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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동 시즌2… 서울시, 골목으로 가다

    찾동 시즌2… 서울시, 골목으로 가다

    생활 문제 ‘골목회의’ 누구나 신청 가능 서울형 긴급복지에 4년간 700억 투입 주민자치회·돌봄SOS센터 모든 동 확대 박 시장 “소외층 없는 촘촘한 복지 구현”공무원이 복지가 필요한 주민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주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가 골목골목마다 촘촘히 스며든다. 서울시는 공공 인력만으로는 발굴하기 어려운 지역 문제에 주민의 참여를 더해 보편적 돌봄과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복지를 강화하는 ‘민선 7기 찾동 2기 마스터플랜’을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민과 공무원들은 온라인으로 누구나 ‘골목회의’를 요청할 수 있다. 주제는 쓰레기 문제, 폐쇄회로(CC)TV나 가로등 설치 위치, 주차공간 확대 등 생활 문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동주민센터 홈페이지 주민 발의 메뉴로 참여할 수 있다. 동 단위 생활 의제에 대한 정책과 예산에 주민들이 결정권을 갖는 주민자치조직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2022년에는 25개 자치구 424개 모든 동에서 시행된다. 복지 사각지대를 걷어내기 위한 공공 돌봄 체계는 더 탄탄해진다. 폭염, 화재, 실직 등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유지가 힘겨워진 가구에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긴급복지’는 현재 50억원 규모에서 매년 50억원씩 확대해 2019~2022년 4년에 걸쳐 총 700억원을 투입한다. 지원 대상과 기준도 대폭 완화한다. 의료비의 경우 기준중위소득 85%(1인 가구 기준 월 142만원) 이하에서 90%(1인 가구 기준 월 150만 4000원) 이하로 확대하고 생계비도 5인 이상 가구에만 지원하던 것을 가구원 수와 상관없이 지원한다. 서경란 찾아가는복지지원팀장은 “의료비의 경우 지원 기준을 초과하는 소득자라도 동주민센터 담당자와 동장 등이 논의하는 동 사례 회의를 통해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며 “고독사 위험군 1인 가구도 생계비 지급을 연 2회에서 3회까지 늘린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고시원, 옥탑방 등 주거취약지역에 거주하는 고독사 위험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도 연 1회 실시해 위기 가구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낸다. 돌봄SOS센터도 내년 시범 사업으로 첫발을 떼 2022년에는 424개 모든 동으로 확대된다. 개인이 보건소, 사회복지기관, 치매지원센터 등 기관별로 찾아가거나 연락할 필요 없이 찾동에 설치된 돌봄SOS에 신청하면 72시간 안에 돌봄매니저가 필요한 서비스를 이어 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행정은 찾동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찾동을 동 단위에서 더 작은 단위인 골목까지 스며들게 함으로써 촘촘한 주민 관계망, 튼튼한 공공 안전망을 일궈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시작돼 동 단위로 주민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해 온 찾동은 현재 408개 동에서 시행 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재형 서울시의원, 노후고시원 화재예방 위한 예산증액 이끌어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김재형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4)은 11월 28일 실시된 2019년도 서울시 주택건축국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노후고시원 화재예방을 위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스프링클러 지원과 고시원 주거실태조사를 위한 관련예산의 증액편성을 주장하였다. 현행법상 2009년 7월 이후 사용승인을 받은 고시원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허가를 받은 고시원은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서울시는 2012년부터 ‘고시원 거주 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간이 스프링클러설치를 지원해 오고 있는데, 김재형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고시원은 1300곳으로 이중 220여 곳에만 지원사업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11월 9일 발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화재사건에서 특히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스프링클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서울시는 내년도 ‘노후고시원 안전시설 설치지원’ 예산을 전년보다 2억원 감액 편성한 것은 시민의 생명을 경시한 안일한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의원은 “2017년에 서울시가 실시한 주거실태조사는 표본이 적어 고시원 관련 내용은 전무하여, 서울시는 고시원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한 상태”라며 “내년도 주거실태조사 대상에 고시원 등 비거주시설이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며 관련 예산의 증액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내년도 ‘노후고시원 안전시설 설치지원’ 사업예산을 서울시가 요청한 4억 3천만원에서 10억 7천만원 증액한 15억원으로,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사업예산은 3억8천만원에서 1억원 증액된 4억8천만원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관련예산의 증액을 이끌어 낸 김 의원은 “내년부터 연차별로 노후고시원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사업을 시행하여 5년 내 100% 화재 안전성을 확보토록 할 예정”이며 “이와 병행하여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고시원 거주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관련 조례 제·개정을 통해 대표적 주거취약계층인 고시원 거주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현미 “코레일, 안전사고 조치 미흡…기강해이 성찰해야”

    김현미 “코레일, 안전사고 조치 미흡…기강해이 성찰해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잇따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열차 안전사고와 관련해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고 사고 발생 이후 조치가 매우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코레일의 철도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국토부 자체 감사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3개 산하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난 현 시점에 우리 스스로가 관행에 익숙해지고 관성적인 업무태도를 갖게 된 것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무 추진과정에서 말실수를 한다거나, 기강이 느슨해져서 안전 관리 등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김 장관은 코레일 오영식 사장에게 최근 발생한 오송역 인근 단전사고 및 도색 작업자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최근 1주일 동안 6차례나 고장과 사고가 발생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국토부 장관으로 부임하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철도 선로작업 도중 돌아가신 분의 빈소였다”며 “철도 안전관리 시스템을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 예방이 우선이지만 사고 이후에도 신속한 복구와 안내를 통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표준화된 대응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최근 발생한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사고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에 “비주택 거주자가 가전제품과 가구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으로 공공임대 입주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세심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신규채용과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부정 채용은 없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공정한 임용이 이뤄지도록 내외부 통제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에 열린 이번 공공기관장 간담회는 ‘군기잡기’ 성격이 강했다. 김 장관은 “각 기관장은 정부와 각 기관 간에 사전에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 공개됨으로써 정책 혼선을 야기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0회 신림동(대학촌과 고시촌) 편이 지난 24일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정문을 출발한 참석자들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 예술관(서울미래유산)과 규장각을 둘러본 뒤 캠퍼스를 빠져나와 첫눈이 제법 소담스레 쌓인 관악산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또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지난해 폐차된 콜럼버스 스넥카와 폐가 일보 직전의 조각가 전뢰진 가옥에서 서울미래유산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고시촌과 녹두거리, 지난해 조성한 민주열사 박종철 거리,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자리를 옮긴 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1981년 이후로 가장 많은 양의 첫눈이 펑펑 쏟아진 날,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버스가 끊기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30분 지연됐다.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가 시작된 이래 첫 ‘천재지변’이 발생했지만 참가자들은 불평 없이 미끄러운 고갯길을 걸어서 올라왔다. 그리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첫눈을 즐겼다. 관악산은 어떤 장소의 역사를 갖고 있을까. 서울을 정치·지리학적으로 설명할 때 역사도심은 한양도성이 에워싸는 내사산(內四山·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 안쪽을 가리킨다. 도성 안에 내수(청계천)가 흐르고 외수(한강)가 도성 밖을 감싸고 있다. 도성 바깥의 북쪽 삼각산(해발 836m), 서쪽 덕양산(125m), 남쪽 관악산(629m), 동쪽 용마산(348m)을 외사산(外四山)이라고 부른다. 외사산은 내사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성저십리(성 밖 십리)와 외사산 영역은 다르다. 성 밖 십리의 북쪽은 비봉~정릉동, 동쪽은 미아리~용답동, 남쪽은 한강변, 서쪽은 역촌동~모래내를 이른다. 도성 밖 십리는 서울의 통치 영역인 반면 외사산은 경기도에 속했다. 한강 이북의 성 밖 십리와 외사산의 영역은 겹치는 곳이 많지만 한강 이남은 소외됐다. 서울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이자 문화적으로 서울권에 속하는 강남지역은 관악산 안쪽에 있으면서도 서울에 속하지 않았다. 서울의 풍수개념에서 삼각산은 백두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조상산(祖上山)이요, 지리산에서부터 뻗어 오른 관악산은 임금이 아침마다 알현하는 조산(朝山)이었다. 서울의 남과 북을 잇는 축선(軸線)은 삼각산과 관악산 선상에 있다. 광화문네거리에서 보면 서울의 주산 백악산과 경복궁이 직선 라인에 있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서울의 남북 간 축선은 삼각산~백악산~경복궁~숭례문~관악산으로 그어졌기 때문이다. 관악산 정상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듯했다.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라고 부르고, 관악(冠岳)이라고 썼다. ‘벼슬 산’이라는 이름도 쓰였다. 조선 개국 초 무학대사는 관악산이 화산(火山)이고, 목멱산(남산)은 목산(木山)이어서 관악산 화기가 목멱산 나무를 불쏘시개 삼아 도시를 태운다고 예언했다.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신진사대부들은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자 남대문(숭례문) 편액을 세로로 세워 부적을 삼았고, 남대문 앞에 남지(南池)라는 큰 연못을 파서 방화수를 채웠다. 불이 길을 따라 올라오지 못하도록 직선도로(세종대로)를 닦지 않고, 숭례문에서 지금의 남대문로를 따라 보신각까지 둘러간 뒤 운종가(종로)에서 꺾여 육조대로(광화문광장)에 이르도록 정(丁)자형 길을 닦았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의 광화문네거리에는 황토마루라는 낮은 언덕을 쌓아 관악산의 불길이 대궐에 미치지 못하게 막았다. 불을 먹고 산다는 상상 속 동물 해치 두 마리에게 광화문 앞을 지키게 했다. 모두 5겹의 방화장치를 할 정도로 관악산 화기를 두려워했다. 관악산 기슭 지금의 신림동,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금주, 조선시대엔 금천이라고 불렸다. 고려 강감찬 장군의 5대조 강여청이 터를 잡았으며, 부친 강궁진은 고려 창업과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워 삼한벽상공신에 책봉됐다. 장군이 태어난 관악구 낙성대동 218의 14번지 생가 앞마당에 탄생기념 삼층석탑을 세울 정도의 떵떵거리는 호족이었다. 신림동(新林洞)이라는 지명은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신림리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캠퍼스 안 자하연이라는 연못은 의성 김씨가 모여 사는 자하동이라는 집성촌에서 따온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야영장 등 군사시설로 썼고, 1963년 서울에 편입되면서 해방촌, 청계천, 이촌동, 대방동 등지에서 쫓겨난 판자촌 주민을 수용하는 철거민 정착촌을 형성했다. 1970년대까지 도시빈민의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는 기반시설 부재의 우범지대였다. ‘돼지막’이라는 절간 분위기의 하숙방 몇 채가 고시촌의 원조이다. 1969년 서울대를 ‘한강 이남 수원 이북’으로 옮기는 관악캠퍼스 건립계획이 확정됐다. 태릉, 신갈 일대, 과천, 안양 등이 후보지 물망에 오른 끝에 관악컨트리클럽이 있던 골프장 용지가 낙점된 것이다. 일부에선 “서울대 종합화는 구실이고, 데모 막으려고 한곳에 모아놓은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1975년 2월 28일 동숭동에서 관악산 중턱으로 옮긴 서울대의 시위와 저항정신은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의 열풍으로 타올랐다. ‘관악산의 화염이 나라를 태울 것’이라던 무학대사의 예언이 들어맞은 셈이다. 서울대 정문과 신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동맹휴업, 수업거부, 시위, 이념서클활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시인 김지하는 ‘숨죽여 흐느끼며/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타는 목마름으로/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라고 노래했다.학사주점 ‘녹두집’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주점, 인쇄소, 당구장, 서점, 사진관, 슈퍼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오늘날 유흥가로 바뀐 녹두거리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던 젊은 지성의 의식화 공간이요, 은신처였으며, 화염병 제조 공장지대였다.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의 하숙집이 있던 골목이었다. 1980년대 말 고시학원이 등장하고, 사법고시를 통해 법조인을 대거 선발하던 1990년대가 되자 전국의 고시생이 신림동으로 모여들면서 신림동 고시촌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녹두거리는 ‘녹두 베가스’로 불렸다. 녹두거리의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은 서울대 학내 시위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80~1990년대 ‘그날이 오면’, ‘전야’, ‘열린글방’ 등은 녹두거리의 서점 트로이카로 꼽힌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고시생이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고시생 5만명이 북적거리던 호시절이었다. 흔히 신림동이라고 불리던 신림9동은 2013년 행정명이 바뀌면서 대학동이 됐다. 고시촌은 2008년 로스쿨 도입을 꼭짓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고시생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고시 특수 때 신축한 고시원과 원룸의 공실률은 40%를 넘어섰다. 수많은 서점, 헌책방, 복사집, 고시식당, PC방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관악구는 여전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다. 10집 중 3집 이상이 1인 가구다. 서울 전역의 고시원 6곳 중 1곳이 관악구에 있다. 고시생들이 떠난 자리에 공무원시험이나 국가고시 준비생, 외국인 유학생이나 취업자, 새내기 직장인, 일용직 노동자, 기초생활대상자들이 스며들었다. 집값이 싸고, 물가가 저렴하고, ‘혼밥 혼술’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창문이 없고, 발조차 뻗을 수 없는 1평짜리 고시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안식처로 풍속도가 변했다. 2018년 신림동 고시촌은 등껍데기가 없는 달팽이처럼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민달팽이족’들이 잠시 머무는 밀실이다. 소설가 박민규는 단편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누구에게나 인생은 하나의 고시와 같은 것이 아닐까…인간은-누구나 밀실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고시를 패스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고 고시촌 시대의 아픔과 자기성찰을 얘기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후암동 (문화주택단지의 어제와 오늘) ●일시: 12월 1일(토) 오전 10시~낮 12시 30분 ●집결장소 : 지하철 1호선 서울역 5번 출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앞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http://futureheritage.seoul.go.kr)
  • 경찰, 국일고시원 화재 301호 거주자 체포영장 “중실화 혐의”

    경찰, 국일고시원 화재 301호 거주자 체포영장 “중실화 혐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301호 거주자 A(72)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6일 관수동 국일고시원 301호 거주자 A씨에 대해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고, 다음날 발부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상태라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A씨가 퇴원한 후 체포 영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기난로를 켜두고 화장실에 다녀오자 방에 불이 나 있었다”면서 “이불로 불을 끄려다 불길이 더 크게 번져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새벽 발생한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달 9일과 10일 두차례 관계기관 합동감식을 진행한 결과, 화재발생 원인이 3층 301호 전기난로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화재 사망자 7명은 모두 3층 거주자였다. 거주자들은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301호 거주자 체포영장 발부…중실화 혐의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301호 거주자 체포영장 발부…중실화 혐의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불이 처음 시작된 301호 거주자 A(72)씨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301호 거주자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일정한 주거지가 없어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영장을 신청했다”면서 “법원이 지난 27일 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고 당일인 9일 새벽 전기난로를 켜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방에 불이 나 있었고, 이불로 끄려다가 오히려 불이 더 크게 번져 탈출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A씨는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A씨가 퇴원하면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지난 9일 오전 5시쯤 국일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 화재로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형화재 대피 훈련

    대형화재 대피 훈련

    27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국의 건물을 중심으로 민방위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정부서울청사 직원들이 화재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고시원과 고양시 저유소에서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이번 훈련은 대형 화재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노량진, ‘고시촌’서 ‘청년 꿈의 도시’로 바꾼다

    노량진, ‘고시촌’서 ‘청년 꿈의 도시’로 바꾼다

    수험생 5만명, 400여개의 고시원, 독서실, 학원 등이 밀집한 노량진은 청년들의 치열한 경쟁터다. 서울 동작구가 이런 노량진을 청년들을 위한 꿈의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는다. 동작구는 오는 11월 말까지 만 19~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노량진의 미래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노량진 일대에 펼쳐질 청년 꿈의 도시 조성 사업의 실질적 수요자가 청년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과 희망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성, 연령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표본을 추출한 주민, 수험생 등 300여명이다. 조사는 노량진에 대한 인식, 일자리·주거 수요 등 60문항으로 진행된다. 구는 이와 함께 8명으로 구성된 4개 표적집단(주민, 수험생, 대학생, 청년커뮤니티) 이 노량진의 미래상에 대해 토론하는 심층면접도 실시한다. 구는 청년들의 삶과 일자리를 돌보는 정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청년 지원 원스톱 거점 시설인 ‘청년 일자리센터’를 설치해 진로 설계를 상담하고 자유 활동 공간도 제공한다. 중앙대, 숭실대와 연계해 청년 창업을 육성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청년주택도 공급해 청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한다. 앞으로 구는 이번 설문조사를 거쳐 청년의 의견을 반영한 노량진 일대 청년 정책 마스터플랜을 시행한다. 노량진을 일시적으로 거쳐가는 공간이 아닌 ‘청년들의 정착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발판이다. 박범진 도시전략사업과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사업에 반영해 노량진을 청년들의 꿈터로 만들 계획”이라며 “앞으로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 인프라 조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마지막 ‘승진 고시’ 농협직원은 열공 중

    [경제 블로그] 마지막 ‘승진 고시’ 농협직원은 열공 중

    요즘 NH농협은행 직원들이 마치 수험생이 된 듯 ‘열공’ 중이라고 합니다.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는 금융권 마지막 ‘승진 고시’가 다가오기 때문입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합격하면 1년 이내 바로 과장이 되는 ‘임용 고시’와 과장 승진 자격을 얻는 ‘자격 고시’를 다음달 16일 시행할 예정입니다. 지난주 응시를 마감한 결과 예년보다 두 배에 가까운 직원들이 응시했다고 하는데요.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속 승진으로 가는 ‘막차’를 타기 위해 대리급 직원들의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고속 승진 막차’ 대리급 경쟁 치열 승진 고시는 1996년부터 이어 온 농협의 전통입니다. 은행뿐 아니라 농협중앙회 계열사들이 한꺼번에 치르는 대규모 행사죠. 시험의 벽을 넘지 못하면 ‘만년 대리’로 남아야 했고, 반대로 일찍 시험에 합격하면 남들보다 먼저 책임자인 과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과목도 농협법, 농협론, 회계, 실무, 학술과목(법학·행정학·경제학) 등으로 쉽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임용 고시는 주관식이 다수 포함돼 직원들을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출제 위원으로 뽑힌 직원들은 마치 수능처럼 모처에 고립되는 등 철저하게 진행됐습니다. ●내년부터 다른 금융권처럼 인사평가로 변경 내년부터는 농협도 시험이 없어지고 다른 금융권처럼 인사평가로 승진하는 체제로 바뀝니다. 자격 고시는 인터넷 강의로 대체됩니다. 과도한 경쟁으로 업무에 지장이 크다며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왔기 때문인데요. 직원들 사이에서는 영업이 힘든 점포와 상대적으로 야근이 적은 본부 일부 부서 직원들 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승진 고시의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어떤 방법보다 공정성이 담보되지만 성적만으로 그 사람의 업무능력, 인성, 리더십까지 모두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농협 직원은 “합격을 위해 한 달 동안 고시원에서 지내며 매진하던 직원들이 많았는데 막상 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한 느낌”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내년부터 새로운 승진 제도를 도입하는 농협이 ‘시험만큼 공정한 승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인사청탁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해 봅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종로 고시원 7명 죽음 벌써 잊었나…‘불행경쟁’ 중단하라“

    “종로 고시원 7명 죽음 벌써 잊었나…‘불행경쟁’ 중단하라“

    “서울시는 7명이 사망한 고시원 화재 참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습니다. 집값 떨어지니 저소득층 임대주택 싫다는 자치구들의 요구를 받아주고 있을 뿐입니다.”빈곤사회연대, 참여연대 등 15개 주거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2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국일고시원 참사 이후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현 주거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SH공사의 정책이 임대주택이 절실한 주거취약계층을 보호하기보단 자치구에서 비교적 쉽게 유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일반인 위주로 가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서울 6개구는 임대주택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주민 민원에 매입임대주택 자제를 요청했고, 이를 거부하고 설득해야 할 서울시와 SH공사는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안전하지 못한 주거 중에 화재로 사망한 고시원 화재 사건에서 탈출구도 제공하지 못했던 서울시가 되려 지자체가 공급에서 회피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매입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이종대씨는 “나도 월세를 아끼려고 창문없는 고시원을 5군데를 전전하며 살았었다”면서 “비록 지금도 보증금을 빌려 들어왔지만 이곳 임대주택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고시원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돌아가신 고시원 분들이 임대주택이 활성화돼 이곳에 입주했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를 사실상 공급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앞서 서울 6개구(강서, 강북, 도봉, 양천, 중랑, 성북)는 “저소득층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진행 중인 임대용 주택매입 사업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공사는 해당 지역들을 매입임대지역 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주거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0일 SH공사에 매입임대 자제를 요청한 서울 6개구에 매입임대 자제 철회를 요구하고, 서울시에는 매입임대주택 공급계획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다. 서울시는 최근 회신한 답변서에서 “6개 자치구도 저소득 신혼부부·청년·예술인 등 맞춤형 매입임대주택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2019년 서울시 매입임대계획은 청년·신혼부부 대상 매입물량을 확대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서울시 공문의 청년과 신혼부부의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는 말은 우리 청년들이 애타게 기다려왔던 것이지만, 그간 청년들의 외침은 결코 저소득층의 임대주택을 청년들이 것으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아니었다”면서 “승자없이 내가 더 아프다며 불행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을 중단하고, 대상 쪼개기가 아닌 전폭적인 주거복지지원 확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해법 못 찾는 ‘카풀 논란’… 2기 경제팀 상생 묘수 내놓을까

    [불온(不·on)한 회의] 해법 못 찾는 ‘카풀 논란’… 2기 경제팀 상생 묘수 내놓을까

    지난 한 주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로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고, 음주운전 차량 사고로 뇌사에 빠졌던 윤창호씨가 ‘윤창호법’을 남긴 채 세상을 등졌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 분식회계가 문제가 돼 증시거래도 중단됐습니다. 여러 이슈들이 끝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때 논란’ 이슈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바로 ‘카카오 카풀’입니다. 택시기사들이 전국 파업에 돌입하는 큰 이슈였지만, 어느새 잠잠해졌습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양대 택시노조가 만나 해법을 찾는 줄 알았더니 15일 택시노조들이 이달 22일 또다시 대규모 집회와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카풀 논란을 다시 짚어 봅니다. 카풀은 단순히 ‘교통 선택지’의 문제가 아니라 공유경제와 전통경제의 충돌이기도 하니까요.부장: 최근 ‘경제 투톱’이 교체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요. 홍 후보자는 국무조정실장 당시 공유경제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라 ‘카풀 도입’이 어찌될지 궁금한데. 혜진: 최근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이 만났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정 대표가 페이스북에 “택시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생각들에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와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하면서 택시업계가 카풀 도입에 비교적 온건한 태도를 보인 듯했습니다. 여기에 공유경제 확산에 대해 매우 적극적인 홍 부총리 후보자가 경제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니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는 녹색등이 켜진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죠. 기철: 정부가 카풀 영업을 허용한 취지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 같은데. 혜진: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어요. 자원을 공유해서 나눠 쓰자는 취지, 환경 보호를 위해 조금이라도 자가용 숫자를 줄이려는 목적이요. 진호: 출퇴근 시간 택시 콜 횟수가 다른 시간대보다 2~3배 높을 만큼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택시를 많이 찾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죠. 카풀을 도입하면 고객 편의는 분명 높아질 겁니다.혜진: 카풀을 이용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장점도 있어요. 택시는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전부라면 카풀은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요.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한다거나, 대화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조용히 가고 싶다는 것까지 선택이 가능해요. 내가 선호하는 상황과 기분을 유지하면서 이용할 수 있죠. 하지만 택시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택시기사들이 갑자기 정치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요구하거나, 사적인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웬만하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고 싶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하지만, 불편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장: 아마도 그런 점에서 다른 교통 서비스를 원하는 것도 크지 않을지. 친절한 서비스는 둘째 치고라도, 승차거부나 안 당했으면. 세진: 서울시가 지난 8월 공개한 ‘서울 택시 민원 항목별 현황’ 자료만 봐도 지난 1~6월 서울시가 접수한 민원 중 1위가 불친절이었고, 2위가 승차거부였어요. 기철: 한편으로 생각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택시업계가 변신했어야 한다는 거예요. 승객 요구에 맞게끔, 예컨대 이동 중에 조용히 가고 싶은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여성 승객이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혜진: 택시기사들이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생존권 문제였어요. 실제로 지금 택시기사들이 굉장히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을 해요. 밤늦게까지 쉼 없이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순수입은 150만~160만원에 불과하고요.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문제도 있고요. 또 택시요금도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굉장히 저렴한 편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당장 수입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세진: 그리고 승차거부 문제도 자세히 보면 승차거부로 볼 수 없는 행동인데도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아요. 현행 운수사업법에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택시기사는 승차를 거부할 수 있어요. 비록 법에는 이 ‘정당한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사유를 구체화했어요. 이를테면 만취한 승객, 택시기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물건을 갖고 있는 승객, 또 이동박스 없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있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경우 등은 승차거부가 아니에요. 진호: ‘진상’ 취객들의 폭행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어요. 경찰청 자료를 보니까 택시·버스기사를 폭행해 검거된 사람이 최근 3년 동안 9000명이 넘더라고요. 택시기사 10명 중 9명이 3개월에 한 번 이상 승객의 폭언·폭행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서울노동권익센터 ‘서울시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도 있어요. 부장: 하지만 카풀 같은 공유경제는 거스르기 어려운 세계적인 흐름인데. 진호: 전통경제 체제는 항상 어딘가에 고용되거나 면허를 따야 하는 식으로 규정에 갇혀 있어요. 그런데 밥벌이는 쉽지 않고요. 그래서 다른 경제 체제 유형이 치고 들어가면 쉽게 밀려 나가는 것이죠. 카풀 서비스가 없는 것도 아닌데, 유독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에 민감한 건 기존 카풀은 소규모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사업이었지만, 카카오는 대기업이에요. 확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 위기감을 느끼는 거죠. 혜진: 택시업계가 처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카풀을 같이 발전시켜야 해요. 그게 전통경제와 공유경제의 상생 방법일 겁니다. 카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출퇴근 때만 가능하다’는 지금의 규제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풀릴텐데,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채로 둘을 경쟁하게 만들면 정말로 택시업계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어요. 공유경제를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는 논리만으로는 상생이 불가능해요. 기철: 카풀 서비스의 안전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요. 택시기사들은 입사 후에도 정기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하지만 카풀업체들은 운전자들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권한이 없어요. 탑승자의 안전 보장, 운전자의 불법성 등을 충분히 감시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혜진: 그런 논의를 확대해 보면 두 영역의 교집합이 썩 크지 않아요. 카풀이 확대돼도 택시만 이용할 사람이 있죠. 저처럼. 모르는 사람 차에 타는 건 매한가지지만 택시기사는 그래도 자격증이 있으니까 안심이 되고요. 카풀은 시간제한이 있는 거고, 그 시간에는 앞에도 말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이니 영업권 침범을 당하지 않는 장치도 있는 셈입니다. 진호: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사실 택시기사들이 두려워하는 건 카풀이 아니라 이것이 우버의 합법화로 이어지면서 운송업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이죠. 전통경제가 공유경제의 거센 도전에서 이겨낼 재간은 없어요. 소비자의 요구거든요. 기철: ‘우버’나 카풀이나 다 차량 공유 서비스이니, 우버가 자연스럽게 도입될 수도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거 아닌지. 진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81조)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차, 자가용으로 돈을 받고 운송업을 하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부장: 은어로 설명하자면 ‘나라시’(불법 자가용 택시)가 불법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 진호: 다만 운수사업법에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예외조항으로 두고 있습니다. 특정 시간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도 돈을 받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줄 수 있죠. 그러니까 카풀은 법에서 정한 시간, 횟수(하루 3회) 안에서 운행하는 것이라서 우버와 차이가 있어요. 부장: 결국 카카오 카풀은 도입될 수밖에 없다? 이미 카카오 카풀 크루(운전자)를 신청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었다는 걸 보면 시민 호응은 꽤 큰 듯한데. 세진: 더불어 저는 사람들이 카풀을 통해 저렴하고 편리하게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서비스 제공자의 노동조건과 안전성 문제도 세밀하게 해결해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풀업체는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 줄 뿐이기 때문에 사고, 보험 등에 대해 책임 회피를 할 수도 있죠. 처음부터 나쁜 일자리, 허술한 서비스가 돼서는 안 됩니다. 정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파리의 하늘 밑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파리의 하늘 밑

    천장에 창이 나 있는 다락방. 한 남자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양말을 신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하는 노동자인 것 같다. 방안은 누추하다. 방 전체를 차지하는 간이침대, 좁은 탁자, 물병과 단지, 액자 몇 개로 이루어진 살림살이가 그의 고단한 삶을 요약하고 있다. 하지만 사선으로 비쳐 드는 햇빛 속에서 묵묵히 옷을 입는 남자의 모습은 위엄을 지니고 있다.막시밀리앙 뤼스와 친구 사이였던 화가 귀스타브 페로가 이 그림의 모델이 돼 주었다. 뤼스는 점묘법을 사용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그 빛이 만들어 낸 색채의 유희를 기록했다. 보라색, 분홍색, 녹색, 오렌지색 점으로 벽에 비친 햇빛을 표현하고 빨간색, 적갈색, 연녹색, 진녹색 점으로 그림자를 표현했다. 무수한 점은 덩어리져 형체를 만들고 공간을 분할한다. 약간 물러나서 보면 물감으로 찍은 점이 아니라 미세하게 진동하는 빛의 입자처럼 보인다. 점묘법은 빛의 효과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인상주의와 형제간이지만 빠르고 짧은 붓질을 중첩시켜 빛을 묘사하는 인상주의와 달리 빛을 색점으로 해체한 후 재조합했다. 조르주 쇠라에서 시작된 점묘법은 신인상주의라고도 하며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로 퍼졌다. 이 기법은 일일이 점을 찍어 화면을 메우는 방식이라 시간과 수고가 많이 들었다. 노고 끝에 완성된 그림은 꿈꾸듯 아련하고 아름다우나 유약한 느낌을 준다. 음악이 소거된 영화 장면처럼 빛이 넘치지만 적막하다. 점묘법이 풍경화, 초상화 또는 정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데 주로 이용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신인상주의 화가들 가운데 뤼스는 유독 노동자의 삶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이 그림에서 점묘법이 장점을 발휘하는 것은 인물이 거의 정지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뤼스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광경도 그렸으나 점묘법으로 노동 현장을 표현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 이 글을 쓰던 중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노동자 여럿이 숨졌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19세기 노동자보다도 못한 거처에서 근근이 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미술평론가
  • ‘고시원 화재’ 생존자들, 건물주·원장에 손배소 나선다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생존 피해자들이 건물주와 고시원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에 나선다. 13일 생존자 법률대리인 박신영 변호사에 따르면 이춘산(64)씨를 대표로 한 국일고시원 생존자 7명은 고시원 건물주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박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제 소송 준비 단계로 경찰 등의 조사 결과가 나온 후 해당 내용을 참고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송에 참여하는 생존자 7명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와 일용직 노동자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서양호 중구청장과 직원들, 화재취약시설 2300곳 안전점검

    서양호 중구청장과 직원들, 화재취약시설 2300곳 안전점검

    서울 중구는 이달 말까지 관내 화재취약시설과 다중이용시설 2300곳을 대상으로 화재예방을 위한 전수 안전점검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고시원, 여인숙, 쪽방, 봉제공장, 전통시장 1094곳은 집중 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황학동 여관 밀집골목에 있는 소규모 여인숙들을 찾아 현장점검에 참여하고 주민들에게 화재사고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점검은 구청 및 보건소 직원 900명이 대상을 분담해 실시한다. 고시원 화재의 주요 원인인 난방 및 전열기구 관리 상태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점검결과에 따라 경미한 사항은 그 자리에서 시정토록 하고 화재 위험성이 높은 시설은 안전전문가에게 정밀 진단을 의뢰할 예정이다. 개선 필요사항은 완전 조치될 때까지 챙긴다는 방침이다. 특히 관내 봉제공장에는 ‘1봉제공장 1소화기’를 목표로 소화기를 확대 보급하고 화재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화재감지기를 지원한다. 구는 내년 봉제공장 현대화사업을 본격 시행해 위험요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각종 채널을 통해 점포주, 관리인, 상인 등을 대상으로 화재안전 인식 강화에도 나선다. 서양호 구청장은 “안전점검·환경개선·인식강화의 삼박자를 갖춘 전방위적인 대책으로 화재위험 제로를 실현할 것”이라면서 “올 겨울 화재에 대한 주민 불안을 더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고시원 화재 마지막 생존자 “‘도와줘’ 소리만 질렀어도”…지옥 같은 현장 증언

    고시원 화재 마지막 생존자 “‘도와줘’ 소리만 질렀어도”…지옥 같은 현장 증언

    고시원 화재 당시 가장 늦게 탈출한 이씨“시설은 별로라도 우리 위해 밥 잘 챙겨줘지옥 같은 화재…다신 보고 싶지 않아”“화재 현장에는 물이 차있고 아수라장이야. 지옥이지.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잠도 못 자.” 경찰·소방·구청 등의 합동 현장감식이 진행된 13일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만난 화재 생존자 이춘산(64)씨는 사고 이후 일상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고시원에서 미처 못 챙긴 옷가지를 챙기러 현장 감식 전 자신이 살던 방 327호에 들어가 짐을 챙겨 나왔다. 그는 내부 현장에 대해 “내 방은 그나마 덜 탄 편이라 벽과 문, 침대도 좀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들어간 김에 불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된 301호 방도 봤느냐는 질문에는 “보고 싶지도 않고 볼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죽은 사람이 생각나고 울화통이 터진다”면서 “안엔 온통 그을린 자국이고 사람까지 죽었다고 하니까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장 먹고살 것이 가장 고민”이라고 했다. 일용직 노동자 생활을 하던 이씨는 사고 이후 일을 하루도 못 나갔다. 그는 “정신상태도 그렇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집중이 되겠느냐”면서 “당장에 작업복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가 고시원에서 챙겨 나온 검은색 캐리어 안에는 옷걸이에 걸린 얇은 옷 몇 벌만 들어 있었다. 그마저도 물에 완전히 젖어 악취가 났다. 이씨는 사고 이후 주민센터에서 당장 필요한 생필품을 받았고 사고가 난 건너편 고시원에 들어갔다고 했다. 고시원비는 시에서 새로 거주하는 고시원 주인 계좌로 바로 입금한다. 또 시에서 지원하기로 한 한 달치 생활비 30만원은 오늘 중 입금될 것이라 했다. 그는 “오늘 병원을 알아보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평생 병원에 안 가봐서 누워있는 게 체질에 안 맞아서 사고 후 바로 긴급의료지원 받았을 때도 금방 나왔는데 며칠 지나니 몸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고 직후엔 긴장돼서 잘 몰랐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 긴장도 풀리고 왔다갔다하다 보니 어깨도 아프고 발목 팔다리 옆구리 모두 안 아픈 데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목 통증을 가장 호소했다. 이씨는 “당장 숨쉬기도 불편하다”면서 “어제 그제 평생 할 기침을 다 한 것 같다”고 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이씨는 연신 기침을 해댔다. 국일고시원에서 8개월 동안 생활했던 이씨는 자신이 지난 9일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생존자라고 했다. 불이 난 것을 알곤 창문으로 몸을 빼내 에어컨 실외기 줄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실화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원망도 내비쳤다. 이씨는 “불이 붙었을 때 ‘친구들 도와줘’하고 소리라도 질렀으면 됐을 것 아니냐”면서 “그 안에 소화기도 있는데 같이 끄면 좋았을 걸 혼자 어쩌려다 그렇게 됐다 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301호 사람이 맨날 막걸리를 먹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고시원이 시설은 별로여도 밥을 세끼 맛있게 잘 줘서 좋았다”고 했다. 인근 고시원 중에서는 밥이 가장 먹을 만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씨는 “다른 집은 뭇국에 소고기 하나도 안 지나가는데 여긴 그래도 고기도 들어가고 종종 카레도 나왔다”면서 “카레가 얼마나 귀한데 귀찮은 음식인데 그걸 우리 돈 아끼라고 턱턱 내줬단 말이야”라며 말을 흐렸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李 총리 “광주형 일자리 반드시 필요…현대차 근로자 대승적 협력 부탁”

    李 총리 “광주형 일자리 반드시 필요…현대차 근로자 대승적 협력 부탁”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인건비를 낮추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광주의 자동차 공장 설립 방안에 중앙정치와 정부의 기대가 크다”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총리는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며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의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고 절실한 것의 하나가 상생의 실천”이라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그 두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실현하는 노동혁신 모델이나 노사상생의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총리는 “현대자동차 근로자들로선 어려움과 걱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심각한 고용 위축과 자동차 산업 부진, 그리고 형편이 더 어려운 노동자들을 고려해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대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사측에게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희망을 거는 광주시민과 지역 근로자를 생각해 투자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정부는 광주시와 함께 주거·보육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책으로 광주형 일자리 정착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 “경찰청과 소방청은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사항이 있다면 엄중 조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겨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으로 정부가 화재안전 특별대책을 발표했지만 화재 참사가 또 발생했다”면서 “큰 인명피해가 난 뒤에야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만드는 식으로는 이번 같은 후진국형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국민 10명 중 7명 “소방·재난안전 서비스 부족”

    국민 10명 중 7명 “소방·재난안전 서비스 부족”

    고용·노동 62%, 보건·식품 61% 부정적 “적정” 응답은 정보·통신>문화·체육 順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으로 7명이 사망한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은 소방·재난안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19안전센터를 비롯해 소방서의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보는 국민도 절반(53.7%) 이상이었다. 12일 행정안전부가 ㈔한국고객만족경영학회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정수요에 관한 국민인식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개 정부기능 분야 중 ‘소방·재난안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0.6%로 가장 높았다. 소방·재난안전 서비스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25.8%였으며 ‘과도하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소방·재난안전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충북이 82.9%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54.1%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50대(75.1%)가 가장 많이 꼽았고 40대(74.8%), 30대(70.2%), 20대(69.7%) 순으로 연령이 어려질수록 부족함을 느끼는 비율이 낮아졌다. 그러나 60대 이상은 57.9%만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소방·재난안전에 이어 고용·노동(61.8%)과 보건·식품안전(60.5%) 순으로 ‘부족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반면 정보·통신이나 문화·체육 서비스가 부족하단 응답은 각각 20.8%, 29.0%에 그쳤다. ‘적정하다’는 응답도 정보·통신(65.8%)과 문화·체육(59.7%) 순으로 높았다. 정부기관(12개) 중 서비스 수준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것도 119안전센터 등 소방서(53.7%)였다. ‘부족하다’는 응답이 ‘적정하다’는 응답보다 높은 건 소방서와 국공립 유치원(부족하다 50.8%), 두 곳뿐이었다. 행안부는 “국민들은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과 보건·복지 분야의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정책수요자(국민) 관점에서 정부 인력운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정책적 근거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건물주는 “화재 위험…영업장 비워라” 고시원장 “가난한 사람들 갈 데 없다”

    건물주는 “화재 위험…영업장 비워라” 고시원장 “가난한 사람들 갈 데 없다”

    양측 수년째 갈등…책임 공방 ‘점입가경’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화재 위험이 있으니 퇴거하라”며 소송을 낸 건물주와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을 쫓아내지 말라”며 버틴 고시원장 간의 ‘줄다리기’가 5년 넘게 이어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양측의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결국 가난한 고시원 세입자들만 화마에 목숨을 잃었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공동건물주인 하창화(78) 한국백신 회장과 여동생 하모(68)씨는 2013년 고시원 원장 구모(68)씨를 상대로 국일고시원 건물에 대한 명도 소송을 청구했다. 하 회장 남매는 “건물이 노후화돼 물이 새고 화재 위험이 있는 등 안전상·관리상 문제가 있어 조속한 시일 내에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2012년 10월 31일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즉시 건물 리모델링에 착공해야 하는데 원고는 건물을 명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2013년 11월 조정조서를 통해 “2014년 11월 30일까지 건물을 명도하라”며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 회장 측은 구씨에게 2014년 11월 7일 최고장을 보내 퇴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시원은 2014년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 ‘불법 점유’ 상태다. 하지만 구씨는 법원의 합의 조정 이후에도 고시원을 포기하지 않았다. 구씨는 2015년 4월 서울시의 간이 스프링클러 지원사업에 지원해 6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화재 위험이 줄어들면 건물주가 내쫓을 명분이 약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건물을 리모델링한 뒤 팔려고 한 하 회장은 스프링클러 설치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게 건물주와 고시원 간 3년간의 ‘핑퐁 게임’이 지속되다 지난 9일 결국 7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말았다. 고시원장 구씨는 사고 직후 “건물주가 스프링클러만 설치했어도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프링클러 설치에 동의하지 않은 건물주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하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2007년부터 건물을 매각하려 했고, 명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스프링클러 설치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구씨가 법원의 퇴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참사가 났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건물주가 책임이 있다면 부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일고시원 건물의 땅 면적은 78평(257.4㎡), 2000년 매입 가격은 24억원, 현재 시가는 70억 20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靑에 고시원 생활 호소 편지도 보내…왜 실태파악조차 안 하나”

    “靑에 고시원 생활 호소 편지도 보내…왜 실태파악조차 안 하나”

    은행지점장 출신 이씨, 외환위기 때 퇴직 6억 빚더미에 집 떠나 8년간 고시원 생활 “5만원도 벅찬 그들에게 임대주택이라니 책 받은 서울시 국회의원들도 ‘공감’만 해”“도시의 밑바닥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고시원 주민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2011년부터 8년간의 고시원 생활을 담아 ‘고시원 사람들’이란 책을 낸 이상돈(63)씨는 7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와 관련해 “수많은 고시원 거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시원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의지가 있어 조금만 지원해도 대부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서 “정부는 왜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씨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고 사기까지 당해 6억원의 빚을 졌다. 아내와 두 딸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집을 떠나 50대 중반부터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기지개도 맘껏 못 켜는 3.3㎡(1평) 남짓 공간에 살면서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씨는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소설 형식으로 책을 냈다. 현재 이씨가 사는 고시원에는 청소 노동자 등 일용직 노동자 20여명과 대리운전 기사 3명, 기초생활수급자 3명이 살고 있다. 이씨는 올 초부터 고시원 사람들의 생활 실태를 알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월 청와대에 자신이 쓴 책과 함께 “고시원 사람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 비서실에서 한 통의 엽서가 왔다. 엽서에는 “보내주신 책은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국민의 권리를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더불어 잘살고 행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적혀 있었다. 같은 달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책을 전달했고, 시장 비서실에서 “잘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부와 서울시에선 고시원과 관련한 개선책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 7월 국회를 찾아가 의원 20여명에게 자신의 책을 전달했다. 고교 동창인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예전에 노동운동하면서 고시원에 산 적 있다”면서 “책 내용이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씨는 “발로 뛰어도 소용없었다”면서 “결국 우려했던 대로 국일고시원에서 참사가 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가 피해 입주민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지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에 살면 월세뿐 아니라 식비, 전기요금 등 공과금을 직접 내야 하는데 월세 이외의 비용은 고시원에 살던 사람들이 부담하기 벅차다는 것이다. 이어 “고시원 주민에게는 5만~10만원도 큰돈”이라면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장길 서울시의원 “서울시 화재 예방 제도 정비 시급”

    서울시의회 문장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2)은 지난 9일 종로구 고시원 화재 발생 현장을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들과 긴급 방문하여 화재발생 원인과 대처상황을 점검하고, 화재복구 및 피해자 구호 조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의원은 먼저 녹록치 않은 삶을 사셨던 분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수 없으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현재 서울시에는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져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고시원이 많이 있으며, 현재 서울시가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하였으나 이번 화재가 발생한 종로 고시원과 같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고시원이 많이 있다면서, 이에 스프링클러 미설치 고시원들의 조속한 스프링클러 설치를 촉구하였다. 이번 화재가 난 종로 고시원은 출입구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완강기가 유일한 탈출 수단이었다. 완강기는 지지대와 줄, 도르래 등으로 구성된 고층건물 탈출 수단이다. 하지만 설치는 의무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교육 여건은 미비한 상태다. 완강기 등 피난도구 사용법 교육을 받으려면 안전체험교실이 설치된 일부 소방서를 찾아가거나 설명서와 인터넷으로 독학을 해야 한다. 이에 문 의원은 화재시 시민들의 빠르고 안전한 대피를 위해 대피훈련 가이드 북 배포와 실질적인 대피 훈련 등으로 화재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문의원은 앞으로 의회 차원에서도 서울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 정비와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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