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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선착순에 판매와 동시 소진… 공급액 줄어 ‘바늘구멍’

    저금리·선착순에 판매와 동시 소진… 공급액 줄어 ‘바늘구멍’

    50대 이모(경기 거주)씨는 5일 영업점 개점 시간에 맞춰 서둘러 집 근처 하나은행을 찾았다. 이날부터 개시되는 저금리·고정금리 정책금융상품인 ‘적격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이씨는 직원과 상담 후 대출 2억여원을 신청했다. 이씨는 “금리가 싸서 금세 ‘완판’된다는 소문이 돌아 부리나케 달려왔는데, 신청을 하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기뻐했다. 월·분기별 대출 총액이 소규모로 정해진 데다 선착순 판매로 ‘바늘구멍 통과’에 비유되는 적격대출이 새해 벽두부터 판매와 동시에 매진되며 동이 나고 있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적격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공급액이 줄어 대출받는 건 더 어려워졌다. 이날 ‘하나 금리고정형 적격대출’과 ‘하나 유동화적격 모기지론’ 판매에 들어간 하나은행은 오후 5시 기준 1분기 대출 한도의 약 15%의 신청을 받았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한 해 총한도를 설정해 은행·보험사 등 민간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한다. 소득 제한이 없어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자 수요가 높다. 집값 기준도 9억원 이하로 다른 정책상품보다 높은 편이다. 최대 한도는 1인당 5억원이다. 10년 이상 40년 이하 기간 동안 만기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은행에서 1월 기준 연 3.4%의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대 5%를 넘어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에게 적격대출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영업개시일 당일 1월분 한도를 다 채웠다. 우리은행 1월 총액은 약 33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30억원은 66명(1인당 5억원 기준)만 대출받을 수 있는 규모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영업 시작 2영업일 만인 지난 4일 오전 11시쯤 1분기 분량이 소진됐다. 우리은행은 2월, 농협은행은 4월 판매를 재개한다. 적격대출 총한도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7년 12조 6000억원, 2018년 6조 9000억원, 2019년 8조 5000억원, 2020년 4조 3000억원이었다. 올해 최대 공급 목표액은 7조원 정도다. 금융사들은 적격대출을 월·분기별로 한도를 나눠 판매한다. 현재 적격대출 취급 금융사는 모두 11곳이다. 은행권에서는 농협·SC제일·하나·우리·경남·부산·제주·수협은행, 보험권에서는 삼성·흥국·교보생명이 판매하고 있다. 주금공에서 배분받은 은행별 대출 한도와 은행별 관리·취급 방식이 달라 상품 판매일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적격대출 판매는 은행 자율 결정 사항이기에 금융기관에서 취급 의사만 있다면 주금공에서 배정해 준다”고 설명했다.
  • 홍남기 “저소득층 실수요 자금 한도 충분히 부여”

    홍남기 “저소득층 실수요 자금 한도 충분히 부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새해를 맞아 금융권에 배포한 신년사에서 “가계부채와 유동성 등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저소득층의 실수요 자금은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충분한 한도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하지만, 서민과 무주택자 등은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취지다. 홍 부총리는 이어 “대면서비스업과 취약계층 등은 코로나 충격이 집중됐을 뿐 아니라 회복 속도에도 격차가 확대되면서 이중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상흔을 치유하고 완전한 경제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금융권이 서민·취약계층의 유동성 애로를 해소해 주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서민금융 자금을 10조원 이상 공급하고 소상공인에 대해선 35조 8000억원 규모의 초저금리 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면서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조치를 병행하겠다”며 홍 부총리와 발을 맞췄다. 지난해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옥죄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금융당국이 올해는 포용금융 기조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 없는 고소득자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이 시장 논리”라며 “차주들이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거나 지원을 받은 저소득 대출자가 추가 대출을 받아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팬데믹 이후 부채 누증, 자산불평등 같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됐다”며 “금융완화 조치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3월 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지원이 종료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를 고려해 신년회 행사는 개최하지 않고, 홍 부총리 등 4개 주요 기관장의 신년사와 국회 정무위원장의 격려사만 공유했다.
  •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사회균열 찍어낸 코로나 팬데믹 계급 불평등 중상층부터 벌어져 시장시스템, 고학력자에게 보상 비싼 교육비·집값에 성공 대물림 능력주의는 출발선 달라 불공정 점수로만 잠재력 평가할 수 없어‘상위 1%’를 비난하며 그 그늘에서 자신들의 특권을 세습하는 ‘상위 20%’를 비판한 ‘20 vs 80 사회’의 저자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찍어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며 “상위 20%는 여전히 명문대, 좋은 동네, 고소득 등을 독점하는 ‘기회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 불평등을 바로잡겠다며 부동산 가격 잡기, 교육 개혁 등에 나선 한국 정부가 실패한 이유로는 상위 20%의 저항과 함께 기저 문화의 변화 없이 정책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상위 20%는 ‘능력주의’를 내세우나 사실은 부모의 재력·지위 등 출발점부터 달라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이 외에도 유럽식 공공성과 미국식 시장성을 두고 고민하는 한국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을, 성인에게는 미국식을 적용하는” 소위 ‘덴메리카’(덴마크+아메리카·리브스의 조어)를 추천했다. ●1% 아닌 중상층부터 격차 벌어져 -상위 20%의 ‘기회 사재기’는 코로나19 시대에도 강력한가. “그렇다. 여전히 대학 출신끼리 결혼해 집을 소유하고 좋은 동네에서 산다. 코로나19는 마치 골절된 뼈의 균열을 명확하게 찍어 내듯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그랬다. 유급휴가 및 재택근무 여부 등 상위 20%와 하위 80%의 구분선을 따라 많은 격차가 드러났다. 코로나19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금을 올렸을 때도 상위 20%가 저항에 나섰다. 진짜 격차는 최상류층과 그 나머지가 아니라 ‘중상층’(Upper Middle Class)과 그 나머지 간에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1%의 ‘슈퍼 리치’들은 주가 급등으로 큰돈을 벌었는데. “1% 부자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기사 소재지만 사회를 분석하는 틀로는 좋지 않다. 계층 격차는 주택, 고용, 교육, 동네, 가문 등 복합적 개념이다. 상위 20%는 자신들이 속하지 않은 상위 1%를 사회문제로 지적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들이 평범한 서민처럼 보인다. 머스크 등이 기사화되면 상위 20%는 자신을 서민이라고 설득하기 쉬워진다. 1%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짜 계급 불평등을 경시해선 안 된다.”-상위 20%가 기회를 독점하는 이유는. “시장 시스템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에게 보상을 준다. 따라서 명문대, 좋은 동네의 주택, 고소득, 대기업 인턴자리 등을 독점하면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높은 교육비와 비싼 집값의 진정한 의미는 ‘자녀가 시장에서 성공할 기회를 대물림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들은 ‘제로섬’ 성질이 있다. 당신과 당신의 아이가 포함되려면 다른 이를 배제해야 한다. 미국에서 상위 20%는 이런 기회를 독점하고 과소비한다. 정당하지 못하다.” ●정부는 불평등 문제 추종자 -개인의 능력도 부모의 지위에 영향을 받는다면, 공정함이란 무엇인가. “능력주의에 대한 편협한 정의를 공정함으로 보는 게 문제다. 올림픽 결승전이라는 한순간에 가장 빠른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이 전형적인 미국적 능력주의인데 수용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대학 입학시험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시험 점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학생의 실력 외에도 (부모의 재력, 정보력, 사회적 지위 등) 너무 많다. 많은 이점을 누린 상위 20%의 자녀가 저소득층 학생보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더 똑똑하거나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동시에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의 잠재력은 점수뿐 아니라 성장 배경도 감안해야 한다. ‘오늘과 어제가 결합된 공정성’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고위 공직자 등이 자녀의 인턴십 기회를 마련하는 등 편법 행위로 지탄을 받았는데 미국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지인들이 내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불공정한 부탁이라고 말해 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자녀들도 뉴욕 시청에서 인턴을 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 문화가 바뀌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법적 처벌은 힘드니 결국 이런 요청이 하는 사람과 돕는 사람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중의 분노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데 해결 불가능한 구조적 사회문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는 개인이 일상에서 불평등을 바꾸는 행동을 시도하기를 주장한다. 문화가 정치를 앞서고, 정치는 정책을 앞선다. 개인이, 동네가 바뀌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상위 20% 중에는 내 집 앞마당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등 인종차별 및 성차별을 배격하는 피켓은 내걸었지만, 인근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을 반대하거나 지인에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정부는 주거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 수많은 대책을 세웠지만 교육 격차는 커졌는데. “불평등 문제에서 정부는 지도자보다 추종자에 가깝다. 정부는 지도자로서 해결하기를 기대하나, 사회 저변에 (불평등을 배격하는) 문화가 없다면 기득권이 저항해 개혁에 실패한다. 실제 많은 국가의 정부가 불평등 문제와 맞서다 지위를 지키려 능력주의를 무기로 싸우는 중상층의 저항에 부딪힌 것을 봤다. 진짜 문제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영국 대학이 미국과 달리 기여입학제를 없앤 것도 법이나 정책이 아닌 이를 부당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의 변화 때문이었다.” ●공공·시장성 섞인 ‘덴메리카’ 모델 필요 -코로나19로 여성 소득이 남성보다 더 줄고, 실직을 더 많이 하는 등 젠더 격차도 커졌다고 한다. “여성 고용이 더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속도 역시 빠른 상황이다. 반대로 40년 전보다 줄어든 중산층 남성의 소득 감소가 걱정된다. 소년과 성인 남성 모두 고군분투함에도 교육, 취업, 가사 면에서 잘해 내지 못하고 있다.(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61%로 사상 최고치다.)” -관련해서 한국에서는 젠더 역차별에 대한 ‘이대남’(20대 남성)의 분노도 적지 않은데. “페미니즘이 어느 정도 남성에게 상처를 입힌 부분이 있다. 남성 친화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파는 전통적인 가정, 전통적인 남성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이건 아예 말이 안 된다. 좌파는 여성 차별 문제가 아직도 얼마나 많은데 남성 문제를 꺼내느냐며 남성이 처한 상황을 진짜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양측 모두 남성들이 환멸을 느끼고 사회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논쟁보다) 성평등 실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거주했다.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성을 강조하는 유럽과 개인 자율을 중시하는 미국 중에 어떤 모델을 추천하는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이, 성인에게는 미국식이 더 낫다고 본다. 소위 ‘덴메리카’ 모델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시카고대 경제학 교수)은 2016년 논문 ‘스칸디나비안 판타지’에서 덴마크의 소득 이동성은 높지만 교육 이동성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재분배 세금이 높고 공공교육이 잘돼 있으니 소득 계층 간 이동은 활발하지만, 성인 노동시장에서 고학력이 곧 고연봉으로 이어지는 인센티브가 없으니 높은 교육을 받으려는 의욕은 낮다는 의미) 반면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 내 인센티브는 확실하지만 평등하고 공정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 ■ 리처드 리브스 계층·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1969년 영국 피터버러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나왔고 워릭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년간 영국 부총리 산하 전략국장을 지냈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데모스의 이사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연구원을 역임했다. 이후 가디언지에서 미국 워싱턴DC 특파원으로 일했고, 2016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이후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미래중산층협의체 소장 및 아동·가족센터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2017년 폴리티코 선정 ‘미국의 사상가 50인’에 선정됐다. 저서로는 한국에서 ‘20vs80의 사회’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기회 사재기’(Dream Hoarders) 이외에 ‘올 마이너스 원’(All Minus One),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등이 있다.
  • “억대 연봉자, 오히려 더 불행해”..중국서 올해 가장 행복했던 도시는 어디?

    “억대 연봉자, 오히려 더 불행해”..중국서 올해 가장 행복했던 도시는 어디?

    올 한해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1년을 보낸 도시 1위에 청두시(成都)가 꼽혔다. 매년 12월 한 차례 발표되는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리스트에서 청두시는 지난해에 이어 13년 연속 주민들이 꼽은 가장 행복도 높은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과 동양주간의 싱크탱크인 도시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총 80여 곳의 도시 거주민 28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위에 링크된 청두시에 이어 2~5위에는 각각 항저우, 닝보, 창사, 우한이 이름을 올렸다. 또, 6~10위에 각각 난징, 칭다오, 구이양, 시닝, 하얼빈, 원저우, 쉬저우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는 일명 ‘도시 행복감’으로 불리는 거주민들이 해당 도시에 느끼는 귀속감과 안정감, 만족감 및 대외적인 도시 평판 등을 기준으로 측정됐다. 특히 이번 행복도시 1~10위까지에 이름을 올린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은 치안, 복지, 자연환경, 문화 수준, 교육, 대중 교통, 의료건강지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조사 결과, 높은 행복감을 느끼는 중국인들의 특징은 주로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조사 결과와 동일한 것으로, 거주지를 기준으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보다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높았던 반면,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 거주자들의 행복감이 더 높았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으로 꼽혔다.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신화통신은 일명 ‘베이상광선’으로 불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대도시의 경우 발전 기회와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수의 청년들이 몰리는 지역인 반면 지나친 도시화와 경쟁 구도 등의 문제로 주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소도시 주민들보다 낮은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또, 비교적 소도시로 분류되는 인구 500만 명 이하의 3선 도시 거주민들은 1~2선 대도시 주민보다 각자 거주하는 도시에 대해 느끼는 행복감이 높았던 것으로 측정됐다. 즉, 소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일수록 경쟁 사회에 내몰려야 한다는 우려가 적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만족감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답변했던 것.  이와 함께, 조사 결과 소득의 많고 적음은 주민들이 느끼는 행복감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평균 개인소득이 12~20만 위안을 기준점으로 더 높은 수준의 고소득자가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실제 행복감은 소득과 큰 관련성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소득 50만 위안 이상의 고소득자일 경우 오히려 소득이 높을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아졌다.단, 12~20만 위안 기준 이하의 경우에는 소득이 낮아질수록 낮은 행복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은 주민들의 행복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해당 보고서는 강조했다. 하지만 주택을 자가로 소유했는지 여부 등 거주안정성은 주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혔다. 조사 결과, 가구별 거주 현황에서 주택을 자가로 소유한 응답자일수록 높은 행복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반면 줄곧 월세로 거주지를 이동해야 했던 주민일수록 수시로 변하는 임대료 압박과 잦은 이사 문제로 행복감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 시진핑 치적쌓나… 中방송서 사라지는 ‘탈세·불륜’ 연예인

    시진핑 치적쌓나… 中방송서 사라지는 ‘탈세·불륜’ 연예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연임을 앞두고 사회 통제의 고삐를 강하게 죄는 가운데 이번에는 방송 연예계 전반에 대한 ‘정풍 운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경제적 양극화가 극에 달하자 여론 파급 효과가 큰 방송인들을 본보기로 ‘홍색 규제’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2일 시나망 등에 따르면 ‘웨이야’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가수 출신 왕훙(網紅·인터넷 스타) 황웨이(黃薇·36)가 지난 2019년부터 소득을 허위 신고해 6억 4300만 위안(약 1190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 저장성 항저우 세무국은 탈세액의 2배 가까운 13억 4100만 위안의 벌금과 추징금을 부과했다. 황웨이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800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슈퍼 왕훙’이다. 그러나 이번 탈세 적발로 업계에서 완전히 축출됐다. 베이징에는 ‘황웨이 사태를 본 고소득 왕훙들이 너도나도 세무서를 찾아가 소득정정신고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영화 ‘색계’에 등장한 가수 겸 배우 왕리훙(王力宏·45)도 연예계에서 쫓겨났다.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리훙의 전 부인 리징레이는 지난 17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남편이 (전 세계) 여러 도시에 불륜 상대를 뒀으며 성매매 여성을 부르기도 했다. 결혼 생활 내내 모욕 및 정서적 폭력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왕리훙이 잠시 ‘자숙 기간을 갖겠다’고 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연예계가 사회와 도덕의 ‘블랙홀’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은 팬클럽끼리 상대 연예인을 비난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금지하는 등 통제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내년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혼탁한 사회 문화를 정화했다’는 치적을 만들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 월급 500만원 남편·300만원 아내…이혼하면 아내가 받는 양육비는?

    월급 500만원 남편·300만원 아내…이혼하면 아내가 받는 양육비는?

    #중학생 딸(13)과 초등학생 아들(10)을 두고 있는 A씨는 남편과 이혼 후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기로 했다. A씨의 월급은 세전 300만원. 올해 기준대로라면 A씨가 월 500만원을 버는 남편에게 받을 수 있는 양육비는 231만6250원이었다. 그러나 내년 3월부터는 남편이 부담해야 할 양육비는 매달 241만9375원으로 약 10만원씩 증가해 기존 대비 4.5%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이 22일 이혼 부부들이 참고할 수 있는 ‘2021년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새롭게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은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개정 이후 4년 만의 개정이다.개정된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르면 만 13세 딸의 표준양육비는 198만4000원, 만 10세 아들의 표준양육비는 188만7000원으로, 합계 양육비는 387만1000원이다. 이는 부부가 각자의 소득비율에 따라 남편이 62.5%(=남편소득 500만원/부부합산소득 800만원)를, A씨는 37.5%를 분담하게 된다. 이번 개정에서는 9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구간이 100만원 단위로 3단계씩 구간이 세분화됐다. 자녀 나이 6세 이상 11세 이하 구간도 2단계로 구분됐다. 또 자녀 나이별 표준 양육비가 전반적으로 늘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번 양육비산정기준표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회를 발족, 논의하고 지난달 각계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마쳤다. 특히 양육비산정기준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양육비 해설서도 발간했다. 해설서는 가정법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개정·공표된 2021년 양육비산정기준표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5대 은행장, 내년 경제 전망 “성장률 2.8%, 부동산 상승폭 둔화”

    코로나19의 여전한 확산세,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내년 우리 경제가 불투명한 가운데 실물경제에 밀접한 주요 은행장들은 내년 성장률을 연 2.8%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유지되겠지만, 그 폭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증시는 박스권을 맴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8% 예상, 변수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21일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서면 인터뷰한 결과, 은행장 5명 가운데 4명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1%)보다 낮고, 민간 연구소(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와 같다.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국내경제 회복의 중심축은 수출과 투자에서 민간소비로 이동할 것”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이미 정상 수준에 도달해 있어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불확실성,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민간소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고 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수출 증가폭 감소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이라며 3.3% 성장을 예상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변수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 물가상승 지속 여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진옥동 행장은 “오미크론 확산이 각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이동 제한이 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등의 물가상승도 오랜기간 지속되면 경기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비용 부담, 이자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상승폭은 둔화, 주식은 상반기까지 박스권 예상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폭이 일부 둔화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은행장 5명 중 4명이 상승폭 둔화를 예상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오름폭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봤고, 권준학 행장도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상승, 주택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광석 행장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규 주택 공급물량 부족 이슈가 이어지고 있고 실물자산 투자심리가 견고해 보합 장세가 예상된다”고 봤다. 진옥동 행장은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까지 하락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주식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박성호 행장은 “내년 기업들의 실제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까지는 올해와 유사한 2900~3300선에서 증시가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돼 반도체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증시가 상승해 350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행장들도 대부분 상반기는 박스권, 하반기 상승을 예상했지만 “경기회복과 맞물려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상승요인이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권준학 행장)는 평가도 있었다. 내년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자산 배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옥동 행장은 “내년은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경기회복이라는 호재, 물가상승과 주요국의 긴축 전환이라는 악재가 공존한다”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5대 5 비중으로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내년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우주산업, 친환경, 미디어콘텐츠, 메타버스 등을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것”…연 2차례 인상 전망 아울러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권준학 행장은 “물가상승과 금융불균형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속화로 최대 3차례 금리를 올려 연 1.75%가 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근 내정자는 “1분기와 4분기에 인상돼 연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옥동·박성호·권광석 행장도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차례씩 기준금리가 인상돼 연 1.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연 2%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권광석 행장)는 의견도 있었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중채무자, 저소득자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지만,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은행장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내년 3월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선 은행들 모두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 등 연착륙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박성호 행장은 “고위험 차주 선별과 부실 조기 포착능력을 제고하고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주 신용도 평가를 정교화하게 다듬었다”며 “원리금 장기 분할 납부 유도, 금리 감면 검토 등 유예 조치 종료후 연착륙을 유도 중”이라고 말했다. 권준학 행장도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유동성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내년에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해 진옥동 행장은 “한정적 자원의 효율적, 효과적 사용에 중점을 두고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할 예정”이라며 “고소득자의 거액대출을 취급하기보다는 다수의 서민층에 자금을 지원해 금융소비자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광석 행장도 “총량 규제 범위 내에서 실수요자와 중저소득자 위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은행권 주요 과제는 마이데이터, 금융플랫폼 아울러 내년 은행권의 주요 과제로는 마이데이터 사업, 금융플랫폼 확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박성호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재 확보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강조했고, 이재근 내정자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위드 코로나 시대의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권준학 행장도 ESG경영, 디지털 전환, 고객신뢰 제고를 강조했다. 진옥동 행장은 “금융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ESG경영은 필수가 됐고, 디지털 전환은 플랫폼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권광석 행장도 “마이데이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금융권에서 독점해왔던 데이터와 인프라 등이 개방되고 있다”며 “디지털 역량 강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잠재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소득층까지 ‘낙수효과’ 기원하며…

    저소득층까지 ‘낙수효과’ 기원하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상생결제 확산의 날’ 기념행사에서 낙수효과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낙수효과는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와 투자 확대로 저소득층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말한다. 뉴스1
  • [서울광장] 사시부활은 국민의 뜻이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시부활은 국민의 뜻이다/김성수 논설위원

    사법시험을 없앤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사시 대신 미국식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했다. ‘끼리끼리’ 뭉치는 ‘사시 카르텔’을 없애고 다양한 분야의 실무 능력을 가진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사시가 없었다면 변호사도, 대통령도 되기 힘들었을 그가 사시를 없앤 건 아이러니하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이제 끝났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로스쿨 도입에 대한 논의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처음 시작됐지만 10년 넘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달랐다. 대국민 담화까지 발표하며 로스쿨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결국 2007년 7월 로스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다음해 1월 로스쿨 인가 작업까지 마무리된다. 노 전 대통령의 임기를 한 달도 채 안 남긴 때였다. “어느 나라든 법조인 양성 제도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논의를 거쳐서 기존 제도와 함께 점진적으로 병행하여 시행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안착시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졸속도 그런 졸속이 없었다. 로스쿨 제도 도입과 변호사 대량 배출의 전제인 법조 유사 직역(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등)의 폐지 같은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정철승 변호사) 실제로 졸속이었다. 로스쿨 배정을 놓고는 정무적인 판단까지 개입했다. 교육부가 청와대에 반기를 드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교육부는 2008년 1월 31일 오전 11시 로스쿨 인가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1월 말 발표’ 시한에 따른 결정이었다. ‘A대학은 정원 몇 명’ 식으로 소문이 다 퍼져 발표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발표가 오후로 미뤄지더니 다시 2월 4일로 연기됐다. 이때부터 탈락한 몇몇 지방대학은 구제될 거라는 말이 돌았다. 소문을 뒷받침하듯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1개 광역시도에 1개 로스쿨’을 배정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교육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북에는 1곳이 아니라 2곳이 선정된 점 등을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미 잠정안까지 마련한 터라 청와대의 ‘지침’을 대놓고 무시했다. 오후 4시쯤 로스쿨 인가 대학과 정원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30분 뒤쯤 천 대변인이 다시 춘추관을 찾아 “경남엔 한 곳의 대학에도 로스쿨이 배정되지 않은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교육부는 ‘원안’을 고수했다. 이런 해프닝을 거쳐 로스쿨은 25개, 2000명의 정원으로 출범했지만 부작용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가·개·붕’(가재·개구리·붕어)에게는 아직도 문턱이 높다. 연간 등록금이 많게는 2000만원, 평균 1400만원이나 된다. 부유층 자녀가 몰리는 ‘그들만의 리그’다. 작년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가운데 69%가 연소득 1억원이 넘는 고소득층의 자녀였다. ‘명문 로스쿨→유명 로펌’으로 이어지는 ‘부의 대물림’도 고착화됐다. 로스쿨도 경제적 약자를 위해 다양한 장학금을 준다고는 하지만 대학도 못 다닐 정도로 어려운 이들에겐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른바 ‘오탈자’(五脫者·변호사시험에 5번 떨어진 사람)로 대표되는 ‘변시낭인’이 급증한 건 ‘고시낭인’ 못지않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균등하게 줘야 한다는 점에서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을 독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베이비 바(Baby Bar)나 일본의 예비시험처럼 우리도 로스쿨을 다니지 않아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우회로를 터 줄 필요가 있다. 법조계는 반대하겠지만 사시부활을 바라는 건 다수 국민의 뜻이다. 4년 전 사시를 완전 폐지할 때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사시부활론’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전 대선 때부터 ‘사시부활’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최근 가세했다. “로스쿨은 그냥 두고 일부만 사법시험을 (부활)해서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사람들도 실력만 있으면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빈한한 집안의 시계공장 노동자 출신인 이 후보도 사시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섰다. 9수 끝에 사시에 합격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역시 사시 수혜자다. 윤 후보는 신중한 쪽이라고 하는데, 사시부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선 뽑을 사람이 없어 고민이 많다는데,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할 중요한 준거가 될 것 같다.
  • 제주항공, 기간산업안정기금 1500억원 추가 지원

    제주항공, 기간산업안정기금 1500억원 추가 지원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15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산업은행은 9일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추가 지원 규모는 내년 유동성 부족자금 1500억원으로, 운영자금 1200억원, 영구전환사채(CB) 인수 300억원으로 구성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안기금에서 321억원을 지원받았다. 산업은행은 “제주항공이 이번 추가지원에 앞서 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인건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추가 지원 이후 특별 약정에 따라 고용유지의무, 경영개선 노력,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의 의무를 지게 된다. 올해 5월 기준 근로자 수를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자금지원 기간 중에는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고소득 임직원 연봉은 동결되고, 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할 수 없다. 지난해 5월 출범한 기안기금은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3000억원, 제주항공 1821억원, 기간산업협력업체 3161억원 등 모두 789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기안기금의 자금 지원기한은 당초 이달 말에서 내년 12월 말로 1년 연장됐다. 다만 기금 지원한도는 기존 40조원에서 10조원으로 축소됐다. 기간산업 협력업체 운영자금 지원 프로그램의 운영 기한도 내년 6월 말까지 6개월 연장됐다.
  • “저처럼 월급의 15% 기부할 수 있겠어요? 역시 어려우시겠죠?”

    “저처럼 월급의 15% 기부할 수 있겠어요? 역시 어려우시겠죠?”

    “여러분도 저처럼 월급의 15%를 평생 기부할 수 있겠는지요?” 영국 BBC가 일주일 전쯤 보도한 기사인데 뒤늦게 눈길을 끌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존 얀(27)은 젊은 나이라 패기가 충만해서인지 자신보다 여건이 낫지 않은 이들을 앞으로 계속 도우며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큰 희생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2019년에는 월급의 1%를 약정했고, 지난해 3%로 올렸는데 불과 일년 만에 다시 15%로 약정 비율을 껑충 올렸다. “실용적인 면에서 이렇게 살겠다고 맹세하면 이른바 ‘파이어족’처럼 조기 은퇴하는 일은 없게 된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앞날을 내다본다면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기부를 맹세한 단체는 ‘Giving What We Can(GWWC, 줄 수 있는 걸 줍시다)’ 글로벌 캠페인인데 수입의 10%를 기부하겠다고 약정하는 일을 권장하고 있다. 가입한 회원들은 특정 기관에 지정 기탁할 수도 있고, 아니면 GWWC가 추천하는 목록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이 기관 목록 중에는 이 캠페인을 주도한 자선기관 ‘효율적인 이타주의 센터(Centre For Effective Altruism)’도 포함돼 있다. 이민 2세인 그는 “이 세상 수많은 이들보다 잘 산다”며 뭔가를 돌려주며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한다고 했다. “내 행복의 조그만 몫을 줘도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양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2009년 옥스퍼드 대학 철학도인 윌 맥애스킬과 토비 오드가 창립한 GWWC는 현재 전 세계 6439명이 가입해 지금까지 2억 4400만 달러(약 2873억원)를 기부했다. 회원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부 계획을 파악한 뒤 기부 약정을 한다. 평생 약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중간에 여건이 바뀌면 철회할 수도 있다. GWWC는 지난해 팬데믹을 거치며 오히려 신규 참가자가 1000명으로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팬데믹 덕에 많은 이들이 다른 이들을 더 생각하게 됐고 더 크게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약정 기간을 줄이고 약정 비율을 10% 이하로 낮추는 현실적인 타협도 강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루크 프리먼 GWWC 사무총장은 “누군가의 수입에 상당한 비중이지만 부자 나라의 대다수에겐 용인될 범위이기도 하다”면서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이나 기독교 문명에서의 십일조 개념에 비춰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몫이라고 했다.네덜란드 헤이그에 사는 피파 길버트(60)는 국제기구의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올해 은퇴했는데 몇년 전부터 수입의 10%를 기부해 오고 있다. “올해 수입이 줄긴 했는데 내가 요구하는 것보다 많긴 하다. 세상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내겐 그 점이 분명히 보였다.” 회원 중에는 학생, 은퇴자, 영업사원, 금융투자자 등이 망라돼 있는데 중산층이나 고소득자, 고등교육을 이수한 사람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중간 연령은 30세쯤이 된다. 프리먼 총장은 “저소득층의 많은 이들도 주는 일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데 우리는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이들을 고무시키는 데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줄리아 와이즈(36)와 제프 카우프먼 부부는 둘의 수입 가운데 절반을 기부하는데 주로 어게인스트 말라리아 펀드와 말라리아 컨소시엄에 건네고 있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기브웰(Givewell)을 통해 쾌척하는데 이 단체는 어느 기관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평가하는 일을 한다. 와이즈는 “어렸을 적부터 우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더 공정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왔다”고 말했다.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경제학과의 지분 산더르 교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기부하는 일은 대단하지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적절한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일을 대신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들은 세상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돈을 지속적으로 기부해 왔다. 지난해에만 4710억 달러(약 544조원)를 쾌척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빈곤 인구를 거느리고 있다.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정치학부의 제니퍼 루벤스타인은 책 ‘사마리아인과 국가’를 썼는데 효율적인 이타주의라 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치적 역량을 갖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리먼 총장은 기부야말로 전 세계 극빈 문제를 제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중 대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자다. 우리 중의 많은 이는 우리 인생의 의미있는 부분을 선사함으로써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 중간 수입을 누리는 이들은 전 세계 부자 나라들의 상위 5% 안에 거뜬히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돈만으로도 당신 삶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의 100배 이상으로 극빈층 누군가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이 차별과 혐오의 벽을 더 높이 세우게 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프리먼 총장의 발언에 설득력이 있다고 볼지는 각자의 몫이다.
  • 1인 가구·아이 없는 신혼부부도 기회! 4억원대 수도권 아파트 청약해 볼까

    1인 가구·아이 없는 신혼부부도 기회! 4억원대 수도권 아파트 청약해 볼까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이 역대 최저로 기록된 가운데 경기 평택과 오산, 부산 장안의 공공택지에서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사전청약이 오는 13일부터 처음으로 진행된다. 사전청약은 착공 시점에 진행하는 본청약보다 2, 3년 먼저 청약을 받는 제도다. 특히 민간 사전청약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사전청약과 비교하면 일반공급 비중이 높고, 중대형 면적의 물량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1인가구나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고소득 맞벌이 등 그동안 청약시장에서 소외됐던 이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도권 민간청약 지구가 서울과 떨어져 있어 서울 무주택자의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아쉽다.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으로 공급되는 민간 사전청약은 수도권에서 경기 남부인 평택과 오산, 부산에서는 장안 등 3개 지구에서 모두 2528가구가 공급된다. 공급면적 대다수가 전용면적 59∼84㎡의 국민주택 규모이지만, 평택 고덕에는 대형인 100㎡도 230가구가 나와 시선을 끈다. 지구별로는 ▲평택 고덕 A49블록(호반건설) 633가구 ▲오산 세교2 A14블록(우미건설) 1391가구 ▲부산 장안 B-2블록(중흥건설) 504가구 등이다. 특히 평택 고덕 국제화지구에서는 이번에 호반건설이 전용면적 84㎡ 403가구, 100㎡ 230가구 등 모두 633가구를 중대형 위주로 공급하면서 고소득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구 내 삼성산업단지가 있어 직주 근접성이 높고, 국제화 계획지구로 특화해 외국 교육기관이 들어서는 등 교육 여건도 우수하다. 수서고속철도(SRT) 지제역, 평택~제천 고속도로, 평택~파주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도 우수하다. 전체 1만 8000가구 공급 계획인 오산 세교2지구에서는 우미건설이 A14블록에 전용면적 59㎡(822가구), 72㎡(233가구), 84㎡(336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 세교2지구는 북측으로 동탄신도시가 있고, 동쪽에는 오산시가지가 있어 다양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오산역과 오산대역을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 제2순환도로, 경부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교통 여건도 좋다. 부산 장안지구에서는 중흥건설이 전용면적 59㎡ 231가구, 84㎡ 273가구를 공급한다. 인근에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등 상권이 있고 부산~울산 고속도로 장안IC 등이 있어 교통·생활 인프라가 양호하다. 민간 사전청약 물량의 추정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됐다. 민간 사전청약 단지도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정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 민간업체가 추정 분양가를 산정한 뒤 이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검증을 거쳐 책정된 가격대다. 전용면적 59㎡는 3억원대 초반, 84㎡는 대부분 4억원대 중후반으로 추산된다. 관심이 쏠린 평택 고덕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 7490만∼4억 7860만원, 100㎡는 5억 6140만원으로 추산됐다. 오산 세교2의 59㎡는 3억 180만원, 72㎡는 3억 6850만원, 84㎡는 4억 356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부산 장안은 59㎡ 3억 1242만원, 84㎡ 4억 2520만원 수준이다. 3.3㎡(평) 기준으로 보면 평택 고덕이 1425만원, 오산 세교2가 1248만원, 부산 장안이 1239만원에 공급된다. 그러나 실제 분양가는 본청약 시점에서 건축설계 및 인허가 조건 변경, 기본형 건축비 및 물가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분양가는 지자체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전체 분양 물량 가운데 37%가 일반공급으로 배정된다. 나머지 63%는 신혼부부(20%), 생애최초(20%), 다자녀(10%) 등 특별공급으로 공급된다. 공공 사전청약에서는 일반공급이 15%에 불과하지만, 이번엔 이보다 2배 이상 일반공급 비중이 높아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물량의 27%(682가구)는 추첨제로 공급된다. 일반공급의 39.4%, 특별공급의 17.9%가 추첨제로 배정됐다. 그동안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고 가점이 낮아 청약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도 특별공급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사전청약 접수는 오는 13일 특별공급, 14일 일반공급 1순위, 15일 일반공급 2순위 순서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22일 발표된다. 특별공급 대상자의 소득 요건은 신혼부부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는 140%), 생애최초는 130%, 노부모 공양·다자녀는 120% 이하다. 이들의 자산 기준은 부동산 2억 1550만원, 자동차 3496만원이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이들은 다른 지역 사전청약을 신청할 수 없고, 본청약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단지에 중복 청약할 경우 모두 무효 처리되는 만큼 민간 사전청약은 1개 단지에서만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 사전청약과 공공 사전청약의 발표일이 다른 경우나 다른 일반 청약과의 중복신청은 가능하다. 단지별 사전당첨자 모집 공고 및 청약 관련 정보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 당첨자 지위는 확정되지 않은 권리여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지만, 사전청약 당첨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승계할 수 있다. 수도권 첫 민간 사전청약 입지가 서울과 멀어 수도권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산과 평택 등은 수도권 수요 흡수보다는 해당 지역 신축 수요를 흡수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시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임대차 시장에 부담이 된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3275가구로 역대 최소였던 2010년 6334가구의 반토막이라고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전했다. 지난달까지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 2554가구가 분양됐고, 이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등 4곳이 분양 예정이다.
  • 식감 아삭아삭하고 망고같은 향… 중화권 사로잡은 ‘K샤인머스캣’

    식감 아삭아삭하고 망고같은 향… 중화권 사로잡은 ‘K샤인머스캣’

    ‘과일계의 에르메스(최고급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샤인머스캣은 한 입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향긋함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포도 품종이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리함도 있어 ‘K농식품’의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수출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지난해 포도 수출액은 250% 급증한 3100만 달러(약 367억원)를 기록했는데, 이 중 90%가 샤인머스캣이다. 특히 중화권에서 K샤인머스캣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절을 맞아 중국 내 팔로어 52만명을 거느린 인기 인플루언서 ‘왕훙’과 함께 샤인머스켓 라이브커머스 판매행사를 펼쳤는데, 방송 중 조회 수가 105만회를 기록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세계 명품 매출 2위인 베이징 SKP백화점 BHC 매장에서는 K샤인머스캣 한 송이를 약 1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산보다 최소 3배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K샤인머스캣은 과육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하며 씹을수록 망고 같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산에 비해 껍질이 얇고 당도가 월등히 높아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샤인머스캣 저장기간은 최대 3개월 정도지만 국내 농가는 수확 후 저온 보관하는 예냉처리 등의 기법을 통해 최대 5개월까지 늘렸다. 이 같은 장기저장 기술은 수출기간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까지 늘렸고,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농가 소득 향상에도 이바지했다. aT는 또 홍콩에서는 다른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홍콩은 중국과는 달리 선물용보다는 가정용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아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고급시장 진출이 필요했다. aT는 고급 호텔 10여곳에 연락을 취했고 관심을 보인 호텔에 당도가 16브릭스를 넘고 포도알 무게는 15g 이상인 일명 ‘공주님 샤인머스캣’을 소개했다. K샤인머스캣 매력에 빠진 호텔 상품개발팀과 회의를 거쳐 홍콩인이라면 꼭 즐기는 하이티(High-Tea) 문화와 접목시킨 샤인머스캣 애프터눈 티세트를 개발했다. 샤인머스캣을 처음 개발한 곳은 일본이지만 재배가 어려워 육성이 활성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농식품부, 포도수출통합조직 등과 협력해 재배와 품질관리 기술을 확립했고 2019년부터 수출 물량이 일본을 앞서게 됐다. 최근에는 덜 익은 과실이 유통되지 않도록 샤인머스캣의 성숙기를 판정하는 ‘컬러차트’ 기술을 개발해 농가와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화권 외 미주·동남아·아랍권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시장 다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민간 첫 사전분양 실시…오산 세교2·평택 고덕·부산 장안지구

    민간 첫 사전분양 실시…오산 세교2·평택 고덕·부산 장안지구

    민간 주택 사전청약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13∼15일 경기 오산 세교2지구 등에서 첫 민간분양 아파트 사전청약을 받는다고 30일 밝혔다. 첫 민간 사전청약은 3개 지구에서 2528가구이다. 분양가는 공공 분양 사전청약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됐다. 59㎡는 대부분 3억원대 초반이고, 84㎡는 대부분 4억원대 중후반으로 산정됐다. 정부는 민간 주택 사전청약 물량을 다음 달 3400가구, 내년 3만 8000가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구별로는 경기 오산세교2 A14블록(우미건설) 1391가구, 평택고덕 A49블록(호반건설) 633가구, 부산장안 B-2블록(중흥건설) 504가구 등이다. 오산세교2지구에서는 우미건설이 59㎡ 822가구를 비롯해 72㎡ 233가구, 84㎡ 336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 1호선 오산역과 오산대역을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 제2순환도로와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지역이다. 평택고덕 국제화지구에서는 호반건설이 84㎡ 403가구, 100㎡ 230가구를 내놓는다. 삼성산업단지가 있어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다. 수서고속철도(SRT) 지제역, 평택-제천 고속도로, 평택-파주 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양호하다. 부산장안지구에는 중흥건설이 59㎡ 231가구, 84㎡ 273가구를 공급한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장안IC가 가까워 교통·생활 인프라가 양호하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 추정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업체가 추정분양가를 산정하고 나서 이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검증했다. 3.3㎡당 분양가는 평택고덕지구 1425만원, 오산세교2지구 1248만원, 부산장안지구 아파트는 1239만원이다. 물량의 37%가 일반공급으로 배정되며 나머지 63%는 신혼부부(20%), 생애최초(05%), 다자녀(10%) 등 특별공급으로 공급된다. 전체 물량의 27%(682가구)는 추첨제로 공급된다. 일반공급의 39.4%, 특별공급의 17.9%가 추첨제로 배정됐다. 고소득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등 청약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층의 당첨 기회를 높이기 위해서다.
  • ‘흑산 홍어’ 잘 썰면 연봉 7000만원… 자격증도 한번 따볼까

    ‘흑산 홍어’ 잘 썰면 연봉 7000만원… 자격증도 한번 따볼까

    ‘흑산 홍어잡이’가 지난 9월 제11호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가운데 신안군이 흑산홍어썰기 민간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했다. 25일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도 홍어 판매액은 한 해 200여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홍어를 써는 사람이 부족해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어는 다른 생선과 달리 부위별 손질과 규격에 맞춘 칼질과 배열, 포장 등 과정이 까다롭다. 최고 전문가도 한마리 손질에 40여분 걸리고 보통은 2시간이나 소요된다. 홍어 썰기 비용은 마리당 2~3만원으로, 한해 7000~8000만원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현재 흑산도에는 홍어를 전문으로 써는 사람이 15명 밖에 없다. 모두 70대 이상 고령자다. 자칫 홍어를 써는 기술이 끊어질 지경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안군은 자격증 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 5개월 과정으로 처음 문을 연 ‘흑산홍어 썰기 학교’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5명이 수료한 후 올해도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15명이 12회 수업과정을 마쳤다. 지난해 학생 가운데 9명은 홍어 썰기로 아예 직업을 바꿨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 30명이 오는 30일 처음으로 자격증 취득 시험을 치른다. 자격증은 초급, 중급, 고급, 장인 등 4개 분야다. 초급 경력 1년 이상이면 중급에 도전할 수 있다. 이번 시험의 합격자들에겐 초급 자격증이 주어진다. 최서진(66) 흑산홍어썰기학교장은 “주민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지만 홍어 재료비가 비싸 수업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흑산홍어만 잘 썰어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특파원 칼럼] 한국도 일본도 퍼주기 이후가 없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국도 일본도 퍼주기 이후가 없다/김진아 도쿄 특파원

    일본 정부가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동이 있는 가구에 10만엔(약 103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의 경제 대책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모두에게 다 주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연수입이 960만엔(약 1억원) 이상이면 10만엔은 지급되지 않는다. 지원금을 쓰지 않고 모아 둘 수 있다는 지적에 연내 현금 5만엔, 내년 봄에 육아 등 특정 분야에만 쓸 수 있도록 5만엔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지원 대책의 핵심으로 이러한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속내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핵심 공약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논쟁도 있었다. 자민당은 고소득층은 배제해야 한다고 했고, 공명당은 공약대로 모든 계층에 공평하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논의 끝에 연수입 960만엔이라는 기준선을 두는 데 합의했다. 상위 소득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받을 수 없는 건데 이 정도로는 사실상 모두에게 지급된다고 공명당이 자체 판단하면서다. 일본판 ‘재난지원금’ 정책 결정 과정이 어디선가 본 듯한 이 낯익음은 이미 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겪어 온 일이기 때문이다. 보편 지급이냐 선별 지급이냐는 논란부터 시작해 현금으로 주느냐 쿠폰으로 지급하느냐는 방식까지 거의 같다. 일본판 재난지원금에서 고민되지 않은 부분은 ‘재원’이다. 일본 정부가 19일 발표한 경제 대책의 총규모는 55조엔이나 된다. 원래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30조엔 정도로 가늠했는데 재난지원금이 끼어들면서 예산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필요한 예산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예산 집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고, 자민당은 연내에 이를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데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일본의 제1야당이라는 입헌민주당은 총선 패배의 충격 수습이 우선으로 누구를 대표로 뽑을 것인지에만 혈안이 돼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재난지원금에 67%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선심성 정책이 가져올 미래의 재정 부담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다. 정작 재난지원금을 받는 국민만 걱정하고 있는 꼴이다. 소득을 늘려 소비를 증진시키고 생산을 늘리는 선순환을 노린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경제가 회복되기는 재난지원금만으로는 쉽지 않다.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8%를 기록했다. 일시적 소비 촉진으로만 마이너스를 극복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일본판 재난지원금에도 허점이 가득하다. 코로나19 피해는 독신 가구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에만 지급한다. 부부 합산으로 연수입이 960만엔 이상이라도 10만엔을 받을 수 있다. 고소득자를 제외하겠다는 원칙에서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해 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코로나19로 멈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은 겉포장에 불과하고 선심성 정책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상회복지원금, 방역지원금 등 이름만 바꾸며 혼란을 키웠고 재정 악화 우려에 당정 갈등으로까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를 내년으로 미루는 데 그쳤다. 논의 시점만 미뤘을 뿐 지원금 외의 경제 회복 정책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과 일본, 서로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지만 이런 점은 닮지 않아도 되는데 닮았다.
  • 다 줘? 골라 줘? 재난지원금 2년째 논쟁 중… “반짝 돈 풀기보다 재기 돕는 대책 세울 때”

    다 줘? 골라 줘? 재난지원금 2년째 논쟁 중… “반짝 돈 풀기보다 재기 돕는 대책 세울 때”

    정부가 23일 초과세수 19조원을 활용한 소상공인 추가 지원책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 지원 방식에 대해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지급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기획재정부가 동상이몽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가 ‘고집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여전히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선호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9일 “당정이 모여 전 국민 재난지원금 문제를 내년으로 이월하기로 이야기를 모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통령 당선 시 50조원을 투입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소상공인 위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윤 후보가 언급한 것처럼 대규모 재정 투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상황 맞게” 美·유럽 확연히 다른 지원책 어떤 방식이 옳다고 지금은 단정할 수 없다. 지원에 대한 효과는 훗날 파악할 수 있고, 재정이 받는 영향도 장기적으로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참조할 수 있는 외국은 어떻게 했을까.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주요국의 재난지원금 지급사례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확연하게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천문학적인 돈을 가구에 현금으로 나눠 줬다. 미국은 지난해 3월과 12월, 올 3월 세 차례에 걸쳐 총 8610억 달러(약 1024조원)를 가구에 지급했다. 경제 규모가 다르다지만 우리나라 한 해 예산(올해 558조원)의 2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3월엔 성인 1인당 최대 1200달러, 12월은 600달러, 올 3월은 1400달러를 각각 나눠 줬다. 하지만 미국이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준 건 아니다. 일정 소득 이상 고소득자는 제외했고, 소득이 기준선 이하더라도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원금을 줄이는 슬라이드 방식을 도입했다. 올 3월 지급된 지원금의 경우 미혼은 연소득 8만 달러, 가구주는 12만 달러, 배우자 등과 공동소득이 있을 땐 16만 달러 이하에만 지급했다. 이를 통해 세금 신고자의 약 89%에 지원금이 돌아갔다. 미국이 가구에 직접 현금을 나눠 준 건 복지제도 등 사회안전망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밖에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별도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선별 지원도 병행했다. 반면 유럽은 손실에 따른 보상 원칙을 중시했고, 현금성 지원은 저소득층과 사회취약계층으로 한정했다. 독일은 지난해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극복지원 조치’라는 이름의 지원책을 운영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급감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 임차료 등 고정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현금성 지원은 자녀를 둔 가정에 아동 한 명당 월 219유로(29만원)를 지급한 정도가 전부였다. 영국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소득지원제도’를 통해 지원을 펼쳤다. 매출이 ‘코로나19 전보다 30% 이상 감소’와 같은 규정을 뒀고, 소득감소나 영업중단에 따른 피해 입증은 사업자가 직접 하도록 했다. 현금성 지원은 자산(저축)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에 지급하는 사회보장 급여를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유럽은 2011년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던 터라 현금성 지원을 최소화하며 국가부채 증가를 경계했다. ●한국은 기준 모호한 5번의 재난지원금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미국과 유사한 직접적 현금 지원과 유럽처럼 피해를 본 소상공인 지원 방식이 혼재됐다.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2171만 가구)에게 지급됐으며, 가구원 수에 따라 40만~100만원을 차등 지급했다. 2~4차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 9월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약 88%에 1인당 25만원씩 나눠 줬고, 일부 고소득층은 제외했다.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땐 소상공인에 대한 별도 지원도 함께 이뤄졌다. 한국의 재난지원금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정교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미국은 가구에 대한 현금성 지원을 할 때 소득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했지만, 한국은 전 국민에게 지급(1차)하거나 일정 기준 이하면 모두 같은 금액(5차)을 나눠 줬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2~4차)도 유럽처럼 매출 감소 여부나 규모를 꼼꼼히 따지기보단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사업장 위주로 이뤄졌다. 지난달 지급이 시작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은 매출 감소 등에 따라 금액이 다르지만, 유럽에 비하면 매우 늦은 셈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터진 지 2년이 다 됐는데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느냐 마느냐’ 같은 소모적인 논쟁만 벌였다”며 “실제 피해를 본 계층을 지원하는 세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초과세수 19조원과 관련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한 부족 재원, 손실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손실보상의 경우 총 2조 4000억원이 소요되지만, 정부가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확보한 예산은 1조원에 불과해 1조 4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민주당은 손실보상 최저한도(10만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가 받아들일 경우 필요한 예산은 더 늘어난다. 숙박·관광·공연 등 손실보상 제외 업종 지원 대책으로는 저금리 대출 지원, 이들 업종에만 쓸 수 있는 소비쿠폰 발행 등이 거론된다. ●“취약층 반짝 효과 있지만 근본대책 미흡” 그간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어느 정도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나 통계는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차 재난지원금이 빈곤율(중위 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는 근로자 비율)을 최대 10.4% 포인트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2~4차 재난지원금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자영업자 빈곤율을 최대 14.9%와 6.3%까지 각각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올 3분기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21.5%나 증가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 이런 영향으로 계층 간 소득 격차를 보여 주는 지표인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4배로 지난해 3분기(5.92배)보다 크게 개선됐다.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낮을수록 격차가 적다는 의미다. ●“소상공인 살 수 있게 전업·일자리 지원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난지원금 효과는 일회성 ‘반짝 효과’인 만큼 근본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도 필요하지만 이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며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장의 경우) 다시 자영업자로 돌아가게 하기보다는 전업을 지원하거나 새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미 재정이 크게 악화된 만큼 추가적인 돈 쓰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성명재(한국재정학회장)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세수가 들어와도 올해 재정은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내는 게 불가피하고 적자 상황이라면 돈을 안 쓰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다른 나라는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일시적으로 늘렸던 지출을 줄여 균형재정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한국은 앞으로도 매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 지원금 받아 473만원… 가계소득 8% 뛰었다

    지원금 받아 473만원… 가계소득 8% 뛰었다

    경기 회복에 근로소득 6.2% 증가지원금 등 이전소득 25.3% 늘어나하위 88% 지급으로 양극화 완화도의류·신발·가전 등 소비도 4.9% 늘어文 “살아나는 경기·정책 결합 성과”지난 3분기(7~9월) 가구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나 늘었다.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보통 가구 소득 증가율이 1~3%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승폭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벌이가 좋았던 데다 지난 9월 코로나 상생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된 영향이다. 국민지원금을 고소득층은 제외하고 나눠 줬던 터라 소득 격차도 완화됐다. 소비도 덩달아 늘었는데, 다만 급격한 증가 시에는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2만 9000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했다. 2010년 2분기(7.6%)를 뛰어넘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우리나라 가구 소득이 이처럼 높게 증가한 건 근래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2012년 4분기(5.2%) 이후 가구 소득 증가율은 3%대를 넘긴 적이 없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급여 등 근로소득(6.2%)과 사업을 해서 번 사업소득(3.7%)이 나란히 증가한 가운데 이전소득까지 25.3% 늘었기 때문이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에 기여하지 않고 정부나 가족 등으로부터 대가 없이 받은 소득이다. 지난 9월 국민 약 88%에 1인당 25만원씩 상생국민지원금이 지급된 덕에 이전소득이 큰 폭으로 늘었다. 통계청은 가구 소득 증가율 8% 중 3.1% 포인트는 이전소득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세금과 이자비용 등을 제외하고 소비에 쓸 수 있는 돈을 뜻하는 처분가능소득 역시 역대 최대폭인 7.2%나 증가했다. 이처럼 여유가 생기니 소비도 덩달아 4.9% 증가했다. 의류·신발(10.0%)과 가정용품·가사서비스(7.2%), 교육(6.9%) 등의 지출이 많이 증가했다. 벌이가 늘어나니 옷과 가구를 사거나 학원 등 교육비를 늘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보복소비’ 형태로 나타났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간 침체된 소비가 되살아난 건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급격하게 증가할 경우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대면이 대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층 간 소득 격차를 보여 주는 지표인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4배로 지난해 3분기(5.92배)보다 개선됐다.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낮을수록 격차가 적다는 의미다. 상생국민지원금을 소득 하위 88%에만 나눠 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득 1분위의 월평균 소득(114만 2000원)은 1년 전보다 21.5%나 급증했는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 결과를 언급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을 소개하며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살아나는 경기에 여러 가지 정책 효과가 이상적으로 결합한 성과”라고 했다.
  • “살림 팍팍해져” 2년 새 22.8%→32.1%… 부자만 더 부자 됐다

    “살림 팍팍해져” 2년 새 22.8%→32.1%… 부자만 더 부자 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월소득이 많은 사람은 더 부자가 되고, 적게 버는 사람은 삶이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극히 많거나 적은 사람보다 월수입 300만~400만원대 중산층일수록 가계 빚이 더 늘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사회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13.1%에 불과했다. 줄었다는 사람은 32.1%에 달했다. 똑같다는 응답률은 54.8%였다. 2019년 조사에서는 ‘소득 증가’ 18.8%, ‘소득 감소’ 22.8%, ‘소득 동일’ 58.4%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이다. 특히 소득구간별 응답률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소득 수준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의미다.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사람이 ‘소득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에 불과했다. 소득 100만~199만원 구간은 6.0%, 200만~299만원 구간은 9.1%, 300만~399만원 구간은 13.6%, 400만~499만원 구간은 18.4%, 500만~599만원 구간은 21.2%, 600만원 이상 구간 30.1%로 소득이 커질수록 소득 증가율도 높았다. 가구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소득구간은 ‘300만~399만원, 400만~499만원’으로 응답률은 각각 31.4%로 조사됐다. 이어 500만~599만원(30.0%), 200만~299만원(28.6%), 600만원 이상(26.8%), 100만~199만원(24.7%) 구간 순이었다. 소득이 가장 적은 100만원 미만 구간에서 부채가 증가한 사람은 14.8%에 불과했다. 부자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부채가 줄었고 소득이 적은 사람은 그만큼 대출 규모도 작은 반면, 중산층은 부동산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산을 늘리려는 계층이다 보니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일과 가정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률은 48.2%로 2019년 44.2%에서 4.0% 포인트 늘었다. 통계 작성 기준이 바뀐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일보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응답률도 4.6% 포인트 증가한 1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률은 33.5%로 8.6% 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비롯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긴 인식 변화로 풀이된다. 13∼34세 청소년·청년들은 가장 근무하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대기업(21.6%)을 꼽았다. 공기업(21.5%), 국가기관(21.0%)이 뒤를 이었다.
  • “맞벌이 소득 1억 넘는데도 받아야 하나”…일본판 재난지원금 논란

    “맞벌이 소득 1억 넘는데도 받아야 하나”…일본판 재난지원금 논란

    18세 이하에게 10만엔가량의 현금과 쿠폰을 지급하는 일본판 ‘재난지원금’의 지급 제한 대상을 놓고 일본 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소득층을 확실히 배제하기 위해 전체 가구의 수입을 합산해 소득 제한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일본 정부는 가구 구성원 가운데 고소득자를 기준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츠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구 구성원 합산으로 소득 제한을 하게 된다면 아동 수당 구조를 활용하지 못하는 데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소득 판단을 하기 위한 추가적 업무가 필요해 (재난지원금의) 신속한 지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사실상 현행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 그리고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지난달 31일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의 공약을 지키겠다며 18세 이하 대상으로 10만엔을 지급하는 코로나19 피해 지원금 정책을 추진 중이다. 연내에 현금 5만엔, 내년 봄까지 육아 관련 지출 등에 한정된 쿠폰 5만엔 등 10만엔을 지원하되 연소득 960만엔(약 1억원) 이상 가구에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연소득 산정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가구 구성원 중 고소득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지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부부 각자 연소득이 950만엔으로 가구 전체 소득이 1900만엔에 달해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고소득자를 배제하겠다는 당초 원칙의 허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도 정부 방식대로 지급하는 것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불공평하다”라고 지적했고 후쿠다 다쓰오 총무회장도 “합산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가구 합산이 아니라 개별 소득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며 정치권의 지적에 선을 그었다. 마츠노 장관은 “국민이 알기 쉽게 자세히 설명을 하는 것과 동시에 육아 세대에 최대한 빨리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이미 알려진 상황에서 더디게 지급되면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국민 불만만 터져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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