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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투자 미미… 고용 둔화 경기 회복세 여전히 부진”

    소비와 투자가 뚜렷하게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계속 부진한 것으로 진단됐다.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소비·투자 등 내수 개선세가 미약하고 수출 개선세도 견고하지 못해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밝혔다. 6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3%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 폭은 전월(1.2%)보다 둔화됐다. 기재부는 지난 7월에도 의류 등 준내구재 판매는 개선되겠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 등이 둔화해 내구재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봤다. 지난 6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 부진으로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상반기 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 확대 등으로 늘어났으나 전달의 감소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기재부는 “앞으로 설비투자는 수출 증가세와 제조업 평균가동률 상승 등 긍정적인 요인과 기업심리 위축 지속 등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돼 있다”면서 “건설투자는 미분양주택 증가와 아파트 분양 감소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활동과 고용 증가세도 주춤한 상태다. 고용시장은 취업자 증가 폭이 4개월 연속 축소됐다. 소비자물가는 1%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수출은 대(對) 미국, EU 수출과 휴대전화, 철강,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일평균 수출은 전달보다 감소했다. 기재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러시아 제재 등 대외 위험요인이 여전하다”면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 경제 활성화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가계소득 중심 성장 노사대타협 빨리 이뤄야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 청사진은 노사에 미칠 영향이 적잖을 것 같다. 새 경제팀은 최근 경기 부진 원인의 하나로 임금상승 둔화와 비정규직 문제, 기업가 정신의 쇠퇴를 꼽는다. 기업의 행태 변화가 있어야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한다. 기업 중심의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가계의 소득을 직접적으로 늘려 내수를 살린다는 쪽으로 과감하게 발상의 전환을 했다고 강조한다. 체감경기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재계도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수단이 문제다. 임금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같은 정책은 노사 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그저께 제주 하계포럼에서 임금 인상과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의 구체적 시행방안을 본 뒤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고 했다. 아무리 대담한 정책이라도 정부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임금을 많이 올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이른바 ‘가계소득확대세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세제 개편에 반영한다는 복안이다. 재계와 충분히 소통을 해 간극을 좁히기 바란다. 기업들은 통상임금이나 정년연장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에 임금 인상 압박감까지 떠안게 됐다면서 고충을 토로한다.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에 비해 낮다. 1990년대 두 자릿수였던 임금인상률은 2000년대 중반부터 4%대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최근 5년 동안 누적 임금인상률이 50%를 웃도는 곳이 27%나 된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해외 공장을 짓는 이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정부는 해외공장을 정리하고 국내로 이전하는 기업에 지방소득세 면제 혜택을 주는 등 ‘U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참에 기업들은 고용 창출과 세수 증대에 도움을 주는 국내 복귀를 적극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 경제팀은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한다면 내수 부진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600만명가량으로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정부는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서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등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은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기업의 정규직 노조는 여전히 비정규직에 대해 비우호적인 편이다. 기업들도 비정규직을 고용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이어서 정부의 비정규직 지원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재계는 정년연장 의무화나 근로시간 단축 등의 노동현안은 감내하기 어렵다면서 기업 현실에 맞게 점진적·자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대기업 노조는 통상임금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윽박지른다. 현대·기아자동차 등은 환율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기업 이익이 줄어들면 가계로 흘러가는 돈도 적을 수밖에 없다. 올해 재계의 임금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임금체계 개편과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 해소 등에 따른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 간 대타협이 절실히 요구된다.
  • 한국경제 정책 불확실성은 충돌하는 ‘6가지 지표’ 때문

    한국경제 정책 불확실성은 충돌하는 ‘6가지 지표’ 때문

    우리 경제에는 서로 충돌하는 지표가 6가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SC)는 23일 이런 내용의 ‘두 개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거시적으로는 개선되고 있지만 미시적으로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으로 6가지 상반된 신호를 꼽았다. 우선 약진하는 대기업과 고전하는 중소기업에 주목했다. 재벌그룹이 고용하는 근로자는 전체 노동력의 13.1%에 불과하다. 나머지 86.9%는 중소기업에 속해 있다. 보고서는 “취약한 중소기업은 위태로운 중산층을 의미한다”며 “일부에게는 지금이 호기이겠지만 대부분은 힘든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는 수출 강세와 내수 둔화의 문제로 이어진다. 1964년 이후 수출 업종의 성장률은 연평균 19.2%다. 수출 강국인 중국(15.3%)이나 타이완(14.6%)보다도 높다. 하지만 기업들이 임금을 통해 성장 과실을 나눠주기보다는 내부에 유보함으로써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섰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그 두 배가 넘는 2550조원의 가계자산, GDP의 7.6%를 교육비로 지출하면서 미국(4700만원)의 60% 수준인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2800만원), 외형은 부쩍 커졌으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집중 유입에 따른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 등도 상충되는 지표들이다. 보고서는 “이런 상반된 시그널로 인해 (경제팀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한국 경제는 물이 절반 찬 유리컵과 같다”고 비유했다. 보기에 따라 물이 반이나 찼을 수도 있고, 반밖에 안 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 부진, 투자 위축, 청년 고용 부진, 서비스업 생산성 감소라는 당면 위험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2기 경제팀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오는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하 압력에 계속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우회로는 없다, 실력으로 승부”

    “우회로는 없다, 실력으로 승부”

    “위협을 비켜 갈 우회로는 없다. 실력을 키워 넘어서야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의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전 세계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하반기 글로벌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다. 정 회장은 하반기 현대차 그룹의 상황은 위협 요인이 겹치는 급변기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과 신흥시장 침체, 저환율이 3대 위협 요인”이라면서 “결국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정 회장은 “위협에 직면한 만큼 부품 협력사와의 연계를 통한 품질 경쟁력 확보와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등 기본 역량을 다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품질 부문에서는 협력사와의 소통, 협력을 확대하고 부품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며 초기 개발, 설계 단계에서부터 품질 점검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404만 3415대의 완성차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5.4%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은 하반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완성차 산업 수요는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8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올해만 200만대 가까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엔저를 앞세워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성장동력이던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은 올해 들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대도시 자동차 구매 제한 조치가 확대 시행되고 있고 유럽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제조업 경기 둔화와 더딘 고용 회복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제약받고 있다. 내수 시장 역시 소비심리 위축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추가 인하에 따른 유럽산 자동차 가격 경쟁력 확보, 임단협 과정에서의 생산 차질 가능성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과도한 社內 유보금에 벌칙… 정부, 세금부과 방안 등 추진

    정부가 투자, 고용을 늘리지 않고 회사 금고에 돈을 쌓아 두기만 하는 기업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매기는 등 벌칙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법인세 감면 등 정책적 지원을 한 기업들로부터 임금 인상, 투자 확대 등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기업의 배만 불리고 가계 소득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사내 유보금을 주주에 대한 배당이나 근로자 월급 인상으로 쓰는 기업에는 세제, 금융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리기 위해 이런 방안을 검토해 이달 중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과도하게 늘어나며 가계 부문의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근로소득과 배당 촉진 등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뒤 나온 대책이다. 기재부는 세제실을 중심으로 기업이 사내 유보금을 예금 등에 투자해 얻은 금융소득에 대해 영업이익과 분리해 더 높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을 직원 성과급이나 주주에 대한 배당으로 돌려줄 때는 법인세에서 비용으로 빼주는데 비용 처리 한도를 높여주는 등 세금 감면 혜택을 더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민층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빠르게 하고, 근로장려금(EITC)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세부적인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 후보자의 지시로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제도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으로 이자소득을 얻긴 하지만 대출 등으로 갚는 이자비용도 엄청나 단순히 법인세를 부과하기는 힘들다”면서 “기업들이 월급, 배당을 늘려도 사내 유보금으로 줬다고 보기 어렵고 지난해 근로장려금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해 추가적인 세제지원 방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출범 앞둔 ‘최경환 경제팀’ 4대 과제는…

    출범 앞둔 ‘최경환 경제팀’ 4대 과제는…

    8일 인사청문회를 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최경환호의 과제와 전망을 규제 완화와 재정 확대, 금리 인하, 환율 방어 등 4가지 키워드로 짚어 본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① LTV·DTI, 수도권도 규제 완화 신중하게 고려 최 후보자는 지난달 15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에 대해 “겨울이 언제 올지 모른다고 여름에 겨울옷을 계속 입고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발언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최 후보자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를 통해서도 “LTV, DTI 규제는 도입한 지 10여년이 지나 그동안 다양한 개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LTV, DTI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을 공식화한 셈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비수도권 지원 방안, 수도권 집중 완화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 완화의 명분은 내수 살리기와 민생 경제 회복이다. 부동산 등의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 활성화와 고용 창출, 내수 회복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재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동산 규제 완화의 경우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실효성이나 부작용 등을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② 추경, 현 시점 계획 없지만 요건 맞으면 검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의 재정 확대 정책도 최근 침체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부진한 내수경기가 하반기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정부가 재정을 추가해 군불을 때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도 추경 편성 가능성을 조심스레 열어두고 있다. 최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현 시점에서 추경 편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법령상의 추경 편성 요건에 맞으면 편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존에 제시한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3.9%를 소폭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해 추경 편성 등 적극적인 부양책을 펴는 것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우리 경제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경기 둔화를 겪는 ‘소프트 패치’를 넘어 더블딥까지 우려되는 비상 상황인 만큼 추경뿐 아니라 가능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재정 균형 목표를 당분간 포기하더라도 확실히 효과가 날 수 있는 수준의 추경이 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③ 금리, 이자부담 경감 총수요 확대… 경기에 긍정적 금리 인하 등의 금리정책 역시 최 후보자가 경제팀 수장으로 관심을 쏟아야 하는 부분이다. 최 후보자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가 전반적인 영향을 충분히 감안해 정책을 운영할 것”이라면서도 “이자 부담 경감으로 소비, 투자 등이 증가하는 등 총수요가 확대돼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오는 10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향후 추가 하향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셈이다. 오 회장은 “경기 회복을 위해 한은이 중앙 정부와 협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④ 환율, 단기간 변동… 완화 정책 기조 유지 바람직 환율 하락도 최경환 경제팀의 큰 숙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010.5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일주일 만에 1010원 선을 회복했지만 지난 2월 3일 1086.0원보다 7% 가까이 빠진 상태다. 환율 하락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가 과거보다 줄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해외에 물건을 팔아 먹고사는 우리 경제 입장에서 과도한 환율 하락은 분명한 악재다. 최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그동안 정부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 등에 따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단기간에 환율이 변동하는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환율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시절과 같은 과도한 시장 개입은 자제하되 우리 외환시장이 국제 투기 자본의 ‘현금인출기’가 되는 것은 막겠다는 뜻이다. 성장 우선주의자인 최 후보자의 성향을 보더라도 환율 하락을 언제까지나 용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도 “최 후보자는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위스콘신학파에 속하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실물의 영향도 예의 주시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공공부문 경제적 실상 측정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공공부문 경제적 실상 측정은 어떻게 하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일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가들의 심각한 재정 부실이 드러나고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담당하는 연방 공기업이 도산했다. 또한 각국 정부는 부실 금융기관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전체의 재정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부채 규모가 크고 일부는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있어 공기업 부실화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을 어떻게 측정하는지를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새로 작성해 발표하기 시작한 일반정부 재정수지, 공공부문 부채 통계, 국민소득 통계의 공공부문 계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공공부문이란 민간부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일반정부와 공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민소득 통계 작성의 국제 지침인 2008 국민계정체계(SNA)에서는 독립된 제도 단위 및 정부 지배 여부를 감안해 경제 주체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양분하고, 공공부문 내에서는 원가보상률(판매액/생산원가)과 정부판매비율(정부대상 판매액/전체 판매액)을 기준으로 시장성이 없으면 일반정부, 시장성이 있으면 공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반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공기업은 비금융공기업과 금융공기업으로 나뉜다.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은 수입과 지출의 차이인 수지, 부채 규모, 경제활동의 성과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파악해 볼 수 있다. 우선 수지 측면을 살펴보면 기획재정부에서는 중앙정부 통합재정수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통합재정수지, 일반정부 재정수지 등 세 종류의 재정수지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사학연금,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를 따로 산출해 재정운용 목표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는 장기적인 미래 지출에 대비한 것으로 당해 연도 재정 활동의 결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민소득 통계와 포괄 범위가 일치하는 일반정부(비영리 공공기관 포함) 재정수지가 올해 처음 발표됐는데, 2012년 일반정부의 수입과 지출은 각각 479조 7000억원과 463조 3000억원을 기록해 16조 5000억원의 흑자를 보였다. 중앙정부가 17조 1000억원의 흑자를 보인 반면 지방정부는 지방교육재정을 중심으로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정부 재정수지 흑자 규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로 대부분 재정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서는 건전한 편이다. 중앙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의 인원, 급여, 자산, 부채, 당기순이익 등 주요 경영정보는 각각 ‘알리오’와 ‘클린아이’라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자세히 공개되고 있다. 공공부문 부채와 관련해 기재부는 국가채무, 일반정부 부채, 공공부문 부채 등 세 종류의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포괄 범위와 산출 기준, 활용 목적 등이 각기 다르다. 국가 채무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을 대상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현금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등에 활용된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을 추가해 국제 지침에 따라 발생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국제통화기금(IMF), OECD 등 국제기구에 제공돼 국가 간 비교에 주로 쓰인다. 공공부문 부채는 일반정부 부채에 비금융공기업을 추가해 국제 지침에 따라 발생주의 기준으로 작성되며, 공공부문의 재정건전성 관리지표 등으로 활용된다. 포괄 범위가 가장 넓은 공공부문 부채는 올해 2월 처음 발표됐는데, 2012년 말 기준으로 821조 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7조 8000억원 늘어났다. 부문별로는 일반정부 부채 504조 6000억원, 비금융공기업 부채 389조 2000억원, 내부거래로 제거되는 부채 72조 8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채의 2012년 명목 GDP 대비 비중은 국가 채무 32.2%, 일반정부 부채 36.6%, 공공부문 부채 59.6%다. 우리나라 일반정부의 부채규모(36.6%)는 OECD 평균(107.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데, 이에 대해 금융공기업 부채, 공무원 연금 등 충당부채, 상계 처리된 내부거래 금액 등을 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공기업 부채는 국제 지침에서도 일반적인 부채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충당부채는 별도 부기해 공개하고 있다. 내부거래를 제거하는 것은 부채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한은에서 지난 4월 처음 발표한 공공부문 계정을 통해 공공부문의 경제적 실상을 경제활동의 성과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공공부문 계정이란 일정 기간 동안 이뤄진 공공부문의 모든 경제활동을 국민소득 통계 작성 방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기록한 통계다. 공공부문 계정에는 정부의 공공부문 부채 통계에서는 제외돼 있는 금융공기업도 포함돼 있다. 공공부문 계정을 통해 총수입과 총지출, 순저축 및 저축투자차액, 주요 통계의 GDP 대비 비중 등 여러 가지 재정지표가 산출돼 공공부문 전체와 부문별 재정 지출의 성과 평가 및 건전성 분석 등에 활용된다. 한은에 따르면 2012년 중 공공부문의 총지출은 671조 9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비해 211조 8000억원 증가했다. 공공부문 지출은 2008~2012년 중 연평균 7.9% 증가해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5.7% 증가한 명목 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GDP 대비 총지출 비중도 2007년에 비해 4.7% 포인트 늘어난 48.8%를 기록했다. 총지출과 총수입의 차이인 저축투자차액은 2007~2012년 기간 중 2007년을 제외하고는 지출초과 상황을 지속했다. 다만 지출 초과 규모는 2009년 58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빠르게 줄어들어 2012년에는 5조 9000억원을 나타냈다. 부문별 주요 특징을 보면 일반정부의 경우 2012년 저축투자차액이 13조 9000억원 수입 초과로 지출이 당해 연도의 수입 범위에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총지출의 GDP 대비 비중도 OECD 회원국(42.7%)과 유로존 평균(50.0%)을 밑도는 32.7%를 기록했다. 한편 비금융공기업의 경우 총지출 규모가 대규모 국책 사업이 집중된 2008~2010년 급증한 이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비금융공기업의 저축투자차액은 지출 초과 규모가 2009년 48조 3000억원까지 늘어난 후 점차 개선돼 2012년 22조 1000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종합해 보면 일반정부의 경우 재정수지, GDP 대비 부채 규모, 총지출 및 저축투자차액 등의 측면에서는 주요국에 비해 건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를 대신해 대규모 국책 사업을 하거나 공공재를 생산하는 비금융공기업의 경우 2012년 현재 부채 규모가 일반정부 부채의 77.1%에 달하고 있고, 저축투자차액도 큰 폭의 지출 초과 상태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현금주의란 현금이 들어올 때 수익(수입)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나갈 때 비용(지출)으로 처리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발생주의란 현금을 주거나 받는 것과 상관없이 거래가 발생한 시점에서 수익과 비용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주의에 비해 특정 기간 중 사업 성과를 보다 정확히 보여 준다. 현금주의는 발생주의에 비해 속보성이 있고 계산이 쉽다.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간 차이는 미리 받은 선급금이나 아직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금 등의 항목에서 주로 발생한다.
  • 1분기 실질임금 상승률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

    1분기 실질임금 상승률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정체하면 가계소득 증가율도 둔화돼 내수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2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99만 4043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294만 2146만원보다 5만 1897원(1.8%) 증가했다. 올 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것이다. 실질임금 상승률 둔화는 임금으로 생활하는 이들의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명목임금 상승률 또한 1분기 2.9%로 2011년 4분기(1.5%)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명목 3.9%, 실질 2.5% 상승한 데 비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올해 실질임금 증가율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정체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취업자 수 증가폭 3개월째 둔화

    취업자 수 증가폭 3개월째 둔화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40만명대로 떨어지며 3개월 연속 둔화됐다. 세월호 사고로 고용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성 고용률은 고용정책 효과 등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2581만 1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41만 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동월대비)은 2월 83만 5000명이었지만 3월 64만 9000명, 4월 58만 1000명, 5월 41만 3000명으로 3개월 연속 가파르게 감소했다. 5월 실업률은 3.5%로 지난해 5월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8.7%로 지난해 5월보다 1.3% 포인트나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고용률은 60.8%로 1년 전보다 0.4% 포인트 올랐다. 남성은 71.8%, 여성은 50.2%로 각각 0.2% 포인트, 0.5% 포인트 높아졌다. 여성 고용률은 관련 통계를 산출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5.6%로 작년 동월 대비 0.6% 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 수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8개월간 늘었던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5월보다 1만 1000명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30대 취업자도 4만 2000명 줄었다. 반면 50대(22만 7000명), 60세 이상(18만 2000명), 40대(2만 2000명) 등은 각각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주춤하는 모습”이라면서 “도소매, 음식·숙박업, 레저, 운수, 사업지원서비스 등에서 감소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사고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규모 경제정책이 사라졌다] ‘안전’ 매달리다 민생정책 실종… 정치권, 추경카드 ‘만지작’

    [대규모 경제정책이 사라졌다] ‘안전’ 매달리다 민생정책 실종… 정치권, 추경카드 ‘만지작’

    세월호 사고 이전에 앞다퉈 발표되던 굵직한 경제정책이 실종됐다.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 둔화세 심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연초와 같은 ‘한 방’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경제팀 전면 교체 분위기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지 우려했다. 좋은 정책도 때를 놓치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소비회복 등 민생경제와 관련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선 이런 민생 과제들을 제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4월 16일) 이후 대통령 주재 긴급민생대책회의(5월 9일), 민생경제 당정협의(5월 21일), 민생업종 애로 완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5월 29일) 등을 통한 대책은 거의 비슷했다. 소상공인에게 저리로 돈을 빌려 주고, 공공부문의 지출을 앞당기는 것 등이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상적인 소비를 해 달라고 읍소했고, 이달 5일에는 현 부총리가 3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나 투자와 고용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오히려 적극적인 민생 대책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안전 예산을 늘리는 대신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예산이 줄지 않게 하려면 빚을 내서라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부처 간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주택 2채를 가진 사람에게까지 전세 보증금에 세금을 물리기로 성급하게 방향을 잡으면서 주택시장 회복세가 다시 꺾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정치권의 논의만 지켜보는 상황이다. 올해 초 대형 정책을 잇따라 내놓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지난해와 올해 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규제개혁 등을 천명한 정부는 2월 말 경제개혁 3개년 계획,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 등을 내놓은 바 있다. 또 4월 9일에는 독과점적 수입재 수입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고, 세월호 사고 하루 전인 15일에는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청와대가 해경 폐지, 안전행정부 축소 등 조직 개편 및 주요 인사 교체에 집중하면서 정작 민생 정책의 추진력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청와대가 정부 조직 변화와 안전문제 개혁에 매달리면서 경제 침체에 대비할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경제팀 교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경제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요구가 세월호 사고 이후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면서 기업과 국민의 경제 심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과 소비성향이 낮은 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면서 “소득재분배 정책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수출 및 대기업을 위해 환율 문제를 다루었다면, 내수를 진작하고 중소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수입 단가를 낮추는 환율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자율을 낮추는 정책도 소비자는 결국 빚을 늘리고, 대기업도 이자율 하락에 따라 수익을 늘리기 위해 투자에 나서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6·4 선택 이후] ‘낀세대’ 40대, 그들은 野를 택했다

    6·4 지방선거에서 40대가 야당에 60% 안팎의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에서 보수 성향의 50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 성향의 ‘2030’ 세대와 보수 성향의 ‘5060’ 세대 간의 대결 구도 속에 ‘낀 세대’인 40대가 캐스팅 보트를 쥔 셈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당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 세대이기도 한 이들이 정부와 여당에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방선거 출구조사 요약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울산, 경북, 제주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0대 유권자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후보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40대 유권자의 66.0%가 새정치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했다. 인천에서는 40대의 60.5%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를, 경기에서는 63.9%가 같은 당 김진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런 현상은 새누리당의 ‘텃밭’도 비껴가지 않았다. 부산에서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40대로부터 64.7%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대구에서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는 40대에게서 55.4%를 얻었다. 경남에서도 40대의 47.9%가 김경수 새정치연합 후보를 찍어 새누리당의 홍준표 지사가 얻은 47.3%를 상회했다. 강원은 40대의 67.6%가, 충남에서는 66.8%, 충북에서는 65.0%, 대전에서는 64.9%, 세종에서는 64.6%가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0대의 3분의2에 육박하며, 새정치연합이 중원을 싹쓸이하는 원동력이 됐다. 야권의 텃밭인 광주(60.0%), 전북(74.8%), 전남(76.7%) 등 호남권에서도 40대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새정치연합을 택했다. 인천과 경기를 새누리당이 가져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새정치연합이 광역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17곳 가운데 9곳에서 승리를 거두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과 대구에서 야권 후보들이 야풍(野風)을 일으키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40대의 몰표가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천과 경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인물론과 ‘박근혜 마케팅’의 위력이 40대들의 ‘앵그리 표심’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40대의 ‘야당 쏠림’ 현상은 역대 선거와 비교해 봐도 두드러진다. 2012년 4·11 총선에서 실시했던 출구조사 결과 40대의 46.1%만이 당시 제1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을 지지했고, 같은 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40대는 55.6%에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40대가 야당으로 쏠린 가장 큰 이유는 선거 50일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파고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비극적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에 동년배인 다수의 40대가 공감했고, 거기에 정부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 준 무능한 모습이 더해지면서 그들이 ‘세월호 심판론’에 표심을 얹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고용 불안정, 전셋값 급등,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40대들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도 그들이 여권에서 야권으로 마음이 돌아선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읽힌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특별히 투표 요인을 찾지 못했던 40대들이 세월호 참사에서 야기된 정부에 대한 비판 정서에 영향을 받으면서 커진 실망감이 야권을 향한 표심으로 결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4월 고용률 65.4% 사상최고

    4월 고용률 65.4% 사상최고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15~64세)이 65%를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고용률 목표인 70% 달성까지 5% 포인트도 남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실업률은 상승했고, 취업자 수 증가율은 둔화되는 추세다. 세월호로 인한 경기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고용 회복세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OECD 기준 고용률은 65.4%다.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4월보다 1% 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고용률(15세 이상 인구)도 60.6%로 2007년 6월(60.8%) 이후 6년 10개월 이후 최고치다. 취업자도 2658만 4000명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58만 1000명이 증가했다. 6개월 연속 50만명 이상의 증가세다. 상용직이 53만 2000명 늘었고, 임시일용직은 5만 7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 수가 올 1월 70만 5000명, 2월 83만 5000명 등으로 급증한 이후 3월과 4월에는 각각 64만 9000명, 58만 1000명 등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고용률 증가도 50대 후반의 연령대가 이끌고 있다. 지난달 55~59세 고용률은 71.8%로 지난해 4월보다 2.3% 포인트 상승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30대 후반(35~39세) 고용률은 유일한 감소세였고, 지난해 4월보다 0.2% 포인트 줄어 73.6%였다. 취업전선에 나선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의 고용률은 각각 69.4%, 73.8%로 0.6% 포인트, 0.8%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3.9%로 지난해 4월보다 0.7% 포인트 상승했고, 20대 실업률은 10.2%로 3개월 연속 10% 이상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급 공무원 시험이 지난해는 7월에 시행됐지만 올해는 4월로 바뀌면서 청년 고용률이 다소나마 증가한 부분이 있다”면서 “세월호 사고 여파가 5월 고용동향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경기보완대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기로에 선 한국경제] 못 믿을 장밋빛 지표… “내수 활성화 나서야”

    [기로에 선 한국경제] 못 믿을 장밋빛 지표… “내수 활성화 나서야”

    올해 1분기 취업자 수 증가율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7개월째 흑자였고, 지방 아파트 청약 시장은 경쟁률이 수백대1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년 만에 8단계 상승하면서 세계 3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 전세가격 급등, 세수 부족, 소비 둔화, 빈번한 금융안전사고 등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과 경기 침체 장기화의 기로에 선 한국 경제가 ‘장밋빛 지표’의 함정을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로 2002년 1분기(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15~64세) 역시 올해 2월 64.3%에서 4월에는 64.5%로 서서히 오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 청년(20~29세) 고용률은 57.2%에서 56%로 떨어졌다. 또 우리나라의 청년(15~24세) 및 비청년(25~64세) 고용률 격차는 47% 포인트로 OECD 주요국 중 가장 컸다. 프랑스(42% 포인트), 이탈리아(41% 포인트), 영국(25.7% 포인트), 미국(24.7% 포인트)보다 높았다. 대구, 광주 등 지방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0.21% 올랐지만, 전세가격은 0.35%로 더 크게 올랐다. 저소득층을 위한 전세 대출 확대가 오히려 전세 가격을 높이고,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월 무역수지는 44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수는 여전히 어둡다. 지난 3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해 3월보다 7%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세월호 사고 등으로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할인점 판매액은 지난해 4월보다 3.7% 하락했고, 백화점은 0.1% 줄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GDP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명목 GDP는 2만 4329달러로 세계에서 33위였다. 2012년 2만 2590달러보다 1739달러 늘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 달러 환산 GDP는 높아지기 때문에 지표만 봐서는 안 된다”면서 “통상 선거를 앞두고 좋은 지표를 발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많은 서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전망을 특히 어둡게 봤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기 저점을 지났다고 하는데 세월호 사고로 인해 경제가 올스톱 되면서 GDP가 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서 “세월호 사고의 문제점은 일벌백계하고 고쳐야 하지만, 모든 소비를 규제하는 분위기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우리나라는 국내 소비가 GDP 증가의 60~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 침체는 심한 충격이 된다”면서 “소비 침체의 원인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 자세, 공무원과 이해집단의 유착 등이기 때문에 정부가 스스로 쇄신해 국민의 불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지표와 다르게 내년에는 올해 환율 하락의 여파와 미국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경제 지표가 하방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선제적인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문제 역시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큰 비중을 감안할 때 중요한 리스크로 급부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업·해운업·노조·대학 등 이익집단 세력의 목소리는 크지만 정작 소비자·시민·학생 등 경제 주체의 목소리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정부는 기획·미래·감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세월호 여파로 가라앉은 경기 되살릴 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여행이나 쇼핑, 외식 등을 자제하는 등 자숙 모드가 이어지면서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비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쇼크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이 일상의 활동을 축소하는 현상이 휴가철까지 장기화할 경우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면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국정조사 등을 포함한 진상규명 절차를 거쳐 세월호 참사를 신속히 수습하는 것만이 정상적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하는 동인(動因)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초·중·고교의 수학여행 금지 조치 등으로 단체여행이 사라지다시피하면서 경주 등의 사적지 관람객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취소된 관광은 전국적으로 5476건에 이른다. 제주도는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18일 수학여행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8% 줄었다. 주말 영화 관람객이나 놀이공원 입장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안산·진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 지자체들은 문화행사 등을 취소하는 등 지역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건설업계는 견본주택 오픈 이벤트나 경품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 전체의 심리 위축이 과거 대형 사고에 비해 오래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죄책감이나 무기력감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 회복의 첫 단추는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면서 “조속한 사고수습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을 삼가고, 사고 수습과 ‘제2세월호’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3.9%로 201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설비투자는 1.3%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나기 이전 실적인데도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가계의 소득 감소가 소비에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경제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정부는 어제 민생대책회의에서 소비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재정 지출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7조 8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정부의 선제 대응은 바람직하지만 경기 회복의 관건은 민간 부문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특수가 기다리고 있지만 세월호 여파로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업들은 중국의 저성장이나 원화 가치 상승 등의 대내외 여건을 들면서 하반기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고용과 임금이 늘지 않는 한 지표경기와는 달리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건전한 소비 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안전이나 국민건강 관련 등을 제외한 부문에서의 규제 완화는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 OECD, 한국 올 경제성장률 4.0% 전망… 0.2%P 상향

    OECD, 한국 올 경제성장률 4.0% 전망… 0.2%P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내렸지만, 한국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2% 포인트씩 올렸다. 세계 교역량 증가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효과로 수출이 늘면서 4%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OECD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0%, 내년 4.2%로 지난해 11월 발표 때보다 0.2% 포인트씩 올렸다고 밝혔다. OECD는 한국의 빠른 수출 증가세가 기업 투자와 고용, 임금 부문의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 성장률을 3.9%로 예상했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4.0%로 전망치를 0.2% 포인트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한편 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내린 3.4%로 수정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미국의 경기부양책 축소, 일본의 재정 긴축,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금융시장 불안전성 등을 세계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기존과 같은 3.9%를 유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 양적완화 또 100억弗 축소… 초저금리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30일(현지시간) 월 550억 달러(약 56조 8000억원)인 양적완화 규모를 5월부터 4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제로(0~0.25%) 수준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달 29일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3월 FOMC 회의에서 경기와 고용 상황 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이는 내용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결정했다. 따라서 이번까지 네 차례 연속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활동이 일부 악천후 탓에 지난 겨울 확연하게 둔화했으나 최근 호전되고 있다”며 “가계 소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상당 부분 혹한과 폭설로 인한 것이고 전반적 개선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경기 판단인 것이다. 연준은 이어 “노동 시장 지표는 혼재돼 있으나 추가로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실업률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초저금리 기조는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대로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이날 FOMC 회동 몇 시간 전 이사회를 소집해 중기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연준이 1분기 GDP 성장률 급락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자 미 증시는 급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만 6580.84로 0.28%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인구고령화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인구고령화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총인구의 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보다 낮지만 10년 내에 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를 넘어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추세로라면 2017년 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14~20%), 2026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20% 이상)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고령화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인구구조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데 있다. 선진국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에 이르기까지 평균 70년 이상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 사회·경제적으로 대비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인구 고령화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는 성장, 고용, 금융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먼저 고용의 규모 및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고령화가 노동시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젊은 인구의 비중이 줄고 고령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용의 연령별 구성도 변하고 있다. 취업자 중 40세 이상 비중이 1980년 39%에서 2012년 55%로 상승했다. 근로자의 평균연령도 1990년 39세에서 2013년 44세로 5세나 높아졌다. 이는 향후 고령층 근로자들이 은퇴 등으로 노동시장을 떠나고 청년층의 노동 유입이 둔화하면, 기업이 적정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해 나가는 데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 숙련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기업의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실제 고용의 장기 추세를 보면 최근 들어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이런 고용 증가세 둔화는 1980년대 후반 이후 대체출산율에 못 미치는 낮은 인구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젊은 층은 줄어들고 전체 인구의 약 15%(2013년 기준)인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은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더 진전되면 노동공급의 절대 수준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 노동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15세 이상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경제활동 참여로 인구보너스 효과를 누렸고, 이를 통해 1980~90년대 고도 성장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노동력 부족이 성장을 제약해 현재의 경제발전 패턴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고령화는 산업별 고용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고령화로 가계 구성원들의 연령 구조가 바뀌면 그들이 소비하는 재화의 구성도 변한다.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금융, 식품, 의료기기, 요양, 여가, 의료서비스 등의 지출을 늘리는 반면 교통, 교육, 오락, 의복 관련 소비는 상대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나면 고령층이 선호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실버산업이 성장하면서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이런 개인들의 소비구조 변화에 따라 고용구조도 변한다. 최근 보건 및 의료 서비스의 고용이 크게 증가하는 데서 이 같은 고용구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인구 고령화의 이면에는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핵가족화,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 결혼관과 자녀관 등 오랫동안 진행돼 온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와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당장 인구대책을 세워도 인구 고령화 추이를 크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까닭에 현재의 인구 고령화 추이와 그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는 당분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이후 2060년까지 평균 매년 1.2%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이 감소한다면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을 빠르게 잃을 수 있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고용 감소가 직접적으로 생산과 성장을 둔화시킬 뿐만 아니라 저축 여력의 감소 및 투자 위축으로 성장잠재력을 낮추고 다시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동력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려면 가용 노동력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2012년 기준 64%로 주요 선진국 수준을 밑돈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여성 고용률은 54%로 미국(62%), 일본(61%) 수준에 못 미치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5%(OECD 평균 6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OECD 수준으로 높인다면 약 120만명의 추가 노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15~24세) 고용률은 24%로 이 역시 OECD 평균(40%)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나라 젊은세대의 경우 군복무와 학업 때문에 경제활동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상당수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청년층 실업률이 9%로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중소제조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10%에 달한다는 지난해 중소기업 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기대 관리 등을 통해 청년층의 일자리 수급 불일치를 해소함으로써 고용률을 높일 여지가 있다. 다만 청년층 고용 문제는 학업, 병역 등 사회구조적 문제와 얽혀 있어 여성이나 고령층 등 다른 계층보다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바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고용률 제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고령층의 고용이 늘어나는데 이들을 위한 고용정책을 세울 때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노년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사회후생적 관점도 포함해 종합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여년 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 국민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고령자다. 이들이 행복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연합(EU)이 고령층의 고용, 지역사회 참여 및 건강한 노후를 모토로 추진하고 있는 ‘활기찬 노후 정책’(active aging policy)이 좋은 벤치마킹이 될 수 있다. EU는 고령층 일자리 정책을 단순히 노동시장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사회·경제·복지를 아우르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일관된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노력은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할 수 있고, 노인 빈곤율을 낮출 수 있으며, 사회보장 관련 재정부담을 낮춰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 이런 관점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쏙쏙 경제용어] ■대체출산율 이민 등 외부 여건의 변화 없이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아야 하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2.1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보너스(Demographic dividend) 효과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높아지고 부양비율(생산가능인구 대비 14세 이하 유소년 및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낮아져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경제활동에 대거 진입해 1980~90년대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성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이런 인구보너스 효과는 사라진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지독한 양극화 景氣 ‘봄의 역설’

    지독한 양극화 景氣 ‘봄의 역설’

    경기(景氣)도 봄을 맞았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청약 인파가 몰리고,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50만명 이상 늘었다. 3월 수출 실적은 역대 2위였고, 고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도 잘 팔린다. 하지만 기업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임금은 예전처럼 빠르게 늘지 않는다. ‘봄의 역설’인 셈이다. 1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월보다 0.35% 상승해 2011년 11월(0.6%)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에선 100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도 나온다. 하지만 서민들의 주택 구입은 더 어려워졌다. 전국의 주택을 가격 순으로 줄을 세운 뒤 1~5분위로 나누었더니 지난달 1분위의 주택가격은 1억 359만원으로 지난해 3월(9827만원)보다 5.4%나 올랐다. 같은 기간 5분위는 5억 2330만원에서 5억 2077만원으로 오히려 0.5% 내렸다. 전세 가격도 전월 대비 상승률이 지난해 10월 1.1%에서 올 1월 0.49%까지 하락했지만 지난달 0.66%로 다시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3월보다 5.2% 증가한 497억 6300만 달러(약 53조원)로 지난해 10월(504억 8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였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도 지난해 1분기보다 7.8% 늘었고, 현대차는 10.6%나 더 팔았다. 하지만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둔화됐다. 지난해 월평균 임금총액은 329만 9000원으로 2012년(317만 8000원)보다 3.8% 올랐는데, 2012년의 임금상승률(5.3%)보다 1.5% 포인트 낮은 것이다. 특히 특별급여(성과급, 상여금, 학자금 지원 등)가 2012년 상승률(5.8%)의 3분의1에 불과한 1.8%에 그쳤다. 보너스가 실종됐다.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20대 전체 실업률은 지난 2월 1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달도 10%였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건설의 경기 하락, 수출 성과의 대기업 독식, 해외 공장 생산으로 인한 고용 정체, 부동산의 구조적 초과 공급 등으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대 男 고용시장서 소외

    20대 男 고용시장서 소외

    지난달 20대(20~29세) 남성의 고용률만 지난해 3월에 비해 하락하면서 20대 남성이 고용시장에서 소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공무원·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에 매달리는 경향이 높은 데다가, 최근 시험으로 뽑는 일자리에 부는 여풍으로 20대 남성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53.7%로 지난해 3월보다 0.7% 포인트 감소했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58.3%로 지난해 3월보다 1.3% 포인트 증가했고, 다른 연령대의 남녀 고용률도 모두 늘었다. 20대 남성은 실업률도 11.8%로 다른 연령과 비교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여성이 8.4%로 뒤를 이었지만 3.4%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신종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조사분석센터장은 “20대 남성의 경우 직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고 취업했다가 이직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다”면서 “또 공무원, 공공기관 등 양질의 일자리에만 매달려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비율이 여성보다 낮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취업 준비나 스펙 쌓기에서 남성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런 특징이 취업 시장에 반영되면서 남성의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대 역시 남성들이 노동시장에 늦게 참여하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 3월 전체 취업자는 2516만 30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64만 9000명 증가했지만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70만 5000명, 2월에 83만 5000명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 폭은 다소 둔화됐다. 60만명대 증가 폭은 고용시장 회복세로 본다. 3월 전체 실업률은 3.9%로 지난해 3월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로 본 고용률은 59.4%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5%로 지난해 3월보다 1.1% 포인트 올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임금체계 매뉴얼 개편] ‘가늘고 긴 임금체계’로 전환… 기업 청년고용 기피 막는다

    [임금체계 매뉴얼 개편] ‘가늘고 긴 임금체계’로 전환… 기업 청년고용 기피 막는다

    고용노동부가 19일 발표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은 입사해서 경력 30년까지의 임금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대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그만큼 임금을 더 지급하는 ‘가늘고 긴 임금체계’를 채택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지난해 60세 정년 법안이 마련됐는데 지금처럼 근속연수에 따라 계속 고임금을 지급하면 인건비 부담 때문에 기업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년층 고용도 기피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년 60년은 채우지 못한 채 가계의 소비가 급증하는 30~40대에 임금이 현 수준보다 낮아지는 ‘가늘고 짧은 임금체계’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새 임금체계에 따라 후배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중장년층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데 심리적 압박을 겪거나, 기업이 60세 정년 보장을 하지 않을 때 제재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사용자 편향 정책”이라고 이번에 나온 매뉴얼을 규정했다. 고용부는 60세 정년법안과 함께 통상임금 체제 개편의 쟁점들을 아우르며 이번 매뉴얼을 마련했다. 고용부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 구성 항목을 단순화하고 ▲임금 결정 기준으로서 기존 연공급(호봉제)의 연공성을 완화하는 대신 직무·직능급을 도입하고 ▲성과와 연동된 상여금 또는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임금체계 개편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특히 연공급 때문에 기업들의 고용이 위축된다고 진단, 이 체계를 뜯어고치는 데 주력해 매뉴얼을 개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인 이상 사업체의 71.9%가 연공급을 운영하고, 300인 이상 기업을 보면 그 비율이 79.6%로 상승한다”며 “연봉제 도입 사업장이 1997년 3.6%에서 지난해 66.2%로 늘었지만 실상은 무늬만 연봉제 기업들”이라고 진단했다. ‘무늬만 연봉제’란 뜻은 연봉제를 도입했더라도 직능급은 근속연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직무급도 연공급을 유지하면서 직무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부는 이어 “연공급이 유지되면서 임금에 대한 일의 가치 및 생산성 반영이 미흡하고, 직장 이동이 쉽지 않고, 수당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 일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진단했다. 노동계는 연공급의 단점을 지적하는 고용부의 진단과 직무급 등을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려는 고용부의 정책 모두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고용부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유럽권 국가들에서는 가계 지출이 늘어나는 30~40대를 전후해 자녀수당과 같은 복지체계가 가동되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고용부 스스로 그동안의 연봉제 확산 노력이 ‘무늬만 연봉제’였음을 인정하며 또다시 연공급 억제 카드를 통해 정년 연장을 실현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하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연구위원은 “연공급이라면 근속이 낮을 때에는 낮은 임금을 받다가 근속이 높아지면 임금도 높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젊은 시절 충성을 다한 노동자가 장기근속을 통해 안정적인 높은 임금을 받기보다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당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직무급을 도입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순전히 회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30년 경력자의 임금이 초임에 비해 3.3배 높다는 고용부의 말을 뒤집으면 우리나라 초임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라거나 “매뉴얼대로 직무급이 도입돼 경력이 낮은 노동자 밑에서 경력이 높은 노동자들이 관리를 받게 되면 유무형의 퇴직 압력을 받는 은폐된 정리해고가 일어날 것”이라며 고용부의 기대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55세 이후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고용을 유지하거나 청년층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박화진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60세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면 중장년기 낮은 임금만 감수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임금을 계속 올릴 수는 없으니 대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장년기까지 임금 상승분을 줄여 늘어난 55~60세의 임금 보전에 활용하는 방식의 고용부 안은 퇴직연금 등의 수익모델 구조와 닮아 화제가 됐다. 예를 들어 근로자 입장에서는 고용부 매뉴얼대로 중장년기 동안의 임금 상승분을 양보하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것보다 지금대로 임금 상승분을 받아 퇴직연금에 가입한 뒤 55세 이후 연금을 받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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