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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망향노인의 자살/성종수 사회부기자(현장)

    ◎중추절에 북받친 북녘가족 그리움에… 『그렇게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 하더니…』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4일 아침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산동네의 한 초라한 무허가집에서는 즐거운 웃음대신 안타깝고 처량한 호곡소리만 높았다. 남편을 잃어버린 최순임씨(58)는 툇마루에 걸터앉아 마루기둥 위쪽에 박힌 못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눈물을 삼켰다. 이날 상오6시쯤 남편 유석화씨(80)가 목을 맨 못이었다. 함경남도 영흥에서 1ㆍ4후퇴때 두아들을 남겨놓고 월남한 유할아버지의 올해 추석은 유난히 쓸쓸했다. 해마다 명절때면 으레 그랬지만 이번 추석에는 두고온 고향이 유난히도 그리웠던데다 명절이랍시고 문안인사오는 이웃하나 없어 외로움이 더했던 것이다. 유할아버지는 월남후 최씨와 만나 1남3녀를 두게됐고 셋방을 전전하는 가난하기 짝이 없는 생활이었지만 막노동ㆍ노점상 등으로 열심히 일해가며 자녀들이 착실하게 자라는 재미에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80녀부터 몸이 아파 일손을 놓게되고 아내마저도 지난해6월 허리를 다쳐 생계수단이던 노점상을 그만두게 되면서 유할아버지에게는 삶의 의욕보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갔다. 게다가 최근들어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해지면서 북에 두고온 두 아들이 사무치게 보고 싶었다. 『월남할 때만해도 헤어짐이 이렇게 길줄은 몰랐는데 속절없이 나이만 들었구먼』 유할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에 젖어 부인 최씨에게 이런 말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추석날 출가한 두 딸은 시댁일이 바빠서인지 오지 않았고 부인마저 친척집에 다녀온다며 훌쩍 떠나자 밀려드는 외로움을 억누를 수 없었다. 막내아들인 이건군(18ㆍ상고3년)과 단둘이 집을 지키면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추석날 아침 북녘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이 맺힌 유할아버지는 추석 다음날인 4일 새벽 아들이 잠들어 있는 사이 목을 매 끝내 목숨을 끊고 말았다.
  • 추석특식비를 수재성금으로/육군 7017부대 장병들 본사에 기탁

    ◎“빵사먹기보다 뜻있는 일하자”/부대원들,너도나도 선뜻호응 육군 제7017부대 본부대 장병들이 29일 추석특식비로 지급됐던 14만4천원을 수재의연금으로 서울 신문사에 맡겨왔다. 이날 장병들을 대표해 서울신문사를 찾아온 김병옥병장(22)과 정용선일병(21)은 『부대원들 모두 부대에서 편안히 생활하는 우리보다 지난번 수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재민들에게 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27일 특식비가 지급되자 먼저 내무반장들 사이에서 『우리가 빵ㆍ음료수를 사먹는 것보다 뜻깊은 일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와 모두 뜻을 같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내무반장들이 내무반원들에게 써버리기보다 수재의연금으로 모으자는 의견이 있다』고 소개했으며 이에대해 내무반원 모두가 『좋은일』이라고 선뜻 응했다는 것이다. 이 부대는 최근 수해를 당한 이웃 마을에서 양수기로 침수된 집의 물을 퍼내는 복구작업도 펼쳤었으며 이때 하루아침에 천재지변을 겪은 수재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직접 확인했었다. 성금을 갖고온 김병장은 『우리 부대원 가운데 자기집이 수재를 겪은 사람은 없었으나 수재민들의 어려움을 동참하자는 소박한 뜻은 한결같았다』고 전했다.
  • 퇴근길 장승백이 대혼란 4시간/방배아파트 당첨발표에 5만여명 몰려

    ◎보라매공원쪽 승용차 2천여대 노상 주차/노량진주택 화재에 소방차 길막혀 큰 피해 20일 하오4시쯤부터 우성건설 방배동재개발지역 아파트 1차분양 당첨자명단이 게시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운동장에 5만여명의 인파가 승용차 2천여대를 타고 몰려와 이 일대 교통이 4시간가량 마비되는 등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당첨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은 하오5시인 발표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몰려들기 시작,타고온 승용차를 공원 후문도로 양편에 마구 주차시켜 놓아 교통체증을 가중시켰다. 이에따라 신림4거리에서 장승백이에 이르는 3㎞구간이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어 퇴근길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하오6시55분쯤 동작구 노량진2동 244의56 강수덕씨(53) 집 지하 보일러실에서 불이나 남부소방서 소속 소방차 11대가 출동했으나 교통이 막히는 바람에 30여분 늦게 도착,보일러실이 전소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우성건설 방배동아파트는 총 1백16가구 분양에 1천5백94명이 신청,평균 1백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편 우성건설측은 당첨자명단을 가로ㆍ세로 50㎝크기의 전산용지에 인쇄,공원내에 설치한 5곳의 게시판에 6장씩 부착해 분양신청자들이 당첨여부를 확인하느라 서로 밀치는 등 북새통을 이루었다.
  • 페만 등 국지분쟁 타결책 나올까

    ◎유엔총회 내일 개막… 주요 의제별 전망/미ㆍ소 협조로 기능활성화 큰 기대/한ㆍ중ㆍ소 관계의 새 전기될 가능성/통일독일 안보리 이사국 선임도 거론 제45차 유엔총회가 18일(한국시간 19일) 개막된다. 유엔은 페르시아만사태의 해결이라는 어려운 도전과 함께 국제평화기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 유엔총회는 ▲페르시아만사태를 비롯한 지역분쟁 ▲남북간의 협력 및 제3세계 부채 등 경제문제 ▲환경ㆍ마약ㆍ보건 ▲안보ㆍ군축 ▲인종분규 등이 주요 의제. 1백60개 회원국들은 앞으로 4개월 동안 이같은 문제들을 토의하고 부시 미대통령,대처 영국총리를 비롯한 76개국 총리급 이상의 정치지도자들이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의 최대 이슈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ㆍ합병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사태이다.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의 페만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노력이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미소가 유엔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어큰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유엔은 이번 페만사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하루 뒤인 8월3일 이라크군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어 대이라크 경제봉쇄,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 무효,쿠웨이트 주재 외교공관에 대한 이라크의 공격적 행위 규탄 등을 비롯,지금까지 7개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의 이같은 신속하고 활발한 대이라크 제재조치는 미소의 적극적인 자세에 의한 것으로 특히 유엔에 대해 회의적이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미국이 유엔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유엔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변화는 유엔의 기능과 역할 강화를 꾸준히 추구해왔던 소련의 정책과 맞아떨어져 앞으로 유엔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실질적인 국제평화기구로의 정착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특히 지난 헬싱키 미소정상회담에서 페만사태의 해결은 유엔의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강력한 초강대국이라 하더라도 모든 국가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하고 지역분쟁 해결에 대한 유엔 역할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소련은 또 통일독일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을 제의,유엔이 국제정치의 중심무대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독일문제 자문위원인 니콜라이 포르투갈로프는 『통일독일이 「현대의 강대국」으로서 세계적인 위기를 조정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만사태를 계기로 신속한 대응을 해왔던 유엔은 이번 총회에서도 대이라크의 공세를 펼 것이 확실하다. 만일 이라크가 서방인질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다든가 또다른 도발을 할 경우 이라크에 대해 구체적인 유엔차원의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이미 효과적인 대이라크 경제봉쇄를 위해 무력사용을 허용한 바 있다. 페만사태 다음으로 주목되는 지역분쟁은 캄보디아문제. 지난 8월 캄보디아사태의 정치적해결을 위한 평화안을 유엔이 제시했고 캄보디아의 각 파벌들도 유엔을 통한 사태해결에 동의했다. 따라서 이번 총회기간중 캄보디아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유엔의 선거감시 평화유지군 파견 등 유엔의 참여와 역할의 범위,크메르루주에 대한 권력배분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군축문제도 주요 이슈중의 하나. 동서화해와 미소의 협력 분위기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군축문제와 함께 부분 핵실험금지조약 개정,인도양 평화지대선언 이행 및 비핵지대 설치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오존층 파괴,지구의 고온화와 기후변화,산성비,열대림 파괴 등 환경문제와 함께 환경기술 이전,환경기금 조성 등이 활발히 토의될 전망이다. 또 보건ㆍ마약ㆍ아동문제ㆍ남아공 인종탄압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가입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온 한국은 지난번 남북총리회담 결과 이번 총회에서 단독가입을 시도할 가능성은 적어졌다. 그러나 26일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최호중외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한소 국교정상화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번 유엔총회는 한국 외교사에도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강이 넘칠라”… 시민들 「공포의 밤샘」

    ◎수도권 마비상태 부른 최악의 수재/달동네 산무너져 21명매몰/인천/한강유람선 2척 침몰… 7명 실종/이재민들,대피소서 떨며 새우잠 서울을 비롯한 인천ㆍ경기 일원의 1천5백만 수도권 주민들이 한강범람의 우려와 공포속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지난 9일부터 연사흘동안 물동이로 쏟아붓는 듯한 폭우로 한강의 수위가 시시각각 불어 위험수위까지 넘어서자 서울 중부지방의 한강변 주민들은 밤새 TV와 라디오 등을 지켜보며 한강이 넘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줄기차게 쏟아지던 빗줄기가 이날 하오9시전후 잠시 약해지자 다소 안도했다. 이날 가옥이 침수돼 인근 국민학교 등에 긴급대피한 주민들은 라면 등으로 저녁끼니를 때우고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냈다. 이날아침 올림픽대로 등 서울의 주요도로들이 물에 잠겨 출근길의 시민들은 3∼4시간씩 지각하는 등 최악의 교통마비사태를 겪었으며 퇴근시간에는 평소와 달리 아예 차량통행이 뜸했다. ▷인명피해◁ 11일 하오4시4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에 정박돼 있던 주식회사 원광소속유람선 새한강1호(선장 성낙구ㆍ40)가 급류에 휩쓸려 함께 정박중이던 주식회사 세모소속 유람선 노들1호,바지선 노들나루호를 들이받고 7백m를 함께 떠내려간뒤 마포대교 교각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유람선 2척이 침몰돼 새한강호 선장 성씨 등 7명이 실종되고 바지선은 교각에 걸렸다. 사고당시 유람선 새한강1호에 선원 15명,노들1호에 5명,바지선 25명 등 모두 45명이 타고 있었으나 이 가운데 22명은 선착장에서 충돌할때 헤엄쳐 나오거나 거룻배 등을 타고 탈출하고 16명은 경비정에 의해 구조됐다. 바지선이 걸린 마포대교는 이때의 충격으로 난간 20여개가 부서지고 교량이음새에 금이 갔다. 경찰과 사고대책본부측은 교각에 걸려있는 바지선이 물살에 밀려 다리를 치켜올리거나 붕괴시킬 가능성이 커지자 하오4시50분부터 차량통행을 막았다. 11일 6시30분쯤 종로구 가회동 199의1 안효구씨(61ㆍ학원강사) 집 문간방지붕이 무너져내려 세들어 사는 이상태씨(29)와 임신중인 부인 김원경씨(25) 외동딸 예지양(3) 등 일가족 3명이 흙더미 등에 깔려 숨졌다. 또 이날 상오7시20분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불로2리 금강산업(대표 권시택) 기숙사에 흙더미가 덮쳐 종업원 정선진씨(31)와 부인 문정순씨(28) 딸 정미(5) 미선양(4)자매 등 일가족 4명과 옆방에서 잠자던 김수오(20) 고병관씨(21) 등 6명이 매몰됐다. 11일 하오9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성수대교 남쪽끝 인터체인지에서 여의도쪽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려던 경남관광소속 서울1 바1186호 관광버스(운전사 이인용ㆍ55)가 승객 12명을 태운채 1m높이로 물이 차 오른 올림픽대로에 빠졌다. 사고직후 경찰은 버스가 한강으로 휩쓸려 들어가지 않도록 로프로 버스와 성수대교 다리난간을 연결한 뒤 운전사 이씨와 안내양 노성희씨(29),오하시 오시로씨(50ㆍ여ㆍ일본 오키나와거주) 등 일본인 남녀 관광객 10명을 1시간만에 모두 구조했다. 또 이날 낮12시40분쯤 인천시 동구 송림5동 100 선인학원 뒤 높이 15m 폭 27m의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이 동네 황기춘씨(32) 집 등 이 일대 주택 건물 9채 21가구를 덮쳐 방안에 있던 황씨와 맏딸 백설양(4),아들 기훈군(2) 등 일가족 3명을 포함,21명의 주민이 흙더미속에 파묻혔다. 인천시와 경찰은 이들 모두가 숨진 것으로 보고있다. 매몰된 사람은 다음과 같다. ▲이춘자(42ㆍ여) ▲김은희(19ㆍ여) ▲김은성(18) ▲김원필(52) ▲김남선(20ㆍ여) ▲김태화(47) ▲김원식(43) ▲방융욱(29) ▲김순영(38ㆍ여) ▲정은천(22) ▲김영옥(27ㆍ여) ▲채기찬(4) ▲김영홍(72) ▲강정화(61ㆍ여) ▲김미경(26ㆍ여) ▲박인남(57ㆍ여) ▲방세영(27) ▲장미숙(25ㆍ여) ▲황기춘(32) ▲황백설(4ㆍ여) ▲황기훈(2) ▷임시대피소◁ 동대문구 이문3동 31ㆍ32통 침수지역 3백50여명의 주민들이 수용돼 있는 이문국교의 이재민들은 식사를 컵라면으로 때우고 추위에 떨면서도 밤이 깊도록 잠자리에 들줄 모르고 TV를 보며 속속 전해지는 수해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폭우로 옷과 갖고온 담요 등이 모두 젖어 교실에서 추위에 떨었다. 강남구 일원동ㆍ수서동 택지개발지구의 무허가 비닐하우스주민 8백여명이 수용돼 있는 중동고교 임시대피소에는 저녁식사 때가 되자 인근 우성7차아파트 주민들이 줄을 이어 따뜻한 식사와 음료수ㆍ옷가지ㆍ이불 등을 가져와 이들 이재민들에게 제공하며 위로했다. ▷김포공항◁ 김포공항에는 이날 공항을 이륙하려던 국제선과 국내선 2백여편의 승무원과 승객들이 올림픽도로와 영등포가 물에 잠겨 늦게 도착하거나 아예 오지못하게 되자 30분∼3시간 정도까지 지연출발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강수위기록(인도교기준) 연 도 수 위 1925 12m26 1936 10m56 1965 10m80 1966 10m78 1972 11m24 1984 11m03
  • 속락멎고 주가 보합/팔자 줄어… 「6백12」 유지

    주가 속락세가 6일만에 멎었다. 10일 주식시장은 전주 후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던 미납물량 정리우려 「팔자」가 확연하게 격감한 끝에 하락세를 떨쳐버렸다. 종가는 전일장보다 0.06포인트 올라 종합지수 6백12.63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의 일괄 반대매매가 몰고온 속락국면은 5일째인 지난 주말장으로 일단 마감됐다. 그러나 이날 거래량이 4백70만주로 반일장 정도에 지나지 않아 매도량은 그런대로 격감했지만 「사자」세력이 한층 빈곤해져 투자심리 불안이 아직도 내재된 상태이다. 거래대금이 5백98억원이었고 증안기금은 전ㆍ후장 각각 1백50억원씩의 주문을 냈다. 개장지수가 마이너스 2로써 지수 6백10선이 위험해졌으나 40분후부터 10분간의 매매단위로 0.3포인트 정도의 반등력이 나타나 전장은 플러스로 끝났다. 후장중반에서 반락했지만 최대하락폭이 마이너스 1에 그쳤다. 결국 등락폭이 단 3.2포인트에 불과한 가운데 상승지수로 종료됐다. 매도세들은 지난주에 결정된 구체적인 미납물량 정리방침이 실제 진행되어가는 형편을 본 다음 태도를 결정하겠다는 생각들이고 매수세 역시 미납물량 정리로 장이 나빠질 염려가 상존한 만큼 추이를 살펴야겠다는 의사이다. 이날 일본 동경증시는 1천엔이상 폭등했으나 국내증시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백23개 종목이 상승(상한가 9개)했고 2백61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33개)했다.
  • 고유가 “무풍지대” 두산유리 군포공장

    ◎폐열 활용,한해 에너지 5억 절약/“시스템 완전개체”… 5년만에 원가절감 성공 페르시아만사태 이후 정부는 에너지절약시책을 벌이고 있고 기업들도 뒤늦게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찍이 이 부분에 눈을 돌려 오히려 한가롭게 보이는 공장이 있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에 위치한 ㈜두산유리 군포공장이 바로 그곳이다. 절약시설투자를 한지 5년만에 매년 12억원이 넘던 에너지비용을 7억원 정도로 크게 낮춰 페만사태를 「강건너 불보듯」해 다른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페르시아만사태다」「고유가시대다」해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게 사실이지만 두산유리 군포공장이 에너지절약투자에 나선 86년만 해도 별이익이 없는 무리한 투자일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어찌보면 낭비일수도 있는 절약투자를 실행했고 지금은 에너지전문가들마저 에너지절약사업의 으뜸가는 성공사례로 이 공장을 주저없이 꼽고 있다. 1만평이 채 못되는 대지에 직원은 4백70여명. 연간 유리생산량은 6만t이며 총매출액은 2백70억원 정도이다. 유리그릇이나 갖가지 음료수병만을 생산한다. 때문에 6만t의 유리는 매년 1억9천만개의 각종 병이 되어 시중에 나오게 된다. 이 공장이 에너지절약에 처음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제조원가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다른 업종에 비해 유달리 높았기 때문. 유리의 원료가 되는 규사,석회석을 녹이려면 섭씨 1천5백도가 넘는 고온의 열이 필요하고 또 병의 모형을 만들고 서서히 식히는 데도 다시 열을 가해야 한다. 절약시설 투자를 하기전까지는 용광로에 필요한 벙커C유,그리고 생산된 제품을 서서히 식히는 서냉로용 액화천연가스(LNG)및 전기,경유 등 에너지를 구입하는데 연간 12억6천5백만원이나 들었다. 『벙커C유를 조금만 때도 쉽게 뜨거워지는 고화율의 용광로나 서냉로,여기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이 때문에 열효율이 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3개의 용광로와 6개의 서냉로를 매년 1개씩 바꾸기로 계획을 세웠고 워낙 에너지 비중이높다보니 경영주도 쉽게 동의했습니다』공장장 임근호씨(47)의 말이다. 이 때부터 개당 25억∼30억원 정도 소요되는 용광로와 10억원 정도의 서냉로 개체사업에 해마다 40억원씩 투자했다. 또 4억원을 들여 폐열보일러를 설치,용광로에서 나오는 폐열을 여름철에는 제품생산에,겨울철에는 건물난방용으로 활용했다. 그동안 이같은 절약시설에 투자한 금액은 총 1백50억∼2백억원선. 이 결과 제조원가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뚝 떨어져 지난해 에너지구입비용은 7억5천9백68만3천원으로 크게 줄었다고 요로과장 김문기씨(39)는 말한다. 벙커C유 1천1백78만ℓ,LNG 2백50만6천㎥,경유 3만6천8백ℓ,전기 1천7백42만9천㎾H밖에 쓰지않아도 매년 1억9천만개의 각종 병을 생산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유리공장과 비교할때 병하나를 만드는데 28%정도 적게 에너지가 쓰여 병의 종류에 따라 제조원가가 1원∼3원정도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두산유리 군포공장은 「에너지절약 우수사업」으로 계속 선두를 지키기 위해 지난달 중순 에너지위원회를 구성,모든 생산공정은 물론 일상업무 부분까지 절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늙은 누님」과 회담분위기/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조제분유로 모유를 대신하고 1회용 종이기저귀를 써서 아기를 키우는 지금 사람들은 「암죽」을 모를 것이다. 한옴큼의 쌀을 폭폭 끓여서 갓난아기가 먹을 죽을 쑨다. 중간에 참기름을 아기눈물만큼 떨어뜨리고 수저로 으깨가며 오래오래 끓여야 한다. 엄마젖처럼 건데기의 형태가 거의 없도록 부드럽게 쑤는 것이다. 쑤는데 공도 많이 들지만 무엇보다도 입쌀이 귀할 때에는 그 쌀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암죽」으로 비유하는 이언이 우리에게는 꽤 있다. 「갓난아이 암죽쌀로 한달에 소두 한말은 든다」 「밥쌀은 커녕 암죽쌀도 없다」 따위가 그것이다. 젖이 없어 암죽으로 아기를 키우는 엄마곁에서 그래도 함께 걱정하고 애써줄 수 있는 가족으로는 「큰 누나」가 제일이다. 어머니 대신 죽도 쒀야하고 기저귀 수발도 해야한다. 대체로 누나는 어머니 다음으로 아기에게 헌신적이다. 그래서 먼곳에 출가를 하더라도 자기손으로 거두며 키웠던 동생,특히 막둥이 남동생에게는 애틋한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 마치 친정에 두고온 자식처럼 마음에 박혀일생을 가는 육친애가 되는 것이다. 임춘심할머니의,동생 「춘길」씨에 대한 그리움은 그런 것일게다. 그 동생을 단서로 하여 줄줄이 엮여서 기억의 수면위로 떠오르는 친정식구와 고향의 생각때문에 애가 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북에서 온 「춘길」이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무근」이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했을 때 쓰는 말이다. 남북 총리회담에 북측 일원으로 따라온 「림춘길」이 임춘심할머니의 동생이 아니라고 해서 임할머니의 동생에 「춘길」이가 있다고 하는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름과 주소와 모습이 신통하게도 닮은,그렇지만 임할머니의 동생은 아닌 「춘길」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임할머니의 동생과 그 동기간의 존재를 「사실무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머니대신 암죽을 쑤어 먹이고 등에 업어 키우느라고 누나의 잔등을 뜨뜻하게 적셔놓곤 하던 동생의 기억이 고희의 누님가슴을 어제처럼 애절하게 파고드는 막둥이 동생에 대한 기억까지를 「사실무근」이라고 뭉갤 수는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의 「임씨 남매」 화제를 통해 우리가 정작 안쓰럽게 생각하는 것은 임할머니보다 오히려 북측 대표단의 「림춘길」이었다. 임춘심할머니의 「동생같다」는 말을,손을 홰홰 젓듯이 「사실무근」으로 몰아붙이고 그리고 덧붙였다는 말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 『회담의 분위기를 해치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는 대목이 그렇고,림춘길이 이 사실을 부인했다는 보도가 남쪽 매체에 반드시 실리기를 요구했다는 대목이 그렇다. 노경의 이산 남매가 극적으로 상봉하여 서리서리 맺힌 한을 풀어나가는 장면은 한민족 공동체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서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장면을 고대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회담의 분위기를 해치는 저의」일 수 있다는 생각을 북쪽 손님 림춘길은 어째서 했을까.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이 남쪽에 꼭 보도되어야 할 절박성은 무엇일까. 더구나 그는 이번 회담 대표단의 막후 실력자라고 한다. 그런 그가 기겁을 하듯이 「혈육의 가능성」을 떨쳐버려야 하는 것은무엇 때문일까. 남쪽에서 「가족이 나타나는 상황」이 그토록 그에게는 반갑잖은 것일까. 무척 안쓰럽다. 「북쪽 손님」들은 판문점에 도착하면서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명을 통해 기조연설을 통해 「문목사」 「임학생」 「문신부」 등의 구속자석방을 입을 모아 주장했다. 그리고 정대표와 수행원은 물론 기자들까지도 그들 구속자 가족이라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 「인도적」인 뜻을 성사시키고 때로는 강경하고 집요하게 조르는 사람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토록 인도적 일양이면 일흔의 임춘심할머니가 「이제 못만나면 나는 죽어 영영 못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며 애절해 하는 사연도 「인도적」으로 들어줄법한 일이다. 기고 아닌 것은 만나보면 밝혀질 일,만나보지도 못한 채로는 한이 된다. 70난 할머니의 노안의 눈물까지를 「회담분위기를 해치려는 저의」로 의심해야 하는 메마른 가슴이 누구의 뜻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이 기회에 「림춘길」을 비롯한 「북쪽손님」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70난 시골할머니와 모의해서 회담분위기를 흐리는 저의를 실현시킬 공작을 하기에는 남쪽 사회는 너무 물렁물렁하다. 매체들의 극성 때문에도 어떤 「저의」도 행동에 옮겨지기 전에 들통이 나는데 순진하고 나이 많은 할머니와 짜고 그런 일을 해낼 형편부터가 남쪽은 안된다. 그래서 「림춘길」의 발상법에 우리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고보면 이번통에 헛웃음이 나게 하는 또 한가지 기억이 있다. 가을에 유난히 돋보이는 통일로 길을 「북측 손님」들이 개선한 영웅처럼 옹위를 받으며 달려오는 모습이 비치는 화면을 지켜보며 한 나이든 문화계인사가 하던 말이다. 『… 경협 핑계로 돈이나 잔뜩 우려가고,법이니 구속자 석방따위,다 내놓게 한 뒤에 챙길 것 다 챙겨버리고,트집잡아 회담 못하겠다고 나동그라질 속셈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말을 들은 순간,헛웃음과 함께 강하게 불쾌감을 느꼈었다. 와주기만 한 것도 대견해서 칙사대접을 하고 크리스탈그릇 다루듯 「깨질세라 무너질세라」 조심을 하며 지켜보는 중인데 그 인사가 던진 비딱한 예언은 불길하고 기분이 나빴기 때문이다. 외곬으로 뻗은 집요한 보수성이 혐오스럽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 인사가 한 말이 차츰 꿈틀거리며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잘 선택한 모사들을 비켜놓고 보면 북측 논리의 기본 골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한 핏줄에 담긴 혈연의 확인조차도 자유롭게 행사하기를 겁에 질려하는 듯한 모습이 서글프고 맥풀리게도 했기 때문이다. 회담에서 제의된 내용중에는 북한이 내부 개방의 의지를 비추는 부분은 전혀 없다. 그러고는 『… 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측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남측도 똑같이 잘못이 있었다』는 전제를 면죄부처럼 앞세우는 남쪽 언론의 「양심주의」에 비하면 북측의 논리는 견고하고 일사불란하다. 불쾌하던 보수인사의 「예언」이 꿈틀꿈틀 되살아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모두가 한결같이 건져올린 한마리 말의 수확은 있다. 『만난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회의를 가라앉혀 줄 수 있을지 어떨지 지금으로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 「남북 정상대좌」 예고의 청신호/이경형 정치부차장(남북초점)

    ◎연총리 청와대 예방은 체제인정의 징표 1990년 9월6일. 이날은 한반도분단 45년사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기록될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원수인 노태우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연형묵정무원총리로부터 정중한 인사를 갖춘 예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방의 감격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가운데 수백만의 피를 몰고온 동족상잔의 처절한 참극 그리고 그 이후의 백만무력의 대결…. 서로가 서로를 쓰러뜨리지 않고는 생존의 위협을 벗어날 수 없는 두 체제가 이날 비로소 상대방의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는 행동을 실증해 보인 것이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새의 대통령문장기가 나란히 꽂혀 놓여있는 청와대 본관 소접견실에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연총리는 노대통령에게 다소곳이 머리를 숙이며 경의를 표했고 노대통령은 손을 내밀며 연총리와 악수를 나누었다.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강총리」대신 한사코 「강수석 대표선생」이라고 호칭을 하던 연총리는 이자리에서 「대통령께서」를 연발했다. 그는 김일성주석의 노대통령에 대한 안부를 전한 뒤 『대통령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대단히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이 대표단 전원을 접견,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그는 「대통령께서」라는 존칭을 한반도 빠뜨리지 않았고 자리를 일어설 때는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주석님께 그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연총리의 공개적인 노대통령 예방은 바로 대한민국 체제의 인정을 행동으로 보였다는 그 상징성 때문에 앞으로의 남북 관계개선의 대장정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18년전인 지난 72년 「7ㆍ4 공동성명」 직후인 같은해 12월 북한의 박성철부수상(공동위원장대리)이 박정희대통령을 예방했지만 당시는 비공식,비공개예방이었기 때문에 이번 공식예방과는 그 성격을 근본적으로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이날 소접견실에서 강총리와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이 배석한 가운데 북측의 연총리를 약 20분가량 접견,북한 김일성주석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구술했다.북측의 기록원자격으로 개별면담에 수행한 최봉춘 총리보좌원 겸 연락관은 노대통령의 솔직하고도 허심탄회한 메시지를 기침소리하나 빼놓지 않고 기록해나갔다. 서로가 서로를 거부했던 남북 정상간의 「시간차 필담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는 10월16일부터 3박4일간 열릴 평양 2차회담에서 강총리가 김일성주석을 예방,이날 연총리의 청와대 예방과 같은 절차로 면담하게 되면 노대통령과 김주석간의 남북 정상대화는 가속력을 더해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두 정상이 직접대화를 갖는 날도 그리 멀지 않는 시기에 현실화될 것이다. 노대통령은 이어 대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연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회담대표 7명과 노재봉비서실장,이현우경호실장,이수정 공보수석비서관이 배석한 가운데 북한회담대표 7명과 림춘길총리책임보좌관,최봉춘총리보좌원,이헌(기록원) 등 10명을 접견한 뒤 남북 관계개선과 평화통일에 대한 소신과 포부를 피력했다. 노대통령의 나직하면서도 자신에 찬 목소리는 대접견실을 압도해 나갔다. 『이번 회담이 분단 45년을 종식시키고 통일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수천년 한핏줄을 이어온 겨레가 더이상 갈라설 수는 없다』 『동서독의 통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고 미소가 냉전체제를 붕괴시키는 등 세계가 화해의 질서로 가는 마당에 우리 선조가 살아왔고 우리가 살고 있으며 후손들이 세세손손 살아갈 이 한반도만을 분단으로 놓아둘 수는 결코 없다』 통일을 향한 간절한 소망과 뜨거운 동포애가 물씬물씬 풍겨나오는 노대통령의 말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대표들은 자세를 가다듬고 경청했다. 이번 서울회담에서 남북한은 뚜렷한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지만 이날의 「청와대예방」으로 분단의 두꺼운 얼음이 이미 깨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7천만 동포에게 분명히 전달하고 있었다.
  • 흥겨운 민속공연에 “한마음의 박수”/북녘손님들 서울서 이틀밤

    ◎만찬ㆍ영화 즐기며 허물없는 대화/북측기자,시민들에 질문공세/“저기가 어디냐” 창밖 서울모습에 큰 관심/호텔서 끼리끼리 모여 밤늦도록 얘기꽃 연형묵정무원총리 등 북쪽대표단 일행은 서울체류 이틀째인 5일 강영훈국무총리 등 우리쪽 대표들과 역사적인 첫 남북총리회담을 가진것을 비롯,오찬ㆍ만찬과 함께 예술공연과 영화를 관람하는 등 민족의 동질성을 되새기는 갖가지 행사에 참가했다. 남과 북은 이같은 잇단 접촉을 통해 상호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면서 통일에의 디딤돌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리고 북쪽대표들은 이번 만남의 성공을 가름지을 6일의 두번째 총리회담을 준비하며 서울에서의 이틀째 밤을 편안히 보냈다. 북쪽대표들은 이날 저녁7시 고건서울시장이 신라호텔에서 베푼 만찬에 참석,정성이 가득담긴 갖가지 우리음식을 맛있게 들며 우리쪽 참석인사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만찬을 마친 북측대표들은 하오9시쯤부터 호텔옆 한국종합전시장 4층 영사실에서 극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관람했는데 특히 북한기자들은 「기억에남을만한 영화」라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하오11시30분쯤 호텔로 돌아온뒤 다소 지친듯 곧장 잠자리에 들었으나 일부는 잠이오지 않는듯 끼리끼리 모여 방에서 맥주와 음료수 등을 마시며 자정이 훨씬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북측대표들은 이에앞서 이날 낮 숙소에서 자유시간과 함께 점심을 먹은 뒤 하오2시40분부터 4시10분까지 쉐라톤 워커힐호텔 가야금식당에서 민속공연을 관람했다. 이날하오 쉐라톤워커힐에서의 민속공연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라는 고향의 봄 노래가 울려퍼질때는 뭉클함이 서로의 가슴속에서 솟구쳤으며 올림픽행사 가요로 쓰였던 「손에 손잡고」가 이어질때는 남북의 강영훈총리와 연형묵총리뿐 아니라 대표단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췄다. 이날의 민속공연은 차량을 함께 타고온 남북의 두총리가 무대앞에 마련된 자리에 앉으면서 70여명의 악사들이 아악 「장춘불로지곡」을 연주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가야금병창과 갖가지 민속무용이 잇따라 계속되면서 흥에 겨운 북한대표단들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손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연형묵총리 등 북쪽대표와 수행원ㆍ기자 등 북측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2시20분쯤 승용차 10대와 버스 6대에 나누어 타고 호텔을 출발,테헤란로∼강남운전면허시험장∼올림픽공원 앞을 지나 올림픽대교를 타고 16분만에 성동구 광장동의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특히 수행원들은 안내양이 버스에 설치된 비디오를 통해 상영하는 「국립공원 한라산」이라는 다큐드라마를 시청하기 보다 올림픽공원과 백제유적인 몽촌토성,올림픽대교를 지날때마다 안내양과 우리측 수행원에게 지명을 물어보곤 했다. 서울도착 이후 좀처럼 호텔을 벗어나지 않던 북측기자들도 이날 상오10시30분쯤 6명이 호텔앞 연도로 나와 지나던 김흥배씨(72ㆍ서울 강남구 삼성동) 등 시민 3명과 인터뷰를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미군이 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 『육친적으로 곤란한점은 없는가』라며 질문공세를 폈으나 김씨가 『회담결과가 좋아야겠지만 우선 사람부터 오고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자 내키지 않는듯 이내 다른 시민에게로 다가갔다. 또 이날 하오6시30분쯤 북한기자 5∼6명은 마침 이웃 현대백화점 7층 영어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귀가하던 이근보군(12ㆍ일원국교5년)에게 다가가 집주소,부모님의 직업 등을 물었다. 이들은 이군에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자고 해 이군이 노래를 시작하자 따라 불렀으며 다른 기자는 이 장면을 처음부터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녹음하는 등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북측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우리측 기자들에게 『기자가 무슨 기자를 취재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 외언내언

    분단 45년만에 서울서 열리는 남북 총리회담. 어제 북쪽손님들이 왔고 오늘 회담이 열린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한 시민은 『북쪽 손님들의 말쑥한 옷차림이 옛날과 달라 보이더라』고. 그들이 옛날과 같지 않은 자세로 이번 회담에 임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나온 인상이리라. 이번 회담을 맞으면서 동서분단을 꿰맨 독일인들의 협상지혜가 떠오르는 건 웬일일까. ◆며칠 전에 조인된 통독조약 가운데 가장 말썽이 많았던 대목가운데 하나는 낙태법. 서독은 반대,동독은 찬성. 그래서 몇개월간의 토의끝에 『이 문제를 당장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이는 2년안에 어떤 합의든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 그러나 우리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조문에는 쉽게 합의를 했다. 서독으로의 탈출자들이 잃어버렸거나 공산주의자들이 이들의 가족들로부터 빼앗은 동독내 부동산들에 대한 서독인들의 소유권주장을 허용한 것. 이 조항을 유심히 들여다 본 한 월남인사는 『우리도 통일이 되면 고향에 두고온 땅에 가서 농사를지을 수 있을까』하면서 긴 한숨을 뿌린다. ◆동서독의 통일조약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동독의 한 지식인은 『동독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무용하거나 바보스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동독의 법률이나 생활규범 가운데 살만한 것은 통일된 독일에서도 통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은 동독이 양보할 것은 하더라도 서독으로부터 양보받을 것은 받아내야 한다는 뜻. 협상이나 토의를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양보의 미덕을 강조한 말이다. 통독조약에서 유예기간을 두고 조정키로 한 것의 대부분은 두 독일이 한발짝씩 물러선 것들. ◆서울회담에 올려놓을 예상의제들은 기본적으로 쌍방의 시각차가 큰 것들이라고. 그러면서도 양측은 태도여하에 따라서는 부분적인 합의가능성도 있는 것들이라는 얘기다. 단 한차례의 만남에서 큰덩어리의 열매가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건 욕심치고도 지나친 것. 다시 만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것만 빼고 무엇이든 합의했으면 하는 것도 지나친 바람일까.
  • 모국방문 7순 사할린교포 할머니(조약돌)

    ◎50년만에 남동생ㆍ조카와 극적상봉 ○…사할린동포 모국방문단의 일원으로 서울에 온 강한갑씨(76)가 27일 하오2시 마포구청장실에서 50년만에 남동생 강평순씨(74ㆍ강서구 화곡본동 1130의20)와 극적으로 상봉. 강할머니는 지난25일 호적등본을 갖고 마포구청을 방문,딸과 동생을 찾으려 했으나 컴퓨터 조회에 실패,이날 장조카의 주민등록사항을 확인해 장조카 강성옥씨와 전화통화에 성공,동생과의 해후가 이뤄진 것. 그러나 강할머니가 찾고있던 남동생 2,여동생 2명중 큰동생인 강할아버지만 생존,다른 가족은 모두 사망했으며 딸 윤인섭씨(일명 강정자)는 출가한 것으로 밝혀져 현재 호적을 추적중. 강할머니는 40년 여름 유복자로 태어난 딸과 함께 서울 마포에서 살다가 딸이 국민학교에 입학하자 돈을 벌어 자립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자리잡으면 데리러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혈혈단신으로 사할린으로 떠났었다. 강할머니는 그곳에서 재혼,2남3녀를 낳았지만 고향에 두고온 첫딸과 동생들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의 세월을 보내다가 이날 꿈에서도 생각지 못하던 동생을 만나게된 것. 이날 상봉을 주선한 이원택 마포구청장은 강할머니 남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50년만에 해후를 한 이들과 이산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도.
  • 「불공정거래」가 몰고온 대붕괴/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폭락증시」 무엇이 문제인가 주가지수 6백선이 크게 무너진 절박한 상황에서 아직도 증시를 탈출하지 못하고 묶여있는 투자자들을 보면 딱하기 짝이없다. 그들은 아마 큰손이나 대주주들은 아닐듯하며 증권관련기관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눈치꽤나 있는 사람들도 아닌성 싶다. 그저 얼마전에 장바구니를 들고 나섰거나 경운기를 몰고 증권회사를 찾아왔던 별볼일 없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남들이 증권해서 쉽게 떼돈을 번다고 하자 뒤늦게 욕심을 부려서 뛰어들었거나 어설프게 주식이란 어느정도 장기로 갖고있는 것인줄 알았던 사람들이 아닐까.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이라크사태까지 터져서 주가의 하락세가 이래저래 연중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금년초까지만 해도 주가지수는 9백을 넘었으나 그후 3분의1이나 떨어졌다. 작년봄까지만 해도 주가는 천정부지로 무한상승할 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주가가 5공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요즈음 일반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증시안정기금으로 대폭락사태나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고작이다. 이같은 증시이탈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증시주변에서는 최근의 국내정국의 불안과 사정한파가 특히 큰손들을 불안하게 해서 증시이탈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좌우간 그동안 증시에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 증시침체의 원인이라면 이것은 역시 정치권과 무슨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게다가 인플레 불안때문에 요즈음은 뾰족한 증시부양책도 쓸게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기본적으로 정치ㆍ경제 등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정부가 공연히 총체적난국이니 위기니 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해온 것도 무시못할 원인이 되겠다. 한동안은 금융실명제 실시우려가 증시위축의 원인이었다. 또한 유상증자ㆍ기업공개ㆍ국민주보급 등으로 주식공급이 지나치게 많았던 것이 수급불균형을 몰고왔다는 주장도 있다. 아울러서 정부의 정책실태및 정책부재도 증시침체를 부채질 했다는 것이다. 돈 잃고나면 할 말이야 많을줄 안다. 이러한 주장들이 나름대로 그럴듯하지만 역시 무엇인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구태여 따진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언제 제대로 된 적이 있는가 정책당국의 규제나 개입도 항상 그 타령이었으니 언제나 문제를 삼자면 그럴수 있는 이야기이다. 한편 경제는 금년들어 놀랍게도 9.9%의 GNP성장률을 기록하고 수출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래도 증시는 침체일색이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았던 수많은 부양조치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가 됐다. 또한 한소수교 가능성 등 제아무리 엄청난 호재가 나와도 주가를 조금도 부추기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답은 이제 결국 증시내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왜 투자자들은 기회만 오면 주식을 처분하고 증시에 등을 돌리려 하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증시가 구제불능 상태에 빠진 가장 주된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증시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파렴치한 불공정거래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염증과 배신감을 느낀 나머지 증시에 대해서 더이상 기대를 갖지 못한다면 어떠한 부양책이나 호재도 그들을 증시에 붙들어두지는 못할 것이다. 최근 몇년사이에 우리 증시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불법거래및 불공정행위도 크게 늘었다. 증권거래소와 증권회사의 일부 임직원들이 각종 비리와 변칙거래를 해서 투자자에게 큰피해를 끼치는 일이 허다했지 않은가. 상장사의 대주주나 경영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과도한 물타기 증자를 하거나 자사주를 매입 또는 매각함으로써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다. 그대신 물색모르는 일반 투자자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불성실한 공시를 해서 일반투자자들을 속인다. 또한 큰손들은 그들의 경제력을 이용,미발표정책이나 기업의 내부정보를 은밀하게 빼내어서 초단기매매를 한다. 정책이나 정보가 일반에게 공개될 때에는 이들은 이미 이익을 챙겨서 증시를 빠져나가고 뭘 모르는 소액투자자들만 울리는 불법행위도 많다. 우리 증시는 마치 서부 개척시대의 무법천지를 방불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투자는 자기책임 아래에서 하라는 정책당국의 주장은 웃기는 얘기일 수밖에 없다. 차라리 일반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나라는 충고가 보다 솔깃한 것이다. 이러한 각양각태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정부가 막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정책실패라고 하겠다. 하기야 정부가 어디 강도ㆍ절도인들 제대로 잡고 민생치안을 유지하고 있는가. 정부가 증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유지하지 못하는한 증시부양책은 대주주및 협잡꾼들의 호재로나 이용될 뿐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실의와 좌절만 더하게 할 것이다. 증권투자는 한마디로 정보수집능력에 승패가 달렸다. 누가 더 정확한 정보를 남보다 먼저 얻느냐에 따라서 큰 돈을 벌수도 있고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런데 시장에서 정보가 독점ㆍ편재될 경우 문제는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남의 것을 훔치듯이 큰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에서든지 경제정의와 형평상 정보편재,남용및 불공정행위에 대해서 정부가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증시에서 이같은 불공정행위가 그치지 않는것은 이에대한 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극히 미흡하기 때문인듯하다. 증권시장을 투자자들이 어느정도 노름판으로 여기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렇더라도 노름판에는 거기에 따르는 질서나룰이 있는 법이다. 계속 속임수나 쓰고 있는 증시에 투자자들이 한없이 속아서 덤벼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따라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독과 처벌을 시급히 보완 강화해서 투자자들이 시장과 정부정책을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대책이 절실하다. 아울러 증시관련기관ㆍ증권사ㆍ기업ㆍ큰손들도 증시정상화를 위해서 자제하고 소액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정치ㆍ사회적 안정이 전제돼야함은 물론이다.
  • 직원 봉급 5천만원/운전사가 갖고 도주

    ◎서울지법 의정부 지원 【의정부】 20일 하오1시5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176의6 조흥은행 의정부지점에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직원들의 8월분 월급 4천9백30만원을 인출해 나오던 지원소속 운전기사 김영식씨(35ㆍ의정부시 가릉1동621)가 경기1 거1153호 스텔라승용차를 타고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는 이날 법원직원 2명과 함께 은행으로 와 직원들의 월급으로 10만원권 수표 4백43장과 현금 5백만원을 찾은 뒤 직원 2명이 개인적인 볼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몰고온 차를 타고 달아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날하오 김씨가 타고 달아난 승용차를 은행에서 1㎞정도 떨어진 의정부시청앞 신시가지 공터에서 발견하고 김씨를 쫓고 있다.
  • 피서 절정… 무질서도 절정/해수욕장ㆍ유원지 5백만이 “북새통”

    ◎바가지 판쳐 하루숙박 7만원/계곡서 세차ㆍ쓰레기 마구버려/주말 물놀이하다 50명 사망ㆍ실종 전국이 섭씨30도를 훨씬 웃도는 불볕더위가 열흘째 계속된 가운데 8월들어 첫 일요일인 5일 전국의 해수욕장 등산로 등 피서지에는 제철을 맞은 피서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올여름 최고인파를 기록했다. 이날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에 80여만,광안리에 40여만 인파가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룬 것을 비롯,속초 강릉 등 동해안에 50여만,그동안 기름에 오염돼 피서객의 발길이 뜸하던 서해안도 1백여만명의 피서객이 줄을 이었다. 또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덕유산 등지에도 2만∼5만명씩의 등산객들이 몰려 울긋불긋 꽃무늬를 이뤘고 미처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한 시민들도 가까운 수영장이나 계곡 유원지 등을 찾아 무더위를 식혔다. 이날 전국의 피서인파는 5백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피서행렬이 피크를 이루자 곳곳에서 물놀이 사고와 피서객상대 범죄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바가지요금이며 행락질서를 둘러싸고 갖가지 시비와 소란도 끊이지 않았다. 물놀이 익사사고의 경우 주말인 4일 강원지방에서 8명이 숨지거나 실종한 것을 비롯,경북과 전북지방에서 5명씩,충남 3명,충북2명 등 2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된데 이어 이날도 낮 12시15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하원리 불영계곡의 속칭 용소에서 고교동창생들과 야영을 와 수영하던 김상현군(24ㆍ영남대 경영학과3년)이 깊이 3m의 물에 빠져 숨지는 등 모두 30여명이 사망ㆍ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5일 상오 3시50분쯤 부산해운대 바닷가에서 산책하던 이웃 서창권씨(42)가 2인조강도에게 현금 14만원 등이 든 지갑을 빼앗긴 것을 비롯,곳곳에서 피서객을 상대로 한 강ㆍ절도ㆍ폭력사건 등이 속출했다. 또 부산 등 남해안과 동ㆍ서해안의 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이 초만원을 이뤄 평소의 5배나 되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기가 일쑤여서 시비가 잇따랐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지에서는 하루 1만1천5백원으로 정해진 갑급여관의 숙박료를 5만∼7만원씩 받았고 야영텐트 1개 치는데 1만원씩의 자릿세를 요구했다. 특급관광호텔의 경우가장 싼 방이 11만원이어서 부대시설이용료를 포함하면 20만원이 들어야 했다. 이밖에 동ㆍ서해안피서지에서도 하루 1만∼1만5천원씩이던 숙박료가 5만∼8만원씩이나 했고 사이다 콜라 등 찬 음료수는 2∼3배의 값을 받았다. 상인들 뿐만 아니라 피서객들도 더위에 지친 탓인지 곳곳에서 보기 민망스런 추태를 연출,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계곡과 송추ㆍ일영 등지의 냇가에는 피서객들이 몰고온 차량들이 아무곳에나 마구 세워져 큰 혼잡을 빚었으며 냇가마다 차들이 모여들어 세차를 하는 바람에 환경보호를 무색케 했다. 강원도 오대산,충남 계룡산 계곡 등에서는 집에서 가져오거나 이웃 상점에서 1시간에 1만∼2만원씩에 빌린 속칭 가라오케 등을 틀어놓고 30∼50대 남녀가 술에 취해 춤판을 벌이는가 하면 곳곳에서 고스톱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피서객들이 아무데나 마구 버리고 간 쓰레기는 며칠이 지나도록 손길이 미치지 않는 듯 악취가 코를 찔렀고 젊은 남녀들의 낯뜨거운 데이트장면도 볼썽 사나웠다.
  • 방북신청 노인의 설레임/오승호 사회부기자(현장)

    ◎“이번만은 꼭”… 마음은 벌써 북녘에 『북한에 있는 노부모와 네자녀를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북한방문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첫날인 4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청 4층 대강당. 무더위에 비지땀을 흘리며 관련서류를 넣은 손가방과 부채를 들고 북에 두고온 가족들을 만날 꿈을 안은채 차례를 기다리는 김성탁씨(69ㆍ관악구 봉천동 산133의15)는 희끗희끗한 머리와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에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가 부모와 어린 4남매를 북에 두고 혼자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6ㆍ25다음해인 51년 1ㆍ4후퇴때였다. 이때 김씨는 30세였다. 고향인 평안남도 안주군 운곡면 용천리에서 당시 10살이던 장녀와 7세ㆍ5세ㆍ3세였던 4남매 및 환갑을 넘긴 노부모를 모시고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고 있던 김씨는 1ㆍ4후퇴하루 전날 무슨 장사를 해서라도 돈을 벌어보기 위해 혼자 고향을 떠나 평양으로 나섰다. 김씨는 그러나 평양에 도착한 다음날 중공군이 갑자기 물밀듯이 밀어닥치는 바람에 고향에 남아있던 가족들에게 연락할 겨를도 없이 피난민들속에 묻혀 남쪽으로 내려왔다. 하루에 50리씩 20여일을 꼬박 걸어 서울에 도착한 김씨는 영등포역에서 피난민들과 함께 군용열차 지붕위에서 3일간을 보낸뒤 안동이 고향이며 일제때 징용돼 진남포제련소에서 일하는 한 피난민을 따라 안동으로 내려갔다. 안동에 다다른 김씨는 6개월동안 땔나무 등을 해주며 남의 집에 얹혀살다 독립하기 위해 공주등지를 돌아다니며 목공일을 배웠다. 『군용열차 위에서 3일을 머무는 동안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로 비벼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김씨는 이같은 이산의 아픔말고도 또다른 비운을 겪었다고 했다. 6ㆍ25사변이 일어나 기전 강제로 평양부근에 있는 인민군내무소(경찰서)에서 3년동안 일했다는 것이 피난내려온 뒤 뒤늦게 밝혀져 공주교도소에서 3년을 복역하는 고초를 겪었던 것이다. 『7ㆍ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을 당시에도 당장 통일이 돼 이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으리라는 감격에 젖어 한동안 잠을 설쳤었다』고 회상한 김씨는 『이번에도 혹시 북한측의 거부로 고향방문의 꿈이 무산되면 또 어떻게 기다리나… 』는 걱정을 하면서도 벌써 마음만은 마냥 북의 고향에 가있는 듯했다.
  • 줄잇는“망향”…새벽부터 붐벼/「방북」접수 첫날/성사기대감에 흥분도

    ◎“북한도 빨리 길터줬으면… ”/거의가 60∼70대 실향민/절차 묻는 전화도 빗발/신청자 70%가 “이산가족 상봉” 바라 정부의 「남북민족대교류」방침에 따라 북한방문증명서 발급신청서를 접수하기 시작한 4일 전국 2백67개 시ㆍ군ㆍ구청의 접수창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방북 기대에 부푼 신청자들이 몰려 줄을 이었다. 이날 하룻동안 서울에서 3천2백95명이 방북신청서를 낸것을 비롯,전국적으로 6천6백65명이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각 지방별로는 실향민이 많이 사는 경기가 1천1백37명으로 가장 많이 신청을 했고 인천 5백5명,부산 3백59명,강원 1백99명,충남 1백53명,대구 1백45명,전북 1백43명,경북 1백40명 등 이었으며 제주는 27명이 신청서를 냈다. 나이별로는 60세이상이 2천6백60명,50대가 1천6백53명 등 순으로 6ㆍ25이전 출생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방문목적별로는 이산가족 상봉이 3천9백77명,친지방문 6백60명으로 친지ㆍ가족을 만나려하는 신청자들이 70%가량 됐으며 관광은 1천2백63명이었다. 시ㆍ군ㆍ구청은 이날 상오 5∼6시부터 신청자들이 몰리자 업무시작시간을 앞당겨 강당과 회의실 등에서 접수를 받았으며 창구직원들은 점심마저 거른채 바쁜 일손을 놀렸다. 또 접수창구가 설치된 구청 등은 물론 동사무소 등에도 방북신청절차 등을 묻는 상담전화가 빗발쳐 다른 업무를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신청자들은 접수를 마친 뒤에도 삼삼오오 여기저기 모여 두고온 고향에 대해 얘기꽃을 피웠으며 『이번에는 정말 가볼 수 있는 거냐』며 반신반의 하기도 했다. 신청자들은 고향방문을 희망하는 60,70대 실향민1세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신청서의 기재난에 고향방문이외에도 관광ㆍ선교ㆍ학술문화ㆍ사업목적이라고 적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영등포구청에서 신청서를 낸 송유진씨(48ㆍ사업ㆍ영등포구 여의도동 42)는 『지난53년 개성에서 헤어진 어머니(68)를 이번 기회에 꼭 만나뵙고 그동안의 불효를 사죄드려야겠다』면서 『이번 민족대교류가 꼭 실현돼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구청에 신청서를 접수한 김기락씨(77ㆍ상업ㆍ중구 신당5동 85)는 『죽기전에 고향인 함북 북청에 가 가족들을 만나보는게 소원』이라면서 『북한이 이번 방문을 받아주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동구청에 신청서를 낸 김종호씨(44ㆍ주부ㆍ성동구 구의2동 39)는 『이번 기회에 평생소원이던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에 신청서를 접수시킨 이종학씨(62ㆍ장안구 화서동 69)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생각돼 새벽5시부터 나와 기다렸다』면서 방북이 실현되면 북한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날 부산진구청에 신청서를 맨처음 접수시킨 초읍국민학교교감 이송영씨(61)는 『6ㆍ25때 단신으로 함경북도 성진에서 월남한뒤 부모님과 형제들의 생사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동서독도 통일한 마당에 북한도 민족화합차원에서 우리의 문호개방조치를 받아들여 방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전선과 인접해 실향민이 많은 강릉시청에 방북신청을 한 황규찬씨(66ㆍ강릉시 노암동 267)는 『함남 함주군에 두고온 부모를 만나기 위해 신청서를 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정말 방북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면서 눈물을 글썽이었다. 광주시 서구청에 딸 현순양(20ㆍ전남대 2년)과 함께 신청서를 낸 김종오씨(47ㆍ서구 진월동 신흥타운 301동)는 『관광을 겸해 북한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접수시켰다』고 말하고 현순양은 『정부당국은 이번 방북을 꼭 실현시켜 1천만 이산가족의 한을 꼭 풀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살인더위」 기승… 익사ㆍ폐사 잇따라/전국이 33∼38도

    ◎물놀이 5명ㆍ닭 5천마리 숨져 폭염 6일째인 1일 전남 장흥의 낮최고기온이 7년만의 최고기록인 섭씨 38도를 나타낸 것을 비롯,전국이 33∼38도의 살인적 무더위로 끓었다. 이날 장흥지방은 지난83년 8월4일의 38.3도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으며 대구지방도 수은주가 37.5도까지 올라갔다. 또 마산 37.1도,남해 36.8도,산청 36.7도,남원 36.3도 등 35∼38도의 무더위를 기록했고 중부지방도 서울의 33도를 비롯,35도 안팎으로 나타나 올들어 가장 높은 기온과 함께 80%가 넘는 불쾌지수와 더불어 숨막히는 살인적 더위를 보였다. 중앙기상대는 『이같은 더위는 우리나라 동서로 자리잡고 있는 고기압대가 중부이남 일대에 고온부를 형성,북태평양기단을 정체시키면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대는 그러나 중국대륙에서 다가오는 저기압대가 주말인 4일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소나기와 함께 더위가 잠시 식혀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처럼 찜통더위가 계속되자 전국 곳곳에서는 양계장의 닭들이 죽고 익사사고도 잇따랐다. 【대전】 지난달29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서산ㆍ홍성ㆍ공주지역 50여 축산농가에서 모두 5천여마리의 닭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산시 자흥동 조만호씨(48)의 양계장에서 육계 2천마리 가운데 5백여마리가 폐사됐으며 같은날 서산시 장동 김재순씨의 닭 8백여마리가 더위로 죽는 등 서산시내 축산농가 6가구에서 모두 2천4백여마리가 폐사됐다. 또 부산ㆍ강원ㆍ경남 등지에서 1일 하룻동안 모두 5명이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나왔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 어제 서울최고 33.4도

    지난27일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폭염은 30일에도 부여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가리키는 등 전국적으로 32∼36도의 살인적인 무더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남부지방에서는 전주 35.6도,광주 35도,중부지방에서는 대전ㆍ청주 35.7도,양평 35.6도,합천 35.5도 등의 가마솥더위를 보였다. 서울지방도 33.4도나 됐다. 중앙기상대는 『북태평양의 고온다습한 기단이 우리나라를 감싸고 있어 연일 무더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더위는 오늘3일까지 계속되다 3일밤이나 4일상오부터 한두차례 더위를 식힐 소나기가 내리겠다』고 내다봤다. 한편 낮동안의 불볕더위에 이어 31일새벽까지도 여전히 밤더위가 기승을 부려 시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낮으로 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자정쯤 서울지방의 기온은 27∼28도의 수은주가 더이상 내려갈 줄을 모르자 한강시민공원에는 새벽녘까지 밤피서객들로 크게 붐볐으며 동네공원이나 골목어귀마다 사람들이 북적댔다.
  • 전국이 찜통더위… 남원 최고 37.5도

    ◎피서지 “인산인해” 해운대 60만 인파/“짜증거리” 교통사고 1천여건/이틀간 22명 익사… 바가지 상혼도 극성 지루한 7월 장마가 끝나면서 주말인 28일부터 시작된 불볕더위는 날이 갈수록 기온이 높아지면서 지각을 태울듯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요일인 29일에는 동해안과 제주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35도가 넘는 가마솥 더위가 계속됐다. 이날 남원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37.5도로 지난 85년 7월28일의 36.3도이후 5년만에 폭염을 보인 것을 비롯,밀양 36.8도,남해 36.6도,대구 36.4도,마산 36.1도 등 전국이 34∼37도를 기록했다. 서울지방도 34.2도를 기록했으며 광주 35.8도,진주 36.5도,승주 35.7도,전주 35.4도,안동 35.5도,청주 35.2도 등 올여름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나타냈다. 중앙기상대는 『한반도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권에 들어 앞으로 낮최고기온 30∼36도,아침최저기온도 2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계속되겠다』고 예고했다. 기상대는 이같은 불볕더위가 이번주 목요일까지 계속되다가 금요일인 8월3일에 전국이 흐려져 한차례 비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한풀 꺾여 주말인 4일부터는 다시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대는 『올여름 날씨가 특히 무더운 것은 적도지방의 해수면온도가 1∼3도 높아지는 엘니뇨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태양의 흑점활동이 가장 활발한 때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올들어 최고인파인 60만명,광안리해수욕장에는 20만명이 몰려 일대 혼잡을 빚었으며 설악산·지리산 등에도 2만∼3만명 등 5백만의 피서인파로 전국의 피서지마다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밖에 미처 도시를 빠져 나가지 못한 시민들은 더위를 피해 가족단위로 시내 수영장이나 인근 계곡등을 찾아 하루를 보냈다. 주말의 교통사고도 평소 하루 7백여건보다 훨씬 많은 1천여건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물놀이사고도 잇따라 28일과 29일사이에 전국에서 18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이같이 피서객들이 줄을 이음에 따라 유명피서지주변 호텔 여관 등 숙박시설은 이미 동이 난 상태에 민박도 95%이상 투숙률을 보였다. 이로인해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상혼도 기승을 부려 평소 1만원하던 민박이 3만원,여관방도 1만∼1만2천원에서 3∼4배가 뛴 3만∼5만원씩 받고 있어 피서객들을 짜증스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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