7.3%)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3월을 빼고는 2008년 11월(7.8%) 이후 가장 높았다. 올 1월(6.2%)부터 4개월째 6%대 이상이다. 농림수산품은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공산품과 서비스는 전월과 비슷한 규모의 오름세를 보였다. 농림수산품 중 채소류(-16.6%)와 수산식품(-3.9%)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내렸지만 곡물(18.4%)·과실(49.7%)·축산물(11.7%) 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상여건이 좋아지고 구제역이 진정되고 있지만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은 전년 동월 대비 8.9% 올랐고, 서비스는 2.3% 올랐다. 특히 서비스물가는 1월 1.8%, 2월 1.9%, 3월 2.1% 등 오름세를 타고 있다. ●취업자 작년보다 37만9000 명 늘어 한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7만 9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59.3%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월 대비 0.1% 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여전히 부진했다. 청년 고용률은 39.9%로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하락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상승했지만, 20대 고용률만 0.4% 포인트 내려갔다. 취업자 수도 20대(-2.7% 포인트)와 30대(-0.3% 포인트)만 줄어들었다. 청년 실업률 역시 8.7%로 전년 동월 대비 0.1% 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25세 이상 인구 감소, 중·고교생 인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 등이 청년 고용률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재정부는 “인구효과를 제외할 경우 청년 취업자는 약 2만명 증가하고 고용률도 0.3% 포인트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구직 포기 11%P 증가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144만 2000명으로 17만 5000명(13.8%)이나 급증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9만명(23.4% 포인트)이 늘어 최대폭을 보였고, 청년층(15~29세)에서도 2만 7000명(11% 포인트) 늘어났다. 고령층 대상의 공공근로 사업이 줄어든 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됐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 ‘니트족’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두바이유 배럴당 100弗대 급락

    두바이유 배럴당 100弗대 급락

    올해 초 배럴당 120달러 언저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 남짓까지 떨어졌다. 미국경기 악화와 달러화 강세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에 따라 한창 상승 국면에 있는 국내 기름값의 하락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3.92달러 하락한 100.48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루 1~3달러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유례 없는 하락폭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월 21일(100.36달러) 100달러를 넘긴 뒤 고공행진을 계속, 지난달 28일에는 119.23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번 폭락으로 100달러에 다시 근접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과 달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 그리스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불러왔다고 석유공사는 분석했다. 빈 라덴 사망 역시 유가가 떨어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도 7일 배럴당 2.62달러 내린 97.18달러로 거래를 마치는 등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두바이유 현물가격의 하락세에 영향을 받았다. 6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보통휘발유(옥탄가 92) 가격은 배럴당 12.96달러(9.74%) 내린 120.02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주유소 기름값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계속한 뒤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반영되는 이달 중순 이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텍사스유 배럴당 100弗 밑으로 급락

    美 텍사스유 배럴당 100弗 밑으로 급락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날보다 9.44달러(8.6%)나 내린 배럴당 99.80달러로 마감됐다. WTI 월물 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가격의 하락 폭은 지난 2009년 4월 20일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9.84달러(8.1%)나 떨어진 배럴당 111.3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같은 급락은 “최근 유가 급등은 과도하다.”는 국제적인 공감대 속에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와 독일 경제실적 둔화 등이 알려지자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4만 3000명 늘어난 47만 40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독일의 3월 공장주문 실적이 예상외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세 둔화 전망이 부각됐다. 석유회사들의 담합에 의한 고유가를 정책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고유가는 석유 부족이라기보다는 석유회사들의 ‘(담합) 음모’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23일과 30일 각각 유가 투기를 막기 위한 전담팀 발족을 시사했으며, 고유가로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석유회사들에 대한 연간 40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 철폐를 주장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금, 은 등 귀금속값 급락…고려아연 등 관련기업 주식도 하락

     금, 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유가도 많이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은의 선물값은 온스당 3.15달러(8.0%) 폭락한 36.24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은값은 최근 4일간 하락하며 26% 넘게 빠졌다.  달러화가 강세를 이으면서 잇단 증거금 인상이 하락 압력을 넣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지난 달 26일과 29일에 이어 이 달 2일과 4일에도 은 선물 증거금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개시증거금은 직전 1만6200달러에서 1만8900달러로, 유지증거금은 1만2000달러에서 1만4500달러로 올렸다. 26일 인상 직전과 비교하면 개시증거금은 7155달러, 유지증거금은 5800달러 인상됐다.  금값도 급락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값은 전날 대비 온스당 33.9달러(2.2%) 내린 148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지난 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 유가도 9% 가까이 폭락, 배럴당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전 날보다 배럴당 9.44달러(8.64%) 폭락한 99.80달러에 마감했다. 3월16일 이후 최저다. 전날에도 1.6% 하락했다. 런던시장(ICE)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10.79달러(8.9%) 폭락한 110.4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급락과 귀금속 가격하락은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발표 등 세계적인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귀금속 가격 하락이 다른 상품의 가격 하락을 부추겨 유가의 롱 포지션을 철수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주식이 직격탄을 맞았다.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의 주가는 40만원대가 붕괴됐다. 고려아연은 6일 오전 10시12분 현재 전일 대비 7.30%(2만9500원) 급락, 37만4500에 거래되고 있다. 4월말에는 주가가 50만원대 가까이 접근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소비·투자·생산 둔화 가능성…5% 성장 3% 물가 수정되나

    기획재정부가 7일 소비·투자·생산 등의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의 목표인 ‘5% 경제성장, 3%대 물가상승’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전월보다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고, 3월에도 이런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까지 석달 연속 4%대를 기록한 데다가 석유·원자재값 급등 등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앞으로도 경제정책 운용이 쉽지 않은 상태다. 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 속에 경기·고용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대외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겠다.”며 거시정책의 유연한 운용을 밝혔다. 재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소비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98을 기록, 200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설비투자 또한 선행지표의 둔화, 대외 불안요인으로 인한 기업 심리 위축 등으로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건설수주·건축 허가 면적 등 선행지표의 감소, 건설기업 심리위축 등을 고려할 때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 인플레이션 ‘덫’에 걸린 한국호

    글로벌 인플레이션 ‘덫’에 걸린 한국호

    우리나라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덫’에 갇혔다. 곡물가격 상승이 중동의 민주화 바람을 불러왔고,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수입국인 신흥국은 ‘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흥국 중에서도 원유 가격에 더 취약하다. 유가 상승에 대응하려고 해도 대응 카드가 없다. 한국은행은 24일 ‘중국의 주요곡물 수급 현황과 향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중동과 아프리카 소요 사태와 같은 정치적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화 시위가 있었던 이집트는 최대 밀 수입국이고, 아프리카·중동 지역 국가 대부분이 밀을 수입하고 있어 이들 지역의 소요 사태가 식량가격 급등과 연관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눈총 받는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은 경제 구조가 가장 취약한 중동에서 터졌다.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아중동팀장은 “중동 국가들은 석유단일산업 구조로 고용이 크지 않아 물가 상승 때마다 국가의 보조금으로 해결해 왔다.”면서 “소득이 증가하지 않고 세계 곡창지대의 이상 기후로 곡물값이 폭등하면서 단일 경제구조가 무너진 셈”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리비아가 원유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경우 두바이유는 배럴당 3.3달러씩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정 불안이 중동으로 확산돼 중동 전역의 원유 생산이 중단될 경우 배럴당 53.3달러가 오른다는 계산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신흥국 중에서도 유가에 가장 취약하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때 한국은 GDP의 1%가 줄어 신흥국 중 최대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유가가 연평균 100달러를 유지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0.48% 상승한다. 2008년 유가 파동 때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어느 정도 가격 완충 역할을 해 주었지만 지금은 1100원대여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과 기업 사이 돈의 흐름 역시 점점 빨라지는 상황이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게다가 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걸리는 기간이 과거 2~3개월에서 최근 1~2주로 짧아져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물가 급등의 주원인이 이제 국내 구조 문제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거시정책으로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유럽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는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둔화되는 것)이 우려되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만 물가 잡기용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사실 위험하다.”고 말했다. 원유공급선 다변화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박영호 팀장은 “미국이 2005년부터 중동보다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원유를 수입하듯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중동 사태 이후 이들 국가의 산업 다변화를 도와주는 대가로 자원을 받는 형식의 외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올 500대기업 채용 3.7% 줄인다

    올 500대기업 채용 3.7% 줄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3.7%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500대 기업(응답 313개사) 중 채용계획을 확정한 265개사의 채용 예정인원은 모두 2만 4692명으로 올해 이들 기업이 새로 고용한 2만 5642명보다 950명(3.7%) 적다. 응답 기업 중 59.4%인 186곳이 올해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79곳은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13.7%), 전기·전자(6.1%), 식음료(0.2%) 분야의 기업이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고 기계·철강(22.8%), 섬유·제지(14.7%), 건설(11.4%) 등은 채용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매출액 순위 1∼30위 기업 중 14곳이 올해 채용계획을 정했는데 이들의 채용 규모는 6671명으로 지난해보다 6.3% 줄었다. 대한상의 박종남 조사2본부장은 “올해는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경제 성장세의 둔화가 전망되면서 대기업의 채용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새해 경제 기상도- 경제성장률·증시 등 전망

    [서울신문 신년특집] 새해 경제 기상도- 경제성장률·증시 등 전망

    신년 벽두에 올해 경제사정이 썩 좋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전문가들의 관측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라고 해도 그렇다. ‘여태까지도 경제 성장률과는 별개로 개인들의 체감경기는 안 좋았는데 앞으로 더 그렇다고?’ 2011년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지난해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얘기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대부분 경제 연구기관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가며 경기 확장세가 둔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주요기관 경제전망 대표적인 거시지표인 경제 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010년(한국은행 추정 6.1%)에 비해 최소 1% 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게 예측기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정부는 연간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기관들보다 꽤 높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전망치에는 정책 의지가 담겨 있어 순수한 관측치는 이보다 낮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3.8%, 하반기 5.0% 등 올해 연간 4.5%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연구기관들은 대개 4%대 초반이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4.2%로 전년보다 2% 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 3.8%, LG경제연구원 4.1%, 현대경제연구원 4.3%, 한국경제연구원 4.1% 등이다. 해외의 시각도 비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당초의 4.7%에서 최근 4.3%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 5%에서 4.5%로 내렸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워낙 힘든 2009년을 보낸 데 따른 반작용의 측면이 강하다. 낙폭이 컸기 때문에 약간의 호전만으로도 대단한 실적을 낸 것처럼 보여지고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런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부진 지속, 중국의 인플레이션 현실화, 남유럽 재정불안의 악화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 악재들이 모두 상당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상태다. 가계부채 위험 증대, 부동산시장 부진 지속 등 국내의 불안 요인도 적잖다. 하지만 성장률이나 무역수지 등 거시지표들은 개인들에게 확 체감되지는 않는다.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외형지표 자체보다 실제 내가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풍족하게 돈을 벌어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느냐다. 이를테면 경제 성장률이 4%여도 국제교역, 고용사정, 산업구조 변화 등에 따라 개인 실질소득은 6%가 늘어날 수도 있고 2%가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연간소득이 40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5% 뛰어도 물가가 4% 오른다면 실제 느끼는 소득 증가율은 1%에 그칠 수밖에 없다. 사실 체감경기는 지난해에도 좋지 않았다. 소득, 고용, 물가 등 지표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6%대 성장률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은 0.7%였지만,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2%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서민경제를 중심으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따로 노는 현상이 올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확대되고 있는 교역조건(수입단가와 수출단가의 교환비율) 악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혁신과 국제경쟁 등으로 반도체 같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제품의 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원유 등 주요 수입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역조건 악화는 경제성장의 열매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주범이다. 올해 실업률은 3%대 중반(한국은행 3.5%, KDI 3.6%, 삼성연 3.5%, LG연 3.7%)으로 예측돼 지난해(한은 3.8% 추정)보다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난망이다. 올해에도 나랏돈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많다는 사실은 고용난 해소가 어려울 것임을 역설적으로 방증한다. 물가 상승도 서민경제를 위축시킬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연구기관들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3.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각 부문 지표 전망 증시 “코스피 2500 돌파 무난” 환율 “최악 세 자릿수 대비를” 부동산 “바닥 찍고 소폭 상승” 올해에는 지난해 천문학적으로 풀린 유동성에 따른 스필오버(spillover)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유럽 신용불안 등 기존 악재가 걷히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가 회복의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재평가시대 돌입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회복한 올해 증시를 압축하는 키워드는 ‘리레이팅’(재평가)이다. 이익 수준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가치와 절대이익 규모의 증가, 부동산시장 안정과 같은 변동성 축소, 주식형 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 등이 국내 주식시장을 저평가 국면에서 해방시킬 주요 단서로 꼽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기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더라도 현재 9배 후반대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1~12배로만 올라도 코스피지수가 2400~2500선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 하락세 계속 이어질 듯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변수는 자본 유·출입 규제 강도와 프랑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의 환율전쟁 봉합 여부, 인플레이션 추이 등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보다 15% 절상돼 연말 원·달러 환율이 950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4분기쯤 미국이 조기에 유동성을 흡수할 경우 환율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부동산 “상승폭 제한적” 최근 회복 신호를 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올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오는 3월 8·29정책이 종료되면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늘기 때문에 기조 자체가 크게 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황규완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한 대기수요가 있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 재계약자가 많아 곧바로 시장에 뛰어들 수요는 많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올해 주택가격 상승폭은 3~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채권 금리는 ‘상고하저’ 채권 금리는 1분기까지 오르다 하반기 하락세의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양적완화가 내년 상반기 말까지 진행되면서 이 효과가 실물경제까지 전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채권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증시 상승세로 시중 자금의 위험자산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커졌고 공공요금 인상, 수입물가 인상 반영, 임금 인상 등이 1분기까지 진행되면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다시 진입하면서 금리 상승 압박이 높아진다. 하지만 하반기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적극 올리기 어려워 채권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LH 정상화 방안] 2012년까지 직원 25% 감축… 중대형 ‘보금자리’ 중단

    [LH 정상화 방안] 2012년까지 직원 25% 감축… 중대형 ‘보금자리’ 중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38개 신규 사업장 가운데 상당수를 시행자 변경, 지구 해제, 지구지정 제안 철회 등을 통해 손을 떼기로 했다. 또 2012년까지 직원의 4분의 1가량인 1767명을 구조조정하고, 부장급 이상 간부 직원의 74%를 교체하기로 했다. 보금자리주택 등의 중·대형 분양을 중단하고, 연간 사업 규모를 현행 45조원에서 30조원으로 30%가량 줄일 예정이다. 124조원(12월 29일 기준)의 부채를 떠안은 LH는 29일 이런 내용의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자구책에는 인사·조직 쇄신, 고유목적 외 사업 정리, 원가 절감 및 유동화, 사업시스템 개선 등의 방안이 담겼지만 관심을 끈 전국 414개 개별 사업장의 재조정안은 적시되지 않았다. LH는 이 방안을 시행하면 2014년부터 사업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채권발행액도 매년 6조~10조원이 감소해 91조 4000억원 수준인 금융부채가 2016년 153조원대까지 증가했다가 2018년에는 150조 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창수 국토해양부 1차관은 최근 “LH의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을 모아서 발표하거나 살생부를 공개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이미 법적 절차를 거쳐 지정한 사업을 한다, 안 한다고 말하기보다 사업장별 사업성을 따져 내년 2월까지 주민과 협의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사업비 30% 감축 정 차관의 말대로 LH는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의 사업 재조정안을 내놓았다. 정부와 한나라당도 지난 28일 당정협의를 거쳐 지구 이름을 언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내년 2월까지 30~60개 신규 사업장이 시기나 규모 조정이 아닌 사업 재검토나 제안 철회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38개 신규 사업장(143조원·195.6㎢) 가운데 100여곳이 ▲시기 조정 ▲단계별 추진 ▲규모 조정 ▲사업방식 변경 ▲시행자 변경 ▲사업 재검토 ▲제안 철회 등 7가지 방식으로 나눠 재조정된다. 이 중 사업 재검토나 제안 철회는 사실상 사업 포기를 뜻한다. 신규 사업장은 지구 지정 등만 해 놓고 보상을 시작하지 않은 곳으로, 정리 대상은 내년 1분기에 윤곽이 드러난다. 오산 세교, 파주 운정, 인천 검단, 아산 탕정 등 신도시 4곳과 안성 뉴타운 등 택지개발지구 23곳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성남 대장, 김제 순동, 부안 변산, 고성 가진지구 등 4곳은 이미 사업 제안이 철회됐고 안성 뉴타운은 면적 축소가 확정됐다. 이명호 LH사업조정심의실장은 “138개 신규 사업장 가운데 30곳의 주민협의가 마무리됐다.”면서 “아산 탕정 등 대규모 사업장들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H는 현재 전국적으로 모두 414개 지구, 425조원 규모의 사업을 벌여놨다. 연간 사업비를 30%가량 줄일 방침이어서 414곳 모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276개 지구(282조원·397.8㎢)는 보상이 마무리 단계이거나 조성공사가 진행돼 되돌릴 수 없다. 시기와 규모만 조정된다. 재조정 대상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파주 운정지구 주민은 “정부가 개발한다고 해놓고 미뤄 온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재검토한다니 죽을 맛”이라며 “주민 스스로 지쳐 지구지정 해제를 요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리대상 내년 1분기 ‘윤곽’ LH가 414개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면 부채는 2018년까지 325조 4000억원으로 늘게 된다. 91조 4000억원인 금융부채는 225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 하루 이자비용만 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LH는 자구안 시행으로 2018년까지 금융부채만 예상보다 75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부채 증가 속도는 내년부터 둔화된다. 한편 LH가 2012년까지 전체 인력의 25%인 1767명을 줄이기로 하면서 사내에선 고용 불안 우려도 일고 있다. LH의 한 직원은 “생각보다 큰 폭이라 놀랐다.”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엄습하는 물가 불안] 내년 한국경제 3대 리스크

    내년 한국경제가 직면한 3대 위험 요인으로 ▲세계 성장률 둔화 ▲금융시장 불안 ▲정책수단 및 국제공조의 제한 등이 꼽혔다. 기획재정부는 24일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4.2%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3대 변수의 향배가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세계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의 고용 사정과 주택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내년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더라도 올해보다 재정 지출이 줄 수밖에 없고, 각국이 보호무역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정부는 우려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도 남아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자본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자산 버블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국가 간 환율 갈등이 재연된다면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요구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가능성으로 내년 세계 교역 증가율이 올해 11.3%보다 낮은 7.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면 글로벌 위기 때 각국이 약속한 국제 공조가 어려워진다. 또 주요 국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돼 있어 추가 부양책을 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윤 장관은 “신흥 개발도상국의 소비와 인프라 투자 수요 증가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지역과 분야로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대외 협력 기반을 더욱 확충해 나가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우리 경제를 선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낙관론도 존재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가계 부채 감소와 소비 증대로 내년에 미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1.8%)보다 0.9% 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전히 미국의 소비자 지출 규모는 10조 달러에 달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서민 더 챙겨야 할 내년 우리경제

    내년 한국 경제는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되는 반면 물가불안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한은이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6.1%에서 4.5%로 꺾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치솟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나 농산물 등 일시적 급변동 품목을 뺀 장기적·기조적 물가변동을 나타내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3.1%로 올해 1.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인 지 오래지만 내년 상반기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한다. 성장세는 꺾이는데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생활은 그만큼 곤궁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실시됐던 각종 재정 지원마저 사라져 서민 가계는 이래저래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가억제를 위한 한은의 금리인상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는 물가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내년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에서부터 주요국의 더딘 경기회복과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안팎에서 몰려오는 불안요인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목청을 높였던 서민물가 안정 약속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2만 달러 회복이 확실시되고 내년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어제 밝혔다. 단순하게 보면 반가운 일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국민소득 평균값이 높아진다고 모든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로만 친서민을 외치지 말고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정책적 배려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24.3%에서 내년에는 6.5%로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글로벌 위기 속에 대기업들이 눈부신 영업실적을 올리고 현금자산을 크게 늘렸음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을 핑계로 투자를 기피하면 결과는 참담하다. 사회 전반에 활력이 떨어지면서 고용이 줄고 소비가 감소해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기업은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한 구조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식 개선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 금융시장 ‘안보 널뛰기’ 심화

    금융시장 ‘안보 널뛰기’ 심화

    북한 발 안보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이전보다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시장 규모의 확대에 따라 외부 충격에 견디는 내성도 함께 강해져야 맞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 악재가 한반도 위험과 겹쳐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변동성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달 23일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흐름을 1일 분석한 결과, 지난 5거래일 간 장중 코스피지수 변동폭은 평균 33.6포인트였다. 아침 개장부터 오후 폐장 때까지 최고가와 최저가의 격차가 5일간 평균적으로 33.6포인트에 달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하루 주가지수 변동폭(전일 대비) 9.2포인트의 3배가 넘는 것으로 5일간 평균 주가지수의 1.8%에 해당한다. 2006년 이후 발생한 주요 대북 리스크 7건과 비교할 때 지난 5월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것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이전보다 커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연평도 포격 이후 5일간 하루 장중 변동폭은 평균 20.4원(1.8%)이었다. 2006년 이후 대부분 대북 관련 사건 때 3~10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과거보다 변동성이 줄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커진 점은 시장에 부정적”이라면서 “이번 연평도 도발이 아일랜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중국의 추가 긴축 움직임 등과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3조 95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1월 들어 지난주까지 1조 900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서 3대 악재는 해소국면으로 접어들고, 미국의 소비 및 고용 호전 등 호재가 작용하게 돼 연말 2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69포인트(1.30%) 오른 1929.32를 기록하면서 북한이 연평도 도발이 있었던 23일 지수(1928.94)를 6거래일 만에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8.3원 하락한 1151.4원으로 마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 ‘돌발변수’ 비상] 세계경제 유가發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경제 ‘돌발변수’ 비상] 세계경제 유가發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4%대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추가로 풀고, 아일랜드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으로 유럽발 악재가 재차 부각되는 등 경제에 돌발변수가 잇따르고 있다. 신흥국 수요 증가로 원유 가격도 다시 들썩일 조짐이다. 각종 변수들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짚어 본다. 내년 국제원유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장이 돌아 세계경기가 풀려가는 희망적인 징후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일부에서는 유가가 올라 허약체질로 변한 세계경제를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급보다 수요 늘어 가격 폭등 22일 국제금융센터는 에너지와 석유 관련 국제기구 및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해 내년 원유 수요가 올해보다 약 1.5%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석유 수요를 8777만 배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8695만 배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850만 배럴로 내다봤다. 이는 기관별로 올해보다 1.4~1.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중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들의 석유 수요가 내년에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석유 생산량은 증가할 수요를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IA는 내년 세계 원유 생산량이 올해보다 1.1% 늘어난 8727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세계적으로 하루 50만 배럴 정도의 공급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투기세력 단타거래 강화 관측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평균 78.5달러에 머물고 있는 평균 유가가 내년에 85~9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원유가격이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와 JP모건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는 주가와 위험자산 등의 선호심리를 높여 내년 국제 유가를 100달러 이상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의 변동성을 키울 투기세력의 등장도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 움직임을 따르는 투기세력들이 단타 거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데 결국 투기자본의 쏠림 현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의 출렁거림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값 오르면 고용도 ‘뚝’ 이에 따라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도 제기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불경기 속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은 생산을 줄이고 이는 제품가격 상승과 고용감소로 이어지기 쉽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은 갑작스럽게 터지거나 경기회복 국면에서 과도기적으로 나타나는 두 가지 모습이 있는데 미국 등에서는 두 번째인 과도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 등에 비해 경기사정이 낫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인플레이션은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2005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0.42%, 생산자물가는 0.69% 오른다. 곽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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