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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채로운 일본문화 맛보세요””

    “한·일 양국이 21세기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될 수 있도록 행사를 꾸미겠습니다.” 다음달 16∼25일 서울 삼성동 COEX 태평양관에서 ‘제1회 일·한교류제’를 여는 일본무역진흥회(JETRO) 오오이시 신타로(大石 新太郞·59)이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일·한교류제’의 의미를 이같이설명하고 “패션쇼,음악,영화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사람들의 관심을모으겠다”고 장담했다. ‘일한교류제’는 지난 98년 10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일본 전총리대신 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 일본총리와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를 앞두고 산업,기술,물산 등의 전시회를 양국에서 번갈아갖자고 약속한 데 따라 열리고 있다.행사명은 개최국의 이름을 앞에넣기로 했다.이에 따라 작년 11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행사는 ‘한일교류제’였다.당시 우리나라의 전통공예,전통결혼식,패션 등이 전시되었고 ‘쉬리’‘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영화가 상영돼 많은 사람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번 일한교류제는 정보화,고령 복지화,환경,생활 문화 물산 관광등 4개의 주제로 나눠 개최된다.특히 정보를 주제로 한 전시장에서는애완용 로봇 AIBO,세계 최초의 완전히 두발로 걷는 휴먼노이드 로봇P3, 고양이 로봇 등이 등장하고 ‘철인28호’ 등의 애니메이션도 볼수 있다.‘신주쿠소년탐정단’‘타쿠온천’등의 영화도 상영된다. 오는 11월 14일에는 부산과 일본 오사카에서 ‘제2회 한일교류제’가 동시에 5일간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
  • “동물마다 숨겨진 상징이 있다”

    *33가지 동물로 본…김 종 대. 단군신화에는 인간이 된 곰이 등장한다.왜 하필이면 곰이었을까?곰은 부활이요 새 생명이요 새로운 세상을 뜻했기 때문이다.또 곰을 여성적 존재로 부활시킨 것은 겨울이면 사라졌다 봄이면 나타나는 재생산의 의미와 부합된다. 이처럼 동물 상징세계는 한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중요한 틀을 제공한다.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은 ‘33가지 동물로 본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다른세상)에서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선조들이 동물을 통해 상징한 의미를 분석했다.열두 띠 동물에 21가지를 보탰다.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이자,우리민족의 편협하지 않고 다양한 자연관과 인생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곰은 신적인 존재인 동시에 미련함의 상징이기도 하다.오른손으로 옥수수를 따면 왼편 겨드랑이에 꽂고 왼손으로 따면 오른편 겨드랑이에 꽂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을 딸 수 없다는 뜻에서 나온 ‘곰 옥수수따듯이 한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다.곰이 포수의 손에서 자신을구해준 나무꾼을 장가보내준 이야기처럼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까마귀는 요즘 불길한 새로 통한다.그러나 예전에는 태양의 상징이었다.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삼족오(三足烏·세발 까마귀)는 태양을 상징했고,신라의 연오랑 세오녀에서 까마귀는 태양과 달을 의미했다.징조를 알려주고 효자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했다.그러다가 삼국시대 때 오행사상이 들어오면서 검은색이 죽음으로 연결됐다.오행중에서흑제(黑帝)는 북쪽을 의미하고 어둠과 함께 겨울과 죽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꿩은 상서로움의 상징이자 은혜를 갚을줄 알고 새끼를 보호하는 새다.‘꿩 대신 닭’이란 속담은 적당한 물건이 없을 때 그만은 못하지만 비슷한 것으로 대체한다는 뜻.꿩의 독성 때문에 아들을 잃을뻔한 정승이 제사의 제물을 닭으로 대체한 데서 유래했다. 고양이는 영리하고 반드시 복수하는 두려운 동물로 인식된다.고양이와 개가 원수 사이가 된 것은 주인의 여의주를 찾아오다 바다에 빠뜨린 견묘쟁주(犬猫爭珠) 이야기에서 유래한다.꾀를 내 쥐를 위협,여의주를 찾아낸 고양이는 방에서사람들과 함께 지내고,여의주를 입에문 고양이에게 자꾸 말을 시켜 바다에 빠뜨리게 한 개는 마루 밑에서 살게 됐다는 것.개는 오수의 개처럼 충직하고 똑똑한 동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용이 권력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물인 것과 관련,고려사에 왕건의할머니가 용녀로 나오는 반면 실패한 혁명아 견훤의 아버지는 삼국유사에 지렁이로 등장한다. 집안에 복을 가져다주는 개구리,복을 주고 자손을 많이 낳게 해주는박쥐,흉조로 여겨진 올빼미 등 동물 상징과 인간사가 연결된 풍부한의미를 담고 있다. 김주혁기자 jhkm@
  • 모든 남자들의 꿈 이루어지다

    기묘하다 못해 엽기적인 상상이 난무하는 영화들에 질릴라치면,문득자잘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간절해지곤 한다.그닥 새로울 것 없는 스토리 공식에 빤한 기법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결코 질리지 않을 장르,할리우드 발 로맨틱 코미디 2편이 13일 나란히 극장가 간판작으로뜬다. ■멜 깁슨,마침내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왓 위민 원트’(원제 What Women Want)에서 주인공 멜 깁슨이 부여잡은 오직 하나의 화두이다. 굴지의 광고기획사 부장 자리를 향해 일로매진하는 닉(멜 깁슨).그는왜곡된 여성관을 가졌다.어려서부터 쇼걸인 어머니를 따라 화류계를떠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애써 변명해주지만,그보다는 천성인 것같다.13세짜리 딸을 둔 이혼남이되 삶을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는다.그런 그가 ‘임자’를 만난다.광고계를 주름잡는 경쟁사 여직원달시(헬렌 헌트)가 뜬금없이 상사로 스카웃돼 온 그날부터 갈팡질팡하는 그에게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진다.여자 마음을 거울처럼 읽어내는 재주가 생기다니…. 지난해 여름,넘치는 부성애를 주체하지 못해 총검을 메고 숲속을 누빈(패트리어트-숲속의 여우)멜 깁슨이 어째서 로맨틱 코미디로 급선회했을지 감잡힌다.할리우드 신예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작정하고 그를 위해 멍석을 깔아줬다.코팩을 붙이고,매니큐어를 칠하고,딸아이 앞에서 팬티스타킹 차림으로 호들갑떠는 그의 엉뚱함에 여성팬은 머릿속이 환해질 거다.최신 팝에서 재즈 명곡까지 두루 포착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도 감상포인트. ■로버트 드 니로도 떴다! 장인어른될 양반은 이름날리던 전직 정보국 요원.맘만 먹으면 언제든 사윗감의 사생활을 낱낱이 들춰볼 수 있는데다 진맥만으로도 거짓말 탐지를 척척 해낸다.거기다 딸의 애인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까지. 이쯤되면 남자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카메론 디아즈의 순진한 상대역이던 벤 스틸러가 시련의 주인공이 되어 스무고개를 넘는다.간호사인 그렉(벤 스틸러)은 용기를 내 여자친구 팸(테리 폴로)의 집에 결혼승락을 받으러 간다.하지만 꼬장꼬장한 장인감의 비위를맞춘다는 게 번번이 꼬이기만 한다. 전직 CIA 심리치료사인 장인 역을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영화가청춘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건 도입부 잠깐뿐.두 남자가 주축이돼 벌이는 엇박자 코미디가 이야기의 얼개이다.말끝마다 ‘가족 믿음공동체’를 들먹이며 딸의 남자를 기죽이는 드 니로는 벤 스틸러와똑같은 무게중심으로 영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좀 과장되긴 했지만,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애인이 시소게임하는소재는 충분히 흥미롭다.생색안나고 묻혀버릴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위험을 걷어낸 건 두 남자의 ‘개인기’와 재치 번뜩이는 대사들이다.콧소리 섞어가며 “뮤 뮤”(장인의 애완고양이를 찾아다니며)를연발하는 벤 스틸러의 애교연기는 일품이다. 황수정기자 sjh@
  • 어린이 책 세상

    ●빌 아저씨의 과학교실(빌 나이 글,톰 오언 사진)우리나라에서도 EBS에 방송돼 제법 인기 끈 미국의 어린이 과학교육용 TV시리즈물을 책으로 묶었다.빌 아저씨는 코넬대 기계공학과 출신 과학자.지적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에 마술사같은 손놀림으로 일상 도구로부터 놀라운과학실험을 피워올리곤 하던 화면속 모습이 고스란히 옮겨졌다.베이킹 파우더와 식초만으로 풍선을 부풀려보이며 물질의 화학반응을 이야기하고 대롱대롱 매달린 야구공으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추체험시킨다.대류,복사,전도부터 열역학법칙에 이르기까지,원자단위에서우주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실험하나로 과학을 아이들곁에 끌어들이는재주가 놀랍다.생생한 사진과 화면,풍부한 실험사례가 생동감넘친다. 비룡소 8,000원●움직이는 건 뭐지?/알과 씨앗(김동광 글,이형진 그림)‘움직이는…’은 돛단배의 바람,물레방아의 물부터 질주하는 말,엄마뱃속 동생심장박동까지 생물,물리학을 가로질러가며 ‘운동’개념을,‘알…’은 씨앗의 발아,알의 부화,인간의 수정부터 성장까지 ‘발생’개념을알려주는 과학그림책시리즈.아이세움 7,500원●호랑이 뱃속에서 고래잡기(김용택 글,신혜원 그림)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이 구수한 입말로 들려주는 옛이야기 모음집.“처갓집이 뭐냐고?아내가 태어난 집이야.아버지는 처갓집 간다고 하고,너는 외갓집 간다고 하고,어머니는 친정에 간다고 그러는데 실은 세 집이 한집인 셈이지.알겄냐?”(‘내 방귀 꼬숩지요?’에서)푸른숲 6,500원●마당에 든 유령/야채밭에 든 해적/사라진 마법사(카차 쾨니히스베르크 글,다크마르 헨체 그림)‘명탐정 카츠’ 시리즈 세권.고양이 탐정 카츠가 닭다리·당근 도난사건,마법사 실종사건 등을 해결해간다. 웅진닷컴 각권 5,000원
  • [대한칼럼] 색 바랜 5·6공 경제처방

    경제난에 5,6공 인사들과 그들의 처방전이 새롭게 부각되는 모양이다.과거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오늘의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과거 정책배경이 된 상황과 정책 실패는 접어두고 ‘옛 경제정책은 잘됐다’는 과장과 왜곡이 판치고 한술 더 떠 어제를 본받으라는식의 훈수까지 번질 조짐인 것을 보면 코믹하다.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은 연초에 “현 정부가 무능해도 국민이 똑똑하니…”라며 현 정부 경제정책을 꼬집었다고 한다.이어 “나는 경제를 잘 몰랐지만 경제 전문가가 말하면 책임지고 밀어줬다.그것이적중했다”고 은근히 자랑했다.그가 언급한 ‘전문가’는 고 김재익(金在益)청와대 경제수석을 뜻하는 것이리라.김 수석은 5공 초기인 1983년까지 3년간 과감한 물가안정과 강도높은 긴축정책으로 경제체질을 다지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최근 한 대학원은 고인인 김 수석에게‘정책인대상’을 주고 세간에서는 김 수석의 강력한 정책 집행을 치켜세우는 분위기다. 또 6공때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김종인(金鍾仁)씨는 요즘 ‘현 정부정책이 자꾸 미봉책에 그친다’고 비판하고 ‘강한 구조조정을 하라’‘장관이 물러날 각오를 하고 소신있게 밀고나가야 한다’는 등의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5공 경제정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경제와 정치의 분리’였다.전 전대통령은 백지 상태인 자신의 머릿속에 첫 경제그림을그려준 김재익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고통스런 안정화정책의 성공 비결에는 그 당시 권위주의적상황을 빼놓을 수 없다.서슬퍼런 정권에 생존권 투쟁도 허용되지 않았다.노조는 1987년까지 거의 불법화되거나 형식적이었고 언론에는재갈이 물려 있었다. 필자가 처음 입사한 신문사는,대학시위 때 경찰서에서 3일 구류를살았다는 이유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로부터 해고시키라는 압력을 받았다.어느 언론사는 단순시위 가담경력 수습기자 여러명을 정부 압력으로 쫓아냈다. 화신그룹과 잡화류 업체인 대봉산업의 부도는 검열에 걸려 보도되지않았다. 전두환 대통령은 언론사 경제부장과 가진 점심 식사에서 경제강의를 늘어놓았다.“경제는 심리가 중요해요.될 수 있는 일도 안된다,안된다 하면 정말 안되는가 하면 어려운 일도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이면 되는 법입니다.그러니 언론에서도 비판만 일삼을 게 아니라정부 정책을 적극 홍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언론사들은 끽소리한마디 못했으며 정부 정책에 ‘감히’반기를 들지 못했다. 반면 6공은 어떠했나.여소야대의 정치구조와 노사분규 분출 등의 상황은 지금과 비슷하다.5공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박영철(朴英哲)씨는 “6공때 경제는 철저히 정치에 종속됐다.정치적 목표를 위해 경제희생까지 불사했다”고 혹평했다(‘비사 경제기획원 33년,영욕의한국경제’).‘세계에서 유례없는 정치논리의 승리’로 비판받는 농어촌 부채탕감이 처음 이루어지고 주택 200만호 건설방침으로 부동산경기과열을 부채질한 것이 6공 실정(失政)의 대표적 사례다.김종인씨는 “다원화된 목소리로 정치·사회적인 제약이 많아진 상황에서 정책수립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그후 해명했다. 지금은 6공의 여소야대 구조에다 5공때 각종 집단 입에 채워진 재갈이 완전히 풀린 상태다. 노조,농민,교수와 언론은 물론이고 정부 산하 국책연구원도 정부를코너로 몰 수 있게 ‘언로가 트여있다’.모두 총론으로 ‘구조조정을해야 한다’는 점은 똑같다. 그러나 누가 개혁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 것인가에서는 다 빠지고 ‘정부만 팬다’는 관료들의 볼멘소리가과장만은 아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채 5,6공 인사들이 “옛날에는 잘했다”고 말하거나 현실처방전을 제시하는 것은 듣기 역겹다.조용한 조언으로 지금 총대 멘 개혁세력을 도와줄 일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가작/ 복숭아꽃 살구꽃(I)

    [등장인물]달자(19세) 어머니(50대 후반) 아버지(60대 후반) 달분(21세) 달석(10세) 이우(19세) 아낙1(50대 후반) 아낙2(60대 초반) 최영감(60대 후반) 상빈(23세)[무대]1950년 초에서 중 사이 전쟁 끝인지라.여러모로 무질서하고 매우 어수선함,기울대로 기울어진 원두막 같은 초가.뒤꼍으로는 형성이 또렷치 않은 복숭아나무들과 살구,대추,밤나무들이 드문드문 이 빠진 듯이 서 있다. 늦은 점심 시간.효과음과 함께 막이 오르면,달자 어머니,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약단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어머니: 후후훗….(연신 입김을 불며 부채질을 하다가는 멍하니 허공을 향하고.어느 한 곳에 초점을 못 둔다.)달자: (등장.) 엄니! 잠깐 쉬세유.지가 하겠내유.부채 이리 주세유. 어머니: 이짓두 인제는 지쳤데이.언적 거정 해야 하는 것인지…? 달자: 짜증두 나게 생겼내유.하지만두 누워서 지내시는 아부지 보다야 낫지유.아부지는 5년 동안 한 번두 땅을 밟지 못 하신게.울마나답답하시겠슈…. 어머니: 와? 그 맴 모르간디.점점 빚만 불어 난게 안 글여.보리 쌀구경한 지두 언젠지 몰루는디…. 달자: 그래두,엄니,물 한 대접으루두 배부를 수 있잔아유. 어머니: 우리야 아무러면 이럭저럭 해두 괜잔은디.달석이,그 녀석이야,어디,우리 맴 같드랴?달자: 지가 영옥이네 갔다 올게유. 어머니: 차라리 안 가는 편이 더 배 부르데이,더 죽는 소릴 한게.뒤통수 따가워서 그냥 못 온단게. 달자: 우리 집 사정을 강 건너 불 보듯이 빤히 아는디 쉽게 나오겠어유. (달석이 보퉁이 들고 등장.)달석: 아이-씨,나,낼부텀 핵교 안 가구 말겨. 어머니: 또,그 놈에 납부금 땜이 안 좋은 소리 들은 겨? 누가 싸 놓구 안 주는 것 아니잔여. 달석: 그 누가 머래두.낼,부텀 증말 안 갈틴게. 달자: 니는 사내 아니냐? 사내답게 버튀어 바. 달석: 누이는 남자면 머든지 다 맘대루 되는지 아는 가배.핵교를 그만 두면 되잖아. 달자: 니,참말루 그랬다가는 혼날 줄 알아. 달석: 누이가 먼디 날 때린댜? 누이면 다 간디이. 달자: 조 녀석이,그래두,덤벼든 데이. (달석 도망가며 달자 쫓아가면서 퇴장.아낙 1 등장.)아낙 1: 그래두 재주는 있단게.약은 꾸준히다리니? 끼니는 거르면서두 말여. 어머니: 이 시간에 왼 일 인겨.(약탕기를 기울였다 도로 놓으며.) 으째,어려운 걸음을 다 한겨. 아낙 1: 우리 집 양반이 오늘은 장사가 통 안돼서 그냥 해가 지기 전에 들어 왔잔여. 어머니: 그래서,피난 나 온겨?아낙 1: 아니구먼,우리 집 양반이 술만 먹었다문 허구한 날 마누라나 다듬질하는 양반은 아니구먼. 어머니: 누가 뭐라구 핸남.와,독이 울루구 그란대.무섭데이. 아낙 1: 독이 오르긴 누가 독이 올랐다구 물어진 데이. 어머니: 아니면 말구.참말루 먼 일로 바뿐 걸음 한겨…?아낙 1: 이 집 큰 딸 시집가서 잘 사는 가벼. 어머니: 와! 뜬구름 없이 달분이 야기여.잘 살구 있구먼. 아낙 1: (방백.) 그람,우리 집 양반이 잘 못 들었는 가배…. 어머니: 이 여편네가,근디.머라구 혼자 씨부렁 거리는겨. 아낙 1: (더듬으며.) 아무것두 안여. 어머니: 점점,인젠 말 까정 더듬으며 날린 겨.,먼 큰 죄진 겨?아낙 1: 죄는 먼 놈에 죄여. 어머니: 그람,자꾸먼 와 글여…?아낙 1: 더 있다가는 무슨 벼락 맞겠데이.증말루,절벽인 겨.절벽인척 하는 겨. 어머니: 증말루,아까 부텀 먼 소리를 하는 겨.속 시끌어서 죽겠데이. 아낙 1: 오늘 우리 집 양반이 달분이가 사는 동리에 들렀다가 들었는디.달분이가 소식이 묘연 하데이,시집에서 나간 지 벌써 달포가 덤는 데이. 어머니: 시방 먼 끔찍한 소릴 함부루 지껄이구 있는 겨…. 아낙 1: 이 사람아! 자네 친정 에미 맞는 겨. 어머니: 네,이 놈에 김 서방은 멋 하구?아낙 1: 어디 그게 사위만 탓 하겠남.다 달분이 팔자가 희박 여서지. 시집 간지가 벌써 울 마나 됐어? 아마 모르긴 해두.5년이 넘어 갈겨. 아,그 집이 한약방을 해서 부족한 것은 없지만 서두 손이 워낙에 귀한 집이 아니남.그란디,여태거정 아이 소식이 읍스니…. 어머니: 어-이구! 불쌍한 것.그래,어디 간겨…? 말루는 도무지 믿을수가 업데이.낼 내가 당장 가바야 스겠데이. 아낙 1: 가바야,멀 하겠남.속만 더 디집어질 것 인디. 어머니: 그래두,가 바야.믿을 수 있겠는….(털썩.) 아낙 1: 지발! 내 말 들어.벌써 딴 여자가 주인 행새 하구 있다는디. 어머니: 우리 달분이….그람,너무 불쌍해서 어떡한 데이.(울고불고)이 년이 지나치게두 못 나서 딸년 까정 그 모양인 겨? (달자,약초 꾸러미 들고 서서히 등장.)아낙 1: 지발! 그만 줌 여….(혀를 찬다.) 약 다 탄 데이! 아까와서이 일을 어찐데이.어찐데….(아낙1,약탕기 들고 퇴장.) 달자: 이,모두가 구린내 펄펄 나는 가난 때문여.이 몹쓸 놈의 가난….왼순 겨.(어머니 부축해서 방으로 가며 울먹.) 언니! 시집살이가 대채 울 마나 매운 겨.부모 복이 읍슬라면 남자 복 이라두 있어야 잔여. (이때,마당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이우.)이우: 달자야! 니,와 그랴 ?달자: ……. 이우: 무슨 일 있었냐? 나 한티거정 말 못 할 일인감. 달자: 이우야! 울 언니 어쩌냐…. 이우: 달분 언니가 와? 시집 간 언니는 와 갑자기 찾구 글여.또,아자씨가. 달자: 그런 게 아니구.울 언니가 시집에서 쫓겨 났데이. 이우: 니,나 놀라게 할라구 시방 그짓말 하는 거지.안 속는데이. 달자: 나두,증말 그짓말 이었으면 좋겠데이. 이우: 이유가 먼 데이.착하구 얌전 하기루 소문 난 달분 언니가 와…?달자: 자슥이,먼지 그 놈에 자슥 땜이 그란데이. 이우: 증말루 어찌냐? (눈물을 훔친다.)달자: 오늘은,니,혼자 야학 가레이. 이우: 니,안 가는디.나 혼자는 싫데이. 달자: 니,그람.맴 매키는 대루 하레이. 이우: 이따가 놀러 올게…. 달자: 오지 말라구 하문은,니,집에 가다가 엉엉 울겠데이. 이우: 그라구 본게.니,내가 안 왔으면 하구 고대 나바.그치.(퇴장.)(거지꼴을 하고,달분,등장.). 달자: 잘 못 찾어 오셨구먼 유.우리 집은 아무것두 드릴 것이 읍내유.밥숟가락을 들어 본 일이 언제인지.모르건 내유. 달분: (나직이) 달자야,언니데이!달자: 머,참말,언니여! (동정을 살피며.) 대채,이 꼴이 머 데이. 달분: 누가 있는가? 바바…. 달자: (한 바퀴 돌고 와서) 아무두 없는디?달분: 그람,방으루 들어가자. 달자: 엄니,아부지! 언니가 왔슈. 어머니: 어디 보자.그 간에 울 마나 고생을 한 겨.(껴안는다.)달분: (큰절을 한다.) 시간이 없어유.일행이 기다리구 있구만유.시방북쪽으루 가는 길에,잠깐,식구들 얼굴이나 보구 갈라구 들린 거내유. 달자: 언니! 어딜 갈라고 그랴.가지 말구 우리예전 마냥 같이 살어. 야밤 여,그런 무모한 짓 하지 말어…. 달분: 걱정 말어,가는대루 소식 띠울 틴게.엄니,아부지,달석이를 니가 잘 보살펴야 한데이.너만 믿을 꺼여. 어머니: 달자,야,말대루 가지 말어.그 낯선 곳에 가서 무슨 봉변 이라두 당하면 어찌 냐? 울 마나 무서운 세상인디.(매 달린다.) 가면안 되어…. 달분: 너무,지,걱정 말 어유.(뿌리치며 뛰쳐나간다.) 지 잘 살아유…. 달자: 언니! 언니……!(암 전 )닷새 뒤,아침.달자,산에 갈 채비를 한다.낫,호미,망태든 지게를 지는중이다. 이우: 니,산에 갈라구 하남. 달자: 잠이나 더 잘 일이지 와 왔냐. 이우: 지지 베야,잠이 와야지.엊저녁 일 땜이…. 달자: 니,입방아 찌기만 여? 야학에서 신문 본 일 아무 한 태나 누설였다 가는 그 날루 제삿 날 되는 겨. 이우: 니는 나 못 믿냐? 달분 언니가 너무 불쌍 데이….그릇케 죽다니…. 달자: 쉬-이,울 엄니 알문 어뜩여.나는 속이 평화라 참는 줄 알어?가슴이 아려두 내가 더 아리구,분통이 터저두 내가 더 터진께.날,그냥 두구,가서 엄니 일이나 거들어….지발,밥값이나 줌 해바. 이우: 그라구 본게,니그,얼굴이 밤새 상였구나….산에 가서 속에 담긴 것 다 풀어 버리구,해 떨어 지기 전에 내려 오레이…!달자: 알았단게.(모두 퇴장.)(어머니,키질을 하고 있다.아낙 2 등장.)아낙 2: 왼,키질 이레이. 어머니: 어서 오세유.우리 아들 녀석이 워낙에 허기가 진 모양 여유. 논바닥에서 나락을 가져 왔는디,티가 더 많내유….틴지,쭉쟁인지.영분간이 안 가유. 아낙 2: 와! 이렇게 사람 자꾸 걸음 하게 한데? 우리 집 닷새 후,큰일 치루는 것 알구 있남. 어머니: 야,알 아유. 아낙 2: 그 때 까정 꼬옥 되아지 새끼를 가져오던가 돈을 해 오던가,잘,알아서 햐. 어머니: 미안한디,장담 못 하겠내유. 아낙 2: 이번에는 먼 수를 써서 라두 해 내야 햐….(퇴장)(달자,망태 들고 지게 지고 온다.)어머니: 산에 갔다 오는 겨? 다 큰 처녀가 산에 오르락 하면 흉햐.다음부턴 나가 갈겨…. 달자: 별 소릴 다 해유.엄니가 산에 가시면 증말 안되유.지난번처럼발을 헛딛어서 낭떠러지에서 구르면 어쩌 실라구유. 어머니: 조심 하문돼.아까 순림이 엄니가 다녀 갔는디. 달자: 와유? 우리 집엘 다유. 어머니: 널 중매 서겠다는 디? 아랫마을 김 부자 댁 머슴이 마님 친정 조카 라는디.너랑 맺어 주었으면 한데나바. 달자: (펄쩍 뛴다.) 지는 유.시집 안 갈거 내유.아니 못 가내유. 어머니: 와? 집 걱정 땜이… 글여. 달자: 아니라구는 않겠내유.(가리키며) 저 과수원을 지,힘으루 제 모습을 찾아 줄거내유.비록 시방은 전쟁 휘오리에 시달려서 엉망이지만,정성을 기울이면 곧 지 모습을 회복 할 수 있을 거내유. 어머니: 힘드는 일을 니 혼자 어떡여.설사 그릇케 한다구 하더라두,어느 세월에….아마두 빚쟁이들이 더 설칠 틴디…. 달자: 차근차근 일어서야 지유.몇 년이 걸린대두 해야 지유.산더미같은 빚두 갚아 나가구.아부지두 시설 좋은 서울 병원에 모시구 가서 병을 고쳐 드려야 하구 유…. 어머니: 그라지 말구,시집이나 가서 집안 일 일랑 잊어 버리구 편하게 살어. 달자: 지는 유.언니가 안 여유.언니야,약값 땜이 한 몸을 던졌지만두….지는 유,땀 흘려 일을 해서 태산 보다두 높구 하늘 아래인 빚을지 힘으루 반드시 청산 할 거내유…! 어머니: 언니,야기는 와 꺼내는 겨.나두 니 덕에 입하나 줄이구 싶어서 글여…!큰딸 년을 약값으루 팔어 먹구두,너무두,모잘 라서 인제는 너 거정 팔어 먹을라고 글여.(신세 타령을 한 바탕 한다.) 이 년에기막힌 인생.시상을 너무두 잘 만나서,….얼씨구∼ 절씨구∼ 지하자∼ 지화자∼ (춤까지 춘다.)달자: 엄니! 지가,입 밖으루 나 왔내유.고정 하세유. 어머니: 니그 언니는 와! 소식이 없는 겨.살았는지 죽었는지….굶지는 안는 겨?달자: 곧 먼 소식이 오겠지유.걱정 마세유. 어머니: 요새 꿈자리가 어찌나 사나운지,불길 하구먼. 달자: 언니는 잘 있으닌께.바쁘다…본께,틈이 없나바유. 어머니: 아무리 바빠두 그렇지. 달자: 가서 편지를 썼어두 북에서 여기거정은 시일이 걸리잔아유. 어머니: 참! 증말 그러겠는디. 달자: 그란게,언니 걱정은 푹 놓으세유. 어머니: 안만해두 예감이…. 달자: 엄니! 와,자꾸만 글여유. 어머니: 안만.먼일이 있것남. 달자: (호돌갑을 떨며) 그란게,걱정 마세유. 어머니: 그나저나 니는 참말루봄에 과수원에 손 댈겨? 근 십 년이나,사람 손이 가지 안아서 엄청 손이 많이 갈겨.그라구 남자 손이 더많이 필요할 겨….그 집에선 너랑 혼인만 하면 논 서마직이 선작두준다는 것 같은디.고집 피우지 말구…. 달자: 그 야기는 생각 하기두 싫어유. 어머니: 너를 위해서 그라는 건게.나중에 지발 딴 소릴 하지말어. 달자: (시원스럽게) 야.지만 믿으세유.우린 아직두 숨쉬고 있내유.어서 빨랑 봄이….아마두 시방이야,힘이 들 어두 언젠가는 잘 사는 시상이 올거내유.그란께,그 야기는 안 들은걸루 하겠어유. 어머니: 글여 맘대루 혀….나이 먹어 늙던지 말던지.(성을 내는 것처럼 망태 들고 퇴장.)달자: 야아. 이우: (등장.) 약초랑 땔감이랑 구한 겨.생각 보담 일찍 왔네. 달자: 와 ! 호랑이가 안 깨물어 가서 실망인감. 이우: 글여,늑대가 그냥 나 준 것이 천하에 악녀는 알아보던 가 보내. 달자: 그람,이 달자를 몰라보면 큰일이지. 이우: 참! 오다가 들었는디.나,몰래 시집 간다구…. 달자: 어디서 쓸대읍는 소리는 잘두 주서 들어 갔구 댕긴단게. 이우 지지베두,좋으문서….좋다구 하문 어디 빼서 간다구 하데이. 달자: 자꾸만 헛소리 할거문은 얼른 가 버려…!이우: 골난 겨.골난 척 하는 겨.니그,엄니가 벌써 반승낙을 했다구하더라.그 집 보리쌀 한 말은 더 갔다 줬다는디…? 니,참말루 모르구 있었냐. 달자: 누가 글여.니,머 잘 못 먹은 겨. 이우: 능청 그만 떨어.지지 베야,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너만 모른다구 시치밀 떼문 그게 감춰 지냐구. 달자: (주저앉는다.) 울 엄니가 증말 여?이우: 한 번 엄니 한티 확인 혀바.증말루 몰랐던 겨? 난 니가 아는줄 알구. 달자: 꺼져 버려! 아무 말두 듣기 싫어 (분노에 찬다.) 이우: (쩔쩔 맨다.) 달자야! 맘 가러 안으레이. 달자: 니가,시방,내 우수운 꼴이 재밌어서,더 보구 싶은 모양이지…. 이우 와! 글여.증말루…. 달자: 난,무슨 일이 있어두.시집이구 나발이구 안가….(방안으로 퇴장.)이우: (방백) 화가 단단히 났으니? 큰 일 이내.며칠 갈 터인디….어쩌면 좋아…! (퇴장.)(달자,다음 날부터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어머니: (방 쪽에 대고.) 글여! 굶어 죽든지,어디 맘대루 혀바.망할년,썩을 년….저 놈에 승질 머리는 대체 누굴 닮은 겨?달석: 물 이라두,지가 떠다 줄게유. 어머니: 벌써,이레째여.물 한 모금두 넘기지 안는데이.내비 나둬,그까짓 것 죽으면 뒤겉에 묻으면 된게…. 달석: 엄니,누이 죽으면 안 되어. 이우: 아직두,아무것두 안 먹어유?달석: 우리 누이 줌 어티기 해바.누이가…. 어머니: (방문 고리를 잡고) 헛간에 가서 연장 그룻 가져와.달석아!죽었으면… 송장이 썩으면 냄새나 육 먹은게…! 이우: 엄니! 지발 진정 하셔유. 달석: 끙끙….(안간힘을 다 해.방문이 열린다.)(이우,어머니,달석 모두 방으로 간다.축 늘어진 달자 아무것도 모른다.)이우: 달자야…!어머니: 야앗-야…!달석: 누이야…! 누야…. (암 전)이틀 후,저녁.달석이가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뒷짐을 지고 들어온다. 어머니,달자,마당에서 다 다린 약을 짜고 있다. 어머니: 멋 하다가 인제 들어 오는 겨.도대채 학교는 댕겨 온겨,안댕겨온겨. 달석: ……. 달자: 놀다 본께.늦었겠지유.너무 나무라지 마세유. 어머니: 요새 줌 수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디?달석: 엄니두,지가 머 나쁜 일이라두 하구 다니남유…. 어머니: 저 것 바라.(손으로 가리킨다.) 뒤에다가 황금 덩어리를 숨겼는지,구십살 먹은 할아버지 아니남. 달자: 니,아까 부텀 뒤에 멀 숨긴 겨.내 나 바바…. 달석: (더듬으며) 아무것두 아니구먼. 달자: 먼디 글여! (가까이 다가간다.) 달석: (한발 물러선다,) 아무것두 아니란게.글여…. 어머니: 머길래 글여! (나꿔챈다.)달석: (엿 가락들과 누룽지 뭉치가 떨어지자 황급히 줍는다.)달자: 이게 다 머여.( 빼앗는다.) 어디서 난겨. 달석: (방백) 말하면 안되는디. 어머니: 말 안 할겨…?달석: ……. 달자: 엄니! 안 되겠슈.부엌에 가서 부지깽이를 가져 와야 하는 가배유. 어머니: 글여. 달석: (울음보를 터뜨린다.) 으앙,으응…. 어머니: 그란다구,그냥 넘어 갈 줄 알어.(엉덩이를 때린다.)달석: 실은 아랫마을 김 부자집 머슴 성이 준겨. 어머니: 멋 여…? 달자: (머리를 쥐어박으며) 언제부터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낸 겨. 달석: 그 성! 나쁜 사람 안여.내 납부금두 내 주구.나랑두 잘 놀아준 다구…. 달자: 이제 부터는 그림자라두 쫓아다니지마. 달석: 싫어.그람,나 집에 안 들어 올겨. 어머니: 그래 나가라….(고함을 친다.)달석: (뛰어 나간다.)달자: 달석아! 달석아…! ( 달석이 쫓으며 퇴장.)어머니: 다들 지 멋대루여.어디들 멋대루 해바.아이구,내 팔자여.서방 복 읍는 년이 어디 자슥 복인들 있것남…. 박광순
  • [매체비평] 해 넘기는 정간법 개정

    △ 언론개혁 역사적 요구 외면말라. 시민단체들이 국회에 제출한 정기간행물법 개정안과 언론발전위원회설치법안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어김없이 해를 넘기고 있다.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와 공정거래법의 엄격한 적용을 요구해도 정부는묵묵부답이거나 구렁이 담넘어가는 식의 반응만 보여준다.이달에는언론개혁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차가운 거리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였건만 정부는 무반응이다.언론개혁과 언론의 정상적 활동은 모든 개혁의 전제조건이자 종착점일 수밖에 없다는한국사회의 광범위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여전히 누구도 손대지 못하는 성역이다. 경제나 남북문제 등 다른 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도 언론의 과도한 여론지배력과 무책임한 보도로 그 빛이 가려지고 말았다.올해 내내 한민족 최대의 관심을 모았던 남북화해와 협력문제는 정파적 이해의 문제로 전락해버렸다.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추진된 경제개혁이나 재벌개혁도 정부당국의 철저하지 못한 정책의지 탓으로 지지부진했지만 보수적 언론매체들의 끊임없는 딴지걸기가 그 진척을 가로막은 요인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언론이 스스로 걸어가야 할 정상궤도를 이탈하여 탈선지경에 이른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상황은 너무 심각하다.몇몇 언론사가 나서면 한국사회의 여론은 제멋대로 춤을 춘다.거대 언론은막강한 여론독점력으로 국민의 의식을 오도하고 지배한다.불순한 동기의 딴지걸기가 건전한 비판으로 위장된다.공익을 추구해야 할 언론매체가 국익은 안중에도 없고,특정세력의 세력 확대를 위한 도구 노릇이나 사익 추구에 열을 올린다.언론사주는 말 그대로 실권을 가진‘밤의 제왕’으로서 대낮의 정당한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을 행사한다.선출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언론권력은 선출된 권력보다 더 강한권력을 가지고 백방으로 설친다. 언론사가 나서서 위기와 정치혼란을조장하고, 언론 때문에 위기가 현실화할 위험까지도 있다.이러한 언론의 무책임과 난동과 횡포에 대하여 공익을 책임지고 실현시켜야 할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매체가 지적하면 정부당국자는 즉각 소신을 꺾고 허둥지둥하다가 정책은 포기된다. 정부는언론의 눈치를 보고,언론은 정부를 제멋대로 유린한다. 언론개혁정책이 없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드높다.97년 대통령선거과정에서 언론개혁정책위원회가 제시한 언론개혁 10대 과제는 당시김대중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었지만 이행실적은 공보처 폐지와 방송개혁,방송에 대한 시민참여의 확대 등을 제외하고는 미미하다.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한국기자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국민과언론인 거의 대부분이 신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이처럼 언론개혁의 열망이 사회 전체에 팽배해 있건만 정부는 언론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행동을 망설이고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언론사나 언론인의자율적 노력으로 언론상황이 개선될 수 없음은 너무도 명백하다.또고양이 타령이지만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이기 때문이다.언론개혁의 힘은 시민단체에서 강력하게 분출되고 있다.시민단체들은 2001년을 신문개혁의 해로 설정하고,다양한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의 언론개혁 요구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현집권세력은 그 역사적 의미를 꿰뚫고 언론에 대하여 좀더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류한호 광주대교수 언론정보학
  • 송파구 종량제 쓰레기봉투 없앤다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사라진다’ 송파구(구청장 李裕澤)는 24일 지금까지 종량제 봉투를 이용하던 일반주택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방법을 바꿔 수수료 납부필증을 부착한가정용 용기로 대체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풍납2동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결과 주민들의 호응도가높고 분리배출도 잘 돼 내년 초부터는 이를 구 전역으로 확대실시하기로 한 것.풍납2동 주민들은 개선된 배출방법을 도입한 뒤로 쓰레기를 뒤지는 고양이들이 사라지고 악취나 오수 발생도 없어 주변환경이크게 깨끗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종량제 봉투를 없애고 수수료 납부필증을 부착한 용기만 사용하도록한 것은 전국에서 송파구가 처음이다.1회용 종량제봉투 사용을 억제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쓰레기 수거 및 봉투 제작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제의 정착에도 도움이 된다는판단에서다. 송파구는 이에 따라 시범지역의 주택에 6ℓ 규격의 음식물쓰레기 배출용기를 일괄 배치하고 봉투값 대신 매월 ‘수집운반 수수료’ 납부필증을 종량제봉투 판매소에서 구입해 부착하도록 했다. 심재억기자
  • [대한광장] 냉전유령은 역사의 무덤으로

    세치 혀의 방자함이 이리도 현란할까.지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냉전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정체는 반공과 반(反)북한이며,시대착오적인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령은 등장해야 할 시대를 넘겨 나타났기 때문에 철지난 유령 꼴이 되었다.게다가 어린아이들까지도 유령의 정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스꽝스런 코미디 유령이 되고 말았다. 김용갑씨가 예의 철지난 유령 역을 맡고 있다.우리 사회는 1980년대중반 이후의 민주화 과정에서 김용갑씨가 내뱉은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발언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그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에 익숙한인사라는 사실도 잘 안다.그는 어느 사회에서나 가끔 발견되는,가끔은 희화적인 문학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그는언급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비판하기에는 너무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몰라도 좋은 선남선녀가 아니다.국민의 대표라는 엄청난 직함을 지닌,우리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공인 반열에 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진 사람이다.그런 그가 국회의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나라 정책을 책임지는 공당을 향해 “조선노동당의 2중대”니 “남한사회를 김정일에게 갖다바치는 통일전선전술”이니 하는 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지,어떻게 국민이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의심스럽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한 번은 비극으로,또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이 명언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1986년 가을로 돌아가 보자.역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행한 유성환의원의 ‘통일국시’발언에 대해 전두환 군사정권은 그의 국회의원 직을 박탈하고정치적으로 생매장해 버렸다.그는 단지 통일국시에 대한 총리의 의견을 물었을 뿐인데,군사정권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극우 냉전 매카시적 ‘마녀소동’을 벌인 것이다.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런데,당시 ‘마녀소동’을 연출한 냉전주의자들이 14년이 지난 오늘 화해협력적 통일정책을 펴는 여당을 조선노동당의 앞잡이로 모는색다른 냉전소동을 벌이고 있다.정말 웃기는 일이다.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한 소련이 무너졌고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남한의 국력이 북한의수십배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런 남한이 북한에 먹힌다니 “쥐가 고양이를 잡는다”고 외치는 것보다 더욱 심하다.이것이 희극이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극일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소속정당 원내총무가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모양이다.정치권은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상처받은 국민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더구나 불량한 대표자를 선출한 유권자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국회의원을 욕해야 할지 유권자들을 욕해야 할지,그가 책임을 져야 할지 국민이 책임져야 할지 혼돈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따라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국민이 대표로 선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게다가 정치권에서 제명 운운하는 것도 모양 나쁘고 실익도 없어 보인다.결국은 국민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국민이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의 반역사적이고 반통일적인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결자해지하는 것이다. 김용갑씨는 과거 한때 우리 역사가 그에게 임무를 잘못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회의원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적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더이상의 변명이나 사과는 오히려 역사에 똥칠을 하고 국민을 욕되게 할뿐이다. 유령은 십자가와 함께 무덤으로 간다.극우와 냉전과 반공의 모순적형상물인 김용갑씨 역시 냉전역사의 무덤으로 가야할 시간이다.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마지막 인간적 결단을 촉구하고 싶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희귀동물 보러오세요”

    ‘멸종위기에 처한 진귀한 동물들 구경오세요’ 과천 서울대공원은 최근 일본 및 남아프리카공화국,미국 등지로부터세계적인 멸종위기 동물 12종 36마리를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6일 일본에서 갈색꼬리감기원숭이와 필리핀원숭이, 밍크 각 1마리를 들여온 것을 비롯해 붉은목왈라비(캥거루과) 2마리도 구입했다.또 8일에는 남아공에서 코먼마모셋(원숭이과) 15마리와 카라칼(고양이과) 1마리,리카온(개과) 2마리,미국에서 타마왈라비(캥거루과) 9마리를 들여와 위생 및 질병상태 등을 검사중이다. 이어 오는 22일까지 코요태(여우과) 2마리와 올빼미원숭이,마콜(산양종류),큰개미핥개 각 1마리를 들여올 예정이다. 대공원측은 이번에 들여온 희귀동물 가운데 일부를 17일 시민들에게 첫 공개하고 나머지는 내년 봄쯤 선보일 예정이다. 문창동기자 moon@
  • [오늘의 눈] 그칠줄 모르는 금융사고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금융기관 직원들이 수억원씩 빼내 달아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국민은행 호남본부 사고에 이어 전남 무안 신협,농협 서광주지점에서 사고가 터지더니 급기야 조흥은행 광주 화정지점장이 무려 27억원을 수표로 챙겨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사건이 터졌다 하면 예탁자들의 확인성,항의성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되곤 했지만 이번 사고에는 시민들도 체념한 듯 오히려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제 광주·전남지역에서 금융사고는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무디어져서 만성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련의 사고들을 보면 유사점이 엿보인다. 우선 ‘생선가게를 맡았던 고양이’가 된 직원들의 경우 현금을 빼돌려야만 하는 압박감에 굴복했다.화정지점장 이승구(李承求·44)씨도 주식으로 10억원대를 탕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씨의 어머니김모씨(66)나 부인 조모씨(43)는 “친구들과 주식에 손을 댔는데 규모는 8억∼10억원대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투자가 붐을 이루면서 은행 말단 직원에서 지점장까지 주식을 모르면 ‘왕따’ 당할 정도였던게 현실이다.주식시장이 가라앉은 요즘 유사 사건 재발의 가능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로는 금융기관 속성상 쉬쉬하다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못막게 됐다’ 는 점이다.이번 사건도 9일 발생했지만 13일에야 윤곽이 드러났다.그 사이에 범인은 수표로 인출해 간 27억원 가운데 제일은행으로부터 5억원을 꺼내는 데 성공,유유히 해외로 도주했다.신속하게 대응했다면 현금인출도 해외도주도 불가능했을 것이다.현금인출을 놓고 조흥은행과 제일은행이 책임을 떠넘기며 다투는 모습도 볼썽사납다.조흥은행측은 이씨가 인출한 수표에 대해 지급 못할 사유를제일은행측에 금융결제원 마감 승인시각인 오후 2시50분 이전에 통보했다고 우기고 있고 제일은행은 이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잡아떼고 있다.자고 나면 여기저기서 터지는 각종 비리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게 요즘이다.이제 “밖으로 드러나는 작은 금융사고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시중은행 직원들의 말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을것 같다. ■남 기 창 전국팀 기자 kcnam@
  • [사설] 다시 공직비리 척결이다

    청와대 청소업무 담당 8급 위생직 이윤규씨가 ‘청와대 총무수석실과장’을 사칭하며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으로부터 수억원대를챙긴 사건은 말 그대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야당은 “청와대 하위직이 이런 정도면 여권 실세는 어떻겠느냐”며 연일 공세를벌이고 있고,여당은 “이번 사건으로 동방금고사건은 정권 실세와 무관함이 증명됐다”고 주장한다.정씨가 정권에 가까운 사람을 단 한명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청와대 청소 담당에게 사기를 당했겠느냐는게 그 논거다. 정씨와 이씨가 얽혀 빚어낸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허점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우리가 너나없이 일확천금(一攫千金)의 허황한 꿈에 젖어 벤처 열풍에 너무도 쉽게 휘둘리고 있으며 아직도 청와대를 사칭하는 사기가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벤처사업가를 자처하는 30대의 정씨가 불법 대출을 통해 조성한 천억원대의자금을 떡 주무르듯 할 수 있었던 것이나,청와대 과장을 사칭하는 사기가 통한 것도 우리 사회의 이같은 허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이번사건을 보는 국민들이 더없이 허탈해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비록 하위직이지만 청와대 직원이 비리사건에 연루된 사실 앞에 그동안 공직사회 비리 척결을 강도높게 추진해온 정부로서도 할 말이없게 됐다.‘어물전 망신시킨 꼴뚜기’쯤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아니기 때문이다.국민들이 보기에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개혁 의지가 일선 말단까지는 침투되지 못했다.그에따라 하위직 수준의 비리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구조화된 느낌이다.한마디로 말해서 공직사회의 정화(淨化)는 아직도 멀었다는 뜻이다.이번 사건을 놓고 야당이 벌이는 공격은 정치 공세로 치부한다 치더라도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범상한 일이 아니다.정부는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고위직,하위직을 가릴 것없이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사정을 강도높게 펼쳐야 한다. 여권도 이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직사회에 대한 사정을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한다.또한 사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기위해 먼저 검찰·감사원·국정원·금감원·국세청·경찰등 사정기관들에 대한 자체 감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한다.공직사회에 대한 사정에 앞서 사정기관의 청렴성에 대한 검증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깨끗한 고양이만이 생선가게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마디 덧붙이자면 사정기관에 대한 사정은 자체 감찰만으로 충분하지 않다.사정기관 상호·교차 사정이 필수적이다.또한 우리 사회가 부패구조에구조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는 반부패기본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 “문학으로 약자의 삶 바꾸고 싶어”

    “저는 정치가가 아니라 작가입니다.그래서 글을 통해 사회의 약자,특히 여성의 삶을 개선해 나가는 일이 평생의 임무입니다.”이탈리아에서 가장 각광받는 여류작가로 꼽히는 다치아 마라이니(63)는 9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류작가의 임무’부터 강조했다. 시와 소설뿐 아니라 희곡도 부지런히 발표하는 그는 시대와 역사에억압당하면서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을 작품에 주로 등장시킨다.노인·장애자 등 소외계층 문제를 적극 거론해 개선하려는노력에도 앞장서 왔다. “나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여성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운을뗀 그녀는 “이탈리아에서도 법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하지만 현실은여전히 남성중심적이다.여성들이 사회적 장애를 극복하려면 일에 대한 강인한 열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출산을 며칠 앞두고 사산한 충격으로 4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는아픔을 겪은 그녀는 “작품이 바로 자식”이라고 말했다.이혼 후에는이탈리아 대표작가인 알베르토 모라비아와 결혼은 하지 않은 채 15년간 함께 살았고 현재는 연하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와 사는 등 현실에서도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산다. 시집 ‘표범을 꿈꾸는 고양이’가 국내에서 출판된 것을 계기로 지난6일 방한한 마라이니는 그동안 이화여대 특강 등으로 바쁜 일정을보냈으며 희곡 ‘스트라바간차’(괴상한 사람들)공연에 맞춰 13일 모스크바로 출국한다. 허윤주기자 rara@
  • EBS ‘성인 애니메이션’ 특집방송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생각은 깨진 지 오래다.애니메이션은 이미 문화와 산업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고 장르도 다양해졌다.성인 애니메이션은 가장 활발하게 제작·발표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EBS의 ‘애니토피아’에서는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성인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방송한다. 성인 애니메이션의 장르와 세계 각국 성인 애니메이션의 특징 등을다룰 예정이다. 먼저 18일 방송되는 1편에서는 성인 애니메이션의 정의와 함께 미국,일본,유럽 및 우리나라의 성인 애니메이션의 특색을 작품을 통해 알아본다. 미국 성인 애니메이션의 효시는 텍스 에이버리의 ‘Red hot ridinghood’(1943년작)이다. 군인들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성(性)을 다뤘다.미국 최초의 X등급 성인 애니메이션 ‘고양이 플릿츠’는 월남전 파병 문제,마약과 인종차별,여성 차별 등을 다뤘고,한국 출신 피터 정 감독의 ‘이온 플럭스’는 현대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날카롭게 표현했다. 일본 성인 애니메이션은 사회 비판보다는 잔인성과 폭력성, 기묘한성 묘사가 두드러진다. 변태적인 괴물을 등장시킨 ‘우로츠키 동자’가 대표적 작품.유럽의성인 애니메이션은 사회참여적 성향이 보다 강하다.비틀즈를 주인공으로 냉전 시대를 은유적으로 비판한 ‘노란 잠수함’,마약으로 인해인류가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미개의 혹성’ 등이 유명하다. 제작진은 한국 성인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로 보고 있다. 이후 국내 최초 성인용 창작 애니메이션 ‘블루 시걸’(1994), 비디오 전용 성인 애니메이션 ‘누들누드’(1997) 등이 잇달아 상업적인성공을 거두면서 우리나라 성인 애니메이션도 부흥의 계기를 맞고 있다. 25일 방송되는 2편에서는 그동안 인기를 얻었던 작품들을 통해 성인들이 보고 싶어하는 애니메이션이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사회적 신드롬까지 만들었던 미국의 ‘심슨’,일본의 ‘요수 도시’등을 분석해 이 작품들이 성인층을 흡수할 수 있었던 매력을 알아보고 한국 성인 애니메이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장택동기자 taecks@
  • 만화전문 케이블 투니버스 캐나다 애니메이션 방영

    만화전문 케이블방송인 투니버스(채널38)는 10일부터 애니메이션 시리즈 ‘이매진’(금 밤9시30분)을 방송한다. ‘이매진’은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FBC)에 소속된 애니메이터들이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을 모아놓은 시리즈물.동화 ‘신데렐라’의등장인물을 펭귄으로 바꿔놓은 ‘신데렐라 펭귄 이야기’,모래 속에사는 샌드맨이 모래로 다양한 사물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래성’(사진),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고양이와 대전투를 벌이는 가련한 남자를 다룬 ‘돌아온 고양이’ 등 기발한 착상이 돋보이는 27개의 단편물을 볼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독자의 소리/ 무인방범기기 취급에 주의 기울여야

    사설 경비업체가 운영하는 무인방범기기를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가정집에서도 많이 설치하고 있다.이 기기는 사설경비업체와 경찰서상황실에 연결돼 있어 비상시에는 관할 파출소 순찰차가 즉각 출동하게 된다.시단위에서는 무인방범기가 울려 경찰이 긴급출동하는 일이하루 평균 2∼3건에 달하고 있으나 전체 출동건수의 90%이상이 가입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경우이다. 관공서와 사무실의 경우,퇴근할 때에는 출입문과 창문을 반드시 닫아야 한다.야간에 쥐나 고양이의 출입으로 인하여 센서가 작동되거나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면 센서에 감지돼 경찰 등이 출동하게 된다.또한 센서 밑에 대형 화분을 놓아두는 일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미세한식물의 성장도 센서에 감지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기관과 가정집의 경우에는 비상벨 버튼의 취급에 주의를기울여야 한다. 무심코 버튼을 건드리거나 장난삼아 한번 누를 경우 경찰이 출동하게되고 그사이 정말 생명이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방범기기를 잘 관리함으로써 경찰력의 낭비를 줄여야 하겠다. 신성호[정부과천청사 경비대]
  • [대한칼럼] 自虐하는 사회, 숲을 보자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은 다시 한번 절망감을 안겨준다.우리 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갖게 하기 때문이다.한 벤처 기업인의 부도덕한 범죄에 금융감독원직원까지 연루됐고 금감원이 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의 먹이 사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참담한 느낌이다. 게다가 이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정쟁은 “대한민국을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씨랜드 화재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한국사회에 절망해 이민을 떠난 이후에도 똑같은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가 잇따르는 나라,전문직종에종사하는 20∼30대가 ‘삶의 질’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나라-이나라를 더욱 절망스럽게 하는 정치인들을 보지 않는 방법으로 이민이고려될 수도 있을 듯 싶다.그뿐인가.“사고가 터지면 절대로 돈은 내놓지 말고 감옥에 가서 1∼2년 정도 몸으로 떼우는게 낫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 경제인들도 있다 한다.서민들에게서도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초기의 ‘금 모으기’같은 애국심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런 절망감은 잘못된 것이다.자신의 품위와 나라를 포기하려면 사실 지금보다 훨씬 더 일찍이 했어야 한다.하나 하나의 사건만 바라보면 희망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그것도 놀라운 속도로 말이다. 나이든 세대들은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50년대중반 미국 유학길에 호텔 욕실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을 보고 불이 난 것 아닌가 걱정했다는 이호왕(李鎬汪) 학술원 회장의 회고는 미소를 자아낸다.그러나 가슴이 서늘해지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도 많다.생때 같은 젊음들이‘의문사’로 스러져갔던 저 암흑의 시대를 생각해 보라.많은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그 시대의 어둠에 지난 2월까지 갇혀 있었던 해직교사들도 있었다.1978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사실상 100% 찬성률로 선출한 형식적인 선거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비판적인 답변을 했다고 해서 교단에서 쫓겨난 이한옥교사,그리고 유신 체제 지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직돼“안사람이 목욕탕에서 때를 밀고 식당에서 설거지 하며 겨우 생계를이어 온” 강구인교사의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 그리먼 옛날이 아님을 일깨운다. 그 엄혹한 시절을 통과하며 우리가 이루어낸 것에 우리는 자부심을가져야 한다.우리는 확실한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이루어냈고 급진전한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관계와 동북아 질서에 변화가 오고 있다.그 변화의 중심축에 서 있었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됐다.세계적 공인을 받은 우리의 저력을 평가하는데 우리자신은 너무 인색한듯 싶다.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장점을 모른다고 얘기한다.더 타임스 서울특파원을 지낸 영국인 마이클 브린씨는 “한국인들은 배울점이 많은 국민임에도 그들 자신은 스스로에게 비관적이다”고 말한다.‘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따라잡는 18가지 이유’라는 책을 쓴 일본기업인 모모세 타다시씨는 “한국인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을 보지 못했다.한국은다른나라가 100년 걸려 만든 제철소를 30년 만에 만든 나라다.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 대한 엄격함도 필요한 덕목이지만 그것이 지나쳐 자기비하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지금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도 밖에서보다 안에서 더욱 심각하다.지나친 위기의식이 외화도피로 나타날경우 “위기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비관론자가 낙관론자보다 성공하기 힘들듯이 자학하는 사회는 발전하기 힘들다.간혹 도려내야 할 썩은 나무도 있지만 한국 사회의 숲은 건강하다.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고 자신감을가져야 겠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ysi@
  • 프리뷰/ KBS2 오늘 밤11시 ‘TV문학관’

    등장인물의 어설픈 연기에 만화보다도 더 황당한 드라마,가벼운 말장난 일색인 오락 프로그램들에 질린 TV시청자라면 25일 밤 11시 KBS2에 채널을 맞춰보자.이름만으로도 유명한 ‘TV문학관-그 곳에 바람이 있었네’(극본 김병수 연출 장기오)가 오랜만에 준비됐다. 강석경씨의 ‘석양꽃’을 각색한 이 드라마는 깊은 산에 자리잡은금정암이 무대다.금정암에 모인 사람들은 큰 스님(이대로)을 제외하고 모두 사연이 있다.동암(김준모)은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일삼다 어머니에 의해 강제 출가당했다.교사인 의선(정애리)은 유부남과 사랑을 했고 그 관계를 끊기 위해 암자를 찾았다.애타게 편지를 기다렸지만 대신 사랑했던 남자의 죽음을 그의 아내가 전해주러찾아온다.영명(박지일)은 늘 깨달음에 목말라 있고 술을 달고 산다. 간암 말기인 그에게는 술이 진통제다.암자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택이네(김지영)는 시장바닥에서 생계를 잇던 중 남자를 만나 아들을 낳았지만 아들만 빼앗겼다.현세의 삶은 고해(苦海)라고 하지만,전생의업보로 그 짐을 이고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 버겁기만 하다. 서울 경기 경북 경남 전남 등 전국을 떠돌며 주왕산 월출산 지리산두타산 등지에서 촬영한 제작진의 노력이 화면에 그대로 녹아있다.전국 산자락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 가득 채워진다.TV에 비춰지는 모습이 어느 산인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제작진의 강행군 덕분에 출연진은 “앞으로 산 나오고 절 나오는 작품은 절대 안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고. 요즘 드라마에 비해 한박자 늦은 이야기 전개에 줄거리도 단순해 시청자들이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제작진은 택이네(김지영)와 ‘해탈이’라는 고양이를 통해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 애썼으나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아들이 보고 싶으면 북을 두드리거나 언덕에 올라 아들 이름을 부르는 택이네는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엄숙함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살갑게 다가온다.다양한 표정연기까지해내는 고양이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까치,법당 앞 나무에 날아드는 새 등도 모두 등장인물이 됐다. ‘TV문학관’의 빠질 수 없는 묘미는곱씹는 맛을 느끼게 하는 대사다.‘정 붙이면 도가 성글어진다’,‘한 생각을 놓으니 온 바다의 파도가 다 고요하다’ 등등.차분히 생각하면서 봐야할 드라마다. 전경하기자 lark3@
  • 국감 말 말 말

    ■선거사범은 간첩,마약사범,강력범을 잡듯이 대처해야 한다. 민주당천정배(千正培)의원이 법사위 서울고검 및 지검 국정 감사에서 검찰의 철저한 선거사범 수사 및 기소를 촉구하며. ■고양이가 맡은 생선가게….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의원이 보건복지위 건강보험평가원 국감에서 서재희 평가원원장이 원장을 맡기전운영하던 병원이 보험수가 과잉청구 혐의로 정밀 실사 대상에 올라원장으로서 부적격자라며. ■정치인 내사는 확증이 없으면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 민주당함승희(咸承熙)의원이 법사위의 서울지검에 대한 국감에서 정치인 수사는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우리 나라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정무위소속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의원이 국가보훈처 국감에서 독립운동유공자 후손에 대한 정부지원이 부족한 것을 탓하며. ■지금 청소년들에게 ‘독립운동’이라고 하면 시험문제에 나오는 어려운 암기 문제처럼 비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이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사이버 공간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요구된다며.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9)나그네살이

    *망명객 입도 반해버린 독일 빵 '브뢰트헨'. 독일에서 처음 망명 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베를린이 아니라 함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진 북해의 섬에서였다.내 친구인 독일인 조각가의 별장이 그 섬의 외버넘이라는 마을에 있어서 그곳을 몇 달동안 집필 장소로 쓸 수가 있었다.친구는 함부르크 예술대학의 교수여서 방학 때에만 그 시골집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코발스키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별장에서 살았다. 고양이는 여류시인 사라 키르쉬가 내 친구에게 선물로 분양한 수컷이었는데 독일 가정집 고양이들이 그렇듯이 거세된 놈이었다. 내가 외버넘에 살면서 처음 맛을 들인 것은 빵이었다.유럽에서 독일이 제일 맛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몇몇 가지가 있다.맥주의 다양함과 맛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고 백포도주 역시 그러하다.물론 붉은 포도주는 프랑스의 것이지만.그리고 소시지의 종류와 맛 또한 제일이다.그리고는 역시 빵이 맛이 있다.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의 바게트가 맛있는 빵으로 자리를잡았지만 사실은 프랑스 사람들도 독일 빵의 맛에는 두 손을 들 정도다.그것은 아마도 독일 평원 지대의 기후 탓도 있을테지만 좋은 밀이나오기 때문일 것이다.감자 요리와 빵은 유럽에서 제일인 듯 하다.살찐 독일 사람들을 일컬어서 ‘감자 배때기’라고 할 정도로 감자와빵을 거의 매 끼 먹는다. 독일 사람들이 아침에 먹는 빵이 저 유명한 젬멜 또는 브뢰트헨이라는 아이 주먹만한 동그란 빵이다.빵가게에서는 새벽부터 아침거리의빵을 굽는데 제 시간에 맞추어 가야만 따끈하고 맛있는 빵을 살 수가있다. 이런 사정은 파리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아침에 일찍 부산을 떨며 일어날 자신이 없는 젊은이들은 전날 저녁에 길다란 바게트 빵을사서 귀가하다가 친구라도 만나면 빵으로 서로 때리고 장난도 친다. 그렇지만 독일에서는 아침 나절에 브뢰트헨을 살 자신이 없으면 아예맛있는 아침 식사는 포기해야만 한다.그렇다고 빵가게가 멀리 있는건 아니고 대도시든 시골이든 적당한 거리에 빵가게가 한 둘씩은 있으니까 잠깐 산보하러 나가는 셈 치면 된다.빵은 부근의 정육점에서도 팔고 있어서 햄이나소시지와 함께 살 수도 있다.나는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외버넘 마을을 한바퀴 돌고나서 빵 가게로 갔다. 브뢰트헨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위에다 검은 깨나 흰 깨를 뿌린 것도 있고 너츠를 박은 것도 있다.껍질은 바삭하고 안은 말랑말랑하며기포가 가득하다.브뢰트헨 빵의 가운데를 잘라서 잼이나 버터를 바르기도 하고 치즈와 각종의 햄을 넣어 먹기도 한다.거위 간을 바르거나타타르 치즈를 바르거나 생 햄이며 양상치며 살라미 저민 것을 끼워먹기도 한다. 거리의 가판대인 ‘임비스’에서는 구운 소시지와 야채를 끼워 주기도 한다.거리에서 도로공사 같은 중노동을 하는 노동자도 소시지 끼운 브뢰트헨 두어 개에 작은 병 맥주 하나로 점심을 너끈히 해결한다.전날 사 두었다가 묵힌 빵은 오븐에 넣어 다시 구우면바삭한 맛으로 먹을 수가 있다.독일에 처음 온 어떤 이는 아침에 브뢰트헨 빵을 먹고나서 너무도 맛이 있어서 여덟 개나 먹어 치우고는하루종일 더부룩해서 혼났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점심 때에도 집에서 준비해온 브뢰트헨을 공원 벤치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가 있다.점심이나 저녁 때에 푸짐한 고기 요리와 더불어 먹는 빵은둥글넙적한 농가의 통밀 빵이 있는데 껍질이 암갈색으로 잘 익어 있다.얇게 썰어서 치즈를 넣어 겹치거나 버터를 발라 먹는데 안에는 곡물이나 씨앗이 들어 있어서 간간이 고소하게 씹힌다.그보다는 작지만역시 둥글넙적한 호밀 빵이 있다.러시아 흑빵처럼 검은 색이고 스튜나 수프와 함께 먹으면 맛이 있다. 안이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얇은 껍질의 독일 감자는 요새 갑자기 커진 우리네 감자 보다 훨씬 작다.어른 손아귀에 쥐면 달걀보다 조금커서 위로 비집고 나올 크기만 하다.나는 손칼 모양의 감자깎개를 사용하지 않고 스푼 끝으로 살살 벗겼다.이것 저것 요리해 먹기 귀찮을때에는 굵고 큼직하며 안에 입자와 고깃살이 씹히는 한뼘 크기의 소시지를 사다가 감자와 함께 먹었다.마을에는 어디에나 정육점이 있고이른바 핸드 메이드라고 하여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소시지가 있었다.벗긴 감자를 물이 자박자박한 냄비에 넣어 파슬리 가루를 뿌려서 삶아내고 소시지는다른 냄비에 물을 끓여 데쳐 낸다.데친 소시지는 기름기가 적당히 빠지고 부드러워서 아주 맛이 좋다.접시에 파슬리가파릇파릇 묻은 삶은 감자와 데친 소시지를 담고 감자에는 소금을 약간 치고 소시지에는 양념 머스터드 겨자를 바른다.차게 해두었던 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면서 감자와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 맛이 그만이다.이런 간단한 식사법은 별장의 주인인 내 친구에게서 배운 요리였다. 외버넘의 친구 별장은 이백년이나 되었다는 농가였다.지붕이 높아서선반을 만들어 이층은 다락방 침실과 서고 공간으로 쓰고 있었다.지붕은 우리네 같은 초가 모양인데 해마다 또는 해거름으로 갈아야 했지만 초가지붕보다는 영구적으로 보인다.층층으로 갈대를 덮고 그 사이 사이로 콜타르를 뿌려서 엉기게 해 놓았다.지붕의 추녀로 자른 단면이 보이는데 두께가 삼십센티는 되어 보였다.양쪽 벽과 가운데 페치카 겸 오븐이 달린 벽은 벽돌로 쌓아 올렸다. 주변에는 이런 농가가 반듯한 마을 길 좌우로 있었고 아직도 농사를짓는 집들이 있어서 낟가리가 쌓인 헛간이나 트랙터들이 세워져 있었다.또는 도시 사람들의 산뜻하게 지은 현대식 별장도 있었다. 뒷마당에는 보기 좋게 자란 사과나무 두 그루가 있어서 그곳에 해먹을 달아 매어 놓고 낮잠을 자기에 좋았다.검은 딸기 나무도 몇 그루나 있었고 그중에서도 배나무는 대단한 명물이었다.물론 길쭘하고 울퉁불퉁하게 열리는 서양배 나무였다.나는 물이 많고 시원한 우리 배와는 달리 서양배를 깔보고 있었는데 그 정원 배나무의 배 맛은 나도그랬지만 누구보다도 까마귀들이 인정하고 있었다. 외버넘의 배는 둥그런 머리부터 익어 가는데 그건 마치 무화과가 익듯이 머리 언저리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기가 막히게 향기가 나고 한입 베어 물으면 정말 잼처럼 달다.사각하면서 단물이 입 안에가득찬다.익어가는 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말랑말랑하고 먹고 나면 손에는 껍진껍진한 당분이 들러붙을 정도였다.까마귀가 아예진을 치고 배나무에서 살았다.나중에는 까마귀를 쫓는데도 힘이 빠져서 아예 포기하고 말았지만 까마귀가 한입 파먹고 풀밭에 떨군 배를주워 먹는 재미도알게 되었다.부리의 자욱이 패인 곳을 도려내고 나머지를 먹는데 역시 녀석의 미각은 대단하여 가장 잘 익은 배가 틀림없었다. 내가 있던 집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역시 농가인데 집 앞쪽만 큰 유리창을 내어 달은 작은 식당이 있었다.그 집 이층은 섬을찾는 여행자들에게 방도 빌려주는 민박 집인 셈이었다.그 집의 이름은 잊었는데 집 앞쪽에 희고 노란 장미 울타리를 낮은 목책 위에 둘러 놓았다.이른바 독일식의 ‘가정식 백반’을 하는 집이었다.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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