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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年매출 14억, 직업 5개…블루베리 키워 보랏빛 슈퍼맨

    [新전원일기] 年매출 14억, 직업 5개…블루베리 키워 보랏빛 슈퍼맨

    방황이 힘이다. 괴테는 그의 명작 ‘파우스트’에서 “방황은 살아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서른에 이를 때까지 방황했던 시절이 가장 후회스러웠다는 ‘모닝팜’의 양재영(56) 대표. 사실 청춘의 시절, 방황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눈앞의 길이 내가 꿈꾸었던 길인지, 주어진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하지만 괴테의 말 그대로 방황은 양 대표에게 분명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10년 가까운 방황의 강을 건너 블루베리를 만나면서 이제는 슈퍼맨이 되었으니까. # ‘슈퍼 푸드’ 블루베리를 사랑하는 남자 “이젠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겁니다. 블루베리를 완숙기에 수확할 경우 안토시아닌이 풍부해진다는 걸요. 안토시아닌은 특히 미세먼지로 인해 몸속에 생성된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을 맑게 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과일로 알려져 있죠. 한 마디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과일인 겁니다.” 블루베리와 살고 블루베리를 먹고 블루베리만 생각해서 그런 걸까. 양 대표의 얼굴은 나이를 믿기 힘들 정도로 동안이었다. 희끗한 머리카락을 검게 염색하면 40대 초반이나 30대 후반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얼굴에 윤기가 흘렀다. 블루베리가 우리나라에 정착하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년 전인 2004년이었다. 블루베리로 상거래가 시작된 것도 2005년의 일이다. 하지만 블루베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군의 비행기 조종사들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특히 시력이 좋았다는데 그 이유를 조사하다 보니 다른 것보다 블루베리를 특히 많이 먹어서였다고 한다. # 비즈니스맨 시절 100만불 수출탑 받기도 양 대표는 충북 제천 출신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후 영월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많은 인재들이 공업고에 입학해 졸업과 동시에 산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걸 운명처럼 여기던 시절이었다. 더군다나 장남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올림픽이 끝났을 무렵이었죠. 좀 아이러니이지만 카운슬러가 하고 싶은 거예요. 주변의 만류를 다 뿌리치고 일본 고베대학교 사회심리학과에 입학했죠.” 6년간의 유학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후에도 마음의 방황을 끝내지 못하고 그는 영어 연수를 위해 곧바로 호주로 갔다. “돌아와 보니 그때 제 나이가 서른 가까웠어요. 그런데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장가를 갔고 직장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생활하는 친구들도 상당히 많았어요. 저도 일을 하고 싶었죠.” 호주에서 돌아온 그는 1년 가까이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수입하는 일을 했다. 결국 공고 졸업이나 심리학과 졸업, 호주로의 영어 연수 등과는 별반 관계가 없는 일을 시작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문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주머니에 든 200만원으로 조카 사무실 귀퉁이에 회사를 차렸다. 일본에서 유학할 때 알게 된 지인이 감귤을 수입하고 싶다고 했던 말을 기반 삼아 농산물을 수출하는 일이 어쩌면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심정으로 창업했다. 그게 1998년 3월의 일이었다. 매일 코트라(KOTRA) 잡지 등을 보면서 3개월 동안 준비했고 ‘이지토마토’라는 상호로 출발했다. 그런데 수출이 되어도 너무 잘됐다. 사무실을 개업한 첫해에만 20억원 매출을 올려 더럭 겁이 났다. 당시 샐러리맨의 평균 월 급여가 30만원이던 시절이었다. 그 후 앞뒤를 재거나 가리지 않고 일만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100만불 수출탑’도 받았다. 주로 일본에 수출했고 일본에 선별장까지 빌려서 한국의 토마토를 일본에 팔았다. 감귤, 토마토, 오이 등 판매할 수 있는 건 다 팔았다. 그 과정을 통해 한국 농산물은 외국 농산물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 시절 그에겐 우리 농산물이 어떡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는 자신과 인연이 닿은 농부들과 함께 일본 견학을 자주 다녔다. 견학 다니고 일본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농부들은 자신의 농산물에 대한 애착도 강해졌고 생산자와 판매자의 고충을 해결해야 하는 양 대표의 사정도 이해하게 됐다. “양 사장님, 내가 시골에서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는데 양 사장 덕에 일본까지 오고 일본 시장에 내 토마토가 팔리는 걸 보니까 마음이 뿌듯하네요. 농사를 지어서 국제적으로 교류까지 하게 되리라곤 생각해 본 적 없네요. 고마워요.” 전북 남원의 뱀사골 부근에서 방울토마토를 생산했던 농부였다. 그의 말 그대로 그들의 세계도 넓어졌고, 제품의 생산에도 더 각별해지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 무렵 양 대표는 신성한 노동에 대한, 진정한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일로서 농산물 수출업은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 같았다. 그러니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농산물중개사 일을 미련 없이 접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 보라색 진주… 블루베리 첫 매출은 500만원 그는 2003년 블루베리 생산을 결심하고 전북 정읍 영원면에 정착했다. 2004년 블루베리를 심을 임야를 장만하고 그곳에 2년 된 블루베리 묘목을 심었다. 그렇게 시작해 2007년 처음으로 블루베리 생산을 통해 첫 매출 500만원을 올렸다.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농산물 수출중개사로 일할 때에 비하면 몹시 적은 금액의 매출액이지만 그는 자신이 비로소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블루베리로만 3t 정도 생산해 5억원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나머지는 잼과 식초 그리고 즙 등 가공품도 만들고 다른 모종들 수출 중계도 하고 있죠.” 그의 지난해 매출액은 14억원 수준이었다. “저는 투잡이 아니라 파이브잡입니다.” 그를 슈퍼맨이라 생각한 근본적인 연유였다. 마이스터대 주임교수, 한국 농수산대학 현장 교수, 블루베리 생산, 토마토 모종 중개업, 농장 한쪽에 마련한 교육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강의와 교육, 체험학습 강의 등등. 매년 3000여명이 체험과 교육 등의 목적으로 다녀가고 유통업체나 연구기관 등 100여곳이 다녀가고 있다. 그는 지금 ‘모닝팜’을 블루베리 생산의 교과서로 만들자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 터 잡을 때는 7000평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3만평으로 블루베리 농장 단일 면적으로 국내 최대 크기라 한다. # 블루베리를 딸기처럼 성공한 귀농은 지역 사람들과의 소통과 융화도 중요하지만 배우자의 절대적 지지 또한 필요하다. 양 대표의 부인인 국중순(52)씨는 서울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서울 생활을 접고 양 대표를 따라 정읍에 내려와 같이 블루베리를 생산하고 있다. “블루베리는 가공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넓어요. 아이스크림은 물론이고 과자며 빵 그리고 잼에서 와인은 물론 식초까지, 무궁무진하죠. 미국 블루베리 농장을 둘러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생산하는 가공품 종류만 100종이 넘더라고요.” 최근 그는 블루베리 품종 중에 ‘래빗아이’ 품종에 주목하고 있다. 토끼눈을 닮아 ‘래빗아이’라고 불리는 이 블루베리는 수확량이나 수확 기간이 일반 블루베리보다 두 배 이상 길어 일손이 부족한 농가와 고소득을 원하는 농가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다고 말한다. “블루베리는 사람이 일일이 따주어야 상처가 나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과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생산이 시작되는 계절에는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거죠.” 그가 래빗아이에 주목하고 한국의 블루베리 농장에 보급하려는 이유도 그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보려는 의도에서였다. “아직은 블루베리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그런데 딸기가 이 땅에 보급되던 시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딸기가 처음 나올 때 너무 비싸서 쉽게 사 먹을 수 없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되었잖아요. 블루베리도 머잖아 딸기처럼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소비자를 확보하고 블루베리를 알리고 생산만의 농업에서 벗어나 체험과 관광까지 연계된 6차산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모닝팜’도 준비를 해두었다. “가까운 곳에 폐교가 된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전통장도 담고, 발효연구소를 운영하는 분이 계세요. 영원면 농특산물홍보위원회가 있는데 나도 거기 위원이고 그분이 회장이죠. 저희 농장과 연계해서 농장에 와서 블루베리 수확 체험도 하고 발효연구소에서 캠핑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 사람이 일일이 따는 한국형 블루베리로 승부 머잖아 외국의 대형 농장에서 블루베리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국산 블루베리가 경쟁력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미국의 블루베리 농장에 가 본 적이 있어요. 우리는 손으로 과일을 따는데 그들은 블루베리만 전문적으로 따는 기계로 나무를 털어서 따더라고요. 농장 규모가 워낙 크니까요. 그런 블루베리와 우리 블루베리가 경쟁이 될까요. 사실 경쟁 상대가 안 되죠. 만약 있다면 차별화입니다. 규모가 규모이다 보니 아무래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데 우리 블루베리는 사람이 상처 없이 직접 따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생산되고 있죠.” 큰돈은 아니지만 블루베리로 귀농을 결심한다면 모종을 심어 과일이 생산되는 5년차까지 견딜 수 있는 자본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농장을 크게 지을 필요도 없고 1000평 정도면 부부 내외가 관리하면서 시골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가공시설은 필요 없어요. 노는 가공시설이 많거든요.”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인 블루베리. 그는 지금도 블루베리를 딸기처럼 흔한 과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농업은 삶에 대한 자기 철학의 실천이다. 블루베리를 딸기처럼 흔한 과일로 만들어 보겠다는 건 사람들에게 면역력 높은 삶을 선사해 보겠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데에도 좋다기에 손과 입 주변이 파랗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그가 내 손에 가득 쥐여 준 블루베리를 입에 털어 넣었다. 나도 슈퍼맨이 되어버린 듯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창간 112주년 특별기획] ‘납세·고용·근로조건’ 가장 공평하지 못한 분야

    [창간 112주년 특별기획] ‘납세·고용·근로조건’ 가장 공평하지 못한 분야

    국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분야로 ‘납세’를 꼽았다.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도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세금을 월급에서 원천징수당하는 직장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또 취업 및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서 불공평한 분야를 꼽아 달라는 질문(복수응답)에 납세(39.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38.0%), 근로조건(36.2%), 법률(30.4%), 교육(29.4%), 복지(25.6%), 병역(20.9%), 의료(13.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소득별로 중위층과 상위층 중에 납세를 가장 불공평한 분야로 꼽은 비율이 각각 45.8%, 45.9%나 됐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45.2%)가 조세정의에 대한 불신이 가장 높았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 납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납세를 피하고 일반 국민들은 부가가치세, 사회보험료 등 각종 세금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의 부를 재분배하는 차원에서 적용되고 있는 누진세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는 의미다. 소득 하위층과 20대에선 고용, 근로조건 등 일자리 분야가 불공평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하위층은 가장 불공평한 분야로 근로조건(37.1%), 고용(33.8%), 납세(31.2%)를 꼽았다. 20대 응답자의 47.8%는 고용 분야에서 불공평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15~29세)은 10.3%였고, 지난해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 2000명)는 1년 이하 계약직이었다. 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1.0%에 그쳤다. 노광표 한국노동연구소장은 “비정규직 및 저임금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자본 소득에 대한 세금 징수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부과체계 개편’ 정부의 고민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부과체계 개편’ 정부의 고민

    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예산정책처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면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정부도 더민주의 안을 검토하며 합의점을 찾고 있어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이슈가 내년부터 이어질 선거 블랙홀에 빠져 또다시 흐지부지되지 않게 하려면 서둘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어 올해를 넘기면 사실상 2019년밖에 기회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직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정부가 건보료 부과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하자는 더민주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5000만명의 가입자에게 미칠 파급력을 걱정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더민주안대로라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 순 있어도 직장가입자의 부담은 커진다”며 “지금도 낸 돈에 비해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불형평성이 훨씬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과체계 개편으로 인한 건보 재정 적자도 고민이다. 더민주안에 따라 부과기준에서 재산과 자동차를 없애고 국고지원 확대를 전제로 직장가입자의 보수보험료를 4.79%까지 인하하면 한 해 12조 2319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더민주는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해 이 적자를 메울 계획이다. 보수 외 소득이 있는 모든 직장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해 1조 2679억원을 확보하고 피부양자에게도 보험료를 걷어 1조 375억원을, 무소득자에게 최저보험료를 매겨 1839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양도·상속·증여소득에 보험료를 매겨 2조 5785억원을, 퇴직소득에서 1조 96억원을, 일용근로소득에서 2조 6034억원을 확보하는 식으로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매기고 국고지원을 받아 12조 2379억원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적자를 메우고도 60억원의 흑자가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이라고는 연금밖에 없는 피부양자와 일용근로자에게 보험료를 걷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퇴직금에까지 보험료를 매기면 퇴직하는 순간 지금보다 더 큰 건보료 폭탄을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 더민주는 정부 여당과 협상하더라도 더민주안의 핵심인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는 흔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조정이 수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이 나왔다면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정부는 더민주안을 검토하되 올해는 정부 차원의 개편안을 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정부가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꾸려 1년 6개월의 논의를 거쳐 만든 잠정안은 지난해 연말정산 파동으로 백지화됐다. 정부 관계자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크게 손해를 보는 집단은 10%의 고소득층 오피니언 리더다. 이들이 대선에서 변함없이 여당을 지지할 수도 있겠지만, 돈 문제와 직결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문제가 나오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가 읽힌다. 방문규 복지부 차관은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론적으로는 정부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직장가입자의 부담이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는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는 각론마다 책임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개편에 따른 현실적 문제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시스템을 확 바꾸는 개혁 대신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에 참여했던 사공진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계적으로 하겠다며 일단 하나를 바꿨는데 여론이 안 좋아지면 다음 단계는 진행하지도 못하게 된다”며 “정부와 국회가 의지를 갖고 적절한 안을 도출해 한꺼번에 바꿔야 부과체계 개편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인천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올해 초 아이 둘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여유시간이 생기자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 이웃집 엄마 소개로 만난 월수입 1000만원의 ‘다이아몬드 등급’ 아주머니는 “6개월만 고생하면 500만원은 벌 수 있다”며 가입을 권했다. 하지만 김씨의 수입은 7개월째 ‘0원’이다. 집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냄비세트가 넘쳐난다.  단기간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유혹에 빠져 피라미드식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800만명에 이르지만 월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판매원은 0.2%인 2만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128개 다단계 판매업체 현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단계 판매원은 796만명으로 전년(689만명)보다 1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회원 유치 및 판매 실적에 따른 다단계 수당을 받는 사람은 20.4%인 164만명이었다. 나머지는 자체 소비 목적으로 판매원 등록을 했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수당을 받는 판매원 사이의 소득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상위 1% 미만인 1만 6172명의 지난해 연봉은 평균 5104만원이었지만 나머지 99%는 53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상위 1%가 월평균 425만원을 챙긴 사이, 대다수 판매원은 그 100분의 1꼴인 4만원을 받은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업체에 가입하기 전에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서 수당 지급내역 등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단계판매 시장은 해마다 증가 추세이다. 지난해 다단계 시장 매출액은 5조 1531억원으로 전년(4조 4972억원)보다 14.6%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한국암웨이가 1조 1734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2.8%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애터미는 6976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모든 소득’에 건보료 물리자는 더민주…파격案 빛 보려면 고소득자 반발 넘어야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모든 소득’에 건보료 물리자는 더민주…파격案 빛 보려면 고소득자 반발 넘어야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지역가입자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아 정부와 정치권이 여러 차례 개편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기획단(기획단)까지 꾸려 진전된 안을 내놨지만 고소득 가입자의 반발을 의식해 중도 포기했다. 이후 1년간 정부와 여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직장·지역가입자의 건보료 부과 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하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더민주안의 핵심은 직장·지역가입자의 구분을 없애고 소득에 보험료를 물리는 것이다. 재산, 자동차, 평가소득 등 지역가입자에게만 적용되던 부과 기준을 모두 없앴다. 보험료 부과 대상은 그야말로 ‘모든 소득’이다. ‘소득 있는 곳에 보험료 있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근로자의 보수,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기타소득 등 종합소득, 소득세법상 분리과세되는 일용근로소득,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에도 보험료를 매긴다. ‘무임승차’ 논란을 빚어 온 피부양자 제도는 폐지하고 모두 가입자로 전환한다. 소득이 없는 기존의 피부양자에게는 최저보험료를 부과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한 미성년자는 보험료를 면제한다. 기획단에서 정부와 개편 작업을 함께한 전문가들은 더민주안을 ‘혁명적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형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깔끔하게 정리되긴 하겠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여서 한꺼번에 하기에는 만만치 않다”며 “여야가 합의해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안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갑자기 보험료가 늘어나게 될 고소득자의 반발이다. 월급 외 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되더라도 임금소득만 있는 대부분의 직장가입자(1209만명)는 보험료 변동이 없다. 월급 외에 별도의 사업·임대·이자·배당소득 등 종합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246만명(16.9%)의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월 100만원이 넘는 보수 외 종합소득을 가진 직장가입자는 약 40만명, 월 167만원이 넘는 종합소득 보유자는 27만여명이다. 일시소득인 상속·증여·양도소득에까지 보험료를 부과하면 고소득자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상속·증여소득은 재산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어 소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퇴직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퇴직자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실직, 명예퇴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보통 창업자금으로 쓰이는 퇴직금에까지 보험료를 매기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퇴직연금에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노부모를 피부양자로 등록한 직장가입자는 지금보다 보험료를 더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등이 1인 이상 사업장 직장가입자로 전환돼 현재 지역가입자는 실업자, 은퇴자, 노인세대, 영세자영업자, 일용직 등 주로 취약계층으로 구성돼 있어 종합소득 보유자가 많지 않다. 재산, 자동차, 소득과는 무관한 성·연령 점수가 부과 기준에서 사라지면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오히려 줄게 된다. 지난해 정부가 함께 참여한 기획단의 안은 월급 외에도 연 2000만원을 초과하는 종합과세소득에 보험료를 추가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엔 종합과세소득이 7200만원을 초과해야 직장가입자가 추가 보험료를 냈으나 이 기준을 연 2000만원까지 끌어내렸다. 피부양자 제도는 존치하되 종합과세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는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게 했다. 또 지역가입자 부과 기준에서 성·연령, 자동차를 제외했으나 더민주안과 달리 재산에는 건보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점진적, 단계적으로 부과 기준을 개편할 수 있는 안이긴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지난해 당정은 이 안을 토대로 건보 부과체계 개편 논의를 진행했다. 더민주안의 산파 역할을 한 김종대 더민주 정책위원회 부의장(전 건보공단 이사장)은 “국회에서 더민주안을 놓고 개편 논의가 시작되면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지만 기획단안과 비슷하게 갈 수는 없다”며 “더민주안의 기본 대원칙인 소득 중심 부과체계를 흔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한 가지뿐이고 주인은 무뚝뚝한 데다 얼굴마저 험상궂다. 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돌아간다. 댄서, 샐러리맨, 프로복서, 대학생, 요리평론가, 노숙자 등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삶에 지쳤거나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거나 외롭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열어 주고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가능한 정성껏 만들어 준다. 허기진 배와 함께 마음도 채울 수 있는 곳, 거리의 안식처이자 피로 회복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인 셈이다. 2009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이야기다. 내게 이 드라마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만큼 궁상맞고 난처한 일도 드물었다. 과일을 살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수박이라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빈 카트를 끌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먹는 것에서마저 소외된다고 생각하면 새삼 고독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제 최소한 먹는 것으로 슬픔을 느낄 일은 없겠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수박’의 시대도 열렸기 때문이다. # 크기는 미니, 인기는 대박 훈련소와 딸기를 제외하고 충남 논산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논산 수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논산 수박이 유명해지기까지는 ‘논산 수박연구회’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 수박’은 충남농업기술원과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시범 사업이다. 크기는 일반 수박의 4분의1 정도로, 대개 1~1.5㎏에 불과한 데 비해 당도는 훨씬 높다. 외피에 가까워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는 일반 수박과 달리 안쪽이나 외피 쪽이나 당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작으니 나들이 갈 때 들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거나 껍질째 먹기에도 좋다. 논산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수박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김상수 농가’다. 김상수(59)·정순희(59)씨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수박 농사를 지었다. 24살에 중매로 만나 37년을 살면서 수많은 굴곡을 함께 건너왔다는 두 사람. “벌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대뜸 장개를 들어서 고생만, 고생만 시키더라구요”라며 웃는 아내의 얼굴에도, 민망한 듯 먼 산만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담뿍 담겨 있다. 부부는 현재 하우스 16동에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씨들리스’(씨 없는 수박) 5동, ‘흑피 수박’(검은빛을 띤 씨 없는 수박) 7동, 애플 수박 4동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애플 수박을 더 키울 생각이다. 지금이야 애플 수박을 효자 작물의 하나로 여기지만 지난해 논산수박연구회로부터 애플 수박 시범 재배를 부탁받았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비록 애플 수박이 지닌 장점이 많다 해도 낯선 것에는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니만큼 작은 사이즈의 수박을 찾는 사람들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하우스 2동에 애플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를 하다 보니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조롱박처럼 조록조록 달려 있는 모습이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처럼 귀여운 데다 재배와 수확 과정도 수월해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일반 수박은 바닥에 깔아서 재배하는 ‘포복 재배’ 방식으로 포기당 한 개씩 수확을 하지만 애플 수박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입식 재배’ 방식으로 보통 세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일반 수박보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재배 때 풀 줄기에서 나는 순을 쳐내는 번거로움도 없다. 수확을 하고 난 후 번번이 뿌리를 뽑아내고 땅을 갈아엎지 않아도 될뿐더러 수확한 후 흙을 털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을 할 때도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있을 필요가 없어 몸에 무리도 덜 간다. 한창 애플 수박 자랑에 신이 난 김씨를 아내인 정씨가 소리쳐 부른다. “여보, 차 좀 빼줘요!” “저 사람은 참…. 앞으로 냅다 갈 줄만 알았지 차도 못 빼고 주차도 못한다니까.” 툴툴거리면서도 잽싸게 일어나 아내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혼자 남아 땀을 식히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로 계룡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길 건너에는 수로가 길게 나 있다. 그 너머 들판에서는 백로가 모여 놀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바람도 많아 하우스에서 뜨겁게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천혜의 환경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 곳에서 재배한 것이니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달고 향긋한 과실이 태어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아내를 태운 차의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씨가 휘적휘적 걸어 돌아온다. # 아낌없이, 그러나 적당히 “지역마다 당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지역에 따라 다른 게 아니라 키운 사람에 따라 다르죠. 똑같은 씨앗을 심었다고 해서 똑같은 수박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농사를 망칠 수 있지요. 수박이 크고 많이 달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김씨는 세상 이치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농사짓는 기술이야 농업기술센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나만의 철학이 없는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풍작을 기대하고 물과 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 전에 쪼개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는 나도 너무 많이 주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줘서 역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이제는 뭐, 수박 농사만 30년 넘게 짓다 보니 수박잎만 바라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아챌 수 있지요.” 수박에 제일 좋은 것은 햇빛이고 사람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과 거름뿐이다. 그조차 수박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것을 주어야 한다. 김씨는 하우스 내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 덕트를 이용해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했고, ‘유박’(깻묵: 참깨·들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끼)이나 ‘미강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 등 천연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화학비료가 저렴하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력(地力)도 저하되고 지하수 오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땅을 되도록 깊이 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박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수박과 ‘이심전심’의 상태가 돼야 비로소 당도 높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농의 꿈에 날개를 달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염, 인후염, 편도선염, 방광염, 고혈압, 부종 등에 효과적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주효할뿐더러 싱글족과 커플족이 증가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애플 수박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해 김씨가 애플 수박으로 거둔 소득은 1600만원 정도다. 하우스 1동당 1작기(수박 씨를 뿌리고 한 번 수확하는 과정)에 8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린 셈인데, 올해는 4동에 각각 2작기 재배를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플 수박에서만 6400만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작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애플 수박 재배 농가가 3배 정도 늘어나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구들도 요즘 애플 수박만 먹어요. 일반 수박하고 애플 수박을 냉장고에 나란히 넣어 두잖아요. 그러면 애플 수박만 없어진다니까요. 다루기도 편하고 먹기에 부담도 없고 달기도 더 다니까 애플 수박에 손이 가는 게 당연하죠. 얼마나 작은지 직접 보시겠어요?” 김씨가 또다시 휘적휘적 걸어 하우스 앞으로 간다.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갉아먹고 남은 수박껍질이 뒹굴고 있다. 컹컹 짖는 개들을 지나쳐 김씨 뒤를 바짝 따르다가 주춤 발을 멈춘다.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우스에는 갓난아이 머리통만 한 수박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신기하고 더 탐스럽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데, 김씨가 “쯧쯧” 하고는 수박 하나를 따서 한쪽 구석으로 던진다. “이렇게 가끔 쪼개지는 게 생겨요. 수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지요.” 심상한 말투지만 쪼개진 수박을 자꾸 곁눈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저렇게 애틋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까. 나조차 애틋한 마음이 되어 가만히 서 있는데 때마침 정씨가 부산스럽게 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여태 수박 한 쪽 대접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수박을 뚝뚝 따서 뚝뚝 자르고 뚝딱 껍질을 깎아 손에 쥐여 준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수박향이 진동한다. 달고 시원하다. 맛보다는 먹는 품새에 반해 정신을 팔고 있는 내 곁에서 정씨가 사춘기 소녀처럼 종알거린다. “일손이 덜 가니까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회도 먹고 구경도 하고 그래요. 지난해는 부부 동반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또 갈 거예요. 올해는 중국 ‘장가계’랑 ‘원가계’로 해서 쭈욱 돌다 와야지. 중매로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만 했는데 이제 여행도 다니고 사람처럼 사는구나 싶어요. 글쎄 요즘은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런다니까요.” 흥이 난 정씨 덕에 내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그럼요.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죠!” 모쪼록 애플 수박이 지역 브랜드의 역할뿐 아니라 고소득 작물로도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자라나서, 농가 식구들이 매일매일 웃고 내내 흥에 겨울 수 있도록 말이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4800만원 소득·5억 재산’ 비슷한데 직장인 vs 자영업자 건보료 5.5배차

    [건강보험 개편 어디로] ‘4800만원 소득·5억 재산’ 비슷한데 직장인 vs 자영업자 건보료 5.5배차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직장·지역 가입자마다 다른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지지부진하던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 논의에 시동이 걸렸다. 내년 대선이 있는데다 가입자마다 이해가 엇갈려 실제 개편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지만, 건보 재정 흑자가 사상 최대에 이른 지금이 건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며 부과 체계를 개편할 적기란 점에서 주목된다. 건보료 부과 체계의 문제점과 개편 향배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 60대 남성 A씨는 퇴직 후 소득이 줄었는데도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게 됐다. 퇴직 전에는 월급에만 건보료가 부과돼 매달 14만 9750원을 냈지만,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하자 주택과 자동차에도 보험료가 부과됐다. 현재 연금생활자인 A씨가 내는 건보료는 월 20만 1230원이다. 5인 가구가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보험료는 오히려 5만원이 오른 것이다. 반면 A씨와 비슷한 시기에 퇴직한 B씨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 덕에 피부양자가 돼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48세 남성 C씨는 매달 직장에서 240만원을 받는다. 보수 외에도 1900만원의 금융 소득이 있고, 3억 5000만원 상당의 주택에 살며 자동차 1대와 1억 5000만원 상당의 건물도 갖고 있다. 자영업자인 52세 남성 D씨도 C씨와 비슷한 수준의 재산과 사업소득이 있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인 D씨의 건보료는 월 40만 1944원으로 직장가입자인 C(월 7만 3440원)씨보다 무려 5.5배나 많다. 현행 건보료 부과 체계는 이렇게 형편이 비슷한데도 가입 자격에 따라 건보료를 달리 부과하도록 설계된 탓에 매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누구는 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누구는 부과하지 않고, 어느 집 아이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다른 집 아이에게는 부과하지 않는 등 모순이 많다. ‘동일 집단, 동일한 부과 기준’이란 보험의 기본 원칙이 훼손된 상황이다. 건보 혜택은 전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은 7가지나 된다. 지역가입자 중에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원을 초과하는 사람에게는 소득과 재산(전·월세 포함), 자동차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긴다. 전·월세에도 보험료를 매기다 보니 월세 사는 지역가입자가 자가 주택을 보유한 직장가입자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지역가입자에게는 재산(전·월세 포함)과 자동차, 성·연령·재산·자동차 점수를 합산한 평가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한다. 이 때문에 연간 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가구는 가장 소득이 적은 계층인데도 보험료 부담 능력과 관계없이 재산과 자동차에 보험료를 이중 부과받고 있다. 6개월 이상 보험료를 체납한 생계형 체납자가 매년 증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린이나 노인 등 소득이 아예 없는 사람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되지 못하면 지역가입자의 가구원으로서 성·연령 등에 따라 보험료를 내야 한다. 부모가 직장가입자인 아이는 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지만, 부모가 자영업자인 아이는 날 때부터 보험료 부과 대상이 된다. 가족이 많으면 그만큼 보험료도 올라간다. 퇴직 후 연간 4000만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 사람은 지역가입자로 편입돼 연금소득에 재산·자동차까지 포함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실직 후 소득이 줄었는데도 보험료 부담은 커지는 역진성이 발생한다. 직장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은 지역가입자보다 단순하다. 월급에 보험료율(2016년 6.12%)을 곱한 금액을 사업주와 근로자가 반반씩 나눠 낸다. 연간 종합소득이 7200만원을 초과하는 직장가입자는 건보료를 추가로 물게 된다. 직장가입자의 가족은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소득 상한선이라는 것도 있어 7810만원 이상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매달 보험료로 238만 9860만원만 내면 된다. 월급이 1억원 이상이어도 내는 보험료는 같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는 불리하게, 고소득 직장가입자에게는 매우 유리한 구조다. 이렇게 불공정한 건보 부과 체계를 개편하고자 정부는 지난해 기획단을 꾸리고 구체적인 개편 방안까지 내놨지만 연말정산 파동으로 발표 직전 전격 연기했다. 아직 정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천서 용은커녕…개천 자체가 말랐다”

    “개천서 용은커녕…개천 자체가 말랐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신분제 공고화’ 발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가 이제 단순한 빈부 격차의 심화가 아니라 주거·교육·문화·건강 등 전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다중격차’ 시대로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제 개천에서 더이상 용은 나오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개천 자체가 말라버렸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불평등 양상으로 청년층이 ‘구조적으로’ 하위 계층화되는 세대 간 격차 문제가 커지고 있으며, 정치권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2011년부터 한국의 불평등 현상을 연구해 온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다중격차연구단이 12일 펴낸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와 ‘한국의 불평등 2016’(페이퍼로드)을 통해 제기됐다. ‘한국의 불평등 2016’이 국내 불평등 현상을 통계와 지표 중심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는 소득뿐 아니라 임금, 자산, 주거, 세대, 경제체제, 조세, 정치, 복지 등에서의 불평등 구조를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소득 너머 교육·주거 등 불평등 중첩 19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졌다. 빈곤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소득층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 투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자산 가격 상승에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고, 교육도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세대 간 이전하는 불평등의 재생산 도구가 됐다. ‘다중격차’ 사회는 이 같은 다차원적인 불평등 구조가 중첩되면서 구조화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다중 격차는 배제의 성격을 드러낸다. 흡사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식 발전주의는 성장 결실을 공유하는 낙수 효과를 통해 다수의 생활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효과’가 있었지만 개발 모델의 시효가 끝나면서 일부 계층의 지위가 상승하는 동안 다른 계층은 하강하는 ‘버킷 엘리베이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임금 불평등의 증가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아지면서 초고소득층으로서의 소득 집중보다 빠른 상대적 빈곤층의 확산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자산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이른바 ‘피케티 비율’이라고 부르는 소득 대비 순자산 비중이 급상승해 세습 자본주의의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2000년대 들어 불평등은 커지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악순환’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소득 격차의 괴리는 자산 불평등으로, 이는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의 강남과 강북으로 주거 공간의 분리와 주거 형태의 불평등 심화를 야기했다. 소득, 자산, 주거의 격차는 교육 불평등을 낳고, 출신대학은 또다시 소득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슬의 완성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세안 실시 복지 확대 나서야” 전병유 다중격차연구단장(한신대 교수)은 “한국은 귀속지위보다 성취지위가 우세한 사회였지만 이제는 귀속지위가 더 우세한 ‘닫힌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법인세와 소득세의 상위 계층 부담을 늘리고, 부동산 보유세와 자본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식의 증세안을 실시해 복지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 사회 다중격차 시대 진입했다

    한국 사회 다중격차 시대 진입했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신분제 공고화’ 발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가 이제 단순한 빈부 격차의 심화가 아니라 소득·자산·주거·교육·문화·건강 등 전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다중격차’ 시대로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제 개천에서 더이상 용은 나오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개천 자체가 말라버렸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불평등 양상으로 청년층이 ‘구조적으로’ 하위 계층화되는 세대 간 격차 문제가 커지고 있으며, 정치권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2011년부터 한국의 불평등 현상을 연구해 온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다중격차연구단이 12일 펴낸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와 ‘한국의 불평등 2016’(페이퍼로드)을 통해 제기됐다. ‘한국의 불평등 2016’이 국내 불평등 현상을 통계와 지표 중심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는 소득 뿐 아니라 임금, 자산, 주거, 세대, 경제체제, 조세, 정치, 복지 등에서의 불평등 구조를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19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졌다. 빈곤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소득층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 투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자산 가격 상승에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고, 교육도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세대 간 이전하는 불평등의 재생산 도구가 됐다.  ‘다중격차’ 사회는 이 같은 다차원적인 불평등 구조가 중첩되면서 구조화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다중 격차는 배제의 성격을 드러낸다. 흡사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식 발전주의는 성장 결실을 공유하는 낙수 효과를 통해 다수의 생활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효과’가 있었지만 개발 모델의 시효가 끝나면서 일부 계층의 지위가 상승하는 동안 다른 계층은 하강하는 ‘버킷 엘리베이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임금 불평등의 증가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아지면서 초고소득층으로서의 소득 집중보다 빠른 상대적 빈곤층의 확산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자산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이른바 ‘피케티 비율’이라고 부르는 소득 대비 순자산 비중이 급상승해 세습 자본주의의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2000년대 들어 불평등은 커지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악순환’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소득격차의 괴리는 자산 불평등으로, 이는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의 강남과 강북으로 주거 공간의 분리와 주거 형태의 불평등 심화를 야기했다. 소득, 자산, 주거의 격차는 교육 불평등을 낳고, 출신대학은 또다시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슬의 완성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병유 다중격차연구단장(한신대 교수)은 “한국은 귀속지위보다 성취지위가 우세한 사회였지만 이제는 귀속지위가 더 우세한 ‘닫힌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법인세와 소득세의 상위 계층 부담을 늘리고, 부동산 보유세와 자본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식의 증세안을 실시해 복지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여야, 말 많고 탈 많은 민생법안 개정안 발의] 더민주, 건보료 폭탄 막기

    더불어민주당은 7일 직장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보험료 폭탄’이 떨어지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기준으로 일원화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더민주는 4·13 총선 핵심공약으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내걸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그동안 건보 부과체계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고소득층의 눈치보기를 하면서 개혁안을 만들지 못했던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현실”이라며 “우리 당의 제출안을 중심으로 국회 내에서 빨리 대책이 만들어지도록 정치권이 협력해 달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현재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등으로 구분된 부과체계를 폐지하고 소득을 단일 기준으로 삼아 부과하도록 했다. 또한 부과 대상이 되는 소득 범위를 확대해 기존 근로소득·사업·이자·배당·연금 소득 외에 퇴직·양도·상속·증여 소득에도 건보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대신 재산·자동차·성·연령 등에 따른 요소를 고려한 ‘평가소득’은 보험료 부과요소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적용되면 근로소득만 있는 직장인, 집은 있어도 소득은 없는 은퇴자는 보험료가 줄어든다. 반면, 이자·배당소득이 많은 직장인은 보험료가 늘어날 전망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외국인 탓 부동산값 뛰는 ‘스페인의 제주도’ 마요르카섬

    외국인 탓 부동산값 뛰는 ‘스페인의 제주도’ 마요르카섬

    "관광객 고 홈!(Tourist go home)" 지중해에 있는 스페인령 관광명소 마요르카섬에서 최근 담벼락에 이렇게 쓴 낙서가 발견됐다. 경제의 80%를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마요르카에서 관광객을 돌려보내자는 건 굶자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민심은 '차라리 굶자'는 쪽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관광대국 스페인은 외국인관광객 유치에서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다. 마요르카섬도 스페인을 찾는 외국인이라면 꼭 들려보는 관광명소다. 인구 100만의 마요르카섬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올해 1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관광객이 넘치면 마요르카섬의 경제는 그만큼 활기를 띈다. 하지만 북적이는 외국인관광객이 주민들에겐 이제 그리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됐다. 아예 마요르카에 둥지를 트는 외국인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부동산값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마요르카에는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밀려들지만 특히 많은 건 영국과 독일 관광객이다. 영국과 독일 관광객 대부분은 저가항공 티켓이 포함된 패키지여행상품을 구입해 마요르카를 방문한다. 마요르카를 둘러보다 그 매력에 매료된 관광객 중에선 "아예 여기서 살자"고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독일의 부동산중개업체 엥겔&보커스에 따르면 마요르카의 부동산매매 중 40%는 외국인이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다. 부자 나라에서 이민을 오는 사람이 많다 보니 마요르카의 부동산가격은 훌쩍 뛰게 됐다. 허름한 어부의 주택이 번듯한 땅콩주택으로 변모해 57만 유로(약 7억4300만원)에 팔리는 등 부동산가격은 원주민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폭등했다. 마요르카에선 "관광이 섬을 망치고 있다" "관광객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낙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월세가 폭등한 것도 원주민에겐 괴로운 일이다. 투룸 아파트의 월세가 700유로(약 9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비교적 고소득 직종인 서비스업 종사자가 월 1100~1200유로(약 140~155만원)를 버는 서민 소득으론 주거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지 언론은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원주민의 실망과 좌절은 커지고 있다"며 마요르카의 민심이 심상치않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비즈 in 비즈] 스스로 신뢰 깎아내린 정부 정책발표

    [비즈 in 비즈] 스스로 신뢰 깎아내린 정부 정책발표

    “발표에 즈음해 친환경 가전제품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원한다는 대략적인 내용 설명은 들었습니다. 업계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정부가 수요조사를 했느냐고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가전 제조기업) “1등급 제품은 판매가의 10%를 돌려받으실 수 있지만, 당장은 안 됩니다. 환급 신청 사이트가 29일 개설됩니다.”(가전 양판점) 정부가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TV와 냉장고 등을 구입하면 가격의 10%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고 했을 때, 이 정책이 요즘 정부가 쫓기듯 정책을 만드는 게 아닌지 의심할 계기가 되리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환급제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됐음에도 온라인몰·홈쇼핑 업계와의 정부 간담회가 4일에 열리거나, 소비자가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매장이 오는 15일에나 확정될 것이란 후속 발표가 잇따르며 생긴 의심입니다. 정부를 대표해 정책을 처음 발표했던 기획재정부는 전체 가전제품이 환급 대상인 양 공지했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뒤늦게 ‘TV는 40인치 이하 모델만 환급 대상’이라고 수정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가장 신뢰를 주어야 할 취재원인 정부 발표가 이러하니 기사 역시 광고 전단지처럼 쓰게 돼 죄송합니다. 기재부가 발표한 첫날엔 ‘에어컨 사면 최대 20만원 돌려준다’고, 며칠 뒤에는 ‘40인치 넘는 TV는 환급 못 받으니 주의하세요’라는 기사를, 그다음에는 ‘15일까진 하이마트·전자랜드·삼성디지털플라자·LG베스트샵에서 에어컨을 사야 최대 20만원 돌려받는다’는 기사를 새로 써야 할 판입니다. 점잖은 척 쓰는 기사 뒤에 ‘환급 기간으로 정부가 정해 둔 7~9월에 친환경 가전제품을 사신다면 ‘호갱’이 안 되도록 조심하세요’라고 숨겨 둔 당부가 읽힐지 조바심도 납니다. 때늦었지만 관련 부처는 복잡한 가전 유통구조를 파악하고, 피크시간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데 최적화된 가전 보급 방안을 모색하느라 주말도 반납했다 합니다. 백번 양보해 정부가 내수 진작과 친환경 제품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급하게 정책을 발표하느라 생긴 사고로 이해해 보겠습니다. 그래야 어떤 가전을 사야 ‘호갱’이 되지 않을지 매일매일 따지는 경마식 취재에 매몰되는 대신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주로 쓰는 친환경 제품을 공공 재원을 활용한 환급 대상으로 삼은 이유나 ▲환급 재원인 ‘고효율 기기 지원사업 자금’을 이번 정책으로 소진시키는 게 적절한지 취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양옥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 파문···해명도 ‘황당 그 자체’

    안양옥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 파문···해명도 ‘황당 그 자체’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안양옥 신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섰다. 안 이사장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소득 8분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던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소득 9~10분위까지 확대해 소득 계층과 상관없이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다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고 말해 논란을 초래했다. 그러자 안 이사장은 수습에 나섰다. 6일 한겨레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이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국가장학금을 받아도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서 빚을 다 지고 있는데, 고소득 계층 자녀들도 빚을 져야 파이팅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 도움을 받지 말고 대학에 다녀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오해가 있었다”면서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은 아이들도 대출을 받아서 출발선에서 평등하게 만들어가는게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안 이사장의 해명은 ‘여전히 학생들은 빚을 내 대학을 다녀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발언이다. 학생들에게 빚을 권장하는 것이다. 또 경제적 여건이 좋은 집안의 학생이 대출을 받아야 교육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다는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누적 인원이 326만여명, 금액으로는 14조 8000억여원에 이르고 있는데 ‘빚’은 부담이자 고통일 뿐이지 ‘파이팅’이 될 수는 없다”면서 “학생들의 빚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인해 다급하게 구직을 하게 되어 개인의 적성을 충분히 발현하지 못하게 되는 사회적 손실과 결혼 연령의 후퇴·저출산, 그리고 가계의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인한 장기간의 내수침체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이사장은 서울교대 체육교육과 교수로 6년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지난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교총회장직을 사퇴했다가 공모를 통해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빈곤층 8.7%, 건보료 내고도 병원 못 가”

    “빈곤층 8.7%, 건보료 내고도 병원 못 가”

    진료비 부담에 아파도 참아… 병원 안 간 중산층 5.6%와 ‘큰 차’ “혜택보다 낸 건보료 많아” 54%… 국민 과반 의료 이용률 낮은 편 공단 “소득 1분위 2030 많은 영향” 하루에도 수차례 병원을 옮겨다니며 이른바 ‘의료쇼핑’을 하는 일부 환자의 도덕적 해이가 번번이 도마 위에 오르지만, 불황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 사람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일 발표한 ‘2015년 건강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의료기관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사람은 273만명으로, 분석 대상 3843만명 가운데 7.1%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은 빈곤층에서 두드러졌다. 중산층인 보험료 상위 20% 계층은 병원을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5.6%에 그쳤지만, 빈곤층인 보험료 하위 20% 계층은 8.7%가 병원을 찾지 않았다. 빈곤층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은 특별히 건강해서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3년 의료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소득 1분위’의 고혈압·당뇨 유병률은 소득이 가장 높은 ‘소득 10분위’보다 각각 3.2배, 3.7배 높았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이렇게 높지만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빈곤층의 44.6%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가장 낮은 소득 구간의 저소득층이 받는 건강보험 혜택은 낸 보험료의 평균 5.1배로, 가장 높은 소득 구간의 중산층(1.1배)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이 혜택이 4대 중증질환(심장·뇌혈관·암·희귀질환) 등 특정 질환에 쏠린 탓에 수많은 저소득 만성질환자는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운데 4대 중증질환자는 낸 보험료보다 최대 28.8배 많은 급여 혜택을 받지만, 저소득 만성질환자가 받는 급여 혜택은 낸 보험료의 고작 1.3배 정도다. 만성질환에 대한 보장성이 낮으면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저소득 집단은 고소득 집단보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좋고 수술 건수가 많은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확률이 낮아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의 혜택을 누리는 데도 불리한 형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저소득층은 병원과 종합병원, 상대적 고소득층은 상급 종합병원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은 “소득 1분위의 20~30대 비율이 소득 5분위보다 높은 점도 의료 이용률이 낮게 나타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빈곤층뿐만 아니라 전체 가입자의 의료 이용률도 낮은 수준이다. 건강보험에 가입한 1656만 가구 가운데 낸 보험료보다 받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은 가구는 902만 가구로, 54.5%를 차지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53.1%가, 지역가입자는 56.6%가 자신이 낸 보험료보다 급여 혜택을 적게 받았다. 그만큼 의료기관 이용률이 낮았거나 병원에 갔더라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의료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4년 기준 6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건강보험 평균 보장률 약 78%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보험사 대출도 원리금 분할상환…DTI·LTV가 60% 넘으면 적용

    보험사 대출도 원리금 분할상환…DTI·LTV가 60% 넘으면 적용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원금+이자)을 처음부터 나눠 갚게 하는 여신심사 제도가 오는 1일부터 은행에서 보험사로 확대 시행된다. 금융 당국은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은행권의 8% 수준이어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대출 수요자들은 불안해한다.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짚어 봤다.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적용 대상인가. -주택 구매용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해당된다. 주택 구매용이 아니어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으면 원리금 분할 상환을 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담보 물건이 총 3건 이상일 때와 보험사에 증빙소득이 아닌 신고소득만을 제출해도 적용 대상이 된다. →예외는 없나. -집단대출은 예외다. 단 자금 사용 기간이 짧거나 상환계획이 확실하면 원리금 분할상환을 안 해도 된다. 상속 또는 채권 보전을 위한 경매 참가 등으로 불가피하게 채무를 인수해야 할 때, 예·적금 만기 등을 앞두고 있을 때, 일시적 2주택자로 곧 집을 처분할 계획이 있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의료비, 학자금 등 급한 생활 자금도 보험사가 인정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원금 일부만 분할상환할 수는 없나. -가능하다. 30년을 기준으로 본인의 대출 만기를 고려해 보험사에서 부분 상환할 원금을 정하면 된다. →증빙소득이 없으면 아예 대출을 못 받나. -소득금액증명원, 원천징수영수증과 같은 객관적인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체 가능한 서류도 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등을 바탕으로 한 추정소득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추정한 신고소득 등을 통해 대출받을 수 있다. →시행일 이전에 받은 대출의 거치 기간이나 만기 연장, 추가 대출 등은 어떻게 되나. -신규 대출로 본다. 단 기존 거치식 분할상환대출 중 2018년 말 이전에 같은 보험사에서 동일 금액 이하로 대환하는 경우에는 1회에 한해 3년간 거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상환 능력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건데 총부채상환능력(DSR)은 어떻게 따지나. -종전엔 대출자가 신청한 주택담보대출 금액과 기타 대출의 이자상환액을 합산해 계산했다. 하지만 이젠 자동차 할부금과 금융권 대출 등을 합친 기타 부채도 계산에 넣어 산출한다. →상승 가능 금리 적용 등 심사가 깐깐해지는 만큼 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 아닌가. -상승 가능 금리란 향후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증가해도 대출자가 빚을 갚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금융사 내부 기준일 뿐이다. 실제 금리가 오르지는 않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브렉시트 쇼크 이후] 저성장 늪… 커지는 저소득층 신음, 유럽 넘어 세계화하는 ‘反세계화’

    [브렉시트 쇼크 이후] 저성장 늪… 커지는 저소득층 신음, 유럽 넘어 세계화하는 ‘反세계화’

    세계의 유력 정·재계 지도자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낼 때, 영국의 결정을 환영하며 그들의 전철을 밟겠다고 공언한 이들도 적잖았다. 바로 미국과 유럽의 포퓰리즘 정치인들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인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민은 EU에 독립 선언을 했으며 투표로서 그들의 정치, 국경, 경제에 대한 권한을 회복했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미국민이 (세계의 엘리트로부터) 독립 선언을 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이끌어 낸 주된 원동력 중 하나는 반(反)세계화를 주창하는 포퓰리즘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품, 자본,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교육받은 도시의 엘리트들은 경제·문화적 수혜를 입었지만, 전통적인 노동자 계층은 소득 성장과 일자리 증대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특히 유로존 경제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과 10%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을 겪는 EU 국가들이 EU 채권단으로부터 긴축 재정을 강요받아 복지혜택을 줄이면서 저소득 노동자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트럼프 현상’을 빚은 미국에서도 소득의 양극화는 수치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하위 10%)의 소득은 2014년 기준으로 8%가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상위 5%)은 4% 증가했다. 그사이의 중간층의 소득은 3% 줄었다. 미국에서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1년간 700만명이 고용을 상실했고, 이들이 기득권층에 느끼는 배신감은 커졌다. 하지만 기존의 정치 세력은 세계화의 그늘에 놓인 이들 계층을 주목하지 않았다. 전통적 노동자 계층을 지지 기반으로 했던 좌파 정당들은 1990년대 이후 탈이데올로기적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정치적으로는 중도파,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에 구애했다. 우파 정당들도 이민 등 사회문화적 정책에 있어서 다소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중도 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인종, 종교, 사회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좌·우파로 나뉘어 있던 저소득층이 기성 정치인, 자본가, 은행가, 언론인 등을 불신하며 반세계화를 외치는 포퓰리즘 세력의 품으로 들어갔다. 뉴스위크는 영국에서 브렉시트 지지율이 높게 나온 지역과 미국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 모두 몰락한 공업지대이자 진보 정당의 보루였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유입된 이민자들과 값싼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진보 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포퓰리즘 세력에 환호하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나았으며, 극우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이웃의 극우 정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른 EU 국가의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더욱 자신감을 얻고 EU 탈퇴를 밀어붙이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당수는 “프랑스가 EU를 떠날 이유는 영국에 비해 1000가지 더 많다”며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국민투표 추진을 시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연소득 5억 넘는 개인사업자, 법인전환해 절세 가능

    연소득 5억 넘는 개인사업자, 법인전환해 절세 가능

    개인사업자를 법인사업자로 전환할 경우 각종 절세혜택이 다양해지면서 ‘합법 절세’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업주들이 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법인전환 개인 사업자도 성실신고확인제 대상자로 적용되는 방침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절세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회사를 법인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절세가 가능해진 이유에서다. 일정 수입을 올리는 대상자가 세금신고를 하기 전 세무사에게 신고내용을 확인받도록 한 성실신고확인제는 지난 2012년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고의적인 탈세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연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는 개인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내기 전 신고내용과 증빙서류를 세무대리인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지난 2014년부터 성실신고확인제의 기준 수입금이 더 낮게 책정됨에 따라 개인사업자 부담은 가중됐다. 소득금액이 5억원 이상인 부동산임대업·전문직사업자·기타 개인서비스업자와 10억원 이상인 조업·숙박음식점업·건설업·운수업 종사자, 20억원이 넘는 농림어업·광업·도소매업·부동산매매업 종사자는 모두 성실신고확인제 대상에 포함된다. 또 신고를 불성실하게 할 경우 페널티가 부여된다.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산출세액의 5%가 가산세로 부과되고, 확정신고액을 실제 수입금액에 비해 낮게 신고했다가 적발되면 3년 동안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반면 법인은 개인사업자보다 수입이 많아도 과세당국의 간섭을 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라 법인은 성실신고확인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절세 측면에서도 법인이 유리하다. 법인과 개인사업자가 똑같이 연 3억을 번다고 해도 개인사업자는 약 1.5배 많은 소득세를 낸다. 법인사업자가 연소득 1억씩 3명으로 분할해 6030만원을 낼 때, 개인사업자는 오롯이 9460만원을 물어야 한다. 같은 조건이라면 개인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4대 보험료는 법인의 2배가 넘는다. 비즈니스마이트 개인사업자 법인전환센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는 법인으로 전환하는 편이 낫다”면서도 “법인 전환 방법은 현물출자, 세감면 포괄양수도, 일반사업 양수도, 기업통합 등 다양한 만큼 전문 지식이 없는 채로 섣불리 전환했다가는 되레 세금을 떠안게 된다. 장단점과 비용을 분석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스위스에게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스위스에게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지난 5일 모든 국민에게 월 30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내용의 스위스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국내 언론들은 대부분 ‘공돈’을 거부한 스위스 국민들의 ‘수준 높은 선택’을 칭송하며, 우리나라도 무턱대고 복지 수준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은 300만원은 물가가 높은 스위스에서 최저생계비(268만원)를 약간 넘는 수준이고, 이걸 보장하는 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부족한 만큼을 지급하는 것이란 사실을 몰랐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았더라도 알리지 않았다. 대신 스위스가 ‘공짜 복지’를 반대한 것만 부각시켰다. 하지만 스위스 국민의 선택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스위스 국민들은 기존의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기본소득 보장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76.3%가 ‘현상 유지’를 택했다. 효과를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기본소득 보장을 위해 기존의 복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합리적 선택이다. 스위스 국민들이 기본소득 보장에 반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하지 않는 스위스에서 집단노동협약을 통해 실제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은 평균 17스위스프랑(약 2만 600원·월 430만원)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6030원·월 126만원)의 세 배가 넘는다. 1인당 국민소득(약 9만 달러) 역시 한국(약 2만 7000달러)의 세 배가 넘는다. 비록 물가가 높다지만 직업의 귀천이 없어서 보일러 수리공이 취미로 승마를 즐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아이들에게 적성에 안 맞는 공부를 시키기 위해 돈을 퍼부을 필요도 없다. 기본소득 보장이 시행되면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2%밖에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왜 이런 저간의 사정은 덮어 두고 스위스 국민을 치켜세우기만 하는 걸까. 양극화 극복을 위해선 복지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 현재의 세금 제도하에서 증세는 재벌 대기업, 고소득자들의 부담을 늘린다. 스위스에 대해 “법인세율이 낮아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면서 그 나라의 세계 최고 수준 임금은 외면하는 이들은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포퓰리스트’나 ‘프리 라이더’(무임승차자)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물적 기반이 다르면 의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취업은 어렵고, 천신만고 끝에 취직해도 월급은 스위스의 3분의1 밖에 안 되고, 구조조정하면 노동자부터 자르는 나라의 국민은 복지의 확대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같은 일을 해도, 아니 더 많이 일해도 비정규직이라서, 하청이라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못 받는 나라의 국민은 최저임금이라도 올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복지 확대도, 최저임금 인상도 싫다면 스위스랑 아예 비교를 하지 말자. 한국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9세 청년 노동자가 식사 시간을 보장받지 못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안전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곳이니까.
  • [커버스토리] “韓, 작년 對英수출 74억弗… 브렉시트 땐 年 4억~7억弗 감소”

    [커버스토리] “韓, 작년 對英수출 74억弗… 브렉시트 땐 年 4억~7억弗 감소”

    옥스퍼드 사전에나 있는 단어로 여겨졌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갑자기 전 세계를 덮친 건 지난 9일 여론조사 업체 ORB의 조사 결과 찬성(55%)이 반대(45%)보다 10% 포인트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영국이 생각하는 것’이 13일 기준으로 6개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낸 결과에서도 찬성(52%)이 반대(48%)를 앞서는 등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브렉시트가 어떻게 불거졌고 세계는 왜 공포에 떠는지를 문답 형식으로 풀어 봤다. Q.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어떻게 실시하게 됐나. A.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EU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GS·돼지들이라는 경멸의 뜻도 담고 있음) 국가들의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막대한 구제금융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돈 상당부분이 ‘부자나라’인 독일과 영국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때부터 영국인들 사이에서 “EU에 엄청난 세금을 내면서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뭐냐”는 ‘EU 회의론’이 생겨났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난민과 동유럽 출신 이주민들의 영국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우리 일자리도 없는데 다른 나라 국민들의 복지까지 챙겨야 하느냐”는 비판이 커졌다. 결국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Q. 국민투표 관전 포인트는. A. 영국 여론은 계층에 따라 명확하게 갈린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장년층과 저소득층은 브렉시트 찬성 비중이 각각 48%와 46%로 반대 35%, 34%를 웃돌았다. 반면 청년층과 고소득층에선 반대가 46%와 47%로 찬성 29%와 35%를 앞섰다. 그러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이 14~15%에 달해 결국 이들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6일 EU 잔류를 지지하는 조 콕스 하원의원이 브렉시트를 주장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여론의 방향이 달라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와 달리 도박사들은 ‘부결 60%, 가결 40%’ 정도로 보고 있다. Q. 브렉시트 찬성 진영 입장은. A. 이들은 EU가 경제적·사회적 차이가 큰 나라들을 무리하게 하나로 묶다 보니 역내 불안정이 심화되고 대량 실업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대표적 찬성론자인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은 “EU 회원국이다 보니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 하나도 우리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집권 보수당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게으른 남유럽 나라들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EU 탈퇴를 외친다. 찬성론자들의 속내에는 EU가 역내 1위 경제 대국인 독일에 끌려다니다 보니 2위인 영국이 늘 피해를 본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Q. 반대 진영 입장은. A. 캐머런 총리는 EU가 독일 중심으로 운영돼 영국 국민들이 막대한 분담금을 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럽 대륙과의 통합으로 영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손실보다는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또 반대론자들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 중 상당수는 독일 등 EU 지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영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EU 역내 국가에서 이뤄져 탈퇴가 무역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당장은 독일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만 대신 영국은 고립된 섬나라가 돼 글로벌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다는 생각이다. Q. 콕스 의원 사망이 반전의 계기 될까. A. 콕스 의원 사망은 영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콕스 의원이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에서 10년 넘게 일한 인권운동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애도의 뜻을 보냈다. 영국 정치권은 이번 주말까지 브렉시트 찬반 캠페인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브렉시트를 다룰 예정이었던 정치 해설 프로그램 ‘퀘스천 타임’과 ‘디스 위크’ 방송을 취소했고 여론조사 기관 BMG도 최신 결과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브렉시트가 영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 발표를 미뤘다. 일각에선 국민투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됐다는 시각에 주가가 상승했다. Q. 가결 시 향후 절차는. A. 영국은 EU의 헌법인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2년 내에 27개 다른 회원국과 탈퇴 조건 협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2년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82년 그린란드가 유럽공동체(EC)에서 탈퇴할 때도 3년이 소요됐다. 회원국이 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한 영국은 시간에 쫓기는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기간 내 협상에 실패하면 EU 국가들과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지되기 때문이다. EU와 완전히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영국은 탈퇴 절차가 끝나기 전 다른 형태의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무역 장벽과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는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이 되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EEA 회원국도 EU의 규정을 적용받고 분담금도 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브렉시트 단행의 실익이 없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관세 동맹을 맺는 방법이 있지만 심사가 뒤틀어진 독일, 프랑스 등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Q. EU 붕괴 가능성은. A.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건 EU 회원국의 도미노 이탈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벨기에, 헝가리, 스웨덴 등 10개국 국민 1만 491명을 대상으로 EU 호감도를 물은 결과 비호감이 47%에 달했다. 특히 그리스(71%)와 프랑스(61%), 스페인(49%)은 영국(48%)보다 EU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영국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영국의 EU 탈퇴 시 2014년에 이어 또다시 독립 주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벗어나 아일랜드와 재결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Q.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충격은. A.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 이후 15년간 국내총생산(GDP)이 3.8~7.5% 감소하고 1인당 GDP는 1100~2100파운드(약 182만~348만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의 충격은 EU 국가를 넘어 유럽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아시아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과 밀접한 경제적 관계인 한국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의 지난해 대영 수출은 73억 9000만 달러로 영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EU 제외) 중에선 노르웨이, 스위스, 터키 다음으로 많았다. LG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 발생 시 2020년까지 대영 수출이 연간 4억~7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영국계 자금 유출도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주식은 36조 4770억원어치다. 미국(172조 82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브렉시트란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신조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일컫는 그렉시트(Grexit)에서 따온 말이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정부 지방재정개편안 철회 요구 논평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윤희 대변인 명의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을 지방재정 말살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박근혜 정부는 지난 4월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조정교부금을 줄이고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를 도세로 전환하고 시·군 조정교부금의 배분방식을 재정이 열악한 시·군에 유리하게 변경하는 등의 지방재정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이 시행되면, 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고 자체 세입으로 운영하고 있는 6개 불교부단체(수원, 성남, 화성, 고양, 용인, 과천)는 5262억원 가량의 세입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정책으로 지자체의 자립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개악중의 개악이다. 이미 복지 등 정부의 국가사무가 지방지치단체에 전가되면서 전국 지자체의 대부분의 지방재정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는 또다시 간신히 살림살이를 하는 자치단체의 재정을 빼앗아 다른 자치단체의 재정을 메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개편안은 시·군 간 재정 형평성이라는 이유를 들지만, 실제로는 지방자치단체간 분열을 조장하고 자치분권을 훼손하는 처사이다. 정부의 개편안은 지방재정난을 해결해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불교부단체의 재정파탄을 초래하여 지방재정의 독립성과 지방경제의 자율성을 해하는 것이고 지방정부를 세입자치도 없고, 세출자치도 없는 식물정부로 만드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개편안의 본질은 정부가 기업과 고소득층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결손을 지자체의 재정으로 메꾸려는 것이고, 정부의 정책실패로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불균형과 재정파탄의 문제를 고스란히 불교부단체에 떠넘기기는 것이다. 지방재정 확충과 건전성 강화는 정부의 법적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개편안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해하며 지방자치를 역행시키는 개악으로 규정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 놓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지방자치의 핵심은 안정적 재정확보이고, 지방재정 불균형 문제의 핵심은 형평성보다 확충이 먼저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국세 80%에 비해 20%밖에 되지 않는 지방세 비중을 최소 30%이상으로 배분하는 등 지방자치를 위한 근본적 세제개편만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결정의 절차방식부터 바꿔야한다. 정부의 절차적 합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인 정책강행을 통해 지자체의 자율성과 지방재정의 안정성을 배제하고 통제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지방과의 토론, 전문가들과의 논의 등을 통한 절차를 밟아야한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와의 상생과 협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셋째, 정부의 떠넘기기식 졸속 지방재정개편안을 즉각 철회하고, 2014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서 밝힌 지방재정 4조7000억원 우선 보전 방안 약속을 먼저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 6. 16.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공보부대표)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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