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고양이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경제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전자제품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공기업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가중처벌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59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1)동물을 사랑하는 길

    ■ 생각 열기 ●개를 먹으면 야만인일까? 우리나라에서 개를 먹는 것은 불법일까? 개는 축산법적으로 소, 돼지와 같은 식용 가축이다. 그러나 축산물가공처리법에서는 가축이 아니다. 따라서 개를 도살하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런 모순된 현상은 개를 바라보는 두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88올림픽이 열릴 무렵, 외국의 눈을 의식한 정부는 개고기 음식점들을 뒷골목으로 몰아냈다. 업소들은 영양탕, 사철탕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이 개고기를 먹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먹는 개와 기르는 개가 다르며,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임을 주장하며 알렸다. 점차 애견인구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애견인구 육성에 도움이 되는 법제도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외국을 의식하는 입장과 개고기 찬성론자의 대립에서 이제는 국내에서도 의견이 나뉘게 되었다.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위생적인 유통체계를 갖추면 인천 장수동과 산곡동에서 일어났던 일명 ‘개지옥’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애견론자들은 과거처럼 단백질을 섭취할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으니, 이번 기회에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입장이다. ■ 생각에 날개달기 ●동물을 가족처럼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 우선 소득수준이 향상되었다.90년대 중반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애견인구는 점점 늘어났고, 갈수록 다양한 동물들을 기르게 되었다. 더 중요한 이유는 도시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정서적 공허감이다. 도시화되고, 핵가족화되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자녀를 두어도 1명 정도인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가족관계가 약화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소외를 느끼는 사람들은 상처를 달래고 신뢰할 만한 대상이 필요했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사람과 달리 배신하지 않고 언제나 사랑을 주는 모습에서 큰 위로와 자신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이자 반려동물로 인정하게 된다. 애완동물이 없으면 가족이 붕괴된다는 농담이 등장할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배우 브리짓 바르도와 같이 극소수의 인종차별주의적인 동물보호론자는 인간에 준하는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규정한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인이라면 몰라도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이라면 절대 개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단정한 적도 있다. ●무엇이 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일까? 사려 깊은 동물 보호론자들은 사람에게 무관심하면서 지나치게 동물에게 집착하는 것을 경계한다. 애완동물을 고가의 의상과 장식으로 꾸미고 부자들이 누릴만한 호사를 누리게 하는 것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는 개는 정말 행복할까? 주인의 애정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개의 입장보다는 사람의 욕심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동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교감하는 것이 동물을 의인화해서 집착하는 것보다 자연스럽다. 동물을 오락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동물을 학대하는 것이기도 한다. 동물서커스의 경우 동물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서는 공연 중이던 코끼리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공원을 뛰쳐나가 주택가를 휘저은 일이 있었다. 그 일 후에도 코끼리들은 소음 속에서 어린이들 앞에서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한때 장난감 대신 살아있는 바다가재를 뽑는 놀이로 인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초등학교 앞에 갖가지 색의 병아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화려한 모습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비싼값에 팔렸지만, 화학약품에 담겨졌다 나온 병아리들은 눈이 멀어 있었다. 생명은 탄생과 성장, 죽음이 이어진다. 동물과 함께 하는 이들은 그 속에서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죽음의 아픔을 느낀다. 경제가 어려운 것도 한몫을 했겠지만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다. 하지만 생명은 유행에 따라 기르고 철이 지나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동물을 기르는 데는 막대한 책임감이 따른다. 동물에게 인간의 탈을 씌워 즐기려는 행위는 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즐거움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동이다. 이들을 학대하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한낱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마저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살 만한 환경 동물도 자연스런 생활이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다. 과거에 개나 고양이는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고 살았다. 지금은 고밀도의 도시와 실내에 주로 거주하기 때문에 냄새가 적고 관리가 편리한 사료를 먹인다. 순하게 만들기 위해 불임수술을 하고, 이웃집이 붙어있기 때문에 성대수술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다양한 형태로 동물과 함께 살아왔다.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그들의 소리를 내고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지금 우리의 도시 환경은 인간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지구 위에 동물이 사라지고 인간만이 살아남는다면, 인간은 행복할 수 있을까? 새소리마저 그치고 동물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 인간은 홀로 살 수 있을까? 자신의 집안에 사랑스런 동물이 있는 것도 좋지만, 동물이 살 수 있도록, 초록이 숨쉬는 자연을 만드는 일이 더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다. 숲을 파괴한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전원과 자연을 강조하는 것은 생명과 환경을 위협하는 태도이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한때 한국인을 대상으로 동남아에서 살아있는 곰의 쓸개즙을 뽑아 먹는 보신관광 상품이 있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닭은 평생 몸도 움직일 수 없는 좁은 공간에 갇힌 채 길러진다. 이런 음식이 정말 보신이 되고 건강에 도움이 될까? (2)주변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의 종류를 알아보고, 애완동물을 기르기 전 후의 변화를 이야기해 보자. (3)인터넷 유머 게시판에는 동물을 괴롭힌 모습을 올린 사진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왜 이런 사진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옥성일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용산고 교사
  • [새영화] 18일 개봉 ‘가족의 탄생’

    [새영화] 18일 개봉 ‘가족의 탄생’

    “사이다 없으면 목이 막혀서 어떻게 계란을 먹나 몰라요. 으흐흐….” 기찻간 옆자리에 앉은 참한 아가씨한테 계란과 사이다를 건네며 작업하는 왠 총각의 ‘주접’. 영화의 도입부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어째 그냥 날린 작업용 멘트같지가 않다. 마치 감독이 관객들에게 건네는 말 같다. 가족이란 게, 밉든 곱든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하는 가족이란 게, 마치 퍽퍽하니 목 막히게 하는 계란이라면, 그럼 사이다는 뭘까? 탄산가스처럼 알싸한 사랑? 아니면 왠만한 건 그냥 꿀떡꿀떡 삼키게 하는 신산스러운 삶의 생채기들?‘가족의 탄생’(제작 블루스톰)은 제목 그대로 가족을 완전히 분해했다 다시 조립한다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세가지 얘기로 구성됐다. # 에피소드 1 어디를 어떻게 떠돌다 온지 모를 형철(엄태웅)이 어느날 누나 미라(문소리) 집에 나타난다. 그런데 마누라를 데리고 왔단다. 이 마누라가 문간에 들어서는데 미라는 기절할 뻔했다. 자기보다 스무살은 많아 보이는 고두심인 것이다. 여기다 ‘+1’이 있다.‘무신의 전 남편의 전 부인의 딸’도 나타난다. 그래서 시작된 이 4명의 기묘한 동거. 영화는 ‘느닷없이’ 가족이 된 이들이 서로를 더듬어가는 모습을 따라가는데, 연기와 연출을 지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 에피소드 2 선경(공효진)은 모든 게 짜증스럽다. 맨날 사랑타령하며 남자 갈아치우는 엄마 매자(김혜옥) 때문이다. 사랑하면, 잘 살면 그만인데 맨날 돈이나 뜯기는 모양이다. 이번에 만난 남자와는 애도 낳았고, 더 웃긴건 이 남자는 엄연한 가정이 있다. 그런데 이 엄마, 대책없이 덜컥 죽을 병에 걸린다. 언제나 청춘물 주인공 같은 공효진과 TV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서 주책맞은 막내 할머니로 나온 김혜옥의 앙상블이 눈길을 끈다. 슈렉2 장화 신은 고양이의 해맑은 눈빛연기도 나온다. # 에피소드 3 경석(봉태규)은 채연(정유미)에게 불만이 많다. 너무도 착하고 예쁜데, 만인의 연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저려서, 모두에게 다 친절하다. 왜 나한테 집중하지 않느냐고 투덜대지만, 채연으로서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천성이 그런데 뭘 어쩌라는건가. 이 밀고 당기기를 오버하지 않고도 예쁘게 그려낸다. 잠깐. 그런데 영화는 연애가 아니라 가족에 대한 것 아니었나. 그 무렵 에피소드3는 에피소드1·2를 끌어안는데, 꽤나 절묘하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등장인물들마다 속에다 사연 한꾸러미씩 품고 있을 법한데, 그 사연을 이러니 저러니 질질 늘어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상의 소소한 사건을 통해 찔끔 흘리고 말 뿐이다. 여기다 배우들의 호연이 겹치니, 모든 캐릭터들이 펄떡펄떡 살아 숨쉬고 영화적 긴장감이 유지된다. 그 덕에 구질구질할 수 있는 가족 얘기가 아주 재밌고 산뜻하게 포장됐다. 만, 한가지 걸리는 점은 형철과 매자라는 인물이다. 조용한 집안에 외부인을 끌어들이는 이들. 대책없는 가족의 파괴자일까. 아니면 가족을 외부와 접속케 하는 창구일까. 콩가루 집안의 코믹스토리인지, 아니면 가족에 대한 성찰인지는 여기서 갈릴 듯하다.18일 개봉.15세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애완동물도 부양가족” 日기업, 경조사비 지급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한 애완동물 사료업체가 애완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에게 출산축하금과 사망조의금을 지불하는 등 ‘부양가족’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전했다. 도쿄의 ‘일본힐즈 콜게이트’라는 이 업체는 사장의 지시로 ‘부양 애완견 경조규정’을 지난해 11월 신설했다. 이 규정에 따라 회사측은 사원이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기르기 시작하거나 새끼를 낳았을 때 현금 1만엔(약 8만 2500원)을 준다. 애완동물이 죽으면 조전을 치고 조의금 1만엔과 하루휴가를 주고 있다.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은 애완동물의 이름을 밝힌 사진을 붙인 소정의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뿐이다.taein@seoul.co.kr
  •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러진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어른에게 드리는 글’을 서울 곳곳에 뿌렸습니다. ‘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쳐다 보아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보드랍게 해 주십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십시오.’ 83년이 지난 지금도 되새겨 봄직한 말입니다. 어른들의 욕심에 어린이들을 가둬 놓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어린이 평화축제’에 참여한 새싹들입니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팔랑개비처럼 어린이들의 마음과 몸도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알뜰파에 안성맞춤 동네서 ‘잔치’ 즐겨요 가 정의 달인 5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각 구청에서 여는 행사들을 확인해보자. 동네에서 열려 거리도 가까운데다 대부분 무료여서 ‘알뜰파 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영화, 연극, 뮤지컬, 전통문화 체험, 클래식 공연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 나들이 떠나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5일부터 7일까지 ‘역사야 포토야 형무소가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직원들이 일제시대 남학생, 여학생, 헌병, 수감자 복장을 하고 수감생활, 사형집행, 형무소 출감 등을 보여준다. 일제시대 4만여명의 애국지사들이 투옥됐고 해방 이후에도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수감된 역사적인 장소다. 금천구는 13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주관으로 산기슭공원에서 ‘어린이 책문화 큰 잔치’를 연다. 동화책 읽어주기, 동화책에 나오는 전래놀이(고양이 쥐잡기, 줄다리기, 아카시아 파마 해보기, 대동놀이 등) 체험, 친환경 먹을거리 장터 등이 마련된다. 강서구는 5일부터 7일까지 허준박물관에서 왕실과자 만들기, 총명탕 시음, 한약비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와! 어린이 세상이다 중구는 5일 충무아트홀 건물 전체를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바꾼다. 대극장, 소극장, 갤러리 등지에서 판화체험, 신문지놀이 등 놀이미술, 어린이 마임극인 ‘빨간코 아저씨의 이야기보따리’, 재활용 인형들이 펼치는 ‘띠용이와 떠나는 환경 캠프’, 장난감 나라 전시회 등이 열린다. 서대문구는 7일까지 서대문문화회관대극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뮤지컬인 ‘책키북키’를 보여준다. 노원구는 26일부터 27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해설을 곁들인 발레여행을 진행한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페인춤, 아라비아춤, 중국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성동구는 5일 소월아트홀에서 사상좌춤, 사당춤, 사자춤, 양반춤 등 총 7과장을 선보이는 봉산탈춤 완판 공연을 연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으로 서민생활의 어려움과 특권 계층 비판 의식이 담긴 중요무형문화재다. 종로구는 7일까지 인사동 일대에서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 주관하는 ‘인사전통문화축제’를 연다. 떡메치기, 길쌈시연, 짚풀공예 등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경기민요·남도민요·태평무 등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송파구는 주말마다 서울놀이마당에서 마들농요, 송파산대놀이, 선소리산타령, 호남살풀이춤 등을 놀이판을 벌인다. 용산구는 20일 전쟁기념관에서 궁중 혼례를 재현한 결혼식을 선보인다. ●‘로맨스 그레이’를 위해서 어버이날을 위한 행사도 있다. 강남구는 18일 강남구립문화회관에서 ‘부부를 위한 사랑의 콘서트’를 연다. 가수 김종환을 초대해 ‘사랑을 위하여’‘존재의 이유’‘사랑하는 날까지’ 등의 노래를 선사한다. 광진구는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가수 김수희와 최진희를 초청,‘孝 콘서트’를 연다. 강북구 문화정보센터, 도봉구의 쌍문동 청소년문화의 집, 동작청소년 문화의 집 등은 말아톤, 피노키오, 나니아 연대기 등 가족용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노원구는 9일 서울여대 잔디밭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여준다. 봄기운이 도는 캠퍼스에서 가족간의 우애를 다질 수 있는 기회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어린이날 아이들 손잡고 “이 공연 딱이네”

    어린이날 아이들 손잡고 “이 공연 딱이네”

    ‘우리 아이에게 어떤 공연을 보여줄까’. 어린이날을 즈음해 봇물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공연들은 엄마아빠의 큰 숙제거리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아이가 별 흥미를 못 느끼고 10분도 안돼 나가자고 보챈다면 말짱 헛일. 평소 아이의 관심사를 꼼꼼히 살폈다가 공연을 고를 때 참고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지적인 호기심이 강한 아이라면 춤과 노래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학습효과까지 얻게 되는 교육뮤지컬이 제격이다.PMC프로덕션의 369는 수학나라를 어지럽히는 수학 대마왕과의 대결을 위해 아이들이 덧셈과 뺄셈, 도형 등 수학원리를 공부하는 과정을 쉽고 재밌게 그렸다. 투비컴퍼니의 엄마는 안가르쳐줘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접하기 힘든 성에 대한 지식을 춤과 노래, 인형놀이 등 흥미로운 볼거리로 전달하는 성교육뮤지컬이다. 평소 아이의 질문에 곤란함을 느꼈다면 한번 가볼 만하다. 영어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에겐 영어연극 그림자 도둑을 권한다. 중간중간 한국말로 줄거리를 설명해주고, 대사에 쉬운 영어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해도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다.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라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클래식공연들이 앞다퉈 열린다.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모차르트 음악회는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모차르트 음악을 타악기연주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모차르트 인형이 무대에 나와 해설을 하고, 오페라 ‘마술피리’가 인형극으로 소개된다.백혜선의 ‘엄마하고 나하고’는 유명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처음으로 어린이와 엄마들을 위해 마련한 공연이다. 체르니와 슈베르트 행진곡 등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반드시 익히는 곡들을 해설을 곁들여 들려준다.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가족음악회에서는 도플러의 ‘두개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헝가리 환상곡’, 슈트라우스-쇤베르크의 ‘남국의 장미 왈츠’등을 실내악 편성으로 연주한다.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자 배우 유인촌이 해설을 맡는다. 극단 사다리의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는 천재 화가 이중섭의 그림을 인형과 영상, 움직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상상력과 모험심이 많은 아이라면 두루말이 휴지, 색종이 가루 등 온통 종이 일색으로 아름다운 무대를 꾸미는 브로드웨이 퍼포먼스쇼 아가붐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반할 만한 가족 공연이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배우들이 종이와 화장지, 휴지통, 쓰레기봉투, 대걸레 등을 이용해 관객을 환상의 나라로 이끈다.팬 양의 버블쇼는 거대한 비눗방울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춤추는 듯한 무대를 선보이는가 하면 레이저 빔으로 깊은 바다와 우주의 모습을 연출하는 등 신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뮤지컬 브레맨 음악대는 독일 아동작가 그림형제의 명작동화를 무대화한 작품. 브레맨 음악대에 가입하려고 원정길에 오른 느림보 당나귀, 마음씨 착한 강아지, 노래못하는 암탉, 평화를 사랑하는 고양이 등 동물 친구들이 겪는 모험담이 유쾌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자체마다 자동집하시설 쓰레기처리 혁명중

    지자체마다 자동집하시설 쓰레기처리 혁명중

    ##1. 경기도 용인수지2지구 아파트 주민 이영순(34·여)씨는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다른 아파트에서는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파리·모기가 달려들어 기분이 언짢았을 뿐 아니라 갑자기 고양이가 달려들어 놀라 비명을 지르기 일쑤였다. 수지2지구 아파트 단지에는 쓰레기장이 따로 없다. 그런데도 휴일·명절·공휴일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는다. 지난달 29,30일 용인수지2지구를 찾았을 때도 쓰레기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각동 앞에 설치된 우체통 모양의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진공 흡입기를 통해 땅속에 묻은 파이프를 거쳐 쓰레기가 자동으로 한 곳에 모이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컴퓨터로 작동되기 때문에 전천후 원격 가동이 가능하다. ##2. 서울 서초구 수퍼빌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은 아예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된다. 집안에 설치된 쓰레기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자동으로 집하장까지 자동운반된다. 전국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일정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갖춰 친환경 단지(Clean-Green Town) 조성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집하시설은 2000년 경기도 용인 수지2지구 1만 4000여가구에 시범 도입된 이후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와 뉴타운,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쓰레기 자동집하 시스템 사업자를 선정한 은평뉴타운은 쓰레기 운반 파이프가 무려 2.8㎞에 이르며, 소각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용인시는 수지2지구 자동집하시설이 기존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비교해 경제성, 민원 감소, 환경 위생 등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 검증되자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아파트 사업 인허가에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광명, 성남, 김포, 부산, 광주시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용인 흥덕지구와 판교 신도시는 자동집하 시스템 도입이 확정됐다. 파주 운정, 김포 마송, 김포 신도시, 인천 송도·청라지구, 광명 역세권 개발 등에도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용산5구역 재개발 사업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 대형 시장, 상가·병원 등도 자동집하시설 설치를 적극 검토하는 등 전국적으로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지2지구와 은평 뉴타운 자동집하처리 사업자로 선정된 엔백센트랄석 하천용(48) 사장은 “시스템 설치 초기 비용이 아파트 분양 평수를 기준으로 평당 10만원 정도 들어간다.”며 “미처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주변 민간 아파트 단지들이 시스템 공유를 요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비에 비해 경제성도 뛰어나다. 수지2지구 아파트는 인근 같은 평형 아파트에 비해 시세가 가구당 3000만원 정도 높게 거래된다. 청소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자체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김창수 용인시 환경시설계장은 “수지2지구 운영비가 연간 5억원에 불과, 가구당 매달 4000원 정도만 내면 쓰레기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어 경제성이 매우 뛰어난데다 청소 관련 민원이 사라지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아파트 단지 개발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유통업체 어린이날 특집전 장난감으로 동심을 잡아라

    유통업체 어린이날 특집전 장난감으로 동심을 잡아라

    어린이 날을 앞두고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장난감 특집전으로 동심 잡기에 나섰다. 올해의 완구 트렌드는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상품. 김태윤 이마트 완구담당 바이어는 “인기가 예상되는 캐릭터는 일본 반다이사의 ‘가면라이더’와 ‘프리큐어’,SBS 641가족의 ‘고양이 댕이’ 등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제품에서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엔젤폰2, 콩순이컴퓨터2, 로드봇2 등 후속 모델도 여전히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이마트는 다음달 5일까지 전국 79개 매장에서 어린이날 선물 특집전에서 변신 로봇, 작동 완구, 레이싱카, 인형 등 국내·외 완구를 15∼50% 정도 싸게 판다. 손오공·레고·반다이 등 주요 완구의 브랜드별로 특설 매장을 별도로 마련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다음달 10일까지 ‘자녀 선물 홈플러스 기획전’에서 디지털카메라·컴퓨터·완구 등을 싸게 파는 한편 3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보조가방을 준다.‘콩순이 컴퓨터2’ 5만 2700원, 자석블록 252조각은 2만 9900원에 나와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 WEST에서 ‘로봇 특별전’을 연다. 지난해 히트상품인 와우위 인공지능 로봇을 팔고 5일까지 모든 구매 고객에게 숄더백을, 방문 고객에게 생활용품매장 ‘샤퍼이미지’ 15% 할인 쿠폰을 준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남자어린이를 위한 로보싸피엔V2(39만 6000원)와 신데렐라 미미옷장(3만 2000원)을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남자 어린이를 위한 완구로 옥스포드 특수경찰청 0565(3만 6520원), 카이저 블레이건(3만 2800원)을, 여아를 위해 라면 끓이는 뽀야 가스레인지(3만 1500원), 마이크가 있는 뽀야 계산대(3만 3200원) 등을 추천하고 있다. 까르푸 역시 다음달 7일까지 어린이날 베스트 장난감전을 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어르신,힘도 좋으시지” ‘야누스’의 70대 당숙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지.아무래도 궁해도 그렇지 어떻게 사촌동생 딸에게 손을 대다니….” 중국 대륙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자신의 사촌동생의 딸을 성폭행해 임신을 시킨 파렴치한 70대 노인이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남부 광주일보(廣州日報)에 따르면 몇달전 숨진 아화(阿花·21·여·가명)씨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정신지체 장애인이다.부모가 모두 사망한 뒤 국가의 생활보조금 월 70위안(약 9100원)을 받아 친척집에 얹혀 살며 언니·동생과 함께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이 지역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녀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사람 구실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 살림마저 너무나 어려워 주변 사람들이 너도나도 먹을 것 등을 갖다줄 정도로 동정해줬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은 “지난해초부터 아화는 집 부근에는 74살의 당숙이 살고 있는데,그녀가 당숙을 너무너무 잘 따랐다.”며 “특히 돼지고기 삶은 것 등 먹을 것을 틈틈이 준비해 아화 집에 갖다주길래 역시 친척간에 정이 각별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이제보니 다 그런 꿍꿍이 속을 가지고 베푼 ‘미끼’였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아화의 성폭행 사건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아화와 함께 살던 삼촌이 어느날 같은 동네 주민들로부터 ‘아화의 몸이 이상하다.아무래도 아기를 가진 것같다.’는 소문을 들었다. 삼촌은 소문을 듣자마자 곧바로 아화를 데리고 근처 병원으로 달려가 임신 여부를 검사했다.그 결과 아화는 벌써 임신 4개월 가까이 됐다. 깜짝 놀란 삼촌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를 찾아내려고 곧장 아화를 데리고 공안기관에 갔다.공안기관은 즉시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며칠간이 탐문조사를 실시한 끝에 공안은 아화를 성폭행하고 임신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74살의 당숙 등 2명을 지목했다. 공안은 이에 따라 유력한 용의자 두명을 대상으로 DNA검사를 통한 친자감정을 의뢰했다.최종 결과는 당숙의 친자인 것으로 밝혀져 그를 즉각 체포해 구속했다. 당숙은 경찰에서 “지난해 11월 어느날 아화와 함께 나무를 하다가 주위에 아무도 없길래 갑자기 ‘흑심’이 발동해 일을 저지르게 됐다.”며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온라인뉴스부
  • 단편·애니 환경영화제

    올해 3번째 맞는, 동갑내기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단편애니를 소개해온 CGV한국단편애니메이션영화제는 20일부터 23일까지 CGV강변·상암·부천·서면(부산) 등 4개 상영관에서 열린다.26편의 단편이 ‘키즈 섹션’ ‘CGV 섹션’ ‘마니아 섹션 ’ 등 3개 섹션을 통해 소개된다.어린이를 위한 ‘키즈 섹션’은 지난해 광주국제영화제 초청작 ‘벗(But)’과 올해 슈투트가르트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한국영화특별전 상영작 ‘세상 밖으로’ 등 10편이 선보인다.대중적 애니를 모은 ‘CGV 섹션’은 7편이, 실험적 애니를 모은 ‘마니아 섹션’에서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학생부문 경쟁작 본선에 오른 ‘고양이와 나’ 등 9편이 상영된다. 다음달 4일부터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서울환경영화제가 열린다. 매년 자체 제작하는 개막작으로는 황병국(나의 결혼원정기) 감독, 이계백(야수와 미녀) 감독, 박수영·박재영(핵분열가족) 감독이 참가한 ‘9시5분’으로 정해졌다.‘9시5분’은 불임·아토피·애견 등을 소재로 삼은 30분짜리 디지털 영화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널리 보는 세상’,‘지구의 아이들’,‘국제환경영화경선’,‘회고전’ 등 6개 섹션을 통해 28개국 109편의 영화가 선보인다.10일까지 연세대 백주년기념관뿐 아니라 스타식스 정동·씨네큐브 광화문·서울역사박물관·이화여고백주년기념관 등에서 진행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유권자가 희망이다] (2) 또다른 유착 낳은 ‘공천 실험’

    [유권자가 희망이다] (2) 또다른 유착 낳은 ‘공천 실험’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의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그토록 기대했던 공천 시스템 개혁의 성과물은 없고, 부작용만 양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제왕적 총재’의 전횡을 막기 위해 시·도당 공천심사위의 권한을 강화했지만 결국 현역의원과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의 공천권만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급기야 ‘공천 헌금’ 파문까지 야기,‘매관매직당’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할 판이다.‘제왕적 보스’의 빈자리를 지구당 현역의원 등 중간보스들이 대신하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도 공천잡음의 무풍지대는 아닌 듯하다. 당 지도부는 ‘이기고 보자.’는 계산 아래 국민참여경선이나 상향식 공천을 팽개친 채 ‘낙하산 공천’에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다. ●성급한 공천권 분할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공천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했다.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은 중앙당공천심사위에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시·도당공천심사위에서 공천토록 이원화한 것이다. 여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그동안 중앙당에 집중됐던 공천권을 시·도당으로 분산시켰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장밋빛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금의 한나라당 공천잡음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잘못되면 백해무익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역의원 영향력 강화가 주원인 공천시스템 이원화로 공천과정에서 중앙당과 지도부의 지배력은 크게 약화됐지만 현역의원과 당원운영위원장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졌다. 시·도당 공심위원들은 현역의원이나 당원운영위원장들의 뜻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현역의원이나 당원운영위원장이 사실상 공천을 좌지우지하다 보니 공천신청자들은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또 중앙당공심위만 있을 때는 공천심사위원이 많아야 15∼20명이었지만 시·도당공심위까지 생기면서 공천심사위원이 종전의 10배 이상 늘어났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생선’이 크게 늘어난 만큼 ‘고양이’도 크게 늘어난 셈이 됐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특정인에 의해 선출 당락이 결정되는 자체가 시스템적 문제를 깔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아래로부터의 공천과 위로부터의 엄격한 심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작용만 남은 ‘공천개혁’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은 이미 예고됐다. 박근혜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 앞서 “(공심위원과 현역의원의)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철저히 져야 할 것”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었다. 클린공천감시단을 만든 것도 ‘불량 고양이’들을 색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럼에도 공천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김덕룡·박성범 의원 등 중량급 의원들까지 ‘불량 고양이’라는 오명을 덮어써야 할 처지다. ●남발하는 ‘낙하산 공천’ 시비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에 비해 ‘매머드급’ 공천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전북과 대전 지역이 대표적이다. 공천 과정에서 당세가 열악한 지역은 후보자가 나서지 않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공천 희망자가 몰리는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 탈당 사태가 이어졌다. 전북지역의 경우 군수 공천에 탈락한 후보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온 비극”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의과정의 질서를 만들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우리구 최고야!] 관악구

    [우리구 최고야!] 관악구

    작고 아담한 주택 담장너머로 감나무 가지엔 감이 주렁주렁 열리고, 그 사이를 오가며 새들이 정겹게 노래한다. 다른 동들이 재개발로 높은 콘크리트 건물로 탈바꿈하는 동안 봉천 1동은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다. ●특별한 자연 속 휴식공간 동네 뒤편에 위치한 국사봉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 보았을 작고 야트막한 고향마을의 뒷산처럼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을 오르는 길이 깨끗이 단장되어 있으며 불로천 약수터 근처에는 각종 운동기구와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주민들이 건강과 체력 단련을 위해 이 곳을 찾곤 한다. 또한 서민들의 애환과 기쁨이 묻어있는 불로천의 때 묻은 바가지는 오가는 이들의 목마름을 달래주고, 시름을 잊게 해준다. 지난 10월 봉천1동 골목길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좁고 매연에 그을린 동명아동복지센터 담장이 곱게 단장을 하고 예쁜 모습을 드러낸 것. 이는 서울 문화재단의 ‘예술사랑 문화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삭막한 도시공간을 아름다운 예술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중충하던 골목 화사해져 9월부터 동명아동복지센터 담장을 중심으로 벽화작업이 시작되었으며 이 프로젝트에 민중화가로 유명한 임옥상씨와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을 전공한 7명의 미술교사, 동명복지센터 아이들이 함께 참여했다. 교사들은 이 곳에서 아이들의 미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벽화작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에게 ‘고양이와 강아지가 싸우면 어떻게 화해시켜야 할까.’‘코끼리가 골목에서 옴짝달싹 못하면 어떻게 빼 낼 수 있을까.’‘고래뱃속은 어떤 모습일까.’등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교사와 아이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 함께 벽화작업을 했다. 벽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만든 고래, 별, 나무 모양의 찰흙 모형을 붙이는 등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동심의 세계를 담아 벽화를 완성했다. 지역주민들은 이로 인해 골목길이 깨끗하게 변했으며 우중충한 회색 벽이 화사하게 바뀌어 보는 이의 마음도 밝게 만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소득 가구에 큰 도움 동사무소에서는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로 명정을 제작, 증정하는 행정을 벌여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명정이란 사망한 자의 품계, 관직, 성씨를 기록한 붉은 비단으로 장례 때 장대에 달아 상여 앞에서 들고 간 뒤 널 위에 펴고 관과 함께 묻는 조기다. 장례 때 급하게 제작하면 비용이 비싸 저소득 가정에겐 큰 부담이 됐다. 동사무소에서 이를 지원해줘 주민들은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50여 점의 명정을 제작, 증정했다. 특히 동장이 명정을 쓰고, 지역 통장들이 천을 다리는 등 제작과정에 참여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익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봉천1동 청사 위층에 자리 잡은 문화의 집을 찾아봐도 좋을 듯하다. 컴퓨터, 서예, 종이 접기, 경기민요, 생활 영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데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진다. 종이접기는 2005 철쭉제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경기민요 교실은 노인 복지센터에서 공연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발한 활동들이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에는 서울시 평가 우수 주민자치센터로 평가되어 시상을 받기도 했다. 유명숙 명예기자
  • ‘5·31 공천장사’ 뇌관 터지나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박성범 서울시당 위원장의 공천 금품수수 의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폭탄급 이슈로 확산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12일 그동안 끊이지 않던 공천 잡음이 결국 곪아터지자 당혹감에 휩싸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즉각 정치공세에 나서면서 지방선거 정국에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수차례 ‘투명 공천’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토로하고, 김재원 전략기획위원장이 “정치하기 싫어졌다.”고 털어놓은 것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클린공천감찰단의 보고를 받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제주지사 경선에 참가했던 허태열 사무총장이 급하게 귀경했고 박희태 부의장, 이상득·김무성 전 사무총장 등 중진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재원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대부분 ‘수사 의뢰’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당이 아닌 16개 시·도당에 처음으로 공천심사 권한을 준 한나라당의 ‘공천개혁실험’은 결국 ‘생선 앞의 고양이’를 더 만든 형국이 됐다. 당 지도부는 우려해 오던 일이 결국 현실로 드러나자 이날 윤리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초강수를 던졌다.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두마리 토끼잡기’를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클린 선거를 치르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김덕룡 의원측에서 하루 이틀 말미를 달라고 했으나 박 대표 등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문제를 제기한 사람과 당사자 간에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우리 감찰 기능으로서는 한계가 있어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제보자가 녹취록도 갖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감찰단 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의 경우 돈이 든 것을 확인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부인에게 ‘다음 날 돌려주라.’고 말했고 이후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보자는 돈을 돌려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경우도 공천이 확정된 4월5일 이후 부인이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돌려주라고 했는데 제보자가 가져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짧지 않은 기간 부인이 돈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중진의원들까지 공천 헌금을 받았을 정도면 얼마나 광범위하게 공천장사를 한 것이냐.”고 압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채 5·31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을 끼칠 메가톤급 악재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허태열 사무총장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고 밥맛도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 핵심 당직자도 “우리 당에 잠재하던 게 터져 나오는 현실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다만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즉각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이번 사태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했다. 맹형규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악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박 대표의 용단으로 모든 부분이 깨끗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측은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이 막연히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홍 의원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세훈 의원측은 “한나라당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 완도에서 뱃길 45분…청산도를 가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청산도나 여서도처럼 베일 속에 감춰진 섬들의 이름을 들을 때면,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고개를 쳐든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일탈, 그리고 해방감. 청산여수(靑山麗水)란 뜻에서 이름붙여 졌다던가. 푸른 보리밭과 쪽빛 바다가 넘실대는 곳. 청산도와 여서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이다. 문학작품 속에서나 접했던 그 섬에 가기 위해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에 올랐다. 뱃길로 45분. 청산도에 대해 ‘예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운항실 문을 열어 항해사 이기정(56)씨를 찾았다.13년 동안 완도와 청산도를 오가며 뭍 사람과 섬 사람들을 실어나른 베테랑 항해사다.“ 청산도 처녀들이 시집갈 때꺼정 쌀을 서말(세말)을 못먹는당께요.”청산도는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항상 쌀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세말만 먹으면 ‘부잣집 처녀’소리를 들었단다. 뭍에서 자란 처녀를 ‘청산도로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육지 처녀가 청산도로 시집을 갔다.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가 새색시에게 “오늘 안으로 12개의 밭을 매라.”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 분의 영이라고 거역하랴. 하루종일 밭을 맨 새색시가 저녁무렵 허리를 펴고 세어보니 아무리 봐도 11개밖에 안 되더란다. 설움에 북받쳐 울던 새색시가 털고 일어서는 데, 바로 그곳이 12번째 밭이었더라는 얘기. 작디 작은 섬을 일구며 살아온 섬 사람들의 고단한 생활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게다. 풍요로운 때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바다뿐인 천혜의 어장에서는 사시사철 고기가 끊이질 않았다. 주로 잡혔던 어종은 멸치와 고등어, 삼치 등. 특히 70년대초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했다. 청산도 입구 도청항에는 건착망(巾着網)이라는 그물로 무장한 수백척의 고등어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건착망은 그물아래쪽에 죔줄을 대 두 척의 어선이 고등어떼를 포위하고 주머니모양으로 조여가며 잡는 방법. 청산도 뭍과 바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흥청거렸던 건 당연지사였다.“아, 그때가 좋았지라. 뱃놈들 보고 뭍에서 건너온 술집 아가씨들이 200명도 넘었당께라.” 항해사 이씨의 말끝에 향수가 묻어나왔다.“도청항 주변으로 한집 건너 술집이 들어섰제.” 요즘엔 고등어가 잘 들지 않는다. 해수의 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고등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를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느덧 해거름에 도착한 청산도 도청항. 섬색시의 따스한 환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휑한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도청항 주변을 일별한 다음,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밥집으로 향했다. 뭍에서 손님이 왔다고 마중을 나온 정성희(57) 청산면장과 함께 찾은 곳은 바다식당(061-552-1502).‘체도(본섬을 뜻하는 현지말)’ 내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산 활어가 주종이다. 우럭과 광어를 다진 배추 위에 얹어 내오는데, 한 접시에 5만원을 받는다. 곰삭은 김장김치인 ‘묵은지’에 싸서 먹는 회맛이 일품. 무엇보다 특이한 음식은 ‘꾸죽(참소라)’구이다. 청산도와 소안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꾸죽을 참기름과 함께 볶은 것. 껍질에 불퉁스러운 뿔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소라들과는 영 딴판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자, 정 면장이 청산도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등어가 파시를 이루던 60~70년대. 유난히 교육열이 높았던 청산도에는 부산이나 광주는 물론, 일본으로까지 유학가던 학생들이 많았다.‘청산도에 가서 글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 돈은 골목마다 지천으로 넘쳐났다.“그 시절엔 서울에만 명동이 있는 거이 아니고 청산에도 명동이 있었당께.” 요즘엔 다른 어촌들과 마찬가지로 청산도에도 젊은이들이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명동’을 찾아 도회지로 떠난 것.60세 이상이 주민의 절반을 넘고,40세가 넘은 택시운전기사가 이 섬의 ‘막내’급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면장이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총총히 뜬 별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얼핏 눈에 띈 노래방만 해도 서너곳. 청산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찾은 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당리. 도청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1993년 청산도를 세상에 알렸던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웃마을에서 ‘소리’를 팔고 돌아오던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 그리고 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바로 이곳. 현재 당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가집도 이때 만들어졌다. 최근엔 ‘봄의 왈츠’라는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청산도 붐’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이 드라마를 위해 당리와 읍리 등의 민가지붕이 모두 새로 칠해져 넓은 ‘세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드라마 촬영을 위해 돌담길 언덕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집’ 때문에 예전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리는 청보리가 무릎언저리에 이를 만큼 자라고, 유채꽃이 노오란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가장 아름답다. 마치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케 한다. 당리에서 바닷가쪽 도락리 포구까지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읍리쪽에서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소리가 들린다.“차마 꿈엔들 잊힐리” 없는 곳이다. 다음에 들른 곳은 부흥리의 구들장논.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계단식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윗논과 아랫논의 높이차이가 2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산자락을 깎아 돌을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얹은 모습에서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대부분을 여자들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박토의 천수답에 물을 대고 작대기 모를 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선비기질이 남달라 ‘똥지게를 지고도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이 섬의 남정네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청산도로 시집오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듯하다. 구장리에서 본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풍습이었다. 망자를 돌 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으로 청산도 등의 일부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아직도 청산도 안에 3∼4기의 초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여인네의 가슴언저리와 비슷하다 해서-반대편 화랑포쪽에서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현지 남자들이 명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쯤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정식명칭도 생길 예정.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청산도 여행이 가장 즐거울 때가 바로 지금부터. 푸르른 보리가 섬을 수놓고, 바다에서는 삼치잡이가 한창일 때다. 이때부터 비로소 청산(靑山)이 훨훨 날갯짓을 한다. 가는길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오전 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등대모텔(061-552-8558) 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5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차로 모두 4대. ■ 청산도에서 25km…여서도의 봄 ‘그 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섬 여서도. 청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25㎞ 떨어진 외딴섬이다. 배가 여서항 선착장에 닿자 서너명의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섬의 형상이 쥐와 같다 해서 고양이 모습을 한 거문도 사람과는 혼인을 하지 않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을만큼 순박한 섬사람 모습 그대로다. 청산도보다는 다소 차가운 날씨. 습도가 높아선지 말할 때마다 입가에 김이 서렸다.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섬답게 벌써 제비들이 하늘을 주름잡고 있었다. 청산도와 여서도 등의 해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것. 채민자(60)씨도 돈을 벌기 위해 청산도를 찾았다가 섬마을 총각과 눈이 맞아 눌러 살게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고향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에서 해녀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청산도에 돈과 해산물이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고향을 떠났다. 그때 나이 23세.‘물질’의 고단함이야 어디라고 다를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객지생활 끝에 ‘불과’ 4개월 만에 남편 정규만(61)씨의 포근한 품에 안겨버렸다. 지금껏 편안하게 대해준 남편을 의식해서였을까.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점은 대화를 나눴던 다른 해녀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자식들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가 촉촉이 메었다. “고 어린 것들을 배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갔다 오면 언 놈은 토해놓기도 하고, 또 언 놈은 기절이라도 한 듯 쓰러져 있기도 했지라.” 뭍의 친척집에 맡겨두고 나올 때도 있었다. 밤 9∼10시쯤 빈손으로 돌아와 저녁도 거른 채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는 것.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삼남매가 참 고맙단다. 맑은 날이면 청산도에서도 보이는 고향 제주도. 떠나온 후 지금까지 4∼5번밖에 찾아가 보지 못했다.“볼 때마다 반갑지라. 언니랑 동생,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잡고….” 55가구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 섬. 이렇게 조용한 섬에 여자가 들어오면 애를 밴다는 난잡한 얘기가 나돌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만큼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곳에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이 ‘청산도 모퉁이까지는 장담을 해도 여서도까지는 가봐야 안다.’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뱃길이 막혀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달이고 두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섬총각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앳된 처녀가 그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진 곳에서 ‘물질’로 살아가는 섬아낙네들의 애환을 질펀한 해학으로 풀어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먹는 곳’이 청산도라면, 여서도에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먹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궁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섬이란 뜻이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총각과 ‘애 밴’여인네들은 산모퉁이를 깎아내 논을 일구었다. 마치 계단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간다고 해서 ‘두렁논’이라 불렀다. 요즘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소의 방목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여서도는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색이 자랑이다. 여서도로 시집가던 새색시의 앞섶이 풀어지며 옷고름이 바닷물에 빠져 황급히 들어보았더니 옥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맑고 곱다. 이 맑은 바닷속 비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스킨 스쿠버 다이버들이 여서도를 찾아 오기도 한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과 함께 많이 나는 것이 문어. 마을 앞이 문어밭이어서 문어를 잡아 던지면 집안 빨랫줄에 바로 걸릴 정도란다. 구멍 등에 숨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한 ‘단지어업’도 성행하고 있다. 자그마한 단지모양을 한 플라스틱 통을 그물에 연결해 바닷물 속에 사나흘 넣어두면 통마다 문어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 여서도에는 학교가 한 곳,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뿐이다. 학생은 김민욱(11), 은빈(8)남매와 정주훈(9)군 등 세 명. 반면에 선생님은 김금남(48) 분교장 등 두 명이다. 교육환경만큼은 무척 좋은 편(?)이다. 요즘 여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뭍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섬 주변에 고기들이 많아 사철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며칠 조용하게 쉬다 오기에는 딱 좋은 섬이다. 청산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1박정도는 이 섬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단, ‘애 배는 불상사’를 피하려면 사전에 기상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가는 길 완도항에서 섬사랑 3호가 매일 오후 2시30분에 출항한다.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이다. 요금은 여서도까지 편도 8800원. 승용차를 싣고 가는 데는 편도 2만 8000원이다. 운전자 요금은 무료.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민박집 외에는 없다. 대부분의 집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문의 김명남 이장 (061)552-8927.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고양이과 동물 피하세요

    독자 사연: 4월 중순 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 17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곳으로 이사를 온 뒤 자꾸 친구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네요. 금전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고…. 급히 집을 내놓을 일이 생겨 15평 남짓한 1층 집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연관된 골치아픈 일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는 인테리어가 있을까요. 또 최근에 동업을 시작했는데, 사업운과 금전운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1971년 10월22일(음) 낮 12시 생입니다. 인테리어 조언: 양(+)의 성질을 가진 흙(土)의 기운이다.29∼38세의 대운에서 재물운이 들어오고, 하는 일도 안정되는 운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돈을 빼앗기거나 나누어야 하는 운인데 동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의 운을 긍정적으로 잘 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골치 아픈 일이나 관재구설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호랑이나 고양이 인형이나, 그림 같은 것들이 없도록 한다. 현관에 은은한 소리가 나는 풍경을 걸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생긴 복잡한 기운들이 집 안으로 들어와도 흩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베란다를 통해 집안이 너무 많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적당히 가려 구설수를 막는다. 사주나 대운에서 재물운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므로 인테리어에서까지 너무 재물운을 강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 편이다. 노란색을 가급적 줄여나가도록 노력하고 집 전체에서 한 가운데에 해당하는 곳에 아무 것도 두지 말고 깔끔하게 잘 정리한다. 새벽 1시가 되기 전에 꼭 잠을 자는 습관을 갖는다면 올해 시작한 동업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 ‘잠자는 숲속의 미녀’ 봄나들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 봄나들이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3막4장)’를 공연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189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통하는 작품. 샤를 페로의 원작을 토대로 마리위스 프티파와 이반 브세볼로스키가 대본을 썼고 표트르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붙였다. 원안무는 프티파의 것이지만 이후 콘스탄틴 세르게예프의 손을 거쳤다. 이번 판(版)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재안무한 것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모든 동작과 테크닉이 등장하는 만큼 발레 예술가로서는 한 번은 꼭 넘어야 하는 벽이다. 형식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군무와 주역 커플의 그랑 파드되, 페로의 다른 동화들에 등장하는 캐릭터(파랑새, 빨간모자 소녀와 늑대, 장화 신은 고양이)와 여섯 요정의 베리에이션(고전발레에서의 단독무용)으로 이뤄진 결혼축하연 장면 등 음미할 대목이 적지 않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가운데서도 동작과 안무 등 여러 면에서 고전발레의 규칙을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임혜경·황재원, 황혜민·이고르 콜브, 강예나·시몬 츄딘 등 세 쌍이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3시30분·7시30분, 일요일 4시. 입장권 1만∼10만원.1588-789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심장병예방 ‘웰빙 돼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을 스스로 몸 안에서 생성하도록 복제된 돼지고기가 식탁에 오르게 될까. 미국의 여러 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오메가3을 생성하도록 세포핵 이식을 통해 복제한 흰색 돼지새끼 여섯 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명공학’ 최신호(26일자)에 실렸다. 태어난 여섯 마리 가운데 네 마리가 현재 미주리 대학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선에만 들어있는 것이 문제다. 생선 값이 비싼 데다 가려먹는 이도 많아 이 지방산 섭취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더욱이 기름기가 많은 참치에 가장 풍부한데, 이 또한 수은 함유량이 많아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즐겨 먹는 베이컨이나 돼지고기를 통해 오메가3을 섭취할 수 있다면 이는 영양공학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징캉 하버드 의대 부교수는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오메가6 지방산을 오메가3으로 전환시키는 선충(線蟲)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시험관의 돼지 태아 세포에 이식한 뒤 돼지 난자에서 핵을 없애고 유전조작된 세포의 핵을 주입,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태어난 복제돼지는 오메가6은 얼마 되지 않고 오메가3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전체 지방의 양은 보통 돼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징캉 교수는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복제양 돌리 이후 생쥐, 쥐, 소, 염소, 토끼, 고양이, 나귀, 말과 개 등 10여종의 복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축의 특정 영양소를 겨냥해 유전자 복제 동물이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어디까지나 이론에 머물러 있다고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생선에만 함유된 이 지방산이 돼지 몸 속에서도 같은 효능을 발휘할지, 사람이 먹을 경우 맛은 어떨지, 안전한지, 이 돼지가 성장한 뒤에도 오메가3을 많이 함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유아·아동| ●이게 다일까?(이슈트반 바녀이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사물과 풍경의 일부를 제시하며 유아에게 상상력과 추리력을 일깨우는 그림책. 단 한 글자도 없이 아이의 지적 탐구를 도와주는 전개방식이 이채롭다.5세 이상.9000원. ●엘시 아줌마와 귀여운 양배추 도둑(에리카 올러 글·그림, 김수희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고양이 두 마리를 데리고 사는 엘시 아줌마. 양배추를 도둑질하던 토끼들이 점점 한 가족이 되어 소통하는 이야기 구도가 따뜻하고 유쾌하다.3세 이상.8000원. |초등·청소년| ●신비한 인체 속으로(신정민 글, 임정아 그림, 아이앤북 펴냄) ‘작은 우주’ 인체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교양서. 다양한 인체 정보를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해 재미있다. 초등생.1만 1000원. ●5학년이 읽는 참 쉬운 경제동화(양점열 외 지음, 동화사 펴냄) 돈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올바른 경제활동에 대한 이해도 도와주는 어린이 경제동화. 좋은 경제습관을 붙일 수 있게 하는 유익한 경제정보들로 가득하다.‘4학년이 읽는 참 쉬운 경제동화’도 함께 나왔다. 초등생. 각권 8000원.
  • 도심속 시골장터 모란시장

    도심속 시골장터 모란시장

    “이거 밑지고 파는 겁니다. 아주머니 인상이 좋아 보여서….” 모란시장 상인들이 물건을 팔면서 잊지 않는 ‘접대용 멘트’이지만 깎은 물건값 보다는 옛 시골 장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정겨움이 묻어나 기분이 좋은 곳이다. 국내 최대 민속 재래시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모란장은 분당신시가지와 용인 택지개발 등 인근지역의 급속한 현대화 물결속에서도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찾는이가 매년 늘고 있다. 인근에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 대형유통매장이 빼곡하게 들어섰지만 고향의 향수를 느끼려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가격이 저렴한 생필품들을 구하려는 알뜰주부들로 여전히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 뿐인가. 모란시장에서는 개발에 밀려 서울에서 옮겨온 ‘이주민촌’인 성남 구시가지 주민들의 애환도 가득 담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삭막한 콘크리트 숲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토종 재래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학습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란시장이 처음 선 것은 지난 1961년으로 알려져 그나마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향수 달래려는 어르신·알뜰주부들로 북새통 당시 평양이 고향인 한 예비역 육군대령이 재향군인들과 함께 지금의 모란장터(당시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탄리)에서 하천 개간사업을 하면서 생필품조달과 생활여건을 만들려는 수단으로 장터를 조성한 것이 모란장의 시초라고 한다. ‘모란’이란 명칭도 모란봉에서 따와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 모란예식장 주변에 있었으나 1970∼1980년대에는 지금은 분당으로 이전한 성남시외버스터미널과 성남대로변에 형성됐다가 1990년대 초 지금의 수정구 성남동 대원천 복개지(3300여평)로 이전했다. 복개천 주차장부지로 평일에는 유료주차장으로 사용되다 장날이면 재래시장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4·9일 열리지만 개·닭 등 가축시장은 상설 끝자리가 4일과 9일인 날에 열리는 전형적인 5일장이지만 일반 재래시장과는 달리 개와 닭 오리 고양이 등 가축시장이 시장 외곽에 상설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시장에는 모두 950여명의 상인이 등록돼 있지만 소재파악이 안되는 떠돌이 상인까지 합치면 1600여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이곳 상인회의 추산이다. 장터입구에는 주로 농산물과 꽃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 애주가들을 위한 선술집은 초입에 있다. 닭똥집 등 포장마차 메뉴에서부터 개장국 칼국수 도토리묵 동동주 등 없는 것이 없다. 장날에는 어김없이 입구부터 가득메운 상인들과 주민들로 좀처럼 헤집고 나가기가 어렵다. 특히 주말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따라나선 아이들도 가세해 시장을 꼼꼼히 둘러보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먹을거리·구경거리 가격은 대채로 싼 편이다. 소주안주로 그만인 닭모래집은 한 포대에 3000원이고, 달랑 콩 한소쿠리 가지고 나온 할머니가 ‘몽땅 1000원’이라는 외침도 들을 수 있다. 소쿠리에는 집에서 낳은 강아지가 담겨 있기도 하고, 집에서 기른 대파나 양파, 호박 등을 한 소쿠리 이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재래시장이면 으레 자리잡고 있는 싸구려 의류시장도 줄지어 있다. 누더기를 걸치고 엿을 파는 각설이가 구수한 타령으로 어린이들을 불러모으고, 만평통치약이라는 굼벵이와 지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약효야 어찌됐든 굼벵이는 1㎏에 10만원을 호가한다. ●애완견·개고기 장수 대조적 한쪽에서는 찌그러진 드럼통에 불을 피워 돼지고기와 생선, 메추리 등 재래시장 정취를 구워낸다. 곳곳에서 거리공연이 열려 광대들이 주민들 사이를 뛰어다니는가 하면, 이들을 뛰쫓는 개구장이들의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장 북서편에는 장날마다 애완견시장이 열린다. 한쪽에서 개고기를 좌판에 널어놓고 파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에선 20만∼30만원하는 푸들과 말티즈, 슈나우저 등을 4만∼5만원대에 살 수도 있다. 혈통을 보여주기 위해 어미를 같이 데리고 나온 상인들도 많다. 한때 중국산이 판친다는 지적이 많아 상인들이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인 발길 부쩍 늘어 사람이 많아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에는 정치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좀처럼 찾지 않던 현직 시장도,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도 부쩍 시장 출입이 잦아졌다. 보신원이 많다 보니 개고기 반대모임회원들의 반대시위도 열린다. 특히 올해는 개띠해로 시위가 잦지만 보신원 상인들은 꿈쩍도 않한다. 이래저래 모란시장은 볼거리가 많다. 매년 5월에는 민속축제도 열린다. 서울 잠실에서 분당행 116번,119번을 타면 된다. 전철분당선과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모란시장 바로옆 공터에 유료주차장도 있지만 30분당 15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김진경 비서관 ‘아주 특별한 휴가’

    김진경 청와대 문화교육비서관은 16일 ‘아주 특별한 휴가’를 받아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엄밀히 따지면 21일간의 연가다. 김 비서관이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의 후보에 오른 작품 ‘고양이 학교’의 순회 설명 등을 내세워 “본업인 작가로 돌아갈 생각”이라면서 최근 사표를 냈었다. 청와대 측은 김 비서관이 프랑스에서 문학상 후보로서의 활동 역시 국익을 위한 것인 만큼 사표를 반려한 뒤 연가를 활용, 프랑스를 방문토록 배려했다. 당초 청와대는 3개월 정도 휴직을 허용할 방침이었으나 별정직인 김 비서관의 경우, 규정상 휴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례적으로’ 연가를 이용토록 한 것이다. 김 비서관은 문학상 주최측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에 머물며 초·중·고교들 찾아 문학상 후보로서 작품에 대한 소개와 사인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김 비서관은 오는 17∼22일 열리는 파리도서전도 둘러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양이 학교’는 지난 2004년 프랑스판으로 번역, 출간된 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프랑스의 아동청소년 문학상의 후보작으로 선정됐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클릭 지구촌 이곳!] 베이징 화냐오 애완동물시장

    [클릭 지구촌 이곳!] 베이징 화냐오 애완동물시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베이징 동남쪽에 위치한 ‘화냐오(花鳥)’ 시장. 각종 새와 곤충, 금붕어 등 중국인들의 ‘애완용 동물’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중국 오랜 전통의 싸움용 귀뚜라미 시장도 있다. 비교적 재래시장의 원형을 그대로 갖고 있는 편이다. 귀뚜라미는 3∼5위안(약 360∼600원)짜리도 있고 10위안(약 1200원)에서 수백위안 이상 가는 것도 있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각종 싸움대회를 휩쓴 이른바 ‘장군 귀뚜라미’는 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군’으로 키울 양인지 10위안짜리 하나를 사도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세심하게 고르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귀뚜라미 사육법을 담은 책이나 싸움대회를 촬영한 DVD, 각종 귀뚜라미용 기구들도 좌판에 널려 있다. 한때 돈 많은 귀뚜라미 소유주는 전담 코치를 둘 정도였다고 하니 귀뚜라미 시장이 따로 형성된 이유를 알 만하다. 귀뚜라미 싸움은 황실에서 특히 유행, 전국 각지에서 좋은 귀뚜라미를 잡아 올리는 일이 지방 관리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시장 안의 ‘밍충제(鳴蟲街)’와 그 주변에서는 새, 토끼, 물고기, 햄스터, 고양이, 각종 곤충, 애벌레, 도롱뇽, 뱀 등을 살 수 있다. 물론 모두 애완용이다. 손가락 굵기에 30㎝ 남짓의 백사(白蛇)는 얼마냐고 물으니 종업원이 1000위안(약 12만원)이라고 한다. 종업원은 “요즘 젊은이 사이에는 주머니에 애완용 뱀을 넣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한다. 금붕어 점포에 가니 역시 고르는 모습이 귀뚜라미 이상으로 신중하다.2∼5위안 하는 금붕어 한 마리 한 마리를 뜰채로 떠가며 일일이 색과 건강상태를 비교한다. 대부분 10여마리 이상을 통으로 사가는 경우가 많은 우리의 풍경과는 다르다. 토끼 한 마리에 10위안, 이런저런 새들은 100위안(약 1만 2000원) 안팎이다. 각종 벌레 가운데는 일반 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이름도 있었다. 이곳은 도매상 역할도 해서 베이징 곳곳에 물건을 댄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애완동물 관련 용품의 거래액이 연간 100억위안(약 1조 2000억원)을 넘는다. 관련 업계가 사회에 새로운 취업기회와 세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관련 산업은 연평균 15% 정도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애완견은 전국적으로는 약 1억 5000만마리나 된다는 통계도 있다. 이같은 수치가 크게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게 하는 곳이 화냐오 시장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과 사회 고령화의 진행이 애완동물의 급증 배경이라고도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관련 업계는 아직은 잠재력이 더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j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