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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분석] 내년 시행 예정 ‘즉시연금 과세’ 싸고 정부·생보업계 뜨거운 논란

    [뉴스&분석] 내년 시행 예정 ‘즉시연금 과세’ 싸고 정부·생보업계 뜨거운 논란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즉시연금 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거액 자산가들의 조세 피난처에 대한 과세라는 입장과 중산층 이하의 은퇴 준비에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목돈을 한번에 맡기고 현금을 연금처럼 매달 타는(중도인출) 즉시연금에 대해 내년 가입자부터 과세할 방침이다. 현재 보험상품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면 그 수익에 대해 비과세된다. 이 점에서 즉시연금을 이용, 수억원을 예치한 뒤 매달 돈을 받아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문제점이 지적됐었다. 노후 대책이 아니라 부유층의 전유물이 됐다는 점이 정부가 과세를 결정한 주요 원인이다. 정부는 이자와 원금을 매달 나눠 받는 종신형은 연금소득세(5.5%)를, 이자만 받고 원금은 후손에게 물려주는 상속형은 이자소득세(15.4%)를 내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5억원의 종신형(10년 보증)에 가입하면 매달 233만원가량(공시이율 4.6% 적용)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여기서 이자소득세 13만원을 떼고 220만원만 받게 된다.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고액 연금자들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즉시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대다수 서민들이 차별을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고액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도 과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국세감면율이 13%대인 상황에서 자산 소득자들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보업계는 과세 취지와 달리 가입자 대다수는 노후 준비가 절실한 은퇴자와 중산층 이하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한화·교보 등 국내 대형 생보 3사의 즉시연금 2만 2708건 중 예치금 1억원 이하가 전체의 55.6%다. 3억원 이하는 83.3%며 5억~10억원은 5.6%, 10억원 초과는 1.0%에 불과했다. 또 퇴직자 평균 연령은 53세 정도지만 내년부터 국민연금은 61세가 돼야 받는다. 즉시연금이 은퇴자의 부족한 소득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설계사 수십만명의 실직도 우려된다. 정부 역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연 200만원 이하 중도인출과 장기요양 등에 대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업계는 이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연 200만원 이하 중도인출 비과세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며 연간 1800만원(월 150만원) 이하 중도인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즉시연금을 통해 과세를 회피하려는 고소득층에게는 엄격하게 세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저소득층은 면세 혜택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도 “서민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세금까지 물게 되면 즉시연금으로 별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인 만큼, 이들의 노후대비용 자금은 막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서민주택자금대출때 실질소득 반영”

    서민주택자금대출이 저소득자 중심으로 기준이 개편된다. 국토해양부는 8일 국민주택기금 가운데 서민주택자금 대출의 소득기준 등을 올해 말까지 전면 개편, 이를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근로자 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소득기준에 상여금 등을 합산해 실질소득을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근로자 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 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각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그러나 현행 연소득 기준에는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포함돼 상여금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 등의 고소득자가 대출 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국토부는 다만 총소득에 상여금이 포함되면서 융자대상이 축소될 것을 감안, 소득 상한액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대출 종류별로 다른 자격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생애 최초·근로자 서민 주택구입자금은 부부합산 소득을 따지지만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대출은 가구주의 소득만 본다.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의 소득 산정 대상을 ‘부부합산’ 방식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도 서민주택금융 지원 규모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 2조 5000억원을 비롯해 10조 1500억원 규모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대출 취지에 맞게 고소득자 대신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며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부가세 올리고 버핏세 도입하라”

    “부가세 올리고 버핏세 도입하라”

    대선 주자들이 ‘복지를 위한 증세’를 얘기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도 부가가치세를 올리고 부자 세금인 ‘버핏세’를 신설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9일 열리는 조세 관련 학술대회를 앞두고 한국재정학회가 8일 공개한 주요 발표내용이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10%인 부가세율을 중장기적으로 1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재정을 위해 2% 포인트, 통일재원을 위해 3% 포인트를 각각 올리자는 제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부가세율은 지난해 기준 18.5%다. 김 교수는 ‘소득재분배가 악화될 수 있다’는 반론에 대해 “부가세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을 취약계층에 직접보조금 형태로 지급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맞섰다. ●安 주장 간이과세 확대는 반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부가세 간이과세자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간이과세 적용을 확대하면 탈세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간이과세자는 연간 매출액이 4800만원 이하인 영세사업자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 김 교수는 “소득세 최고구간을 추가 신설해 버핏세를 걷자.”는 주장도 내놨다. 버핏세란 미국의 갑부인 워런 버핏이 부자들에게 더 걷자고 제안한 세금이다. 현재 5단계인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물리는 기준금액) 구간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6단계로 나눠 고소득층 위주로 증세하자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한만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복지지출 수요 확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성급하게 낮추고 각종 조세지출을 늘리는 오류를 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파른 증세 정책에는 반대했다. 한 교수는 “세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 민간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결국 사회 취약 계층이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우스푸어 부채의 점진적 해소를 위해 획기적인 조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세제를 개편하자는 주문이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고, 법인세수의 20%인 비과세 감면과 특례 범위를 점차 축소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법인세를 아예 올리자는 주장도 있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법인세 평균부담률(20%)이 미국(34%)보다 낮은 상태에서 감세 정책을 실시해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라면서 “법인세율 최고 구간을 현행 22%에서 30%로 높이고, 세율 구조는 5단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부합산 과세제도 도입도 촉구 부부합산 과세제도 도입도 촉구했다. 개인별로 세금을 매기는 것보다 부부합산 과세를 할 때 공평과세가 6% 증가하는 미국 사례를 근거로 들어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은 4인 가족의 1년 최저생계비용(1794만 6600원)으로 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융소득에 대해서만 종합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자영업자 빚 430조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자영업자 빚 430조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빚이 무려 430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자영업자의 빚이 계속 늘어난다면 대내외 위기가 닥칠 경우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우려도 제기됐다. 31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부채가 43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6.9%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8.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영업자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은 운영자금과 생활비 등을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로 생계형 창업활동이 늘어나 창업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가구당 부채는 95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가구당 부채(4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자영업자가 219.1%이지만 임금근로자는 125.8%에 그쳤다. 특히 과다채무가구(연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이 40%를 넘는 가구) 비중이 임금근로자는 8.5%에 그쳤으나 자영업자는 14.8%에 달했다. 박장호 한은 조기경보팀 과장은 “자영업자는 차입의존도가 높고,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 집중돼 부채구조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발생한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등 경제위기 때 임금근로자는 소폭이나마 임금이 오르지만 자영업자는 큰 폭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과장은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중·고소득층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마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23%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6개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Weekend inside-고물상의 진화] 옛날 넝마주이 아냐… 일부 자원수집업체 “대기업 안부러워”

    [Weekend inside-고물상의 진화] 옛날 넝마주이 아냐… 일부 자원수집업체 “대기업 안부러워”

    26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실내 고물상 ‘21세기자원’에 들어서니 새벽 일찍 가져온 폐지 뭉치를 처리하는 이경삼(41) 사장의 손길이 분주했다. 건물 내부에 50㎡(16평) 규모로 자리 잡은 이 업체는 고물상으로 보기 힘들 만큼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덴마크에서 직수입한 무소음 초고속 압축기에 폐지들을 나눠 넣자 몇 초 만에 300㎏ 단위의 직사각형 블록으로 자동 가공돼 나왔다. 예전처럼 지저분하게 폐지를 쌓아 두었다가 힘들게 트럭에 옮겨 담을 필요가 없어졌다. 8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는 이씨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고물상 네 곳을 직접 운영한다. 그는 지금까지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주택 밀집 지역 등에 편의점 형태의 ‘도심형 자원수집센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장은 “5~6년쯤 뒤면 깔끔한 인테리어와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도심형 고물상들이 편의점이나 세탁 전문점처럼 곳곳에 생겨날 것”이라면서 “국가적으로 볼 때도 자원 활용률을 높이고 안정적 고소득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험한 일’로 분류돼 기피대상이었던 고물상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고소득 전문직이 유입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兆) 단위의 매출을 거두는 거부들도 생겨났고, 프랜차이즈 형태의 업체들도 등장했다. 최근 폐자원 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자원 전쟁’ 시대에서 자원수집 사업은 영원히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업체도 생겨나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자원수집업체 수는 1만 200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미등록 업체까지 더하면 3만곳이 넘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상 자원수집상은 사업 규모와 영업 방식에 따라 ▲소상(小商) ▲중상(中商) ▲대상(大商)으로 나뉜다. 소상은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고물상들로, 개인에게서 고철이나 폐지를 사 모은다. 중상은 소상이 모은 폐자원을 사서 대상에 넘기는 역할을 하고, 대상은 이들에게서 고물을 구입해 용도별로 재가공한 뒤 제철소나 제지소 등에 납품하는 업체를 말한다. 자원수집 업체들의 경제력은 일반인들의 통념을 뛰어넘는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전국적으로 300~400곳으로 추산되는 대상들의 연간 매출은 최소 100억원이 넘는다. 최근에는 조 단위 실적을 내는 곳들도 생겨났고, 지난해 1649억원의 매출을 거둔 고철수집업체 ‘자원’은 코스닥에 입성하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 넝마주이 시절의 관점으로 자원수집상들을 바라보면 이들의 진정한 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자들이며 영향력도 크다.”고 말했다. 현금 거래 위주인 업계의 특성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상들도 연매출이 20억~30억원에 달하고, 소상 또한 2억~3억원은 거뜬히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지간한 소상 업체를 인수하려 해도 ‘억 단위’ 권리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자원수집상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자원재활용협회 관계자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소상 사장들도 일반 직장인보다는 많은 수익을 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2세경영·프랜차이즈도 등장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원수집 업체들도 위상에 걸맞게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상들의 경우 이미 폐가전제품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업’에 뛰어드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추진하거나,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대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자원’의 경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일본과 중국의 종합리사이클링 회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서재석 대표를 영입했다. 조인배 한국자원재활용협회장은 “일부 업체들은 경영학을 전공한 2세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한 소·중상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려 프랜차이즈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고물상 업체만 해도 수십곳에 달한다. 이들은 신규 창업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폐자원 수집 기법을 전수하고, 이들이 수집한 폐자원을 모아 대상으로 성장하기 위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국내에선 초기 단계지만, 수집한 폐기물을 이용해 ‘업사이클링’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폐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고물로 수집된 책들을 깔끔하게 다듬어 새 책처럼 만든 뒤 중고서점 등에 고가에 판매하거나, 가구·헌 옷 등을 선별해 손질한 뒤 유명 구제 브랜드나 업사이클링숍 등에 납품하는 식이다. 이렇듯 ‘폐자원은 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과거와 달리 ‘3040’ 젊은 세대의 사업 진출도 늘고 있다. 다른 사업과 달리 고물상은 아직도 5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다 보니 고물상 창업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도 다수 생겨나 활동 중이다. 경기 지역의 한 고물상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만 해도 직장에서 명퇴한 50대 이상 분들이 고물상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30~40대 대졸 출신들이 상당수”라고 소개했다. ●최근 고철·폐지 수지타산 못맞춰 다만 최근 경기 불황으로 자원수집상들의 경제적 여건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당 최대 400원이던 고철이 올해 들어서는 200원대로, ㎏당 최대 200원이던 폐지는 50원 선까지 떨어졌다. 고철의 경우 건설경기 악화로 직격탄을 맞았고 폐지 역시 제지업계가 일제히 감량 비율(폐지 구매 시 수분 및 이물질 분량으로 가정해 일괄적으로 빼는 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한국자원재활용협회 회원 수도 2007년 3600여명에서 올해는 3100여명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자원수집상 프랜차이즈 업체인 포인트카본코리아 관계자도 “올 초까지만 해도 고물상 창업 문의가 꾸준히 들어왔지만 가을 들어 거의 끊겼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이 사장은 “상황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창업하면 월 최대 300만~4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여력은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자원재활용협회 관계자는 “회원들 가운데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지만 조만간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낙관하는 이들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타워팰리스 노인에 용돈 주는 ‘노령연금’

    기초노령연금 중 상당 부분이 부유층의 ‘용돈’으로 전락하면서 수령자 선정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산의 한계 탓에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거주 노인들이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국회에서 수급자 선정 기준을 개정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5일 ‘기초노령연금의 대상 효율성 분석과 선정 기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노령연금이 국민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 간 사각지대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령연금은 만 65세 이상 전체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주는 연금으로 매달 2만~15만 1400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령자가 있는 가구 중 가구 소득이 최상위 10분위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54.2%에 노령연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4분위 수급률 58.1%와 별 차이가 안 난다. 2, 3분위 수급률도 각각 78.2%, 68.1%로 낮은 편이었다. 기초노령연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과 달리 부양 의무자 존재 여부와 이들의 소득이 반영되지 않는다. 오로지 65세 이상 노인 부부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이 된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는 부유한 자녀와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많다. 더욱이 소득 하위 70%에 무조건 지급하다 보니 정작 받아야 할 고령 빈곤층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실제 복지부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961명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 수급 여부를 조사한 결과 5.6%인 54명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위원은 “복지부는 전체 노인 인구 대비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위 70%보다 부유한 노인 가구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했다.”면서 “고소득 가구 고령자들이 공공부조제도인 노령연금을 받는 것은 재분배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도 자체의 맹점에 따라 빈곤 가구의 소외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노령연금은 본인이나 자녀가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한다. 홀몸 노인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득 4분위에서 고령자만으로 구성된 가구의 수급률은 35.7%에 그쳤지만 자녀와 같이 사는 경우 81.1%로 훌쩍 뛰었다. 윤 위원은 “65~69세 인구의 극빈율이 2006년 9.4%에서 2011년 15.2%로 증가한 만큼 노령연금의 수급 대상을 빈곤 정도에 연동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노령연금 등 공적 지원을 늘리는 대신 국민연금 가입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재정 논란의 전제조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복지재정 논란의 전제조건/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증세(增稅)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증세만큼 국민에게 껄끄러운 얘기도 없다. 경제가 장기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대세다. 내년 경제가 어찌될지 모른다. 사실 정부는 복지 확충보다 재정 건전성을 걱정해야 될 판이다. 그러나 복지국가론 또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먼저 새누리당에서 증세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열었다. 김종인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은 부가가치세를 2% 올리고 연간 30조원쯤 세금을 더 걷어 복지 수요를 충당하자는 주장을 했다. 현행 조세부담률은 19.3%로 이를 역대 최고치인 21% 수준으로 하면 30조원 정도를 더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하루 만에 아직 “이른 얘기”로 한발 물러나게 됐지만, 과세당국 입장에선 가장 손쉬운 증세 방안이라는 점에서 ‘꺼진 불’은 아닐 수도 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부유층에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부유세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부유세, ‘부자 증세’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서 가장 명쾌하게 들고 나온 카드이다. 소득세 구간 조정을 통해 연 소득 ‘3억원 초과’인 구간을 1억 5000만원으로 낮춰 더 많은 고소득자들에게 38%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연간 1조 2000억원가량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 들어 22%로 낮아진 법인세율도 25%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유세’는 이론적,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소리가 많다. 무소속인 안철수 후보 캠프에선 아직 조세 정책과 관련한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저서인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복지 지출 확대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고,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보다는 ‘모든 계층에 대한 보편적 증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이다. 증세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현재의 복지제도만 유지해도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128%에 달한다. 2050년 국가 채무비율을 40%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조세부담률을 24.8%까지 높여야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온 미국 컬럼비아대 제프리 색스 경제학 교수는 “한국이 고소득 국가 중에서 미국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은 국민총생산(GNP)의 30%, 일본은 31~32%, 독일은 44%, 노르웨이는 50%인데 한국은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995년부터 심화된 부의 불균형과 인구의 노령화, 예산 등을 감안했을 때 20년을 내다보며 장기적인 증세 계획을 세울 시점이라고 충고하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친숙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한국은 GDP 대비 3%가량의 증세가 이루어져야 하며 저소득 계층에 수혜가 집중되는 방식으로 사회적 지출을 늘리면 소득 불균형이 줄어들고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성이 높아져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이렇게 많은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이 ‘증세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를 당당히 제시하는 반면, 정치가들의 증세 논의는 왜 ‘국민들의 반응’에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걸까? ‘돈을 더 걷자’는 구호가 좋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은 차치하더라도, ‘지금까지 거둔 돈은 다 어디에 썼느냐.’, ‘더 거둔 돈이 제대로 쓰이기나 하겠냐.’라는 불신의 팽배가 한몫을 더 할 듯하다. ‘복지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의문 이전에 ‘도대체 복지 재정은 제대로 잘 쓰여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크다 할 것이다. 복지 재정 논란과 관련한 신문 논설과 방송들은 증세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성화다. 그러나 필자 생각은 다르다.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집행의 투명성이다. 더 힘센 의원들이 지역구 공약사업 등에 국민의 혈세를 퍼가는, 혹은 투명하지 않은 공공부문의 지출 같은 밑빠진 장독을 새로 수선하지 않는 한 증세는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번 대선은 우리 정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다. 그 단초가 될 복지 국가의 청사진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투명한 조세 개혁과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士짜’의 굴욕

    ‘士짜’의 굴욕

    # 대기업에서 3년간 사내변호사로 근무한 A(35)씨는 최근 해고 통보를 받았다. 경영진의 의견에 반하는 법적 견해를 제시한 게 ‘계약갱신 거절’의 이유라고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A씨는 “변호사가 되면 평생 안정적으로 돈을 벌 줄 알았다.”면서 “한 해에 1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업계에 로스쿨 졸업생까지 뛰어들면서 더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 은행에서 일하는 회계사 B(30·여)씨는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상사는 “똑바로 안 하면 잘라 버리겠다.”는 협박은 물론 “여자끼리 몰려다니지 마라.” 등 성 차별적인 발언도 한다. 노동조합에 폭언, 성희롱으로 고발했지만 “전문직 비정규직은 보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B씨는 “회계사가 흔해서인지 회사는 ‘싫으면 나가라’는 식이다.”고 울먹였다. 저학력·저임금 노동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비정규직의 설움’이 고학력 전문가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변호사·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이른바 ‘사’(士)자 직업으로 주목받아 온 화이트칼라는 여전히 고소득 기득권층이지만, 심각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최근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국감자료를 보면 변호사·회계사·세무사·건축사 등 8개 전문직 사업자 중 15.3%는 연간 매출액이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했다. 변호사의 16.1%, 건축사의 26.6%, 감정평가사의 19.1% 등이 월 200만원도 못 번다고 답했다.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된 올해 지난해보다 1500명 늘어난 2500명의 변호사가 공급됐다. 한의사는 900명, 회계사는 1000명, 세무사는 700명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 그동안 이런 직업은 자격증 시험만 통과하면 서비스 품질, 전문성, 윤리성 등과 관계없이 고소득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런 전문직종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기존 인력의 정체까지 더해지면서 위기에 노출됐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선진국 자격사와 경쟁해야 하고 대기업이나 로펌에서도 임시·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추세라 고용 불안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들은 “주변에선 번듯한 직업이라고 우러러 보지만 실상은 끊임없이 ‘영업’해야 하는 처지”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주민들이 이런 전문직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여전히 여의치않은 실정이어서 “배부른 소리를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말까지 등록된 1만 4172개의 법무법인·개인변호사 중 무려 1만 445개가 서울에 몰려 있다. ‘2011년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봐도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8만 7395명 중 48.7%가 수도권에서 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5개 전문자격사들은 임금, 업무환경 등 근로조건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해 ‘2년 후 정규직 전환’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후보들 증세, 그 불편한 진실 당당히 말하라

    대선후보들이 장밋빛 복지공약 뒤에 묻어 놓았던 세금 증액 문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그제 지금의 조세부담률 19%를 21%까지 높이는 방안을 언급했고, 앞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은 법인세 인상과 소득세원 확대 등을 주장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진영도 ‘보편적 증세’를 말하고 있다. 그동안 귀에 솔깃한 복지대책을 쏟아내는 데 몰두하던 대선주자들이 이제라도 재원 확보 방안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복지 공약의 실효성 담보 차원에서 진일보한 모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금 각 후보 진영의 증세론은 여전히 설익은 구상 단계다. 표심을 떠보기 위한 애드벌룬 성격이 짙다. 당장 ‘부유세’만 놓고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도입한다 만다 하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복지예산 규모는 총 98조원이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쏟아낸 복지정책을 모두 이행하려면 향후 5년간 최소 268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기획재정부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새누리당 정책은 연간 54조원, 민주당 정책은 128조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각 후보 진영은 아직 변변한 재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후보 측은 지출 효율화 등으로 재원의 60%를 조달하고 세원 확대와 비과세 감면 축소 등으로 40%를 채워 연간 27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능성이 의심되지만 그나마 가장 구체적이다. 문 후보 측은 법인세 25% 환원, 과표구간 신설 등을 통한 소득세 인상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정도의 얼개만 내놓은 상태다. 안 후보 측은 복지정책 구상만 밝혔을 뿐 재원대책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세제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다. 대내외 경제환경과 성장동력 전반을 두루 살펴 개편 여부가 결정돼야 하며 복지재원 확보에 모든 초점을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날로 확대되는 복지 수요에 부응할 재원 마련과 국가재정 균형 등을 감안해 일정 수준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세밀하고 정교한 증세 방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르는 지하경제는 어찌할 것이며, 고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탈세 대책은 무엇인지 등 종합적인 세원 확대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함은 물론이다.
  • 8월 전기요금 폭탄에 44만가구 연체

    전기요금 폭탄에 체납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전기료에 분할납부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기요금 연체 가구는 44만 959가구로 전년 동기(37만 558가구)에 비해 무려 19% 급증했다. 또 전달인 7월(41만 8111가구)보다도 5.2% 증가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설아(38·서울 강서구)씨는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8월 전기요금이 7월보다 4배가 더 많은 21만원이 나왔다.”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목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성식(45)씨는 “생각지도 않았던 전기요금 폭탄에 아직 8월 요금을 내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지난 8월 전국 주요 5대 도시 기준으로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이 12일, 열대야(야간 시간대 25도 이상 유지)는 23일이 이어지면서 주택용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다.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요금은 12.1%가 아닌 평균 200~300% 이상 늘어났다. 바로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있는 ‘누진제’ 때문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6단계, 최고 11.7배의 요금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연체 가정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고지분이 바로 7월 말~8월 초까지 이어진 폭염 때 썼던 전기사용량에 따른 요금이 고지됐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8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지만, 판매대금은 10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정확한 것은 10월 중순이 넘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개편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전기요금 폭탄에 따른 서민가구의 연체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기요금 분납 등 요금폭탄으로 신음하는 서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차 부장은 “현재 정치권에서 구상하는 누진제 완화는 오히려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고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고 서민층은 요금만 올라가는 구조”라면서 “현행 6단계인 구간을 3단계로 줄이되 누진제를 더욱 강화해 필요 이상 전기를 많은 쓰는 고소득 가정에서 더 많은 요금을 내고, 이것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서민 가구를 보조해 주는 형태의 ‘누진제 강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복지 재원용 부유세 논란… 朴 “여러 의견” 文 “반대” 安 “검토”

    복지 재원용 부유세 논란… 朴 “여러 의견” 文 “반대” 安 “검토”

    잘사는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자는 ‘부유세’가 대선 정국에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특정 계층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을 줄곧 반대해 왔던 여당 후보의 선거 총괄책임자가 부유세 신설을 제기했고 야권은 ‘반대’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각각 나뉘었다. 대선을 앞두고 부유세와 같은 세목 신설과 세율 인상 등을 통한 증세는 각 캠프에서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주제였다. 자칫 ‘표가 떨어지는’ 얘기가 될 수 있어 복지 확대에 맞춰 증세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어느 캠프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의 부유세 발언을 계기로 복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증세론’으로 확대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김 총괄본부장에 의해 부유세가 제기된 이면에는 국민 눈높이 수준의 복지 정책을 실현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깔려 있다. 특히 김 총괄본부장이 재정 위기로 경제가 파탄 난 남유럽 국가들을 방문한 뒤 내놓은 견해여서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11일 ‘2012 대선의 시대적 소명’이라는 강연에서 부유세를 비롯해 고소득 구간 신설, 세율 차등화, 통일세, 목적세(주류·로또) 등 다양한 증세 방안을 내놓았다. 박근혜 후보의 정책통인 이종훈 의원은 “복지를 확대하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부유세는 아니더라도 증세는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유세 논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총괄본부장은 12일 ‘부유세 관련 입장’을 통해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박 후보와 상의한 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부유세 논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당의 공약이나 입장이 어떻게 될 건가 하는 것은 공약위원회를 거쳐야 하며 공약위를 거쳐서 결정되는 것만이 확실하고 책임질 수 있는 공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부유세 신설론’을 정면 반박했다. 우상호 선대위 공보단장은 “문 후보 선대위는 오랜 검토 결과 적합하지 않은 세금이라고 판단, 부유세 신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 측이 복지정책에는 반대하면서 부유세 신설을 주장한 것은 설익은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유세는 얼핏 보면 (부자들에게서 훔쳐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 준) 로빈 후드나 일지매처럼 서민을 후련하게 하는 느낌을 주지만 썩 좋은 세금은 못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속세는 공짜로 물려받은 것이니 무겁게 매기는 것이 맞지만 자기가 노력해서 벌어들인 부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부유세는 상속세에 비해 열등하다.”면서 “폐지하는 나라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부유세를 지금 들고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증세 문제에 대해 “정부 지출 구조 개편과 조세 감면 축소만 갖고는 복지 재원이 안 나온다.”면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솔직하게 증세하겠다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복지 재정 확충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부유세 도입을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캠프의 전성인 경제민주화포럼 대표는 “복지 재정 확충을 위해 다른 분야의 재정에서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절약하고 불가피하다면 부유세 도입도 검토하겠지만 1차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중하위 소득계층도 형편에 맞게 복지 비용을 부담하는 ‘보편적 증세’를 전제로 법인세와 부유세의 실효세율을 높인 뒤 구간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점진적으로 세금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안 후보의 생각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8일 한국 대선이 경제분야에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했다면서 작은 구상과 세부적인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속한 고령화에따른 문제 해결과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택하고 있는 후발 국가들과의 경쟁에 대응하는 경제 목표의 큰 그림이 없으면 국가경제가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식 개발모델과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식 경제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MB(이명박)경제’를 대신할 청사진으로 ‘창조경제’(박근혜 후보), ‘일자리 대통령’(문재인 후보), ‘혁신경제’(안철수 후보)를 내세우고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 같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에 재갈을 물리고 복지란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의 굶주림과 박탈감을 채워 주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한결같이 표심(票心)만 겨냥해 배 부른 자의 몫을 뺏거나 나라 곳간을 풀어 갈증을 해소해 주겠다고 접근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더구나 과거와 같은 이념적인 대치전선도 없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감언이설에 현혹되기에는 내상(內傷)이 너무도 깊다.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관련기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떨어뜨렸다. 동시에 잠재성장률은 3% 중반 전후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1988년 9.1%, 이후 10년간 7.4%,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4.7%로 떨어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3.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차기정부 집권기간 동안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3.7%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정책 구사 등에 따라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수도 있지만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 게다가 속을 들여다보면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은 3.4%로 1.1% 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내수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990년대에는 3.72배였으나 외환위기 직후 4.55배로 치솟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격차가 해소되기는커녕 4.8~5배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중위임금 3분의2 미만인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2.2%(201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위소득 50% 미만이 차지하는 2인 이상 가구의 비율인 상대빈곤율은 일곱 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4년간 가계의 실질소득은 2.4% 증가에 머문 반면 기업의 실질소득은 16.1%나 급증했다. 감세, 규제 완화 등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부자 기업-가난한 가계’라는 새로운 양극화를 낳은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면 이윤이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과 투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배만 불렸다. 그러다 보니 월소득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빈형 자영업자가 170만명에 이른다. 전체 자영업자의 23.7%다. 올 들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은 55%나 늘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층도 500만명이나 된다. 차기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따라서 지금의 대선 공약으로는 성장률 추락과 양극화 심화, 저출산-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한국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먼저 각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참여율부터 높여야 한다. 그러자면 새 정부의 경제 밑그림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모두가 성장에 함께 참여하고 과실을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이 플러스 정치다. djwootk@seoul.co.kr
  • 수입차 ‘배꼽 마케팅’으로 폭리

    수입차 ‘배꼽 마케팅’으로 폭리

    수입차가 ‘배꼽 마케팅’을 내세워 국내 시장점유율 15%를 넘보고 있다. 배꼽 마케팅이란 면도기나 전동칫솔처럼 물건을 싸게 판 뒤 사용 과정에서 수익을 챙기는 기법을 말한다. 수입차업체들이 신차의 가격을 100만~500만원 낮추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차값의 10%가 넘는 고리의 할부·리스 프로그램과 바가지 부품값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을 챙기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3인방’뿐 아니라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차까지 풀체인지(엔진과 디자인 모두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차량 가격을 최고 500만원이나 낮추고 있다. 덕분에 수입차 점유율은 2009년 4.94%에서 2011년 7.98%로 올랐으며 올해는 9월까지 누적으로 10.1%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는 12.16%까지 치솟기도 했다. 자동차시장에서 9~10%대 점유율은 경쟁업체들을 언제든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안정권인 15% 확보도 그리 어렵지 않다. 미국 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현재 9.1%를 유지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수입차 리스회사들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9782억원에 달했다. 국내 57개 캐피털사 전체 수익(10조원)의 약 10%이다. BMW파이낸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952억원에 영업이익은 697억원을 기록했다. 벤츠파이낸셜코리아도 2003년 35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1년 334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이들의 영업이익은 매출의 15%로 국내 캐피털사의 3배에 이른다. 이는 할부가 아니라 대부분 ‘리스’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이 수입차를 살 때 법인 명의로 구입, 리스 비용을 세금 처리하기 때문이다. 폭리 논란을 낳은 부품값도 몇 년째 꼼짝하지 않고 있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부품 가격이 평균 6.3배, 공인은 5.3배, 도장료는 3.4배 비쌌다. 이처럼 비싼 수리비는 개인도 피해를 보지만 국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모든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력을 받은 점유율이 15%를 넘어서면 바로 20%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과잉정비 보상 서비스(과잉정비 3배 보상), 정가 판매제, 비교 시승 센터 운영 등에 나서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꼽 마케팅에 따른 부작용은 언젠가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수입차업계를 궁지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누가 집권하느냐가 빈부격차 좌우”

    “누가 집권하느냐가 빈부격차 좌우”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빈부격차가 커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집권하느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5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10일 한국을 찾아 대선 화두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눴다. 진보 성향의 크루그먼은 깊어지는 미국 내 빈부격차 문제를 통렬히 비판해 왔다. 그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한국에서 최근 사용되지만 용어에 담긴 문제의식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경제적 형평성이 높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미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발전하면 중산층 증가 이론 틀려” “경제가 발전하면 소득 불균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경제학설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내가 태어난 1950년대에도 기득권층이 좀 더 많은 부를 갖기는 했으나 격차가 지금처럼 크지 않고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유한 사람 중 일부가 14%의 세율을 적용받는 반면 어떤 노동자는 30%가 넘는 높은 세율에 힘겨워하고 있지요.” 그는 “(정치·금융 등의 문제가 꼬여 소득 격차가 심화된 탓에) 단순히 학력이 높거나 숙련 기술을 보유했다고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사에서 미국의 헤지펀드(고수익을 노리는 단기투자자금) 회사 임원 25명의 급여를 합산해 보니 그들과 비슷한 교육 수준을 가진 교사 등 뉴욕 시민 8만명의 소득을 모두 더한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빈부격차 문제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어떤 철학을 가진 세력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개선될 수도 개악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지출 삭감’, ‘소득세율 인하’, ‘친기업·반노조’ 정책 등을 앞세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집권한 1980년대 이후 미국 근로자 임금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노조 가입률 급감 등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싸워 경제민주주의 수호해야” 그는 “고소득층은 정치인들과 대화할 기회가 더 많고 정치인들은 돈을 가진 금융인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규제 및 경제민주화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대기업이 시장을 지나치게 독식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질문에 “기업의 규모가 선악의 기준은 아니며 진정 중요한 것은 그 사회가 대기업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췄느냐 하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성 차별과 인종 차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웠고 그 결과 많은 부분이 개선된 것처럼 경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도 (시민들이) 계속 싸워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에 참석해 “세계 경제위기를 벗어나려면 각국 정부가 긴축 대신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미주통신]女에게 아낌없는 ‘달콤한 아빠’ 가장 많은 곳?

    젊은 여자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돈 많은 중년 남성, 이른바 스폰서를 뜻하는 ‘달콤한 아빠(Sugar Daddy)’는 미국 어느 주에 가장 많이 있을까? 당연히 돈과 활력이 넘치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를 꼽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온라인 데이트 회사의 여론조사 결과 뜻밖에도 시카고가 1위를 차지했다고 미 언론들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온라인 데이트 전문 업체(SeekingArrangement.com)가 최근 자사 회원 5천 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중 시카고에 거주하는 중년 남성의 72% 이상이 한 해에 7차례 이상으로 섹스 파트너를 바꾸는 등 시카고에는 왕성한 고소득의 중년 남성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반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응답자는 15% 가량만이 그렇다고 답변해 시카고와 대조를 이뤘다. 시카고는 지난해 여름 다른 업체(Okcupid.com)가 시행한 조사에서는 10위권 내에도 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비약적 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허드슨 강을 끼고 전망 좋기로 유명한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호보켄이 8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kim@gmail.com
  • [11·6 선택 2012] 롬니의 ‘기습’

    3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예상을 깨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선전을 펼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압도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쪽으로 기울던 판세가 막판에 요동치면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20년간 공화후보 중 가장 잘해” 이날 밤 콜로라도주 덴버대학교에서 경제와 건강보험 등 국내 현안을 주제로 90분간 진행된 TV토론이 끝난 뒤 정치전문가와 언론,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롬니가 압승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거겐 하버드대 교수는 CNN방송에 출연, “롬니가 이겼고 오바마가 졌다.”고 잘라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롬니가 압도적인 선전을 펼쳤다.”면서 “지난 20년간 공화당 대선후보 중 가장 토론을 잘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시종 수동적이고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듯 산만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트위터도 양당 지지자들의 의견으로 뜨거웠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바마가 자꾸 땅을 쳐다보는 등 의욕과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롬니가 너무 잘해서 행복한 밤”이라고 열광했다. 이 같은 평가는 TV토론 직후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시청자의 67%가 롬니가 이겼다고 답한 반면 오바마가 이겼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CNN은 “1984년 TV토론 평가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후 한 후보가 60%를 넘는 호평을 받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토론을 본 뒤 누구를 찍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롬니를 찍기로 했다.”는 응답이 35%로 나온 반면 “오바마를 찍기로 했다.”는 답변은 18%에 그쳐 TV토론 성적이 투표로 직결될 조짐까지 나타났다. ●“롬니 찍겠다” 35%… “오바마 지지” 18% CNN은 “롬니가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상세한 설명을 한 반면 오바마는 사실(팩트)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 롬니를 비판했다.”면서 “특히 오바마가 롬니의 약점인 ‘47% 발언’과 베인캐피털 문제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롬니가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토론에 단련이 된 반면 오바마는 ‘부전승’으로 올라온 게 되레 불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날 TV토론에서 롬니는 공부를 많이 한 뒤 시험장에 나온 학생 같았고 달변인 오바마는 그 반대였다. 오바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히트’ 친 논리를 되풀이하는 데 급급했다. 즉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경기불황의 책임을 돌리고 롬니가 고소득층을 대변한다는 등의 공격이다. 이에 롬니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절대 삭감하지 않을 것이며, 내 경제회생 공약은 전임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롬니의 반박에 오바마는 재반박을 가하지 못했다. 오히려 롬니는 오바마가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자 “교육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정부 내 교육 관련 위원회가 수십개나 중첩돼 있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또 “(오바마가)그렇게 교육, 교육 하는데 그린 에너지 투자에 900억 달러를 퍼부을 돈이면 수백만명의 교사를 고용할 수 있다.”고도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별다른 반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16·27일 토론회’ 오바마 반격 주목 롬니는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설명하면서 토론회 사회자인 짐 레러가 근무하는 공영방송 PBS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를 언급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나는 ‘빅 버드’(세서미 스트리트의 인기 캐릭터)를 좋아하고 짐 레러 당신도 좋아한다.”면서 “하지만 PBS에 대한 과도한 정부지원은 반대한다.”고 받아넘겼다. 이날 TV토론을 두고 NBC방송은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2개씩의 아이비리그 학위를 갖고 있는 것에 빗대 “4개의 아이비리그 학위가 격돌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수치 등을 제시하며 공방을 벌여 역사상 가장 학술적인 대선후보 토론회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CNN은 “오바마 진영이 오늘 뭘 잘못했는지를 아는 만큼 다음 토론회(16일, 27일)에서 강력한 반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무상복지 선정 기준/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상복지 선정 기준/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무상복지를 한꺼번에 할 수는 없으며 우선순위를 잘 조절해야 한다.” 국무총리의 지적이다. 무상복지는 보편적 복지의 다른 표현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지향한다. 저소득층 복지에 집중하자는 선별적 복지와 구별된다. 장기적으로는 무상복지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나 증세 없는 무상복지 전면 도입은 재정에 부담일뿐더러 저소득층에게 불리하다. (8월 24일자 본 지면의 졸고) 그렇다면 증세를 전제로 무상보육, 무상급식,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을 어떤 순서와 형태로 시행할 것인가. 수혜자가 많은 서비스부터? 필요성이 높은 것부터? 지출 규모가 큰 것부터? 다 일리는 있으나 정답은 아니다. 세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의식주인데 우리는 이를 선별적 복지로 해결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이 저소득층의 의식주만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보편적 복지로 보장하는 극단적 형태가 과거 북한의 배급제다. 각자 의식주를 해결하고 저소득층을 선별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배급제보다 낫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해야 할 서비스는 무엇일까? 경제학은 외부효과가 기준이라고 가르친다. 외부효과란 예컨대 개인의 보육시설 이용이 사회 전체에 주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말한다. 무상복지는 긍정적 외부효과 창출을 목표로 설계해야 한다. 0~2세 영아에 대한 무상보육의 외부효과는 소득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보육의 외부효과는 아이들의 정서와 지능 발달, 여성의 출산 및 경제활동 참여 촉진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3세 이상 유아에 비해 0~2세 영아에게는 시설보육보다는 가정양육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무상보육의 외부효과가 부정적인 셈이다. 반면 보육비 경감이 출산과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는 저소득층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다. 결국 고소득층에서는 외부효과가 대체로 부정적이나 저소득층에서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0~2세 무상보육은 저소득 계층에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3세 이상에 대한 무상보육은 긍정적 외부효과만 있으니 지속하는 것이 맞다. 내년 초 두 명의 사립대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인지라 반값 등록금 공약은 반갑다. 그러나 아쉽게도 반값 등록금은 부정적 외부효과가 더 큰 것 같다. 반값 등록금으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 인적자본 총량 증가, 계층 간 이동확대 등 긍정적 외부효과와 대졸 실업 가중 등 부정적 외부효과가 동시 발생한다. 그러나 등록자 기준 72.5%에 이르는 우리의 대학 진학률과 신규 대졸 실업률 38%를 감안하면 아무래도 부정적 외부효과가 더 큰 것 같다. 취업이 돼야 계층이동을 할 것이 아닌가. 프랑스와 독일의 대학 등록금이 거의 무상인 이유는 40% 내외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 하락을 막기 위함이다. 향후 대학 진학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전까지는 보편적인 반값 등록금보다는 국가장학금 확충이 옳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인재 공급을 위해 지방 소재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더 낮추는 것도 좋겠다. 무상의료는 균형재정 유지가 중요하다. 다른 분야와 달리 사회보험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의료 서비스는 경증 질환과 암 같은 중증 질환을 구분해야 한다. 중증 질환은 가족을 빈곤으로 몰아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중증 질환자의 개인 부담이 경감되면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경증 질환의 경우 개인 부담이 낮아져 의료 소비가 늘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커진다. 중증 질환자의 부담률은 낮추되 경증 질환자의 부담률은 높이는 것이 맞다. 끝으로 급식은 무상이 돼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다. 외부효과 측면에서 중립적이다. 이 경우 저소득층 아동의 자존심 보호, 공동체 정신함양 등 무상복지의 장점이 오롯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무상급식은 우선적으로 전면시행해도 좋겠다. 그러나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은 부분적·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무상복지 선정 기준은 많은 국민이 필요로 하느냐보다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크기가 돼야 한다.
  • [사설] 고소득자 탈세하면 망한다는 인식 심어줘야

    고소득자들의 거액 소득탈루가 연례행사처럼 또 적발됐다. 국세청이 해마다 강력하게 세무조사를 벌이지만 이들의 탈세행각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탈세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탈루금액 또한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국세청은 그제 올해 상반기에 고소득 자영업자와 민생침해 사업자 418명을 조사해서 총 3973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발표했다. 고액 탈세자 가운데는 서울 강남의 유명 치과병원장,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전문학원의 원장 등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이 예외 없이 포함돼 서글픔을 더한다. 한 치과병원장은 소득세 80억원 추징에다, 현금 영수증 미발행 과태료 152억원 등 무려 232억원을 물었다고 한다. 임플란트 수술비를 ‘영수증 없는 현금’으로 내면 15% 깎아주는 방법으로 최근 3년 동안 그의 현금매출이 304억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이 소득의 3분의1만 세무서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병원 옆 건물에 비밀사무실을 차려놓고 전문직원을 통해 매출 전산조작까지 해왔다니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SAT학원 원장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멘티-멘토’ 형식으로 소수정예 족집게 강의를 하면서 과목별로 150만원의 수강료를 현금으로 챙겼다고 한다. 미국 추수감사절 방학 기간엔 현지까지 가서 고액특강을 했을 정도다. 이 학원장은 고액 수강료를 직원·배우자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해 오다가 이번에 소득세 15억원을 추징당했다. 치과병원장과 학원장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모두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국세청이 아무리 조사를 벌여도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가 근절되지 않는 데는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탓도 있을 것이다. 추징·가산세를 몇 배 더 높이고, 형사처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탈세를 저지르면 신세를 망치고 재산을 다 털린다는 인식이 생긴다. 또 지금처럼 세무조사가 몇 년 만에 드문드문 이루어져서는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검찰에 고발돼도 세금만 내면 대충 법망을 빠져나오는 관례도 사라져야 한다. 현금을 내면 비용을 깎아주겠다는 유혹에 소비자들이 쉽게 빠지는 것도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현금결제땐 15% 할인” 유명 치과원장 195억 탈루

    서울 강남의 유명 치과병원장 A씨는 임플란트 등 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수술비 15%를 깎아 주는 조건으로 현금결제를 요구했다. 30만원 이상 현금거래 때는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행해야 하지만 전산자료를 삭제·변조했다. 병원 옆에 비밀 사무실을 마련해 이곳에 매출 자료를 숨기고 별도 전산실에 전산 서버를 보관했다. 그는 3년간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은 채 304억원을 현금 결제했다. 이 중 195억원은 신고하지 않았다. 첩보를 입수한 국세청 조사공무원이 환자를 가장해 A씨의 탈루수법을 확인하고 비밀 사무실을 찾아냈다. A씨가 세무조사 사실을 확인하고 전산자료를 없앴지만 국세청은 이를 복구, 탈루 사실을 입증했다. A씨에게는 소득세 80억원이 추징되고 현금연수증 미발행 금액의 50%에 해당하는 과태료 152억원이 부과됐다. 총 232억원을 토해내게 된 셈이다.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미국수학능력시험(SAT) 전문 어학원을 운영하는 사업자 B씨는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입시생들을 상대로 소수 정예 ‘족집게’ 강의를 했다. 과목당 월 150만원이며 미국에서는 10일간의 추수감사절 방학 기간 동안 4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수강료를 직원과 배우자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해 48억원의 소득을 숨겼다. 국세청은 소득세 15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26일 상반기 중 418명을 조사, 탈루 세금 3973억원을 부과하고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은 148명을 적발해 과태료 287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현금수입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와 대부업·학원 사업자 등 민생침해 사업자 173명에 대한 세무조사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올 2월 세법 개정으로 부가가치세가 면제됐는데도 값은 내리지 않고 무료 서비스 제공 조건으로 현금결제를 요구하며 신고를 안한 산후조리원, 가맹점에 인테리어 비용이나 광고비 등을 과다 청구해 수익을 갈취한 뒤 신고를 누락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부 “올 누진제 개편 없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 다시 원점으로

    정부는 올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관련, ‘올해 안에 누진제를 개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2인 가구 증가와 저소득층 보호 등 다각적인 측면의 검토를 거친 다음에 누진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주택용 누진제 개편은 서민층 보호와 전력 과소비 억제 및 전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중장기적으로 개편 검토 방침을 내비쳤지만 개편보다는 현상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지경부는 그 이유로 가정용 평균 요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누진 단계만을 축소하면 상대적으로 서민층 부담은 증가하고 고소득층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전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하면 수요 증가로 수급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38년 전인 1978년 각 가정에 가전제품이 거의 없던 시절 만들어진 ‘누진제’가 이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데도 정부는 ‘불안한 전기수급’을 볼모로 이를 유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임병헌(38·경기 성남)씨는 “열대야가 없던 1972년 만들어진 누진제 때문에 올여름 20만원이 넘는 전기요금을 냈다.”면서 “정부는 여름 기후와 국민의 생활 방식이 변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경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몇 년 전부터 누진제 개편을 주장했다.”면서 “6단계인 누진 구간을 3단계로 줄이는 대신 기본 구간을 늘리고 에너지 과소비 가정은 무거운 요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경부의 누진 단계 축소로 고소득 계층이 이득을 많이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현행 0~100㎾에 적용되는 요금(㎾당 57.3원)을 0~200㎾까지 확대 적용하고, 200~400㎾ 구간은 현행 요금, 500㎾ 이상 과소비 구간은 지금보다 2~3배 요금을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각 가정에 전기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1단계 전력량을 150~250㎾로 상향 조정하고 500㎾ 이상 구간의 요금을 대폭 올리는 등 서민들을 위한 요금 체계로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일반 서민은 전력수급이 어려운 오전 11시~오후 3시가 아닌 퇴근 이후인 밤 시간대 에어컨 등을 사용한다.”면서 “이를 빌미로 누진제 개편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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