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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블로그] 독립성도 잊은 ‘독립기구 인권위’

    [현장 블로그] 독립성도 잊은 ‘독립기구 인권위’

    지난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상임·비상임위원들이 모여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이날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표명’ 의결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안건을 낸 사무처 측은 정부안 가운데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 가능 업종 확대 방안은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고용안정 대책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일반해고 가이드라인 및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 마련 방안 등은 해고남용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원위에 참석한 위원 8명(위원장 제외) 중 5명이 의견 표명을 미루고 다음 전원위 때 다시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벌써 두 번째 연기입니다. 지난 2일 상임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이날 전원위에 상정했는데, 또 결정을 미룬 것입니다.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상임위원은 “정부안은 노사정 합의를 전제로 한 안인데, 협상이 결렬됐으니 그대로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비상임위원은 “노사정위원회가 완전 결렬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언급은 인권위 위원들의 안일한 현실 인식을 드러냅니다. 지난 8일 한국노총은 노사정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다음날 고용노동부가 일반 해고 가이드라인 및 취업규칙 변경 기준 마련 등을 독자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인권 침해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정부안이 실제 시행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위원들은 정부 눈치만 보면서 ‘의견 표명이 섣부르다’는 태평한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한 비상임위원은 “진행 중인 사안에 인권위 견해를 밝히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권위는 도대체 언제 의견을 내놔야 합니까’라고 되묻고 싶습니다. 인권위는 입법·사법·행정부에 속하지 않은 독립기구입니다. 오로지 인권의 잣대로 판단하고 독립적인 의견을 내야 합니다. 조심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비판을 나라 안팎에서 받고 있는데도 언제까지 인권위원들이 정부 눈치만 보고 침묵할지 걱정됩니다. 오세진 사회부 기자 5sjin@seoul.co.kr
  • [新 평판 사회] 지역사회에 부는 ‘신선한 변화’

    [新 평판 사회] 지역사회에 부는 ‘신선한 변화’

    ‘이웃사촌’보다 ‘갑과 을’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사회가 됐다. 이익을 앞에 두면 담을 사이에 둔 이웃도, 인접한 아파트 단지나 지자체끼리도 법정의 판단을 묻곤 한다. 아파트 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한 경비가 목숨을 끊고,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도 일어난다.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두고 지자체끼리 싸우는 것은 다반사다. 주변에 임대아파트가 들어온다고 시위를 하고, 다른 아파트 단지의 초등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한다는 이유로 아파트 도로를 막아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이익’이란 틀을 깨고 이웃을 되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정작 이런 일을 한 이들은 이익을 버린 것도 아니고 거창한 일도 아니라고 했다. 옳은 변화는 작더라도 큰 호응을 받는다고도 했다. ●갑을 관계 버리는 작은 변화가 큰 호응 불러 지난 12일 만난 서울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 전 입주자 대표 심재철(45)씨는 “사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며 “경비 아저씨가 자주 바뀌어서 왜 잘하는 사람을 바꾸냐고 질문한 것뿐이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동 대표를 맡은 그는 일을 잘하는 경비가 1년도 안 돼 바뀌는 게 이상했다. 곧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는 경비용역업체 때문임을 알았다. 아낀 퇴직금은 주민이 아닌 업체의 수익이었다. 그는 용역업체 대표를 불러 주민의 뜻에 반해서 경비를 바꾸지 않고 퇴직금을 주겠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으면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업체는 이를 따랐다. 경비 임금을 최저임금의 90%에서 100%로 올리는 법이 시행되면서 지난해 각 아파트는 시끄러웠다. 보안문을 설치하고 경비 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이어졌다. 이 아파트도 동 대표 회의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1표 차로 경비 수 보전과 임금 인상이 결정됐다. 경비원은 질 좋은 서비스로 화답했다. 6년간 한 동에서 종사하는 경우도 나왔다. 경비의 임금 인상 재원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전기 절약으로 메웠다. 심 전 대표는 “우리는 교육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믿었다”면서 “첫걸음은 에어컨을 쓰는 7~9월을 제외하고 코드를 빼놓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만으로 가구당 월 3㎾의 전기를 아꼈다. 총 2000가구 중에 처음에는 1000가구가, 지금은 1500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후 전기 절약 방식을 하나씩 늘렸다. TV를 절전모드로 바꾸고, 냉장고 냉동실 온도를 영하 25도에서 17도로 바꾸자고 공지했다. 결과적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리비 4억 2000만원을 절감했고, 이 중 1억원을 경비 임금 인상에 사용했다. 한 주민은 “전기 절약 운동을 하면서 이웃끼리 친해졌고 경비 아저씨도 정겨운 이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좋은 변화는 누구나 알아보는 법이어서 쉽게 퍼지더라”고 말했다. 이후 성북구청뿐 아니라 성동구, 노원구 등도 경비원 고용안정 협약을 연이어 맺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을 인근 주택에 40% 싸게 대여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가는 담장 허물기 사업이 한창이다. 차 한 대 돌릴 곳이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 벌어지던 주차전쟁은 주택들의 담장 허물기로 사라졌다. 신모(70·여)씨는 “담장을 없앴더니 차량을 두 대나 댈 수 있는 마당 주차장이 생겼고, 바로 앞의 빌라 주민들은 차를 돌릴 수 있는 여유공간이 생겼다면서 고마워한다”며 “도둑이 들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빌라 주민들이 훤히 마당을 볼 수 있으니 안심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성북구 월곡임대아파트는 지난해 2월부터 주차장을 인근 주택에 대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가구당 매월 7만~8만원의 관리비 중 8% 정도가 줄었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임대아파트를 꺼리던 시선이 많이 좋아진 부분이다. 대당 대여 가격은 월 6만 5000원으로 인근의 사설주차장(10만~12만원)보다 40%가량 저렴하다. 한 주민은 “349대의 차량을 댈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실제 차량 보유 대수는 250대에 불과해 대여하게 됐다”며 “주택 거주자들이 싼 가격에 안전한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임대아파트에 대해 보이던 안 좋은 시선이 많이 사라져 기쁘다”고 말했다. ●‘임대 vs 분양’… 여전히 반목하는 이웃 사회도 반면 둘로 갈라져 반목하는 이웃사회의 모습도 여전하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 단지는 구역상으로 한 곳이지만 101~104동, 114·115동에 각기 다른 이름이 적혀 있다. 임대와 분양이 섞이지 않도록 주민들이 조치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방도 마찬가지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거주하는 장모(45)씨는 가족 식사를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음식점에서 만난 딸의 친구가 딸에게 ‘재수 없다’는 말을 해 충격을 받았다. 단지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게 이유였다. ‘돼지엄마’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돼지가 새끼를 끌고 다니듯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을 하는 모임의 리더를 말한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오래된 용어로 집단 밖의 아이들에게는 폐쇄적인 게 특징이다.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패거리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자동차와 집으로 부를 과시하려는 국민성과 연관이 있다”며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어른들의 행태가 아이들에게 학습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바꿔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파트 경비근로자 고용안전·처우개선 ‘약속’

    ‘아파트 경비근로자도 행복한 일터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성동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성동근로자복지센터와 함께 ‘아파트 경비근로자 고용안정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구에는 현재 127개 아파트 단지가 있고 경비근로자 906명이 일하고 있다. 협약에는 78개 의무관리 아파트 단지 중 절반이 넘는 44개 아파트가 참여했다. 협약 내용은 적정 인원의 경비 유지와 고용 안정,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 보장, 근무 환경 개선과 노동인권 증진 등이다. 관리비 투명성 유지와 관리비 공개, 경비원과의 간담회, 노동교육 협력 내용도 포함됐다. 구는 경비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9500여만원을 투입한다. 올해 고용노동부 지역맞춤형 일자리 공모 사업에 선정돼 받은 고용지원금으로 충당한다. 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비근로자가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본격 추진한다. 성동희망일자리센터는 아파트 경비 구인·구직 연계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동근로자복지센터는 신규 경비원 교육을 전담한다. 구는 경비근로자 처우개선 사업도 병행한다. 127개 아파트 단지 경비고용자 근로 실태를 전수 조사해 고용지원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인노무사가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경비근로자와 소규모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다. 입주자 대표회장, 관리소장에게 노동교육을 실시해 입주민과 경비근로자가 상생하는 아파트의 모범사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지역사회가 공공과 협력해 고용안정과 일자리창출, 공동체 상생협력을 이뤘다는 점에서 뜻 깊다”며 “앞으로도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아파트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인권위 ‘비정규직 대책안’ 의견표명 시기도 못 잡아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지 여부를 놓고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2일 열린 인권위 제11차 상임위원회에서 사무처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 표명의 건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무처는 “정부안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들뿐 아니라 논쟁적 정책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는 인권위가 표명해 온 입장에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견을 표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무처는 특히 ▲기간제·파견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가능 업종을 확대하며 ▲해고 기준 및 절차를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하는 방안 등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비정규직법의 입법취지 및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에 부합하지 않고 사용기간 연장이 기간제·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정규직 전환율 증가로 나타날지 불확실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경숙(야당 선출) 상임위원은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 “우려되는 부분을 (정부가)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인권위가)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영하(여당 선출) 상임위원은 “대기업 노조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며 사무처 안에 강력 반대했다. 유 위원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이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핵심”이라며 “한국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대변하며 전체 노조의 10.3%를 차지할 뿐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의견표명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사무처는 “노사정 합의 후에는 인권위가 의견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노사정위가)더 좋은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좀 더 일찍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이 시점에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동의했다. 반면 유 위원은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위원회는 안건을 조만간 전원위원회(상임·비상임위원 전원 참석)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서울신문의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기획을 통해 드러난 간접고용의 민낯은 심각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 동안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고용 안정성은커녕 최소 노동의 가치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간접고용은 세계적 추세이며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노동계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상생을 위한 길은 없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30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정책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을 초청해 해법을 찾아봤다. →간접고용이란 무엇인가. 비인간적 착취 구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소장 사용자와 고용자가 다른 형태를 통틀어 간접고용을 정의할 수 있다. 법률 용어로 보면 파견과 도급이 대표적이다. 근로조건 보장을 노사의 일대일 계약 관계에 의해 유지하는 게 기본이지만, 간접고용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간접고용이 양산된 이유는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국장 근로계약 당사자 외 사용자가 노무 지휘를 한다거나 관여하는 형태가 간접고용에 해당한다. 파견과 도급을 비롯해 특수고용까지 포함된다고 본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기점으로 간접고용은 비정규직의 한 부분으로 진행됐고, 규모도 커졌다. 기업의 환경변화가 원인인 것 같다. IMF 이전에는 기업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이 외주화 형태로 다른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전문 인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비용절감만 앞세운 기업 행태도 원인 중 하나다. -이 본부장 간접고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낳는다. 선과 악, 이분법적 개념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 단어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 간접고용은 가장 오래된 거래 형태로 도급은 파견 이전에도 존재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또 대기업 사내 아웃소싱(용역)은 정규직 노동시장이 경직돼,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불가피하게 도입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최근 비정규직종합대책 중 하나로 5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해선 파견업종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는데. -정 국장 현재 파견대상 업종은 32개로 한정돼 있다. 문제는 노동시장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령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랜 경력에도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결국 (청소, 경비 등) 단순직과 용역업체에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용역 근로자 60만명 중 60%가량이 고령자다. 이들의 전문성을 살리면 노동 생산성은 높아지고, 고용률도 높아진다.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업종 확대도 마찬가지다. 일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을 했다. 노측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파견 전면 확대는 절대 아니다. -이 본부장 늦었지만 다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에 가까운 국가들이 파견업종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국처럼 업종을 제한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파견과 용역의 활용 폭을 넓혀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은 실업률이 높았을 때 파견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던 경험이 있다. 지금처럼 일자리 난이 심각한 상황에선 파견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이 소장 199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필라델피아 선언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간접고용은 이에 반한다. IMF 사태 이후 일자리 양극화는 심화됐다. 한국이 OECD 내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오른 만큼 일자리 대책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파견업종 확대는 단단히 잘못 짚었다. 55세 연령 제한은 곧 무너질테고,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 등 금지 업종으로 파견이 확대될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이 위장도급의 기준점을 제시했는데. -이 소장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현대차는 신규채용을 빌미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적발해도 기업에 ‘패널티’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직무유기에 가까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합법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용역 노동자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불법파견은 엄단해야 한다. -이 본부장 사법부가 제시한 불법파견 기준은 경직돼 있다. 선진국도 처음엔 위장도급을 제재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이 나타나자 판결 기준을 변화시켰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국내에선 불법이라 하고 국외에서 허용되면 공장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 -정 국장 이 소장이 말한 단속 강화 필요성은 100% 공감한다. 법을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것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 생산공정에 사내하도급이 들어와 있는 경우를 비롯해 간헐적인 파견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단할 계획이다. →간접고용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이 본부장 사업규모 내지는 시장 경쟁력을 높여 처우를 자연스럽게 개선해야 한다. 법과 제도(형사처벌)로 개선하는 건 한계가 있다. 소규모 업종들의 시장 내 전문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청소 용역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들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정 국장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차별을 받거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선진국에선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비슷한 노동을 한다면 근로조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정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위장도급 우려가 있지만 원·하청업체 간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는지 준비 중이다. -이 소장 공공부문은 좋은 일자리의 표준으로 모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우려되는 건 민간 영역이다. 노사 타협으로 일정한 기준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본부장 말씀처럼 당사자 자괴감을 불러내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비정규직도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로 쓰자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민간 영역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 가능한 자발적 일자리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는 게 노동계 입장이다. 사측의 입장은. -이 본부장 이왕이면 모든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였으면 좋겠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노동력을 착취해 성장하려는 기업은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와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해 이윤을 내고 싶은데 사법부는 이를 불법이라고 한다. 고용안정을 강화하면 일자리는 축소될 수 있음을 노동계도 인정해야 한다. -이 소장 모범사례를 많이 발굴했으면 좋겠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그룹에 매각됐지만 노사합의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한국도 불가능하지 않다. 고용승계를 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면 간접고용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정 국장 간접고용은 오랜 기간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다. IMF 이후 노동시장은 변화했고, 노사 모두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 파견과 용역은 여전한 과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희망을 볼 것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임금피크제 청·장년 고용 안정에 효과”

    임금피크제가 청년층 고용을 창출하고 장년층 고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도입한 기업은 10곳 가운데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014년도 임금결정 현황조사 대상인 종업원 100명 이상 사업장 9034곳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과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고용부 조사 결과 전체 사업장 가운데 9.4%인 849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 이상 사업장의 도입 비율이 21.4%, 300~1000명 사업장 11.0%, 100~300명 사업장 7.9%로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그렇지 않은 사업장에 비해 퇴직자 비율이 낮고 청년고용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은 전체 근로자 가운데 퇴직자 비율이 16.1%였지만 미도입 사업장은 39.1%로 집계됐다. 퇴직자 가운데 50세 이상 근로자 비율도 도입 사업장(18.3%)이 미도입 사업장(23.1%)보다 낮았다. 고용부는 “50세 이상 근로자의 퇴직 비율이 낮은 것은 고용안정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전체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도입 사업장(50.6%)이 미도입 사업장(43.9%)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고용창출 여력도 크고, 청년 채용 효과도 높다는 게 고용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도입 사업장 8185곳 가운데 ‘도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사업장이 72.2%(5912곳)에 달했다. 민간 업체뿐 아니라 공공기관 가운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도 전체 302곳 가운데 67곳(22.2%)에 불과한 상황이다. 내년부터 정년연장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면서 고용창출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임금피크제가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정년연장으로 인해 임금피크제 없이도 60세까지 근무가 가능해진다”며 “노조가 임금삭감 우려 등으로 반대하고 기업이 직무개발 문제 등으로 고령 노동자 근무를 꺼리면서 노사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통신서비스업계 ‘하청에 재하청’ 남용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통신서비스업계 ‘하청에 재하청’ 남용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통신·방송·케이블 등 통신서비스업에 뿌리내린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통신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직접고용 대신 설치·개통 업무 등을 협력업체(고객서비스센터)에 아웃소싱하면서 비롯됐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서였다. 협력업체들은 다시 소규모 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노동자들은 대기업을 위해 일하지만 그들을 고용한 주체는 대부분 근로자 100명 이하의 중소업체들이다. 이른바 ‘다단계 하도급’이다. 1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SK브로드밴드는 90개, LG유플러스는 71개의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며 고객센터 2~3곳씩을 관리하는 중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동자 입장에서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고용불안이다. 협력업체가 폐업하거나 바뀔 경우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된다.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원청인 대기업의 지시·감독을 받지만 직접고용 노동자에 비해 임금, 복지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산업노동정책연구소가 지난해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20곳의 직원 242명, LG유플러스 협력업체 18곳의 직원 18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주 6.2일, 하루 8.7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체계도 불안정해 인터넷이나 IPTV 등 설치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노동자 비율이 38%(SK브로드밴드), 61%(LG유플러스)에 달했다. 퇴직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절반에 못 미쳤다. 평균 근속기간은 2~3년에 그쳤고 산업재해 처리가 되는 경우는 1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통신대기업들이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비스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이 업종의 노조 결성률이 낮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고용안정이나 임금 조건 개선 등의 책임을 지지 않고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위탁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들이 노사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맺은)위탁계약 이외의 하도급은 협력업체가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북의 ‘상생 약속’ 아파트경비원 지킨다

    지난 3일 전국 최초로 입주자대표회·경비원용역업체·관리소장·경비·구청을 아우르는 ‘성북 공동주택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성북구가 10일 종암동 구 평생학습관에서 ‘경비원 고용안정 위한 확약식’을 열었다. 지속 가능한 공동주택 상생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최근 자살 등으로 문제가 된 경비원들의 고용을 보장하자는 입주민들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우선 입주자대표회는 관리비를 절감할 목적으로 경비를 줄이거나 고령경비원을 해고하지 않기로 했다. 또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휴게 시간을 보장해주며, 별도의 휴게실을 만들어 줄 계획이다. 이외 1년 이상의 계약을 해 경비원들이 퇴직 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했다. 경비원용역업체는 경비를 채용할 때 나이제한을 두지 않고 1년 미만의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득이하게 해고를 할 때는 입주자대표회의 동의를 얻겠다고 했다. 한 관리소장은 “입주민대표회, 경비원용역업체, 입주민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며 입주민과 경비원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은 친절하게 봉사하며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응답했다. 구는 입주민과 경비원의 상생이 잘 이뤄지는 곳에 대해 어린이 놀이시설 개선사업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등 교체 지원 사업 등에서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다. 올해부터 공동주택 경비원도 최저임금(시간당 5580원)이 적용되면서 곳곳에서 해고나 위탁업체 교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구의 123개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비원이 거의 해고되지 않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기업별 ‘고용안정지수’를 만들자/이상일 호원대 경영학부 초빙교수·언론인

    [열린세상] 기업별 ‘고용안정지수’를 만들자/이상일 호원대 경영학부 초빙교수·언론인

    2015년 초 한국의 기업 풍경을 보자. 최근 지인의 자녀 A는 대기업에 입사한 지 2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B는 대기업에 들어간 지 2년 만에 퇴사했다. 퇴사의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공통된 점은 대기업들이 아침 일찍부터 밤 10시, 11시까지 일을 시켜 힘들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마당에 바늘구멍 같은 대기업 입사 시험을 통과한 지 얼마 안 돼 대기업 일을 견디다 못해 제 발로 걸어 나오는 것이다. 술도 웬만큼 마시는 청년들인데도 회사 내에서 자주 갖는 회식까지 거의 반강제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환경에 심신이 힘들다는 것을 두 사람 모두 퇴사 이유로 꼽았다고 한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한 삼성, 두산, SK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잇따라 명예퇴직 등 감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의 영업은 호전됐지만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기업 환경이 나아질 것 같지 않으니 먼저 근로자부터 줄이겠다는 것이다. 노사정이 3월 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고삐를 죄기 이전부터 기업들은 감원부터 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의 감원 소식을 접하면서 먼저 떠오른 것은 주위에서 갓 입사한 신입 사원들의 잇따른 퇴사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인력을 유지해 신입 사원들까지 혹사시키는 기업들이 얼마나 더 쥐어짜는 경영을 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서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기업들의 불안감과 고심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겪을 고통은 극심할 것이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긴 근로시간이 더욱 길어질까 우려된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감원을 추진하는 것을 보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는 국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그렇게 과중한가 하는 점이다.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대기업 논리를 따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보다 7~10% 포인트 낮은 60.3%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들은 적정 능력보다 낮은 최소한의 인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실 빠듯한 인력 유지와 장시간 근로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 근로자들은 2013년 기준 연간 평균 2071시간을 일해 미국(1795시간), 독일(1313시간)보다 길어 OECD 국가 회원국 가운데 최장 수준이다. 한국은 주 5일 근무제를 2004년 7월부터 종업원 1000명 이상, 2005년 7월부터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근로자들이 덜 일하고 가족들과 보다 여가를 즐길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 10년 남짓 동안 크게 나아진 점은 없는 듯하다. 휴일 근무를 연장 근로 범위에서 제외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를 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긴 근로시간이 주는 폐해는 분명하다. 근로자 건강을 해치고 ‘저녁 있는 삶’이 어려워 가족 유대의 시간이 부족하다. 신입 사원뿐 아니라 기존 사원들도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재계는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거나 ‘시기상조론’을 제기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기업까지 감원하는 사태는 문제다. 실적이 호전되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감원하는 파장은 사회적으로도 클 것이다. 규모가 작거나 실적이 나쁜 기업들은 더욱 움츠러들게 된다. 연쇄적으로 일자리를 줄이면 소비 위축 등 경제가 침체될 뿐 아니라 정치도 불안해진다. 기업들은 빠듯한 수의 종업원을 혹사하기보다 돈을 더 벌면 거기에 맞춰 사원들을 더 채용하는 것이 옳다.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세계적인 ‘고용 없는 성장’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정부는 ‘강 건너 불’처럼 방치해서도 안 된다. 한 손으로 문화와 예술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을 하거나 자선활동을 한다고 다른 한 손으로 실적 호전 속에 종업원을 해고하는 것이 용납될 수는 없다. ‘동반성장지수’처럼 기업별 ‘고용안정지수’를 매겨볼 만하다. 기업의 종업원 수, 매년 채용하고 감원하는 숫자, 평균 근로시간을 감안해 지수화하는 것이다. 이는 취업 희망자에게 기업을 선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고용안정지수가 생기면 기업들도 감원과 근로시간 연장에 보다 신중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 말이다.
  •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비정규직 보호 ‘제자리’… 양질의 시간제 ‘뒷걸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정규직 고용관행 정착, 고용안정을 위한 정리해고 요건 강화, 사내하도급 노동자 보호,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보험 적용 확대 등을 노동정책 분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았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심화되고, 보호받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공농성에 나서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상대임금은 박근혜 정부 집권 전인 2011년 8월 38.6%에서 지난해 8월 40.7%로 소폭 올랐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사회보험 적용률도 여전히 30~40%에 머물러 있어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가 고용률 70%를 목표로 내놓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은 ‘퇴직금 등 복지수혜를 받지 못하는 저임금·불안정 파트타임직을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비정규직 종합 대책까지 내놓자 ‘노동자 없는 노동정책’이라는 비난이 거셌다.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현행 파견 업종·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기업이 저성과자에 대해 해고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했고, 해고 회피 수단으로 직무 배치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민주노총이 오는 4월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노사정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노사정위가 다음달 내놓기로 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방향에 따라 노사정 관계는 물론 노동정책의 성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부 주도의 성급한 노동시장 개혁 곤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올해 노동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4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사관계 및 사회적 대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이날 집담회에는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비정규노동센터, 전국여성노조, 청년유니온, 금속사용자협회 등 주요 노사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언론, 학계 전문가 25명이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진행된 발표에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은 “기존 산업화 시대의 노동시장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종합적인 관점이 아니라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했고 경영계와 노동계 역시 각론적인 접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정은 모두 30∼40년 주기로 변화하는 고용노동 시스템의 개혁과 전환이라는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금은 고용유연성이 확대되기보다는 제어되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정부 주도로 성급하게 진행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고용안정성 제고를 위해 가장 큰 과제는 비정규직 고용의 축소”라면서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기업 중심 고용체제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과 정 교수는 일부 법과 제도의 개선이 아니라 노동시장 시스템을 전환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참가 주체들의 대표성을 높이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의 굵직한 이슈에 대한 논쟁이 오갔다. 신쌍식 금속사용자협회장은 “올해 가장 큰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며 “입법론적으로 해결되기를 간곡하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일진 금속노련 부위원장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만 14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법률제정은 여전히 되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통상임금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하라고 했더니 정규직이 과보호됐다는 편협한 분석을 내놨다”며 “노사정위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관련 과제들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는 이날 집담회 등을 바탕으로 다음달 말까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근로시간단축, 임금체계 개편 및 사회안전망을 포괄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관한 대타협을 추진할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부 비정규직 대책] “비정규직 기간만 늘린 ‘장그래 죽이기 법’”

    정부가 29일 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한 비정규직 종합 대책안에 대해 비정규직 근로자 모임을 비롯해 노동계는 ‘장그래 죽이기법’이라며 폐기를 촉구했다. 비정규직 남용 방지와 불합리한 차별 해소 방안으로 내놓은 고용 형태별 맞춤형 대책에 대해서도 ‘기간제 양산’ ‘속 빈 강정’이라며 비판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정부안은 원래 있던 법안을 재탕, 삼탕한 것으로, 비정규직에 도움이 안 되고 정규직 신규 채용만 사라지게 하는 대책”이라며 “5개 핵심 조항은 파견직을 양산하고 비정규직 기간을 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태의 본부장은 “또 다른 대책보다 학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 이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일반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기간제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대책은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기간제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개선이 아니라 정규직에 준하는 처우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비정규직 노조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양산법안 저지 긴급행동 준비위원회’는 “정부 대책은 기업들이 숙련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쓰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준비위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쓰지 못하게 하고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개정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범위를 넓히는 등의 대책으로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에서 “비정규직 사용 기간 2년 연장은 고통의 시간을 2년 연장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양산, 고착화되는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노총이 지난 15~22일 비정규직연대회 조합원 426명을 대상으로 차별 실태 및 정부 정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정규직과의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64.8%)과 고용안정성(62.2%)에서 차별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51.6%가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고 ‘매우 낮다’는 15.0%, ‘낮은 편’은 12.2%로 나왔다.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0.7%(3명)에 불과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고령경비원 고용지원금은 ‘생색내기용’?

    고령경비원 고용지원금은 ‘생색내기용’?

    내년 1월 경비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전면 적용을 앞두고 대량 해고 우려가 높아지자 고용노동부가 ‘희망의 끈’으로 제시한 고령자고용지원금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일 아파트 등의 경비직에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정부가 근로자 1인당 월 6만원, 연간 72만원의 고용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2017년까지 3년 연장키로 했다. 또 경비직 100명 가운데 23명 이상을 60세 이상 근로자로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주던 것을 ‘100명 중 12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를 통해 최대 1만명이 추가 혜택을 받고 지원 금액만 연간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고용부는 기대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실상은 달랐다. 경기지역의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정부 발표 후 지원을 받을 생각으로 지역 고용센터를 찾았다가 허탕만 쳤다. 경비직 등 관리소 직원 10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9명이나 되지만 “자격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제25조의 2)은 고령자고용지원금의 혜택 조건으로 ‘사업 개시 이후 근로자의 정년을 선정한 사실이 없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년을 설정하지 않은 사업장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취업규칙에 정년이 60세로 명시돼 있다. 관리소장 이모(61)씨는 8일 “정년을 정하지 않은 사업장이 얼마나 되겠느냐. 결국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1%도 안 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 의지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주민들이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책임을 관리소에 묻고 있다”면서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주민들과의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이 자치관리하는 충청권의 B아파트는 경비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년을 62세로 정했다. 고용안정을 위해 주민들이 도입한 ‘정년제’가 고용 불안 상황에서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사례다. 60세 정년이 명시된 대전의 C아파트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어렵다 보니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택했다.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입주민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경비원의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기로 했다. 고령자고용지원금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령자고용지원 예산은 15억원으로 10월 현재 916개 업체, 1800여명에게 13억원이 지원됐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3.5배 증가한 53억원이 책정됐다. 정부가 지원요건을 완화하고 예산을 증액했지만 ‘정년 미설정 사업장’이라는 규제 조항이 살아 있는 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장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원 문의가 많아졌지만 지원 가능한 경우가 적다 보니 괜한 민원만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업 지배구조만큼 노동문제에 관심 가져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기업 지배구조만큼 노동문제에 관심 가져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지난 12일 종합유선방송업체인 씨앤앰의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서울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옆 대형 전광판에 올라 “비정규직 109명 대량 해고, 씨앤앰과 대주주 엠비케이의 책임”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 중이다.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도 동조파업에 들어가면서 지금까지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주의 투자만큼이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 고용안정은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을 이룬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100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자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하고 있음에도 12일자 인터넷판에서만 통신보도를 인용해 씨앤앰 비정규 노동자의 고공농성에 대해 전했을 뿐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연상케 하는 엠비케이 사태는 우리 사회가 투기자본에 의해 홍역을 앓았음에도 여전히 사회적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엠비케이는 방송법상 외국 자본의 투자가 금지된 종합유선방송사업에 사모펀드인 맥커리가 국내 자본과 합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외국계 사모펀드의 대표적인 우회상장 사례다. 통상 행정 당국은 이러한 인수합병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재무적 투자자는 중단기적으로 투자이익만을 노리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산업 기반을 강화하지 않는다. 엠비케이는 씨앤앰 인수 당시 자기자본은 10% 내외만 투자하고 나머지 인수자금은 씨앤앰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그럼에도 엠비케이는 씨앤앰 인수 이후 은행 대출금을 갚기 위해 회사 매출액에서 이자비용을 영업손실로 처리하는 형태로 자산을 늘려 왔다. 피해는 고스란히 유료방송 가입자와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문제는 국외에 소재한 사모펀드의 특징상 실질적인 투자자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가 방송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세 도피를 통해 우회 상장한 경우에도 잘 파악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2013년 초 언론의 화두는 해외 조세피난처를 통해 불법자금을 운영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 문제였다. 11월 18일자 데스크시각에서 안미현 경제부장은 삼성SDS 주식상장으로 거액의 수익을 얻은 삼성가 3남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의 사례처럼 ‘불법적으로 취득한 주식매각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자진 환원’하라고 제안했다. 마찬가지로 엠비케이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기업임에도 막대한 매각수익을 목적으로 비정규직 해고와 정규직 구조조정이라는 불법적인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일부 씨앤앰 가입자가 문제 삼고 있는 잘못 받아 간 유료방송 미환급금의 반환과 불법 하청영업에 대해서도 취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신문은 4월 8일자 사설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역외 탈세에 승부 걸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역외 탈세만큼이나 국내 탈세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해 기업이 파산하거나 노동자가 대거 해고돼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11월13일 대법원은 쌍용차 상고심 판결에서 경영상 불가피했다는 이유로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투기자본과 그릇된 자본의 욕망으로 우리 경제가 병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서울신문의 지속적인 감시와 비판을 기대한다.
  • 60세 이상 경비원 고용 ‘年72만원 지원’ 3년 연장

    2017년까지 60세가 넘는 아파트 경비원을 고용하는 사업주는 연간 72만원의 고용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경비 근로자를 감정노동 근로자 보호대상에 포함해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24일 경비·시설관리 등 감시·단속업무 종사자의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대책을 내놨다. 아파트 경비원 등에 대한 열악한 처우 논란 속에 내년 1월 최저임금 전면 적용(100%)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에 따른 감원 등 대량 실업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올해 종료 예정이던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의 지원 기간을 2017년까지 3년간 연장키로 했다. 고령자고용지원금은 2012년 감시·단속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률 인상(90%)에 따른 고용불안을 우려해 2014년까지 한시 도입됐다. 정년이 없는 사업장에서 60세 이상 근로자를 업종별 지원기준율(1~23%)을 초과해 고용한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분기당 18만원을 지급한다. 아파트 경비원은 기준율이 23%로 100명 중 23명 이상을 60세 이상 근로자로 고용한 사업주는 1인당 월 6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내년 예산으로 23억원을 배정했다. 23억원은 3200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로 아파트 경비원(16만명) 대부분이 6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3년간 지원 추세를 고려한 배정”이라며 “기금을 활용한 지원이기에 수요가 많으면 증액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제 블로그] 박진회 씨티銀 신임행장 출근 저지당한 까닭은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신임 행장이 출근 첫날인 28일 아침부터 봉변을 당했습니다. 노조가 지난 27일 박 행장 선임 직후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 본점 로비에 천막을 치고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출근길이 가로막힌 박 행장은 김영준 노조위원장과 50분간 독대를 한 뒤 사무실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하영구 전 행장이 약속했던 고용안정 보장 ▲경영진 구조조정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하 전 행장이 KB금융 회장 도전을 위해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한 직후부터 박 행장은 차기 행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14년 행장’이었던 하 전 행장이 물러나고 박 신임 행장을 맞았지만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은 거셉니다. 노조 측은 “그 밥(하 전 행장)에 그 나물(박 행장)”이라고 말합니다. 하 전 행장이 2001년 4월 한미은행장에 취임하고 그해 7월 박 행장은 삼성증권에서 한미은행으로 옮겨와 다음해인 2002년 재무담당 부행장으로 승진, 줄곧 하 행장 곁에서 ‘2인자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이력도 비슷합니다. 전남 광양 출신인 하 전 행장과 전남 강진 출신인 박 행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선후배 사이입니다. 내부에서는 이런 박 행장에 대해 하 전 행장의 ‘예스맨’이라며 날 선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한국씨티가 실적 악화로 최근 2년간 850여명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83개 점포를 폐쇄한 것과 관련, 2인자였던 박 행장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박 행장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기업금융그룹장을 역임했지만 성적표도 신통치는 않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를 전후해서는 환헤지파생금융상품이었던 키코(KIKO)와 관련해 거래 기업들이 도산하고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알짜 중견기업들을 줄줄이 국내 시중은행에 뺏기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은행 내에서 여러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지만 한국씨티의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은 조직원 모두의 공통된 희망사항입니다. 전임 행장의 그늘을 떨쳐버리고 얼마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오롯이 박 행장의 몫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토론회 “급여 급격 삭감하는 개혁안 노후 보장 못해”

    공무원연금 개혁 토론회 “급여 급격 삭감하는 개혁안 노후 보장 못해”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토론회가 열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공론화되기 시작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의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급여수준을 급격히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교수와 공무원노조,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하고 형평성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현재 논의되는 개혁 대안은 공무원연금 급여를 줄이고 퇴직수당을 높이는 것과 신규 공무원들을 국민연금에 가입시켜 공무원연금을 중장기적으로 직역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급여수준을 급격히 낮추거나 보험료를 높이는 경우 젊은 공무원들의 불만이 급증할 것”이라며 “급여 삭감에 대한 대안으로 퇴직수당을 높이는 것은 연금 적자를 퇴직수당으로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방안이 재정건전성 개선, 제도의 지속가능성 향상, 급여의 적절성, 공무원 세대 간 혜택의 형평성 등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정 교수는 “보험료의 경우 공무원과 정부가 각각 7%씩 부담하던 비율을 8%로 높이고 퇴직수당을 직역연금으로 전환하면서 추가 보험료 4%를 부담해야한다”며 “소득이 낮은 공무원 연금액은 크게 줄이지 않는 대신 급여 수준이 높은 공무원 연금액을 다소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희우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연금학회가 제시한 방안과 관련 “부담금 43% 인상·수령액 34% 삭감 등을 골자로 하는 연금학회 방안에는 공적연금의 목적인 노후소득보장 방안이 없다”며 “재정안정화를 앞세워 공적연금 축소, 사적연금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원장은 “현재의 낮은 보수에다 미래보수인 연금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공무원들은 노후를 걱정하며 부패 유혹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공무원연금의 수지 불균형을 개선하되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하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적 연금제도에 소득재분배 기능을 넣자는 의견도 있는데 이는 ‘소탐대실’로, 중산층 이탈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며 “재분배 기능은 조세제도에 넣고 연금은 돼지저금통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무원의 고용안정성은 민간 기업보다 수준이 높은데다 직업 선택의 차이가 연금 급여 수준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정책결정 과정에 이해당사자인 공무원이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 교수는 “앞선 개혁 당시 공무원들의 저항과 반대에 직면한 바 있어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 수혜자인 공무원의 참여를 최소화하되 민간전문가 주도로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반대로 이 부원장은 “공적연금은 사회적 합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 간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공무원연금에 후불임금의 성격이 가미된 만큼 공무원 배제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달 하나·외환 통합 승인 신청”

    “새달 하나·외환 통합 승인 신청”

    하나금융그룹이 다음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승인 신청을 금융당국에 낼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8일 그룹사 직원들과 산행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외환은행) 노사 합의를 우선시하겠지만 노조가 계속 거부하면 우리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 시도를) 충분히 했다고 하는 때가 10월 중 아니겠나”라면서 “노사 합의가 잘되면 통합 승인 신청 시점이 좀 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외환은행 노조가 대화를 계속 거부하면 통합 작업을 자체적으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서’에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 입회인 자격으로 사실상 보증해 ‘노조 합의 없는 승인 요청’에 금융위가 선뜻 손을 들어주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아는 하나금융도 일단 노조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을 작정이다. 김 회장은 “2·17 합의는 영원불멸이 아니다. 헌법도 고치는데 합의문을 고치지 못할 리 없다. 합의의 근본정신인 근로조건 유지와 고용안정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인사도 2017년까지 ‘투 트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 성공 사례를 예로 들며 “은행 발전을 위해 조기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인도네시아 소형 은행 추가 인수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조 조합원 총회 참석자 898명에 대한 대규모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서는 “은행 경영진이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고객 불편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은 서비스 산업인데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 잘못된 게 있지 않느냐는 경각심 차원”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원큐 뱅킹’이라는 리모트 뱅킹(원격 은행) 시스템을 만들어 해외 온라인 점포를 확장하는 방안을 고안했다”며 “캐나다 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시범 운영하고, 성공하면 국내와 다른 해외 점포에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정규직 전환 근로자 비정규직 기간 인정

    앞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돼 연봉, 수당 등을 받거나 승진할 때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기간을 근무 기간으로 인정받게 된다. 상시 근무로 지속적인 업무를 2년 이상 계속해 온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정부가 정규직 전환으로 늘어나는 기업의 임금 부담 중 일부를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31일 이런 내용의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지침(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고 앞으로 노사,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지침을 오는 10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되는 비정규직을 ‘연중 계속되는 업무로서 과거 2년 이상 계속돼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로 정했다. 다만 근무기간에 제한이 없는 무기계약직도 정규직으로 보기로 했다. 특히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은 임금, 수당, 퇴직금 등을 계산할 때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기간도 인정받는다. 예를 들어 정규직은 호봉제로, 비정규직은 연봉제로 급여를 주는 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2년 일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3년차 정규직 호봉을 받게 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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