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고소득층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문화 향유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1억 기부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달러 패권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교역 확대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60
  • 고소득층 의료비, 저소득층의 2.2배…의료 소비 양극화 뚜렷

    고소득층 의료비, 저소득층의 2.2배…의료 소비 양극화 뚜렷

    돈 있는 사람만 병원에 더 가는 의료 소비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하위 20%(1분위)의 2배에 이르면서, 의료 접근성의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병원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의료는 점점 더 ‘불평등’해지고 있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2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소득 상위 5분위 가구의 연간 의료비 지출은 398만5094원, 하위 1분위는 178만9598원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2.2배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2019년 대비 증가율의 차이다. 1분위 가구는 2019년 140만491원에서 2022년 178만9598원으로 27.8% 증가한 반면, 5분위 가구는 같은 기간 274만4926원에서 398만5094원으로 45.2% 늘었다. 고소득층의 의료비 증가 속도가 저소득층보다 1.63배 빠른 셈이다. 주머니가 넉넉할수록 병원 문턱은 낮아진다. 고소득층은 더 자주, 더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그만큼 의료비 지출도 많다. 반면 저소득층은 비용 부담 때문에 아파도 진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의료 소비의 ‘계층화’는 공적 건강보험만으로는 실제 의료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2022년 기준 국민 1인당 직접 의료비 부담은 103만5411원, 가구당은 297만1911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약 8% 증가했다. 건강보험 등 제도적 보장을 뺀 실제 가계 부담만으로도 ‘1인당 100만 원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비급여 항목과 병원 밖에서 드는 다양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의료 접근 자체가 소득에 따라 제한되는 구조”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속도가 의료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의료보험 의존도 역시 소득에 따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2022년 기준 전체 가구의 82.6%가 질병·암·상해·간병보험 등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했으며, 평균 가입 개수는 4.9개, 월평균 보험료는 29만8000원에 달했다. 소득 5분위는 평균 6.2개, 1분위는 2.3개를 보유해, 보험 접근성 또한 양극화되고 있다. 민간보험 가입 사유로는 ‘예기치 못한 질병·사고로 인한 경제적 부담 완화’(88.3%)가 가장 많았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이 부족해서’(37.6%)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공적 제도만으로는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민간보험은 단순한 보완을 넘어 ‘제2의 의료보장체계’처럼 기능하고 있으며, 계층 간 의료 리스크 대응 역량의 격차도 함께 심화하고 있다.
  • 포르쉐·페라리 더 잘 팔렸다…‘연두색 번호판’의 반전 효과

    포르쉐·페라리 더 잘 팔렸다…‘연두색 번호판’의 반전 효과

    정부가 얌체 법인차를 잡겠다며 도입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되레 ‘부자 인증 마크’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고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법인차 판매는 오히려 증가세다. 최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원 이상 법인차 판매량은 1만 22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991대)보다 22.3% 늘었다. 같은 기간 페라리는 115대, 포르쉐는 1827대로 각각 전년 대비 35%, 30% 넘게 급증했다. 1년 전 단 1대였던 애스턴 마틴은 올해 22대가 팔렸다. 올해 1분기 법인 명의로 등록된 수입차는 2만2383대. 이 가운데 7000만원 이상 차량은 1만7550대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1억~1억5000만원대는 4000대, 1억5000만원 이상도 5000대를 넘겼다. 당초 정부는 고소득층의 법인차 사적 유용과 세제 혜택 남용을 막겠다며 지난해 1월부터 출고가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출발한 제도였다. 시행 초기 일시적으로 법인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반년을 넘기며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연두색 번호판이 오히려 부유층을 상징하는 표식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SNS에선 “연두색 번호판인데 벤틀리네?” 같은 반응이 회자될 정도다. 벤틀리는 서울 강남에 세계 최초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 롤스로이스는 고성능 전기 쿠페 ‘블랙 배지 스펙터’를, 캐딜락은 1억6000만원대 ‘에스컬레이드 ESV’를 출시했다. 이들 신차는 출시 하루 만에 수개월 치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두색 번호판이 실질적 제재 장치 없이 상징적으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인차 운행일지를 의무화하거나 위반 시 가중세를 부과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번호판에 법인명을 표기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 제주관광 비수기는 없다… 5박 6일에 480만원 프리미엄 여행에 폭싹 빠져봅서

    제주관광 비수기는 없다… 5박 6일에 480만원 프리미엄 여행에 폭싹 빠져봅서

    제주도가 5월 황금연휴와 여름 휴가철 사이 관광 비수기로 여겨지는 6월, 제주여행객들을 사로잡을 맞춤형 관광상품을 내놓는 가운데 중국관광 트렌드에 대응해 5박6일에 500만원 수준의 고품격 프리미엄 미식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개별여행 확산 등 변화하는 중국 관광 트렌드에 대응해 고소득 시니어층과 가족단위 여행객, 스포츠 마니아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과 특수목적 관광 콘텐츠 개발에 본격 나선다”며 15일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선전중국국제여행사 상품기획자를 초청해 미식과 웰니스를 결합한 제주형 프리미엄 미식 상품을 공동 기획하는 팸투어를 진행한다. 현재 제주~선전 직항노선이 주 7회 운항 중이다. 이번 팸투어는 선전중국국제여행사의 고급 미식 브랜드 ‘식호야(食好野)’를 활용해 제주 미식과 치유 콘텐츠를 융합한 신규 상품개발이 목적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 ▲WE호텔 웰니스센터 등 자연 힐링 공간과 ▲해녀의 부엌 ▲흑돼지 오마카세 ▲성게 미역국 등 제주의 대표 식문화를 체험하는 일정으로 구성된다. 특히 선전중국국제여행사의 방한 프리미엄 미식상품은 5박 6일 일정에 약 480만원 수준의 고가 상품으로, 이번 팸투어를 통해 중국 현지 고소득층과 미식여행 수요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선양·창춘·하얼빈 동북 3성 교육 전문 여행사 6곳도 가족 단위 체험형 콘텐츠를 공동 기획하는 팸투어에 참여한다. ▲제주 해녀박물관 ▲제주목 관아 ▲화순 곶자왈 ▲용머리 해안 등 제주의 역사·생태·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코스로 구성되며, 이를 기반으로 여름방학 시즌에 특화된 가족형 콘텐츠를 6~8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 현지 스포츠 축제를 활용한 타깃층 대상 제주 특수목적 관광 홍보에도 나선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요녕성 본계시에서 열리는 ‘2025 바투루 트레일러닝 관먼산 100 대회’ 현장에서 제주 선양홍보사무소가 주관하는 ‘런 투 제주(Run to Jeju)’ 캠페인을 추진한다. 약 5000명의 러너를 대상으로 트랜스 제주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 감귤마라톤 등 도내 대표 스포츠 이벤트를 집중 소개하고, 한라산 등반과 연계한 체험형 여행상품을 중국 여행사 및 동호회와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90% 이상이 개별여행 형태로 방문하고 있으며, 여행 목적도 건강, 교육, 식문화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해녀문화, 곶자왈, 오름 등 제주만의 고유 자산을 세계인이 공감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중국 도시별 세분화된 맞춤 전략을 통해 관광객 유치 성과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6월은 여름을 기다리는 과도기가 아닌 새로운 계절을 여는 관문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관광 비수기인 6월,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오는 6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제주여행주간’을 다시한번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첫 여행주간과 차별화된 이번 행사는 ‘지역(카름)데이’, ‘일상이 축제’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로 진행된다. ‘그 마을에 하루를 맡긴다’는 콘셉트의 ‘지역데이’는 여행객이 지역주민과 함께 마을 고유의 이야기와 삶·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한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제주와의 약속’ 서약, 대국민 여행지원금, 항공·관광지 할인, 스탬프 투어 등 지난 3월 여행주간 행사에서 호응을 얻었던 실속 혜택과 참여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한다. 도는 5월 연휴 이후 관광객 증가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추진, 국내외 수학여행단 유치 확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연계 홍보 강화,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 운영 등 관광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기초연금, 저소득층만 두텁게… 국민연금, 낸 만큼 받는 구조로” [딥 인사이트]

    “기초연금, 저소득층만 두텁게… 국민연금, 낸 만큼 받는 구조로” [딥 인사이트]

    국민연금, 소득재분배 구조로 설계고소득층, 연금 일부 양보 방식 불만비정규직·소상공인 가입 기간 짧아저소득층도 실질적인 혜택 못 받아기초연금, 소득하위 70%까지 지급기초연금 ‘최저소득 보장’으로 개편국민연금, 소득 비례성 점차 강화를국민연금을 둘러싼 갈등은 세대 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세대에서도 불만이 교차한다. 고소득층은 “많이 냈는데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고 불만이고, 저소득층은 “기대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며 허탈해한다. 기초연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만원씩 올랐지만 절실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20일 뒤 출범할 새 정부에서 연금제도를 근본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연금을 더 많이, 많은 사람에게는 덜 주는 방식으로 노후 소득 격차를 줄여 왔다. 쉽게 말해 고소득층이 연금 일부를 양보하고 그 몫이 저소득층에 이전되는 구조다. 예컨대 월 618만원을 벌며 40년간 보험료를 낸 고소득자의 경우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 43%를 적용하면 월 265만 7000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도에선 실수령액이 월 199만 3000원에 그친다. 매달 66만원가량이 소득재분배로 이전된다. 반대로 월 154만 5000원을 버는 저소득자는 40년 가입을 기준으로 소득 비례에 따라 월 66만 4000원을 받아야 하지만 소득재분배 기능 덕분에 실수령액이 99만 7000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33만 3000원, 연간 400만원가량 더 받고 25년간 수급하면 누적 혜택이 1억원에 육박한다. 154만원 소득자의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돈)는 2.5배이며 618만원 소득자는 1.3배 수준이다. 국민연금 수익비는 ‘1배’ 이상으로, 모든 가입자가 낸 돈보다 더 많이 받는 구조이지만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국민연금이 민간 연금처럼 ‘낸 만큼 받는’ 방식이 아닌 것은 노후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연대’ 원리를 토대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이 노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재분배 기능을 품은 구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대만큼 재분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의 소득재분배 구조는 고소득자에게는 가혹하고, 정작 저소득자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이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혜택을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25년 이상 가입해야 하지만 비정규직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현실에선 쉽지 않다”며 “고용 형태가 불안정해 가입 기간 자체가 짧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금제도의 재분배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령 똑같이 월 154만원을 버는 사람이라도 20년 가입자와 40년 가입자의 수급액은 매우 다르다. 20년 가입자의 수령액은 약 50만원으로, 소득 비례(실질 소득대체율 21.5%)만 적용했을 때(33만원)보다 17만원가량 많다. 반면 40년 가입자는 같은 조건에서 매달 33만원 이상 더 받는다. 2023년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의 43.3%가 10년 이상~20년 미만 가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 설계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역할 정렬’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현재의 소득 하위 70% 이하에서 40~50% 이하로 좁혀 저소득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낸 만큼 받는’ 소득 비례형으로 정비하고, 기초연금은 진짜 가난한 노인을 위한 맞춤형 복지로 설계하자는 것이다. 기초연금은 현재 단독 가구는 월 34만 2510원, 부부 가구는 최대 54만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선정 기준액은 부부 가구 기준 월 364만 8000원으로, 기준 중위소득(총가구의 월 세전 소득을 조사해 오름차순으로 배열한 뒤 정확히 중앙에 있는 값·2024년 2인 가구 기준 368만원)의 93% 수준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중심의 최저소득 보장 방식으로 개편하면 재분배 기능은 오히려 강화된다”며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본연의 소득 비례 연금으로 재편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을 ‘낸 만큼 받는다’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가입 회피를 줄이고 제도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급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우려도 따른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제도인데, 소득 비례성까지 강화하면 고용이 안정된 상위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서구처럼 완전 소득 비례 연금으로 가야겠지만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며 “우선 기초연금부터 저소득층에 집중해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뒤 재정 기반이 안정되면 국민연금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종헌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위원장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역할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소득 비례 확대를 논의하면 자칫 제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가입자 수용성과 재정 정합성을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 공정 붕괴·정치 불신이 낳은 ‘울분 사회’…국민 절반 “울분지속”

    공정 붕괴·정치 불신이 낳은 ‘울분 사회’…국민 절반 “울분지속”

    국민 절반 이상이 수일 이상 지속되는 ‘장기 울분’ 상태에 놓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30~40대와 저소득층에서 울분 감정이 두드러졌고, 응답자의 69.5%는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했다. ‘정부·정치권의 비리 은폐’, ‘정치·정당의 부도덕’,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참사’에 각각 85% 이상이 울분을 느꼈다고 밝혔다. 우울·울분 지표 모두 1년 전보다 상승했다. 공정성의 붕괴와 정치 신뢰 추락이 불러온 ‘울분 사회’의 단면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이 지난달 15~21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서 도출됐다. 최근 수개월 사이 정치 격변 과정에서 민심의 정서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주목된다. 조사는 전문 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수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3%포인트다. 69.5%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30~40대·저소득층에서 ‘심한 울분’ 집중응답자의 54.9%는 ‘울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49.2%) 조사 보다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심한 울분 상태’에 해당하는 비율도 12.8%로, 지난해(9.3%)보다 상승했다. 심한 울분은 30대(17.4%)와 40대(16.1%),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21.1%)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서는 5.4%에 그쳤다. 울분의 밑바닥에는 무너진 공정성과 정치 불신,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좌절이 자리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9.5%는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고, ‘정의는 언제나 불의를 이긴다’는 진술에도 60.1%가 동의하지 않았다. 정치·사회·경제의 급격한 변동이나 대형 재난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정신건강 문제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응답은 91.1%에 달했다. 성과 중심·시선 의식 문화‘낙인의 두려움’에 도움 요청 못해 정서적 스트레스 역시 구조적 요인과 맞닿아 있었다. 지난 1년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47.1%에 이르렀다. 스트레스 유발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정치·사회 분야에서 ▲국가 통치 집단의 부정부패와 권력 오남용(36.3%) ▲사회질서의 파행(33.0%) ▲대형 참사 등 사회적 재난(23.1%)이 지목됐다. 개인·가족 차원에서는 건강 변화(42.5%)와 경제 수준 변화(39.5%)가, 학교·직장 차원에서는 관계변화(30.2%), 고용상태(23.7%)가 주요 요인이었다. 응답자의 48.1%는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상태를 ‘좋지 않다’ 평가했다. 사회적 분위기 측면에서는 ‘성과 중심 사회 문화’(37.0%), ‘타인의 시선과 판단이 기준이 되는 문화’(22.3%)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정신적으로 아파도 편견과 낙인이 두려워 도움을 청하지 못할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56.2%에 이르렀다. 조사를 총괄한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유명순 교수는 “울분은 단순한 분노와는 다르다. 공정성과 정의라는 믿음이 반복적으로 깨지는 상황에서 무력감과 함께 나타나는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의 위기는 신뢰를 잃은 사회가 만들어낸 집단 병리 징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 터져 버린 ‘속성’ 민주주의 부작용… 시민사회·정치권 자정 절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터져 버린 ‘속성’ 민주주의 부작용… 시민사회·정치권 자정 절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같은 태극기 들고 탄핵 찬반 격렬젠더·세대 간 혐오도 몇 년 새 격화 “사회집단 갈등 심각하다” 92.6%신자유주의와 저성장 위기감에다대립 부추긴 정치로 분열 극대화‘탄핵 비극’ 계기 대타협 모색해야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태극기를 흔들며 서로를 비난하던 탄핵 찬반 집회의 진풍경은 갈등으로 쪼개진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서울신문이 거리, 대학, 직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만난 시민 20명은 갈등과 혐오가 일상에도 스며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1987년 개헌 이후 민주주의를 속성으로 체득하는 과정에서 억눌려 있던 부작용이 경제 침체기와 정치적 불안정을 만나 폭발적으로 터졌다는 진단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16일 그 어느 때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자정작용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저는 부산 출신이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기성세대들은 제 출신지를 들으면 대뜸 ‘너 빨간색(국민의힘 지지자)이지’라며 색안경을 끼고 봐요. 정치색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편견을 갖는 게 일상이 된 것 같아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진행된 ‘촛불행동’ 집회에서 지난달 25일 만난 직장인 이다현(30·여)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점심시간마다 정치 이슈가 화두에 오르니 체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응원봉, 발광다이오드(LED) 촛불 등을 손에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같은 날 안국역 5번 출구 일대에선 태극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안국역사거리의 한 편의점 앞에서 ‘탄핵 각하’ 손팻말을 들고 있던 회사원 정소연(33·여)씨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고 하면 덮어놓고 나쁘게 보는 사람이 늘었다”고 털어놨다. 김기현(67)씨는 “예전에는 양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싸워도 나와서는 같이 소주도 마시고 그랬다는데 지금은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싸운다”고 말했다. 몇 년 새 격화된 젠더·세대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영상 편집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구모(26·여)씨는 “운전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영상에는 무조건 ‘김 여사’라는 여성 비하적인 댓글이 달린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36·여)씨는 “교실에서 젠더 감수성과 관련한 발언을 하면 학생들이 ‘선생님 페미냐’고 물어 말을 조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학생 문모(26)씨는 “군대 등 남성이 역차별받는 사례도 많다”면서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가부장적 문화는 거의 사라졌는데 페미니스트들 탓에 갈등이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금개혁청년행동 대학생 위원장인 민동환(27)씨는 “국민연금 개혁만 봐도 청년들에게 돈을 빼앗아 고소득층 기성세대까지 준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택시 기사 최모(66)씨는 “노년층이 혐오의 대상이 됐다”면서 “카페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법이 서툴러 헤매자 뒷줄의 사람들이 한숨을 쉬며 ‘틀딱’이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얼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깊어진 우리 사회 갈등의 골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6~8월 전국의 19~75세 국민 3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는 지난해 4점 만점에 3.04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 사회 갈등에 관한 문항이 포함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4년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2.6%가 사회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와 ‘심각하지 않다’는 각각 6.2%와 1.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와 저성장으로 인한 위기감에 이념적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 행태가 맞물려 우리 사회의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비극을 계기로 대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갈등은 정해진 규범 내에서의 충돌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엔 규칙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표출된 것이 가장 위협적인 특징”이라고 말했다. 법치주의를 유린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대표적인 예라는 설명이다. 현재호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당들이 상대를 적으로 몰아붙이며 지지율만 높이려는 일차원적인 정치 행태를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사회구성원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고령층과 젊은층 등으로 구획화해 폄하하는 식으로 여론을 결집해 온 포퓰리즘 정치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설] 가계부채에 물가 상승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선제 대응을

    [사설] 가계부채에 물가 상승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선제 대응을

    지난해 말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553만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 한 해 동안 차주는 줄었지만 가계대출은 늘어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가계대출 취약차주 비중이 상승하고 상환능력이 저하됐다”고 우려했다. 취약차주가 대출 이자를 감당하느라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저소득층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10년간(2014~2024년) 식료품 물가상승률(41.9%)이 전체 물가상승률(21.2%)의 두 배라고 추산했다. 저소득층의 체감물가가 고소득층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지만 가공식품은 3.6%, 외식은 3.0%씩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서다. 앞으로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7.29원으로 지난해 3월(1331.52원)보다 9.4%나 올랐다. 오늘부터 부과될 미국의 상호관세, 탄핵 정국 불안에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넘나들고 있다. ‘괴물 산불’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들썩인다. 정부가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먹혀들지 않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는데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막아내야 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용량 축소를 통한 편법 가격 인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식품·외식 등 민생 밀접 분야에서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기조에 편승한 ‘꼼수 인상’을 철저히 막고 걸러내야겠다. 기업들 또한 집단적 가격 인상은 내수를 더욱 위축시켜 모든 경제 주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출자의 신용 상태, 재산 상황 등을 알고 있는 은행권은 선제적 부채 구조조정과 고위험군 관리에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 사상 최대 이익 행진에 기여한 소비자에 대한 도리다.
  • 식료품 지출 많은 저소득층, 체감 물가도 높아

    소득이 낮을수록 체감물가 상승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최근 10년간(2014~2024년) 소득 분위별 소비자 체감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23.2%로 고소득층인 5분위(20.6%)보다 2.6%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2분위는 22.4%, 3분위는 21.7%, 4분위는 20.9%로 소득이 낮을수록 물가 상승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체감물가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식료품과 난방 등 주거 관련 비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소득 1분위의 지출 비중이 높은 분야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주택·수도·광열, 보건 등이었다. 이 중 식료품 물가는 지난 10년간 41.9%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21.2%)의 2배에 달했다. 반면 소득 5분위에서 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 교육, 오락·문화 비용은 10년간 각각 5.3%, 10.6%, 9.2% 오르는 데 그쳐 전체 물가상승률을 밑돌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농산물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농산물 수입 다변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사설] 가계부채에 물가 상승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선제 대응을

    [사설] 가계부채에 물가 상승까지… 스태그플레이션 선제 대응을

    지난해 말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553만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 한 해 동안 차주는 줄었지만 가계대출은 늘어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가계대출 취약차주 비중이 상승하고 상환능력이 저하됐다”고 우려했다. 취약차주가 대출 이자를 감당하느라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저소득층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10년간(2014~2024년) 식료품 물가상승률(41.9%)이 전체 물가상승률(21.2%)의 두 배라고 추산했다. 저소득층의 체감물가가 고소득층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지만 가공식품은 3.6%, 외식은 3.0%씩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서다. 앞으로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7.29원으로 지난해 3월(1331.52원)보다 9.4%나 올랐다. 오늘부터 부과될 미국의 상호관세, 탄핵 정국 불안에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넘나들고 있다. ‘괴물 산불’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들썩인다. 정부가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먹혀들지 않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는데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막아내야 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용량 축소를 통한 편법 가격 인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식품·외식 등 민생 밀접 분야에서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기조에 편승한 ‘꼼수 인상’을 철저히 막고 걸러내야겠다. 기업들 또한 집단적 가격 인상은 내수를 더욱 위축시켜 모든 경제 주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출자의 신용 상태, 재산 상황 등을 알고 있는 은행권은 선제적 부채 구조조정과 고위험군 관리에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 사상 최대 이익 행진에 기여한 소비자에 대한 도리다.
  • “소득 적을수록 체감물가는 더 높아…식비·주거비 상승 큰 탓”

    “소득 적을수록 체감물가는 더 높아…식비·주거비 상승 큰 탓”

    한경협, 2014~2024년 소득분위별 조사 소득이 낮을수록 체감 물가 상승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최근 10년간(2014~2024년) 소득 분위별 소비자 체감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23.2%로 고소득층인 5분위(20.6%)보다 2.6%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2분위는 22.4%, 3분위는 21.7%, 4분위는 20.9%로 소득이 낮을수록 물가 상승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식료품과 난방 등 주거 관련 비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소득 1분위의 지출 비중이 높은 분야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주택·수도·광열, 보건 등이었다. 이 중 식료품 물가는 지난 10년간 41.9%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21.2%)의 2배에 달했다. 반면 소득 5분위에서 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 교육, 오락·문화 비용은 10년간 각각 5.3%, 10.6%, 9.2% 오르는 데 그쳐 전체 물가상승률을 밑돌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농산물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농산물 수입 다변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우리 애는 ‘틱톡’ 화장품 리뷰로 미 명문대 합격했어요”

    “우리 애는 ‘틱톡’ 화장품 리뷰로 미 명문대 합격했어요”

    억대 비용을 들이면 미국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입학을 도와주는 입시 컨설팅 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권층을 위한 합법적 입시 사다리’라는 비판과 함께, 한국의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입시 컨설팅 업체 ‘커맨드 에듀케이션’의 대표 크리스토퍼 림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명문대 입시 시장의 실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시험 준비는 물론,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전략, 활동 포트폴리오까지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연간 컨설팅 비용은 약 12만 달러(약 1억 7600만원), 7학년(중학교)부터 대학 입학까지 전 과정을 맡기면 75만 달러(약 11억원)에 달한다. SAT·ACT 등 입시 시험 과외도 무제한 포함된다. 이 업체의 고객 중에는 유명 인플루언서, 유럽 대형은행 CEO 자녀, 한 국가 대통령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커맨드 측은 “지난 5년간 컨설팅 받은 학생의 94%가 상위 3개 대학 중 최소 한 곳에 합격했다”며 실적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학생은 아이비리그 8곳 중 7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기도 했다. 림 대표는 “성적뿐 아니라 모든 활동이 전략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며 “컴퓨터공학을 지망하는 학생이 식품 관련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틱톡에서 화장품 리뷰를 하며 남은 샘플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학생이 펜실베이니아대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림은 한국계 이민 2세로, 스스로도 ‘최고의 성적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고교 시절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 재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예일대 입학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한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연매출 2000만 달러(약 294억원)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같은 입시 컨설팅 시장은 오래전부터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9년 미국에서 유명인과 재벌 자녀들이 대리 시험과 허위 스펙으로 대학에 입학한 초대형 입시 비리가 터지면서, ‘미국판 스카이캐슬’이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컨설팅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실제 이용자 대부분이 상위 1%의 초고소득층이라는 점에서 ‘입시마저도 돈으로 사는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내 명문대 신입생 중 약 23%가 입시 컨설팅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연소득 50만 달러(약 6억 8000만원) 이상 가정 자녀일 경우 그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8%에 달했다. 이에 대해 림 대표는 “전체 고객의 5%는 무료로 컨설팅을 제공받고 있다”며 “부유한 고객이든 무료 학생이든 동일한 프로세스를 적용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또 다른 컨설팅 업체인 ‘크림슨 에듀케이션’은 책 집필, 논문 작성, 팟캐스트 제작 등 입시에 필요한 전방위 스펙을 기획해주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해당 업체는 기업가치만 5억 5400만 달러(약 7577억원)에 달하며, 하버드·스탠퍼드 출신 CEO가 이끌고 있다. 컨설팅 이용 학생 중에는 만 11세에 시작하는 사례도 있었다. WSJ에 따르면 컨설턴트들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입시에 최적화된 관심사를 키우라”고 조언하며, 경우에 따라 20명이 넘는 멘토와 과외 교사를 붙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 4세에 캐리어 끌고 학원 입성… 교육 첫 단추부터 ‘부의 대물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4세에 캐리어 끌고 학원 입성… 교육 첫 단추부터 ‘부의 대물림’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학원비 비싸도 입학 경쟁 치열책·간식 등 담긴 큰 가방 메고 등원‘4세·7세 고시’까지 선행학습 열풍강남 ‘초등 의대반’은 타 지역 확산부모의 불안을 먹고 자란 사교육저소득층·고소득층 사교육비 지출월 47만 1000원까지 격차 벌어져“방과후 수업만으론 뒤처질까 봐…” 1987년 개정된 헌법 31조는 교육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해 교육의 기회균등과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87체제’에 명문화된 교육의 권리 보장은 날이 갈수록 몸집을 키워 가는 사교육 시장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에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의미하는 ‘4세 고시’, 유명 학원에 가기 위한 시험인 ‘7세 고시’까지 등장했다.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의 교육권이 위협당하고 과거 ‘사다리’로 여겨졌던 교육은 부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실질적인 교육 격차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엄마 전화 온다, 학원 갈 시간이네.”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A군이 졸린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A군 옆에는 줄넘기·태권도 학원 이름이 적힌 가방과 각종 교재가 가득 담긴 에코백, 간식 거리가 담겨 있는 쇼핑백 등 한 무더기의 짐이 있었다. A군은 익숙한 듯 샤프와 지우개를 꺼내 중학교 과정 수학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카페 맞은편의 한 유명 어학원 앞에선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 여럿이 부모, 조부모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자기 키만 한 큰 가방을 메거나 아동용 캐리어를 끌고 학원 안으로 들어갔다. 영어유치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대반 등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사교육은 강남만의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생과 유치원생까지 두 아들을 키우는 김모(39)씨는 “둘째를 영어유치원으로 옮기면서 아이들 교육비로 한 달에 320만~330만원이 나간다”며 “영어유치원만 해도 월 140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박모(38)씨도 하나뿐인 유치원생 딸을 영어·수학·미술·태권도 학원에 보내고 있다. 박씨는 “영어유치원은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나고, 유치원 하원 이후 퇴근할 때까지 여러 학원을 보내고 있다”며 “한 달 학원비만 100만원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교육부의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7~9월 국내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4세·7세 고시가 지나면 사교육비 지출은 더 커진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구모(39)씨는 “지금도 월 100만원이 학원비로 들어가는데, 본격적으로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학원을 보내기 시작하면 월 200만원은 쉽게 넘지 않겠느냐”며 “학교 돌봄도 있지만, 아이에게 크게 도움이 되진 않기 때문에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29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조 1000억원(7.7%)이나 늘었다. 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교육비는 소득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부모의 소득이 자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공교육은 무너지고 사교육에 기대는 구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교육은 ‘사다리’가 되기는커녕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와 가장 낮은 소득구간(통계청 기준)에 속한 가구 간 지출 격차는 2017년 38만 9000원에서 2024년 47만 1000원으로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유모(40)씨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여러 곳 보내 줄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며 “학교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수업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는 최모(37)씨는 “한 달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영어유치원이나 교육과정, 학습법이 일반 유치원과 다르고 소수만 모집하는 ‘놀이학교’ 같은 곳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불안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철저하게 돈으로 나뉘어 있는 사교육 시장은 진입 장벽을 만들면서 사회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코로나 이후에도 중산층만 소비 회복 못했다

    코로나 이후에도 중산층만 소비 회복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중산층의 소비 회복세가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때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코로나 전후가 소비 감소 폭이 크고 회복 속도가 느렸다. 일부 품목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소비지출 수준을 아예 회복하지 못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소비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 시점인 2019년을 기준으로 가계소득 분위별 실질 소비지출액(물가 상승분 제외)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허리 계층’인 2분위(월평균 가구 소득 270만 6000원)와 3분위(426만 9000원)를 중심으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었다. 기준 연도를 100이라고 했을 때 지난해 2분위와 3분위의 실질 소비 지출액은 각각 98과 97에 그쳤다. 이에 반해 저소득층(1분위 115만 7000원)은 오히려 소비 지출액이 증가했고, 코로나 이후 3년간 소폭 감소하던 고소득층 4분위(621만 6000원)와 5분위(1125만 8000원) 역시 2023년을 기점으로 회복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중산층 소비 감소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저하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상승 등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코로나19 전후로 소비 감소 폭은 더 컸고, 회복 속도 역시 더뎠다. 엔데믹 이후에도 고금리·고물가, 소비패턴 변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실제 최근 5년간 소비 변화를 품목별로 분석할 결과, 일부 품목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아예 회복하지 못했는데 그 중 의류·신발, 기타상품·서비스(개인용품, 보험료 등)의 회복 속도가 가장 느렸다.
  • [사설] 사교육비 29조원 최대… 속수무책 더 커진 교육 불평등

    [사설] 사교육비 29조원 최대… 속수무책 더 커진 교육 불평등

    학생 수는 줄었는데도 사교육비는 폭증했다. 통계청과 교육부의 어제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2000억원으로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학생 수는 8만명 감소했는데, 사교육비는 되레 2조 1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영유아와 N수생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는 40조원에 육박했다. 입시 정책에서의 혼선과 급변침이 사교육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을 깨기 위해 수능 킬러문항 금지 정책을 폈으나 난이도 예측이 어려워져 사교육 의존을 오히려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의대 정원 확대도 사교육 팽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수능 재도전 N수생이 전체 수험생의 31%에 달했고 의대 진학을 목표로 ‘4세·7세 고시’까지 성행했다. 늘봄학교 시행 원년이었는데도 초등 사교육이 늘어난 대목은 더욱 뼈아프다. 초등생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1.7% 포인트 더 늘어난 반면 늘봄학교 및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3% 포인트 더 감소했다. 정부의 공적 돌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셈이다. 정부 조사로는 처음 확인된 영유아 사교육의 규모는 놀랍다.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가 월평균 30만원을 넘었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매달 32만 2000원)는 300만원 미만 가구(4만 8000원)의 7배나 됐다. 전체적인 소득·지역별 편차도 심해졌다. 고소득층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의 3배, 서울의 사교육비는 전남의 2배였다. 공교육 불신과 경쟁에서 낙오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사교육을 키우는 촉매가 된 현실에서 교육 불평등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저출산을 심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치솟은 사교육비 부담이다. 공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 교사의 질을 제고하는 등의 전방위 정책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만 한다. 사교육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국가의 미래를 말할 수 없다.
  • 전병주 서울시의원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 오세훈 시장의 계층 차별적 발언 규탄”

    전병주 서울시의원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 오세훈 시장의 계층 차별적 발언 규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전병주 대변인이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전병주 대변인 논평 전문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시장은 저소득층 자녀는 ‘아이’로 고소득층 자녀는 ‘자제’로 지칭하며 계층 차별적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과연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민 모두의 시장인지 의심스러운 지점이다. ‘저소득층 아이’와 ‘고소득층 자제’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계층을 구분 짓는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2021년도 한 인터뷰에서도 ‘부잣집 자제분들’과 ‘가난한 집 어린이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시민을 나눠서 바라보는 시장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 서울시민 모두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표현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저소득층 아이’라는 말에는 대상화를 넘어 차별적인 뉘앙스가 깔려 있고, 반면 ‘고소득층 자제’라는 표현에는 격식을 갖춘 언어가 사용되었다. 같은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이처럼 차별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서울시 행정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일 것이다.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늘 강조하며 말 한마디에서조차 드러나는 이러한 계층적 시각은 과연 오세훈 시장이 누구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며 일하는 시장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서울시는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서울시장은 누구보다 포용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시장의 언어는 정책과 철학의 반영이다. 오세훈 시장은 더 이상 서울시를 특정 계층만을 위한 도시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발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향후 공적 발언에서 신중을 기하길 바란다. 서울시민 모두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그 책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 전병주
  • 연금연구회 “소득대체율 인상, 청년세대에 희망 뺏고 소득격차 더 벌릴 것”

    연금연구회 “소득대체율 인상, 청년세대에 희망 뺏고 소득격차 더 벌릴 것”

    여야정협의체를 하루 앞둔 19일 소득대체율의 무리한 인상은 미래세대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계층 간 소득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여야는 보험료율은 13%로 올리자는 데는 합의가 이뤄졌으나 소득대체율을 놓고 국민의힘은 현행 40%로 유지, 민주당은 44%로 올리자는 입장이다. 연금연구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야당안은 복잡한 공적연금을 교묘히 악용해 후세대 피눈물이 나게 할 제도 개편안을 ‘개혁이라고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금학회장을 지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2023년 5차 국민연금재정계산 때 이미 보험료율(내는 돈)을 15%로 올리고,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로 낮추더라도 재정안정 달성은 어려운 것으로 집계됐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 비상조치를 취해야 하는 한국이 연금 ‘역주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위원은 이어 “2070년 연금기금이 소진되면 월급의 26.5%를 국민연금에 내야 한다”며 “상황이 이러한데도 기껏 줄 돈을 몇 년 더 확보했다고 그걸 재정안정방안이라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대체율이 높아지면 모든 가입자의 연금 수령액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노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소득대체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관련해 “노후빈곤 문제는 낮은 국민연금 가입률, 가입기간 부족, 사각지대 문제, 낮은 보험료율, 그리고 다층연금체계의 미비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소득대체율 인상이 포함된 연금개혁은 대놓고 미래세대를 약탈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불공정한 제도를 만들어서 각자의 이익만을 도모해서는 공동체가 지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 필리핀 가사관리사 요금 20%↑… “부담돼서 민간업체 알아봐요”

    필리핀 가사관리사 요금 20%↑… “부담돼서 민간업체 알아봐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다음달부터 이용 가격을 20% 올려 연장된다. 정부는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로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돌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 취지가 빛바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간당 이용료는 1만 3940원에서 1만 6800원으로 2860원(20.5%) 오른다. 하루 8시간·주 40시간을 이용하면 월 242만 5560원에서 월 292만 3200원으로 49만 7640원 인상된다. 가사관리사들의 퇴직금과 인상된 업체 운영비를 반영한 결과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 중 귀국 의사를 밝힌 5명을 제외한 93명의 근로 계약은 내년 2월 말까지로 1년 연장된다. 이들의 체류 기간도 앞선 입국 후 7개월을 포함해 총 36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하면 체류 기간이 3년 주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체류 기간도 3년으로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범사업 기간이 6개월인 점을 고려해 취업 기간 7개월짜리 E-9 비자를 발급받아 지난해 8월 입국했다. 시범사업 이용요금이 대폭 인상돼 ‘돌봄비용 부담 완화’라는 제도 취지가 흐려졌다. 인상된 요금과 민간 요금 간 별 차이가 없어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서비스를 그만두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 가사도우미·아이돌보미 업체에서 확인되는 시급 수준은 1만 6000~1만 8000원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을 이용 중인 김모(42)씨는 “민간업체에 버금가는 금액으로 인상돼 부담이 커졌다. 금액이 비슷한 수준에서 소통이 잘 되는 한국인 가사관리사를 찾거나 서비스 자체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본사업 추진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시범사업이 끝나면 전국 1200명 규모로 본사업을 하려고 했지만, ‘지방자치단체 수요 부족’, ‘부실한 관리와 고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불거져 제동이 걸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3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낼 수 있는 젊은 부부는 많지 않다. 고소득층과 같은 특정 계층을 위한 정부 정책으로 변질됐다”면서 “저소득층 및 젊은 부부의 가사·육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제도가 나와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연두색 번호판 창피해서?…1억 이상 수입차 판매 줄어

    연두색 번호판 창피해서?…1억 이상 수입차 판매 줄어

    지난해 1억원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가 경기 침체와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부착 등의 여파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총 6만 2520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7만 8208대) 대비 20.1% 감소한 수치다.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1억원 이상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28.9%에서 지난해 23.7%로 5.2%포인트(p) 떨어졌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BMW가 1억원 이상 수입차 2만4543대를 팔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1만 9529대), 포르쉐(8254대) 등의 순이었다. 차량 1대 가격이 최소 3억원이 넘는 벤틀리의 판매량은 2023년 810대에서 지난해 400대로 가장 크게(50.6%) 줄었다. 경기 침체가 법인이나 고소득층이 주로 구매하는 고가 수입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8000만원 이상 법인 차에 연두색 표지판을 부착하게 한 것도 고가 수입차 판매 감소를 이끈 요인으로 보인다. 더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로 일부 고가 수입차 수요가 분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 ‘저소득=저출산’ 깨졌다… “현금성 지원 넘어 맞춤 대책 세워야”

    ‘저소득=저출산’ 깨졌다… “현금성 지원 넘어 맞춤 대책 세워야”

    저소득층과 중간층보다 고소득 집단의 출산율이 낮고, 출산율 하락은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고 모든 집단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소득불평등 심화가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란 고정관념을 흔드는 결과다. 현금성 지원을 넘어 소득수준별 생활 양식의 변화를 고려한 맞춤형 대책을 세우지 않고서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보건복지부 연구용역보고서 ‘소득계층별 유배우 출산율 추세와 전망’(국민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2017년까지는 소득이 가장 적은 ‘소득 1분위(하위 20%)’ 집단의 합계출산율이 소득이 가장 많은 ‘소득 5분위’ 집단보다 낮았지만 2020년에 이 구도가 역전됐다.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의 합계출산율은 2017년 0.890명, 2018년 0.645명, 2019년 0.925명을 기록하다 2020년 0.695명으로 내려앉은 반면, 빈곤층인 소득 1분위는 2017년 0.420명에서 2019년 0.635명, 2019년 0.775명으로 점점 오르다 2020년 0.975명을 기록하며 소득 5분위를 넘어섰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며 소득 1분위의 출산율이 2022년 0.3명으로 급전직하하기 전까진 저소득층의 출산율이 고소득층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구 소득을 상위·중위·하위로 단순화했을 땐 소득 중위와 하위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였고, 소득 상위 집단은 매년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2017년과 2019년, 2022년에는 소득 중위 집단의 합계출산율이 세 집단 중 가장 높았고, 2018년, 2020년, 2021년에는 하위 집단의 합계출산율이 1위를 하는 등 우위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2017~2022년 합계출산율 평균치는 소득 하위 1.135명, 소득 중위 1.050명, 소득 상위 0.725명이다. 국민대 산학협력단은 “소득 불평등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면 저소득층의 출산율 변화가 출산율 하락을 주도해야 하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고소득층의 출산율 하락 정도가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지원이 장기적으로 출산율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고소득층의 낮은 출산율은 자녀 양육 비용과 기회비용의 차이 때문”이라며 “생활양식 변화와 연계해 고민해야 하며, 저출산 정책을 수립할 때 입체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 리더의 판단 미스가 부른 비극

    리더의 판단 미스가 부른 비극

    명예욕 집착하면 최악 상황 초래진정성·능력·사명감 등 갖춘 리더그걸 알아볼 대중 안목 결합해야 “역사를 이끄는 것은 리더인가, 대중인가”라는 역사 발전의 주체를 묻는 물음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란 쉽지 않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모식 템킨 교수는 이 책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리더의 판단이 가져온 결론을 보여 주며 표면적으로는 리더의 중요성을 말한다. 극심한 경제난이 닥쳤을 때 대중은 정치적 이념보다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더를 선호한다. 그 사례로 저자는 대공황 시절 미국을 이끈 대통령 허버트 후버와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비교한다. 전통 보수주의자였던 후버는 대공황이 닥치자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원칙만 강조하다가 결국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루스벨트는 취임 100일 동안 뉴딜을 비롯한 76건의 법안을 통과시키고 초고소득층에게 최대 7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엄청난 추진력을 보였다.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후버는 역대 가장 인기가 없는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두 사람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위기 대응 방식과 진정성, 공감 능력이라고 템킨 교수는 지적한다. 그런가 하면 리더는 명철한 판단 능력과 사명감도 필요하다. 저자는 오직 명예욕만으로 리더의 자리에 오를 경우 최악의 상황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로 린든 B 존슨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 로버트 맥너마라를 들었다. 맥너마라는 정권 유지와 자기 명성을 위해 임기 내내 베트남전 전황을 거짓 보고했다. 그 결과 베트남전에서 5만 8000명의 미군과 300만 명 이상의 베트남인이 목숨을 잃었다. 저자는 리더의 능력만큼이나 자기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사명을 가진 리더가 필요한지 분별할 줄 아는 대중의 안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리더와 함께 제대로 된 리더를 알아볼 수 있는 대중의 판단력이 결합할 때만 역사가 진보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현재,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