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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학칼럼] 끝내 수렁에 빠진 2008 대입시안

    [정인학칼럼] 끝내 수렁에 빠진 2008 대입시안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가 주도한 2008학년도 새 대학입시안이 우려했던 대로 수렁에 빠졌다.교육부가 교육혁신위의 시안을 2008학년도 대입시안으로 확정하려던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8월26일,새 입시안을 발표한 후 채 한달도 안 된 지난달 19일,‘이상’(異常)을 알아챈 것이다.한발 앞서 ‘정인학 칼럼’(9월11일자)은 문제 입시안의 태생적 오류를 지적했다.그러자 교육부는 ‘이해 부족’이라고 반론문(9월16일자)까지 보내며 법석을 떨었다.그리고 불과 3일만에 최종안 연기를 발표했다. 2008학년도 새 입시안이 양대 축의 하나로 삼은 수능은 사실상 ‘폐기 선고’를 받은 장치다.1994년 처음 도입한 이래 3년,길면 5년마다 이리저리 뜯어 고치며 껍데기만 남았다.교육부도 엊그제 반론에서 대입시를 수시로 바꾸면서 대입시에서 수능의 비중을 약화시켜 왔다고 밝혔다.성적의 등급제를 더욱 확대한 새 입시안의 수능은 시험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올해처럼 61만 149명이 지원한다면 5등급은 자그마치 12만 2000명이 넘는다.무슨 수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려낸다는 말인가.수능의 변별력을 무력화시켜 놓고 당락의 잣대로 활용하겠다는 자가당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학교생활기록부 등급제는 한마디로 1994학년도 수능과 함께 도입했다가 3년만에 폐기한 내신제를 땜질해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15등급이던 것을 9등급으로 줄이면서 대신 이것저것 평가항목만 늘렸다.학교생활기록부의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며 절대평가 방식을 11년만에 상대평가로 바꿨다.그러나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하는 학교별 실력차라는 ‘지뢰’를 알아채지 못했다.자연스레 고교 등급제 논란이 불거지자 며칠째 진상을 조사한다며 허둥대고 있다. 교육부는 2008학년도 새입시안의 변별력 논란이 증폭되자 수험생의 창의력과 미래 가능성을 측정하는 방안을 찾아내 활용해야 한다며 옥타브를 높인다.바로 그거다.문제는 창의력과 미래 가능성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사이래 없었다는 점이다.만약에 있다면 교육부가 제시해 보라.고양이 목에 방울만 달아야 된다는 공허한 억지를 언제까지 반복할 텐가.대학들이 궁여지책으로 심층면접이니 논술의 이름으로 사실상 대학별 고사를 치르고 있는 현실을 교육부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차제에 교육부를 움직이는 작동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올해 초였다.행정풍토를 쇄신한다며 22개 중앙부처 국장을 교류하면서 문제의 입시안을 비롯해 갖가지 대학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는 인적자원관리국장에 조달청 국장급을 발탁했다.교육 정책에 경제적 접근방식을 접목한다고 했다.그러나 새 입시안은 용도 폐기됐던 그것들을 망령처럼 되살렸다.기대를 모았던 주무 국장의 신선한 목소리는 기미조차 없다.대신 과장이 전면에 나섰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시 파동을 심기일전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권위주의적인 태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잘못을 지적하면 한번쯤 진지하게 점검하는 겸손을 배워야 한다.그리고 솔직해야 한다.불과 사흘 후 최종 입시안 확정 계획을 백지화하려면서 ‘기본적인 이해를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론을 매도한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권위는 다른 사람의 자발적 승인을 얻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사회적 작동 시스템이다.궁색하게 자꾸 말을 바꾼다면 돌아오는 것은 극도의 불신이다.멀리 갈 것도 없다.한국 교육이 국민적 불신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실을 보라.2008학년도 입시안 마디마디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칼맞을 캣츠

    부산지역 도둑고양이들이 단체로 ‘불임수술’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부산 영도구청은 “주택가를 배회하면서 생활환경을 어지럽히는 도둑고양이들을 생포하여 생식능력을 박탈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구청측이 불임수술이라는 강수를 두는 것은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도둑고양이들은 집밖에 내놓은 쓰레기봉투를 파헤치는 것은 물론 창밖에 내놓은 음식을 훔쳐가기 일쑤라는 것이다.구청측은 특히 도둑고양이들이 음식물을 곳곳에 숨겨두면서 주민 위생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주인없는 고양이들을 붙잡아 불임수술을 한 뒤 표식을 달아 풀어주기로 했지만 비용이 만만찮다.고양이 불임수술에는 암컷 8만원,수컷 4만원의 수술비가 들고 포획비용도 마리당 2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 [시네마천국]

    ■80일간의 세계일주 ● 감독/배우/등급 프랭크 코라치/성룡·스티븐 쿠건/전체 ● 어떤 영화? 불상을 훔친 파스파투는 경찰에 쫓기다 얼결에 괴짜 발명가 필리어스 포그의 하인이 된다.평소 필리어스의 진보적인 발명품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과학부장관은 80일동안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장관직을 건 내기를 제안하고,불상을 고향으로 가져가려는 파스파투는 흔쾌히 동행하는데… ● 이게 좋아 전형적인 성룡식 액션 영화 ● 이건 ‘꽝’ 단순한 갈등구조와 에피소드 위주의 진행.어른들이 보면 별로 안 웃김 ● 누구와 함께? 자녀와 함께 ■맨온 파이어 ● 감독/배우/등급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다코타 패닝/15세 ● 어떤 영화? 암살요원 출신인 크리시는 은퇴 뒤 죄책감에 힘든 나날을 보낸다.친구의 소개로 어린 소녀 피타의 경호를 맡게 된 그는,피타의 순진무구한 모습에 삶의 의미를 되찾아간다.그러던 어느날 피타는 유괴를 당하고,크리시는 복수에 나선다. ● 이게 좋아 순수와 냉혈한의 두 얼굴을 과장 없이 표현한 덴젤 워싱턴과,귀엽고 천진한 표정의 다코타 패닝의 연기가 수준급 ● 이건 ‘꽝’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화면과 1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울 수도.아이가 나오지만 잔혹한 복수극 때문에 가족용 영화는 아님 ● 누구와 함께? 친구나 연인 ■연인 ● 감독/배우/등급 장이머우/류더화·진청우·장쯔이/12세 ● 어떤 영화? 중국 당나라를 시간적 무대로,한 여자와 두 남자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두 젊은 관리가 반란조직 우두머리의 딸로 의심되는 홍등가의 무희를 추적하는 줄거리로,그 과정에서 신출귀몰 액션과 허를 찌르는 반전이 펼쳐진다. ● 이게 좋아 아찔하도록 강렬한 색채의 향연,화려한 액션 ● 이건 ‘꽝’ 스펙터클에 가려 볼품없이 주저앉은 사랑이야기 ● 누구와 함께 비극적 멜로가 곁들여진 무협액션을 좋아한다면 ■빌리지 ● 감독/배우/등급 M 나이트 샤말란/호아킨 피닉스·애드리언 브로디·윌리엄 허트/12세 ● 어떤 영화? 숲속 마을사람들은 정체불명 괴물이 두려워 오래전부터 울타리 밖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살아왔다.한 청년이 사고로 죽어가자 그의 애인이 관례를 깨고 숲밖으로 뛰쳐나가면서 괴물의 정체가 밝혀진다. ● 이게 좋아 등장인물들의 표정연기만으로도 일상 속 공포를 표현해내는 ‘샤말란 스타일’의 공포 ● 이건 ‘꽝’ ‘식스센스’만큼의 강렬한 반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듯.공포의 실체를 마지막 반전에서 밝히는 전개법이 지루하기도. ● 누구와 함께? ‘느린’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과는 보지 말 것 ■노브레인 레이스 ● 감독/배우/등급 제리 주커/우피 골드버그·쿠바 구딩 주니어/12세 ● 어떤 영화? 라스베이거스의 한 도박 재벌이 700마일 떨어진 뉴멕시코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에게 200만달러를 준다는 기상천외한 레이스를 제안하는데… 경주에 참여한 여섯팀의 좌충우돌 여행기 ● 이게 좋아 돈에 눈먼 인간의 탐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돈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전한 영화 ● 이건 ‘꽝’ 한 번도 폭소를 터뜨릴 만한 장면이 없다. ● 누구와 함께? 좀 큰 자녀들이나 친구랑 ■귀신이 산다 ● 감독/배우/등급 김상진/차승원·장서희·손태영/15세 ● 어떤 영화? 우여곡절 끝에 내집마련에 성공한 젊은 남자가,옥신각신 여자귀신과 소유권을 다투는 줄거리.‘인어아가씨’ 장서희가 남편을 잊지 못해 죽어서도 집을 떠나지 못하는 귀신으로 스크린 첫 나들이 ● 이게 좋아 국산 코미디에서는 보기 드물게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 이건 ‘꽝’ 웃기려고 기를 쓰는 듯한 차승원의 원맨쇼 ● 누구와 함께? 심각하지 않은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누구든 ■캣우먼 ● 감독/배우/등급 피토프/할리 베리·샤론 스톤/12세 ● 어떤 영화? 화장품 회사 광고직원이던 페이션스는 우연히 신제품 뷰린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듣게되고 그 대가로 죽임을 당한다.고양이의 신비한 힘에 의해 캣우먼으로 부활한 그녀는 더이상 예전의 소심했던 페이션스가 아닌데… ● 이게 좋아 고양이의 몸짓과 여성적인 유연함을 살린 캣우먼의 아름다운 액션은,남성 영웅 캐릭터의 액션과 다른 새로운 볼거리 ● 이건 ‘꽝’ 캣우먼으로 탄생하기까지 러닝타임의 절반이상이 소요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여성끼리면 더 좋고 ■꽃피는 봄이오면 ● 감독/배우/등급 류장하/최민식·김호정·장신영/15세 ● 어떤 영화? 직업도 없고 사랑에도 실패한 젊은 트럼펫 연주자가 탄광촌 관악부 임시교사를 맡으면서 삶과 음악에의 열정을 되찾는 이야기.‘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의 조감독 출신답게 감독은 잔잔하면서도 오래 여운이 남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 이게 좋아 소박한 삶의 참의미를 문득 깨우치게 만드는 영화 ● 이건 ‘꽝’ 느릿느릿 진행되는 드라마가 성질급한 관객들에겐 불만일 듯 ● 누구와 함께? “사는 게 재미없다.”며 투덜대는 애인이랑 ■가족 ● 감독/배우/등급 김종현/이범수·윤진서/전체 ● 어떤 영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감사용은 공개모집을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가 된다.하지만 맨날 벤치만 지키다 고작 등판한다는 게 질 게 뻔한 경기들.그러던 어느날 박철순이 20연승에 도전하는 경기에 생애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데… ● 이게 좋아 땀방울까지 보여주는 클로즈업,한 숨 뜸을 들이다 결과를 보여주는 속도조절 등 긴박감과 감동이 잘 버무려진 스포츠 경기 장면들 ● 이건 ‘꽝’ 딱 기대치만큼만 충족시키는 웰메이드 상업영화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 ■터미널 ● 감독/배우/등급 스티븐 스필버그/톰 행크스·캐서린 제타 존스/전체 ● 어떤 영화?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라코지아에서 온 평범한 남자 빅토르 나보스키.뉴욕에 가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그가 날아오는 동안 크라코지아에 쿠데타가 일어나 여권의 효력이 상실됐다.어쩔 수없는 공항 환승 라운지에서의 생활이 시작되는데… ● 이게 좋아 공항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웃음과 감동 속에 녹여냈다. ● 이건 ‘꽝’ 질리도록 자주 보아온 스필버그의 휴머니즘과 가족주의는 여전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 ■카르멘 ● 감독/배우/등급 빈센트 아란다/파스 베가·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안토니아 드첸트/18세 ● 어떤 영화?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 메림이 1845년 발표한 소설이 원작.스페인 남부 세비야를 무대로 집시여인 카르멘과 병사 돈 호세,투우사 에스카미요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내용 ● 이게 좋아 자유와 집착의 틈바구니에서 몸부림치는 격정적인 사랑,섹시한 여주인공,감각적인 화면 ● 이건 ‘꽝’ 오로지 여주인공의 심리변화에만 집중하는 극의 구도 ● 누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나쁜교육 ● 감독/배우/등급 페드로 알모도바르/펠레 마르티네즈·가엘 가르시아 베르날/18세 ● 어떤 영화? 어린시절 이나시오는 사랑하는 엔리케를 위해 신부의 성추행을 묵인하지만,성인이 돼 신부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다.현실과 시나리오를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네 남자의 엇갈리는 욕망 ● 이게 좋아 원색의 강렬한 영상과 다층적 스토리를 쫓는 재미 쏠쏠.‘내 어머니의 모든 것’‘그녀에게’를 만든 스페인 거장 감독 작품 ● 이건 ‘꽝’ 동성애라면 치를 떨거나,머리 굴리는 것을 싫어하는 관객은 절대 금물 ● 누구와 함께? 예술영화에 호의적인 친구 또는 혼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 감독/배우/등급 피터 웨버/스칼렛 요한슨·콜린 퍼스/15세 ● 어떤 영화?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화가 베르메르는 하녀 그리트에게 색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서서히 감정의 교감을 느낀다.베르메르는 결국 그리트를 모델로 세계적인 명화가 된 ‘진주‘를 남기는데… ● 이게 좋아 머뭇거리는 사랑의 긴 여운과 베르메르의 그림을 꼭 빼닮은 은은한 영상 ● 이건 ‘꽝’ 할리우드식 사랑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별 표현없는 이들의 사랑이 한없이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 누구와 함께? 인생의 깊이를 알만한 사람들과 황수정 김소연기자 sjh@seoul.co.kr
  • 할리 베리 주연 ‘캣우먼’

    ‘배트맨’속의 한 캐릭터에 불과했던 캣우먼이 당당한 주인공으로 스크린에서 신고식을 치른다.24일 개봉하는 ‘캣우먼(Catwoman)’은 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등 남성 영웅만이 활개를 치는 할리우드에 유일하게 여성 영웅이 도전장을 내민 영화다. 화장품 회사 광고직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던 페이션스는 우연히 신제품 뷰린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그 대가로 죽임을 당한다.고양이의 신비한 힘에 의해 캣우먼으로 부활한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소심했던 페이션스가 아니다.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내뱉고,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벽을 타는 능력까지 생긴 것.결국 캣우먼으로서의 운명을 알게 된 그녀는 악덕 거대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다. 자신의 억눌려왔던 욕망을 분출하면서 “자유가 힘”이라고 말하는 캣우먼의 모습은 지금껏 보아왔던 남성 영웅 캐릭터와 다르다.캣우먼이 상대로 싸우는 회사가 여성의 본모습을 인위적으로 가리는 화장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는 것도 이 영화를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읽을 수 있게 한다. 고양이의 몸짓과 여성적인 유연함을 살린 캣우먼의 액션 역시 기존의 남성 영웅들의 액션과 다른 재미를 준다.할리우드의 검은 진주로 불리는 할리 베리는 매혹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동선을 살린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화장품 회사 사주의 아내 로렐로 출연한 샤론 스톤과 할리 베리의 대결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시각효과 전문인 피토프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가수 오드리 가수 한석규

    ‘문 리버,몇 마일이나 되는 강이여! 어느 날엔가 나는 아름다운 그대를 건너가리.그리운 어린 시절의 친구들은 문 리버와 나’.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의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년)의 주제곡 ‘Moon River’의 한 토막이다.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이 극중 뉴욕의 한 허름한 아파트 옆 계단에서 한 손에 기타를 쥐고 한 손엔 애완용 고양이를 어루만지면서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면서 불러 주는 노래가 바로 ‘문 리버’이다. 그녀의 육성이 담긴 주제곡은 이 노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시골 농부의 아내였던 홀리(오드리 헵번)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자신의 신데렐라 꿈을 실현시키려는 희망을 갖고 있지만 결국 유한 부인의 정부(情夫) 역할을 하고 있었던 가난한 작가를 만나 돈보다는 진실한 애정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4명의 남자가 체험하는 성과 욕망의 사연을 담아낸 2004년 칸 영화제 개막작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마놀라 신부는 소년 이나시오가 불러주는 ‘문 리버’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동성애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문 리버의 관심을 다시 한번 촉발시켰다. 헵번 이후 연기자가 극중 주제곡을 불러 ‘노래하는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다.팬들에게는 스타들의 숨겨진 재능을 엿볼 수 있고 영화와 음반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부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극화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에서는 당시 10대 후반의 배우였던 리어나드 파이팅(로미오)이 줄리엣(올리비아 핫세)에게 바치는 연가 ‘What Is Youth’를 들려 준다.이후 사랑의 세레나데로 널리 애창을 받게 된다.니노 로타가 작곡한 곡이다. 영국 출신의 이완 맥그리거와 금발 미녀 니콜 키드먼은 주제곡을 여러 차례 불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1889년 파리의 환락가 풍경을 극화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랭 루즈’(2001년)에서 가난한 무명 시인 크리스틴역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는 뭇 남성들의 숱한 구애를 받고 있는 무희 사틴(니콜 키드먼)에게 절절한 구애의 심정을 담은 ‘Your Song’을 불렀다. 이에 사틴은 ‘여성은 화려한 보석에 약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Sparkling Diamonds’로 크리스틴의 청혼을 거절한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돈은 많지만 천박한 갑부를 버리고 그와 인생을 함께하겠다는 ‘Come What May’를 듀엣으로 불러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니콜 키드먼이 러시안 걸로 등장해 국제 결혼을 원하는 어리숙한 영국 청년을 유혹해 돈을 갈취한다는 ‘버스데이 걸’(2001년)에서는 프랭크 시내트라와 딸 낸시가 60년대 히트시켰던 ‘Somethin’ Stupid’를 로비 윌리엄스와 듀엣곡으로 취입해 프로 가수 못지않는 관심을 끌었다. ‘다이 하드’의 브루스 윌리스는 ‘Save The Last Dance for Me’를,1급 해군 비행사 타이틀을 얻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한다는 ‘탑 건’(1986년)에서는 여자 교관 샬럿(켈리 맥길리스)을 클럽에서 만난 마베릭(탐 크루즈)이 그녀를 향해 즉석에서 라이처스 브러더스의 명곡 ‘You’ve Lost That Lovin’ Feeling’을 불러 주는 장면이 삽입됐다.국내에서는 한석규가 ‘8월의 크리스마스’의 테마곡을 불러 ‘노래하는 연기자’로 눈길을 끌었다.
  • [토요영화] 동거남녀

    ●동거남녀(KBS2 오후 11시10분) 홍콩 스타 양조위와 ‘무간도’의 정수문 주연.젊은 남녀의 동거 문화와 삼각관계를 가볍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2001년에 제작됐지만 ‘옥탑방 고양이’의 인기에 힘입어 2003년 뒤늦게 수입됐다. 유명 식당의 경영자 장통채는 남부러울 것 없는 남자.반면 장난감 공장에서 일하는 데보라는 노처녀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자동차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두 사람.사고 해결을 위해 만났다가 그만 술에 만취해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해고 당하고 집에서도 쫓겨난 데보라는 장통채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113분.
  • 2집 앨범 ‘인비저블‘ 낸 러브홀릭

    2집 앨범 ‘인비저블‘ 낸 러브홀릭

    때로는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그런 면에서 3인조 모던록 밴드 ‘러브홀릭’은 자신들의 음악적 운명을 미리 점친 게 아닌가 싶다.1년 4개월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에 더욱 강한 중독성을 품고 돌아왔으니까 말이다. 러브홀릭은 2집 앨범 ‘Invisible Things’에서 때론 거칠고 강렬하게 때론 마시멜로 같은 부드러움을 지닌 ‘이중적 사운드’로 흠뻑 취하게 만든다.“우리 음악이 집중하게 만드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저도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책을 덮어요.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게 만드는,그런 힘을 가졌으면 해요.” 리더 강현민의 바람은 결코 희망사항에 머물지 않는다. ‘매직’‘선글래스’와 같은 곡에서 조금 거칠어진 기타,굴곡 강한 멜로디 라인,보컬 지선의 내지르는 듯 절제된 목소리는 빨아들이는 힘이 더욱 세졌다.1집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사실 1집 때는 밴드의 에너지가 좀 부족했어요.이번 앨범에서는 밴드의 색채가 짙어졌죠.” 이별의 후유증을 노래한 타이틀곡 ‘sky’,사랑을 갈구하는 ‘want you hear’‘동화처럼’‘너는’ 등의 노래에선 이들의 장점인,행복감에 젖게 하는 우울한 감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라디오 헤드가 주는 우울함을 좋아한다.”는 이재학이 만든 ‘blue923’은 그가 말하는 우울함의 정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곡. “우리 음반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정말 잘 만들지 않았어요?(웃음)” 강현민의 자화자찬이 아니더라도,세련돼서 범상치 않아 뵈는 앨범 재킷은 여러 번 눈길이 가게 만든다.속도 꽉찼는데 포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 아닌가.미국의 유명 여류 설치 미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샌디 스코글런드의 작품을 패러디했다. 이질감 있게 표현된 고양이는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Invisible Things)’ 소중한 것들을 상징한다.평화,사랑,음악처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들. “자신이 가진 행복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요.우리 음악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걸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됐으면….” 자신이 만든 ‘bless you’에서 툭툭 던지듯 색다른 느낌으로 노래한 지선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드를 잘 맞추는 러브홀릭에 ‘2년생 징크스’ 운운은 웃기는 말이다.오히려 음반시장에 짙게 깔린 먹구름이 불안할 뿐이다.“1집 때는 예상과는 달리 반응이 너무 빨라서 걱정할 겨를도 없었어요.지금은 생각이 많아졌죠.겁이 많아졌다고 해야 되나.(웃음)” 세상이 음악만 하고 살게 내버려 두면 안되는지. 앨범의 감상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강현민은 “음….‘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앨범’ 이렇게 써주세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빈 말이 아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버려진 동물 90%는 안락사된다

    서울시내에서 올 상반기중 6000마리 이상의 애완동물이 버려졌으며 이중 5000마리 이상은 안락사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동물 보호·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서울시 농수산유통과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현재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 4개 보호소가 관리하는 유기동물은 총 6353마리.이중 약 2%에 해당하는 158마리는 주인이 찾아갔으며 485마리는 새 주인을 찾아 무료로 분양됐다.나머지 5700여 마리는 모두 안락사 처리됐다. 시와 각 자치구는 유기동물을 보호·관리·안락사 시키는데 모두 7억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위탁을 받아 유기 동물을 보호·관리하는 강남 25시 동물병원 김상윤(39)원장은 “유기 애완견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언제까지 안락사를 시킬 수만은 없다.”고 꼬집었다.김 원장은 “외국처럼 애완동물 등록제가 빨리 정착돼 버려지는 동물을 줄이는 것이 본질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는 약 80만 마리의 개나 고양이가 6가구당 1가구꼴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기동물은 1999년 1567마리,2001년 3404마리,2003년 7389마리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멸치로 찌개를 끓인다? 놀랍다.멸치로 찌개를 끓이는 이 당연한 일을 두고 왜 놀라느냐고 묻는다면,찌개에서 멸치의 역할이 뭐냐고 되묻고 싶다.‘멸치찌개’하면 당연히 찌개거리나 어묵에 멸치를 넣어 끓여낸 국을 연상하리라.그러나 부산 기장에서는 멸치대접이 융숭해 다른 곳에서는 ‘보조’에 불과한 것이 융숭한 ‘주연’ 대접을 받는다.우린 뒤 버리는 국물용이 아니라 어엿한 생선의 반열에 올라있는 것.그 찌개라는 게 값은 단돈 5000원 정도지만,맛깔스럽기 비할 바 없는 데다 속풀이 해장에도 그만이어서 전국의 술꾼들이 부러워할만 하다.미나리와 우거지,방앗잎 등이 어울린 얼큰한 기장의 멸치찌개 맛이란. 미안하지만 기장을 벗어난 곳에서는 이런 멸치찌개를 먹기가 쉽지 않다.대형 권현망 어선에서 잡아들인 멸치는 배에서 곧바로 끓는 물에 데쳐 건멸치로 만들어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그렇다 보니 생멸치를 애써 포구까지 실어갈 이유가 없다.멸치찌개,멸치회,멸치구이,멸치젓,건멸치 등등 다양한 멸치문화가 기장에서 형성되고 있으니 가히 ‘멸치의 메카’라 할 만하다. ●봄멸치 몰려들 때면 ‘멸치축제’ 열려 멸치를 두고는 삼천포나 통영도 말깨나 하는 곳이지만 부산이란 거대 배후지가 기장멸치의 명성을 보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명성에서 기장에는 못미친다.기장 멸치는 권현망이 아니라 자망(刺網)으로 잡는다.참새가 얽혀 잡히는 촘촘한 자망에 멸치는 여지없이 대가리가 꿴다.그물에 하얗게 달라붙은 멸치를 배에서 털 수 없으니 그물을 통째로 실어와 포구에서 멸치털이를 한다.그래서 봄멸치가 몰려들 때면 아예 기장에서는 ‘멸치축제’가 열리며,곳곳에 널린 멸치를 줍는 재미도 또한 그곳만의 여락이다. “오영수 선생의 소설 ‘갯마을’의 배경이 바로 요아입니까?” “아하,그래요.갯마을은 영화로 본 적이 있습니다.영화 촬영도 여기서 했겠군요?” “영화에서 풍광 좋은 대목은 거지반 요서 찍었다꼬 봐야지.” 바다가 마주 보이는 대변 포구의 한적한 음식점에서 김진옥(66) 기장문화원장과 멸치찌개를 앞에 두고 앉아 바다 이야기로 빠져드는데,들을수록 기장의 갯내가 진하게 우러 나온다. ‘기장현읍지’에는 이곳 일대를 구포(九浦)라고 명명해 놓았다.무지포(기장읍 신암과 대변 사이),공수포(공수마을),을포(일광면 이천리),동백포(동백리),가을포(송정 일대),독이포(장안읍 문동리),월내포(월내리)를 아우르는 말이다.기장 바다를 둘러보니 실제로 만(灣)의 드나듦이 심하다.내만이 형성되어 바람이 피해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을이 들어섰다.대변항에는 기장 유일의 섬인 죽도(竹島)가 있어 포구의 바람막이와 방파제 역할까지 한다. ●공수마을 ‘멸치후리잡이’ 흔적만 남아 공수마을을 찾았다.옛 공수포가 있던 포구.어민 김소랑(63)씨는 포구에서 조금 떨어진 멸치후리어장 ‘고래기안’으로 필자를 안내했다.고래가 떠밀려온 곳이어서 이런 이름이 생겨났다.후리는 양쪽에서 사람들이 잡아끌어 고기를 잡는 어법.여름에 많이 하는데 추석이 지나 찬바람이 불면 고기가 사라진다.오늘날 공수포의 후리어업은 ‘체험관광 어업’에 지나지 않는다.그물은 어촌계에서 관리하며,뱃삯까지 포함해서 한번에 20만원씩 받고 대여한다. 옛 방식대로 배를 몰고 나가 그물을 타원형으로 드리운 뒤 한 쪽에 10여명씩 모두 20여명이 모랫벌로 그물을 잡아끈다.예전에는 ‘엄청’ 잡혔지만 지금은 망상어,메가리,고등어 등이 조금씩 들 뿐이다.주종이었던 멸치는 별로 들지 않고 있으니 멸치후리라고 부르기도 뭣하다. 옛날에는 후리로 멸치나 꽁치를 잡았다.오영수의 소설을 보면 멸치후리에서 악기를 치고 요란법석을 떨면서 멸치떼를 몰아가는데,공수마을에서는 예전에도 악기를 동원하지는 않았단다.후리는 물살이 빠르고 물이 흐린 사리 물때가 좋다.조금 때는 물이 잔잔하고 맑아 눈 좋은 멸치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보통 오후 3∼4시에 끌어당기는데,하루에 오전 오후 두번이나 그물을 드리울 때도 있다. ●왕실에까지 올려졌던 기장 미역 그러나 멸치만으로 기장의 삶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기장미역이 또한 멸치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기장미역은 기장멸치와 더불어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왜 똑같은 미역인데 유독 기장미역만 예부터 왕실 진상품 반열에 올랐을까. 기장 바닷가로 나서면 의문은 금세 풀린다.파도가 거칠다.부산을 휘돌아 동해로 치고 올라가는 모퉁이답게 파도도 강박스럽다.물살이 급하니 미역발도 드세다.게다가 기장바다는 온통 돌밭이다.크고 작은 돌이 제법 큰 여(암초)와 더불어 만을 형성한다.기장미역은 끓여 보면 그 진가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대개의 미역은 끓이면 풀리지만 기장미역은 아무리 끓여도 원형을 간직한다.물살의 힘이 미역의 힘을 만들어냈으니,이곳 산모(産母)들이야말로 천혜의 자연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기장 미역의 진실을 알려면 ‘시르게질(돌씻기)노래’를 알아야 한다.“어이샤 어이샤 이돌을 실걸려고/찬물에 들어서서/바다에 용왕님네/구부구비 살피소서/나쁜 물은 썰물따라 물러가고/미역물은 덜물따라 들어오소/백색같이 닦은 돌에/많이많이 달아주소.” 백색 같이 돌을 닦아서 미역포자가 많이 붙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은 노동요.자연산 미역이 사라지고 양식 미역이 등장하면서 이런 돌씻기노래도 사라지고 말았다.“미역이 제 스스로 나는 줄로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실게질’이라고 나무에 철정을 붙여서 바위에 붙은 잡초를 제거해야 미역이 붙지요.”국립수산진흥원의 이윤 연구관(해양미생물학)은 미역 포자가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마치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리듯 미역포자도 물결을 타고 떠돌면서 자리를 잡는다.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정작 다른 조류들이 뒤덮고 있으면 곤란하므로 돌씻기를 잘해 포자가 잘 붙도록 해야 한다는 것.“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떠돌고 있습니다.그 중 미역포자는 비교적 큰 경우지요.소금기만 있는 바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바위 잘 닦아야 미역 많이 자라 요즘도 천연미역이 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미역씻기 자체가 워낙 고된 노동이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산을 포기하고 대량 생산체계인 양식으로 바꿔 미역을 길러낸다.다행히 명맥은 아직 끊이지 않아 인근 두호와 항리에서는 아직도 천연미역을 채취한다.미역은 아무 곳에서나 나지 않는다.‘미역밭’이라 해서 바닷물 속에도 바위마다 밭이름이 정해져 있고 소출량도 다르다. 이곳 대변에도 벌목암,외지암,사전암,우모암 등 바다 속 미역밭이 제각각이다.그러다 보니 그 밭에서 미역을 길러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추잠’이라는 투표를 통해 미역밭을 할당하곤 한다.민주적 방식이므로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 없다.일단 그 해 자신의 밭이 결정되면 손수 시르게질을 비롯,온갖 품을 들여 ‘미역농사’를 짓는다.사적 소유와 다른 어촌의 공동체적 삶이 ‘총유(總有)적 경영’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얕은 밭의 미역은 썰물때 낫을 들고 들어가 베어낸다.하지만 미역숲이 주로 수심 6m쯤 되는 곳에 이뤄져 대부분은 썰물이라 해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해마다 가을이면 마을의 ‘선두’가 멀리 제주도까지 가서 잠녀들을 모집해 온다.잠녀들은 떼를 지어 마을로 들어오는데 한창 때는 대변항에만 100명이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잠녀들은 선두에게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미역베기에 나선다.가을부터 5월까지 잠수일을 하다가 돌아간다.엄동설한에도 주저없이 물로 뛰어드는 잠녀들이 없었더라면 기장미역의 명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이렇게 일한 잠녀들에게는 생산량의 5분의 1 정도가 지분으로 할당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시르게질·잠녀 8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시르게질도 사라지고,잠녀들도 오지 않는다.압도적 생산량을 보장하는 양식 줄미역이 등장하면서 천연미역은 점차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지금도 춘궁기의 미역을 ‘밥줄’로 생각한다.보릿고개에 어김없이 굶주린 뭍의 생명을 구하곤 했던 까닭이다.예나 지금이나 기장시장과 좌천시장,동래시장 등에 가면 기장에서 생산된 미역과 멸치,그리고 다시마,갈치 등이 좌판을 장악하고 있고,어촌 노파들은 좌판에 손수 뜯어말린 미역이며 멸치 등속을 내어 판다. 기장군청을 찾으니 “아침이 좋은 고장”이란 슬로건이 눈에 띈다.실제로 기장의 명소 1번지로 꼽히는 시랑대(侍郞臺)에서는 정말 아침다운 아침을 만날 수 있다.차성 8경의 하나로,돛단배가 멀리서 포구로 들어서는 원포귀범(遠浦歸帆)의 뛰어난 경관이었으니,가히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어 즐길 만한 곳이다.시랑대에 견줄 만한 명승지가 곳곳에 널려 있다.고려말 정몽주와 이색 등이 찾아 즐겼다는 삼성대,일출 경관이 뛰어난 적선대,윤선도의 유배지로 추정되는 황학대 등이 그곳이다 ‘교남지’에 따르면,대변 앞바다의 죽도도 예전에는 손꼽히는 명승지였다.뛰어난 경관에다 신선한 미역과 멸치,갈치떼가 살아움직이니 아침이 좋을 밖에. 이렇듯 풍요로운 곳이었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장민의 삶이 얼마나 참담했던가를 금방 읽어 낼 수 있다.임진왜란 때는 “남녀노소는 물론 개·고양이 할 것 없이 살아있는 모든 것이 살육을 당했다.”고 해 지금도 ‘혈제(血祭)’라는 말로 기억될 정도다.그 때 왜장 구로다 나가마사(黑田長政)가 쌓은 왜성이 지금도 이곳에 남아있다.왜란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시시 때대로 왜구들이 떼지어 몰려와 사람을 해치고 산물을 약탈해 갔다.오죽했으면 의병장 김산수·김득복 부자가 죽으면서까지 무덤을 기장 해변에 둬 사후에도 왜구를 지키게 해달라고 유언했을까.
  • [儒林 속 한자이야기] (34)

    窮 奇(궁기) 儒林 163에는 ‘窮奇’(곤궁할 궁,기이할 기)가 나온다. 중국 고대 堯(요)임금 시대에 사방에는 渾敦(혼돈),窮奇(궁기),도올( ),도철()이라는 사악한 괴물이 살고 있었다.그 가운데 窮奇는 凶暴(흉할 흉,사나울 포)한 호랑이의 모습에 앞다리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달려 있어 하늘을 날아다녔다.성격도 괴팍하여 사람들이 싸움을 하면 올바른 쪽을 잡아먹는가 하면 악인에게는 산 짐승을 잡아 보내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窮’자는 穴(구멍 혈)과 躬(몸 궁)을 합하여 ‘다하다.’라는 뜻이 되었으나 점차 ‘궁구하다.’‘궁색하다.’‘난처하게 만들다.’와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窮餘之策(궁여지책),窮地(궁지),追窮(추궁)이나 ‘窮鼠齧猫’(궁할 궁,쥐 서,물어뜯을 설,고양이 묘)라는 成語(성어)에서 쓰인다.중국 漢(한) 武帝(무제)는 財政(재정) 危機(위기)극복과 기득권층 制壓(제압)을 위해 소금·철의 생산을 직접 국가가 管掌(관장)하였다.기득권 세력의 불만이 擴散(확산)되자 昭帝(소제)는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고급 관료들은 專賣制度(전매제도)와 엄정한 法治(법치)의 당위성을 주장하였다.반면 지식인들은 ‘쥐는 고양이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는 고양이를 물 수도 있다.’는 말로 反駁(반박)하였다. 이와 같은 연고를 담고있는 ‘窮鼠齧猫’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뜻으로,‘아무리 약자라도 궁지에 몰리면 강자에게 必死的(필사적)으로 抵抗(저항)함’을 이르게 되었다. 다음으로 奇(기)자에 관해서 살펴보자.奇의 본래 뜻은 ‘절뚝거리다.’라고 한다.두 발을 뻗고 서있는 모습인 大(대)와 ‘할 수 있다.’는 뜻인 可(가)자가 조합된 데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이것이 ‘이상하다.’‘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이자 본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만든 글자가 (절름발이 기)자이다.奇妙(기묘),奇想天外(기상천외),奇貨可居(기화가거)등에서 쓰인다.奇貨可居는 진기한 물건은 잘 간직하여 나중에 이익을 남겨 판다는 뜻으로,‘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른다.‘史記(사기)’의 ‘呂不韋列傳(여불위열전)’에 나오는 고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말엽 秦(진)나라에는 큰 무역을 하는 呂不韋(여불위)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사업상 趙(조)나라의 도읍인 邯鄲(한단)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이곳에 진나라 昭襄王(소양왕)의 손자인 子楚(자초)가 人質(인질)로 잡혀 초라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여불위는 ‘이 사람을 잘 이용하면 커다란 이익을 챙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자초를 찾아간 여불위는 본국의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였다.머지않아 父君(부군)인 安國君(안국군)은 소양왕의 왕위를 계승할 것이고,안국군은 본부인 소생의 아들이 없기 때문에 庶出(서출)이 후사를 이어야 한다고 보고,자초가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後援(후원)을 약속하였다. 본국으로 돌아온 여불위는 화양부인을 비롯한 고관들을 매수하여 자초의 태자 책봉에 성공했다.자초가 왕위에 오르자,여불위는 재상의 자리에 앉아 無所不爲(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하고,이미 자신의 자식을 懷妊(회임)한 趙姬(조희)까지 왕에게 넘겼다.그리고 조희가 낳은 아들 政(정)이 始皇帝(시황제)가 되었다.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
  • [세상에 이런일이]개들은 가라니깐

    턱시도를 입고 뉴욕 맨해튼의 갓 개업한 식당에 앉아서 자신에게 인사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인다.그리고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 바닥에서 뒹굴다가 발을 핥는다? 뉴욕 맨해튼에 지난 17일 개업한 미아우(meow) 믹스 카페의 모습이다.고양이 전용 카페답게 고양이 울음소리(meow)를 카페 이름에 썼다.미아우 믹스 카페 회장인 리처드 톰슨은 “우리의 목적은 고양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서로 사귀게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애견카페는 있지만 애묘(猫)카페가 없는 것이 서운했던 고양이 애호가들은 개업 당일 30명 이상 몰려왔다.고양이 음식회사인 세카우서스가 고객들에게 홍보를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고] 통 큰 지도자 그립다/김병관 서울시재향군인회장·창작수필문인회장

    하나의 행함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인생행로에서도 오늘 나의 행위가 내일 나의 일에 영향을 주게 되고 현재 나의 모습은 지난 세(世) 내 업의 결과라고도 한다. 중국 선종의 초조인 달마대사께서 설하신 ‘이입사행(二入四行)론’ 중 보원행편에 의하면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이것은 아득한 전생부터 지말(枝末)을 따르고 미망의 세계를 헤매면서 업을 지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달가운 마음으로 감내해야지 원망을 해서는 아니 된다고 하였다.이것을 카오스 이론에서는 피드백(feed-back),즉 되먹임 현상이라 하고 있다.먹고 먹히면서 무한의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 우주의 질서이기에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결론이다. 정글이나 심해에서는 어김없이 강자가 약자를 유린하는 약육강식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여기서도 통합조절되는 기능은 분명히 있다.하지만 결국 강자는 업보를 피할 수 없게 되고 약자는 희생당한 만큼의 영원불변한 에너지를 얻는다.약자가 강자로 바뀌는 것도 순환의 법칙에 의해 시간을 다투어 이루어지는 것이다.세계 역사를 보아도 영원한 강자로 군림한 나라가 없는 것을 보면 강한 것은 반드시 쇠한다는 이치를 느끼게 한다.강자의 역할 이면에는 반드시 강자의 업보가 따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너무나 잘 알려진 보수와 진보의 대표적 논객 네 분이 만나 이라크 파병문제를 놓고 무려 세 시간에 걸쳐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미국의 국익을 위한 명분 없는 전쟁에 우리가 왜 희생되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진보 측과,세계평화와 한·미동맹의 실천으로 국익을 위한 파병의 대의는 분명하다는 보수 측의 갑론을박이 결론 없이 끝나고 말았다. 마치 힘센 고양이를 쥐들이 나쁘다고 욕하고 대들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측과 고양이를 이기려면 고양이와 친해지면서 힘을 기르든지 아니면 고양이를 대적할 만한 천적과 동맹을 맺어야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서로 우기는 것과 흡사해 보였다. 근자에 와서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국론이 분열되어 반세기 이상 지속되어온 한·미동맹에 균열이 일어나자 이를 재빠르게 포착한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지나치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는 급진정책들이 기업과 자산계층의 외면으로 결국 서민경제가 파탄나는 현상과 같이 외교든 경제든 균형 감각을 상실하게 되면 이와 같이 엉뚱한 결과가 초래되기 마련이다. 물이 흐르다 보면 넘치기도 하고 막혀서 갈증이 나는 곳도 있기 마련인데 성미 급한 김에 억지로 막힌 곳을 뚫어 내다보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 되고 만다. 우주의 통일성,즉 하늘의 계산법이 엄존한다는 사실을 신뢰하지 않고 모든 현상을 세상의 계산법만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욕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수많은 역사는 증명한다.당초에는 야당 대표를 겨냥한 듯한 친일 과거사 청산 문제가 여당대표에게 부메랑이 되어 버렸다.결국 생태계의 일원인 우리 인간 역시 먹고 먹히는 대자연의 법칙 앞에 겸허해져야 한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만 같다. 끝간 데 없는 극한대립과 무분별한 욕구분출이 결국 더 큰 되먹임 현상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불완전한 인간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그래서 우리는 다소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가 발전과 미래를 생각하며 다양한 세력을 포용해 더 큰 힘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통 큰 지도자를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김병관 서울시재향군인회장·창작수필문인회장
  • [씨줄날줄] 덩샤오핑 탄생 100년/이기동 논설위원

    중국인들은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중 누가 더 위대한가라는 우문에 절대 한 사람을 꼬집어 답하지 않는다.마오가 신중국을 건국했다면 덩은 중국인민들이 잘 사는 길을 열어 준 분이라는 모범 답을 내놓을 뿐이다.하지만 베이징의 지식인,심지어 거리에서 만나는 일반인들과도 잠깐만 이야기해 보면 덩에 대한 존경의 마음 저편에 마오시대의 악몽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22일로 덩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이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는 소식이다.곳곳에 추모전시회가 열리고 쓰촨(四川)성 생가에는 중국 지도부와 일반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빈곤은 사회주의가 아니다.”“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책속의 사상에서 해방되라.”등등….어록만 봐도 개혁에 대한 그의 집념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만년의 마오는 중국인들의 의식속에 계급의 적이 만든 음모가 숨어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1966년 8월,그의 명령에 따라 시작된 문화혁명은 중국인들의 의식에 자리한 모든 기존관념에 대한 파괴작업이었다.역사와 상식을 뒤집는 것이었다.평등주의 슬로건 아래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재교육됐다.그 북새통에 덩도 고깔모자를 쓴 채 베이징시내를 끌려다녔고,그의 장남은 대학옥상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됐다. 덩은 합리적인 인물이지만 자기가 당한 일들을 평생 잊지 않았다.1976년 마오가 죽고,장청(江靑)의 사인방 일파를 몰아낸 뒤에야 덩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부유한 중국건설의 꿈이었다.주자파(走資派)타도를 외친 홍위병들의 가르침 대신 덩은 ‘못 사는 게 사회주의가 아님’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그것은 마오와 홍위병들이 중국사회,중국인들의 의식에 단단히 박아놓은 평등주의의 못을 뽑아내는 힘든 작업이었다. 중국인들은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러워하고,어떤 이들은 지금도 분노에 떤다.덩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그들의 마음에는 이렇게 과거의 악몽과 그 미몽에서 자신들을 구해준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우리는 이웃나라 지도자를 통해 통찰력을 가진 지도자 한명이 이루어낸 힘을 본다.중국이 겪은 시행착오와,추모의 발길에 담긴 역사의 교훈을 다시 생각한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대륙 달구는 덩샤오핑 추모 전시실 관람객 하루 1만명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2일 탄생 100주년을 맞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진정한 ‘국부(國父)’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인상이다.개혁·개방의 총설계자로서 ‘중화부흥(中華復興)’의 기틀을 마련한 덩샤오핑이 ‘혁명의 아버지’격인 마오쩌둥(毛澤東)을 제치고 중국 현대사의 최고 인물로 추앙받는 분위기라는 뜻이다.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옆 국가박물관 내에 최근 개막된 덩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실에는 하루에 1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덩의 고향인 쓰촨(四川)성 광안(廣安)현에는 이미 올 들어 수백만명이 방문했고 ‘덩의 고향에 나무 한 그루 심기’ 운동은 지금까지 10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까지 100종 이상의 출판물 발간과 기념 행사 등을 보노라면 7년전 사망 당시 붙여진 ‘융추이부슈(永垂不朽·영원불멸)’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동상을 세우지 말라.”던 그의 유언을 거슬러 광둥(廣東)성 선전과 쓰촨성 청두(成都),베이징(北京)의 중화세기단(中華世紀壇)엔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탑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중국 대륙을 달구는 이러한 추모열기는 개혁·개방의 노선을 이어받은 4세대 지도부의 전략적 측면과도 맥을 같이한다.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중화(中華) 민족주의를 고취,국민적 단결로 연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신화통신 등 모든 관영매체는 이달 들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덩샤오핑 관련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국영TV인 CCTV는 4∼5개 채널에서 ‘샤오핑 하오(小平好)’ ‘백년 샤오핑’ ‘샤오핑 10장’ ‘영원한 샤오핑’ 등의 프로그램을 동시 다발적으로 방송 중이다. 최근 개혁·개방 20여년동안의 성과를 집대성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사전’의 발간도 의미심장하다.‘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된다.)’이나 ‘선부론(先富論·부유할 수 있는 사람부터 부유해져라.)’ 등 덩의 어록을 집대성한 이 사전은 문화대혁명 당시 개인 우상화에 활용된 ‘마오쩌둥 어록’이 상기되는 대목이다.중국 지도부들의 추모 행렬도 볼 만하다.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13일 덩의 고향인 쓰촨(四川)성 광안(廣安)현을 방문,“덩샤오핑 동지의 중국 혁명과 건설,개혁사업을 이끈 고귀한 정신은 우리들의 앞길을 격려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쩌민(江澤民) 당 중앙군사위 주석은 최근 제막한 덩샤오핑 흉상에 친필을 남겼다.권력 서열 2위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임위원장과 3위 원자바오(溫家寶) 등 수뇌부들도 덩 기념전시관을 줄줄이 방문했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부정부패,금전 만능주의 등 중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뇌관들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는 덩샤오핑이 후대에 남긴 숙제들이다. oilman@seoul.co.kr
  • [길섶에서] 개팔자/오풍연 논설위원

    나른한 여름 날 오후.큰 대청마루에서는 할머니가 손자를 껴안고 오수를 즐긴다.할아버지는 퇴침을 베고 사랑방에 누워 드렁드렁 코를 곤다.머슴들은 처마 밑 절구를 등받이 삼아 새우잠을 청한다.이렇듯 옹색한 사람의 낮잠에 비하면 개들은 형편이 훨씬 낫다.심술궂은 주인을 안 만나면 늘어지게 낮잠을 잘 수 있으니 말이다.그래서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했던가. 요즘 들어 애완동물은 더 호강한다.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에 대한 주인들의 집착은 놀랍다.별별 희한한 상품들도 선보이고 있다.애완동물용 생수,강아지 요가,애완동물 보험,화장실 시트,신원확인용 DNA키트,강아지 선글라스 등.그러다 보니 각종 아이디어와 함께 관련산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최근 영국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애완동물 부고란이 등장했다.한 줄당 광고비용은 11.88파운드(4만원)로 사람의 부고광고 비용과 동일하다는 것.머잖아 애완동물용 수의(壽衣)까지 나올 판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라.독거노인,소년·소녀 가장 등이 우리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린다.동물보다 이웃을 더 멀리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MBC 22일부터 ‘오리무중’ 시청자와 함께 푸는 추리쇼

    MBC는 기상천외한 사회현상을 추리를 통해 풀어보는 정보오락(infortainment)프로그램 ‘오리무중(연출 민운기)’을 오는 22일 오후 10시35분 방영한다. 개그맨 박수홍과 탁재훈이 진행자로 나서는 ‘오리무중’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놓고 패널과 시청자가 함께 문제를 푸는 본격 추리쇼.시청자들에게 미리 정답을 알려주고 패널들이 문제를 푸는 기존 퀴즈 프로그램과 달리 정답은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이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시청자 반응이 좋으면 가을 개편에 맞춰 정규 편성할 예정이다. 22일 방송에서는 안재환 홍록기 조은숙 박상민 지상렬과 이병훈씨 등이 패널로 참여해 걸쭉한 입담과 재치있는 답변을 쏟아낸다.이날 방송에서 첫번째 미스터리 문제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거리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그 실체를 밝혀라’.사전녹화에서 박상민은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잡히지 않은 범인이 러시아로 갔다.”고 말하는가 하면 조은숙은 “범죄 현장에서 흉기를 부착한 고양이를 줄에 매달아 건물에서 내던진 것이다.”라는 답변으로 출연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영화 어때요]스크린 할퀸 ‘가필드’

    1978년 짐 데이비스가 신문에 연재한 이래 23개국어로 번역돼 60여개국 2570개 신문에서 2억6000만 독자를 거느린,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가필드.뚱뚱하고 게을러터졌지만,사고를 친 뒤 동그래지는 눈과 무안한 듯 씩 웃는 귀여운 모습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오렌지색 가필드가 스크린 속으로 껑충 뛰어들어왔다. 영화 ‘가필드’(Garfield·19일 개봉)는 실사영화지만 가필드만은 CG의 산물.3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해 바람에 날리는 털과 콧수염의 움직임까지 잡아냈다.‘인어공주’‘라이언 킹’의 CG감독 크리스 베일리의 지휘 하에 ‘닥터 두리틀’의 시각효과팀이 1년동안 컴퓨터에 앉아 가필드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가상이지만 다른 등장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될 정도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는 재미와 교훈이 적절히 배합돼 온가족이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주인인 존(브레킨 마이어)의 사랑을 듬뿍받는 가필드는 푹신한 쇼파에서 TV를 보거나 동네 고양이들을 괴롭히면서 보내는 게 하루 일과의 전부다. 하지만 존이 동물병원 의사 리즈(제니퍼 러브 휴이트)의 부탁으로 강아지 오디를 데려오는 순간,가필드의 ‘상팔자’는 하루아침에 추락한다.존의 사랑을 오디가 뺏어갔다고 생각하는 가필드는 급기야 오디를 한밤중에 쫓아낸다. 말썽꾸러기 가필드는 동생이 생겼다고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닮았다.평소 집 밖으로 한 발자국 걸어나가는 것도 싫어했던 가필드가 오디를 찾겠다며 도시를 헤멘 뒤 결국 큰 일을 해내는 과정은,그런 아이들에게 가족의 사랑과 성장의 의미를 일깨우는 계기가 될 듯 싶다. 그렇다고 ‘애들용 영화’만은 아니다.존과 리즈의 따뜻한 사랑과,가필드의 흥미진진한 모험은 성인 관객에게도 재미를 준다.“고양이가 개를 구한다구?”라며 본능에 어긋나는 행동에 감동한 동물들이 가필드를 돕는 장면,돈만 밝히며 오디를 학대하는 TV진행자의 우스꽝스런 모습 등도 어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바로워즈’의 피터 휴이트 감독.가필드의 목소리는 ‘사랑에도 통역이 되나요?’의 빌 머레이가,한국어 더빙판에서는 개그맨 김용만이 연기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진상규명 필요한 미제사건

    여권의 의중에 담긴 진상규명 대상 과거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상규명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여권은 17대 국회에 제출할 법안으로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법 등을 비롯해 ‘미제(未濟) 사건’으로 남은 채 논란에 휩싸여 있는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신체제에서의 각종 의혹사건들이 중점 조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4년 선고 20시간만에 8명의 사형을 집행했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남민전 등 조직 사건 및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이른바 ‘동백림 간첩사건’ 등의 조작 과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종길 박사와 장준하 선생의 죽음의 경우 의문사위가 조작 사실을 밝히며 최소한의 실체에 접근하긴 했지만 은폐·조작 과정과 책임 관련자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궁에 휩싸여 있어 추가 조사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 핵심 의원은 “상황에 따라서는 정수장학회 외에 육영재단과 영남대 설립과정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계된 사건들에 대한 조사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움직임에 맞춰 과거사 진상조사와 관련된 시민단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일부 단체들은 과거사 청산을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이미 2차례 회동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모임을 갖기로 했다.다음달 3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국회에 계류된 13개 관련 법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회에 과거사진상규명 특위를 설치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정득 사무국장도 “국회 및 국정원의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시장이 믿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장이 믿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화가가 전시회를 가졌다.화가는 분명히 호랑이를 그렸는데 관람객들은 모두 고양이라고 한다.그러면 그 그림은 호랑이일까,고양이일까.화가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지만 고양이가 정답이다. 지금의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다.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나 정부내 기류와 언론을 통해 바깥으로 비치는 풍경은 전혀 딴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건강한 자본주의,즉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봉자임에도 오해와 불신이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림의 사례처럼 노 대통령과 여권은 억울하더라도 시장의 시각을 수용해야 한다.그래야만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각종 실물지표가 곤두박질치고 고유가 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진다고 해서 한국 경제가 처한 국면이 위기라는 뜻은 아니다.위기의 징후가 뚜렷한 만큼 경각심을 갖고 타개책을 강구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그런 맥락에서 볼 때 경제 위기냐 아니냐,스태그플레이션이냐 아니냐는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논쟁이 논쟁을 낳고 의문이 꼬리를 무는 것은 시장과 당국 사이에 인식의 간극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실례로 지난달 31일 전경련 주최로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과 기업인들의 설전을 든다.문민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 의장은 “정부 정책의 혼선 내용이 무엇이냐.구체적으로 적시해달라.”고 되물었다.그러자 기업인들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거명하며 분배 우선 시각을 질타했다.기업과 가진 자들은 성장 우선이라는 홍 의장이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말보다는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 정착이라는 이 위원장의 말에 촉각을 더 곤두세운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몫을 빼앗아 나눠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래서 나타난 현상이 자본과 인력의 해외 이탈이고 투자와 소비 유보다.이러한 기류는 3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소비 심리에서도 확인된다.시장 심리가 이렇다면 ‘불확실성을 구체적으로 밝혀라.’라는 다그침은 허공에 대고 주먹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어떻게 하면 막연한 불안심리를 해소하느냐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일부 민간경제연구소와 야당은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통해 소비 여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금리와 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이 경기조절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마당에 남은 것이라곤 재정과 세제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극도로 위축된 시장 심리를 그대로 둔 채 경기진작책을 동원해봐야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올 상반기에 20여차례에 걸친 경기진작책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그렇다면 심리치료책이 선행돼야 한다.시장경제를 사수하겠다는 이벤트성 선포식이어도 좋고,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처럼 시장이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친시장,친자본 정책 추진이어도 좋다.선봉에는 노 대통령이 서야 한다.그래서 돈 가진 사람에게 마음대로 써도 된다,경영권은 절대 침해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동북아 구상’ 등과 같은 장밋빛 구호보다는 시장 심리를 치유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대책을 담아야 한다.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방향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노 대통령은 여권에서 시장경제와 역행하는 불협화음이 날 때 시장경제 쪽으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우리 경제가 지금 난치병을 앓고 있다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아직도 희망은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옥순은 임신을 확인하고 어이없어한다.옥순은 수술할 결심으로 병원에 갔다가 오히려 자궁에 생긴 작은 혹을 발견하게 되고,늦둥이가 효자라는 소리만 듣는다.영환은 옥순에게 옛날에 못갔던 신혼여행을 가자며 여행권을 들고 온다.기가 막힌 옥순은 성훈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해 버린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불법 이민자들이 많은 멕시코 자보텍 마을은 예전엔 가장 부유했던 지역이다.그러나 사막화가 진행돼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다.밀입국에 성공한 이들은 큰 꿈을 갖고 있지만,이들을 기다리는 현실은 인종차별과 저임금뿐이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9시20분) ‘소년에게 길을 묻다’ 코너에서는 슈테판 슬루페츠키의 ‘노박씨 이야기’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는다.사랑에 빠진 사람들,사랑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들,또는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듯.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친일 진상 규명법안.지금 이 법안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17대 국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과연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다.‘고양이를 부탁해’,‘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해진 북성동 마을도 찾아가 본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여름 별미 국수 대결,열무국수 대 물회국수의 맛대결을 선보인다.아삭한 열무김치와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이 국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열무국수,담백하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물회국수의 맛대결을 보여준다.김세환 김성경 신정환 안선영 한상일 이화선 등이 출연한다. ●도전!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30분) 탤런트 장세래가 삶의 원형을 간직한 채 원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바루쿠족’을 찾아 간다.일반인 5명의 미국 그랜드캐니언 탐험도 선보인다.5명의 탐험대원이 펼치는 콜로라도강 대탐사.콜로라도강을 따라 시작한 400㎞의 대장정,그 험난한 여정이 공개된다. ●무인시대(KBS1 오후 10시10분) 최충헌은 도방 군사들이 황도의 경계를 서야 한다는 핑계로 조련받지 않은 백성들을 징발하고,이에 충당할 재물은 사찰로부터 강제로 징수한다.이에 불만을 품은 승려들이 최충헌 암살을 기도하고,최충헌은 그 배후로 정숙첨을 지목하여 가혹하게 형문한 후 유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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