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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1)태양광의 메카 美 캘리포니아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1)태양광의 메카 美 캘리포니아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원자력에너지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원전의 대안으로 새로운 미래 에너지 즉,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그러나 청정(Green)에너지 개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수준은 아직도 미약하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공동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선진국의 현황과 함께 국내 R&D(연구·개발) 투자비용 확대 등을 8회에 걸쳐 짚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태양광 발전을 하는 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넓은 사막지대와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는 캘리포니아를 태양광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지역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런 점에 주목,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IT업체인 미국의 ‘애플’사도 태양광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2만 1000명 고용 인원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건설한다. 애플의 신개념 데이터 저장시스템인 ‘클라우드’가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자급할 계획이다. 애플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죽기 전에 애플의 데이터센터를 친환경적으로 구축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적게 내릴수록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 캘리포니아의 중심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의 월 평균 강수량은 32㎜에 불과하다. 특히 7월의 강수량은 고작 0.25㎜,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LA에는 최근 태양광전지(PV)를 설치한 주택이나 빌딩, 학교, 유원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LA 할리우드에 있는 세계 최대 영화제작사인 유니버설스튜디오도 패널로 모은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 영화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태양광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이며, 정전이 돼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지비도 적게 든다.”면서 “패널을 더욱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BER)는 주택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주택 가치를 3~4% 이상 올려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역시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 지역의 태양광 패널이 발전하는 양을 조사한 결과 3100W급 패널의 경우 W당 3.9~6.4달러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연간 1만 7000달러(약 1870만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집을 팔 때 태양광발전 설치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태양산업 분야 최대 전시·박람회인 ‘인터솔라 노스아메리카 2011’이 열렸다. 전시회장에는 26개국 834개 기업체가 전시부스를 마련해 놓고 고효율 전지, 고용량 패널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들을 앞다퉈 소개했다. 현장에서 국내 기업인 비츠로시스는 태양열 집열판과 태양열 축열탱크를 선보였다. 이 밖에 태양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경영자들과 태양에너지 관련 과학자, 캘리포니아 태양에너지산업협회 전무이사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포럼의 주요 테마는 ▲태양에너지 시장 확대와 정책 ▲경제성 등 수익구조 ▲미래형 발전설비 ▲아시아시장 개발 등이었다. 캘리포니아주가 태양광 발전에서 미국 내 최대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6년 이후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 분야 예산을 매년 110%씩 증액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도 ‘뜨거운 지원’으로 시장을 달궜다. 태양광 전력 생산에 따른 환급금을 W당 3달러에서 4.5달러로 인상하는가 하면 건설업체와 소비자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독려했다. 캘리포니아 의회는 2017년 말까지 총 소비 연료의 20%를 태양광 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것을 의결했다. 그 결과, 2004년에 이미 총 규모 60㎿를 넘어선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전력 생산량은 2007년 91.8㎿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178.7㎿까지 커졌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캘리포니아 시장은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널드 슈워제네거 후임으로 취임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2020년까지 약 20GW의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용어클릭] ●PV(Photovoltaic·태양광전지)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는 현상을 말하며, 태양열이나 단순한 태양빛을 의미하는 ‘솔라’(solar)와 구분해 사용됨. 다이오드 형태의 구조로 된 단위 전지는 ‘솔라 셀’(solar cell).
  • 꺾이지 않는 엔高… 장기화로 가나

    꺾이지 않는 엔高… 장기화로 가나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연일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엔화값을 끌어내리기 위해 31일 올 들어 세 번째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 개입을 했다.”고 발표했다. 아즈미 재무상은 회견에서 최근의 엔화 환율은 “우리나라(일본)의 실물 경제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해가 될 때까지(이해할 만한 수준의 환율이 될 때까지)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오전 오세아니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75.32엔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엔화 가치는 일본 당국의 개입으로 79.20엔으로 마감했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3월 18일과 8월 4일에도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3월에는 2조 5000억엔(약 35조원)을 풀었고, 8월에는 4조 5000억엔(약 63조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개입 당시 엔화는 일시적으로 달러당 85엔대까지 조정됐지만 곧바로 80엔선에 근접했고, 8월 개입 때도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 재무성의 시장 개입이 엔고를 잠시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추세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1일부터 다섯 차례나 잇달아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추세를 감안할 때 엔·달러 환율이 70엔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엔고 현상이 구조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모두 경기침체와 재정긴축이라는 상반된 덫에 빠진 반면 일본에서는 대지진 이후의 부흥수요와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경기가 상승기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에 발목을 잡힌 신흥국 경기마저 흔들리기 시작해 지금껏 신흥국으로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엔화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시장 불안 때문에 글로벌 외환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소한 변수에도 엔화 가치가 폭등하며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엔고가 지속되자 일본에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은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고, 수입물가와 해외여행 경비는 저렴해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체결한 해외 M&A 거래는 3조엔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늘어난 규모다. 거래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한 236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중소기업까지 집단으로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어 산업 공동화 현상에 따른 고용 감소와 실업률 증가 등이 우려된다. 내각부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이 2000년 매출액의 15.9%에서 2010년에는 25.1%로 크게 올랐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이런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ILO “수개월내 급격한 고용감소” 경고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가 앞으로 수개월간 급격한 고용감소 사태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ILO는 오는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실업자 수가 2억명을 넘어선 가운데 선진경제국의 3분의2, 신흥경제국의 절반 정도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둔화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가 직업훈련의 개선과 일자리 찾기 지원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교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LO는 현 추세대로 가면 선진국의 고용이 위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보다 1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저성장시대 맞춰 경제정책의 틀 확 바꿔라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에 그치면서 성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4.3%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가능성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된 것이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건설투자가 4.2% 줄었고 설비투자도 전분기의 7.5%에 크게 뒤진 1.4% 증가에 그쳤다. 민간소비 역시 2.2% 증가에 머물러 전분기의 3.0%에 미치지 못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가 장기 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 수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증가폭은 확대되면서 내·외수 간 성장기여도 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그 충격파가 일용직 등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자영업자, 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과 맞물려 복지 확대 요구가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내수와 건설 투자 회복을 위해 투기 억제 족쇄를 풀라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경제는 재정 건전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서 거품만 키우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정치적인 이유를 앞세워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 경제팀은 저성장시대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경제정책의 틀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후유증을 남길 수밖에 없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이나 재정부담 능력을 벗어난 복지 요구에는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성장률이 정권 성적표라는 유혹에서 벗어나라는 얘기다. 고통스럽더라도 글로벌 위기국면을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상생과 화합을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적극 독려할 필요가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저임금 일자리부터 줄어든 경험을 염두에 두고 내년도 재정운용은 고용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 [WHO&WHAT] 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맬서스 ‘2011년판 70억 인구론’

    [WHO&WHAT] 인구 10억명 시대 경제학자 맬서스 ‘2011년판 70억 인구론’

    누구는 이달 말이면 된다고 하고, 누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이라고 한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이미 넘었다고도 한다. 누가 맞았는지 정확히 알거나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계 인구 70억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꼼수’가 등장했다. 유엔은 아예 31일을 ‘70억 인구의 날’로 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아동인권운동기구인 ‘플랜 인터내셔널’은 인도 북동부 우타르프라데시아주에서 태어나는 여자아이를 ‘70억번째 아이’로 공인한다고 발표했다. 1초마다 2.5명, 1분에 150명씩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죽는 사람까지 고려하면 누가 70억번째인지 어차피 알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벤트인 셈이다. 생명의 탄생은 축복이지만, 70억이 사는 지구는 마냥 축복할 수 없는 일이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화 ‘덕택’에 한 나라의 불행은 다른 나라의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며 지구는 이미 완벽히 ‘연동’된 상태다. 과연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답해줄 만한 사람의 강연을 들어보기로 했다. 바로 역사상 가장 ‘비관적’인 책을 쓴 사람으로 꼽히는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1766~1834)다. 지난 200여년간 그의 저서 ‘인구론’에 비할 만한 논쟁을 낳은 책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유일하다고 평가된다. 인구 10억명 시대에 살았던 최초의 ‘전업 경제학자’ 맬서스는 오늘날의 지구를 어떻게 평가할까. 2011년에 부활한 맬서스의 인구론 1, 2강을 들어보자. 제1강 ‘음울한 과학’ 인구론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강연을 기대했는데,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시는 분들의 표정이 보이는군요. 네. 전 선천성 구개파열, 소위 말하는 언청이죠. 그래도 지금 보시다시피 말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은 케임브리지대 지저스 칼리지에 입학한 이후에 여러 웅변대회를 휩쓸 정도였으니 강연에 대한 실망은 접으셔도 됩니다. 강단에 올라오기 전에 좀 들어보니 다들 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시더군요. 이해합니다. 200년이 지났으니, 제가 한 일만 남고 제 자신은 희미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우선 간단히 제 배경을 얘기하면서 시작하죠. 전 대학을 졸업한 후에 목사로 일했고, 나름대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1793년에는 지저스 칼리지의 평의원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 주요한 관심은 당시의 정치와 경제에 있었습니다. 특히 복지정책이나 식량가격정책에 대해 깊은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39살에는 이스트인디아컴퍼니 칼리지의 교수가 되면서 역사, 정치, 상업, 금융을 가르쳤습니다. 담당은 ‘정치경제학’이라는 처음 만들어진 분야였죠. 흔히 애덤 스미스를 경제학의 시조라고 여기지만, 스미스는 도덕철학 담당 교수였어요. 결국 제가 최초의 전업 경제학자가 된 셈이죠.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제가 오늘 여기 선 이유가 된 책. 바로 ‘인구의 원리에 관한 소론:고드윈, 콩도르세 및 기타 저술자의 연구를 논평하면서 장래의 사회개혁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함’이죠. 너무 기니까 그냥 여러분들이 부르는 대로 ‘인구론’이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이 책은 원래 제 아버지와의 논쟁에서 시작됐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목사였던 제 아버지 대니얼 맬서스는 굉장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당시 철학가나 정치인들과 비슷했습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이 막 시작되던 단계였고 양모 수요가 늘어나면서 귀족과 중간계급이 대규모 목양지를 만들기 위해 토지를 닥치는 대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이 도시빈민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양 자녀수에 따라 빈민에게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역시 이에 동조하는 입장이었죠. 하지만 전 이 정책이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려는 장기적인 악수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왜냐고요. 간단합니다. 초판의 서문에 전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실 책은 사라지고 이 문구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인구는 억제되지 않을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설명해 보죠. 인간은 가급적 많은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구는 1, 2, 4, 8, 16, 32…로 증가하죠. 반면 식량은 마음대로 증산할 수 없기 때문에 1, 2, 3, 4, 5, 6, 7, 8…로 늘어납니다. 그럼 지금 인구와 식량이 1:1이라면 200년 후에는 인구와 식량의 비율은 259:9, 300년 후에는 4096:13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물론 식량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격차는 좁아지겠지만 균등하게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인류가 파국으로 가고 있다는 거죠. 물론 인구론은 그 해결책 역시 담고 있었습니다. 인구 증가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전쟁, 기아, 질병 같은 ‘적극적 억제’와 출산율을 낮춰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예방적 억제’가 있습니다. 전 예방적 억제를 권장했습니다. 목사인 제가 어떻게 적극적 억제를 하라고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결혼을 늦게 하거나 빈민에게 청결을 권고하지 말고, 도시의 거리와 집은 더 좁고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게 하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인구증가를 억제하고 평균수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잔혹하다고요. 인구증가로 모두가 파멸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구론은 ‘성경’이 아닙니다. 단지 제 스스로 생각했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제 주장을 담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전 평생 악평과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사회학적으로 해결책을 고찰했던 제 이론들은 빈민구제나 복지정책에 대한 반대 근거로 사용되며 기득권만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18세기에 저보다 앞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 사람은 많았죠. 단지 제 이론이 산업혁명 급변기의 영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또 비교적 간단명료하게 쓰여졌기 때문에 당시를 대표하는 이론이 되지 않았을까요. 제2강 ‘수정 인구론’ 자, 그럼 현실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2011년의 오늘을 보니 제가 예측했던 것과 확실히 다르군요. 200여년이 지났으니 인구와 식량의 비율이 259:9여야 한다는 말인데 전혀 그렇지 않군요. 원인을 분석해 보니 전 산업혁명의 초창기의 암울한 분위기에 치중했던 나머지 인류가 얼마나 놀라운 발전을 할지 미리 내다보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구와 식량에 대한 제 전제를 다시 써야 하겠죠. 다만 변명을 하자면 저는 생전에 제 의견을 고치려고 노력했다는 겁니다. 인구론은 개정판이 나왔고 그때 내용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는데, 지금 사람들은 초판만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2판에서 인구 문제 해결 가능성을 낙관하기도 했죠. 또 빈민구제도 전면적인 폐지보다는 점진적으로 상황을 보며 조절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강조했던 예방적 억제는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인구억제 정책을 썼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아이를 적게 낳고 있습니다. 인구증가율이 높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결혼연령을 늦추고 피임을 유도하는 등 제 200년 전 주장을 쓰고 있습니다. 인구는 늘어나지만 인구증가율은 둔화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언제 실질적으로 줄어드느냐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인구증가가 식량과만 연관을 맺는 것뿐 아니라 환경파괴나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제가 예측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인구증가는 아직도 막아야 하는 숙제입니다.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제 전제는 분명 틀렸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산업국가와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생산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높아진 경우도 있더군요. 그러나 저개발 국가에서는 아직 굶어죽는 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비교적 충분해진 식량을 어떻게 나눌지를 고민하는 분배의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입니다. 오늘의 강연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경제학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사회상황에 치중해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것을 택할지는 전문가와 정책 결정권자들의 몫입니다. 제 시절에 장 바티스트 세이는 “공급이 수요을 창출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전 공급 과잉 현상이 충분히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훨씬 적합한 얘기 아닌가요. 이래도 제가 단순히 한물 간 경제학자, 거짓 예언자이기만 할까요. 지나친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답이 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이 절대적으로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없습니다. 70억이 살아가는 지구라면 더 그렇습니다. 2025년에는 80억의 지구가 됩니다. 그 이후는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박중서/네이버 인물세계사) 교양세계사(동서역사문화연구회/우물이있는집) 경제학콘서트(팀 하포드·이진원/웅진지식하우스) 부의 탄생(윌리엄 번스타인·김현구/시아출판사) 더 이코노미스트 2011년 10월 22일/‘세 섬 이야기’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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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지구촌 경제고통지수 금융위기 수준 넘어

    [Weekend inside] 지구촌 경제고통지수 금융위기 수준 넘어

    지난달 17일 시작한 월가 시위가 한달을 넘어서고 22일 우리나라에선 2차 여의도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지구촌 경제고통지수가 금융위기 수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것으로, 체감 경제 지표로 사용된다. 2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금융위기와 비교해 올해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가 짙은 그리스였고, 우리나라는 18위로 다소 양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로 볼 때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제고통지수가 다른 시·도보다 크게 증가했다. 인구밀집 지역의 경제고통지수 증가율이 큰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우선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고통지수는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발 위기에 따라 물가 급등과 고용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일 OECD에 따르면 27개 회원국의 평균 경제고통지수는 2011년 1~8월에 월평균 11.5로 금융위기였던 2008년(10.2)보다 높았다. 디폴트 위기인 스페인이 24.2로 1위였고, 그리스(19.5), 슬로바키아(17), 아일랜드(16.9), 포르투갈(16) 순이었다. 2008년과 비교해 올해 들어 경제고통지수 증가폭이 큰 곳은 남유럽 국가들 및 미국·영국 등 최근 경제위기의 진원지들이었다. 그리스가 64.8% 증가해 1위였고, 여타 피그스(PIIGS) 국가인 아일랜드(62.5%), 스페인(56.6%), 포르투갈(44.4%) 등이 5위 안에 들었다. 영국(31%)과 미국(25.2%)은 6위와 7위였다. 우리나라는 올해 1~8월 평균 경제고통지수가 8.1로 22위였다. 2008년에 비해 올해 경제고통지수 증가율은 3.3%로 1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고통지수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양호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 1~9월 평균 경제고통지수가 8.8로 2008년(8.1)에 비해 8.5% 증가해 16개 시·도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국가 증가율(3.3%)의 2배가 넘는다. 서울 인구가 1031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의 20%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업률과 물가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지역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경제고통지수의 국가 증가율(3.3%)을 넘는 곳은 서울시를 비롯해 대전시(6.0%), 경상북도(4.4%), 대구시(3.6%), 부산시(3.6%) 등으로 이들 5곳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경기도, 경남도, 충남도, 충북도, 울산시, 제주도, 광주시 등 7곳은 경제고통지수가 감소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국내의 경우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내년에는 경기고통지수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지난 4월 4.5%에서 9월 3.0%로 하락했고,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5.3%를, 지난달에는 4.3%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경제고통지수가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될 경우 성장 둔화와 고용 부진, 환율 상승에 따른 고물가로 경기고통지수가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이나 유럽의 경기둔화는 전세계 산업의 고용창출능력을 약화시킨다. 실제 2008년 6.1%였던 OECD 27개국의 평균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8%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 우려도 각국의 보호무역을 부추겨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물가 상승 우려는 더욱 크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세나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여전하다. 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임금 상향 역시 각국의 수입 제품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경우 환율상승에 의한 수입물가 급등도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실업률과 물가를 위한 정책이 지속되겠지만 민간분야 역시 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할 시점”이라면서 “월가 시위로 금융 분야의 고민이 우선 시작됐지만 공생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그래픽 길종만기자 kjman@seoul.co.kr
  • 금융위기 2011년 서민들의 자화상…서민들 솟아날 구멍이 없다

    금융위기 2011년 서민들의 자화상…서민들 솟아날 구멍이 없다

    경제 위기의 공포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고, 전·월세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주식시장은 연일 큰 변동성에 개인 투자자만 울리고 있다. 4%대 고물가에 실질임금은 줄어들었다. 경제 위기에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탓에 올해 경제고통지수(물가상승률+실업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의 수치를 넘어섰다. 서민일수록 생계형 대출을 많이 받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월 평균 경제고통지수는 8.1을 기록했다. 2008년의 7.9보다도 높아진 것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시가총액은 경제 위기 조짐이 나타난 지난 7월 말 1203조 5783억원에서 9월 말 1001조 9203억원으로 두달간 무려 201조 6580억원(16.8%)이 사라졌다. 200조원은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에게 나눠 준다면 1인당 400만원이 돌아가는 엄청난 돈이다. 이런 돈이 순식간에 공중에 날아간 셈이다.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회사원 최모(34·서울 동대문구 휘문동)씨는 지난 7월 결혼 자금 2000만원으로 주당 44만원에 IT 업체 주식을 샀다. 60만원선을 넘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지금은 반토막났다. 최씨는 패닉에 빠졌다. 전세가격은 지난 6월 전월 대비 증가율이 0.7%까지 줄기도 했지만 8월 들어 다시 1.1%로 올라섰다. 정모(48)씨는 2년 전 자녀 교육문제로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의 아파트를 전세로 돌린 뒤 서울 강남행을 택했었다. 하지만 분당구 서현동의 105㎡ 아파트 전세가는 3억 2000만원에 머물렀지만 자신이 세든 서초동의 99㎡(공급면적) 아파트 전세가는 5억원을 넘었다. 다음 달 재계약을 앞두고 은행들이 가계대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연리 4% 후반의 주택담보대출도 막힌 상태다. 자산 시장의 성장 둔화로 빚이 쌓이면서 과다채무자(연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40% 이상)는 전체 가구의 7.8%에 달한다. 특히 2분위(9.6%)·3분위(8.1%)·4분위(7.6%) 중산층에 과다채무자 비율이 높았다. 용도는 1분위와 2분위는 생계형 채무였고 3분위는 부동산 구입용, 4분위와 5분위는 사업용 채무였다. 게다가 돈 빌리기는 어렵고 설령 여윳돈이 있더라도 금융권에 맡기기에는 시중은행의 이자는 너무 낮다. 이날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의 8월 대출금리가 5.58%로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순수저축성예금금리와 시장형금융상품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연 3.77%로 전월보다 0.02% 포인트 떨어졌다. 임금은 올라도 실제 구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실질임금(명목임금증가율-소비자물가상승률)은 -3.9%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주·김동현기자 kdlrudwn@seoul.co.kr
  • 세계경기 불투명한데 성장률 4.5%에 맞춘 ‘장밋빛 예산’

    세계경기 불투명한데 성장률 4.5%에 맞춘 ‘장밋빛 예산’

    정부는 2012년 예산안을 통해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위기에도 세수 증가율을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재정지출 증가율을 5.5%로 편성, 총수입 증가율 9.5%보다 4.0% 포인트 낮게 잡았다. 지난해의 경우 지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의 차이는 2.6% 포인트였다. 또 이날 발표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기획재정부는 향후 5년간 재정수입과 지출 증가율 차이를 평균 2.4% 포인트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2013년까지 균형 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내년에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뜻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예산안이 군살 없이 짜여졌다는 의미에서 ‘근육질 예산’이라고 표현했다. 국가채무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에서 내년에는 32.8%로 2.3% 포인트 줄이는 등 2015년까지 27.9%로 낮출 계획이다. 조세부담률은 올해 19.3%에서 2015년까지 19.7%까지 완만한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조세부담률이 크게 늘지 않으면서 균형 재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입과 세출 관리 모두 중요하다.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동시에 예상한 수준의 세입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최근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건전성보다는 위기 대응에 방점을 찍는 예산편성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사 경기 침체는 피하더라도 최소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수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산 편성시 정확한 경제 전망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와 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0.5~0.9% 포인트로 격차가 크다. 정부는 4.5% 성장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반면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3.6%로 내려 잡았고 현대경제연구원은 4.0%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4.4%), 아시아개발은행(ADB·4.3%)과 차이가 없는 현실적인 전망이라는 입장이다. 성장률을 4.5%로 잡으면서 국세수입은 더 걷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수가 감소하겠지만 취업자수 증가, 민간소비 증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의 효과를 감안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장밋빛 경제 전망’과 경기가 나빠져 수요가 없으면 매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공기업 매각 수입을 편성한 것도 실현이 불투명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년 예산은 너무 낙관적인 태평성대 예산안”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극복 예산안”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산업은행·기업은행 매각 수입으로 2조 3000억원을 편성한 것에 대해 “불확실한 공기업 매각 수입을 3년 연속 편성한 것은 부실예산 편성의 증표”라고 꼬집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자영업자도 5년여만에 증가세 “빅 서프라이즈”

    자영업자도 5년여만에 증가세 “빅 서프라이즈”

    글로벌 재정위기와 물가상승 여파로 경기는 둔화되고 있는데 고용상황은 호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월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만명 늘면서 1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내수 활성화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수도 5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449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만명 증가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천청사에서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8월 취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49만명 증가한 것은 서프라이즈(놀라운 일)를 넘어 ‘빅 서프라이즈’(매우 놀라운 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실해지고 있는 점을 확연히 보여 주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도소매·운수업분야 증가 눈길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초기에 반등효과가 작용했던 지난해 5월(58만 6000명 증가)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당시 기저효과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2004년 9월(50만 8000명 증가)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8월 고용률은 59.6%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포인트 올랐고, 실업률은 3.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상황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3%로 지난해 같은 달(7.0%)보다 0.7% 포인트 하락했고, 고용률은 41.3%로 1.0% 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인구는 같은 기간 12만 4000명 줄었으나 취업자는 4만명 늘어났다. 특히 그간 부진했던 20~24세 연령층도 고용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포인트 상승하고, 실업률은 0.6% 포인트 내려가는 등 고용 사정이 개선됐다. 산업별로 보면 취업자수는 서비스업 전반에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28만 9000명(3.5%)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 19만명(6.7%), 도소매·숙박음식점업 8만 6000명(1.6%) 등이 증가했다. 구조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던 자영업자도 200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3000명 늘어났다. ●제조업은 20개월만에 감소세 고용부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 영향으로 도소매업과 운수업 분야 취업자수가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면서 “올초부터 경기가 좋았던 상황이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제조업은 전년 동월 대비 2만 8000명(0.7%) 줄어 2009년 12월(1만 6000명) 이후 20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IT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지난해 8월 제조업 취업자가 29만 7000명으로 전월 대비 증감폭이 큰 기저효과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美연준 ‘양적완화’ 대안 부양책 검토”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와 유럽 재정 위기라는 쌍끌이 악재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되는 가운데 8일 저녁(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대국민 연설과 오는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NN은 7일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및 경기부양 플랜에 투입될 자금이 당초 알려진 3000억 달러에서 최고 4000억 달러(약 430조원)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임금근로자의 세금을 감면하고, 실업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에 감세 혜택을 주는 방안과 학교, 도로, 교량 등 인프라 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시행 등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마켓워치는 “백악관이 요란하게 부각시켜온 것과 달리 오바마가 ‘작은 공’을 던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화당이 정부의 지출 확대에 대해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오바마의 플랜이 의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7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일부 지역에서 약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완만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FOMC가 이달 하순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베이지북은 7월 중순부터 지난달 26일까지의 경제상황을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이 보고한 내용으로, FOMC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료로 이용된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내 ‘비둘기파’에 속하는 인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획기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7일 시애틀 로터리클럽 강연에서 “경제성장 둔화와 높은 실업률은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에번스 총재도 런던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성장회복 속도와 높은 실업률이 주된 우려”라며 강력한 부양 조치를 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논란이 많은 3차 양적완화의 대안으로 보유채권 장기화(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 인하, 초저금리에 대한 확실한 정책 등 세 가지 방안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기둔화 우려” 기준금리 동결?

    기획재정부가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우리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안정에 대한 정책대응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보다는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를 상대적으로 강조했다. 이 같은 분석은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주목된다. 재정부는 6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가 5% 수준으로 크게 상승하고 일부 실물지표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8월에 이어 인플레 심리를 차단하겠다는 표현이 삭제됐다. 그린북에서 ‘인플레 기대심리’라는 표현이 사라진 지난 8월,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더 커졌다” 재정부는 또 “국내적으로 물가압력이 높은 가운데 세계경제의 하방위험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국제유가의 안정세,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었다.”고 평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더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재정부는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에서 1.0%로 하향 조정되는 등 당초 전망보다 경기회복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유로존 경제도 2분기 성장률이 독일(0.1%), 프랑스(0.0%) 등 중심국들의 성장 부진으로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는 광공업생산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수출 증가가 뒷받침되고 있어 완만한 개선 흐름이 예상되지만 자동차생산 감소와 여름휴가 등으로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에 대해서는 “소매판매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속보지표 동향 등을 감안할 때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고용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따른 소비여력 증대로 향후 소매판매 증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 내일 선택 주목 재정부는 향후 거시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장·단기 정책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대내외 경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 “재정건전성 제고, 가계부채 연착륙,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대외 충격을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실물경기로 번진 위기 차분히 대응하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전세계 제조업이 동반 부진의 늪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물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부진은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으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은 심각하다. 신주 수주지수만 소폭 올랐고 재고, 고용, 수출수주 등 나머지 세부 지수들은 동반 하락했다. 특히 노동부가 지난달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서 사라진 일자리를 뺀 ‘순 신규 고용’(농업부문 제외)은 0으로 집계됐다. 월간 신규 고용이 0을 기록한 것은 1945년 2월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8월 유로존 PMI도 49.0이었다. 50을 밑돌면 경기가 하락세임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선진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쪽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갈 것으로 여겨졌던 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의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7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산업생산 증가세가 주춤하며 성장동력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8월 소비자물가도 5%대를 넘어선 데다 가계부채, 무역흑자 감소 등 실물지표의 악화도 두드러져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높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다는 경고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4.2%에서 4.0%로, 물가상승률을 평균 4.0%에서 4.2%로 각각 조정했다. 우리 경제는 연말로 갈수록 여건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한다. 고물가 행진에 그동안 눌러 놓았던 전기요금, 시내버스료,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있다. 9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도 부담 중의 부담이다. 세계는 지금 경기부양책에 목말라한다. 8일(현지시간)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기부양책과 미 중앙은행의 완화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그런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부양에만 얽매이지 말고 글로벌 경기 변동성의 충격을 견뎌내는 거시금융 기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변동성보다 시점을 놓친 금리·환율정책이 거시경제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세계경제 저성장·저금리로 U턴… 한국도?

    세계경제 저성장·저금리로 U턴… 한국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던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0일 금리 동결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미국, 일본에 이어 유로존까지 저금리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회복세가 둔화되자 물가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중장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음 달 초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금리 결정 기구인 통화정책이사회는 이 보고서를 참고해 다음 달 8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화정책이사회는 2009년 5월 기준금리를 1.00%까지 내린 뒤 유지하다가 지난 4월과 7월에 0.25%씩 올렸다. 유로존 17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였지만 2분기에는 0.2%로 뚝 떨어졌다. 2009년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든든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제로 성장과 0.1% 성장에 그치면서 오히려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27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설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통화 정책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독일의 8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전달보다 0.1% 포인트 떨어진 2.3%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꺾이자 금리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은 물론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ECB가 이미 올린 금리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9월 이탈리아 대규모 국채 만기 도래 등으로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은행들이 자금 경색을 겪게 되면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장률을 언급한 것은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보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어 성장률이 하락하면 고용이 급감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물가 사정은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추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 실물 지표가 좋게 나오고 유럽도 이탈리아 국채 만기 연장 등이 잘 풀려서 상황이 안정되면 9월 이후 연내에 한번 정도는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도 주요 변수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필요하지만 대출 규모를 줄이는 데 있어서는 금리 인상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8월 가계부채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서 “금리 인상 같은 급격한 대책을 당장 시행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블랙먼데이] 루비니 “더블딥 피할 수 없다”

    [블랙먼데이] 루비니 “더블딥 피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더블딥(이중침체) 저지는 미션 임파서블(수행할 수 없는 임무)이다.” ‘닥터둠’(경제 비관론자)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8일 “세계 경제는 필연적으로 침체를 피할 수 없다.”며 또다시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채무 위기에 빠졌고 수출 강국인 중국 등의 경제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또 다른 침체를 저지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란 제목의 기고에서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 둔화를 ‘소프트패치’(회복기의 일시적 침체)로 봤던 낙관론자들의 망상이 (최근 세계 주식시장증시의 폭락 등으로) 내동댕이쳐졌다.”고 조롱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온갖 악재에 휩싸여 있음을 강조하며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우선 미국은 고용, 성장, 소비 및 제조업 최신 지표들이 모두 어둡고 주택시장도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권 역시 상황이 나빠 선진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더 이상 빚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들 두 나라는 그리스 등과는 달리 덩치가 커 구제금융을 받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특히 세계 제조업이 빠르게 하강하고 있으며 수출 강국인 중국과 독일은 물론 자원 강국인 호주마저 예외가 아닌 점도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니는 유동성 부족과 채무 불이행 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최악의 상황에서 해결책은 ‘질서 있는 채무 구조조정 착수’뿐이라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으로 차압 위기에 놓인 미국 가정 절반가량의 모기지 원금 및 이자를 탕감해주고 금융기관들의 부실 책임을 채권자들이 분담토록 하는 등 채무조정이 진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스식 ‘강압적 국채 만기 연장’ 조치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도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 전자·자동차 등 수출 주력품목 타격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미 경제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면서 국내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기전자·정보기술(IT),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IT 및 전자 업계는 미 신용등급 강등으로 하반기 세계 TV 및 PC 등 완제품 수요 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단 기존 투자 기조는 유지하되 북미·유럽 등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선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주도권을 놓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휴가를 마치고 이번 주 업무에 복귀하는 최지성 부회장 주재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하반기 시장 전망이 먹구름이지만 일단 기존 경영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나노급 등 반도체의 미세공정 전환을 앞당기고, 디스플레이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원가 경쟁력을 최대한 높인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신축적 대응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축소 등 올해 투자 규모를 5조원대 중반에서 4조원대로 1조원 이상 줄이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생산설비 증대보다는 고연비차 개발과 플랫폼 통합 등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지진 여파에서 벗어난 일본 자동차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통해 이를 적극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또 경기 급락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동차 판매 시 인센티브 확대와 보장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기 흐름에 민감한 철강업계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와 원가 절감으로 내실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제철소 및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과 포항 선재 및 스테인리스 제강공장 증설 등 기존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환율 및 유가 변동성 영향이 큰 석유화학·정유업종은 환율 대책반을 가동하며 경영 계획도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에 외환대책반을 가동하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환율·유가·금리 변동성이 커 연간단위 경영 계획보다는 1~3개월간의 단기경영 계획을 수립해 대응력을 최대화하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악재가 새로운 충격은 아니라고 해도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 저하 등이 우려된다.”며 “글로벌 위기 돌파를 위한 수출 시장 다변화와 중국 내수시장 공략, 국내 내수시장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산업부 종합 ipsofacto@seoul.co.kr
  • 코스피 이틀새 106P ↓…금융 패닉

    미국이 부채 한도 합의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일단 막았지만 경기 침체, 신용등급 하락 우려 등 미국발 악재는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까지 제시되면서 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106포인트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발 금융시장 패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킬 근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3일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 경기의 회복 징후가 없어 세계금융시장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디폴트 위기를 막았지만 채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여전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더블딥 우려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최근의 경기 둔화세는 더 컸다. 지난해 4분기 소비 호전으로 3.1% 성장한 후 올해 1분기 들어 1.9%로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이미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둔화됐고 지난 1분기 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의 신용 등급을 최고(AAA) 등급으로 유지했지만, 최고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과감하게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추후 등급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신용평가사인 다궁은 미국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세계 금융시장은 동반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5.01포인트(2.59%) 내린 2066.26을 기록했다. 1일보다 106.05포인트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2.11%), 홍콩 항셍 지수(-1.91%), 타이완 가권 지수(-1.49%) 등 아시아 증시뿐 아니라 미국 다우 지수(-2.19%), 영국 FTSE(-0.97%), 독일 닥스(-2.26%) 등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도 내렸다. 특히 다우 지수는 8일 연속 하락하면서 1만 2000선이 붕괴된 1만 1866.77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 시장이 회복되려면 ▲경기 및 고용 지표의 회복 ▲대내외 불안 요인 해소 ▲저금리 상황에 대한 확신이나 새로운 양적완화 추진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단기간 내 해결은 무리인 셈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미국이 부채 한도를 늘린 것은 채무 부담을 유예하는 데 불과할 뿐 근본 대책은 아니다.”라면서 “이제 소프트 패치(일시적 곤란)보다 더블딥 우려가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경기회복 둔화 … 감원… 다시 둔화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로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이로 인해 다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최근 1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어 고용시장이 침체되고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한 곳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 미국 최대 방위업체인 록히드 마틴, 청산절차가 예상되는 대형 서점 보더스 그룹, 골드만 삭스 등이다. 기업들의 인력 감축은 자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당분간 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스코시스템스는 반복되는 이윤 감소로 직원 10명 가운데 1명꼴인 65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록히드 마틴은 미 정부의 국방예산 절감에 따라 직원 6000여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록히드 마틴은 지난달 우주시스템 설비 분야에서 1200명을 감원했다. 골드만 삭스도 급격한 이익 감소로 직원 1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보더스는 파산 보호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인수자가 나서지 않아 직원 1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로 내몰렸다. WSJ는 당초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와는 반대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이처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그만큼 기업의 해고 압력도 더 놓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와 경제 전문가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차질을 빚게 된 공급망의 회복과 에너지 가격의 안정 등이 미국 경제의 ‘하반기 3% 이상’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낙관론이 현실화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IHS글로벌 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몽고메리는 “지난 몇 개월 동안 기업의 해고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부진했다.”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기의 일시적 둔화를 의미하는 ‘소프트패치’ 상태에 놓이면 더 많은 해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민주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 80%까지”

    민주당이 오는 2017년까지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비정규직 임금을 80%까지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이 최근 뉴비전 정책으로 내놓은 비정규직 임금 상향 추진 수준과 같아서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정규직 확대와 차별 시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투트랙’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전체 임금 근로자의 50%인 비정규직 규모를 30%까지로 줄이고, 최저임금 목표치를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50~6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또 정규직 전환 지원금 지급, 파견근로자 및 사내 하청 근로자 직접 고용 세액 공제,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고용 친화적 공공 부문 개혁, 간접고용 줄이기(사용 사유 제한, 사내 하청 규제 입법화, 즉시 고용의제) 등 고용 확대 정책을 제시했다. 동일 노동·동일 임금 원칙, 차별 시정 제도 강화, 최저임금 상향 조정과 저임금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감면제 도입 등 차별 시정 정책도 마련했다. 비정규직대책특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회의에 참석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득 양극화는 국가 성장 잠재력을 둔화시킨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법 제도, 예산 문제 제기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 취임 이래 연일 친서민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 다음 달 말까지 비정규직 대책을 정부와 함께 마련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정부가 가져온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미흡하다.”면서 과감하게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비정규직 차별 시정 신청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공공기관 취약 직종을 정규직화하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유승민 최고위원 등은 도급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고, 정규직·비정규직 채용 비율 공개, 하도급 근로자 차별 금지 기준 명문화 및 징벌적 배상제 도입 등을 추가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앞서 뉴비전 정책에서 비정규직 지원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함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비율을 80% 이상으로 정했다. 강주리·이재연기자 jurik@seoul.co.kr
  • [산업계, 고령화에 맞춘다] 숙련공서 이익 창출…日 미라이공업을 배우자

    [산업계, 고령화에 맞춘다] 숙련공서 이익 창출…日 미라이공업을 배우자

    한때 신생아가 너무 많아 고민하던 대한민국은 불과 30여년 만에 세계 1~2위를 다투는 저출산 국가가 됐다. 저출산은 그대로 급격한 고령화로 이어져 이제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상황에 놓였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50년엔 평균 연령이 53.7세가 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1960년 6명이었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이 2008년 1.19명으로 낮아졌다. 반대로 2000년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율은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를 맞게 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바뀌는 데 프랑스가 115년, 독일 40년, 이탈리아 61년, 미국 72년 등이 걸렸지만 한국은 18년에 불과하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증가율 둔화는 인구 구성비율을 변화시키며 산업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노인 부양비를 높일 경우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 대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정년 폐지를 고려하라고 제언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한국인들을 향해 “그동안 모범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고령화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나서려면 OECD가 내놓은 권고안을 수용해 지속가능한 성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민연금 수령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높이는 대신 급속한 고령화를 타개하기 위해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전으로 정해져 있는 기업 정년제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년제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기업들의 은퇴수당을 일시금 대신 연금으로 전환할 것도 권고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의 경우 정년 연장으로 고령화사회의 해법을 찾는 기업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유토피아 경영’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라이공업. 이곳의 정년은 70세로 법에서 정한 것보다 높다. 더군다나 법에서는 60~65세 때 급여를 절반만 줘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라이공업은 급여를 한 푼도 깎지 않는다. 비용을 줄이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월급을 제대로 주고 일할 수 있는 의욕을 북돋워 두세배의 이익을 창출하게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미라이공업은 1년에 140일 가량을 쉰다. 일본에서 가장 길다. 하루 근무시간도 7시간 15분에 불과하고 연간 근무시간은 1600시간이다. 그런데도 잔업을 금지하고 있으며 전 직원(800여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그렇다면 미라이공업은 과연 어떤 식으로 수익을 창출할까. 중소기업인 미라이공업은 마쓰시타, 도시바 등 대기업과 같은 종류의 전기설비제품을 만들면서도 영업이익률이 15%에 달하는 놀라운 실적을 거두는 것은 직원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차별화 전략 덕분이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직원들은 미라이공업에 특허를 대량으로 쏟아낸다. 현재 2만여종에 달하는 제품 모두가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제품이며, 이 가운데 90%가량은 특허 제품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GS칼텍스가 내년부터 정년을 2년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고, 만 58세 이후에는 임금을 기본급의 80%를 주기로 했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처음 도입하는 업체가 됐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숙련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장기 고용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지난해 정년을 현행 58세에서 60세로 2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도 동시에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한전의 정년 연장은 1954년생 이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1952~1953년생은 6개월에서 1년6개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만여명에 달하는 한전 직원의 정년 연장은 공공 부문에 정년연장 붐을 조성하고 민간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국민·전문가 “물가 최우선”… 해법엔 시각차

    국민·전문가 “물가 최우선”… 해법엔 시각차

    일반 국민과 경제 전문가들 모두 하반기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그러나 해결 방안에 대한 시각차는 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0일 발표된 ‘하반기 경제전망과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교수·기업인·연구원 등 경제 전문가 276명과 일반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지난 13~19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일반 국민의 51.3%, 전문가의 51.8%가 물가안정을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른 정책 과제들에 대한 선호도는 달랐다. 일반인들은 물가안정에 이어 서민생활 안정(36.0%), 일자리 창출(30.9%), 대중소기업 동반성장(19.4%) 등을 골랐다.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외환시장 안정(29.3%)을 두 번째 주요 과제로 지적했다. 일반인 중 이를 중점 과제로 꼽은 비율은 8.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일자리 창출(25.0%), 서민생활 안정(20.3%) 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시각차는 문제 해결 방안에서 더 두드러졌다. 물가안정 방안으로 일반인은 공공요금 인상 억제(28.5%)와 서비스요금 안정(16.5%)을 뽑은 반면 전문가는 금리·환율 등 거시적 대응(34.8%), 유통구조 개선(18.8%)을 골랐다. 전문가들 중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1%에 불과하다. 일자리 창출 방안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인은 취업알선 등 고용지원 서비스강화(22.6%)와 맞춤형 인력양성(20.2%) 등을 꼽았지만 전문가는 서비스산업 육성(27.9%)과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9.9%) 등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전문가 중 고용지원 서비스 강화를 고른 비율은 4.0%다. 전문가들만을 상대로 진행된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서 국내외 금융불안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대외 위험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등 금융시장 불안(37.0%)과 세계경제 둔화(34.4%), 대내 위험요인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63.3%)과 물가상승(50.5%) 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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