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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5부)업종별 기업&기업인 서울우유] 자전거로 우유병 나르던 그 시절부터…1위 지킨 ‘협동조합 체제’

    [재계 인맥 대해부 (5부)업종별 기업&기업인 서울우유] 자전거로 우유병 나르던 그 시절부터…1위 지킨 ‘협동조합 체제’

    국내에서 우유가 대중화된 것은 근대 이후부터다. 메이지유신을 기점으로 서구를 따라잡겠다며 유제품 소비를 권장하던 일본 정부 시책에 따라 우유를 마시던 일본인들이 한국으로 이주하면서 낙농업이 생겼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몰려 살던 충무로, 명동과 가까운 서울역 일대, 철도업에 종사하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던 청량리 일대에 목장이 들어섰다. 최초로 우유를 시판한 곳은 청량리 농유조합으로 전해진다. 당시 한국인과 일본인 15명이 합작·설립한 조합은 각자 목장에서 짜낸 우유를 가마솥에 모아 끓인 후 냉각시켜 병에 담아 배달했다고 한다. 우유의 대량생산은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바로 지금의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이다. 조합은 현재 서울 정동극장 자리에 우유공장을 짓고 우유를 독점 생산했다. 서대문과 동대문, 남대문을 지나 자전거 등에 우유를 싣고 매일 정동으로 수송했다. 해방과 함께 경성의 이름이 서울로 바뀌면서 1945년 회사 이름도 서울우유로 바뀌었다. 1962년 농협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다시 지금의 이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0년대 정부의 낙농장려 정책에 따라 젖소와 원유처리 기술이 도입되면서 경쟁 체제도 구축됐다. 그러나 서울우유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업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서울우유의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서울우유는 매일유업이나 남양우유와 같은 사기업이 아니다. 사명에서도 보듯 조합 체제다. 총 1800여명의 낙농 협동 조합원들이 각각 운영하는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를 조합이 설립한 회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가공한 뒤 시판한다. 본사는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있다. 남들은 커피, 차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때 서울우유는 흰 우유를 중심으로 한 우물 경영에 매진했다. 서울우유는 일부 냉장주스를 만드는 것 이외에 우유와 관련이 없는 제품은 현재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 낙농가 사이에서 서울우유 조합원이 되는 것은 일종의 로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그럴까. 우선 서울우유의 초과 원유 정산 단가가 다른 업체보다 2~3배가량 높다. 원유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부는 낙농인 쿼터제(생산 한도)를 시행하는 데 낙농가들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 낙농업계는 원유 수급조절이 안 되고 시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또 스스로가 회사 주인이다. 서울우유는 낙농가로 이뤄진 조합인데 조합 가입비 250만원을 주고 심사를 통과한 뒤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조합원이 된다.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철원,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일원에서 착유우(젖소) 5마리 이상을 사육하면 대상이 된다. 이들은 4년마다 서울우유의 대표인 조합장을 뽑는다. 회사 집행부인 이사회(11명)와 감사(2명)는 이들이 뽑은 대의원을 통해 선발된다. 회사 직원은 약 2000여명 규모다. 조합은 최고 품질의 ‘흰 우유’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혁신을 기치로 소비자 만족을 꾀하고 있다. 각종 ‘업계 최초’ 기록이 이를 대변해 준다. 지난 1972년 초고온순간살균법을 도입해 고유의 우유 맛은 유지하면서도 영양성분 손실은 최소화했다. 이 시기에 개발된 삼각형 모양의 우유 담는 포장 용기인 ‘삼각포리’는 지금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1984년에는 우유를 신선한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콜드체인시스템을 도입했다. 조합원이 있는 모든 목장에 원유냉각기를 설치해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고객이 마실 때까지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서 냉장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서울우유가 1997년부터 흰 우유 전 제품에 ‘1등급A’ 원유(원유 1㎖당 세균 수 3만 마리 미만)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시스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2005년 9월엔 ‘1등급 A’란 고품질 우유를 출시하면서 한국 우유의 수준을 선진국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한다. 제조일자와 유통기간을 함께 표기한 것도 서울우유가 2009년 7월 처음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조합 체제는 ‘양날의 칼’이란 평도 있다.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좋지만 회사 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업계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매출 1위 업체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410억원에서 매해 100억원씩 감소해 지난 2014년에는1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1분기에는 적자전환했다. 서울우유는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창공장이 이달 초 중국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주력 제품인 흰 우유의 중국 수출이 재개된다. 이슬람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할랄 인증도 최근 획득해 수출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여름철 밀폐사업장 질식 주의보

    # 지난해 6월 전남 목포의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오수펌프를 교체하던 노동자 2명이 유독성 가스인 황화수소에 중독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환기구가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가스에 누출되면서 결국 1명이 숨을 거뒀다. 같은 해 7월에는 축산농가 기계실에서 돈분 임시저장소의 수위를 확인하려던 노동자가 새어나오는 황화수소로 인해 의식을 잃고 추락해 사망했다. 이처럼 여름철에 환기구조차 없는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질식 재해로 사망하는 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모두 174명이 질식 재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절반인 8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른 산업재해의 사망률이 1.3%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 2013년 31명에서 지난해 10명(24건 발생)으로 사망자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여름철 밀폐 공간에서의 위험도는 높다. 공단은 해마다 밀폐 공간에서의 질식 재해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안전수칙 미준수’를 꼽았다. 공단은 작업장 출입 전 산소량 확인, 유해가스 농도 기준 이하 여부 확인, 작업 전·작업 중 환기 실시, 질식 사고 위험장소 해당 여부 확인, 질식위험공간 경고 표지 부착, 재해자 구조 시 호흡용 보호장비 준수 등을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기후로 밀폐 공간에서 미생물이 단시간에 번식하고, 늘어난 미생물이 산소를 소비하면서 유해가스를 방출한다”며 “적정공기가 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가 현장에 들어가기만 해도 재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6~8월을 ‘질식사고 예방기간’으로 지정하고 산소농도 측정기와 공기호흡기 등도 관련 업체에 무상으로 빌려준다. 장비 대여는 공단 홈페이지(www.kosha.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더 세진 엘니뇨 ‘변이’ 가능성… 전염병 비상

    더 세진 엘니뇨 ‘변이’ 가능성… 전염병 비상

    #1. 1912년 1월 18일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스콧이 이끄는 남극 탐험대는 간발의 차로 ‘남극점 최초 도달’이라는 기록을 노르웨이의 로얄드 아문센에게 빼앗겼다. 설상가상으로 스콧 탐험대는 귀국길에 악천후와 혹한을 만나 전원이 사망했다. #2.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첫 항해에 나선 타이태닉호는 출항 나흘 째 빙산과 충돌해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타이태닉 침몰로 사망한 사람은 1514명이었다.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엘니뇨’다. 1911년 시작된 엘니뇨 때문에 남극은 평년보다 20도가량 기온이 낮았고, 북극해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들도 녹지 않고 배들이 오가는 항로까지 떠내려왔던 것이다. 전 세계 기상 관련 기관들은 지난해 여름 발생한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했던 1997~98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강한 ‘슈퍼 엘니뇨’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엘니뇨는 올여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상청도 최근 “적도 부근 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1.3도 높은 상태로 중간 강도의 엘니뇨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해수면 온도 상태나 전 세계 엘니뇨 예측 결과에 따르면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시작해 동태평양과 중태평양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매년 12월쯤 남미 페루와 에콰도르 국경에 있는 과야킬만에는 북쪽에서 난류가 유입돼 연안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평소 볼 수 없었던 물고기들이 많아지자 페루 어민들은 난류 유입 시기가 크리스마스와 가깝다는 데 착안, 하늘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이 현상을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 ‘남자아이’를 뜻하는 ‘엘니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페루 어민들의 생각과 달리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5도 높아지는 엘니뇨는 1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영양염 감소로 물고기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줄어 연안어업에 큰 타격을 준다. 태평양에서는 서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낮고 동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높기 때문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분다. 무역풍은 뜨거워진 적도 태평양 지역의 바닷물을 서쪽으로 몰고 가는데, 어느 순간 무역풍이 약해져 뜨거운 바닷물이 서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된다. 대류와 해류 순환 시스템이 오작동하는 것이다. 적도 태평양 해수면의 온도 상승은 열대 지상기압 패턴에도 영향을 미쳐 지구 전체의 날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바닷물이 차가워 비구름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북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줄고 열대성 대류 활동이 국지적으로 활발해지는 적도 중앙태평양, 멕시코 북부, 미국 남부, 남아메리카 중부 지역에서는 홍수가 잦아지는 등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보인다. 또 알래스카와 미국·캐나다 서부 지역은 고온 현상을 보이고 미국 남동부는 저온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인도에서는 50도를 넘는 살인적인 폭염 때문에 1100명 가까운 사람이 열사병과 탈수 현상으로 사망했다.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강우량이 평년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 미국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집중 호우가 발생했고 캘리포니아주는 120년래 최악의 가뭄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는 열대 태평양과 떨어져 있는 중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열대나 아열대 지방처럼 엘니뇨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댐 수위가 낮아지고 바닥이 갈라지는 등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도 1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모내기한 논의 30%가량이 피해를 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엘니뇨 현상이 빈번해지고 강도도 세지면서 홍수와 가뭄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77년을 기준으로 이전에는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과 엘니뇨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는 라니냐 발생이 줄어들고 엘니뇨 발생이 잦아지면서 강도도 더 세지고 있어 지구 온난화 때문에 엘니뇨 유전자가 변했을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연세대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전 지구적 기상이변은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가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올해 발생한 엘니뇨를 ‘슈퍼 엘니뇨’라고 말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슈퍼 엘니뇨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이에 따라 이상기후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엘니뇨는 이상 기후의 한 요인으로 전염병 발생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20세기 최악의 엘니뇨 발생 시기인 1997~98년에는 가뭄과 홍수 등 이상 기상 현상이 빈발했고 이에 따른 환경 오염으로 전염병이 기승을 부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에 볼거리가 유행했고 세균성 이질과 A형 간염이 유행했다. 말라리아 환자도 늘었다. 수확기인 10월에 태풍 ‘예니’가 발생해 재산 피해는 물론 홍수의 영향으로 인한 렙토스피라증이 유행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 이상 기상 현상뿐만 아니라 국지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상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개념환자/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개념환자/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메르스 사태가 전국을 강타했다.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국민의 원망과 공포도 눈덩이처럼 부풀어졌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손님들은 발길을 뚝 끊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떠도는 우려의 목소리와 괴담에 백화점과 마트, 시장 상점들은 개점 후 휴업 상태가 됐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후폭풍과 심리적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르스는 2015년 한국에 많은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대한민국을 감염공화국으로 탈바꿈시킨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연일 다양한 매체들이 원인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이 내뱉는 지탄의 목소리가 TV와 라디오, 인터넷을 떠돈다. 고온 건조한 기후와 고령의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환자, 좁은 6인실에 환자와 간병인 12명 이상의 사람이 북적거리는 의료 환경과 문화, 정규직과 비정규직·파견직을 구분해 대응했던 구멍투성이 방역망 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으로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여러 가지 언급할 수 있다. 병원 내 감염 관리의 강화라든가, 메르스처럼 우리가 전혀 모르는 유입 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초기 대응방안 마련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곧 질병관리본부와 감염학회 등 관련 기관에서 앞으로 대책과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 및 기존 환자들의 불편 감소를 위한 긴급회의에 참여하면서 계속 안타까움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들이 조금만 도움을 주었더라면’ 하는 부분이다. 마스크를 쓰고 진료에 응해 주기를 부탁해도 ‘답답하다’고 따르지 않거나 격리 조치에 따르지 않아 강제 격리를 당하거나 의심환자나 격리 조치를 받은 환자임에도 대중교통과 찜질방을 이용하고 심지어 골프를 치러 간 것이 그 예다.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기기까지 한 경우도 있다. 의료 문화를 논할 때 자동차 문화와 비교해 많이 설명한다. 좋은 기능과 우수한 품질의 자동차는 많이 보급됐으나 운전 문화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 교통사고 사망률은 해마다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과속운전, 졸음운전, 갓길운전, 보복운전,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안전벨트 미착용 등 엄격한 기준과 교육, 처벌 등을 통해 방지할 수 있는 비극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여기에 필자의 기준을 한 가지 더 첨가한다면 운전자의 마음가짐을 더하고 싶다. 병원도 다르지 않다.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의료기관들이 전국에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사이버나이프,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로봇수술 등 첨단 시설과 설비, 의료 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우주 최강의 환경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이전에는 해외 환자들로 전국의 병원 로비가 채워지고 있었다. 이 모든 시스템의 질적 수준은 이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환자, 환자 보호자들의 마음가짐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불시에 질병, 사고, 부상, 사망 등에 대비해 짧은 기간에 고액의 진료비를 지불하는 것을 도와주도록 만들어진 국민건강보험 제도로 운영된다. 국민들이 서로 위험을 나누어서 부담하고 이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받도록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따라서 병원을 이용하는 것은 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해 타인의 비용을 가져다 쓴다는 개념적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 국민건강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사람들의 비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 때문에 닥터 쇼핑이 줄어들고 나이롱 환자들이 줄줄이 퇴원을 해서 손해보험 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금융감독원이 추산하는 지난해 보험사기 금액은 735억원이다. 진보해 가는 병원 의료서비스에 비해 뒷걸음치는 비정상적 의료문화 확산, 자신만 안 걸리면 되고 다른 사람들의 감염이나 피해는 안중에 없는 의료 이기주의, 닥터쇼핑, 보험사기 등. 이 잘못된 의료문화가 이제 우리 의료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르스를 극복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의료’에 대해 ‘공공 서비스로서의 공유 자원’이라는 개념 탑재부터 시작하자.
  • [메르스 한 달-감염 비상] 같은 공간·접촉 빈번한 학교 가장 취약 사람 몰리는 출퇴근 대중교통도 조심을

    [메르스 한 달-감염 비상] 같은 공간·접촉 빈번한 학교 가장 취약 사람 몰리는 출퇴근 대중교통도 조심을

    “학교가 특히 위험해요. 메르스의 급속한 확산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학생들이 놀고 장난치다 보면 접촉이 빈번하잖아요. 학교만큼은 방역을 철저하게 해서 환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해요.”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메르스 취약지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은 취약지대부터 비롯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사람들 간 거리가 가까운 학교나 지하철, 극장과 같은 밀집 지역이 메르스 감염에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통상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된다. 이 바이러스는 얇은 기름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막 자체는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땅에 떨어지거나 하면 감염을 일으키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이 ‘같은 공간, 가까운 거리’를 감염의 조건으로 강조하는 건 이 때문이다. 또 환자의 침이 묻어 있는 손잡이를 다른 사람이 만져 입이나 코에 가져가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간접 접촉이 이뤄지는 곳도 주의 지역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밀접하게 부대낄 수 있는 장소는 메르스 전파 위험지역이라는 의미다. 김익중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깊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특별히 어느 장소가 가장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밀접 접촉이 자주 이뤄지는 학교나 출퇴근 시간 전철과 버스, 극장 등은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도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기온이 더 오르고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7월이나 장맛비가 내리는 8월에는 바이러스 감염력이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내에서는 에어컨이 가동돼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비가 오거나 온도가 높아진다고 해도 현재 메르스 전파는 모두 실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바깥 날씨가 어떻든 간에 실내에선 에어컨을 가동하기에 온도와 습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100년 지구 ‘열기’에 허덕...NASA, 도시별 기온 예측

    2100년 지구 ‘열기’에 허덕...NASA, 도시별 기온 예측

    알고는 있지만 실감은 나지 않는 지구온난화 문제, 이대로 괜찮은 걸까? 미 항공우주국(NASA)이 열기에 허덕이는 80년 후 지구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진땀나는’ 지도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남미 등 많은 지역의 7월 평균기온이 현재 섭씨 30도 안팎에서 무려 4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도는 향후 강수량과 기온 변화에 대한 예측 데이터를 수집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제작한 것으로 2100년 지구의 7월 기후가 나타나 있다. 예측 데이터는 과거 기후의 실제 측정값과 향후 세대의 시뮬레이션 수치를 종합했으며 총 분량은 11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온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더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 지도에서는 적도 부근과 사막 등지의 색상이 매우 선명한 적색을 띄고 있어 우려를 느끼게 한다.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400㏙정도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2100년경에는 무려 935㏙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예상이 정확하다면 아프리카, 인도, 남미 등 지역의 2100년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45도에 달하게 된다. 이 지역들은 현재도 7월경에 간혹 45도 이상의 기온을 보이지만 예외적인 경우일 뿐이다. 일례로 아프리카의 7월 기온은 최대 47도에 도달할 때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39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고온이 계속된다면 대대적인 가뭄, 홍수 등 다양한 재난이 발생하게 된다. NASA의 이번 기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주요 목표는 각국 정부와 각종 단체로 하여금 향후 닥쳐올 수 있는 기후변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NASA 수석 연구원 엘런 스토판은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항할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나사는 해당 지도를 '인터렉티브 맵'으로 제작해 10년 단위로 지역별 기온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www.climateinternational.org/#home에 접속해 이용 가능하다. 사진=ⓒNASA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80년뒤 지구, 이렇게 뜨겁다...NASA ‘온도 지도’ 발표

    80년뒤 지구, 이렇게 뜨겁다...NASA ‘온도 지도’ 발표

    알고는 있지만 실감은 나지 않는 지구온난화 문제, 이대로 괜찮은 걸까? 미 항공우주국(NASA)이 열기에 허덕이는 80년 후 지구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진땀나는’ 지도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남미 등 많은 지역의 7월 평균기온이 현재 섭씨 30도 안팎에서 무려 4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도는 향후 강수량과 기온 변화에 대한 예측 데이터를 수집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제작한 것으로 2100년 지구의 7월 기후가 나타나 있다. 예측 데이터는 과거 기후의 실제 측정값과 향후 세대의 시뮬레이션 수치를 종합했으며 총 분량은 11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온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더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 지도에서는 적도 부근과 사막 등지의 색상이 매우 선명한 적색을 띄고 있어 우려를 느끼게 한다.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400㏙정도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2100년경에는 무려 935㏙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예상이 정확하다면 아프리카, 인도, 남미 등 지역의 2100년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45도에 달하게 된다. 이 지역들은 현재도 7월경에 간혹 45도 이상의 기온을 보이지만 예외적인 경우일 뿐이다. 일례로 아프리카의 7월 기온은 최대 47도에 도달할 때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39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고온이 계속된다면 대대적인 가뭄, 홍수 등 다양한 재난이 발생하게 된다. NASA의 이번 기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주요 목표는 각국 정부와 각종 단체로 하여금 향후 닥쳐올 수 있는 기후변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NASA 수석 연구원 엘런 스토판은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항할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나사는 해당 지도를 '인터렉티브 맵'으로 제작해 10년 단위로 지역별 기온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www.climateinternational.org/#home에 접속해 이용 가능하다. 사진=ⓒNASA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신생아가 작아진다?

    [송혜민의 월드why]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신생아가 작아진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이스라엘 네게브 벤 구리온 대학(Ben-Gurion University of the Negev) 합동 연구진이 2000~2008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의 체중과 대기 온도의 연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임신 중 외부 기온이 높아질수록 신생아들의 몸무게나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임신 마지막 3개월 동안 기온이 평균 8.5℃ 높아지면 신생아의 몸무게가 17g 감소한다는 것. 연구를 이끈 네게브 벤 구리온 대학의 이탈리 클룽 박사는 “지난 100년간 지구의 온도는 꾸준히 상승했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었다. 지구온난화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연구를 통해 태아 시절 고온에 노출될수록 신생아의 체중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온도가 높을수록 조기출산의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온도가 높은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몸집이 작은 경향이 있으며, 지속되는 지구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 ‘작은 아이들’이 태어날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정말 생명체가 작아지는 것일까? ▲몸집이 작아야 체온조절이 더 용이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몸집이 변화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2012년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과 플로리다대학 합동 연구진은 5600만 년 전 대기와 바다의 일산화탄소 양이 늘면서 지구의 온도가 5~10℃ 정도 높아졌을 당시, 지구상 최초의 말이 지금의 미니어처슈나우저와 비슷한 5.3㎏에 불과했다가 지구의 기온이 다시 낮아지면서 6.8㎏까지 몸집이 커졌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몸집이 작아야 더운 날씨에 체온을 조절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적도 근처 등 더욱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몸집이 더 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석도 있다. 2011년 영국 퀸스매리대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키운 물벼룩이 수온 1℃가 오를 때마다 몸무게가 2.5%씩 줄어드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온이 올라가면 생리작용도 활발해지면서 성장도 빨라지며, 물벼룩 역시 성장이 빨라지면서 ‘성체’가 되기 전 번식을 시작한다는 것. 다 크지 않은 몸으로 번식하려다 보니 새 생명의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시 연구진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태아는 외부기온 변화에 민감해, 급격한 기온상승에 스트레스를 받아 몸집이 작아지는 등 성장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동물의 몸집과 기온변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지구표면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신생아의 체중이 줄어든다는 주장에는 지구온난화가 엘니뇨 등 기상현상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진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얼마나 뜨거워졌나 생명체의 몸집에까지 영향을 주는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가 고민하는 문젯거리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1.5℃상승했다. 지구 전체 기온이 0.6℃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뜨거워 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2099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6℃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반도를 덮친 지구온난화로 생태계는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봄꽃이 피는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고, 강수량은 증가하는 반면 비가 내리는 날은 줄어들었다. 생태계의 변화는 먹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인간의 생존환경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 당장 지구온난화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인간이 소설 속 ‘호빗족’처럼 작아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타는 목마름, 새달 초까지

    타는 목마름, 새달 초까지

    서울과 경기 북부 및 강원 등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이 장마가 시작되는 7월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쩍쩍 갈라진 대지를 적셔줄 단비를 앞으로 3주가량은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장마가 오더라도 강수량이 적어 본격적인 해갈은 8월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이 지연되면서 장마가 다음달 초에나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맑은 날씨와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에는 별다른 돌파구도 없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 3개월 장기예보에 따르면 6~7월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지만, 8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질적인 가뭄 해갈은 8월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6개월간 전국의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8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서울·경기 지역은 평년의 절반 수준인 55%, 강원 지역은 57%에 그쳤다. 특히 올 1~5월 서울·경기·강원의 누적 강수량은 153.3㎜로, 2001년(139.7㎜)과 1988년(142.3㎜)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적다. 기상청에서는 3개월 누적 강수량을 이용해 가뭄 정도를 판단하는 ‘매우 가뭄-가뭄-정상-습함’ 4단계의 표준강수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매우 가뭄’은 작물 손실과 광범위한 물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가뭄’은 작물에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물부족 현상이 시작되는 상황이다. 현재 인천과 강원 영동 지역은 ‘매우 가뭄’,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서, 충북·경북·전북 일부 지역은 ‘가뭄’ 상태다. 현재의 극심한 가뭄은 2년 전부터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기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중부지방의 장마(7월 2~29일)는 평년보다 짧은 27일에 불과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난 겨울에도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는 눈이 적게 내렸고, 봄에도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적었다”며 “가뭄으로 인해 한강 수역의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의 수위도 낮아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슈틸리케호 단내 나는 주전경쟁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9일 새벽 말레이시아 샤알람에 입성한 축구 대표팀이 이날 오후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현지 적응 첫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첫 훈련부터 단내 나는 주전 경쟁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나자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전술 훈련에 열을 올렸다. 주전조에는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가 원톱을 맡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남태희(레퀴야)가 배치됐다. 좌우 날개는 손흥민(레버쿠젠)-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나섰고 중앙 미드필더에는 정우영(빗셀 고베)과 한국영(카타르SC)이 나란히 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푸리), 곽태휘(알 힐랄), 정동호(울산)가 늘어섰다. 8명으로 구성된 수비조는 좌우 날개에 염기훈(수원)-강수일(제주)이 나섰고 중앙 미드필더에 주세종(부산), 이재성(전북)이 배치됐다. 또 이주용-최보경(이상 전북)-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이 “공격조와 수비조를 전원 맞바꾼다”고 말하자 원톱을 맡은 이용재를 제외한 선수들이 서로 맞바꿔 훈련을 이어갔다. 도중에 중앙 수비수를 곽태휘-홍정호 조합으로 바꾸고 염기훈을 오른쪽 날개로 세운 뒤 이청용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깜짝 시프트’도 선보였다. UAE전은 물론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 대비해 최적의 베스트11을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이정협(상주)은 이날 오른 발목에 가벼운 염좌 증세로 휴식을 취했고 장현수와 공중볼을 다투던 이재성의 머리가 살짝 찢어져 피가 나면서 한때 코칭스태프를 긴장시켰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어라? 걷기만 했는데 스마트폰 충전됐네

    어라? 걷기만 했는데 스마트폰 충전됐네

    올 5월은 기상청이 1973년 전국 단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됐다. 이 때문에 한반도의 여름은 5월 말부터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여름이 일찍 시작되고 이상고온현상이 잦아지면서 갑작스러운 전력 수요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11년 9월에는 갑작스러운 이상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5시간 동안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냉난방 수요의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블랙아웃에 대한 걱정은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는 데 공감하고 원자력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방사능 안전에 대한 우려로 원자력 에너지를 선뜻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에너지 수확 기술, 일명 ‘에너지 하비스팅’이다. 에너지 하비스팅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선정한 10대 유망 기술,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사이언스가 선정한 ‘세계를 뒤흔들 45가지 혁신 기술’로 꼽힌 바 있다. 올 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사회 격차를 줄일 10대 미래 유망 기술’에 포함되기도 했다. 에너지 하비스팅은 단순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절약하는 차원을 넘어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다시 사용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여름에 많이 쓰는 선풍기는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시원한 바람을 일으킨다. 선풍기를 돌리면 날개가 회전하면서 소음과 진동, 열이 발생한다. 이런 소음과 진동, 열에너지는 우리가 원하는 풍력에너지 이외에는 버려지는 에너지다. 도로를 지나는 수많은 자동차들은 휘발유나 경유라는 화석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움직인다. 여기에서도 진동과 열이라는 쓸모없는 에너지가 생긴다. 사람들 역시 음식을 섭취해 공급받은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서 움직이는데 이 과정에서 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종류의 에너지들이 쓰임새 없이 버려지고 있다. 이런 에너지들을 재활용하는 것이 에너지 하비스팅이다. 에너지 하비스팅을 위한 대표적인 기술 형태는 ▲압전 방식 ▲열전 방식 ▲전자기 방식 ▲광전 방식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알려진 에너지 하비스팅은 광전 방식이다. 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이 방식은 1954년 미국 벨 연구소가 에너지 하비스팅 개념을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릴 때 나왔던 기술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태양전지 기술이다. 광전 방식의 태양전지 기술은 에너지 하비스팅이면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 기술로 분류되기도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연구되는 기술은 압전 방식이다. ‘압전소자’라는 장치에 압력 에너지를 가하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압전 효과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 방식이다.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이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라톤대회에서 선보인 ‘페이브젠’이란 시스템이 대표적인 압전 방식의 에너지 하비스팅이다. 당시 슈나이더일렉트릭은 파리 마라톤 결승 지점 부근에 압전 타일 176개를 설치해 3만 7000명의 참가자가 밟고 지나가면서 만든 전기를 축전지에 담아 인근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열전 방식은 버려지는 열에서 전기를 얻는 기술이다. 금속 같은 전도체에서 한쪽에 열을 가하면 다른 부분과 온도 차가 생기면서 전기가 발생하는 열전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엔진이나 각종 전자제품 속 전기 기판에서는 쓸모없는 열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열전소자를 설치하면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에서는 사람의 체온으로 전기를 만들어 각종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열전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기가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자기장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전자기 유도 법칙을 이용한 에너지 하비스팅도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 생산 기술 중 하나다. 전자기 방식은 미세발전기를 만들어 진동 같은 주기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는 기계 장치에 설치해 자기 변화를 이끌어 내 전기를 발생시킨다. 배터리 없이 사람이 팔을 앞뒤로 흔드는 진동으로만 시계를 작동시키는 ‘오토매틱’ 시계가 전자기 방식을 이용한 대표적인 에너지 하비스팅 기기다. 이 밖에 전파를 이용한 무선주파수(RF) 방식과 식물성 플랑크톤 같은 미세조류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에너지 하비스팅이 연구되고 있다. 에너지 하비스팅은 특히 사물인터넷(IoT)이 보편화되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많은 전자기기가 상호 연동돼 작동하는 사물인터넷은 일정량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때 다양한 전자기기에 에너지 하비스팅 기술을 적용해 자가발전할 경우 배터리 걱정은 물론 유지 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항성 포식…별 잡아 먹는 별

    항성 포식…별 잡아 먹는 별

    천문학자들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빠르게 늙어가는 거대 별에 관한 새롭고 놀라운 단서를 발견해냈다. 이는 우리 은하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다. 천문학자들은 이 별이 너무 이상하다고 여겨 공식 명칭인 ‘NaSt1’을 빗대 ‘네스티원’(Nasty 1, 첫번째 못된 것의 의미)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네스티원은 초거대 별들의 진화에서도 극히 짧은 진화 단계를 갖는 대표 별로 여겨진다. 수십 년 전, 처음 발견된 네스티원은 우리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질량을 갖고 있으면서 빠르게 진화하는 볼프레이에(Wolf-Rayet, WR) 별로 식별됐다. WR 별은 수소로 가득 채워져 있는 외각 껍질층을 빠르게 잃고 헬륨이 타오르고 있는 극도로 밝은 초고온의 핵을 드러낸다. 반면 네스티원은 이런 전형적인 WR 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 거대한 가스 원반 과학자들은 허블 망원경을 이용해 별의 반대 방향으로 흘러들어가는 두 개의 가스 구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 모습은 아마 WR 별의 후보인 용골자리 에타별(에타 카리네, Eta Carinae)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허블에 나타난 네스티원은 팬케이크 모양의 가스 원반을 둘러싸고 있었다. 가스 원반의 너비는 약 3조2000억km에 달하며, 아마 새로 생성된 WR 별의 외곽 가스를 집어삼키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동반성 때문에 형성된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측정치에 의하면 이 두 별을 둘러싸고 있는 구름의 나이는 고작 수천 년 정도 수준으로,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3000광년 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를 이끈 존 마우어핸(UC버클리)은 “이 원반 구조가 쌍성 간의 상호작용으로 WR 별이 생성되고 있는 증거일 수 있으므로 이를 봤을 때는 정말 놀랐다”면서 “이런 예는 이 과정 자체가 너무 짧은 기간에 일어나 우리 은하에서 정말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그 시간은 10만 년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인데 이런 시간 규모에서도 원반을 발견할 시기는 고작 1만 년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제안한 시나리오에서 거대 별은 빠르게 진화하고 수소 연료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몸집이 부풀어 오른다. 외층을 둘러싸고 있는 수소 껍질은 점점 더 느슨하게 풀리고 근처에 있는 동반성의 중력에도 쉽게 벗겨져 나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 과정에서 더 밀도높게 뭉쳐있는 동반성이 질량을 얻게 되고, 원래 무거운 질량을 가지고 있었던 주성은 수소 껍질을 잃게 되면서 헬륨 핵이 노출돼 WR 별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무거운 별이 자신의 수소층을 대전입자가 가득한 강력한 항성풍과 함께 분출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동반성이 존재하는 쌍성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모델이 천문학자들에게 좀더 매력을 끄는 데 이는 거대 별들의 최소 70%가 동반성을 거느린 쌍성계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별이 직접 질량을 잃는다는 가정은 우리 은하에서 아직 덜 진화한 거대 별들에 관련한 WR 별들의 숫자를 설명하지 못한다. 연구에 참여한 나단 스미스(애리조나대)는 “우리는 전통적인 항성풍 이론으로는 우리가 관측한 모든 WR 별의 형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왜냐하면 질량 손실은 우리가 생각했던것처럼 그다지 강력한 작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쌍성계에서 질량의 교환은 WR 별이나 이들이 만들어내는 초신성을 설명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것처럼 보인다”며 “짧은 생애 주기를 지닌 쌍성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런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거대한 쌍성계에서의 질량이 이동하는 과정이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 쌍성 간의 중력 싸움 한 별로부터 벗겨져나간 일부 물질은 별 간에 일어나는 역동적인 중력 싸움 도중 유실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주위에는 가스 원반이 형성될 수 있다. 마우어핸은 “바로 그것이 바로 네스티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WR 별이 숨겨져 있는 성운은 이런 물질 전달 과정으로 생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로 이런 별들 사이에 만연한 ‘항성 포식’(stellar cannibalism)이 그 이름에 걸맞는 네스티원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스티원의 공식 명칭인 NaSt1은 1963년 이 별을 각각 처음으로 발견해 논문을 제출한 두 명의 천문학자인 제이슨 나소우(Jason Nassau)와 찰스 스페픈슨(Stephenson)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 연구 과정 네스티원의 관측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쌍성계는 너무나 두꺼운 가스와 먼지속에 갇혀있으며 이 먼지와 가스들은 허블 망원경의 시야도 가리고 있다. 연구팀은 각 별의 질량과 서로 떨어져 있는 거리, 그리고 동반성으로 흘러들어간 물질의 양 따위를 측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네스티원에 관한 이전 관측자료가 가스 원반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예를 들어 가스 원반의 물질은 외부 성운에서 시속 3만 5,200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다른 비슷한 별들보다 느린 속도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는 시속 수십만 km의 속도로 움직이는 가스가 존재하는 용골자리 예타별의 폭발적인 분출보다는 훨씬 덜 파괴적인 사건에 의해 물질들이 분출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또한 네스티원은 물질을 산발적으로 분출할 수도 있다. 적외선을 이용한 이전 연구는 중심에 있는 별들에서 매우 가깝게 붙어있는 뜨거운 먼지덩어리를 관측한 바 있다. 연구팀이 칠레 라스캄파나스 천문대(LCO)의 마젤란 망원경을 이용한 최근 관측은 중심 별들로부터 발생한 빛들이 간접적으로 산란되면서 식별된 것으로 보이는, 이전 연구보다 비교적 차가우면서 거대한 먼지 덩어리를 발견했다. 이런 따뜻한 먼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들이 아마도 분출과정을 통해 최근에 두 개 별 폭풍으로부터 쏟아져나온 화확적으로 풍부한 조성을 가진 물질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충돌하고 뒤섞이며 밀쳐 나가면서 식는 과정을 통해 형성됐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항성풍의 강도나 동반성이 주성의 수소 껍질을 빼앗아오는 비율의 산발적인 변화는 가스 원반의 최외곽부에서 관측되는 덩어리 구조나 간극을 설명해줄 수 있을른지도 모른다. 각 별에서 초음속의 항성풍을 측정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찬드라 X선망원경도 사용했다. ■ 결과... 그리고 예측 그 결과, 구름에서 맹렬하게 이글거리는 플라즈마가 관측됐는데 이는 두 별로부터 쏟아져나오는 폭풍이 충돌하면서 X선에서 빛을 내는 고에너지 충격파를 양산해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천문학자들이 다른 WR 별들로부터 발견하는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란스러운 물질 전달 과정이 WR 별이 모든 물질을 소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결국, 가스 원반 상의 먼지는 모두 뿔뿔이 사라져버릴 것이고 쌍성계만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우어핸은 “이 별이 어떤 진화의 과정을 겪게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네스티원은 또 하나의 용골자리 에타별과 같은 별로서 진화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변화의 여정에서 질량을 획득한 동반성은 거대한 폭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새로 형성된 WR 별로부터 획득한 물질과 연관된 몇몇 불안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니면 WR 별 자체가 초신성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면서 “항성 간 충돌은 이 별들의 공전궤도에 관한 변화 양상을 봤을 때 또 하나의 가능성 있는 결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영국왕립천문학회월간보고’(MNRAS) 최근호(5월 21일자) 개재됐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배추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배추

    배추는 원산지가 지중해 연안인 잡초성 채소로 2000년 전 중국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6세기부터 채소로 이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향약구급방’에 원시형 배추를 뜻하는 ‘숭’(?)으로 처음 기록됐다. 당시엔 식용이 아닌 약용으로 재배됐다. 18세기 전까지 배추김치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배추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결구 형태의 배추’(윗부분이 벌어진 포기 배추) 종자가 중국에서 들어온 시기여서 배추는 매우 귀했다고 한다. 또 배추김치에 대한 기록은 농가월령가(1816년)에 처음 등장한다. 지금의 빨간 양념 배추김치가 나온 것도 불과 100여년에 불과하다. 이렇게 ‘귀한’ 배추가 어떻게 끼니마다 애용하는 ‘흔한’ 배추로 바뀌게 되었을까.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과 고 우장춘 박사가 큰 역할을 했다. 배추는 네 개의 꽃잎이 열십자로 피는 ‘십자화과’ 작물의 하나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남은 개체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피어 종자를 맺는다. 가을에 재배한 뒤 품질이 우수한 개체의 뿌리를 잘 보관해 추운 겨울에 얼어 죽거나 썩지 않도록 관리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권업모범장은 1900년 한반도에서 재배가 잘 되며 김치의 맛을 좋게 하는 ‘서울배추’ 품종을 개발했다. 그 전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반결구배추가 토착화돼 탄생한 ‘개성배추’가 원조였다. 당시 채소 재배 기술이 뛰어난 개성을 중심으로 재배됐다. 우 박사는 해방 직후 참혹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고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채소로 배추를 골랐다. 김치는 배추, 소금, 젓갈 등 간단한 식재료로 국민의 영양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부식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가장 큰 문제였던 십자화과 채소의 종자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한국계 종자 회사의 기반을 만들어줬다. 십자화과 채소는 수정을 억제하는 ‘자가불화합성’이라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해소한 것이다. 우 박사가 육성한 최초의 일대잡종(一代雜種) 배추 품종인 ‘원예1호’와 ‘원예2호’는 획기적인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개성배추’와 ‘서울배추’에 비해 수확량도 많고 맛도 좋았다. 병충해에도 강해 농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다만 종자 생산을 위해서는 육종 지식과 재배 노하우가 있는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했다. 1960년대 3대 종자 회사인 우리상회와 중앙종묘, 흥농종묘에서는 전문가 영입과 재료 수집,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양한 일대잡종의 배추 품종을 개발했다. 이로써 식민지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의 국민들에게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기본 부식인 배추가 자리를 잡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배추 품종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종자 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배추는 원래 선선한 기후에서 잘 자라므로 가을에만 재배됐다. 하지만 배추 수요가 늘면서 더운 계절에도 자랄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필요하게 됐다. 1973년 여름철에도 비교적 기온이 선선한 고랭지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한 ‘내서백로’ 배추가 개발됐다. 봄철에도 재배 가능한 ‘노랑봄’, 겨울이 비교적 포근한 남부 해안지대에서 눈이 오더라도 생산이 가능한 ‘동풍배추’가 개발됐다. 사계절 재배가 가능한 품종을 육성하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여름배추 품종이 개발되기 전에는 겨울이 오기 전 어마어마한 양의 김장을 담갔다. 과거 기록 사진을 보면 거리마다 배추를 쌓아두고 김장을 해 땅속에 묻어두는 광경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일년 내내 싱싱한 배추를 공급받을 수 있어 지역마다 김장을 조금씩 한다. 배추는 계절에 따라 재배되는 지역이 다르다. 1~5월 시장에 나오는 배추는 대부분 전남 해남과 진도에서 수확한 겨울배추다. 이 지역은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기간이 짧다. 눈이 와도 배추가 싱싱하게 자랄 수 있어 초봄까지 재배한다. 겨울배추는 단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배추는 0도 근처의 저온에서 자라면 추운 날씨에 견디기 위해 당분을 축적한다. 육질도 단단해서 김장을 담그면 맛이 좋고 잘 물러지지 않는다. 6~7월에 배추를 샀다면 전남과 경남 일부 지역에서 난 봄배추다. 수확을 앞두고 기온이 오르고 비가 많이 와서 맛이 조금 싱거울 수 있다. 재배 초기에 온도가 낮으면 꽃대가 올라오는 문제가 생긴다. 배추과 채소는 잎이 5장이 안 되는 어린 시기에 10도 이하의 저온에서 일주일 정도 자라면 꽃대가 나온다. 꽃대가 올라오면 잎이 억세지고 맛이 없어져 김치를 담그기 어렵다. 봄배추를 초봄부터 기온이 높아지는 남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고소한 맛을 내는 품종이 개발돼 겨울배추와 큰 차이가 없다. 8~10월에 파는 배추는 강원, 경북, 전북 등의 해발 700m 이상 지역에서 재배된 여름배추다. 경북과 전북의 여름배추는 8월부터 수확하고, 강원 지역의 고랭지 배추는 9월에 딴다. 일반적으로 고랭지 배추는 맛이 더 고소하고 잎이 얇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여름배추는 기르기 힘들다. 기온이 높고 가뭄, 병해충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2010년 배추 파동도 한여름에 이상 고온과 가뭄이 겹쳐 배추가 썩어버린 탓에 발생했다. 11~12월에는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기를 수 있는 가을배추가 나온다. 제주에서 강원까지 9월 상순에 모종을 심으면 2~3개월 만에 속이 꽉 찬 배추를 딸 수 있다. 가격도 싸고 수확 시기에 기온도 낮아 품질이 좋다. 전통적으로 김장에 써 온 배추도 가을배추다. 최근에는 온난화 때문에 심는 시기를 조금 늦춰야 더 튼튼한 배추를 수확할 수 있다. 한국의 봄배추는 우리보다 배추를 먼저 먹은 중국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품종이다. 그 우수성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2000년대 초부터 대량 수출했다. 우리 김치용 배추 품종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본에도 매년 상당량의 종자를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일부 나라에도 팔린다. 배추에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시스틴 등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 특히 잎 부분에 비타민A와 C가 많다. 감기 예방과 피부 미용 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배추에는 100g당 45㎎이나 들어 있다. 100g만 먹어도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또 비타민A로 변하는 카로틴과 칼륨, 칼슘, 철분 등의 미네랄도 많아 고혈압을 예방한다. 동의보감에는 배추가 ‘숭채’(?菜)로 나오는데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를 내리며, 가슴속 열을 내리고, 소갈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배추 특유의 구수한 맛을 내는 ‘시스틴’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숙취 해소를 돕는다. 톡 쏘는 맛을 내는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항암, 항균 기능이 있다. 시력 보호 효과가 있는 ‘루테인’도 들어 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서 만성질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선정했는데 배추가 물냉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각종 병해충을 이겨내는 배추 품종을 개발하는 등 육종 연구를 계속해 왔다. 올해까지 10여개의 국산 배추 품종을 개발했다. ‘원교20037호’는 항암 기능성 물질인 글루코시놀레이트의 함량이 다른 품종보다 월등히 많다. 온난화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재배 기간이 짧은 배추도 개발했다. 신품종인 ‘원교20044호’는 속잎이 은은한 귤색으로 독특하다. 가을 햇살 아래에서는 황금색처럼 보여 ‘황금배추’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수형 농촌진흥청 채소과 농업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kr
  • 18년만의 ‘슈퍼 엘니뇨’… 새빨개진 지구

    18년만의 ‘슈퍼 엘니뇨’… 새빨개진 지구

    5월 말부터 30도를 넘나드는 더위로 전국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와 미국, 중국, 멕시코 등도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상이변의 원인을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엘니뇨 현상과 지구온난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50도를 넘는 살인적 폭염에 일주일째 시달리고 있는 인도에서는 1100여명이 열사병과 탈수 현상으로 사망했다. 미국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집중호우가 발생했고, 멕시코와 미국 접경 지역에서는 대형 토네이도가 잇따르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주는 120년래 최악의 가뭄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중국도 최근 10년마다 연평균 기온이 0.23도씩 상승하면서 이상고온 현상과 가뭄, 폭우, 태풍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호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들어 부쩍 가뭄이 잦아졌다. 인도에서는 가뭄과 호우·태풍이, 미국 서부·중부 지역에서도 호우와 토네이도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은 “올 2월에 시작된 엘니뇨가 여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기상청과 우리나라 기상청은 적도부근 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아 엘니뇨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올해 발생한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했던 1997~98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엘니뇨와 함께 지구 온난화 현상도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구 온난화로 최근 10년간 여름철 평균기온이 24.1도로 전체 평균(23.6도)을 0.5도 웃돌았다.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5월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른 적이 있고, 제주와 강릉에서는 열대야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연세대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전 지구적 기상이변은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며 “올해 발생한 엘니뇨를 ‘슈퍼 엘니뇨’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슈퍼 엘니뇨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이에 따라 이상기후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때아닌 5월 폭염 2차 피해 조심

    때아닌 5월 폭염 2차 피해 조심

    7~8월에 버금가는 ‘5월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건조특보 지역이 확산되고 자외선·식중독 위험지수가 높아지는 등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에도 경남 밀양과 창녕의 낮 최고기온이 각각 35.5도, 35.3도에 이르는 등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불볕더위가 계속됐다. 27일에도 대구 등 경북 내륙지방의 수은주가 34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 전망이다. 기상청은 대구와 경남, 경북 지역 6곳에만 내려졌던 폭염주의보를 26일 오전 강원 일부와 전남 지역 등 전국 31곳으로 확대했다. 이날 주요 도시의 최고기온은 서울 30.4도를 비롯해 대구 34.5도, 광주 33.1도, 울산 32.7도, 대전 31.6도, 부산 30.2도 등을 나타냈다. 이상 고온현상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과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전국의 자외선 지수도 며칠째 ‘매우 높음’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인 단계에서는 태양에 피부가 노출됐을 때 빠르게 타서 위험해질 수 있다. 겉옷을 입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는 단계다. 식중독 발생 가능성을 백분율로 표시하는 식중독 지수도 강원도와 영남, 호남 및 충청 일부 지역에서 ‘경고’ 단계로 상승했다. 특히 26일 포항의 식중독 지수는 100, 경산 98 등으로 ‘위험’ 단계에 다다랐다. 식중독 지수가 70~95일 때 발령되는 경고 단계는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태다. 경고 단계의 경우 음식을 만든 뒤 실온에 둘 경우 통상 4~5시간 내에 식중독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건조한 공기로 대형 산불 등 화재 위험이 커지면서 건조특보 지역도 빠르게 늘고 있다. 건조특보는 공기 중 습도가 35% 이하일 때 발령된다. 석가탄신일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23일에는 건조특보가 강원, 대구, 경북 일부 지역에만 발령됐지만 26일에는 서울로도 확대됐다. 강원 및 경북 일부 지역에 건조경보가, 서울·경기 및 경북·충청·전남 일부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및 남부 일부 지역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 나는 만큼 야외활동과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무슨 상황?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무슨 상황?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무슨 상황? 미국 텍사스 주가 작열하는 태양 대신 난데없는 물 폭탄으로 신음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와 폭풍이 한 달 가까이 쉼없이 불어닥쳐 홍수피해가 잇따른 탓이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가옥 파손과 홍수 피해가 발생한 주도(州都) 오스틴 인근 헤이스 카운티를 필두로 주 내 24개 카운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11일 북부 텍사스 지역의 댈러스 인근 덴튼 카운티를 비롯해 7개 카운티, 15일 6개 카운티 등 재난 사태가 선포된 카운티는 텍사스 전체 카운티(254개)의 15%인 37곳으로 늘었다. 이번 주말까지 몇 차례 강력한 폭풍이 텍사스 주를 더 강타할 예정이어서 재난사태 선포지역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애보트 주지사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돕겠다”면서 “주민들도 기상 예보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안전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줄기차게 퍼붓는 장대비와 강력한 바람을 앞세운 폭풍은 3주 이상 오클라호마 주, 캔자스 주, 네브래스카 주 등 미국 중부 대평원 지역을 할퀴다가 최근에는 오클라호마 주와 텍사스 주 등 남부를 덮쳐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낳고 있다. 특히 텍사스 주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면서 델 리오와 마주한 멕시코의 국경 도시인 콰일라 주 시우다드 아쿠나 시에서도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풍에 자동차가 가옥 지붕으로 날려 올라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황폐한 장면이 목격됐다고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가 주 정부 재난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풍이 지나간 텍사스 주 헤이스 카운티 지역에서는 가옥 400채가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파손됐고, 남서쪽 대도시 샌안토니오가 지척인 샌 마르코스 시에서도 가옥 1000채가 무너졌다. 샌 마르코스를 흐르는 블랑코 강의 수위가 홍수 경계수위인 4m의 3배인 12m까지 치솟자 당국은 샌안토니오와 댈러스를 잇는 35번 주간고속도로의 양쪽 방향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텍사스 주 동남부의 휴스턴 북부 지역 주민 1000명도 루이스 호수의 동쪽 댐의 범람 위험 탓에 집 400채를 두고 급히 대피하는 등 텍사스 주에서만 2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달에 462㎜의 폭우가 쏟아진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6배가 넘는 695㎜라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기상 당국은 이미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또 강풍과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쪽에서 발발한 엘니뇨 현상에 따른 해수온 상승, 미국 남부 지역의 강한 제트기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고온 습윤한 바람 등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대기 불안정을 유발하면서 남서부 지역에 장기간 폭우가 내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경악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경악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 폭풍 한 달 동안 쉼없이 덮쳐” 경악 미국 텍사스 주가 작열하는 태양 대신 난데없는 물 폭탄으로 신음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와 폭풍이 한 달 가까이 쉼없이 불어닥쳐 홍수피해가 잇따른 탓이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가옥 파손과 홍수 피해가 발생한 주도(州都) 오스틴 인근 헤이스 카운티를 필두로 주 내 24개 카운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11일 북부 텍사스 지역의 댈러스 인근 덴튼 카운티를 비롯해 7개 카운티, 15일 6개 카운티 등 재난 사태가 선포된 카운티는 텍사스 전체 카운티(254개)의 15%인 37곳으로 늘었다. 이번 주말까지 몇 차례 강력한 폭풍이 텍사스 주를 더 강타할 예정이어서 재난사태 선포지역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애보트 주지사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돕겠다”면서 “주민들도 기상 예보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안전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줄기차게 퍼붓는 장대비와 강력한 바람을 앞세운 폭풍은 3주 이상 오클라호마 주, 캔자스 주, 네브래스카 주 등 미국 중부 대평원 지역을 할퀴다가 최근에는 오클라호마 주와 텍사스 주 등 남부를 덮쳐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낳고 있다. 특히 텍사스 주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면서 델 리오와 마주한 멕시코의 국경 도시인 콰일라 주 시우다드 아쿠나 시에서도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풍에 자동차가 가옥 지붕으로 날려 올라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황폐한 장면이 목격됐다고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가 주 정부 재난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풍이 지나간 텍사스 주 헤이스 카운티 지역에서는 가옥 400채가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파손됐고, 남서쪽 대도시 샌안토니오가 지척인 샌 마르코스 시에서도 가옥 1000채가 무너졌다. 샌 마르코스를 흐르는 블랑코 강의 수위가 홍수 경계수위인 4m의 3배인 12m까지 치솟자 당국은 샌안토니오와 댈러스를 잇는 35번 주간고속도로의 양쪽 방향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텍사스 주 동남부의 휴스턴 북부 지역 주민 1000명도 루이스 호수의 동쪽 댐의 범람 위험 탓에 집 400채를 두고 급히 대피하는 등 텍사스 주에서만 2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달에 462㎜의 폭우가 쏟아진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6배가 넘는 695㎜라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기상 당국은 이미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또 강풍과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쪽에서 발발한 엘니뇨 현상에 따른 해수온 상승, 미국 남부 지역의 강한 제트기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고온 습윤한 바람 등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대기 불안정을 유발하면서 남서부 지역에 장기간 폭우가 내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해상 고기압 + 따뜻한 남서풍 = 땀띠 나는 5월

    서해상 고기압 + 따뜻한 남서풍 = 땀띠 나는 5월

    석가탄신일 연휴의 마지막 날인 25일 대구의 낮 기온이 32.5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7~8월 수준의 불볕더위가 나타났다. 26일에는 대구와 경남 밀양, 강원 영월 등 모두 29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고온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 대구를 비롯해 경남 창녕·밀양, 경북 경주·경산·영천 등 6곳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지역별 최고기온은 창녕 33.4도, 경산 32.9도, 밀양 32.4도, 경주 32.0도, 영천 31.9도다.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일 때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이번 폭염주의보는 기상청이 6~9월에만 발표하던 폭염특보를 올해부터 연중 상시 운용하겠다고 밝힌 뒤 이뤄진 올해 첫 특보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의 일최고열지수(체감더위)는 32∼48도에 달했다. 지수가 32도를 넘으면 일사병이나 열로 인한 발작, 탈수 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불쾌지수도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70을 넘나들었다. 이날 주요 도시의 최고기온은 서울 28.7도를 비롯해 대전 29.8도, 울산 29.7도, 광주 29.5도, 부산 24.3도 등이었다. 26일에는 이보다 더 올라 대구 34도, 광주 32도, 대전 31도, 서울 30도, 부산 27도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상청은 26일 오전 11시를 기해 대구와 경남 사천, 경북 청도, 전남 광양 등 모두 29곳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과 양이 늘어나고 따뜻한 남서풍까지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5월 고온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7월 말~8월 초 수준에 해당하는 더위는 전국적으로 다음달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와 남해안 일부 지역은 오는 31일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재난 사태 선포” 무슨 상황?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재난 사태 선포” 무슨 상황?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 주 “재난 사태 선포” 무슨 상황? 미국 텍사스 주가 작열하는 태양 대신 난데없는 물 폭탄으로 신음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와 폭풍이 한 달 가까이 쉼없이 불어닥쳐 홍수피해가 잇따른 탓이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가옥 파손과 홍수 피해가 발생한 주도(州都) 오스틴 인근 헤이스 카운티를 필두로 주 내 24개 카운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11일 북부 텍사스 지역의 댈러스 인근 덴튼 카운티를 비롯해 7개 카운티, 15일 6개 카운티 등 재난 사태가 선포된 카운티는 텍사스 전체 카운티(254개)의 15%인 37곳으로 늘었다. 이번 주말까지 몇 차례 강력한 폭풍이 텍사스 주를 더 강타할 예정이어서 재난사태 선포지역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애보트 주지사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돕겠다”면서 “주민들도 기상 예보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안전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줄기차게 퍼붓는 장대비와 강력한 바람을 앞세운 폭풍은 3주 이상 오클라호마 주, 캔자스 주, 네브래스카 주 등 미국 중부 대평원 지역을 할퀴다가 최근에는 오클라호마 주와 텍사스 주 등 남부를 덮쳐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낳고 있다. 특히 텍사스 주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면서 델 리오와 마주한 멕시코의 국경 도시인 콰일라 주 시우다드 아쿠나 시에서도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풍에 자동차가 가옥 지붕으로 날려 올라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황폐한 장면이 목격됐다고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가 주 정부 재난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풍이 지나간 텍사스 주 헤이스 카운티 지역에서는 가옥 400채가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파손됐고, 남서쪽 대도시 샌안토니오가 지척인 샌 마르코스 시에서도 가옥 1000채가 무너졌다. 샌 마르코스를 흐르는 블랑코 강의 수위가 홍수 경계수위인 4m의 3배인 12m까지 치솟자 당국은 샌안토니오와 댈러스를 잇는 35번 주간고속도로의 양쪽 방향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텍사스 주 동남부의 휴스턴 북부 지역 주민 1000명도 루이스 호수의 동쪽 댐의 범람 위험 탓에 집 400채를 두고 급히 대피하는 등 텍사스 주에서만 2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달에 462㎜의 폭우가 쏟아진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6배가 넘는 695㎜라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기상 당국은 이미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또 강풍과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쪽에서 발발한 엘니뇨 현상에 따른 해수온 상승, 미국 남부 지역의 강한 제트기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고온 습윤한 바람 등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대기 불안정을 유발하면서 남서부 지역에 장기간 폭우가 내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뜨거운 여름 속으로… 이번주 30도 웃도는 고온 지속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땡볕 더위가 이번 주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4일 대구의 최고기온이 31.5도까지 올라가고 서울도 28.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 안팎의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사량이 많아 강원 영동과 경북, 충북 일부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석가탄신일인 25일에는 기온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겠다”며 “아침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강한 햇볕으로 낮 기온이 오르면서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5일 낮 최고기온은 대구 33도, 대전 30도, 서울 29도, 부산 25도로 예상된다. 전국이 맑은 가운데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고온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과 27일엔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등 한 주 내내 전국에 30도 내외의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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