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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처 원점 재검토 속내 드러낸 檢… 결국 핵심은 ‘현행대로’

    공수처 원점 재검토 속내 드러낸 檢… 결국 핵심은 ‘현행대로’

    수사종결권·영장청구권도 유지 특별수사는 5개 지검에만 집중 靑 ‘권력기관 개혁방안’과 달라 “기존 권한 중 내놓은 것 없다” 지적 검·경 수사권 갈등 더 거세질 듯 검찰이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경찰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등 검·경 수사권 문제의 핵심 부분에 대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독립기구로 만들기로 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마저도 행정부로부터 독립한 공수처에 수사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20년 가까이 추진과 무산을 반복해 온 공수처에 대해 검찰총장이 다시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검찰이 기존에 가진 권한 중 내놓은 것은 사실상 하나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문 총장은 이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검찰 입장을 전했다. 문 총장은 특별수사 조직과 인력을 줄여 직접 수사를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사의 직접 수사를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직접 수사 축소에 대해서는 분야를 제한하지 않았다. 특별수사를 줄이는 방안으로는 서울중앙, 대전, 대구, 부산, 광주 5개 지검에 특별수사를 집중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외 지역에서는 반드시 직접 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범죄 첩보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검찰은 경찰에 대한 지휘와 통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질문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총장은 “경찰 정보 기능이 확장되다 보니 (범죄정보뿐 아니라) 동향정보나 정책정보로 확장됐다”며 “(이는) 사찰정보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 및 수사 기능을 분리한) 자치경찰제 문제가 수행되지 않고서 수사권이 (곧바로) 경찰로 넘어가면 국가적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과거에는 수사의 효율성이 중요했다면 오늘날에는 수사의 적법성이 강조된다며 경찰에 대한 검사의 사법 통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경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도 부연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본권을 이중으로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유지돼야 할 사법 통제 장치라고 강조했다. 문 총장이 공수처 도입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문 총장은 “공수처가 도입된다면 위헌적인 요소를 빼야 한다고 본다”며 “삼권분립 등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공수처를 행정부 소속으로 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줄곧 공수처 도입에 우려가 많았던 검찰의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국회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국회에서 위헌 소지도 논의해 달라는 의견을 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공수처에 대해 검찰 내부 의견이 나뉘는 만큼 총장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며 “공수처의 견제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공수처 제도를 원점 재검토하자는 뜻을 담은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해석했다. 이날 검찰이 내놓은 개혁 방안은 앞서 청와대가 제시한 ‘권력기관 개혁 방안’과는 거리가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특별수사 분야를 경제와 금융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제·금융, 부패, 공직자, 선거범죄에 대해서만 1차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권고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방안보다도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훈 국정원장에 ‘높은 의자’ 내준 아베…‘재팬 패싱’ 우려 때문?

    서훈 국정원장에 ‘높은 의자’ 내준 아베…‘재팬 패싱’ 우려 때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총리 공관에서 한국 외교 사절을 접견할 때 언론이 주목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접견실 의자 높이다.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 지난해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도쿄 지요다구 나카타초 총리 공관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높이가 눈에 띄게 낮았다. 한국 사절이 앉았던 의자는 분홍색이고, 아베 총리 의자는 청록색에 금색 꽃무늬가 있는 의자다. 분홍색 의자는 청록-금색 의자보다 높이가 현저히 낮다. 더 높은 의자에 앉은 아베 총리가 한국 측 인사를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한국 외교 인사를 맞이할 때마다 ‘낮춰 대하는’ 의전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매번 나왔다.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해 6월 일본 총리 관저를 찾았을 때에는 의자 높이를 미리 살펴보고 ‘그렇게 하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일본 측에서 분홍색 의자 2개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난 13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남북·북미정상회담 관련 상황을 주변국에 전달하기 위해 일본 총리 관저를 방문, 아베 총리를 면담했을 때에는 어땠을까. 이날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가 앉은 의자는 모두 청록-금색꽃무늬 의자로 높이도 동일했다. 정세균 의장 방문 당시 분홍색 의자로 ‘높이를 낮춰’ 맞춘 것과 달리 이번엔 ‘높이를 높여’ 맞춘 셈이다.의자 배치에 대해 한일 양국 간 사전 조율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 기자들 사이에선 “한국 언론의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인가”라는 추측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가운데 홀로 적대적인 대북 정책을 고수하다가 ‘재팬 패싱’(일본 소외) 우려를 빚은 일본 정부가 스스로 ‘의자 차별’을 개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총리 공관 측은 별다른 확인을 해주진 않았다.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은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지만, 이를 훌쩍 넘긴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장직원·화학도·공무원… 하루키처럼 ‘불현듯’ 작가 됐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설집으로 출판계를 뒤흔든 무명작가가 있다.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이상 요다)를 쓴 김동식(33)씨다. 지저세계, 외계인 침공, 말하는 목각 인형, 손가락이 열두 개인 신인류 등 만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의 서늘한 이면을 짚어낸 짧은 글들을 모았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회색인간’은 약 두 달 반 만에 6쇄, 2만 2000부가 팔려나갔다. 유명 작가의 소설이 1만부를 찍기도 어려운 요즘 이례적인 흥행 성적이다.●‘누구나’ 소설가 될 수 있어김씨가 글쓰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그래서 놀랍다.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2006년 서울에 올라왔다. 외삼촌의 권유로 서울 성수동의 한 주물공장에서 금형에 뜨거운 쇳물을 부어 단추, 지퍼, 액세서리 등을 찍어내는 일을 2016년 말까지 10년간 했다. 김씨는 2016년 5월 특별한 목적 없이 자주 들르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 공포게시판에 첫 번째 글 ‘이미지 메이킹’을 올렸다. 김씨의 말을 빌리자면 “엉망진창”인 소설이었지만 ‘다른 글도 보고 싶다’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평소 책을 거의 보지 않았던 김씨를 가르친 건 온라인 독자들의 댓글과 포털사이트였다. 김씨는 사람들이 오유 게시판에 올린 창작글을 통해 기승전결과 반전의 서사를 배우고, 인터넷에서 ‘글 쓰는 법’을 검색하며 작법을 익혔다. 김씨는 “공장에서 내가 만든 수만 개의 물건은 누가 쓰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가 올린 글을 본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 때문에 창작의 중독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첫 작품을 올린 이후 김씨는 지금까지 360여편에 달하는 단편을 완성했다. “최소 3일에 1편씩은 쓴다”는 개인적인 원칙을 고수한 결과다.이 소설집을 기획한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는 “어느 시대든 소설이라는 것은 그 시대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김 작가의 등장은 소설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규정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최근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고, 작가들이 (등단과 관련한) 물리적인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글쓰기에 대한 도전 자체가 무한대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작품의 질과 순정성 등 기본적인 것만 뒷받침되면 누구나 스타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다.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지난 2월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25)씨는 최근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각각 ‘관내분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습작을 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이번에 다른 수상작과 함께 책으로 엮어 나온 ‘관내분실’(허블)은 죽은 사람들의 기억을 보관하는 도서관에서 분실된 엄마의 기록을 찾아나서는 딸의 이야기다. 과학적 공간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깊은 곳을 들여다본 이 작품은 “문장과 구성, 아이디어, 장르적 이해, 과학적 정밀함 모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김씨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생각을 글로 옮겨 적는 것에 익숙했다. 글쓰기는 그의 생활방식이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고. 주로 에세이를 많이 쓰던 그는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같은 과학책을 접하면서 새로운 글쓰기에 눈뜨게 됐다. 김씨는 “과학적인 소재를 이용해 인간 삶의 바깥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좀더 다양한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과학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소설 쓰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김씨는 작법서를 보면서 시험공부 하듯이 소설을 배웠다. 그는 “경험상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게 소설”이라면서 “단순히 어떤 기술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를 늘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업의 공무원이 소설이라는 모험에 도전장을 내민 경우도 있다. 현재 국회 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에서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이수(52·본명 김종규)씨. 평탄한 생활에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 소설을 택한 그는 2009년 문화센터에 등록해 소설 작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새벽 시간과 주말을 글쓰기에 할애했고 노력 끝에 2013년 단편 ‘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화려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럼에도 무명의 작가가 글을 실을 수 있는 지면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소설 공모전에 꾸준히 작품을 투고했다. 세계문학상 본선에 오르면서 편집자의 눈에 띄었던 장편 ‘가토의 검’과 ‘갈때기 포트’(이상 나무옆의자)는 각각 2015년과 올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그는 “글을 쓰면 아무래도 나 자신의 과거를 끌어들이게 되기 때문에 예전에 겪었던 아픔이 떠오르지만 글은 끝끝내 내 삶에 위로를 건넸다”면서 “은퇴 후에는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소설 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회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와 추리를 접목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목표다.●“침체된 문단 활력소로”비등단 작가·겸업 작가의 탄생은 침체된 문단에도 활력소가 될 만하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주류 문학 체계를 벗어나 동호회 등을 통해 자생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불현듯’ 작가가 됐다. 서른 살을 앞둔 1978년 도쿄 신주쿠 진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던 그는 문득 “재능이나 능력이 있든 없든, 아무튼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그날부터 재즈 카페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한밤중에 부엌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79년 문예지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은 그의 첫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가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밝혔듯 이처럼 소설은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라도 쓸 수 있는 매우 폭이 넓은 표현 형태”다. 거칠게 말하면 ‘아무나’ 작가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아무나 작가’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기성 문단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일을 하다가 혹은 공부를 하다가 하루키처럼 ‘불현듯’ 도전한 소설 쓰기가 어느덧 자신의 삶이 됐다는, 최근 주목받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 공장직원·화학도·공무원… 하루키처럼 ‘불현듯’ 작가 됐다

    공장직원·화학도·공무원… 하루키처럼 ‘불현듯’ 작가 됐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불현듯’ 작가가 됐다. 서른 살을 앞둔 1978년 도쿄 신주쿠 진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던 그는 문득 “재능이나 능력이 있든 없든, 아무튼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그날부터 재즈 카페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한밤중에 부엌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79년 문예지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은 그의 첫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가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밝혔듯 이처럼 소설은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거의 누구라도 쓸 수 있는 매우 폭이 넓은 표현 형태”다. 거칠게 말하면 ‘아무나’ 작가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아무나 작가’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기성 문단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일을 하다가 혹은 공부를 하다가 하루키처럼 ‘불현듯’ 도전한 소설 쓰기가 어느덧 자신의 삶이 됐다는, 최근 주목받는 작가들을 소개한다.지난해 12월 발표한 소설집으로 출판계를 뒤흔든 무명작가가 있다.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이상 요다)를 쓴 김동식(33)씨다. 지저세계, 외계인 침공, 말하는 목각 인형, 손가락이 열두 개인 신인류 등 만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의 서늘한 이면을 짚어낸 짧은 글들을 모았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회색인간’은 약 두 달 반 만에 6쇄, 2만 2000부가 팔려나갔다. 유명 작가의 소설이 1만부를 찍기도 어려운 요즘 이례적인 흥행 성적이다.●‘누구나’ 소설가 될 수 있어 김씨가 글쓰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그래서 놀랍다.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2006년 서울에 올라왔다. 외삼촌의 권유로 서울 성수동의 한 주물공장에서 금형에 뜨거운 쇳물을 부어 단추, 지퍼, 액세서리 등을 찍어내는 일을 2016년 말까지 10년간 했다. 김씨는 2016년 5월 특별한 목적 없이 자주 들르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 공포게시판에 첫 번째 글 ‘이미지 메이킹’을 올렸다. 김씨의 말을 빌리자면 “엉망진창”인 소설이었지만 ‘다른 글도 보고 싶다’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평소 책을 거의 보지 않았던 김씨를 가르친 건 온라인 독자들의 댓글과 포털사이트였다. 김씨는 사람들이 오유 게시판에 올린 창작글을 통해 기승전결과 반전의 서사를 배우고, 인터넷에서 ‘글 쓰는 법’을 검색하며 작법을 익혔다. 김씨는 “공장에서 내가 만든 수만 개의 물건은 누가 쓰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가 올린 글을 본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 때문에 창작의 중독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첫 작품을 올린 이후 김씨는 지금까지 360여편에 달하는 단편을 완성했다. “최소 3일에 1편씩은 쓴다”는 개인적인 원칙을 고수한 결과다. 이 소설집을 기획한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는 “어느 시대든 소설이라는 것은 그 시대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김 작가의 등장은 소설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규정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최근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고, 작가들이 (등단과 관련한) 물리적인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글쓰기에 대한 도전 자체가 무한대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작품의 질과 순정성 등 기본적인 것만 뒷받침되면 누구나 스타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다.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지난 2월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25)씨는 최근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각각 ‘관내분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습작을 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이번에 다른 수상작과 함께 책으로 엮어 나온 ‘관내분실’(허블)은 죽은 사람들의 기억을 보관하는 도서관에서 분실된 엄마의 기록을 찾아나서는 딸의 이야기다. 과학적 공간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의 깊은 곳을 들여다본 이 작품은 “문장과 구성, 아이디어, 장르적 이해, 과학적 정밀함 모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씨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생각을 글로 옮겨 적는 것에 익숙했다. 글쓰기는 그의 생활방식이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고. 주로 에세이를 많이 쓰던 그는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같은 과학책을 접하면서 새로운 글쓰기에 눈뜨게 됐다. 김씨는 “과학적인 소재를 이용해 인간 삶의 바깥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좀더 다양한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과학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소설 쓰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김씨는 작법서를 보면서 시험공부 하듯이 소설을 배웠다. 그는 “경험상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게 소설”이라면서 “단순히 어떤 기술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를 늘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업의 공무원이 소설이라는 모험에 도전장을 내민 경우도 있다. 현재 국회 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에서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이수(52·본명 김종규)씨. 평탄한 생활에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 소설을 택한 그는 2009년 문화센터에 등록해 소설 작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새벽 시간과 주말을 글쓰기에 할애했고 노력 끝에 2013년 단편 ‘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화려한 첫발을 내디뎠다.그럼에도 무명의 작가가 글을 실을 수 있는 지면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소설 공모전에 꾸준히 작품을 투고했다. 세계문학상 본선에 오르면서 편집자의 눈에 띄었던 장편 ‘가토의 검’과 ‘깔때기 포트’(이상 나무옆의자)는 각각 2015년과 올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그는 “글을 쓰면 아무래도 나 자신의 과거를 끌어들이게 되기 때문에 예전에 겪었던 아픔이 떠오르지만 글은 끝끝내 내 삶에 위로를 건넸다”면서 “은퇴 후에는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소설 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회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와 추리를 접목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목표다. ●“침체된 문단 활력소로” 비등단 작가·겸업 작가의 탄생은 침체된 문단에도 활력소가 될 만하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주류 문학 체계를 벗어나 동호회 등을 통해 자생적으로 글을 써 온 아마추어들이 생산한 작품은 문학성과 규범성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기존 작품이 채우지 못한 부분을 채우며 한국 문학의 저변을 넓혀 왔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주 여성이 일하기 좋은 나라 Top 10

    이주 여성이 일하기 좋은 나라 Top 10

    전 세계 여성 4명 중 약 1명이 “일 때문에 해외로 이주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당신에게도 해외에서 일해볼 생각이 있지만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 조사 결과를 한 번쯤 살펴봐도 좋을 듯싶다. 미국 경제전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해외거주자 네트워크 단체 ‘인터네이션’의 2017년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주 여성이 일하기 가장 좋은 나라 10개국을 공개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 세계 168개국으로 이주한 직장 여성 약 700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업 만족도를 평가한 이 조사에서 ▲예전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과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정규직 기준 주간 근무 시간에 따라 재평가했다. 순위 목록은 10위부터 1위까지 역순이다. 10위 아일랜드 - 이곳으로 이주한 여성들은 고용 보장이 높고 일과 생활의 균형이 좋다고 말한다. 대부분 여성은 의료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고수익 가능성: 51%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63%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1시간 9위 케냐 - 이주 여성 6명 중 1명은 1년에 15만 달러(약 1억6000만 원)를 번다고 말한다. 이는 전 세계 연평균 총 가계소득의 2배다. 그렇지만 많은 여성은 근로 시간이 길고 고용 보장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고수익 가능성 : 36%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0%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6.4시간 8위 미국 - 케냐와 마찬가지로 이주 여성 6명 중 1명이 연간 15만 달러를 넘게 번다고 말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 응답자의 약 절반만이 근무 시간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 가능성 : 62%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4%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3시간 7위 영국 - 이곳의 이주 여성들은 더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다고 인터네이션은 말한다. 하지만 응답자의 80%는 연봉이 7만 5000달러(약 8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며, 일부는 일상용품을 사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고수익 가능성 : 51%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7%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1.1시간 6위 카자흐스탄 - 이곳에서 인터뷰한 여성들 중 절반 이상이 일과 관련한 이유로 이주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왔거나 출신국 기업에서 파견됐거나 또는 현지 기업에 채용되는 등 그 이유가 다양했다.  고수익 가능성 : 62%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7%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5시간 5위 뉴질랜드 - 이주 여성들의 약 28%는 직장 때문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이주 여성의 약 3분의 1은 시간제(파트타임)로 일하고 있다.  고수익 가능성 : 53%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1%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 시간 : 41.8시간 4위 바레인 - 상위 10개국 중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여성들의 근로 시간이 가장 짧았다. 이주 여성의 77%가 일과 생활의 균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바레인은 뉴질랜드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이주 여성이 일하기 좋은 나라 상위 10개국에 뽑혔다.  고수익 가능성 : 65%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5%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0.9시간 3위 캄보디아 - 근무 시간과 고용 보장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러시아에서 온 한 이주 여성은 “이곳은 자기 계발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고수익 가능성 : 33%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3%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2.4시간 2위 미얀마 - 이주 여성의 39%는 기본적인 요구를 모두 충족할 만큼 충분한 가계 소득이 있다고 말했다.  고수익 가능성 : 46%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70%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5.5시간 1위 멕시코 - 이곳에 사는 이민 여성 3명 중 2명은 자기 일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온 한 이민 여성은 “이곳은 이민자들이 좋은 지위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고수익 가능성 : 29% 직업 전망에 대한 만족도 : 68% 정규직 기준 주간 근로시간 : 45시간 사진=rafaelbenari / 123RF 스톡 콘텐츠(위), 인터네이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검찰, 전두환에 5·18 회고록 소환 통보…전두환 불응

    검찰, 전두환에 5·18 회고록 소환 통보…전두환 불응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명예훼손 관련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으라는 검찰 통보에 불응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11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 전 대통령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그동안 관련 자료 확인, 관계자 조사 등으로 회고록 일부 내용을 허위라고 보고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또 전 전 대통령이 허위인 줄 알면서도 회고록에 이를 반영했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출석 날짜와 시간까지 통보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검찰 소환 조사에 즉각 불응했다. 대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5·18은 폭동이고 북한이 개입했으며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등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진술서를 받은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한지를 판단하고 다시 소환 조사를 통보할지 검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3차례 불응 시에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기소와 무혐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기 “딸에게 미안” 전화통화…이후 숨진 채 발견

    조민기 “딸에게 미안” 전화통화…이후 숨진 채 발견

    고(故) 조민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기자와 나눈 통화내용이 공개됐다. 조민기는 가족, 특히 딸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9일 채널A ‘뉴스 TOP10’에서 강일홍 기자는 “조민기와 종종 통화를 했다. 피해자에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 통화에서는 딸에게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가 공개한 파일에는 “원래는 6일날 오라고 했는데 딸 대학원 입학하는데 신경쓰이지 않게 하려고 날짜를 늦췄다”라고 말하는 조민기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강일홍 기자는 “저장 안된 번호로 전화가 와서 물어보니 ‘휴대전화를 압수 당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조민기는 이날 오후 4시3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1층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조민기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조민기의 빈소는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04호실에 마련됐다. 조민기의 유족 측은 다음 날인 10일에도 취재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유족은 큰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는 상황으로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입장을 전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취재를 자제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유족 측은 이날 취재진에 “유족이 장례식을 비공개로 치르길 원한다”면서 “발인식에는 유족들과 지인들만 참석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날 조민기의 자필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4용지 크기의 종이 6장 분량의 유서는 창고에 보관하던 물건 위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조민기의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부검하지 않는 것으로 검찰과 협의 중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MB 내가 책임진다는 당당함은 어딨나/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MB 내가 책임진다는 당당함은 어딨나/김성곤 논설위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오는 14일 검찰에 출두하기로 했다. 애초 시기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음에도 검찰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밝힌 MB의 혐의는 무려 20가지나 된다. 가짓수에서는 혐의가 확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가지와 도긴개긴이다. 새삼스럽게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들의 혐의가 궁금해졌다. 불행하게도 우리 헌정사에선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등 모두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번에 MB가 출두하면 그 수는 다섯으로 늘어나고, 검찰에 출두해 포토라인에 서는 전직 대통령도 네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12·12 및 5·18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소환에 불응해 ‘골목길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포토라인에 서는 화(?)를 면했다. 이 중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 형법상 반란죄와 내란죄, 뇌물수수죄 등이 적용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모두 특수활동비 등 뇌물죄가 공통 항목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차이가 크다. 국정농단으로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은 공무상 비밀 누설, 제3자 뇌물죄에다 최순실과 얽히면서 직간접적인 혐의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에 비해 MB의 혐의는 다른 전직 대통령에 비해 독특하다. 다스라는 개인 기업이 얽혀 있고, 기업인이나 정치인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받은 뇌물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다스가 BBK투자자문에 떼인 투자금 140억원을 반환받는 과정에 국가기관을 개입하게 하고(직권남용),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 60여억원을 대납하게 하는 데 관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에서는 이게 일국의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 일인가 하고 반문하게 된다. 자기 개인 회사의 문제를 국가기관을 동원해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송 비용은 기업에 전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MB 집권 시절 ‘정치는 형이 하고, MB는 다스를 경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중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리에 든 게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돈도 많고 머리도 좋은 MB는 죄가 더 무겁다”는 말이 돌고 있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차악’으로 치환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MB는 유독 ‘책임’을 강조한 정치인이다. 그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청계천 복원에 난색을 표하는 서울시 직원에게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시장인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MB의 단골 레퍼토리다. 이 외에도 MB는 공사석에서 책임을 강조했다. MB의 재임 시절 비리와 관련,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28명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형과 아들, 조카 등 친인척 네 명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빼면 그의 곁을 지켰던 23명이 조사를 받은 셈이다. MB는 수사와 관련해 두 번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이 구속된 지난 1월 17일 MB는 “(검찰 수사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다”면서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후 김희중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MB의 혐의를 털어놓으면서 김 전 비서관 등 측근들이 줄줄이 MB 혐의에 대해 입을 열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각종 혐의가 추가된 지금 MB는 조용하다. 이쯤 해서 “최종 책임은 내게 있다. 나에게 물어라”가 아니라 “모든 게 내 책임이다. 죄송하다”고 하는 게 책임을 강조하며 일을 시키던 MB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08년 어느 분석가가 MB의 리더십을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사생활은 거의 포기한 채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구세주형’”이라고 평했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게 과연 ‘공동 목표’였을까 아니면 ‘개인의 목표’였을까. sunggone@seoul.co.kr
  • 도서·기록·박물관의 진화… ‘라키비움’ 가봤니?

    도서·기록·박물관의 진화… ‘라키비움’ 가봤니?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건물 3층 ‘책마루’에 들어서자 중앙에 긴 책상이 눈에 들어온다. 책상 양쪽 서가가 책으로 가득하다. 여느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단행본들이 대부분이다. 책상을 따라가며 서가를 둘러보니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중간중간 성인 눈높이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투명한 유리판으로 만든 육면체 속 전시물이 눈길을 잡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고비유소, 109호 화각장 화각함, 110호 윤도장 평철윤도·거북윤도 실물이 각각 설명과 함께 전시됐다.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승무(1987년), 살풀이춤(1990년) 보유자 고 이매방 선생이 사용하던 ‘릴데크’다.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를 편집하는 도구인데, 이 선생이 쓰던 것을 2016년 기증했다. 릴데크 밑에 사용법을 쓴 이 선생의 자필 메모가 붙어 있다. 비디오테이프 규격인 ‘베타’(beta)와 ‘브이에이치에스’(VHS) 플레이어를 TV에 어떻게 연결하는지 볼펜으로 일일이 그린 것이다. 릴데크는 책상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선으로 배치한 서가 너머에 자리했다. 사선으로 배치된 이 두 개의 서가에는 다른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자료들이 가득하다. 한쪽 서가에는 무형유산원 발간도서와 작고한 보유자 개인 파일, 나머지 한쪽에는 무형문화재 기록도서가 빽빽하게 꽂혀 있다. 보유자 개인 파일 가운데 이매방 선생 기록을 꺼내 보니, 예전 공연 스케줄을 비롯해 연습 방법과 신문기사 스크랩 등이 한 뼘 두께가량 담겼다. 최연규 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사무관은 “이매방 선생 릴데크와 개인 파일 자료 등은 이 선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며 “선생의 유품은 물론 관련 자료, 연관된 책들까지 이곳에서 함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형유산원이 지난달 1일 개관한 책마루는 공간 규모가 400㎡에 불과하지만 ‘라키비움’(Larchiveum) 개념을 내세워 주목을 끌었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앞머리를 딴 합성어다. 단순한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그치지 않고, 보유한 자료를 토대로 세 가지 기능을 하는 공간이란 뜻이다. 무형유산원은 3층 책마루에 일반도서 3500여권과 전문도서 3500여권을 배치하고, 지하 1층 수장고에 전문도서 1만 3000여권을 비롯해 모두 2만여권의 책을 갖췄다. 시민들은 이곳을 방문해 책을 읽거나 빌릴 수 있고, 서가 곳곳에 전시된 유물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물은 매월 주제별로 바뀐다. 무형유산원은 앞서 열린마루 건물 3층에 정보자료실을 이관하면서 이용객의 접근이 쉽도록 라키비움 개념을 도입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도서관 형태의 정보자료실은 주로 내부 직원들만 이용했다. 반면 이곳을 방문한 이용객은 정보자료실에 들르지 않고, 공연이나 전시만 본 뒤 가버리곤 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라키비움으로 변신을 꾀한 것인데 보유한 무형유산 자료가 16만건에 이르기 때문에 가능했다.매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과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이달의 인간문화재’는 이용객의 발길을 잡는 전시물 가운데 하나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2일에는 출입문 왼편에 설치한 대형 TV에서 한국 최초 판소리 고법 문화재로 선정된 고 김명환 선생의 영상이 상영 중이었다. 국립극장이 1983년 11월 11일 녹화한 영상을 비롯해 잡지사 인터뷰 등 자료를 추려 만든 것이다. 김 선생이 판소리하는 제자들과 고법 발표회를 처음 하는 모습을 담은 이 영상에는 사회를 맡은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등장한다. 당시 고려대 학생이었던 김 교수의 ‘풍성한’ 헤어스타일이 약간 낯설었지만,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지금은 폐간한 잡지 ‘샘이깊은물’에서 발췌한 ‘1고수 2명창’ 유례 등 기사와 인터뷰 내용도 잇따라 나와 김 선생에 관해 알려 준다. TV 옆에는 문화재관리국(지금의 문화재청)이 1976년 제작한 김명환 판소리 고법 지정조사 보고서, 무형유산원 소장자료인 고법 CD 등도 함께 배치했다. TV 영상을 보다가 김 선생에 관해 더 알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희진 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연구원은 “최근 작고하신 기능 보유자분들을 중심으로 매달 한 분씩 소개하는 자료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료 외에 필요할 경우 문화재청이나 국립극장을 비롯한 기관에서도 자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개관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책마루를 찾는 이용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동서학동에 거주하는 김말숙(54)씨는 “2주쯤 전 이곳을 우연히 방문했는데, 일반 도서관과 달라 어떤 곳인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고 ‘라키비움’이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서학동에 거주하는 권형신(66)씨는 “일반 서적과 무형유산원의 고유 자료가 적절히 배치돼 유용하다”고 했다. 권씨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황테레사(66)씨도 “일반도서관이라 생각하고 왔다가 전문적인 자료가 많아 깜짝 놀랐다”면서 “무형유산원에 걸맞은 시설”이라고 평했다. 조현중 무형유산원 원장은 “무형유산에 관해 대부분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이 어떤 기능을 보유했는지, 무엇을 전승했고 그들의 삶은 어땠는지 관념적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라키비움이라는 통로를 통해 편하게 우선 다가올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좀더 전문성 있는 자료를 제공해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 ‘명예의 전당’ 형식으로 주목할 만한 보유자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한자리에서 해당 인물에 대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성별 임금 격차’ 지적하는 노르웨이 아이들 영상 화제

    ‘성별 임금 격차’ 지적하는 노르웨이 아이들 영상 화제

    남녀 임금 격차 문제를 지적하는 노르웨이 금융 노동 조합의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8일(현지시간)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노르웨이 금융 노동조합이 만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성 불평등에 대한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과 반응이 담겨있었다. 우선 남녀 2인 1조로 나눠진 3팀의 아이들에게 똑같이 바닥에 떨어진 플라스틱 공을 주워 투명한 용기에 넣으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아이들은 바닥에 흩어진 공을 모두 주워 담았다. 과제를 끝낸 아이들은 눈을 감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었고, 유리그릇 안에 간식이 주어졌다. 그러나 정확히 같은 일을 했음에도 각자가 받은 보상이 똑같지 않자 아이들은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보상이 공평하지 않은 이유가 성별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한 여자 아이들은 “정말 이상하다. 우리는 같은 일을 했는데 난 더 적은 양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보다 더 많은 간식을 받은 남자아이는 “내 팀원은 나만큼 잘했기에 우리는 같은 보상을 받아야한다”며 자신의 유리 그릇에 담긴 사탕을 나눠주었다. 노동조합 측 안네 그레바는 “영상은 남녀 사이에 불평등이 여전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금융과 같은 고수입 부문에서 더욱 그렇다”며 “우리의 명확한 목표는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성별임극격차가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의 목적은 그 업계로 진출하게 될 젊은이들에게 누군가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불평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왜 우리 사장님도 이해하지 못하는 걸 아이들은 이해할까?’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영어 자막 버전을 포함해 소셜미디어에서 77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사설] 반복해선 안 될 성동조선의 실패한 구조조정

    8년간 4조원을 쏟아부은 결과는 회생이 아니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였다. 정부는 어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마련한 중소 조선사 처리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차후 회생을, STX조선은 사업 재편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자력 생존을 도모하게 됐다. 대신 채권단은 이 두 기업에 일체의 자금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구조조정이어서 이 두 기업을 처리 결과는 나라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향후 자동차와 타이어,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바로미터가 될 뿐 아니라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 지원을 통해 두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도 거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이번에 ‘추가 수혈 없는 구조조정’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점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하지만 곳곳에서 정치적 배려의 흔적들이 엿보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성동조선만 해도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체제에 돌입한 후 자금 수혈을 반복해 왔다. 이렇게 들어간 돈이 4조원이지만 채권단에 돌아온 것은 존속가치(2000억원)보다 청산가치(7000억원)가 3배를 넘는다는 컨설팅 보고서였다. STX조선도 성동조선에 비해 여건이 다소 낫긴 하지만, 청산가치가 높게 나타난 것은 마찬가지다. 경제 논리에 따른다면 이 기업들은 진작에 청산됐어야 할 대표적인 ‘좀비기업’이다. 그럼에도 성동조선과 STX조선에는 무려 10조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됐고, 아직도 우리 경제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정부의 원칙 없는 구조조정과 정치 논리가 끼어든 결과다. 정부와 채권단이 이 두 기업에 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외견상 ‘연명’으로 비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치 논리가 다시 끼어들진 않을까 걱정이다. 과거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컨설팅을 할 때마다 청산 대상 기업이 회생 가능 기업으로 바뀌는 것을 한두 번 보아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구조조정 제1의 원칙은 회생 가능성이다. 그 이후에 옥석을 가려서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퇴출하는 게 맞다. 그래야만 10조원을 쏟아붓고도 부실기업만 남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이승기, 15년 동안 바른 생활…“다음엔 악역 할래요”

    이승기, 15년 동안 바른 생활…“다음엔 악역 할래요”

    “‘궁합’을 찍으면서 사주를 본 적 있는데 제가 군대 갔다 와서 굉장히 한가할 거라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갔다 오니 데뷔 이래 가장 바쁜 것 같아요. (웃음)”사주는 믿을 게 못 된다더니 이승기(31)는 언제 군대를 다녀왔나 싶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특전사를 만기 전역하자마자 예능프로그램(SBS 집사부일체), 드라마(tvN 화유기) 등을 꿰차더니 최근엔 입대 전 촬영을 마쳤던 영화 ‘궁합’까지 개봉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이승기 이름만으로 영화는 1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남들은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애를 먹는데, 복귀하자마자 그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는 “군대를 다녀오니까 홀가분하고 경험이 많아지면서 자신감도 더 생겼다”면서 “남들의 평가를 두려워해서 하나하나 조심하기보다 이제는 소신껏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최근 드라마나 예능에서 보여 준 이승기의 모습에서는 더이상 ‘국민 남동생’의 이미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집사부일체’에서는 어느덧 맏형 캐릭터가 돼 다른 멤버들을 이끌며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너무 ‘바른 생활 사나이’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이승기는 ‘1박 2일’(KBS2)이나 ‘신서유기’(tvN)에서 강호동, 이수근 등 형들의 빈틈을 파고드는 영악하면서도 ‘허당기’ 있는 막내로, ‘꽃보다 누나’(tvN)에서는 매사 씩씩하고 성실한 남동생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그 때문인지 돌아온 이승기는 여전히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느낌이다. 그의 복귀작으로 초반 화제 몰이를 했던 ‘화유기’가 용두사미로 끝난 이유를 그의 이미지 고수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사실 20대에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프레임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노래든, 연기든, 예능이든 주어지면 뭐든 할 수 있는 엔터테이너라는 나의 정체성이 분명해졌다”면서 “다만 나는 천재형이 아니고 노력형이기에 남들보다 2~3배 열심히 해야 남들과 비슷해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처음부터 잘한다는 칭찬보다는 조금씩 느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17세에 젊고 풋풋한 이미지로 데뷔와 함께 스타덤에 올랐던 이승기도 어느덧 데뷔 15년차의 중견 연예인이 됐다. 이승기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다음번에는 영화에서 악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해 보고 싶어요. 어떤 걸 하든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각 분야를 모두 진정성 있게 해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연예인으로 남고 싶어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檢 “다스 비자금 300억… MB로 유입 정황”

    檢 “다스 비자금 300억… MB로 유입 정황”

    시효 만료 제외 15개 혐의 적용 MB측 “진술, 객관적 증거 안 돼 이팔성 22억 “뇌물” “정치자금” 14일 소환 추가 조정 없을 듯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검찰은 3개월 넘게 조사를 벌여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할 것으로 보이는 혐의는 20개에 이른다. 이 중 공소시효가 지난 것과 주민등록법 위반 등 경미한 것을 제외하고도 주요 혐의가 15개에 달한다.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가장 큰 승부처는 ‘다스(DAS)는 누구 것’에서 시작한 혐의들이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삼성전자가 대납한 다스 미국 소송비 60억원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서 차명 지분 보유와 관련된 진술을,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으로부터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300억원 규모의 다스 비자금 중 일부도 이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는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관련자의 진술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다스의 소유 관계를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삼성의 소송비 대납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이 사무국장의 증언과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간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10월부터 2011년까지 건넨 22억 5000만원도 격돌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해 건넨 이 돈을 인사청탁용 뇌물로 본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대선을 앞두고 건넨 8억원에 대해서만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선거용 정치 자금이라고 돈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 7년)을 검찰이 무리하게 뇌물(10년)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8년 김소남 전 의원이 건넨 4억원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제시할 전망이다. 이 밖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청와대 문건 반출(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공기관의 다스 소송 개입 지시(직권남용) 등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소환 통보 당시 “소환에 응하겠지만, 날짜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던 이 전 대통령 측은 현재까지 검찰에 소환 일정과 관련해 별다른 의사를 전달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8일 전에 소환을 통보한 상황이라 추가 조정을 요청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현장영상] 마마무의 새 앨범, 한마디로 정의하면?

    [현장영상] 마마무의 새 앨범, 한마디로 정의하면?

    마마무는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브홀에서 여섯 번째 미니앨범 ‘옐로우 플라워’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렸다. 마마무의 이번 신보는 기존에 고수하던 ‘걸크러시’ 대신 ‘부드러움’을 콘셉트로 한다. 화사는 “이번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옐로우 멜로우’(Yellow Mellow)인 것 같다”며 “‘멜로우’는 부드럽다는 뜻이다. ‘봄’하면 부드럽고 밝은 것이 생각되다 보니 라임도 맞출 겸 ‘옐로우 멜로우’로 정해봤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화사는 자신도 모르게 섹시함을 가득 담아 ‘옐로우 멜로우’를 발음해 웃음을 자아내기도.솔라는 “‘걸크러시’를 버린 것은 아니다. ‘걸크러시’가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인데 버린다고 해서 버릴 수 없는 것”이라며 “다만, 다른 스타일을 보여 드리고자 변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음반을 통해 많은 분이 ‘기존의 마마무와 다르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ELS, 다시 봄날… ‘年 5% 수익’ 꽃 피워라

    ELS, 다시 봄날… ‘年 5% 수익’ 꽃 피워라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불리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016년 홍콩발 쇼크 이후 주춤했지만 지난해 증시가 활황을 타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두 달간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잘 굴리면 연 5% 이상 수익을 볼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다.ELS에 투자할 때 위험을 줄이려면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러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금 손실(Knock-In·녹인) 기준이 높거나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지 않은지도 따져야 한다. 지난해 ELS 연간 발행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도 ELS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원화 ELS 발행액은 5조 62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6조 2721억원)에 비해 소폭 낮은 수치지만, 1월 발행액까지 더하면 높다. 지난 1월에는 6조 150억원으로 지난해 1월(3조 5954억원)의 1.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달 이미 발행액이 1조 120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ELS는 순발행 잔액이 증가세를 타고 있다. 두 달간 매달 발행된 금액이 상환 규모보다 1조원가량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ELS 발행 규모가 5조 3000억원대로 적지 않았지만, 상환이 6조 3000억원이었다. 매월 상환이 1조원가량 더 높았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과 지난달 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 투자만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어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미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ELS 재투자가 부담스러웠다. 지수가 오르면서 연달아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졌고, 과열된 지수가 계속 오를 수 있을지는 불안했던 셈이다. 한 달 새 글로벌 지수가 10%가량 떨어지자,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이 붐을 탔다. 홍콩H지수(HSCEI)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 미국 S&P500과 유로스톡스50지수를 2~3개씩 묶은 상품이 줄줄이 나온 것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증권사들이 유가 선물이나 금 선물 등 파생상품을 묶은 기타파생결합증권(DLS)을 내놓고 있다. 원유와 금 선물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위험을 헤지하고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게다가 홍콩H지수(HSCEI)가 폭락하며 ELS가 반 토막 났던 ‘악몽’에서 벗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최근에는 H지수 대신 홍콩항셍지수(HS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늘어나던 추세였다. 금융당국이 H지수 ELS 발행은 상환 금액 범위 안에서만 새로 발행하도록 자율규제안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자율규제가 일몰되면서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H지수 관련 ELS가 늘어나고 있다. 변동성이 낮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 발행도 많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홍콩H지수보다 안정적이고, 거래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HSI지수도 H지수보다 안정성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안정성이 높아 보이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라도 원금 손실 위험은 있다. 유로스톡스50지수의 변동성 추이는 S&P500이나 코스피200보다 크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HSI지수와 H지수 모두 유사한 변동성과 가격 흐름을 보인다”며 “분산 효과를 노리려면 두 지수를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초자산의 수가 많으면 제시수익률이 높지만 위험도 높다. 기초지수가 3개인 ELS 발행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개를 활용하는 ELS도 10.3%를 차지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대부분의 ELS는 관찰하는 기초지수 여러 개 중에서 수익률이 제일 낮은 지수를 대상으로 구조가 결정된다”며 “관찰하는 기초지수의 개수가 많을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위험한 구조”라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오피스텔도 이제 뷰(View) 프리미엄 시대 ‘보미 더 리즌타워’ 낙동강 조망권 주목

    오피스텔도 이제 뷰(View) 프리미엄 시대 ‘보미 더 리즌타워’ 낙동강 조망권 주목

    최근 오피스텔 시장에서 수려한 전망을 확보한 ‘뷰(View) 프리미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뛰어난 생활환경을 갖춘 오피스텔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이나 호수, 숲 등 쾌적한 자연환경을 품은 오피스텔의 경우 ‘뷰세권’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탁 트인 전망을 갖춘 오피스텔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물론 고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오피스텔의 주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망 조건이 오피스텔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각인되고 있다”며 “도심 속 오피스텔은 고층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경우가 많아 전망 확보가 어렵다. 이에 따라 자연친화적인 조망권을 갖춘 오피스텔은 높은 희소성을 앞세워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망권이 오피스텔의 가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보미더리즌타워’가 낙동강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뷰(View) 프리미엄’으로 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보미건설이 시공하는 ‘보미더리즌타워’는 서쪽 방향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어 방 안에서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낙동강 주변에 펼쳐진 생활인프라도 훌륭하다. 일단 이마트가 도보 1분 거리(최단거리)에 위치한 만큼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 이밖에 갑을구미병원도 바로 옆에 위치해 의료시설 이용도 수월하다. 이와 함께 주변에는 입주자들의 체육활동을 위한 동락공원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구미과학관, 인라인스케이트장, 야외무대, 축구장 등 각종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자연친화적인 주변 환경을 살린 개발호재도 주목할 만하다. 구미시는 4대강 사업으로 조성한 둔치 12㎢ 가운데 8.7㎢를 수변레저 테마공간으로 조성하는 ‘7경(景)6락(樂)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양한 테마의 공원을 비롯해 수상레포츠체험센터, 번지점프대, 식물원, 오토캠핑장 등이 들어서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미더리즌타워’는 경북 구미시 임수동 92-14번지에 위치하며 전용 22.76㎡ 총 395실 규모다. 구미시는 평균 연령이 37세로, 30대 이하가 전체 인구의 55%에 달하는 젊은도시다. 특히 송정동 원평동 진미동 인동동 등의 인구비율을 살펴보면 21~40세의 경제활동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젊은 수요층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보미더리즌타워’의 임대수요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보미더리즌타워’는 3월 중 경북 구미시 신평동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우 남궁민, SBS 새 드라마 ‘훈남정음’으로 복귀...황정음이랑 재회하나

    배우 남궁민, SBS 새 드라마 ‘훈남정음’으로 복귀...황정음이랑 재회하나

    배우 남궁민이 차기작으로 ‘훈남정음’을 택했다.7일 배우 남궁민(41)이 SBS 새 드라마 ‘훈남정음’에 출연을 확정했다. 이날 남궁민 소속사 935엔터테인먼트 측은 “남궁민이 SBS 새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에 출연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훈남정음’은 사랑에 대한 이론을 꿰고 있는 ‘훈남’과 사랑과 결혼을 일생일대 목표로 삼고 있는 ‘정음’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궁민은 이번 드라마에서 연애고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혼주의자인 주인공 강훈남 역을 맡게 됐다. 상대역인 ‘정음’역에는 배우 황정음이 물망에 올랐다는 보도가 앞서 나왔다. 황정음 소속사 측은 “출연을 제안 받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궁민과 황정음은 앞서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남궁민은 지난해 SBS 드라마 ‘조작’과 KBS2 드라마 ‘김과장’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연말에 열린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궁민이 출연하는 ‘훈남정음’은 현재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리턴’ 종영 후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에 이은 후속으로 방송된다. 오는 5월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국회서 “檢 수사지휘권 폐지” 거듭 강조한 경찰수장

    국회서 “檢 수사지휘권 폐지” 거듭 강조한 경찰수장

    이철성 “檢 영장청구 기준 불명확” 경찰의 수사 종결권 보장도 요구 검·경 수사권 조정 입장차 커져 “검사의 수사지휘권, 직접 수사권,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모두 폐지해 달라.”경찰이 수사권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입각해 검찰은 본연의 임무인 기소 업무를 전담하고 수사는 경찰에 맡겨 달라는 것이다. 또 경찰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에 영장청구를 할 수 있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경찰청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의 수사구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검찰은 수사 지휘권을 내려놓고 송치 사건에 대해서만 보완 수사를 경찰에 요청할 수 있도록 현행 수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남용을 막고 검찰과 경찰의 상호 견제 및 감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검찰의 직접 수사도 경찰관 범죄 등 예외적인 사건에만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게 되면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 자백을 강요하는 등 강압 수사가 난무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법관의 판단을 받도록 한 ‘영장주의’의 본질을 왜곡한다”면서 “헌법에 명시된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형사소송법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다만 위원회의 권고안에는 수사 종결권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 이번 보고에는 이 부분도 포함됐다. 경찰이 수사 착수부터 진행, 종결까지 모든 과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수사 종결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이로써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입장 차이는 보다 명확해졌다. 지난달 8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은 ‘1차적 수사권은 경찰에 주되 수사 종결권과 영장 청구권은 기존대로 검찰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 권고안에 대해 “과거보다 진일보했지만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하고, 검찰의 영장청구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은 또 “수사 종결권과 영장 청구권마저 검찰 통제를 벗어나게 되면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검찰 측 논리에 대해 “경찰권 남용 방지를 위한 자구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수사 조직을 재편해 경찰 수뇌부 등 일반 경찰의 수사 개입을 제도적으로 통제하고 경찰행정 심의·의결 기구인 경찰위원회가 경찰을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경찰이 수사권을 모두 넘겨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는 경찰 내부에도 자욱하다. 그럼에도 경찰이 수사권 독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검찰에 종속된 수사 지휘 체계를 벗어나려면 선제적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검찰 개혁이 수사권 조정 논의의 출발점”이라면서 “왜곡된 사법 체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보면 검찰이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경 간 수사권 조정이 양측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져서는 두 기관 모두 득이 될 게 없다”면서 “영장청구권 등은 개헌과 맞물려 있는 만큼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부터 펼치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공세… 세계 온실가스 감축 ‘헛수고’

    [글로벌 인사이트] 中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공세… 세계 온실가스 감축 ‘헛수고’

    지구온난화와 대기 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작 자국 내의 석탄화력발전소는 감축하면서 해외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반(反)석탄 환경단체 ‘엔드콜’(Endcoal·석탄의 종말)을 인용해 중국이 현재 이집트, 모잠비크, 몽골 등 세계 31개국에 총 200여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거나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케냐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1기도 없는 국가도 포함됐다.중국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운영을 중단하고 있고, 신설 계획 일부는 취소했다.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 악명 높은 중국의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국의 탄소 배출량만 줄이겠다는 꼼수가 읽힌다는 점이다. 감소되는 중국 내 석탄화력발전소를 해외로 돌려 자국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보존하려는 노림수가 내포됐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 대기 문제만 해소할 뿐 세계적인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또 세계 각국에 미치는 중국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20대 석탄화력발전 기업 중 11개 中 국적 환경단체 우르게발트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석탄화력발전 기업 20개 가운데 11개가 중국 기업이다. 이 회사가 연간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전기 용량은 34만~38만 60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대표 전력기자재 업체인 ‘상하이전기그룹’은 이집트, 파키스탄, 이란 등지에 총 발전 용량 6285㎿ 달하는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여러 기 세운다. 이는 상하이전기가 중국에 건설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총 발전 용량(660㎿)보다 9.5배 크다. 중국 국영기업 ‘중국능원건설’(CEEC)도 2200㎿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베트남과 말라위에 건설한다. CEEC의 중국 내 신규 발전소 설립 계획은 없다. 중국계 다국적 기업 ‘파워차이나’는 케냐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한 기업으로 업계 12위로 알려져 있다. 파워차이나는 중국 은행의 자금 도움을 받아 케냐 북부 섬 ‘라무’에 20억 달러(약 2조 1600억원)을 투입해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400만㎡ 규모 부지에 짓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1050㎿를 생산해 인근 32개 지역에 공급한다. ●석탄발전소 1곳 없는 케냐에 20억弗 투자 케냐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두고 논란이 인다. 케냐 고위 관리 등 국가 지도층은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이 “급증하는 전기 수요를 충족하고 중국을 비롯한 국제적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보호단체 등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라무의 연약한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고 어업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하며 공기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라무는 14세기 스와힐리족의 고대 도시를 보존하고 있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됐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그간 케냐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조와 어긋난다. 앞서 케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을 목표로 풍력, 지열, 태양열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유엔환경계획(UNEP)의 에릭 솔헤임 사무총장은 “케냐는 지금 굳이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울 필요가 없다. 석탄 발전은 경제적이지도 않다”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라무에 사는 18세 청년 세브와나 무함마드는 “환경 오염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장을 얻을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발전소 건물을 건설할 케냐 기업 ‘아뮤 파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키루스 키리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최고의 시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케냐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 사업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에서도 1호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는 석탄발전량이 전혀 없지만 발전소를 완공하면 1만 7000㎿로 급증한다.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로 발전량이 190㎿에서 1만 5300㎿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중국의 석탄발전소 수출 때문에 수십 년간 청정에너지 정책을 고수해 온 국가들이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대해 케빈 갤러거 미 보스턴대 교수는 “중국에는 경쟁력 있고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이 많다”며 “석탄 산업 쇠퇴로 이들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외로 진출하길 장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단순한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출이 아니라 중국의 지정학적 팽창이 핵심 요소”라면서 “세계 각지에 인프라 시설을 구축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의 중추”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움직임과 달리 중국 내에서는 경제 성장 둔화,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 등과 맞물려 화력발전 에너지의 수요가 급감하는 추세다. 여기에 스모그, 기후변화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은 자국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을 낮추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4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환경보호부, 국가에너지국 등 3개 중앙 부처는 ‘석탄 화력발전, 에너지 절약 및 오염 감축·개선을 위한 행동 계획’을 수립했다. 석탄 소비 감축, 석탄 의존도 축소,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3대 감축’을 핵심으로 했다. 2020년까지 총 발전 용량 10만 90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중단해 전체 에너지 규모에서 석탄 에너지 비중을 58% 이하로 줄이고 중국 내 탄소 수치를 2005년의 40~45% 수준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발전량 6만 50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가동 중단했다. 2011년 중국 전체 에너지의 64%에 이르렀던 석탄 에너지 점유율은 2014년 65.9%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기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은 0.8%에서 1.3%로 올랐다. 또 지난해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16년 대비 각각 8%, 4.9% 감소했다. ●‘지구 평균온도 2도 상승 억제’ 포기할 판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및 건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한다.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이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부 완공해 가동하면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규정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80%가 이산화탄소인데, 이산화탄소의 40%는 석탄 등 화석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캐서린 햅번 영국 옥스포드대 선임연구원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네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당장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예산을 투입해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하거나, 비싼 돈을 들여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야 한다. 아니면 그냥 ‘지구 평균온도 2도 이하 상승’이라는 목표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암투·분열·사퇴… 백악관 ‘대혼돈의 일주일’

    “백악관이 지난 일주일간 TV 리얼리티 쇼를 방불케 하는 혼란상을 보여 줬다” ‘관세폭탄’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 간의 권력 암투와 분열 등 지난 한 주 백악관 분위기에 대해 현지 언론들이 이 같은 진단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3일(현지시간) “지난해 8월 샬러츠빌의 흑백 유혈충돌 이후 이번만큼 대혼돈의 한 주는 없었다”면서 “백악관의 혼란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부 어젠다들이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의 ‘리얼리티 쇼’ 안에서 길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NBC 뉴스는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의 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저녁 대단히 화가 난 상태였고 다음날 발표한 ‘관세폭탄’ 방침을 사전에 알고 있던 백악관 보좌진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최측근으로 알려진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대선 과정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트럼프에게 한 적이 있다”고 증언한 뒤 28일 사퇴했다. 앞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수석 고문의 기밀 접근 권한을 강등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울 거리를 찾더니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국장이 제기한 무역전쟁을 선택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일 오전 철강·알루미늄 업계 대표를 만났다. 모임이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후, 대통령이 취재진을 모임에 ‘깜짝’ 초대하며 모든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NBC는 “이날 모임은 로스 상무장관이 준비했지만 백악관 누구도 알지 못했고 공식 일정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 분열도 심화됐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통령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만약 대통령이 관세조치를 고수한다면 자신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백악관 법률고문들은 철강 관세를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데 2주가 더 소요된다고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일련의 일을 겪는 와중에 주변 인사들을 몰아세우며 격정의 모습을 연출하거나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면서 참모들이 겁에 질린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뺀 모든 사람을 비난하고 있으며, 점점 고립돼 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3일에는 극도의 보안이 유지돼야 할 백악관 북쪽 펜스 쪽에서 한 남성이 다가가 숨겨둔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져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했다. 이번 사건은 총기 소유 규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발생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무르고 있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번지(백악관 주소)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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