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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처방약 안먹고 성분분석 의뢰

    지충호(50·구속)씨의 친구 등 주변인들의 진술을 통해 지씨의 범행 동기와 출소후 생활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씨의 특이한 행동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씨는 유난히 의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소 이후 지난 2월까지 그가 있었던 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 관계자는 “지씨가 감호소 수감 시절 의사에게 받은 약도 못믿어 하나도 먹지 않고 가져와 성분분석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아인 지씨는 고등학교 재학 중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부모와 크게 싸우다 석유통을 들고 집에 들어가 “다같이 죽자.”며 불을 지르려고 해 방화미수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적도 있다. 갱생보호공단 생활관에서도 식당아줌마에게 상스러운 말을 했다가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18년간 옥살이한 과거 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으려고 관심을 끌 만한 행동을 하는 등 애정결핍 증세도 보였다. 한 친구는 “지씨가 출소 후 친구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반찬을 손으로 집어먹으며 ‘좀 봐달라.’는 식의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씨와 가깝게 지냈다는 그는 “지씨가 형제도 없고 양부모의 나이도 많아 늘 외로움을 타 애정결핍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씨는 출소 후 친한 친구뿐 아니라 얼굴만 기억하는 지인들에게까지 돌아다니면서 사정이 어렵다고 말하고 용돈을 받았다. 지씨는 친구들끼리 만난 자리에서 예전에 안면이 있는 동네 형이 동사무소 동장이 됐다는 말을 듣고 며칠 뒤 동사무소로 찾아가 밥을 얻어먹고 10여만원의 용돈을 받아 오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은 23일부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22일 각 정당 대표에게 신변보호와 관련한 협조 공문을 보냈고 박 대표 측이 전화로 협조요청을 해와 박 대표에 대한 ‘요인보호 활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사복경찰관 6명이 박 대표의 병실 주변에 배치됐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북핵 로드맵’ 法초안 마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집권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상원외교위원장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할 경우 미국-북한간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마련 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 초안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선(先)북핵폐기, 후(後)관계정상화 및 에너지 지원’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6자회담의 틀안에서 언제든 북·미 양자 협상도 가능토록 하는 한편,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해 협상을 개시하는 것도 포함했다. 또 미국과 북한의 수도에 각각 연락 사무소를 개설할 것도 제안하고 있다. 초안은 북한이 핵 폐기시 관계를 정상화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 거부 입장을 철회하도록 돼 있다. 또 북한에 대해 핵실험은 물론, 핵, 화학 및 생물학적 물질의 해외 이전의 금지도 명시했다. 부시 행정부는 루거 위원장의 법안 초안을 입수, 검토 중이다. 루거 위원장에 앞서 짐 리치 하원 국제 관계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3월 부시 행정부에 평화협상 검토 등 적극적인 대북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dawn@seoul.co.kr ■ 법안 초안골자 및 로드맵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북·미 관계정상화(연락사무소 개설)▲미국이 한국, 중국, 러시아와 공동으로 안보 보장▲중유 제공 재개▲평화협정 협상개시 ●미사일 수송수단 및 화학·생물학 무기 해체·제거할 경우 ▲테러지원국 명단서 삭제▲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대북금융지원을 미국이 후원▲북한의 학교, 병원, 고아원 등에 인도적 에너지 제공
  • [2집이 맛있대] 서울 삼청동 케이크전문점 ‘아루’

    [2집이 맛있대] 서울 삼청동 케이크전문점 ‘아루’

    달콤하지만 달지 않고, 부드럽지만 질척대지 않는 케이크. 잘생긴 매니저가 타주는 꽃차와 함께 입속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케이크가 먹고 싶다. 어디 없을까. 있다. 대∼한민국은 없는 게 없는 곳. 서울 삼청동의 케이크전문점‘아루’가 바로 그런 집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조각케이크들이 특별한 맛을 원하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집의 케이크는 모두 김원선(34)사장이 직접 디자인한다. 김사장은 일본 도쿄제과학교에서 케이크만드는 법을 제대로 익힌 ‘케이크의 달인’.3년동안 양과자 본과에서 케이크만드는 법만 연구했단다. 단정한 외모속에 깔끔한 맛을 감추고 있는 것이 이집 케이크의 특징. 종류는 25가지 정도된다. 하나하나 직원들의 정성이 깃든 수제 ‘작품’들이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레어치즈 케이크. 아이보리색 치즈크림 위에 후람보아잼 등을 올려 상큼한 맛을 강조했다. 크림치즈 무스가 주재료지만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고 상큼하게 입안을 감싼다. 요즘처럼 때이른 더위가 찾아왔을 때는 파숑이나 키리쉬, 후랑보아 무스 등을 많이 찾는다. 파숑은 레몬맛나는 패션 프르츠가 주재료. 키리쉬는 체리, 후랑보아 무스는 산딸기가 주재료다. 모두 더위를 잊기에 딱좋은 상큼한 과일들이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맛차슈나 퓨티슈 등의 슈크림을 많이 찾는다. 기초적인 재료외에 중요한 재료는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다. 녹차류는 일본에서, 과일의 과당이 첨가된 퓨레는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 사용한다. 국내에서 이런 재료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제고장에서 생산된 재료로 제맛을 내는 케이크를 만들겠다는 의도에서다. 주인의 정성에 감동해서일까. 한번 이집 케이크맛을 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단다.1∼2주에 한번씩은 꼭 들르는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돌아왔다는 한 대학교수는 꼭 티라미슈 케이크만 고집한단다. 현지에서 먹었던 케이크맛을 제대로 냈기 때문이라나. 재고가 전혀 없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그날 만든 제품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무스류의 케이크들은 보관하기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오래되면 제맛을 잃기 때문이다. 물론 폐기처분하지는 않는다.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케이크들은 모두 수거해서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기증한다. 김사장의 마음씀씀이가 여간 곱지 않다. 일반 빵집에서처럼 식빵이나 샌드위치 등은 만들지 않는다. 생일케이크 같은 대형 케이크들은 사전에 주문해야 한다. 상호인 아루는 일본말로 ‘있다’는 뜻. 이 집에 가면 맛있고 정성이 담긴 케이크가 ‘있다’. 물론 멋지게 생긴 매니저도 ‘있고’.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새 광고] “갖고싶은 S라인” 유혹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는 최근 여고생 스타 고아라를 기용,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다.‘갖고 싶은 S라인이 있다.’는 주제의 광고는 식이섬유 음료인 미에로화이바를 마심으로써 날씬한 몸매와 기분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광고는 경쾌한 춤을 추던 고아라가 S라인으로 만들어진 대형 야채통에 가득히 들어있는 야채들을 살펴보다가 마지막에 미에로화이바를 골라 마시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 [어린이책꽃이]

    ●그림책 버스 뚜뚜(조준영 글, 윤정주 그림, 사계절 펴냄) 고가도로에서 고장이 나서 멈춰서 버린 노란색 유치원 버스 뚜뚜. 아이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던 책을 꺼내 돌려 읽고, 어느새 버스는 멋진 도서관으로 변신하는데…. 그림책 도서관 버스를 몰고 전국을 누비는 지은이의 체험담에서 싹튼 이야기.4세 이상.9500원.●원숭이 꽃신(정휘창 글, 박요한 그림, 효리원 펴냄) 오소리의 꾐에 빠져 꽃신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된 원숭이. 갈수록 꽃신을 비싸게 팔려는 오소리의 잔꾀에 넘어가 결국 원숭이는 오소리의 종이 되고만다. 초등3년 교과서에 실린 창작동화.6세 이상.9000원.●스티브 모리슨 이야기(강민숙 글, 임소영 그림, 진선아이 펴냄) 한국입양홍보회(엠팩)의 설립자 스티브 모리슨 이야기. 입양고아에서 미국 우주항공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되기까지의 감동 넘치는 사연. 초등생.8000원.●푸른 황무지(데이비드 알몬드 글, 김연수 옮김, 비룡소 펴냄) 데이비드 알몬드는 ‘해리포터’시리즈의 조앤 K. 롤링과 쌍벽을 이루는 영국작가. 퇴락한 광산마을을 배경으로 열세살 소년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긍정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소설가 김연수의 번역글이 깔끔하다. 초등6학년 이상.9500원.
  • [사설] 이제야 검토하는 입양가정 지원

    오늘은 첫번째 맞는 ‘입양의 날’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입양의 경우 입양 장려금 200만원과 취학 전 유치원·보육시설 이용료 등으로 월 15만∼3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입양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양육비로 매월 10만원을 지원하고 입양휴가 부여, 장애아 입양 양육비 상향조정 등도 검토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이다. 입양 양육비에 비해 지원 금액이 턱없이 적은 것이 사실인데 뒤늦게나마 정부가 국내 입양지원에 눈을 돌린 것은 다행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혈족을 중시하는 풍습 때문에 입양에 관한 편견 또한 적지 않다. 매년 1만여명의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지지만 지난해의 경우 1461명이 국내 입양,2101명이 국외로 입양됐다. 나머지는 양부모를 만나지 못해 시설이나 위탁보호에 맡겨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호주제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야 호적란에 입양 사실을 기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등 고아수출 시대의 관행을 고수해 왔다. 입양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200만원을 양부모에게서 받아낼 정도였다. 지난해에야 중기 재정운용계획에 입양아 7000명에 대한 의료지원을 반영한 것이 대책의 전부였다. 국내 입양은 국가적 당면과제로 대두한 저출산문제를 타개하는 방책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가슴으로 낳았을지언정 입양은 가정과 가족 사랑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 당국은 ‘양육비를 보고 입양한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입양 지원책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한심한 발상이다. 사회공동체가 입양 부담을 공유할 때 저출산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 “그저 착하게 크는 애들이 고마울뿐”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이 1.08명이라는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북 구미의 한 부부가 열두번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구미시 고아읍 황산리에 사는 김석태(48)·엄계숙(43)씨 부부. 김씨 부부의 열두번째 아이 출산 예정일은 12일. 1986년 4월5일 결혼한 이들 부부는 이듬해에 맏딸 빛나(19)양을 낳은 뒤 2004년까지 1∼3세 터울로 지금까지 5남 6녀를 낳았다. 결혼생활 20년 중 12년을 임신한 상태로 보냈지만 엄씨는 “힘들 때도 있지만 자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만 버리면 얼마든지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의 월 고정소득은 80만∼1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자가 30여명인 작은 교회의 목사인 김씨는 교회에서 나오는 소득에다 틈틈이 목수로 일하며 가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나 자치단체가 이들 부부에게 지원한 혜택은 별로 없다.2004년 막내 딸을 낳았을 때 구미순천향병원이 출산비용(20여만원)을 면제해 준 것이 혜택의 전부였다. 김씨 부부는 “아이들이 많아서 힘든 것은 없으며, 다들 착하게 자라줘 고맙다.”며 “정부에서 저출산을 걱정하면서도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부의 지원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우리나라 산에는 거의 산성(山城)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公山城)처럼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도 드물다. 특히 커다란 고목을 어루만지며 오솔길 모퉁이를 걸어 옛 성벽에 올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지난 주말 현지를 다녀왔다. 성벽 가에는 노랗고 빨간 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파란 하늘로 쭉 뻗은 나무가 싱그러운 신록을 뽐내고 있었다. 파란 이끼낀 돌덩이 뒤로 푸른 비단을 풀어 헤쳐놓은 듯 도도히 흐르는 금강(錦江)이 발 아래에 있었다. 공산성은 5월이 가장 아름답다. 또한 곳곳에 백제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공주 자체가 역사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혹적이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찾아가는 길이 한층 더 가까워져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글 사진 공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숲길 사이로 흐르는 금강…인조의 시름 그렇게 씻었나보다 공주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공산성(사적12호)은 공주를 들렀다면 꼭 살펴봐야 하는 곳. 여기저기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누각, 절 등이 가득해 백제의 진한 향기를 느끼기에 최고다. 또한 백제의 옛 도읍지였던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의 봄 풍경은 넉넉하고 싱그럽다. # 파란 금강의 물줄기와 싱그러운 신록 공주 공산성은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한 이 성은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길이는 2660m.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 무렵에 1925m의 성곽을 돌로 다시 쌓았다. 산성 입구 매표소에서 금서루(錦西樓)를 향해 오른다.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빨간 철쭉의 바다와 파란 하늘을 칼로 가르듯 공산성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펼쳐진다. 산을 따라 감싸돌며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산성의 고운 맵시에 기분이 좋아진다. 금서루는 공산성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만든 문루이다. 금서루를 지나면 길은 세 갈래.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자태’를 먼저 보고 싶어 왼쪽으로 성벽을 밟으며 걸었다. 성벽은 잘 정비돼 걷기에 좋았다. 성벽 가의 무성한 풀 속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노랑·빨강·하얀 야생화, 성벽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들도 새순을 가득 머금고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린다. 저 앞에는 연인들이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감싸고 밀어를 속삭인다. 아마 ‘인생의 5월’을 한껏 즐기고 있으리라. 조금 올라서자 나무 사이로 파란 금강의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잠깐 벤치에 앉았다.‘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에 머물던 조선 인조도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다보았을 게다. 이젠 내리막. 아래에는 조선시대 지은 만하루(挽河樓).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강 건너의 공주 시가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만하루에 걸터앉아 금강의 물줄기처럼 끝없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만하루와 금강 사이에는 백제시대 연못터인 연지(蓮池)가 있다. 그런데 한쪽이 무너져 내려서인지 보수가 한창이다. 혹자들은 연지가 연못이 아니라 배를 대던 부두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멋진 풍광에 넋을 잃고 있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정말 소박하다 못해 단출한 사찰이 보인다. 영은사. 조선 세조 때 지은 사찰로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의 합숙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강바람이 처마를 스치니 해맑은 풍경소리가 마음 속에 울린다. 작지만 운치 있는 사찰이다. 다시 나무가 우거진 성벽을 걸었다. 싱그러운 봄바람에 초록의 신록이 묻어난다. 이렇게 30분을 걷자 8·15광복을 기린 광복루(光復樓), 백제 동성왕 때 연회장으로 사용했던 임류각(臨流閣),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鎭南樓), 인조가 공산성에 머문 것을 기념하는 정자인 쌍수정(雙樹亭) 등을 차례로 만난다. 이렇게 쉬엄쉬엄 걷다 보니 2시간이 걸렸다. #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공산성 공산성에는 주말마다 색다른 재미가 기다린다. 주말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1시간에 한차례씩 공산성 수문병 교대식이 펼쳐진다. 백제 장수와 병사들의 힘찬 외침과 왕족의 행렬 등 볼거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백제의 옷을 입어보는 의상체험, 전통 활쏘기와 투호놀이, 백제 문양 탁본 체험, 전통 탈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산성 곳곳에서 펼쳐져 아이들에게 인기다. 또 다른 볼거리는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는 공산성.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가히 환상적이다. ■ 공주 관광 베스트5 # 공주 국립박물관 박물관이라고 다 눈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공주국립박물관 1층은 무령왕릉실로 꾸며졌다. 무령왕릉에서 나온 108종 2906점의 유물 중 묘지석과 금제관식(국보 154호), 다리작명 은제팔찌(국보 158호), 금제귀고리(국보 156호), 용과 봉황이 장식된 환두대도 등 1000여 점의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왕릉출토 유물에 대한 입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3D 영상시스템도 재미나다. 또 2층 웅진문화실에는 웅진시대의 백제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이 지역의 주거, 분묘, 성곽 및 대외 교류 관련 자료가 전시됐다. 1층 복도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장이 있다. 선사시대 돌도끼, 청동기 시대의 칼, 도끼 등을 직접 만질 수 있으며 각종 토기들을 재미난 퍼즐식으로 맞추어 볼 수 있다. 또한 찰흙이나 한지로 백제의 문양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인기다.(041)850-6361. # “백제 구경도 식후경” 공주 맛집 공주에는 소문난 맛집이 있다. 공산성 앞쪽에는 근사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연문 오채비빔밥(041-856-0757)은 제철 나물들을 아홉번 구운 소금으로 만든 된장에 비벼 먹는데 맛이 담백해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또한 정갈한 반찬이 함께 나온다.6000원. 또 새이학가든(041-854-2030)의 ‘따로국밥’도 유명하다. 사골뼈와 잡뼈 등을 넣고 이틀 동안 고아 국물에 양지 사태 등을 삶아놓고 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풀면 그 맛이 얼큰하고 담백하다.5000원. 금강변에 옛날배씨네집(041-852-7371)의 장어구이와 참게탕도 이름이 자자하다.3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집으로 알이 꽉 찬 참게 맛이 일품이다. # 계룡산 도예촌서 분청사기축제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자락에 멋진 예술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 아닌 계룡산 도예촌이다. 도예인 18명이 둥지를 틀고 철화분청사기를 만들고 있는 곳으로 마을 자체가 예술이다. 공방 지붕 꼭대기를 장식한 자전거와 돌담 위의 뻥튀기 기계, 서구풍 펜션을 닮은 공방 앞의 도자기 인형들, 비둘기 자기들로 벽면을 가득 메운 운치 있는 도예공방 등 도예가들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설치미술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계룡산분청사기축제가 열린다. 도자기 체험은 기본이고 20여명의 시인들과 도예촌 도예인들이 글짓기와 시낭송회, 창작도예전을 펼치며 작가 공방에서 테마별 작품전시, 전통 장작가마 도자기 굽기 시연, 작가가 만든 도자기에 음식 담아 나눠먹기 등 다양하고 재미난 행사도 열린다.(041)857-8811. # 공주대 ‘밝달´ 1박2일 여행상품 보통 공주는 모든 유적지가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개별적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들 한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 보지 못하고 유적들을 보기 때문이다. 좀 재미나게 공주를 여행하고 싶다면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우수 관광 상품인 무령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참가해보자. 공주대학교 관광학부 동아리인 밝달(배달이란 말의 어원) 학생들과 함께하는 1박 2일의 여행상품이다. 직접 무령왕릉과 박물관에서 재미있는 설명을 듣고 임종 체험, 탁본 체험 등도 해보는 체험학습 여행 프로그램이다.(02)733-3900,www.hyecho.com # 무령왕릉 모형전시관 무령왕릉을 보지 않고 백제를 안다함은 어불성설이다. 무덤에서 발굴된 지석(誌石)에는 ‘사마왕(무령왕)이 서기 523년 5월에 사망,525년 8월에 왕릉에 안치되었고, 왕비는 526년 12월에 사망,529년 2월에 안치되었다.’고 쓰여 있다. 이 지석 하나가 백제문화를 신화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었다. 수습된 유물만 108종에 2906점.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2점이다. 유물들은 빛나는 백제문화의 수준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하지만 무령왕릉은 벽이 기울고 금이 가는 등 훼손이 심각해 공개 25년만인 1997년 말 영구 폐쇄됐다. 그래서 지금은 무령왕릉 모형전시관에서 그 실물을 느낄 수 있다. 무령왕릉, 인근 5·6호 무덤을 실물과 똑같이 복원해 놓았으며 절개 모형을 통해 무령왕릉 내부도 생생히 보여준다. 무령왕릉 전시관을 보고 나면 출구 쪽에서 바로 연결되는 송산리 고분군을 둘러보자. 맨 위쪽 솔밭에서 실제 무령왕릉을 포함, 왕과 왕족의 무덤 7기의 고분군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일품이다.(041)856-0331.
  • [09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케냐 여성 에이즈퇴치 단체는 1993년에 설치된 비정부기구이며 회원 대부분은 에이즈 감염 여성들이다. 매일 점심시간이면 많은 고아들이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급식소에 찾아온다. 에이즈 환자가 사망하면 그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지속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사이언스 매거진N(EBS 오후 11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신질환으로 꼽히는 공황장애. 눈은 커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장이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불안이나 공포가 일어나는 뇌 부위가 취약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황을 경험하게 되고 이것이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공황장애 치료를 위한 길을 제시한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노인정 대신 클럽에 나간다는 ‘75세 젊은 오빠’, 동네 총각들 다 쓰러진다는 완벽 청순 미녀 ‘38세 임과장’, 무표정이 젊음의 비결이라는 ‘48세 이슬 아줌마’, 친구같은 아빠와 아들 ‘45세 아빠와 19세 아들’, 끼 넘치는 상큼 발랄한 유치원 선생님 ‘35세 샤랄라’중에서 진짜 동안 한 팀을 찾는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7시50분) 희재는 결혼식장에서 신욱을 노려보던 일구의 모습과 상처투성인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온 모습이 교차돼 혼란스러워 한다. 신욱은 안절부절 못하는 희재에게 무슨 일이냐며 묻고, 희재는 벌컥 화를 내며 신욱이 잡고 있던 팔을 놓으라고 한다. 한편, 신혼여행을 간 홍도와 석재는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봄의 왈츠(KBS2 오후 9시55분)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안동에 온 필립은 은영과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재하는 은영이 서울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필립은 재하와 함께 술을 마시다 왜 은영을 버리고 떠났는지, 왜 이수호를 버리고 윤재하로 살았는지 묻는다. 한편, 재하는 사인회 도중 은영의 모습을 보고 쫓아가는데….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50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동양의 차 문화가 최근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가 항암 및 항균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웰빙 기호식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의 비밀을 풀어본다.
  •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80여명의 노인들에게 환갑을 앞둔 초로의 남성이 허리굽혀 꾸벅 인사한다.“어머니, 아버지들.‘불효자는 웁니다’란 노래 아시죠. 같이 불러보세요. 그래야 머리도 맑아지고 밥맛도 좋아지거든요.”구성지게 울려퍼지는 노래가락에 30평 남짓 급식소는 금세 활기로 가득찬다. ●23년째 이웃돕기…봉사계의 대부 한길봉사회 김종은(58) 회장은 2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왔다. 크지 않은 의류생산업체를 운영하면서 번 돈을 모두 노인봉사에 바쳐왔다. 무료급식 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수시로 이동목욕차량과 이동이발소를 운영한다. 집없는 노인들에겐 스스로 집을 구해 방세, 생활비, 쌀까지 갖다 준다. 지난해 한해 동안 100명이 넘는 노인에게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시켜줬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씨는 네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남이 버린 음식을 주워다가 겨우 연명하던 어머니는 결국 아들을 고아원에 보냈다.“굶어죽지는 말아야지.”라며 아들과의 생이별을 택했다. 하지만 고아원에서는 굶주림보다 더 끔찍한 매질에 시달렸다. 견디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도망나와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거의 걸인 생활을 하며 먹고 자기를 석달 남짓. 딱하게 여긴 파출소 소장이 남대문 근처 한 의류공장에 자리를 알아봐 줬다. 청소걸레부터 잡았다.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공중화장실 한칸을 보금자리로 삼고 하루에 20시간씩 일만 했다. 얼마후 성실성을 인정한 사장의 눈에 띄어 기술을 배웠고, 열일곱살에 꿈에 그리던 재단사가 됐다. 생이별을 했던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노인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35세 때인 1983년. 처음엔 노인 6명에게 밥값을 주었지만 이를 불량배들이 빼앗아가는 것을 보고 직접 음식을 배급했다. 김씨의 봉사활동에 가장 기뻐한 것은 어머니였다.“서러움 중에 배고픈 서러움이 가장 큰 것”이라면서 아들을 격려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2002년 아흔한살로 세상을 떴다. ●“돈이 어디서 나와서?”간첩으로 오해받기도 그동안 험한 일도 많이 당했다. 지금처럼 천연동의 버젓한 건물에 무료급식소가 자리를 잡기까지 염천교 등 여러 곳을 전전했다. 지난해에는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했지만 구청에서 공원 분위기를 흐린다며 나가달라고 했다. 다행히 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지금의 천연동 급식소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금도 주민들의 항의나 불량배들의 훼방을 심심찮게 받는다. 급식에는 월 4000만원 가까이가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은 한푼도 받지 않는다. 남의 돈 받아서 대접하는 것은 심부름이지 진짜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김씨를 돕겠다며 돈봉투만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김씨에게 큰 힘이 된다. 무작정 퍼주다 보니 간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보안사와 안기부에서 여섯번이나 찾아와 3∼4일씩 조사를 하고 갔다.“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몇년씩 무료로 급식을 하는 것이냐.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대주는 것 아니냐.”며 뒤를 캤다. 하지만 결국에는 조사하던 사람들이 다 김씨의 정성에 감복을 하고 돌아갔다.‘한길봉사회’라는 이름도 1987년 안기부 직원이 “선생님이 진짜 애국자십니다. 앞으로도 봉사 한길만 걸어주십시오.”라면서 붙여줬다. ●어버이날 생색내기 꼴보기 싫어 5월 들어 무료급식소가 다소 한산해졌다. 어버이날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행사를 한다며 노인들을 데려갔다.“어버이날만 되면 어르신들 모셔가려고 해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 팔이 빠질 지경이지요. 카네이션 열송이 스무송이 달아주면 뭐합니까. 그 돈으로 차라리 밥 한끼 대접하는 게 낫죠. 따뜻한 손길 말 한마디가 제일 필요한 분들인데.” 김씨의 쓴소리는 계속된다.“구청에서 효부상을 받은 며느리도 집에선 시어머니 끼니도 안 챙겨드리고 구박한답디다. 생각 같아선 효자법을 만들어서 부모에게 불효하면 징역을 살게 했으면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노인이 되는 건데.” 회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나와 봉사하는 젊은이들은 한두번 나오다 만다.‘높은 분의 부인’이란 사람이 밤에 쌀 몇포대를 주고 가서 다음날 아침 열어보니 벌레가 득실거리는 썩은 쌀이었던 적도 있다. 그럴싸하게 서류 꾸며 정부 지원금 타 쓰는 사람들을 볼 때도 김씨는 분노한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공장일로 번 돈은 노인들을 위해 쓰고 정작 아내에게 생활비로 건네주는 건 한달에 100만원이다. 며칠 전에는 자기가 입다 해진 속옷을 아내가 입고 있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두 아들(32세,30세)도 전에는 아버지의 퍼주기식 봉사에 불만이 컸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어릴 적 어렵게 살았던 이야기를 듣고선 이해하게 됐다. 지금은 매월 적게나마 아버지를 돕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다. 10년 넘게 김씨를 돕고 있는 한길봉사회 김금태(44)과장은 “김 회장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봉사의 도를 넘어 헌신의 경지”라고 말했다. 매일 봉사를 하면서 힘이 들어도 그의 별명처럼 늘 ‘헬렐레’ 웃기만 하는 김씨를 보면 숙연해질 뿐이다. 어버이날을 앞둔 4일 김씨는 노래자랑대회를 마련했다. 모든 노인들에게 운동복을 선물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꼭 껴안고 쓰다듬는 그의 손길엔 한없는 사랑이 묻어난다. 그의 나눔의 끝은 어디일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청소년시설 퇴소자를 도웁시다”

    ‘고아원을 퇴소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둥지를….’ 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오류역광장에서는 아동복지시설(고아원)을 퇴소하는 청소년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한국 둥지만들어주기 운동본부’ 창립식을 겸해 열린 이날 행사는 만 17세가 된 후 고아원을 퇴소하는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추진위원장인 김지평씨는 “고아원에서 생활하던 청소년들이 만 17세가 되면 정부에서 주는 200만∼300만원의 정착금을 들고 퇴소한다.”면서 “아무런 연고가 없는 망망대해에 버려지는 아이들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앞으로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정부 지원 조기 확대와 1촌 맺어주기 운동으로 전세자금 대여, 임대아파트 얻어주기, 공장 및 학교 기숙사 우선 입실 등의 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작사가 김지평씨와 시인 김유권씨, 송희순 실크로드 대표, 임종윤 전 고등법원부장판사, 코미디언 조정현씨 등 21명이 설립 발기인 및 창립 임원진으로 참가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전국 282개 아동복지시설에 1만 9151명의 아이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연평균 1000명 가량의 청소년이 시설에서 퇴소하고 있다. 문의 02)861-6665.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위대한 유산’ 유치원 선생님으로 돌아온 한지민

    ‘위대한 유산’ 유치원 선생님으로 돌아온 한지민

    지난 1월 MBC 드라마 ‘늑대’를 찍다가 사고로 허리와 다리 등을 다친 한지민이 돌아왔다.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기 때문일까. 그동안 조용하고 차분한, 또 청순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던 한지민이 확 달라졌다. 마치 말괄량이 삐삐 같다. 3일부터 막을 올린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 ‘위대한 유산’(연출 김평중, 극본 이숙진ㆍ김태희)에서 유치원 교사 유미래 역을 맡았다. 유산으로 유치원을 물려받은 조직폭력배 강현세(김재원)와 티격태격하다가 알콩달콩 사랑도 쌓게 된다. 지금도 크게 움직일 때는 후유증이 있지만 운동을 많이 해 괜찮아졌다는 그녀는 “사고로 팬들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어서 빨리 밝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유쾌한 역할이 들어와 냉큼 선택했죠.”라고 말했다. 첫회를 본 시청자라면 “한지민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그만큼 한지민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엽기적인 모습도 많이 선보이게 된다. 유미래는 고아라는 감춰진 상처도 있으나 매우 밝고 쾌활한 캐릭터. 실수투성이에다 천방지축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유치원 교사 3개월째인 그녀가 양아치 조폭 강현세의 유치원 접수(?)를 막기 위해 유치원 원장 고아라(이미숙)와 동분서주한다.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폭과 유치원 선생님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는 택지 개발을 위해 유치원을 없애버리려는 건설회사와 맞서게 된다. “팬들이 보면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곧 미래의 매력에 빠질거예요. 그만큼 미래는 빨리 편해졌고, 점점 닮아가고 있어요. 연기 자체가 즐겁거든요. 제가 사실 털털한 성격이에요.” 무엇보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재미있다. 원래 어린이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다.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지금 함께 출연하는 어린이들과도 일주일도 안 돼서 친구가 됐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애들이 실제 선생님처럼 잘 따라줘서 서로 마음을 열고 촬영하고 있어요. 전 유치원 땐 애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고 정말 조용했는데…요즘 애들은 너무 성숙한 것 같아요. 쓰는 말도 저 어렸을 때랑 다른 거 있죠?호호” 에릭과 한지민이 함께 다쳐 중단된 ‘늑대’는 아직 방송 재개가 불투명한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방송 재개는 시청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키고 싶다는 한지민은 “촬영하면서 ‘늑대’ 때 일이 나기도 해요. 하지만 자꾸 떠올리면 더 안 좋기 때문에 지금은 유미래에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또 조직폭력배야?”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평중 PD는 “조직 폭력배라는 것은 드라마의 작은 장치일 뿐”이라면서 “조폭과 유치원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와 감동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한지민도 ‘위대한 유산’이 가정의 달 5월에 온 가족이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자신한다.‘늑대’에서의 부상을 딛고 엽기발랄 유치원 선생님으로 변신해 펼쳐낼 그녀의 맹활약이 기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가정의 달 특집] 5월11일 입양의 날

    [가정의 달 특집] 5월11일 입양의 날

    # 입양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출산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을 인내하며 힘든 산통 끝에 세상에 나온 소중한 생명, 그러나 이보다 더 아름다운 탄생의 순간이 있다. 지난달 14일 찾은 성가정 입양원. 서울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있는 국내입양기관이다.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은 오솔길을 따라 들어서자 입구에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인연은 입양입니다’라는 팻말이 보였다. 마침 그날은 강인중(36·충남)·한여빈씨 부부가 건이(4·친생자) 동생 상우(가명·8개월)를 입양하는 날이었다. “떨리고, 설레고, 고맙고... 상우를 만날 생각에 어젯밤엔 잠이 오질 않더군요. 건이가 병원에서 태어나던 날, 그런 감정이에요.” “오늘부터 건이와 상우가 형제가 되잖아요. 서로 ‘형제라는 느낌의 끈’을 하루라도 빨리 이어주고 싶어 일부러 새 옷을 사지 않고 건이가 입던 옷과 양말을 깨끗이 세탁해 왔어요.” 첫아들 건이를 낳고 둘째는 애초부터 입양을 계획했던 강씨 부부.“입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사랑의 표현”이라면서 “입양문화가 확산돼 버림받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가정원을 나서는 강씨 가족에게 윤영수(48) 원장 수녀가 “이 아이는 하느님이 주신 겁니다. 상우야, 이젠 형과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라.”고 하자, 양부모 품에 꼭 안긴 상우는 ‘천사의 미소’를 지으며 성가정원 식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1954년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입양이 시작된 이래, 해외입양 일변도에서 최근 국내 유명인들의 입양사실 발표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으로 차츰 국내공개입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땅에서 태어난 많은 아동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경제적인 이유로 국내가정에 입양되는 숫자보다 외모, 언어, 문화가 다른 먼 이국땅으로 더 많이 보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 한해 입양 아동 수는 3562명이고 이중 2101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국내입양은 절반에 못 미치는 1461명(41%)으로 특히, 국내입양의 경우 대부분 ‘비밀입양’을 하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선혜경 입양부장은 “유독 핏줄을 중시하는 혈연주의와 경제적 부담이 국내입양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입양문화 의식의 변화와 함께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입양가족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지원은 미미한 상태다. 지난 2월 세 번째로 새별(8)이를 공개입양한 안나오미(33·서울 노원구)씨는 “입양할 때 알선기관에 내는 200만원 상당의 알선료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돈을 지불하고 아기를 사온 것’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더 힘들다.”며 “입양수수료 문제만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취재기간 내내 눈 맞출 곳 없어 허공만 쳐다보는 아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입양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정에서, 사랑과 관심으로 이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자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이들은 ‘부자(富者)인 부모가 필요한 것도, 완벽한 환경도 아닌, 오직 가족의 사랑과 눈 맞춤’이 필요한 연약한 아이들이다. 글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어스름 해질 무렵이다. 인도의 갠지스 강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세속의 잘못을 씻어 내고 덮어주는 강, 그래서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을 신성하게 여긴다. 치자빛 옷을 두른 동자(童子) 50여명이 부드럽게 기도문을 외운다. 이를 지켜보는 500여명의 신도들 손에는 아름다운 꽃접시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잠시후 꽃접시를 강물에 띄워 보낸다. 집안의 안녕과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푸자’ 의식이 어둠의 강가에서 오랜 시간 이뤄졌다. 그 맨 앞에는 힌두교의 정신적 스승인 스와미 치다난드 사라스와티지가 있었다. 현지에서는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이다. 최근 힌두교의 성지로 명상과 요가의 메카로 유명한 도시 ‘리시케슈’를 취재하던 도중 그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의식이 끝난 직후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 니케탄 아슈람 사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한국 기자와는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진다고 했다. 늘어뜨린 머리와 강렬한 눈빛에서 성자의 모습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불쑥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바로 여기에 있다.”는 대답이 지체없이 돌아온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라고 했던 고(故) 구상 시인의 시구가 머릿속을 스쳤다. 이어 “음식과 옷은 돈주고 구입할 수 있지만 행복은 그렇지 않다.”면서 바로 마음속에 행복이 있다고 역설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한마디 따끔한 질타가 내려졌다.“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욕망과 야망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루지 못할 욕망과 야망으로 마음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욕망과 야망의 한계선을 긋지 않으면 건강과 행복 모두를 잃어버리는 만큼 일도 즐기라고 충고했다. 특히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하루에 잠시라도 눈을 감고 명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체화시키는 것”이며 그래야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보다 편안한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명상과 요가붐이 일고 있다고 하자 “세계적인 추세”라며 웃는다. 요가에 대해서는 “단순한 육체적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정신적 수행의 한 방편”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고 하자 “가장 좋은 삶은 타인과 나누는 삶, 베푸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세요.”라며 훌쩍 자리를 뜬다. 그는 1986년 아슈람의 회장직을 맡은 이후 인도는 물론 세계 각국을 돌며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를 전하는 영적인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여덟살 때 출가해 히말라야에서 명상과 요가 등으로 오랜 수행생활을 했다. 또 ‘인도 유산 연구재단’을 설립해 학교와 병원, 고아원 등에 많은 지원사업을 벌여 간디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존경받는다. 글 리시케슈(인도) 최광숙 특파원 bori@seoul.co.kr
  • ‘마이 캡틴 김대출’ 20일 개봉

    ‘집으로’‘선생 김봉두’류의 소박한 질감과 감동을 재현하는 새 영화가 ‘마이 캡틴 김대출’(제작 진인사필름·20일 개봉)이다. 천진한 동심(童心)을 바탕화면으로 깔고, 누구보다 넉넉하게 가식없는 연기선을 살려내는 정재영이 체온을 나눠 주는 따뜻한 휴먼드라마이다. 정재영은 태어나서 배운 것이라곤 도굴밖에 없는 문화재 도굴꾼 박대출. 국보급 문화재를 도굴했으나 동네 초등생 여자아이 지민(남지현)에게 들켜 얼렁뚱땅 ‘한배’를 타게 된다. 뱀파이어를 꿈꾸는 지민의 남자친구 병오(김수호)가 가세하고 두 아이들을 행동대원으로 삼아 또 ‘작업’에 들어간다. 동화처럼 순진한 이야기 구도는 정재영의 무공해 연기를 만나 진가를 발한다. 엄밀히 이 영화는 극의 밀도를 전달하는 즐거움보다는 감정의 불순물을 걷어내 주는 정화장치로 기능하는 작품이 됐다. 가난한 홀할아버지(이도경)와 단둘이 사는 소녀 지민의 티없이 순수한 감수성도 그렇거니와, 불우한 성장과정을 거쳐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면서도 세상을 향한 낙천적 시선을 접지 않는 대출의 캐릭터에 관객들은 속수무책 무장해제당한다. 대출을 곤경에 빠트리며 갈등관계를 엮는 비리형사(이기영)만이 드라마를 긴장시키는 유일한 장치이다. 고아 소녀 지민, 시한부 삶을 사는 병오, 서커스단에서 줄을 타는 병오의 엄마(장서희)…. 가진 것 없이 소외된 인물들이 서로의 등을 다독여 주는 드라마를 통해 스크린 밖 관객들도 시나브로 체온을 높여갈 듯하다. 그러나 아쉬움 또한 적지 않다. 배우들은 각자의 좌표에서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는 듯한데, 정작 드라마의 밀도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산없이 남발되는 과잉감정이 버겁다. 휴먼드라마의 ‘한방’이 터지는 클라이맥스 대목에서 관객들은 오히려 서너발쯤 발을 뒤로 빼게 된다. 예컨대 폭우로 무너지는 동굴에서 병오를 구하려 대출이 몸부림치는 후반부는 맥락없이 늘어지고 결국 목적의식을 잃었다. 압축의 묘미를 살렸더라면 ‘다부지게 착한’ 영화로 박수 받았을 것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떠남과 돌아옴이 무척 길었다. 그 간격에 켜켜이 쌓여진 고독과 시름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랬다. 살면서 늘 떠나야 했다. 반기는 사람보다 멀리하는 사람이 많았다. 행복보다 참아야 하는 눈물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길의 유일한 친구는 술이었다. 술과 같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이제 웃는다. 새로 시작한다. 얼굴엔 술픔이 사라지고 기쁨으로 채워진다. 진정한 행복도 알았기에 사랑의 정열도 생긴다. 노래를 부른다. 경쾌하고 빠르다. 사랑과 진실을 그리워한다.‘누구는 소주먹고/누구는 양주먹고/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사랑과 진실은 실종된 지 너무 오래야/왜 왜 왜 왜 그럴까 말도 안돼’ 가수 박일준(52). 혼혈 고아 출신이다.1977년 ‘오 진아’로 데뷔해 ‘아가씨’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팬을 거느렸다.20대에겐 다소 낯설지만 지금의 30대 중반 이후에는 여전히 기억된다. 박씨는 91년 7집 앨범을 내고 팬들의 곁을 훌쩍 떠나버려 한동안 기억에서 멀어졌다. 이후 꼭 14년이 지났다. 최근 존재의 이유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한 것. 신곡 이름은 앞서 언급된 ‘왜 왜 왜’이다. 앨범 발표 소식은 지난해 있었지만 아직 시중에 내놓지 않았다. 우선 ‘가수 박일준’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궁금해진다. 앞으로의 음악활동과 대중과 멀어졌던 지난 세월이…. 또 혼혈로서 겪었던 많은 사연들,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에서 박씨를 만났다. ●신곡 ‘왜왜왜´ 양극화된 세상 풍자 먼저 신곡 얘기부터 나왔다.“노랫말처럼 양극화된 세상을 풍자하면서 빈부차이와 못 사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친한 후배 형제가 작사(성주)·작곡(성현)을 하면서 권유한 것이 신곡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부연한다. 이어 “원래 저는 쉽게 따라부를 수 없는 ‘팝쪽’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세월이 오래 가도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곡을 불러보자고 했어요.”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방송국에 찾아갔더니 알아주는 PD들이 없어 애를 먹었다.“중고신인이세요?”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 할 수 없이 지방공연부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박씨 자신이 직접 홍보물을 제작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재기’를 알리는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했다. 이같은 외로운 노력끝에 차츰 반응이 좋다는 소문이 퍼졌다. 최근에는 ‘가요무대’와 ‘가요큰잔치’ 등 전국 공중파 방송에도 얼굴을 내밀어 팬들과 만났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들어 각종 가요차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아내와 같이 이번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위에서 ‘박일준이 다시 왔구나’ 하는 얘기를 들으니 행복해요. 모든 것이 고맙죠.” 그동안 노래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 “가수는 후속타가 없으면 서서히 잊혀져가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씨는 81년부터 3년간 MBC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폭소대작전’에 출연했다. 코미디언 배일집씨가 운영하는 햄버거집 종업원 역을 맡았다.4일 연습하고 하루 녹화하다 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 또 영화 ‘상한 갈대’ 등에 출연하다 보니 자연히 노래와 멀어졌다. 아차 싶어 신곡을 내려고 했으나 아무 곡이나 낼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서서히 공백이 생겼다. ●간경변으로 쓰러져 “살 확률 50%” 진단받기도 때마침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혼혈인으로서 사업을 이끌어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자연히 술만 퍼 마셨다.4년전 어느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간경변으로 식도정맥이 파열됐던 것. 병원에서 살아날 확률이 50%라는 얘기를 들었다. 식구들이 막 울자 “그러면 나보고 죽으라는 얘기냐.”고 하면서 밝게, 또 밝게 마음을 먹었다. 몇달간 입원끝에 다행히 호전돼 퇴원할 수 있었다. 이때 가수의 길을 다시 걷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박씨는 “열다섯때부터 술을 마셨어요.”라고 고백한다. 혼혈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늘 혼자 있게 만들어 술에 의지했다. 이렇게 말못할 스트레스를 혼자 떠안고 30년 넘게 술을 마시다 보니 죽음 직전까지 갔던 것. “다시 살아났기에 식구나 모든 사람들이 고맙게 여겨지더군요. 가수로서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고 다짐했지요. 용서하는 마음도 아울러 생겨났습니다. 조금 전 인터뷰하러 오는 도중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어요. 가해자가 젊은 친구였는데 화를 내지 않고 대신 ‘일진이 안 좋으니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타일렀지요.” 부인과도 새로 연애하는 기분이 든단다. 남편이 잘나가던 과거에는 그저 돈을 벌어오는 수준으로 생각했으나 신곡을 준비하면서 같이 발품팔고 고생을 하다 보니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 태어났다며 웃는다. ●代이어 놀림받던 아들 9년간 미국에 보내 박씨는 아들과 딸, 자식 둘을 두었다. 아들이 미국에 가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얼마전 9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라고 한맺힌 듯 말꼬리를 흐린다. 잠시 먼 곳을 응시하더니 “제 아들도 파키스탄이나 인도인, 동남아쪽 사람처럼 생겨 초등학교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박씨 자신도 어렸을 적부터 혼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지낸 터에 아들한테도 똑같이 벌어지자 더는 참지 못했다. 결국 미국 뉴저지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 아들을 그곳에 등 떠밀듯 떠나보냈다. 세월이 지나 아들이 커서 현지 대학에 진학하자 “얘야, 이젠 견딜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귀국시켰다. 아들은 목사가 되려고 현재 모 신학대 4학년에 재학중이다. “곁에 두어야 할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장애인이 따로 없어요. 혼혈이라는 편견으로 멀쩡한 사람이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갑니다. 정말이지 우리 대(代)에서 모든 것이 끝나야 합니다.” 박씨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54년에 태어났다. 미군이 돌아가면서 아버지도 미국으로 건너갔고 박씨는 세살 때 친어머니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어렸을 때부터 얼굴이 검어 ‘연탄’으로, 머리가 곱슬이어서 ‘라면’이란 별명으로 늘 놀림의 대상이었다. 이후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양부모는 박씨가 가수로 성공을 거둘 무렵인 70년대 후반 세상을 떠났다. 다시 혼자가 된 박씨는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혼혈이란 이유로 거절당한다. 예비 장모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했다. 고민끝에 ‘임신작전’을 썼다. 하지만 예비 장모는 “그래도 안 된다. 애를 떼라.”며 성화가 대단했다. 할 수 없이 예비신부가 산부인과 병원에 갔으나 때마침 점심시간이어서 그냥 돌아오는 바람에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처음 낳은 자식이 아들. 장모는 손자를 무척 사랑했다. 미국에 갈 때에도 직접 따라가 온갖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박씨 역시 25년동안 장모(지난해 작고)를 친어머니처럼 극진히 모시고 살았다. 박씨 자신의 팔자에 모두 다섯 부모를 둔 셈이다. “워드가 한국에 왔을 때 워드 어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봤어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모습이었어요. 저의 친어머니도 아마 그렇게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워드로 인해 혼혈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냄비처럼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트남의 혼혈아 위한 사업 하고파 혼혈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의 슬픔인 6·25전쟁이 있었기에 생겨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남들과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죄를 지은 것처럼 차별과 편견의 굴레속에서 살아야 하느냐고.“내 것은 소중하고 남의 것은 장난을 쳐도 되는 건가요?” 잠시 침묵을 지키던 박씨는 혼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모와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쟤 하고 놀지 마라. 시커멓게 된다.’가 아니라 ‘쟤 하고 놀면 영어도 배우고 재미있거든’하고 유도해주면 된다는 것. 이어 “농촌 총각들이 왜 베트남 처녀와 결혼합니까. 우리가 안 봐주기 때문이죠. 자연히 혼혈이 생겨납니다. 늘 내 생각만 하는 쪽으로 가면 안 돼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닙니까.”라고 호소한다. 박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수의 길만 걷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베트남의 혼혈아들을 위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 서로 부둥켜 안고 반쪽 모국인 한국을 이해시키는 일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서울 출생 ▲77년 ‘오 진아’로 가수 데뷔 ▲79년 ‘잘가요’ 발표 ▲80년 ‘아가씨’ 발표 ▲81년 ‘누나야’ 발표 ▲81∼83년 코미디프로 ‘폭소대작전’ 출연 ▲84년 영화 ‘상한 갈대’ 출연 ▲83년 ‘너는 지금 어디에’‘닻’ 등 발표 ▲91년 ‘가 가지마’‘사랑은 3.14’ 등 발표(7집 앨범) ▲2005년 9월 신곡 ‘왜왜왜’ 등 8집 앨범 제작 ▲06년 지방공연 및 방송활동 재개
  • [마이너리티 리포트] (9) 어느 전과자의 편지

    [마이너리티 리포트] (9) 어느 전과자의 편지

    혈기왕성한 스무살 때 사람을 죽이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해서죠. 다행히 그 사람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듯 했습니다. 따져보니 복역기간만 26년 정도 되더군요. 그동안 저는 단 한번도 제 삶을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또 다른 ‘한탕’만을 노렸죠. 그러나 2년전 저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인 지금의 아내를 만난 이후 달라졌습니다. ●“믿어주세요. 정말 변했습니다.” 제 이름은 권영덕(56)입니다. 가명이 아닙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맡겨질 때 제 손에 꼭 쥐어진 쪽지에 적힌 이름입니다. 저는 살인미수·폭력·사기 등으로 26년 정도를 교도소에서 보낸 전과자입니다. 보통 다른 전과자들은 자신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려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신분을 속이기 급급하며 ‘거짓말 인생’을 살았지만, 아내를 만나면서 달라졌습니다. 아내를 알게 된 이후 저는 단 한 건의 사소한 법규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거짓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취직을 위해 면접을 할 때도 전과자임을 밝히고 숨기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원양어선을 탔다느니, 섬에 들어가 살았다느니 하며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바쁘더군요. 아무튼 저는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했습니다. 아내와 노무현 대통령,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세 통의 유서를 쓰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전과자 가운데도 괜찮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일용직 취업 이틀만에 혼자만 해고당해 아내를 만난 이후 처음으로 갱생보호공단이란 곳을 찾았습니다. 저의 진심을 이곳을 통해서라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이곳 팀장, 과장님들은 제 진심을 알아주시더군요. 이곳을 통해서 지난해 9월 일용직 잡부지만 지하철 공사 현장에 취직도 됐습니다. 생애 첫 취직을 아내와 함께 기뻐했던 시간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단 이틀 만에 잘렸습니다. 업체 측에서는 현장 인원이 너무 많아 부득불 인원감축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당시 현장에는 일손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들어온 다른 4명은 그대로 둔 채 저만 해고 대상이 됐습니다. 대한민국 법무부 산하 갱생보호공단에서 저의 신분을 보장하고 추천했는데도 일선 현장에서 전과자라는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해고를 통지하는 소장의 멱살을 잡고 싶었습니다.“왜 하필 나입니까. 저는 정말 달라졌습니다. 기회를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심장을 휘감고 돌아 터져 나오는 울분을 가까스로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작업복을 벗고 조용히 돌아섰습니다. 아직 내 업보가 다 가시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과자 멍에를 벗고 싶습니다.” 저는 전과자라는 멍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더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단에서 보내주는 운전면허 학원에 다녀 1종 대형 면허도 취득했습니다. 이때부터 운전기사 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는 비교적 좋은 인상 때문에 처음에는 면접관들의 태도가 호의적입니다. 또 교도소에서 몇 년간 펜글씨를 연습했기 때문에 제 필체를 본 면접관들은 글씨도 잘 쓴다며 좋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 한칸도 채우지 못한 이력란을 보고, 제 스스로 전과자라는 사실을 밝히는 순간 낯색이 변합니다. 그분들을 탓하진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해야 그분들이 저를 믿게 만들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갱생보호공단이나 법무부에서 철저한 심사를 통해 신분을 보장해 주는 제도를 마련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숨기지 않습니다. 저는 제 아내를 만나면서 저의 바보 같던 모든 과거를 편지로 써서 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고아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고아원에서 살았습니다.4학년 첫 등교하는 날 엄마 손을 잡고 가는 1학년 아이가 너무 부러워 ‘짱돌’을 아이 뒤통수에 던진 뒤 그 길로 바로 고아원에서 도망쳤습니다. 걸인처럼 이곳저곳 방황하다 17살이 될 때까지 성매매 여성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후로 사고에 사고를 거듭하며 2004년 7월까지 출소와 복역을 반복했습니다. 그 사이 춤도 배워 카바레에 다니며 ‘사모님’들 사기도 몇 번 쳤습니다. 한때 외제차 벤츠를 몰고 다닌 적도 있고 한 벌에 1200만원 하는 양복을 입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살지 않으렵니다. 교도소에서는 저를 개과천선(改過遷善)시키지 못했지만, 저를 믿어주는 아내로 인해 제가 개과천선되는 모습을 꼭 보이겠습니다. 정리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매년 10만 출소자 중 취업 3000명뿐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한국갱생보호공단은 1995년 6월에 설립됐다.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서울에 본부를 두고 각 지방 검찰청 소재지 등에 14개 지부와 9개 출장소 및 6개 쉼터를 두고 있다. 공단에서 하는 일은 크게 출소자들에 대한 ▲숙식제공 ▲직업훈련 ▲취업알선 ▲기타 자립지원 등으로 구분된다. 공단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2690명에게 숙식을 제공했다. 설립 첫해 1900여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이들은 대부분 가족이 없거나 가족들로부터 외면받는 사람들로 공단 각 지부에서 최장 9개월까지 숙식을 제공받는다. 숙식 제공과 함께 공단이 가장 치중하고 있는 부분은 직업훈련을 통한 취업알선이다. 출소자들의 조속한 자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자리다. 취업 가능성 여부가 출소자들의 사회적 지체를 극복하고 사회에 적응토록 해 재범을 줄이는 것과 직결돼 있다. 공단은 현재 전국 302개 기업체와 취업알선 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채용해 주는 인원을 포함, 공단을 거쳐 취업에 성공한 출소자들은 매년 3000명 정도다. 매년 10만여명의 출소자 가운데 10% 정도인 1만여명이 공단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공단을 통해 취업한 인원을 뺀 나머지 7000여명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신선호 공단 보호과장은 “기업에 혜택 없이 무조건 채용해 달라고 부탁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가에서 출소자를 채용하는 기업에 일정 정도의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최근 전과자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역내 독거노인과 극빈자들을 위한 ‘사랑의 빨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출소자들이 직접 빨래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웃과의 접촉을 늘려나가고 주민들의 편견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안용석 공단 이사장은 “도움이 필요한 출소자를 그대로 사회에 방치할 경우 반드시 재범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다시 돌아간다.”면서 “물론 모든 출소자들이 다 변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공단에서 추천하는 사람만큼은 믿어주길 바란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박완서씨등 5명 올 ‘호암상’ 수상자로

    호암재단은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과학부문의 김기문(52) 포항공대 교수와 예술부문의 소설가 박완서(75)씨 등 5명을 선정해 5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위·아래가 열려 있는 통 모양의 거대고리 화합물인 ‘쿠커비투릴’ 동족체와 기능성 유도체 합성법을 최초로 발견해 약물전달, 촉매, 바이오칩, 나노소자 등 다양한 분야의 활용 가능성을 연 공적이 인정됐다. 공학상을 받는 신강근(60) 미국 미시간대 석좌교수는 내장형 실시간 운영체제와 인터넷·산업용 로봇 제어분야의 연구업적과 더불어 이를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응용기법들을 선도적으로 연구해 왔다. 의학상 수상자인 최용원(4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트랜스’로 명명된 새로운 종양괴사인자 계열의 사이토카인을 세계 최초로 발견, 면역·골격계 연구의 새 장을 개척했다. 예술상을 받는 소설가 박완서씨는 1970년 장편소설 ‘나목’으로 등단한 이래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150여편의 중·단편과 20여권의 소설집,16권의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분단상황과 근대사의 질곡, 물질 중심주의 풍조, 여성 문제 등 다채롭고 의미있는 우리 사회 현상을 예리하게 형상화했다. 봉사상 수상자인 윤기(64) 공생복지재단 명예회장은 부친이 설립한 목포 공생원을 이어받아 고아, 장애인 등 불우 청소년을 위해 헌신해 왔고 일본에서도 재일동포 고령자의 노후를 위한 시설을 운영하면서 한·일간 사회복지 교류 활성화에 기여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봉사·선행경력 신입공채 ‘잣대’

    “필요성을 따지지도 않고 어학 실력 위주로만 신입사원을 뽑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선발 기준은 필요성에 따라 당연히 달라져야지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사회기여도 중심의 혁신적인 공채 기준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5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올해 신규 직원 공채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어학 중심의 선발방식 대신 봉사활동이나 선행상 등 사회적 기여도를 우선 따지기로 한 것. 공단 측은 이에 따라 기존의 학력, 전공, 연령 등 지원자격의 제한 요건을 모두 철폐했다. 각종 입사시험 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제출해 검증을 받아야 했던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 성적이나 자격증 요건도 모두 없애 명실공히 ‘열린 채용’을 실천하기로 한 것. 대신 공단 업무의 특성을 공채 사정에 대폭 반영해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에서의 자원봉사 활동과 헌혈 실적, 효행·선행상 수상 경력 등을 우선 고려하기로 했다. 공단의 업무 특성을 살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감싸는 자세를 몸소 실천해온 사람을 중용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40명 내외를 선발하게 되는 이번 채용시험에서는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강도높은 인성·적성검사가 실시되는데, 개인별 사회기여도는 이 때 중요한 면접자료로 활용되게 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당신 아내가 어느날 남성이라고 판정받는다면?

    진짜 ‘완전한 양성인(兩性人)’이 존재하는 걸까? 중국 대륙에 단순히 심정적,또는 기질적인 것이 아닌 육체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양성인이 등장,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동중부 안후이(安徽)성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이 최근 염색체 등의 검사를 여러차례 실시한 결과 육체적으로 거의 완전에 가까운 양성인인 것으로 판정났다고 중국 양자만보(楊子晩報)가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결혼한지 3년이 된 20대 후반의 여성인 란란(蘭蘭·가명).허리 양측에 남성 고환이 각각 하나씩 숨겨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물론 지금까지 란란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여성을 진단한 상하이(上海)시 셰허(協和)의원 왕리쥔(王麗君) 박사는 “현재 그녀가 양성인이라는 컴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도와주고 있다.”면서 “이번 진단은 결혼을 하기 전에 보다 꼼꼼하게 각종 질병이나 성별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충고했다. 란란씨의 양성인 진단은 지난해 국경절 연휴기간(10월 1∼7일)에 이뤄졌다.당시 란란씨 부부는 결혼한지 3년이 넘겼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아 진찰을 받기 위해 상하이시 셰허의원을 찾았던 것이다. 검은 색의 긴 생머리가 매력적인 데다 동양적인 미모까지 갖춘 란란씨는 담당의사의 진단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몽둥이로 뒤통수를 맞는 듯한 큰 충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란란씨는 생식기 등의 부분에서는 여성적 특징이 비교적 명확하게 보인 반면,임신을 위해 필요한 자궁과 난소 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은 까닭이다. 특히 염색체 검사를 해본 결과 남성 염색체를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허리 양쪽에 각각 하나씩의 남성 고환을 몰래 숨겨져 있었다.따라서 란란씨는 ‘고환 여성화 종합증’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선천성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란란씨의 이같은 선천성 질환은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임신한지 3개월안에 약물을 복용했거나 호르몬류 미용품을 남용했던가,환경오염에 노출됐을 가능성 등이 태아에 영향을 미쳐 기형적으로 발육하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란란씨의 남편은 충격을 받은 것은 불문가지.그토록 사랑스러웠던 아내가 어느날 갑자기 자신과 같은 남성이라는 사실을 들은 그녀의 남편은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집을 나가버렸다. 크게 상심하고 있던 란란씨는 이 때문에 자살까지 시도를 했다.이에 담당 의사인 왕 박사는 6개월여 동안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그녀의 남편과 연락이 닿아 설득했다. 왕 박사는 그녀의 남편이 너무나 끔찍히 아내를 사랑한다는 점을 간파,“란란씨가 남성 고환제거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하는 등 설득해 남편으로부터 가까스로 고환절제 수술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절제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란란씨는 남편과 함께 왕 박사를 찾아와 “정말 감사하다.”며 “고아를 입양해 키우겠다.”고 말해 안심시켰다고 한다.왕 박사도 “정말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힘차게 박수를 치며 이들의 앞날을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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