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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받은 청도 주민 41명 ‘단체 자수’

    돈받은 청도 주민 41명 ‘단체 자수’

    “자수하면 선처한다고 해서….” 28일 경북 청도경찰서에는 개청 60여년 이래 가장 많은 41명의 피의자가 한꺼번에 들이닥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청도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지난해 ‘12·19 군수 재선거’때 정한태(구속)군수 캠프로부터 돈을 받은 운문·금천면의 50∼70대 주민들이다. 오후 1시쯤 관광버스를 타고온 주민들은 순박한 촌로(村老)들로 겁먹은 표정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걱정이 태산같아 사전에 전화로 버스 한대를 대절해 함께 출두하자고 조율했다. 주민들은 담당 경찰로부터 신원 및 자수의사 확인, 자수자에 대한 감경 기준 등의 설명을 들었다. 이어 곧바로 지능범죄수사팀과 강력범죄수사팀에 분산돼 제법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K모(53·농업)씨는 “너무 불안했는데 지난 24일 경찰이 돈받은 사실을 자백하면 선처한다는 말을 듣고 전화로 의사를 모았다.”고 털어놨다.L모(61)씨는 “경찰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5000여명 전부를 조사해 사법처리한다는 소식까지 있어 돈받은 사실을 실토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토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검찰과 협의해 입건 등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죄는 당초 알려진 대로 과태료 50배 부과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다. 공직선거법에 ‘선거와 직접 관련돼 제공되는 금품 또는 물품을 받을 경우 형사처벌(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검찰이 이들에게 정상을 참작해 기소유예 등 형을 대폭 감면하는 특례 규정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인사이트 펀드 추락 ‘날개가 없다’

    인사이트 펀드 추락 ‘날개가 없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펀드 열풍’을 몰고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브랜드인 ‘인사이트펀드’가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 여파로 죽을 쑤고 있다. 이 펀드의 운명이 다른 펀드의 환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미래에셋측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측은 펀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펀드 열풍’을 몰고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브랜드인 ‘인사이트펀드’가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 여파로 죽을 쑤고 있다. 이 펀드의 운명이 다른 펀드의 환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미래에셋측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측은 펀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금까지 인사이트 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은 -18.69%를 기록했다.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22.55%에 이른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5%를 크게 밑돈다. 이는 펀드에 편입된 자산 가운데 주식의 비중이 91.0%로 대부분을 차지한 데다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아시아 신흥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조정 폭이 두드러지면서 최근 미국발(發) 세계 증시 하락의 주요 피해 지역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펀드 판매사에 배포한 ‘인사이트 펀드 리포트’에 따르면 인사이트 펀드의 지역별 투자 비중은 아시아퍼시픽 58.6%, 유럽 27.0%, 라틴아메리카 14.11%, 북미 0.2% 등이다. 현재 인사이트 펀드의 설정액은 4조 7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단일 펀드로는 최고액이다. 지난해 10월31일 출시 이후 짧은 시간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 차이나 펀드 등이 170∼180%의 연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또 다른 대박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렸다. 당시 일부 판매사에는 투자자들이 번호표를 받아 1∼2시간씩 기다릴 정도였다. 기존의 다른 펀드와는 달리 지역과 업종(섹터)에 상관없이 투자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산을 배분해 투자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상품이라는 점도 투자자를 유인하는 매력이었다. 그러나 손실 폭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환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펀드 판매사에는 인사이트 펀드 가입자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환매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 투자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손실은 큰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펀드 가입시 충분한 설명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리포트를 통해 “현재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하고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 시장의 일정 부분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고 있다.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기 시작하면 시장을 따라가기보다는 좀 더 특정 대상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고 향후 운용 계획을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환경·생명] “기름흡착한 폐기물도 연료자원”

    [환경·생명] “기름흡착한 폐기물도 연료자원”

    “바다에서 기름을 빨아들인 흡착포도 체계적으로 수거해 관리하면 훌륭한 연료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태안 원유유출 사고로 흡착포 등 기름수거에 사용했던 폐기물이 또 다시 지역에 기름 피해를 주는 ‘2차오염’ 논란이 일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름수거에 사용한 폐기물을 고체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태안유류사고 방제를 위해 사용된 흡착포·헌옷·현수막 등을 포함한 폐기물은 모두 1만 9100t 정도.8t 트럭으로 약 1250대 분량이다. 이 중 기름 피해가 가장 심했던 충남 태안군 신두리 일대에서 약 7000t 정도가 사용됐다. 현재 수거된 폐기물은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곧바로 전국 25개 고온분해시설로 보내져 전량 소각 처리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폐기물도 적법절차에 따른 수거 시스템만 갖춰 놓으면 고체연료로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기준 부경대 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난 16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태안해양오염 실태 분석 및 대책토론회에서 “현재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 흡착포를 천연 소재로 생산하고 기름을 수거한 폐기물이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면 언제라도 훌륭한 고체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연 재료로는 양털이나 사람의 머리카락 등이 흡착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산업폐기물처리공제조합 황연석 이사는 “태안사고의 경우에도 기름을 수거한 흡착포 처리에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환경부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어 신속한 폐기물 처리에 적잖이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라며 “법적인 제도 정비를 통해 폐기물 수거 시스템의 일관성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충남지역 환경기술개발센터 정진도 센터장은 “피해 현장을 조사하면서 사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며 “전국 17개 지역환경센터와 힘을 합쳐 폐기물 수거 등에 있어서 정책적·기술적 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 더워서 잘 수가 없네”

    “아~ 더워서 잘 수가 없네”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반달가슴곰들이 이상 기온과 적설량 부족 탓에 겨울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16일 “지리산 반달가슴곰 16마리 중 11마리가 동면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포근하고 눈이 적은 올 겨울 날씨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섭씨 1.5도로 2005년(영하 3.1도)과 2006년(영상 0.8도)보다 높았다. 같은 달 최저기온도 영하 3.5도로 2005년(영하 9도)과 2006년(영하 4.4도)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의 적설량은 10.3㎝로 2006년 12월(9.5㎝)과 비슷했지만, 쌓일 만한 첫 눈이 온 시기가 지난해에는 12월30일로 2006년(12월17일)보다 13일이나 늦었다.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곰이 모두 동면에 들어간 시점은 2005년 겨울에는 이듬해 1월11일,2006년 겨울에는 그해 12월23일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곰의 동면이 늦어진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다.”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오면 자연스레 겨울잠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은 통상 똥, 오줌도 누지 않고 3∼4개월간 겨울잠을 자면서 가을에 저장한 체내 지방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공단은 교육·홍보용으로 관리하던 반달곰 ‘장군’(만 6세·수컷)이 지난 12일 전남 구례군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내 생태학습장에서 숨졌다고 밝혔다.‘장군’은 2001년 지리산에 시험 방사됐다가 2004년 회수된 이후 생태학습장에서 지내왔다. 공단은 “대사 불균형으로 인한 자연사로 추정되며 조직검사와 혈액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나노입자 기술 첫 상용화

    지난 2005년 세계 최고의 논문으로 꼽힌 서울대 교수의 연구성과가 국내 대기업에 의해 상용화된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기술을 국내 기업이 상용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재단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가 개발한 ‘균일한 나노입자 대량생산 기술’을 한화석유화학에 43억원을 받고 기술이전한다고 10일 밝혔다. 현 교수는 2004년 12월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값싸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과학저널 ‘네이처 머티리얼’에 발표한 바 있다. 그의 논문은 200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과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선정됐다. 나노(10의 -9제곱)입자는 전자소자, 테라비트급 하드 드라이브, 태양전지, 바이오센서,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차세대 디스플레이 형광체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재료다. 그러나 물질이 나노크기로 작아지게 되면 조그마한 크기 차이에도 전기적·자기적·광학적·기계적 성질이 시시각각 변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나노입자를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나노입자를 동일한 크기로 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 교수는 “자성체 나노 입자를 차세대 하드 드라이브인 테라비트급 매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10나노미터(10의 -9제곱미터) 정도로 균일하게 배열해야 한다.”면서 “디스플레이나 레이저에 응용할 때도 입자의 균일도가 색상의 선명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팀은 값싼 금속염화물과 계면활성제를 반응시켜 얻은 금속-계면활성제 착화합물을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가열한 후 섭씨 300도 부근의 고온에서 열분해하는 방안을 고안해 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크기별로 입자를 분리하는 과정없이 균일한 나노입자를 제조할 수 있다. 한화석유화학측은 이 기술을 이용해 MRI 조영제 시장에 우선 진출한 후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신사업부문장 조명호 상무는 “신기술을 이용해 MRI 조영제를 개발하면 기존에 힘들었던 뇌 조영 및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며 “3조원 규모에 이르는 조영제 시장에서 최소 2000억∼3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내 노트북도?”

    지난 8일 오후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누워 있는 서울 강남구 베스티안 병원에서 취재기자의 노트북 컴퓨터가 폭발해 노트북 배터리 사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더욱이 노트북 배터리 폭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트북 배터리의 폭발은 대부분 리튬전지 안에 절연처리된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외부 충격에 의해 만났을 때 생긴다.”면서 “노트북 배터리의 파괴력은 휴대전화 배터리보다 10배 이상 크다.”고 말했다. 노트북에는 휴대전화 배터리보다 2∼3배 정도 큰 배터리 6개가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리튬이 산소와 만날 경우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배터리에 충격을 가하거나 고열에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과충전으로 인한 온도상승을 막기 위해 해당 모델에 맞는 정품 배터리와 어댑터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문제의 노트북 생산업체와 배터리를 공급한 업체는 자체 조사와 한국전기연구원 조사를 병행해 사고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배터리 공급업체측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배터리가 절대 폭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모든 배터리는 고온(130도 이상)에서 1시간 넘게 가열하는 등의 엄격한 실험을 거쳤다.”면서 “배터리 자체에도 과충전 방지회로 등 여러 안전장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가자! 베이징] (7) 축구

    2회 연속 8강 진입과 사상 첫 메달권 진입을 벼르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7일 ‘약속의 땅’ 스페인 라망가로 3주 일정의 전지훈련을 떠났다. 라망가는 2002년 3월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더불어 월드컵 4강신화의 초석을 다진 곳.‘박성화호’는 이곳에서 17일까지 머문 뒤 근처 마벨라로 옮겨 마무리 훈련과 실전을 치른다. 상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6일과 19일,23일,26일 네 차례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성화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와 전술 적합도를 점검하면서 고유의 팀 색깔을 찾아 나갈 요량이다. 한국과 함께 본선 16강에 오른 팀들은 아시아에서는 개최국 중국과 일본, 호주다. 유럽에선 네덜란드, 벨기에, 세르비아, 이탈리아가 바르셀로나 대회(우승 스페인) 이후 무려 16년 만에 유럽의 대권 도전을 벼른다. 아프리카에선 2000년 시드니대회 금메달에 빛나는 카메룬과 코트디부아르가 진출했고 남미에선 아테네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나선다. 반면 오세아니아는 3월에 예선이 시작되고 북중미는 한창 진행 중이다. 박 감독은 전날 선수들을 소집한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학 시절 이래 라이벌이자 동지인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과 만나 선수 차출의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는 한편, 선수 분석과 전력 담금질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 박 감독은 출국 기자회견에서 “골결정력을 높이고 수비 조직력을 살려내기 위한 전술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체력 훈련도 병행하겠지만 무엇보다 전술의 연마가 촤우선이다. 훈련 초반 열흘 정도는 그동안 구상했던 서너 가지 전술 포맷을 다듬고 이후 연습경기를 통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2차예선부터 주전으로 활약해 온 박주영 김진규(이상 서울), 이근호(대구), 강민수(전북) 등 기존 멤버들이 건재하고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출신인 이상호(울산), 이청용(서울) 등이 새 바람을 몰고온 데다 박 감독이 리그와 대학무대에서 눈여겨 본 윤원일(제주), 조영철(요코하마), 조동건(성남) 등의 가세로 주전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 여기에 박 감독은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3명 활용)로 보완할 포지션을 선택해야 하는데 박 감독은 일단 “과거에 와일드카드를 활용해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또 오장은(울산)과 기성용(서울)의 부상으로 윤원일과 김근환(경희대) 등 수비라인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진단된다. 여기에 본선에서 맞붙을 팀들의 전력 분석에도 힘을 기울여야 하는 숨가쁜 상황이다. 한편 여자축구는 이미 본선 탈락이 확정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과학터치] (10) 한양대 응용플라스마 연구실

    이온화된 상태의 기체를 뜻하는 플라스마는 고체(제1상태), 액체(제2상태), 기체(제3상태)와 구분해 제4상태의 물질로 불린다. 일반적인 고온 기체들이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로만 이뤄진 것과 달리 플라스마 속에는 서로 반대의 전하를 가진 전자와 원자핵이 뒤섞여 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중성이지만 부분적으로 이온과 전자 사이의 전하 분리에 의해 전기장이 발생하고, 전하의 흐름에 의해서는 전류와 자기장이 발생한다. 우주를 이루는 물질의 99% 이상이 이같은 플라스마 상태로 이뤄져 있다. 우리 주위에서도 플라스마는 흔히 찾을 수 있다. 네온사인이나 형광등부터 북극의 오로라, 태양의 상태, 한여름에 소나기와 함께 자주 발생하는 벼락 등이 모두 플라스마 현상과 관련돼 있다. 또 지난해 완공돼 운전을 준비중인 핵융합 연구로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및 국제 핵융합 실험로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와 같은 핵융합 분야에서 플라스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양성자 가속기 및 포항광가속기 등의 가속기 분야, 고출력 가스 레이저를 포함한 레이저 분야, 반도체 공정 등에서도 플라스마는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표면을 다듬는 데 쓰이는 공정용 플라스마와 PDP 및 LCD 등 디스플레이 분야, 유해가스 처리 등의 환경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공학계에서 플라스마 공학을 ‘나노(10의 -9제곱)에서 기가(10의 9제곱)까지’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도 응용분야가 넓기 때문이다. 한양대 전기공학과 정규선 교수 연구팀은 2003년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된 이후 이같은 플라스마를 이용한 ‘디버터용 전기 탐침 해석·설계 기술 및 전기탐침 응용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핵융합 경계 플라스마와 플라스마를 이용한 우주 추진체 등 국산화가 시급한 분야에서 뚜렷한 연구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 교수는 “실험실내에 우주 추진체와 우주 플라스마를 모사하기 위한 장치인 DiPS를 도입하고 이온 온도 측정을 위한 레이저 유도 형광법을 개발하는 등 세계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팀은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 광 분리법과 레이저 톰슨 산란 등 산업체에 직접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교수는 “연구성과를 국가 핵융합연구소와 삼성SDI 등에 기술이전하는 등 적극적인 산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제 플라스마 학회를 유치하고 플라스마 종사자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일요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내 머리속의 지우개(KBS 2TV 밤 12시45분)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가슴 시린 멜로 영화.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고 사랑한 추억이 있을 뿐이라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수진(손예진)은 그런 추억조차 갖지 못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보다, 사랑했던 남편의 기억을 간직하지 못한 채 죽어간다는 사실이 수진에겐 더한 고통이다. 수진은 유달리 건망증이 심하다. 편의점에 가면 물건과 지갑까지 놓고 나오기 일쑤다. 철수(정우성)와 처음 마주친 곳도 두고온 콜라와 지갑을 가지러 다시 들른 편의점이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남루한 옷차림, 영락없는 부랑자 같은 그가 자신의 콜라를 훔쳤다고 생각한 수진은 그의 손에 있는 콜라를 뺏어 단숨에 들이켰다. 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수진의 회사 전시장 수리차 편의점에 다시 들른 철수. 하지만 그는 수진을 기억하지 못한다. 퇴근길에 핸드백 날치기를 당한 수진을 그가 도와주게 되면서 둘의 감정은 발전하게 된다.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결혼하게 된 두 사람. 철수는 도시락은 반찬 없는 밥만 2개 싸주고, 매일 가는 집조차 찾지 못하고 헤매는 아내 수진이 귀엽기만 하다. 그러나 그녀의 건망증은 점점 심각해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병원에서 수진은 자신의 뇌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멜로 영화가 연인의 죽음을 통해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했다면, 이 영화는 죽음보다 깊은 절망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랑했던 모든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녀를 위해 대신 모든 것을 기억해주겠다는 남자. 자신들이 사랑했던 순간만큼은 함께 기억하고 싶은 연인들의 애절한 심정을 영화는 섬세하게 보여준다. 지난 2004년 개봉한 영화는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라는 명대사가 회자되며 전국관객 263만명을 동원, 국내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한류열풍을 타고 32억원의 높은 가격에 일본에 사전판매됐고, 이듬해 10월 일본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상난동에 울고 웃는다

    이상난동에 울고 웃는다

    올 겨울 난동(暖冬)과 눈(雪) 부족으로 관련 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겨울 옷이나 용품 판매점 등은 매출이 오르지 않아 울상이고, 눈과 얼음을 주제로 열리는 겨울 축제들도 비상이 걸렸다. 겨우내 해풍과 기온에 맞춰 얼렸다 녹였다 해 맛을 결정하는 황태, 과메기 등의 덕장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반면 골프장은 예약이 밀리고 있다.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12월의 기온은 예년보다 섭씨 2∼3도 가량 높다. 전국에서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난방용품 30%·의류 10% 매출 감소 겨울의 문턱인 요즘 백화점이나 재래시장 의류 판매점은 매기가 썰렁하다. 따뜻한 날씨 탓이다. 광주 H백화점 남성복 매장 이모(39)씨는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매출 신장을 기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줄었다.”며 “손님들이 두꺼운 외투보다는 가벼운 차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도 마찬가지다. 남대문시장에서 M의류 도매점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요즘 지방 상인들의 겨울옷 주문량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는 경기침체보다는 날씨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키 등 겨울스포츠 용품과 난방기 판매점 등도 ‘개점 휴업’이다. 광주 S전자 도매점 김모(46)씨는 “이 달 현재 난방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과메기·황태 덕장 울상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매생이 등 해조류의 작황도 좋지 않다. 전국 최대 매생이 생산지인 전남 장흥군 대덕읍(연간 350여t)의 경우 바닷물 고수온 현상으로 수년째 작황이 부진하다. 대덕읍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주에 15개 농가가 매생이를 수확했는데 품질이 크게 떨어져 판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밀과 보리의 웃자람 현상과 내년 농사철 병충해 성행도 우려된다. 국내 최대 황태 생산지인 강원 인제군과 평창군 대관령 일대 주민들도 걱정이 커져간다. 요즘은 예년 보다 낮기온이 4∼6도 높아 명태를 덕장에 내가 걸기 어려운 실정이다. 황태·과메기 등 겨울 건조 수산물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육질이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눈썰매장 개점휴업 상태 전국 곳곳의 ‘눈꽃축제’도 눈이 안내려 비상이다. 강원 화천군의 ‘얼음나라 산천어축제’, 인제군의 ‘빙어축제’,‘태백산눈축제’,’대관령 눈꽃축제’도 이달말∼다음달에 열린다. 눈과 얼음이 형성되지 않거나 늦어지면 축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화천군 관계자는 “얼음 낚시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두께가 최소한 30㎝ 이상 결빙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눈썰매장도 ‘개점 휴업’이다. 광주 북구 생용동 금호패밀리랜드 눈썰매장은 당초 계획보다 9일 늦은 19일 개장했다. 그러나 인공눈이 빨리 녹는 바람에 3일간 영업을 한 뒤 문을 닫았다. 직원들이 새벽부터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패밀리랜드 관계자는 “개장이 지연되면서 평일 1000만원, 주말 4000만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의 백아산 등 3개 눈썰매장도 12월 중순 개장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2∼3일 영업을 한 뒤 모두 문을 닫았다. ●수도권 골프장 주말 부킹난 겨울 이상고온으로 골프장은 손님이 넘쳐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달 들어 한두번은 폐장했어야 할 수도권 골프장도 주말이면 ‘부킹난’이다. 경기 기흥의 G골프장 관계자는 “이달 들어 단 한 차례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며 “주말이면 이른 새벽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100% 부킹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광주 인근 K컨트리클럽 관계자도 “이 정도 날씨면 연중 무휴 운영이 가능하다.”며 “큰 눈만 내리지 않는다면 1∼2월에도 휴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울토마토와 멜론, 호박, 고추 등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농가들은 난방용 기름값이 덜들어 ‘따뜻한 겨울’을 반기고 있다. 난방비 지원 부족 등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 노인당과 서민들의 겨울나기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007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LG전자 ‘휘센’

    [2007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LG전자 ‘휘센’

    로봇청소기능, 자동살균건조기능, 청정케어시스템 등이 2007년형 ‘휘센´ 신제품에 도입됐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로봇청소기능은 에어컨 내부에 달린 청소로봇이 자동으로 필터를 청소하는 기능으로, 기존 제품보다 전기료가 연간 13% 절약된다. 필터 청소를 별도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자동살균건조기능은 에어컨 가동 후 내부 열교환기와 팬 표면을 섭씨 65도의 고온으로 강력하게 살균하는 기능이다. 곰팡이와 잡균 번식을 억제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막아준다. 청정케어시스템은 백금 탈취 필터, 카테킨 헤파(HEPA) 필터 등 고성능 청정시스템으로 에어컨 가동 시 나오는 바람을 최적의 청정상태로 유지해 주는 기능이다.
  • [가자 태안으로-복구현장 표정] [단독]스페인·美등 피해복구 참여 줄이어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인 2002년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사고 당시 피해 복구에 참여했던 해양환경 전문가들이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의 피해 복구를 위해 14일 입국하는 등 국제 공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주한 스페인대사관과 충청남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UAB) 환경과학기술연구소(ICTA)의 박사급 연구원 4명으로 구성된 해양오염 및 방제 전문가들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태안 현지로 가 피해 복구를 도울 예정이다. 이들은 루이스 렘코(환경공학) ICTA 소장과 안토니 로세이(대양학) 교수, 세르지오 로시(해양 바이오) 수석연구원, 사이오아 엘로르뒤(환경학) 연구원이다. 프레스티지호 사고는 2002년 11월13일 중유 7만 7000t을 싣고 가던 프레스티지호가 폭풍우로 좌초되면서 6만 3000t의 원유가 유출돼 약 1900㎞에 달하는 스페인 북서부 해안이 오염된 사고다. ICTA는 유럽 최고의 환경과학연구소로, 로세이 박사는 프레스티지호 해난사고 연구를 한 해양 유기오염 전문가다. 안내를 맡은 유석만 UAB 응용경제학과 교수는 “UAB는 올 초 유럽대학연합(ECIU) 일원으로 평택대와 ‘유럽연합(EU)-아시아 대학원’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한국외대와 공동으로 국제환경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인연으로 이번 방제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프레스티지호 사고 복구 경험을 토대로 방제 및 피해 확산 방지 등에 대해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현장 방제 지원을 위해 미국 연안경비대(USCG) 소속 방제전문가 4명이 이날 오후 입국했다. 또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 요청에 따라 유흡착제 65t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도 각각 방제기술지원단과 고온고압 세척기 등 방제장비 지원의사를 밝혀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선택 2007 D-9] 배수진 鄭

    요즘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에게선 결기가 넘쳐난다. 대선 마지막 고지를 남겨 두고 검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최후의 결전’을 선포하는 듯한 모습이다. BBK 의혹사건의 검찰 수사결과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선대위 차원에서 꾸린 ‘정치검찰·이명박 유착 진상규명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론몰이에 나섰다. 9일 정 후보측 선대위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가 김경준씨 면담을 통해 이 후보를 공격하는 동시에 정 후보는 지속적으로 비장한 각오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청와대에는 ‘3각 동맹설’의 진상을, 국가인권위에는 직권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같은 차원의 전략이다. 정 후보와 선대위는 전방위적 파상공세가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선숙 공동전략기획위원장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내부결속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체 지지율 조사결과 22%대까지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직·간접적으로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BBK특검법 직권상정을 촉구하고 있다. BBK 후폭풍이 몰고온 파장을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토대로 삼겠다는 복안도 엿보인다. 단일화를 둘러싼 상황은 나쁘지 않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수구 부패 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면 결단할 수 있다.”고 말해 고무된 분위기다.‘이명박 VS 반 이명박’ 구도가 형성된 이상, 문 후보의 결단을 압박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11일과 16일 열리는 TV토론회가 정 후보의 결기를 쏟아 붓는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日 태양탐사선, 자기파 첫 관측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태양탐사선 ‘히노데(日出)’가 태양풍을 일으키는 태양의 강력한 자기파를 처음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표면보다 상공이 훨씬 고온인 태양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한 걸음 다가섰다. 태양의 표면은 6000도이지만 상공의 대기권인 코로나는 100만도 이상이다.7일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일본의 우주항공연구소와 국립천문대·교토대를 비롯, 미국·유럽의 연구진이 지난 2월 말 ‘히노데’의 X선 망원경을 이용해 대기에 떠오른 1만도의 전기를 띤 가스를 촬영, 추적한 결과, 초속 1050㎞ 이상으로 진행되는 자기파 ‘알펜파’를 찾아냈다. 알펜파의 존재는 1970년대에 확인됐지만 실제 관측된 적은 없었다. 교토대 연구진은 “태양 표면에서 생성되는 강한 자력선과 함께 움직이는 가스입자가 에너지를 일으키면 알펜파가 에너지를 상공으로 분출시킴으로써 코로나가 가열, 고온이 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사된 ‘히노데’는 궤도 탐사선으로는 최대의 광학망원경과 X선망원경·적외선 분광계 등을 탑재해 태양을 항시 관측할 수 있다.hkpark@seoul.co.kr
  • 아날로그 철길 장항선 ‘마지막 여로’

    아날로그 철길 장항선 ‘마지막 여로’

    장항선은 천상 느릴 수밖에 없는 아날로그 철길이었다. 충남 천안에서 장항까지 총연장 143㎞ 남짓한 거리에 간이역(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역)포함,29개의 역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으니 말이다. 역간 거리가 수㎞밖에 되지 않는 곳도 있다. 열차 제동거리가 500∼700m쯤인 것을 감안하면 출발해서 속도를 낼 때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외진 곳까지 들어가 ‘마을열차’의 구실도 해야 하다 보니 철길은 ‘S’자로 구부러지기 일쑤다. 도저히 속도를 내려야 낼 수가 없는 것. # 한달 뒤면 사라질 추억의 장항선 철길 하지만 느리기 때문에 얻는 것도 많다. 정겨운 시골풍경들을 하나하나 쫓아가며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시속 300㎞로 쏜살같이 지나는 KTX열차에서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제 그 장항선도 예전 모습을 많이 잃게 될 듯하다. 라면처럼 구부러진 철길을 쭉 펴는 장항선 개량사업과 장항~군산간 철도 연결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내년 1월이면 장항선 종착역이었던 충남 장항역과 전북 군산역이 금강하구둑을 통해 연결되고, 서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스며있는 군산선 통근열차를 대신해 장항선 열차가 익산까지 내쳐 달리게 된다. 화양역 등 일부 역은 벌써 문을 닫아 걸었다. 선장역 등 아름다운 간이역들에는 이제 더 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게 된다.‘빠름’은 얻었으되 ‘풍경의 유희’는 잃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첫눈이 내렸으니, 계절은 이미 황량하고 쓸쓸한 겨울의 길목으로 들어섰다. 사라져 다시 볼 수 없게 될 것들을 찾아 나서기에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 키작은 소나무가 있는 풍경 장항선은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천안∼온양온천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벌써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 한때 일제에 의해 수탈열차로 이용되기도 했고, 충청남도 주요 지역을 관통하는 최고의 교통수단으로 대접받는 영화를 누리기도 했다. 그 영욕의 역사가 고스란히 철길 위에 스며 있다. 한국철도공사 등의 자료에 따르면 천안∼장항 143.1㎞가 개량사업 이후엔 124.9㎞로 곧게 펴진다. 당연히 속도 또한 ‘완행’에서 ‘급행’으로 빨라진다. 그 와중에 3∼4개의 역은 노선에서 아예 사라지고, 일부 역은 말끔하게 단장한 새집으로 이사하게 된다. 폐선으로 전락하는 역들은 대부분 간이역이다.‘빠름과 규모의 경제’에서 버림받아 쓸쓸하고 살풍경한 모습을 하고 있다. 주교역 같은 곳은 벤치는커녕 팻말조차 없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오래 전 유행가 가사처럼 역 주변 어딘가에 키작은 소나무가 있게 마련이고, 세상과 부닥치며 마음을 다친 여행자들은 그 애잔한 모습에서 외려 위로를 받기도 한다. 철도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철도여행 고수들이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첫손 꼽는 곳은 도고온천역 앞의 선장역이다. 물론 노선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이라고 해봐야 달랑 팻말 하나와 벤치 두 개가 전부. 이곳의 아름다움은 역 주변에 있다. 철길 좌우로 길게 늘어선 가로수길과 너른 들녘 등이 어우러지며 서정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서천역 못미쳐 기동역 주변 풍경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갈대가 시립하듯 늘어선 조그만 실개천 위로 작은 철교가 놓여져 있고, 그 위로 열차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달려간다. 햇살이 갈대 사이를 관통하는 해거름 무렵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인다. 선장역을 비롯, 학성, 주교역 등 간이역들은 내년 1월 장항선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 폐역 처리될 예정이다. 오가역은 2008년 말쯤 자취를 감추게 된다. # 장항을 넘어 군산, 익산으로 이제껏 ‘구장항역(장항화물역으로 명칭 변경)´에서 긴 여정을 마쳤던 열차가 내년 1월1일부터는 군산역(기존 역은 군산화물역으로 변경)을 거쳐 익산까지 내쳐 달리게 된다.‘구군산역’앞에서 매일 열렸던 새벽시장도, 하루 21회 왕복하며 상인과 학생, 회사원들을 실어 날랐던 통근열차도 이젠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기차 운행횟수는 용산∼익산 하루 24회, 용산∼서대전 8회 등으로 확연히 늘어난다. 통근열차 몫은 운행횟수를 줄여 새마을호가 대신할 예정이다. 내친 걸음 장항역에 내려 배타고 군산까지 가보자. 장항역에서 도보로 10분거리에 장항물양장이 있다. 장항과 군산을 잇는 도선이 닿는 곳이다. 자동차로 금강하구둑을 가로질러 가면 곧바로 군산인데도,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이 도선을 이용해 군산땅을 오간다. 기차여행 고수들 또한 장항선 여행의 백미로 주저없이 장항역을 꼽는다. 종착역에 대한 막연한 향수, 바다 건너 또 다른 땅을 밟는다는 기대감 등이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도선은 1시간에 1대, 하루 14회 왕복한다. 군산항까지는 10분 남짓 소요된다. 첫 배는 오전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7시30분 출항한다. 어른 1500원, 초등학생 750원.(041)956-0165, 군산 (063)445-2240. 글 장항·군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장항선 첫 열차는 오전 5시30분(무궁화), 마지막 열차는 오후 8시45분(새마을)에 각각 출발한다.1시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새마을호 8회, 무궁화호 8회 등 하루 16회 운행한다.‘완행’ 장항선의 매력을 오롯이 맛보려면 새마을호보다 무궁화호를 타는 게 좋다. 장항까지 무궁화호는 4시간, 새마을호는 3시간40분가량 걸린다. 평일(월∼목요일) 새마을호 2만1000원, 무궁화호 1만 4100원. 주말(금∼일요일) 새마을호 2만 1900원, 무궁화호 1만 4800원. # 인근 관광지 광천역(041-641-7788)앞에 지역 특산품 토하 새우젓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홍성역(632-7788)에서 억새로 유명한 오서산이 멀지 않다. 초겨울 억새꽃 너머로 손에 잡힐 듯 다가선 서해바다의 풍광이 일품이다. 서천역(953-7788)에서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 널리 유명세를 얻은 신성리 갈대밭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마량항 일몰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숲도 서천의 관광 명소. 장항과 군산을 잇는 금강하구둑은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해거름 벌어지는 가창오리 군무가 장관이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950-4224. 군산역 주변 페이퍼코리아선 철길도 관광명소. 옛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0-4554.
  • [‘BBK 이면계약서’ 뇌관 터지나] ‘판도라 상자’ 열린다

    [‘BBK 이면계약서’ 뇌관 터지나] ‘판도라 상자’ 열린다

    김경준씨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1일 이면계약서를 둘러싼 한판의 ‘진실 게임’을 벌인다.‘BBK 의혹의 뇌관’이자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던 이면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검찰 수사와 대선정국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질 경우 검찰수사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첫째 관심은 이면계약서로 BBK의 실소유자인지 여부가 밝혀지느냐 하는 것이다. 에리카 김은 이 후보 소유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후보 측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다. ●논란 해소 안되면 수사 장기화 이면계약서로 지목된 주식거래계약서는 김씨가 미 연방구치소에 수감 중일 때 변호사 등을 통해 일부 언론에 공개한 ‘이 후보-김씨-A.M.Papps’간 주식매수거래 당시에 작성된 계약서인 것으로 알려진다. 에리카 김은 “계약서에 LKe가 BBK의 지주회사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그런 내용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LKe-BBK-MAF펀드-EBK 등으로 이어지는 투자고리에서 돈줄을 쥐고 있던 BBK를 누가 운영했는지가 가장 관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어디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밝혀내는 자금 추적 외에 자금 흐름의 원인이 된 실제 계약 내용을 놓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관심은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다.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이면계약서의 특성상 하나를 이해하고, 둘을 이해해야 내용 전반을 알 수 있게 된다.”면서 “20일(한국시간 21일)에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밝히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이면계약서가 없다.”던 한나라당은 “있다면 위조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에리카 김의 회견 내용을 지켜보고 갖고 있는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씨 측이 갖고 있는 이면계약서는 영어 소문자로 돼 있고, 이름 밑에 서명이 있으며,12장이 더 많다는 등의 차이점이 있다는 게 변조됐다는 한나라당 주장의 근거다. 셋째 관심은 양측이 제시하는 계약서의 내용이 비슷하더라도 해석이 달라질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면계약서는 실질적인 소유관계를 복잡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해석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檢 계약서 확보… 진위 분석 나서 넷째로는 이같은 공방이 수사의 장기화로 이어지느냐 여부다. 검찰은 김씨가 미국에서 송환될 때 들고온 서류뭉치 속에 포함돼 있던 이 계약서를 확보했으며, 위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곧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산하 문서감정팀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측에 분석을 의뢰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문서감정은 문서 인쇄에 사용된 기기의 종류, 사용된 잉크의 동일성 여부와 제조성분, 서명된 날인의 위조 여부 등을 위주로 진위여부를 가리게 되고, 문서감정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내부규정은 없다. 하지만 구속기한, 공소시효 등이 문제가 되거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서의 증거 진위 여부 판정은 최우선으로 처리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과학터치] (3) 포항공대 항공재료연구센터

    지구온난화가 전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에만 유실된 북극 빙하의 면적이 영국 면적의 5배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1912년 이후 연평균 기온이 약 1.5도 상승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의무감축량을 정하는 등 공동 대응하고 있으며, 대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상당량이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기계에 의해 발생한다. 수송기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연비향상이다. 특히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고, 연간 수송부문 에너지 사용량이 3000만t에 이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연비향상은 경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 셈이다. 수송기계의 연비향상은 대부분 차체의 경량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강하고 가벼운 소재의 개발을 통해 연비향상에 대한 소비자와 정부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 기존의 수송기계용 금속소재를 통한 차체경량화는 한계에 이르렀으며, 새로운 소재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재료로는 기존 철강판재에 비해 무게가 22%에 불과한 초경량 금속소재인 마그네슘 합금과 기존 재료에 비해 강도 및 내식성이 월등히 우수한 비정질 합금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합금은 아직까지 기존 철강 재료에 비해 판재 제조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크고, 새로운 제조 공정이 개발돼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마그네슘과 비정질 합금 제조법으로는 회전하는 2개의 롤(roll)을 통해 응고시킴으로써 직접 판재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인 박판주조법(Twin-roll strip casting)이 각광받고 있다. 박판주조법은 슬래브 제조, 열간압연, 냉간압연 등 다양한 공정을 거치는 기존의 판재제조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여 경제적이다. 또 빠른 냉각속도로 조직의 미세화를 꾀할 수 있어, 기존의 공정을 통해 판재 제조가 어려운 새로운 소재의 판재 제조에 매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항공재료연구센터 김낙준 교수 연구팀은 마그네슘 합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9년부터 박판주조법을 통한 고성능 판재 제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박판주조장치를 이용해 마그네슘 합금 및 비정질 합금의 판재 제조에 성공했으며 관련연구를 바탕으로 39건의 특허와 국내외 188건의 논문을 발표해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김 교수팀의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박판주조를 통해 제조된 마그네슘 합금 판재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고온물성평가, 집합조직분석 및 성형성 평가 등을 통해 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지는 합금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박판주조법을 통해 고성능 합금의 판재를 개발하고 그 특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경우, 경제문제는 물론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8) 알레르기성 비염

    [한국인의 질병] (8) 알레르기성 비염

    계절이 바뀌거나 카펫이 깔린 실내 혹은 먼지 많은 지하철역을 들어설 때마다 코를 감싸쥐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의 과민증상 가운데 한 가지이다. 사람은 정도의 차이일 뿐 최루 가스나 양파 냄새를 맡으면 재채기와 함께 눈물, 콧물을 흘리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유독 자극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 바로 과민성 비염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동헌종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등의 항원(원인물질)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비염과 일반적인 비(非)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발작성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와 눈의 가려움, 코막힘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이 밖에 두통, 후각장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면 견뎌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지요.” 환자들이 겪는 비염의 불편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동 교수의 계속된 설명이다.“뜨겁거나 자극적인 식사를 할 때 콧물이 흐르거나 머리가 아파 향수를 사용하지 못하며, 큰 건물 안에 들어가기를 꺼리기도 하고, 여기에 천식이 동반되면 숨쉴 때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거나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혈액·피부반응 검사 통해 원인 파악 주변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흔하다.“우리나라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게 최근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의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각종 항원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뜻이지요.” 원인은 항원물질의 체내 유입이다.“항원이 유입되면 혈액 속의 B세포가 여기에 맞서 항체를 만드는데, 이 항체가 체내 비만세포와 결합해 있다가 항원에 반응해 히스타민이나 사이토카인 등 화학물질을 만들고, 이 화학물질이 신경을 자극하면 재채기를, 혈관을 자극하면 콧물을 흘리게 되는 겁니다.” 이런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설문지를 작성한 뒤 내시경으로 콧속을 살펴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별도의 검사를 통해 증상이 어느 정도이며, 무엇이 원인인지를 파악한다.“중요한 것은 원인을 알아내는 건데, 이를 위해 주로 피검사나 피부반응검사를 실시합니다. 피부반응검사는 알레르기를 잘 유발하는 원인물질을 피부에 접촉시켜 과민반응 유무를 판단하는 검사입니다. 또 코가 잘 막히는 경우에는 음향비강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코가 막히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도 하고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부비동염이 의심되면 부비동 촬영을, 목소리에 이상이 있다면 음성검사를, 냄새를 못 맡는 경우라면 후각기능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런 일련의 절차를 거쳐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된다. 사실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사람의 상당수는 확진 전에 “혹시 코감기?”라거나 “증상이 안 나타나는데 저절로 나은 건 아닐까?” 등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예전에는 알레르기 비염을 꽃가루에 의한 계절성, 집먼지에 의한 통년성으로 구분했으나 최근에는 간헐적 비염과 일주일에 4일 이상, 일년에 4주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지속성 비염으로 나눕니다. 이 밖에도 환자가 헷갈릴 만한 병명이 많지요. 코감기를 뜻하는 급성 비염, 지속적으로 코에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비염, 알레르기성과 비슷한 증상이나 원인을 모르는 비특이성 비염, 코뼈가 굽은 비중격만곡증, 콧속이 부어올라 코가 막히는 비후성 비염, 식사 중에 뚝뚝 맑은 콧물을 떨어뜨리는 노인성 비염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 질환이어서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약을 쓰면 효과가 있다가도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따라서 유발 원인을 피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이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예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동 교수는 특히 환경의 개선을 강조했다.“유전적 요인이야 그렇다고 해도 부모 특히 산모는 임신 중 금연과 간접흡연은 물론 최소한 생후 4∼6개월은 모유를 먹여 자연면역력을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가장 유력한 유발원인인 집먼지진드기를 퇴치하는 것은 물론 개 등 애완동물도 경계 대상입니다. 흔히 애완동물은 털이 문제라고 여기나 실은 털보다 침이나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집먼지 진드기·애완동물 각질이 문제 봄, 가을의 꽃가루도 경계 대상이다.“이럴 때는 꽃가루가 아예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원인이 되는 꽃가루가 많은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은 물론 창문이나 자동차 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 등이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이상학 교수는 “온도의 변화, 특히 찬 공기와 공기오염, 사무기기에서 나오는 분진이나 휘발성 물질 등이 대표적이며, 스트레스나 감기도 증상을 악화시킨다.”며 이런 예방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 약물요법이나 수술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방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때 사용하는 약물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제제, 그리고 소아나 임산부용인 비만세포 안정화 제제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직접적인 치료는 아니지만 증상을 악화시키는 구조적 이상이 있다면 보조적으로 수술도 고려한다고 동 교수는 설명한다.“비염 환자의 비갑개절제술이나 비중격만곡 교정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아예 발현되지 않도록 환경을 관리하거나 예방법을 숙지해 철저하게 지키는 생활태도가 중요합니다. 거기에 한계가 있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하고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집먼지 진드기 퇴치법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이다. 사람 피부의 각질 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아주 미세한 곤충이다. 이 진드기는 장마철처럼 고온다습할 때 잘 번식하며, 주로 서식하는 곳은 사람의 표피가 많은 침대와 소파 등이다. 장마철이라도 습도를 떨어뜨리고 온도를 낮추는 에어컨을 사용하면 상당 부분 번식이 억제되나 근본적인 퇴치는 어렵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이 진드기라면 제거가 쉽지 않다. 우선 진드기가 사는 침구 매트리스, 베개, 이불 등은 자주 햇볕에 말리고,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방 곳곳을 청소하며, 침구류를 세탁할 때 섭씨 60도 이상의 물을 사용하면 대부분 사멸된다. 또 집안의 카펫은 제거하고, 먼지가 있는 곳은 걸레 청소로 진드기를 말끔히 제거하는 게 좋다. 진드기 제거제를 사용할 경우 침실 뿐 아니라 거실까지 함께 살포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대표적 치료제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하는 약제는 크게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제로 나뉜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조진희 교수는 “이 두 가지 약제가 모두 특성과 부작용을 나타내므로 전문의의 처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먹으면 졸음을 부르는 감기약 성분이 바로 항히스타민제이다. 경구용이 많지만 코에 뿌리는 제품도 개발됐으며, 최근에는 졸음을 최소화한 약제도 나왔다. 조 교수의 설명.“항히스타민제는 콧물과 재채기에 효과가 있으나 코막힘에는 별 효과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스테로이드제제는 효과는 좋지만 경구용의 경우 부작용 때문에 오래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한 뿌리는 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됐지요.” 이들 두 약제는 함께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주로 코점막의 민감성을 떨어뜨려 원인물질에 대한 반응을 둔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그러나 항히스타민제와 달리 스테로이드 제제는 사용하자마자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두 가지 약물을 동시에 사용하게 되고, 증상이 없어진 뒤 1주일 정도 지나면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제만을 사용하다가 그 후 1∼2주 동안 증상이 안 나타나면 약물 사용을 중지하게 되는 겁니다.” 조 교수는 알레르기의 특성상 언젠가는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언제든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이 약물의 사용을 반복해야 한다면서 “환자는 항상 두 가지 약물을 준비해 둬야 하며, 약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 두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LCD 패널 일반유리로 만든다

    액정화면(LCD) 업계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풀렸다. 유리창용 일반 유리로도 LC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일반 유리는 지금 쓰는 LCD용 특수 유리의 절반 값이어서 완제품인 컴퓨터용 모니터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LCD TV의 대중화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본격 양산이 이뤄지면 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해 보인다.삼성전자는 31일 “일반 유리를 쓸 수 있는 저온 공정 개발에 성공, 유리창 유리로 48.3㎝(19인치) 모니터용 LCD 패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패널 이름은 일반 유리판의 주성분에서 따 ‘소다 라임’(Soda-Lime)이라고 붙였다. 통상 LCD 패널은 300℃ 이상의 고온에서 만들어진다. 이 때 규소로 된 일반 유리를 쓰게 되면 규소 속의 알칼리 성분이 녹아나와 색상 변형을 유발한다. 따라서 고온에 버티는 TFT(초박막) LCD용 특수 유리를 써왔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번에 300℃ 미만의 저온 공정에서도 LC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삼성전자측은 “일반 유리는 빛 투과율이 다소 떨어져 화질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으나 19인치 시제품의 해상도(1280×1024 SXGA급), 휘도(300nit), 색 재현성(72%), 명암비(1000대1) 등을 특수 유리로 만든 모니터 양산품과 비교해본 결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양산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리를 좀 더 얇게 만드는 등 추가적인 기술 보완과 라인 조정을 통해 양산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제품은 5세대 라인(기판 크기 1100×1250㎜)에서 만들었다.양산이 이뤄지면 LCD 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LCD 패널 제조원가에서 특수 유리가 차지하는 비중(5∼10%)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수 유리의 절반 값에 불과한 일반 유리를 쓰게 되면 생산 원가가 획기적으로 줄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LCD 업체들은 저마다 저온 공정 개발에 매달려 왔지만 양산 단계로까지는 발전시키지 못했다. 앞으로 기술 진전을 통해 TV용 대형 패널까지 일반 유리로 만들게 되면 TV업계도 일대 전환점에 놓이게 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말탐방] 지문감식의 세계

    [주말탐방] 지문감식의 세계

    지문(指紋)이 곧 신분증인 사회가 도래했다. 과거 인장(印章·도장)을 대신해 개인 식별 수단으로 쓰였던 지문은 이제 전자 여권과 디지털 도어록 등 첨단 과학이 접목돼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사람마다 다르고, 평생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다. 지문은 범죄 수사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법정 증거’로 채택되지는 않지만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경찰은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폭력 사건 가담자 확인을 위해 지문을 채취하기도 했다. 범죄 현장에서 숨은 단서인 지문을 찾아내는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CSI)를 방문, 지문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2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3층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오전부터 과학수사계 현장1팀 소속 과학수사대(CSI) 요원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5명으로 구성된 1팀 요원들은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발생한 빌라 여주인 살인 사건 당시 심하게 부패된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한 사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아이디어 회의)’이다. 서울경찰청에는 현장 스케치와 비디오, 지문감식 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된 3개의 현장팀이 있으며, 살인사건 등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을 맡아 처리한다. 서울에서만 매년 200여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중 우발적인 살인사건 등 범인이 확정된 경우를 제외한 100여건에 대해 감식 활동을 한다. 강·절도와 변사 등은 일선 경찰서 감식반에서 처리한다. ●사건 현장마다 80여건 지문채취… 하루종일 걸려 “요원들의 가방 안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토론을 듣던 기자에게 정교래(30) 현장1팀장이 ‘과학수사’라고 써 있는 가방을 열어 보여 준다. 분말과 솔, 손전등, 줄 등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에서 봤음 직한 다양한 장비가 들어 있다. 범죄 현장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는 데 필수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전은 사건이 없어 다소 여유있는 시간. 정 팀장은 지문 채취에 대해 궁금해하는 기자에게 간단한 시연을 했다. 기자가 슬쩍 책상을 만지자 곧바로 정 팀장이 지문 채취용 분말을 묻히고 솔로 문질렀다. 지문이 점점 또렷하게 나타났다. 이렇게 찾아낸 지문을 채취용 스티커로 세심하게 떠 내면 채취 작업은 끝난다. 지문 흔적이 흐릴 경우에는 1000만원이 넘는 ‘가변광원 장비’와 형광물질을 이용해 지문을 찾아낸다. 그렇지만 실제 사건 현장에서 지문 채취는 연습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용의자가 지문 위치를 알려주고 범행을 저지를 리 없을 뿐만 아니라 온전한 지문 흔적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건 현장마다 80여건의 지문을 채취하다 보면 지문 채취에만 하루 종일 걸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문 감식은 채취 이후가 더 힘든 과정이다. 온전한 지문의 경우 17세 이상 국민과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지문이 데이터베이스(DB)로 보관된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으로 찾아낸다. ●“용의자 지문 대조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훼손되거나 컴퓨터로 식별이 불가능한 지문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내 증거분석계로 보내진다. 이 경우 경찰청에서는 6∼7년차 이상 베테랑 요원 27명이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지문을 찾는다. 지문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가 곧바로 용의자 사진을 찾아주는 드라마 장면은 과장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AFIS가 용의자와 비슷한 지문 10여개를 찾아주지만 이후 용의자의 지문 대조는 오롯이 수사관의 몫이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들은 ‘그걸 왜 사람이 직접 하느냐.’고 묻지만 현실에서는 비슷한 지문을 50∼100여개 뽑아낸 뒤 다시 최대한 추려내고 나서 베테랑 요원들이 돋보기로 ‘원지(原指)’와 일일이 대조해 일치하는 지문을 찾아내야 한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시체나 쓰레기를 하루 종일 보며 지문을 찾아야 하는 지문감식 활동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화려하거나 역동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지문감식은 모든 수사의 기초작업인 만큼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난제가 끈질긴 증거수집 끝에 찾아낸 지문 하나로 해결될 때 경찰로서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로 지문감정이 의뢰된 사건은 모두 1만 7630건. 하나의 사건 현장에서 평균 4개의 지문이 채취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해 평균 7만여건의 지문 감정이 의뢰되는 셈이다. 또 매년 60만명 정도의 지문 정보가 새롭게 추가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관순 열사의 지문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민등록법상 사망자의 지문은 DB에서 삭제하도록 돼 있다.”면서 “유관순 열사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지문은 별도로 국가기록원에 이관해 보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서 국내 지문감식기술 벤치마킹하기도 지문 감식만 24년째라는 베테랑 김희숙(45·여) 경사는 새로운 사건 용의자를 찾느라 AFIS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지문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DB자료와 대조해 비슷한 지문 10여개를 찾아준다. 이런 식으로 빠르면 한 시간 만에도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지문감식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2004년 12월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지진해일)’로 한국인 20명을 포함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전 세계 과학수사대가 총동원돼 자국인 시신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시체가 심하게 부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서 국내에서 파견된 경찰청 소속 지문 박희천 경위 등 감식반 3명은 시체의 손가락을 물에 불려 지문 흔적을 찾아내는 신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우리 경찰이 이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문으로 번역하던 중 미국이 올해 5월 국제감식협회 저널에 자기들이 찾아낸 기술로 먼저 올려버린,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김 경사는 “국내 과학수사 여건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문감식 기술만큼은 선진국이 우리 기술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전문가들이 늘어나 곧 미국 CSI를 따라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국내 지문감식 1인자’ 박희천 팀장 경기 파주경찰서 박희천(52·경위) 과학수사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지문감식의 1인자다. 그는 2004년 12월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지진해일)’참사 당시 경찰청 지문감식 전문요원으로 현지에 파견돼 신원확인 작업을 했다. 특히 그가 개발한 ‘고온처리법’은 우리나라 지문감식 수준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예전에는 익사체나 심하게 부패한 시체의 경우 지문 채취가 사실상 불가능해 신원 확인율이 20%를 밑돌았지만 고온처리법으로 80% 이상으로 높였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발견한 고온처리법은 끊는 물에 시체의 손가락을 3초 정도 담근 뒤 꺼내면 손가락 피부의 땀구멍이 열리면서 속살이 팽창해 지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방법은 오는 12월 대한의학회에 정식 논문으로도 제출한다. 1980년 사진채증 요원으로 특채돼 경찰에 입문한 그는 1992년 경찰청 근무 당시 변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이 퇴직한 자리를 대신 맡게 되면서 지문 식별 업무에 뛰어들었다.1998년 그는 목을 매 자살한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하려다 굳어버린 주먹을 보며 ‘손을 물에 부풀리면 좀 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굳었던 손이 부드러워지면서 지문도 선명하게 찍혔다고 한다. 이후 끊임없이 실험을 반복하며 100도로 끓는 물에 3초가량 담갔다 빼냈을 때 가장 선명한 지문을 채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고온처리법은 쓰나미 참사에서 빛을 발했다. 쓰나미 참사 당시 선진국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최첨단 장비를 모두 갖추고도 지문채취를 하지 못해 애를 먹을 때 그는 커피포트만 갖고 불과 5분 정도면 시체 한 구의 지문채취를 끝내 전세계 과학수사대를 놀라게 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쓰나미 피해자가 발생한 46개국 중 가장 먼저 신원확인을 끝냈고 다른 나라 시신 수천여구의 지문감식을 돕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부터 경찰 내부에 ‘과학수사대상’제도가 생겨나는 등 과학수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제 과학수사가 수사의 기본이 된 만큼 과학수사 인력도 더 많은 승진기회를 얻어 사기가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지문, 그것이 알고 싶다 지문은 손가락 끝 부분뿐만 아니라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서 나타나는 피부 융선을 말한다. 쌍둥이도 지문이 다를 정도로 전 세계에서 지문이 같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문은 태중 3개월 때 형성돼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성인의 경우 0.5㎜ 정도의 가는 융선으로 요철(凹凸)로 이뤄져 있다. 지문 분비물은 98.5%가 수분이며 나머지 1.5%가 지방산과 아미노산, 나트륨 등 유기·무기물질로 구성돼 있다. 지문에 대한 역사적인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원전 고대 유물과 동굴 벽화에서도 손바닥 문형이 발견된 적이 있으며,2000년 전 중국에서 손도장으로 지문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죄자 체포를 위한 지문대조는 1890년 인도 경찰의 영국인 총경인 에드워드 헨리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03년 독일 함부르크 경시청 로셔가 창안해 발표한 ‘함부르크식 지문법’ 또는 ‘로셔법’을 1910년 11월 도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범죄 수사를 위해 경찰은 크게 4가지 종류로 분류하며,0∼9번까지 번호를 붙여 분류한다. 분류번호 1번인 궁상문(弓狀紋)은 활모양의 지문으로 보통·돌기 궁상선으로 분류한다. 제상문(蹄狀紋)은 말발굽 모형의 지문으로 흉선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갑종 제상문(2번)과 을종 제상문으로 분류한다. 을종 제상문은 융선의 수에 따라 7개 이하(3번),8∼11개(4번),12∼14개(5번),15개 이상(6번)으로 분류한다. 와상문(渦狀紋)은 달팽이 모형으로 종류에 따라 7∼9번이 부여된다. 변태문(變態紋)은 어느 문형에도 속하지 않는 문형으로 9번에 점을 찍어 분류한다. 이 밖에 화상이나 자상, 손가락 절단 등으로 손상된 지문은 0번을 부여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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