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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동ㆍ영남 벌써 “한여름”/어제/강릉 31.7도,영덕 31.5도

    ◎전국이 예년보다 5∼10도 높아 9일 낮 전국적으로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지방의 수은주가 섭씨30도를 넘어서 한여름같은 무더위를 기록했다. 이날 강릉지방에서는 낮기온이 섭씨31.7도까지 올라갔으며 영덕 31.5도,울진 31도,속초 29.8도,대구 29.5도,전주 29,1도,대전 28,5도,서울 27도 등 전국의 기온이 예년보다 5∼10도가 높은 올해 최고기온을 나타냈다. 중앙기상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 하남지방에서 발달한 무더운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더위를 몰고왔다』고 밝히고 『그러나 10일 하오부터는 전국이 다시 흐리고 한두차례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겠다』고 내다봤다.
  • 고국 고아들에 「눈물의 성금」/재일동포 할머니,1천만원 선뜻

    ◎오흥란씨,혜심원 찾아/청소원등 궂은일하며 평생 모은돈 “어렵게 번돈 값지게 쓰고 싶었다” 육순의 재일교포 할머니가 가정부와 파출부등 온갖 궂은일을 해가며 한평생 푼푼이 모은 1천만원을 고국의 고아원에 내놓았다. 21일 하오 서울 용산구 후암동 혜심원(원장 임혜옥·71)을 찾은 오흥란할머니(68·일본천기시소천정18의1)가 임원장에게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성금을 전하는 순간 임원장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50여명의 고아들은 오할머니의 그 큰 뜻에 감동,모두가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어릴때부터 낯선 이국땅에서 너무나 외롭고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에 조국에 있는 외로운 어린이들에게 조그만 정이라도 전달하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오할머니는 이어 일본에서부터 갖고온 꽃사탕을 어린이들에게 손수 나누어 주며 『비록 많은 돈은 아니지만 담겨진 정성만은 크다는 것을 알아주니 더없이 고맙다』고 스스로도 감격했다. 할머니는 지난 23년 경기도 여주군 북남면에서 부유한 농가의 맏딸로 태어났으나 8살때어머니를 여읜 뒤 8번이나 재혼한 아버지밑에서 고아나 다름없이 자랐다. 17살 되던해 이를 보다못한 아버지의 친구가 나서 일본 규슈 오이다켄에 사는 한국 청년에게 시집을 가게 됐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남의 땅 5마지기를 빌려 농사를 짓는 처지이긴 했지만 남매를 낳고 평생 처음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그러나 31살때인 53년 남편이 남매와 함께 실종되면서 다시 혼자몸이 되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자 혼자서는 농사를 지을수 없다고 일본인 지주가 땅마저 모두 빼앗아 갔다. 살길이 막연해진 할머니는 할수없이 도시로 나가 남의집 가정부로 일하기 시작했다. 한달 월급 2천엔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악착같이 모았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살림살이 사들이는 것도 돈이 아까워 골방에 사과궤짝을 쌓아놓고 옷장 등으로 삼았고 주인집 쓰레기통에서 내버린 헌옷을 주워 기워 입었다. 15년동안 이처럼 가정부 파출부 식당주방청소원 등을 전전하며 고생고생한 끝에 마침내 1천만원이 넘는 돈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할머니는 이 돈 가운데 1천만원은 고국의 고아들몫으로 떼어내고 나머지 얼마안되는 돈으로 작은 가게를 전세내어 주점을 차렸다. 일본 불량배들이 몰려와 장사를 방해하고 금품을 뜯어가는 바람에 장사가 잘 안돼 문을 닫게 될 판이었으나 은행에 넣어둔 1천만원은 절대로 손대지 않았다. 고생끝에 얻은 고질병인 당뇨와 고혈압으로 사경을 헤맨적이 수십번이었으나 예금통장을 부둥켜 쥐고 참으며 제대로 치료 한번 받지 않았다. 『불우한 고아들에게 이돈을 전달하지 못하고 죽게되면 내가 고생하며 살아온 것이 진짜 물거품이 된다』고 혼잣말을 되뇌며 참았다. 『이제 내손으로 내 정성을 어린이들에게 전했으니 소원을 다 이룬셈』이라는 오할머니는 『앞으로도 고국의 고아들을 계속 돕는 것이 남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 일,재일 한인문제에 양면성 노출

    ◎“한인법적 지위문제와 관련 일에 역사적으로 책임있다”/가이후 총리 밝혀 【도쿄 연합】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 총리는 17일 한일간 초미의 연안으로 부상한 재일동포 3세 법적지위 협상과 관련,재일한국인 문제가 생기게 된 근본적 책임이 일본측에 있음을 시인했다. 가이후 총리는 『일본에 60만명에 이르는 한국ㆍ조선인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벌써 역대 일본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로 그렇다』면서 『일본 정부가 강제로 끌고온 역사적 경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역사적 경위를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는 지적에 『일본측도 중요시 하고 있다』고 말해 역사적 경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접근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하세가와(장곡천)법상은 노태우대통령이 다케시타(죽하)전총리와의 회담에서 정치적 결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노대통령은 도요도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일으킨 임진왜란부터 거론했는데 그런 문제까지 제기되면 실무수준의 타결은 불가능하다』면서 『정치적 결단을 포함한 대화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최종적으로는 정치적 결단에 의한 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오쿠다(오전)자치상은 한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일동포의 참정권 인정요구에 대해 『선거권은 일본국민 고유의 권리이기 때문에 일본 국적을 갖는 것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해 참정권 부여는 귀화 등에 의해 일본국적을 취득하지 않는 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마지노선 깨졌다”객장 허탈/8백선 무너지던 날 이모저모

    ◎녹색전광판보고 “왜 이렇게 내리나”한숨/“이때가 살때다”상주투자꾼들 매수주문도/“한주에 5일 연속 최저”…부양책 안쓰는 당국원망 ○…종합주가지수 8백선이 확실하게 무너진 14일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몇몇 대형점포를 빼곤 평소보다 훨씬 적은 수의 투자자들이 썰렁한 객장을 지키고 있었다.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치고는 한산한 모습인데 하락의 녹색사인이 빨간 상승신호를 압도한 전광판만 요란스레 번쩍거려 살풍경해 보였다. 그러나 침체에 빠진 지난 1년동안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객장에 출근해 종일 죽치고 앉아있는 상주손님 외에는 새로운 얼굴이 객장에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는 창구직원들의 전언이다. 이들 가운데 주가가 조금 하락했다하면 객장앞에다 무턱대고 「을씨년스러움」을 갖다 붙이는 신문보도를 「상투적」이라고 꼬집기도. 평소보다 투자자의 발길이 뜸한 대부분의 점포와는 달리 여의도 증권사 본점의 영업장은 투자클럽의 상주손님들로 대부분의 자리가 메워졌다. 풀죽은 모습으로 전광판만 바라보는 사람도있었지만 『네가 죽아,내가 죽나 어디 끝까지 해보자』는 활기있고(?) 전투전인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극히 소수의 투자층으로 국한된 증권사 객장은 이렇지만 이날 증권사에 「불이 나도록」 걸려오는 고객들의 문의전화는 사정이 달랐다. 붕괴 소식을 듣고 전화통에 매달린 손님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불안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주식투자자 일반의 모습을 이들 고객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심리인데 증권사는 이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편 이날 태연히 「사자」주문을 내는 측도 상당한데 이들은 어김없이 프로의 「꾼」들. ○…지수 7백선대로의 추락은 항다반사가 된 주가하락세가 백 단위로 클로즈업된 것이데 붕괴가 몰고온 불안감에는 심리적 지지의 마지로선을 상실한 「지지선 공백상태」도 끼어 있다고 보인다. 증권사들은 당분간 8백선을 축으로 소폭의 등락이 엇갈리는 횡보국면을 전망으로 내놓고 있다. 하락세 지속을 예견하더라도 8백대와는 달리 7백대에서는 숫자와 함께 어디까지 더 떨어지리라고 말하기가 몹시 거북스러운 면도 있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나 일반 투자자들의 뇌리에 각인되다시피 한 숫자는 올 연초 일본의 노무라증권이 제시했다는 「7백70」. 지수가 8백대에 머물러 있을 때는 이 숫자를 농담삼아 말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일단 7백대로 역진입한 이후에는 이 지수를 입에 올리기를 애써 피하고 있다. 향후 지지선 전망과 관련,그동안 주가분석을 담당했던 증권사 부서직원들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쭉 거짓말만 해온 셈이 아니냐』며 예상바닥권에 대해 언급을 적극 회피하는 실정이다. ○…이번주는 침체국면 최초로 7백선 추락이 발생하는 주답게 최악의 주가동향을 기록하고 있다. 엿새장 가운데 무려 닷새장에서 최저치가 경신되었다. 주 마지막장에서 8백 붕괴를 달성하기 위해 슬금 슬금 「점강」해 왔다고 할 수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내주 전망에서 소강상태 대신 반등국면을 제시한다. 이날의 매매양상을 투매로 파악하는 이들은 투매이후 주가는 그전보다 탄력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이론을 펴고 있다.한편 증권가에서는 내주 정부당국으로 부터 증시부양조치 발표를 강력하게 점치고 있기도 하다. 새 경제팀은 입각이후 경기활성화 대책과 부동산 투기억제방침 마련에 몰두했고 이번 주말로 이 두가지 일이 마무리 됨에 따라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현안으로서 증시안정화에 착수하리라는 의견이다. 경기나 부동산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증시를 호전시킬 요인임이 틀림없으나 기나긴 세월동안 침체에 잠겨 있는 증시는 이런 잠재적 요인만으론 살아날 수 없는게 정한 이치라는 것. 이들은 즉각적인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카드는 이미 다 써먹었고 통화팽창 우려로 돈을 풀 수 없다는 정부측 입장을 감안,몇몇 제도적 보완을 건의하고 있다. 그 내용들은 2∼3주전부터 증시에서 유포된 내용들로 시가할인율을 50%로 확대시킨다,거래세를 현행 0.5%에서 0.2%로 인하한다,31개 연금ㆍ기금등 신규 기관투자가들을 즉시 장에 개입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들은 확 눈에 띄는 카드는 아니지만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가 명백히 천명됨에 따라 7백대 추락으로 한층 위축된 투자심리를 다독거리는 데는 효과가 있다는 견해.〈김재영기자〉
  • “서울취항으로 양국수교 촉진확신”소 민항성 제1차관 파니코프 회견

    ◎아태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계기될것/서비스향상에 최선… 유럽행 증편 고려 30일 서울에 첫 취항한 소련국영 아에로플로트항공의 정기여객기를 타고온 소련측 취항기념 방한대표단장 보리스파니코프 소련민항성제1차관은 「우리는 지금 축제분위기」라면서 「이번취항이 한ㆍ소관계,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울취항으로 아에로플로트사는 98개국가와 노선교류가 이뤄진 셈이며 서울이 1백29번째 취항도시」라고 밝히고 「양국간에 비행기가 오고가는 것은 경제인의 교류뿐만 아니라 전면적인 정치ㆍ외교관계수립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것」이라고 했다. ―서울에 첫 취항한 소감은. ▲서울에의 취항은 두 나라사이의 상호발전과 정치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양국간 발전의 좋은 징표이며 경사스러운 일이다. 취항을 도와준 교통부등 한국항공 당국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고 지난번 서울올림픽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데 대해서도 다시한번 감사한다. ―이번에 탑승한승객들에 대한 기내서비스에 문제는 없었는가. ▲언어소통에 특히 불편했을 것이다. 우리 아에로플로트도 점증하는 국제항공수요에 부응하기위해 기종을 교체하는등 질좋은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것이다. 연간 일천만명이상의 승객들이 우리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대한항공이 신뢰도와 서비스문제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것으로 알고있다. ―언어소통의 불편을 덜기위한 계획은. 현재로서 한국사람을 채용할 계획은없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소련사람(재소 한국계 소련인을 지칭)이 1백만명 이나있어 이들 가운데 일부를 활용할것이다. ―모스크바와 평양,서울과 모스크바노선의 이용객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과는 오랫동안의 상호관계로 이원권협정이 맺어져있다. 이번 서울취항을 계기로 두나라사이의 승객수송이 틀림없이 늘것이지만 정확한 예측은 할수없다. 앞으로 서울을 무대로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이나 유럽지역으로의 증편을 고려하고있다. 상업성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서울이외에 다른 노선의 개설계획은. ▲상해ㆍ북경ㆍ하얼빈등 중국지역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의 다른 많은 노선의 증편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정치ㆍ경제적관계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다. 파니코프차관은 이날 공항에서의 기자회견도중 한ㆍ소정기항공노선의 개설이 앞으로 두나라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전면을 할애해 특집을 다룬 소련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의 복사본을 우리기자들에게 돌려 소련측 관심의 일단을 보여주기도했다.〈유민기자〉
  • WT,「북한」관련 두 기고문 게재

    미워싱턴 타임스지는 22일 북한의 변화 가능성과 고립 탈피문제를 다룬 두 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기고문에서 헤리티지 재단 객원 연구원 데릴 플렁크씨는 『김일성정권이 우려해야 할 것은 민중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라고 진단했다. 또 CSIS(전략국제문제 연구소) 부소장 월리엄 테일러씨는 『지금은 평양이 고립에서 벗어나기에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평양의 황금기회/월리엄 테일러(전략국제문제연 부소장)/선진경제ㆍ기술ㆍ문화 수용않을땐 고사 스페인의 유명한 작가 미겔 데 우나무노는 20세기초 『고립은 최악의 정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나무노의 말이 오늘날 북한사회에서 실증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은 국제환경의 급변과 통일을 향한 동ㆍ서독의 놀라운 변화를 목격하면서도 고립주의를 고집하고 시대착오적인 냉전시대의 사고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그동안 제의한 모든 대화와 신뢰구축 조치들을 거부해 왔으며 그들의 고립정책은 그들 스스로갈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반도 통일을 저해하고 있다. 북한은 자주와 자립을 국가 지도이념으로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경제ㆍ기술ㆍ문화의 교류를 외면한다면 북한은 점차적으로 고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나 일본ㆍ미국은 북한에 국제적 교류라는 자양분을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중국과 소련도 북한사회의 개방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서 개방을 위한 외교관계를 성사시킬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통일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문호개방을 원한다면 평양당국은 한국이나 미국에 그들의 선의를 확신시키기 위해 ▲테러리즘의 공식포기 ▲한국이 휴선전에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했다는 등의 대남비방 선전활동 중지 ▲통상ㆍ합작투자 협상재개 ▲한국이 제의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 수락 ▲핵시설검증 허용 ▲팀스피리트 훈련의 비방중단과 함께 모든 남북대화 재개 등 6가지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제의는 평양당국을 비난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행사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건설적인 충고이다. 북한은 지금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특히 가장 중요한 한민족간의 화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는 황금의 기회를 맞고 있다. ◎변화물결속 고도/데릴 플렁크(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원)/김정일 권력승계후 군부쿠데타 위험 김일성의 전제정치에 항거하는 대중 봉기의 여건이 북한에 성숙했을까. 불행하게도 그렇지가 않다. 동구의 최근 사태는 정보ㆍ의사전달ㆍ매체 등이 지닌 정치적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동독인의 85%가 서독의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가 있었고 그렇게 몇년을 지나면서 그들은 민주주의의 성공과 이점을 잘 알게 되었다. 루마니아에서 독재자 차후셰스쿠의 실각을 몰고온 티미시와라시의 시위도 따지고 보면 이 지역 주민들이 시청한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의 텔레비전 보도가 부채질한 것이었다. 루마니아 내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반대세력을 조직하고 조종하는데 이용된 것은 단파 라디오였다. 김일성 통치에 반대하는 세력이 북한에 어느정도 있다는 것,특히 평양정권 아래서 탄압받고 있는 수백만명 가운데 그런 세력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김일성이 강요한 극도의 통제는 공산세계를 탈바꿈 시키고 있는 변화의 물결로부터 이 나라를 격리시키고 있다. 김일성은 그의 왕조의 생존능력에 관해 걱정할 까닭이 있다. 김일성정권이 우려해야 할것은 민중 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다.정부ㆍ당ㆍ군부내의 불만을 품고 있는 엘리트들은 결국 동구에서 힌트를 받아 변화의 압력을 가할 것이다. 지금은 김일성에게 도전해서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김이 사망하거나 무기력해질 경우 그의 아들김정일은 공격받기 쉬운 입장에 처할 것이다. 김일성의 정치적 후계 구도에 대한 반대가 당과 군부의 간부들 사이에 어느정도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평양에 한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 이후의 순조롭고 안정적인 권력 이양에 관한 보장은 없다. 북한의 변화는 향후 수년에 걸쳐 올수도 있고 하룻밤 사이에 시작될 수도 있다. 어느 경우건 북한은 우리가 지금 다른 공산국가에서 목격하고 있는 사태와는 아주 다른 길을 갈것 같다.
  • 40년만의 「전화상봉」30분/한필성씨,북의 노모와 감격의 통화

    ◎“오마니”ㆍ“필성아”외치곤 목메인 울음만/귀 어두운 어머니에“평양 갈께요”다짐 【삿포로(일본)=동계아시안게임 특별취재반】 『오마니』『필성아』 40년만에 처음으로 서로를 확인한 어머니와 아들은 목이메여 울음만 삼켰다. 살아 생전에 다시는 불러보지 못할줄 알았던 어머니를 부르는 아들의 음성은 기쁨과 회한으로 떨리기만 했다. 『네가 정말 필성이냐. 40년전 홀로 떠난 필성이가 틀림없느냐』 『예,오마니. 석선(아명)입니다』 14일 상오8시30분.일본 삿포로 뉴오타니 호텔. 40년전 16세 홍안의 소년으로 어머니 곁을 떠났던 한필성씨(56ㆍ경기도 파주군 문하면 동패리)가 평양에있는 어머니 최원화씨(85)와 극적으로 전화통화에 성공,비록 육성으로나마 감격적인 해후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혼자 타향에 떨어져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필화가 갖고온 사진으로 어마니 모습을 뵙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지난8일 40년만에 처음 누이동생 한필화씨(48ㆍ북한 빙상연맹서기장)와 상봉한 한필성씨는 아직도 어린자식으로 생각하고 걱정부터 하는 노모의 목소리에 가슴이 찢어지는듯 했다. 이들 모자의 전화상봉은 필성ㆍ필화씨 남매 내외가 13일 삿포로의 뉴오타니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함께 머물고 있을때 평양에서 노모가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와 이루어졌다. 상오9시까지 30분간 계속된 이날 통화에서 필성씨는 어머니의 귀가 고령으로 잘 들리지 않아 큰소리로 말해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필성씨는 『이곳에서 잘살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귀국하면 적십자사를 통해 고향방문을 신청해 하루 빨리 달려 가겠습니다』라고 흥분된 어조로 인사를 했으며 어머니 최씨는 안부를 묻는 아들의 질문에 『김일성수령님이 우리 가족들을 돌봐줘서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필화씨는 오빠와 어머니의 통화를 눈시울을 붉히며 지켜본 뒤 『북한에 돌아가는 대로 오빠를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필성씨는 어머니 이외에도 8살위의 누나 필녀씨(64)와 두살아래 동생 필환씨(54) 조카 종국씨(27ㆍ필환씨의 아들) 등과 번갈아가며 통화를 했다. 노모 최원화씨가 살고 있는 평양의 집은 김일성대학체육교수로 있는 필화씨의 남편 임세준씨가 세대주로 되어 있는 아파트로 주소는 평양시 중구역 창광거리 연화2동 13반 13층 2호이며 전화번호는 평양 23672. 한필성씨 부부는 13일밤 어머니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어머니가 안계셔서 성사되지 못했으나 14일아침 뉴오타니호텔로 국제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해 노모가 평양­중국­삿포로라인을 이용해 전화를 걸어와 이루어 졌다. 한편 한필성씨 내외는 14일 하오1시15분 전일본항공편으로 삿포로를 출발,도쿄에서 이틀밤을 보낸뒤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6일간의 만남 너무 짧아요/기약없는 이별 안타까움만”/필성ㆍ필화씨 남매 고별 기자회견 한필성ㆍ필화 남매는 14일 상오11시45분 삿포로 지토세공항 2층 대기실 아카시아룸에서 6일간의 극적상봉을 마치고 이별에 즈음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별소감과 앞으로의 일정 등을 밝혔다. ­오늘 아침 통화내용은. ▲필성=40년만에 북에 계신 어머니와 통화했다. 어릴때처럼 「오마니」라고 불렀고 어머니의 목소리는 40년전과 마찬가지로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삿포로에서의 1주일은. ▲필성=삿포로는 동생을 만난 곳으로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이다. ▲필화=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즐겁게 지냈다. 만나기전까지는 오빠의 따뜻한 정을 깊게 느끼지 못했으나 오빠를 만나고 보니 혈육은 헤어져 살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40년간 다른 체제에서 생활했는데. ▲필성=삿포로에 와보니 민단ㆍ조총련의 구분이 없더라. 가족얘기만 했다. ▲필화=40년만에 만나 알아보지 못할까 우려했으나 첫눈에 알아 보았다. 아무리 오래 떨어져 있어도 혈육은 혈육이다. 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심정은. ▲필성=그립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보니 더욱 어머니를 뵙고 싶다. ▲필호=만날때는 기쁘고 헤어질땐 쓰라리기만 하다. 이날 회견은 하오12시20분까지 35분간 계속되었고 한필성ㆍ필화 남매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지 못한채 6일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졌다.
  • 「금주말 개각」설에 정ㆍ관가 술렁

    ◎16∼17개 부처 대폭 “물갈이”예상/강 총리 유임ㆍ경질 가능성 아직 “반반”/문 경제수석 후임엔 김종인ㆍ서영택씨 물망/부총리등 경제팀 대부분 교체될듯 임시국회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정가관심은 주말쯤으로 예상되고 있는 개각의 폭과 후임인선 내용으로 쏠리고 있다. 여권핵심부 일각에서는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 이후,대구서갑 보궐선거 이후에 개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어 개각시기가 4월 초순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개각시기가 어떻든 정계개편이후 처음 단행되는 이번 개각은 여권내 새질서의 풍향을 알리게 된다는 점에서 민정ㆍ민주ㆍ공화계 모두의 각별한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노태우대통령 집권 중반기의 국정운영구상,경제침체에 대한 대처방향을 담게 돼 6공출범 당시의 조각에 버금가는 기대를 모으고 있고 그폭도 16∼17개 장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편 이후 풍향 가늠 ○…강영훈국무총리의 유임과 경질 가능성은 아직 반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과없이 여소야대정국하의 내각을 끌고온 공로 등을 참작해 유임설이 강하게 제기되는가 하면 새로운 정국환경에는 「정치총리」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똑같이 노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박철언정무1장관ㆍ청와대비서팀 등이 유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TK세력들은 4ㆍ17전당대회 이후를 대비,박준규전민정당대표위원 또는 이원경주일대사 등 정치적 조정능력이 있는 인사의 기용을 건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각과 함께 청와대비서진도 개편될 것이란게 일반적 관측. 그러나 홍성철비서실장은 6대4의 비율로 유임설이 우세하다. 홍실장이 물러날 경우 노재봉특보나 최병렬공보처장관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 또 현홍주법제처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노특보의 경우 행정력 면에서,최공보처장관의 경우 정치적 무게면에서 실장 기용보다 현직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2년이상 한자리를 지킨 이연택행정수석의 체육부장관직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이수정공보수석은 본인이 공보수석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마땅히 나갈 자리가 없고 노대통령이 유임을 원하고 있어 본인 희망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평이다. 정구영민정수석은 김기춘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면(11월)후임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최창윤정무수석의 경질여부도 관심거리이나 나갈만한 자리가 마땅찮고 후임인선도 쉽지않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질될 경우 손주환전민정당기획조정실장등이 기용될 것으로 관측. 김종인보사장관이 장관급경제수석비서관으로의 기용가능성도 이야기된 상태. 대통령취임준비위에서 일했고 현직장관이어서 경제정책조정에 적격자라는데 근거하고 있다. ○…개각에서 유임이 점쳐지고 있는 인사는 박정무 최호중외무 이홍구통일원 이우재체신 김용래총무처 최공보처 이상희과기처장관 등 7명 정도. 최외무장관은 외교정책의 지속성과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노대통령의 점수가 높으며 김총무처장관도 대통령의 개인적인 배려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정무장관은 여권내 그의 위치로 봐 본인이 유임을 희망하는 만큼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정무는 유임희망 김태호내무는 큰 실책이 없고 장관재직이 7개월(89년7월19일 개각시 입각)밖에 되지 않으나 분위기쇄신 필요성으로 인해 물러나야 할 형편으로 소식통들은 점치고 있다. 후임에는 김중권전민정당사무차장(3선) 기용이 유력시되고 있다. 당출신중 입각대상 0순위로 꼽히는데다 각종 선거에 밝아 지자제를 앞둔 내무장관으로는 적격이라는 평이다. 허형구법무장관은 최근 노대통령으로부터 인권문제에 적시대응을 못한다는 이유로 두어차례 꾸지람을 들은 바 있고 재직기간도 1년3개월이어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5공청산팀으로 활약했던 이한동전민정당총무의 기용 또는 김기춘검찰총장의 승진기용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당의원 중에는 이밖에도 정동성전민정총무ㆍ심명보의원(이상 민정계) 신상우의원(민주계) 이희일의원(공화계) 등의 입각이 고려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전총무는 단명총무에 대한 배려와 반발무마용으로,심의원은 강원도 배려와 그동안의 공로가 참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서동권안기부장은 유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노태우대통령이 민자당내 민정계의 불협화를 없애기 위해 이춘구 전민정당사무총장 등이 기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서부장이 유임되더라도 개각후 안기부내 차장급에서 일부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한동 의원등 거론 ○…경제팀은 조순부총리를 포함한 거의 전원이 경질될 것으로 점쳐진다. 경제하강ㆍ물가불안ㆍ정책대응 실기와 팀웍부재 등으로 대폭개편의 방침이 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영각건설,김종인보사 등은 89년7월 개각때 입각해 7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나 경제팀 물갈이라는 차원에서 경질대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직 노대통령은 후임경제팀의 지향성격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하마평은 뚜렷하지 않다. 경제팀의 성격을 싸고 여권 내부에서는 침체경제의 활력제공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건의와 개혁의지 부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건의로 2원화돼 있는 형편이다. 침체경제의 활력제공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이승윤전민정당정책위의장의 부총리기용이 유력시된다. 이 경우에는 민자당내 경제브레인들이 경제팀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즉 김동규 황병태(이상 민주계) 이희일의원(공화계) 등이 팀으로 내각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한 측근인사는 『이 경우 당과 정부와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마찰을 피할수 있고 민자당이 모든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풍토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기존관료조직과의 마찰이 예상될 수 있고 정부측 개혁의지의 퇴색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어 장ㆍ단점이 비슷하다. 개혁의지과시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전문관료출신들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경식전재무장관의 부총리기용도 같은 맥락에서 가능성 중의 하나로 보인다. 재무장관에는 기획원ㆍ재무ㆍ건설차관을 역임한 이형구기획원차관 또는 재무차관 출신으로 산은총재를 거쳐 증권감독원장으로 있는 정영의씨의 기용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서영택국세청장의 재무장관기용 또는 청와대경제수석 기용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희갑경제수석이 대구 보궐선거 민자당 후보로 공천돼 개각시기가 언제 되느냐에 따라 인선내용이 상당수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이후로 개각이 넘어간다면 문수석의 승리를 전제로 부총리 또는 재무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팀웍ㆍ정책 실기 문책 본인은 공천을 받기 직전까지 재무장관을 희망했던 것으로 측근들은 설명하고 있다. 상공부장관에는 한승수현장관의 유임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현 경제난국의 큰 이유가 수출부진이고 보면 주무장관으로서 책임 때문에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 경질될 경우 민자당의 이태섭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농림수산부장관은 지금까지 3대에 걸쳐 호남출신이 맡아왔던 점을 고려,이번 개각에서는 영남인사에게 맡겨질 가능성이 높다. 김종기국회농수산위원장이 농림수산부장관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 모든 이산가족에게 재회를(사설)

    40년만에 남매가 만났다. 나이많은 오라비에게 터울 많이 벌어진 누이동생은 딸처럼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그런 누이동생을,40년이나 세월을 지내고 만나야 한다는 것은 슬프고 한스런 일이다. 동기중의 장남인 큰오라버니는 믿음직한 집안의 기둥이다. 그 기둥이,쑥 뽑힌 듯이 「부재중」이다가 40년만에야 마주한 것은 서러운 기쁨이었을 것이다. 한필성씨와 필화씨 남매의 포옹은 6천만 한민족이 함께하는 포옹이었다. 오빠에게 「왜 이제사 왔느냐」고 통곡하며 외치는 누이동생의 원망은 두고온 피붙이들이 다함께 외치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노부모님의 안부를 물으며 불효의 죄로 가슴을 치는 오라버니의 한 또한 망향의 세월 수십년을 휴전선 근처에서 방황해온 천만 이산가족이 함께 삭혀오는 한이다. 그들이 만난 곳은 일본의 삿포로다. 그들은 이곳에서 19년 전에 만났을 수도 있었는데,그때 그들은 끝내 만나지 못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듯이,사랑스런 막내누이를 만나려고 허위단심 현해탄을 건너갔던 오라버니는 약속된 호텔에서 기다리다가끝내 와주지 못하는 누이동생을 애닯아하며 허탈하게 돌아섰었다. 그때 이야기가 나오자 필화씨는 『과거 이야기는 해서 뭘하겠는가…』고 쓸어덮으며 오늘의 만남만을 대견히 여기자고 했다고 한다. 그말도 옳다. 지나간 일을 들춰서 진하고 애틋한 혈육의 만남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은 없다. 너무 단단하게 얼어서 이역의 짧은 햇볕 따위로 잠깐만에 녹일 수는 없었던 그 동한의 계절을 지금 다시 이야기할 것은 없다고 해두자. 마음만 먹으면 일본의 삿포로 정도가 아니라 소련이라도 만주로 불리던 중국이라도,마누라와 자식들을 대동하고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자유로움 속에서 사는 오라버니다. 북쪽에 두고온 가족들이 필화씨처럼 일본에 와줄 수 있다면 만나러 가고 싶은 사람은 남쪽에 숱하게 있다. 그렇게 만나서 부모님이랑 조상이며 이웃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날마다 간구하고 있다. 임종 때의 아버지께서 맏아들을 찾으셨다는 이야기와 『통일이 되어 너희들이 만나게 되면 내가 눈뜨고 다시 오마』고 하셨다는 전언은 우리를 목놓아 울고 싶게 한다.소년시절의 맏아들을 홀홀히 떠나 보내놓고 허전한 노년을 기다림 속에 살다가 마침내 눈을 감아야 했던 어버이의 절통한 한은,언젠가 그 자식을 만나게 될 때면 눈을 뜨고야 말겠다고 벼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 슬하를 떠나서 갖은 객지설움 겪어가며 성장하여 자식낳고 세대를 거느린,떠나올 때의 아버지 나이보다 더 먹은 초로가 된 아들로서는 가슴이 에어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런 오라버니로서는 가녀린 막내누이에게 맡겨진 채 아직 생존하신 노모를 생각하면 걸어서라도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만난 동기간은 행복한 소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사도 모르는 채 답답하고 아득한 기다림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가. 이런 많은 동포들을 만나게 해야 한다. 지난 시절 우리를 만나지 못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는 따지지 않아도 좋다. 죽어도 눈감을 수 없는 이 상처 깊은 「이산」들을 만나게 해야 한다. 아쉬운 대로 「고향방문」만이라도 성사시켜야 한다. 「삿포로의 남매」 해후가 비쳐주는 해빙의 작은기미에 커다란 희망을 걸어본다.
  • 남북군축,신뢰구축부터(사설)

    한반도는 여전히 군축의 사각지대인가. 동서 양극체제를 종식시킨 미국과 소련의 화해와 군축,동유럽의 변혁이 몰고온 탈냉전 조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한반도는 아직 세계지도에 유일불변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역사는 흐르고 시대는 변전한다. 냉전시대의 종막과 함께 구체적으로 다가온 문제가 군축이라면 한반도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한반도 군축은 과연 언제 어떤 단계로 접근될 것인가. 현재로서 남북한은 최소한 군축의 필요성에는 인식을 같이할 수도 있다. 다만 오랜 전쟁적 적대관계와 긴 분단상황에서 파생된 이질감,주변국들의 복잡한 역학관계와 남북한 양쪽의 접근방식의 차이가 실질적인 논의와 협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군축논의」에 접근하는 우리쪽의 인식과 시각이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하나가 이상훈국방장관이 지난 23일 제시한 남북한 3단계 군축안이다. 또한 며칠전 미 국무부의 리처드 솔로몬 동아시아 태평양담당차관보가 밝힌 「유럽방식」의 적용이 다른 하나이다. 표현의 차이가 약간 있을 뿐 이 두 군축접근 시각이 갖는 공통의 전제가 쌍방 군사적 신뢰구축인 것만은 분명하다. 신뢰는 모든 협상의 원칙이다. 군사적 신뢰의 구축은 군비제한 군비축소의 단계로 진전될 것이고 결국 대화와 교류의 실질적인 진전과 긴장완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군사문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소의 개입영향의 측면과 남북한의 군비통제라는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으나 직접적으로는 남북한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와 긴장완화 추구라는 모순적 구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22만2천㎢의 좁은 땅에 남미대륙 전체의 군대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의 군병력이 오랜 불신속에 대결하고 있다. 1백만이 넘는 북한 병력과 우리측의 65만을 합한다면 남북한의 6천여만 인구에 1백65만여 중무장 병력이다. 게다가 각기 양쪽 전력의 3분의2이상이 휴전선상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일관해서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존재는 북한이 아직도 대남적화 전략이나 전쟁적 군비증강을 완화하지 않는 단계에서의 국제적 전쟁 억지력일 뿐이다. 만약 북한측 주장대로 미군이 완전 철수를 해야 한다면 그 후에 올 사태,즉 수도 서울을 겨냥하고 집중 배치된 북한의 막강한 병력과 기동력 화력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지 않는가.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온 인류가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다리를 넘어서기 전에 더불어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군축노력의 명제이다. 남북한의 군축노력과 협상도 그런 토대위에서 접근해야 한다. 남북한사이에 군축이 논의되고 그것이 실현단계로 간다면 민족 전체의 총제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실질적인 진전과 긴장완화를 위한 첫 접근점이 바로 군축논의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군축논의는 이제 완전히 우리들의 일인 것이다.
  • 외언내언

    동ㆍ서독 통일의 발걸음이 빨라지면 질수록 걱정이 태산인 것은 폴란드다. 폴란드는 2차대전후 동쪽영토의 상당부분을 소련에 뺏기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오데르­나이세강 이동의 동독영토를 제공받았다. 얄타체제의 현 유럽국경인 것이다. 이제 그것이 깨어지고 소련은 뺏은 영토를 돌려주려 않는데 통일독일이 잃은 땅을 찾으려 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통독과 관련된 비슷한 문제와 고민이 독일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분단의 장벽붕괴와 자유왕래 실현 등으로 통일의 전망이 앞당겨지자 서독인들의 동독내 재산소유권 주장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동독의 공산정부에 의해 강제로 몰수당한 동독내의 땅과 건물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서독인은 자그마치 50여만명에 이른다는 것. 대부분 분단이후 서독으로 탈출했거나 그들의 후손들이다. ◆문제는 그 건물과 토지를 현재 동독인들이 이용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 통일도 좋지만 살던 집과 땅에서 갑자기 쫓겨나거나 사용료를 물게되는 것이 아닌가 많은 동독인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40여년만에 찾아온 서독인 주인과 현재 살고있는 동독인간에 언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 동ㆍ서독 정부는 이같은 재산권 분쟁에 대응키 위해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으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 ◆같은 분단국의 입장에서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어느날 갑자기 통일의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우리의 경우 동ㆍ서독의 경우보다 훨씬 심각하고 치열한 마찰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전쟁을 치렀고 1천만 이산가족이 있다. 북에 두고온 재산을 당연히 찾으려 할 것이다. 6ㆍ25때 수복한 땅의 주인이 북한에 있다면 그들도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대응할지…. 우선은 통일분위기나 하루속히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서겠지만 때가 오면 생각은 달라지는 법. 「북에 두고온 금송아지 생각」을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미리 미리 생각하고 연구해서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사기세일 무죄” 판결/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백화점업계의 「변칙사기세일」이 또다시 말썽이다. 19일 백화점의 사기세일에 대한 사법부의 무죄선고가 내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각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벌집을 쑤신 듯 들끓고 있다. 지난해 2월 검찰이 백화점 사기세일에 대한 수사에 나섰을 때 일반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재벌그룹에 속해 있는 백화점업계에 엄벌이 내려지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들의 이같은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린 것도 무리는 아니다. 빗발치는 비난여론의 표적은 처음에는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집중되더니 점차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과 정부내의 공정거래 관련 부처인 경제기획원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의구심에 대해 속시원한 해명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판결에 아무런 하자도 없다는 것이고 검찰은 이에 불복,항소하겠다고 밝힌 것이 고작이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판결의 정당성을 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술 더 뜨고 있다. 백화점의 변칙세일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친고죄이기 때문에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기획원측은 『고발해봐야 기껏 몇천만원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라면서 그 정도로는 백화점 업주들이 눈하나 깜짝 안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 사건의 발생당시인 88년 12월에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절차에 따라 해당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도하신문의 사과광고문 게재조치 등을 통해 법원의 벌금형보다는 수백배나 더 무거운 사실상의 「벌금형」을 내렸다는 것이 기획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사부재리원칙과 사건의 자초지종을 잘 알고 있을 재판부가 기획원장관의 고발을 요구하는 것은 흥분한 여론의 화살을 기획원쪽으로 돌려보려는 심산이 아니겠느냐는 투다. 어떻든 관계기관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구구한 법리설명이 소비자들의 울분을 가라앉혀 주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으로 느껴진다. 이번의 법원판결이 몰고온 여론의 파장은 결국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가 안고 있는 허다한 병리현상의 한단면을 보는 느낌이다.
  • 외언내언

    이상기상이란 말은 우리에게도 낯익은 말이다. 그러나 과연 무엇을 이상이라고 하느냐에는 그 나름대로 따지는 게 많다. 예컨대 세계기상기구(WMO)의 정의는 「과거 25년간의 평균치에서 현저히 동떨어진 현상」이다. 그러니까 누구나가 일생동안에 한두번밖에는 경험할 수 없는 기상이 바로 이상기상이다. 76년 6월말부터 7월초 사이 15일간 영국에서는 연평균보다 10도나 넘는 고온이 지속된 일이 있었다. 2백50년간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이런 게 이상이다. ◆우리의 작년 평균기온이 13.7도로 예년평균 12.7도보다 1도나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년평균치는 지난 30년간의 평균. 이상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상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의 것이다. 그렇다면 해석은 좀 달라진다. 도시의 온도란 이상기상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한 60년대 중반부터 이미 교외지역보다 1도이상씩 높아져 있었다. ◆도쿄만 해도 50년대의 도심과 교외 차가 2.5도,60년대에는 3.5도로 벌어졌다. 워싱턴도 같은 수치. 도시민이 쓰는 열량 때문이다. 그래서 메릴랜드대 헬머트 랜즈버그교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인구 1백만이 넘으면 그 도시의 기온은 그 주변보다 2도까지는 높아진다」. 우리도 이번처럼 관측을 계속하면 할수록 이런 현상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상현상 이전에 삶의 방식에 의한 피할 수 없는 변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 생활에너지에 의한 기상변화의 전망에 유념하는 것은 옳다. 이런 가정이 있다. 근자의 평균처럼 해마다 6%이상씩 인류의 에너지 소비량이 늘면 현재의 1백배가 되는 1백년 뒤에는 이 열량이 만드는 「열의 섬」 효과가 아마도 태양열 1%에 해당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초열지옥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견해도 맞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 이상치의 발생건수로는 20년대이래 계속해서 저온현상이 더 많아지고 있다. 기온걱정만 열심히 하면서 살 수도 없고 또 하지 않으면서 살 수도 없다.
  • “5공청산에 맞춰 3김씨 물러나야”/방미 김용갑씨

    【로스앤젤레스 연합】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은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이는 여소야대의 현 정국 구도에서 탈피,국가와 민족의 난제를 푸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5공청산 마무리와 함께 3김씨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개혁범국민운동협의회(민개협) 해외지부 결성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중인 김씨는 5일 연합통신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국민이 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아닌 90년대를 향한 정치안정을 위한 정계개편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지난날의 정치불안이 사회불안과 함께 경제위기까지 몰고온 만큼 이제는 여소야대의 4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계개편이 절실해졌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따라서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해서 보다 각자의 대권장악의 유ㆍ불리에 따라 내각책임제나 대통령책임제를 논의하고 있는 3김씨는 마땅히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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