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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라나다/알함브라 궁전(아랍서 지중해까지:11)

    ◎스페인 최후의 이슬람궁… 신비 가득/나자리왕조가 13∼14세기 건설… 빼어난 건축술­정교한 세공에 숨막혀 그라나다의 구시가 산타 안나 교회앞에는 세 갈래의 길이 있었다. 『알함브라?』 그러자 수염이 텁수룩한 신부님이 긴 소매 속에서 나온 창백한 손으로 언덕길을 가리켰다.세월과 사람들의 발걸음에 닦이어 빤질빤질 윤이 나는 언덕길에서 흘러내리는 빛의 물살이 다리를 휘청거리게 했다.어디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알함브라의 신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옛날 집들은 지난날의 비밀을 삼킨 채 그 작은 창문들을 조가비처럼 닫고 있었다.오!벽이 익혀온 시간의 열매들이여. 1층의 연쇄상점들 앞을 지나노라니 캐스터네츠소리가 따다따다 귀를 즐겁게 했고,어둠침침한 어느 상점 안에서는 집시풍의 옷을 입은 여인이 부채로 일으킨 바람을 깊숙이 팬 앞가슴 사이로 밀어넣고 있었다. 휘어진 언덕길 끝에 울창한 삼나무숲 사이로 뚫린 또다른 길이 포개질 듯 기다리고 있었다.서늘한 바람이 계곡속에 숨어 있는 여울물소리를 실어왔다.그 소리가 구르는 듯한 기타 선율로 바뀌면서 알함브라의 슬픈 역사에 젖어들게 했다. ○이사벨여왕에 패퇴 알함브라는 「붉다」는 뜻으로 그라나다 동쪽 언덕에 위치한 무어족의 귀족행정도시의 이름이었다고 한다.13세기에 나자리왕조의 시조인 알 아마르가 자신의 왕궁을 그곳에 지음으로써 그것이 찬란한 알함브라역사의 시초가 되었다.주건물의 대부분은 요세프1세(1353∼1391년)와 그의 아들 모하메드 5세시대에 지어졌고,부분장식들은 레콩키스타(7세기부터 이베리아반도에 유입해온 회교도들이 점거하고 있던 국토를 기독교도들이 되찾기 시작한 운동)의 폭풍에 휘말리면서도 계속되었다.미구에 떠나야 할 것을 예감했기에 왕들은 자신들의 자취로서 아름다움을 그 땅에 영원히 심으려 했다. 이사벨여왕과의 싸움에서 패한 최후의 왕 보아부달은 왕궁을 떠나 시에라네바다의 험준한 고갯길에서 궁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편 이 왕궁을 접수한 기독교도들은 그곳을 예배당으로 활용하는 한편 이사벨여왕의 손자인 카를로스5세는 궁전안에 르네상스양식의 또다른 궁전을 건축했다.이를 두고 그라나다 출신의 명상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는 「알함브라궁전은 자신의 내부에 카를로스5세가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사가 가파라질수록 길은 삼나무숲 깊숙이 파고드는 듯 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파랗게 열리는 곳에 붉은 성벽과 「심판의 문」이 우뚝 솟아 있었다.말발굽모양의 아치에는 코란 5계명을 나타내는 손가락이 조각되어 있었다. 알히베스광장에 쏟아져내리는 햇빛은 눈부시다 못해 얼어붙는 듯 소름이 끼쳤다.짙은 나무그림자에 돌바닥이 검게 패어 있었다.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제 몸보다 더 검은 그림자를 끌고 카를로스5세 궁전 담밑을 따라 모퉁이로 사라졌다. 성채·왕궁·정원·여름별장으로 분리해서 파는 입장권 4장을 샀다.그리고 먼저 궁전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첫관문인 메사르홀로 들어섰다.이곳은 기독교도들이 접수한 뒤 예배당으로 활용되면서 기독교식 건축물로 개조되어 본래의 모습이 많이 파괴되었으나 아랍식 문양이 정교하게 세공된 대들보만으로도 그 빼어난 솜씨에 도취되기에 충분했다. 왼쪽의 아치문을 지나 아리야네스(천인화)중정으로 들어갔다.장방형의 긴 못이 중앙에 있는 안달루시안 아랍식 안뜰.속세와 차단된 묵중하고도 투명한 정적이 감돈다.하늘·도금양나무·뜰을 둘러싼 건물의 아치문과 기둥들이 수조의 조용한 물속에 잠겨 행복하고도 덧없는 꿈에 취해 있다.빛과 그늘까지도 그 행복한 꿈에 녹아들어 있다.무엇이 이 꿈꾸는 물의 성채를 침범할 수 있을까.문은 모두 열려 있으나 들어갈 방법을 알지 못하는 세계. ○중앙엔 사자상 분수 왕의 접견실인 대사의 방과 코마레스탑에서 라이온궁전으로 발길을 옮기노라니 등뒤에서 어떤 문이 닫히는 느낌이었다.마치 누군가 되돌아갈 길을 막아버리는 것 같았다. 촛대처럼 가느다란 1백24개의 대리석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장방형 회랑으로 들어섰다.햇빛이 눈을 시리게 하는 뜰의 중앙에 열두마리의 사자에게 둘러싸인 하얀 대리석 분수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이곳은 오직 왕 한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하렘이었다.건물 2층에는왕의 후궁들이 거처했다. 그 옛날 왕족인 아벤세라헤스가문의 한 남자가 하렘의 여자에게 접근한 것이 발각되어 목이 잘린 뒤 그 목이 방의 중앙 분수대 위에 놓여져 목에서 흘러내린 피가 사자의 분수대까지 흘러왔다고 한다. 회랑천장의 정치한 세공으로부터 간신히 눈길을 돌려 자매의 방에 들어섰을 때였다.숨이 턱 막히는 현란한 아름다움 속에 깊숙이 갇혀버리는 것 같았다.벽을 따라 천장까지 미끄러져 올라간 눈길 끝에는 신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실 난 이러한 아름다움과의 대면을 두려워해왔다.릴케의 「비가」 중에는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가까스로 견딜 수 있는 무서움의 시작에 불과하므로/우리가 아름다움을 그토록 찬미함은 파멸하리만큼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파르탈정원을 뒤로 하고 처녀의 탑 앞에 이르른 나는 더이상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회랑에 놓여 있는 의자에 주저앉았다.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여기 이 자리에서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으며 생을 마감해도 좋으련만…나에게 있어 알함브라와의 만남은 깊은 상처로 남겨졌다.호텔로 터덜터덜 돌아가 다시 너절한 일상과 마주할 일이 버겁기만 했다. 5월3일,지도조차도 던져버리고 혼자서 호텔을 나섰다.알함브라궁전의 코마레스탑에서 바라본 건너편 산기슭의 하얀 동네를 찾아갈 참이었다.그곳은 아랍인 거주지역으로서 길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이방인은 길을 잃기가 십상이라고 한다.일을 저질러보려는 내게 그 미로는 너무나 매혹적인 구실이었다. 택시는 나를 산 니콜라광장에 내려놓고 돌아갔다.조약돌이 다닥다닥 박혀 있는 뜰의 돌벤치에 앉아 관광기념품을 팔고 있는 집시아주머니가 캐스터네츠를 치며 다가왔다.그녀에게서 캐스터네츠 치는 법을 10분쯤 배우고 나서 하나를 샀다. 광장에서 건너다 보이는 알함브라궁전의 전경이 슬프도록 아름다웠다.시에라 네바다산의 눈 덮인 흰 능선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궁전을 감싸고 있었다.서양남자가 광장 한켠에서 이젤을 세워놓고 그 전경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축대를 걸터듬고 앉아 알함브라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한시간 남짓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친듯이 미로 헤매 니콜라교회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간 곳에 카르멘이라는 정원을 가진 고급저택이 있었다.우체통구멍으로 들여다본 그 집의 파티오엔 핏빛처럼 붉은 칸나꽃이 가득했다. 벽과 벽 사이의 좁은 미로에서 아랍인의 혼이 스며나와 내 손을 잡아끄는 듯했다.이곳의 옛주민들은 레콩키스타로 그라나다가 기독교인들에게 함락되었을 때 최후까지 저항하여 흰 벽과 돌길이 붉은 피로 물들었다고 한다. 방향을 알 수 없을만큼 미로 깊숙이 들어온 듯했다.혼자뿐인 길 위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았다.흑단처럼 검은 머리를 반듯하게 빗어넘기고 검은 진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의 여성이 저만큼서 걸어오고 있었다.무심히 바라본 그녀가 지난밤 넵튠이라는 극장식 타블라오에서 만난 플라멩코 무희라는 것을 알아본 순간,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여러 무희들 중에서 오직 그녀만이 나를 사로잡았다.그녀의 춤에서는 격정과 비애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폭발하듯 솟구치는가 하면 검으로 자르듯 끊어지며 다시 폭발하고… 어느 순간 나는 저 춤속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그것이 그라나다에서 경험한 두번째 마음의 죽음이었다. 그녀가 내 앞에까지 걸어왔다. 『잠깐,당신은 무용수지요』 그녀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어저께 당신의 춤을 봤어요.나는 플라멩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깊이 매혹됐어요.특히 당신의 춤에』 『고맙습니다』 그뿐 우리는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그녀를 붙잡는 대신 나는 다른 미로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얼마쯤 가노라니 마음이 미어지는 듯 아팠다.몸을 돌이켜 다시 그 장소로 달려가보았으나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사방으로 뚫려 있는 미로 가득히 닫혀 있는 문들뿐이었다.미친듯이 미로를 헤매었으나 나는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눈을 가린 채 손을 맡기고 어디론가 따라가던중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왜 그랬을까.하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녀를 찾고 있다.그녀의 이름은 스텔라다.
  • 소문난 음식점 별미강좌 인기

    ◎한식집 동촌/장아찌·홍합조림 등 밑반찬 중심/중국집 향원/중국음식의 고유한 맛내기 전수/호텔신라/매주 중식·양식·한식 번갈아 실시 『유명식당의 별미음식을 가정에서 직접 요리한다』 깨끗하고 전통있는 음식맛으로 소문난 호텔 및 식당들이 마련하는 고객 대상의 요리강좌가 살림 잘하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며 자리잡아가고 있다. 유명음식점들의 경우 독특한 음식이 있다 해도 비법이라며 맛내는 방법을 안알려 온것이 상례라면 이런 강의를 갖는 곳들은 좀 특이한편. 호텔 요리 강습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호텔신라.지난 81년부터 「레이디스 클럽」회원을 중심으로 일식 중식 양식 한식등 각종 음식부문에 걸쳐 매주 1회 실시하고 있다.가입비 5만원에 1회 참가비는 재료비포함 2만∼4만원선.이곳은 결혼을 앞둔 미혼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다. 스위스 그랜드호텔이 주로 실시하는 것은 이탈리아 요리 강습.지난 89년 부터 시작,매년 봄·가을 2달 기간으로 하는 집중 코스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정식집 「동촌」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통한정식에 들어가는 김장아찌 홍합조림등 갖가지 밑반찬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전통요리 전문가인 주방장겸 주인 조정강씨가 직접 강의를 맡고 있어 전통식을 배울 기회가 없던 젊은주부들에게 인기다. 김영삼대통령이 야당 총재시절 애용했던 식당으로 더 유명한 이 곳은 한달에 두번 금요일에 강의하고 있다. 회비는 1만원. 『중국음식점은 많지만 실제로 가정에서 중국요리를 해먹을 수있는 주부는 거의 없어요.비싸다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방법만 알면 중국 음식은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히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어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전통중국요리점 「향원」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화교 3세 이향방씨(46). 지난 88년부터 음식점 한쪽을 터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중국요리전문학원을 열고 전통중국요리 강습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 지역주부들을 비롯,외국에서 현지인들을 상대로 다양한 파티를 열어야 하는 대사부인들과 강남지역의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1920년대에 중국 상동지방에서 이민 온 외할머니에 이어 중국음식점을 열고 있는 이씨는 중국의 전통음식 문화를 한국 가정에 보급하는게 주 목적이라고. 「상해복무음식전문학교」와 결연을 맺고 김치·장아찌등 한국음식을 현지에 소개도 하고 있는 이씨는 한·중 수교 5년전부터 중국을 드나들며 각 지역의 요리법을 배웠고 대만정부 외교관이던 시아버지를 따라 대만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중국요리는 지역에 따라 큰 특징이 있다고 이씨는 설명한다.즉 가장 널리 알려진 북경요리는 중국 궁중요리가 많이 섞여 있어 담백한 맛과 화려한 외양이 특징이며 사천요리는 마파두부등 매콤한 맛이,상해요리는 해물을 이용한 요리가 두드러진다.특히 우리 입맛에도 맞는 민물게를 이용한 요리가 대표적이라고 한다.광동요리는 원숭이 고양이 쥐 뱀 개구리등에다 강한 향신료가 들어간 「별미음식」으로 유명하다.
  • 면목4동 유상호씨/환경파수꾼:7(녹색환경가꾸자:66)

    ◎일요일마다 중량천쓰레기 수거/옥상에 고추 심어 음식찌꺼기 퇴비로/가족회의서 합성세제 안쓰기 등 결의 『중랑천 풀 한포기,돌멩이 하나도 낯설지 않습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일대 중랑천에서 1년째 남몰래 쓰레기수거작업을 해온 「중랑천파수꾼」 유상호씨(54·유류도산매업·면목4동 399의20)는 휴일인 지난달 31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도 어김없이 장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하오3시쯤부터 3시간여 근처 면목교에서 장평교까지 중랑천 1㎞남짓 구간을 청소한 유씨는 푸른색 고무장갑과 목장갑을 벗고 쇠갈쿠리를 비스듬히 눕혀 둔채 소나기땀을 훔쳐냈다. 『우리의 식수원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조금씩 노력하면 푸른 물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씨는 매주 일요일 중랑천에 나가 하천바닥에 어지럽게 널린 폐타이어와 비닐·플라스틱용기 등을 건져내고 고수부지에 파묻힌 헝겊·이불·폐가죽등을 끄집어내 불태우거나 근처 쓰레기집하장에 버리기도 한다. 매번 80㎏들이 부대 5∼6개를 족히 채울 정도의 쓰레기가 걷힌다. 『주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겸손해 하는 유씨는 그러나 『갈수록 주민들의 마음이 맑은 중랑천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최근에는 열대야현상으로 더위를 식히러 중랑천에 나온 주민들이 음식물찌꺼기와 비닐조각 등을 마구 버리는 바람에 유씨는 더욱 바빠졌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신연리 지리산 기슭이 고향인 유씨는 59년 진주고를 졸업한 뒤 이듬해 상경해 낯선 면목동에 터를 잡았다. 30여년의 타향살이 끝에 어느새 면목동 토박이가 된 유씨는 그러나 지금도 눈만 감으면 시리도록 푸르던 고향 하늘과 맑은 시냇물이 아련히 떠오른다고 말했다. 『중랑천도 불과 15∼16년전만해도 고향마을의 시냇물 못지않아 여름에는 맑은 물에 멱을 감기도 하고 저녁무렵에는 아내와 제방을 거닐면서 오손도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80년대이후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부쩍 늘면서 갈수록 중랑천이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자 유씨는 그냥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 「중랑천지기」를 자청했다. 유씨는 그동안 주민들이 『하루에 얼마받고 일하느냐』『구청에서 나온 과장님이냐』고 접근하다가도 『동네 주민인데 같이 좀 치웁시다』는 제의에 모른 체하고 꽁무니를 빼는 경우가 많아 속이 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4월에는 고수부지 웅덩이에 반쯤 파묻힌 이불을 꺼내다가 어깨가 탈골되는 바람에 2개월 남짓 침을 맞기도 했다. 또 비닐에 싸여 고수부지에 내버려진 죽은 고양이와 강아지를 치울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귀띔했다. 크고 작은 어려움속에서도 유씨는 언젠가는 중랑천이 꼭 되살아날 것이라는 신념으로 숨은 일꾼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유씨는 최근 관할 중랑구청 직원을 찾아가 근처 차량경정비업소에서 몰래 내다버리는 폐타이어와 폐베터리가 이 일대 고수부지에 쌓이고 있으니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해 단속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노모(75)와 부인(49),1남2녀와 함께 비교적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유씨는 이밖에도 중랑천에 흘러드는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집 옥상 10평남짓 공간에 고추·토마토·들깨 등을 재배하면서 음식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온 가족이 회의를 갖고 합성세제 안쓰기·우유 안버리기·재활용품모으기 등을 결의했다. 『우리만 이런다고 나아지겠느냐』며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막내아들 삼수군(19·대학1)도 아버지의 「중랑천나들이」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쓰레기줄이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가정과 학교·직장 등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으면 중랑천은 금방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유씨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이 일에 동참한다면 더욱 신바람이 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 이스탄불/처녀의 탑(아랍서 지중해까지:8)

    ◎바다위 돌탑… 안개에 싸여 “섬뜩”/아테네때 조망대로 건립… 콘스탄티누스대제의 딸이 뱀에 물려죽은 전설 간직 이스탄불의 서안에 있는 돌마바체궁전 앞에서 그 탑을 처음 보았을 때 마음이 이상하게 섬뜩했다.탑은 이스탄불의 동안인 위스퀴다르지역의 바다 한가운데 희뿌연 안개를 휘감고 솟아 있었다. 궁전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의 설명에 의하면 터키말로 「KizKulesi·처녀의 탑」으로 불리는 그 탑은 본래 아테네의 알키비아데스에 의해 살라케해안의 조망대로 세워졌으나 1857년이후 지금까지는 등대로 이용되어왔다고 한다.하지만 그 설명은 내 마음을 스친 섬뜩한 신비감과는 무관한 듯했다. 그뒤 탑은 두번다시 내 앞에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다.마치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듯. 우리가 탁심거리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이 도시에 와서 무기같은 것이 내 속에서 깨어나는 것을 느껴요.저것이 눈앞에 보이는 것인가 하고 보노라면,그 너머에서 또다른 환영이 어른거려요.시공의 음영속으로 마음이 휙휙 감기는 기분이랄까」 내 얘기는 일행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사실 내 얘기는 주변분위기와 아주 동떨어진 것이었다. ○1백40년간 등대로 터키의 젊은 남녀들은 튀김닭이나 감자칩을 씹으며 콜라컵에 꽂힌 스트로를 빨면서 미국팝송에 맞추어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창밖으로 붉은 색의 이층버스와 노란색의 택시들이 줄지어 지나다녔고,어느 빌딩의 외벽에 설치된 실물모양의 대형넥타이는 이제 이스탄불이 더이상 코란을 정신적 지주로 삼지 않는다는 전시같았다(물론 지금도 이슬람은 여러 민족의 피가 뒤섞인 터키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동질성이다). 케말 아타튀르크는 연합군으로부터 자주권을 챙취한 뒤 서구화에 박차를 가했다.그는 이슬람계파에게 재갈을 물린 반면 라틴알파벳의 표기를 의무화했고,여성들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했다. 케말이 사망한 지 56년이 지난 오늘 대부분의 터키국민들은 그가 회교정통파들에게 맞서 자본주의경제이념을 받아들임으로써 터키의 경제사정이 다소나마 나아졌다고 믿고 있었다. 「돈이 조금 더 많아지면 그만큼 생활이나아지는 것이다」 대낮에도 탁심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그러나 정작 상점안에는 주인들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레신호텔의 수납일을 보는 타신씨에 의하면 최근들어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불경기라고 했다.쿠르드족의 폭탄테러로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때문이다. 로터리에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젊은이중 한 사람에게 테이프가게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고 나서 양품점의 상호가 찍힌 카드를 내밀었다.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사뭇 신사답게 돌아선 그가,일행들이 터키의 민속음악테이프를 고르는 꽤 긴 시간 상점앞에 서 있었다. 탁심거리를 메운 인파중에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시골청년이라고 한다.말쑥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두리번거리며 관광객을 찾고 있었다.상점에 손님을 끌어다주고 받는 약간의 돈이 그들의 벌이였다. 이 거리에서 고도 이스탄불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협궤를 오가는 백년 나이의 전차뿐이었다. 그런데카데시로 불리는 전찻길주변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어느 샛길에서 「처녀의 탑」이 돌연 우리 앞에 나타났다. ○탁심가 인파 가득 저녁식사후 영화칼럼을 쓰는 L씨의 제의로 터키영화를 보기로 했다.영화관을 찾는 일은 마치 미로를 더듬는거나 다름없었다.길을 묻고 또 물어 골목 깊숙이 파묻혀 있는 영화관에 찾아가보기를 서너차례,그렇게 어렵게 찾아간 영화관에서는 「필라델피아」 「피아노」 「쉰들러 리스트」같은 미국영화 일색이었다.그중에 아무거나 한 편을 보아도 좋으련만 L씨는 한사코 터키영화여야 한다고 우겼다. 길도 꼬불꼬불,L씨의 막무가내의 고집까지도 가세해 선자리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깊숙한 미로 한복판… 언제부턴가 영화간판들,불이 환하게 밝혀진 텅빈 로비,행인들이 주고받는 이방의 언어,어둠속에서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들이 실제이면서 환영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생시가 아니라 꿈속 같다.나의 몽롱한 의식속으로 한 남자가 푸른 물길 저편에서 노란 노를 저어오고 있었다.그는 자주빛 소파에 앉은 채로 노를저어왔다.나는 그 괴상한 포스터 앞에서 한동안 발이 묶여 있었다.내 의식은 그가 노를 저어오는 푸른 물빛으로 물들었다. 블루,블루,여기는 어디일까.그로부터 얼마 뒤였다.우리가 여러번 지나친 골목 한가운데서 짙은 블루 색조의 영화포스터 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Kiz Kulesiasi klari(처녀의 탑으로)」 농염한 키스신을 클로즈업시킨 그 영화의 제목이었다. 갈라타다리를 건너거나 해안을 지나칠 때마다 줄곧 찾아도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린 듯 다시는 나타나지 않던 탑. 그럴 법했다.그것은 미로 깊숙한 데서 길을 잃어버릴 때만 나타나는 전설이었다. 콘스탄틴대제에게는 몹시 사랑하는 딸이 하나 있었다.왕은 그 딸이 뱀에게 물려 죽게 된다는 얘길 듣고 딸을 탑으로 피신시켰다.왕은 그 탑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뱀이 접근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그러나 뭍에서 가져간 과일바구니 속에 숨어 있던 뱀이 물어 공주는 목숨을 잃었다. 오스만시대에 나무로 재건축된 이 탑은 화재로 타버린 뒤 아메드3세때 돌로 다시 복구되었다. 영화관안은 물이 가득 찬 수조를 연상시켰다.커튼도,의자도,바닥도 모두 청색이었다.아들의 부축을 받고 머리 흰 노인이 천천히,아주 천천히 푸른 통로 사이로 걸어왔다.관객은 열 사람 남짓했다. 청색커튼이 미끄러지듯 양쪽으로 갈라지며 하얀 스크린이 나타났다.바깥세계와 전혀 다른 시간이 열린 것이다.40대의 남자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가고 있다.바다에는 비바람이 불어 파도가 뱃전을 때린다.남자는 오래된 탑의 모형을 소중하게 들고 있다.사공이 남자를 등대에 내려주고 뭍으로 돌아간다.남자는 등대꼭대기에 있는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오래전부터 비어 있은 듯 그 방에 있는 모든 것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녹이 슨 철침대,침대옆 벽에 걸려 있는 등대지기의 제복·모자,침대아래 놓여 있는 신발·벽거울·책상과 걸상… 모든 것이 등대지기가 살아 있을 때 그대로다. 남자는 모형을 책상위에 내려놓고 서랍을 열어본다.오래전 날짜의 소인이 찍힌 엽서 한장과 일기장. 남자가 일기장을 펼치자 내레이션이 깔린다(터키말이므로 뜻을 알 수 없다.그러나짐작컨대 그의 딸에 관한 얘기인듯).남자는 일기장을 반쯤 읽다 말고 자기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본다.거울에 나타난 얼굴은 그가 아니라 오래전에 사망한 등대지기다.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 남자는 등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등대지기의 환영을 계속 뒤쫓는다.환영을 쫓는 사이 남자는 환생한 등대지기로 바뀐다. ○오스만때 재건축 그러자 그의 발길은 저절로 탑의 구석에 있는 하나의 방으로 이끌려간다.그 방의 문에는 녹슨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자물쇠를 부수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간다.그 방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기미가 역력하다.푸른 시트가 덮여 있는 커다란 침대,촛농이 흐른 두개의 촛대,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그림.나신의 처녀가 횃불을 높이 쳐들고 어두운 바다를 비추고 있는데,나신의 남자가 등대를 향해 기를 쓰고 헤엄쳐가고 있다. 뭍에서는 등대지기의 딸이 어머니 몰래 집을 나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간다.그녀는 등대로 올라서자 횃불을 켜들고 바다를 비춘다.마치 남자가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남자는 바다를 헤엄쳐 등대에 이르러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처녀는 이전에 그래왔듯이 촛대에 불을 붙인다. 딸과 아버지의 정사. 등대지기의 제복을 입고 남자는 집(등대지기집)으로 돌아간다.그의 아내가 남편의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키다가 분통을 터뜨린다.집을 나가서 그동안 무얼 하다가 이제서야 돌아오느냐고.아내는 분을 참지 못해 뜨거운 물 한바가지를 그의 국부에다 끼얹는다. 그후에도 두 사람은 등대에서 만나 정사를 계속한다.어느날 딸에게 생긴 남자 때문에 둘은 심하게 다투던중 촛불을 쓰러뜨려 방이 불에 탄다. 등대는 그후부터 어둠에 잠기고 다시는 불을 밝히지 않는 등대가 된다. 청색커튼이 열릴 때처럼 그렇게 천천히 일마즈 귀니감독의 이름 위로 닫혔다.
  • 한라산 노루 10여쌍/내년 남산방사 검토(은방울)

    ○…서울시는 13일 한라산 노루를 남산에 방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남산제모습찾기사업으로 제주산 노루 몇쌍을 시험적으로 놓아 기른뒤 먹이등 생태계 적응에 문제가 없으면 내년에 10여쌍을 본격적으로 방사한다는 것. 시 관계자들은 『야생고양이 때문에 토끼등은 놓아 기르기 어렵지만 노루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
  • 삼성­금강­대림­동신주택 4개사 신청/한비 어디로…

    ◎2차입찰 마감… “제2라운드”/금강 등 막판참여 결과 예측 불허/동부,“불감” 배수진 불구 기회 상실/삼성 “화학 적극육성” 동신 “끝까지 참여” 한비의 재입찰에 「복병」들이 나타났다.한국산업은행이 오는 15일 실시될 한비주식의 2차입찰신청을 13일 받은 결과 삼성·금강·대림산업·동신주택 등 4개 업체가 신청했다.1차입찰에 불참한 동부는 이번에도 빠졌다. 금강그룹과 대림산업이 참여함으로써 경쟁입찰의 명분은 높아졌다.따라서 이번에는 한비의 주인이 가려질 것이 확실하다.1차입찰에는 동신주택만 참여했고 삼성이 들러리시비를 피하기 위해 막판에 불참함으로써 자동유찰됐다. 삼성은 제일제당·삼성전관·중앙개발·호텔신라·이건희회장 등으로,금강은 (주)금강과 고려화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신청서를 냈다.대림산업과 동신주택은 법인 단독명의로 제출했다. 마감 전에는 삼성과 동신주택만 참여함으로써 낙찰되더라도 「들러리」파문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결과는 자신만만하던 삼성마저 긴장하는 상황으로 돌변했고 한비와의 「선통합 후민영화」방안을 주장하던 동부는 사실상 한비의 경영권을 차지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한비와 영남화학(현 동부화학)을 합병해 남해화학과 함께 비료산업을 2원화한다는 85년 경제장관회의의 결정을 내세우며 「유찰작전」을 펼치던 동부는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는 말처럼 제 꾀에 넘어간 셈. 동부는 이 날 김형배그룹부회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한비의 주식구성상 담합이 아니면 제3자가 산은주식을 인수해도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며,담합이 아니라도 공기업에 주인을 찾아준다는 정부의 민영화방안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부쪽으로 포문을 돌렸다. ○…삼성은 이날 『들러리시비가 사라진 확실한 입찰이 됐다』며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특히 금강과 고려화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점이 걸리는 듯 『뜻밖이다.아마도 현대와의 대리전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 한 관계자는 『유화산업 때도 우리가 하니까 현대도 무조건 들어온 적이 있다』며 은근히 자신들과 현대의 한판승부로 압축. 이에 앞서 삼성은 삼성종합화학을 창구로 내세워 『한비를 세계적인 화학회사로 육성하겠다』며 『낙찰받으면 오는 16일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한비의 총매출액 2천3백억원중 비료부분은 7백억원에 불과하므로 화학분야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동신주택은 들러리시비에 말리지 않겠다며 불참도 고려한다고 한때 바람을 잡았으나 결국 참여했다.이균보사장은 『대림산업과 금강그룹의 참여로 결과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한비를 인수,정밀화학분야를 키우라는 이준용회장의 「특명」을 받고 참여했다고.6개월 전부터 그룹기획조정실 하진태이사를 장으로 인수팀을 구성,극비리에 입찰참여를 추진.1차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들러리시비 때문에 2차로 미뤘다.13일 하오까지 입찰참여를 안 직원은 이회장·성기웅유화부문사장·하이사 등 5명뿐이었다. 지난 87년 합병한 호남에틸렌과 한비의 정밀화학분야를 묶어 주력업종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하이사는 『총매출 1조5천6백억원중 건설을 뺀 유화부문이 5천억원에 달하며 그룹전체에서 차지하는 유화의 비중은 20%를 웃돈다』며 『한비를 인수하면 비료부문은 매각하거나 경영권을 넘겨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동생인 상영씨가 이끄는 금강그룹은 입찰신청서를 접수한 뒤 관계자들이 외부로부터의 전화를 일체 받지 않아 주목.특히 삼성의 한비인수를 현대그룹차원에서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어 이같은 행동은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금강과 고려화학은 모두 현대그룹계열사에 납품하며 성장한 기업으로 현대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관계사로 분류된다.
  • 환경관리인가 파괴인가(사설)

    낙동강을 발암성 폐유로 오염시킨 주범이 바로 폐수처리업체인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상수원오염으로 낙동강수계에서 연쇄적인 취수중단사태가 벌어졌고 영남지역 1천만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며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그 장본인이 공단내 폐수를 위탁받아 정화처리하는 허가받은 환경업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아닌가.「대구환경관리」란 이 업체는 연결관을 절단하고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유독성폐유 20t을 고의로 방출해 적발된 것으로 보도되었다.실제론 훨씬 더 많은 폐유를 방출했을 가능성도 높다. 정화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발암물질을 상수원에 방출하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이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방류지점인 성서공단을 지나는 낙동강은 하류에 달성·청암·칠서·하남·물금등 여러개의 취수장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낙동강에 폐유를 방류하는 것은 수돗물에 독약을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폐유 무단방류는 평소에도 각업체에서 다반사로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갈수기나 홍수때마다 강을 오염시키고 국민들을 식수공포에 사로잡히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불법업체나 공장들이다.이번 낙동강오염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폐수처리업체를 지도·감독해야 할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평소 철저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했더라면 이같은 후안무치의 폐수방류범죄는 예방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허술한 관리,느슨한 단속이 초래한 악질적 범죄인 것이다. 더구나 낙동강은 지난 1월에도 큰 파동을 겪었으며 정부에서는 수질오염방지를 위한 갖가지 대책을 세웠었다.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환경처당국자는 국민앞에 다짐하기까지 했다.그럼에도 불과 몇달만에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된 것이다.결국 낙동강오염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구환경관리청의 안일하고 형식적인 단속에 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온 국민과 정부의 뜨거운 관심사인 수질오염에 대한 대응이 여전히 허술했음을이번 사고는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공단내 폐수처리업체야말로 폐수방류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이 아닌가. 한편 폐수처리업체의 전반적인 영세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환경처의 허가기준에는 법인의 경우 자본금 1억원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도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영세업자다.이렇듯 영세한 업자들에게 폐수처리가 맡겨져 있기 때문에 무단방류등의 불법행위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환경처는 폐수처리업체의 허가기준을 강화하여 능력있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질로 승부” 안경업체(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14)

    ◎패션 고급화… 후발국 저가공세 극복/1개모델 만들기위해 샘플 백개 제작/첨단기계로 수작업 대체,생산성 높여/대부분 수출… 내수 출혈경쟁 없게 업계 스스로 교통정리 『안경의 품질은 테의 컬러와 디자인이 결정합니다.최근 3∼4년간 한국,캐나다,중국,아프리카 등 후발 경쟁국들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고 있지만 새로운 소재 및 디자인의 개발로 만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안경 업체들의 푸념섞인 얘기다.새로운 제품이 나오기가 무섭게 이들 나라에서 복사품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처음에는 「조잡한 모조품」이려니 생각했으나 점차 간격을 좁혀,무시할 수 없는 경쟁 상대로 컸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이 곳 안경업체들은 취재진에게 한사코 공장을 보여주지 않았다. 밀라노에서 안경테를 만드는 블루 옵틱사도 마찬가지다.루이지 사장은 『새로운 기계를 도입,디자인과 컬러를 바꿨다.그러나 아직 보여줄 수는 없다.기계를 보여주면 안경 전문가들은 한달도 채 못돼 똑같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30년 안경 판매 대행업체로 출발,50여년간 안경만을 취급했다.그러나 80년대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안경 업체들이 후발 경쟁국의 저가 공세에 맥없이 쓰러졌다.원품과 분간이 안되는 값싼 복사품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 공급처가 줄고 판매도 부진했다.영업 능력이 탁월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다뤄도 2∼3배 비싼 가격으로는 처음부터 상대가 안됐다.생산 업체가 적절히 대응치 못해 겪는 고통이 판매 대행업체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할수 없이 블루 옵틱도 자체 공장을 갖기로 했다.그러나 기존 생산 라인을 인수할 생각은 없었다.가격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 공정과 원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지난 87년 두가지 원칙하에 공장을 설립했다. 같은 소재를 쓰더라도 컬러와 디자인을 차별화한다는 것과 첨단 기계를 도입,제품 원가를 낮춘다는 것이다.예컨대 금속 테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고객을 위해 특수 코팅 처리를 한다든가 플라스틱과 금속의 배합 비율을 조정,부러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등이다. ○한국·중국 등 추격 한가지 재료와 색상마다 각각 10여개 이상의 색상과 디자인을 배합,하나의 모델에 1백개 이상의 신 제품을 만든다.시즌마다 5개 정도의 모델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5백개 이상의 샘플을 만드는 셈이다.물론 실제 잘팔리는 샘플은 50여개 미만이지만 샘플이 나온 뒤 2∼3년까지는 고객이 주문만 하면 언제든지 납품할 수 있도록 한다. 루이지 사장은 『한국이나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1∼2년 밖에 안된다.이들도 지금은 가격 위주의 판매를 하고 있으나 5년내에 품질을 앞세울 것이다.가격 경쟁에 휩쓸리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최근 스타일보다 가격을 중시하다 다시 품질에 신경을 쓰는 미국 시장이 좋은 사례다』고 말했다. ○생산공장 대외비 이와 함께 블루 옵틱사는 새로운 기계도 사들였다.공개할 수 없다고 했지만 금속 테에 특수 무늬를 새기는 정도라고 덧붙였다.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던 문양과 디자인을 첨단 기계로 대체,일의 능률을 높이면서 제작 원가도 낮췄다는 것이다.따라서 내년에 선보일 제품은 종전의 제품보다 문양의 정교성이 뛰어나고 가격 또한 10% 정도 떨어질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안경 테 1개의 수출 가격은 10∼20달러로 중·저가이지만 후발 경쟁국들의 제품보다는 아직 3∼5달러 비싼 편이다.최근 안경 테의 소재가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옮겨가는 유행에 맞춰 플라스틱 제품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선생산 후판매」 체제이며 매년 5월 밀라노에서 열리는 안경 전시회에 참여,주문을 받기도 한다. 베네치아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벨루나는 안경 테의 생산이 특화된 지역이다.그러나 이 곳에서도 자기 공장을 보여주는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5월 중순에 열릴 안경 전시회에 출품할 신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자인 더 중요시 지난 45년부터 이 곳에서 선글라스를 생산해 온 레드 윙사의 알베르토 사장의 얘기다.『안경테 자체의 품질은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과 색상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한다.특히 선글라스는 강도,내구성 등보다 「멋」을 중요시한다』며 『패션 동향이나 소비자들의 체형도 감안해 생산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가볍고 렌즈의 크기가 작은 「고양이 눈」 형태의 테가 유행한다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안경테를 만드는 마르코씨는 『한국이나 중국은 기술 개발보다 제품 복사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다.당장은 판매가 늘고 수지가 맞을지 몰라도 업계의 명성은 절대 얻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지역의 안경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에 주력한다.내수 시장은 이미 꽉 차 뚫고 들어가면 출혈 경쟁만 한다는 것이다.업계 스스로 교통정리를 해 수출과 내수 판로를 결정한다고 한다. 밀라노 부에노스 아이레스가에서 안경점을 하는 레나토씨는 『이탈리아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끔 있다.수출만 하는 회사들의 제품을 찾는 것이다.이들 업체들은 약 2백개를 헤아린다.그러나 주문이 늘어도 내수는 넘보지 않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 “세계적 희귀종” 백호 탄생/용인자연농원서… 4㎏짜리 암컷

    흰색바탕에 검은 줄무늬,창백하고 푸른색 코등 신비한 모습의 영물로 알려진 세계적인 희귀종 백호 1마리가 탄생,화제가 되고 있다. 용인자연농원은 22일 미국산 5살 동갑내기 백호인 설호와 설후사이에서 지난 5월11일 백호 2세「피스」양이 태어나 현재 체중 4㎏의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피스」(평화)라고 이름지어진 이 아기백호는 현재 「양모」인 사육사 이양규씨(25)에 의해 인공포육실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사육되고 있다.이는 고양이과 맹수들이 습성상 또는 급격한 환경변화등으로 새끼를 물어 죽이는 사례가 많아 이를 예방하기위한 조치이다.
  • 독 23일 통일후 첫 대선/헤르초크 당선 유력

    ◎기민당 출신… 반외국인 발언 물의/연정파트너 자민서 밀어야 안심 통일이후 4년만에 처음 실시되는 오는 23일 독일 대통령선거에서 집권 기민당(CDU) 로만 헤르초크(60)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현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각당은 아직 바이츠제커만큼 두터운 국민적 신망을 받고있는 후보를 찾지 못한 상태이지만 일단 수적 우세를 앞세운 기민당의 헤르초크 헌법재판소장이 가장 당선권에 접근해 있는 상태이다. 독일 대통령은 법적으로 1차 연임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5년임기를 두번이나 역임한 바이츠제커의 출마는 불가능하다. 독일은 하원의원 6백62명과 16개주가 파견하는 동수의 대표를 합해 1천3백24명으로 구성되는 연방회의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1,2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3차투표에서는 최다득표자로 대통령을 뽑게 된다. 현재 각당의 대의원수를 보면 기민당과 역시 헤르초크를 밀고있는 극우보수파 자매당인 기사당(CSU)이 6백19명을 보유하고 있고 요하네스 라우 후보의 사민당(SPD)과 함 브뤼혀(여)후보의 자민당(FDP)은 각 5백2명과 1백11명이다.이밖에 92표는 「연맹 90」과 녹색당,구공산당등 군소정당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중 상당수는 89년 동독 민주화운동의 기수 옌스 라이히를 지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기민,기사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 표의 향배가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자민당 소속 대의원들이 1차투표에서는 자당의 브뤼혀 후보를 찍겠지만 브뤼혀의 탈락이후에는 연정파트너인 기민당의 헤르초크 후보를 밀게 될것으로 보고 있다. 자민당은 당초 헬무트 콜 총리가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동독출신의 슈테펜 하이트만에 대한 거부감에서 독자후보를 출마시켰으나 하이트만이 결국 반외국인,반여성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중도탈락했기 때문에 기민당이 자민당 대의원들의 표를 흡수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인 사민당의 라우 후보에게도 한가닥 희망은 있다.헤르초크 후보가 최근 『모국의시민권을 포기하지 않는 외국인은 독일을 떠나라』라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다 자민당의 일부 의원들이 헤르초크에 대한 반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헤르초크는 자신이 외국인들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같은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주요임무중 하나가 국가위신의 고양이라는 점에서 헤르초크가 바이츠제커만큼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민당의 중견의원인 부르카르트 히르쉬는 『헤르초크의 발언은 (독일 최대의 반외국인 정당인) 공화당 의원의 입에서나 나올 만한 것』이라면서 헤르초크에게 표를 주지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라우 후보가 의외의 승리를 거둘 경우 콜 총리는 오는 10월16일 총선을 앞두고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중개수수료 현실화… 매매참가인 늘려야/농안법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중매인 순수중개물량 확대방안 시급/상인들 세원노출 꺼려 중개의뢰 기피 농수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이 또 다시 시급한 과제가 됐다.개정된 「농안법」의 시행을 6개월 유보함으로써 일단 「위기」는 벗었으나 중매인에게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판매행위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이 재개정되지 않는 한 상황은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은 6개월 동안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도 이렇다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전반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해결책은 현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의 80%가 중매인들의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6개월 뒤 중매인들이 중개만 한다면 이 물량은 다시 유통통로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중매인들이 순수하게 중개하는 물량을 지금의 20%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중매인들의 그릇된 「이기주의」도 하루빨리 버려야한다고 강조한다.이번에 중매인들은 잘못된 유통구조를 바꾸는 데 일조하기는 커녕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집단 이기주의를 드러냈다. 농림수산부는 중매인들이 적극적으로 중개행위를 하기 위해 4% 이내인 현행 중개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중매인의 연간 거래 규모가 5억원 수준이고,중매인당 2∼3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어 중개만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다고 보고 있다. 산매상들의 거래관행도 문제이다.세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매인의 중개에 의한 매입을 기피하는 실정이다.때문에 무자료 거래가 관행이 되고 있다.이에 대해 농림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중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2천5백만원인 현행 중매인의 월 중개한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수산물의 포장화·규격화가 돼있지 않은 것도 산매상이 중개를 통한 매입을 기피하는 이유중의 하나이다.부패하고 변질되기 쉬운 농수산물의 특성상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구입하기 십상이다.따라서 농수산물의 포장화·규격화도 산매상이 믿고 중매인에게 의뢰할 수 있는 필수적인 경매조건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거래관행을 바로 잡는 것도 해결할 과제이다.경매사들이 도매시장의 지정도매법인에 소속돼 경매에 참가하는 한 경락가 조작 등의 불공정한 경매행위는 늘 도사리게 마련이다.농수산물을 경매에 붙이는 지정도매법인과 경매사가 결탁,경락가를 높일 경우 경락가의 4% 이내의 수수료를 주는 산매상으로선 이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이밖에 현재 중매인과 함께 경매에 참여하는 매매참가인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지금은 일부 산매상과 가공업자 등만 경매에 참가,도매시장 경매량의 9%만 소화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빈틈없는 대비로 유통과정이 새롭게 정비돼야 한다. ◎농안법 갈등… 삐걱거리는 당­정/「현실」 앞세워 법재개정 추진/정부/“독단적 결정” 분노… 문책 주장/민자 「분노와 허탈감」.정부가 「농안법」의 시행을 6개월간 유보하기로 결정을 내린 지난 4일 이후 민자당의 표정은 이런 표현으로 집약된다. 농안법 집행이 개혁수행의 관건인데도 이를 주장한 당이 현실논리를 앞세운 정부에 밀렸다는 점에서는 허탈감과 자괴감이,또 최종 결정과정에서 소외돼 결과적으로 농림수산부에 「당했다」는 점에서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 지난 4일 이영덕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법집행의 당위성과 당의 의견을 설명했던 이세기정책위의장은 6일 『당에서는 결코 유보에 동의한바 없으며 법의 재개정도 검토할 뜻이 없다』고 단언했다.이의장은 이어 『정부차원에서 준비를 하지않아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됐다』면서 『이번 사태의 실무적인 책임소재를 규명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관련부처 담당자들의 인책문제를 제기했다. 이의장은 나아가 정부가 또 다시 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의 재개정을 추진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물음에 『입법권한이 국회,즉 당에 있음을 유념해 달라』고 실력저지 의사까지 밝혔다. 김종필대표도 이날 상오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이같은 당의 분위기와 시각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더 이상 당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당은 5월에 접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의욕과 자신감에 차있었다.청와대로부터 당의 역할과 위상제고에 대한 언질을 받고는 다소 들뜬 상태에서 정부의 개혁추진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면서 의지를 가다듬어 왔다.특히 신임 이총리가 당사를 방문,김대표등 핵심당직자들과 만나 당과 정부 사이의 원활한 정책조율및 협조를 다짐한 것이 바로 지난 2일이었다. 따라서 불과 이틀새에,그것도 신임총리체제하에서의 첫 당정협의사안이 당의 반대속에 정부의 일방결정으로 끝나고 그에 따라 당정간 갈등의 골이 심화되자 민자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농림수산부가 당과의 의견조율이 잘 안되자 막판에 청와대와 직거래,당을 따돌렸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사실 당의 정부 쪽에 대한 불신은 이번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한 정책담당 당직자는 『그동안 정부 쪽에서는 생색을 낼 일은 자기들이 독단적으로 결정,발표하고 난감한 사안만 들고와 부담을 나누어지자고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당정불협화의 분위기속에 정부와 민자당은 7일 이총리와 김대표가 참석하는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갖는다.민자당은 이 자리에서 당정간의 협조문제를 제기,정부를 몰아붙이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번 회의는 앞으로 당정간 관계설정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짝짓기/손정박 한국스포츠 TV감사(굄돌)

    한여름,무더위 식힐 겸 개울가 나무밑에 누워 있노라면,이쪽 산에서 저쪽 산으로 황금빛 자태 자랑하며 꾀꼬리 한마리 높게 멀리 날아가는 게 눈에 들어온다.그런가 보다 하면 곧 이어 또 한마리가 쫓아간다.나뭇가지 사이로 낮게 나는 산까치도 마찬가지다.후루룩 날갯짓에 놀라 두리번거리는 사이 뒤따르는 놈이 나타난다. 짝지어 사는게 동물세계의 법칙일진대 인간도 예외일 수는 없다.아주 어릴 때도 반에서 짝짖는 날이면 덤덤이나 헤벌쭉이보다는 곰실이나 곱분이가 내짝됐으면 하고 마음 조인 기억이 난다.골격이 꽤 실해지는 나이가 되면 짝 찾아헤매는 본능이 발동되고 평생반려 만날때까지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는다.발정한 암수가 내지르는 본능욕구의 울음소리는 얼마나 강렬한가.암고양이는 어떤 미약을 쓰길래 몇 마리의 숫고양이들을 밤새도록 험하게 싸우게 만드는가.솔직히 얘기해서 인간의 짝짓기도 출발은 거기다. 그러나 동물은 단순 반복의 행위로 끝내지만 인간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간다.행위자체도 그렇지만 생활의 질과 양,깊이와 폭,높낮이 그 모든 것을 노력에 따라 갖가지로 만들어 간다.한껏 치켜올려 신의 모형의 신비스런 합일이라고 하면 외람된 말일까. 종종 남과 북의 관계를 부부사이로 비유하는 글을 대하게 된다.내심 금슬 좋은 부부로 됐으면 하는 바람과 그렇게 될 것이라는 당위가 함께 어울려 나타나기 마련이다.물론 글쓴 이의 충정이야 이해가 되지만 뭔가 씁쓰레한 뒷맛이 남는다.앙토라진 마음 계속되면 합방될리 없고,부부란 어차피 개체의 모듬이니까.흔히 얘기되는 연합인가 연방인가가 최종적인 결합일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걱정이 생겨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우리의 통일은 단순한 짝찾기가 아닐 것 같다.전쟁이라는 불구덩이가 아니라 새로운 인류사의 창조라는 용광로속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할 것 같다. 6·25를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나이의 우리들.머리칼 희끗희끗한 데,짝 찾는 소쩍샌가 달무리 별밤을 눅눅하게 노래한다.
  • 「상무대국조」 계좌추적 공방

    ◎민자/“국회조사는 위법”/민주/“우리가 직접 조사”/“율사모임 법사위서 법 어겨서야”/여/“일단 은감원에 요청… 불응땐 강행”/야 조기현전청우건설회장의 예금계좌및 수표 추적문제가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의 핵심쟁점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상무대 공사대금의 정치자금 유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돈의 행방을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조전회장이 공사대금에서 횡령한 2백27억원 가운데 검찰에서 인출내역이 확인된 1백89억원의 수표추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민자당은 법률의 문제점등을 들어 예금계좌나 수표의 추적은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민자당◁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 첫째는 법리상의 이유.조전회장사건은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중이어서 검찰에 대한 수표추적 요구는 자칫 국정조사의 수사 또는 재판 관여를 금지한 국정감사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은행감독원에 요청하거나 아니면 조사위가 직접 해당 금융기관에 대해 수표추적을 벌이는 것도 개인의 금융거래비밀을 보장하고 있는 금융실명제 긴급명령권에 저촉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민자당의 이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는 『법전문가들이 모인 법사위에서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예금계좌나 수표추적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현경대법사위원장의 말로 집약된다. 둘째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이번에 수표추적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국정감사나 조사 때마다 야당이 의혹을 주장하며 개인이나 법인의 금융자료 추적을 요구할 때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한켠에서는 민주당의 수표추적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이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조전회장의 예금계좌를 추적 수사할 것을 검찰에 강도 높게 촉구했던 앞서의 태도를 바꿔 국회차원에서 직접 계좌추적에 나서거나 은행감독원에 자료를 요청하는 형식으로 자금경로를 파헤치겠다는 방향으로 선회. 정대철의원은 이와 관련,『검찰에 수표추적을 요청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면서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나타낸 뒤 『우선 은행감독원에 수표추적을 요청한 뒤 여의치 않으면 국회차원에서 직접 계좌추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 강수림의원도 『여권이 수표추적에 동의한다면 증인선정에 있어서 상당부분 양보할 생각도 있다』고 말해 관련자의 증언보다 물증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 정의원은 그러나 시한이 24일인 조사계획서 작성에 대해서는 『증인·참고인 전원을 명시해야 한다거나 조사방법에 수표추적을 반드시 명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이에 대한 여야의 논쟁이 국정조사가 시작되는 25일 이후로 넘어갈 것임을 피력. 한편 당소속 법사위원들은 여의도의 한 호텔에 2개의 방을 잡아 놓고 매일 밤 모여 그동안 수집한 자료들을 검토하며 「전략회의」를 계속. 의원들은 『조전회장등 주요증인들이 국정조사장에서 딴소리를 못하도록 하는 묘안을 갖고 있다』고 호언하면서도 산사에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의현 전조계종총무원장에 대해서는 출석요구서의 송달문제를 들어 『증언대에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말끝을 흐리고 있는 상황. ◎계좌추적은 과연 가능한가/국회의 은행 직접조사 사실상 불가/실명제전 「가·차명 돈세탁」땐 불과 상무대 정치자금 의혹사건과 관련,조기현 전청우종합건설 회장의 예금계좌 추적문제가 정치권의 쟁점사항이 됐다.민주당은 예금 계좌만 추적하면 의혹이 모두 밝혀질 것처럼 목청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이 전가의 보도인 국정조사권까지 발동한 지금 어떤 절차를 통해,어느 선까지 계좌추적이 가능할까. 현행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제4조(금융거래의 비밀보장)는 고객의 금융거래 내용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거래내용을 제공할 수 있는 경우로 ▲법원의 영장이 발부된 형사범 ▲조세사항 ▲금융당국의 검사업무 ▲동일 금융기관끼리의 정보 제공 ▲공직자 윤리법에 따른 정보제공 등 5개 사례만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국조권이 발동돼도 국회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소지는 전혀 없다.금융기관의 직원이 개입된 금융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감독기관에 계좌추적을 강요할 수도 없다.유일한 방법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가 결의를 통해 국정조사 대상기관인 검찰이나 법무부를 상대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이다.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를 추적한 결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끝나지는 않는다.검찰이 영장신청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려면 ▲금융기관의 특정 점포 ▲거래자의 인적사항 ▲사용목적 ▲요구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야당은 조기현 전회장의 비자금 지출내역이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됐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거래 금융기관의 점포명이나 거래자의 인적사항이 없는 이상 조 전회장이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없다.법률적인 요건에 미달하기 때문이다.현재까지 조 전회장은 자신의 횡령부문만 범죄사실을 인정할 뿐 정치자금 제공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금융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없는 첫번째 장애물이다. 게다가 긴급명령에는 금융거래 비밀조항을 어길 경우의 처벌조항(12조)은 있어도,자료제출을 거부했을경우에는 아무런 제재수단이 없다.금융기관이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자료제출을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셈이다. 국회는 국정조사법이나 증언감정법에 따라 직접 조사대상인 검찰을 닦달할 수는 있으나 해당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다.두번째 장애물이다. 설혹 검찰이 적극성을 발휘하더라도 계좌추적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금방 한계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영장을 발부받더라도 해당 금융기관에 점포명과 거래자 인적사항 등을 기재한 공문을 발송해야 한다.만약 그 돈이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세탁이 이뤄졌다면 이같은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가·차명 또는 도명계좌로 자금이 흘러들면 거래자 인적사항을 적시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세번째 장애물이다. 실제 실명제 전에는 보통 3회 정도 세탁된 돈은 추적할 수 있었으나 요즘은 1회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상무대 비자금의 의혹을 파헤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가로놓인 셈이다.
  • TV광고 인기 판매증가 무관/미 마케팅 전문기관 조사

    ◎흥미유발 불구 판매 줄어 펩시콜라는 지난해 농구영웅 샤킬 오닐을 모델로 5백40억원(6천7백만달러)의 광고비를 썼다.그러나 판매량은 오히려 1.6%가 감소했다.맥도널드광고에 이어 인기 2위의 광고였다.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갈증이 날때 마시도록 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건전지회사인 랠스톤 푸리나사는 광고비로 5천만달러를 썼으나 판매량증가율은 같은 업종의 평균치 5%에도 못미치는 3.8%에 그쳤다.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어 인기 TV광고를 내보내도 반드시 판매량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미국의 마케팅전문기관인 「인포메이션 리소스」사의 최근 조사결과이다.수억대광고료를 받는 모델들이 국내에도 드물지 않은 상황에서 시시하는 바가 있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25개 상품광고중에는 세계적 다국적기업의 유명상표 7개가 포함됐다.이중 5개는 판매가 제자리였거나 감소했다.광고가 소비자의 흥미를 일으키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사도록 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조사에 응한 미소비자 2만명중 40%는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를 지적하지 못했고 기억하더라도 구매하지는 않았다. 위스카스상표의 고양이먹이광고는 매혹적인 라틴계 새를 이용해 미국의 25대 인기광고에 진입했음에도 판매액은 14%나 감소한 1억8천4백만달러였다.반면 코카콜라는 9천5백만달러를 들인 말못하는 북극곰광고로 지난해 3대 인기광고에 선정되고 판매증가율도 8%를 기록했다. 광고전문가들이 골치를 앓을만하다.
  • 즐거운 놀이하며 체험학습 “쏙쏙”/「어린이 놀이궁전」 큰 인기

    ◎서울 역삼동 계몽문화센터/연중무휴로 운영… 입장료 2천5백원/알록달록 분장실에 꾸러기노래방/80여종의 프로그램 연령별로 마련 아이들이 프롬프터를 보면서 기상정보등 뉴스를 보도하는 TV를 앵커가 돼본다. 또 만화영화 제작자가 돼 「토끼와 거북이」만화를 제작해보고 큰 낙서판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소리를 쳐본다. 어린이들이 흥겨운 놀이를 통한 실제적인 경험으로 과학의 기초원리와 다양한 직업세계를 이해할수 있는 체험놀이장이 어린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학습할수 있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계몽문화센터가 지난 88년부터 운영하고있는 「어린이 궁전」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체험 학습·놀이시설.유치원생이나 국민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딱딱한 이론중심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놀이로 과학을 친숙하게 만들어주거나 잠재능력을 키워주는 80여종류의 프로그램으로 가득차 있다. 유치원 단체관람객을 포함,하루평균 5백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아오는 이곳에는 최근 「엄마야 누나야」등 잊혀져가는 동요및어린이들의 최신 유행곡 5백여곡을 선택해 노래부를 수 있는 「꾸러기 노래방」이 등장,더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린이 궁전」의 아이들이 가장먼저 찾는 곳은 「알록달록 분장실」.인디언 광대 고양이등 원하는 동물등의 분장을 한채 3백17평에 마련된 놀이장을 구석구석 누빈다.바람자전거나 텔레비전 자전거 놀이는 페달을 밟는 힘에 따라 공을 들어 올리거나 화면의 밝기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힘이 전기로 전환되는 원리를 깨우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질서의식을 동시에 키울수 있는 소방차·승용차놀이,엄마·아빠와 함께 칠하고 자르고 붙여보는 꾸밈교실,음향의 기본원리를 익히는 소리터널과 컴퓨터 퀴즈및 그림방코너등이 마련돼 아이들의 경험세계를 활짝 열어준다.지난 12월 개설이후 최고 인기코너가 된 꾸러기 노래방은 아이들의 정서에 맞는 만화화면과 큰자막으로 아이들이 한글을 익히면서 동요를 즐길 수있는 프로그램.동전을 넣지 않고 원하는 만큼 선택해 부를수 있고 점수가 나오지 않는것이 어른 노래방과 다른점이다. 지난 겨울 방학동안 1주일에 2번이상 엄마·아빠,동생과 함께 이곳에 왔다는 이미라양(Y국교4년)은 「이제 힘의 원리나 민물고기 이름,만화영화제작원리 등을 동생에게 설명해 줄수 있다」며 자랑한다.계몽문화센터 김영순계장(교육사업부)은 「일본 미국등 선진국의 경우 과학관등의 유아학습시설물은 아이들의 연령과 능력에 맞게즐기면서 관심을 유발시키도록 한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하고 이런 체험놀이장은 아이의 적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키워줄수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상오10시부터 6시까지 연중무후로 어린이는 2천5백원,동반부모는 1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김수정기자〉
  • 백두산 호랑이/200㎏ 거구… “백수의 왕” 위풍

    ◎중국의 한쌍 기증 계기로 알아본 특징/몸길이 2m… 힘세고 몸 날쌔/검은 칡무늬 온몸에 24개/백두산·만주일대에 서식 중국이 김영삼대통령의 방중선물로 백두산(장백산)에서 자란 호랑이 한쌍을 기증키로 해 국내에서는 오래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호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는 옛날부터 민첩과 용맹의 상징으로서 한국민족의 경외와 숭상의 대상이 되어온 영특한 동물이다. 백수의 왕이자 맹수중의 맹수인 한국호랑이는 88년 서울 올림픽의 마스코트였지만 70여년전 남한에서 이미 멸종되어 현재 국내의 동물원에는 벵골호랑이나 미국에서 들여온 시베리아호랑이만 있을 뿐이다. 동물분류학상 고양이과에 속하는 호랑이는 아시아지역의 특산 포유류로서 한국호랑이를 비롯,벵골호랑이·페르시아호랑이·남중국호랑이·발리호랑이·수마트라호랑이·인도차이나호랑이 등 8개 아종으로 분류된다.그러나 현재 야생하고 있는 호랑이는 한국·벵골·인도차이나·수마트라 및 남중국호랑이뿐이고 나머지 3개 지역의 호랑이는 거의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이 추정한 야생 호랑이수는 벵골호랑이 4천7백마리,인도차이나호랑이 1천7백마리,수마트라호랑이 6백50마리,시베리아호랑이 2백여마리,남중국호랑이 80여마리 등 총7천3백여마리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호랑이가 분포해 있는 지역은 우리나라 최북단인 백두산일대 만주의 소흥안령과 러시아의 연해주 스베틀라야지방의 밀림지대로 국한돼 있다. 호랑이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고 힘이 센 한국호랑이는 1920년 전까지만해도 늠름한 모습을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산림벌채로 호랑이의 서식지와 먹이가 없어지고 총이 보급되면서 마구 잡아 위정말기에는 거의 씨가 말라버렸다. 남한에서는 1921년9월13일 경주시 대덕산에서 수놈 호랑이 한마리를 잡은 것이 마지막 기록이 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64년 함경도 북부지역에 40∼50여마리의 호랑이가 서식한다고 발표했다.그후 양강도 대홍단군과 삼지연군일대의 백두산지역에 호랑이가 야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정확한 마릿수와 서식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호랑이는 몸길이 2m내외,꼬리길이 1m,어깨높이 1m,귀길이 10㎝,앞발 긴발톱 3.7㎝,몸무게 2백㎏안팎의 뛰어난 몸집을 자랑한다. 몸빛깔은 황갈색 바탕에 24개의 검은 칡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꼬리에는 남방호랑이보다 4개가 적은 8∼9개의 검은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암호랑이는 1∼2월사이에 발정기를 갖는데 교미후 95∼1백7일만에 3∼5마리의 새끼를 낳는다.체중 1.3㎏정도의 새끼호랑이는 4∼5년 자라야 어미가 되고 임신이 가능하며 평균 20∼25년의 수명을 누린다. 주요먹이는 멧돼지·노루·사슴·산양·갈색곰·늑대 등인데 때로는 소·말·돼지·개 등 가축도 습격한다.어미호랑이는 대식가로 1회에 20㎏이상을 거뜬히 먹은 다음 물을 마시면 꼭 자는 습관이 있다. 평균 높이뛰기 2m,넓이뛰기 5m의 탄력을 가진 한국호랑이는 사자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힘도 세며 먹이를 잡거나 위급할 때는 총알처럼 몸을 튕겨 찰고무 같은 탄력성 있는 몸놀림을 한다. 일반적으로 동물우리안에서 길들인 호랑이는 주위환경에 적응이 잘되므로 이번에 중국에서 들여온 한국호랑이가 10살이상의 고령만 아니면 무난히 새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자연보존협회 사무총장 우한정박사는 『백두산에서 한국호랑이를 들여오다니 의의가 크다.국내에서 증식시키면 근친교배가 되니 1대새끼가 나오면 중국등에 보내 원친교배시켜 우생학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가진 한국호랑이를 육성해야 한다』며 『우선 잘 자라고 번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온 국민이 보살펴주는 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또한 호랑이는 사람을 무척 꺼리고 무더위를 싫어하며 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광릉임업시험장안 조용한 숲속에 사육장을 만들어 적극 보호하는 것이 필요다고 주장한다.
  • 안보의 경각심 높일 때다(사설)

    북핵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누구도 원치 않던 유엔안보리로 넘어간 것이다.안보리는 즉각 북핵문제에 대한 긴급논의에 들어갔으며 전면사찰을 수용치 않으면 제재에 나설 것임을 경고하는 결의안의 준비에 착수했다.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이상 제재는 그야말로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리고 그동안의 행태나 지금의 상황으로 미루어 북한이 그냥 갑자기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물론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놓아야겠지만 불가피한 제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만일의 돌발사태에 대해선 철저히 대비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유엔안보리나 미국등의 제재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시간도 걸릴 것이다.그러나 현상황으로서는 핵사찰수용촉구결의에서 경제제재로,다시 군사조치등 물리적 제재로까지도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북한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나올 것인가.「불바다」협박등 이미 전쟁불사의 위협까지한 북한이다.나중에 어떻게 되든 우선 도발가능성에 대한 유비무환의 대비를 서두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다. 「겁 많은 개가 요란하고 심하게 짖는다」는 말도 있듯이 북한도 궁지에 몰려 할소리 못할소리 다하고 있지만 간단히 도발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다.탈냉전·경제난등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며 도전은 자멸도 각오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사태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수도 있다」는 상황인 데 문제가 있다. 북한의 도발은 본격적인 군사도발과 변칙적인 사회도발이 있을 수 있다.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바로 그러한 사회적 도발이라 해야 할 것이다.북한은 그동안 일본을 통해 현역군인첩자를 대거 서울에 침투시켜온 것으로 일본정보소식통들은 경고한 바 있다.유사시의 사회적 도발을 위한 준비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그것은 말하자면 즉각적인 대응과 반격을 어렵게 하는 북한특유의 간접침략인 것이다. 군사도발이건 사회도발이건 우리의 대비와 대응엔 한치의 빈틈도 있을 수 없다.군의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강화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 대공치안·정보관계자들도 최대한의 경각심으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우리국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국가의 안보는 남이 아닌 우리 곧 나의 안보라는 철저한 의식으로 경계하고 살피는 긴장된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대비의 자세야말로 북한의 핵개발과 도발을 저지하고 이기며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다.이번에야말로 그러한 자세로 북핵및 도발 불용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북의 못된 억지버릇도 고쳐놓아야 할 때다.
  • 직무태만의 생수행정(사설)

    갈팡질팡행정의 표본이던 생수시판 문제가 결국 대법원에 의해 매듭지어졌다.생수의 시판을 금지한 보건사회부의 고시가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보사부가 생수시판을 곧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다.행정부가 처리했어야 할 문제를 사법부가 대신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생수정책에 관한한 지금까지 행정불재의 상황이 계속돼 왔다고 말할 수 있다.생수의 국내시판이 처음 검토된 지난 88년 이후 지금까지 당국은 「허용」과 「불허」입장을 수시로 번복하면서 현실을 외면해 왔다.역대 보사부장관 대부분이 생수시판의 불가피성 및 불허의 위헌성을 알면서도 그로 인한 국민계층간의 위화감 유발과 수돗물에 대한 불신 확대를 우려해 결정을 미루어 온것이다. 이처럼 행정당국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의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 생수시장은 연간 1천억원 규모로 확대되고 외국생수업체의 국내상륙까지 임박한 상황이 됐다.법적으로 금지해 놓고 공공연히 팔리고 있는 것을 단속은 안하는,「법 따로 현실 따로」의 행정이 바로 정부 역량을 의심하게 만들고 준법정신을 퇴색하게 한 하나의 요인이다.하긴 무책이 상책이라는 식의 그런 행정이 어디 생수시판 문제뿐이겠는가. 이제라도 행정당국은 생수시판에 따른 철저한 대비책을 세움으로써 그동안의 직무태만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할것이다.우선 시판생수의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생수의 규격기준,즉 수질기준과 생산시설 기준을 엄격히 해서 위생적인 생수가 공급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그동안 시판 생수는 규격기준도 감독행정도 없는 상황에서 제조 판매되어 왔기때문에 그 품질을 믿을 수 없는 형편이다.심지어는 시냇물이 생수로 둔갑하기도 하고 더러운 폐수를 배출하는 가축우리와 두엄더미 화장실 옆에 생수업체가 자리잡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생수의 취수로 인한 지하수 고갈과 지하수 오염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생수시판 허용에 앞서 지하수 지도부터 작성하고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지하수 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야 할것이다.현재도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지하수가 오염돼 있는데생수시판 허용으로 가속화될 지하수 오염의 방지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수돗물의 수질개선이다.국민의 절대다수가 식수로 이용하는 수돗물의 수질개선 노력없이 생수가 시판된다면 그야말로 계층간의 위화감을 유발하여 사회불안정을 가져올 수도 있다.생수를 마실 사람은 마시게 하되 수돗물도 안심하고 마실수 있게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수돗물의 3천7백배에 이르는 현재의 생수값을 조정,저소득계층도 큰 부담없이 생수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할것이다.
  • 결혼 앞둔 예비신랑·신부들 건강진단 반드시 받도록

    ◎비용 15만원선… 서울대 유태우교수등에 도움말 들어보면/풍진에 걸리면 기형아 출산 가능성 높아/결핵·당뇨·간염·Rh식 혈액검사도 필수 본격적인 결혼철이 시작됐다.외국의 경우 결혼을 앞둔 남녀는 상대방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진단서를 주고 받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통념상 어색하기만 하다.더구나 우리 미혼여성들은 수백만원짜리 혼수품 구입엔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미래의 가정평온과 직결되는 자신의 건강투자에는 더없이 인색하다. 전문의들은 후회하는 결혼생활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혼전 건강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결핵·당뇨검사,풍진·톡소플라즈마검사,간염·매독검사,냉·소변검사,혈액형검사를 필수적인 진단항목으로 꼽았다.이들 검진비용은 모두 합쳐야 15만원 안팎이어서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다.서울대 의대 유태우교수(가정의학),연이산부인과 김창규원장,영동제일병원 이규래전문의(가정의학)의 도움말로 결혼전 검진에 대해 알아본다. ■풍진·톡소플라즈마검사=가임여성이 풍진에 걸리면 태아의 기형을 초래하는 「선천성 풍진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다.국내 가임여성과 임산부의 20%가 풍진항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태아에 풍진바이러스가 옮겨지면 백내장·녹내장·심장병·정신박약증·태아이상등의 기형이 생긴다.따라서 결혼전 반드시 검사를 받아서 항체형성이 이뤄져 있지 않으면 접종을 받도록 한다.특히 풍진 예방접종이 처음 시작된 78년 이전에 태어난 여성의 경우 임신 3개월전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비용은 6만원선. 개나 고양이,앵무새등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톡소플라즈마 검사를 받는다.애완동물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톡소플라즈마균에 감염되면 태아가 수두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혈액검사로 간단히 감염여부를 확인할수가 있다. ■결핵·당뇨검사=결핵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었지만 아직도 문제가 되는 만성 전염병.임신한 뒤 감염사실이 밝혀지면 장기간 약제 복용이 불가피하다.이 결핵약은 태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미리 감염여부를 검사해 둬야 한다.또 식생활의 서구화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검사도 빼놓을 수 없다.당뇨병에 걸린 여성은 거대아나 기형아를 출산하는 수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간염·매독검사=B형간염은 성접촉이나 혈액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결혼을 앞둔 남녀 모두 검사가 필요하다.우리나라 사람의 10%가량이 간염 보균자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중 90%는 B형이다.또 신생아 1백명가운데 1.1명은 모체로부터 B형간염을 옮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접종을 받은지 3∼6개월 뒤에 꼭 항체를 측정,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접종해야 한다. 매독은 거의 잠복성이기 때문에 자각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하지만 매독균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감염되면 유산·조산·사산의 원인이 되며 선천성 매독아가 태어날수도 있다.따라서 조기에 감염 여부를 확인,항생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혈액형검사=ABO식과 Rh식 검사를 모두 받도록 한다.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특히 자신이 Rh(­)인줄 모르고 임신중절수술을 받으면 사산이나 기형아 출산,불임의 원인이 된다.
  • 광견병 비상/개·고양이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침속의 「레이비스 바이러스」가 주범… 발병 5일내 거의 사망/매년 봄·가을 2차례면 충분히 예방 가능/물렸을땐 상처씻고 곧바로 주사 맞아야 전국에 공수병(광견병)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강원지역에서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린 사고가 잇따라 발생,예방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수병은 10년만에 처음 발생한데다 최근 애견 인구의 급증으로 그 발병 가능성이 잠재해 있어 더욱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공수병은 레이비스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 또는 사육 동물에 물렸을 때 이들 동물의 침속에 든 세균이 인체에 침입해 생기는 질환.이 바이러스는 개·고양이등의 애완동물 뿐만 아니라 들짐승에 의해서도 쉽게 전파되며 2∼6주의 잠복기를 거친다. 공수병은 초기에 물린 상처에서 몸의 중심을 향해 극도의 통증이 일어나며 이유없이 심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불면·식욕부진·동공확대·침의 분비과다 증세를 보인다.2∼3일 지나면 흥분해지기 쉬워 바람·빛·소리등의 자극에 매우 민감해지며 체온이 섭씨 38도까지 올라간다.나중에는 물을 보기만 해도 목구멍의 근육에 경련이 일어 나기 때문에 공수병이란 이름이 붙었다.경련발작이 줄어들면 마비기로 들어가 발병 3∼5일 사이에 대부분 호흡마비로 목숨을 잃는다. 연세의대 김준명교수(감염내과)는 『레이비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에 물리게 되면 공수병 발병률은 50%에 이른다』고 지적,광견병 바이러스를 보유한 동물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김교수는 『개나 고양이에 불가피하게 물렸을 경우 물린 시점부터 발병하기 까지의 사이의 예방처치가 치료의 관건이 된다』며 『물린 부위를 즉시 물 또는 비눗물로 씻어 낸 뒤 곧 바로 예방주사를 맞도록 권장 했다. 공수병 예방접종은 광견이 의심되는 개에 물렸을 때 맞는 치료적 예방주사와 평상시 미리 맞아 두는 통상적인 의미의 예방법으로 나뉜다.치료적 예방주사는 바이러스의 잠복 초기에 2주일 가량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하는데 발열·신경염·마비등의 부작용이 강해서 문제가 된다.하지만 지난 80년 세포배양에 의한 불활화 백신이 실용화돼 부작용 없이 사전에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공수병이 보이지 않아 이 백신을 맞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이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차례 주사한 뒤 6∼12개월이 지나 재접종하면 된다. 한편 서울시 수의사회 조휴익회장은 『사람 보다 개에 예방주사를 놓아 공수병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에 매년 봄·가을 2차례만 예방접종을 해주면 일단 공수병으로 부터 해방될수 있다는 지적이다.조회장은 또 『사람을 문 개는 즉각 없애지 말고 수의사에게 보내 공수병 바이러스에 감염 여부를 확인,유행을 막아야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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