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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까불이’ 유일한 목격자..그래서 까불이는 누구?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까불이’ 유일한 목격자..그래서 까불이는 누구?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이 옹산을 긴장감으로 물들인 연쇄살인마 ‘까불이’의 유일한 목격자였다. 강하늘이 그녀의 전담보안관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였다. 시청률은 8.6%, 10%를 나타내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0%를 돌파하는 기록으로 전채널 수목극 1위를 지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기준)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동백에게 친구하자고 했던 용식의 제안은 반나절도 못 갔다. 갑작스럽게 손을 잡힌 후, “저 동백씨랑 친구 못 할 거 같아요”라는 폭탄선언을 해버린 것. 그렇게 급작스럽게 성사된 달밤의 로맨스는 좁디좁은 옹산에 발 빠르게 퍼졌다. 그러나 용식은 그 일로 동네가 온종일 시끄러워도 물러서지 않았다. “작전이니 밀당이니 이런 거 모르겠고, 유부녀만 아니시면 올인을 하자 작심을 했습니다”라며 “신중보다는 전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다 싶으면 가야죠”라는 투포환급 고백을 날렸다. 하지만 동백의 철옹성은 단단했다. 아직 뭐 하자는 것도 아닌데 “저 미리 찰게요”라고 단호하게 거절한 것. 게다가 “결정적으로 황용식씨가 내 스타일이 아니에요”라며 “공유요, 저는 나쁜 남자가 이상형이에요”라며 못까지 박았다. “사람이 어떻게 도깨비를 이겨요”라고 중얼거리던 용식은 그 충격도 잠시, 이내 “개도요, 젤로 귀여운 건 똥개예요. 원래 봄볕에 얼굴 타고, 가랑비에 감기 걸리는 거라고요. 나중에 나 좋다고 쫓아 댕기지나 마요”라는 귀여운 선전포고를 날리고 돌아섰다. 동백이 이렇게 철벽을 친 이유는 사람들 사이에 말 나는 걸 두려워했기 때문. 평생 날 선 편견의 시선 속에 살면서 움츠러든 동백에게 “총각이 애 딸린 여자를 왜 만나. 현실에서 가당키나 하냔 말이지”라는 게장 골목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고역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용식이 동백의 일에 번번이 나서자, “용식씨가 이럴수록 동네 사람들은 더 신나서 떠들어요. 제 일에 끼지 좀 말아주세요”라며 선을 그은 것.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투포환과 철옹성의 관계는 까불이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까불이를 취재하던 한 기자가 그의 유일한 목격자 동백의 존재를 알아냈고, 대의를 위한 인터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 이 사건으로 인해 신상이 털리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동백은 강하게 거부했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기자에게 용식이 불곰 모드를 장착하고 나섰다. “동백씨 인생. 아무나 들쑤셔도 되는 데 아닙니다. 이 여자 이제 혼자 아니고. 내가 사시사철 불철주야 붙어있을 거요”라며 “앞으로 동백이 건들면 다 죽어”라는 듬직한 경고를 날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낙서로 가득한 까멜리아의 벽에 칠을 하다 “동백아 너도 까불지마. 2013.7.9”라는 메시지를 발견한 용식이 “일단 나는 무조건 동백씨 지킵니다. 동백씨 쩌거하는 촌놈의 전략입니다”라며 본격적으로 전담보안관을 자처하고 나선 것.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나선 걸 본 동백. “용식씨 진짜 사람 골이 띵해지게 만드는 거 알아요?”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심장 역시 두근대고 있었다. 한편, 이날 에필로그에서는 까불이가 까멜리아 벽에 메시지를 남긴 그날의 진상이 드러났다. 여느 때와 같이 단골 손님에게 땅콩 서비스를 주던 동백이 하얀 가루가 잔뜩 묻은 까불이의 신발을 보게 됐다. 동백은 “신발이 왜 그래요? 꼭 밀가루 쏟은 거 같다”며 웃어 보였지만, 그는 탁자 밑 벽에 까불지 말라고 써 내려갔다. 까불이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지는 ‘동백꽃 필 무렵’ 7-8회는 오늘(26일)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축구 덕에 결혼하고 축구 에세이까지 낸 ‘성덕’ 부부

    축구 덕에 결혼하고 축구 에세이까지 낸 ‘성덕’ 부부

    SNS에 여자축구 체험기 쓰던 회사원 金 잡지에 글까지 쓰며 축구 사랑의 길 실천 “느리고 알아서 노는 詩적인 매력이 재미” 2002년 한일월드컵서 K리그 천착한 朴 “월드컵 통해 세계와 이어주는 것도 마력” 축구를 통해 서로에게 ‘입덕’(덕후가 되다)한 부부가 나란히 축구 에세이를 냈다. 김혼비(필명·38)·박태하(39) 부부다. 순서대로 지난해 아내가 먼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민음사)를, 남편이 최근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민음사)를 출간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부부는 사진 촬영을 위해 부부가 응원한다는 성남FC 유니폼과 축구공을 챙겨 왔다. “이거 어제 ‘직관’(직접 관람하다) 가서 사온 거예요.” 어쩐지 공 표면이 반짝반짝했다. 두 사람이 축구 에세이를 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데는 잡지 릿터 서효인(38) 편집장 공이 컸다. 15년차 출판편집자인 박태하는 2015년 출간한 ‘책 쓰자면 맞춤법’(엑스북스) 예문을 성남FC 얘기로 도배하고,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혼비는 페이스북에 여자축구 체험기를 주기적으로 올렸다. 이들 부부 글은 야구 에세이를 썼던 ‘스포츠 친화 편집자’인 서 편집장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그렇게 박태하는 ‘릿터’ 창간 때인 2016년 8월부터, 김혼비는 다음해 ‘릿터’에 지극한 축구 사랑을 읊는 것으로 에세이스트의 길을 걷는다. ‘왜 하필’이라는 말이 무색한, 둘의 축구 입덕 경로는 ‘어려서부터’다. 그 가운데서도 박태하가 해외 축구가 아닌, K리그에 천착하게 된 데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붉은 악마가 수놓았던 ‘CU@K리그’가 한몫했다. 연고도 없는 성남을 응원하게 된 건 어디까지나 자발적 선택이었다. 서울에 살긴 하지만 직관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성남FC를 응원하게 된 데에는 특히 황의조라는 신인 스트라이커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컸다. ‘스텝 오버(헛다리 짚기) 달인’ 브라질 호나우두를 좋아했던 김혼비는 박태하를 만나 처음 축구장에 갔다가 직관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축구 리듬을 내 몸으로 직접 타고 싶다는 충동은 그를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게 하는 데까지 이끌었다. 이토록 두 사람을 하나 되게 만드는 축구의 매력, 아니 마력은 무엇일까. “공간의 미학이 다른 어떤 운동보다 잘 구현돼요. 다양한 유형의 패스와 움직임으로 상대방의 공간을 뚫어내야 하는 게 가장 매력적입니다. 자기 지역과 내 팀에 강한 정체성을 갖고 그것이 국가 버전으로 확장된 월드컵까지 이어지며 세계와 이어지는 점도 좋아요.”(박태하) “야구는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바로 바로 알 수 있고 농구는 패스가 빠르죠. 축구는 뭔가 느리고, 그라운드에 저 혼자 던져져서 ‘알아서 놀아봐라’ 하는 느낌이어서 낚시같이 지루한 면이 있어요. 보는 사람이 찾아서 적극적으로 봐야 하는데, 그게 재밌었어요.”(김혼비) 그런 점에서 “축구는 시(詩)적이다”고 김혼비는 말했다. 한 가지 대상을 향한 둘의 글은 비슷한 듯 다른 부분이 있다. 박태하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이렇게 지극할 수 있을까 싶게 K리그를 향한 덕심을 결결이 썼다. 김혼비의 글은 호나우두의 ‘스텝 오버’처럼 휘몰아치는 비유가 ‘꿀잼 모먼트’다. 그러나 글 전반에 흐르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애착은 공통점이다. K리그도 KBO나 월드컵, 해외 유명 리그에 비해서는 ‘마이너’하고, 여자축구는 말할 것도 없기 때문. “K리그도 여자축구도 인기가 없지만 이 사람들 세계에서는 우주잖아요. 이 격차가 주는 감동이 있어요.”(김혼비) “가지려고 가진 게 아니라, 어떤 감정이 와서 나를 흔들 때 보면 그게 ‘마이너리티’였어요. 매끈하고 잘 굴러가는 세계에는 크게 매력을 못 느껴요.” 이어 박태하는 덧붙인다. “성정이에요, 성정.” 축구 얘기에 이어 지난 6월부터 부부는 릿터에 팔도 축제 유람기 ‘전국 축제 자랑’을 연재한다. 둘이서 함께 에세이를 쓸 때 보통은 분량을 나눠 쓰거나 돌아가며 쓰지만 이들은 다르다. 휘몰아치는 김혼비가 초고를 쓰면, 꼼꼼한 박태하가 손보고, 이를 다시 김혼비가 수정하는 식이다. 이 비효율적인 글쓰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두 사람 문투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한 사람 호흡처럼 느껴져요. 기본적으로 비효율적인 방식이지만 둘한테는 어울려요. 둘 다 비효율적인 인간이고요. 하지만 그들에겐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죠.” 옆에 있던 서 편집장이 첨언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주민이 빚은 도예·벽화… 논산 늙은마을이 젊어진다

    주민이 빚은 도예·벽화… 논산 늙은마을이 젊어진다

    마을 살리기 견학 늘고 귀촌 바람 2004년 50가구 현재 64가구로 늘어 주민활동 사진 전시 등 역사 보존도“15년 전 이사 왔을 때 쉰 집밖에 없었는데 64가구로 늘었어요. 주민이 세상을 뜨면 외지인이 바로 사들여 빈집도 없고요.”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청동1리 이장 조성일(49)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도예작품과 벽화 500점이 마을을 수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을 안 곳곳에 항아리와 송이버섯을 닮은 각종 도예작품이 설치돼 있고, 담에는 꽃무늬 등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고령화로 신음하는 논산시 주민들의 마을살리기 활동이 눈길을 끈다. 외지인을 끌어들이고 도시로 나간 자손이 돌아오도록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는 것이다. 논산은 65세 이상 노인이 25%지만 농촌 마을로 가면 고령화가 훨씬 더 심각하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마을자치회를 만들어 주민 모두가 환경과 사업 등 마을 일을 놓고 창의적으로 토론하며 스스로 마을 발전을 이끌도록 돕고 있다. 도예가인 조씨는 주민과 함께 만든 도예작품 등으로 마을을 꾸미자 귀촌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농촌마을 살리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견학도 온다. 마을자치회는 마을 일에 주민 관심이 커지고 힘을 모으게 했다. 조씨는 “조만간 그룹사운드도 만들 생각”이라고 전했다.노성면 구암리는 10년 전 100명 넘던 주민이 60명으로 쪼그라들어 마을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지자 마을 역사부터 보존하는 데 힘 쏟고 있다. 마을회관에 주민활동 사진을 전시하고 주민이 쓰던 농기구도 모으고 있다. 절구, 대패, 채 등 언제 사라질지 모를 것들이다. 주민 이규영(54)씨는 “방문자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길제 등 마을의 전통을 지키며 자손이 돌아오도록 쾌적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을길에 무궁화 800그루를 심고 수류지도 정비했다. 이씨는 “큰애는 귀향했고, 둘째도 곧 온다”고 했다. 성동면 주민들은 이주여성과 함께 수제 맥주를 제조하며 한가족이 돼가고 있다. 주민 박노민(52)씨는 “국제결혼해 온 이주여성이 우리 농촌을 지키고 고령화 완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논산시는 오는 27·28일 논산시민운동장에서 493개 마을자치회의 활동을 선보이는 첫 번째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 축제를 연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주민 모두 주인이 돼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면 고령화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인 일자리 뺏는다고요?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한국인 일자리 뺏는다고요?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2019 이주민 리포트-코리안드림의 배신] (2) 두 얼굴의 한국이주노동자는 공장과 농장, 어선과 식당 등 일손이 부족한 곳이면 어디든 존재한다. 취업비자를 받아 현재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은 모두 104만 58명(재외동포 포함). 여기에 정부 추산 불법 체류자 수(36만 2931명)를 더하면 전체 이주노동자 규모는 130만여명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국내 영세 업계의 구애와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혐오 시선 사이에 서서 이미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친구들 없으면 공장 문 닫아야 해요.” 지난 17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침대 매트리스 공장에서 만난 고광윤 대표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 회사 전체 직원 16명 중 6명은 스리랑카인이다. 1997년 공장 문을 연 고 대표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채용공고를 몇 번씩 내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오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김포의 한 병원에서 만난 스리랑카 노동자에게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고 대표는 “당시 사정이 너무 급해 뽑아 쓴 건데 생각보다 적응이 빨랐다”며 “만족스러워서 이후 이주노동자를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12년간 이 공장을 거쳐 간 스리랑카 노동자만 17명이다. 1명을 빼고는 모두 비전문취업비자(E9) 기간(현재 4년 10월)을 꽉 채워 일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고 대표도 편견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동남아 노동자들은 게으르다”, “일을 하다가 힘들면 도망간다”, “업무 역량이 한국인의 절반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선입견은 며칠 일해본 뒤 깨졌다. 지금은 매트리스 제조 공정의 시작인 스프링 작업부터 누비기, 봉합 작업은 물론 포장과 출고까지 이주노동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과정이 없다.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소기업이 외국인을 쓰는 주요 이유는 낮은 인건비 때문이었다. 김포 매트리스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월급여는 2007년 80만원 정도였고, 현재 190만원 수준이다. 보통 월 최저임금(174만 515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된다. 잔업·주말근무 등 초과근무를 하면 매달 250만~300만원까지 받는다. 고 대표는 “인건비는 둘째치고, 일단 사람을 써야 공장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내국인이 오지 않는 험한 일자리를 이주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 애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고용 사유는 ‘내국인을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80%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법에서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우선 내국인 채용 노력을 1~2주간 해봐야 한다. 고용·이주민 전문가들도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일각의 시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이주노동자 수를 직접 관리하는 ‘고용허가제’를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네팔·인도네시아·베트남 등 16개 참여국별로 데려올 이주노동자 수를 매년 정하는데, 주로 영세 제조업과 농축산·어업, 건설업 등에서 부족한 인력을 반영한다. 불법 체류자 일부가 건설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를 두고 한국인과 경쟁할 수 있지만 제한적이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대체하는 수준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고향에 돌아갈 이주노동자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면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중소업체가 겪는 만성적 구인난 앞에선 설득력을 잃는다. 직원의 약 25%가 외국인인 공조기 제조업체 ‘서진공조’의 한창열 전무는 “이주노동자만 쓰면 금형, 용접 등 뿌리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알지만, 이 힘든 일을 하려는 사람은 이 친구들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뿌리산업 종사자 중 40대 이상은 전체의 61.2%, 이주노동자는 7.9%를 차지한다. 도시보다 빠르게 인구절벽을 맞이한 농촌은 이주노동자 없는 논밭과 농장을 상상할 수 없다. 전북 완주군에서 축산업을 하는 임용현씨는 “수도권의 제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 “젊은 사람이 아예 없는 이곳에서는 외국인마저 없다면 농사를 접어야 한다”고 했다. 농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맡는 일은 단순하지만 힘들고 지루하다. 소에게 여물 주고,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하고, 축사 퇴비를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임씨는 “한국인도 써봤지만 일이 워낙 고되다 보니 갑자기 안 나오거나 한 달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2013년부터는 네팔 출신 노동자 3명만 뽑아 함께 일한다. 경남 밀양시에서 깻잎 농사를 짓는 이설희씨도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2명을 고용했다. 두 사람은 다른 농가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정식 비자를 받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허가제 인원 중 농축산업 할당 인원은 5820명에 불과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농축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이주노동자 인력은 2만 6299명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불균형 탓에 농가 다수가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고 대표는 “결국은 똑같은 사람”이라며 “특별히 잘해주는 건 없지만, 절대 욕하거나 고함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와 이주노동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 고용하긴 했지만, 아무도 안 오려는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고맙다”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北인공기 나부낀 함박도…해안포는 안 보여, 軍 “레이더, 군사적 효용없는 中어선 단속용”

    北인공기 나부낀 함박도…해안포는 안 보여, 軍 “레이더, 군사적 효용없는 中어선 단속용”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700m 떨어져 있지만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남한 행정 주소가 부여돼 있어 남북의 관할권 논란에 시끄러운 함박도는 정작 고요했다. 24일 취재진이 함박도로부터 9㎞ 정도 떨어진 말도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함박도에는 북한군의 감시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동행한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함박도의 북측 군사시설은 언덕 위에 서 있는 큰 철탑과 그 옆에 있는 2층 건물로 구분됐다. 건물은 감시시설이고, 레이더는 높을수록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에 산 정상에 철탑을 세운 것 같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언덕 아래쪽에 북한군의 생활관과 농산물을 재배하는 온실이 있었다. ●“울퉁불퉁한 지형… 해안포 배치 불가능” 그는 함박도에 설치된 북한군 레이더가 인천공항까지 관제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공중까지 측정이 가능한 3차원 레이더와 달리 표면만 훑는 2차원 레이더여서 사실상 군사적 효용은 없다는 것이다. 이어 국방부 합동정보분석과장은 “레이더는 군사용 레이더가 아니라 일반 상선이나 어선에 달려 있는 항해용 레이더”라고 설명했다. 군은 함박도에 있는 레이더에 대해 북측이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도균 민관 합동검증팀장은 “군사용도의 레이더라면 저렇게 노출해서 세우진 않을 것”이라며 “북측은 2015년부터 NLL 북쪽 지역 무인도서들을 감시기지화 작업을 해왔는데 함박도도 이와 연계선상”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생활관은 30여명 정도가 주거할 수 있는 규모로 보였다. 인근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해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다만 이날 북한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앞서 일각에서는 북측이 함박도에 해안포를 설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현장에서 해안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안포는 지형이 평탄해야 설치에 유리한데, 함박도의 지형은 울퉁불퉁하고 거칠어 해안포의 배치는 불가능하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말도 주민 “북한군 거주만으로도 불안감” 다만,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남한 주민 거주지 인근에 북한군이 거주하는 것 자체가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말도에 거주하는 홍근기(58) 이장은 “함박도에 북한군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정부에서 (함박도의 북한군 주둔에 대해) 설명한 뒤로 나는 불안할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6·25 전쟁을 겪은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슬리피, TS엔터테인먼트와 분쟁 “단전만은 제발..” 무슨 일?

    슬리피, TS엔터테인먼트와 분쟁 “단전만은 제발..” 무슨 일?

    디스패치가 소속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슬리피의 생활고를 보도한 가운데 그가 앞서 공개한 카톡 내용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디스패치는 슬리피가 활발한 연예 활동에도 불구하고 생활고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슬리피는 “형님, 폰 요금만 좀 부탁드립니다”, “단전만은 제발...”, “엄마가 단수 될 까봐 떠 놓고 사세요”, “가스만은... 집 쫓겨나기 전에 한두 달이라도”라고 애원했다. 끝내 “제발 정산금 좀 주세요. 열심히 일한 돈을 왜 안주냐고요”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슬리피는 “(회사에) ‘정산내역서’를 보여달라고 몇 번이나 요청하였으나, 제대로 된 정산 내역서를 보지 못했고, 숙소의 월세와 관리비를 7개월에서 많게는 12개월까지 밀리기를 반복하며 결국 매일 단수와 단전으로 불편해하다가 퇴거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TS와 계약한 지 6년이 지난 시점, 슬리피는 단 한 번의 상여금을 받았다. 이후 2016년 2월 1일, 슬리피는 계약을 5년 연장했다. 계약금은 1억 2,000만 원. TS는 500만 원을 선지급했다. 나머지 돈은 매월 200만 원씩 나눠주는 분할지급 방식이다. 그러나 슬리피의 생활고는 수도, 전기, 가스비 등은 연체됐고, 월세는 계속해서 밀렸다. 심지어 숙소 퇴거 요청까지 받았다. 슬리피의 계약금은 계약과 동시에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TS는 60개월 분할지급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규칙적으로 입금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 예정이다. 한편 슬리피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뷔 때부터 10년 넘게 함께한 소속사와 분쟁을 벌이고 있고 현재는 전속 계약이 해지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대표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같은 날 슬리피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해 7월 16일 슬리피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정산금 미지급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슬리피가 자신의 정산 내역과 금액을 확인했고, 소속사로부터 정산금을 받았다는 것이 소속사 측 주장이다. 한편, 슬리피는 최근 소속사와 계약이 해지된 후 기획사 PVO엔터를 설립해 새 출발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현아-제시, 엉덩이 노출 논란 해명 “입었다고요”[SSEN이슈]

    현아-제시, 엉덩이 노출 논란 해명 “입었다고요”[SSEN이슈]

    가수 현아와 제시가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현아는 지난 19일 한 대학교 축제에서 자신의 히트곡인 ‘립 앤 힙’, ‘빨개요’, ‘Bubble Pop’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맨투맨 티셔츠에 실크 소재의 치마를 입고 무대에 오른 현아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그런데 현아는 공연 중 갑자기 뒤를 돌더니 치마를 걷어 올리고 엉덩이를 흔드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현아의 돌발 행동에 치마 안에 입고 있던 검정색 속바지와 엉덩이 부위가 노출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과도한 퍼모먼스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현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다녀온 행사는 대학교 행사였고 바로 옆에 간단한 바 또는 알코올 주류 등이 있었다. 모두가 재밌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파티였다. 마음 놓으시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명했다. 이어 “팬들이랑 소통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인스타에 이런 설명해야 하는 글 또는 해명같이 보이는 글 쓰고 싶지 않지만. 분명히 하고 싶어서 저긴 10대들의 공간이 아니에요. 즐길 수 있는 무대 위에서의 영상을 사진으로 저런 캡처. 넘어가고 싶진 않네요”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날 제시 역시 ‘하의실종’ 공항패션으로 논란이 일었다. 제시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제시는 긴 상의와 짧은 하의를 매치해 하의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에 논란이 된 것. 제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바지 입었다고. 오케이? 이것은 레깅스 쇼츠라고 부른다”고 말하며 직접 바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게재했다. 현아와 제시는 같은 소속사며, 해당 의상들은 같은 스타일리스트가 스타일링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피네이션 측은 “현아와 제시가 입은 하의는 협찬받은 레깅스 팬츠”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1회] “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아서 의견서 제출했다”는 김앤장 변호사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1회] “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아서 의견서 제출했다”는 김앤장 변호사

     “오늘 증언하면서 ‘소송 지휘’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표현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재판장)  “보통 소송 지휘라고 하지 않나요.”(한상호 변호사)  “당시에도 이런 게 소송 지휘라고 생각했나요. 임종헌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한 행동이 소송 지휘라고 봤나요. 일반적으로 재판부가 하는 거잖아요.”(재판장)  “네 저는 그리 봤습니다.”(한상호)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30회 공판에는 지난달 7일에 이어 한상호 김앤장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변호사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에서 일본 기업측 변호를 맡았다.  ‘소송 지휘’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재판부, 통상 재판장이 재판의 편의를 위해 결정해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형사재판에서 기일을 지정하거나, 불필요한 신문 등을 제한하는 것 모두 재판장의 소송 지휘권에 포함된다.  한 변호사는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서 사실상 ‘소송지휘’했다고 증언했다. ‘강제동원 재상고 사건을 맡았을 때, 김앤장 입장에서도 외교부 의견서 제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지 않았냐’는 양 전 대법원장측 변호사 질문에 “추진한 게 아니다.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받아 우리가 협조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소송지휘하듯, 당시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소송지휘하고 주도했다는 취지다. 한 변호사는 2015년 5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을 대법원 소부가 아닌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고, “김앤장이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는 촉구서를 대법원에 내달라”고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런 임 실장의 발언을 ‘소송 지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거듭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이 모두 끝난 후 재판장 박남천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인사를 비공식적으로 설득하는 방안을 김앤장에 말한적이 있냐’는 변호인 질문에 ‘비공식적인 것은 없다’고 했는데, 임종헌 실장에게 연락하는 건 비공식적인 것 아닌가”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처음에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절차에 관한 협조 요청 정도로 생각했다”며 “그쪽의 소송 지휘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한 변호사가 또다시 소송지휘를 언급하자 재판장은 이유와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묻기도 했다.    “피고인 양승태를 만난 적이 많나요”(재판장)  “기억은 나지 않는데, 있습니다.”(한상호)  “재판에서 이야기 나온 것만 5, 6차례는 되는 것 같은데요. 친목인가요”(재판장)  “정기적으로 만난 모임은 없습니다. 대법원장께서도 보통 그런 만남을 안 하니까요.”(한상호)  “그 만남의 자리가 사석인지 집무실인지 기억나나요”(재판장)  “집무실도 있었고 밖에서도 봤지만 언제 어디였는지 생각나지 않습니다.”(한상호)  “증인이 피고인 양승태를 만난 장소가 대법원장 집무실인 경우는 몇 번인가요”(재판장)  “제가 대법원장 집무실에서 뵌 게 몇 번이나 되느냐는 거죠? 횟수까지 잘 모릅니다. 한 번은 아닙니다. 복수입니다. 다만 몇 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한상호)   한 변호사가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따랐다’는 취지로 증언하자 박병대 전 대법관이자 법원행정처장의 변호인은 날카롭게 반응했다.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가 양승태 대법원장 뜻이라고 생각한 근거가 뭐냐’는 박 전 대법관측 변호인이 질문에 한 변호사는 “임 실장이 ‘전원합의체 회부 예정’이라고 하는 게 이상했다. 윗분의 허락 없이 기조실장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대법원이 (한 변호사에게) 미리 비밀리에 알려줬다는 검찰 프레임에 협조해준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제가 한 것도 아니고, 전화를 받은 거다. 그것 때문에 제가 여기에 나와 있는 겁니다. 제가 뭐 때문에 거짓말하겠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변호인이 “전합에 회부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왜 처음에 검찰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한 변호사는 “기억의 한계다. 지금도 기억 다 못하지 않냐”고 답했다. 결국 변호인은 “그 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 다 기억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압박하듯 질문했고, 한 변호사는 “그렇게 판단하는 건 좋은데 모욕적인 건 좀 힘들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호인의 질문을 제지하며 “변호인이 계속 질문을 열심히 하는데 기가 막히다. 증인을 신뢰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쓰는건 위협적, 모욕적 신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장도 검찰의 이의를 받아들였다.    한 변호사와 박 전 대법관측 변호인의 충돌은 계속됐다. 변호인이 “대법원 사건이 소부냐 전원합의체냐의 문제가 대법원장이 기조실장에게 지시해서 결정되는 사항인가”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드릴 말이 없다”고 답했는데, 곧이어 변호인은 “왜 대답을 못하냐”고 응수했다. 결국 재판장이 개입해 “변호인이 그렇게 질문하는 것은 곤란하다. 듣지 않은 걸로 하겠다”고 제지했고, 변호인이 사과하며 마무리됐다. 한 변호사는 연이어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 “모른다”,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증인은 법원도서관장을 역임했으니 대법원의 업무수행을 잘 알고 있지 않냐. 행정처는 사법행정 담당기관으로, 대법원 재판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직이죠”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잠시 침묵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행정처 안에 사무국이 있었다. 사무국으로 역할을 한다”고 답하며 사무국이 전합 회부 여부, 판결 이유, 주문에 영향력을 미칠 권한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지난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지키기 위해 당시 강제징용 재상고심 관련 김앤장의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특히 김앤장의 대응 문건이 제시될 때마다 침묵했다.    “증인께서 임종헌 실장에게 들은 사실을 의뢰인에게 전달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한 기억은 없나요.”(변호인)  “의뢰인에 관한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한상호)  “검찰에서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시고 법정에서는 안하나요.”(변호인)  “그렇지 않다. 검찰에서도 다 거부했습니다.”(한상호)  “제가 시비를 걸자는 게 아니고요. 검찰 주신문에선 김앤장 메모는 다 제시했습니다. 증인께서 대답도 했습니다.”(변호인)  결국 검사가 이의를 제기했고, 변호인은 “검찰 주신문 때 의뢰인과 관계 있는 부분은 증언을 거부했지만, 업무상 메모는 진술했고 제시했다. 이것에 대해 증언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다. 한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압수된 걸 띄우는 건 공포스럽다”고 말했을 정도로 김앤장 관련 내용은 극도로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황바울 ♥’ 간미연, 순백의 웨딩드레스 자태 공개 ‘청순 매력’

    ‘황바울 ♥’ 간미연, 순백의 웨딩드레스 자태 공개 ‘청순 매력’

    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간미연이 결혼을 앞둔 근황을 공개해 화제다. 20일 간미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니 날 찍어달라고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간미연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간미연은 청순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간미연의 뒤에는 예비 신랑인 뮤지컬배우 황바울의 모습이 담겼다. 한편, 간미연과 황바울은 오는 11월 9일 서울의 한 교회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프듀X’ 김민규 “최근 생긴 취미, 영화 감상문 쓰기” [SSEN컷]

    ‘프듀X’ 김민규 “최근 생긴 취미, 영화 감상문 쓰기” [SSEN컷]

    패션 매거진 ‘그라치아’가 ‘프로듀스 X 101’ 김민규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얼굴 천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포토제닉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촬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뒷이야기와 함께 앞으로의 포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로듀스 X 101’ 출연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연습생 신분이었던 저는 무대에 서는 게 마냥 즐거운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출연하게 된다면 무대에 또 설 수 있는 것은 물론 연습생으로서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어요.” 첫 순위 발표에서 1위를 한 그는 방송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과 승부욕 덕분이라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고 열심히 임했던 것들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제가 남들보다 실력이 뛰어나거나 특출하게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사랑을 받았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제 스스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뒤처진다는 생각에 2~3배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거든요. 옆에 있는 친구가 춤을 추면 그보다 더 오래 춤을 췄어요. 남다른 승부욕 탓에 더 열심히 했었죠.”요즘 그가 새롭게 빠진 취미는 영화 감상문 쓰기다. “평소 정리하고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최근엔 영화를 보고 감상문 쓰는데 빠져있어요. 이를테면 출연한 배우와 감독, 평점과 관객 수까지 정리하고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감상문 형식으로 작성해서 공부하듯 보고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는 제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제자리에 머물기보다는 늘 새롭고 색다른 모습에 도전하고 싶다는 김민규, 그와 함께한 감각적인 화보와 진솔한 이야기는 20일에 발행된 ‘그라치아’ 10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그라치아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술이 그리운 금주족, 그들 위한 술… ‘무알코올 맥주’ 마시고 기분도 업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술이 그리운 금주족, 그들 위한 술… ‘무알코올 맥주’ 마시고 기분도 업

    주세 내지 않아 일반 맥주 절반 가격 저렴 도수 0.5% 이하… 무알코올 막걸리도 출시맛은 ‘밍밍’… 최근 양조 기술 발전 맛 다양“적당히 먹을 거면 술을 뭐하러 먹나. 안 마실 땐 안 마시고 마시면 확 가버려야지.” 방송인 이경규는 수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전국의 모든 애주가들의 가슴에 꽂히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물론 음주 스타일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죠. 술맛의 다채로움을 자주, 조금씩 음미하기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이경규 스타일의 음주 방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술, 아니 음료를 소개하려 합니다. 본격적인 하반기를 맞아 연말 망년회를 앞두고 음주량을 줄이기로 결심했다고요? 안 마실 땐 그냥 안 마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다만 금주 기간 기분을 내고 싶다면 ‘무알코올 술’이라는 훌륭한 대체재가 있답니다. ‘무알코올 술’의 대표주자는 맥주입니다. 무알코올 맥주는 주세법상 주류가 아니라 음료로 분류돼 주세를 아예 내지 않기 때문에 일반 맥주의 절반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국내에선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이면 주류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무알코올 맥주’라고 불리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0.5% 이하의 극소량의 알코올이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저알코올 음료’인 셈이죠. 혹여나 “내 몸에 조금의 알코올도 용납할 수 없다”고 굳게 결심했다면 0.00%의 100% 무알코올 맥주를 골라야 합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완전 무알코올 맥주는 하이트진로에서 나오는 하이트제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독일 바바리아 오리지널 정도입니다. 이 맥주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 도수인 0.001%만을 함유하고 있습니다.무알코올 맥주의 양조 과정은 일반 맥주와 거의 비슷합니다. 볶은 맥아를 분쇄해 물에 끓이고 여과해 발효하면 맥주가 만들어지는데요. 무알코올 맥주는 이 맥주를 데워 알코올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알코올 성분을 없앱니다. 다만 이때 발생한 열이 맥주의 맛에 영향을 줘 일반 맥주가 가진 풍미를 잃어버립니다. 무알코올 맥주가 대부분 밍밍한 맛이 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일부 양조장은 무알코올 맥주 맛의 완성도를 위해 진공 증류기를 사용한다고도 하네요. 최근엔 양조 기술이 더욱 발전해 일반 맥주 못지않은 풍미를 가진 맥주들도 많으니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보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100% 무알코올보다는 0.5% 미만 소량의 알코올이 있는 맥주 맛이 나은 편입니다. 안 마실 땐 그냥 안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마켓인사이트는 세계 ‘논 알코올’ 음료 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7.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현재 1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업계 규모가 향후 1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고요. 지난달엔 최초로 무알코올 막걸리가 출시됐을 정도로 선택지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강화됐고, 예전처럼 술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라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건강한 음주문화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단종의 유배지, 마차리 폐광촌, 복합예술공간, 벽화거리까지…뉴트로 영월로

    단종의 유배지, 마차리 폐광촌, 복합예술공간, 벽화거리까지…뉴트로 영월로

    강원도 영월이 변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고도와 오지 산골마을의 낡은 이미지가 싫어서였을까요. 레트로 감성에 젖을 만한 곳도 있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전위적인 풍경의 예술공간도 새로 조성됐습니다. 이런 새 요소들이 기왕에 갖고 있던 장릉, 청령포 등 영월의 옛 풍경과 어우러지며 매우 독특한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롭거나, 혹은 새롭게 변화한 영월의 아이콘들을 찾아가 봤습니다.●다양한 미술작품·박물관·공방이 어우러진 와이파크 먼저 ‘젊은달 영월 와이파크’부터. 흔히 와이파크라 불린다. ‘젊은달’은 영어의 영(young)과 한자 달 월(月)을 합친 조어다. 지역명 영월을 이렇게 비틀었다. 단어의 조합이 절묘하다. 와이파크는 복합예술공간이다. 다양한 미술 작품과 박물관, 공방 등이 함께 깃들어 있다.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합쳐지며 하나의 거대한 대지미술공간을 이루고 있다. 와이파크가 조성된 곳은 주천(酒泉)면이다. 한글로 풀어 쓰면 ‘술샘’이다. 지난 2014년 세워진 술샘박물관의 내부를 뜯어내 ‘붉은 파빌리온’, ‘목성’ 등의 미술관, 대지미술공간 등과 연결하면서 와이파크가 됐다. 와이파크는 들어서는 길부터 예술이다. 최옥영 작가의 설치미술 ‘붉은대나무’가 객을 맞고 있다. 붉은 금속파이프를 연결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붉은 대나무밭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안내판은 “주변의 짙은 초록과 대비되는 붉은색을 사용해 젊은달 와이파크의 넘치는 에너지와 우주를 표현했다”고 적고 있다. 접객 공간을 지나면 곧 소나무 장작더미로 만든 통로다. 최 작가의 설치미술 ‘목성’(木星)의 입구다.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소나무 장작이 겹겹이 쌓인 거대한 돔이 나온다. 장작더미 사이사이에선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꼭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듯하다. 최 작가는 “강원도에 지천으로 널린 소나무를 엮어서 만든 작품”이라며 “어머니가 가진 원초적인 자궁의 힘, 사랑, 우주의 힘을 이 공간에 쏟아냈다”고 밝혔다. 곧이어 눈을 의심할 만큼 농염한 색의 공간이 펼쳐진다. 그레이스 박 작가의 ‘시간의 거울-사임당이 걷던 길’이다. 수많은 조화와 넝쿨, 와이어, 거울 등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작품명은 ‘사임당이 걷던 길’이지만 관객이 갖는 느낌은 회중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온 앨리스가 된 듯하다. 세 개의 방을 지나면 붉고 거대한 철재 구조물이 관람객을 막아선다. 이 역시 최 작가의 공간대지미술 작품인 ‘붉은 파빌리온’이다. 천장에는 거미를 닮은 거대한 그물망이 매달려 있다. ‘스파이더 웹 플레이 스페이스’다. 날씨가 맑으면 그물망 안에서 놀 수도 있다. 그물망 아래엔 탁명열 작가의 ‘푸른 사슴’이 세워져 있다. 파랑과 빨강의 대비가 강렬하다. 이어 ‘실과 소금의 이야기展’, ‘바람의 길’, ‘맥주 뮤지엄’, 술샘박물관 등이 줄줄이 펼쳐진다.●단종의 한이 서린 곳… 유배지 청령포·안식에 든 장릉 영월은 조선의 6대 왕 단종의 한이 서린 곳이다. 읍내 청령포와 장릉은 꼭 들러야 할 명소다. 청령포는 단종의 유배지다. 뒤로는 육육봉 등 험준한 산이, 앞으로는 동강 물줄기가 가로막고 있다. 최근 청령포에 전기가 공급됐다. 종전에는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 등 문화재 훼손 우려 때문에 전기가 들어가지 않았다. 영월군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는 대로 최소한의 야간 조명을 할 계획이다. 장릉은 단종이 영원한 안식에 든 곳이다. 2009년 다른 조선 왕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장릉 뒤의 보덕사는 단종의 명복을 비는 원당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금몽암도 나온다. 단종이 한양에 있을 때 꿈에서 본 곳이라 해서 금몽암이다. 절집이 아닌 조선시대 여염집 같은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다.영월은 사진 관련 박물관이 많고 행사도 잦은 곳이다. 대표적인 행사가 동강국제사진제로,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국제공모전 등의 행사가 동강사진박물관 등에서 29일까지 펼쳐진다. 보도사진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보도사진가전’도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린다. ‘꿈의 세상, 하늘과 바다’를 주제로 장남원, 김연수, 김진수, 박수현 등 전·현직 보도사진가 4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하늘과 땅, 강과 바다 등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담은 사진들이다. 단언컨대 이 전시만 봐도 영월 여행경비의 절반은 뽑는다.●대표 아이콘 별마로 천문대박물관·서부시장·탄광마을… 별마로 천문대는 영월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다. 별(star)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이다. 천문대는 별을 보는 곳이지만, 천문대가 깃든 봉래산(해발 800m)은 풍경을 내려다보는 곳이다. 작은 시골마을 영월과 그 너머를 감싸고 있는 장쾌한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영월 여정에서 낮밤을 가리지 않고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영월 서부시장 앞으로는 요리골목이 이어진다. 벽화거리로 유명했던 곳인데, 업그레이드가 안 돼 다소 쇠락한 모습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부시장 종합상가 건물에 새로 그려진 벽화다. 영월이 주무대였던 영화 ‘라디오스타’(2006)의 두 주인공 최곤(박중훈 분)과 박민수(안성기 분)를 두 건물 전면에 그렸다. “언제나 나를 최고라고 불러준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최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박민수)라는 두 배우의 명대사가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안겨 준다. 영월은 한때 강원도의 대표적인 탄광마을이었다. 마차리도 그중 하나다. 일제강점기에 광산이 개발되면서 ‘검은 진주’를 캐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됐다. 마을 이름은 갈 마(磨)에 갈 차(磋)를 쓴다. 절차탁마(切磋琢磨)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에서처럼 ‘갈고, 쪼개고, 파는’ 탄광이 들어선 것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댔던 마을은 석탄산업이 하향길에 접어들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검은 고요만 흐르던 폐광촌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지난 2013년이다. 영월군이 도시재생사업 ‘마차리 폐광촌 프로젝트’를 통해 낡은 풍경들을 걷어내기 시작했고, 프랑스의 한 유명 패션브랜드에서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친 이가 귀향해 힘을 보태면서 이제는 작지만 제법 문화의 태가 나는 마을로 변모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강원도탄광문화촌이 조성돼 있다. 1960년대 탄광 마을의 생활상들을 엿볼 수 있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영월의 면적은 서울의 두배 정도다. 차량 정체는 없지만 명소를 찾아 이동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된다. 방문 코스를 잘 짜야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와이파크(644-9411)는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1만 5000원이다. 별마로 천문대(372-8445)를 오르는 산길은 외길이다. 곳곳에 차량 교행 장소를 마련해 두긴 했지만 폭이 좁아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영월 읍내 청록다방은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로 뜬 곳이다. 그저 다방 커피를 파는 곳이지만 쉬어가는 기분은 꽤 색다르다. →맛집:덕포리 성호식당은 다슬기 해장국으로 유명한 곳. 다슬기를 잔뜩 넣고 쓱쓱 비벼먹는 비빔밥도 좋다. 읍내 서부시장엔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닭발과 닭강정 등을 맛볼 수 있는 집들이 많다.
  •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는 말했습니다. “내 침묵은 나를 지켜 준 적이 없다. 당신의 침묵도 당신을 지켜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요. 많이 인용되는 이 경구를 꼭 빌려 쓰고 싶었던 것은 이 세계가 여성들의 목소리로 조금 더 시끄러워지기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은 제법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오래된 침묵을 깨고 여러 사람 앞에 선 용기 있는 여성들 덕분입니다.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꾸며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이들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침묵보단 더 많은 여성 서사이니까요.유리천장과 유리벽이 공고한 조직 내에서 여성들은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과 자주 마주한다. ‘이 조직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직 내에서 전문성을 쌓아 안정된 경력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있나’….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황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 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조언 한마디는 그래서 천금같다.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위한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이 빛을 보게 된 계기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여자들과 ‘큰일’을 하기 위해 빌라선샤인을 시작한 홍진아(36) 대표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이 모이면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이자 인생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빌라선샤인은 ‘뉴먼’(New와 Women의 합성어)이라고 불리는 여성 회원들에게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일터 밖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모닝 뉴먼스 클럽’에서는 조직에서 동료와 협업하는 법, 다른 세대의 동료와 어울려 일하는 법 등 조직에서 겪는 문제를 주제별로 나눠 함께 고민한다. 회원들이 직접 모임을 만들고 관심 있는 동료들과 함께 진행하는 ‘뉴먼소셜클럽’도 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30분씩 일기를 쓰고 온라인에서 인증하는 프로젝트부터 매주 토요일 일주일 동안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임까지 다양하다.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선샤인 오피스아워’에서는 노무와 법률, 주거 분야 여성 전문가들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이어진 시즌1을 마무리한 빌라선샤인은 9월부터 시즌2를 이어 가고 있다. 홍 대표가 ‘여성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 2011년부터 8년간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 사회혁신기업가를 발굴·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조직 아쇼카 한국 등에서 기획 및 홍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줄곧 롤모델이 될 만한 여자 선배에 대한 갈증을 느껴 왔다고 한다. 의사를 결정하는 자리에 남자들만 앉아 있는 것도 이상했다고. ‘지속가능한 일’에 대한 해답을 직접 찾고 싶었던 홍 대표는 지난해 일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를 했다. 소셜벤처 투자사의 투자를 받아 지난 3월 빌라선샤인의 문을 연 홍 대표는 여성들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일터 밖 여성들을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조직에서 여성의 경력이 (일정 정도 이상) 쌓이지 않는 건 사회 구조적 문제 혹은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서 비롯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여성들은 ‘내가 부족해서’ , ‘내가 버텨내지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조직 내에 문제가 있어도 남성들에 비해 대표성을 띠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지도 못하죠. 개인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조직에서 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성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판을 만들면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주체가 되어 문제를 풀 수 있잖아요.” -빌라선샤인이 특히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제가 밀레니얼 여성이기도 하고요(웃음). 밀레니얼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 사회에서 아직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저희 세대는 이전 세대들이 겪지 않은 생애주기를 겪고 있어요.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일을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은퇴해서 그 이후의 삶을 설계했죠. 지금은 좀 다르죠. 1인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결혼이 아닌 다른 방식의 가족 형태를 선택하기도 하고요. 밀레니얼들이 경제 주체로서 세상을 살아나갈 때 겪게 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꼬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밀레니얼 여성만 빌라선샤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50여명의 시즌2 회원 중 대부분은 20~30대이지만 40대도 6%나 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그들이 지닌 가치관과 취향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시즌2에 참여한 사람이 시즌1(8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싶은 여성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입사 직후부터 경력 개발과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여성들, 유명인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길 원하는 여성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일터 밖에서 인생의 동료를 만나게 된 회원들의 반응이 남다를 것 같아요. “자신처럼 고민을 지닌 여성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해요. 사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라 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서로 가치관이 다를 수도 있고요. 빌라선샤인에서는 가치나 성향, 목표가 다를 수는 있지만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공감하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내 고민을 털어놓는 행위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의 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나’가 이해를 받으면서 주저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최근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멤버십 커뮤니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빌라선샤인의 차별점을 꼽자면요. “전문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밀레니얼 전문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콘텐츠 기획,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들을 빌라선샤인 내외부에서 발굴하는 게 저희의 큰 관심사예요. 현재 20여명을 모았는데 곧 100명까지 늘어날 것 같아요. 주변에서 때때로 ‘20~30대 기고가나 무대에서 이야기를 들려줄 연사를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빌라선샤인을 통해 더 많은 밀레니얼 여성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발굴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홍 대표가 여성들을 잇는 장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3월부터 1년 1개월 동안 민주주의 플랫폼 스타트업 ‘빠띠’와 조직문화를 연구하는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일하는 ‘N잡’ 실험을 했던 그는 2017년 10월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었다. 기획자가 되길 꿈꾸는 20대 중반 여성들이 5~10년차 기획자 선배들을 만나 자신의 일과 삶을 기획하는 연습을 해 보는 ‘진로 탐색 학교’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기획안을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 교육·네트워크 프로그램은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맥락이 다를지 모르지만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 역시 빌라선샤인처럼 여성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아 보여요. “20~30대 여성이 자기 일의 전문성을 정리하거나 그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점이 승진이나 일을 지속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2017~2018년 크고 작은 규모의 콘퍼런스가 많이 열렸어요. 무대에 서는 연사는 대부분 남성이고 40대 중반이더라고요. 여성 연사가 있어도 소수였고 그들은 이미 성공한 경우였죠. 그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 여성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성들이 일하면서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종종 마주치는데 서로에게 동료가 돼 주면 덜 외롭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 이름도 그렇게 붙였죠.” -여전히 운동장이 기울어진 사업 환경에서 여성 사업가로서 느끼는 어려움도 많을 텐데요. “저희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예요. 밀레니얼 여성들이 지속가능한 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판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예요. 그러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남자죠. 자본시장이 대부분 그렇지만 큰 돈을 투자하는 건 남성이고, 그걸 심사하는 심사역도 대부분 남자인 상황에서 여성 창업가는 자신이 하려는 비즈니스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해요. 여성끼리 이야기하면 ‘맞아, 그런 문제가 있지’ 하고 공감할 만한 부분도 남성들 앞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해야 돼요. 개중에는 ‘여성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에 누가 가냐’, ‘남성과 여성이 같이 있어야만 여성들이 돈을 쓸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기울어진 판이 조금이나마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여성들이 더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게 아니어서 시스템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 1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3%라고 해요. 3%에서 어떻게 10%, 20%가 될 수 있을까요. 자연적으로 숫자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조건 기계적으로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보장하라는 거예요. 현재로선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올라가는 여성도 적고, 그 자리에 가기 위해 교육받은 여성들도 거의 없어요. 늘 답보 상태에 머무는 거죠.” -빌라선샤인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서울에서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전,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도 빌라선샤인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우선 온라인상에서 전국의 뉴먼들을 모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해요. 오프라인에서 하는 특강이나 모임들을 온라인화시켜 웨비나(webinar·인터넷상의 세미나) 형식처럼 조금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홍 대표는 일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두 가지를 꼽았다. ‘나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를 착취하지 않는 것’과 ‘내가 잘돼야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되고,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돼야 내가 잘된다’는 것이다. ‘연결’과 ‘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답게 그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자신만의 정보원이자 동업자를 찾기 바란다고 했다. 홍 대표의 단단한 목소리만큼 “여성들이 혼자 외롭게 있다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게 빌라선샤인의 미션”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재석♥’ 나경은 출산 근황 “변함 없는 청순 미모”

    ‘유재석♥’ 나경은 출산 근황 “변함 없는 청순 미모”

    방송인 유재석의 아내인 나경은 전 아나운서의 둘째 출산 후 근황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김경화 전 아나운서는 17일 자신의 SNS에 “늘 시끄럽지만 할 말 다 못하고 헤어지는 우리. 애기 때 만났는데 절반은 애기 엄마, 둘은 만삭 임부 참 묘하더라고요. 오늘은 안 울었어요. 진짜로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나경은 전 아나운서를 비롯해 김경화, 서현진, 문지애, 김소영 등 MBC 전 아나운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둘째를 출산한 나경은의 근황이 오랜만에 공개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경은은 핫팬츠를 입고 늘씬한 몸매를 과시했다. 한편 나경은과 유재석은 2008년 7월 결혼해 2010년 첫 아들 지호 군을 얻었고, 지난해 10월에는 딸 나은 양을 출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불가능한 건 불가능하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불가능한 건 불가능하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조국 법무부 장관은 재벌, 특히 삼성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이어 왔다. 2년 전 1월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시국 강연에 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은 공범이자 부역자다. 정치와 경제 권력 외에 법조 권력의 일부가 정치, 경제 권력에 부역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구속될 줄 알았던 ‘공범 중 공범(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화가 났다. 내가 이러려고 법을 공부하고 가르치나 자괴감이 들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 다시 고법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 조 장관의 희망대로 다시 구속될지 주목된다. 조 장관이 검찰과 삼성의 폐해를 비교한 대목도 눈에 띈다. 저서 ‘진보집권플랜’에서다. “검찰은 삼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삼성맨들은 자신들이 한국을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삼성이라는 조직과 그 수장을 위해 충성을 다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경제 외에도 정치와 사회 분야까지 삼성의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요. 저는 검찰을 검찰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윗사람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다하고 사회 모든 분야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른다는 점을 들어 ‘삼성=검찰’로 보며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 때도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한 채이배 의원의 질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배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재벌개혁에 이 부회장이 앞장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계로 얻은 부당이득은) 되돌려 놓는 것이 공정과 정의라는 데 동의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의 말과 실제 행동이 너무나 달라 진정성이 훼손됐지만 적어도 재벌개혁이나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대명제에 토를 달 수는 없다. 정경유착과 대기업의 왜곡된 지배구조, 재벌가(家)의 무분별한 경영 세습이 문제인 것처럼 수사권, 기소권을 포함해 검찰에 과도한 권력이 쏠려 있는 구조는 손봐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권력에 기생한 일부 ‘정치검사’들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몇 번의 정권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직접 겪어 봤다. 오죽하면 검찰은 정권의 힘이 빠지는 집권 3년차가 지나야 그제서 고개를 들고 일을 시작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나. 호기 있게 시작한 것과 달리 재벌개혁이 국회에 발목을 잡혀 지지부진한 것처럼 검찰개혁도 불투명해졌다. 검찰개혁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던 조 장관이 거꾸로 검찰개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조 장관은 취임 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장관이 검찰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스스로 ‘만신창이’가 됐음을 인정하면서도 검찰개혁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검찰은 검찰 일을, 장관은 장관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장관 수사와 검찰개혁은 병립이 어렵다. 불가능한 건 불가능할 뿐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이 의혹에 그칠지 불법이 팩트로 확인될지 가려지겠지만 국민들의 분노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 장관 딸의 입시 관련 의혹 얘기다. 20대 학생들은 배신감에 떨었고, 50대 능력 없는 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비참해졌다. 이러려고 ‘붕어, 가재, 개구리’들은 ‘용’이 될 필요가 없다고 한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공정, 정의, 평등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졌다. 장관 취임 이후 행보도 미심쩍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특별수사팀에서 제외하려는 시도는 저의를 의심케 한다. 수사공보준칙을 강화하려는 것도 조 장관 가족 수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 물론 ‘조국 수사’가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민생이 ‘조국 이슈’보다 훨씬 중요하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한일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디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거라는 불안감도 떨쳐내야 한다. 외교·경제 등 다른 현안도 손을 놓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그래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 의혹이 얼토당토않은 모함이었는지 아니면 철저한 위선이었는지 국민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어설프게 덮는다고 덮어지지도 않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공정과 정의를 팽개치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바로 직전 정권이 그랬다. sskim@seoul.co.kr
  • 실력 대신 이름값만 우려먹은 ‘아육대’

    실력 대신 이름값만 우려먹은 ‘아육대’

    대표적인 ‘명절 예능’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일명 ‘아육대’)가 지난 추석특집 방송으로 10주년을 맞았다. 2010년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아이돌들이 숨겨진 운동 실력, 끼, 매력을 발산하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때 출연자들의 부상, 선정성 논란 등으로 폐지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믿고 보는’ 아이돌이라는 흥행 요소에 전 연령대를 TV 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생활체육 등이 더해져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대중문화 담당 기자는 명절이 아이돌을 소비하는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이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육대의 명과 암, 발전 방향을 짚어 보기로 했다.●아육대 아쉬운 편집·구성… 선정성 여전 이정수 기자 아육대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오랜만에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역시 명절 가족 예능으로는 괜찮은 포맷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석특집 아육대, 어떻게들 보셨어요? 서효인 시인 ‘명불허전’ 정신없는 편집과 구성이었어요. 프로그램 마지막 멘트까지 해 놓고 다음날 정오에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며 부록 방송을 편성했더라고요.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원래 2부작으로 기획했는데 결국 소화를 못 해 스페셜 방송까지 따로 했어요. 2부 안에 결론이 나지 않은 종목도 있었고, 승마 같은 경우엔 ‘스페셜’에만 등장하고요. 의욕이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정수 종목별로 얘기해 볼까요?서효인 역시 명절엔 씨름이죠. 아육대에서도 역시. 기술도 쓰고, 화면도 보기 좋고, 재미있었죠. 간단명료하고. 해설(이태현)의 전문가적인 면모가 가장 두드러졌고요. 김윤하 역시 씨름에 한 표. 이 종목도 은근히 부상 위험이 있는 만큼 세트 안전성이나 녹화 전 연습 때 부상 방지를 위한 교육이 더 철저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이정수 저도 씨름. 기존 종목을 포함하면 릴레이 경주도 좋고요. 400m 릴레이는 골든차일드와 더보이즈가 맞붙은 남자 결승이 대박이었죠. 새 종목들은 어떤가요? 이번에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승마, 투구가 신설됐어요. 김윤하 투구는 여자 선수들만 참가하는 데다 모든 걸 차치하고 중년 남성 판정단 5명이 이들을 상대로 점수판을 드는 모습 자체만으로 시각적인 충격이었습니다. 2019년이잖아요. 핫팬츠 같은 유니폼도 불필요하게 선정적이었고요. 이정수 도입 취지 자체는 이해 가는 부분도 있어요. 남자 아이돌 종목에 승부차기를 넣었다면, 여자 아이돌 종목은 뭐가 좋을까 고민했을 거 같은데요. 승부차기를 똑같이 할 수도 있겠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다양한 재미를 주려고 일부러 다른 종목을 찾아봤을 수도 있겠다, 이해해 보자면 이렇겠죠. 서효인 저는 바로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은데요. 여자축구라는 종목이 있다는 걸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김윤하 비슷한 세트를 활용해도 남자는 에어로빅, 여자는 리듬체조처럼 남녀 스포츠를 가르는 고루한 공식을 이렇게까지 고집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이정수 승마는 어떠셨어요? 같이 참여하고 즐기는 느낌이 부족했던 종목이랄까요. 김윤하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일상과 동떨어지다 보니. 서효인 e스포츠는 지상파 방송에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 나올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부터 들더라고요. 이정수 e스포츠에 대한 폄하로 들릴지는 몰라도, 땀 흘려 목표를 쟁취하는 아육대 취지에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종목 자체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시청자들이 다 함께 즐기기에는 부적합한 것 같았습니다. 서효인 그러고 보니 ‘10주년’이라고 방송 내내 언급은 하면서 딱히 10주년을 기념할 만한 포인트는 없는 것도 아쉬웠어요.●‘하던 대로 하는’ 매너리즘 곤란 이정수 옛날부터 되짚어 올라가 볼까요. ‘10주년 아육대’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꼽자면. 서효인 초창기에는 흥미로웠어요.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붐업’돼 육상 경기에만 한정됐죠. 그러다가 제작진이 만들어 낸 억지스러운 종목들을 하게 됐고, 하면 할수록 방송 분량도 길어지고…. 딱히 예전만큼의 재미가 느껴지질 않아요. 김윤하 확실히 시작은 신선한 면이 있었어요. 아이돌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인기나 외모에 비중이 쏠리기 마련인데, 아육대에서는 스포츠로 자웅을 겨루니까요. 음악방송이나 예능에서 주목받을 일이 거의 없는 신인 그룹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잘하면 확실하게 대중에 각인될 수가 있었죠. 기존 아이돌신에 고착돼 있던 권력이나 소비 행태를 깼다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무대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이 필수인 아이돌들이 아육대에서는 똑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을 한다는 데서 오는 건강한 느낌도 좋았고요. 이정수 동감. 처음에는 인기랑 상관없이 운동 실력을 보여 주면 주목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금메달을 받아도 통편집이 되는 일이 생겨났어요. 공정성이랄지, 이런 부분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죠. 김윤하 인기나 주목도에 따라 경기 분량이나 인터뷰 길이가 차이 난다는 원성이 높죠. 프로그램의 꽃이 육상이었다가 양궁, 볼링처럼 얼굴 클로즈업을 할 수 있는 종목들에 비중이 실리고 거기에 인지도 높은 아이돌들을 배치하면서 이런 불만이 커지기도 했고요. 서효인 저는 ‘하이라이트’ 멤버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이 운동도 잘하는 걸 보는 단순한 즐거움에서 시작했는데 거기다 ‘공정한 게 뭐지’ 고민하게 되니까 심사가 복잡해지더라고요. 저는 스포츠팬이기도 한데 아쉬움이 커요. 초창기에는 100m 달리기, 경보, 허들, 높이뛰기 등 경기에서 스포츠룰을 제대로 따르려고 하는 노력이 분명히 있었는데, 경기 종목이 비틀어지면서 이런 노력들이 안 보여요. 60m 달리기 같은 건 실제 스포츠 세계에는 존재하지도 않잖아요. 김윤하 각종 육상 경기를 진지하게 하던 초창기에는 15%까지 시청률이 치솟았지만 2~3년차 이후로는 반 토막이 났어요. 방송국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 오던 포맷이고 섭외 노하우가 생겼으니 인풋 대비 아웃풋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각종 논란이나 예전 같지 않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가장 우려가 되는 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상 위험이에요. 강도 높은 스케줄에 시달리는 아이돌들이 제대로 잠도 못 잔 피곤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느라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면 위험할 수밖에 없죠. 서효인 대담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얘기 같은데 일하는 아이돌들에게도 주 52시간 노동을 적용해야 해요. 프로그램 녹화 자체에 대한 계약서나 미성년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노동을 시킬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죠. 기획사는 못 하더라도 KBS, MBC 같은 방송사라면 그런 합의를 주도할 수 있어야죠. 이정수 촬영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김윤하 수십 팀의 아이돌이 한날한시에 모이기 어렵다는 데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가 등장해요. 일부 종목은 따로 녹화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무리한 장시간 녹화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요. 팬들이 응원하는 장면이 필수인데, 새벽에 시작해 자정 넘어 녹화가 끝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팬들 식사도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획사들이 도시락을 준비한다더라고요. 그걸 왜 소속사에서 하나요. 방송사가 줘야죠. 서효인 예전에 장재근 해설위원이 나와서 육상 100m 경기 해설을 하는데 “단거리 달리기에 걸맞은 호흡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운동신경 좋은 아이돌들은 이미 (호흡을) 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육대는 그런 아이돌들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우선이에요. 명절 프로그램이 이미 인기 있는 아이돌들의 매력을 ‘착즙’하는 게 아니고, 불특정 다수가 즐기는 가운데 눈에 띄는 아이돌이 생겨나는 데 아육대의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미스트롯’ 하유비, ‘동치미’ 출격 ‘본격 예능 신고식’

    ‘미스트롯’ 하유비, ‘동치미’ 출격 ‘본격 예능 신고식’

    트로트 가수 하유비가 ‘동치미’에 출격한다. 하유비는 최근 데뷔 곡 ‘평생 내 편’을 발표, 팬들과 소통 중이다. TV조선 ‘내일은-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 출연 당시 하유비는 아이돌같은 비주얼, 애절함과 흥 모두 잡은 보컬, 백업댄서 출신 다운 녹슬지 않은 춤 실력 등으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매번 성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고 정미애와 함께 마미부의 희망으로 ‘워너비 맘’에 등극했다. 특히 TOP 12에도 이름을 올린 하유비는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숙행, 두리, 김소유, 김희진, 강예슬, 박성연과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 트롯의 맛도 전파했다. 여세를 몰아 하유비는 ‘미스트롯’으로 탄력 받은 트롯 열풍에 ‘평생 내 편’ 발매로 힘을 보태고 있다. ‘평생 내 편’은 한 번 들으면 따라 부르기 쉬운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하유비만의 간드러지는 음색이 돋보이는 EDM(이디엠) 사운드의 트롯 댄스다.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인은 물론 ‘더쇼’에도 출격해 러블리한 데뷔 신고식도 마쳤다. 하유비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 소식도 전했다. 그는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속풀이쇼 ‘동치미’ 너무 재미있게 녹화했어요. 다들 너무 예쁘고 멋있으시고요. 잘 챙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며 MBN ‘속풀이쇼 동치미’ MC인 박수홍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또 “말씀 너무 잘하시고 재미있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앞으로 자주 뵙고 싶습니다.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유승준 “내 입으로 군대 가겠다고 말한 적 없다” 고백

    유승준 “내 입으로 군대 가겠다고 말한 적 없다” 고백

    유승준이 17년 전의 이야기를 꺼냈다. SBS ‘본격연예 한밤’ 측은 16일 “이름만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논쟁의 불씨를 던지는 남자를 만났다. 바로 가수 유승준이다”고 전했다. 지난 8일에도 그의 이름은 또다시 화두에 올랐다. 한 유튜브 방송에서 모 채널의 아나운서가 “얘가 만약에 한국에 들어와서 활동을 하잖아요. 그러면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유승준은 거짓된 정보라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유승준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뉴스 기사에는 수 천 개의 댓글이 달리고 SNS에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무려 17년이나 지났음에도 말이다. 사실 2019년은 ‘유승준 논쟁’이 다시 촉발될 수밖에 없는 해다. 지난 7월 대법원이 유승준의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유승준 개인에게는 아직 확정적이진 않지만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명분이 조금이라도 생긴 셈이다. 하지만 20일에 열리는 파기 환송심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유승준이 입국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논쟁이 진행 중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국민 청원글이 게재되어 무려 25만 명이상이 동의했다. 이에 ‘본격연예 한밤’은 지상파 최초로 미국 LA로 직접 유승준을 만나러 갔다. 그동안 유튜브, SNS등을 통해 전달되었던 그의 이야기를 그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마지막 ‘기회’인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묻고 싶었다. ‘17년 전 무슨 생각으로 그러한 판단을 했는지‘, 현재 루머와 팩트가 뒤섞인 와중에 ’무엇이 진실인지‘, 그리고 ‘왜 한국으로 그토록 들어오고 싶은지’ 여러 차례의 연락 끝에 어렵게 인터뷰를 수락한 유승준은 그동안 제대로 듣지 못했던 ‘17년 전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놓았다. 아래는 당시에 왜 마음이 변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일부다. “저는 처음에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솔직히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송일이 끝나고 집 앞에서 아는 기자분이 오셔서 승준아, 이러더라고요. 꾸벅 인사를 했는데 ‘너 이제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하셨어요. 저도 ‘네. 가게 되면 가야죠.’ 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한거죠. 저보고 ‘해병대 가면 넌 몸도 체격도 좋으니까 좋겠다’라고 해서 전 ‘아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런 뒤에 헤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스포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라는 기사가 나온 거예요.“ 제작진은 이에 대해 ”분명 신검까지 하고 방송을 통해 수 차례 이야기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또 ‘세금을 덜 내기 위해서 한국비자를 신청하는 것 아닌가? 관광비자로 들어와도 되는데 왜 F4비자를 고집하는지’ 등 한국에서 논쟁이 된 문제들에 관해서도 질문을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그간 언론에 한번도 하지 않았던 해명을 들려줬다. 4남매의 아버지이자 배우로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승준. 17년간 지내왔던 그의 근황과 더불어 ‘왜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지’, ‘그 간의 다양한 루머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에 대한 대답은 이번 주 화요일 밤 ‘본격연예 한밤’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SBS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댓글에 화 났냐고요? 알라가 날 낱낱이 알아 웃음이 나왔어요”

    “댓글에 화 났냐고요? 알라가 날 낱낱이 알아 웃음이 나왔어요”

    “(나에 관한 댓글들을 읽고) 화가 난 것이 아니었어요. 그게 아니라 알라가 날 낱낱이 알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웃음이 나왔어요.” 이 왕비님, 개념 좀 있으신 것 같다. 말레이시아 제6대 파항 술탄(국왕)인 알술탄 압둘라 리아야투딘 알무스타파 빌라 샤 이브니 술탄 아마드 샤 알무스타의 부인인 라자 페르마이수리 아공 왕비 얘기다. 경찰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라자 페르마이수리 아공(이 긴 이름을 다 써야 하는 모양이다) 왕비를 소셜미디어에서 비하한 이들을 체포했는데 왕비는 국민들의 오해가 많다며 트위터 계정을 다시 살렸다. 왕비는 일간 스트레이트 타임스에 보낸 기고를 통해 “경찰이 이들을 구금했다는 소식에 정말로 당황했다. 오랜 세월 남편이나 나나 우리에게 좋지 않은 얘기를 했다고 누군가를 경찰에 고발해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자유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화가 나고 당황했기 때문에 체포 소식을 듣고는 다시 트위터 계정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는 바람에 비난 댓글에 화가 나서 그런 것이라고 추측들 했는데 순전히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였다고 밝혔다. 라자 페르마이수리 아공 왕비는 남편과 자신은 경찰에 자신을 비하한 이들을 체포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그녀에게 이들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고 게시물을 계속 업뎃했다. 지난 13일 늦은 저녁에도 서부 클랑 시에서 왕비를 공격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파르티 소시알리스 말레이시아(PSM) 당원인 칼리드 이스마스가 체포됐다. 툰쿠 아지자 아미나 마이무나 이스칸다리아 술탄 이스칸다르란 긴 본명을 갖고 있는 그녀는 현재 국가 수반의 아내다. 이 나라는 특이한 입헌군주제를 갖고 있는데 아홉 명의 주정부 통치자가 5년마다 돌아가면서 국왕 직위를 누린다. 왕비는 “내 스스로 경찰이 어떤 조치도 취하지 말도록 알리게 했다. 다시 되풀이하는데 난 그들 때문에 계정을 죽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마스를 체포한 것은 1948년 치안법에 따른 것으로 많은 야당, 인권단체 등의 거센 항의를 들었다. 그는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보석으로 석방됐다. 라자 페르마이수리 아공 왕비에게 비난 댓글이 쏟아진 것은 지난달 31일 독립 기념일 행사 때 너무 많은 사진을 찍는 데 집착했다는 것이었다. 일간 말레이시아 스타에 따르면 어떤 이는 “어린 아이처럼 굴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왕비는 국왕이 자신에게 사진을 찍자고 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채근담 하룻말 2] 널려 있는 ‘나물뿌리’와 얼마 만큼 달라졌을까

    [채근담 하룻말 2] 널려 있는 ‘나물뿌리’와 얼마 만큼 달라졌을까

    지난 6일 저녁 땡초부추전에 막걸리 잔 부딪히는데 자꾸 누군가 시비를 붙는다. “하루 한 편씩만 읽는 사람이 있겠어요?” “허허, 있으면 어떻고 또 없으면 어쩔까?” 물색 없는 기자가 끼어들었다. “공모를 해보면 어떨까요? 일년 뒤 누군가 나타나 실천했다고 하면 박 선배랑 술 한 잔 기울이는 것으로.” 1편 보러가기 그런 책이다. 2014년 피카소를 제치고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2017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경신할 때까지) 화가였다는 치바이스의 그림을 멀거니 쳐다보기만 해도 좋다. 묘하게도 앞의 ‘그림이 좋은 책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을 무렵 치바이스의 그림들도 서울 예술의전당에 내걸려 있었다. 명나라 때와 청나라 때 판본이 각각 수십 종이고, 국내 번역본만 해도 수십 종이다. 모두 글자로만 펴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나물뿌리 씹듯 생각을 곱씹으라고 지은 책인데 여백과 숨쉴 곳을 만들지 못했다.심지어 한국어판을 계약한 중국 궈마이 문화매체 유한주식회사 판본 ‘채근담 일일일언’에도 치바이스 그림은 손바닥만 하지도 않았다. 해서 마치 사진을 촬영한 듯 세밀하기 이를 데 없는 곤충 그림의 맛을 빼앗았다. 그림을 확 키우고 ‘못난 글을 뿌려 어울림을 찾았다.’ 조금 더 자세히 번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자. 원문을 생략하고 옮긴 것만 비교한다. 자신의 마음을 우매하게 하지 말라. 사람의 정을 다 쓰지 말라. 물건의 힘을 끝까지 쓰지 말라. 물건의 힘을 끝까지 쓰지 말라. 이 세 가지는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는 것으로 삼을 수 있고, 백성을 위한 명(命)으로 세울 수 있으며, 자손을 위하여 복 짓는 것으로 삼을 수 있다.(임동석 옮김) 저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남의 고초를 너무 심하게 하지 말며, 사물의 힘을 다 긁어 쓰지 말라. 이 세 가지로써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백성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자손을 위하여 복을 지을 수 있으리라.(조지훈 옮김) 자신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 않고, 남을 야박하게 대하지 않으며, 재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는 천하를 위해 [내] 마음을 세우는 길이고, 살아가는 백성을 위해 목숨을 세워주는 것이며, 자손을 위해 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김원중 옮김) 아래는 ‘채근담 하룻말’의 22일치다.부귀를 뜬구름으로 여기는 풍류가 있으되 그렇다고 꼭 암서혈처(巖捿穴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황천석(膏?泉石)의 괴벽함이 없더라도 항상 술과 시에 취할 수는 있어야 한다. 다툼과 쫓음은 남의 말을 들어주면 그만, 모든 사람이 취했다고 혐의 둘 일도 없고, 염담은 자신의 뜻대로 하면 그만, 자신 홀로 깨어 있다고 자랑할 것고 없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한 바 “법에 얽매임도 없고, 공(空)에 얽매임도 없다”라는 것이다. 몸과 마음 두 가지가 자유자재한 경지이다.(임동석 옮김) 부귀를 뜬구름으로 여기는 기풍이 있어도 반드시 깊은 산골에 살 필요는 없으며, 산수를 좋아하는 버릇이 고질됨은 없어도 항상 스스로 술에 취하고 시를 즐겨야 하리라. 명리의 다툼일랑 남에게 맡기되 뭇사람이 다 취해도 미워하지 말며, 고요하고 담백함을 내가 즐기되 홀로 깨어 있음을 자랑도 하지 말라. 이는 부처가 이르는 바 법(法)에도 얽매이지 않고 공(空)에도 얽매이지 않음이니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지니라.(조지훈 옮김) 부유함과 귀함을 뜬구름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다 하더라도, 꼭 바위나 동굴에 깃들어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샘물이나 돌에 심취하는 기벽이 없다 하더라도, 늘 스스로 술에 취하고 시에 탐닉해야 한다. [명예와 이익을] 다투는 일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명예를 다투는 데] 흠뻑 취해 있음을 싫어하지 마라. 고요하고 담박한 마음은 자신에게 맡기고 홀로 깨어 있음을 자랑하지 마라. 이것이야말로 부처가 말하는 바 제법(諸法)에 얽매이지 말고 공에도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니, 몸과 마음 두 가지가 자유자재인 것이다.(김원중 옮김) 아래는 ‘채근담 하룻말’의 129일치다.3편 보러 가기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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