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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대 예금·채권투자 노려라

    8%대 예금·채권투자 노려라

    ‘금융 불황기’에는 고수익률보다 안전 자산이 더 인기다. 한때 연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던 차이나 펀드 등이 ‘반토막’난 요즘, 더디지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 정기예금 상품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8%에 육박하는 연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 처지에서는 희소식이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메리트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복리 계산때 8.08%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불황기’에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금융상품은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예금상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도 금리를 계속 높이면서 1년 기준 예금금리가 연 8%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고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영업하는 삼성저축은행은 이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2%에서 7.7%로 인상했다. 매월 이자를 받아가는 단리 기준 연환산 금리는 7.7%이지만 1년 뒤 한꺼번에 이자를 타는 복리로 계산하면 연 7.97%에 이른다. 인터넷뱅킹으로 이 회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가 추가돼 이를 복리로 계산하면 금리가 8.08%나 된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9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7.6%로 0.2%포인트 올렸다. 만기에 이자를 한꺼번에 지급받는 복리식 정기예금 상품에 1000만원을 1년 동안 맡겼으면 세전 78만 7040원(수익률 7.8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현대스위스, 동부, 프라임 등의 저축은행도 7.4~7.5%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5월 평균 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6.3%. 그러나 현재 6.9%까지 올라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증시 불황에 따라 투자자산이 갈 곳이 없고, 최근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대출 수요가 많아 은행들이 수신액을 늘리고자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은행별 사정에 따라 8% 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지만 예금금리의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도 예금 유치 혈안 시중은행들 역시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자금을 흡수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구은행은 최근 통장 또는 신용카드 거래 실적이 많은 고객에게 추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과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 금리를 연 0.2~0.6%포인트 인상했다.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7.0%,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6.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출범을 기념해 내놓은 온라인 전용 예금인 ‘e-파워정기예금’은 오는 11월까지 가입하면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더 얹어줘 1년 만기짜리는 최고 연 6.9%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연 5%대 중반이었던 은행 예금 금리가 7%에 육박한 셈이다. ●안전자산 채권 눈길 대안상품인 고수익 채권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 채권 판매액이 3000억원가량이었던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서는 40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늘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채권 총 판매액이 1조원이나 순증했다. 예년과 달리 큰손들보다는 수백만원 미만의 ‘개미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대투증권은 산은캐피탈, 기은캐피탈 등 은행 계열 캐피털 채권이 많이 팔리면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채권 판매액이 1조 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인 1조 7000억원을 벌써 뛰어넘었다. 채권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으로 연 8%대의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현재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하나은행 후순위채 연수익률은 8.81%, 삼성카드 채권도 8.31%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자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연수익률이 8%가 넘는 고금리 채권을 잇달아 발행, 높은 수익을 얻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군위 쓰레기매립장 조성 어찌되나

    주민 반대로 10년째 지지부진하던 경북 군위군의 대규모 쓰레기매립장 조성사업이 이달부터 편입 부지에 대한 보상에 들어가는 등 본격 추진된다. 그러나 일부 주민이 쓰레기매립장 조성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군의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14일 군위군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쓰레기매립장 조성 예정부지인 군위읍 내량1리 산58의 3 일대(8만 4800㎡)에 대한 토지 및 지장물 보상에 들어가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군은 오는 11월 말까지 토지 등에 대한 보상을 끝내고 빠르면 12월쯤 착공,2010년 6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모두 11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쓰레기매립장(매립용량 16만 3552㎥)이 완공되면 군위읍 등 8개 읍·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17년 4개월동안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군위지역에서는 하루 14.8t의 생활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내량1리 주민 상당수는 쓰레기매리장 건설로 인한 땅값 하락 등을 우려해 반대 투쟁운동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내량1리 쓰레기매립장 건설 계획은 지난 1998년 마을 주민 56가구 가운데 51가구(90%)의 동의로 유치 신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기존 소보·우보면의 소규모 쓰레기매립장이 이미 포화 상태여서 매립장 조성사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적극 추진의지를 내비쳤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北에 많은 양보… 美대선후 부담 작용할듯

    “대북 원칙보다는 한·미 공조를 택한 결과다.”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과정에서 한·미간 공조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정부 내 자평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4일 이렇게 밝혔다. 북핵 6자회담의 성격상 대북정책 외에 참가국들과의 관계 등 고려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이 “협상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된 게 아니냐.”는 등 일부 지적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지 못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말 외교적 성과에 급급한 미국의 결정에 동조하면서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미 대선 이후 한·미 공조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 과정에서 우리 대표단과 가장 긴밀히 협의했고 우리측의 의견을 많이 구했다.”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전후로 우리측에 의존하면서 동의를 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가 북측에 대폭 양보한 것이라는 강경파들의 지적을 의식한 미국측으로서는 우리측의 지지와 동의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핵 검증 의정서 협의 과정에서 한·미간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면서도 “우리측 입장만 내세울 수는 없는 게 아닌가.”라며 한·미 공조가 우선이라는 것을 의식한 이견 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말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의장국인 중국측에 제출하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착수를 발표하자 “신고서에 핵무기가 빠진 것은 유감이며,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미국측과 엇박자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여가 지난 지금, 미국측과의 ‘찰떡 공조’를 강조하며 일본 등의 반대 속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대선에서 오바마가 되든, 매케인 이 되든 부시 대통령이 결정한 이번 합의를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봤다. 우리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미 차기 정부와의 북핵 공조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언론, 시민의 삶/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언론, 시민의 삶/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지구촌에 쓰나미처럼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일 신문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연 시대적 이슈이자 사건일 터이다. 달러를 비롯한 지구촌 화폐 유통의 경색·파행·왜곡 현상은 얼마전까지 당연시됐던 세계화 흐름, 자유시장에 대한 신뢰, 정부 역할 축소 추세, 그리고 무엇보다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한 회의와 반성, 성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당장에 금융자본에 얹혀 있는 지구촌 경제가 사상누각처럼 갑자기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위기감이 자못 심각하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고, 그 여파로 세계 각국의 실물경제가 파탄이 나고, 그러면 시민들은 실업과 재산상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이긴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당수의 시민들의 주식이나 펀드 자산이 형편없이 평가절하되고 있고, 기업들, 특히 다수의 중소기업들이나 중소상인들은 시민들의 소비 위축에 이러다 도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이런 기업과 시민들의 작은 위기의식들은 지구촌 경제 파탄이라는 큰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금융위기를 보도하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은 광고수입이 급감하여 “죽을 맛”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언론매체들이 스스로 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 보도는 더욱 ‘위기스럽게’ 보도될 개연성이 크다. 현재 진행형의 지구촌 금융위기는 다른 나라들의 금융위기의 불을 꺼왔던 미국에서 발생함으로써, 어느 금융학자의 표현대로 ‘소방서에 불난 꼴’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다. 위기의 원인을 잘 모르거나, 안다고 하더라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구촌 금융 네트워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처방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진정한 위기 국면에 빠져 있다. 더욱 고약한 것은, 위기를 위기로 규정하고 덤벼들면 더욱 위기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은 마땅히 사회 위기라 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충실히 보도함으로써 위기의 구조적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이때 위기를 과장하는 선정 보도와 위기만을 부각시키는 강박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선정주의와 강박이 금융위기의 확대 재생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사회, 그리고 한국 사회는 금융위기의 장애에 걸려 있긴 하지만 나름의 정치 사회적 기제를 작동시키고 있다. 지구촌 시민들 또한 금융위기로 금전적·심리적 상처를 받고 있지만 나름의 다양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언론은 금융위기가 시민의 삶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도하거나, 실제로 압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실이나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며칠전 영국 가디언 신문의 인터넷판을 보니, 반쪽면은 금융위기, 나머지 반쪽은 영국의 디자인과 예술 특집으로 편집하고 있었다. 위기는 격렬하지만 짧고, 시민의 삶은 다소 권태롭지만 길다. 결국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서울신문 10월11일자 1면은 ‘금융 쓰나미 세계증시 덮치다’라는 톱기사 옆에 ‘서울 디자인 개막’에 관한 사진기사를 편집했다.10월10일 1면도 ‘한우라고 해도 안 믿어, 중국산은 싸도 안 사요,GMO식품 공짜도 NO’ 제목의 깊어가는 먹거리 불신 기사를 실었다.10월6일 1면에도 ‘日 위기의 국민연금 대안 공동체 마을펀드서 찾다’라는 특별취재팀 기사를 금융위기 못지않은 비중으로 편집했다. 신문의 진정한 차별화 경쟁력은 위기상황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남들이 금융위기라고 말할 때 신문에서 지구촌 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돈의 문제도 결국 삶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돈주정’이란 말이 있다.19세기의 가사 작품 중 ‘우부가’란 작품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어리석은 사내들에 대한 노래’란 뜻이다.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주인공의 이름은 개똥이다. 개똥이가 하는 일이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돈주정이다. 돈을 쓸데없는 곳에 마구 써대는 것이 바로 돈주정이다. 돈주정을 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도박에 미치는 것이다. 개똥이 역시 ‘주색잡기’로 돈주정을 하다가 패가망신한다(잡기는 원래 놀음이란 뜻이다). 도박, 곧 놀음은 돈이나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다못해 가위바위보로도 수억 원의 재산을 걸고 도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도박에는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곧 ‘우연’이다. 나에게 좋은 패가 들지, 상대에게 좋은 패가 들지는 완전히 우연에 속한다. 우연이 나에게 워낙 좋은 패를 주면 승부는 거저 난 것이다. 나에게도 결정적인 패가 올 것도 같은 우연에 대한 기대감, 자기의 패를 운용하는 실력을 믿고 도박꾼은 도박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도박계의 으뜸 종목은 투전 도박의 방식은 무한하지만, 그래도 가장 스릴 넘치는 종목은 따로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역시 화투로 치는 고스톱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는?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조선후기에 가장 유행하던 도박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바둑 장기 쌍륙 투전 골패 윷놀이가 그것이다. 이 중 골패와 투전은 도박성이 매우 강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 중 더 강력한 것을 가려내라면 역시 투전이다. 투전은 조선 후기 가장 널리 유행했던 도박계의 으뜸 종목이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투전판을 그린 풍속화는 여럿 남아 있다. 여기서는 성협의 ‘투전판’(그림1)과 김득신의 ‘투전판’(그림2)을 보겠다. 그림(1)은 투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판이다. 등잔불 왼쪽에 앉은 사내는 투전 쪽을 들어 내리치고 있다. 요즘 화투판에서 화투를 세게 내려치는 것과 같은 포즈다. 이 사내 아래쪽에 있는 두 사내 중 한 사내는 등만 보이지만, 오른쪽의 사내는 투전을 부챗살처럼 펴서 족보를 따지고 있는 참이다. 표범가죽으로 배자를 해 입은 그 오른쪽의 사내는 등이라도 긁는지 오른손을 뒤집고 있고, 그 위의 사내는 패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는지, 아니면 좋은 패라서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패를 바닥에 엎어 놓고 등잔에 담뱃불을 댕기고 있다. 그림 맨 왼쪽에는 밤새도록 한 놀음에 지친 사내가 이불에 기대어 선잠을 자고 있다. 요즘의 놀음판과 다를 게 전혀 없다. 그림(2)에서도 투전이 한창이다. 망건을 쓴 점잖은 양반들이 돈주머니를 차고 투전 쪽을 부챗살처럼 펼쳐 들고 족보를 맞추는 중이다. 안경을 쓴 사내는 자신이 갖고 있던 투전 쪽 하나를 내밀고 있고, 오른쪽의 바깥의 사내는 패가 별로 좋지 않았는지 두 손으로 투전 쪽을 뭉쳐 쥐고 있다. 이 사내의 오른쪽에 놓인 요강과 타구, 그리고 위쪽의 술상은 오로지 투전에 몰입하기 위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다. 18세기의 시인 강이천은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경사(漢京詞)’에서 투전하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길게 마른 종이에 꽃 모양 흘려 그리고/ 둘러친 장막 속에서 밤도 낮도 없구나/ 판맛을 거듭 보자 어느 새 고수되어/ 한 마디 말도 없이 천금을 던지누나.”(板長裁花樣,深圍屛幕沒朝昏,賭來多局成高手,擲盡千金無一言) 어떤가. 위의 그림과 꼭 같지 않은가. 그럼, 이 투전은 언제 생긴 것인가. 투전은 숙종 연간에 역관 장현이 베이징에서 구입해 왔다고 한다. 원래 120장인데, 이것을 줄여서 80장(혹은 60장)이 된 것이다. 투전을 노는 방식은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투전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금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들은 화투로 하는 ‘짓고땡’이나 ‘섰다’라는 도박을 알 것이다. 화투패 5장을 나누어 주면,10이나 20의 숫자를 먼저 짓고 나머지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짓고땡’이고, 짓는 것이 귀찮다 하여 처음부터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섰다’다. 투전으로 하는 놀음 중에 ‘짓고땡’과 ‘섰다’의 족보가 있었던 것이다. 예컨대 ‘갑오’니 ‘장땡’이니 하는 족보 역시 모두 투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더 간단하고 쉽게 줄이면 80장의 종이쪽으로 ‘짓고땡’과 ‘섰다’를 하는 것이 투전이라고 알면 되겠다. ●‘타짜´의 원조는 우의정 지낸 원인손 숙종 연간에 수입된 투전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조정의 높은 양반네들부터 시정의 왈자 패거리까지 모두 투전에 골몰하였다. 지금 노름판의 고수를 ‘타짜’라고 하는데, 원래 투전판의 고수를 ‘타자’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 타자로서 지금도 이름을 전하고 있는 양반 한 사람이 있다. 영조의 총애를 받아 우의정 벼슬까지 지낸 원인손이 바로 그 사람이다. 원인손은 젊은 날 투전에 빠져 아버지 원경하의 속을 어지간히 썩였다. 출입을 못하게 하자 집으로 친구를 몰래 불러 투전판을 벌일 정도였다. 하루는 원경하가 얼마나 잘 하는가 보려고 투전 쪽 80장을 한 번 보여준 뒤 섞어서 엎어 놓고 맞추어 보라고 하자, 원인손은 하나하나 뒤집으면서 모두 알아맞힌다. 원경하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하늘이 낸 재주라면서 아들의 투전질을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타자 원인손은 우의정까지 지냈으니 투전이 사람을 아주 망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점잖은 양반들까지 투전에 미칠 정도였으니, 투전이 어지간히 유행했던 모양이다. 투전 때문에 집안의 재산을 거덜 내는 자가 속출하였고, 투전 빚에 몰려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관청에서 빌린 돈은 떼어먹을 수 있지만 투전 빚은 갚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박장을 열어 판돈을 뜯어 먹고 사는 축도 생겼고, 요즘처럼 사기도박을 벌이는 자들도 있었다. 조정에서는 포교를 풀어 투전판을 덮치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도박으로 재산 탕진·가정 파탄 속출 도박꾼의 공통적 특징은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투전에 미친 사람이 어떤 지경이 되는지 18세기 문인 윤기의 ‘투전꾼’이란 한시를 통해서 살펴보자. 이 시의 주인공 투전꾼은 시골 촌사람이다. 밤낮 꾼들을 불러 투전에 골몰하다가 재산을 들어먹는다. 집에 있는 물건을 잡혀 먹은 지는 오래고, 아는 사람마다 찾아다니며 돈을 꾼다. 노름꾼의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울부짖는다.“투전이란 게 웬 놈의 물건이라, 내 속을 이렇게 끓인단 말요. 도둑놈처럼 내 치마를 벗겨가고 솥까지 팔아먹었지. 그때부터 연사흘을 굶었는데, 한 번 가더니 다시는 안돌아왔소. 밤중에 혼자 빈 방에서 한숨만 쉬는데, 어린 것들은 울면서 잠도 못잤더랬소.” 노름에 미친 사내가 아내의 말을 들을 리 없다. 방영웅의 ‘분례기’에서 똥례의 남편인 애꾸눈 도박꾼 영철이 어디 마누라 똥례의 말을 귓등으로나 듣던가. 사내는 마누라 말을 듣더니, 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만사 내가 좋은 대로 할 뿐이지, 누가 내 예전 허물을 따진단 말이야. 재물이란 건 있다가도 없는 것, 저 밝은 달도 찼다가 이지러졌다 하지 않나! 내 나이 이미 어른이니, 어찌 여편네 말을 듣고 뉘우칠 리가 있나. 내 부모도 말리지 못했고, 관청도 어쩌지 못했거늘. 여편네란 잔소리를 좋아하는 법, 내 주먹맛을 어디 한 번 볼 테냐. 살고 죽는 건 네 하기에 달렸다. 나는 놀면서 내 평생을 마칠 테야.” 아아, 노름꾼의 이 도저한 깨달음, 그래 재물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하지만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니, 문제가 아닌가. 이 말을 마치고 노름꾼은 항아리를 걷어차고 의기양양 튀어나갔다. 투전은 조선후기 사회의 어두운 풍경이었다. 지금이라 해서 노름이 없을 것인가.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사기도박이야 아예 괘념할 것도 못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패가망신한 사람이 줄을 이어도 크게 걱정할 바 아니다. 그보다 더 거대한 도박판이 있지 않은가. 부동산이며 증권이며 펀드라 하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자, 아니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투기야말로 인간을 타락하게 하는 거대한 도박판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유럽의 수도 브뤼셀 ‘부처의 미소’에 빠졌다

    |브뤼셀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중심에 한국 문화의 고갱이가 상륙했다. 한국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한국문화페스티벌 ‘메이드 인 코리아’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9일(현지시간) 오후 7시 공식 개막됐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문화를 내년 2월까지 5개월 가까이 선보인다. 개막식을 장식한 한국불교미술 특별전시회 ‘부처의 미소’를 비롯해 19가지 공연·전시회 등이 잇따라 열리면서 아시아 문화라면 중국이나 일본 정도만 알고 있는 유럽인들의 문화 감성을 자극하게 된다. ●공연·전시·문학의 밤 등 다채롭게 축제는 불교미술전에 이어 오는 18일 봉산탈춤 등 중요무형문화재를 망라한 ‘한국의 날’ 공연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한국 문화가 릴레이식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새달 1일에는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은 ‘불교 오페라’격인 태고종 영산재와 김금화의 진혼굿으로 한국종교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5일에는 황석영·박완서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국 전후문학의 밤’,24일에는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12월에는 이창동과 김기덕 감독 등의 영화가 상영되고 내년 1∼2월에도 소설가 김영하 등이 참가하는 ‘한국 현대문학의 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 공연 등이 이어진다. 대단원은 무용가 안은미의 ‘바리’와 비보이 공연이 장식한다. 이번 축제는 정우성 전 벨기에 대사가 1년6개월 동안 공을 들인 행사다. 유럽연합 본부와 나토 등 120개 국제기구가 몰려 있는 유럽의 심장부에 한국 문화를 총체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은 지난해 5월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속도를 냈다. 한국 정부가 21억원, 벨기에 정부가 32억원을 지원한 이번 축제의 의의는 한국 최고수준의 문화예술을 장기간에 걸쳐 종합적으로 소개한다는 데 있다. ●관람객들 불상·불화 보며 감탄 연발 개막식에는 1200명 남짓한 관람객이 ‘부처의 미소’전이 열리는 보자르 예술센터를 찾았다. 호기심을 잔뜩 안고 찾아온 유럽인들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백팔번뇌’와 중앙에 마련된 실물 크기의 석굴암 부처이다. 한국의 첨단 아트와 전통의 은은한 미소에 젖은 관람객들은 한국 불교의 전파 과정을 살펴본 뒤 국보·보물급 불상과 불화를 보며 감탄사를 잇달아 터뜨렸다. 특히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앞에서는 한동안 발길을 멈췄다. 브뤼셀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잔 바스티앵은 “부드러운 곡선 등이 너무 인상적”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전시 컨셉트가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폴 뒤자르댕 왕립예술관장은 “중국과 일본 문화의 교차점인 한국의 불교는 1400여년 동안 고유의 정체성을 지니면서 독창성을 간직해 왔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한국문화페스티벌의 시작을 불교미술로 장식한 것은 상징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은 이 페스티벌에서 지난 60년 동안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한국의 저력이 그 고유한 문화에서 나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충주호’ 명칭갈등 충주·제천 화해 손짓

    ‘충주호’냐 ‘청풍호’냐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가 상호 축제참여를 계기로 화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주시와 제천시는 7일 각각 40여명의 공무원이 충주세계무술축제와 제천한방건강축제 현장을 교차 방문했다. 제천시 공무원은 충주세계무술축제장에서 각국 무술고수의 전통무술시연 감상과 함께 각종 무술체험 행사에 참여했고 충주시 직원은 제천한방건강축제장을 둘러보고 다양한 이벤트에 동참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충주호 이름을 놓고 빚은 갈등을 털어내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두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축제장을 상호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박달재’를 사이에 두고 있는 양측은 지난해 9월 제천에서 청풍호 이름찾기 범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갖가지 활동을 벌이면서 갈등을 빚었다. 제천시는 충주호 담수면적(67.5㎢)의 64%가 제천에 속하고 과거 남한강을 청풍강으로 불렀다며 ‘청풍호’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주시는 1985년 충주댐 완공시에 ‘충주호’로 정해졌고 담수호는 댐 이름과 동일하게 가는 게 관례라고 맞섰다. 지난 4월에는 제천쪽이 ‘청풍호 개명’ 자전거 행진에 나선 것을 충주쪽이 가로막으면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전문가들 위기극복 제언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가 국내 실물경제 타격으로 전이되면서 개인과 기업들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가계의 지갑은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으며, 환율 급등으로 환 헤지를 잘못한 기업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개인, 안전자산에 눈 돌려야 전문가들은 개인의 경우 빚부터 갚되 여유가 되면 안전자산에 눈을 돌릴 것을 조언한다. 하나금융연구소 김완중 연구위원은 “금융권 대출 등을 최대한 빨리 상환하는 것이 고금리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재테크 전략”이라면서 “대출이 없거나 규모가 크지 않다면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내하기 힘든 고금리 대출이라면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덜한 고정금리형 상품 등으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동성 자산 확보 전략도 중요하다.KB국민은행연구소 손준호 실장은 “현 상항에서 가계나 개인은 채권에 눈을 돌리는 게 가장 안전한 투자가 될 것”이라면서 “최근 회사채와 국채의 수익률이 상당히 좋아져 투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통상 신용경색 국면에서는 금리가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많이 오르고 있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도 “최근 7.5∼8%대 고금리의 국고채나 은행·금융채, 특판 상품 등으로 가용 자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산을 몇몇 금융기관에 분산 예치하는 전략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 손 실장은 “주식은 경기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미래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동행지수가 플러스로 반전할 때까지 기다린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는 주택 경기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내년 하반기 이후 매입을 고려할 것을 조언했다. ●기업,‘맞춤형 전략´ 선택해야 전문가들은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대·중소기업, 수출·수입 기업 등 가릴 것 없이 어려움이 비슷했으나 지금은 같은 업종이라도 처한 어려움이 제각각이라 해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은 환율 폭등으로 원가 상승 부담에 연일 ‘악’ 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원자재값 인상분을 내수 및 수출 제품 가격에 얹기는 힘들기 때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내핍 경영을 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도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기업들은 예상되는 매출과 수익성 악화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소비자와 시장 변화를 빨리 읽고 그에 맞춰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을 짜는 기업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당장 금융기관 등 대출이 여의치 않아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이겨내지 못해 ‘흑자 부도’에 직면하는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오 상무는 “원가 절감을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등 단기적인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휘청대는 세계금융] 정부 “위기 없다” 허송세월 1년

    정부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야기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신용 위기를 안이하게 대처해 국내 금융위기·실물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9일 펀드 환매를 중단한 ‘프랑스 BNP파리바 쇼크’가 미국의 금융위기를 전세계 금융의 신용위기로 확산시킨 계기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무려 1년 2개월의 대비할 시간을 허비한 것이 된다. 당시 서브프라임 위기가 터지자 일부 민간 연구소에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수출주도의 우리경제를 위축시키는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들을 내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시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한국은행 등 정부당국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민간 연구소들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 폄하했다. 또한 이들은 “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실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괜찮다.”고 장담해왔다. 그나마 그 당시에는 글로벌 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910∼930원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정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8월을 놓쳤어도, 정부는 다시 한 차례 기회가 더 있었다. 지난 3월에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베어스턴스 파산사태가 터졌을 때다. 그때 정부가 글로벌 신용위기의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더라면, 환율을 올려서 수출기업을 돕고 경상수지를 균형으로 맞춰야 한다는 식의 ‘고환율 정책’을 펼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글로벌 위기에 대한 무감각으로 지난 6월 정부가 달러 매도를 시작할 때까지 고환율 정책을 고수했다. 9월에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메릴린치의 BOA로의 인수합병으로 세계 5대 IB 중 3개가 사라졌을 때도 정부의 태도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금융위원회의 임승태 사무처장이 라디오에 출현해 “불안요소가 사라졌으므로 위기가 진정될 것”이라고 잘못된 진단을 내렸다. 강만수 장관이 국회에 참석해 “위기가 해소됐다.”고 발언한 것도 상황 판단이 불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9月 의정모니터 ]“자치구별 자전거 지도 제작을”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9月 의정모니터 ]“자치구별 자전거 지도 제작을”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하는 9월 의정모니터에 알차고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불법취사 등산객 단속 요구 야외활동이 많은 가을이라 자전거, 산행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잇따랐다.‘관악산 등산로에 표지판이 적어 산행에 어려움이 있다.’‘산에서 불법취사행위와 영업행위를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뿐 아니라 ‘자치구별 자전거 지도 제작’‘자전거 도로 색상 통일’ 등 자전거 관련 제안도 많았다. 9월 한달 동안 모두 87건의 의견이 제안됐다.3차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우수 의견 17건을 선정했다. 친환경, 고유가, 건강 등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는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이번 달에는 자전거에 대한 제안이 많았다. 류영임(40·은평구 불광2동)씨는 “자치구별로 자전거도로가 인도와 차도 중간, 오른쪽, 왼쪽 등 위치가 다르다.”면서 “때문에 보행자와 잦은 마찰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전거도로 위치를 통일하고 바닥에 색깔을 입히자고 제안했다. 류씨는 “밤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형광색을 써서 인도와 확실히 구분하자.”면서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 친환경 서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구별 자전거도로 지도를 만들자는 제안도 눈에 띄었다. 한수선(41·구로구 구로5동)씨는 “자치구에 자전거도로가 많이 생겼지만 정작 주민들은 자세히 알 수 없다.”면서 “온라인 자전거 지도를 만들어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에너지 절약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우수의견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유료 자전거거치대를 만들고 T머니나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광역단위 통합관리 시스템을 만들자는 유경선(47·중랑구 망우동)씨, 무인자전거 확대와 요금결제·대여·반납을 어디서나 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 구축을 주장한 최정희(34·구로구 개봉동)씨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등산로 정비에 대한 제안도 많았다. 정둘선(50·강동구 둔촌동)씨는 “강동구 일자산 정상에 불법 취사와 영업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며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산불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계공무원들의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관악산 등산로 정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강정화(43·강서구 화곡5동)씨는 “서울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 중 하나인 관악산에 이정표가 별로 없어 길을 잃기 쉽다.”면서 “갈림길마다 이정표와 안내도를 설치해 누구나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교통카드 소액충전 의견도 이 외에도 남대문시장 내 안내데스크와 시장 안내도 등을 설치하자는 하중호(60·서초구 반포동)씨, 천원 단위 등 소액으로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꿔달라고 제안한 박정옥(48·노원구 상계동)씨, 편리한 카드결제택시의 안내표시를 크게 만들자는 이은옥(37·강서구 화곡동)씨, 버스·지하철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일정 기간 동안 횟수에 관계없이 쓸 수 있는 ‘통합 교통카드’를 만들자고 제안한 양경우(24·양천구 목4동)씨의 제안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렇게 바꿨어요 서울시와 산하 기관은 8월에 제시된 의정모니터에 대해 대부분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시는 맨홀정비와 안전한 위치로 변경에 대해선 25개 자치구에 현황 파악을 지시했고, 지적받은 은평구 불광동의 맨홀뚜껑은 먼저 조치했다고 답했다. 해외 사례처럼 ‘서울문화의 밤’을 24시간 동안 운영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내년 ‘서울의 밤’행사 때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박물관 화장실에 선반을 만들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달 화장실 선반공사를 완료했다. 지하철 역사에 멋진 래핑광고로 화려함과 광고수입을 챙기자는 의견에 대해 도시철도공사는 광고대행업체를 선정, 부가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환승통로에 래핑광고를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하철역사에 전광판을 설치, 운행정보를 표시하자는 의견은 이미 진행 중인 스마트 몰사업이 마무리되면 환승통로, 대합실, 게이트 등에 대형모니터를 설치해 열차운행정보 등 다양한 내용을 알려 줄 예정이라고 했다.
  • 北 ‘核고집’에 기로선 6자회담

    북한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북·미 회동에서 군부 관계자까지 참석,‘남북 동시 핵사찰’을 거듭 주장하며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90년대 초 이전 ‘과거핵’ 규명에 필요한 핵시설의 검증과 시료(샘플) 채취에 대한 미국측의 요구를 다시 거부하면서 주요 핵시설에 대한 ‘참관’ 수준의 방문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6자회담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 체류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한 것은 북측이 미국측이 제시한 검증 의정서에 합의하려면 남북 동시 사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 이견을 빚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협상에는 군부측 인사인 이찬복(상장)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도 참석했다. 북한은 지난 7월 베이징 6자 수석대표회의에서도 한·미 등의 핵 검증체제 수립 요구에 남북 동시 사찰로 응수하다가 결국 언론 발표문에 검증 대상으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서’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하는 데 성공했다. 북측은 또 지난 8월26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 미국 핵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검증이 우리의 의무이행에 대한 검증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모든 핵시설·핵물질에 대한 접근과 시료 채취는 ‘강제사찰’인 만큼 민감시설을 관리하는 북한 군부가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이번 회동에서 군부가 직접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이 남북 동시 사찰을 요구하며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미 등 다른 참가국들의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군축회담이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수 차례 요구해 왔다. 하지만 미국측은 군축회담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아니라 불가능하며 평화협정은 비핵화가 이뤄진 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북측 제안을 수용할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힐 차관보가 지난 5월 북·미 싱가포르 회동에 이어 지난 7월 6자 수석대표회의, 최근 평양 북·미 회동까지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북측에 많은 제안을 했으나 결국 미국내 강경파와 협상파의 갈등만 야기해 6자회담이 북한에 끌려다니게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향후 6자회담의 성패는 이달 중 이뤄질 북·미간 재접촉 및 6자 수석대표간 회동, 외무장관 등 고위급 협의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신승훈 “한국대표 발라드 1人 되고싶었다”

    신승훈 “한국대표 발라드 1人 되고싶었다”

    2년만에 컴백한 신승훈이 지난 18년간 발라드 가수를 고집했었던 이유를 밝혔다. 6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재즈바에서 새 음반 쇼케이스를 가진 신승훈은 7일 발매 예정인 ‘라디오 웨이브(Radio Wave)’의 수록곡을 공개했다. 새 앨범 발매 소감을 전하던 신승훈은 그간의 음악 활동에 대해 짧게 회고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단 한명의 발라드 가수가 되고 싶었던 포부를 털어놨다. 신승훈은 “지난 10집 까지 발라드를 고수했던 이유는 일명 ‘신승훈표 발라드’라고 불리는 기존의 나만의 발라드 색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이는 지난 18년 동안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훈은 그간 발라드 음악에 있어서만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가 기억되기를 바랬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나는 발라드계에 있어 ‘주관식 가수’가 되고 싶었다.”며 “만일 ‘국내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는?’이라는 질문이 있다면 1,2,3번의 한 보기 안에 등장하는 가수가 아닌, 대중들이 오직 주관식 답으로도 ‘신승훈’이라는 답이 나올 수 있길 바랬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 대해 신승훈은 이러한 음악적 흐름에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신승훈은 “10집 앨범을 기점으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다.”며 “지금껏 신승훈표 발라드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브릿팝과 뉴에이즈, 팝락등 다양한 음악색의 접목을 시도했다. 데뷔 19년차 가장 큰 음악적 변화가 느껴지는 앨범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신승훈은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점진적인 변화였다.”며 고개를 저었다. 신승훈은 “그간 발라드에 가장 큰 욕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 ‘우연히’등의 곡을 통해 맘보와 락 등 변화를 꾀해 왔었다.”며 “하지만 대중들이 기억하는 모습은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처럼 발라드 곡 위주의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으로 앞으로 제가 선보이고 싶은 음악 색의 방향을 제시해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신승훈은 프로젝트 앨범 ‘3 웨이브즈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3 Waves Of Unexpected Twist)’을 통해 총 3장의 미니앨범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7일 발매되는 첫 번째 앨범 ‘라디오 웨이브(Radio Wave)’에는 타이틀 곡 ‘라디오를 켜봐요’를 비롯해 총 6곡이 수록돼 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8대 첫 국감 돌입] 與 “감세등 정책국감 총력” 野 “종부세 저지·경질인사”

    [18대 첫 국감 돌입] 與 “감세등 정책국감 총력” 野 “종부세 저지·경질인사”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번 국감을 통해 감세정책, 규제개혁 정책, 법치주의 확립, 공기업 개혁, 방송 정상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국회 운영개혁 등 모든 것이 이뤄지는 정책 국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8대 첫 국정감사에 대한 출사표를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국감에 대한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18대 국회만큼은 정쟁이 아닌 정책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솔선수범해서 가능하면 정쟁 국감을 지양하도록 모든 상임위에 지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감에서 이슈가 될 여러 현안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최진실씨의 자살을 계기로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최진실법’ 논란에 대해 정기국회내 처리를 강조했다. 그는 “포털상의 퍼나르기로 인해 나타나는 폐해를 보듯이 포털도 화장실 벽처럼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포털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 비준과 관련,“다음주 중에 정부로부터 비준안이 다시 (국회로) 넘어올 것”이라며 “한·미 FTA 비준안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는 FTA 발효와 함께 25가지 법률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우선 동의하고 법률 개정을 미국의 FTA 처리에 맞추자는 견해가 있다.”면서 ‘한·미 FTA 선(先) 처리’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국회 원 구성 직후부터 강조하던 국회 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홍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후 이어진 오찬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거의 완성됐으며 다음 주말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개정안 내용에는 일 안 하는 의원들에게 세비를 주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임위 법안이 자동 상정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잘못된 국정 운영 기조 밝혀내고 국정 쇄신 계기를 만들겠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5일 국감 전략회의를 겸해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감에 임하는 민주당의 각오를 밝혔다.‘이명박 정부 7개월 실정론’을 중심으로 국감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원 원내대표는 우선 국감의 최우선 목표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 시장의 절대 불신을 받고 있는 3인방의 경질을 이끌어내는 인사쇄신이 돼야 한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 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을 이끌어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미국발 금융 위기 위험을 최소화해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1% 특권층을 위한 감세로 99% 중산층을 절망케 하고 부담을 서민, 중산층이 지게 하는 종부세를 막아내는,‘종부세 저지, 부가세 관철’ 국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그는 “이런저런 핑계로,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정권 실정을 은폐하겠다는 의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좌편향 교과서 개정’ 등을 둘러싸고 이념 논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낡고 폐기된 좌우 이념 색깔론으로 국감을 덧칠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사이버 모독죄’ 신설에는 반대하되, 악의적 댓글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악플러’ 양산을 제어하기 위해 기존의 ‘형법’과 ‘정보통신법’을 보완하기로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피해분야에 대한 선 대책이 전제된,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처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키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기술과 예술 경계 허문다

    기술과 예술 경계 허문다

    순순하게 노트북 컴퓨터만으로 이뤄진 미국의 오케스트라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전통음악 연주자들과 천상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또 ‘통섭(統攝)의 최고수’로 꼽히는 미국 MIT미디어렙 교수들이 한국 학생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상상력의 근원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갖는다.8일부터 11일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열리는 ‘제2회 예술과 과학기술의 통섭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 isAT2008(International Symposium for Arts and Technology)은 기술에서 벗어나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적 발상을 지향하기 위한 본격적인 통섭 실험이다. ‘세번째 공간으로의 이동’이란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는 물리적인 ‘제1의 공간’과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제2의 공간’의 연결에 의해 구현되는 제3의 공간인 ‘유비쿼터스’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공연이 이뤄진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인공두뇌학)의 선구자인 로이애스콧과 백남준보다 먼저 비디오아트로 이름을 떨친 세계적 미디어아트 작가 제프리 쇼(호주 시드니 인터렉티브 시네마 연구소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는다. 코넬대의 린허쉬만 교수는 전세계 1300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강의를 선보인다. 가상세계의 아바타로 등장해 직접 본인의 전시작과 영화, 퍼포먼스 영상 등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의 참여자들과 쌍방향 토론도 시도한다.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노트북 컴퓨만으로 구성된 ‘랩탑 오케스트라’도 국내 첫 선을 보인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컴퓨터 음악·음향 연구소 CCRMA에서 제작한 ‘스탠퍼드 랩탑 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두 각각의 랩탑으로 대체해 천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공연에서는 미국에서 연주되는 랩탑 오케스트라의 오디오와 비디오를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한국에서 실제로 공연하는 전통음악 연주자들과 협연을 시도할 예정이다. 한예종 관계자는 “네트워크로 생기는 지연의 개념까지 음악적으로 이용하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미래 지향적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계획”이라며 “기술의 진보로 만들어내는 전자음악과 혼이 살아있는 한국 전통음악의 협연이 완벽한 통섭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한예종 미래교육단이 주관한 ‘수(數)의 날씨’다. 연극원 윤정섭 교수가 연출을, 무용원 김삼진 교수가 안무를 맡고 황지우 총장이 시나리오를 써 연극과 무용, 문학의 통섭을 시도했다. ‘수’의 담담한 언어를 통해 인류가 처한 상황을 그려내며 숫자가 갖고 있는 데이터로서의 객관적 사실 외에 이면에 놓인 진실과 의미를 역동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브런치 콘서트/노주석 논설위원

    도쿄에서 신간선을 타면 1시간30분 거리인 일본 동북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 근교에 세계 최고수준의 음향시설을 갖춘 전문 콘서트홀이 있다. 바흐홀이다.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대개 서너차례 놀란다고 한다. 유명 오케스트라가 녹음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세계적인 홀이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평범한 외관속에 최고의 음향시설이 갖춰진 것을 보고 또 놀란다. 주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은 ‘감동 그 자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각국에서 마니아들이 찾아오지만 이 홀을 꽉꽉 채우는 청중 대부분은 지역주민이기 때문이다. 센다이 바흐홀은 지역고유문화를 창조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가 클래식이 흐르는 여유로운 도시로 거듭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구립 교향악단이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연주력을 자부하는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십분 활용, 매월 첫째주 목요일 하루 구민들을 위한 ‘브런치콘서트’를 열고 있다.‘음악이 구민의 영혼을 살찌울 것’이라고 믿는 맹정주 구청장의 열렬한 음악사랑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청중의 90% 이상이 전업주부들이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한국주부의 특성을 고려해 오전으로 시간을 앞당겼다고 한다. 오전시간대에 열리는 클래식 음악회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제5회 브런치콘서트’가 열린 2일 강남구 신사동 장천아트홀은 480여명의 구민들이 객석을 메웠다. 콘서트의 주제는 가을이었다. 비발디의 사계중 가을 1,3악장과 드보르자크의 슬라브무곡 제8번,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제2번 중 왈츠,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베토벤 심포니 6번 전원교향곡 등이 연주됐다. 피아니스트 박은희씨가 마치 그림을 그리듯 핵심만 콕콕 찍는 해설을 들려줬다. 이 콘서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어렵기만 한 클래식을 전문가가 쉽게 설명해주는 ‘해설이 있는 콘서트’라는 점이 주효한 것 같다. 입장료 1만원을 내고 일찍 가면 로열석에 앉을 수 있고,1층 카페에서 2000원짜리 토스트와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기는 것은 본인의 선택사양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금융위기 기로에] 금융법안 처리 숨가쁜 워싱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미국 정부와 의회는 유대교 신년 휴일인 30일(이하 현지시간) 의회가 쉬는 관행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안을 살리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하는 등 긴급하게 돌아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한 뒤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들과 전화로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을 조속하게 마련해 처리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의회 지도부도 29일 하원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들을 접촉하며 수정안에 대한 지지 가능성 여부를 타진했다. 존 뵈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하루종일 반대 의원 133명과 일일이 전화접촉을 시도했으며, 양당 직원들도 설득이 가능한 의원 명단을 추려 보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구제금융 법안 부결 직후 뉴욕 증시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치자 하원의원 사무실에는 구제금융법안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전날까지 구제금융안 처리에 반대했던 분노에 찬 유권자들의 목소리와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조 하튼 의원의 공보비서인 션 브라운은 “많은 사람이 (법안의 부결로) 자신이 입은 손해에 대해 불평하는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70대 30 혹은 60대 40의 비율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전화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역시 반대표를 던졌던 공화당 피트 획스트러 의원의 대변인은 투표 전에 걸려온 전화의 90∼95%가 법안에 반대하는 내용이었으나 부결된 이후 유권자들 전화 내용이 찬성과 반대가 반반 비율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급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반대표를 던진 양당 하원의원들에게 입장을 재고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고, 이같은 변화를 감지한 양당 지도부는 수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구제금융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버라이존, 마이크로소트프,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대기업 CEO들은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구제금융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프리 이멜트 GE의 CEO는 월가의 금융불안으로 소비자들과 직원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취합해 의회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그렇다고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여론이 사그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감세와 작은 정부 등을 주장해온 보수주의자들은 구제금융안 부결과 그에 따른 주가 폭락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대표를 던졌던 민주당의 피터 디파지오 하원의원은 “이번 투표는 정치생활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kmkim@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기업은행 아동·청소년 전용 IBK월드통장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 보험·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청소년용 신상품이다. 통장케이스에 어린이 고객들이 좋아하도록 삽화를 사용, 멜로디와 빛이 나오는 보고 듣고 즐기는 통장이다.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 고객으로 하며, 입출금식예금과 적립식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적립식 상품은 만 18세가 될 때까지 3년 단위로 자동 재예치되며, 기본 5.5% 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할 경우 최고 6.6%까지 가능하다. 부가서비스는 우대금리 제공, 수수료 면제 등 기본 서비스와 교육·보험 등 프리미엄 서비스로 구성됐다. ●하나은행 하나 S-라인 적금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층을 겨냥해 체중 감량 때 최고 연 6.3%의 고금리를 지급하는 적금 상품이다.11월 말까지만 한시 판매한다. 가입 후 1년 안에 ▲체중의 5% 이상 감량 0.5% ▲3% 이상 감량 0.3%의 추가 금리를 지급한다. 또한 감량과 상관 없이 영업점 창구에서 제시하는 ‘건강생활 안내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 0.1%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금리는 기간에 따라 5.7∼6.3%. 여기에 요가, 다이어트 댄스, 웨이트트레이닝 등 각종 다이어트 동영상 교육자료도 이용할 수 있다. 가입고객 중 선착순 2만명에게 줄자도 함께 제공한다. ●제일화재,‘노블레스 패밀리 종합보험’ 가족 중심 통합보험을 내걸고 하나의 보험에 온가족의 상해사망은 물론 의료비와 치매같은 활동불능 간병자금, 상해 골절의료비 등을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100세까지 보장하는 특약 가운데 입원의료비(최고 1억원), 통원 치료 때 약제·의료비(50만원) 등은 보장한도가 업계 최고액이다. 교통상해로 인한 부상위로금 특약(최고 200만원)도 만들었다. 자녀들을 위한 왕따피해와 각종 의료비 등은 태아 때 30세까지 보장한다. ●한국투자증권,‘KTB 프리미엄자산배분형펀드’ 22일까지 국내 주식 대비 채권의 비율을 0%에서 90%까지 주식시장에 변동성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펀드다. 운용 방식은 적극 투자 형식을 통해 15% 수준의 고수익을 추구한 뒤 채권비중을 늘려 기존 수익률을 지키도록 한다. 자산배분형펀드의 전문가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안영회 전무(CIO)가 직접 운용에 나선다.Class A는 연 1.447%,Class C는 연 2.447%의 신탁보수를 낸다.90일 이전 환매 때는 이익금의 70%를 내야 한다.
  • [멜라민 공포 확산] 검역교과서조차 ‘멜라민 규정’ 없어

    [멜라민 공포 확산] 검역교과서조차 ‘멜라민 규정’ 없어

    지난달 10일 중국에서 멜라민 파동이 시작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보건당국이 검역과정에 필요한 ‘멜라민 기준’을 만들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멜라민은 세계적으로 식품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어 굳이 기준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30일 식약청에 따르면 식품제조 및 검역 교과서로 불리는 ‘식품공전’과 ‘식품첨가물공전’에는 여전히 멜라민 금지 규정이 포함돼 있지 않다. 현재 식약청이 멜라민 함유 식품의 유통 금지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식품위생법 4조(위해식품 등의 판매금지)와 6조(기준·규격이 고시되지 않은 화학적 합성품 등의 판매금지)다. 그러나 이들 법규는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할 당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최소한의 장치에 불과하다. 평소 검역당국은 수입식품 검역에 나설 경우 우선 식품공전(식품첨가물공전)을 이용해 어떤 물질이 들어가서는 안 되는지 기준을 세운다. 식품공전에 포함되지 않은 물질은 함유 여부를 특별히 검사할 필요가 없다. 검역기관이 검토하는 수입서류도 모두 식품공전의 기준을 따라 작성·제출해야 한다. 모든 유해 물질을 검사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물질만 검사하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다진 양념에 넣어서는 안되는 물질인 ‘홍국적색소’는 식품첨가물공전에 첨가 금지물질로 명확하게 표기돼 있다. 문제는 ‘멜라민’이 식품공전과 식품첨가물공전 어디에도 금지물질로 표기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식품첨가물공전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데이터베이스(fa.kfda.go.kr)에서 ‘멜라민’을 검색해도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품공전에 모든 유해물질을 다 표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아직까지는 기준을 만들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제품 함유 수입식품만이라도 멜라민 기준을 만들어 놓았더라면 문제 제품을 검역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다른 식품사고가 생기기 전에 미리 기준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식품공학과 윤기선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이물질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예상하지 못한 물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위해물질의 범위를 크게 확장해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용어클릭 식품공전(식품첨가물공전) 식품 및 식품첨가물 제조 규격을 정리한 기준서. 식품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 성분 규격, 품목 분류법, 유통기한, 규격 표시법, 식품검사법, 미생물(세균) 기준 등 식품제조 및 검역에 관련된 사항이 망라돼 있다.
  • [20 & 30] 연상·연하커플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20 & 30] 연상·연하커플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누난 내 여자니까’라는 가사로 숱한 누나들의 심금을 울렸던 가수 이승기의 노래,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다룬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의 지현우·최강희 커플, 엉뚱하지만 귀여운 매력의 연하남 김현중과 배려심 깊은 연상녀 황보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버라이어티쇼 ‘우리결혼했어요’가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연상·연하 커플의 매력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연상·연하 커플도 자신들의 연애를 매력적으로 느낄까. 그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유롭고 흥미로운 연하남 직장인 박모(28·여)씨는 2년 전부터 교제해온 세 살 연하의 남자친구 덕분에 소심했던 성격이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변했다. 남자친구는 남동생의 대학 친구이다. 박씨는 동생 몰래 먼저 자신에게 전화하고 회사까지 찾아와 밥을 사달라고 조르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싫지 않아 연애를 시작했다. 연하남을 만난 뒤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남자친구를 따라 홍대 앞 클럽을 즐겨 찾게 됐고 음악에 푹 빠졌다.MP3에는 평소 그녀가 즐겨 듣던 발라드 대신 록 음악만 가득하다. 박씨는 지난여름 남자친구와 인천에서 열린 ‘팬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가기 위해 휴가까지 냈다. 당시 그녀는 음악에 맞춰 미친 듯이 춤을 추고 , 지치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자는 자유를 만끽했다. 이전에 연상의 남자친구들과 사귈 때는 이런 자유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삶이 자유롭고 흥미진진해졌어요. 연하남들이 더 저돌적이라 저도 훨씬 적극적인 사람이 됐어요.”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이모(27·여)씨는 대학시절 ‘연애의 달인’으로 통했다. 귀여운 외모에 성격까지 참해 남자선배와 동기들로부터 숱한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도 해보지 못한 사랑이 있었다. 바로 연하남과의 사랑이었다. 어느날 기회가 찾아왔다. 같은 영화관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강모(21)씨가 프러포즈를 해온 것. 이씨는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했지만 연하남을 만나보지 못한 한(?)을 풀고 싶어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전에 만났던 연상 남자들은 대개 비싼 명품으로 환심을 사며 거들먹거렸지만 연하의 남자친구는 돈보다 정성으로 그녀를 흐뭇하게 했다. 이씨는 지난겨울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가 준 선물을 잊지 못한다. 벽면을 가득 메울 크기의 널빤지에 그녀의 일상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예쁜 사진집을 만들어줬다.“아직도 그 사진집이 제 방을 장식하고 있어요. 선물을 볼 때마다 연예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받아요.” ●연하남의 한계 대학생 문모(20·여)씨와 고등학교 3학년인 김모(18)군은 1년 전 교회에서 만나 약 4개월간 교제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고등학생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 문씨를 두고 친구들은 그녀에게 미쳤다며 헤어질 것을 조언했다. 친구들은 “한창 공부할 고등학생의 마음을 흔드는 도둑”이라며 놀려댔다. 사귄 지 2주일 후 남자친구의 집안에서 교제 사실을 알게 돼 발칵 뒤집힌 적도 있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문씨를 집으로 불러 헤어질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문씨는 김군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시련이 찾아왔다. 겨울방학 이후 개학을 맞이한 연하남 김군의 야간 자율학습이 문제였다. 문씨는 자유로운 대학생이라 오후 3시면 모든 수업이 다 끝나지만 남자친구는 야간 자율학습과 학원 수업으로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귀가하기 때문이다. 문씨는 친구들이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가고 데이트를 할 때 전화와 문자로만 연락하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결국 교제 4개월 만에 헤어지고 말았다.“남친이 고등학생 신분이어서 만 18세 이상 등급의 영화는 볼 수 없어 답답했어요. 그것뿐인가요? 어린 남자친구를 만나다 보니 늘 옷을 사거나 화장을 할 때도 어려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혼 4년차의 주부 윤모(34)씨는 ‘아들 두 명’을 키운다. 정말로 배 아파서 난 아들은 하나이지만, 네 살 어린 남편 정모(30)씨가 철없는 행동을 자주해 곧잘 “아들 둘을 키운다.”고 말한다. 남편과는 3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윤씨는 남편의 자유분방한 성격에 반했지만 그 성격 탓에 결혼 후 이렇게 심한 마음고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얼마 전 남편은 멀쩡한 자동차를 팔고 오토바이를 구입했다. 윤씨가 그토록 만류했지만 정씨는 말을 듣지 않았다. 남편은 휴일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홀로 드라이브를 즐긴다. 윤씨는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말에 아이도 함께 돌보고, 집안일도 도우면 좋으련만 남편은 나몰라라 한다. 한 번은 윤씨가 갓 한 살된 아들을 데리고 산책하던 중 남편이 오토바이를 타고 요란스럽게 등장한 적이 있었다. 이때 아들이 놀라 경기를 일으켜 병원을 찾았다. 자신의 오토바이 때문에 아들이 병원까지 다녀왔건만 남편은 그저 자신의 오토바이만 애지중지할 뿐이다.“친구들이 ‘우리는 아저씨랑 사는데 너는 어린 신랑이랑 살아서 좋겠다.’고 말해요.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죠.” ●이해심 많고 따뜻한 연상녀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류모(29)씨는 여자친구 이모(30)씨가 고맙기만 하다.3년째 고시공부 중인 자신을 믿고 마냥 기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5년 전 소개팅으로 만나게 된 그녀는 작은 유치원의 선생님이다. 류씨는 수수하고 싹싹한 모습에 반해 프러포즈를 했다. 류씨는 ‘네가 시험에 붙든 말든 나는 상관없어. 그냥 우리 서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며 자신을 뒷바라지를 해준 여자친구의 배려심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아마 어린 여자친구였으면 벌써 떠났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생각도 깊고 많이 배려해 주죠.” 직장인 서모(27)씨는 소개팅으로 만난 회사원 최모(29·여)씨와 1년째 교제 중이다. 서씨는 지금까지 여러 명의 여자를 만나봤지만 ‘연상녀’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서씨는 이전의 연하녀들과 마찰이 많았다. 나이 어린 그녀들은 서씨를 심하게 간섭하거나 매번 별거 아닌 문제로 칭얼거리기 일쑤였다. 그녀들은 모처럼 친구들과 만나 술잔을 기울일 때도 “나보다 친구가 중요해?”,“내가 우선이야, 일이 우선이야?”라며 싸움을 걸어왔다. 하지만 서씨는 최씨를 만난 후부터 이러한 문제로 다툰 적이 없다. 그의 개인생활을 최씨가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예전에는 함께 술을 마시다가도 여자친구의 전화 간섭에 불안해했는데 이제는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말해주는 최씨를 보며 오히려 부러워한다. ●연상녀,“제발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아요” 친구의 누나인 박모(26)씨가 어느 순간 여자로 다가왔다는 대학생 윤모(22)씨.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 누나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윤씨는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6개월간 매일 퇴근길에 동행했다. 하늘도 그의 정성에 감복했는지 박씨는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4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나이 차를 신경쓰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윤씨는 “남녀 관계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달랬다. 그러나 박씨는 늘 주위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특히 어느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한 친구가 박씨에게 “나이 들어 보인다.”고 말한 뒤부터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이후로 연상녀의 패션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울리지도 않는 최신 유행 스타일을 고수하기 시작한 것. 머리스타일은 가수 서인영을 그대로 복사한 듯했고 정장을 즐겨입던 그녀가 가수 원더걸스나 입을 법한 소녀룩을 입기 시작했다. 한 번은 그녀가 아이들 가수 ‘카라’가 유행시킨 ‘사과머리’를 하고 나타나 윤씨를 당황스럽게 했다.“조금이라도 젊어보이려고 억지로 꾸미는 모습이 정말 실망스러워요. 여자친구가 나이가 더 많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니 저 또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대학생 배모(26)씨는 회사원인 이모(27·여)씨와 3년 전 ‘부산 국제영화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만났다.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인 배씨는 연상녀와 연애하면서 느끼는 최고의 단점으로 서로 사회적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수입이 없는 대학생 신분인 배씨보다 직장인인 이씨가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배씨는 연애 초기엔 이해심 많고 예쁜 연상녀를 만난다는 사실에 마냥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에게 해주는 게 없는 자신이 싫어졌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 배씨는 언제부터인가 여자친구를 자꾸 피하게 됐다. 그럴 때마다 여자친구는 배씨를 이해하지 못하며 서운해했다. 연상녀와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여자친구는 주로 회사 이야기를 하고, 배씨는 학교·취업 이야기만 하다 보니 대화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여자친구는 회사 생활의 힘든 점을 주로 토로하지만 배씨는 그녀를 이해하기 힘들다. 비교적 쉽게 취업에 성공한 여자친구는 취업준비생인 배씨가 겪는 어려움을 ‘투정’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말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빨리 취업을 하거나 헤어지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 황비웅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구제금융 유럽각국으로 확산

    |파리 이종수특파원|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대서양을 건너면서 유럽 각국도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유럽은 그동안 시장개입을 자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경색됐다. 하지만 금융업계가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70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하자 유럽 각국의 금융 당국도 공적자금을 동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모기지 금융기관 브래드퍼드 앤드 빙글리(B&B)의 국유화를 확인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영국 재무부는 410억파운드(미화 735억 3000만달러)에 이르는 악성부채의 모기지 사업부문을 인수한다. 또 사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240억파운드 규모의 저축 및 지점망 부문은 스페인 거대 금융그룹 산탄데르에 넘기는 쪽으로 논의가 한창이다. 앞서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는 28일 밤 브뤼셀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정부는 역내 주요 은행인 포르티스를 구제하고자 모두 112억유로(미화 163억달러)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1800년대에 출범한 포르티스는 벨기에 최대이자 네덜란드에서 2번째로 큰 은행이다. 두 나라가 합작하여 직원이 8만 5000여명에 이른다.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가 그동안 포르티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벨기에 정부가 거부함에 따라 ‘부분 국유화’로 결론이 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마켓워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크로드 트리셰 총재와 레테름 총리,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관계자들이 이날 긴급 회동해 포르티스의 부분 국유화가 합의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독일의 뮌헨을 거점으로 하는 모기지 은행 하이포 레알 에스테이트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독일 금융당국이 처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도이칠란트(FTD)가 29일자에 썼다. 로이터는 독일 재무부가 하이포의 리파이낸싱 동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해 역시 부분 국유화 가능성이 높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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