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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체류자 위해 스페인어 성탄미사

    “강제 출국이라는 두려움 속에 사는 한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식 고용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특별한 성탄전야를 준비한 프랑스인 신부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 천주교노동사목위원회 외국인노동자상담소 홍세안(60) 신부. 이름만 들으면 한국인으로 보이지만 홍 신부는 ‘미셸 롱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프랑스인이다. 유창한 한국어와 스페인어 실력으로 곤경에 처한 중남미 출신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도와주면서 ‘천사 신부님’으로 통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24일 보문동 노동사목회관과 동두천성당에서 중남미 출신 노동자를 위해 스페인어로 성탄미사와 오붓한 성탄잔치를 열었다. 홍 신부가 머나먼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4년 선교사 자격으로 처음 방한하면서부터다. 선교활동을 하면서 그는 갈수록 늘어나는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자란 점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차별을 겪는 것을 보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벨기에 가톨릭노동장년회에서 국제지도신부로 재직하면서 스페인어를 배운 뒤 2001년 한국에 돌아왔다. 6년 간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담해오면서 그들의 열악한 삶을 직접 목격해 온 홍 신부는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체류 신분으로 내모는 노동법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홍 신부는 “며칠 전 페루 남자가 ‘아내가 화성보호소에 있다. 오늘 강제 출국하는데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내에게 직접 연락을 하려다가 남편마저 붙잡혔다.”고 전한 뒤 “주위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외국인 노동자가 많으니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한국 외국인 고용허가제 더 보완을”

    “한국이 시행 중인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이주자 인권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지난 5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호르헤 부스타만테(68) 유엔 이주자인권 특별보고관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한성과 및 소감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지난 일주일간 외교통상부와 법무부, 노동부, 여성가족부, 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주한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자들의 인권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고용허가제가 이주자 이동의 자유를 어느 정도 실현했다고 보지만 제도 자체가 완전히 실행된 것이 아닌 만큼 이주자 인권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국제결혼도 브로커 수수료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더욱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한국 정부가 이주민 인권과 관련,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사회는 이주민에게 매우 개방적이고 그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고용허가제나 국제결혼 등의 시스템을 더욱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스타만테 보고관은 12일 출국, 인도네시아로 떠날 예정이며 각국의 방문 결과를 토대로 이주자 인권상황 보고서를 작성, 내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방문취업비자制 지연…동포 또울린 조국

    러시아 동포 3세 강은혜(25·여)씨는 중국 동포 3세인 남편 김성진(31)씨와 2년째 생이별 중이다.1997년 연해주에서 만나 결혼한 뒤 아들 진규(6)를 낳았다. 형편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 할아버지 고국에서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한국행 비자받기가 러시아보다 중국이 어려워 남편은 중국에 두고 진규와 함께 2004년 먼저 국내로 들어왔다. 관광비자로 석달마다 한번씩 연해주를 오가며 충북 충주의 한 식당에서 매달 100만원씩 벌고 있다. 남편은 올초 한국에서 방문취업비자(H-2)를 발급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제도 시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7월초 시행된다던 제도는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강씨와 진규는 매일 전화 목소리로 남편과 아빠를 그리워하며 애만 태우고 있다. 중국과 옛소련 동포들에게 자유로운 고국 방문과 취업을 허용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초 시행 예정이던 방문취업비자(H-2) 발급 제도가 늑장 걸음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비자를 발급받아 고국에서 떳떳하게 일하기 위해 자진 출국까지 했던 중국·옛소련 동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주의 한 찜질방에서 3개월 초청 비자를 받고 일하던 우즈베키스탄 동포 김안드레(35)씨는 비자가 만료된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으로 자진 출국했다. 찜질방에서 일을 잘 한다며 다시 3개월 초청장을 받게 해준다고 권유했지만 거절했다. 한국어 시험 등을 거쳐 방문취업비자만 받으면 5년 동안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으며 최장 3년까지 국내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국에서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이 늦어지면서 김씨는 결국 재입국을 포기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초까지 자진귀국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옛소련으로 돌아간 동포는 모두 1만 3000여명.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방문취업비자로 재입국을 원하고 있다. 제도 시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방문취업비자 제도 시행과 연관된 법률인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고용허가제) 개정안이 민생 법안에 밀려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과 외국적동포과 관계자는 “동포라고 해도 일단 외국인이다 보니 고용허가제 특례규정에 의거해서 출입국 문제를 정할 수밖에 없다. 국회 통과만 됐다면 시행 시기를 예정대로 할 수 있었지만 당분간은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법안심사를 받는다고 해도 상임위를 거쳐 법사위, 본회의 통과와 시행령이 만들어져 시행되기까지 보통 3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행은 내년 초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인돕기운동본부 박정렬 사무국장은 “3개월 초청 비자로 어렵게 고국을 오가던 중국·옛소련 동포들에게 방문취업비자는 획기적인 제도로 이들은 한국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정부가 공식 발표로 적절한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준석 이재훈기자 hermes@seoul.co.kr
  •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사립교 개방이사 요건 완화…고위 공무원단 시행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사립교 개방이사 요건 완화…고위 공무원단 시행

    7월부터 개정 사립학교법과 고위공무원단제도가 시행되고, 스크린쿼터 의무상영일수도 축소된다. 해외 출국 내국인들은 시내 면세점에서 국산 면세품을 살 수 있다.10월부터는 방카슈랑스 판매가 확대된다.11월부터는 자동차번호판이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바뀐다.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법령·제도 등을 요약한다. 금융·세제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철자 특례제도 신설=조세회피지역에 근거를 두고 국내에 진출한 펀드 등이 배당, 이자, 주식 양도차익 등 투자소득을 지급받는 경우 세금을 원천징수할 수 있다.▲방카슈랑스 판매 확대=10월부터 은행에서 생명보험이나 상해·질병·간병 보험 등 손해보험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제3보험’ 가운데 만기환급형의 상품 판매가 단계적으로 허용된다.▲저축은행 여신전문 출장소 설치=8월부터 그동안 출장소 설치가 제한됐던 저축은행에 자금의 대출업무와 어음의 할인업무만 담당하는 여신전문출장소 설치가 허용된다.▲저축은행 동일인 대출한도 완화=8월부터 개인의 경우 현행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우량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법인대출시 80억원인 대출한도가 폐지된다.▲법인 투자자 머니마켓펀드(MMF) 미래가격 적용=법인 투자가들이 MMF를 매입할 때 현재 가격이 아닌 미래 가격을 적용하게 된다.▲신용평가업 전문인력 요건 완화=신용평가업 허가를 받는 데 필요한 전문인력 요건을 30명 이상에서 20명 이상으로 완화한다.▲출국 내국인에게 면세점 국산품 판매=출국 예정 내국인이 시내 면세점 부설 국산품매장에서 국산품을 구입하는 것이 허용된다.▲북한산 광산물 및 모래 선상통관 허용=북한산 광산물이나 모래는 보세구역 장치의무를 폐지, 선상검사를 실시해 통관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 단, 북한산 모래는 채취 방식(펌프흡입방식만 허용)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교육 ▲대학원 신입생·재입학생 학자금대출 쉬워져=재학생 심사 요건에 준해 실시하던 대학원 신입생, 편입학생, 재입학생의 학자금대출 심사에 대해 학점 및 성적 요건을 생략한다.▲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 및 취업제한=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자의 신상정보가 등록돼 성범죄 피해자 및 청소년 관련 교육시설의 장이 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또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교육기관에 5년 이상 취업할 수 없게 된다.▲사립학교 개방이사 자격 재량에 따라=개방이사의 자격 요건이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된다. 이에 자격요건ㆍ추천방법ㆍ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을 학교 실정에 맞게 정관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종교 사학법인이 동일 종교 교인을 개방이사로 선임할 수 있게 된다.▲사립 고교 이하 교원 공개전형=사립 고교 이하 교원에 대해 공개전형을 실시하되 교육감에게 위탁할 수 있고 응시자격은 국공립 교원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행정 ▲고위공무원단제도 시행=정부 실·국장급을 대상으로 고위공무원단을 구성,1∼3급 공무원의 계급(관리관, 이사관, 부이사관)을 폐지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라 인사관리를 한다. 소속도 부처에서 고위공무원단으로 바뀐다. 직무성과계약제를 시행하고 성과에 미달하는 사람은 적격심사를 통해 인사조치한다.▲주민생활지원 서비스 전달 체계 단순화=개별기관·부서를 일일이 찾지 않고, 시·군·구 또는 읍·면·동 사무소 하나만 방문해도 관련 서비스와 정보를 통합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 우선 53개 시·군·구에 시범 실시된다.▲지방재정 공시제도 도입=주민이 지방재정운영 결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도표와 그래프 등을 활용해 공시기준과 방법을 마련한다. 동종단체간 비교공시가 가능하도록 운영한다.▲전자입찰 공인인증서 불법대여 처벌 강화=공인인증서를 부정하게 대여받아 입찰에 참가한 자뿐 아니라 대여해 준 자도 최고 1년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받는 등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농림·어업 ▲농업관측품목 쌀과 풋고추 추가=기존 26개 농업관측 품목에 풋고추와 쌀을 추가해 28개 품목으로 확대한다. 쌀은 올해 시범 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실시된다.▲동물의약품 제조 행정절차 간소화=농림부 장관이 안전성 등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할 경우 수의과학검역원장의 허가가 없어도 협회 신고만 받으면 제조할 수 있다.▲어선원 임금채권 보장제 실시=20t 이상의 어선에 승선하는 어선원에게도 임금채권보장제도가 적용돼,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및 퇴직금의 최종 3년분을 보장받게 된다.▲자연휴양림·등산로 휴식년제=자연휴양림 및 등산로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일정기간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휴식년제가 시행된다.▲국민의 숲 지정=국민들의 산림교육 및 여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8월부터 접근성이 뛰어난 국유림중 국민의 숲을 조성·운영할 수 있게 된다. 문화 ▲스크린쿼터 축소=영화관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의무 일수가 종전의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2 이상에서 5분의1 이상으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올해 최대 의무상영 일수는 109일이다.▲노래연습장 도우미 고용시 쌍벌 규정 신설=노래연습장에서 접대부(도우미)를 고용할 경우 종전엔 업주만 처벌받던 것이 10월부터는 접대부 및 알선자도 함께 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받게 된다.▲게임물 내용정보 표지장치 부착 의무화=사행성 게임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월 말부터 등급분류 받은 게임기에 게임물 내용정보 표시장치 부착이 의무화된다. 정보·통신 ▲이젠 ‘kr’만=9월부터 종전의 3단계 영문도메인(예:abc.co.kr,abc.or.kr)을 2단계 영문도메인(abc.kr)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한다.▲공인인증기관 보험가입 의무화=현재 자율로 돼있는 공인인증기관의 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공인인증서를 부정한 의도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반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 조항을 신설했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 중 부양 의무자의 부양능력이 없는 경우에 대한 소득기준이 최저생계비의 120% 미만에서 130% 미만으로 상향조정된다.▲입원환자 식대 보험급여=의료기관에 입원하는 환자의 식대에 대한 보험급여를 실시한다.▲복강경 등 내시경수술 치료재료 보험급여 확대=별도로 포괄적인 치료재료 가격을 산정하도록 했다.▲산후조리업 신고제 전환=가사서비스업으로 세무서에 신고만 했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세무서 신고 외에 산후조리원의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갖춰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식품 등의 표시기준 강화=식품에 사용한 모든 원재료 및 식품첨가물의 명칭을 표시해야 한다. 영양을 표시해야 하는 식품의 대상도 식빵 및 케이크, 건과류, 캔디류, 초콜릿류, 면류 전품목, 음료류 전품목 등으로 확대된다. 일부 빙과류의 제조일 표시도 의무화된다. 환경 ▲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 지역 확대=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지역이 서울, 인천, 경기, 대구, 부산에서 광주와 대전 등으로 확대된다.▲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 조정=먹는 샘물(생수)의 수질개선 부담금 부과율이 평균 판매가액의 7.5%에서 6.75%로 인하된다.▲먹는 물에 해양심층수 추가=먹는 물에 수돗물, 먹는 샘물 이외에 먹는 해양심층수가 추가된다. 수질기준은 환경부 장관, 제조·유통 등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관리한다. 노동·中企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주40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사업장이 300인 이상에서 100인 이상으로 확대된다.2007년 7월 50명 이상,2008년 7월에는 20명 이상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출산후 고용지원금 계속 지급=산전후(유산ㆍ사산) 휴가 또는 임신 34주 이후에 계약 기간이 끝나는 계약직 또는 파견 근로자를 1년 이상 계속 고용해 주는 사업 주에게 6개월간 출산후 계속고용지원금이 지급된다. 기간을 정해 고용한 경우에는 매월 40만원, 기간을 정하지 않고 고용했을 때는 매월 60만원이 지급된다.▲사업주의 외국인근로자 근로개시 신고의무 폐지=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희망하는 사업주는 고용허가서만 발급받으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가능해진다.▲협동조합도 복수노조 설립 허용=7월 말부터 협동조합 설립과 관련해 단일업종 중심 및 업무구역의 제한을 폐지한다. 또 전국조합과 지방조합, 사업조합 및 연합회의 복수설립 금지조항을 삭제해 복수조합 설립도 허용한다. 활동하지 않는 조합, 단체를 해산할 수 있는 휴면제도도 도입한다. 건설·교통 ▲기반시설부담금제 시행=건축 행위로 인해 유발되는 기반시설 설치 비용 일부를 개발 행위자에게 부담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200㎡를 초과하는 건축물을 짓게 되면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된다.▲철도차량 운전면허제 시행=철도차량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건설교통부 장관이 인정하는 운전면허를 받아야 한다. 종전에는 한국철도공사 등 철도 운영기관에서 각기 다른 기준으로 기관사를 선발했다.▲자동차등록번호판 변경=11월부터 현행 녹색 바탕에 흰색글씨의 번호판이 흰색바탕에 검정계통 글씨의 번호판으로 바뀐다.▲소형 화물ㆍ특수 자동차 범위 확대=12월부터 소형 및 중형 화물 특수차의 기준이 총중량 3t에서 3.5t으로 확대된다. 산업·에너지 ▲환경성 검토 관련 공장설립 승인 단축=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이 공장설립 승인을 하는 경우 인허가 의제대상에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사전환경성 검토협의가 추가된다.▲산업용지 임대사업자 단기 처분 불가=산업단지 산업시설구역 임대사업자가 5년의 법정 임대계약기간 만료 전에 산업용지 또는 공장 등을 넘기려고 할 경우 산업단지관리기관에 취득원가 수준으로 양도하도록 했다.▲실용신안 우선심사 간소화=실용신안등록출원과 동시에 심사청구를 하고 2월 이내에 우선심사신청만 하면 제한없이 실용신안등록출원의 우선심사를 이용할 수 있다. 국방 ▲새로운 군인연금 지급정지 제도=연금 수급자가 연금 이외에 전국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초과하는 사업·근로소득이 있을 때에는 초과 소득구간별로 연금액의 10∼50%를 감액해 지급한다.▲고엽제 후유증 환자 지원 확대=고엽제 후유증 질병에 만성림프성 백혈병이 추가된다. 또 고엽제 후유의증 질병이 고엽제 후유증 질병으로 밝혀질 경우 고엽제 후유의증 등록시점부터 전·공상군경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저는 올해 서른다섯살 된 이주노동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왔죠. 이름은…, 그냥 퐁(Pong)이라고만 할게요. 불법체류자여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산업연수생으로 합법적으로 왔는데 3년이란 체류 허가기간이 지나 버렸어요. 불안한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제 꿈을 위해 좀더 많은 돈을 여기에서 벌어야 해요. 오늘은 제 얘기보다는 동생들의 딱한 사정을 말해 볼까 해요. 아이들의 이름은 홍(24·Ha Van Hung)과 콩(21·Nguyen Thanh Cong).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은 하노이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려고 의형제를 맺었죠. 동생들은 저와 달리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합법 체류자입니다. 홍의 아버지는 택시운전사, 콩의 아버지는 의사예요. 베트남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지닌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함께 플라스틱 사출성형업체에서 일하는 홍과 콩이 “큰일났다.”고 사색이 돼서 달려 왔습니다.“형, 우리 추방당하게 생겼어. 사장이 우릴 쫓아내서 불법체류자가 됐대.”그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빚을 내 인력송출회사에 500만원 이상 주고 한국에 온 것인데. 저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도 잊은 채 도움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로 달려 갔습니다. ●“저질 인간쓰레기야.” “홍과 콩은 인간쓰레기예요. 온갖 이유를 만들어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하면서 한국기업에 피해를 주는 악질 철새들이에요. 쓰레기들은 출국시켜야 한다니까요.” 고용안정센터의 외국인담당 공무원은 동생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주러 찾아간 인권센터의 활동가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게 외국인 노동자 담당 공무원이 할 소리입니까. 법규는 바뀌었지만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사장님들의 대변인 노릇을 합니다. 실상은 이랬습니다. 동생들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규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이상 잔업을 했습니다. 물론 초과근무 수당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합법체류자라고 해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문제는 토요일이었어요. 저녁 7시까지 일을 했는데 사장이 잔업을 더 하라고 시킨 모양입니다. 분노가 폭발한 베트남 노동자 6명이 전원 잔업을 거부했는데 이 일로 사장의 눈 밖에 났죠. 회사는 고용안정센터에 동생들이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일하기를 거부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서류에는 ‘이유 없는 작업 거부자로 추방’이라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회사가 ‘허위보고’를 했지만 고용안정센터에서는 사실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해 버린 겁니다. ●“법이 변했다고요. 현실은 변한 게 없어요.” 다행히 우리를 위해 애써줬던 그 인권센터 선생님 덕분에 동생들은 추방 대신 사업장 변경 조치를 받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살인적인 야근에 잔업을 하다가도 사장에게 잘못 보여 출국당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외국인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법률책에만 나오는 얘기일 뿐이죠. 동남아시아 같은 데서 온 사람들은 주말이건 휴일이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만 해야 한다고 대부분 사장님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합법적인 신분인 제 동생들이 이럴진대 저 같은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오죽할까요. 열심히 일해도 임금을 떼이기 일쑤고 추방을 각오하지 않는 한 두드려 맞아도 꾹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자 이주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회사들이 우리를 쓰는 것은 당연히 임금이 싸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나 노예는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도 예전엔 우리처럼 외국에 나가서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번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만(萬)자 돌림 삼형제의 소망 얼마 전 저희 삼형제는 그 고마운 인권센터 선생님한테서 한국이름을 얻었어요. 저는 만수, 한자로는 ‘萬壽’로 쓰지요. 오래 살라고 지어 주셨어요. 홍은 ‘오랫동안 변치 말라.’고 만석(萬石), 콩은 ‘오랫동안 이곳에 터잡고 살라.’고 만기(萬基)예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 동생들은 새로 들어간 공장에서 이름 덕을 많이 본다고 하네요. 같이 일하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친근하게 “만석아.”“만기야.” 하고 불러 준다며 좋아하더군요. 저희 삼형제는 이제 함께 삽니다. 한달에 70만원이 조금 넘는 임금으로 주말에 외식 한 번, 영화 관람 한 번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각자 꿈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생들과 함께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을 떠나고 싶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피해신고 꺼리다 불익만 키워” 이주노동자들과 관련 인권단체, 민주노동당 등의 ‘노동허가제’ 도입 등 주장에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노동부 외국인력고용팀 이상근 사무관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이 사무관은 “고용허가제는 불법과 합법 여부를 불문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민노당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허가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 신분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 덕에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인권유린과 근로자들의 사업장 이탈 등 부작용이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잔업 강요와 수당 미지급 등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센터나 노동부 근로감독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고용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신고율은 적은 것으로 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스스로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체불임금이나 노동착취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국가신인도와 관련이 있는 만큼 문제가 많은 산업연수생제는 예정대로 2007년 폐지할 것”이라면서 “고용허가제로 제도가 일원화되면 부작용이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문가에 듣는 ‘독소조항’ 국내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등 두가지 제도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인권침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와 민주노동당은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1993년 11월 처음 시행돼 내년 1월 사라지는 산업연수생제는 출발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민간송출기관이 노동자들을 모아 한국에 보내다 보니 브로커를 통한 수백만원대의 돈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등 온갖 비리가 만연했다. 또 이주노동자에 대한 교육을 명분으로 저임금과 인권유린이 심하게 일어나 상당수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이탈, 불법체류자가 됐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내 고용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4월 8월 시작된 고용허가제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용허가제에서는 ▲회사가 망했을 때 ▲장기간 또는 극심하게 임금이 체불됐을 때 ▲심각한 인권유린과 고용계약 위반이 확인됐을 때에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삼열 사무국장은 “임금의 20% 이상이 지급되지 않아야 심각한 계약위반에 해당한다고 정해놓는 등 황당한 규정이 많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계약기간 3년에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에게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단체들과 민주노동당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인구의 1%를 넘어선 시점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노동허가제’ 실시를 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를 병행하는 싱가포르처럼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제공해 그들 스스로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사무국장은 “혈통주의에 따른 편협된 사고로 이주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취급하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6월 ‘외국인근로자 고용 및 기본권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허가제 시행이 핵심으로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일반 노동허가와 특별 고용허가 이원화 ▲10년 만기 노동비자 발급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민노당 홍원표 연구원은 “사업주와 내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노사정위원회 형식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실질적인 이주노동권 개선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14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 ‘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60평가량 되는 지하공간은 눅눅한 공기, 침침한 조명으로 음습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여기서 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안락한 마음의 여유를 얻는다. 이곳은 미국인 선교사 칙 네슬리(53)와 한국인 나운실(49)씨 부부가 2004년에 만들었다. 이역만리 머나먼 땅에서 날아와 한국 내 외국인노동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갈 곳 없는 이주노동자들이 10여명 머물고 있다. 주말에는 100명 이상이 찾아와 상담을 받고 나라별 공동체 모임을 갖는다. 필리핀 노동자 2명이 철문을 열고 들어왔다. 새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왔는데 회사 사장이 일감이 없으니 회사를 떠나라고 한단다.“고용허가제로 온 사람들은 고용안정센터를 통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직장을 옮기는 게 불가능하니 센터에 이직 신청을 해두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네슬리는 주한미군 출신이다. 두 사람은 네슬리가 경기도 평택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어 1975년 결혼했다. 이듬해 함께 미국으로 간 이들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 여름이었다. 한국에서 기지촌 봉사활동을 했던 한 선교사가 플로리다에서 열린 장로교 여름캠프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키우고 있지만 차별대우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그해 10월 2주 동안 경기도 안산시와 서울 구로공단 등 국내 대표적인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을 견학했다. “어려움을 겪는 이주노동자들을 보고 또 다른 한국인의 얼굴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민족이라는 이유로 임금과 처우에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한국인 고용주들에게 알려야겠다 싶었어요.”(네슬리) 2004년 7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40만원에 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만들었다. 중국, 필리핀,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해고, 폭행, 임금체불 등 피해를 당하면 바로 숙소와 공장으로 찾아가 도왔다. 본국으로 송금을 대신 해주고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이주노동자들을 편지로 교화하기도 했다. 한국의 노동법과 근로기준법, 출입국관리법을 익히기 위해 수많은 책들을 밤새워 읽고 강의도 들었다.“한국 사람도 어려운데 왜 쓸데없이 외국인을 위해 일하느냐.”는 고용주들의 비아냥은 이제 만성이 됐다. 기독교는 물론이고 이슬람권 노동자들까지 네슬리를 ‘파더’, 나씨를 ‘누나’라고 부른다.“외국인 친구들이 있기에 한국경제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걷어내고 좀더 성숙하게 배려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간곡히 전하는 말이다. 글 사진 양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발언대] 해외 노동력 문제 간단치 않다/최정의팔 한국국제이주연구소장

    오는 7월부터 중국 동포와 옛 소련 지역의 동포가 5년간 자유롭게 고국을 방문, 취업할 수 있게 정부에서 ‘방문취업 비자(H-2)’를 신설, 발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 지역의 동포들을 외국인고용허가제의 틀 안에서 이주노동자로 특별 관리를 해왔다. 이를 개선해 동포들을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방문취업 비자를 받으면 5년간 자유롭게 입·출국이 가능해서 그동안 비자발급문제로 발생했던 여러 가지 비리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문제, 사업장 변경의 횟수문제, 각종 보험금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열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방문취업비자가 취업관리제나 고용허가제 특별관리 등처럼 또다시 문제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법령을 만들 때에 고려해야 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중국 동포와 옛 소련 동포 267만명이 5년간 자유롭게 고국을 방문, 취업한다면 국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 현재 동포가 7만 여명에 불과해도 문제가 많다. 중국동포들은 돈을 많이 버는 분야를 더 선호해 현재 확대된 취업분야로 가지 않고 불법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국내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입국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을 80대20으로 맞춰 한 해 입국하는 동포의 수를 조정한다면 외국인력 도입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거나 동포를 제외한 외국인 도입을 거의 대부분 줄여야 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조처가 동포보다는 이주노동자를 선호하는 소위 3D 업종의 기업주들에게 얼마만큼의 설득력이 있을까. 이렇게 되면 겨우 기틀을 잡기 시작한 외국인력제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정부는 국내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에 연고가 없는 동포에 대해 비자발급 대상 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비자쿼터제’를 운영하고, 동포를 채용하려면 7일간 광고 등의 적극적 구인활동을 한 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건설업에서 국내 노동자의 반발이 심각한 상황을 보면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보다 세심하게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최정의팔 한국국제이주연구소장
  • “고용허가제 전면시행땐 폐업”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사용하는 중소제조업체들의 모임인 중소기업경영자총연합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부터 산업연수생제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가 전면 시행돼 인력난이 심해지면 중소기업들이 국내에 신규 투자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기존 설비의 해외 이전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정부는 기업 사장을 값싼 노동력이나 착취하는 못된 인간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과 급여만 올려주는 데 혈안이 돼 있는 등 중소기업은 안중에도 없다.”면서 “산업연수제도와 고용허가제를 2∼3년간 병행 실시하면서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경총은 “지난해 고용허가제가 시장경쟁의 원리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출했으며 현재 심리가 진행중”이라면서 “상당수 회원사들이 사업자 등록증 원본을 중경총에 제출했으며 고용허가제로 일원화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등록증을 반납(폐업)할 것”이라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위상 흔들리나

    4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던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가 취소됐다. 국무총리실은 “현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짤막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정책조정회의는 지난 2003년 5월 화물연대 파업사태를 계기로 태어났다. 민감한 사회적 갈등이나 국민적 관심사는 대부분 이 회의를 거쳤다. 모두 132차례 회의가 열리는 동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터널 건설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외국인고용허가제, 수능시험 부정행위 파문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논의됐다. 최근에는 황우석 사태와 호남지역 폭설 등의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고건 전 총리가 주도했던 초기에는 정책조정회의가 매주 두 차례씩 꼬박꼬박 열리며 참여정부의 핵심 갈등조정기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책조정회의에는 총리와 관계부처 장관은 물론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책수석비서관 등도 참석해 청와대와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04년 이후 정책조정회의는 매주 한 차례로 줄었으나 회의 자체가 취소된 경우는 한해 1∼2차례에 불과했다. 따라서 새해 첫 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정책조정회의의 위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범부처적인 현안은 물론 잠재적 갈등요소까지 ‘시스템 관리’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차츰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해찬 총리는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폭력시위 대책, 사립학교법 논란, 경제 활성화, 공정한 지방선거 실시 등을 주요 현안으로 일일이 언급한 만큼 “현안이 없다.”는 취소 이유와는 어긋나는 측면도 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매주 수차례 관계장관회의가 개최되고 있어 정책조정회의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면서 “오히려 그때그때 열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보다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외국인 1%시대] 외국 사례는

    [외국인 1%시대] 외국 사례는

    동아시아권 국가에선 일본과 타이완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유입에 소극적인 정책을 펴왔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인력 부족’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일본은 올 상반기에 대응책을 내놓았다. 우수 인재에 대해선 입국과 정착, 영주를 촉진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입국 기준에 미치지 못해도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는 외국인을 적극 유입하기로 했다. 또 체류기간 3년이 지났더라도 고급 인재라고 판단되면 장기 체류를 허가할 방침이다. 유학생을 일본과 외국을 이어주는 매개체라 판단, 졸업후에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주기로 했다. 1992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타이완에도 외국인 노동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정책은 제자리 걸음이다. 인력이 부족한 업종과 직종에 한해, 한시적으로 외국인력을 도입한다는 기본 틀만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자 정책은 간단·명료하다. 합법적인 고용은 점진적으로 확대하지만 불법 취업에 대해선 철저히 단속,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 타이완은 불법체류 비율이 5%에 불과하다. 미국(29%)과 독일(20%)은 물론 일본(13%)보다 훨씬 낮다. 외국인 인력의 장기체류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불법취업 외국인을 적발하면 귀국보증금을 주며 귀국을 종용한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정부는 외국인 수, 업종별 배분, 취업직종 등 기본적인 원칙만 세우고 나머지는 민간 알선기관이나 기업이 맡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옌볜대 조선어학원을 돕자/이태복 한서대 교수·전 복지부장관

    옌볜조선족 자치주의 민족대학인 옌볜대학교는 학교역사로 보나 규모로 보나 결코 작은 대학이 아니다. 중국정부가 수립된 해에 설립됐으니 50년이 넘었고, 학생수만도 1만 7000명이나 될 정도로 큰 대학이다. 내용을 살펴봐도 중국대륙의 어느 대학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캠퍼스의 대대적인 확장사업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옌볜대학이 직면한 문제는 대학 내부가 아니라 옌볜대학이 위치한 옌볜 자치주의 급격한 변화에서 나오고 있었다. 옌볜자치주는 이렇다 할 만한 산업시설이 없다. 농작물이 주생산물이다. 그럼에도 최근 옌지시나 농촌마을, 사회기반시설 등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동북3성 개발과 외부자금의 유입에 따른 것이다. 외부자금유입은 한국 백두산 관광객이 쓰는 돈이거나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 일본 등 외국에 나가 노동을 해서 번 돈의 송금이 대부분이다. 아마 고용허가제 등으로 수년간 해외송금 유입액의 규모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백두산 관광객은 평양코스 등 북한 내부를 통한 관광길이 열린다면 구태여 먼 길을 돌아 백두산에 오를 필요성이 적어지므로 당연히 급감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옌볜자치주는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자치주의 성격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관광객이 없을 때도 자치주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논리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다. 옌볜자치주나 옌볜대학은 한국과의 수교 이전에는 북한이나 김일성 대학 등과 교류협력관계를 유지해왔고, 상당한 지원도 받았다. 무엇보다 한족(漢族)보다 조선족이 과반수를 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치주의 성격유지나 옌볜대학의 민족대학적 특성에 대해 우려할 까닭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중수교 이후 한국정부의 대중국 외교는 경제교역의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세부적인 종합계획 없이 추진됐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옌볜대학과 국내대학의 교류와 각종 행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지원은 없다. 반면 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이 10만명에 이를 정도로 한국과의 관계는 깊어졌지만 부작용도 엄청나다. 조선족들의 탈옌볜화, 한국에 대한 동경과 혐오의 이중적 정서형성, 옌지시 자체의 산업생산기능의 조성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자칫하면 한·중수교로 옌볜자치주의 해체라는 사태까지 초래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한국에서 귀향한 조선족 동포들이 옌볜경제에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돈의 흐름을 지원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옌볜 자치주 250만명이 거주하는 곳에 한국의 금융기관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은 한국정부의 무관심과 무능을 증거할 뿐이다. 귀향한 조선족들이 경제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금대출과 컨설팅 사업 등이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업은 아무래도 조선족의 말과 글을 가르치고 사람을 키우는 사업이 아닌가 싶다. 옌볜 자치주의 가장 큰 특색은 한글이 공용어이고 거리간판도 한글을 먼저 쓰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의 주체는 옌볜대의 조선어학원과 조선족 교육기관들이다. 한글로 된 책을 보내는 운동, 옌볜대 조선어학원용 건립지원활동, 조선문학·고고학·어학전공자들에 대한 장학금 연구지원, 한국대학 해당학과와의 교류와 협력사업 등 많은 일들을 전개해야 한다. 우리의 옛땅이라는 복고적인 감정에 빠지기보다 옌볜조선족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힘을 모아 풀어나가는 노력이 소중하다. 한글책 보내기와 옌볜대학 조선어학원 돕기에 적극 참여하자. 이태복 한서대 교수·전 복지부장관
  • 외국인근로자 40% ‘뒷돈’ 입국

    불법체류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감사원은 오는 11월 중 ‘외국인 체류 및 이주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 국가청렴위도 외국인 근로자 관리제도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등 정부차원의 제도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감사원은 최근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급증하는 등 외국인근로자 관리에 제도적 허점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9월 현재 국내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18만 9700여명에 달한다. 고용허가제 도입 당시 17만명 수준이었던 불법체류자가 1년 새 2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고용허가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뒷돈’이 오가는 송출비리와 출입국관리 분야 전반에 걸친 부패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청렴위가 최근 국내 외국인근로자 144명을 대상으로 송출비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넘는 58명이 담당 공무원이나 브로커에게 공식 비용 외에 웃돈을 지불했다고 답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클릭이슈]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 1년만에 불거진 논란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 1년여 만에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노동인력은 필요하지만, 고용허가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사업자 등록증까지 반납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정부 부처 내에서도 제도 운영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고용허가제 보이콧”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됐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 보호와 불법 체류자 방지 등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전국 1만 5000여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 중소제조업 외국인산업연수업체 협의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상원 협의회 회장은 “고용허가제 도입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3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외국인 근로자 확보도 제도 실시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면서 “고용허가제를 통한 인력 도입 신청을 전면 거부하고, 고용허가제 보이콧 운동도 함께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정부가 산업연수제와 고용허가제를 3년간 병행실시한 뒤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다고 약속하고도 고용허가제로 조기 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사업자 등록증도 반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처간 ‘밥그릇 싸움’ 시선도 노동부와 법무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들은 개선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관련 법령 개정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해 상당기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급여의 90%까지만 지급하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인력 도입기간 단축을 위한 전자사증제를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업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노조가입 허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업계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도입 업무와 사후관리를 담당할 전문기관인 ‘외국인 체류지원공단’ 신설에 대해서도 부처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우선 법무부와 노동부는 오는 2007년쯤 외국인 체류지원공단을 신설키로 하고,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인력공단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외국인력 관련 업무를 대행해온 여러 기관의 업무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 대행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부처들은 이같은 의견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효율성 향상보다 관리비용 증가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산업연수생제도와 유사한 ‘기능실습제’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7만명을 관리하는 비용으로 연간 150억원이 들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일본의 6배인 43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정부 부처간 견해차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져 업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론] 고용허가제 1년…넘어야 할 산 많다/유길상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고용허가제 1년…넘어야 할 산 많다/유길상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지난 17일로 시행 1주년을 맞이했다. 전체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사람의 비중이 아직 5%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고용허가제는 겨우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고용허가제의 성과를 평가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인 셈이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으로 합법적으로 저숙련 외국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 등 편법적인 외국 인력 활용제도가 고용허가제를 중심으로 전환되는 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또 고용허가제는 외국 인력 도입 및 관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을 보호하며, 나아가 적정 외국인력을 합법적으로 공급하여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고용허가제 도입 시 경영계는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였다. 그러나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에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의 임금은 산업연수생의 임금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불법취업 외국인이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이는 그동안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 인력이 1만 5000여명에 불과해 외국 인력의 원활한 도입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의 신속하고 원활한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고용허가제 시행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 중 상당부분이 지난 3월에 개선되어 최근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인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외국인 근로자 도입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올 8월부터 한국어 능력시험을 거쳐 외국 인력을 선발하도록 되어 있는데 송출국에서 한국어 교육기관이 지나치게 높은 교육비를 요구하고 있고 외국 인력 선발과정에도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송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외국 인력 선발 및 송출과정이 투명하고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관련기관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 등을 신속히 보강해 송출과정에서의 비리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둘째, 국내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국인 구직자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개선하고 외국 인력 풀(pool)을 충분히 구축하여 고용주의 선택의 폭을 확대하여야 한다. 셋째,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 및 체류관리를 전담하는 지원조직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외국인 근로자의 고충상담, 체류관리, 인권보호, 국내적응 지원 등의 종합적인 외국 인력 지원업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넷째,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합법적 외국인 근로자의 원활한 공급을 통해 불법체류 외국인을 대폭 감소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전문기술 외국 인력은 적극 유치하되 저숙련 외국 인력의 도입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시각에서의 외국 인력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숙련 외국인 고용부담금제도의 도입, 전문기술외국인력의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재외동포의 우선적 활용, 세계화 추세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국적제도의 합리적 개선 등도 추진되어야 한다. 유길상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Hi-Seoul 잉글리시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1. 외국인 고용허가제 1주년 The Employment Permission System for foreign workers marks its 1st anniversary on August 17th.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17일 시행 1주년을 맞았습니다. It’s taken hold in Korea as a means for helping small-and-mid sized firms suffering from labor shortages.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But critics point out that there are still many challenges to be resolved.For instance,it takes too many days for companies to hire foreign employees. 그러나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2. 남한 남성 70%, 북한여성과 결혼 가능 A poll found some 70 percent of South Korean single men a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woman! 최근 한 조사에 한국 미혼 남성의 70% 정도가 북한 여성과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67.8% of male respondents said they’re willing to marry a North Korean. 67.%의 남성 응답자들이 북한 여성과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sked to name their reasons,45.1% the majority,said North Korean women are not as sophisticated as South Korean women. 이 가운데 가장 많은 45.1%는 한국보다 북한 여성들이 더 순박할 것 같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Some 28.9% cited their ‘natural beauty’,while 13.6% said that they would be more obedient to their husbands. 또 28.9%는 순수 자연미인이기 때문에,13.6%는 남성들에게 순종적일 것 같아서 라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어휘풀이 *resolved 숙고하는 *respondent 응답자 *obedient 고분고분한 *sophisticated 약아빠진 제공 tbs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외국인 고용 대폭 간소화

    외국인 고용 대폭 간소화

    시행 1년을 맞은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정부가 제도보완에 나섰다. 정병석 노동부 차관은 17일 “외국인 고용허가제 1년을 점검한 결과 당초 우려했던 내국인 일자리 침해와 외국인력 고용비용 상승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기간 지체, 일부 국가의 송출비리 등 해결 과제도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제도개선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부는 우선 외국인 근로자 도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인력공백으로 인한 경영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들어오는 데는 3∼4개월이 걸려 기업들의 불만이 높다. 정 차관은 “입국 인원이 지난해 월 평균 2000명에서 올 4000명선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함에 따라 사증발급 기간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전자사증제도 도입과 고용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송출국가와 협의, 도입 소요기간을 2개월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인력의 국내체류 만료 3개월 전에 대체인력 채용신청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사업주들이 이를 적극 활용해 인력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도 및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송출국가의 송출비리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현재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송출비리를 막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직접 인력송출 및 도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송출국가(인도네시아)의 경우 민간 불법알선 브로커와 공무원 등이 결합, 고용허가제 명부에 포함시켜 주는 조건으로 자국민들로부터 불법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와 관련, 해당 국가에 개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송출국가의 자체적인 제도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현지 한국대사관과 연계해 송출 업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노동부 이기권 홍보관리관은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1∼2년내에 해결 가능한 단기적인 문제”라며 “앞으로는 인권과 임금 등 장기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인력난·불법체류 여전

    오는 17일이면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만 1년이 된다. 편법적인 외국인력 고용관행을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으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합법적인 외국인력 활용제도를 통한 생산직의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보호, 불법체류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다.하지만 까다로운 고용절차로 산업현장에서는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불법체류자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어 후속적인 제도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국내와 들어와 취업한 근로자들은 7월 말 현재 총 3만 3766명이다. 이 중 1만 4835명은 베트남, 몽골, 태국,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6개 송출국가에서 입국했으며 나머지 1만 8931명은 고용특례자인 중국동포들이다. 수도꼭지 생산·수출업체인 경기도 부천의 S금속 K이사는 인력난을 호소했다.그는 “도금실 등에서 일할 생산직이 필요한 데 외국인 고용 쿼터에 묶여 외국인 근로자를 맘대로 쓸 수 없다.”면서 쿼터제 폐지를 주장했다.영세한 사업장일수록 불법체류자가 많은 것은 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이사는 “며칠만 지나면 현재 일하고 있는 외국 근로자 30명 중 절반이 체류기간 만료로 귀국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사람 구하기가 막막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부천의 C사 H부장은 “정부가 내국인 일자리를 위해 쿼터제를 두고 있지만 내국인도 보호하고 사업장의 인력난도 해결하는 ‘묘약’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현재 노동부는 1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내국인 숫자와 관계없이 5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자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9일 서울 영등포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1주년 세미나’에서 “다소 엄격한 구인절차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개선의지를 밝혔다. 외국인 불법체류자 문제와 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 홍석운 국장은 “불법취업자들 상당수가 중국 동포”라며 “현재 서비스업과 건설업에만 취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고쳐 중국동포들이 제조업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독일은 이주노동자의 선진국으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문을 조금씩 열어, 지금은 자국민과 같은 수준의 대우와 적극적인 사회통합 정책을 통해 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 이민법을 낳기까지 외국에서 노동인력을 대량으로 받아들인 1970년대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이다.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이 참정권을 갖고 국회 진출도 모색할 정도로 그들의 인권은 앞서 가고 있다. |베를린·본 구혜영특파원| 독일 연방고용사무소가 조사한 지난해 9월30일 현재 전체 취업인구는 2690여만명이다.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는 8%에 이르는 180여만명을 차지한다. 이 정도면 단순한 독일 산업현장의 모자라는 곳을 메우는 ‘노동인력’이 아니라 독일 곳곳에 스며든 ‘사회구성원’이라고 해도 족하다. ●‘다름이 아름다운’ 차별 없는 사회 독일 노동청 직업알선중앙본부의 사라 프리쉬(25·여)는 “한때 이주노동자 취업인구가 10%를 넘긴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취업인구가 줄어들긴 했어도 내·외국인 차별로 (이들의 비율이) 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줄어들자 이주노동자를 자국민에 앞서 해고했다기보다, 이주노동자 숫자의 감소 등으로 비율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뜻이다. 독일은 1960∼70년대 초반까지 상당수의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다. 독일 경제노동부 외국인노동자 고용과의 총책임자인 루트빈 마찬트(56) 참사관은 “당시 송출국과 협력을 맺으면서 이주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값싼 임금의 이주노동자를 골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자국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30년 전부터 자동차 회사 ‘오펠’에 근무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구이로 카수(55·뤼셀하임 거주)는 “독일은 노동·체류허가를 받으면 내국인과 동등한 노동권을 가진다. 독일이 필요한 외국인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라는 이유로 저임금 분야에 종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스스로 노력하면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고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본에 있는 연방고용사무소 직원인 우도 마리네트(46)는 “사회복지사가 고용돼 직업재활교육을 시행하고 실업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면서 직업상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발달과정을 거친 독일의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중시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를 들여오는 과정에서부터 저임금 노동인구를 받아들이며 체불임금과 노동력 착취로 비난받고 있는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었다. ●함께 나눈 경험을 중시하는 ‘통합’정책 독일도 한때는 이주노동자를 배격하는 정책을 취하기도 했다. 독일 튀빙겐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승협(성공회대 연구교수) 박사는 “독일은 2차대전 이후 전후복구를 위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일 때 ‘노동력’만 받아들였지 ‘인력’으로서의 고민은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손님 노동자’라는 말이 이를 방증한다.1969년 독일에 건너온 터키 출신의 이주노동자 이브라힘 에센(61·프랑크푸르트 거주)은 “1974년 외국인력 도입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이주민 귀환을 장려하는 등 독일정부가 나서 내국인과 이주노동자의 융화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귀환하면 1년치 월급인 2만 4000마르크를 퇴직기금에서 지급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지난달 9일은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의 보금자리인 ‘터키 민중의 집’ 40주년 건립 기념일이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 736만여명 가운데 터키인은 전체 15%에 이르는 200여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곳에서 태어난 2,3세대들에게 터키 민속춤과 전통악기 연주법, 독일어도 가르치며 스스로 소외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민중의 집’ 회원인 뮤닥 알박(38)은 “한달 집세 3600유로(한화 440만원) 가운데 1600유로를 프랑크푸르트 시당국에서 지급하고 사회사업가들을 배치해 컴퓨터와 독일어 강습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탁아소를 지어 직원들도 보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 사회의 대표적인 이주민 융화를 위해 노력한 계층은 이주노동자는 물론 노조운동가, 학생계층이었다. 베를린에서 만난 독일노총연맹 빌리하예크(56) 사회교육위원은 “독일 사회에 1970년대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투쟁이 본격화됐다.”면서 “우리도 독일사회의 한 부분이라는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이들의 통합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주노동자 인권확보’라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정치의 장으로 등장하는 결실을 보게 됐다. 독일 철강산별노조 대표로 오는 9월 총선에 출마하는 터키 출신의 하칸 도가나이(43)는 “이데올로기나 정책보다는 함께 사는 연습이 통합을 이끄는 힘”이라면서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독일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자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적을 취득하면 참정권을 주고 10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고용주로 인정하는 나라. 국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들에게 독일 언어·문화를 가르치고 전문인력에게 문호를 연 나라.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가 아닌 어깨를 맞댄 ‘이웃’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독일 이주노동자의 현주소였다. koohy@seoul.co.kr ■ “시민 34%가 외국인… 사회 세력화 지원” |프랑크푸르트 구혜영특파원| 프랑크푸르트 시청 산하의 ‘다문화사회 연구소’는 독일 내 이주민들을 자국민으로 통합하기 위해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유명하다. 1989년 문을 연 이 연구소에는 19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인종으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팀 자체가 프랑크푸르트 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지난 2001년부터 총책임을 맡고 있는 프라우 나겔(58·여) 소장은 “개소할 때 캐나다식 모델을 참고했다. 연간 10만여명의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캐나다의 사회융합정책을 연구하면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시민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약 27%. 이중국적 소유자 1만 4000여명(약 7%)까지 합하면 외국인은 약 34%에 이른다. 나겔 소장은 “이 정도면 독일 자국민들은 이미 다수파의 모습을 잃어간다고 할 수 있다.”며 다민족사회를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소에서는 이웃과의 갈등과 체류조건·직업문제, 거주와 노동·문화적 갈등 해소 등 외국인들의 생활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다. 한해 예산은 약 300만유로(37억 6000만원). 전액 시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2세들의 교육권과 근로 동등권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2세 교육권 문제에 대해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일의 교육과정과 언어학습, 실태 등 정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2세 문제의 경우 ‘근로의 동등권’과도 연결된다. 주정부 차원에서 적극 받아들인 이주노동자는 주로 비전문직, 비정규 노동계층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시절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요식업계와 단순노동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독일사회와 융화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나겔 소장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주며 점점 이 사회에 가시화된 세력으로 등장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koohy@seoul.co.kr ■ [기고] 외국인 불법체류 10만 개선책 적극 모색할 때 지구상에는 자신이 태어난 땅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약 5000만∼6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한국에는 35만 5000여명이 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제조업과 건설업, 광업에서 일손이 크게 모자라 눈감아주며 시작된 외국인 취업은 1991년에 이르러 산업연수생제도 도입으로 귀결되면서 많은 문제를 재생산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산업연수생제도를 수정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지 1년. 불법체류 10만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속 강화와 자진 귀국 시 범칙금 면제 및 재입국 유예기간을 단축해주는 ‘채찍과 당근’ 정책은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 한국은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가, 아니면 우호적인가. 어쩔 수 없어 외국 인력을 받아들였지만 얼마간 일하다 돌아가 주기를 바라는 나라, 값이 싼 노동력을 선택해 3D직종의 인력난을 해결했지만 시민으로서의 권리 부여에 인색한 나라,‘때리지 마세요, 월급주세요.’라는 말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외국 인력의 사회통합에 국가 대신 종교·시민단체가 나서서 지원하는 나라. 이 정도면 한국은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나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는 다인종·다문화 공동체로 재편되고 있고, 고용허가제와 국제결혼, 고령화, 저출산 등 달라지는 사회는 단일민족의 순기능만을 웅변하기 어려울 만큼 다른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상품과 자본만이 아니라 사람도 함께 각국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장기체류 외국인노동자를 한국사회에 어떻게 편입시킬 것인가를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된 건 아닌가. 이미 한국의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정강자 인권위 상임위원
  • “고령사회 인력난 극복위해 노동공급 통로 다양화해야”

    산업계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공급 통로의 다양화와 고령층의 생산·소비 주체 활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내놓은 ‘고령사회 극복을 위한 산업전략’ 보고서에서 노동 공급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풀타임, 단시간 사원, 계약사원, 위탁사원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토록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공계 장려와 생산직 지원정책 등을 통해 제조업 청년층 비중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 91년 제조업체의 핵심 근로계층이 25∼29세로 전체 20%를 차지해 금융업과 함께 가장 젊은 산업에 속했지만,2003년에는 핵심 근로계층이 40∼44세(17.17%)로 바뀌면서 가장 늙은 산업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급속한 제조업의 고령화 진행은 청년 인력의 제조업 유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3D 기피업종에 대해서는 고용허가제의 탄력적 운용과 국제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높이는 정책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0대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고령층을 생산이나 소비 주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령층의 경제 수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령차별금지법(1967년)과 고령근로자이익보호법(1990년) 등을 통해 고령자를 중요한 생산주체로 활용하는 미국의 사례와 한국이 2050년까지 현 수준의 노동공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퇴 연령을 11년 정도 늘려야 한다는 IMF의 최근 보고서 내용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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