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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농림축산부 명칭에 ‘식품’ 반드시 넣어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농림축산부’ 개편을 놓고 벌이는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림축산부로 바뀌면서 식품 안전 기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수산 업무는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로 넘겨주게 되면서 농림 산업과 규제 기능을 두 개의 부처로 갈라놓는 게 바람직하느냐가 첫 번째 이슈다. 여기에 기존 명칭인 ‘농림수산식품부’를 고수할지도 관건이다. 민주통합당은 식품 관련 모든 업무를 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통합해 맡아야 할 뿐 아니라 부처 이름 역시 ‘식품’을 빼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농식품 관리·감독 및 규제까지 한 부처에서 일원화해 관리해야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농수산위원장인 최규성 민주당 의원은 2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명칭부터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부로 바뀐다고 해서 식품 기능이 아예 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식품’ 명칭을 그대로 넣어야 한다는 논리다. 농수산위의 민주당 간사인 김영록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편안에 대해 “농업 분야를 대폭 축소하고 축산 분야만 졸속으로 끼워넣은 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수위가 식품산업을 식약처로 이관하는 것은 무한경쟁의 자유무역협정(FTA) 체제 아래서 보호, 육성해야 할 농축수산 가공산업 지원업무를 규제·감독의 틀 속에 가두는 것”이라면서 “정부 조직 개편안은 농업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원칙 아래 농식품 생산·관리·육성을 일원화해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 농수산위 소속 의원들은 식품 업무 중 진흥 부문은 현 농림수산식품부에 그대로 남아 안도하는 분위기다. 식품 정책 중 산업 진흥과 규제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데는 크게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처 명칭에서 ‘식품’이 제외되는 데는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농촌이 지역구인 의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연히 농민들의 반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농수산위 새누리당 소속 신성범 의원은 이날 “식품·의약품 안전 분야를 격상되는 식약처에서 다뤄야 한다는 데는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명칭은 농림축산식품부로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與지도부도 이동흡 낙마에 무게… 일부 “어디서 그런X 데려왔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야권을 넘어 여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부적격론’은 물론 ‘자진사퇴론’까지 제기돼 이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친일 후손의 재산 문제까지 걱정하는 재판관을 국민 기본권의 최후 보루인 헌재소장으로 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고 특정업무경비 의혹도 해소하지 못했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려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라는 관문부터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인사청문특위가 여야 의원 각각 7명과 6명 등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김 의원이 부적격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채택 요건(과반수 동의)을 총족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과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경우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의석수는 과반(150석)인 154석이나 일부만 반대표를 던져도 통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의총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쏟아졌다. 박민식 의원은 “결격 사유의 유무를 넘어 통합의 리더십, 사회 갈등 치유 능력 등 헌재소장으로서의 위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를 보여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의원은 “여러 의혹이 헌재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내부 신망이 부족하다”면서 “이 후보자를 자진사퇴토록 하든가 경과보고서를 부적격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에서 부적격 의사를 표시한 의원들에게 “잘했다”고 말했고, 한 재선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어디서 그런 】를 데려왔느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유용 논란에 대해 “(특정업무경비를) 콩나물 사는 데 쓰면 안 되지”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에 “비록 관례화된 특정경비라고 해도 공금을 사적 용도로 쓰는 것도 부패”라는 글을 올렸다. 당초 적격 입장을 고수하던 원내지도부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당론을 정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최종 결론을 유보했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의총에서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적격 의견을 제시했으나, 당내 반발을 의식해 인사청문특위가 적격·부적격 의견을 모두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본회의에서 ‘자율 투표’하자는 절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이 후보자 임명 동의를 강행할 가능성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자의 결단을 기다리거나, 여야 협상을 거치면서 여론 흐름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미래창조 대통령을 기대하면서

    [이영탁 미래와 세상] 미래창조 대통령을 기대하면서

    새 정부를 이끌 정부 조직의 골격이 발표되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행정 조직의 개편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떼어놓으면 붙이고 붙이면 떼어놓는 게 뭐 그리 대수인가?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그렇고 경제부총리제의 재도입이 그렇다. 새로운 정부 조직이 아니라 과거 조직으로의 회귀라고 하면 뭐라고 할 건가? 국정의 중요한 부분은 결국 정치적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은 있지만 5년마다 꼭 이렇게 손을 대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개편안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이다. 우선 첫 느낌이 좋다. 왜냐하면 ‘미래’라는 용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를 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 얼마나 환영할 일인가? 사실 우리는 온고(溫故)와 법고(法古)를 그렇게 중시하면서도 왜 그걸 하는지를 몰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것을 익히는 이유는 지신(知新)하고 창신(創新)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다. 이것은 서양의 어떤 미래학자가 한 말이 아니라 동양에서 오래 전에 지어진 말이 아닌가.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과학기술 분야를 집합시킨 거대한 부처이고,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견인차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기술만이 미래 우리 사회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면 ‘제조업 만능주의’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업 쪽으로 이동한 지 이미 오래다. 교육이나 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는 창신하지 않고 법고만 하는 듯하다고 볼지도 모른다. 어느 한 분야에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미래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분야가 있겠지만 이는 계속 바뀔 것이다. 어떻게 바뀔 것인가? 어떤 분야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어떤 분야가 쇠퇴할 것인가? 이러한 현상의 장기적 흐름, 즉 메가트렌드를 분석해 내는 것이 미래 연구의 영역이다.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미래 설계와 대처기능은 국정운영을 책임진 대통령이나 정부로서는 필수적이다. 5년 정부라고 해서 5년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과거를 뒤돌아보기도 해야겠지만 10년, 2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메가트렌드의 내용과 방향을 잘 분석한 다음 장기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5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아내야 한다. 20년 뒤를 생각해서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일이 많고, 또 지금 시작하는 일이 앞으로 20년 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일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방향감각 없이 단기 현안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좋은 국정 운영이 이루어질 수 없다. 마치 바둑에서 한두 수 앞만 봐서는 고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나아가 대한민국의 장기 지속발전을 위해서 미래전략기구의 설치를 제안한다. 미래전략을 세우는 데는 분야를 가릴 필요가 없다. 전 정부가 미래 마인드로 무장하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과거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의 ‘새마을’, 수출 주도적 경제발전을 추구했을 때의 ‘수출’처럼 앞으로는 ‘미래’라는 용어가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에 넘쳐났으면 좋겠다. 미래전략을 세우고 그것이 정부는 물론 사회 전반에 스며들도록 하자면 대통령 직속으로 미래전략기구를 두는 게 좋다고 본다. 동시에 ‘미래창조과학부’의 차원을 넘어 ‘미래창조 정부’, 나아가 대통령 스스로가 ‘미래창조 대통령’이 되는 노력을 보탰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도 보다 빠르게 미래지향적인 사회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 납관사의 일을 통해 본 삶과 죽음

    납관사의 일을 통해 본 삶과 죽음

    첼리스트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러운 오케스트라의 해체로 백수 신세가 된다. 우연히 ‘연령 무관! 고수익 보장!’이라는 파격 조건의 여행 가이드 구인광고를 발견한다. 면접은 1분도 안 돼 초스피드로 진행된다. 그런데 여행사인 줄만 알았던 회사는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납관 일을 하는 곳. 첼리스트에서 하루아침에 납관 도우미가 된 다이고는 모든 것이 낯설고 거북하다. 베테랑 납관사 이쿠에이가 정성스럽게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모습에 감동한 다이고는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친구들은 당장 그만두라며 반대한다. EBS에서 25일 자정에 방송되는 ‘굿’ 바이’는 2008년 몬트리올 영화제 그랑프리를 필두로 같은 해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미국)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굿’ 바이’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준비하는 납관사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납관사는 시신을 치장하는 것을 넘어 떠나가는 자와 남은 자의 앙금을 해소 시키고 화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화의 중간 중간 독특한 사연을 지닌 고인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고인은 결국 가족이 여성의 장례 절차를 따르며 화해한다. 평생 고생만 한 아내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는 것을 본 남편은 위안을 받는다. 재산 문제로 다투기만 했던 어머니와 아들은 헤어지는 순간 그동안 풀지 못했던 고리를 풀며 화해를 시도한다. 영화 제목처럼 좋은 이별을 한다. 좋은 이별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준다. 죽음을 겪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되찾는다.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다’는 다이고의 독백처럼, 하는 일에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삶은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살기 위해 죽은 생명을 맛있게 먹어야 하듯이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화해하며 좋은 이별을 만들고 결국 좋은 인생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을 건다. 다이고 역을 맡은 모토키 마사히로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첼리스트와 납관사를 재현하려고 첼로 교습을 받고 시도 때도 없이 매니저와 스태프들을 상대로 염습 절차를 연습했다고 한다. 다키타 요지로 감독은 ‘비밀’(1999) ‘음양사’(2001) ‘바람의 검, 신선조’(2003) ‘음양사2’(2003)등 화제작을 발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해 외딴섬 ‘추도’의 겨울

    남해 외딴섬 ‘추도’의 겨울

    해마다 겨울이면 전체가 물메기덕장으로 변하는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큰놈들은 얼추 아기 기저귀만 해서 물메기 말리는 풍경이 겨울 추위를 떨쳐버릴 만큼 넉넉해 보인다고도 했지요. 경남 통영의 난바다에 뜬 섬, 추도(楸島) 이야기입니다. 추도 사람들은 물메기 등을 따고, 널고, 말리고, 펴고, 열 마리 한 축으로 묶는 일을 제철 석 달 동안 쉬지 않고 되풀이합니다. 엄동설한을 마다 않는 그 정성은 고스란히 맛이 되지요. 통영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추도 메기를 장독대 등에 보관했다가 설날 제삿상에 올리기도 하고, 곶감 빼먹듯 겨우내 조금씩 꺼내 먹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독에 넣어둔 추도 메기가 바닥을 드러낼 쯤 푸른 봄이 찾아오는 거지요. 거제 외포항에선 긴 방파제 전체가 대구덕장으로 변한 이색적인 풍경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펄떡대는 대구들이 파란 바다 위에 내걸린 모습, 상상이 되십니까. 오전 7시. 해가 뜨는 시각이다. 통영여객터미널은 이때가 가장 번잡하다. 주변 섬들로 향하는 배들이 대부분 이 시간대를 전후해 출발하기 때문이다. 추도는 가깝다. 통영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관광객들에게는 그게 장점이다. 이른 아침, 배를 타고 들어가 섬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오후에 배를 타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하는 것도 좋다. 오후 배로 들어가 하룻밤 잔 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올 수 있다. 남해 난바다에 떠있는 섬이니, 날씨만 좋다면 해넘이와 해돋이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여객선에서 마주한 새벽 풍경이 기막히다. 멀리 한산도 등 섬 위로 빠알간 해가 얼굴을 내민다. 바다도 덩달아 붉게 충혈됐다. 배는 새벽이 선사하는 몽환적인 파란빛과 붉은 여명의 경계를 내달린다. 속도는 느리다. 통영에서 14㎞ 남짓 떨어진 추도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리니 말이다. 한 시간여 금파(波)를 헤친 배가 미조마을에 승객들을 내려놓았다. 섬의 첫인상은 평이하다. 불퉁스러운 표정으로 배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섬 사내들과 초점 없는 시선으로 뭍 사람들을 구경하는 촌로들, 그리고 겅중대며 뛰어다니는 검둥개까지, 외딴 섬의 전형적인 풍모다. 한데 도드라진 풍경 하나가 이방인의 시선을 끈다. 물메기덕장이다. 강원도 황태덕장처럼, 물메기를 말리는 곳이다. 한곳에 몰려 있는 황태덕장과 달리 물메기덕장은 마을 곳곳에 퍼져 있다. 게딱지만 한 공간이라도 있다면 어디건 물메기덕장이 된다. 선착장에서 마을로 오르는 고샅길이며 골목 여기저기 물메기로 꽉꽉 찼다. 심지어 집 지붕 위에서도 물메기들이 꾸덕꾸덕 말라간다. 잡아서 널기까지의 과정이 힘들지, 말리는 일이야 어려울 게 없다. 덕장에 걸어 놓으면 볕과 바닷바람이 알아서 말린다. 섬 주민 박금도(75)씨는 올해 물메기가 최고 조황이라고 했다. 자신을 포함해 4대째 추도에서 물메기를 잡고 있다는 그의 설명은 걸쭉하고 시원시원하다. “미기(물메기)는 (바닷)물이 뜨시면 안 나. 추붜야 나오지. 올겨울에 유난히 추붜가 (물메기가) 마이 났지.” 추도는 물메기의 고향이다. 통영 등에서 판매되는 물메기의 팔할은 추도산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물메기는 우리나라 모든 바다에서 난다. 그런데 왜 하필 추도일까. 추도 앞바다가 산란지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동중국해 등에서 여름을 난 물메기는 겨울이면 산란을 위해 한국 연안을 찾는데, 그곳이 바로 추도 인근 해역이라는 것이다. 한겨울의 물메기가 맛있는 것은 산란을 위해 살을 찌우기 때문이다. 물메기 수명은 1년 남짓. 대부분 산란을 마친 뒤 죽는다. 추도 사람들은 물메기란 표현을 내심 싫어한다. 조경렬(68) 대항마을 이장은 “그기 미기(메기)지 왜 물메기고?”라며 마뜩잖다는 표정이다. 오래전부터 섬 사람들에게 불려온 이름이 더 가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주민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게 또 있다. 뭍사람들이 흔히 ‘옛날에는 물메기를 생선으로 취급하지 않아 잡혀도 그냥 버렸다’고 평가절하하는데, 이게 틀렸다는 거다. 조 이장은 “여기선 (물메기를)버리지 않았다고. 묵고 살 것도 없었는데 애써 잡은 걸 와 버리겠노?”라며 아쉬워했다. 지금처럼 귀한 대접은 아닐망정, 몹쓸 생선 취급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추도 어민들은 모두 대나무 통발로 물메기를 잡는다. 플라스틱 통발을 쓰는 다른 지역의 어선들에 견줘 환경친화적인 전통 어법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 탓에 대나무 통발을 수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11월 말쯤 마을 앞바다에 통발을 내린 뒤, 수선을 거듭하며 이듬해 3월까지 쓴다. 추도 사람들은 물메기가 본격적으로 나는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정도 번 돈으로 1년을 버틴다. 올해는 어장 형성이 다소 늦어 12월 중순쯤부터 본격적으로 물메기가 나기 시작했다. 다행이라면, 예년에 견줘 훨씬 많은 양이 잡히고 있다는 것. 집집마다 3동(100마리)쯤 수확하는 건 흔하고 5~6동씩 잡는 날도 있다. 이른 아침에 조업을 나갔던 어선들은 점심 무렵 돌아온다. 남정네들이 배에서 물메기를 내리면 아낙들은 마을 우물가에 모여 이를 손질한다. 물메기의 등을 따 내장과 알, 아가미 등을 깨끗하게 발라낸다. 아가미와 알은 젓갈을 담고, 두툼한 몸체는 여러 번 민물에 씻은 뒤 덕장으로 보낸다. 핵심 포인트는 여느 바닷물고기와 달리 민물에 씻어 말린다는 것. 주민들은 “바닷물에 씻으면 짭아서 못 먹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메기 손질은 일종의 품앗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너나없이 돕는다. 품삯은 물메기로 받는다. 이 또한 오랜 전통이다. 섬 사람들에게 물메기는 현금과 다름없을 터. 1동에 두 마리가 묵계다. 물메기는 꼼칫과의 물고기답게 살이 흐물거린다. 섬 주민들은 회가 별미라며 ‘강추’하지만, 쫀득한 살점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겐 어색할 수 있다. 맑은탕으로 끓인 국물은 더없이 시원하다. 매생이죽처럼 ‘술술’ 넘어간다. 남해 지역 술꾼들이 속풀이 음식으로 즐겨 먹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물메기는 무엇보다 말려서 먹는 게 일품이다. 가격도 생물보다 훨씬 비싸다. 국에 넣어 끓이면 딱딱했던 물메기가 부드럽게 풀어지며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술안주로도 최고다. 굽거나 튀긴 다음 고추장 등에 찍어 먹는다. 말린 물메기는 택배의 경우 한 축(10마리)에 10만원부터 17만원까지 4등급으로 나눠 팔고 있다. 현지에서 사면 훨씬 싸다. 상품의 경우 10만원을 훌쩍 넘기지만, 하품은 4만~5만원짜리도 있다. 추도는 작은 섬 치고 은근히 볼거리가 많다. 무엇보다 물색이 곱다. 맑은 날이면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파란색 젤리처럼 보인다. 한 술 떠먹으면 입가에 파란 물감이 묻을 것 같다는 식의 농짓거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추도는 ‘큰산’을 경계로 대항마을과 미조마을로 나뉜다. 외지인들이 종종 큰산을 ‘희망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섬 주민들은 이를 영 탐탁지 않게 여긴다. 기암들로 이뤄진 해안은 인적 드문 섬 동쪽, 그러니까 샛개부터 펼쳐진다. 샛개 아래로 내려가 꼼꼼하게 살펴야 기골이 장대한 해안절벽과 만날 수 있다. 샛개는 해돋이 풍경이, 미조마을 용두암은 해넘이 풍경이 멋들어지다. 큰산 정상까지 오를 수도 있다. 다만 3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겨 오르는 길이 녹록지는 않다. 큰산 정상엔 뜻밖에 너른 안부가 펼쳐져 있다.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친 나무들 사이로 남해의 쪽빛 바다가 얼굴을 내민다. 오르는 길에서 세월의 더께를 걷어 내면 옛 다랑논과 집들의 흔적이 튀어나온다. 조 이장은 농촌체험을 원하는 도시인들에게 작은 다랑논들을 임대한다든지, 큰산을 통해 미조와 대항마을을 잇는다든지 해서 섬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때쯤 되면 오르기 수월하고 볼 것도 많은 ‘큰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산엔 무인등대가 있다. 추도에서 오후 배로 통영에 나왔다면 반드시 산양일주도로에 들를 일이다. 맑은 날이면 피보다 붉은 노을과 만날 수 있다. 산양일주도로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달아공원이다. 예서 마주하는 남해 풍경이 장쾌하다. 당포대첩지 인근의 원항마을 해넘이 풍경도 빼어나다. 당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함대가 왜구의 배 21척을 괴멸시킨 전승지다. 달아공원이 웅장하고 서사적이라면, ‘장군봉’ 중턱의 마을 언덕에서 맞는 해넘이는 한결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겨울 남해의 풍성한 맛과 만나고 싶다면 거제 장목면의 외포항으로 향하는 게 순서다. ‘대구의 본고장’쯤 되는 포구다. 대구는 동해안에 서식하다 겨울철 산란을 위해 남해안으로 내려오는데, 장목 앞바다가 그 길목 노릇을 한다. 해마다 12~2월이면 장목 일대에 대구어장이 형성된다. 대구는 수컷이 비싸다. 암컷은 알을 빼고 나면 먹을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맑은탕이야 익숙한 음식이고, 대구찜이 독특하다. 묵은 김치에 대구를 싼 다음 쪄 낸다. 외포항 주변 대부분의 식당들이 대구찜 2만 5000원, 맑은탕 1만 5000원(이상 1인분)을 받고 있다. 생대구 수컷 최상품은 6만~7만원선, 말린 대구는 2만 5000~5만원 선이다. 외포항에서 가거대교 방향으로 10분 남짓 가면 장목항이다. 적요한 포구에 들면 일부 혹은 전체가 노랗게 칠해진 배들이 눈에 띈다. 잠수기 어선들이다. 일반 어선과 달리 잠수부들이 바닷물 속에서 어패류를 캐는 것이 주업이다. 현지에선 ‘머구리’라고 부른다. 배가 한결같이 노란색인 건 ‘잠수부들이 바닷속에서 작업 중이니 지날 때 조심해 달라’는 경고의 뜻이다. 요즘 주로 나는 건 키조개와 대합 그리고 우럭(조개)이다. 특히 키조개는 관자가 가장 통통해지는 시기여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 개 1000~1500원. 우럭은 1㎏에 1만 5000원선이다. 대합은 시세 차가 큰 편인데 1㎏에 1만 5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포구 바로 앞의 ‘제1, 2구 잠수기 수협거제지소공판장’에서 살 수 있다. ■ 여행수첩 →가는 길:통영여객터미널(644-0364)에서 한려페리호가 오전 7시, 오후 2시 30분 추도까지 오간다. 오전 배는 미조마을을 먼저, 오후 배는 대항마을을 먼저 들른다. 어느 마을에서 타도 상관없지만, 시간 안배는 잘 해 두는 게 좋다. 어른 편도 7550원. 조경렬 이장(017-566-7115), 미조마을 심춘우 이장(010-9313-2628). →잘 곳:여관은 없다. 민박을 해야 한다. 하루 4만~5만원. 음식점도 없다. 민박집에서 주문해 먹어야 한다. 한 끼 7000원이다. 메기탕은 1만원. 샛개 쪽에 명리의 집(010-4571-7759) 펜션도 있다. 글 사진 통영·거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TREKKING YAKUSHIMA] 초록 융단 위에 서다

    [TREKKING YAKUSHIMA] 초록 융단 위에 서다

    초록 융단 위에 서다 ‘365일 중 366일 비가 온다’ 혹은 ‘한 달 동안 35일 비가 내린다’는 야쿠시마屋久島. 그 풍부한 수량이 수령 1,000년이 넘는 나무들을 키워냈다.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야쿠시마의 속살은 비에 젖은 푸르름 그 이상이었다. ■야쿠시마 트레킹 추천코스 1 요도가와 등산로 입구 - 요도가와 산길 - 하나노에고 - 나게이시타이라 - 다카츠카 산장 - 타이라이시 - 미야노우라다케 아쿠시마, 1박2일로 훑다 야쿠시마는 바람이 많고 비도 많아서 나무들은 1년에 6cm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크기가 어마어마한 나무들을 보면 수령을 짐작하기도 어렵다. 야쿠시마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는 조몬스기다. 일본의 선사시대를 뜻하는 ‘조몬’이라는 단어가 붙었을 만큼 오래됐으며, 야쿠시마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조몬스기를 만나길 원한다. 트레킹의 주요 루트는 조몬스기 이외에도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야노우라다케宮之浦岳, 300년 전에 채벌돼 흔적만 남은 윌슨그루터기,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이끼의 숲 등을 둘러보는 것이다. 야쿠시마 트레킹에서 요도가와 등산로 입구1,365m를 출발해 하나노에고 습지대1,600m를 거쳐 미야노우라다케1,936m 정상까지는 표고차가 600m도 안 되기 때문에 쉽다고 얕볼 수 있다. 그러나 8~10시간에 가까이 걸어야 해서 평소 운동을 게을리 했다면 체력 문제가 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중에 만나는 하나노에고는 일본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고원습지로 비와 안개가 많아 빗물로만 이뤄진 습지다. 선 채로 하얗게 말라 버린 고목들이 주변에 널려 있는데 나무에 수지樹脂가 많아 몇백년이나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이 만든 천연 정원의 느낌과 함께 지친 다리를 쉬기에도 좋다. 여기서 3시간 정도 더 걸어가면 미야노우라다케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도중에 만나는 여러 봉우리들 중 눈에 띄는 것은 일명 두부바위로 불리는 화강암이다. 산꼭대기에 놓인 이 커다란 바위는 높이가 약 20m, 길이가 100m 정도 크기임에도, 검의 고수가 두부를 썰듯 잘려 있어 신기하기만 하다. 산 정상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정상 주변에서는 둥글둥글하게 생긴 바위를 많이 볼 수 있다. 어지러이 널려 있는 돌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미야노우라다케라는 거친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신들이 한 판 바둑을 둔 듯하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숙박이 가능한 다카츠카 산장이 나온다. 10월 기준으로 6시가 되기 전에 해가 떨어지므로 서둘러 도착해야 하지만 경치 감상에 취해 잠시 멈춘 발길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다. 무인 산장에서 많은 등반자들은 식사와 휴식을 취하며 야쿠시마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조몬스기를 그리며 단꿈에 빠진다. 미야노우라다케 전경. 바둑알 같은 돌들이 흩어져 있다 다카츠카 산장. 여름에도 밤의 산장은 춥기만 하다/ 야쿠시마 트레킹 현지 가이드. 산이 깊은 만큼 초보자는 가이드가 필수다 4 하나노에고 주변의 하얗게 마른 고목들 5 해가 지기 전 바쁜 걸음을 오르는 등산객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야쿠시마 트레킹 추천코스 2 다카츠카 산장 - 조몬스기 - 윌슨 그루터기 - 오오카부보도 - 구스가와와카레 - 시라타니 운수계곡 - 미야노우라항 높이 25.3m, 수령 2,170년에 달하는 조몬스기 윌슨 그루터기 안으로 들어가면 하늘에 하트 모양 구멍이 있다 3 섬의 비경이 펼쳐지다 하루짜리 트레킹으로는 미야노우라항에서 약 12km 떨어진 시라타니운수계곡을 다녀오거나 조몬스기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유명하다.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조몬스기는 물론, 하트무늬 구멍이 있는 윌슨그루터기, 두 나무가 손을 잡은 듯한 부부삼 등 독특한 나무를 끊임없이 만날 수 있다. 또한 <원령공주>의 배경지 등을 모두 섭렵할 수 있어 관광객이 가장 즐겨 찾는다. 조몬스기 수령 2,170년의 조몬스기는 가히 산의 정령이라 불릴 만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웬만한 광각 카메라로는 한 화면에 담아낼 수 없을 정도의 크기가 위압적인데 높이 25.3m, 몸통 둘레 16.4m에 달하는 거대한 위용을 뽐낸다. 1966년 이와카와 테이지라는 이가 발견한 이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나무가 얼마나 큰지 2005년 눈이 쌓여 조몬스기 가지 일부가 부러져 떨어졌을 때 잰 길이가 5m, 직경 1m, 무게가 1톤에 달했고 가지의 수령만 해도 1,300년이었다. 일본인들은 그것을 ‘생명의 가지’라고 이름 붙이고 현재 야쿠스기 자연관에 전시하고 있다. 조몬스기의 수령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크기만으로는 수령이 최대 7,200년일 것이라고 생각됐지만 나무줄기를 통한 탄소측정법으로는 2,170년인 것으로 밝혀졌다. 봄과 겨울을 2,000번이 넘게 겪었을 나무. 주변의 생명들이 스러지고 다시 나는 것을 수천년간 지켜봤을 조몬스기는 왠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었다. 혹시 과거 언젠가 같은 자리에 서서 마주하지는 않았는지. 대답 없이 묵묵히 서 있는 나무는 자신을 찾은 이들을 향해 큰 팔을 반가이 흔들어 댔다. 윌슨그루터기 조몬스기가 아니라도 야쿠시마에는 수령 1,000년 이상의 고목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윌슨그루터기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거대하다. 베지 않고 그냥 뒀더라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 지금부터 약 300년 전에 베어져 그루터기만 남은 것으로 보이는 이 나무는 1914년경 미국 식물학자 아네스트 헨리 윌슨 박사가 연구를 위해 야쿠시마를 찾아와 숲속을 헤매던 중 비를 피하다 우연히 이 그루터기를 발견했다. 그런 이유로 윌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추정 수령은 약 2,000년이고 둘레는 13.8m인 것을 감안할 때 높이는 약 20m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텅 비어 있는 그루터기 안에는 작은 신주가 놓여져 있고 하늘에는 하트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어 로맨틱한 신혼방을 연상케 한다. 오오카부보도 윌슨그루터기를 지나면 좁은 열차 궤도가 뻗은 오오카부보도大株步道를 걷게 된다. 궤도 위에는 발이 빠지지 않도록 보행용 판이 설치돼 걷기 쉽도록 되어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철로 옆의 벼랑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워낙 커다란 나무를 옮겨야 해서 운반의 편리를 위해 이러한 철길을 놓았겠지만 야쿠시마 사람들에게는 약탈의 수단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철길 주변의 삼나무들은 자신을 베고 운반하기 위한 철로 옆에서 이끼를 덮은 채 하나로 어우러져 자라나고 있었다. 시라타니운수계곡 <원령공주>의 숲의 실제 모델이 된 풍경은 시라타니운수白谷雲水계곡에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다. 제작기간 4년, 제작비 240억원이 투자된 <원령공주>는 일본에서 1,42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는 큰 인기를 누렸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95년 5월 시라타니운수계곡을 지나 조몬스기를 살펴보는 등 실사를 다녀왔고 이 경험은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녹아났다. 특별한 표지판도 없지만 관광객들은 <원령공주>에 등장했던 배경과 흡사한 곳 앞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한다. 가만히 바라보노라면 당장이라도 영화 속 주인공이 저 이끼의 숲 너머에서 사슴과 늑대를 타고 나타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큰 윌슨 그루터기 입구 / 산에서는 사슴이나 원숭이를 흔히 볼 수 있다 커다란 나무 그루터기는 벌채의 흔적이다 / 철로가 놓인 오오카부보도 글·사진 김명상 기자 취재협조 JT투어 02-732-1950 ▶travie info 항공편 대한항공이 가고시마까지 주 3회 직항 운항 중이다. 가고시마에서 야쿠시마까지는 비행기로 35분, 고속선은 1시간45분~3시간, 페리 4시간이 소요된다. 비행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대부분 저렴한 고속선을 타고 이동한다. 가고시마항에서 Toppy, 코스모라인 2개의 배를 이용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도 가능하다. 이것저것 귀찮을 때는 한 번에 정리해 주는 국내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JAL 국내선 예약 0120-25-5971 가고시마-야쿠시마 고속선 정보 Toppy www.tykousoku.jp/, 코스모라인 www.cosmoline.jp/ 야쿠시마 국내여행사 JT투어 02-732-1950 트레킹 시기 야쿠시마는 연중 비가 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연간 강수량이 평지는 약 4,500mm로 도쿄의 3배에 달하며, 산악지대는 약 7,500mm의 엄청난 비가 내린다. 따라서 비교적 비가 적은 3~5월과 10~12월 중순이 걷기에 좋고 날씨가 맑을 확률도 높다. 연간 평균기온은 19.5도 정도이며, 12월 중순의 경우 최저기온은 8도에서 최고 13도 수준이다. 유의사항 8월 한여름에도 산장에서 숙박할 경우 추위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침낭과 두툼한 옷은 필수품. 부족한 장비는 야쿠시마 현지 렌탈숍에서 빌릴 수 있다. 침낭 1,000엔, 매트 500엔, 헤드랜턴 500엔, 기능성 비옷 1,500엔, 스틱 500엔 수준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한국군 대령, 오바마 취임연서 “축하” 영상통화

    한국군 대령, 오바마 취임연서 “축하” 영상통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을 기념하는 연회가 21일(현지시간) 밤 워싱턴D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군 장교 1명이 한국에서 영상 통화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 17사단 102연대장인 표세우(47)대령. 미국 대통령 취임 연회에서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전 세계 미군들을 인공위성 영상통화로 격려하는 것은 관례이나 한국군 장교의 참석은 처음이다. 표 대령은 이날 주한미군 및 카투사 병사 11명과 함께 경기도 동두천시 미 2사단 캠프 케이시 기지에서 5분 동안 미국 현지와 연결된 위성 영상 통화에 참석했다. 워싱턴에서 4000여명의 미국 군인과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표 대령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에게 “지난 60년간 굳건한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 됐다”면서 “양국은 최고수준의 전투태세를 갖출 것”이라며 취임을 축하했다. 군내 소문난 미국통인 그는 육사 45기로 생도 시절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위탁교육을 다녀오기도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군 장교의 이날 행사 참석은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해 전적으로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표 대령은 “미군에게 있어 우리 군의 위상이 그만큼 높고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韓에 시진핑 면담주선 우호적…日에 센카쿠갈등 우회 압박 분석

    中, 韓에 시진핑 면담주선 우호적…日에 센카쿠갈등 우회 압박 분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방중 특사단 대표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23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를 만나 박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아베 신조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22일 방중, 대중 외교전에 나섰다. 한·일 간 ‘특사 경쟁’에서 중국은 일단 한국 측에 우호적인 양상이다. 방중 일정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두루 주선하고 있다. 한·중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인 동시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칭화(淸華)대 국제전략 및 공공외교센터 자오커진(趙可)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과 중국의 친밀도를 보여줌으로써 일본에 대중 관계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은 ‘중국 포위’ 전략인 ‘아베 독트린’으로 중국을 위협하면서도 양국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야마구치 대표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센카쿠 문제 타개책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마구치 대표는 전날 밤 기자들과 만나 “양쪽이 각자 주장에 근거해 실력으로 부딪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센카쿠 문제의 해결을 장래 세대에 맡기자”고 주장했다. 양쪽이 영유권 주장과 대립을 유보하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줄곧 “센카쿠는 일본의 고유영토로 영유권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야마구치 대표는 양국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아베 총리의 친서를 갖고 방중했지만 시 총서기와의 면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민자발전사업에 대기업 눈독 왜?

    민자발전사업에 대기업 눈독 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민자발전사업에 삼성과 SK, 포스코 등 대기업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사업 규모보다 투자금이 적은 데다 30여년 동안 10%가 넘는 안정적인 수익을 정부가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력 산업’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처럼 발전수익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발전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SK E&S, GS-EPS, 포스코에너지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민간 화력발전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대부분 10%대를 웃돌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한 GS파워와 LNG복합발전소 2기를 운영 중인 GS EPS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각각 10.6%, 12.6%로 나타났다. 한전 등 공기업을 제외하면 GS와 더불어 국내 에너지 산업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SK그룹 계열의 SK E&S도 2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기의 LNG복합발전소를 보유한 포스코에너지 역시 9.5%를 기록하는 등 일반 제조업(4%안팎)에 비해 최소 2~3배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민간기업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정산조정계수(발전원별로 이윤을 제한하는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매일 전력을 구매할 때 원가가 낮은 발전사의 전력부터 구매한다. 하지만 가격은 그날 사들인 가장 높은 가격으로 정한다. 실제로 전력거래 시 원료비가 가장 싼 원자력(㎾당 39.2원)과 석탄(67.22원) 순으로 전력을 사고 그래도 부족한 전력은 원가가 비싼 LNG(225.89원) 발전소에서 구입하게 된다. 전력거래소의 최종 구매가격은 가장 비싼 225.89원으로 정한다. 원자력과 석탄으로 만들어진 전력도 이 가격을 주고 산다. 원자력과 석탄 발전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수원과 한전 발전 자회사는 막대한 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정산조정계수라는 제도로 이익을 5% 내외로 제한한다. 하지만 민간발전사는 이러한 조정계수의 적용을 받지 않고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9·15 순환단전 사태 이후 전력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산업체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일제히 추위와 더위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면서 절전에 동참해 왔지만 정작 화력발전사업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의 화력발전회사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자 전력업계 일각에서는 “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20년이면 대기업이 보유하게 될 화력 발전용량은 1176만㎾로 전체 화력발전의 74.4%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이 같은 민간 사업자의 과도한 이익은 바로 한전의 손실로 이어지고 곧 전기요금 상승으로 국민적 부담을 안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전력구매 가격기준인 계통한계가격(SMP)에 상한선을 두는 내용을 담은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참여를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 전력산업 구조상 일정 부분 이익을 제한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전력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박근혜·아웅산 수치 29일 만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9일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20일 “박 당선인이 체육행사 때문에 방한하는 수치 여사를 접견하는 일정을 잡았으며, 29일쯤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 초청돼 28일 닷새 일정으로 방한한다. 박 당선인과 수치 여사는 회동에서 세계 평화와 미얀마의 민주화 증진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라는 점, 부친이 국가지도자였다는 점, 비극적 가족사를 딛고 일어섰다는 점 등 공통분모가 적지 않아 이번 회동에서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88년 미얀마 민주민족동맹(NLD)을 조직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수치 여사는 군부 독재 체제에서 수차례 가택연금을 당했으며 2010년 말 석방됐다. 석방과 재구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비폭력 평화 투쟁을 고수했으며,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부고] ‘美인권운동 상징’ 첫 흑인 대학생

    1960년대 미국의 인종 차별 정책에 반기를 들고 미 앨라배마대학교 최초의 흑인 대학생이 된 제임스 후드가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0세. 로이터 등에 따르면 후드는 이날 앨라배마주 개즈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한 조지 윌리스 전 앨라배마 주지사에게 맞서 1963년 6월 11일 또 다른 흑인 학생인 비비언 말론과 함께 전교생이 백인인 앨라배마 대학교에 입학, 미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윌리스 전 주지사는 1963년 1월 취임연설에서 “인종 분리 정책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존 F 케네디 행정부의 인종 평등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윌리스 전 주지사는 후드의 대학 건물 진입을 막았지만, 흑인에게 대학 입학을 허가하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령으로 후드는 연방군의 호위를 받으며 입학금을 내고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후드는 학교를 떠났다가 1997년 돌아와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윌리스 전 주지사는 1996년 후드를 만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후드는 1998년 윌리스 전 주지사의 장례식에 참석해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윌리스 전 주지사는 변했다며, 그를 용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여섯줄의 울림, 그것만으로 행복”

    “여섯줄의 울림, 그것만으로 행복”

    1980~90년대 KBS ‘토요명화’의 시그널 음악으로 쓰여 더 친숙한 ‘아란후에스 협주곡’.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작품이다. 스페인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로드리고의 서거 10주년 기념음악회가 2009년 마드리드 국립음악당에서 열렸다. 음악회의 대미인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한 기타리스트는 한국인 장대건(39)이었다. 전설적인 가야금 명인의 10주기 추모 공연에서 미국인이 산조를 연주한 격이다. 그가 기타를 만난 건 우연이다.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딱히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외려 격투기에 꽂혔다. 합기도를 배우다가 팔꿈치를 다쳤다. 그 무렵 친형이 클래식기타를 튕기기 시작했다. 샘 많은 꼬마는 형님의 어깨너머로 코드를 배웠다. 금방 앞질렀다. 주위에서 제대로 기타를 배워 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기타리스트 내한 공연은 다 봤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던 시절이 아니라서 팸플릿을 유심히 봤다. 공통 키워드가 있더라. 스페인, 안드레스 세고비아와 호세 토마스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고1 무렵 스페인 유학을 결심했다. 겁도 없이 세고비아의 수제자 호세 토마스를 찾아가겠다고 결심했다. 막상 유학을 알아보니 토마스는 어린 학생들은 제자로 거두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가족끼리 알고 지내던 음악평론가 이상만 선생은 바르셀로나 리세오 왕립음악원을 권했다. “무모했다. 기타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으니까 가능했다. 스페인어를 몰라 손짓, 발짓으로 밥을 얻어먹는 수준이면서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꿈은 이뤄졌다. 3년 뒤 알리칸테 고등음악원에서 토마스의 가르침을 받게 됐다. 토마스는 1990년대 초반 협심증으로 쓰러졌다. 기적적으로 회복했던 1994~97년 장대건과 만났다. 그리고 1998년 협심증이 재발해 세상을 등졌다. 장대건으로선 운도 따랐던 셈이다. 토마스를 사사하면서 당대의 기타리스트 알바로 피에리와도 인연을 맺었다. 배타적일 만큼 ‘라인’을 중시하는 한국에서였다면 꿈도 못 꿀 일. 장대건은 “운 좋게 양다리를 걸쳤다. 토마스 선생이 기타 교수법의 최고봉이라면 피에리는 현역 연주자로는 최고였다. 토마스 선생은 연주자의 개성보다는 작곡가가 요구하는 대로 연주하길 원했다. 한 3년쯤 지나니 머리가 좀 커진 모양이다. 내 정체성을 고민하던 무렵이라 (토마스 선생보다) 피에리 선생에게 끌렸다”고 설명했다. 3년 뒤 알리칸테를 졸업하고서는 스위스 바젤 국립음대로 떠났다. 토마스와 더불어 세고비아의 수제자로 꼽히는 오스카 길리아를 모셨다. 강호 고수들의 필살기를 모두 익힌 무협소설 주인공처럼 장대건은 당대 대가들을 흡수했다. “먼저 길리아 선생을 만나고 나중에 토마스 선생을 만났으면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 기본기와 작곡가의 의도를 중시하는 토마스 선생에게 배운 뒤 나만의 음악을 찾아 헤맬 무렵 길리아 선생을 만난 건 행운이다. 길리아 선생은 늘 ‘똑같은 도, 레, 미여서는 곤란하다. 너만의 소리, 분위기, 뉘앙스,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199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기타부문 3위에 입상한 것을 비롯해 루이스 밀란(스페인), 칸(멕시코), 사라우츠(스페인) 콩쿠르 우승 등 20여개 대회에 입상했다. 하지만 그는 “콩쿠르에 목을 맨 건 아니다. 처음 몇 번 떨어지다가 입상을 하니 자신감은 생겼지만 자만하진 않았다. 순위나 명예는 신경 쓰지도 않았다. 입상으로 연주 기회가 생기고, 2등만 해도 두세 달 생활비가 나오니까 나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콩쿠르는 얼핏 근사해 보이지만 고약한 열매다. 심사위원 여럿을 만족시키려면 개성을 죽여야 한다. 그래서 콩쿠르에 목숨을 거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다.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고민할 나이에 콩쿠르에서 먹힐 스타일로 몇몇 곡들만 연습하다 보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일본 영향 같은데 세계 3대 콩쿠르란 식으로 줄 세우는 풍토도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고도(古都) 살라망카를 거점으로 유럽은 물론 일본과 멕시코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장대건이 모처럼 국내 팬들과 만난다. 2003년 귀국 독주회를 했으니 한국 무대 데뷔 10주년인 셈. 올 봄 발매 예정인 4집 앨범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오는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에스테반 다사와 이사크 알베니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곡을 들려준다. 장대건은 “개인적으로는 바흐의 샤콘이 가장 기대된다. 10여년 만에 연주하는 만큼 새롭게 편곡하고 있다. 바이올린곡인 원곡과는 달리 풍부한 베이스의 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노련한 그에게도 리사이틀은 떨리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보기엔 (나 같은 연주자가) 팔자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하하. 그런데 일년을 휴가처럼 보내도 실상 하루도 휴가가 없다. 연습을 하거나, 악보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불안하고 죄책감까지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금융CEO 2013을 말하다] (7)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7)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은행은 저축하는 곳이고 보험은 보장 기능이 기본입니다. 올해도 증시 상황이 좋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하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유상호(53)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본립도생’(本立道生)을 강조했다. 기본이 서면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고수익 상품으로 차별화하면 다른 금융권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7년 한투증권 사장에 선임된 그는 은행과 증권을 꿰뚫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1986년 은행원(한일은행)으로 출발해 1988년 대우증권으로 옮겼다. 1992년부터 7년 동안 영국 런던법인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별명이 ‘영국 신사’다. 유 사장이 정의하는 증권업은 ‘중개인’이다.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대는 사람을 이어주고 그 사이에서 수수료를 받는 게 증권업의 본질이란 것이다. 유 사장은 “투자 수익을 올린다거나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건 부수 업무”라면서 “주식 중개와 기업공개(IPO) 등의 수수료로 일반 관리비를 충당할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순이익 업계 1위를 달성한 것도 기본에 충실한 덕이라는 게 유 사장의 생각이다. 위탁수수료에 의존했던 수익 구조를 증권사 본업에 맞게 다변화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밤’(IB-AM)이다. 이밤은 IB(투자은행) 업무와 AM(자산관리서비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사업모델로, 한투증권이 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 사장은 “2012 회계연도에도 1위 수성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2015년까지 아시아 톱5 투자은행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70조원인 고객 예탁 자산 규모를 3년 안에 100조원으로 끌어올릴 작정이다. 이를 위해 리서치 센터를 강화했다. IPO를 하든 인수 영업을 하든 리서치는 의사결정의 기본이라는 판단에서다. 애널리스트 활동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구축했다. 열심히 일하는 애널리스트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해줄 방침이다. 유 사장은 “리서치는 정보기술(IT)로 따지자면 연구개발(R&D)과 같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기업 정보를 전달해야 투자자도 살고 증권사도 살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경제지인 아시아머니가 주관하는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올해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한국 관련 평가 9개 부문을 ‘올킬’(전 부문 1위)하기도 했다. “창업 회사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만큼 투자 자금이 절실합니다. 자본시장의 순기능이 활발하면 기업의 투자자금이 풍부해지고 결국 이들이 살면 일자리 역시 풍부해질 겁니다.” 새 정부가 강조한 일자리 창출이 자본시장의 순기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다. 유 사장은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 전문시장인 코넥스 개설과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올해엔 꼭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알제리軍, 가스전에 발포… 인질·무장세력 수십명 사망

    북아프리카 알제리 정부군의 공격으로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가 억류한 외국인 인질과 무장세력 수십명이 사망했다. 알제리군이 이날 헬기를 동원해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알제리 동남부 인아메나스 가스 생산시설 단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인질 34명과 무장세력 15명이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숨진 인질들의 국적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인포 라디오는 “다른 인질 26명은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알제리군은 무장세력이 인질을 데리고 가스전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때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외국인 피랍을 주도한 이슬람 무장단체 ‘복면 여단’의 대변인은 “알제리 정부군의 헬기 공격으로 지도자 아부 엘 바라아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프랑스24 TV는 무장단체가 일부 인질의 몸에 폭발물을 벨트로 묶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는 앞서 군 병력과 헬기를 동원해 가스전을 포위한 채 20여명의 무장세력과 대치했다.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한 이 무장단체는 지난 16일 가스전을 점령해 미국인 7명과 영국인, 일본인, 프랑스인, 노르웨이인 등 총 41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알제리가 말리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프랑스에 영공을 개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다호 울드 카블리아 알제리 내무장관은 이 과정에서 영국인 1명, 알제리인 1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인질 가운데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으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을 통해 알제리 외교 당국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한국인 인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만에 하나 가능성에 대비해 계속 확인 작업 중이며 현지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앞서 알제리군이 철수하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 알제리 정부에 협상 의사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말리에 구금 중인 이슬람 대원 100명과 외국인 인질의 맞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알제리 정부는 “무장세력과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면서 인질 석방을 위한 다국적군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알제리 정부는 아직 이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배후는 아프리카 사하라 일대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이슬람 전사 모크타르 벨모크타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제리 출신의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의 전신이자 강경 무장 분파인 살라피스트 선교전투그룹(GSPC)의 공동 창립자로, 20여년간 여러 건의 외국인 납치 사건에 관여해 온 범죄 조직의 거물로 알려져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쌍용차 국정조사 1월 국회 암초로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1월 임시국회 개회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여야는 오는 24일 국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 입장을, 민주통합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개회 일정을 최종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1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못하면 이달 내 정부조직개편안 통과가 어렵게 되고 장관 인선과 인사청문회 일정이 순연되면서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새 정부 진용을 갖추지 못하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성직자 과세 없던 일로 해선 안 된다

    정부의 성직자 과세 방침이 청와대와 종교계의 반대로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언론의 이런 보도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성직자 과세 방침이 전면 철회된 것은 아니다”면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주 내에 있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성직자 과세가 제외될지 여부를 봐야 할 것 같다. 원칙이 확고하다면서 매번 칼을 빼들었다가 다시 집어넣어 버리는 정부 당국의 행태는 답답한 지경을 넘어 비겁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성직자 과세 논란은 지난 2006년 국세청이 당시 재정경제부에 성직자에 대한 과세가 가능한지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정부는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방기해 오다 지난해 3월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마침내 실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종교계의 반발로 지난해 8월 세제 개편안에서 제외됐고, 이번에는 확실하게 되는가 싶었는데 또 무산될 위기다.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해 성직자 비과세 관행이 위헌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천주교 성직자들은 이미 1994년부터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소득세를 내고 있으며, 일부 개신교 목사들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는 상황이다. 몇몇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성직자에 대한 과세를 찬성할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이제 성직자라고 특별한 세제 혜택을 받을 이유는 없다. 성직자 과세를 강행해도 세수 증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입장인데,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공평과세 원칙의 정립을 위해서 성직자 과세는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성직자들의 종교활동은 근로가 아니라 봉사이므로 소득세를 과세해서는 안 된다는 게 종교계의 논리다. 이 문제는 성직자 소득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면 될 일이다. 없던 일로 덮어둘 게 아니라 이번 세제 개편안에 포함시켜 단계적 시행의 첫발이라도 내딛도록 해야 한다.
  • “택시법 부작용 우려” 반대 기류 반영한 듯

    “택시법 부작용 우려” 반대 기류 반영한 듯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지를 나타낸 건 국무위원 대부분이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낸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주무 장관인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해외에도 사례가 없다”며 여객선, 전세버스 등 다른 기타 교통수단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난색을 표시했다. 지자체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법이 통과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택시법이 공포되면 택시업계는 대중교통 수단에만 제공됐던 유가보조금을 지급받고 부가가치세·취득세를 감면받는 등 1조 9000억원대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수송분담률이 9%에 불과한 택시업계에 버스(31%), 지하철·기차(23%)와 함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재원 법제처장은 “대중교통의 정의가 다른 법과 혼돈이 있을 수 있어 재의 요구 요건은 갖추고 있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는 사실상 지난 1일 택시법을 통과시킨 정치권에 대한 우회적인 성토장이 됐다. 한편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세종청사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도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이 시작될 때부터 정부 기관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세종시를 찾지 않았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의 국무회의도 6·25 전쟁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역대 첫 기록이다. 이날 회의는 서울에서 이동하는 장관들의 편의를 위해 평소보다 두 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열렸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라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세종시로 정부 부처가 이주하고 있어 근무환경이 불편하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중요 부처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국력 낭비고 국민에게 죄송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역사적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세종시가 이른 시일 안에 근무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정상화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건 서울과 세종시로 행정 기능이 이원화되면서 정부 업무의 비효율성 현황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 기관 이전이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장관들이 실제로 거의 머물지 않는 데다 출퇴근 여건과 주거 및 치안, 교육 문제 등 인프라 불만이 커지며 세종시 공무원 홀대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고수하면서 청사 건축이 지연된 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시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토요타 1년 만에 1위 탈환, 엔저 타고 세계 車시장 요동

    토요타 1년 만에 1위 탈환, 엔저 타고 세계 車시장 요동

    새해 들어 세계 자동차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내줬던 1위를 탈환한 토요타의 수성과 GM의 선두 탈환 의지가 맞물리면서 1, 2위 업체 간 불꽃 경쟁이 예상된다. 5위에 오른 현대·기아차도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점유율 싸움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5일 요미우리신문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다이하쓰공업, 히노 자동차를 포함해 지난해 970만대를 판매함으로써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판매량은 전년보다 22% 증가했고, 아울러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GM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929만대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토요타에 내줬다. GM은 77년간 글로벌 판매 1위를 고수하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토요타에 밀린 뒤 2011년 정상을 잠시 되찾았다가 1년 만에 다시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지난해 907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토요타 아키오 최고경영자(CEO)는 다시 찾은 왕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미국에서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소형 세단 코롤라 푸리아 콘셉트카는 화려하게 장식한 후미등을 비롯해 독특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전까지 토요타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이라면서 “푸리아는 토요타 CEO의 전략 변경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어 중국 내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점을 감안, 2013년에는 GM이 정상을 재탈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환율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 아베 정부의 양적 완화로 어느새 88.905엔으로 떨어진 엔화가치는 앞으로 100엔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에 1050원대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일본차 업체들이 대지진과 토요타 리콜 사태 등의 영향에서 거의 벗어난 상황에서 엔저 효과로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토요타의 경우 엔·달러 환율이 1엔 상승할 때 연간 350억엔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차 업체는 이런 환차익을 토대로 북미시장 등 세계 곳곳에서 차량 가격 인하 또는 인센티브 확대 전략을 쓸 수 있다. 토요타가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인 엘란트라에는 코롤라, 쏘나타에는 캠리, 싼타페에는 라브4 등 동급의 ‘맞수 차량’을 적극 내세울 수도 있다. 이 경우 올해 내실경영을 통해 자동차 제값 받기에 주력하는 현대·기아차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기조에 따른 환차익으로 일본차 업계는 총알이 생기는 반면 우리는 무기가 없어지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올해 현대·기아차도 일본차 업계에 맞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가격인하 정책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울산 ㈜경동도시가스를 가다

    [향토기업 특선] 울산 ㈜경동도시가스를 가다

    ㈜경동도시가스는 울산과 양산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1977년 6월 울산연탄으로 시작한 경동도시가스는 1984년부터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에너지와 환경분야에서 모색하는 등 에너지 솔루션 선도기업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창사 36년 만에 에너지기업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경동도시가스는 혁신경영을 통해 다량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감한 투자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237명의 직원 중 185명이 기술사와 기능장, 기사 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국내외 특허만 19건에 이른다. 여기에다 ㈜경동나비엔과 ㈜경동건설, ㈜경동개발 등 에너지·보일러·생활환경기기·건설·친환경 소재·신재생에너지·해외자원개발 등의 분야에 10개 관계·계열사를 설립해 상호 보완·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가스공급으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2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동종 업체들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한 자릿수인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실제로 2005년 공급량과 매출액은 9억 6900만㎥에 4545억원으로 집계됐다. 6년 뒤인 2011년에는 공급량 23억 8000만㎥에 1조 8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경동도시가스는 전국 33개 도시가스 기업 가운데 2위로 도약했다. 경동도시가스의 고속성장은 공격적인 시장 개척에서 비롯됐다. 송재호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 임직원은 직접 발로 뛰며 업체를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석유 등 경쟁 연료와 비교해 천연가스 투자 대비 경제적 효율성을 설명하고 향후 청정연료 사용이 가져다주는 친환경적 이익 등을 강조했다. 경동도시가스는 개별 기업의 상황에 알맞은 연료정책을 제안했다. 천연가스를 사용할 경우 해당 기업의 연료비용 전망을 계량화해 체계적인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기술력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가스 관련 특허만 한국 13건, 미국 4건, 일본 2건 등 모두 19건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출원 중인 특허도 1건 있다. 끊임없는 직원 교육도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원 185명이 기술사(1명), 기능장(60명), 기사(27명), 산업기사(97명) 등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 ‘고객 중심 서비스’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기존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고 잠재 고객에게는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6월 관련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의 ‘소비자 중심 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CCM인증 획득으로 한 차원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다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각종 민원 등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고객의 소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동도시가스는 직원을 가족처럼 사랑하는 가족친화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직원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탄력적 근무제와 자녀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 부양가족 지원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스보일러 무료 설치와 1사1하천 정화운동, 1사1촌 도·농교류활동, 사랑의 헌혈운동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9년에는 실업 테니스팀을 창단해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동도시가스는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한 향토기업”이라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고객의 행복에 보탬이 됨으로써 기업의 수익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서울 정릉동 김정인·이선영씨 부부의 집에는 두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다. 뇌졸중과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정인씨 어머니와 치매를 앓고 있는 선영씨 어머니다. 어린아이가 된 두 어머니를 위해 부부는 자식이 아닌 부모가 됐다. 오래전 부모님이 자식들을 사랑으로 길러냈듯 두 어머니의 호출에 언제든 달려가는데…. ■삼국지(KBS2 밤 1시) 사마의는 위흥 태수 신의에게서 맹달이 제갈량과 신성에서 대군을 일으켜 낙양을 취하고, 천자를 체포할 거란 말을 듣고 맹달의 목을 벤다. 사마의는 맹달의 목을 조예에게 바치고, 조예는 장안과 낙양의 병력을 사마의에게 넘기고 제갈량을 공격할 것을 명한다. 사마의는 촉군의 군량 소재지인 가정을 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토크클럽 배우들(MBC 밤 11시 15분) 배우 9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자의 개성을 지닌 배우들. ‘럭셔리 카리스마’ 심혜진, ‘절대미모’ 황신혜, ‘채플린 박’ 박철민, ‘예만옥’ 예지원, ‘피오나 고’ 고수희, ‘원더풀 송’ 송선미, 그리고 2013년 최고의 기대주 신소율, 고은아, 민지를 비롯해 ‘로맨틱 가이’ 존박이 함께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제작진 앞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서 한 통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초대장을 따라 찾아간 경북 포항의 한 마을에서는 신명나는 사물놀이가 한창이었다. 추위도 잊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사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바로 청림좋은이웃지역아동센터 아이들로 6년째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었는데….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나라의 노동자들에게도 해고와 실업의 위험은 늘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을 두려워하는 노동자들은 없다. 프로그램은 해고와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국가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최고의 복지는 노동복지를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확인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인천 시내의 한 마트에 절도범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범인은 대담하게도 마트 영업시간에 찾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범인이 노리는 것은 오직 분유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모자를 눌러써 얼굴 확인은 불가능했지만 30대 여성인 것으로 추정됐다. 생계가 어려워 범행을 결심한 젖먹이 엄마의 범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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