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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연인’ 태영은 잊어주세요

    ‘연인’으로 ‘파리의 연인’을 뛰어넘는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 ‘파리의 연인’ 이래 탤런트 김정은은 하향세였다. 후속 드라마 ‘루루공주’는 작품 자체에 대한 논란은 둘째치고, 과도한 PPL 등 드라마 외적인 사항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화 ‘사랑니’는 ‘배우로서 꽤 괜찮은 변신’이라는 평단의 호평에도 흥행은 시원찮았다. 얼마전 개봉한 ‘잘 살아보세’도 그럭저럭이었다. ‘연인’은 또 한번의 논란을 예고하는 측면이 있긴 하다. 전도연·박신양 주연의 영화 ‘약속’(1998년작)에서 조폭(강재·이서진)과 의사(미주·김정은)의 사랑이라는 모티프를 따왔다.‘파리의 연인’에 이어 뭉친 신우철 PD·김은숙 작가 콤비 역시 ‘약’일 수도,‘독’일 수도 있다.‘미주’도 귀엽고 발랄하고 털털한 여자다. 다시 전공과목으로 돌아온 셈이어서 ‘파리의 연인’에서의 ‘태영’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별로 달라진게 없다.’거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부담되는 건 사실이에요. 시청자분들은 달라진 뭔가를 원하시잖아요. 그것 때문에 적잖이 고민한 것도 사실인데, 촬영하면서 그런 걱정이 싹 날아갔다고 할까요.” 차분히 몰두하자는 결심 덕분이다.PD·작가와 숱한 대화를 나눈 끝에 내린 결론이다.“꼭 변신하고 달라져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랄까, 그런 걸 떨쳐냈죠. 전작과 달라져야만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연기의 본질이 흐려지면 안된다는 거죠.” 여기에는 상대역을 맡은 이서진도 한 몫했다.“전 원래 촬영장에서 상대배우와 허물없이 지내는 편이 아니에요. 멜로를 하려면 만났을 때의 설렘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너무 친하면 이게 안되거든요. 그런데 이서진씨는 너무 자연스러운 배려를 해주셔서 긴장감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파리의 연인’에 이어 ‘연인’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후회는 없다.“그냥 가식적인 말이 아니라 대본을 한회 한회 받아볼 때마다 너무 좋아요. 슬픈 가운데서도 웃기고, 또 웃기는 가운데서도 잔잔한 아픔이 있어요. 어떤 극단으로, 한쪽으로 감정을 쏠리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적당하게 섞어놓는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런 진심을 전달하려니 매번 동작이 커진다며 요즘은 쓸데 없는 잔동작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란다. 김정은의 이런 ‘진심’은 다음달 8일 오후 10시,SBS에서 처음 공개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구필화가 한미순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구필화가 한미순씨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스물아홉살 처녀였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의 어느날,200통의 청첩장을 한아름 받았다. 신부 아무개, 가만히 보니 자신의 이름이었다.11월18일이라는 결혼 날짜도 박혀 있었다. 한 남자의 프로포즈였다. 처녀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다. 곧 ‘그래, 이 남자와 결혼하자.’고 마음먹었다.5일 후였다. 처녀는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 한달 후에 가까스로 깨어나보니 자신의 몸은 온데간데 없었다. 미동도 할 수 없는 전신마비, 지옥보다 더한 고통의 삶이 시작됐다.22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입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 ‘가난하면 어떠랴/예쁘지 아니하면 어떠랴/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살고 싶어서/뒤엉킨 잔가지 잘라내고/호화로운 부귀영화도 싫어/단순하여 성숙하다/발가벗은 순백의 영혼은/채워주실 여백을 남겨두고∼’ 시인이자 구필(口筆)화가로 잘 알려진 한미순(51)씨. 그동안 입으로 처절하게 토해낸 시집과 수필집만 다섯권, 또 이빨이 아프도록, 시리도록 그려낸 그림을 모아 두번의 개인전까지 열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살면서 오로지 한 조각 삶의 빛을 밝히며 살아왔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조차 이루기 힘든, 전신마비 장애인이 해낸 결과물들이기에 세상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요 아름다움이다. 한씨는 오는 11월1일 구원의 빛을 또 한번 밝힌다. 자신의 세번째 개인전(서울 인사동 인사갤러리,7일까지)을 여는 것. 첫번째 서양화전이자 8년만의 일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래서 전시 제목을 ‘자연과 삶의 숨소리’라고 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거여동의 한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더니 “그냥 들어오세요.”라는 소리가 문 밖으로 희미하게 들려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쪽 방이에요.”라는 목소리가 가냘프게 다가왔다. 소리나는 쪽으로 갔더니 병원에서 볼 수 있는 1인용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서 한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컴퓨터 자판을 어렵게 누르고 있었다. 손을 쓸 수 없으니 입에 문 붓대를 사용했다. 한씨는 ‘종료 버튼’을 막 누르고 나서야 “어서 오세요.”라고 손님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휠체어 바퀴에 달린 브레이크를 풀어달라고 했다. 도우미 아줌마의 행방을 물었더니 방금 전 미장원에 갔단다. 혹시 휠체어가 움직일까봐 아줌마가 브레이크를 잠그고 외출했음을 직감했다. 문득 건강한 게 오히려 민망스러워진다. 잠시 사진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오른손을 오른쪽으로 옮겨주세요.” 손가락 피부가 약간 창백했으나 나이에 비해 무척 고와보였다.“전시 준비하느라 요즘 무척 바쁘시지요.”라고 했다. 지체없이 돌아온 대답이 “뭐, 입만 바빠요.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가볼 수도 없고….”였다. 이때였다. 전화벨이 울렸다.“저기 전화 좀 갔다줄래요.” 무선 전화기를 들고 와 한씨의 귀에 대주었다. 한 2분쯤 통화했을까. 팔이 약간 불편해짐을 느낀다.‘20년 넘게 전신마비로 살아온 고통은 정말 오죽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제 그림은 손을 입으로 대신하는 삶이지요. 삶은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예술이고요. 처음에는 한국화였지만 이번 전시는 서양화입니다.” 한국화에서 서양화로 방향을 틀게 된 까닭이 도우미에게 부담을 덜 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은 정말 의외였다. 하긴 누군가가 옆에서 물감칠해주고 붓을 입에 물려줘야 비로소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말이다. 도우미들도 처음에는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대부분 짜증을 내더란다.8년동안 개인전을 열지 못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덧붙인다. 이번 전시에는 주변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평범한 풍경, 즉 꽃·소나무·물·벼·사람 등을 소재로 했다. 그 안에 살아 있는 예쁘고, 맑고, 고요하고, 향기로운 느낌을 캔버스에 살려 오래도록 곁에 붙잡아두어 아름다운 삶의 합창을 하고 싶어서였다. 전시작품은 모두 38점. 미술평론가 정재규씨는 “입에다 붓을 물고 물감들을 배합해 사물의 형태를 형상화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참으로 정신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소나무 그림에서는 풍파를 이겨낸 그의 강인함이 배어 있고, 고개 숙인 벼이삭에서는 열매의 성숙함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원근감과 음양의 심도있는 구사는 감상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전시 팸플릿을 통해 설명한다. “교통사고는 한순간에 척수손상 사지마비로 손과 발, 전신을 꽁꽁 결박했지요. 입에 붓을 물고 그리는 그림은 캄캄한 세상에서 한줄기 빛이자 유일한 자유였습니다.” 화제를 바꿨다. 가을날씨가 좋은데 바람쐬러 가끔 나가느냐고 물었다.“도우미 아줌마 눈치봐야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연 한토막 들려준다. 수년 전 상도동 지하방에 살 때였다. 극동방송을 통해 도우미를 요청했다. 스물한살의 앳된 처녀가 왔다. 하지만 하루만에 한씨를 방치해놓고 사라졌다. 소변이 마려웠지만 꼼짝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누워서 소리치는 일뿐이었다.“사람 살려요.”라고 거듭 외쳤다. 물론 전화도 걸 수 없다. 결국 죽기 직전 119요원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후 도우미는 자신에게 하늘 같은 존재였다. 한씨는 한 달에 한 번 도우미 도움으로 ‘기독문학회’ 모임에 나가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다. 또 매년 9월 거창고교 예술제에 초대받아 지방나들이를 한다. 자신의 자전 에세이를 읽은 거창고 교장선생의 배려 덕분이다. 이때마다 자연의 아름다움, 또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가치를 소중하게 느끼고 돌아온다. 한씨는 1989년 세계 구족화가 협회에 가입했다. 리히텐슈타인에 본부가 있으며 현재 전세계 회원은 모두 500명. 이중 한국인 정회원은 5명이다. 한씨는 이 협회에서 받는 돈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다. 그나마 돈푼을 아끼고 아껴 이번 전시비용을 충당했다. 한씨의 고향은 충남 부여. 가난한 농가의 2남3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장학생으로 중학을 입학했지만 가난 때문에 고교진학을 포기했다.20세에 서울로 올라와 달동네에 혼자 살면서 모 전자회사에 취직했다. 배움의 열정을 버리지 못해 8개월동안 열심히 공부해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 방송통신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그러던 84년 10월 결혼과 학교 선생, 피아노 교습소 운영 등 새로운 삶의 의욕으로 꽉 차 있을 무렵에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 소망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단 하루만이라도 남의 도움 없이 살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가슴이 따뜻한 도우미와 평생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작품활동도 저절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애써 웃었다. “전시 끝나면 이빨 치료를 해야 돼요. 그동안 손 역할을 하느라 많이 망가졌거든요.” km@seoul.co.kr
  •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무엇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나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하시나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영어 공부를 시작하시려고요? 무엇이든 좋겠죠.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하세요.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2007년 좋은 꿈, 악몽 다이어리>
  • 儒林(721)-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

    儒林(721)-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 이덕홍은 퇴계가 돌아가자 생전에 스승과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을 ‘심경질의(心經質疑)’란 저서를 통해 기록하고 있는데, 조선조 유학사상 성리학을 진일보시킨 명저로 평가되는 이 책 속에서 이덕홍은 퇴계와 다음과 같은 중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덕홍:움직일 때(動中)는 이 마음을 단단히 잡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퇴계:고요한 가운데 마음의 근본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이덕홍:혹 가다가 마음속에서 수레를 뒤엎는 것 같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퇴계:그것은 마음의 기운이 안정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마음은 본래 그릇된 생각 없이 고요한 것으로 잘 안정만 한다면 어찌 심란한 기운이 생기겠는가. 이덕홍:그러면 선생님은 성현의 공부를 다 이루어 내셨습니까. 퇴계:어찌 감히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고요함 가운데 엄숙하고 공경할 때는 간혹 마음이 함부로 날뛰는 것을 면할 수는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어쩌다가 술을 마시고 말을 주고받을 때는 가끔 태만한 마음을 가져 함부로 생각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점이 내가 평소에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점이다.” 이덕홍이 지은 ‘심경질의’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퇴계가 죽기 전까지도 자신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음을 한탄하고 태만한 마음을 가져 함부로 행동할 때가 있으며 그럴 때마다 이를 두려워하고 경계할 만큼 자기 성찰에 철두철미하였다는 사실인 것이다. 이덕홍은 서당에 이르자마자 퇴계에게 문안인사를 드렸는데, 자리에 누워 있던 스승의 모습을 보자마자 이덕홍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기침은 그치지 않았으며 담열이 몹시 심하여 이덕홍을 본 퇴계는 간신히 손을 내밀어 이덕홍의 손을 마주 잡았을 뿐 입을 열어 말을 꺼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비록 입을 열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이자 애제자인 이덕홍의 얼굴을 본 퇴계의 얼굴에는 따스한 정감이 흐르고 있었다. 스승에게 문안인사를 드리고 나서 이덕홍은 서당 앞으로 나와 우물가에서 숨죽여 울었다. ―이제 선생님은 영원히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선생님은 마침내 연세(捐世)하여 돌아가실 것이다. 이덕홍의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된다. 이덕홍이 서당에 도착한 다음 날인 12월3일부터 퇴계의 병이 더욱 위독해진 것이었다. 퇴계의 곁에서 민응기(閔應祺), 이연량(李衍樑) 등이 번갈아 가며 진맥을 하고 약을 끊임없이 지어 올렸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퇴계 자신도 이러한 사실을 예감한 듯 차례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남아있는 제자들과 친족들에게 유언을 남기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퇴계가 남긴 최초의 유언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 온 서적들과 병족(屛簇) 글씨들을 빠짐없이 원주인에게 돌려주라는 내용이었다.
  • ‘한국 조선’ 세계최강 순항

    ‘한국 조선’ 세계최강 순항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주 잔량으로 평가하는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3개월 연속 1위부터 5위까지를 독식했다. 수주량과 건조량을 따져도 단연 1위다.6035억원짜리 초고가 선박 수주도 우리나라로 가져와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선·해운 전문분석기관인 영국 클락슨이 수주 잔량을 따져 26일 발표한 ‘세계 조선소 순위’에 따르면,9월말 현재 1위에서 5위까지를 우리나라 업체들이 모두 석권했다.7월부터 내리 석달째다. 부동의 1위는 현대중공업. 수주 잔량이 1358만 6000CGT다.2위 삼성중공업과 430만CGT 이상 차이난다.CGT란 총톤수에 여러가지 선종별 계수를 적용해 작업량을 환산한 ‘표준 화물선 환산톤수’다. 3위는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했다.4위와 5위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두 회사 모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다. 사실상 한국 중에서도 현대 싹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6월 ‘톱5’에 처음 진입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 대련선박중공은 7월부터 석달 연속 6위로 밀려나 ‘찻잔속의 태풍’에 그쳤다.9월말 수주잔량이 283만 3000CGT로 전달(286만CGT)보다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삼성·대우 이른바 ‘코레아 빅3’는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7위를 차지한 STX조선(283만 1000CGT)이 불과 2000CGT 차이로 대련선박을 바짝 뒤쫓고 있어 ‘6위 탈환’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일본은 고요조선(191만CGT)이 10위에 턱걸이해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10위권 조선소의 국적을 살펴보면 한국 7, 중국 2, 일본 1곳이다. 클락슨은 최근 거물급 해외 선주들이 초대형 유조선이나 LNG선 등 첨단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을 한국 빅3에만 집중적으로 발주해 후발 조선소와의 수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공업협회 한장섭 부회장은 “국내업체들이 고부가치선만 선별 수주하는데도 해외 선주들의 빗발치는 발주 요청을 소화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중소형 선박을 대거 수주해 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기술에서 앞선 한국을 넘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앞서 발표된 로이드의 통계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올 상반기에 선박 수주량, 수주잔량, 건조량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각각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모두 35% 이상으로 일본, 중국, 유럽연합(EU)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특히 수주량(1205만 8000CGT)은 세계 수주량(2881만CGT)의 거의 절반(41.9%)이다. 2위 일본(554만 4000CGT)보다 두배 이상 많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주량(1357만 1000CGT)과도 맞먹어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점쳐진다. 그런가 하면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고가인 6억 1500만달러 ‘드릴십’(선박 형태의 시추설비)을 수주했다고 26일 발표했다.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같은 수주 대박으로 조업업계는 사상 최초로 올해 선박 수출 200억달러대(220억달러)가 확실시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누드 브리핑] 중랑구 간 오 시장 ‘강동호’ 만난 뒤 연거푸 “강동구민 여러분” 해프닝

    [누드 브리핑] 중랑구 간 오 시장 ‘강동호’ 만난 뒤 연거푸 “강동구민 여러분” 해프닝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들이 ‘누드브리핑’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단체장들의 해프닝, 말실수,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시청과 구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누드브리핑의 소재입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100층,140층,150층,? 서울 중구가 추진하고 있는 초고층 빌딩인 ‘금융·관광 센터’(가칭)의 층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층수가 계속 높아지는 원인은 정동일 구청장의 의욕(?)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100층을 짓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후 태스크포스(TF)팀인 ‘강한중구연구추진단’ 등을 통해 검토·분석한 결과,140층으로 40층을 높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18일 초고층 건물 관련 전문가인 고려대 건축과 여영호 교수의 중간 용역 보고를 받은 뒤 ‘10층’을 더 올려 150층이 됐습니다. 정 구청장이 계속 층수를 높이는 것은 용산 국제업무단지(100층), 상암 DMC내 랜드마크 빌딩(110층),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 현대차 그룹이 뚝섬에 짓는 자동차테마파크(110층) 등을 고려한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원려’라는 지적입니다. ●“내사랑 막걸리” 김현풍 강북구청장의 막걸리 사랑이 유별나다고 합니다.‘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결성할 정도인데요. 자타가 공인하는 막걸리 애호가인 그는 다른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양주라면 질색을 하는데, 양주를 먹다가 혼이 난 구청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하네요. 유별난 사랑만큼 마시는 방법도 독특합니다. 김 구청장은 막걸리에 요구르트와 식초를 섞어 마십니다. 막걸리의 단점인 트림과 숙취를 해소하기 위한 그만의 제조법인데요. 구청에서는 ‘김현풍표 막걸리’로 불립니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정말 트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중랑구에서 “강동구민 여러분” 얼마전 중랑구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설을 하다 구민들에게 연거푸 ‘강동구민’이라고 말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중랑문화체육관 개관식에서 문병권 구청장은 “오세훈 시장이 중랑구 지원에 힘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말끝마다 오 시장에 대한 우렁찬 박수를 부탁하자, 오 시장은 그때마다 일어나 500여명의 참석 구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단상에 선 오 시장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데 열심히 하는 중랑구 지원을 저버리기 힘들 것”이라는 말을 꺼내자 구민들이 또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이어 오 시장은 행사에 참석한 서울시와 한나라당 내빈들을 소개했는데, 마지막으로 강동호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장을 소개한 뒤 그만 혀가 꼬이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오 시장은 본격적인 연설을 하면서 ‘강동구를 위해’‘강동구민은 행복한 구민’으로 중랑구를 강동구라고 연거푸 말했습니다. 최항도 서울시 대변인이 급히 단상에 올라가 귀엣말을 하자, 오 시장은 “죄송합니다. 강동호란 이름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깜빡 실수를 했습니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또다시 함성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고요. 시청팀 hyun68@seoul.co.kr
  • [자녀교육 Q&A] 특목고 열풍 때문에 공교육 외면하는데

    ▶중1 아들을 두고 있는데 논술 때문에 걱정이 돼 문의드립니다. 언론보도를 보니 중3학생들이 특목고 입시에 필요한 논술준비를 위해 가족과 현장체험 학습을 간다거나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오후 학교수업을 빠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를 알게 모르게 허용하고 있고요. 이런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기때문인지 낮에 학교 와서는 엎드려 자거나 학원교재를 펴놓고 공부하는 행태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학교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에서 침소봉대한 것인지, 연간 수업일수를 못 채우면 제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중학교 3학년 일부 학생들이 외국어고 등 특목고 진학 준비한다고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착잡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이유야 어찌되었건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이나 절차는 무시해도 좋다는 생각이 교육현장에 아직도 남아 있다는 징표가 되겠지요.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거나 출결이나 체험학습 등을 비교육적으로 처리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장학지도 등을 통하여 적절한 조치가 있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학교현장의 교사나 학생, 학부모도 정상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득이 된다는 것을 알고 지도하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단지 구호만으로 달성할 수 없습니다. 교육행정기관, 학교현장의 교사가 합심하여 열심히 지원하고 수업할 때 학교교육은 정상화되고 학부모를 비롯한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학부모나 학생도 우선 당장의 이해관계를 떠나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학교교육과정을 따라줄 때 우리나라 교육은 진일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학부모님의 지적대로 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움말: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실 장학사 김남형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
  • 다이어트 ‘승마’ 체험기

    다이어트 ‘승마’ 체험기

    승마는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낯선 레포츠다.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골프인구가 연간 1천만명을 넘어서자 ‘유일하게 남은 귀족 스포츠는 승마’라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알게 된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곳곳에 한달회비 30만∼50만원 정도면 승마를 즐길 수 있는 클럽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당일 쿠폰 등을 발행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도 있다. 살아있는 동물과 교감하며, 운동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승마에 도전해 보자. 글 사진 청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승마 무슨 운동될까 충청북도 청주의 떼제베 승마클럽(www.tgvcc.co.kr)을 찾았다. 국내 경마장의 퇴역마가 아닌 유럽산 승용마만으로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총 보유마는 ‘삐삐’ 등 어린이용 승용마를 포함해 31필. “승마를 통해 자세교정과 변비해소, 다이어트 등의 운동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말위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장운동에도 좋죠. 장이 튼튼해지면서 피부가 고와지기도 하고요.”이 클럽의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성칠(32)대리의 말에 ‘말에 올라타고 있으면 되는데 무슨 운동이 될까?’반신반의하며 트랙으로 내려갔다. 오늘 도전해 볼 녀석의 이름은 스타티스. 거세된 프랑스산 수말이다. 승용마는 대부분 수말을 사용한다. “승마와 하마는 항상 말의 왼쪽편에서 이루어집니다. 말에 오르면 어깨와 골반, 발뒤꿈치가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말잔등에 올랐다. 시선의 높이는 대략 2m50㎝정도. 적잖이 아찔하다. 키가 2m쯤 되는 농구선수 어깨위에 목말을 탄 듯한 느낌이다. 슬며시 이 녀석이 내팽개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승마에는 좌속보와 경속보, 구보, 그리고 승마장 외부로 나가는 외승 등의 단계가 있습니다. 우선 좌속보부터 배워보겠습니다. 괄약근을 조여서 하체를 말의 몸에 고정시키시되, 상체는 긴장감을 빼고 부드럽게, 어깨와 허리는 꼿꼿이 펴주세요.” 요구사항이 참 많기도 하다. 움직이는 말위에서 바르게 자세를 잡는 것만으로도 힘이 달릴 지경이다.“고삐잡은 손을 배꼽높이로 올리시고 발뒤꿈치에 힘을 주면 말이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슬며시 발에 힘을 주자 주인의 의도를 알아챈 스타티스가 발을 떼기 시작했다. 몸이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자세도 덩달아 흐트러졌다. 몸은 앞으로 쏠리고 힘빠진 다리는 이리저리 춤을 춘다. 교관의 불호령이 떨어진 건 당연한 일.“어깨와 허리, 발뒤꿈치를 일직선이 되도록 쭉 펴세요. 다리는 말의 배에 밀착시키고요!” 경속보 단계에 들어가자 말이 조금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말잔등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틈조차 없는데, 자세를 바로하라는 교관의 호령은 계속됐다.10여분쯤이나 탔을까. 팔다리에 힘이 쪼옥 빠지고,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움직이는 말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 대리의 말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 회원의 90%가 여성 승마는 괄약근 등 평소에 잘 쓰지 않는 근육의 근력을 키울 수 있고, 말의 움직임에 따라 자세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자세교정, 특히 허리교정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승마 애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여성들이 유난히 선호하는 이유는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 승마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권신희(29·서울)씨는 “똥배는 줄어들고 엉덩이는 위로 쭉 올라가죠. 허리쯤에 달라붙은 듯해요. 하체도 빈약한 편이었는데, 굵어졌다기보다는 탄탄해진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권씨는 또 “바람을 맞으며 느끼는 해방감에 스트레스가 훨훨 날아가기도 해요. 마치 영화를 찍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것도 즐거움 중의 하나죠.”라며 승마예찬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양숙인(55·용인)씨는 다이어트에 적잖은 효험을 본 케이스.“작년 5월부터 매일 50분씩 승마를 즐겼어요. 당시엔 고도비만이었죠. 승마를 시작하면서 서서히 근육량은 늘고, 살이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특히 뱃살이 5㎏정도 빠졌어요. 요즘엔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들어요.” 김정이(35·청주)씨도 비슷한 효험을 보았다.“출산하고 6개월 뒤에 시작했는데 3개월만에 5㎏이 빠지더군요. 말에게 지시를 내리기위해서는 근육을 움직여야 하고, 그러다 보니 체지방이 쪼옥 빠지는 것 같아요.” # 여행정보 테제베 승마클럽은 서바이벌 게임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1박2일코스로 승마와 서바이벌 게임을 함께 이용할 경우 가격인하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식사와 승마, 마방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승마체험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1인당 3만 5000원. 강남역과 양재역, 분당 수내역 등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043)230-4114. ■ 승마를 시작하려면 한국마사회(www.kra.co.kr)등에서 실시하는 무료강습에 참가하면 쉽고 빠르게 입문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승마클럽들이 회원제외에도 쿠폰제 등을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회원가입비가 부담스러우면 쿠폰을 사거나 당일권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복장은 운동화에 청바지차림으로도 충분하지만, 지속적으로 승마를 즐기기 위해서는 승마바지(15만∼30만원), 헬멧(5만∼50만원), 장갑(5000∼5만원), 챕(다리보호대) 등의 장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 # 어떤 승마클럽이 있나 전국에 등록된 승마클럽은 20여개, 사설 강습소는 수백개에 이른다.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법규정이 바뀌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로얄 승마클럽(jayooland.com) 연간회원제(400만원)와 함께 10회강습권(60만원)과 당일권(5만원)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031)942-9999. 나파밸리 승마클럽(napa-riding.co.kr) 월회원은 레슨비 포함 60만원을 내면 화∼일요일까지 매일 강습을 받는다. 쿠폰은 레슨비 포함 1회 6만원.(031)942-4115. 신갈 승마클럽(maltah.co.kr) 10회이용 쿠폰은 50만원을 받는다.1일회원은 5만원. 야간승마도 가능하다.(031)286-6490∼1. 마구간(magugan.co.kr) 체험승마 3만 5000원, 월회원 50만원, 당일권 5만원을 받는다.(031)855-6683. 용인 승마클럽 월회비는 25만원,10회이용 쿠폰은 45만원을 받는다.(031)333-3339. 이외에도 김포 승마클럽(sungma.co.kr,031-987-1110.),양지 승마클럽(031-321-2255)등도 수도권 주변에서 많이 알려진 승마클럽들이다.
  • 비보이 그것이 알고 싶다

    비보이 그것이 알고 싶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요즘 대중문화판을 점령하다시피 한 ‘비보이(B-Boy·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춤꾼)’가 딱 그렇습니다. 한국 비보이계의 선두주자인 ‘익스프레션’이 결성된 1997년만 해도 일탈 청소년들의 뒷골목 문화쯤으로 철저히 무시당했던 비보이가 지금은 차세대 한류상품으로 치켜세워지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으니까요.CF계에서 시작된 비보이 바람은 퍼포먼스 공연, 드라마, 영화, 온라인 게임 등 먹성좋은 괴물처럼 인접 장르들을 마구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길거리나 빈 공터를 전전해야 했던 비보이 춤꾼들은 이제 기업의 프로모션 행사에서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축제의 게스트까지 오라는 곳도, 가야 할 곳도 많은 인기 스타가 됐고요. 그런데 잠깐, 여러분은 비보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고난도의 현란한 기술로 수년째 세계 대회를 휩쓸고 있는 그들, 하지만 여전히 ‘배고픈’그들 세계의 빛과 그늘을 비보이 붐업의 주역 팝핀현준(27·본명 남현준)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비보이(B-boy)라는 용어는 1960년대 말 미국 뉴욕의 한 DJ로부터 전파됐다. 파티 중간 브레이크타임(음악을 틀다가 비트만 나오는 구간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것)에 “비보이들 나와.”라고 소리치면 춤꾼들이 나와 브레이크댄스를 춘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여자 춤꾼은 ‘비걸(B-girl)’로 불린다.DJ,MC, 그래피티아트와 더불어 힙합문화의 4대 요소로 꼽히는 비보이는 춤 스타일과 기술에 따라 수백가지의 종류로 나뉜다. 머리를 땅에 대고 도는 헤드스핀, 풍차처럼 팔과 다리를 돌리는 윈드밀, 몸의 관절을 튕기듯 끊어주는 파핑, 허공에서 몸동작을 순간적으로 정지하는 프리즈 등 기본동작만도 수십가지이고, 여기에 춤꾼에 따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섞어 새로운 춤을 만들어낸다. ■ ‘비보이 코리아’ 총안무 팝핀현준 그를 만난 곳은 대학로의 한 연습실이었다.‘난타’의 제작사 PMC프로덕션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퍼포먼스 ‘비보이코리아’의 연습이 한창인 그곳에 그가 있었다. 힙합리듬의 비보이를 국악 장단과 결합시키는 것이 ‘비보이코리아’의 컨셉트. 언뜻 생뚱맞아 보이는 이 조합을 매끄럽게 잇는 것이 팝핀현준, 그의 임무다. 각종 CF와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 영화 ‘플라이 대디’등 댄서는 물론 가수, 연기자까지 팔방미인으로 활동 중인 팝핀현준은 이번 공연의 총안무를 맡았다.“평소 발라드와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비보이를 응용하는 걸 즐겼다.”는 그는 “국악인 조통달 선생님과 여러차례 공연하면서 국악 장단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만큼 안무를 짜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보이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출연 이후 주가가 한층 치솟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비보이 춤꾼으로 그가 걸어온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어릴 적, 마이클 잭슨의 브레이크댄스를 따라추며 일찌감치 춤에 소질을 보였던 팝핀현준은 고교 1년때 자퇴하고, 백댄서 오디션을 봤다. 무작정 춤이 좋았던 그는 선배 댄서들의 구타를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연습에 매달렸다. 그러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에게 발탁돼 ‘영턱스클럽’의 백댄서로 참여했고, 이후 비보이 춤꾼으로 명성을 쌓았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90년대 초반엔 어땠는지 아세요. 힙합 바지만 입고 있어도 택시가 안 잡혔어요. 레게머리 때문에 파출소에 끌려간 적도 있고요. 대놓고 양아치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요.” 그런데, 세상이 변하긴 변했나보다. 그는 “요즘은 초등생 아이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찾아오는 부모들도 많다.”며 웃었다. 기업체에 협찬을 요청하러 갔다가 문전박대당한 것이 불과 2∼3년전. 지금은 오히려 기업들이 나서서 협찬을 해주겠다며 줄을 선다. 비보이가 뜨면서 춤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 이면의 뼈를 깎는 혹독한 수련 과정에 기겁을 하고 내빼는 이들이 대다수다.“비보이들은 대개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해요.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14시간씩 연습한 적도 있어요. 그러니 10명에 1명도 버티기 힘들지요.” 예전에 비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대중의 인기와 명성을 얻었지만 여전히 비보이의 삶은 고단하다.“10년 전 백댄서의 방송 출연료가 5만원이었는데 지금도 똑같아요. 가수나 다른 연예인들보다 턱없이 낮은 대우지요. 비보이팀이 늘다 보니 출연료를 덤핑하는 경우도 있어서 더 힘듭니다.”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보이들을 ‘불량 청소년’쯤으로 여기는 세간의 선입견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그는 “비보이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있지만 대중성을 발판삼아 비보이 고유의 정신을 살린 공연들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발레나 현대무용처럼 비보이도 무용의 주류 장르로 당당히 대접받는 날이 곧 오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힙합·국악 결합등 다양한 변화 모색 비보이 공연은 찰흙같다. 만드는 이의 손길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자유자재로 변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20분 안팎의 길거리 공연은 비보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1시간이 넘는 극장 공연에서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비보이가 전통무용, 인형극, 국악, 코미디 등 이웃 장르와 적극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이유다. 지난 9월 공연된 ‘더 코드’는 전통무용가 백향주와 비보이 그룹 ‘T.I.P’의 만남으로 많은 화제를 뿌렸고, 이달 중순 막내린 ‘마리오네트’는 줄인형극인 마리오네트에 브레이크댄스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의 댄스극으로 관심을 모았다. 현재 제작 중인 비보이 공연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난타’제작사 PMC프로덕션이 만드는 ‘비보이 코리아’와 ‘점프’제작사 예감의 ‘피크닉’이다.‘비보이 코리아’는 비보이 댄스에 사물놀이와 드라마를 가미한 퍼포먼스로 11월18일 정동 스타식스 전용극장에서 오프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아뮤즈사와 탤런트 배용준이 대주주인 키이스트로부터 제작투자를 받은 ‘피크닉’은 코미디와 비보이를 결합해 전 연령대의 공감대를 노리고 있다. 내년 4월 초연 예정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비보이 공연들은 가능성과 동시에 한계를 드러냈다. 현란한 춤 테크닉은 훌륭한 볼거리였지만 엉성한 구성과 아마추어적인 연기력은 온전한 문화상품으로 인정받기에 불충분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춤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20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비보이공연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성&남성] 女 30.6% “남편과 함께 처음 봤다”

    성인 에로물이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금물. 여자들에게도 엄연히 성적 욕구와 호기심은 존재한다. 단 남자들은 성인 동영상 콘텐츠가 어디에 있는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터놓고 얘기하며 평가까지 하는 수준이라면, 수줍은 그녀들은 에로물이 어디 있는지 찾는 방법을 몰라 마음속으로 얼굴을 붉힌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석 달에 한번 정도 성인 동영상을 보며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 이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가끔씩 성인 동영상 광고창이 뜨면 눈치를 보다 슬쩍 손길을 보내 어떤 작품인지 살핀다. 이씨는 “누구나 성적인 욕망은 있고 그 욕망을 해소할 곳은 남녀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인 동영상은 이씨에게 늘 실망감만 안긴다. 서울신문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50대 여성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꼴인 206명(79.2%)이 성인 에로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6.4%는 연간 10차례 정도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했다. 하루에 한 번이라는 ‘마니아’도 1% 있었다. 주로 중학생 때 에로물을 접하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4.5%는 대학 졸업 이후에야 처음 접할 정도로 시기가 늦다. 하지만 대부분 홀로 에로물을 즐기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0.6%는 ‘남편과 함께 봤다’고 해 ‘혼자 봤다.’(57.3%)는 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여성 10명 가운데 절반 정도(48.8%)가 성인 에로물이 ‘필요악’이라고 답한 반면 30.4%는 ‘사회악이므로 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68.8%는 에로물이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모(26)씨는 대학 시절 에로물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성인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는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적인 성행위를 가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관심을 뒀다. 김씨는 “이런 종류의 포르노를 보면 남자들이 ‘여자들은 처음엔 싫어해도 나중엔 다 좋아하게 돼 있다.’는 왜곡된 ‘강간 신화’를 무의식 중에 갖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도 모든 에로물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주부 서모(33)씨는 대학시절 남자친구와 처음 에로물을 접했다. 그와 결혼에 골인한 지금도 2∼3주에 한번씩 함께 본다. 처음에는 에로물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남편과 함께 시청하며 생각이 바뀌었다.“함께 보니까 폭력적인 에로물보다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담겨 있는 에로물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가끔 부부 생활에 자극도 되는 데다 요즘은 그냥 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답니다.” 20대 초반 주위의 친한 오빠들이 “너도 이제 알건 알아야 한다.”며 보내준 에로물을 여러 차례 받아보며 호기심을 충족하게 된 회사원 이모(25)씨. 이씨도 4년 전부터 사귀어온 남자 친구와 가끔 함께 에로물을 본다. 처음에는 머쓱했지만 곧 ‘다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지나치게만 빠져들지 않는다면 에로물을 통해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성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원 이모(24)씨는 몇편의 성인 비디오를 제외하면 에로물을 접한 적이 거의 없다. 우연히 들렀던 성인 사이트에서 나온 에로물을 보고도 어지러운 느낌만 들었다. 하지만 3년 사귄 남자 친구가 “같이 보자.”고 졸라대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꼈다.“에로물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은 없지만 남자 친구가 숨기고 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에로물 보는 게 숨길 일도 아니고 오히려 당당하게 함께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이재훈 김기용기자 nomad@seoul.co.kr
  • 儒林(71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5)

    儒林(71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5)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5) 퇴계는 고봉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좌절하지 말고 큰 용기를 가지라는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로 편지를 이어간다. “…이 때문에 더욱더 수선스러워질 터이니 끝내 그냥 그만두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또한 이와 같으니 깊이 이상하게 여기며 탄식할 것은 못됩니다. 그러나 그대는 이 한 번의 일로 한가하고 고요하게 학문에 전념하려는 오랜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찍부터 세상에 굳건히 대항하여 자기 길로 나서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의 노여움을 샀는데, 지금 이미 늙어서도 오히려 세상에 얽매여 있습니다. 지난달 사직을 비는 글을 올렸으나 또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끝날 때가 있을지 모르겠으니 늘 스스로 슬퍼하며 탄식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사물의 이치에 이른다.(物格)’와 ‘무극이면서 태극이다.(無極而太極)’에 대한 주장은 저의 견해가 모두 잘못되었습니다. 또한 이미 그 고친 내용을 베껴서 그대에게 전하라며 김이정에게 맡겼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전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듯하므로 지금 한 편을 다시 보냅니다. 아울러 헤아려 주십시오. 근심으로 마음이 어지러워 대충 적었습니다. 삼가 어려운 시절에 몸을 더욱 아끼고 학문의 성취를 게을리 하지 말아 시대의 소망에 부응하기를 바라면서 삼가 답서를 올립니다. 경오 11월17일 황은 머리를 숙입니다.” 마침내 퇴계는 마지막 편지를 끝낸다. 그러고 나서 퇴계는 기다리고 있는 고봉이 보낸 사람에게 답장을 주어서 먼 길을 떠나도록 한다. 고봉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 지 닷새 뒤인 11월22일 퇴계의 병세는 갑자기 더욱 위중해진다. 이에 대한 기록이 몽재선생문집(蒙齋先生文集)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11월22일 병세가 더욱 위중해지셨다.” 마침내 깜박이던 퇴계의 명운은 죽음의 바람에 꺼지기 직전으로 다가온 것일까. 그리하여 원근의 제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에 대한 기록도 ‘겸암(謙菴)선생연보’에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다. “11월24일. 퇴계 선생이 마침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원근의 제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때 모인 제자들의 숫자는 70여명. 도산서당은 긴박감에 휩싸이며 초조하게 스승 퇴계의 임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퇴계는 자리에 누워 운신조차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퇴계가 고봉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는 퇴계가 고봉에게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주는 메시지이자 유훈일 것이니, 그 마지막 편지의 유언은 다음과 같다. 특히 어지러운 오늘의 난세에 지식인들은 퇴계의 최후설에 귀를 기울여 경청해야 할 것이다. “삼가 어려운 시절에 몸을 더욱 아끼시고 학문의 성취를 게을리 하지 말아, 시대의 소망에 부응하시기를 바랍니다.”
  • 주몽 질주는 시작됐다

    주몽 질주는 시작됐다

    주몽의 질주는 이제부터인가? MBC 월화사극 ‘주몽’은 그간 최고시청률을 올렸던 만큼 많은 비난도 받았다. 지나치게 늘어진 극 전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뒤집힐 징후가 보인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극 흐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제 주몽은 부여를 벗어나 졸본에 고구려를 세우고 대소(김승수)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기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주몽이 부여탈출을 준비하는 23일에는 시청률이 44.5%(TNS미디어,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시청률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 “이제 주몽이 마구 내달릴 겁니다” 지난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산강변에 위치한 MBC월화드라마 ‘주몽’ 야외세트장. 송일국은 기자간담회장으로 말을 타고 질주해 들어왔다. 이전 드라마 ‘해신’ 촬영 때 “원없이 말 타봐서 좋다.”더니 이젠 승마가 꽤 수준급이다.“말 타고 활 쏘고 그런 것들 모두 제가 직접 해요. 처음에는 대역을 불러주시더니 제가 그냥 다 해버리니까 이제는 아예 부르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대역전문이라고 놀림받기도 합니다.” 늘어진 전개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그간에는 제 입장에서도 조금 힘이 안 나는 면이 있었어요. 주몽이 시련을 겪는 때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눈치보고 도망다니고….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주몽의 진면목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진면목을 보여주려니 중압감은 더 불어났다. 주말 실내세트장 촬영 때를 제외하고는 아예 나주에 산다. 그것도 새벽 2∼3시까지 촬영한 뒤 잠깐 눈 붙이고 아침 6∼7시부터 다시 촬영에 나서는 강행군이다. # 연장방송 때문에 느리게 진행? 40%대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에 고무된 MBC측은 ‘연장방송’에 대한 욕심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다만 내부적으로 결정됐다거나 제작사에 공식 제안을 한 적은 없다는 정도다. 그러나 연장방송 때문에 극 진행이 느려졌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주몽’ 같은 대형 사극 드라마는 초반에 화끈한 전투신이 나오지만 중·후반부에는 드라마적인 요소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제작팀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 여건상 중·후반부로 넘어가면 촬영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야외세트장 활용은 어떻게?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사극 세트장이 무용지물 된다는 지적이 많다. 나주 세트장은 현재까지 유료입장객이 28만명 수준이라지만, 이것도 드라마가 끝나면 썰렁해지기 일쑤다. 혈세 80억원이 투입됐다는 이 세트장은 어떻게 될까. 나주시는 세트장 일대에 유스호스텔 등을 지어 청소년 수련시설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밝히고 있다. 처음으로 세트장이 수익모델로 연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프리즈’로 돌아온 박한별

    가수들도 목청보다 가슴 크기로 승부하는 요즘 세태에 ‘얼굴’ 하나 믿고 배우됐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에게는 큰 짐이었다.‘시네마틱 드라마’를 표방한 5부작 드라마 ‘프리즈(Freeze)’로 오랜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박한별이 그랬다. 박한별은 ‘원조 얼짱 스타’다. 네티즌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영화 ‘여고괴담3’의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주목과 기대에 걸맞은 수준의 완성도는 보여주지 못했다. 어딘가 허술하고 부족해 보였다.‘얼짱’이라는 타이틀은 여러 기회를 제공해줬지만, 배우로 넘어가는 문턱은 그리 쉽지 않았다. 지난해 초 종영된 MBC드라마 ‘한강수 타령’ 이후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작품 의뢰가 없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자신감이 없었죠. 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뒤 나서고 싶었어요.” 아무리 업그레이드 중이라지만 속 편할 리 없다.“저하고 같이 얼짱으로 나왔던 친구들이 계속 발전하니까, 내가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프리즈’를 선택한 것은 남다른 기대 때문이다.27일부터 케이블채널 채널CGV를 통해 방영되는 이 드라마는 사실 올해 초 촬영을 마친 작품.‘연애시대’로 유명한 옐로우필름이 다시 온전한 ‘사전제작’에 도전한 작품이다. 이 사전제작 덕을 톡톡히 봤다 한다.“그러니까…, 전혀 부담이 없었어요. 예전엔 어리고 경험은 없는데 (촬영)현장에서 바로 부딪치니까 주눅이 들었거든요. 이건 사전제작이다 보니 준비단계에서부터 촬영할 그 순간까지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저도 충분히 제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었고요. 그래서 편안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드라마는 제게는 연기자로서, 어떤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박한별이 맡은 역할은 390살 먹은 흡혈귀 ‘중원’(이서진 역)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진한 여고생 ‘지우’다.“예전에는 ‘어린 애, 이쁜 애’라는 이미지가 싫었는데 여고생이라는 역할은 또 다른 거 같아요. 나와 비슷한 나이대인 데다 약간은 엉뚱하면서 발랄한 게 제 실제 성격하고도 많이 비슷해요. 그래서 편안하게, 별 어려움 없이 촬영했어요.” 박한별이 전한 에피소드 한토막. 어느 날 감독님이 상대역 이서진과의 포옹신을 키스신으로 바꿔놓았단다.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양념통닭 같은 군것질을 즐겼던 박한별은 촬영 직후 먹었던 음식물을 알아맞히는 이서진 때문에 부끄러워 죽을 뻔했다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름 펴고 삽시다”

    “주름 펴고 살자고요.”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보건소가 보톡스 건강 강좌를 마련했다. 중년의 고민인 주름을 잡는 보톡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다. 오는 26일 오후 3시 동작문화복지센터에서 중앙대병원 김우섭 성형외과 교수의 강의로 진행된다. 보건소측은 “요즘 중년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고 특히 보톡스 시술에 관심이 많아 강의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의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중년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의 문의도 많다. 여성은 40∼50대가 주를 이루고, 남성은 60∼70대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담당자는 “60∼70대 남성들은 평소에 조언을 받을 데가 마땅치 않아선지 문의전화를 많이 주시는데, 정작 강의에 참석하기를 꺼려한다.”고 전했다. 이번 강의는 지역 주민들의 참가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선착순으로 100명을 모집한다. 신청은 보건소 지역보건과(820-9495)로 하면 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돌아온 ‘K캅스’

    “Love,respect…and what?”(사랑, 존경…또 뭐라고요?) 미국 뉴욕 경찰국 지역사회경찰 김기수(40)씨는 23일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 한복의 의미를 설명들으며 연신 되물었다.6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15년째 경찰관으로 일하는 그는 고국의 전통문화에 매료된 듯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이국 땅에서 경찰로 맹활약 중인 한인 경찰관 17명이 경찰청 초청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23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한인 경찰관 격려행사’에 참가해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전통음식 요리법도 배운다. 입양, 이민 등의 이유로 어려서 외국에 갔지만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 브라질, 러시아, 호주 등에서 정규 경찰관으로 일하며 한민족의 자긍심을 간직하고 있었다.●한인-타국 가교역할 하려 경찰관 돼 “한인과 미국 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 경찰이 됐습니다. 힘들게 생활하는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뉴욕 경찰국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근무하는 박준영(40)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에 미국에 입양됐다. 고국에 대한 자부심 때문인지 한국말이 아주 자연스럽다. 그는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디서든 한국인으로서 할 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5세 때 독일에 입양돼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은 카타리나 코흐(25·여·한국명 숙희)는 청계천 등 서울 중심부를 돌아보며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현대적인 한국의 모습이 놀랍고 매우 자랑스럽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독일 메트만경찰서에서 4년째 순찰 업무를 하고 있는 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짓다가 북핵 얘기가 나오자 “독일 통일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 민감한 문제지만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진지하게 말했다.●경찰로서 한국에 보답하고 싶어 4세 때 프랑스로 입양된 장 리샤드(32)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일할 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을 배우고 싶어 한국 주재관 지원을 했었다.“한국음식 실컷 먹으면서 한국에서 언젠가 꼭 일해보고 싶어요.” 미국 경찰수사국에서 ‘진술 녹화’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오영조(41)씨는 미국에서 쌓은 경험으로 고국 경찰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경찰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훌륭한 수사능력을 갖췄다.”면서 “한국도 미국처럼 수사권이 경찰에 완전히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수사 활동에 관한 경험을 책으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북·미 명분쌓기…1994년 再版되나

    북한의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로 팽팽한 긴장감이 몰아치던 북핵실험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를 맞은 듯하다. 탕자쉬안 중국 특사를 통해 나오는 ‘평양발 유화 발언’은 북핵사태가 대화와 제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하지만 북한의 유화발언이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에게 외교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기본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에는 미국이 북한을 못살게 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고,6자회담 복귀에도 금융제재 해제란 꼬리표가 달려 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가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할 테니 곧바로 금융제재를 해제하라.”면서 ‘선 금융제재 해제, 후 6자회담 복귀’라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선후의 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평양발 발언을 놓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탕자쉬안 특사의 ‘다소 진전된 발언’이란 평가에 미국은 ‘특별한 게 없다’고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중국·러시아·일본 순방을 마친 라이스 장관은 ‘5자 연대’를 바탕으로 제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연대를 공고히 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대북 제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러·일 순방의 목적도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응을 확인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다음 수순은 당연히 제재 본격화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강상태에 빠진 듯한 북핵사태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불과하고, 긴장감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명분을 쌓으면서 결정적인 대화의 장이 열릴 때까지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미간 긴장과 대화는 1994년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에 북·미간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중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서로의 요구조건이 달라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여기서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면서 양쪽은 명분을 얻어 대화에 나선 전례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4) 만성 신부전증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4) 만성 신부전증

    “일단 만성화된 신장의 기능은 절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도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둡니다. 여기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바로 투석요법과 신장이식입니다.” 만성 신부전증. 자주 듣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막막한 난치질환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앓고 있으며, 얼마 전 종영된 TV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여주인공 채시라가 앓던 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만큼 잘 나으리라 여기는 것은 오해다. 일단 만성화되면 원상 회복이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가 평생 투석을 하든가, 아니면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 수많은 환자들이 중국을 기웃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분야 권위자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한대석(신장병센터 소장) 교수는 만성 신부전증을 인체 노폐물의 정화 및 배설의 문제로 설명한다.“신장, 즉 콩팥의 기능이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떨어져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정상적으로 배설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신장은 80% 이상 파괴되어도 별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지나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게 문제지요.” 병증이 진행 중일 때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증상이 없이 병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한 교수는 증상을 크게 ▲심혈관계 ▲신경계 ▲배설기능으로 구분했다.“우선, 신장에서 적혈구 조혈인자를 생산하지 못해 빈혈이 오며, 얼굴이 창백하고, 전신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과 함께 혈소판 기능 장애로 잦은 코피와 쉽게 드는 멍, 월경 과다, 위장출혈, 뇌출혈, 요독성 심낭염도 나타납니다.” 신경계 증상으로는 말초신경증으로 인한 팔다리 쑤심, 손발저림, 근육경련에 의한 잦은 쥐 등이 나타난다.“요독성 뇌증으로 두통과 우울증, 불면증이 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전신경련과 함께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 소변량이 줄면서 전신이 퉁퉁 붓는 부종, 식욕감퇴, 구역질과 구토, 남성의 성욕 감퇴와 여성의 배란 교란도 손꼽히는 증상입니다. 요독증이 오면 날숨에서 지린내가 나는 것도 특징이지요.” 원인은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당뇨이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이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한 교수는 “당뇨병이 신장 사구체의 혈관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로 고혈압도 대표적인 신부전 유발 질환에 든다. 고혈압이 신장 모세혈관의 동맥경화를 유발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장염, 만성 사구체신염, 다낭성신장병, 신결핵 등도 손꼽히는 만성 신부전의 원인질환이다. 진단은 체내 합성물질인 크레아티닌 수치로 보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소변검사와 병용하는 혈액검사로 측정하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치인 0.5∼1.3㎎/㎗를 벗어나 2.0 이상인 상태가 3∼6개월간 지속되면 만성 신부전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직장 건강검진에서는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는 신장기능검사를 하지 않아 조기발견에 어려움이 많다. “일단 만성화된 신장의 기능은 절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도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둡니다. 여기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바로 투석요법과 신장이식입니다.” 약물요법도 있지만 항고혈압제나 당뇨병 조절약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신장에 독성 피해를 줄 수 있다. 식사조절의 경우 단백질 과잉섭취 제한, 염분 섭취량 제한 등을 통해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초기 신장병 단계라면 애써 저염식이나 저단백질 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단백질 섭취를 무리하게 제한하면 영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혈액을 걸러 체내로 다시 넣어주는 혈액투석은 1주일에 2∼3회, 투석 용액을 복강에서 주입해 혈액을 거르는 복막투석은 1주일에 3∼4회 실시해야 한다. 몸 밖에서 기계적으로 혈액을 걸러 넣는다는 점에서는 혈액투석이 귀찮지만 복막투석은 혈액투석보다 자주 실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도저도 어려우면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1개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면 평생 문제없이 살 수는 있으나 기증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 교수는 “현재 국내에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 환자가 어림잡아 5만명에 가깝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이식수술이 이뤄진 경우는 고작 853건에 불과했다.”며 “이 때문에 사후 감염 등의 부담을 무릅쓰고 국내 수술 건수와 비슷한 환자들이 매년 중국에서 신장 이식술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주요 원인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만성 신부전증 환자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에 현재 이식술로 생명을 영위하는 환자가 4만 1000명 수준인데, 해마다 10% 정도 새로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으로 봐서 이는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만성 신부전을 정부가 희귀난치 질환으로 지정해 치료비 부담은 크게 줄었다. 환자 본인 부담은 전체 치료비의 20%에 불과하다. 요양 급여일수 제한도 없어졌다. 혈액 투석 환자의 경우 치료비 부담액이 월 50만원 정도이나 평생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다.1개월 이상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 환자는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으며, 장애인으로 등록하면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만성 신부전 치료비를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수는 “정부 지원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갑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초기 신장염 단계에서 병을 찾아내 치료·관리함으로써 만성 신부전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발견·조기치료를 제도화하고, 관련 의료보장을 강화하는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대석 교수 연세 세브란스 병원
  •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고등학교 시절로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 보고 싶었거든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그 소원을 풀었어요.” 19일 개봉하는 ‘폭력써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다다픽쳐스, 감독 박기형)의 정경호(23)에게 이번 영화는 데뷔 이후 첫 스크린 주연작.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열기가 뜨거운 해운대의 작은 카페에서 지난 14일 만난 그는 “10대 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는 영화여서 촬영 기간 내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며 환한 얼굴이었다. ‘폭력써클’은 남자 고등학교를 무대로, 폭력에 노출된 10대들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드보일드 액션. 그는 육사 진학을 목표로 공부든 운동이든 못하는 게 없는 모범 고교 1학년생 주인공 ‘상호’를 연기했다. 친구들과 축구모임을 만들어 리더가 된 상호는 불량서클 패거리와 뜻하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되면서 폭력서클로 오해받고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포스터에 ‘하드보일드 리얼액션’이라는 장르가 명기됐을 만큼 폭력수위가 높은 영화(18세 이상 관람가)가 됐다.“10대 주인공의 학원물인 만큼 10대 관객들이 많이 봐줬음 했는데, 관람등급이 높아져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의 향수를 퍼올려줄 거라서 극장을 나선 뒤 술 한잔 맛있게 들이킬 수 있을 영화”라고 자신했다. “아직은 뭐든 닥치는 대로 배우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한 그에게 이 영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김해와 부산 일대에서만 근 6개월을 붙박혀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는 흉허물 없는 단짝친구가 됐다. 강렬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감상적 멜로라인을 엮는 장희진, 극중 절친한 친구 이태성, 불량서클의 ‘짱’을 연기한 연제욱 등이 그들.“출연진이 모두 또래들이라 6개월쯤 가까이 지내다 보니 식구처럼 돼 버리더라고요. 모텔에 방을 잡아 놓고 숙식을 함께 해결했으니 왜 아니겠어요? 다들 방문도 안 걸어 잠그고 잤을 만큼 친해졌고 정도 무지 많이 들었죠.” 몸 만들기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각이 나오는 멋있는 싸움이 아니라 고교생들이 벌임직한 막싸움이라서 연습에 더 많이 애를 먹었다.”며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는 그야말로 ‘리얼액션’이라 두달을 ‘싸움 연습’에만 꼬박 매달려야 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된 당구장 패거리 싸움 대목. 경기도 양수리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그 장면을 뽑아내느라 무려 72시간을 갇혀 지냈다며 웃었다. “영화를 본 주변분들이 교복이 썩 잘 어울린대요. 그 다음엔 꼭 이렇게 물어봐요, 실제 고교시절은 어땠냐고. 모범생 축에 들었어요. 중앙대 연극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아놓고, 학교와 연기학원만 왔다갔다 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까요.” 아버지(KBS 정을영 PD) 영향으로 동화책보다 방송대본을 더 많이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연기자의 꿈은 자연스럽게 영글어갔다.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연기자로 연착륙한 지금,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이다.“너무 행복하죠, 하루하루가. 꾸미지 않고 자신있게 드러내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꾸밈없는 연기, 지금 제겐 그게 전부예요.”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게 바쁘다.7세 지능을 가진 20세 소녀의 성장영화 ‘허브’(감독 허인무·내년 1월 개봉예정)에서는 순진한 경찰관이 되어 여주인공 강혜정의 첫사랑을 연기했다.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조만간 TV에서도 만나게 된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어느 사형수의 고백

    어느 사형수의 고백

    “축생(畜生)이 된다면 개가 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 눈물만 흘리게 한 죄가 크니까 저는 그렇게 해서라도 웃음을 주고 싶고 그 속에서 사랑받고 또 벌을 받고 싶습니다.”-2005년 5월31일 어느 사형수의 편지 중에서- 언제 곁을 떠날지 모르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기란 쉽지 않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형수라면 더욱 그렇다. 평범한 직장인이면서 사형수 두 명과 1년 반 동안 300통 가까운 편지를 주고 받은 최상희(가명·30)씨. 사형수들과 이별하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그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그의 행복한 시간’이다. ●두 장의 편지가 여덟 장이 돼 돌아오다 지난해 4월 집에 있는 책들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 ‘사형수에게 보내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책만 보내기는 좀 그렇고 편지 두 장을 함께 넣었는데 답장이 왔어요. 그것도 무려 여덟 장이나.” 첫 편지에 대한 느낌을 그는 ‘마치 봇물이 터진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간절히 자기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최씨가 말을 걸어 온 것이다. 한 사형수는 병원비가 없어 자식 보는 앞에서 자살을 택한 어머니, 그걸 본 뒤 무엇엔가 씌인 듯 사람을 죽이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사형 선고를 기다렸던 얘기를 털어놓았다. 자살 직전 밥 한 끼만 해 달라는 어머니의 말을 외면해 사무친 가슴 속 응어리도 최씨에게는 비밀로 하지 않았다. 그는 “불우한 환경이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개가 돼서 남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할 정도로 연약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소설 ‘우행시´의 시각은 너무 동정적” 최씨가 사형제 폐지쪽으로 마음을 돌린 지는 몇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형수들을 알면서 그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편지를 주고받다 처음 빨간색 수형번호를 단 사형수를 만났을 때 순수하고 천진한 느낌에 놀랐다.”면서 “누구나 자포자기하는 순간이 오면 사형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더욱 그 누구도 다른 목숨을 강제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자신도 그들에게 힘을 얻기 때문에 자신이 특별한 일을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사소한 것도 사형수들에게 큰 의미가 된다는 것을 크게 깨달은 적이 있다. “한번은 ‘다음주가 내 생일이에요.’라고 썼더라고요. 사식 반입이 안되니까 미역국과 케이크 사진을 찍어 보내줬는데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라고 하더군요. 그저 사진일 뿐인데 말입니다.” 베스트셀러이자 최근 영화로 제작돼 화제를 낳고 있는 공지영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에 대해서 지나치게 동정적인 시각이라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사형수들이 불쌍하지요. 하지만 그에 앞서 희생된 사람들요?무조건 용서하라는 건 설득력이 없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먼저죠. 사형수들도 무엇보다 그걸 바랍니다.” ●진정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사형수들은 대부분 아침밥을 먹지 않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행이 주로 오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1997년 이후 10년 가까이 사형 집행이 없었지만 마음을 놓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사형제도는 ‘국가의 청부살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사형수는 물론 교도관들까지 희생되지요. 높은 분들이야 판결봉 두드리고 집행하라고 사인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집행하는 일선 교도관들을 생각해 보셨나요.” 최씨는 본격적으로 교정학을 공부할 생각이다.“그 사람들은 살고 싶다는 말, 살려달라는 말 자기 입으로 절대 못합니다. 누군가 대신 해 줘야 하죠. 사형제 폐지만 외칠 게 아니라 대안을 찾고 싶습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난 영원한 카멜레온”

    “난 영원한 카멜레온”

    곱게 기른 생머리에 찢어질 듯한 고음부의 샤우팅 창법으로 유명한 가수는?대한민국 록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그룹들인 시나위와 부활, 백두산 등의 보컬을 맡았던 가수는?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정답을 말하자면 바로 김종서다.1987년 록그룹 시나위의 보컬리스트로 ‘새가 되어가리’를 열창하며 데뷔했던 김종서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번이나 바뀔 긴 시간. 그러나 정작 그의 반응은 심드렁하기 짝이 없다.“벌써요?별로 한 것도 없는데 후딱 지나가 버렸네요.” 경기도 일산의 한 주택가 지하연습실에서 땀에 흠뻑 젖은 채 목청을 가다듬고 있던 김종서를 만났다.10월20∼23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리는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명작’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연습할 때 실제공연처럼 철저히 준비해야 공연날에 관객들과 열심히 놀 수 있죠.”연습을 공연처럼. 김종서의 철학이다. 20년 동안 별로 한 것이 없다고 겸양의 미덕을 발휘했지만, 그가 대한민국 록의 역사에 새긴 족적의 깊이는 결코 얕아보이지 않는다.92년 솔로로 변신한 이후 발표한 음반만해도 9장. 특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대답없는 너’를 비롯해,‘겨울비’,‘플라스틱 신드롬’,‘아름다운 구속’,‘희망가’ 등은 수많은 록팬들의 가슴을 유린한 록 발라드의 명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껏 올곧게 로커의 길을 걸어 왔던 그가 최근들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TV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웃기는가 하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유다역으로 출연해 연기에 도전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다. 개봉예정인 한 영화의 음악을 맡아 음악감독에도 도전한다.“(영화의)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새로운 음악을 하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한번쯤 꿈꿔본 분야이기도 하고요. 뮤지컬이나 방송출연 등은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높여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음반시장이 거의 붕괴된 상황에서 음악팬들을 흡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나가는 작업을 계속할 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만의 색깔을 잃어간다는 지적을 하기도 하지만,(저는)다양한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해요.”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다양한 변신이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단다.“사람들이 알듯 ‘로커’의 길만 걸어오지는 않았어요. 노래는 한 부분이었고, 작사·곡은 물론, 음반 프로듀서 등 음악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섭렵해 왔죠. 그리고 앞으로도 변신에 능한 카멜레온처럼 음악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도전할 겁니다.” 이번 ‘명작’콘서트에서도 그의 다양한 관심영역이 유감없이 표출될 예정이다. 자신의 대표곡들로 간이 뮤지컬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이효리의 댄스곡 ‘텐 미닛’을 록버전으로 바꿔부르기도 한다.“재밌잖아요.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것이요.‘김종서표 공연’의 원년이 되는 콘서트가 될 겁니다.” 최근 밝히길 꺼려 했던 결혼사실과 함께 기러기 아빠 신세를 토로하기도 한 ‘로커’ 김종서. 록, 그 이상의 비상을 꿈꾸고 있었다. 공연문의 (02)522-9933.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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