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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 문화재 관람료, ‘봉이 김선달’로 치부하면 될까 [클로저]

    사찰 문화재 관람료, ‘봉이 김선달’로 치부하면 될까 [클로저]

    관리자 존재하지만한 쪽으로 치우친 ‘사찰 부지 공공재’ 인식사찰 주변도 설계자의 의도조계종, 정부 종교 편향까지 주장경상북도 경주시 불국로 385 불국사. 이 절의 입장료는 6000원입니다. 경주 시민에게는 무료지만 일반 관광객은 아니죠. 불국사는 신라시대부터 긴 세월 여러 세력을 거치며 만들어진 곳입니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요. 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입니다. 조계종은 이번 정부 들어 연이어 섭섭한 마음을 표하고 있었는데요. 정부와 여당이 종교 편향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사찰 문화재 보려면상주하는 세심한 손길 필요 아시나요. 불국사도 조계종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불국사 안 청운교, 백운교 앞을 올라가지 못하도록 노란 질서 유지선도 설치했고요. 불국사를 들어가 얼마간 걸으면 나오는 박물관도 만들었습니다. 박물관 입장료는 별개로 한 번 더 지불해야 하는데요. 2000원입니다. 내부 사진 촬영은 안 됩니다만 승려들의 사리와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불교 문명 등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습니다. 유물들은 지진을 대비해 낚싯줄로도 묶여져 있고요. 세심한 관리를 받고 있어요. 이 모든 유물 관리가 무료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문화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손길이 닿고 있기 때문이죠. 발굴된 문화재를 대중이 만날 수 있도록 이 순간에도 보전하는 손길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은 다소 과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겠죠. 사찰 문화재를 향한 세심한 손길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전혀 없는 발언이었던 셈이니까요. 사찰에는 입장하지 않고 해당 사찰의 부지에 있는 공원만 이용하겠다는 등산객을 위한 발언이라고는 해도 말입니다. 그 부지의 주인은 엄연히 존재하거든요.● 없는 것 있는 것처럼 속인봉이 김선달주인·설계자 존재하는사찰 부지 봉이 김선달 이야기를 자세히 아시나요. 아마 사기꾼이라는 것만 아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최근엔 플랫폼 영업자 등 신기술로 영리하게 돈을 버는 사람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부를 정도니 그 정의가 많이 변했죠. 하지만 말입니다. 봉이 김선달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완벽히 상대를 속여 자신만 철저한 이득을 얻는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찰 문화재는 봉이 김선달처럼 없는 걸 있는 것처럼 사람을 속여 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새로운 시설을 보완해 일반에 소개하려면 투자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사찰 부지를 향해 절과 따로 놓고 매표소를 두 개 설치하는 등 분리하자는 주장도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사찰 부지의 주인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은 명백하고요.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사찰을 지을 때 주변과의 조화를 중시했습니다. 사찰뿐 아니라 주변 전체가 이를 아우르는 곳이라고 생각했죠. 부처를 만나러 올라가는 좁은 길은 높고 길었습니다. 사찰 앞 다소 가파르게 지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이유는요. 가쁜 숨을 이끌고 올라와 넓게 트인 사찰 부지에서야 비로소 여유를 느끼라는 의도였습니다. 위압감도 주고 경건함도 느끼라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죠. 이 때문에 설계자는 사찰에 들어서면 주변을 탁 트여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곳에서야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었는데요. 즉, 사찰과 그 주변은 전부 설계시 고려한 부분들이라는 겁니다. 현대에 와서 사찰 인근에 주차장을 세우고 사찰 경관을 흐리는 일에 대해 아쉬운 소리도 나오는 건 이렇게 섬세한 이유에서입니다. 기존에 설계된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결과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발언 직후 사과는 없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꺼낸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심은 이제 일대일 면담으로는 진정시킬 수 없을 만큼 돌아선 것 같습니다. 정 의원은 당시 경남 합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 문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를 ‘통행세’라 평가 절하하며 관람료 징수 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칭했죠. 당시에 정 의원이 사과했다면 상황이 진정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교계의 항의가 이어지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신 사과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8일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원행스님에게 “우리 식구들 중 하나(정청래 의원을 지칭)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사과했습니다. 이후에도 정 의원의 사과는 한동안 없었습니다. 정 의원은 11월 25일에야 조계사를 찾아 사과 의사를 전했습니다. 다만 너무 늦은 걸까요. 조계종으로부터 “일방적 태도”라며 문전박대당하고 말았죠. 참배라도 하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발언 직후 사과를 거부했던 정 의원에 대해 불심은 완전히 등을 돌렸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불교 내부에서는 아예 ‘종교 편향’을 주장하는 반발이 거세게 일어납니다. 조계종은 지난달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 홈페이지에 “종교편향으로 시종일관한 문재인 정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돌아보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여론을 들끓게 할 정도의 종교 편향‧불교 차별 사례가 없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개인 신앙인 가톨릭만 받드는 정책으로 시종일관한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1700여년 불교 역사헤아리지 못한 결과 지금 불국사 앞에는 정 의원과 민주당을 성토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습니다. 불교계는 21일에 서울 종로구 조계종 대웅전 앞마당에서 ‘종교 편향’에 반대하는 승려대회도 열었죠. 승려대회는 승려들이 모이는 행사입니다. 다음달 말엔 ‘범불교도 대회’도 열 계획입니다. 범불교도 대회가 열리면 불교 신자들까지 모이게 됩니다. 이날 행사에서 원행스님은 “문화재보호법으로 인정받은 문화재 구역 입장료도 통행세로 치부받기에 이르렀다”고 호소했죠. 봉이 김선달 발언이 1000여년 이어온 전통의 역린을 건드린 모양입니다. 승려들은 여전히 정부에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정 의원이 일단 사과는 했습니다만, 불교계의 화가 누그러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달초 조계종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지적하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문 정부의 종교차별과 편향문제는 대통령의 유별난 종교적 신앙심이 개인의 신념을 넘어 공적 영역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공공연히 침범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불교계는 정부와 여당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질 않습니다.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올림픽 2열] 중국 대륙 휘감은 ‘구아이링 열풍’

    [올림픽 2열] 중국 대륙 휘감은 ‘구아이링 열풍’

    [중계화면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 올림픽을 2열에서 지켜보며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코 앞에 둔 2일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온 19살 벽안의 소녀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바로 프리스타일 스키점프 선수 구아이링(谷爱凌)입니다. 영어 이름은 에일린 펑 구(Eileen Feng Gu)죠.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름이 두 개입니다. 수천명의 선수들이 올림픽 참가를 위해 베이징에 들어 왔지만 중국인의 관심은 거의 그가 독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아이링은 2019년부터 중국 대표로 국제 대회에 출전해 왔습니다. 미중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미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자신의 의지로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아이링은 200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습니다. 올해로 19살입니다. 3살 때 처음 스키를 시작해 8살에 프로팀에 입단했고요. 9살에 미국 주니어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뒤로 지금까지 각종 대회에서 50개가 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말 그대로 ‘스키 천재’입니다.그는 스키 뿐만 아니라 축구, 승마 등 여러 스포츠에 능하고 공부도 잘하는 ‘엄친딸’입니다. 2020년 SAT(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600점 만점에 1580점을 받아 스탠퍼드대에 합격하기도 했죠. 구아이링은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 파이프 세계 챔피언입니다. 빼어난 실력에 미모까지 겸비해 광고 모델 섭외가 끊이지 않습니다. 보그와 엘르 등 패션 잡지에서 표지 모델로 내세웠고, 콧대 높기로 소문난 루이비통(LV)도 그와 손잡고 새롭게 디자인된 ‘트위스트백’을 내놨습니다. 구아이링은 실력이 모자라서 중국으로 간 것이 아닙니다. 그가 중국을 대표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결정할 때도 미국 대표팀에 선발돼 있었습니다. 미국 스포츠계도 구아이링의 귀화를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인으로 경기에 뛰어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그가 중국 대표로 출전하기로 했으니 중국인들은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지난달 21일 중국중앙(CC)TV는 구아이링이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그가) 평소 제일 좋아한다는 만두를 먹었다”는 내용까지 세세하게 전했습니다.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엄마가 태어난 곳(중국)의 젊은이들,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 역시 ‘말도 예쁘게 잘하는’ 구아이링을 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다만 일각에서는 그의 귀화가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라고 봅니다. 전 세계 스폰서 기업들에 자신의 상품성을 극대화하고자 중국 국적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구아이링이 귀화를 선언한 2019년만 해도 그를 후원하던 업체는 단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2021년에는 2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가 몰려 들었습니다. LV와 티파니, 빅토리아 시크릿, 에스티 로더 등 하나같이 명품들입니다. ‘중국인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미국인’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이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전 세계 고가품 브랜드 최대 고객은 중국인입니다. 이들이 열광하는 미모의 스포츠 선수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후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다만 그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국적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중국은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구아이링은 미국 국적을 포기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가 여전히 미국 여권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평생 미국에서 살아온 그가 진짜로 여생을 중국인으로 살려고 국적을 변경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죠. 실제로 구아이링은 2019년 국제스키연맹에 국가 변경을 요청할 때 “미국 시민권자 신분은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그의 주요 스폰서인 레드불 홈페이지에 ‘구는 중국 국가대표가 된 뒤로 미국 여권을 포기했다’고 소개돼 있었다. 구아이링이 진짜로 미국 국적을 버렸는지 취재에 들어가자 레드불이 돌연 이 내용을 삭제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기 때문에 그가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을 문제삼지 않습니다. 중국은 일부러 이 부분을 확인하려 하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괜히 ‘긁어 부스럼 낼’ 일을 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구아이링은 자신의 국적과 관련된 논란에 ESPN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인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고 동시에 중국인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며 “내가 미국에 있을 때는 미국인이지만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접적인 답을 피한 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걸로 봐선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어찌됐건 중국은 그에게 환호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광고를 싹쓸이하고 있죠. 베이징 어딜 가도 그의 얼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국을 대표할 스키 선수가 없던 중국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WSJ은 “중국이 자랑하는 스타 스키 선수(구아이링)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여전히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라며 스키를 배웠음에도 굳이 중국인으로 경기를 뛰려는 데 대한 서운함의 표시입니다. 반면 중국은 그를 ‘중국을 빛낸 인재’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CCTV는 구아이링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조국인 중국을 위해 젊은 여장부의 꿈을 실현했다”고 칭찬했습니다. 당분간 그를 둘러싼 미중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듯 합니다.
  • 교복입은 K좀비 ‘지금 우리 학교는’, 장기 흥행 가능할까

    교복입은 K좀비 ‘지금 우리 학교는’, 장기 흥행 가능할까

     해외선 “호러·좀비 애호가 볼만” 호평 액션 박진감…학교 공간 활용 돋보여“지루하다”“사회문제 너무 많다” 혹평도넷플릭스의 올해 첫 한국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지난 28일 베일을 벗었다. 설 연휴 공개된 야심작인데다 고정팬을 가진 좀비물이라는 점에 힘입어 글로벌 1위로 출발했지만, 국내외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30일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온라인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순위 세계 1위에 올랐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12부작 드라마다. 효산시라는 한 도시의 고등학교에 갑작스럽게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뒤 학생들은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지만 학교는 좀비 소굴로 변했고, 외부의 구조는 닿지 않는다. 좀비로 변해버린 친구들과 사투를 벌이면서 결국 학생들은 스스로 위기를 탈출한다. 기본적으로 좀비물이지만 드라마는 집단 괴롭힘, 학교 폭력, 디지털 성폭력, 빈부 문제 등 여러 사회 이슈를 건드리며 각자 살아남아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녹인다. ‘킹덤’에서도 보여준 바 있는 한국 좀비 특유의 빠른 움직임과 변화가 공포감을 더한다. 도서관, 음악실, 체육관 등 학교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등에서 “넷플릭스는 좀비 장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호러와 좀비 애호가들이 몰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또 다른 미국 비평사이트 IMDb에서는 공개 48시간 만에 2000명 이상 평가에 참여했으며 평균 평점은 7.7점을 기록했다. 이는 ‘오징어 게임’(8점)보다는 낮지만 ‘지옥’(6.7점)과 ‘고요의 바다’(6.9점)보다 높은 수치다. 혹평도 있다. IMDb 관객평에는 “다른 좀비 영화와 같은 줄거리와 평범한 캐릭터”, “초반 2∼3회 이후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루해진다”는 반응도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학교폭력, 10대 성 문제 등 너무 많은 사회 문제가 등장한다”거나 “러브라인이 이질적”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폭력 장면도 수위가 높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됐다.
  •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설’까지는 클리셰여도, 아무튼 명절은 만만하지 않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만에 가족들과 둘러 앉았다는 기쁨도 잠시, 누워있는 남자 형제에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여자들의 모습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휴식임과 동시에 부담스러운 대비한 ‘성평등한 설’을 위한 책 5권을 소개한다. 당장은 아니어도, 노력하면 도래할 그 날을 위해.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 ‘밝은 밤’ 장편 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은 최은영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여성 4대의 삶을 담았다. 서른 두 살 지연이 이혼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찾은 곳 ‘희령’. 열 살 때 할머니 집에 방문하기 위해 잠깐 머물렀던 기억을 제외하면 낯선 곳에 가까운 그 곳에서 할머니와 이십 여년 만에 재회한다. 거기서부터 지연이 희령에서 새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현 시점의 이야기와 할머니에게 전해듣는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 이야기 형식의 특별한 점은, 과거의 이야기가 할머니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풀려나오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연이 재구성한 것이라는 데 있다.●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투쟁… ‘상냥한 폭력들’ ‘상냥한 폭력들’(동아시아)의 부제는 ‘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피해와 가해의 투쟁기’이다. 얼마 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돼 ‘미투 2차 가해’ 논란을 불렀던 걸 떠올리면, 정말로 맞아 떨어지는 부제다. ‘미투 변호’의 최전선에서 피해자를 변호해 온 이은의 변호사가 굵직한 성폭력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변호사로서 ‘법’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한편, 유독 성폭력 재판에서 법이 객관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진단을 내린다. 나아가 “가해자의 행위가 범죄로 인정되고 처벌을 받는 것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법조계 안에 제대로 안착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128쪽)라고 말하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그 남자들은 왜?…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멜랑콜리아)은“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선언한 일곱 남자들을 인터뷰했다. 남성으로서의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성별을 넘어 바라본 페미니즘의 지평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흔적들을 담았다. 각각의 남자들은 젠더 스터디 연구자(곽승훈), 페미니즘 활동가(이한), 언론 노동자(박정훈), 시인 및 돌봄노동자(서한영교) 등 서로 다른 직업들을 갖고 있다.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티페미니즘이 터져 나오는 사이 이들은 페미니즘이야말로 성별에 관계없이 ‘상생’을 가능케 하는 주의주장이란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시스젠더 남성이 너무나 완벽하게 ‘여성성’을 수행할 수 있으면, 그건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이라는 것 자체가 반드시 여성에게만 부착되어야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 사람도 하고 저 사람도 할 수 있는 거면 누구만 하라고 강요할 이유가 없죠.”(신필규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한국 사회를 뒤덮은 성역할 규정에 경종을 울리는 글이다.●결혼한 여자들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비혼, 비출산 시대, 결혼한 여자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희생자나 조력자가 아닌 삶의 주체로서의 ‘아내’ ‘엄마’ ‘며느리’는 가능할까.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결혼한 여성으로서 끊임없이 이같은 질문에 부닥쳤던 열 명의 기혼여성들이 쓴 책이다. 고립육아를 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 시가에 대해 할 말 많은 며느리, 남편보다 더 많이 벌면서 가사와 육아까지 도맡은 직장인, 육아휴직 중인 전업주부, 아이를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결국 회사를 차린 창업가 등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견고한 가부장제에 아주 작은 균열이라도 내보려 애쓴다. 가부장제의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잘못된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남편과 업무분담각서를 쓰는 방법에서부터 주 양육자 바꾸기, 시어머니와의 연대, 애 낳은 엄마의 ‘엄마기’ 선언, 집안에 나만의 공간 만들기, 결혼방학과 결혼졸업, 주부를 위한 월차 제도와 주 5일 근무제까지. 이번 설도 ‘성평등하기는 글렀다’는 체념에 접어든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나의 감정은 사소하지 않다… ‘마이너 필링스’ ‘마이너 필링스’(마티)는 한국계 미국 작가 캐시 박 홍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은근하게 계속되어 끝내 내면화된 차별과 구별짓기가 한 개인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들을 남기는지 파고든다.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건 네 피해의식이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내민다.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각종 유력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자서전 부문)을 수상했다.
  • ‘그 해 우리는’ 작가 “사랑하며 매일 쓴 일기, 웅·연수 이야기에 녹아있죠”

    ‘그 해 우리는’ 작가 “사랑하며 매일 쓴 일기, 웅·연수 이야기에 녹아있죠”

     이나은 작가 지상파 드라마 입봉작 2030 공감 얻으며 OTT서 인기“또래 청춘들 현실적인 이야기 담아 삶을 특별하게 만든 건 주변사람들”“사랑을 하면서 매일 쓴 일기와 제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어서 공감 포인트가 많았던 것 아닐까요.” 지난 25일 막을 내린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이나은(29) 작가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이렇게 꼽았다. 드라마는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위로하고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는 4~5%대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지만, 20~30대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늘의 톱10’ 1위, 글로벌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는 세계 드라마 10위(27일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는 전교 꼴찌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된 최웅과 전교 1등 출신의 국연수, 연수에 대한 짝사랑을 품은 김지웅(김성철), 인기 아이돌 엔제이(노정의) 등 청춘들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다. 이 작가는 “제가 딱 이 나이 청춘이다 보니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쓰려했다”며 “거창한 이야기를 꾸미기보다 또래들이 겪는 현실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네 주인공은 각자 나름의 상처도 안고 있다. 어린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가 있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이별을 택하기도 한다. 큰 사건이 등장하지 않지만 소소한 에피소드와 입에 붙는 대사들이 더해진다. “같은 상처나 고민 있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로 나와서 많이 위로 받았다는 반응을 주셨을 때 글을 쓴 이유가 완성됐다”는 이 작가는 “더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원래 드라마 가제가 ‘초여름이 좋아’였다는 그는 “청춘은 계절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청춘에는 여름이 유독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다. “20대 시절, 청춘을 돌이켜보면 별거 없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늘 옆에서 서로의 기록이 되어준 친구나 가족 통해서 많은 즐거움 얻었더라고요.” 돌아보면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건 주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힘들거나 지루한 지루한 시기를 겪는 분들에게 주변을 더 둘러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웹 드라마 제작사에서 예능 자막을 다는 일부터 시작해 집필까지 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작은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2016), 전작은 ‘연애미수’(2019)로 모두 로맨스물이다. ‘그 해 우리는’으로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입봉한 그의 꿈은 “현실적인 작가가 되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작가, 친구같은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드라마 작가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 대신 해주는 사람인 것 같거든요. 후속작은 제가 30대가 된 만큼, 30대 청춘의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아파트·소음벽 넘어 볼 수 있을까, 태종·세종의 눈길 닿던 한강

    아파트·소음벽 넘어 볼 수 있을까, 태종·세종의 눈길 닿던 한강

    ■조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이궁(離宮) ■서울 광진구 뚝섬로 58길 101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울타리의 펜스형 표석(복원한 낙천정은 인근 현대강변아파트 102동 옆)‘신선의 풍경, 사람의 소음’ 광나루는 강폭이 넓어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 곳이다. 광나루, 광진의 다른 이름이 양진(楊津)이었으니 물가에 버드나무가 낭창낭창 휘늘어져 있었을 테다. 팔당에서 들어오는 물은 잘 보이고 동호로 빠져나가는 물은 보이지 않으니 명당이랬다. 뚝섬은 예부터 장안에서 인심이 가장 좋은 동네로 일컬어졌다. 저녁 무렵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이 있으면 너나없이 각추렴해 굶는 사람이 없었다. 자연의 풍광이 아름답고 사람의 풍경 또한 아름다웠던 그곳, 광나루와 뚝섬 사이에 낙천정이 있었다. 하지만 앵돌아 한강을 등진 ‘낙천정 터’ 표석 자리에서는 물결 한 자락 보이지 않는다. 가지치기한 겨울나무 아래 울타리에 걸린 표석이 휑뎅그렁하다.낙천정에 맑은 가을이 다시 오고 훌륭한 임금 머무르시는 곳에 상서로운 기운이 피어오르네 부슬비 속에 흰 갈매기는 마포 어귀를 날고 지는 노을 속으로 외로운 오리 한 마리 북한산 위로 날아가네 임금의 호탕하고 어진 덕에 바람 앞의 풀처럼 백성들이 감화되어 엎드리고, 성스러운 은혜와 덕택이 강물과 함께 흐르네 정무 바쁘신 와중에 짬을 내어 풍광을 감상하니 인간 세상에 이곳을 빼면 어디가 신선의 풍경이란 말인가? 변계량이 노래한 낙천정을 깜냥껏 풀어 보다가 문득 어줍은 꾀가 떠올랐다. 낙천정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지어진 301동 아파트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자유 출입이 가능한 현관이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는 일은 어렵지 않다. 잡상인은 아니지만 외부인은 분명하니 지은 죄도 없이 뒤통수가 찌릿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갈매기와 오리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강 귀퉁이 한 조각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한데 그조차 욕심인가? 집 안 베란다를 통해서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구조라 23층 꼭대기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뒤편 쪽창을 통한 주차장뷰뿐이다. 잠긴 옥상 문 앞에서 맥없이 돌아 쪽창 너머 생뚱맞은 곳에 걸린 표석을 사진으로 담는다. 허탈하고 아쉽다. 일상적으로 완상할 수 있는 수려한 경치는 옛적에 권력이라면 지금은 금력으로 표상되는 힘의 전유물인가 보다. 그래서 다들 그토록 그 무서운 호랑이를 잡아타고 싶어 안달하는 걸까? 호랑이라는 이름이 통용된 것은 18세기 숙종 때쯤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북쪽에서는 범, 남쪽에서는 호랑이라 불렀다. ‘문제적 인간’ 이방원은 달리는 호랑이를 잡아탔다. 포수들은 호랑이 사냥을 나갈 때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호랑이 뼈와 고기로 끓인 국을 먹었단다. 이방원이 호랑이의 주인이 된 것은 호랑이를 갈아 마실 정도로 호랑이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 왕가를 통틀어 과거 급제자는 이성계의 5남 방원과 6남 방연뿐이다. 방연은 건국 전에 죽었으니 조선 왕실의 급제자는 이방원이 유일하다. 타고난 명석함에다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고려 왕조를 끝장내고 조선을 창업한 경험이 더해져 그는 한층 강해졌다. 곰의 앞발은 철퇴요 발톱을 세운 호랑이 앞발은 칼이랬다. 젊은 역사 마니아들이 붙인 이방원의 별명은 ‘킬(Kill)방원’. 정몽주와 정도전부터 이복형제 방석·방번까지, 이방원은 호랑이의 앞발로 거치적거리는 정적을 모두 베었다. 방원이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욕의 화신, 역사학자 임용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치 9단 술수 9단’의 이미지로 후대에 기억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그런데 아버지 태종은 정안군 이방원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 18년 동안 호랑이를 타고 거침없이 달린 태종은,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눠 갖지 못하는 것이라는 공식을 깨고 아들 세종에게 호랑이를 양도한다. 스스로 “말과 사람을 보는 눈은 내가 옛사람에게 양보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던 태종은 호랑이를 제대로 다룰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보았고, 호랑이의 다음 주인에게 꽃길을 깔아 주기로 결심한다. 처가인 민씨가를 숙청했던 실력으로 세종의 처가, 즉 사돈인 심씨가를 단칼에 제거한다. 외척이라는 내부의 위험을 없앤 후에는 바깥으로 눈을 돌려 왜구의 소굴이자 전진기지였던 대마도 정벌을 바로 이곳 낙천정에서 실행한다. 정벌을 마치고 보무당당히 돌아온 원정군이 승리의 술잔을 드는 모습이 눈에 삼삼하다. 태종은 껄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흠뻑 취했을 것이다. 조선 창업 성공과 성군 세종 만들기 프로젝트, 그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2009년 정비 사업 전까지 ‘낙천정 터’ 표석은 엉뚱한 자리에 있었다. 102동 표시만 보고 가다가 뒤늦게 현대강변아파트가 반대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재미있는 일은 돌아가는 길에 또 다른 ‘낙천정’을 발견한 것이다. 숯불갈비를 파는 식당 낙천정. 최소한 식당 주인은 가게 이름을 지을 때 동네의 역사적 의미를 참고했을 테니 표석 자체보다 이 같은 기억의 작은 징표가 더 반가울 때가 있다.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편식쟁이 아들이 행여 건강을 해칠까 봐 자기가 죽은 뒤 상중일지라도 세종에게는 고기를 먹이라던 태종이 아니었던가? 그토록 애틋한 부자가 함께 거둥했던 낙천정을 기리는 데는 숯불갈비집이라도 무색지 않으리라!현대강변아파트 102동 옆구리에 있는 낙천정 아닌 낙천정은 1993년에 서울특별시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었다가 2009년 해제되었다. 몇몇 인터넷 자료에는 아직 이 정자가 낙천정 터 이미지에 올라 있다. 1991년 현대강변아파트를 건축할 때 땅을 기부채납 받아 건축한 듯한데, 후일 사료와 항공사진 등을 통해 원위치에서 200m 이상 차이가 나고 정자의 원형 또한 조선 전기 양식이 아님을 확인하면서 기념물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사료 발굴에 따라 역사도 변한다. 개발과 보존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주먹구구로 기념물을 지정했던 시절을 지나 유물·유적에 접근하는 방식이 정교해져 간다는 사실은 의미 있다. 건축물의 경우 도면과 설계도가 없으면 경주 황룡사지처럼 폐허로 남겨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텅 빈 자리를 상상력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폐허라도 더없이 충만할 것이다.다만 복원물이 의미를 잃으니 고스란히 흉물이다. 주차된 차에 가로막히고 입구가 쇠사슬로 폐쇄된 낙천정 아닌 낙천정에서 보이는 것은 소음벽과 고가차도뿐이다. 방치된 정자를 대신해 조망대를 설치하면 어떨까? 그렇게라도 태종과 세종의 눈길이 닿았던 너르고 푸른 한강을 보면 좋지 않을까? 현재의 호랑이가 과연 허락할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호랑이인지 고양이인지도 모르면서 잡아타겠다는 것은 욕심이요, 호랑이 등에서 내려오지 않으려는 것은 탐욕이요, 호랑이가 영원히 멈추지 않고 달리리라 믿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높다란 소음벽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차량들의 소음이 내내 사위에 웅웅거린다. 호랑이에 오르는 것은 절경을 취하고 소음을 견디는 일일 테다. 한 블록만 물러나면 한강뷰는 없을지나 사방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오는 길에 지났던 자양전통시장에 들렀다 귀가하련다. 세상은 하 수상해도 호랑이 따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일상의 소음은 진진하다. 충청도식 무시루떡과 매운 닭강정이 인심 좋은 자양시장의 별미랬다.(끝)
  • 이재명 “주 4.5일제 추진…먼저 도입한 기업 인센티브”

    이재명 “주 4.5일제 추진…먼저 도입한 기업 인센티브”

    “전국민 고용·산재 보험 도입”“노동 현실은 똑바르게 바로 펴고 싶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주 4.5일 근무제’를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부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국민 노력으로 경제는 세계 10위 강국이 됐지만 일하는 사람의 권리, 노동 환경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노동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과제는 공정한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고 단계적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면서 “선도적으로 주 4일 또는 주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에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터에 오래 머무른다고 생산성이 높은 것이 아니다”며 연차 휴가 일수 및 소진율의 향상, 포괄 임금 약정 제한, 가족 돌봄 휴가제 확대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공정한 노동 시장은 고용 안정에서 시작된다”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와 국민의 생명, 안전에 직결된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요하는 원칙을 법제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근로기준법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공정임금위원회 설치, 적정임금제도 공공부문 전체 확대, 고용 불안전성 비례 추가 보상제도 시행 등의 구상을 내놨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 추가 보상제도와 관련해 “경기도 수준인 7~8% 정도의 평균 비정규 고용 불안에 대한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건 예산상으로는 그렇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내년 정도부터는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여전히 민간 영역에서도 똑같은 일을 할 때 보수의 차이가 나는 것은, 더군다나 불안전한 노동자가 더 적게 받는 것은 이중의 차별”이라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내세웠다. 또 “현행 근로기준법은 정규직 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변화된 노동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수고용, 플랫폼노동, 프리랜서 등을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구상도 공유했다. “소득기반 전 국민 고용보험을 조기에 실현해 실직과 실패를 딛고 재도전할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출산 전후 휴가와 부모 육아휴직을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영세 자영업자, 한계기업에 대해 충분한 보완, 지원 장치를 만들어서 했으면 충격이나 타격이 작았을 텐데, 이게 너무 급격히 하는 바람에 ‘을’ 간의 전쟁이 벌어져 저항이 심해지고 실질적 인상률이 결국 박근혜 정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법 확대적용에 따라 압박을 받을 영역에는 일정한 지원·회피·전환 정책을 적용해가면서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게 서서히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원청·하청을 통합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의무화, ‘노동안전보건청’ 설립, 상병 수당 확대, 업무상 재해위험이 높은 자영업자까지 포괄한 전 국민 산재보험 단계적 추진, 산재예방 예산 2조원으로 확대, 산업안전 보건주치의 제도 등도 함께 제안했다. 또 비정규직 대표의 노동조합 참여 보장, 지역밀착형 노동권익지원센터 전국 확대 및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 초기업 교섭 활성화 및 단체협약 효력 확장, 교원·공무원의 근무 외 시간에 직무와 무관한 최소한의 정치 활동 보장 등도 노동 공약에 넣었다. 이 후보는 “비록 제 팔은 굽었지만, 굽고 휜 노동 현실은 똑바르게 바로 펴고 싶다”며 “노동자의 아픔과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뼈저리게 느껴온 저 이재명이 사람을 위한 노동, 공정한 노동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반가사유상의 미소 ‘1도 경사’의 비밀 [클로저]

    반가사유상의 미소 ‘1도 경사’의 비밀 [클로저]

    “천정 보고 뒷모습 보라”반가사유상 관람법공간 구성 신경 써MZ세대에게 유물 접근 벽 낮춰부처의 얼굴과 1도.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좌우로 1도씩 오가면서 부처의 미소가 달라지는 것을 보겠다고 느꼈다고요. 틀린 접근은 아닙니다만 사유의 방에서만큼은 다소 아쉬운 대답입니다. 미디어 아트 작품을 지나 사유의 상을 만나러 가는 길까지는 약 24m. 그 거리에서 빛나는 천정만 보셨나요. 당신이 놓친 게 있습니다. 직접 걸어본다면 느끼기는 어렵지만, 바닥에는 숨겨진 1도가 있습니다. 숨겨진 1도. 이건 과연 우리가 유의미하게 느낄 수 있는 경사일까요. 박물관측은 전시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바닥에 1도를 숨겨 넣어 건축가가 의도한 ‘투시점’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1도의 정점에, 반가사유상이 있습니다. 이 곳이 바로 건축가가 의도한 투시점 지점인데요. 이곳에 서서 사유의 방을 바라보면 높이 1m의 반가사유상을 1.2m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즉, 앞을 내려다 보는 싯다르타 혹은 미륵보살의 얼굴을 올려다 보다, 뒤를 돌아 0.2m 높은 지점에서 그의 굽은 등을 보라는 의도죠.건축가의 의도는 또 있습니다. 이 곳에 서서 앞을 바라보면 남색 천정, 검은색 알루미늄봉, 토공이 손으로 칠했다는 적토벽이 들어옵니다. 이 곳에 서서 은은한 조명 속에서 반가사유상이 방을 품는 듯한 의미를 느끼라는 의도예요. 이것이 바로 경사 1도의 비밀입니다. 부처와 경사 1도. 옆으로 돌아보며 얼굴을 보라는 게 아니라요. 부처의 변함없는 그 은은한 미소와 뒤의 굽은 등을 당신의 시선에서 좀 더 가까이 내려다 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 우리의 절들은 발길이 닿기 어려운 산등성이에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기도 했지만, 산 넘고 물 건너가야 하는 공간이기도 했죠. 거기에는 부처의 위엄을 느끼라는 의도도, 그를 올려다보며 삶의 덧없음과 그를 통한 고통 해방을 느끼라는 의도도 존재했습니다.1000여 년이 흘러 반가사유상은 서울 용산구 한복판에서 경사 1도라는, 과거보다 한참 낮은 위치에서 사람들을 내려다 봅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 우리 조상과 달리, 경사 1도를 통해 조금 높은 곳에서 어쩌면 부처와 한 걸음 가까워진 건 아닐까요. 7세기 전반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이돌’ 반가사유상 두 점은 해외에 알려진 유명세에 비해 국내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했습니다. 해외에선 한국 명품 유물 등으로 비교적 알려졌지만 국내 전시관 3층 불교 전시실에 있던 작품들은 다소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외부와 1·2층 볼거리에 다소 밀려 역사 마니아만 찾는 공간이 됐던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반가사유상 두 점이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 우주 콘셉트 반가사유상등에서 바라보면 ‘최종 1도 경사’ 투시점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시된 사유의 방 공간 천정을 바라보면 별이 내리는 듯한 밝은 조명에 천정을 지지하는 봉의 마감까지 색을 신경쓴 은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이를 위해 건축과와의 내부 회의에서 상당 부분 시간의 영속성 콘셉트와 이를 반영한 디자인을 협의해야 했어요. 중점은 투시점이었습니다. 반가사유상 뒤에 서 0.2m 높은 위치에서 사유의 방을 한 눈에 바라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 겁니다. 이현숙 국립중앙박물관 경력관은 “건축가가 사유의 방 구조를 보더니 투시점이 있었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관람객들도 미세한 차이에 예민하다면 분명 공간 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고개 들어 천정 보면별빛 내리는 전시 구성 투시점에만 신경쓴 건 아닙니다. 천정 구성도 달리 했죠. 1400년 전의 유물이 오늘날의 관객을 만났다는 의미에 주목했습니다. 시간의 영속성을 상징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이를 위해 돔 형태의 천정은 우주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만 조명 46개를 은은하게 설치했죠.천정을 지지하는 데 동원된 건 알루미늄봉입니다. 2만 1000개의 이 봉은 천정을 아름답게 지지합니다. 봉의 옆면은 푸른색입니다. 또 반짝거려 빛이 반사돼 반가사유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검은색 밑면은 오돌토돌하게 가공했습니다. 빛을 단순히 머금으라는 의도죠. 벽은 페인트를 쓰지 않고 토공을 불러 적토를 발랐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투박하게 바른 벽에서도 따스함을 느끼라는 기획입니다. 반가사유상 위에는 간접 조명을 내려 눈이 부시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현숙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디자인 전문경력관은 “지금 사유의 방 조명은 보기 좋은 최적화의 상태”라면서 “일반 유물 전시 조명보다 조금 밝게 해 반가사유상이 잘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죠. ● 원한다면 설명 보라당신의 느낌이 우선 현재 사유의 방에 있는 반가사유상 두 점은 각각 6세기 중후반(78호)과 7세기 전반(83호)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각 높이 83.2㎝, 93.5㎝의 이 두 금동반가사유상은 자연스러운 옷 주름, 균형잡힌 신체가 엿보입니다.미술계는 이들을 학술·포괄적으로 지칭해 7세기 전반 제작 추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기 때문이죠. 기록을 남긴 게 아니니까요. 83호는 그로부터 약 50년 전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78호에 비해 제작 측면에서 튼튼해졌습니다. 주물 방식과 뼈대 등에서죠. 주조 기법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이전의 반가사유상이 약했던 부분을 83호는 보완했어요. 덕분에 이전 반가사유상의 등이 너무 얇아 생긴 문제는 83호에서 발견되지 않습니다. 몸체를 두텁게 한 덕분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반가사유상들은 경상북도 지역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가사유상 등장은 한국 조각사의 시발점으로 꼽힙니다. 혹자는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을 일컬어 석굴암과 함께 불교 조각사의 정수라고 극찬하죠. 신소연 연구사는 ”반가사유상이 미륵보살인지 싯다르타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둘은 깨달음 전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점이 힘든 시기를 겪는 MZ세대에게 동질감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원칙의 ‘킹’… “내 대의를 정의로”

    원칙의 ‘킹’… “내 대의를 정의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43일 앞두고 대선을 소재로 한 정치 풍자극 ‘킹메이커’가 26일 개봉한다. 1971년 4월 제7대 대선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야당 후보 진영을 오가며 선거 전략가 역할을 한 엄창록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50년 전이지만 선거판 정치인들의 치열한 전략 싸움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야 후보 김운범 역을 맡은 설경구와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을 맡은 이선균을 최근 화상으로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눠 봤다. “각자의 대의를 정의로 만들기 위해 대립하는 것이 바로 선거 아닐까요?” 영화 ‘킹메이커’에서 정치인 김운범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설경구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한창 선거철인데 요즘 선거 과정을 보면 저희 영화와 닮은 지점들이 꽤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에 ‘정의는 승자의 것’이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반대 진영인 여당의 이 실장(조우진)은 ‘당신의 대의가 있듯이 나의 대의가 있다’는 말도 하죠. 이처럼 각 진영이 생각하는 대의를 정의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대립하는 것이 선거 과정인 것 같습니다.” 영화는 각종 금권과 향응 선거가 판치던 1960∼70년대 선거판을 재현한다. 열세를 면치 못하던 김운범은 우연히 자신을 찾아온 서창대의 선거 전략으로 승리하고, 결국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 하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김운범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서창대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스타일리시한 정치 영화’라는 수식어답게 변성현 감독은 빛과 그림자를 통해 이들의 극한 대립과 딜레마를 표현한다. “영화에는 대선 후보를 뽑는 중앙 무대 뒤편에서 거래를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저럴 수도 있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현장에서는 올바른 목적을 위해 올바른 수단을 쓰는 영화판에서 일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운범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만큼 중압감도 컸다. 설경구는 “처음 시나리오에 캐릭터 이름이 ‘김대중’이었는데, 김운범으로 바꾸고 나서 부담이 조금 줄었다”면서 “워낙 잘 알려진 한국 정치의 거목인 만큼 그대로 모사하기보다는 나와 실존 인물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충돌하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영화에는 수차례 낙선했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김 전 대통령의 선거 도전사가 거의 그대로 옮겨졌다. 설경구가 생각하는 정치인 김운범은 어떤 인물일까. “주변 상황이 변하고 판이 커졌을 뿐, ‘정의는 사회의 질서’라는 김운범의 소신과 정의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외로웠지만 한결같은 사람이었죠. 올바른 정치 지도자란 리더십과 소신, 대의, 정의 등을 잘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학생수 줄어들면 교육 예산도 줄여야 할까

    두 정부부처 모두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재부·교육부 ‘재정교부금’ 각축전 정부는 매년 내국세의 20.79%를 떼어 각 시도교육청에 주고 교육청은 이 교육교부금으로 각종 교육정책을 펼칩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재부가 추경에서 6조 1000억원을 증액했는데 이를 받은 일부 학교가 현금을 살포하고 필요 없는 물건을 잔뜩 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기재부는 이를 문제 삼아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니 예산도 줄이자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교육교부금은 2000년 11조 3000억원에서 2020년 53조 5000억원으로 10년 만에 4.7배 늘었습니다. 초중고교 학생은 이 기간 810만 8000명에서 545만 7000명으로 32.7% 감소했습니다. 교육부는 학생수보다 학급, 학교, 교원 규모를 살펴야 한다고 맞섭니다. 예컨대 3기 신도시 개발만 해도 경기도에 237개교를 비롯해 앞으로 576개 학교 신설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기재부 논리대로라면 학생 수에 맞춰 학교도 줄이고 학급 수는 물론 교원도 모두 줄여야 합니다. 특히 학생수가 적은 지방의 작은 학교들은 강제로 통폐합해야 합니다. ●문제는 교육의 질… “장기비전 세워야” 좀더 건설적인 논의를 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교육교부금에서 예측 불가능한 부분, 남아도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자고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발표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 2021’을 두 부처가 참고했으면 좋겠습니다.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재정 규모’에 대한 의견을 묻자 ‘교육 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한 이후 교육재정을 축소하자’는 의견이 35.8%, ‘교육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교육재정을 늘려야 한다’가 28.8%였습니다. ‘학생수 감소비율에 따라 교육재정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는 12.1%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정책 ‘장기적 비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있다’ 22.1%, ‘대체로 없다’가 37.9%였습니다. 중요한 건 미래라는 뜻 아닐는지요.
  • “대통령에 대한 기대”…文 40% 지지율에 대한 탁현민의 답

    “대통령에 대한 기대”…文 40% 지지율에 대한 탁현민의 답

    문재인 대통령이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여전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놨다. 탁 비서관은 24일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문 대통령은 조금 이례적인 기록을 하나 이어가고 있다. 40%대의 지지율, 원동력이 뭐라고 보느냐”고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부터 8주 연속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1월 첫째 주에 문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2.5%였다. 이후 1월 둘째 주 조사에서 40.3%로 소폭 하락했지만, 1월 셋째 주 조사에서 다시 41.0%로 올랐다. 이는 직선제 부활 이후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높은 임기 말 지지율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2002년 9월)였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27%(2007년 9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23%(2012년 7~9월 평균)였다.“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탁 비서관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일을 계속하고 계신 것”이라며 “사실 임기 말 뭔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긴 어려운데, 대통령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그냥 어떤 레토릭(수사)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일을 하고 있다. 아마 그런 부분이 일정 부분 평가받는 게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탁 비서관은 “또 하나는 아주 개인적 의견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대통령이 우리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어떤 문제에 대처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대선 국면에선 아직 그러한 리더십이 눈에 보이지 않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여전히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도 하게 된다”고 밝혔다.文대통령 ‘외유성 순방’ 비판에…탁현민 “관광할 시간 없다” 최근 문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을 다녀온 것을 야권이 ‘외유성 순방’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빡빡하게 20개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다”고 답했다. 탁 비서관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가적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는 당장 몇 개의 표가 더 돌아갈지는 몰라도 상대국에 대한 상당한 결례가 된다”며 “대통령 순방 외교에 대한 언론의 평가도 조금 박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UAE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이 취소되는 등의 일에 대해서도 “저희가 출발하기 전 비행기 안에서 배포한 일정표에는 이미 (회담이 취소된 것으로) 정리가 돼 있던 것으로 안다”며 “마치 갑작스럽게 변경이 생긴 것처럼 전달된 것은 애석하다”고 해명했다.탁현민 “文 70번째 생일 ‘백마강’ 노래 신청” 이날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백마강’이라는 노래를 신청했다. 백마강은 가수 허민이 1954년 발표한 트로트곡이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이 70번째 생일을 어떻게 보내나’라는 물음에 문 대통령이 최근 중동 순방을 다녀온 후 “자가격리 기간으로 재택근무 중”이라며 “따라서 특별한 생일파티라든지 축하 자리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원격으로라도 축하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마침 오늘 이 통화가 있어서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께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드린다”며 “만약 신청곡이 된다면 ‘백마강’이라는 노래를 신청하고 싶다. 가장 특별한 축하 인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백마강은 손로원 작사, 한복남 작곡, 허민이 1954년 노래한 트로트 곡으로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 오면/구곡간장 찢어지는 백제꿈이 그립구나’라는 가사로 돼 있다. 백마강은 ‘꿈꾸는 백마강’과 함께 백마강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노래로 꼽힌다.
  • 실감나는 달 표면 위해 뿌린 것은…‘고요의 바다’ VFX·미술 비결

    실감나는 달 표면 위해 뿌린 것은…‘고요의 바다’ VFX·미술 비결

    한국에서 만든 첫 우주 SF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실감나는 달 모습과 섬세한 기지 표현으로 화제가 됐다. 관련 노하우도 국내에 거의 없는 상황에서 드라마는 한국의 발전된 시각효과(VFX·visual effects) 기술과 미술 수준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VFX를 담당한 김신철 웨스트월드 수퍼바이저와 미술을 책임진 이나겸 감독에게 작업의 비밀을 들었다. ●흙+모래+시멘트…먼지 뒤집어 쓴 스태프·배우들김 슈퍼바이저와 이 감독이 달 표현 구현을 구현하기 위해 참고한 것은 아폴로 11호 촬영 이미지와 ‘퍼스트맨’ 등 헐리우드 영화들이다. 김 슈퍼바이저는 “광활하면서 메마른 달 표면은 다른 영상들을 기준으로 각종 문서에 서술된 표면의 성분과 특징들을 파악해 컴퓨터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근접 촬영 사진도 참고했다. 극 중에는 대원들이 달을 걷는 장면도 나온다. 이를 위해 달 표면 흙의 재질과 최대한 비슷한 것을 공수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한국건설연구원이 만든 월면토와 유사한 흙에 검은색 모래와 푹신한 느낌을 위해 시멘트를 섞어 뿌렸다. 이 때문에 먼지가 많이 일었다는 이 감독은 “스태프는 보호 안경과 마스크 두개가 필수였고, 먼지를 뒤집어 쓴 배우들 헬멧도 닦아야 했다”며 “촬영을 위해 달 지면에 찍힌 스태프들 발자국을 미술팀이 우르르 올라가 계속 지울 수 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배경 띄운 LED월 활용…월수는 실제 물관으로블루스크린 대신 더욱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최신 기술인 LED월을 활용했다. LED 패널을 벽처럼 쌓아 영상을 실시간으로 카메라, 포커스 움직임과 동기화시켜 실제 배경으로 촬영하도록 만들어주는 기술 전체를 ‘버추얼 프로덕션’이라 부른다. 김 슈퍼바이저는 “블루스크린 등은 일단 찍고 이후에 작업을 했다면 LED월은 현장에서 감독·배우·스태프들이 실시간으로 보면서 촬영이 가능하다”며 “의견을 나누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신을 갖고 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달의 물에 노출된 사람들이 물을 토해내는 장면은 특수효과팀이 개발한 물관을 이용해 배우들이 직접 뱉으며 촬영했다. 이후 물 양 조절은 VFX 작업을 거쳤다. 김 슈퍼바이저는 “배우의 연기가 좋은 타이밍에 물이 모자라거나 과하면 적당하게 추가하거나 줄였다”고 덧붙였다. ●세트는 부피감있게…장비는 아날로그 느낌으로총 2700평에 달하는 세트는 가까운 미래의 우주 기지를 연상시킨다. 미술팀은 발해 기지에서 거대한 복도의 문이나 통제실, 저장고, 메인 랩실 등 문과 벽의 부피감에 신경을 썼다. 여닫을 때의 속도와 문의 두께감으로 견고함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우주선·기지·달 지면 세트에서는 촬영장비 이외에 와이어 크레인, 선박이나 항공기 같은 큰 규모 세트 움직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장치인 ‘김블’, 살수 시스템, 고소작업대 등의 특수·대형 장비가 차지한 공간이 많았다”며 “장비들의 이동 반경을 고려해야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장비와 세트 내부 기기들은 최대한 아날로그 느낌을 살렸다. 이 감독은 “군대 장비처럼 투박하지만 튼튼하고 물건은 아날로그로 만들어야 고장률이 낮을거라는 자문을 받았다”며 “절벽의 통신판넬이나 기지 곳곳 버튼들은 아날로그함과 투박함을 고려했다”고 했다. 여기에 홀로그램 테이블, 우주복에 부착된 디지털 웨어러블을 추가했다. ●“최고 수준 SF 작품·더 다양한 이야기 나올 발판” 김 슈퍼바이저는 ‘고요의 바다’의 도전에 대해 “영역 확장과 가능성 발견”이라며 “이어지는 리얼리티 SF 영화 또는 시리즈는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고요의 바다’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내보려 노력한 결과”라며 “벌써 2년 전 작업이고 현재 제작 혹은 후반 작업 중인 최고 수준의 SF 작품이 연이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 “끝과 시작 공존하는 ‘겨울’처럼… 무대 아쉬움, 초심 담아 풀었죠”

    “끝과 시작 공존하는 ‘겨울’처럼… 무대 아쉬움, 초심 담아 풀었죠”

    “겨울은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계절이에요.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고, 힘든 일이 지나고 나면 희망이 오죠. 아쉬움 뒤에 찾아오는 설렘을 노래하고 싶었어요.” 지난 12일 미니앨범 ‘다시 겨울이야’를 내놓은 ‘R&B의 여왕’ 박정현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2년여 만의 컴백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후 차분하고 조용하게 지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팬들과의 무대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9번째 정규 앨범 ‘더 원더’ 이후 내놓은 이번 앨범은 겨울을 메인 테마로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 헤어짐과 만남 등의 이야기를 따스한 음악으로 풀어냈다. 박정현은 “매번 새 음반은 팬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고민스럽다. 오랜만에 인사드리기에 싱글은 부족하고, 정규 앨범은 시간상 어려울 것 같았다”며 “콘서트에서 특정 콘셉트로 꾸미는 것처럼, 앨범을 겨울이라는 이미지에 따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998년 1집 ‘피스’로 데뷔한 박정현은 ‘편지할게요’, ‘꿈에’, ‘유 민 에브리싱 투 미’, ‘P.S 아이 러브 유’ 등 숱한 히트곡을 냈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2017년 9월부터는 KBS 월드 라디오 ‘박정현의 원 파인 데이’ DJ를 맡고 있는데, 새 앨범엔 이 경험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그는 “원래 ‘겨울’, ‘연말’ 하면 신나는 노래가 생각나는데, DJ를 하면서 보니 청취자들이 의외로 위로받을 수 있는 곡을 많이 찾더라”며 “겨울 노래 중엔 그런 게 많이 없는 것 같아 내가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윈터스 하트’, ‘겨울 할 일’은 이런 마음으로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다. 박정현은 “단순한 사랑 얘기가 아닌 말로 겨울 노래를 만들고 싶었는데, 정말 어렵더라”며 “이성 간의 ‘사랑’, ‘그대’ 같은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했다. 대신 고막을 채우는 그의 목소리는 이런 것들이다. “겨울까지 무사히 잘 걸어왔기에, 깨끗한 이 추위도 고요한 긴긴밤도 난 맘껏 누리네 후회 없이.”(겨울 할 일) 앨범에는 015B 정석원과 바버렛츠 안신애, 편곡가 홍소진과 박정현의 콘서트 밴드마스터인 해롭왕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피아노와 스트링, 팀파니, 심벌, 코러스까지, 웅장하지만 포근하게 흐르는 변주에 귀 기울이다 보면 수록곡이 다섯 개밖에 안 된다는 데 새삼 놀라게 된다. 박정현은 최근 JTBC 국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대중과 만났지만, 여전히 보컬리스트로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내 노래를 듣고 기쁨, 슬픔, 위로, 치유 등 한순간이라도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이야기를 곡에 담고, 팬들 앞에서 노래하는 건 여전히 주기적인 도전이다. 재미있지만 오래할수록 부담감에 힘들 때도 있다”며 “큰 욕심을 내기보단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솔직한 음악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쇼트트랙 선수들 투지, 어느 때보다 최고”

    “쇼트트랙 선수들 투지, 어느 때보다 최고”

    “최민정 선수가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목표인 금메달 1~2개를 저희가 뛰어넘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을 맡은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선수들을 만나면 오히려 자신이 기운을 더 받고 온다고 웃었다. 윤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BBQ 그룹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투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이번 올림픽에 2010 밴쿠버올림픽(46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인 58명가량 출전한다. 지난 18~20일 한국갤럽이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베이징올림픽 관심도는 4년 전 평창올림픽(71%)의 절반도 안 되는 32%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올림픽 목표를 금메달 1~2개, 종합 순위 15위로 잡았다. 2020년 12월부터 빙상연맹을 맡은 윤 회장은 “1년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파벌싸움 같은 구태가 일어났다는 것에 자존심도 상하고, 스포츠맨답지 않은 일들로 질타를 받으면서 부끄러움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최근 심석희 선수의 징계와 소송 등으로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해 선수들에게 힘을 주려고 찾아갔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선수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며 저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더라. 오히려 제가 투지를 얻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사실 올림픽 선수단장 제의가 왔을 때 이런 상황에서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진천선수촌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찾아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단장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의 투지와 의욕을 보면 이번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김건희 “홍준표·유승민 굿했다”…홍준표 “거짓말” 반발

    김건희 “홍준표·유승민 굿했다”…홍준표 “거짓말” 반발

    MBC 뉴스데스크 김건희 녹취 보도“홍준표도 굿했어요?” “그럼” 답변홍준표 “거짓말을 저렇게 자연스럽게” 반박국민의힘 “악의적 ‘무속 프레임’ 횡포 유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중 무속 관련 내용이 추가로 공개된 가운데 홍준표 의원이 23일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 도중 자신을 둘러싼 무속 굿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 오히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발언이 전날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된 데 따른 반응이다. 뉴스데스크는 전날 ‘너는 검사 팔자다…고비마다 점술가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김씨의 통화 녹취 일부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이 바닥에선 누구 굿하고(하는지) 나한테 다 보고 들어와. 누가 점 보러 가고 이런 거. 나한테(나는) 점집을 간 적이 없거든. 나는 다 설이지. 증거 가져오라고 해. 난 없어, 실제로”라고 말했다. ●김건희 “점집 간 적 없어. 나는 다 설이지” 김씨는 이어 이 기자가 “홍준표도 굿했어요? 그러면?”이라고 묻자 “그럼”이라고 답했다. 이 기자가 추가로 “유승민도?”라고 묻자 “그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내가 누구한테 점을 봐. 난 점쟁이를 봐도, 내가 점쟁이 점을 쳐준다니까. (중략) 신 받은 사람은 아니지만 난 그런 게 통찰력이 있어요. 동생하고도 연이 있으니까 통화도 하고 그러는 거지”라고 밝혔다. 통화 내용에서 ‘굿을 했다’고 지목받은 홍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네요. 내 평생 굿 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습니다”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MBC가 공개한 추가 녹취 내용 중 김씨는 “네. 무정 스님이라고. 스님이라는 분도 강원도 분이에요. 말이 스님이지, 진짜 스님은 아니고”라며 “스님이 우리 남편 20대 때 만나가지고, (남편이) 계속 사법고시가 떨어지니까 이제 원래 한국은행 취직하려고 했어요. 하도 고시가 떨어지니까. 그 양반이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딱 3년 했는데 정말 붙더라고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래가지고 그분이, 우리 남편 검사할 생각도 없었는데 ‘너는 검사 팔자다’ 해가지고 검사도 그분 때문에 됐죠”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 그분(무정 스님)이 처음 소개할 때도 ‘너희들은 완전 반대다. 김건희가 완전 남자고 석열이는 완전 여자다’(라고 했다)”라며 “근데 정말 결혼을 해보니까 그게 진짜인 거야. 내가 남자고 우리 남편이 여자인 거야. 아 그래도 진짜 도사는 도사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도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국민공약 발표 행사를 가진 뒤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윤석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취재진이 ‘홍준표 의원이 불쾌감을 말하고 있는데’라며 질문을 이어가려고 하자, 윤 후보는 “그러니까 내가 이야기했잖아요”라고만 답했다. 홍 의원 관련 논란에 대해 언급을 삼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 후 공천 요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사실상 ‘원팀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도 김씨 통화 녹취 보도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악의적 무속 프레임을 계속 만들고자 한다”면서 “횡포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가처분 결정문에도 기재된 ‘사적인 대화’를 보도 대상으로 삼아 실질적인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방송됐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을 장시간 편성하며 수일 전 공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및 그 배우자의 욕설 파일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솔로 컴백 문별 “드디어 내 색깔 찾은 듯…이제 진짜 ‘가수’로 시작”

    솔로 컴백 문별 “드디어 내 색깔 찾은 듯…이제 진짜 ‘가수’로 시작”

    “마마무 활동을 하면서는 항상 거기 가려져 있던, 그 안에 있던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솔로 활동을 통해 진짜 ‘가수’로 바뀐 느낌이에요. 이제 시작이죠.” 19일 미니 3집 ‘6equence’(시퀀스)를 내놓은 마마무 문별은 세 번째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컴백은 지난 2020년 2월 두 번째 미니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DARK SIDE OF THE MOON)을 발매한 지 1년 11개월 만이다. 새 앨범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여러 장면으로 표현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행복했던 나날, 권태기, 이별, 헤어진 뒤 느끼는 미련의 감정 등을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했다.최근 문별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랑은 모두에게 가깝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스토리로 이어지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재킷은 어둡고 슬픈 느낌이지만 노래를 꼭 그렇지만은 않다. 타이틀곡 ‘루나틱’(LUNATIC)은 하우스 장르 리듬과 멜로디를 자랑하는데,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이름을 알린 댄스 크루 훅(HOOK)과 리더 아이키가 안무에 참여했다. 앨범에 욕심이 생겨 직접 아티스트도 섭외했다. 문별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이키 언니와 연이 닿아 같이 작업하게 됐는데, 안무와 관련해 어떤 것도 얘기하지 않았는데 내가 생각한 그대로를 표현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7년간 가수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하나도 수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래퍼 미란이는 수록곡 ‘G999’에서 부드럽지만 탄탄한 랩으로 곡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고, 가수 서리는 R&B 장르의 곡 ‘머리부터 발끝까지’(Shutdown)에서 섬세한 감성을 더했다.앨범에는 네이버 나우의 오디오 쇼 ‘스튜디오 문나잇’(스문나) 호스트를 1년 가까이 한 경험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마마무라는 그룹에서는 “인터뷰하면 항상 다른 멤버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가 마지막에 답변하는 멤버”였지만, 스문나에서 호스트로서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끌고가면서 자신을 좀 더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게스트를 만나면서 어떻게 다가갈지, 어떤 성향을 어떻게 끌어낼지 많이 고민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을 점점 더 돌아보게 됐고, 내 노래처럼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마마무라는 그룹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음반을 내는 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여전히 부담은 작지 않다고 한다. “마마무는 제게 아직도 큰 부담이에요. 혹시 개인이 그룹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탓에 행동마다 신경을 쓰게 돼요. 음악적으로도 당연히 팬들의 기대가 크고요. 그래서 이번에 티저 등이 공개되면서 ‘문별도 마마무 멤버였구나’ 하는 칭찬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특히 노래를 들은 뒤 “네 색깔을 찾은 것 같다”는 멤버들의 평에 힘이 났다고 한다. 문별은 “나는 중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수트도, 치마도 바지도 모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음악 역시 성별을 따지지 않는 매개체다.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는 것, 그게 내 노래의 색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유행 타는 위스키… 올해는 ‘버번의 시대’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유행 타는 위스키… 올해는 ‘버번의 시대’

    2022년, 마침내 버번위스키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국내에서 고급 증류주의 상징으로 분류되는 ‘위스키’에도 유행이 있답니다. 먼저 폭발적인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리던 1990년대엔 영국 스코틀랜드산 블렌디드 위스키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카치위스키’라 불리는 이 위스키는 가장 흔하고 대중적인 장르로 술을 안 좋아하는 사람도 한번쯤은 들어본 조니워커, 발렌타인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당시 “부어라, 마셔라” 회식을 했던 넥타이 부대는 룸살롱에서 스카치 블렌디드 위스키를 맥주에 타서 마시는 폭탄주로 주량을 과시하기도 했죠. IMF가 찾아온 이후 블렌디드 위스키 열풍은 차츰 잦아듭니다. 비싼 위스키 폭탄 대신 희석식 소주와 맥주를 섞는 ‘소맥’을 마시는 문화가 퍼졌기 때문인데요. 2010년대 들어선 김영란법, 주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룸살롱 접대문화까지 사라지면서 주류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블렌디드 위스키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 위스키들 매출이 반 토막 난 사이 ‘싱글몰트 위스키’가 등장해 새로운 위스키 트렌드를 형성합니다. 2010년대는 회식이 간결해지고, 혼·홈술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생겨나면서 국내 주류 시장이 개인의 입맛과 선호도를 존중하는 ‘취향 시장’으로 변해 가는 시기였습니다. 한 증류소에서 맥아(몰트)만을 증류해 만드는 싱글몰트 위스키 풍미는 맥아(보리)와 기타 곡물(그레인)로 각각 만든 증류주를 섞어 맛의 균형을 잡는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지역, 증류소의 개성과 특징이 잘 드러나 개인의 선호를 더욱 충족시켜 줬죠. 2022년 현재 가장 각광받는 위스키는 미국의 ‘버번위스키’랍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버번위스키 수입 총액은 911만 8000달러(약 108억원)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6년 440만 2000달러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입니다. 켄터키주에서 시작된 버번위스키는 주원료로 옥수수를 51% 이상 넣은 원액을 사용하고, 안쪽을 불에 태운 새 오크통을 이용해서 숙성해 만드는 위스키를 뜻합니다. 20대 초반 대학가 인근 싸구려 ‘잭콕’ 칵테일을 먹다가 쓰러진 경험이 있다면 “버번=잭다니엘”이라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면밀하게 따지면 잭다니엘은 버번이 아닌, 테네시 위스키에 속한답니다. 테네시주의 독자적인 법에 따라 만들어지는 이 위스키는 버번과 거의 비슷하지만 오크에 숙성시키기 전 단풍나무 숯에 여과하는 작업이 추가됩니다. 일반적으론 버번, 테네시위스키를 묶어 ‘아메리칸 위스키’로 통칭하고요. 버번의 인기는 기존 블렌디드, 싱글몰트 위스키 소비자층과 달리 위스키를 홈술로 즐기는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2010년대 주류 시장에 형성된 ‘취향 존중’ 문화가 2020년대 들어 완전히 굳어지면서 ‘개인의 시대’가 열렸고 이를 상징하는 술이 곧 버번위스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들은 집 근처의 편의점이나 소매점에서 홈술용 위스키를 구매하는데 버번은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옥수수 증류에서 오는 첫 향과 맛 또한 강렬한 바닐라 뉘앙스로 달콤해 가볍게 위스키를 즐기려는 젊은 술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불에 태운 오크통에서 숙성되면서 터져 나오는 거친 참나무향도 청년의 열정과 닮아 있는 듯합니다. 버번위스키의 세계를 파헤치다 보면 60도에 가까운 고도수도 많아 미국에선 ‘술꾼의 술’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홈술 문화는 더욱 굳건해졌고 버번의 인기 또한 한동안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국내 주류 수입사들도 버번위스키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고요. 버번의 시대가 끝나면 또 어떤 위스키가 유행할까요? 그리고 이 위스키의 인기는 어떤 사회적 맥락과 맞닿아 있을까요? 버번위스키 한 잔을 앞에 놓고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떠올려 봅니다. 어찌 됐든, 버번의 바닐라 향을 닮은 달콤한 미래를 기원하며 건배!
  • 활활 달달 칼칼…K맛 연애 펄펄

    활활 달달 칼칼…K맛 연애 펄펄

    다시 ‘짝짓기’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다. 지난해부터 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장악한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기세가 무섭다. 티빙 ‘환승연애’, ‘러브캐쳐’, MBN ‘돌싱글즈’, NQQ ‘스트레인저’, NQQ와 SBS플러스의 ‘나는 SOLO’(나는 솔로), 카카오TV ‘체인지데이즈’ 등 성격도 취지도 다른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에서 연일 큰 화제를 끌어모은다. 여기다 넷플릭스의 ‘솔로지옥’이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 회차가 공개된 지난 9일 ‘솔로지옥’은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5위를 차지했고, 최근 주간 순위 차트(1월 3~9일)에서도 일주일간 2580만 시간이 재생돼 비영어 TV쇼 부문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록만 따지면 드라마 ‘고요의 바다’나 ‘오징어 게임’보다 위다. 방송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오랫동안 쌓여 온 ‘K연애 서바이벌’의 저력이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예능에서 일반인이 출연하는 짝짓기 프로그램은 1990년대 MBC ‘사랑의 스튜디오’, 2000년대 KBS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으로 이어져 왔다. 2010년대 이후엔 SBS ‘짝’이 연애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고, 이후 채널A ‘하트 시그널’ 등이 설렘과 만족감을 전달했다. 초기엔 일반인 출연에 대한 비난 여론도 컸다. “방송 취지와 상관없이 개인 홍보 목적으로 출연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여럿 생기고, ‘보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전성기를 재현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예능적 성격을 가미한 것도 한몫했다. 시청자 반응과 ‘관전 포인트’도 각양각색이다. 저마다 매력이 다른 만큼 출연자들의 결혼이나 연애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솔로지옥’의 경우 보다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젊은 출연자로 이뤄져 있는데, 이게 일종의 판타지처럼 큰 재미를 준다는 분석이다. 연출을 맡은 김재원·김나현 PD가 “섭외 단계부터 자신의 매력을 잘 어필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찾았다”고 밝힌 것처럼 시청자는 ‘좀 놀아본 선수’들의 연애를 통해 “조기 축구를 보다가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나는 솔로’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친근감”이 큰 특징이다. 보통 연애 프로그램엔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나온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나는솔로는 프로그램에서 만나 실제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이 나오며 관심이 이어졌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출연해 새로운 사람과의 ‘썸’을 옆에서 지켜보는 ‘환승연애’, 이혼 경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돌싱글즈’ 등은 현실 밀착형 콘텐츠로 인기다. ‘환승연애’는 1화가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유튜브와 네이버TV 공식 클립 영상의 누적 뷰 수가 1000만건을 넘었고, 지난 9일 시즌2가 종영하고 시즌3 출연자를 모집 중인 ‘돌싱글즈’는 CJ ENM이 발표한 1월 첫째 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종합 부문 8위를 차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애 매칭 프로그램은 서구에서 이미 익숙한 형태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며 “한국과 해외 시청자 모두에게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 “마구 얻어맞으니까 오기가”…차털이범 잡은 보안업체 직원

    “마구 얻어맞으니까 오기가”…차털이범 잡은 보안업체 직원

    “제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 한 것 뿐이지만 일방적으로 얻어맞으니까 오기도 생기더라고요” 차털이범에게 얼굴 등을 얻어맞으면서 끝까지 붙잡고 있다 경찰에 넘긴 아파트 보안업체 직원 심기훈(30·태권도 4단)씨는 18일 대전경찰청에서 윤소식 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차털이범은 성폭력 등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사건은 지난 15일 오전 4시 28분쯤 발생했다. 심씨는 대전 유성구 노은동 S아파트에서 K업체 보안요원으로 혼자 근무하던 중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승용차의 문을 여는 A(37)씨를 발견했다.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간 심씨는 몸을 던져 A씨를 붙잡은 뒤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심씨의 얼굴 등을 마구 때리고 “이 거 안놔”라고 소리 치며 손을 뿌리치고 달아났다. 심씨는 휴대전화로 계속 112에 신고하며 20여m 달려가 A씨를 다시 붙잡았다. 또다시 폭행이 이어졌지만 심씨는 A씨를 끝까지 붙잡고 버틴 뒤 5분쯤 지나 순찰차를 타고 현장에 달려온 경찰에 인계했다.경찰이 A씨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부산 등지에서 성폭행 범죄와 사기, 절도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 경찰은 A씨에게 추가로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심씨는 A씨의 마구잡이 폭행으로 입술이 찢어지고 온몸이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윤 청장은 이날 표창장을 수여하면서 “심씨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절도범을 검거한 용감한 시민이 있기에 지역 치안이 더욱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심씨에게 범죄자검거포상금 50만원을 전하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도 진행하고 있다.
  • [여기는 남미]최악의 안전불감증... 전봇대 잡아먹은 2층 주택

    [여기는 남미]최악의 안전불감증... 전봇대 잡아먹은 2층 주택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전봇대를 슬쩍 훔친(?) 건축물이 포착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문제의 건축물은 주택으로 보이는 2층 건물이다. 오른쪽 옆면으로 계단이 붙어 있는 이 건물은 중남미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풍이지만 자세히 보면 놀라움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건물 정면 오른쪽 모퉁이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이 다름 아닌 전봇대이기 때문이다. 건물 2층을 뚫고(?) 솟구쳐 있는 기둥 위쪽에는 변압기도 달려 있다. 현지 언론은 "언뜻 보면 헷갈릴 수도 있지만 건물의 기둥으로 건축물의 일부분이 된 건 분명 전봇대"라며 "변압기와 연결돼 있는 전선들이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도했다. 문제의 건축물이 도미니카공화국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2명 여성이 "전봇대를 이용해 건축한 주택을 우연히 목격했다"며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공유한 게 고발의 시초였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문제의 주택 사진을 찍은 곳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로 이어지면서 도미니카공화국 공공사업부는 조사에 착수했다. 우선은 문제의 주택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관계자는 "문제의 사진을 최초로 공유한 계정을 찾았다"며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봇대가 사유지에 세워져 있는 것인지, 전봇대를 기둥으로 사용화기 위해 건축물이 공유지를 침범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 절대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붕괴사고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봇대는 건축물의 기둥으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변압기 때문에라도, 건축학적으로도 전봇대 주택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높다"며 "신속하게 문제의 집을 찾아내 철거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얼마 전 해외뉴스를 보니 트리하우스를 만들 듯 전봇대를 나무처럼 이용해 집은 지은 경우도 있었다"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사회가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11월 멕시코 멕시코주 네자우알고요틀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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