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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35년 월급 한 푼도 안 써야 아파트 신혼… 집은 결혼의 짐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35년 월급 한 푼도 안 써야 아파트 신혼… 집은 결혼의 짐

    서울신문·민달팽이 ‘청년 주거빈곤’ 설문조사 취업이나 학업을 이유로 상경한 청년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살려면 평균 65만 3000원(지난 8월 기준)의 월세를 내야 한다. 청년들의 평균 월급(지난해 기준 197만 9000원) 가운데 3분의 1은 방값으로 나가는 것이다. 돈을 아끼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를 전전해 본들 내 집 마련은 아득히 먼 이야기이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 2975만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8억원대에 진입했다. 청년이 받는 임금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사려면 월급을 10원 한 푼 쓰지 않고 419개월(34년 11개월) 동안 모아야 한다. 게다가 최근 5년간(2013~2017년) 서울 지역 아파트 연평균 가격상승률(10.3%)은 실질임금 인상률 2.2%의 약 5배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포기가 정답이다.주거 문제는 우리나라 청년의 결혼에 심각한 걸림돌이다. 결혼하지 않은 청년(만 19~34세) 10명 중 5명(48%)은 결혼하는데 현실적인 가장 큰 장벽으로 주택 문제를 꼽았다. 결혼할 생각은 있지만 집 때문에 실제 결혼을 미룬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도 45%에 달했다. 서울신문은 청년들의 주거 현황 등을 파악하고자 지난 8~14일 민달팽이 유니온과 공동으로 청년 40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한 청년들이 실제 사는 주거 공간은 4~10평(42%)이 가장 많았다. 또 10명 중 1명(9%)은 최저주거기준인 14㎡(4.3평)보다 작은 공간에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전체 응답자의 76%(306명)는 “현재 사는 집에선 신혼집을 꾸릴 수 없다”고 답했다. 전세금 7000만원이 전 재산인 연애 2년차 오진환(28)씨도 집 문제로 선뜻 결혼을 결심하지 못한다. 여자친구 돈까지 합치면 두 사람은 1억 2000만원 정도를 주택 구입(보증금)에 쓸 수 있다. 오씨는 “1억원이면 굉장히 큰돈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하고 살 집을 구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걸 느낀다”면서 “서울은 아예 포기하고 수도권 외곽 전세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연봉 3500만원을 받는 정규직 사원이다. 그는 “나름 대한민국 평균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운 삶을 산다고 여겨 왔지만 요즘 들어선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설문조사 결과, 청년이 집을 소유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혼자 사는 청년이 주택을 소유한 사례는 전체의 7%에 그쳤고, 대부분 월세(39%)나 전세(33%)였다. 주택 형태는 원룸·연립다세대(43%), 오피스텔(19%)이 가장 흔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은 집이 부모의 소유인 경우가 전체의 75%였고, 주거 형태는 아파트(65%), 주거공간은 30평 이상(50%)이 가장 많았다. 10명 중 7명 이상(76%)의 청년들은 현재 사는 곳에 신혼집을 꾸릴 수 없다고 답했다. ‘넓지 않아서’(52%·이하 복수응답)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이어 ‘셰어하우스 혹은 친구와 함께 살고 있어서’(17%), ‘오피스텔 등 주거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16%) 순이었다. 또 ‘화장실이나 부엌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라는 응답도 15%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청년가구는 10.5%에 달한다. 전체 평균(5.9%)은 물론 노인가구(5.3%)나 저소득가구(10.1%) 등 다른 취약계층보다 높다. 집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경우도 적지않게 발생한다. 설문조사에서 ‘주거 문제로 결혼을 미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결혼 의향이 있는 144명 중 65명(45%)이 “미뤄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65%(42명)는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결혼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집 문제가 장애물이 된 이유로는 집 구입비(보증급)가 부족해서가 66%로 가장 많았고, 금융권 대출 문제(17%), 양가 부모가 신혼집을 못 마땅해 해서(8%) 순이었다. 결혼을 앞둔 김태호(29)씨는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넓혀나간다는 건 20~30년 전에나 통하던 말”이라면서 “월세로 시작하면 돈을 모을 수 없고, 전세를 살다 보면 월급을 아껴 모은 돈의 몇 배 이상으로 집값이 오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득이 150만원 미만인 청년들의 경우 ‘집’ 만큼 ‘불안정한 직장’을 결혼의 장애물로 꼽았다. 소득이 없는 청년의 49%, 소득 50만원 미만의 40%가 ‘불안정한 직장’을 결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100만~150만원을 버는 청년도 집(31%)보다는 직장(39%)이 결혼을 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된다고 답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결혼 정년기에 들어선 청년층일지라도 집 문제와 동시에 직장이 안정돼야 결혼을 생각할 수 있기 마련”이라면서 “미혼 주거빈곤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청년층이 결혼을 꺼리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꿈꾸는 집의 기준은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혼집 선정 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학군이나 직장과의 거리 등 위치 조건’(52%)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 등 주거 형태(30%), 공원 등 주변 여건(13%)이 뒤를 이었다. 소유 형태는 자가(57%), 전세(39%)가 대부분이었다. 주거 형태는 아파트(74%), 연립다세대(10%), 단독주택(8%) 순으로 선호했다. 설문조사에서 청년들은 결혼 시점까지 모을 수 있는 돈으로 평균 1억 1913만원을 예상했다. 또 신혼집을 마련할 때 감당할 수 있는 대출금액은 평균 9918만원, 희망하는 신혼집 보증금(구입) 비용은 평균 2억 7330만원이었다. 희망하는 신혼집 보증금(구입)은 현재 월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청년들은 3억 7208만원, 200만~300만원은 2억 6905만원, 100만~200만원을 버는 응답자는 2억 2216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4억 3295만원, 매매 중위가격은 8억 2975만원이다. 청년들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용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공간이 협소하고 민간아파트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신혼부부나 청년을 위한 융자 제도는 결국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면서 “공공주택과 사회지원주택을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빈곤층을 위한 주거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특별취재팀 - 이성원·홍인기·민나리 기자 ●설문조사 어떻게 했나 서울신문은 청년의 주거빈곤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8~14일 시민단체 민달팽이 유니온과 공동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만 19~34세의 미혼 405명이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남성은 186명, 여성은 219명이다. 가구 유형별로는 1인가구가 247명,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153명, 기타(조부모와 동거 등) 5명이다. 고용 형태는 정규직 256명, 비정규직(무기계약직·아르바이트 포함) 51명, 자영업 7명이고, 미취업자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구직자 42명, 대학(원)생 49명이다.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 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 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기자, 고시원에서 3주간 생활하다 고시원에서 살아 본 청춘은 안다. 새벽 2시 옆방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야 하는 고단함을. 고시원 문을 나서며 우연히 마주친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얼마만큼 움츠러들 수 있는지를.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정거장이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아무도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장기 체류를 원하는 이도 없다. 다만 돈 없는 사람에게 이 도시가 허락하는 공간은 1.5평 정도뿐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견딘다.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동안 고시원에서 사는 청춘도 증가했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 1인 가구 10명 중 4명(37.2%)은 고시원처럼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에서 살았다. 2005년 34.0%보다 3.2%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005년 20.3%에서 2015년 12.0%로 뚝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시원 수는 1만 1800개로 2007년 4700개보다 2.5배 증가했다. 기자는 서울 마포구 한 대학가 고시원으로 단기 이사를 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4일간을 지냈다.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속하는 고시원의 실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란 1인 가구 기준 면적 14㎡(약 4.3평)보다 작은 경우 해당한다. 또 전용 입식 부엌과 전용 수세식 화장실, 전용 목욕시설 중 한 개라도 없다면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고시원, 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가 이에 해당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는 10.5%가 미달가구였고, 일반가구 5.9%, 신혼부부 3.3%, 노인가구 5.3%, 저소득가구 10.1%였다. # 9월 21일 무보증 월세 28만원, 화장실 없는 1.6평 “직장인이 많아요. 대학생은 거의 없구…. 아, 백수들도 있어요.” 총무의 답변은 짧았다. 카센터 건물 2·3층에 있는 고시원은 총 31개의 방을 품고 있다. 방세는 월 28만원부터 36만원까지 크기와 옵션에 따라 갈린다. 30만원이 넘어가는 방은 간단한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이 딸려 있다. 가장 싼 방을 계약했다. 무보증 월세 28만원. 월 2만원이 싼 대신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 그나마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총무는 위반 시 퇴실조치를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계약서 한 장을 내밀었다. ‘입실 카드 및 원내 규칙 동의서’다. 9개 조항 중 단연 눈에 띄는 건은 ‘과도한 친절로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이성에게 전화번호 묻기 또는 추근대는 행위를 하는 경우’였다. 요약하면 이웃 간 거리두기와 작업 금지다.# 9월 23일 추석 전날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 사실 악취 때문에 다른 고시원을 알아볼까도 고민했다. 악취는 스토커 같았다. 우선 현관에 들어서면 화장실과 공용부엌, 신발장 냄새가 묘하게 뒤섞인 불쾌한 냄새가 났다. 복도에선 발냄새가, 방 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삿짐을 풀자마자 1시간 30분 넘게 방 청소를 했다. 묵은 먼지와 이 방을 거쳐 간 사람들의 흔적이 나왔다. 누군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도 등장했다. 대부분 붙박이장과 벽 사이 아슬아슬하게 끼어 있었는데 그중 몇 개는 잡힐 수 없다는 듯 틈새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복도에 붙은 ‘방 안 흡연금지’라는 문구를 뒤늦게 실감했다. 아무리 쓸고 닦아도 퀴퀴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방향제도 소용없다. 자꾸만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가 마음에 걸렸다. # 9월 24일 추석 환기·채광 어렵고 잠 이룰 수 없는 고시원의 밤 옷장 뒤 자리잡은 창은 어른 손바닥 크기다. 환기도 채광도 기대하기 어렵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발광(發狂)하듯 발광(發光)하는 초록색 비상등이 눈앞에 어른댄다. 새벽 1시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음은 꺼지지 않는 알람 같았다. 잠이 들만하면 차 지나가는 소리가 선잠을 깨웠다. 한밤 4차선 도로를 내달리는 승용차 지나가는 소리(30㏈)에 버스·기차 소리(40~50㏈)가 얹혀졌다. 가장 끔찍한 건 오토바이 소리다. 최고 60~70㏈까지 오른다. 침대와 마주보기한 채 가부좌를 튼 늙은 저가 냉장고(35㏈)도 밤이면 존재감을 드러냈다. 1시간마다 ‘딱’(60㏈) 하는 신호음과 함께 컴프레서가 돌아갈 것임을 공지했다.이미 환경부령 속에 존재하는 층간소음 기준(주간 43㏈, 야간 38㏈) 따위는 의미 없다. 차라리 버스에서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새벽 5시 고향집으로 향했다. # 9월 30일 이웃과 첫 대화… 문 잘못 열어 죄송합니다 지인을 만나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새벽 1시, 발걸음 소리가 들릴까 발꿈치를 들고 걸었다. 열쇠로 잠금을 풀고 방문을 열었다. 불 꺼진 방엔 처음 보는 파란 줄무늬 셔츠가 걸려 있다. 방향제 향도 나지 않았다. 옆방이다. 성급히 문을 닫았다. 내 방문을 열 무렵,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한 옆방 남자가 문을 열고 나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제 방인줄 알았습니다.” 옆집 이웃과 나눈 최초의 대화였다. 3일 뒤 만난 총무는 뒤늦게 “모든 문이 열리진 않는데 일부 문이 열릴 수는 있다”면서 “문 수리 후 열쇠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미안했는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3층에 화장실 있는 방 한 달 비는데, 한 달만 거기서 사실래요?” 또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이후 발걸음 소리가 내 방문에 가까워질 때면 신경이 예민해졌다.# 10월 8일 같은 공간, 서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공간 개인 화장실이 없는 방에 살면 대소변을 참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랜 시간 맘 편하게 용변을 보기도 어렵다. 이날도 그랬다. 새벽 5시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참아도 봤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를 지나는데, 문이 열린 방이 있어 인사라도 할까 싶어 방을 들여다봤다. 방 안에는 쓰레기를 담은 듯한 흰 비닐봉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순간 시선을 바닥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얀 머리의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2층은 남성, 3층은 여성이 사는 줄 알았다. 나중에 총무에게 물어보니 이 고시원에서 사는 유일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후 몇 번 더 마주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를 하지 못했다. 고시원에선 마치 묵언수행을 하듯 상대에게 말을 걸면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것 같았다. 옆방 사람과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정히 대화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을 거는 대신 포스트잇을 붙였다. 부엌에서 만나든 복도에서 만나든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먼저 인사를 먼저 건네봤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하리만큼 시큰둥했다.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더 강요할 수는 없었다. # 10월 14일 여전히 선명한 붉은 수포 자국 사실 하루빨리 고시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즐겁기만 했던 퇴근이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설명하기 힘든 우울감도 찾아왔다. 잠을 깊게 못 자니 매일 밤을 샌 것 같은 피곤함이 누적됐다. 이상한 건 짐을 정리하면서도 즐겁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울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그곳에서 마주친, 정말 짧은 인연들이 내 의식 속 음지에 자리잡은 것 같았다. 고시원만 떠올리면 무채색이었다. 일 때문에 입주한 거지만, 혼자만 벗어난다는 묘한 죄책감도 들었다. 지난달 30일 발등에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생소하게 물집이 잡혀 터졌는데, 지금은 피딱지가 앉아 검붉다. 피부과 의사도 물집만 보고 모기에 물린 건지, 벼룩에 물린 건지 구분할 수 없다고 했다. 군대에서 독하다는 산모기를 비롯해 각종 벌레들에게 많이 물려 봤지만, 이런 물집은 처음이었다. 고시원 생활 후 남은 건 검붉은 피딱지였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기자, 고시원에서 3주간 생활하다 고시원에서 살아 본 청춘은 안다. 새벽 2시 옆방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야 하는 고단함을. 고시원 문을 나서며 우연히 마주친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얼마만큼 움츠러들 수 있는지를.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정거장이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아무도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장기 체류를 원하는 이도 없다. 다만 돈 없는 사람에게 이 도시가 허락하는 공간은 1.5평 정도뿐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견딘다.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동안 고시원에서 사는 청춘도 증가했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 1인 가구 10명 중 4명(37.2%)은 고시원처럼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에서 살았다. 2005년 34.0%보다 3.2%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005년 20.3%에서 2015년 12.0%로 뚝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시원 수는 1만 1800개로 2007년 4700개보다 2.5배 증가했다. 기자는 서울 마포구 한 대학가 고시원으로 단기 이사를 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4일간을 지냈다.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속하는 고시원의 실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란 1인 가구 기준 면적 14㎡(약 4.3평)보다 작은 경우 해당한다. 또 전용 입식 부엌과 전용 수세식 화장실, 전용 목욕시설 중 한 개라도 없다면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고시원, 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가 이에 해당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는 10.5%가 미달가구였고, 일반가구 5.9%, 신혼부부 3.3%, 노인가구 5.3%, 저소득가구 10.1%였다. # 9월 21일 무보증 월세 28만원, 화장실 없는 1.6평 “직장인이 많아요. 대학생은 거의 없구…. 아, 백수들도 있어요.” 총무의 답변은 짧았다. 카센터 건물 2·3층에 있는 고시원은 총 31개의 방을 품고 있다. 방세는 월 28만원부터 36만원까지 크기와 옵션에 따라 갈린다. 30만원이 넘어가는 방은 간단한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이 딸려 있다. 가장 싼 방을 계약했다. 무보증 월세 28만원. 월 2만원이 싼 대신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 그나마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총무는 위반 시 퇴실조치를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계약서 한 장을 내밀었다. ‘입실 카드 및 원내 규칙 동의서’다. 9개 조항 중 단연 눈에 띄는 건은 ‘과도한 친절로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이성에게 전화번호 묻기 또는 추근대는 행위를 하는 경우’였다. 요약하면 이웃 간 거리두기와 작업 금지다.# 9월 23일 추석 전날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 사실 악취 때문에 다른 고시원을 알아볼까도 고민했다. 악취는 스토커 같았다. 우선 현관에 들어서면 화장실과 공용부엌, 신발장 냄새가 묘하게 뒤섞인 불쾌한 냄새가 났다. 복도에선 발냄새가, 방 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삿짐을 풀자마자 1시간 30분 넘게 방 청소를 했다. 묵은 먼지와 이 방을 거쳐 간 사람들의 흔적이 나왔다. 누군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도 등장했다. 대부분 붙박이장과 벽 사이 아슬아슬하게 끼어 있었는데 그중 몇 개는 잡힐 수 없다는 듯 틈새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복도에 붙은 ‘방 안 흡연금지’라는 문구를 뒤늦게 실감했다. 아무리 쓸고 닦아도 퀴퀴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방향제도 소용없다. 자꾸만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가 마음에 걸렸다. # 9월 24일 추석 환기·채광 어렵고 잠 이룰 수 없는 고시원의 밤 옷장 뒤 자리잡은 창은 어른 손바닥 크기다. 환기도 채광도 기대하기 어렵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발광(發狂)하듯 발광(發光)하는 초록색 비상등이 눈앞에 어른댄다. 새벽 1시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음은 꺼지지 않는 알람 같았다. 잠이 들만하면 차 지나가는 소리가 선잠을 깨웠다. 한밤 4차선 도로를 내달리는 승용차 지나가는 소리(30㏈)에 버스·기차 소리(40~50㏈)가 얹혀졌다. 가장 끔찍한 건 오토바이 소리다. 최고 60~70㏈까지 오른다. 침대와 마주보기한 채 가부좌를 튼 늙은 저가 냉장고(35㏈)도 밤이면 존재감을 드러냈다. 1시간마다 ‘딱’(60㏈) 하는 신호음과 함께 컴프레서가 돌아갈 것임을 공지했다.이미 환경부령 속에 존재하는 층간소음 기준(주간 43㏈, 야간 38㏈) 따위는 의미 없다. 차라리 버스에서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새벽 5시 고향집으로 향했다. # 9월 30일 이웃과 첫 대화… 문 잘못 열어 죄송합니다 지인을 만나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새벽 1시, 발걸음 소리가 들릴까 발꿈치를 들고 걸었다. 열쇠로 잠금을 풀고 방문을 열었다. 불 꺼진 방엔 처음 보는 파란 줄무늬 셔츠가 걸려 있다. 방향제 향도 나지 않았다. 옆방이다. 성급히 문을 닫았다. 내 방문을 열 무렵,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한 옆방 남자가 문을 열고 나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제 방인줄 알았습니다.” 옆집 이웃과 나눈 최초의 대화였다. 3일 뒤 만난 총무는 뒤늦게 “모든 문이 열리진 않는데 일부 문이 열릴 수는 있다”면서 “문 수리 후 열쇠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미안했는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3층에 화장실 있는 방 한 달 비는데, 한 달만 거기서 사실래요?” 또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이후 발걸음 소리가 내 방문에 가까워질 때면 신경이 예민해졌다.# 10월 8일 같은 공간, 서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공간 개인 화장실이 없는 방에 살면 대소변을 참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랜 시간 맘 편하게 용변을 보기도 어렵다. 이날도 그랬다. 새벽 5시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참아도 봤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를 지나는데, 문이 열린 방이 있어 인사라도 할까 싶어 방을 들여다봤다. 방 안에는 쓰레기를 담은 듯한 흰 비닐봉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순간 시선을 바닥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얀 머리의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2층은 남성, 3층은 여성이 사는 줄 알았다. 나중에 총무에게 물어보니 이 고시원에서 사는 유일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후 몇 번 더 마주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를 하지 못했다. 고시원에선 마치 묵언수행을 하듯 상대에게 말을 걸면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것 같았다. 옆방 사람과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정히 대화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을 거는 대신 포스트잇을 붙였다. 부엌에서 만나든 복도에서 만나든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먼저 인사를 먼저 건네봤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하리만큼 시큰둥했다.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더 강요할 수는 없었다. # 10월 14일 여전히 선명한 붉은 수포 자국 사실 하루빨리 고시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즐겁기만 했던 퇴근이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설명하기 힘든 우울감도 찾아왔다. 잠을 깊게 못 자니 매일 밤을 샌 것 같은 피곤함이 누적됐다. 이상한 건 짐을 정리하면서도 즐겁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울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그곳에서 마주친, 정말 짧은 인연들이 내 의식 속 음지에 자리잡은 것 같았다. 고시원만 떠올리면 무채색이었다. 일 때문에 입주한 거지만, 혼자만 벗어난다는 묘한 죄책감도 들었다. 지난달 30일 발등에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생소하게 물집이 잡혀 터졌는데, 지금은 피딱지가 앉아 검붉다. 피부과 의사도 물집만 보고 모기에 물린 건지, 벼룩에 물린 건지 구분할 수 없다고 했다. 군대에서 독하다는 산모기를 비롯해 각종 벌레들에게 많이 물려 봤지만, 이런 물집은 처음이었다. 고시원 생활 후 남은 건 검붉은 피딱지였다. 글·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D급 청춘을 위하여] 주상복합 43평 평당 월세 11만6000원 VS 고시원 1.6평 17만5000원

    [2018 청년 빈곤 리포트-D급 청춘을 위하여] 주상복합 43평 평당 월세 11만6000원 VS 고시원 1.6평 17만5000원

    서울 마포구 A고시원(전용면적 1.6평·월세 28만원)의 평당 월세 가격은 17만 5000원이다. 인근에서도 저렴한 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시원의 평당 월세는 강북권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비싸다. 실제 버스로 10분 거리인 메세나폴리스(전용면적 43평·월세 500만원)의 평당 월세는 11만 6000원 정도다.서울신문이 2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 월세를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 이 상징적인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듯 거주비는 없는 이들에게 더 가혹하다. 거주비를 아끼기 위해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을 찾지만 정작 살면 살수록 별로 싸지 않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청년들이 월세의 늪에서 허덕이며 산다는 통계는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청년가구(만 19세 이상 35세 미만)의 47.5%가 월수입의 20%를 임대료로 지급했다. 또 청년가구 26.5%는 월수입의 30%를 월세로 냈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의 경우 월 수입 중 임대료로 30% 이상을 지출하면 임대료 과부담으로 분류하고, 우리나라도 30%가 넘으면 임대료 과부담으로 본다. 청년 1인가구의 상황은 더 어려웠다. 월수입 가운데 월세로 20%를 지출하는 청년단독가구는 56.9%에 이르렀다. 월세의 30%를 임대료로 내는 청년단독가구도 33.9%였다. 보증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독립하다보니 월세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보증금이 있는 월세의 경우 전체 청년가구(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포함)는 보증금 2059만원에 월세가 35만 8000원이었지만, 청년단독가구는 보증금 960만원에 월세 37만 1000원을 내고 있었다.서울살이 1년차인 김지훈(28·관악구 신림동)씨는 “월급 230만원 중 월세로만 60만원이 나가는데, 6평짜리 원룸에 살려면 이 정도 지출은 감내해야 한다”면서 “원룸 전세 보증금 7000만원을 모으려면 4~5년 정도가 걸리는데 그동안은 월세 푸어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벌이에 비해 과한 임대료를 내지만 정작 형편없는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가구 비율 역시 혼자 사는 청년들이 높았다. 최저주거기준 미달과 임대료 과부담 둘 다 포함되는 가구는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가구가 24.5%이지만 청년단독가구는 46.8%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행안부 예방안전정책관에 서철모 충남도 기조실장

    행안부 예방안전정책관에 서철모 충남도 기조실장

    행정안전부는 최규봉(59) 전 국장의 명예퇴직으로 공석이 된 예방안전정책관에 서철모(55) 충남도 기획조정실장을 22일자로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서 신임 정책관은 대전고와 충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1992년)로 입직했다. 충남도 정책기획관과 문화관광국장, 2014 유엔공공행정포럼 준비기획단 부단장, 도의회 사무처장, 천안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도 기조실장 재임 당시 이른바 ‘안희정 사태’가 발생해 어려움이 컸지만 남궁영 행정부지사(당시 도지사 권한대행)를 도와 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전임 최 국장은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적을 옮겨 본부장을 맡고 있다. 서 국장 후임 기조실장으로는 이필영(51) 천안 부시장이 선임됐다. 이 신임 실장은 대전 대성고와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7회(1994년)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충남도 환경녹지국장과 경제통상실장, 행정안전부 창조정부기획과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10월 천안 부시장을 맡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음주운전 사망사고 현행범 체포···‘리벤지 포르노’ 법정최고형 구형

    음주운전 사망사고 현행범 체포···‘리벤지 포르노’ 법정최고형 구형

    박상기 법무장관 ‘靑SNS방송’서 “낮은 형량 선고시 적극 항소”정부가 음주운전을 상습적으로 하다가 적발되거나 사망 등 피해가 큰 교통사고를 낸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강력히 처벌하기로 했다. 또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1일 오전 청와대 SNS 방송에 출연해 “경찰 단속 기준으로 재범률이 45%나 되는 만큼 습관적인 음주운전자는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엄정대처 방침을 밝혔다. 박 장관은 상습 음주운전 사범과 사망·중상해 교통사고를 야기한 음주운전자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양형 기준 내에서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선고 형량이 구형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적극 항소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했다. 박 장관은 3년간 3번 적발된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하고 기간과 상관없이 3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하면 벌금형 아닌 징역형을 구형하는 ‘음주운전 삼진 아웃제’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중상사고를 내 실형을 선고받으면 가석방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경찰과 협력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사망사고 등 사안이 중대한 경우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도록 했다. 음주운전 사범의 차량을 압수해 재범을 방지하고,동승자 등이 음주운전을 부추기거나 유발한 경우 공범으로 적극 수사하라고도 지시했다. 박 장관은 최근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22)씨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국민청원의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넘자 답변자로 나서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피해자 윤씨의 친구들은 음주운전 처벌 수치를 낮추고 사망사고를 내면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윤창호법’ 제정을 제안했다. 국회에는 이미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이 17건 발의돼 있다.박 장관은 “엄벌 필요성과 해외 선진국의 입법례 등을 종합 검토해 국회 논의 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박 장관은 ‘불법 영상 촬영물 유포(리벤지 포르노)를 엄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도 “검찰에 법정최고형 구형을 지시했고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불법영상물 촬영·유포 범죄는 2013년 2천300여 건에서 지난해 5천400여 건으로 4년 사이 배 이상 늘었다.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남의 신체를 본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촬영 당시는 아니더라도 사후에 본인 의사와 달리 유포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2013년 이후 5년간 법정최고형인 징역 5년이 선고된 사례는 5명에 불과하다.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67%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실형을 사는 비율은 7.2% 정도다. 박 장관은 “부인과 이혼한 후 과거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남성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는 등 법원의 선고도 변화가 있다”며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이 선고될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에 규정된 처벌 자체가 약하다는 지적에 “불법 촬영물 유포 시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사이트 운영자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해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범죄수익처벌법 등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며 “이러한 법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포도시철도 공정률 95% 넘어…내년 7월 개통 청신호

    김포도시철도 공정률 95% 넘어…내년 7월 개통 청신호

    예정대로 김포도시철도가 내년 7월 개통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포시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행정 예고된 ‘철도종합시험운행 시행지침 전부개정(안)’ 시행일을 ‘고시 후 6개월’로 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이로서 해당 개정안 적용은 빨라도 내년 4월 말부터 시행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내년 7월 김포도시철도 개통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됐다. 현재 김포도시철도 전체 공정률은 9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및 주요 도심과의 접근성이 더욱 우수해질 것으로 알려지며 한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인기도 덩달아 뜨겁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다른 수익형 부동산과 달리 풍부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취득세 50%, 재산세 37.5%가 경감되고, 서울 등 과밀억제권역에서 이주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및 소득세 4년간 100% 면제, 이후 2년간 50% 추가 감면까지 받을 수 있다. 분양가의 70~80%에 대한 저금리 대출도 가능하다. 한강신도시의 대표적인 지식산업센터로는 디원시티’가 있다. 디원시티는 지하 4층~지상 10층, 지식산업센터 397실, 상업시설 90실, 기숙사 180실 규모다. 시공은 대림산업이 맡는다. 디원시티는 김포도시철도 양촌역과 약 350m, 도보 4분 거리에 있고, 구래역과 구래동 복합환승센터(예정) 역시 도보 이용이 가능한 더블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대곶IC를 통해 서울, 인천 등 비즈니스 주요 거점까지 한 시간 내로 이동 가능하다. 디원시티의 강점은 차별화된 설계에 있다. 업무 공간인 ‘디원시티 타워’의 경우 층고 12m의 로비와 다양한 크기의 소·중·대 회의실, 접견실, 쾌적성을 높인 중정, 휴게공간인 옥상정원 등이 마련된다. 상업시설은 ‘디원시티 몰’은 4면 개방형 특화 설계를 통해 양촌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를 흡수하도록 계획했다. 주거공간인 ‘디원시티 스튜디오’는 남향위주 배치와 IoT 적용 등으로 주거 쾌적성을 높였으며, 전 호실 발코니 및 복층형으로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특화문화거리인 ‘디원시티 컬쳐라인’은 한강신도시 호수공원부터 디원시티까지 이어지는 구래동 문화의 거리와 연계한 조명 및 조경 특화, 예술 조형물로 채워진다. 한편 디원시티 홍보관은 김포시 김포한강9로와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6로에 각각 마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왜 지금 도심인가/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자치광장] 왜 지금 도심인가/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꽤 오래전, 신도시 조성에 관여했던 사람들이 성지순례처럼 다녀오던 곳이 있었다. 도쿄 외곽 다마신도시, 넓은 녹지를 갖춘 베드타운이다. 최근 씁쓸한 소식이 들려온다. 그곳에 살고 있는 노인들이 녹지공간을 줄여 달라고 아우성이란다. 젊은 시절,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공놀이하기에 좋았던 넓은 녹지는 이제 장애물이다. 안 그래도 무릎이 시린데, 녹지를 건너 마을회관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한다. 도시를 만들 땐 미처 생각 못했던 고령화의 역습이랄까. 노인일수록 도심에 사는 게 여러모로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뉴욕은 1916년 조닝(Zoning)을 처음 시도했다. 조닝은 말 그대로 도시를 기능별로 나누어 개발하고 관리하자는 생각이었다. 일하고 놀고 쉬는 곳을 다 분리하자는 발상이었다. 대중화된 자동차는 이러한 생각을 가능하게 했다. 도시외곽에 대형 쇼핑센터나 놀이공원이 생겼고, 베드타운이 교외를 메꿨다. 우리도 그와 비슷하게 갔었다. 그러나 이제 도시를 기능으로 나누어 개발하는 것은 철지난 이야기이다. 쇼핑도 인터넷에서 하고, 가족 단위 놀이공원의 인기도 시들하다. 교외의 몰락이 지구촌 도처에서 보고된다. 서울시 1·2인 가구 비중이 50%를 넘었다. 청년보다 중장년층 1인 가구가 더 빨리 늘고 있는데, 그들이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사 먹는 음식은 밥이나 빵이 아닌 커피라고 한다. 그런데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음식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1·2인 가구용 원룸은 여전히 한쪽 벽을 싱크대 딸린 주방으로 채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주방이 반드시 거실과 함께 있어야 주택으로 인정받는데, 그게 과연 지금도 유효한지 점검할 때가 된 듯하다.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삶의 방식 변화 외에도 도심에 주택을 공급해야 할 이유는 많다. 적어도 한 세대 앞을 내다보고 도시 정책을 세운다면 외곽 베드타운보다 도심을 키우는 게 백번 옳다.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의 한 방법으로 신·증축 때 오피스에 주택을 넣는 것은 당장 할 수 있다. 공실 일부를 주택으로 바꾸는 것도 시도할 만하다. 이미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는 소형 오피스나 고시원을 임대 후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방향이 옳다면 길은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공공이 해야 할 책무이다.
  •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안해…韓 관찰대상국 유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이며 환율 조작 문제를 제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미 정부는 “위안화 가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며 불씨를 남겼다. 한국은 2016년 이후 3년간 6차례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하반기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최근 위안화 하락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더 악화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환율 개입은 제한적이었다며 중국에 대한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이 시장친화적 개혁에 착수해 위안화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무역상대국의 환율정책을 평가한 보고서를 공개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중국의 환율 투명성 부족과 위안화 약세가 특히 우려스럽다”며 “미국은 중국의 환율 관행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비켜 갈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월 말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더 큰 파열음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모면한 중국은 18일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5% 오른 달러당 6.9275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 상승은 가치 하락을 뜻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외에 일본과 인도, 독일, 스위스가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됐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년 3월 시작하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계획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세 가지 요건 기준에서 볼 때 경상수지와 대미 무역흑자, 외환시장 개입 규모 등이 지난번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 상황에 대해 “중단 상태”라며 단기간에 진전할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로스 장관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계속된 난국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떤 협상이든 우여곡절이 있고 활동기와 중단기가 있다. 지금 중단기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며 “이유는 그들이 미국에서 1년에 5000억 달러(약 567조원)를 빼앗아 간다는 거다. 이제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시신 수습·집안청소 업체만 전국 수만 곳 연락처·장례방식 적는 책자도 4만부 나가 세입자 고독사 대비 집주인 보험도 불티일본 도쿄 아다치구는 ‘노인준비독본’이라는 책자를 관내 주민들에게 무상 배포하고 있다. 혹시라도 자신이 고독사했을 때에 대비해 가족·친척의 연락처나 재산목록, 원하는 장례방식 등을 미리 적어 놓는 사후 알림장 같은 것이다. 찾는 사람이 많아 증쇄를 거듭, 현재까지 4만부가 나갔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인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에서 판매하는 ‘고독사보험’은 지난해 계약건수가 전년의 1.7배로 급증했다. 주로 세입자의 고독사에 대비해 집주인들이 가입하는 상품으로, 고독사 발생 시 다음 세입자 입주 때까지의 집세 손실, 주택 내부의 원상회복, 고인 유품정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장해 준다. 고령화에 따른 고독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이에 대비한 서비스나 금융상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고독사한 시신을 수습하고 집안 청소 및 유품 정리 등을 책임지는 용역업체의 급격한 증가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1년 발족된 유품정리사인정협회에는 현재 약 7000개 업체가 가입돼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체는 전국적으로 수만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12년 월 2~3건에 그쳤던 후쿠오카의 한 업체는 지금은 월 20건으로 늘면서 직원도 3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아오모리현의 유품정리협동조합 관계자는 “고독사 청소·정리 상담이 5년쯤 전부터 급증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 고독사 현상은 늘고 있지만 정부·지자체 통계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실태조사에 나선 곳도 홋카이도와 가고시마현뿐이다. 민간조사기관인 닛세이기초연구소가 2011년 전국의 65세 이상 고독사(‘자택 사망+사후 2일 이상 경과’ 기준) 규모를 2만 7000명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볼 때 현재는 크게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사이토 마사시게 일본복지대 교수는 “어떤 경우를 고독사로 볼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부터 정부가 제시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실제 규모를 파악해 대책 마련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호축이 바로 서야 치우친 대한민국이 똑바로 선다”

    “강호축이 바로 서야 치우친 대한민국이 똑바로 선다”

    ‘철저히 흙수저’로 태어났다. 어려움을 꺾고 행정고시(1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5년 정치인으로 변신해 충주시장 세 번, 국회의원 두 번, 충북지사 세 번까지 8전승을 뽐냈다. 불패 신화 주인공 이시종(71) 충북지사를 18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형 모니터가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반짝였다. “실업률, 투자유치 실적 같은 지표 16개를 가리키는 충북경제 상황판입니다. 수시로 점검하며 일자리 전략 등을 짜기 위해 설치했어요”. 자리에 앉자 이 지사는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부가 소외지역인 강원, 충청, 호남을 연결해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그가 강조하는 ‘강호축’의 골자다. ‘총리 맡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냐고 묻자 “말도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임기를 마치면 텃밭을 가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강호축’ 얼마나 낙후했나. -1960년대 이후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축은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건설 등으로 눈부시게 발전했다. 경부축 산업단지 수는 559개인 반면 강호축엔 285개다. 경제활동인구, 학교 수, 예산, 공장등록, 지방세 수입 등 모든 면에서 경부축이 크게 앞선다. 정부 개발정책에 편중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강호축은 열악한 교통여건 탓에 강원과 호남 사이엔 심지어 친구도, 동창도, 사돈도 많지 않다. 교통 단절로 생긴 인적·물적·문화적 불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정책 반영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돼 중앙 차원의 추진 동력은 이미 확보됐다. 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5차 국토종합계획에 포함되도록 하겠다. →‘강호축’은 어떻게 개발돼야 하나. -우선 충북선 고속철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번번이 경제논리에 막혔지만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어젠다로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를 빼고 추진돼야 한다. 예타를 면제해준 사례가 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논리에서 벗어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역발상을 가져야 한다. 충북선 철도가 고속화되면 호남·충청·강원을 고속철도로 잇는다. 향후 함경남도 원산을 거쳐 시베리아 철도로 연결되는 ‘실크레일’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경부축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과 대비되는 반도체 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 첨단산업이 강호축에 육성돼야 한다. 오송 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와 충주 당뇨바이오특화단지에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이 집적된 기업들을 유치하겠다. →일등경제 충북의 기적을 과제로 삼았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역내총생산(GRDP)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 4%대로 끌어올리겠다. 2009년 전국 대비 충북경제 비중은 3.07%였다. 이후 바이오,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화장품·뷰티, 유기농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한 결과 올해 3.77% 기록을 내다본다. 이를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하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경제를 살리는 열쇠다. 민선 7기 목표는 40조원이다. 4년간 분양 가능한 산업시설용지 48곳을 개발 공급하고, 신규 외국인투자단지를 지정해 기업을 유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 생각이다. 현재 28개 업체 8303억원 투자유치를 기록 중이다. →남북관계 회복으로 지방자치단체들도 교류-협력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북한 선수단 초청을 꾀하려고 한다. 무예학자들도 초대해 공동학술대회를 마련하겠다. 묘목산업 특구인 옥천의 나무를 북한에 보내고, 대통령 공약 사업인 제천 천연물산업종합단지와 연계해 북한에 천연물재배 시범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충북 출신인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 자료가 북한에 많다고 알려져 자료교환과 학술교류도 추진하겠다. 청주국제공항을 통일 대비 북한 관문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북한주민 결핵 퇴치 사업, 한돈산업 발전교류 등도 구상하고 있다. 북한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선거 때 상대 후보들이 이 지사 역점사업인 세계무예마스터십 폐지를 촉구했다. -시작 단계는 힘든 과정을 겪기 마련이다. 올림픽도 그랬다. 국내에 무예를 바라보는 인식이 부족해 나온 측면도 있다. 세계무예계는 공공외교, 문화외교의 수범사례라며 극찬을 보낸다. 최근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국장은 무예가 남북 교류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내년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성공 개최하면 걱정이 희망으로 바뀔 것이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성장했듯 무예마스터십을 계기로 충북이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 가성비 최고 행사다. 2조 8000억원을 투입한 평창동계올림픽엔 92개국 2925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무예마스터십엔 행사비 81억원에 선수단 규모는 81개국 1940명이었다. →KTX 오송역이 세종시 관문 격인데 한쪽에선 세종역 신설을 주장한다. -세종역 신설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엔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니왔다. 세종역이 생기면 역간거리 기준을 위배한다. 자주 정차하다보면 고속철의 저속화가 불가피하다. 중복투자로 인한 혈세 낭비도 초래한다. 지자체들의 역 신설 요구가 빗발칠텐데, 전국이 불필요한 논란을 자제하고 오송역 접근성 강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춘희 세종시장 등 일부 정치인들의 역 신설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정리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갈수록 격화되는 日오키나와 美공군기지 갈등…결국 법적대응 나서

    갈수록 격화되는 日오키나와 美공군기지 갈등…결국 법적대응 나서

    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놓고 오키나와현과 갈등을 겪어온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현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일본 방위성은 지난 17일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 공군기지의 나고시 헤노코로의 이전과 관련해 오키나와현이 헤노코 매립 승인을 철회한 것과 관련, 국토교통성에 이 조치의 취소를 요구하는 심사 청구 및 효력정지 신청을 냈다. 방위성이 지자체의 처분에 대해 심사해 달라는 청구를 같은 정부부처인 국토교통성에 낸 만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방위성은 헤노코 이전 작업의 중요 단계인 해안부 매립 공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오키나와현이 이에 대해 다시 소송을 낼 것이 분명해 갈등은 한층 깊고 길어질 전망이다.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후텐마 비행장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이전지를 오키나와현 내의 다른 지역인 헤노코로 정했다. 이에 대해 오키나와현과 주민들은 환경 파괴와 주민 안전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공군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과거 오키나와현이 해안부 매립을 승인했다는 점을 들어 기지 이전 공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말 당선된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해안부 매립 승인 철회 절차를 밟으며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정부의 조치에 헤노코 매립 예정지에 인접한 기지 정문 앞에는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달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헤노코 이전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민의가 분명히 드러났는데 왜 정부는 헤노코 이전을 강행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비행기 타는 반려동물 2년 새 47% 늘었다

    ‘케이지 보관’ 규정 어겨 실랑이도 빈발 반입동물 종류·무게 등 기준 제정 필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면서 지난해 비행기에 탑승한 반려동물 수가 4만 마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추세에 맞춰 정부가 기내 반입 기준을 제정하는 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1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의 기내 반입은 4만 1343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2만 8182건과 비교했을 때 46.7%, 2016년 3만 3437건에 비해서는 23.6% 늘어났다. 올해 들어 7월까지도 2만 6596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반려동물 탑승 현황을 자체적으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에어부산과 진에어 등까지 포함하면 이러한 수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관련 자료를 3개월 동안 보관 후 폐기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4~6월에만 412건이었다. 반려동물의 기내 반입 기준은 입국하는 국가나 항공사마다 다르다. 국내 항공사들은 대부분 생후 8주가 지난 개, 고양이, 애완용 새 등을 데리고 비행기에 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탑승객 한 명당 들고 탈 수 있는 반려동물 수는 한 마리, 반려동물 무게는 운송 용기(케이지)와 합쳐 5~7㎏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안전 운항을 위해 반드시 케이지 안에 넣어 좌석 밑에 보관해야 하며 꺼내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케이지 보관’ 규정을 어겨 승무원이나 다른 승객들과 갈등을 빚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면 항공사가 이를 제지하거나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지난 1월 24일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편은 ‘강아지를 안고 타겠다’는 승객과 승무원이 실랑이를 벌이면서 운항이 두 시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국토부 장관이 반려동물의 종류·무게, 운송 방법, 승객 준수 사항 등을 포함한 항공기 내 반려동물 반입 기준을 정해 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할머니·딸·손녀, 나란히 같은 대학 다니는 사연

    할머니·딸·손녀, 나란히 같은 대학 다니는 사연

    할머니, 딸, 그리고 손녀딸까지 가족 3대가 같은 대학 동급생으로 함께 공부하게 된 사연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BS는 아일랜드 출신의 할머니 메리 험블과 딸 데어드레이 허치슨, 손녀 조지나가 나란히 미 매사추세츠 로웰 대학(UML)에 재학 중이라고 전했다. 거의 60년 전, 당시 15살이었던 메리 할머니는 가족 사업을 돕느라 학교를 중퇴해야했다. 잡화점, 게스트 하우스, 라이브 음악 술집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학교 교육을 믿지 않았고, 결국 메리 할머니에게 교육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가정주부가 된 메리 할머니는 비호지킨림프종(non-Hodgkin’s lymphoma) 4기 진단을 받았다. 살날이 3년도 채 남지 않은 그때 할머니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깊은 열망을 느꼈다. 그리고 검정고시를 쳐서 고등학교 졸업증서(GED)를 받았고, 전문학사학위도 취득했다. 암 투병 후 현재 해당 대학에서 자유 예술학을 공부 중이다. 딸 데어드레이가 로웰 대학에 들어온 건 엄마의 권유 덕분이었다. 딸 역시 고등학교 2학년 때 심각한 톡소플라스마증(toxoplasmosis) 감염으로 한쪽 눈이 일시적으로 멀었고 심한 두통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음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학업에 더 뒤쳐졌다. 그러나 엄마가 다시 공부하는 것을 보고 ‘엄마가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녀도 검정고시로 고교졸업증을 받았고, 대학수능 시험에 통과했다. 지난 봄 엄마가 다니는 학교 캠퍼스에서 한 역사 수업을 청강한 후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 데어드레이는 “대학은 나와 먼 꿈이었는데 엄마를 통해 다시 학교에 다닐 용기를 갖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후 메리의 손녀딸 조지나가 마지막으로 로웰 대학에 들어왔다. 1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지나는 같은 시기 타 대학에서 법 과학을 공부 중이었지만 그녀는 화학이나 생물 수업보다 형사 사법 제도를 공부하는 게 좋았다. 무엇보다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 학기만 마친 후 할머니와 엄마가 있는 대학에 편입했다. 조지나는 “형사 사법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동시에 캠퍼스에서 이제 엄마와 할머니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손녀와 한 과목정도를 같이 들을 예정인 메리 할머니도 “학습의 즐거움은 나를 살아있게 한다. 학교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이라며 “수차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도 주변에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고 밝혔다. 사진=매사추세츠 로웰대학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된 美 마을 속 멀쩡한 별장 화제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된 美 마을 속 멀쩡한 별장 화제

    카테고리 4등급(메이저급) 허리케인 ‘마이클’의 영향으로 미국 남동부 일부 지역이 쑥대밭으로 변한 가운데 특별한 사진 한장이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최고시속 250㎞의 강풍에도 건재한 모습으로 우뚝서있는 작은 별장을 소개했다.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이번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 주의 해변마을인 멕시코비치다. 사진에서도 나타나듯 아름다웠던 해변마을은 마치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져 폭발한듯 처참하다. 그러나 허리케인으로 황폐화된 이 마을에서 유독 한 별장만 멀쩡하게 서있다. 특히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공개한 위성사진에도 이 별장의 건재한 모습은 독보적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 주택은 테네시에 자택을 둔 르브론 래키와 러셀 킹의 별장으로 지난해 건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래키는 "시속 400㎞의 허리케인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별장"이라면서 "30㎝에 달하는 콘크리트벽과 강철 케이블이 지붕에 부착돼 어떠한 강풍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집"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튼튼한 집을 만들고 싶었을 뿐 세간의 주목을 받을 목적은 아니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리케인 마이클이 남긴 인명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사망자 숫자는 최소 30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플로리다 주의 사망자는 총 20명으로 가장 피해가 크며 그 안에서도 멕시코비치는 주택은 물론 여러 상점과 경찰서까지 부서져 정확한 피해 집계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용인시, 생태도시 지향 민선7기 건축정책 로드맵 확정

    용인시, 생태도시 지향 민선7기 건축정책 로드맵 확정

    앞으로 용인시에서 연면적 5000㎡이상 교육연구시설이나 지식산업센터 등을 신축하려면 공개공지를 확보해야 한다. 또 지금까지 건축심의를 받지 않았던 30실 이상 오피스텔이나 100세대 이상의 건축허가 대상 공동주택, 연면적 5000㎡이상 문화·집회·종교·판매시설 등도 건축심의를 받아야 한다. 용인시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민선7기 건축정책 로드맵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는 건축심의 대상 확대와 공지 확보를 중심으로 하는 건축조례 개정과 인·허가 심사 강화, 도심 녹지 확대 및 녹색건축물 지원 확대 등 크게 세 방향으로 건축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앞으로 건축주의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건축행정을 펼쳐 환경 친화적이며 삶의 여유가 넘치는 명품도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까지 개정할 예정인 건축조례엔 건축심의 대상을 확대하고, 건축물 신축 시 대지 내 여유 공간과 보행로 확보를 위한 공개공지 확대 방안 등을 담을 계획이다. 먼저 건축의 공공가치 증대를 위해 심의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추가 대상은 △30실 이상의 오피스텔, △100세대 이상의 건축허가 대상 공동주택, △다중이용건축물 중 연면적 5000㎡이상 문화?집회시설, 종교시설, 판매시설, 여객용 운수시설, 종합병원, 관광숙박시설, 16층 이상 건축물 △연면적 5000㎡ 이상 숙박?위락시설, 연면적 1만㎡이상인 창고시설 등이다. 이제까지는 분양 대상으로 연면적 5000㎡이상 또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7층 이상 건축물, 사업승인 대상인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등만 심의를 받았다. 도심 속 휴게공간과 보행로 확보 등을 위해 소광장이나 공원 등의 공개공지를 확보해야 하는 건축물이 추가되고, 대지 안에 공지를 두어야 하는 건축물 종류도 늘어난다. 공개공지 설치 대상엔 연면적 5000㎡이상 지식산업센터와 교육연구시설, 노유자시설, 관광휴게시설, 자동차매매장, 정비공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시민들의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도로에서 일정한 간격 이상을 떼어 건축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대지 안 공지 확보 규정도 강화된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연면적 5000㎡이상이면 일률적으로 3m를 떼었으나 연면적 1만㎡이상 건축물은 5m이상 떼도록 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건축선 이격 대상이 아니던 연면적 1000㎡이상~5000㎡미만 종교·판매·운동시설 등의 준다중이용 건축물은 앞으로 1.5m이상 이격해 짓도록 할 방침이다.도시화에 따른 열섬현상 등을 줄이기 위해 상업지역 중대형 건물의 조경면적을 확대하는 등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우선 상업지역에선 건물 규모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5%를 적용하던 조경면적 기준을 일반주거지역과 동일하게 환원시켜 연면적 1000㎡이상은 10%이상, 2000㎡이상은 15%, 5000㎡이상은 18%이상을 조성토록 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도심지의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20m이상 도로에 접한 2000㎡이상 건축물은 조경의 30%이상을 가로변에 설치토록 했다. 또 옥상이나 벽면 녹화도 강화해 입체적 녹색도시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 건축물에 유입되는 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물 순환·이용 건축물 설계를 채택한 건축물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나 빗물이용설비 공사 때 지원금도 현행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는 이같은 민선7기 건축정책 로드맵에 대해 이달 말까지 세부 추진계획을 세운 뒤 내년 4월말까지 건축조례와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 등을 개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꿈도 못 꾼 수석 합격을…이제 세종시 ‘입직’만 기다립니다”

    “꿈도 못 꾼 수석 합격을…이제 세종시 ‘입직’만 기다립니다”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가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2018년 국가공무원 5급 국가통상직렬 수석합격자 박상희(31)씨에게는 아버지의 사고가 그랬다. 아버지 박희창씨는 2016년 강물에 빠진 행락객을 구하다가 운명을 달리했다. 박씨는 “의인인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내가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견뎌내 오늘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의협심을 자신도 발휘한다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공무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단다.박씨처럼 올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시험에 최종 합격한 357명에게는 시험 기간 동안 울고 웃었던 자신들만의 사연이 있다. 서울신문은 16일 분야별 수석합격자인 이준영(25·일반기계)씨와 박씨(31·국제통상), 김장현(20·화공)씨, 정혜정(26·교육행정)씨를 만나 그간 수험생활과 공직에 나서는 포부 등을 들었다.●수석합격 예상? 내년 시험 준비하다가 들어 직렬별 수석합격자 4명은 모두 겸손했다. 수석합격은 꿈도 꾸지 못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던 날,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최종 통보를 기다렸다. 박씨는 “이번이 2차 시험을 처음 본 것이어서 큰 기대를 안 했다. 심지어 내년 수험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합격 발표가 나던 날에도 행정법 강의를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합격 문자를 받은 뒤 얼마 안 돼 수석합격했다는 전화까지 받았을 땐 “뭔가 운이 많이 따라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이씨는 아직도 자신이 수석합격자가 된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서 수석합격자 인터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내가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2차 필기 합격자 발표 때 너무 긴장해 몸살까지 났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발표 직후 시행된 면접시험도 정상 컨디션으로 치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씨는 이들과 달리 면접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선 순간부터 상당히 들떠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면접을 도와주던 친구에게서 ‘너 왜 이렇게 신이 나 있느냐. 혹시 수석합격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솔직하게 말해 수석합격은 상상도 못했다. 그냥 합격한 것만으로도 기뻤다. 044(인사혁신처가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지역번호)로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인가 하고 받았는데 수석합격 확인 전화여서 깜짝 놀랐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보면서 스트레스 풀기도 수석합격자라고 해서 수험 기간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4명 모두 각각의 수험생활을 위협받을 만한 ‘슬럼프’가 있었다. 수험 기간 마지노선을 3년으로 잡았던 정씨는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었다. 지난해 세 번째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정씨는 공무원시험에 미련을 접고 기업 공채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공무원이 되고픈 마음이 사라지지 않자 결국 민간기업 지원을 포기했다. 정씨는 “지난해 2학기에 기업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 진정성이 담기지 않았고 제대로 준비하기도 어려웠다. 공무원에 대한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올해 5급 공채에 재도전해 1·2차 시험을 모두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씨는 수험생활을 이어가는데 가족의 도움이 무엇보다 컸다고 말한다. 그는 “다행히 동생과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응원해 줘 힘이 났다”고 돌아봤다. 이어 “여기서 시험을 그만두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너무 속상해하실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재도전한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열역학 과목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컸다는 김씨는 슬럼프로 고통받을 때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을 흐르는 도림천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씨는 신세대답게 인터넷 개인방송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그는 “게임 전문 방송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개인방송자) ‘얍얍’의 방송을 보며 어려움을 이겨냈다”면서 “이제 합격했으니 얍얍에게 감사 인사라도 보내고 싶다”고 웃었다. ●칭찬만 받는 교육정책 만들고 싶어 다양한 직렬을 선택한 이들이지만 국민과 국가에 보탬이 되고 싶어 공무원에 도전했다는 생각은 모두 같았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선택한 직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국제통상직렬을 선택한 박씨는 캐나다에서 생활한 8년 경험을 부처에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 관련 부서 과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정부부처가 국제 활동을 굉장히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해외에서 오래 생활한 내 특성을 살려 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일반기계직렬을 선택한 이씨도 “전공지식을 살려 기술직으로 입직하면 과학기술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부처에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고 싶다는 합격자도 있었다. 화공직렬을 택한 김씨는 “국제통화기금(IMF) 파견 공무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국제적으로 다양한 일을 하는 것에 감명받았다. 이후 외교학과 행정학 수업을 들으며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특허청에 가고 싶다. 4차 산업시대에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육행정직렬에 합격한 정씨는 “더 이상 욕먹지 않는 교육정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정규교육을 받았던 시기에는 교육체계가 일률적이고 개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했다”면서 “다양성이 존중받는 교육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루빨리 세종으로 가고 싶어요” 대부분의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 상황에서 합격자들은 타지 생활이 두렵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지만 의외로 이들은 세종시 생활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정씨는 “세종에서 생활하는 게 마음에 들어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에 살면서 비염과 알레르기가 심해졌다. 수도권을 벗어나서 살면 조금 덜하지 않겠냐”고 미소를 지었다. 이씨는 “세종을 몇 번 방문해보니 도시가 평화롭고 사람들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수석합격자 4명은 모두 ‘입직’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김씨는 “최연소 합격자라 입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긴 했지만 세종에 입성해 공무원으로서 활약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박씨도 “통상직 공무원으로서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통상정책을 수립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운동을 꾸준히 했슴니다” 맞춤법 틀린 자소서 합격 멀어진다

    “운동을 꾸준히 했슴니다” 맞춤법 틀린 자소서 합격 멀어진다

    기업 인사담당자 “기본 소양 부족 평가 ‘고스펙’이라 해도 높은 점수 못 받아”“운동을 꾸준히 했슴니다.”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 A씨는 최근 신입사원 서류 심사를 하면서 국어 맞춤법을 틀린 자기소개서가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자주 쓰는 표현인 ‘했습니다’, ‘하면 된다’를 각각 ‘했슴니다’, ‘하면 됀다’로 잘못 적은 지원자들이 꽤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A씨는 16일 “기본적인 맞춤법 실수는 신뢰도를 확 떨어뜨린다”면서 “사전만 찾아봐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은 지원자에 대해서는 (내용이 좋아도) 최고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한창인 가운데 국어 맞춤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주로 소통하는 2030세대가 줄임말 등을 자주 쓰다 보니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들이 입사 지원서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리 ‘고스펙’이라도 맞춤법이 틀리면 합격권에 들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술(IT)업체의 한 임원은 “서류에서 첫인상은 맞춤법이 판가름한다”면서 “맞춤법이 틀리면 평소 책을 자주 안 읽었거나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조업 계열의 간부급 직원도 “자기소개서는 얼굴인데 맞춤법 실수를 한다는 것은 얼굴을 안 씻고 다닌다는 의미”라면서 “회사 생활을 건성으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같은 스펙이라면 걸러낸다”고 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굳이’를 ‘구지’로 쓰는 등 어이없는 맞춤법 실수를 하는 지원자도 있지만 대개는 ‘된다’와 ‘다’, ‘~데’와 ‘~대’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립국어원이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맞춤법 상담 채널인 ‘가나다전화’, ‘온라인가나다’ 등에 접수된 21만 2725건의 문의를 분석한 결과와 비슷하다. 이 기간 동안 ‘되’와 ‘돼’의 구분을 묻는 질문이 20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와 ‘데’의 구분법 문의도 1212건으로 3위에 올랐다. 일반인들도 정확한 맞춤법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데이팅업체 이음소시어스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한 맞춤법 테스트에서 “조금 ( ) OK 보내야지”의 괄호 안에 맞는 표현으로 ‘이따가’와 ‘있다가’ 중 의외로 ‘있다가’를 선택한 응답자가 38.2%(458명)에 달했다. “( ) 전 받았던 매칭카드가 계속 생각난다”에서도 ‘며칠’과 ‘몇일’ 중 ‘몇일’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7.5%(221명)를 차지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맞춤법은 1988년 문교부에서 고시한 이후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면서 “사람들이 표기법이 변한다고 느끼는 것은 각종 신조어의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 것처럼 우리말 사전도 찾아보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산4일반산업단지 산업·물류지원시설용지 2차 공급 개시

    경북 경산4일반산업단지 산업·물류지원 시설용지 2차 분양이 시작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한 경산4일반산업단지는 탄소협동화단지로 지정된 9필지 13만 6000㎡ 분양을 시작으로 산업시설용지 48필지 54만 4322㎡, 물류용지 18만 139㎡를 16일부터 본격 공급에 들어갔다. 산업시설은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물류지원시설은 감정가격 이상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된다. 입주 유치업종은 산업시설용지는 탄소융복합산업, 정밀기기산업, 신소재산업 관련 15개 업종이며, 물류지원시설용지는 물류시설, 대규모점포, 임시시장, 전문상가단지 및 공동집배송센터, 창고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중 공연장 및 전시장 등이다. 2011년에 시작된 경산4산단 조성공사는 진량읍 다문리·신제리 일원 240만 2459㎡)에 총사업비 4981억원이 투입돼 2021년 준공예정으로 현재 부지조성 공사 중이다. 이 산업단지는 대구시와 인접한 경산시내 10개 대학 12만 명의 재학생 등 풍부한 인적자원과 함께 경부고속도로 경산IC, 국도 4호선, 국지도 69호선과 연결되며 경산역, 동대구역, 대구국제공항 등을 낀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경산4산단은 4차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산업을 IT융복합·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인근 울산, 창원 등 산업집적지와도 가까워 기업체들에게는 최고의 입지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일본인이 뽑은 최고의 매력도시 2위는 교토…1위는?

    일본인이 뽑은 최고의 매력도시 2위는 교토…1위는?

    일본인들 스스로 꼽는 ‘일본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홋카이도 하코다테가 선정됐다. 지난해 교토시(교토부)에 빼앗겼던 1위 자리를 2년 만에 되찾았다.일본의 민간 싱크탱크 ‘브랜드 종합연구소’는 지난 6~7월 실시한 올해 지방자치단체 매력도 설문조사에서 광역단체(47개 도도부현) 가운데는 홋카이도가, 기초단체 가운데는 하코다테시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인터넷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는 20~70대 남녀 3만여명이 참여했다. 홋카이도는 ‘관광 의욕도’ 등 4개 항목에서 47개 지역 중 1위를 하며 광역단체 매력도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교토부였으며 3위는 도쿄도, 4위는 오키나와현, 5위는 가나가와현이었다. 6~10위는 차례대로 나라현, 오사카부, 후쿠오카현, 나가노현, 나가사키현이었다. 최하위는 6년 연속 이바라키현이었다. 기초단체에서는 하코다테시가 지난해 1위였던 교토시를 제치고 2년 만에 최고 자리에 복귀했다. 70% 이상 응답자가 하코다테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응답했다. 하코다테는 2016년 3월 홋카이도 신칸센 개통 이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관광 의욕도’가 급상승했다. 교토시는 미술관 등 문화시설 및 역사적 풍경에 대한 만족도에서 하코다테시를 앞섰으나 1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기초단체 3위는 삿포로시(홋카이도), 4위는 오타루시(홋카이도), 5위는 고베시(효고현)가 차지했다. 이어 6위 요코하마시, 7위 후라노시(홋카이도), 8위 가마쿠라시(가나가와현), 9위 가나자와시(이시카와현), 10위 센다이시(미야기현), 11위 닛코시(도치기현), 12위 나고야시(아이치현), 13위 이시가키시(오키나와현), 14위 이세시(미에현), 15위 야쿠시마초(가고시마현) , 16위 나가사키시(나가사키현), 17위 아타미시(시즈오카현), 18위 가루이자와시(나가노현), 19위 벳푸시(오이타현), 20위 신주쿠구(도쿄도) 등 순이었다. 홋카이도에서는 하코다테를 비롯해 삿포로, 오타루, 후라노 등 4곳이 10위 안에 들었다. 이밖에 ‘인지도’에서는 나고야시, ‘거주 의욕도’에서는 요코하마시가 1위를 했다. [일본 47개 도도부현 매력도 순위] *일본 브랜드 종합연구소 2018년 조사, 지역명 오른쪽 수치는 평가점수 1 홋카이도 59.7 2 교토부 52.2 3 도쿄도 41.9 4 오키나와현 41.2 5 가나가와현 36.7 6 나라현 32.6 7 오사카부 31.8 8 후쿠오카현 28.1 9 나가노현 26.4 10 나가사키현 26.3 11 이시카와현 25.7 12 효고현 24.7 13 시즈오카현 24.3 14 미야기현 23.5 15 아이치현 23.2 16 지바현 21.1 17 히로시마현 20.2 18 가고시마현 20.1 19 아오모리현 19.0 20 미야자키현 18.8 21 구마모토현 18.7 22 도야마현 18.5 23 오이타현 17.9 24 아키타현 16.9 25 야마나시현 16.5 26 이와테현 15.8 27 에히메현 15.7 28 후쿠시마현 15.7 29 미에현 15.4 30 야마가타현 15.3 31 니가타현 15.2 32 시마네현 14.8 33 고치현 14.8 34 가가와현 14.4 35 오카야마현 14.4 36 와카야마현 14.0 37 야마구치현 14.0 38 시가현 13.9 39 후쿠이현 13.3 40 기후현 13.0 41 돗토리현 12.9 42 군마현 11.8 43 사이타마현 11.4 44 도치기현 11.3 45 사가현 11.3 46 도쿠시마현 9.8 47 이바라키현 8.0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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