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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그들만의 리그, ‘로또 아파트’/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들만의 리그, ‘로또 아파트’/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주택시장에도 로또 열풍이 불고 있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 아파트’가 그것이다. 그런데 로또 아파트는 로또 복권과 달리 서민들의 작은 꿈과 희망과는 상관없이 오직 투기 상품으로 변질했다. 로또 복권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 구입 자격이나 소득을 가리지 않는다. 일정한 자격이 없어도 누구나 살 수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직장 새내기부터 고액 연봉자, 자영업자 등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하는 상품이 됐다. 로또 복권 한 장 사는 데는 많은 돈도 들지 않는다. 담뱃값을 아껴서 살 수도 있고, 커피 한 잔만 건너뛰면 살 수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반은 재미, 반은 기대와 설렘으로 1주일을 보낼 수 있다. 설령 당첨되지 않았다고 해도 정부에 불만을 쏟아내지 않는다. 작은 기대와 희망을 품고 즐겼던 것에 만족한다. 특정 계층에게만 당첨 기회를 준 것이 아니므로 사행성, 도박성 지적에도 복권제도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로또 아파트는 어떤가. 사실상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만 청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평하지 않다. 아파트 투기를 막으려고 일정한 청약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이 아니다. 무주택자에게 내 집을 마련할 기회를 주기 위한 정책이니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 로또 아파트 청약은 그렇지 않다. 같은 청약 자격을 갖췄다고 해도 사실상 특정 계층만 참여할 수 있는 게 문제다. 정부가 대출시장을 죄면서 사실상 현금을 쥐고 있어야 청약할 수 있다. 설령 당첨돼 계약금을 치르더라도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파트 당첨권은 휴지 조각이 된다. 막대한 현금을 쥔 자만 청약할 수 있고, 당첨의 행운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뭇 불공평한 구조다. 중도금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무주택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은 다르다. 은행 돈을 빌리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아예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아파트도 많다 보니 현금 부자가 아니면 청약 자체를 꺼리게 된다. 정부가 깔아 준 판에서 즐긴다는 점도 로또 복권과 다르다. 로또 아파트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 틀에서나 가능한 상품이다. 마치 로또 아파트 당첨자를 위해 정부가 복잡한 청약제도를 만들고, 대출을 죄고, 아파트 분양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공급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로또 아파트 폐해를 막으려면 개발이익이 누구에게 귀속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로또 아파트는 시세차익이 고스란히 당첨자에게 돌아가게 맞춰졌다. 정부가 마련한 틀에서, 그것도 일부 고소득 계층만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구조다. 로또 아파트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진정한 무주택자들의 당첨 기회를 빼앗는 폐해도 불러온다. 소외계층을 위한 특별공급제도가 진정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주택청약제도 손을 봐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과거 시행했던 채권입찰제처럼 개발이익을 공공이 흡수하는 길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chani@seoul.co.kr
  • “자유학기제, 고소득층 사교육 조장… 年 179만원 증가”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도입한 자유학기제가 정작 고소득층의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윤수 연구위원이 27일 ‘KDI 정책포럼’에 발표한 ‘자유학기제가 사교육 투자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월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이 자유학기제 실시 이전보다 15.2% 포인트 상승했다. 또 이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연간 179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소득 600만원 미만 중·저소득 가구는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사교육 참여율과 지출액이 각각 2.7% 포인트, 25만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고소득층과 달리 중·저소득층의 사교육 감소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박 연구위원의 평가다. 이러한 결과는 2009∼2016년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서 수집된 중학생 17만 8213명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유학기제를 먼저 도입한 지역과 나중에 도입한 지역의 사교육 참여율, 연간 지출액 등을 비교해 분석한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교과 수업 대신 체험 활동 비중을 늘리는 제도로 2013~2015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6년부터 전면 시행 중이다. 박 연구위원은 “자유학기제가 취지는 좋지만 입시 제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도입됐고 학부모 수요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부작용을 발생시킨 것”이라면서 “교과 수업의 양적 감소를 질적 향상으로 보완해 학부모의 불안을 방지하고 방과 후 학교 등을 강화해 사교육 접근성이 낮은 학생들의 학습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9월부터 만 5세 이하 238만명에 ‘아동수당’

    소득+수당이 기준 초과하면 감액 올해 9월부터 상위 10%의 고소득 가구를 제외한 만 5세 이하 아동 238만명에게 아동수당을 준다. 정부는 수급자가 비수급자보다 소득이 더 많아지는 소득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감액 구간을 마련하고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보건복지부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의 선정 기준 등 아동수당법 세부 사항을 규정한 시행령을 23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 아동수당은 아동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아동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가 지급하는 돈으로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이다. 수당은 가구 소득이 선정 기준액 이하일 때 지급한다. 가구원 수별 구체적인 선정 기준액은 다음달 초 발표된다. 아동수당을 받는 가구의 경제적인 수준은 2인 이상 가구 소득의 하위 90%다. 만 5세 이하 아동 253만명 가운데 15만명(6%)을 제외한 238만명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아동가구의 소득과 아동수당을 합한 금액이 선정 기준액을 넘으면 아동수당을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정기준액 경계에 있는 가구들의 소득역전을 막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권 지급 6개월 전까지 조례안 등을 복지부에 제출하고 협의해야 한다. 다만 보호시설에 거주하는 아동 등이 아동발달지원계좌(CDA)를 통해 수당을 받는 경우에는 현금으로만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보호자가 아동학대를 하다 적발됐거나 아동학대 위험이 있는 경우, 교정시설에 수용된 경우, 마약 등에 중독된 경우는 아동수당을 받는 보호자를 바꿀 수 있게 했다. 자세한 사항은 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삼성화재, ‘워라밸’ 지키며 정년 없이 일하는 RC

    삼성화재, ‘워라밸’ 지키며 정년 없이 일하는 RC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은 리스크 컨설턴트(RC)다. 고객과 함께 노후 준비를 담당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화재 RC는 손해보험 업계의 대표적인 컨설턴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RC는 고객에게 재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전문가다. 단순한 보험 판매인이 아닌,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인생의 위험으로부터 고객을 지키는 사람’인 셈이다. RC는 요즘 추세인 ‘워라밸’이 가능한 직업이다. 스스로 업무 스케줄을 짤 수 있어 업무와 가정 모두에 충실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삼성화재 RC는 본인이 노력한 만큼 소득을 보상받을 수 있다.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고객을 통한 소개 고객이 많아져 영업기반이 탄탄해지고 역량이 뛰어날수록 차별화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화재 RC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삼성화재가 2010년부터 마련한 ‘가업승계제도’는 활동이 우수한 RC가 더이상 활동이 힘들 때 자녀가 뒤를 이어 고객을 관리하는 제도다. 제도 시행 후 매년 2대 이상이 같이 활동하는 RC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이 생소한 이들도 생애설계 컨설팅, 금융상품 전문과정 등 1년간의 교육을 통해 보험전문가로 재탄생한다. 이러한 결과 손해보험협회가 발표한 ‘2017 우수인증설계사’ 중 삼성화재는 보험사 중 가장 많은 5979명의 우수인증설계사를 배출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머니테크] 제대로 알면 돈 버는 건강보험

    [머니테크] 제대로 알면 돈 버는 건강보험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직장가입자는 사업장의 근로자 및 사용자와 공무원, 교직원, 그리고 그 피부양자로 구성된다.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그 대상이다.# 이전 직장 근속기간 1년 이상이어야 ‘임의계속’ 가능 직장가입자는 월 보수의 6.24%(근로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나누어 부담)를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가입자의 소득, 재산, 자동차, 생활수준 등을 등급화해 점수를 부과하며, 점수에 해당하는 금액은 모두 내야 한다. 때문에 실직하거나 퇴직 후 소득이 없어져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직장에 다닐 때보다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퇴직 공무원도 해당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재취업하거나 개인사업장을 여는 일이다. 다만 개인사업장 대표자는 근로자를 1명 이상 고용했을 때만 직장가입자가 된다. 재취업이나 개인사업장을 여는 경우가 아니라면 ‘임의계속가입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임의계속가입자는 퇴직 후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퇴직 전 직장가입자 보험료보다 높아 부담이 클 때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제도다. 보험료는 퇴직 전 3개월의 보수 월액을 평균해 책정한다. 임의계속가입자 자격 유지 기간은 종전 24개월이었지만 지난 1월부터 36개월로 12개월 늘어났다. 신청은 지역가입자가 처음 받은 납부영수증의 납부기한으로부터 2개월 내에 건강보험공단에서 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전 직장에서 근속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퇴직 후 재취업을 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둘 경우 해당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 지역가입자도 소득 중심 개편… 보험료 40% 줄 듯 임의계속가입자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고소득자(연수입 3억 8600만원 이상 또는 재산과표 5억 9800만원 이상)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2단계에 걸쳐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자 부과 방식을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기 때문이다. 오는 7월 1단계 개편이 시행되면 재산보험료를 내는 지역가입자의 58%인 349만 가구의 재산보험료가 평균 40% 줄어든다.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 9년 이상 사용한 자동차, 승합·화물·특수자동차의 보험료가 면제되고 3000㏄ 이하 중·대형 승용차는 보험료의 30%가 감액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를 가진 지역가입자 98%(288만 가구)의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55% 줄어든다. # 의료비, 소득의 20% 이상 땐 본인 부담 50% 환급 아울러 갑자기 의료비를 과다하게 지출했다면 7월부터 확대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 관계없이 중위소득(2018년도 기준 4인 가구 월 452만원) 이하 가구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가계소득의 20%를 넘으면 본인부담 의료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종전까진 평생 한 번만 지원했지만 7월부턴 연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매년 지원받을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시론]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발굴/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시론]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발굴/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모든 산업에 걸쳐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면서 세계 경제는 거대한 변화를 엄청난 속도로 맞이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상황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사업 모델을 대한민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도입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예측되지 않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대폭 필요하다는 점도 대부분 동의한다.하지만 규제 혁신은 필요성을 우리 모두 절절히 알면서도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과제다. 총론과 원칙에는 찬성이지만, 각론에서 막혀 버리기 일쑤다. 규제 혁신을 열렬히 주장하면서 소수 기득권자들이 반발하면 주춤하게 되고, 규제가 주는 일말의 보호 느낌에 쉽게 안주하게 되고, 규제 개혁의 결과로 있을 수 있는 일부 부작용을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하는 안일한 행태를 우리는 반복적으로 겪으며 익숙하게 됐다. 수십 년간 규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구호와 논의는 많았지만, 실천은 매우 적었고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한 민간 경제단체장의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만큼’ 규제를 없애자는 요청은 우리의 경직된 사업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제는 규제 개혁을 근원적이고 광범위하게, 그리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 첫째, 현재까지 경제 발전에 공헌한 대부분의 주요 전통 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잃었고 우리보다 앞섰던 국가들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들어서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침체하고 쇠퇴할 것이며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둘째, 우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 특히 우리보다 강한 국가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규제 개혁을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 유럽 주요국들도 우리보다 더 나은 신사업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상에서 생길 많은 고소득 일자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국가들이 독식하게 될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산업 네거티브 규제 발굴 가이드라인’은 획기적인 규제 개혁의 시작이 아닐까 기대된다. 신기술을 일단 허용한 뒤 사후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 샌드박스’ 방안은 기존의 많은 규제를 피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자유를 신생 사업가들에게 준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다. 새로운 규제 혁신 방안으로 신산업에 어떤 제약을 두지 않고 연구 분야 허용 범위를 넓혀 주어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같은 신산업, 신기술 발전과 특히 융합 적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산업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슈머 등장, 전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와 많은 교감을 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전력 소비 데이터를 다양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제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 또 위험을 무릅쓴 모험을 해야 한다. 실패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엄청난 성과를 얻을 것이며, 이런 성과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먹거리를 안겨 줄 것이다. 고통과 모험 없이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과 진입이 일어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성공이 가져온 안도감에 안주할 수 없다. 우리의 무거워진 몸을 다시 한번 가볍게 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쉽게 우리를 변화시켜야 한다. 10년, 20년 뒤 우리는 2018년을 돌아보며 어떻게 평가할까? 우리가 규제 개혁을 못 해 낸다면 우리 후세대는 지금의 우리를 원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규제 개혁을 제대로 해내 새로운 산업을 대한민국에 만들어 낸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다.
  • “문재인이 내 책을 읽다니 영광”…미국 노작가 페이스북 화제

    “문재인이 내 책을 읽다니 영광”…미국 노작가 페이스북 화제

    파커 J.파머, 문 대통령 사진 페북에 게시“위대한 인물의 여정에 내 책이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했다면 영광” 푸른 눈의 외국인이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구레나룻부터 하관까지 뒤덮은 까칠한 흰수염, 야윈 얼굴이다. 데님셔츠에 걸린 노란 리본 목걸이가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유족과 함께 단식 농성을 벌일 때 모습이다.문 대통령 앞에는 책 한권이 놓여 있었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이었다. 이 사진을 올린 페이스북 주인이 바로 그 책을 쓴 파커 J. 파머다. 미국의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파머는 “작가 지망생과 ‘불가능한 꿈’을 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글을 쓴다”면서 “아마 빈병에 쓰고 싶은 말을 적어 넣은 뒤 바다에 띄워보내는 심정일 것이다. 어느 해안가에 닿아 아무도 읽어보지 않을 것 같은 글 말이다”라고 운을 뗐다. 파머는 20대 중반에 책을 쓰기 시작했지만 마흔살이 될 때까지 한 권도 출판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쓰지 않고선 못 배기겠기에 계속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회고했다. 이어 파머는 “10번째 책의 출판을 앞둔 지금, 쓰고자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다”면서 “언젠가 당신이 떠나 보낸 빈병이 누군가에게 도착해 열리고 읽힐 것”이라고 적었다.파머는 문 대통령의 사진에 대해 “부패의 시대(국정농단 정국)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를 재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서 “최근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고 평화올림픽을 치르면서 언론에 많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파머는 “사진은 몇년 전 시위현장에서 찍힌 것인데 그의 스마트폰 아래 내 책의 한글 번역본이 놓여 있다”면서 “적어도 빈병 하나가 어느 해안가에 도착한 셈”이라고 적었다. 어느 때보다 심각했던 한반도의 북핵 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남북대화에 이어 역사상 첫 북미대화까지 주선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긴 문 대통령이 자신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파머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있던 문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 통과와 두달 가까이 단식 농성 중이던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열흘간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이대기 직전까지 파머의 책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9.11 테러 이후에 진보와 보수,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 계급간, 계층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며 책의 내용을 한참 설명하기도 했다. 파머의 페이스북 글에는 많은 한국인이 댓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한국 국민으로서 당신이 책으로 문 대통령의 삶에 영향을 준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마음을 읽고 어루만질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다. 무정한 자본주의와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로한 인물이기도 하다. 좋은 글은 정말 세상을 바꾼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파머는 “위대한 인물의 여정에 내 책이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했다면 정말 영광”이라면서 “우리 미국인들도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르려면 한국인들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화답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파머가 올린 문 대통령의 사진에 얽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사진이 찍힐 당시 문 대통령은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였다”면서 “문 대통령은 유족의 단식 농성에 동참했고, 시민들은 부패한 정부에 세월호의 진실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서 많은 부분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병적 관리 대상입니다” 병무청, 2만 7600여명에 안내문

    “귀하께서는 ‘병적 별도관리’ 선정 대상임을 알려드립니다. 향후 성실한 병역이행을 당부드립니다.” 병무청은 14일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식, 고소득자와 그 자식, 연예인과 체육선수 등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로 분류된 2만 7678명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안내문에는 병적 별도관리 제도의 취지, 별도관리 대상 선정 기준, 이의 제기 절차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병역법을 개정, 올해 시작된 병적 별도관리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자식, 연간 종합소득과세표준 5억원 초과 고소득자와 그 자식, 대중문화 예술인(연예인), 체육선수 등이 대상이다.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로 분류되면 병역을 이행해야 하는 나이인 만 18세부터 병역판정검사(징병신체검사)의 보충역이나 면제 판정, 입영 연기 등에 관해 면밀한 검증을 받게 된다. 복무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계속된다. 병무청이 설치한 공정병역심의위원회가 이들의 병적을 관리한다. 대상자는 체육선수가 1만 9784명으로 가장 많고 공직자(자식 포함) 3858명, 고소득자(자식 포함) 2882명, 연예인 1154명 등이다. 이런 병적 별도관리 제도는 고위공직자 자식 등의 병역 면탈로 국민 위화감이 커지는 것을 막고 ‘공정 병역’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병무청은 밝혔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송파 세모녀‘형 저소득층 건보료 月 1만 3100원

    ‘송파 세모녀‘형 저소득층 건보료 月 1만 3100원

    오는 7월부터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줄어들고 고소득 직장인은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보건복지부는 27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동차, 재산 등을 모두 종합해 보험료를 부과하던 현행 방식 대신 소득 중심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 2022년까지 2단계에 걸쳐 부과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편은 1단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7월부터 연소득 1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 451만 가구에 월 1만 3100원의 최저보험료가 일괄 적용된다. 연소득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의 성별, 연령, 재산을 종합 분석해 추정하는 ‘평가소득보험료’가 폐지되기 때문이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이다. 재산 보험료는 과세표준액에서 500만~1200만원을 공제한 뒤 부과한다. 이렇게 하면 재산 보험료를 내는 지역가입자의 58%인 349만 가구의 재산 보험료가 평균 40% 줄어든다. 배기량 1600㏄ 이하의 소형차, 9년 이상 쓴 자동차, 생계형으로 볼 수 있는 승합·화물·특수자동차는 보험료를 면제한다. 3000㏄ 이하 중·대형 승용차는 보험료를 30% 감액한다. 이 조치로 자동차가 있는 지역가입자의 98%인 288만 가구의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55% 줄어든다. 반면 고소득자의 보험료는 높아진다. 지역가입자 중 연 수입이 3억 8600만원을 넘는 상위 2% 소득자와 재산과표가 5억 9800만원(시가 12억원)이 넘는 상위 3% 재산보유자 등 32만 가구의 보험료는 오른다. 월급 외 이자·배당소득, 임대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과세소득이 연 3400만원이 넘는 직장가입자 13만 가구도 추가로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이런 직장인은 직장가입자의 0.8%에 해당한다. 보험료를 면제받았던 피부양자 인정 범위는 축소된다. 종합과세소득을 합산한 금액이 연 3400만원을 넘거나 재산이 과표 5억 4000만원을 넘는 경우,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 신분으로피부양자가 된 32만 가구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다만 평가소득 폐지로 보험료가 오른 경우에는 인상분 전액을 감면해 주고,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보험료의 30%를 할인해 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박건승 위원이 만났습니다 -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한국 경제 상황이 몹시 어수선하다. 말 그대로 ‘어지럽게 얽힌 삼 가닥’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후유증 최소화, 서울 강남 집값 잡기 등 난제만 두께를 더하고 있다. 대외 경제 여건은 최악이다. 지난 14일 경제계 원로인 박승(82) 전 한국은행 총재를 찾았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박 전 총재 자택 인근의 한 호텔에서 두 시간가량 직설적 토크 방식으로 이뤄졌다.▶소득주도 성장론은 방향이 맞는 건가. -당위적이고 불가피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은 경제성장률 5% 안팎의 활력이 넘치는 고성장 국가였다.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이 박정희 정권 시절의 수출 주도형 대기업 ‘낙수 효과 정책’을 이어 온 것이 패착이다. 경제성장은 수출이 주도하고, 수출은 대기업이 하고, 정부는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성장 방식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이런 성장 방식은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에 등장하면서 한국 수출이 경제성장을 끌어갈 주도력을 상실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4년에 -8%, 2015년 -6%, 2017년엔 13%였다. 3년치만 보면 증가율 제로다. 수출주도 성장이 불가능한 다른 이유는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한다는 점이다. 10대 기업들은 500조원 넘게 사내 유보금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노동집약 산업 위주여서 투자하면 바로 고용이 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이 돈을 벌어도 가계로 전달되지 않는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기업이 번 돈을 가계로 순환시켜 줘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 정부가 돈을 더 걷어서 건물을 짓고 도로나 복지시설도 확충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기업들을 대신해서 투자를 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정부가 가계에 소득을 이전해 주면 가계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고, 결과적으로 기업소득도 늘어날 것이다. 2016년에 기업소득이 전년보다 21% 늘어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가계 실질소득은 0.4% 감소했다. 수출에서 내수 주도로, 낙수에서 분수효과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 활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왜 적잖은 국민들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공감하지 못할까. -공감을 못 얻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생소하게 보일 뿐이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은 수요 측면의 성장정책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급 측면의 성장정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말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그것을 정부만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같이 해야 한다. 노동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에도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간 수요적인 측면만 부각하고 공급 쪽의 정책에 소홀한 것은 정부 책임이 크다. ▶‘친노(親勞) 정부’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벌개혁이 필요하듯 노동개혁도 필요하다. 똑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현재 노동운동은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임금 비노조의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은 뒷전이다. 노동계가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투쟁을 통해 목적을 달성했다면 진보 정권에서는 협력을 통해 목적을 이뤄야 한다. 국내 노동자 3분의1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가 기득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임금인상도 자제하고 해고도 어느 정도 용인해야 고용이 늘어난다.(박 전 총재는 노동개혁을 언급할 진중한 표현을 쓰려 노력했지만 내용은 단호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후유증에 대한 생각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정책 과제 중 핵심 정책이다. 가계 성장을 늘려서, 소득을 늘려서 성장을 촉진하는 것엔 이견이 없다. 과거와 달리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 필연적으로 불만과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과정은 ‘가야 하는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불편’이라고 본다. 올해 16.4% 올린 것은 다소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기업에 보조금으로 주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눈먼 돈이 되기 십상이고 받을 사람에게 꼭 가는지도 의문이다. ▶요즘 강남 집값은 경제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데. -부동산 파장은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따라야 한다. 부동산이란 개인에게는 편익수단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재(理財) 수단이 돼 버렸다. 국가는 경기 안정 수단이 돼야 할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50년 새 물가가 30배 올랐는데 땅값은 3600배 올랐다. 여기에 한국인의 비리와 좌절, 금수저·흙수저가 모두 녹아들어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은 ‘빈곤화 성장’이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국민은 가난해지는’ 주범이 부동산이다. 지난 4년간 가계소득은 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집값은 22%, 전셋값은 52% 뛰었다. 부동산 보유과세(재산세+종부세)가 미국은 1.5%, 일본이 1.2%인데 한국은 0.15%다. 미국의 10분의 1이다. 하지만 거래세는 높다. 사고파는 것은 못하게 하고, 갖고 있는 것에는 지나치게 보호를 한다. 보유세를 3~4배 올리고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게 맞다. 아예 부동산 자체를 돈벌이 수단으로 꿈도 못 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 증세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한다. 담세율을 높여야 한다. 2007년에는 21%였는데 지난해는 20%로 오히려 줄었다. 선진국은 통상 25% 선이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인 데 반해 한국은 26%다. 우리가 앞으로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현 정부에 바라는 것은 임기 중 ‘복지·세금 5년 로드맵’을 만들라는 점이다. 정부가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현재 세수가 어떻고, 얼마가 모자란지, 얼마를 증세할 건지 로드맵을 마련해 국가를 경영했으면 좋겠다. 담세율은 20%에서 23%까지는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 그리고 필요하다면 부가가치세까지 올려야 한다. 서민도 동참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법인세를 올려 기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렸고 한국은 22%에서 25%로 올렸다. 한국은 실효세율이 18%이지만 미국은 21%다. 아직도 우리는 미국보다 실효세율이 낮다.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미국은 법인세를 내리면 국내 투자가 늘어나서 고용이 증가한다. 반면에 한국은 국내 투자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유보금을 쌓고도 국내 투자를 안 한다. 그래서 법인세를 낮춰줘도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은 풍토의 문제다. 미국은 기업들이 국내투자를 하기 때문에 해외투자금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은 미국에 투자해서 돈을 번다. 한국은 한국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정부에 꼭 주문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교육이 과거에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계층 상속의 수단’이 되고 말았다. 통계를 보니까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이 저소득층의 8배나 된다. 고소득층이 출세 여건의 기회를 독과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저소득 자녀, 예컨대 소득순위 3분의1 이하 자녀가 수능 전국 순위 상위 30% 안에 들면 대학 4년간 학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ksp@seoul.co.kr ■ 박승 前 총재는 한국경제 중도 실용주의자…‘J노믹스’ 비판적 지지자 박승 전 총재는 한국 경제의 대표적 중도 실용주의자다. 1961년 서울대 상대를 나와 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노동력 잉여 후진국에서 외자의 경제개발 효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경제수석과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을 맡았다. 부동산 문제 등 실물경제를 꿰뚫는 통찰력이 뛰어나다. 김대중 정부에선 한국경제학회 회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DJ·참여정부에 걸쳐 4년 동안 한국은행 총재로 일했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제이(J) 노믹스’에 관한 한 ‘비판적 지지자’로 분류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소신이다. 1970년대 후반엔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 월간지 ‘세대’에 서울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남재희씨, 김학준(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씨와 함께 고정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훗날 서울신문과 결연(結緣)한 계기가 됐다. 정치 부문은 남재희 전 편집국장이, 경제는 박승(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중앙대 경제학부의 명예교수로 남아 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 [씨줄날줄] 엥겔계수의 상승/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엥겔계수의 상승/임창용 논설위원

    살림살이가 팍팍해져도 줄이기 어려운 게 먹거리 지출이다. 여행이나 영화 관람은 못 해도 밥은 굶을 수 없으니 당연한 이치다. 가계에서 식료품비 지출은 이처럼 어느 정도 고정비의 특성을 갖는다. 1857년 독일의 사회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은 이런 이치를 담은 ‘엥겔계수’를 만들었다. 가계의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식료품비 지출 비중이 저소득 가계일수록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낮다는 ‘엥겔의 법칙’도 이때부터 쓰였다.우리나라에선 6·25전쟁 이후 50%가 넘던 엥겔계수가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급속하게 낮아졌다. 공식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1970~80년대만 해도 엥겔계수가 30~40%였다.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가구를 대상으로 공식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2000년 이후에도 엥겔계수는 꾸준히 낮아졌다. 2000년 13.9%에서 2005년 12.3%로 떨어졌고, 2007년 최저치(11.8%)를 찍었다. 특이한 점은 그 이후 엥겔계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 12.0%, 2011년 13.0%, 2016년 13.6%로 증가했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소비지출 573조원 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은 79조원이었다. 엥겔계수를 구해 보면 13.8%로, 작년보다 0.2% 포인트 높아졌다. 과거와 달리 요즘 엥겔계수가 높아지는 것은 꼭 살림살이가 어려워서만은 아니다. 고급식품 선호 현상이나 맞벌이 보편화,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도 2005년 엥겔계수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2016년 2인 이상 가구의 엥겔계수가 25.8%로 29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한다. 총무성의 분석 결과 식품 가격 상승과 함께 조리식품 구매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변화, 엔화 약세, 전체적인 소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맞벌이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엥겔계수 추이가 일본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고급 식음료를 즐기는 ‘욜로족’ 등장이 엥겔계수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단순히 엥겔계수 상승과 빈곤을 직접 연결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요인이 무엇이든 엥겔계수 상승이 나라 경제에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결국 다른 지출을 줄여 내수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개인의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최근 급등한 장바구니 물가가 잡혔으면 한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설 체감 소비심리 양극화…저소득·고령층·내수기업 악화

    설 체감 소비심리 양극화…저소득·고령층·내수기업 악화

    올해 설 체감 심리가 계층·분야별로 양극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6~2017년과 비교해 전반적인 경제 심리는 개선됐지만 저소득층, 고령층, 내수기업의 체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설 체감 심리의 7가지 괴리’에 따르면, 고소득층과 비교해 저소득층의 체감 심리 회복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 소득 400만원대인 가계의 지난달 소비지출 전망은 115포인트, 500만 원 이상 가계는 112포인트로 다른 소득 계층보다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계의 소비지출전망은 95포인트, 100만원대인 가계는 100포인트로 낮았다. 김 연구위원은 “2013년 이후부터 타 계층과 괴리되며 낮아지기 시작한 저소득층 소비심리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면서 “더딘 근로소득 향상, 취약한 고용환경 등이 저소득층의 체감심리를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노후 부담 때문에 고령층의 체감심리가 낮게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지출전망에 따르면, 60대와 70대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전망은 각각 99포인트와 98포인트로, 30대 이하(116포인트), 40대(114포인트), 50대(106포인트)보다 낮았다. 지역 간의 소비자 체감경기도 다르게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부산이 104.3포인트, 대구·경북 103.9포인트, 경남 103.5포인트, 울산 103.5포인트로 전국 평균(109.9포인트)보다 낮았다. 이들 지역은 2016년부터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조선·해운업종 밀집 지역이다. 기업 간에도 체감심리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체감심리가 크게 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업황 BSI는 85, 중소기업은 63으로 둘 사이 격차(22포인트)가 2008년 5월(23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의 소비심리가 회복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고령층의 소비심리가 악화하지 않도록 사적연금 활성화, 가교일자리 마련 등의 정책도 보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출과 내수산업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내수회복 지연, 금리인상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국인 양육’ 외국 국적 한부모에 근로ㆍ자녀장려금

    ‘한국인 양육’ 외국 국적 한부모에 근로ㆍ자녀장려금

    귀화한 외국 남성도 병역의무를 지게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국제결혼 피해 예방을 위해 국제결혼이민관이 부활된다.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외국인정책위원회 및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추진할 외국인정책 및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두 위원회를 통합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귀화자에게 병역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국방·이민 연구기관 등과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남성은 병역의무를 이행할 나이가 돼도 스스로 원할 경우에만 군에 입대한다. 정부는 5개년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민의 양적 확대에서 양적 확대 및 질적 고도화를 양대 축으로 한 이민정책 목표 변화도 예고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임금, 경력, 학력 등이 반영되는 종합 점수제 비자제도를 도입해 우수 연구자를 적극 유치하는 등 고소득·고학력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국내에 유입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른 한편으론 불법 체류자를 적발해 퇴거하는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우선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전자여행허가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자여행허가제는 비자 면제 국가 국민이라도 미리 인적 사항과 여행 정보를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서울과 부산에만 있는 법무부 산하 이민특수조사대를 제주, 대전, 광주에 추가 설치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불법 입국, 취업알선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사이버팀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조사하고자 외국인 권익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고, 난민심판 전문기관 등 이민행정 이의신청 전담기구를 설립한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보호를 위해 주거시설의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는 사업장은 신규인력 배정을 배제한다. 성폭력 고용주에 대한 외국인 초청 제한규정을 신설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예방을 위해 산재은폐 사업장에 대한 감정을 강화한다. 가정폭력 피해 이주 여성을 위한 원스톱 전문상담소가 내년에 신설된다. 2011년부터 5년간 시행됐던 국제결혼이민관을 부활시켜 결혼이민자가 많은 베트남에 파견한다. 더불어 한국 국적 자녀를 양육하는 외국 국적 한부모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한국 국적 배우자가 있어야 신청할 수 있었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 이중 언어 인재 DB를 확충하고, 이들의 인재 진출 가능 분야·직종에 대한 정보 자료집도 제작할 계획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용인시민 10명 중 6명 “10년 뒤에도 용인서 살겠다”

    용인시민 10명 중 6명 “10년 뒤에도 용인서 살겠다”

    경기 용인시민 10명 가운데 6명은 “10년 뒤에도 용인에서 살고 싶다”고 답해 거주 만족도가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10명중 7명꼴로 아파트에,2명은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57.4%는 자기 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용인시는 지난해 8월29일~9월12일 1600가구 만 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생활 만족도와 관심사를 조사한 ‘2017년 용인시 사회조사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0.6%가 ‘10년 뒤에도 용인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9.5%, ‘그렇지 않다’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각각 14.1%, 5.8%였다. 용인에 살기 불만족하다는 응답자 가운데 44%는 ‘교통 불편’을 꼽았고, 이어 ‘편의시설 부족’ 23.5%, ‘열악한 교육’ 9.6%, 주차시설 부족 9.5% 순이었다. 조사 대상의 주거 형태는 아파트가 68.3%, 단독주택 19.9%, 연립·다가구주택 11.4%였다. 또 자가는 57.4%, 보증금 월세 21.7%, 전세 18.3%, 무상 2.0%, 사글세 0.6%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가운데는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300만 원 미만이 18.3%로 가장 많았고, 300만~400만 원 미만 16.6%, 400만~500만 원 미만 15.1%였다. 700만 원 이상의 고소득과 1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각각 10.0%, 10.8%로 비슷했다. 이들의 소득 만족도는 불만족이 36.8%, 만족 19.9%, 보통이 43.2%로 나타났다. 불만족하다고 답한 시민의 연령대는 10대가 41.3%, 20대 46.5%로 10~2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노후 준비가 돼 있다는 시민은 70.2%였으며, 이 수단(복수응답)으로는 국민연금 가입이 80.0%로 가장 많았고, 예금·보험 32.5%, 사적연금 24.5%, 퇴직급여 13.5%, 기타 공적연금 가입 9.7% 등의 순이었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는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본인이 속한 사회적 계층을 놓고는 중상층이라고 답한 시민이 35.5%였고, 중하층이 42.9%였다. 상층이라는 응답은 3.7%, 하층은 17.8%로 나타났다.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 바라는 정책으로는 전체의 29.2%가 ‘도로교통시설 정비’를 꼽았다. 또 ‘사회복지’ 21.3%, ‘주택’ 14.2%, ‘교육시설 확충’ 12.6%, ‘여가 위락시설 확충’ 9.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공공시설로 ‘공원·녹지·산책로’를 제시한 시민이 31.1%로 가장 많았고, ‘보건의료시설’ 29.3%, ‘문화예술회관’ 16.5%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회조사 통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8% 포인트이다. 조사결과는 ‘용인시 통계바다(https://www.yongin.go.kr/estat/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성장통이 될까, 관절염이 될까.’ 경제 정책을 바라보는 가장 큰 궁금증이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 취지대로라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일 텐데 정작 경제주체들이 내놓는 반응을 살피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기해 보자. 문재인 정부의 취임 일성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 내놓은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구성이다. 뒤이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 돈이 시장에 채 풀리기도 전에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극화 해소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그러나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추경과 증세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올리기로 결정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의 25%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의 명단 공개를 추진하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신청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6개월여의 사전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정부가 ‘을(乙)의 보이콧’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대비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가상화폐 문제도 정부 정책이 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에 육박하고 거래소 서버가 다운돼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때까지 가상화폐는 사실상 ‘제도권 밖 세상’에 머물렀다. 손 놓고 있던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책은 거래소 폐쇄라는 설익은 카드였다. 정부의 말 한마디는 투자자 전체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시켰다. 이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갈지(之)자’ 규제 행보는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정책 불신만 키우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8·2 대책을 필두로 지금까지 7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집값은 시쳇말로 자고 일어나면 치솟고 있다. 정부는 대출 강화부터 보유세 인상에 이르기까지 ‘두더지 잡기’ 식으로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실수요자와 투기세력, 강남권과 비강남권 중 누가, 어느 지역이 더 큰 부담을 느낄지에 대한 고민은 뒤로 밀린 모양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 못지않게 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경제 전반에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정규직)와 나쁜 일자리(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의 편 가르기에 기반한 정책이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분법 경제’다. 물론 취지가 좋거나 명분이 큰 정책을 추진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책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특정 국민이나 기업에 ‘주홍글씨’부터 씌워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은 효과와 부작용, 수혜층과 소외층이 있기 마련이다. 편부터 가르는 게 정치 속성이라면 편을 가르면 퇴보하는 게 경제의 원리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소외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명실상부한 일류 정부가 된다. 이를 제대로 못하면 삼류 정부에 불과하다. ‘통쾌한’ 정책보다 ‘보듬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고민돼야 하는 이유다. shjang@seoul.co.kr
  • “금수저 3만여명 18세부터 병역 관리”

    “금수저 3만여명 18세부터 병역 관리”

    병역의무가 부여되는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는 병역 관련 사항이다. 병역판정 비리나 특혜복무 의혹은 전국민적 분노를 야기하곤 했다. 올해 병역판정검사가 시작된 1일 기찬수 병무청장은 “병무 부조리를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 만큼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병무행정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병역 군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기 청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병무청이 내린 두 유명인에 대한 ‘처분’을 소개하며 공정한 병역 문화 정착 의지를 강조했다. 그가 거론한 유명인은 공공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A씨와 입대 상한 연령이 임박한 B씨다. 사회복무요원은 하루 8시간 소속 기관에서 근무해야 하고, 생활보호대상자 등이 아니라면 퇴근 후에도 겸직을 못 하는데 A씨는 일정기간 국가적 행사의 홍보대사 활동을 하겠다고 신청했다. 홍보대사 활동을 하는 동안 기관 복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 청장은 “아무리 국가적 행사라 해도 원칙을 어길 수는 없어 승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이돌 출신인 B씨는 20대 후반이어서 입대가 임박한 상태인데 최근 해외 콘서트를 준비했다. 출국 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병무청은 “콘서트가 끝나 귀국하면 곧바로 입대한다는 서약서를 써야 출국 허가를 내줄 수 있다”고 했고, B씨는 결국 서약서를 쓴 뒤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기 청장은 “‘금수저’는 군대를 가지 않거나 편하게 복무하고, 없는 집 자식만 힘들게 군 복무를 한다면 공정한 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병역 군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병무청은 고위공직자, 고소득층, 연예인, 스포츠 선수 등 3만 1000여명의 병역 이행 여부를 만 18세부터 별도로 관리해 반칙 없는 병역이행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병역면탈 범죄에 대한 사전예방 조치도 강화된다. 기 청장은 “올해부터 출입국정보, 진료이력, 국가기술자격정보, 취업정보, 운전면허정보 등 공공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돌려 병역면탈범죄 의심자 명단을 추출해 수사에 활용할 것”이라면서 “병역회피 시도 자체를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솔선해서 공정한 병역 문화 정착에 앞장서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주담대 상환에 ‘허덕’ 월평균 53만원 쓴다

    주담대 상환에 ‘허덕’ 월평균 53만원 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들이 월 소득의 8분의1 정도를 대출을 상환하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의 절반 이상은 월 상환 금액이 버거운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전문조사기관과 함께 일반가구(전국 만 20세 이상의 가구주) 5043가구와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2000가구를 대상으로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조사 대상 가구의 주택대출 월 상환 금액은 평균 53만원으로 소득 대비 비율이 12.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소득 대비 상환금액 비율이 1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역시와 경기를 제외한 기타 지방 12.5% ▲광역시 12.4% ▲경기 11.4% 등의 순이었다. 소득별로는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상환 금액 비율이 29.9%에 달했다. 200만~400만원인 중·저소득층은 13.9%, 400만~510만원인 중·고소득층은 10.8%, 51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은 10.1%의 비율을 보였다. 주택대출 이용 가구 중 52.0%는 월 상환 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저소득층 가구는 월 상환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58.9%로 가장 많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알쏭달쏭 부동산] 연봉 4000만원 무주택자, 대출 한도 9100만원 늘어나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오는 31일부터 시행된다. 신(新)DTI는 대출자가 보유한 부채를 지금보다 포괄적으로 반영해 다주택자의 돈줄을 죄는 제도다. 현행 DTI에선 부채를 기존 주택대출 이자와 신규 주택대출 원리금만 따졌지만 앞으로는 기존 주택대출과 신규 주택대출의 원리금을 함께 본다. 빚을 진 사람의 소득과 부채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이자를 더해 연간 소득으로 나눴지만, 앞으로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부채로 보기 때문에 대출 가능액이 확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받으면 DTI가 평균 30%가 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2건 이상이면 추가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원금 상환액은 대출 유형에 관계없이 원금 분할 상환을 가정해 산정한다. 특히 거치기간이 있는 대출은 대출기간에서 거치기간을 제외한다. 두 번째 신규 주택담보대출부터 만기는 15년으로 제한한다. 다만 만기 제한은 DTI 비율 산정 때만 적용하고 실제 상환기간은 차주와 금융회사 간 약정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소득도 달리 적용한다. 기존에는 1년치 소득만 확인했지만 신DTI는 최근 2년간 증빙소득을 확인한다. 증빙소득을 제출하지 못하면 인정소득을 95%로, 신고소득을 90%로 줄여서 적용한다.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되면 증가분을 반영할 수도 있어 청년층·신혼부부에게 유리할 수 있다. 투기지역에서 신DTI를 적용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1건을 보유하고, 연소득이 1억원인 A씨가 만기 30년짜리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는다면, 2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대출 한도는 기존 4억 1100만원에서 3억 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2년간 3500만원, 4000만원의 증빙소득이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받는 30세의 무주택자는 만기 20년 조정대상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을 때 청년층으로 장래예상소득을 인정받아 대출 한도가 2억 9400만원에서 3억 8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저출산 해법, 독일 사례 본받을 만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 6000여명에 그쳤다고 한다. 정부 예상치보다 무려 14년이나 빨리 40만명선이 무너진 것이다. 출산과 관련한 의료기관도 전국에 603개뿐으로 최근 10년 새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국민 사이에서는 끝없이 추락하는 출산율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체념과 냉소가 차고 넘친다. 불행한 일이다. 실질적인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한 채 남 얘기하듯 출산 실태를 ‘중계’나 하는 정책 당국의 안일함에 답답해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정부는 저출산 사회 탈출을 위해 2006년 이후 100조원 넘게 예산을 쏟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 ‘백약이 무효’란 인식이 퍼지면서 자포자기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무척 우려스럽다. 그간의 출산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를 현장 중심으로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출산 장려금을 올리고 있지만 그것은 땜질 처방일 뿐 궁극적인 답이 될 수 없다. 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측면이 커 영속성을 보장할 수도 없다. 한두 가지 정책으로 단기간에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어렵지만, ‘아빠 육아’를 유도해 저출산 타개에 성공한 독일 사례는 본받을 만하다. 독일 정부는 고학력·고소득 여성 40%가 아이를 낳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970년대부터 지급해 온 월 25만원의 출산·양육비로는 저출산을 막을 수 없다고 보고 2000년대 들어 ‘일하는 여성 욕구 충족’에 초점을 맞췄다. 부부가 14개월 육아휴직을 쓴다면 이 중 2개월을 남성 몫으로 의무화했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정부와 더불어 경제계가 남성의 육아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실제로 이행을 강제하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남성 육아 휴직률은 7년 만에 3%에서 34%로 늘었고, 2015년에는 출산율이 33년 만에 최고치인 1.5명으로 올라섰다. 저출산 정책 실패를 여성의 교육 수준과 사회 참여율 등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접근한 성과물이다. 남편 돌봄노동 시간이 하루 16분에 불과한 우리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정부와 기업은 남성 육아휴직이 규정에 있는 것이라며 말로만 권고할 일이 아니다. 이행하지 않는 기업과 개인에게 벌칙을 줘야 한다. 회사 눈치 보면서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있는 한 출산 장려책은 구두선이 될 것이다.
  • 중금리 대출 2022년 7조 공급… 70만명 이자 혜택

    중금리 대출 2022년 7조 공급… 70만명 이자 혜택

    사잇돌대출 올 1조 늘려 3조로 민간 금융회사도 대출 대폭 확대 할부금융·신협엔 인센티브 적용 연이율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가 2022년까지 7조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연간 70만명의 이자부담이 35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대표적인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도 올해 1조원 정도 늘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숨통을 틔워 준다는 복안이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광화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중금리 대출은 고신용·고소득자의 저금리와 저신용·저소득자의 고금리로 벌어진 ‘금리 단층’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금융위는 중금리 대출 중 사잇돌대출 공급 한도를 지난해 2조 1500억원에서 올해 3조 1500억원으로 늘린다.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금리 부담을 낮춘 정책금융상품이다. 사잇돌대출의 올해 공급 한도는 2조 1500억원이었지만 오는 7월쯤 소진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대출 심사 기준과 소득요건을 완화하고, 하반기에는 보증료율을 낮추고 현행 대출한도(2000만원)도 늘릴 예정이다. 민간 금융회사들도 중금리 대출을 늘린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조 5000억원이던 중금리 대출 규모가 2022년에 7조원으로 확대된다. KB·신한·하나·농협·우리 등 5대 은행그룹은 지난해 9000억원에서 2022년 2조 4000억원으로,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같은 기간 9000억원에서 3조 1000억원으로 늘린다.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연간 공급액이 2022년 1조 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면 연간 70만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사잇돌대출의 금리차(6.5% 포인트)를 고려하면 적게 잡아도 연간 3500억원의 이자 부담이 축소된다. 금융위는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중금리 대출 취급 인센티브 등을 할부금융사와 신용협동조합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중금리 대출 확대를 비롯해 햇살론 등 정책서민자금을 올해 7조원 공급하는 등 ‘포용적 금융’의 주요 방향을 설명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다음달 8일부터 27.9%에서 24.0%로 낮아지고, 소액결제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올해 7월부터 줄어든다. 최 위원장은 “포용적 금융은 금융권이 간과하기 쉬운 서민경제 곳곳에 막힘없이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입”이라며 “지속적인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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