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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 ‘꽃제비’들 둥지 잃는가

    탈북 ‘꽃제비’들 둥지 잃는가

    “봄이 오면 정든 집을 떠나 이사를 가야 한대요. 그러면 남쪽에서 사귄 같은 반 친구들도 못만날 수 있는데….” 2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시 주택가에 자리잡은 새터민(북한이탈 주민) 청소년 쉼터인 ‘다리 공동체’가 아침부터 분주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자던 형민(14·가명·초등 5년)이와 인선(13·가명·여·초등 4년)이가 1시간 일찍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청소에 나섰다. 마침 인권현장 방문에 나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등 반가운 손님들이 쉼터를 찾아 오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 등은 다음달 전세 기간이 끝나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는 쉼터 가족들의 절박한 고민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 그동안 도움을 주던 개인 독지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 보금자리를 찾으려면 3억 5000만∼4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다리공동체는 1998년 중국 옌볜(延邊)에 설립된 ‘꽃지모(꽃제비를 지원하는 모임)’에서 출발,2001년 이 곳에 터를 잡았다.‘다리’는 남북을 잇는 교량이 되자는 의미로 이 곳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6명이 생활하고 있다. 쉼터의 ‘마스코트’인 형민이가 이날 손님들에게 이곳 저곳을 안내하며 너스레를 떨어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저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과학자가 될래요. 나쁜 자동차에서 배기가스가 많이 나와 지구가 아프대요. 그러면 남쪽은 물론이고 북쪽에 남아 있는 친구들도 아프잖아요.” 형민이는 북에서도 고아원에서 자랐다.3년전 형민이를 친자식이라고 생각한 한 탈북자가 손을 써 중국에서 남쪽으로 데려왔지만 친아들이 아니라 이 곳에 맡겨졌다. 두 번째로 고아가 된 형민이는 다리공동체에 온 뒤에야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형민이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키가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성장호르몬 주사도 맞고 남들보다 밥도 많이 먹지만 쉽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과 노래를 잘하는 데다 얼굴도 잘 생기고 매너가 좋아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날도 손님들의 주머니에 밤을 한 움큼씩 넣어줄 만큼 애교도 만점이다. 다리공동체의 ‘막둥이’ 인선이도 손님들과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저는 꼭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요. 언젠가 북쪽에 있는 동생도 같이와서 살날이 올 거예요.” ‘함경도 어딘가(?)’에서 할머니, 동생과 살았던 인선이는 4년전 동네 주민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 부모님은 그보다 훨씬 전에 ‘곧 돌아올 게. 동생 잘 돌보고 있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뒤 소식이 끊겼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인선이는 너무 어려 어쩔 수 없이 떼어놓고 온 두 살 아래 동생이 지금도 꿈자리에 아른거린다며 잠시 눈시울을 적셨다. 인선이는 5학년이 되지만 겨우 한글을 받아쓰기 할 수 있을 정도다.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탈북한 뒤 중국에 잠시 머물 때 돌봐주던 동포에게 맞는 등 충격을 받은 탓인지 아직도 혼자 잠을 자지 못한다.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마석훈 사무국장은 “다음달 전세 기간이 끝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식구들의 걱정이 크다.”면서 “아이들이 해맑게 클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리공동체 (031)408-6317. 글 사진 안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父子가 9년동안 산속 동굴생활을 하는 까닭

    父子가 9년동안 산속 동굴생활을 하는 까닭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번다한 세속을 떠나 산속에서 혈거(穴居)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중국 대륙에 9년째 석기시대 인간처럼 깊은 산속의 동굴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부자(父子)가 등장,‘화제의 주인공’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중남부지역의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 교외의 깊은 산속의 절벽에서 혈거생활을 하고 있는 양위안리(楊元禮·54)·번룽(本龍·22) 부자.이들 부자는 9년전인 1998년 집을 나와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깊은 산중의 동굴 속에서 생활해오고 있다. 중국 귀주도시보(貴州都市報)는 지금부터 9년전 양씨가 ‘성격이 난폭한’아내를 벗어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아들 번룽군을 데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혈거생활을 해오고 있어 그들 부자의 기인적 삶이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오후 4시쯤,안순시 룽징(龍井)촌 깊은 산속 어느 산허리 절벽에 설치된 동굴 앞. “계세요?” 몇번이나 소리를 친 뒤에야 입성이 너주레한 50대 후반의 사내가 얼굴을 내밀며 절벽 밖으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팔초한 모습에 무착한 몸을 지닌 양씨는 기자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누런 이를 드러냈다.그를 따라 위험천만의 잔도(棧道)를 따라 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건너며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동굴의 크기는 길이 3m,폭 1.5m 정도.동굴 중앙에는 깍짓동만한 땔감으로 쓸 나무 묶음들이 놓여 있었으며 주위에는 밥을 해먹는 솥,접시,다 떨어진 운동화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어,‘홀아비’ 두사람이 생활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고 있었다. 아버지 양씨에 따르면 9년전 가정적인 이유로 근무하던 탄광 회사에 사표를 낸 뒤 아들 번룽군을 데리고 가출,이곳 동굴에 정착해 혈거생활을 하고 있다.평소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거리로 나가 고물을 모아 내다팔아 돈을 벌고,아들은 동굴 속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 양씨는 5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형과 함께 국립 고아원에 맡겨졌다.22살 되던 해인 1975년 정부가 알선해준 탄광에서 광부로 출근하게 됐다.“광부생활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그래서 열심히,그리고 성실하게 일했죠.덕분에 높으신 분으로부터 많은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생활에 안정감을 찾은 그는 84년 인근 마을의 처녀 천(陳)모씨와 혼례도 올렸다.결혼 2년이 지나면서 단꿈이 시나브로 사라질 무렵에 아들 번룽군이 태어나는 등 비교적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성격이 난폭해졌다.“아들 번룽을 자주 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하루라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날이 없었죠.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일은 이웃 주민들과 싸우는 거예요.” 진담반,농담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아들을 데리고 집을 떠나겠다.”고 여러번 ‘협박’했지만 아내의 태도가 변하는 기색이 별로 없었다.말이 그렇지 부부가 헤어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인가. 1998년,아들 번룽군이 13살이 되던 해였다.밖에서 놀다온 아들이 국수가 먹고 싶다고 양씨에게 졸랐다.양씨는 아내에게 국수를 좀 사오라고 했는 데도 가지 않는 바람에 부부싸움을 대판 벌였다.사실 이전까지 아내와 성격 차이로 이혼할 결심을 하고 4차례나 사표를 썼으나,회사측에서 양씨가 워낙 성실한 덕분에 반려된 상태였다. 이제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아버지 양씨는 다시 탄광회사로 찾아가 “사표를 받든 안받든 상관없이 떠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회사측에서도 할 수 없이 사표를 받았다.짐을 챙긴 그는 22년 동안 청춘을 바친 탄광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번룽군의 학교로 찾아가 퇴학시킨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무작정 ‘가출’을 했다.이들 부자는 원래 고향으로 되돌아가 살려고 고향을 찾았으나 옛날 집은 여동생이 이미 팔아버려 머물 곳이 없었다. 이때 갑자기 탄광 생활을 하면서 한 두차례 가본 적이 있는 안순시 외곽의 깊은 산속 동굴이 떠올랐다.안순시에 도착해 아들과 함께 동굴에서 혈거 생활에 들어갔다.하지만 그의 행탁에는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서 아버지 양씨는 아침 일찍 산을 나서 거리를 다니며 고물을 수집해 판 돈으로 아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근근히 연명하면서 살아가고 있다.이렇게 생활해온 것이 자그만치 9년,13살짜리 어린 소년은 22살의 성인으로 성장했다. 아버지 양씨는 “번룽이 다 큰 만큼 결혼을 시켜야 하는데 모아놓은 돈이 없어 걱정”이라며 “앞으로 한푼두푼 모아 번룽이 결혼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프로배구] 프로팀 등쌀에 한전만 ‘죽을 맛’

    상무와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프로배구 남자팀 가운데 ‘마이너리티’다. 고작 4개팀으로 치러지는 프로배구의 구색만 맞춰주는, 이른바 ‘깍두기팀’이다. 그러나 엄연히 아마추어 초청팀이라는, 나름대로의 자존심도 있다. 특히 한전은 국내 남자배구 실업팀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1945년 창단됐으니,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벌써 넘긴 나이다. 그러나 공기업이라는 틀에 묶여 남들처럼 프로 유니폼을 갈아입지도 못했다. 만년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틈틈이 ‘살림 넉넉한’ 팀들의 발목을 잡아 ‘그 밥에 그 나물’ 타령이던 배구판에 생기를 넣었고, 두 차례나 상대 감독의 옷을 벗게 하는 악역을 맡기도 했다. 공정배(45) 감독. 선수 시절 태극마크는커녕 중뿔난 성적 하나 없는 사령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배구팀의 지휘봉을 10년째 잡고 있다. 그의 별명은 ‘고아원 원장’. 팀 해체나 방출 등으로 갈 곳 없는 선수들을 끌어모아 품었다. 그에겐 흥부네 집처럼 줄줄이 자신에게 매달려 있는,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해엔 다르다. 지난해 3명이 은퇴하고 나니 남은 건 달랑 9명. 부상선수를 빼니 올시즌을 앞두고 전체 선수와 ‘베스트 6’의 수가 똑같을 수밖에 없었다. 교체는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해 여름 “4명의 선수를 보강하라.”는 회사측의 반가운 말이 떨어졌지만 4개 구단의 기싸움에 휘말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연습생 수준의 2명만 겨우 데려왔을 뿐이다.“고아원에 아이들이 없으니 살림살이가 더 군색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올해 3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한 5할의 승률은 올려야 하지만 공 감독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일.18일 삼성과의 수원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그는 “프로팀에 얹혀사는 서러움은 둘째치고라도 오갈 곳 없는 젊은 선수들이 마음놓고 공을 때릴 수 있는 여건이라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텅 빈 체육관을 떠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책꽂이]

    ●레닌그라드의 성모 마리아(데브라 딘 지음, 송정은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페트로 파블로프스키 요새가 바라다 보이는 네바강변에 줄지어 선 웅장한 에르미타주 미술관.1941년 나치의 침공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독일군이 진격하자 미술관 직원들은 그림과 조각 등을 나무상자에 포장해 우랄 지방으로 보냈다. 잇단 포격 속에서도 미술관 직원들은 900일 동안 미술관에서 생활하며 문화재를 지켰다. 배가 고파 액자를 붙이는 풀인 아마인유를 끓여 젤리를 만들어 먹으면서도 그들은 미술관을 떠나지 않았다.2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40여명이 이곳에서 굶어 죽었다. 나치 치하 900일 동안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지킨 한 여성의 삶을 다룬 소설.1만원.●앙구스(오를란두 파에스 필료 지음, 송필환 등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신의 사명을 받은 스코틀랜드 앙구스 맥라클란 가문의 전사들이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역사판타지.9세기 바이킹의 유럽 진출,11세기부터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십자군 전쟁 등이 배경이다. 앙구스 가문의 시조 앙구스 1세의 탄생과 활약을 그린 1권 ‘위대한 신화의 출현’. 가문의 성검을 들고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앙구스 후손들의 영웅담을 그린 2권 ‘타오르는 붉은 십자가’가 번역돼 나왔다.2009년까지 7권으로 완간될 예정. 각권 1만원.●북비(하용준 지음, 글누림 펴냄) 조선시대 사도세자를 호위하던 무관 이석문을 주인공으로 한 대하역사소설.‘북비’(北扉)는 북쪽으로 난 여닫이 외문짝이라는 뜻. 경북 성주 한개마을에서 태어난 이석문의 생가는 ‘북비고택’으로 불린다. 영조의 정치적 비호 아래 있는 노론세력과 사도세자를 감싸고 있는 소론세력 등이 등장한다. 조선 전통의 심신수련법, 시골장터와 주막풍경, 말(馬)부리는 법, 군관들의 녹봉 수령과정, 궁녀 선발과정 등 시대상이 잘 반영돼 있다.15권 중 이번에 세권이 나왔다. 각권 9800원.●올리버 트위스트(찰스 디킨즈 지음, 윤혜준 옮김, 창비 펴냄)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장편소설.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나 의회 출입기자를 거쳐 작가로 입문한 작가는 ‘피크윅 문서’ ‘니콜러스 니클비’ ‘막내 도릿’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인공 올리버는 고아원을 탈출해 무작정 런던으로 향한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어둡고 차가운 뒷골목. 소매치기 무리에 흘러들어간 올리버는 도둑으로 몰리지만 누명을 벗고, 우연히 알게 된 신사의 호의로 보살핌을 받는다. 그러나 다시 소매치기 일당에게 납치를 당한다. 올리버의 모험과 역경, 뒷골목의 음모와 배신 이야기. 전2권 각권 8000원.●어느 멋진 순간(피터 메일 지음, 노지양 옮김, 꽃삽 펴냄) 와인을 소재로 한 본격 문학작품. 최고급 와인으로 꼽히는 ‘부티크 와인’ 시음회, 고전적 와인 양조법인 피자주 방식,9·10월 포도를 수확해 담근 방당주, 보르도산 적포도주 클라레, 와인저장고 캬브 등 흥미진진한 프랑스 와인의 세계가 펼쳐진다.1만원.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카피바라형제 홀로서기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카피바라형제 홀로서기

    어미없는 어린 동물들이 함께 사는 인공포육장은 쉽게 말해 ‘동물 고아원’이다. ●카피바라 형제 구하기 “어쩌지…. 간밤에 얘들 어미가 죽었어.”지난해 11월17일 오전 서울대공원 인공포육장. 사육사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전날 새끼 두마리를 낳은 암컷 카피바라가 허기에 사료를 급하게 먹은 탓인지 장이 꼬여 죽어버린 것이다. 우리엔 채 탯줄자리도 아물지 않은 형제 ‘머털이(♂·2006년 11월16일생)’와 ‘개털이’(〃)가 죽은 어미의 마른 젖을 빨고 있었다. 문제는 새끼였다.4개월간은 어미젖에 의지해야 하는 새끼에게 어미의 죽음은 곧 자신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장 급한 것이 우선 모유를 대신할 분유를 찾는 것이지만 쥐의 일종인 설치류에게 맞는 분유가 있을 리 만무했다. 우선 개과에게 주는 지방성분이 많은 분유를 만들어 제공했지만 효과는 좋지 않았다. 게다가 긴 앞니 탓에 젖병꼭지는 물릴 때마다 터지기 일쑤였다. 결국 인공포육실 사육사 3명은 머털이와 개털이를 하나씩 품에 안고 주사기로 한 방울씩 분유를 먹여야 했다. ●아들 이유식이 보약 이렇게 20여일. 야근 후 집에서 쉬고 있던 사육사 김권식(35)씨의 머리에 갑자기 당시 6개월 된 자신의 아들이 즐겨먹는 이유식이 떠올랐다. 김씨는 당장 애가 먹는 모 업체의 이유식을 통째 챙겨들고 동물원으로 향했다.“놀랍게 카피바라들은 제 아들의 이유식을 핥아먹기 시작했어요. 그땐 마치 내 새끼 목에 젖 들어가는 것처럼 기쁘더라고요.” 그 후 카피바라 형제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좋아져 이제 3㎏에 육박할 정도.11일 만난 머털이와 개털이는 먹성도 좋아져 사육사에게 ‘삑삑’ 소리를 내며 먹이를 달라고 달려들었다. 취재를 마칠 쯤 김 사육사가 머쓱한 표정으로 한마디 건넸다.“저…하루에 몇 시간 동안 우유병 물렸단 애긴 빼주시면 안돼요. 아내가 자기 아들에게도 그렇게 하라며 혼낼 것 같거든요.” ●카피바라 남아메리카 북동부의 안데스 산맥에 사는 현존하는 설치류 중 가장 큰 설치류. 일명 슈퍼 쥐. 몸길이 106∼134㎝에 몸무게가 35∼66㎏ 정도. 뭉뚝한 주둥이에 동그란 눈망울이 귀여워 서울대공원 남미관에서 인기짱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그렇게 오고 싶던 곳… 가슴 뭉클해요”

    “그렇게 오고 싶던 곳… 가슴 뭉클해요”

    “아무 생각도 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거든. 근데 막상 형님 이름을 보니까 가슴이 막혀서….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막막해져.” 10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서울현충원에 안치된 형을 찾은 권 바오로(76) 할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이어갔다. 옆을 지키던 부인 이 모니카(69) 할머니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부부는 고향인 경북 선산을 떠나 경상도, 인천 등지를 떠돌다가 10년 전 경남 산청군 성심원에 안착했다. 그사이 한번쯤 형이 있는 이곳을 찾을 법도 했건만 그러지 못했다.‘한센병’을 앓은 탓이다. “온 지 20년이나 돼서….”라며 명단을 더듬다가 형의 이름을 발견한 권 할아버지는 “너무 늦게 찾아와 미안해.”라며 입을 다물었다. 이날 권 할아버지처럼 십수년만에 서울을 찾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10명. 모두 한센병력을 가지고 있다. 노인복지시설 성심원은 “죽기 전에 살거나 놀던 곳을 가보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서울은 8번째로 찾은 곳이다. 서울 종로가 고향인 최 루시아(80) 할머니는 무려 43년만에 서울땅을 밟았다. 며칠 전부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인 최 할머니는 “명동성당을 가장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갈 수 있게 됐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연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 딸이나 사위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운 것이다. 병이 옮을까 성심원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으로 보낸 3남매는 모두 장성해 가정을 이루었다. 하지만 사위들은 최 할머니가 한센병력을 가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 30년만에 서울을 찾은 박 세레나(70) 할머니도 “건물도 높고 길도 넓고…. 많이 변했네.”라며 좋아하면서도 자식들 얘기에는 “사는 게 어려워서 자주 보지 못해.”라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8살 때 고아원으로 보냈던 딸의 결혼식에는 가보지도 못했다. 자신이 한센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들과 동행한 성심원 임재순 가정사팀장은 “모두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사위나 며느리, 손자, 손녀들에게 아예 죽은 것으로 된 분들도 있다. 요즘 한센병은 독감보다도 못한 것인데 아직까지 편견의 벽에 부딪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날 국립묘지를 들르고, 한강 유람선, 남산 케이블카를 타며 기억과 상상 속에 남아 있는 서울의 모습을 하나하나 바꿔갔다. 저녁에는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가족과 후원 봉사자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11일에는 청와대와 명동성당, 청계천, 탑골공원 등을 둘러본 뒤 성심원으로 돌아간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2006년 10월, 국제 100세인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90세 이상 노인의 장수비결이 발표되었다. 규칙적인 하루 세 끼 식사와 충분한 수면. 즉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장수의 핵심요소였다. 우리 생활 속의 가장 기본적인 건강요소인 쾌식, 쾌면, 쾌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인 ‘삼쾌’의 비밀을 알아본다.   ●레드 코드(EBS 오후 11시55분) 15A팀은 고양이를 구하려고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줄에 매달린 소년 필리포를 극적으로 구출한다. 간질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는 필리포. 그를 보고 파우스토는 어머니의 가출과 알코올 중독이던 아버지가 만취 상태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져 고아원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사랑도 미움도(SBS 오전 8시30분) 아파트 공원에서 정희는 재혁에게 우리 관계는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적절한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에 재혁은 충격을 받고 이내 농담식으로 자신의 관계가 이제까지 부적절한 관계였냐고 말한다. 정희가 집으로 돌아간 사이 재혁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우두커니 공원벤치에 앉아 있는다.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7시45분) 만복은 필두를 찾아와 눈물로 사과를 하는데, 투병으로 초췌해진 필두를 보고는 기가 막히다. 필두는 만복의 죄를 선주가 다 갚았다며 봐주겠다고 한다. 만복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으로 선주를 바라본다. 한편 검찰 직원들의 손에 붙들려 잡혀가던 만복은 동수에게 선주를 잘 부탁한다고 말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사무실에서 영농일지를 쓰는 타이거 박. 꼼꼼하게 정리하는 그의 모습에서 과거 냉철한 분석력을 자랑했음을 알 수 있다. 농사에 관련된 책을 독파하며 필리핀에서 농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드넓은 논을 바라보며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그의 표정이 심오하다. 그런데 너무 무리를 한 탓인지 감기에 걸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커피와 함께 에티오피아의 대표 작물인 카트. 이곳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카트 생산에 여성은 물론 어린이까지 종사한다. 카트 잎을 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집중력도 올라가나, 장기간 복용하면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유럽국가에서 카트는 금지 목록에 올랐다.
  • ‘가위손 경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장애인시설 다솜 사설복지원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가위손 아저씨’로 불리는 이 남자는 매월 이발 가위를 들고 이곳을 찾아와 길게 자란 머리를 깎아 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장애인들에게는 마치 ‘산타클로스’처럼 느껴지는 고마운 사람이다. 가위손 아저씨는 서대문경찰서 충정로지구대 소속 천팔용(50) 경사. 이날도 10여곳의 독거노인 집과 청소년보호시설 등에서 고된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았다. 천 경사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보고 자랐다. 고향인 경북 선산에서 작고한 할아버지 때부터 고아원을 운영했고, 지금도 집안에서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한다.“5년 전 홍제동에서 200여명의 독거노인들이 한 단체가 나눠주는 무료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걸 봤죠. 뭔가 쿵 가슴을 치는 게 느껴져 그 옆에다 거울과 의자를 설치하고, 군에서 배운 이발 기술로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렸습니다.” 소문을 들은 주변 미용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2001년 ‘다듬이 봉사단’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모두 107명의 회원이 봉사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서대문 관내 1000여명의 독거노인과 500여명의 장애인, 노숙인들의 이발을 도울 수 있는 규모로 발전했다. 귀한 인연도 생겼다.5년 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정휘민군을 만난 것. 당시 휘민이는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천 경사는 3개월 동안 전단지를 만들어 이웃에 돌려 일일횟집을 열었다. 이를 통해 2000여만원을 모아 휘민이의 수술비를 마련했다. 천 경사는 고된 경찰 업무와 봉사활동도 모자라 내년 3월부터 명지대 사회복지학과를 다닐 예정이다.10년 뒤 정년퇴임을 하면 복지사업을 해볼 요량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건강에 가장 이롭다는 엔돌핀이 저절로 솟아나죠. 쉬는 날 가족끼리 봉사활동에 한번 나서 보세요.”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반년만에 지구 네바퀴

    지난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한 일본의 축구스타 나카타 히데토시(29)가 여행가로 변신, 반 년 만에 지구의 네바퀴에 해당하는 15만㎞를 답파했다. 일본 스포츠신문 ‘산케이스포츠’ 인터넷판은 25일 나카타가 27개국,49개 도시를 방문해 15만 4059㎞를 여행했다며 이는 지구를 네바퀴 돈 거리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나카타는 캄보디아에서 지뢰 철거 봉사활동에 참가, 손발을 잃은 아이들과 아픔을 함께 했고 베트남의 한 고아원에서는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지난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한 그는 지쿠 전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의 아들 결혼식에서 사제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9년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한 나카타는 앞으로 축구을 알리는 친선대사 역할을 맡아 세계여행을 계속할 계획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교황, 새해 달력 모델로

    |파리 이종수특파원|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달력 모델이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이탈리아 가톨릭 잡지가 오는 23일 발간하는 새해 달력의 모델로 등장한다. 이를 위해 이 잡지사의 유명 사진기자가 교황의 허락을 받고 지난 여름 로마 외각에서 교황이 하루를 보내는 장면을 찍었다. 잡지사는 “달마다 새로운 모습의 교황을 본다.”며 광고를 하고 있다. 달력을 구하려면 잡지 가격에 5유로(6000원)를 추가로 지불하면 된다.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르완다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 겸 고아원의 자선기금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vielee@seoul.co.kr
  • 한국 입양아 출신 훈영 합굿 미시간주 하원 당선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미국 미시간주 하원의원에 세 번째 내리 당선된 훈영 합굿(32·한국명 정훈영)이 최근 한국인 아내를 맞은 새 신랑으로 드러나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87%의 득표율로 당선된 훈영씨는 지난 4월 한국에서 결혼한 정선화(31)씨와 함께 신혼여행도 제쳐두고 선거운동을 펼쳐 왔다. 그는 “아내를 비롯한 많은 자원봉사자들, 한인 사회에서 물질적·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덕택”이라며 선화씨에게 공을 돌렸다. 훈영씨는 1974년 인천의 한 고아원에서 입양돼 미시간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민주당 하원 정책보좌관 등으로 일하다 2002년 미시간주 첫 한인 하원의원이 됐다. 선화씨와는 지난 4월 수원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2주간 한국에 머물렀다. 중앙대 청소년학과를 나온 그녀는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 국민재단’의 상담자로 일하다 2001년 미시간주로 유학을 오면서 친지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훈영씨는 공·사석에서 아내 자랑에 열심이다. 지난달 7일 미시간 주립대에서 ‘세계의 한국인 상’을 받을 때도 수상 연설을 통해 “나는 선화가 얼마나 예쁜 줄 모르겠어요.”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선화씨는 남편에 대해 “관심 분야의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타입”이라면서 “절대 빈 말이 없고 겸손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올 연말 그동안 미뤄온 신혼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워싱턴 연합뉴스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웨딩드레스’의 인텔리 가수 한상일(1)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웨딩드레스’의 인텔리 가수 한상일(1)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아름다웠소./우리가 울었던 지난날은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우리가 미워한 지난날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당신의 웨딩드레스는 눈빛 순결이었소./잠자는 웨딩드레스는 레몬 향기였다오.’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의 가수 한상일(64)씨가 1970년 2월에 발표한 노래 ‘웨딩드레스’다. 당시 아리따웠던 신부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이 노래는 정인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먼데서 온 여자’의 주제가. 이희우 작사, 정풍송 작곡으로 발표되자마자 당시 ‘하와이안 웨딩 송’과 더불어 결혼축가의 대명사로 자리했다. 흔히들 ‘노래엔 임자가 있다’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노래는 ‘신사의 멋’이 물씬 풍기는 가수 한상일씨의 분위기에 제격이다. 그래서일까, 처음 이 노래 ‘웨딩드레스’는 작곡가 길옥윤씨와 정풍송씨에 의해 각각 발표된 노래다. 말하자면 똑같은 가사에 멜로디만 서로 다른 두 가지 노래가 동시에 만들어진 것. 그러나 공교롭게도 두 작곡가의 각기 다른 노래는 모두 한상일씨에 의해 취입된다. “1주일 정도의 차이로 같은 가사의 노래를 각각 다른 멜로디로 연습해야 했어요. 그리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음반이 각각 나왔지요. 때문에 방송국 측에서는 신청엽서를 받으면 어느 곡을 틀어야 할지 몰라 애먹었고 저 역시 무대에서 ‘웨딩드레스’를 요청받으면 무대에 따라 두 곡을 번갈아 부르기도 했지요.” 한상일씨의 회고다. 현재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애모의 노래’ ‘오 천사여’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70년대 말 전공인 건설 분야로 방향을 선회,20여년간 가요계를 떠나 있었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인물로 작년에는 ‘손석우 노래 55주년 헌정음반’을 통해 오랜만에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 등을 발표, 예전 그 음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1942년 1월18일, 개성에서 부친 한효경씨와 모친 진은주씨 사이의 5남 2녀 중 3남으로 태어난 그는 개성 만월초등학교 4학년 때 6·25가 발발하자 인천으로 피난 와 인천 서림초등학교, 인천중을 거쳐 서울 중동고를 졸업했다. 중2 때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하는 바람에 혼자가 되어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인천의 고아원에서 생활하며 신문배달 등으로 고학했다. 어릴 때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었지만 진로를 바꿔 서울대 공대 건축공학과에 진학한다. 남쪽과 북쪽에서 모두 공부 잘하는 우등생인 동시에 노래 잘하는 재주꾼으로 통했던 그는 특히 대학시절, 마리오 란자, 앤디 윌리엄스, 프랭크 시내트라 등에 심취해 4중창단을 결성해 활동했을 정도로 음악광이었다. 65년 대학 졸업 후 은사가 설립한 ‘김희춘 설계사무소’에 입사,1년여 동안 전공을 따라 설계기사로 일했지만 결국 노래를 부르기 위해 이 일을 접고 미8군 장교클럽인 ‘유썸클럽(Yusumclub)’에서 전속가수, 즉 하우스 싱어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 무렵 주위의 도움으로 누구보다 먼저 ‘팝송악보’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스탠더드 팝을 무려 300여 곡 정도나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출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66년, 칸초네 ‘Carissimo Pinocchio(피노키오의 편지)’를 불러 KBS-TV 전속가수 1기생으로 발탁, 본격적으로 대중들 앞에 등장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은 본명 ‘한제상(韓濟祥)’. 그러나 67년 데뷔곡 ‘내 마음의 왈츠’를 취입하며 ‘한상일(韓常一)’로 바꾼다. 이 이름은 작곡가 손석우씨가 지어준 것으로 ‘늘 어디서든 일등이 되어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면테스트까지 거친 TV 전속가수였기 때문에 무대에서 노래는 물론 율동까지 소화해내야 했어요. 그러나 어린 시절 골수암으로 인해 오른쪽 발목을 잘라낼 위기까지 넘겼던 터라 다리가 불편해 무대에서의 율동을 소화해내기가 어려웠지요.” 때문에 방송국 측 입장에서는 한편 난감했을 것이라 회고하는 그는 대신 ‘밤으로의 초대’ ‘장미의 화원‘같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더욱 주력한다.(계속) sachilo@empal.com
  • [09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10시35분) 10년 동안 5배나 커진 뉴욕 부근 한인동포 경제권을 들여다봤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와 은행업계에 따르면 동포은행은 10년새 3∼7배까지 성장했다. 맨해튼·뉴저지 지역의 고급 콘도회사들은 한인들에 대한 마케팅에 열 올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한인시장에 뛰어 든 것이다.   ●사랑의 공부방(EBS 오후8시) 이번 주 꿈 주인공은 목포 성덕지역아동센터 김경아양. 간경화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해 김양은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김양을 도와줄 사람은 최고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 진주. 진주의 가르침을 받은 경아는 다시 한번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연인(SBS 오후 9시55분) 미주는 강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당황한다. 유진은 마음 없이 몸만 오지 말라고 화를 내지만 강재는 일축한다. 윤목사는 고아원에 압류딱지가 붙자 난감해 한다. 강재에게 왜 땅을 사지 않느냐며 따지는 미주는 강재가 괴한의 칼을 맞고 쓰러지자 당황한다. 상택은 의사인 미주에게 응급치료를 요청한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8시20분) 해미에게 치이고, 순재에게 무시당해 서러운 문희는 그나마 개성댁 덕에 산다. 개성댁하고 남편·며느리 흉을 보면 십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간 듯 시원해서다. 그러던 어느날, 몸매·마음씨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퀸카 유미가 등장한다. 삭막한 민호의 인생에도 봄이 오는가.   ●해피투게더 프렌즈(KBS2 오후11시5분) 개그맨에 이어 MC로 활동하고 있는 이휘재와 그룹 ‘신화’의 전진이 출연한다. 이휘재는 ‘이바람’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어릴 적부터 뛰어난 ‘작업능력’을 보였다는 친구들의 폭로에 당황한다. 남자다움의 대명사 전진은 의외로 어릴 적에는 소심대마왕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열아홉 순정(KBS1 오후8시25분) 국화는 헤어지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명혜에게 매달린다.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친 윤후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텔레콤 아시아 2006 대회’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국화는 윤후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창피하다며 미안하다고 말한다.
  • 하남시, 가로수로 재활용

    하남시, 가로수로 재활용

    고아로 전락한 나무들이 새로운 자립의 길을 찾고 있어 화제다. 지난 1999년 한강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선사유적지 인근 망월동 10만 8940평에 조성된 하남시의 ‘나무고아원’ 나무들이 오랜 슬픔을 딛고 새 삶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나무들이 다시 사람 곁을 찾아가는 셈이다. ●우선 한강변 산책로 6㎞에 이식 고아나무들의 첫 자립 시험무대는 한강변 산책로이다. 하남시는 이달 중순까지 9000여만원을 들여 느티나무 750그루를 한강변 산책로 6㎞ 구간에 이식하기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중이다. 대부분 20∼40년생 나무들로 나이가 많아 이식이 쉽지 않지만 시는 이들 나무를 이식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적응훈련에 들어가 생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건축공사장등서 뽑혀 무용지물 전락 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식대상 나무 가운데 도로개설과 건축공사 등에서 마구 내버려져 발육상태가 좋지 못했던 230그루의 느티나무다. 그동안 꾸준히 치료를 받아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이번 이식사업에서도 신경을 쓰이게 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활기를 되찾아 가로수로 재활용되는 나무들의 경제적 가치가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나무는 갖가지 사연을 갖고 있어 조만간 관광명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무고아원에서 자라고 있는 6767그루의 나무들은 나름대로 아픈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나무마다 사연 소개… 관광명소 ‘예약´ 지난 2000년부터 시 공무원들이 고아나무들마다 사연을 적은 팻말을 제작해서 일일이 붙여 놓았다. 지난 2000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 방공포부대가 헐리고 신축되는 과정에서 사라질 운명에 놓였던 100년생 무궁화와 감나무, 자귀나무 등 13그루. 당시 용산구청 소속 모 동장이 하남시에 이전을 건의해 목숨을 겨우 건졌다. 그러나 이 동장은 당시 나무를 빼돌렸다는 소문에 군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사연은 팻말에 담겨 있다. 인근 소나무 군락에는 팔당대교∼팔당댐간 176번 강변도로 연장개설 구간에서 원활한 시공을 이유로 베어질 운명에 놓였다가 시가 구사일생으로 옮겨온 사연이 빼곡히 적혀 있다. 나무가 있던 곳은 20∼30년 전 초·중·고교생이 소풍 가던 곳이라고 한다. 청와대의 경복궁 복원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아름드리 나무 50여그루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같은 사연을 지닌 이 나무들은 ‘사연을 담은 나무’로 재탄생해 또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경제적 가치 커 벤치마킹 앞다퉈 하남시가 전국 처음 조성한 나무고아원은 그 의미가 남달라 지금은 자치단체마다 나무은행이나 수목원을 조성해 버려진 나무들을 보듬는 계기를 제공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마돈나 입양 논란

    박애인가, 명사의 오만인가. 팝스타 마돈나가 아프리카 빈국 말라위에서 13개월된 사내아이를 입양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어린 생명을 질병과 빈곤의 나락에서 구해낸 찬사받을 행동이란 주장이 있는가 하면, 돈과 권력을 이용한 사실상의 인신매매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돈나가 입양할 것으로 알려진 말라위 어린이 데이비드 반다는 17일(현지시간) 마돈나 전용기편으로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인권단체들은 마돈나가 현지 거주인이 아니면 말라위 아이 입양을 금지한 현행법을 위반했다며 반대해 왔다. 마돈나는 지난 4일 말라위에 입국한 직후 반다를 입양하기로 결심했으며 12일 현지 고등법원으로부터 임시 입양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말라위에서 통상적인 입양 허가에는 18개월이 걸린다. 말라위 정부는 오래 전부터 마돈나 부부가 관련 법 절차를 밟아왔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입양이 최근 부유한 명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부적절한 해외 입양의 단적인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들이 돈과 권력을 이용해 제3세계 빈국에서 피부색이 다른 아기를 ‘쇼핑하듯’ 입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근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딸을 출산한 앤젤리나 졸리는 캄보디아와 에티오피아 출신 입양아 2명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마돈나는 이번 입양을 위해 약 30억원을 말라위 고아 지원사업에 기부키로 약속했다. 일각에서 이번 입양을 ‘아기 매매’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마돈나의 입양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인구의 4분의1이 에이즈 감염자이고 대다수 국민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나라에서 생명 하나를 건져낸 것만으로도 환영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현지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는 미리엄 나이롱고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버려지는 수천명의 아기들을 돌볼 능력이 우리에겐 없다.”면서 “마돈나 같은 부자들이 한 아이를 입양하는 것만으로도 이 나라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시의회 의장단 성금 전달

    서울시의회 박주웅 의장 등 의장단은 추석을 앞둔 4일 시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성금을 전달했다. 박 의장은 이날 노원구 하계동의 정신지체아동 시설인 ‘동천의 집’을 방문했다.김기성 부의장과 이종필 부의장, 김진수 운영위원장이 각각 시각장애아동 시설인 한빛맹아원, 고아원인 해심원, 지체장애인 시설인 신망의 집을 찾아 위문금을 전달했다.
  •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CEO칼럼] 한가위를 맞는 마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다. 요즘에는 다소 달라진 듯도 하지만, 그래도 한가위 때면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정담을 나누며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은 고향에 내려가 가족이며 친지와 이웃을 만나게 될 설렘에 들뜨기도 한다. 아이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옷이나 신발 등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잠을 설친다. 명절에 얽힌 추억들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추억들은 우리에게 공동체 문화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 특히 한가위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맞춘 명절이어서 가족이나 친지들은 물론 이웃과도 음식을 나누는 풍습이 내려 왔다. 그래서 우리 옛 속담에도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 먹는다.’고 했다.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보아야 더 밝고 크다고 한다. 이런 명절이 다가오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면서 선물 꾸러미라도 들고 가자면 보너스라도 듬뿍 쥐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기업을 잘못 경영해서 직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한다면 명절의 즐거움은 물론 공동체를 잃어버리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사회에는 전통적인 유교의 사상이 내려오고 있다. 유교사상의 기본 덕목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다. 이 다섯개의 덕목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곧 ‘덕(德)’이 아닐까 싶다. 덕이란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베풀 줄 아는 마음, 곧 여유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가족이나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바로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거의 바닥을 헤매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찾는 발길도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 보니 남을 돌아볼 여유가 그만큼 줄어든 것일 게다. 얼마전 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특히 컸다고 한다. 국내에서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느껴 해외로 나가는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 특히 주택부문 경기도 침체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기업하는 이들이 자꾸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일자리 등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일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일감이 줄어들다 보면 그러잖아도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줄어들고 있는 세태가 더 삭막하게 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도 경제회복이 필요한 소이(所以)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 어렵고 급하다고 해서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거기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다. 조선 순조때 김매순(金邁淳)이 쓴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때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온다. 한가위 때처럼 넉넉하고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이는 비단 가족이나 이웃에게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에도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우리 기업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김영수 신창건설 사장
  • [토요일 아침에] 나눔의 의미/정정숙 천도교 중앙본부 교화관장

    며칠 지나면 한가위다. 중추가절(仲秋佳節)! 중(仲)자는 사람 인(人)에 가운데 중(中)자를 합친 글자로 형과 아우의 가운데 즉 둘째라는 ‘버금’의 뜻이 있으며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를 중개해 준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중매(仲媒)라고 쓸 때에도 중(仲)자가 사용된다. 추석을 중추가절이라고 하는데 바로 추석의 의미는 중(仲)자에 있는 것 같다. 가을의 가운데라는 뜻보다는 가을의 풍요로움을 맞이하여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는 뜻이 더 큰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풍요를 나누어 줌으로써 그 사람과 나를 중개해 준다는 뜻! 조상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명칭이다. 조상들의 뜻에 따라 추석을 맞이하여 우리의 이웃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매년 추석이 다가오면 여러 곳에서 불우이웃돕기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하는 모습들이 영상매체나 일간지에 많이 소개되어 왔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였는지 점차로 추석 때 보도되는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여러 매체들로부터 사라져 갔다. 그리고 연신 보도되는 것이라고는 교통문제로 귀성객들의 움직임에 관한 것들이다. 분명히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하여 추석을 맞이하여 나눔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있을 터인데 말이다. 그런데 나눔에 대한 모습은 12월에 시끌벅적하게 일어난다. 성탄과 연말을 맞이하여 연신 ‘불우이웃에게 베풀자’는 슬로건이 길거리에 나붙고 또한 시청각 매체나 일간지에도 소개가 많이 된다. 어쩌면 우리의 조상들이 물려준 중추가절이 내포하고 있는 나눔에 대한 미학을 성탄이라는 바깥에서 들어온 풍습에 의하여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예부터 한민족의 정서에는 ‘우리’라는 ‘함께 한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우리엄마, 우리동네 등 우리라는 단어는 항상 나와 함께 다니는 공동체적인 단어였다. 나는 항상 우리라는 테두리 속에서 존재하였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우리’라는 단어보다는 ‘내가’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고 있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치관의 변화를 엿보게 한다. 함께 한다는 공동체적인 의미보다는 개인주의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그렇게 되다보니 남보다는 나를 먼저 챙기게 되고 남보다는 내가 더 잘 살아야 되고 남보다는 내가 더 등등…. 항상 ‘우리’는 ‘내가’ 보다 뒷줄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조직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리매김을 잘하는 조직일수록 오래가고 성장 발전하게 된다. 즉 중(仲) 자의 의미를 잘 알고 사람과 사람사이를 중개해 나갈 때 그 사회는 수명이 길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나눔의 형태는 여러가지이다.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정신적으로 지탱해 줄 수 있는 힘을 나누어 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경제적 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다. 또는 육체적인 봉사를 통하여 나눔을 행할 수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할 수 있는 나눔의 형태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산재해 있다. 내가 나눔으로 인하여 그 나눔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가을 추석을 맞이하여 내가 가진 것을 조금씩 이웃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우리는 더욱 큰 행복과 소중함을 얻게 될 것이다. 나눔이라는 의미는 바로 나를 존재케 하고 나를 지탱케 해주는 힘이 된다. 중추가절을 맞이하여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면서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중(仲)자에 대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우리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자. 정정숙 천도교 중앙본부 교화관장
  • 40년만에 ‘아름다운 만남’

    소년, 소녀를 만나다. 의남매로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 40년만에 다시 만났다. 어린 소년은 한국의 동갑내기 고아 소녀를 위해 매달 자신이 받은 용돈을 보낸 미국인이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사는 빅터 칸(49·광고업)은 9살 때인 1966년 부모에게 용돈을 달라고 졸랐다. 어머니가 “그 돈을 가난한 나라의 아이를 돕는 데 쓰면 어떠냐.”고 제의했고, 칸은 흔쾌히 응했다. 칸의 어머니는 ‘기독어린이기금’(CCF)의 외국어린이 돕기 프로그램에 연락해 기왕이면 자신과 동갑내기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곧 칸에게 서울 응암동의 고아원에 있던 9살 소녀 이창순씨의 사진이 전달됐다. 칸은 사진을 갖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한국에 새 여동생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칸은 매달 10달러씩 10년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돈을 보냈다. 두 사람은 40여통의 편지도 주고 받았다. 칸과 창순씨가 모두 성인이 되고 각자 가정을 꾸리면서 이들의 인연은 끊어지는 듯 했다. 지난 2000년 한국 여동생 얘기를 자주 들었던 칸의 부인 캐시가 창순씨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내보라고 격려, 칸은 옛 주소지인 충남 서천으로 편지를 보냈다. 창순씨의 주소는 바뀌었지만 작은 시골이라 쉽게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창순씨는 영어로 편지를 써서 답장을 보냈다. 칸은 “창순의 편지를 다시 받던 날은 내 생애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교환했다. 전화통화뿐 아니라 컴퓨터로 화상 대화도 나눴다. 칸은 창순씨를 초청했다. 지난 20일 창순씨는 미국 피츠버그 공항에 도착해 40년만에 ‘오빠’를 만났다. “칸?”,“창순?” 처음 만난 순간 두 사람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단다. 빅터는 “창순이 사진보다 훨씬 이뻐서 몰라봤다.”고 말했고, 창순은 “마치 엊그제 헤어졌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창순씨는 칸의 집에 5박6일동안 머물렀다. 칸은 이웃, 친지 30여명을 불러 축하 파티도 열었다. 두 사람에게 가장 아쉬웠던 것은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준 칸의 어머니가 창순씨와의 해후를 앞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창순씨는 칸이 오는 10월 심장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하면 칸 부부를 한국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창순씨는 21세 때 결혼, 현재 서천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다. 두 소년과 소녀는 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
  •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현대모비스-교통사고 유자녀에 장학금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현대모비스-교통사고 유자녀에 장학금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 회사인 현대모비스는 2003년부터 ‘나눔의 기쁨’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전국 사업장 인근의 사회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주 토요일이면 번갈아 봉사활동에 나선다. 고아원·양로원 등을 찾아 말벗이 돼주고 연탄도 배달한다. 해외법인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장쑤지역의 장쑤모비스 법인은 소리 없이 봉사활동을 벌여 ‘2004년 장쑤를 빛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달 임·직원들의 월급에서 우수리를 뗀 금액과 이와 같은 금액을 회사에서 지원해(매칭 펀드) 만들어진 1억여원을 토대로 ‘사랑의 모비스 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1급 이상의 중증장애를 갖고 있는데도 정부나 사회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정의 청소년들을 선발해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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