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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매도 늘자 원화 가치 하락…코스피 2020선 후퇴, 원·달러 환율 1193.9원

    외국인 매도 늘자 원화 가치 하락…코스피 2020선 후퇴, 원·달러 환율 1193.9원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3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팔자 코스피가 2020선까지 밀렸고, 이에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94원에 육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5%(25.51포인트) 내린 2023.32로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4일 2010.25 이후 가장 낮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10%(2.12포인트) 내린 2046.71로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도가 많아지면서 장중 한 때 2016.2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6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710억원, 개인은 1936억원을 순매수했다.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내다 판 한국 주식만 1조 6000억원에 이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줄어들자 전날 장 막판과 이날 장 초반부터 외국인들의 비차입 매도로 매물이 계속 나온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신한지주(-4.79%)와 현대차(-1.83%), 삼성전자(-1.76%) 등이 내렸고 LG생활건강(2.54%)과 POSCO(0.85%) 등은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1%(11.29포인트) 내린 691.47로 마감됐다. 전 거래일보다 0.52%(3.64포인트) 내린 699.12로 출발해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는 헬릭스미스(-13.89%)와 신라젠(-4.38%), 에이치엘비(-3.86%) 등이 내렸고 CJ ENM(0.22%)은 올랐다. 특히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를 취소하면서 주식 거래가 하루 동안 정지됐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급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21.57% 떨어진 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는 1만 875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오롱(-4.65%)과 코오롱플라스틱(-2.44%), 코오롱인더스트리(-5.16%), 코오롱머티리얼(-5.85%), 코오롱글로벌(-3.33%) 등 그룹 계열사들도 동반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달러당 8.1원 오른 119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2원 오른 1188.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96.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역송금 수요 때문에 환율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많이 나오니까 원화 약세가 커졌고, 원화 약세가 커지니까 외국인 매도가 더 늘어난 것”이라면서 “이탈리아가 재정 적자 문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윈회로부터 제재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나오면서 유로화는 약세, 달러는 강세를 보인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를 전보다 0.02% 절하한 달러당 6.8988위안에 고시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세계보건기구(WHO)가 ‘Gaming disorder’(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2014년 게임 등 디지털의 과도한 사용이 공중 보건학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제기된 지 5년 만에 게임이용장애의 정의와 진단기준이 명시된 ICD-11(International Classification Disease·국제질병분류) 최종안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입니다. 이 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건 2022년 1월부터이고요. WHO는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도 내놨습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른 관심사나 일상생활보다 게임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이로 인해 삶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밝혔는데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거나 오래하는 것을 질병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을 고려해 진단 기준을 제시한겁니다. 즐기면서 단순히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직장을 가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로 과몰입 돼 있으며 게임을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할 정도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 한정한 것이죠. 적용시기는 2022년 ICD 발효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법에 따르면 KCD(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ICD 기준을 따르도록 되어 있거든요. 물론 권고안인데 꼭 따라야 하느냐는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요. 여하튼 KCD 변경은 5년마다 하는데 2022년 이후에 예정된 고시와 발효는 2025년, 2026년입니다. 아직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절차가 이뤄진다고 하면 KCD 변경을 통해 국내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분류가 되는거죠. 그러면 질병코드가 생기고 우울증이나 다른 질병들처럼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국내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 정부 차원의 관리·예방 활동이 강화될 수 있겠죠. 5년마다 세우는 ‘정신질환 종합대책’에서 게임중독 예방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학교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상담활동이나 의료기관 연계가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지난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를 놓고 이견을 보이자 경고를 날리기도 했죠. 복지부가 주도하려던 민관협의체 구성도 국무조정실이 하기로 조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체부와 게임업계는 ‘WHO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아동권리박탈 행위다’, ‘게임에 대한 낙인 효과로 게임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등의 반대 의견을 내놨고요. 복지부와 의료계는 ‘도박 중독보다 게임이용장애 관련 논문이 2.5배 많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건 가짜뉴스에 가깝다’, ‘뇌과학적으로 봐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산업과 질병은 별개다’라고 말합니다. 남은 시간동안 관련부처, 전문가 등이 모여 이견을 조절해 나가야 합니다. 쟁점을 살펴보면 우선 WHO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입니다. 권고안 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권고안인 건 맞지만 통계법 22조 ‘ 통계청장은 통계작성기관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통계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분류를 기준으로 산업, 직업, 질병ㆍ사인(死因) 등에 관한 표준분류를 작성ㆍ고시하여야 한다.’를 거론하며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측이 있습니다. 과거부터 ICD 기준이 변경될 때마다 반영해왔다는 의견도 덧붙이죠. 정리하면 시간상 미룰 수는 있지만 기준을 받아들일지 안받아들일지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게임 꾀병’이 늘어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꾀병이 쉽지 않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 코드에 등재될 경우 진단서를 받아 병결 사유로 제시하는 일이 가능은 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상황이 장기간 계속된 경우에 나오는 진단이기 때문에 이런 진단이 내려지는 사람은 전체 게임 인구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도 가정 내 돌봄 공백,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놀이 공간 부족에 대한 논의나 예방 교육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필요할 듯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게임하는 사람 모두가 환자로 낙인찍히는 낙인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잘 집행해 나가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400억 대작 ‘아스달 연대기’ 한국 드라마 새 지평 여나

    400억 대작 ‘아스달 연대기’ 한국 드라마 새 지평 여나

    송중기·장동건 등 초호화 캐스팅 상고시대 가상의 역사 다뤄 눈길지금까지 없던 국내 드라마 한 편이 안방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송중기·장동건 등 호화 캐스팅, 400억원 넘는 제작비 등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tvN ‘아스달 연대기’다. 오는 1일 첫 방송되는 ‘아스달 연대기’는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막대한 제작비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가상의 대륙 ‘아스’에 사는 여러 부족 사람들이 최초의 도시와 국가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한민족의 시원 설화인 단군설화를 재해석하고 판타지 설정을 첨가했다.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등을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이 힘을 합쳤다. 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 작가는 “7년 전 기획안을 써서 방송사에 드렸을 때 모두 화들짝 놀라면서 말렸다. 7년이 지나 오픈하게 돼 좋다”며 웃었다. ‘아스달 연대기’는 방대한 스케일과 처음 시도하는 세계관으로 한국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 거란 기대를 모은다. 6부작씩 세 파트, 모두 18부작으로 그중 12부작이 먼저 방송된다. ‘태양의 후예’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송중기가 사람족과 뇌안탈의 혼혈로 태어나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은섬 역을 맡았다. 장동건이 대칸부대의 수장 타곤을, 김지원이 예언능력을 갖고 있는 와한족 탄야를, 김옥빈이 해족 수장의 딸 태알하를 연기한다. 예고편 공개 후 고증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작가는 “그 시대에는 20살이 넘으면 이가 7개 이상 없어야 된다. 뽑을 수가 없지 않냐”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단계에서 기록에 없던 부분이 다른 문명에서는 발견되기도 한다”며 “(극의 흐름상 고증이)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발전단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진지한 대답을 보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인사 논란’ 조조라인 해체… 조현옥 물러나고 조국은 남았다

    ‘인사 논란’ 조조라인 해체… 조현옥 물러나고 조국은 남았다

    신임 인사수석에 김외숙 법제처장 임명 ‘법무법인 부산’서 文대통령과 근무 인연 조현옥 “국민 눈높이 안맞는 인사 유감” 법제처장에 김형연 前 법무비서관 발탁 文, 국세청장·인사수석 취임 후 첫 교체 집권 중반기 공직사회 쇄신·개혁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인사수석에 김외숙(52·사시 31기) 법제처장, 국세청장에 김현준(51·행정고시 35회) 서울지방국세청장, 법제처장에 김형연(53·사시 39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인사수석을 취임 후 처음으로 교체하고, 5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 수장을 바꾼 것은 집권 중반기 공직사회 쇄신과 동시에 개혁 과제 완성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이로써 ‘인사 참사’의 주역으로 지적됐던 ‘조조라인’(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중 한 명인 조 인사수석은 만 2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조 수석 교체로 청와대 수석보좌관 중 정부 출범과 함께해 온 ‘원년 멤버’는 조국 수석 한 명만 남았다. 조현옥 수석은 이날 인사 발표 후 기자 브리핑에서 “열심히 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로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신임 김 수석에 대해서는 “국민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균형 인사,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인사,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 인사를 구현할 적임자”라고 했다. 김 신임 수석은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현 정부 첫 법제처장을 지냈다.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법무법인 부산’에 합류해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같이 세운 곳이다. 김 수석은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했고, 법제처장으로 국정과제 법제화, 반인권적·차별적 법령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법조인 출신인 김 수석이 인사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변호사는 단순히 법만 다루는 직업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회전문 인사 지적에 대해서도 “결과로 말할 것”이라며 “인사 대상자가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 따라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7대 검증 기준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세심히 메워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신임 김 법제처장은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개혁 성향 소장파 판사 출신이다. 2017년 5월 청와대 법무비서관 발탁 당시 청와대는 “소신에 배치되는 사안에 비판적 목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 소장파 판사로 회자된다”며 “사법개혁 의지도 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외숙 인사수석 ▲경북 포항 ▲포항여고 ▲서울대 법대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김형연 법제처장 ▲서울 ▲인천고 ▲서울대 사회교육과 ▲인천지법 부장판사
  • 탈세 조사통… 국세청 핵심 업무 거친 정통 세무관료

    탈세 조사통… 국세청 핵심 업무 거친 정통 세무관료

    28일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현준(51)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의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세무 관료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세청 기획부터 조사까지 주요 보직을 섭렵했다. 청와대 파견 근무를 두 차례나 했을 정도로 능력이 검증된 인사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특히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지능적 탈세에 대한 기획 조사를 깔끔하게 처리해 ‘조사통’으로도 불린다. 2017년에는 조세 회피처나 해외 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소득이나 재산을 숨기는 역외 탈세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였으며, 지난해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차명재산 운용 등으로 사익을 챙긴 대기업·대자산가를 상대로 한 조사에도 나섰다. ▲경기 화성 ▲경기 수성고 ▲서울대 경영학과▲서울지방국세청장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코스피 나흘 만에 상승, 코스닥은 700선 회복

    코스피 나흘 만에 상승, 코스닥은 700선 회복

    코스피가 28일 소폭 오르면서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4거래일 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3%(4.62포인트) 오른 2048.83으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0.03%(0.56포인트) 상승한 2044.77로 출발해 204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증시는 세계 최대 지수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EM) 지수 편입 비중 조정과 관련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이탈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MSCI는 EM지수에 편입된 중국 A주(중국 본토기업 주식)의 비중을 5%에서 10%로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도 EM지수에 새로 편입했다. EM지수 안에서 한국 비중은 줄어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MSCI의 지수 변경으로 한국의 신흥시장 지수 내 비중이 12.6%에서 12.1%로 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장 막판에 외국인의 재조정 매물이 대거 나왔지만 기관투자자가 이를 상당 부분 소화해 코스피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59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5783억원, 188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1일 순매도액은 지난해 9월 7일(7735억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는 셀트리온(6.90%)과 신한지주(2.45%) 등이 올랐고 SK하이닉스(-1.49%)와 SK텔레콤(-1.17%)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13.09포인트) 오른 702.76으로 마감됐다. 이날 오전 2.03포인트(0.29%) 오른 692.06으로 출발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끝내고 38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125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404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5.18%)와 셀트리온제약(4.50%) 등이 올랐고 포스코케미칼(-1.86%)과 스튜디오드래곤(-1.46%)은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달러당 1.3원 오른 118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5원 오른 118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89.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1% 절상 고시했던 인민은행이 이날 0.07% 절하한 달러당 6.8973위안에 고시해 하루 만에 위안화 가치를 낮추자 원화도 위안화 약세에 연동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배우 송중기가 결혼 후 첫 작품으로 ‘아스달 연대기’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중기는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트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태양의 후예’(KBS2) 이후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자 2017년 송혜교와의 결혼 후 작품인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송중기는 ‘아스달 연대기’의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SBS·2011)에서, 김원석 감독과는 ‘성균관 스캔들(KBS2·2010)에서 함께한 바 있다. 송중기는 “두 작가님을 7년 전 ‘뿌리깊은 나무’에서 처음 뵀는데 그때는 아역이라 4회까지만 출연해서 갈증이 있었다. 대본을 받기 전 작가님들 사무실에 놀러갔었는데 처음 보는 언어, 지도 등이 벽에 붙어 있었는데 이 드라마더라. 그리고 김원석 감독님은 ‘성균관 스캐들’로 처음 봬서 세 분 모두와 다시 한 번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대본을 수락한 이유를 말했다.송중기는 현장 분위기에 대해 “CG가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며 연기하는 부분이 필요했는데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잡아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 마치 작가님 두 분이 있는 거처럼 피드백을 주시고 소통했다”며 “현장에서 바로바로 소통하면서 찍은 적은 처음이라 그 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결혼 후 연기와 관련해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는 “크게 느끼는 부분은 없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답했다. 이어 “제 와이프도 두 작가님과 감독님의 굉장한 팬이어서 3년 만의 드라마를 끝까지 잘하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장동건을 현장에서 가장 힘이 되는 존재로 꼽았다. 송중기는 “동건이형과 이 작품을 함께하기 전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하면서 매일 봤던 것 같다. 4개월을 운동을 함께하며 준비했다”며 “현장에 선배님이 계셔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이 배우들의 필모그래피에서 갖는 의미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송중기는 “대가분들도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데 젊은 배우인 제가 안전한 작품에 머물러 있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냈다”며 “제 필모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하고 부족한 연기로 욕을 먹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던 필모”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송중기는 “지난주 칸 영화제 시즌에 나온 기사에서 어느 외국 평론가가 ‘(영화 ’기생충‘이) 우리나라에도 있을 법한 보편적인 얘기라 공감된다’고 한 글을 봤다. 저희 드라마도 굉장히 한국적인데 굉장히 보편적인 얘기다. 가상의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면서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 4인 타곤(장동건 분), 은섬(송중기 분), 탄야(김지원 분), 태알하(김옥빈 분)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국내 최초로 역사 이전 시대인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1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월드피플+] 백발 성성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66년 만에 사각모 쓰다

    [월드피플+] 백발 성성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66년 만에 사각모 쓰다

    미국은 지금이 졸업식 시즌이다. 한 억만장자는 수백억에 달하는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발표했고, 한 소녀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10년 전 주한미군으로 파병을 떠났던 아빠와 상봉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흑인 여성 졸업생이 나오기도 했다. 수많은 사연이 쏟아져 나오는 미국 졸업식 풍경 속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 두 명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발런티어고등학교 졸업식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 명이 사각모를 쓰고 나타났다. CNN 등 미국 매체는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66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같은 테네시주 사이언스힐고등학교에 다니던 빌 윌리엄 아놀드 크래독(85)은 그가 16살이던 1953년 공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공군에서 8년 가까이 복무하며 검정고시로 졸업장을 땄지만 졸업식을 치르지 못한 것은 내내 한이 됐다. 제대로 학교에 다녔다면 1953년쯤 친구들과 함께 졸업가운을 입었겠지만 그는 66년이 지나서야 손자뻘의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졸업했다.이날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졸업장을 받은 크래독은 졸업생들에게 “받을 수 있는 모든 교육은 다 받고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워라.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참전용사들은)들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전쟁에 뛰어 들었다. 어떤 이는 목숨을 잃는 희생을 치렀다”면서 “참전용사들을 기억해달라”는 말을 남겼다.플로리다에서도 비슷한 소식이 전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조 페리콘(95) 역시 같은 날 모교인 힐즈버러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가장 먼저 졸업장을 수여받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지난 1943년 2월, 페리콘은 고등학교 졸업을 몇 달 앞두고 군대에 징집됐다.  3년간 유럽에서 복무한 그는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끝내 사각모는 쓰지 못했다. 페리콘은 “학교에서 졸업장은 보내줬지만 졸업식은 치르지 못해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의 손자 토머스 팔레르모 판사는 구십이 넘은 조부의 한을 풀어주고자 학교 측과 협의해 이번 졸업식에 할아버지를 참석시켰다. 오렌지색 졸업가운과 사각모를 쓴 페리콘은 이날 졸업식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그가 76년 만에 정식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수여받는 순간 객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나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해외 직구시 개인통관고유부호 기재 필수, 9월부터 ‘통관 불허’

    다음달부터 해외 직구시 ‘개인통관고유부호’를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그동안은 입력이 선택이었으나 불법 구매 및 국내 재판매 등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필수기재토록 변경했다. 9월부터는 통관이 불허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관세청은 28일 이같은 내용의 특송물품 수입통관사무처리에 관한 고시(특송고시)를 개정해 6월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150달러 이하(미국은 200불 이하)의 해외직구 물품이 목록통관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자가사용 목적’이 전제되고 물품의 실제 수하인이 확인돼야 한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구매자와 통관이력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지만 개인정보보호와 해외직구 편의 등을 위해 그동안 자율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목록통관을 악용해 판매 목적의 물품을 타인명의를 도용해 위장수입하면서 면세적용까지 받은 후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불법 사례가 끊이질 않았다. 관세청에서는 해외직구 신고정확도 강화 및 성실신고문화 정착을 위해 목록통관 시에도 일반수입신고와 동일하게 개인통관고유부호를 필수기재하도록 특송고시를 개정했다. 다만 업체들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시행을 3개월간 유예해 9월 3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직구 상품에 대한 목록제출이 불허되면 국내 통관이 되지 않는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관세청 발급사이트(https://p.customs.go.kr)에서 본인인증을 거친 후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中, 한미 등 5개국 페놀 제품에 반덤핑 부과 ‘반격’

    사이버보안법 강화로 美 IT기업에 보복 무역협상 결렬 후 첫 위안화 가치 절상도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전쟁 등으로 확대된 가운데 고민이 깊어진 중국 정부가 강온전략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27일 미국, 한국, 유럽연합, 일본, 태국 등 5개 지역에서 수입되는 페놀 제품에 반덤핑 조처를 내렸다. 상무부는 이날 낸 공고에서 이들 5개 지역에서 수입되는 페놀 제품의 덤핑과 국내 기업들의 피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성립된다는 기초 판정을 내렸다면서 이날부터 향후 확정 조치 때까지 수입업자들에게 보증금을 물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증금은 수입 가격의 11.9∼129.6%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사이버관리국(CAC)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12개 부처와 함께 지난 24일 발표한 ‘인터넷안전심사방법’이 중국 정부에 미 기술기업을 조사할 수 있는 도구를 안겨 줬다고 분석했다. 새 규제안은 핵심 정보 구조와 관련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면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미 정부의 국가안보 심사가 화웨이를 타깃으로 이뤄졌다며 반발했는데 새 규제안은 미 안보 심사에 대한 대응 조치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환당국은 미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응해 위안화 기준환율을 내려 위안화 가치를 절상했다. 인민은행은 27일 위안화 중간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0.0069위안) 내린 달러당 6.8924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중간환율을 11일 거래일 연속 올렸다가 지난 24일 0.0001위안 내렸었다. 이날 조치는 지난 10일 미중 무역협상 결렬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환율을 처음 내린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것은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급속한 위안화 가치 절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위안화 하락은 미 관세 영향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국 자본시장에 혼란을 낳을 수 있어 외환당국은 달러당 7위안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전북 상공인들 새만금 과도한 규제 완화 요구

    전북도상공회의소협의회가 새만금 산업단지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전북상협은 27일 논평을 통해 “전북의 향토기업이자 국내 최대 닭 가공업체인 동우팜투테이블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만금 산단으로 공장 신설 및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과도한 규제에 가로막혀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북상협에 따르면 동우팜투테이블은 지난해 3월 새만금 산단 임대용지(13만㎡)에 3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설, 15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새만금개발청이 산업단지 관리 기본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염료, 안료, 피혁, 염색, 석면, 도축업종, 시멘트 제품 제조업 등의 입주를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도축업종에 해당하는 동우팜투테이블의 공장 이전과 투자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전북상협은 새만금 산단의 입주 제한업종의 완화와 적극적인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새만금개발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에 전달했다. LG화학도 지난 2017년 새만금 산단 16만여㎡에 3400여억원을 들여 2차 전지의 핵심인 리튬 제조시설을 짓기로 투자협약까지 체결했으나 환경문제 등의 걸림돌로 경북에 공장을 건립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북상협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잇따른 폐쇄로 전북경제가 큰 타격을 본 가운데 건실한 향토기업마저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한다는 사실은 지역의 산업 시스템을 돌아보게 한다”며 “새로운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지역 기업을 지켜내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일본열도 5월 기록적 더위 ‘펄펄’…열사병 2명 사망, 575명 후송

    일본열도 5월 기록적 더위 ‘펄펄’…열사병 2명 사망, 575명 후송

    일본에 기록적인 5월 무더위가 찾아와 열사병 의심 증세로 2명이 사망하는 등 전국적으로 피해가 이어졌다. 일본은 휴일인 지난 26일 전국 926개 관측지점 가운데 566곳에서 한여름 날씨의 기준이 되는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53곳은 35도 이상의 폭염이었다. 홋카이도에서 5월 관측 사상 처음으로 35도가 넘는 기온이 나타난 가운데 사로마정에서는 수은주가 39.5도를 찍어 일본 전체 5월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이밖에 후쿠시마시 35.3도, 군마현 기류시 35.4도,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 35.1도 등 전국 275개 관측지점에서 5월 최고기온이 새로 쓰여졌다. 도쿄 도심도 올들어 최고인 32.6도를 기록했다. 홋카이도에서만 열사병 의심 증세로 최고 20명이 이송되는 등 전국에서 575명이 26일 하루 병원에 실려갔다. 이 중 홋카이도 시미즈정에서 30대 남성이 골프를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미야기현 도메시에서도 65세 남성이 도로변에 쓰러져 있다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열도 상공에 대륙으로부터 광범위한 온기가 유입된 가운데 홋카이도 등 지역에서는 따뜻한 바람이 산맥을 넘으면서 나타나는 푄 현상까지 겹쳐 기록적인 더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7일에도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기온이 상승했다. 전국 약 200개 관측지점에서 오전에 이미 30도 이상의 기온이 측정됐다. 도쿄 도심도 오전 9시에 30도를 넘어서면서 5월로는 최초로 4일 연속 30도 이상을 기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기는 남미] 멕시코 무연고시신보관소 ‘만원’...시신 처리 못해 발 동동

    [여기는 남미] 멕시코 무연고시신보관소 ‘만원’...시신 처리 못해 발 동동

    멕시코 티후아나의 시신보관소가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티후아나의 무연고 시신보관소에서 찍은 일련의 사진이 올랐다. 사진을 보면 티후아나 시신보관소의 복도 옆으로 시신들이 쌓여 있다. 사진엔 "시신 보관용 냉장고가 꽉 차 더 이상 공간이 없어 시신들이 복도에 방치돼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티후아나 시신보관소는 사진의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사진은 분명히 티후아나 시신보관소에서 찍은 것"이라며 "다만 촬영 시기는 이번 달이 아니라 4월"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시기와 관계없이) 시신보관소가 현재 '만원'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티후아나 시신보관소가 보관할 수 있는 시신은 최대 150구다. 하지만 매일 들어오는 시신은 평균 10~15구에 이른다. 현재의 시설로는 들어오는 시신을 모두 정상적으로 보관할 수 없다는 게 시신보관소 측의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시신보관소에 달려 있는 장례식장을 시신 보관을 위한 냉장시설로 전환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지만 주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있어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시신보관소 확장에 반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주민들이 악취를 없애라며 꾸준히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당장은 시신보관소 확장이 요원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신보관소 '만원'은 비단 티후아나의 문제가 아니다. 멕시코 전국에서 비슷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 각지 시신보관소에 보관돼 있는 무연고 시신은 무려 2만6000구에 이른다. 대부분은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다. 멕시코 검찰의 공식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멕시코에선 살인사건 814건이 발생했다. 티후아나는 특히 살인사건이 다발하는 곳이다. 티후아나에선 이달 1~20일 사이 무려 119명이 살인사건으로 사망했다. 사진=티후아나 무연고시신보관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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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1 딸과 고시원 전전 일용근로자 구한 ‘마포하우징’

    고1 딸과 고시원 전전 일용근로자 구한 ‘마포하우징’

    주민센터 전수조사로 딱한 사연 알려져 공공임대주택 입주 앞두고 고시원 폐쇄 마포하우징 긴급 지원… 1개월간 거주 유 구청장 “안정 찾아 재기 발판 찾길”“이제 주거가 안정됐으니 앞으로는 딸내미와 행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사는 데만 집중하세요.”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지난 20일 직원들과 함께 염리동 연립주택에 마련한 MH마포하우징 4호 입주식에 참석해 주인공 송인수(가명·43)씨를 격려했다. MH마포하우징은 각종 위기로 집이 필요한 가구에 임시거소 및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하는 마포구만의 주거복지 시스템이다. 돈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 일만은 막겠다며 유 구청장이 민선 7기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사업이 구체화된 것이다. 구가 송씨에게 배정한 염리동 연립은 방 2개와 화장실 1개, 부엌 1개로 이뤄졌다. 반지하이지만 부엌에는 햇볕이 잘 든다.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 살림도 갖췄다. 최근에는 에어컨 두 대도 새로 설치했다. 구는 MH마포하우징으로 쓰기 위해 지난달까지 주택 10호를 매입했다. 집은 최대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유 구청장에게 송씨는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건설현장 일용근로자인 그는 이혼 뒤 지난 4년간 고시원을 전전하면서 홀로 딸을 키웠다. 그는 “고시원 거주자 대부분이 남성이고 제대로 된 목욕시설도 없는 탓에 올해 고1이 된 딸은 그동안 친구 집에 가서 샤워하던 형편이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송씨에 대한 지원은 마포구의 적극적인 행정이 힘을 발휘한 결과다. 동 주민센터는 지역 내 고시원 생활자들을 전수조사한 끝에 송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벌이가 월평균 80만원 미만인데다 고시원에서 딸아이를 키우는 것도 위험하다고 판단해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시킨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신청도 해 줬다. LH 공공임대 입주 1개월을 앞두고 고시원이 폐쇄돼 거처가 불안해지자 염리동 MH마포하우징에 머물도록 한 것이다. 임대주택 사업은 오롯이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영역인 만큼 기초지자체 참여는 마포구가 처음이다. 지난해 현재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신청한 마포 주민은 2026가구인 반면 실제로 입주한 것은 420가구에 불과한 만큼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LH, 서울주택공사(SH공사) 등과 협업해 MH마포하우징용 주택 10호를 추가 확보하는 등 2022년까지 총 95호의 거주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MH마포하우징에서 안정을 찾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면 좋겠다”면서 “마포구가 LH, SH공사 등과 협업해 공공임대주택 이전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물론 MH하우징 입주자가 자립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갈등 속 희망이 느껴지는 도시” 미국인 언어 순례자가 본 서울

    “갈등 속 희망이 느껴지는 도시” 미국인 언어 순례자가 본 서울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도시. 그 도시는 어떤 이에게는 몸담아 살고 싶은 희망과 꿈의 땅이고, 어떤 이에게는 벗어나고픈 혐오와 탈출의 지대일 수 있다. 모든 이에게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는 도시,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스스로 ‘언어의 순례자’라는 별명을 붙인 미국 출신의 언어학자가 도시의 의미를 재음미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2008년부터 6년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저자가 대학교수로 살면서 옮겨 다닌 세계의 도시 14곳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고찰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난 저자는 도쿄, 서울, 대전, 더블린, 런던, 구마모토, 가고시마, 교토, 라스베이거스, 전주, 대구, 뉴욕을 거쳐 현재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살고 있다. 자신의 생활공간이자 탐구의 대상이었던 도시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속속들이 담아 낸 책은 단순한 개인 추억담이나 소개의 가이드북과는 멀다. 그보다는 역사적 배경과 경제적 기반, 특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파고든다. 그 궁금증과 물음의 해답으로 내놓은 탐구기 속 도시들의 속살은 각양각색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놓고 ‘추억은 사라지고 남은 건 건조한 부자 동네뿐’이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미국 뉴욕에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손을 번쩍 들어 이민자들을 환영했던 뉴욕이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거칠게 불고 있는 민족주의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14년간 살았던 서울에선 “갈등과 마찰 안에 흐르는 희망의 거친 힘을 느낀다”고 쓰고 있다. 도시란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전제로 탄생한 공간이다. 그래서 도시는 늘 변화하고 그 변화를 통해 미래를 지향하며 정치적으로는 진보적 속성을 갖게 마련이다. “도시는 때로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이기도 하다”고 쓰고 있는 저자는 결국 이런 결론을 내린다. ‘도시란 곧 사람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이제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지향점을 만들까를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저자는 “독자들 스스로 자신만의 ‘도시사’를 기록해보자”고 제안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외교1 ‘일본통’ 조세영…한일 관계 구원투수 · 국방 박재민, 軍아닌 일반직 공무원 첫 발탁

    외교1 ‘일본통’ 조세영…한일 관계 구원투수 · 국방 박재민, 軍아닌 일반직 공무원 첫 발탁

    통일 서호… 靑 “전문성 갖춘 적임자들” 집권 중반기 정책성과 도출 의지 반영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외교부 1차관에 조세영(58·외시 18회) 국립외교원장, 국방부 차관에 박재민(52·행시 36회)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통일부 차관에 서호(59)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임명하는 등 9개 부처·위원회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외교·안보라인 ‘원년 멤버’를 모두 교체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를 대거 내부승진시켰다. 조직을 잘 아는 이를 앞세워 집권 중반기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인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임명된 ‘장수 차관’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내부인사가 많이 발탁됐다”면서 “국정과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적임자들”이라고 밝혔다. 신일고, 고려대 출신 조 차관은 대표적 ‘재팬 스쿨(일본 연수·근무)’로 꼽힌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통역을 했고 주일 대사관 공사참사관, 외교부 동북아국장을 지냈다.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 징용, 초계기 갈등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영동고, 서강대 출신인 박 차관은 국방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일반직 공무원이 차관으로 발탁된 첫 사례다. 서주석 전 차관에 이어 비군인 출신을 기용한 것은 문민화와 국방개혁에 대한 의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예비역 장성, 경제 관료, 대선 캠프 때 연을 맺은 전문가 등이 임명됐다. 박 차관은 비군인 출신으로는 처음 무기체계·전력을 담당하는 전력자원관리실장을 맡기도 했다. 전주 신흥고, 고려대 출신 서 차관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문 대통령의 철학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급 특채로 통일부에 몸담은 뒤 교류협력국장,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지내 북측 협상전략과 카운터파트에 대한 이해가 높다. 고 대변인은 “남북 관계 전문가로서 오랜 경험이 있고 당면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건복지부 차관에는 김강립(54·행시 33회) 기획조정실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이재욱(56·기술고시 26회) 기획조정실장, 국토교통부 2차관에는 김경욱(53·행시 33회) 기획조정실장을 승진 임명했다. 최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김현미 장관이 없는 새 공무원이 엉뚱한 짓을 한다’고 했던 국토부의 차관 교체와 관련, 고 대변인은 “현안 문제, 갈등 관리를 잘 해결해 냈다는 평가를 기반으로 임명된 것”이라고 했다.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김계조(55·기시 22회) 재난관리실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는 김성수(58) 한국화학연구원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손병두(55·행시 33회) 사무처장을 발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태일 평전 밤새 읽고 접견 온 盧변호사…노동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정치인이었다”

    “전태일 평전 밤새 읽고 접견 온 盧변호사…노동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정치인이었다”

    “노동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정치인 노무현. 노무현이 최초로 사랑한 노동자 문성현.”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10주기인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 라운지에서 10년 전 조문록에 썼던 글귀를 떠올렸다.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도 사실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이라면서 “변호사 노무현이 변론했던 첫 노동자가 바로 나”라고 소개했다. 문 위원장과 노 전 대통령의 첫 만남은 1985년 구치소 변호사 접견에서 이뤄졌다. 당시 경남의 방위사업체(통일중공업)에서 일했던 문 위원장은 노조위원장으로서 파업을 이끌고 구속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문 위원장을 보자마자 “나는 상고를 졸업하고 ‘새가 빠지게’ 공부해 고시 패스하고 돈 벌려고 변호사가 됐는데, 서울대 경영학과까지 나온 당신은 왜 돈 버는 길을 마다하고 노동운동을 합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문 위원장은 “저를 이해하려면 전태일 평전부터 읽어 보시라”고 권했다.“전태일이 누구요?”라고 되묻던 노 전 대통령은 그날로 책을 사서 밤새 다 읽고 다시 구치소로 왔다. 노 전 대통령은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전태일의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진작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면 나도 노동운동 했을 것이다. 나는 대학도 나오지 않고 공사판에서 일했기 때문에 당신보다 노동운동을 더 잘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변호사가 됐으니 변호사로서 노동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검사와 판사에게도 전태일 평전을 읽어보라고 권했던 노 전 대통령은 징역형이 유력했던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아냈다. 첫 노동재판을 무사히 끝낸 노 전 대통령은 1986~1987년 창원, 울산, 거제 등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활약하며 문 위원장과 인연을 이어갔다.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후보 옆에 ‘노동’이 없어 외로우니 꼭 같이 해달라”고 제안했지만 문 위원장은 거절했다. 노 전 대통령도 대선 3일 전 “내가 대통령이 된다. 같이 하자”고 했지만, 또 거절했다. 당시 문 위원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를 위해 뛰고 있었다. 문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인간적 회한이 몰려왔다”고 했다. 문 위원장이 2012년과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도운 것도 마음의 빚 때문이다. 그는 “사회적 대화가 참 어렵다”면서도 “노무현, 문재인 두 변호사에게 인간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애를 쓰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태일이 누구요” 물었던 노무현, 내가 사회적 대화 이끄는 이유

    “전태일이 누구요” 물었던 노무현, 내가 사회적 대화 이끄는 이유

    “그런데 전태일이 누구요?” 뜻밖의 일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처음 만난 1985년에, 당시 대학생들이라면 이름 석자는 다 들어봤을 인물에 대해 그런 질문을 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문성현 위원장은 마침 노 전 사망 10주기인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서울신문 광화문 라운지가 27번째로 연 ‘노동존중 사회와 사회적 대화’ 강연 첫 머리를 열며 노동자 계급을 처음 가슴으로 이해했던 대통령인 노무현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두 사람의 만남은 1985년 구치소 변호사 접견실에서였다. 당시 경남의 방위사업체(통일중공업)에서 노조를 결성한 것만으로도 구속 감이었던 문 위원장은 파업까지 이끌어 구속된 뒤 부산에서 찾아온 노무현 변호사를 맞았다. 무명의 변호사라 마뜩치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난 부산상고를 졸업해서 정말 쎄빠지게 공부해서 고시 패스한 뒤 판사하다 돈이 안돼 돈 벌려고 변호사가 됐는데, 서울 상대까지 가서 돈 버는 길 마다하고 왜 노동운동을 합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금방 마음이 풀어졌다고 했다.문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날 이해하고 싶으면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을 읽어보라”고 권했고, “전태일이 누구요?”라고 되묻던 노 대통령은 책을 사서 밤새 다 읽고 다음날 문 위원장을 찾아와 ‘내게 대학생 친구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전태일의 얘기에 속속들이 공감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진작 내가 전태일 평전을 읽었더라면 문 위원장처럼 노동운동을 했을 것이다. 난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공사판에서 일해기 때문에 문 위원장보다 노동운동을 더 잘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변호사가 됐으니까 변호사로서 노동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검사와 판사도 재판을 잘하려면 전태일 평전을 사서 읽어보라고 권했던 노 대통령은 징역형이 유력했던 문 위원장이 집행유예를 받게 만들었다. 첫 노동재판을 승리로 장식한 뒤 이듬해부터 1987년까지 경남 창원, 울산, 거제 등에서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며 문 위원장과 돈독한 인연을 맺었다. 10년 전 그날, 문 위원장이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하고 조문록에 ‘노동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정치인 노무현. 노무현이 최초로 사랑한 노동자 문성현’이라고 적은 이유이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이 자리에 내가 서 있는 것은 노 대통령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노 대통령도 변호사 시절 노동자였던 날 만났기에 조금 더 일찍, 그리고 깊이 있게 노동자를 사랑하는 변호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한달 앞두고 유시민 당시 작가가 “노 대통령 옆에는 노동자가 없어 외로우니 꼭 좀 같이 해달라”고 제안했지만 당시 민주노동당원으로 권영길 후보 대선 운동을 하고 있던 문 위원장은 거절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대선 투표 사흘을 앞두고 전화를 걸어와 “내가 대통령 된다. 같이 하자”고 했지만, 또 거절했다. 노 정부 시절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다 2009년 노 대통령이 사망하자 문 위원장은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는 인간적 회한과 자책이 밀려와 힘들었다고 했다. 문 위원장이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운동을 돕고 노동계로부터 변절 얘기를 들으면서도 경사노위 위원장을 맡은 이유이기도 했다.문 위원장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탄력 근로제 등 노동계의 지난한 이슈들을 해결해 온 과정을 돌아보며 “사회적 대화가 참 어렵다”고 털어놓은 뒤 “대화의 참뜻이 뭔가, 이념이나 진영, 파당의 논리를 떠나 상대방을 존중하고 최선이 안되면 차선,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며 타협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돌아본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온갖 핀잔과 험구(險口)를 들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노동자를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다하지 못한 인간적 도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라도 대신 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 하나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강연 내내 강조한 것은 최저임금은 받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주는 사람의 입장도 중요하니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국민토론회 같은 것을 열어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 싶어 직언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금 최저임금 때문에 경제가 파탄났다고 프레임을 짜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는데, 좋다, 그렇다면 최저임금 올리지 않을테니 반대하는 이들은 국내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을 살려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봐라, 민주노총이 여러 차례 불참과 참가를 번복하면서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타협의 DNA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한국노총 간부가 어용이란 비난을 듣고 ‘어려울 때 용기를 내는 게 어용’이라고 반박하며 사회적 대화에 꾸준히 나서는 이유를 돌아보라고 강조한 대목이다. 여기에다 북유럽의 사회적 대타협과 규모도 작고 거리도 있지만 SK이노베이션 등 SK 계열사 세 곳 노동조합은 기본급의 1%를 회사와 매칭펀드 형식으로 적립해 협력사 임금 인상 재원으로 활용하며 , 제2금융권 공공노조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재원 기금을 적립하고 있어 이를 전국적으로,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형 일자리를 값싼 일자리로 오해들 하고 있는데 중국 자동차 산업과 맞서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지난한 고민을 안고 출발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파트를 제공하는 것마저도 복지 차원이 아니라 제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육책이란 점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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