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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독특한 ‘생명특별군’ 인제의 발전 앞당겨

    [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독특한 ‘생명특별군’ 인제의 발전 앞당겨

    강원 인제군의 비무장지대(DMZ)는 서쪽으로는 서화면 가칠봉에서 동쪽 고성군 접경인 삼재령까지 12.7㎞에 이른다. 다른 시·군에 비해 맞닿은 접경지가 그리 긴 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국토의 등줄기인 백두대간과 광범위하게 교차하는 유일한 곳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백두대간의 인제군 관통거리는 삼재령 부근에서 기린면 갈전곡봉까지 87.3㎞이다. 시쳇말로 200리가 넘는 긴 거리이다.이것은 인제군이 숙명처럼 지니는 굴레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인제군의 무한한 성장을 안겨 줄 기틀이기도 하다. 그동안 군사보호지역, 자연환경보존지역, 게다가 국립공원보호지역까지 이중, 삼중으로 규제를 받았다. 지역경쟁력을 상실하고 대대로 어렵게 살아온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세월이 바뀌어 규제의 방향이 합리적 규제로 변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것은 물론 규제개혁이 강조되는 게 최근의 추세다. 이 같은 시대변화에 따라 우리 인제군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하고 풍부한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제군은 3년 전 깨끗한 환경과 광활한 산림, 다양한 생태자원에 기대어 생명특별군 육성을 선언했다. 인제군민의 미래 비전이고 지속가능발전 프리즘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최적으로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는 꿈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광과 접목시킴으로써 전 국민이 공유하고 다가올 미래 생명사회를 앞서 맞이하고 이끌어 가고자 하는 굳은 의지이기도 하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지식정보산업사회라는 패러다임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사조의 도래가 점쳐지는 가운데 생명사회가 대신할 것이라는 세계 석학들의 예견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인제군이 생명특별군으로 거듭나고 또 자리매김받는 데 매우 낙관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군민의 행정수요를 수렴해서 생명특별군이라는 여과지를 통해 정리되고 효율화하면서 인제군 발전 동력을 삼을 뿐만 아니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때문에 인제군정은 생명특별군에서 비롯되고 생명특별군으로 귀결된다 할 것이다.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남북 평화 ‘물꼬’ 금강산 관광 조속 재개를

    [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남북 평화 ‘물꼬’ 금강산 관광 조속 재개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1998년 11월에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남북분단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유람선을 이용한 해로 관광을 시작으로 2003년 9월부터는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그로 인해 우리 고성군에도 관련 사업의 투자와 업체의 증가, 그에 따른 고용의 증가 등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고 머지않은 장래에 관광이 재개되리라는 군민의 희망은 이제 절망으로 변한 지 오래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우리 군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빚을 내어 투자했던 식당, 건어물 가게, 기념품점 등은 졸지에 빚더미에 앉았고, 관광업체에 종사하던 직원들은 직장을 잃게 됐다. 그로 인해 지역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정경제의 파탄으로 이혼가정, 조손가정 증가 등 지역의 존립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고성군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3·8선 이북에 위치하며 북한 치하에 있다가 6·25전쟁으로 인해 수복된 지역이다. 분단의 한반도처럼 남북 고성이 비슷한 면적으로 절반으로 나뉘어 있고 우리가 그토록 재개되기를 원하는 금강산 관광의 금강산도 북고성 땅이다. 따라서 남북평화와 화합의 전초기지로서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우리 군은 통일 및 북방경제시대에 대비해 통일 자치군 지정 건의 등 통일고성 기반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금강산 관광은 단순히 관광 차원을 넘어 화해와 협력 교류, 평화의 지름길이다. 그 물꼬가 우리 고성의 땅 금강산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금강산 관광이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조속히 재개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고성군의 희망을 담아 본다.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규제 해소 통한 발전 방안] 토지 3694㎢ 이중삼중 규제… 민통선 이남 ‘틀’ 깨고 조정 필요

    [우리 이웃 접경지역 : 규제 해소 통한 발전 방안] 토지 3694㎢ 이중삼중 규제… 민통선 이남 ‘틀’ 깨고 조정 필요

    DMZ는 전쟁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물이다. DMZ의 설치로 국토의 허리가 잘리면서 한때 서울에서 원산까지, 더 크게는 북방 대륙까지 주 이동로로 기능했던 지역은 ‘접경’이라는 이름의 국토의 막다른 길이 되었다. 국토 방위의 최일선이자 군사대치의 현장이 되었다. 경기도의 연천군, 강원도의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은 모두 해방 이후에는 38선 이북의 지역으로, 분단되면서 수복된 지역이다.2011년 현재 전국에 지정되어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면적은 8819.7㎢이다. 이 중 49.2%를 차지하는 4382.1㎢의 면적은 군사분계선과 잇닿아 있는 인천시의 강화군, 옹진군, 경기도의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도의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등 10개 접경지역 시·군에 지정되어 있다. 접경지역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은 민간인통제선(이하 민통선)을 기준으로 통제보호구역과 제한보호구역으로 나뉜다. 즉 남방한계선에서 민통선까지의 8㎞ 지역은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민통선을 기준으로 그 이남의 15㎞까지는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반해 후방지역, 즉 제한보호구역 이남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사기지(방공기지 포함)를 중심으로 시설의 종류에 따라 반경 0.3㎞에서 5㎞까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접경지역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외에도 여타의 다른 목적을 배경으로 한 이중삼중의 토지이용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접경지역 10개 시·군 행정구역 면적의 171.2%인 1만 1940.4㎢가 규제지역이고, 이 중 3694.1㎢가 중복규제지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구역 면적의 53.0%, 규제면적의 30.9%가 중복규제지역인 셈이다. 중복규제가 심한 이유는 이 지역에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지나고 북한강, 임진강, 한탄강 등이 흐르며, 한강하구와 철원평야 등 한반도 중부의 대표적 곡창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보전산지 등 산지와 관련한 규제는 5513.2㎢로 10개 시·군 행정구역 면적의 79.0%를 차지하고, 상수원보호구역 등 환경 관련 규제는 13.5%, 농업진흥구역 등 농지 관련 규제는 8.6%를 점하고 있다. 시·군별로도 대부분 군사시설보호구역, 보전산지, 농업진흥구역의 지정은 공통사항으로 되어 있다. DMZ가 남북한 간 군사적 완충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듯이 접경지역은 통일 전 남북교류협력의 전진기지 역할과 통일 후 북에서 남으로 이주하는 인구이동의 완충 공간 역할이 큰 지역이다. 정부 계획에서도 파주시와 철원군, 고성군은 특화발전지구로 지정되어 교류협력의 전진기지 역할이 주어져 있고, 고성군은 금강산 육로관광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고성군의 경우 금강산 육로관광의 효과가 지역 발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 9년간 약 2조 303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다. 군사분계선과 잇닿아 있는 접경지역 10개 시·군은 지역발전 수준이 전국 평균 이하의 낙후 지역이다. 접경지역의 낙후는 지역의 중심과 멀리 떨어져 있고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국가와의 교류가 없다는 일반론에 더하여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군사지역으로서 경제와 산업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특수성에 기인한 결과다. 즉 접경지역의 낙후는 분단의 결과다. 전쟁의 폐허에도 우리는 지난 60여년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성과는 분명히 온 국민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이지만, 우리는 자주 지난 60여년간 국방의 최일선으로 지역발전의 기회를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의 희생을 간과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서 이제는 후방의 국민이 전방의 접경지역 주민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우리와 같이 분단된 독일은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본적으로 접경지역의 낙후가 분단에서 왔다는 점을 온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 위에 접경지역의 발전과 주민 지원은 다른 정책에 우선하여 추진되었고, 분단에 따른 발전지체분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우리 정부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2003년부터는 접경지역지원사업을 법정계획에 의해 추진했으며, 2011년에는 접경지역지원법을 접경지역지원특별법으로 격상하여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특수상황지역사업을 통해 접경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원의 부족과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이 타 법에 우선하지 못하는 법체계상의 구조적 문제로 사업의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장기간의 남북 관계 경색으로 접경지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적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핵 실험으로 전례 없이 강한 유엔의 대북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최근 북·미·관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긴장관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대화를 통해 이를 풀려고 하는 노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지금이 남북 관계의 재개에 대비해야 하는 적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남북 관계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큰 접경지역이 앞으로 전개될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에 대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접경지역의 미래 발전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선도적으로 구축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통일시대 접경지역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여 사전에 각종 제도적 장애요인을 해결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먼저 접경지역이 받고 있는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남북 통일을 대비한 접경지역의 개발 수요를 계획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획일적이며 일률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그 틀을 벗고 군사규제가 필요한 구역과 이로부터 좀더 자유로운 구역을 구분해 합리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해 보인다. 남방한계선 이남 8㎞의 통제보호구역은 현행 틀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민통선 이남의 제한보호구역에는 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내 일부 지역에 대해 군 협의 업무를 지자체에 위탁하는 ‘협의위탁’을 확대하는 방안과 제한보호구역 이남의 지역처럼 군사시설을 중심으로 반경 0.3㎞에서 5.0㎞까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문제도 심도 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통제보호구역은 과거에도 5㎞씩 두 차례 조정된 사례가 있다. 1997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20㎞ 지점에서 15㎞ 지점으로 북상했으며, 2007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15㎞ 지점에서 10㎞ 지점까지 북상한 바 있다. 2025년이면 서울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가 건설을 마치고 접경지역을 횡단하는 역사적 운행을 시작한다. 인력 중심의 전방 군 배치가 기계화부대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고, 저출산 현상으로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군 주둔 지역에서의 민군관 협력은 이제 국방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요구하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 인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탈도시 현상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국민적 수요도 점점 커질 것이다. 군사지역과 낙후지역 그리고 국토의 막다른 장소로 멀게만 느껴졌던 접경지역이 일반 국민에게 가까운 장소로 다가오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대에 맞는 합리적 규제의 변화를 통한 접경지역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범수 강원연구원 통일북방연구센터장 ▲ 미 남가주대 도시계획학 박사 ▲ 접경지역 초광역개발계획 자문위원 ▲ DMZ연구센터장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주민의 삶과 꿈-강원·경기·인천] 걸음마다 통일 염원… DMZ 잇는 ‘한국판 산티아고길’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주민의 삶과 꿈-강원·경기·인천] 걸음마다 통일 염원… DMZ 잇는 ‘한국판 산티아고길’

    ‘통일을 여는 길’은 지구 위에 단 하나 남아 있는 분단국 대한민국의 철조망을 끼고 세계 평화를 염원하며 걷는 길이다.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인 ‘통일을 여는 길’이 접경지역 10개 시·군의 협업으로 닦이고 있다. 내년부터 4년간 준비 예정인 ‘통일을 여는 길’은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이자 60여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DMZ)를 걷는 길이다.행정안전부는 강화부터 고성까지 456㎞를 도보 길로 연결해 길의 상징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한국인 여행자만 6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 재작년 4000여명이 찾았을 정도로 인기다. 제주 올레길은 한 해 방문자가 100만명이 넘고, 경제효과는 3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통일을 여는 길’이란 이름을 지은 사학자 신정일 우리땅걷기 대표는 부산 오륙도부터 통일 전망대까지 걷는 동해 바닷길인 ‘해파랑길’을 만든 길 만들기 전문가다. 신 대표는 “‘통일을 여는 길’은 세계인이 와서 마음을 열 수 있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이상으로 많은 사람을 끌어올 수 있는 길”이라며 “휴전선에는 숱하게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분단 한복판에서의 안전한 답사로 세계의 젊은 여행객들을 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군인이 철저하게 지키는 비무장지대 일대는 태풍의 눈이 오히려 고요한 것처럼 마음 놓고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위치기반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보장하게 된다. ‘통일을 여는 길’은 새로 길을 닦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길을 잇게 된다. 길이 끊어진 구간은 숲길이나 하천길과 같은 옛길과 연결한다. 또 곳곳에 길과 숙소 안내, 지역 정보 제공 등과 같은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센터를 조성한다. 동촌분교와 같은 폐교나 마을회관 등을 활용해 거점마을 중심에 숙소, 농가식당, 간이매점, 자전거 수리소, 마을기업과 연계한 특산품 판매장을 만든다. 김효정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인 비컨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안전하게 걷는 길을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을 여는 길’을 걷다 보면 군인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 지역엔 뱀이나 멧돼지가 자주 나타난다는 등의 안내를 이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 위성으로 위치 안내를 받으며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기부문화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탐방객이 몇 걸음을 걸으면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지자체나 기업이 적립할 수 있도록 해 ‘통일을 여는 길’을 걷는 것과 동시에 통일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길이 끝나는 고성 통일전망대 근처에는 ‘통일의 문’을 만들 계획이다. 문에 달린 종을 두드리면서 완주의 의미를 더하고, 문 곳곳에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어 그동안 걸어온 걸음걸음의 뜻을 남길 수 있다. ‘통일을 여는 길’ 구간 가운데 양구 두타연 일대는 일명 ‘소지섭길’로 유명한 한류 명소로,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배우 소지섭은 군 제대 후 복귀작인 드라마 ‘로드 넘버원’을 양구에서 촬영하며 지역의 매력에 푹 빠져 2010년 ‘소지섭의 길’이란 사진을 담은 수필집을 펴냈다. 강원 양구군 방산면의 두타연 갤러리는 소지섭의 향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놀기에도 좋다. 비무장지대 일대는 2012년 51만명, 지난해 27만명의 외국인이 찾을 정도로 최고 인기의 관광지며, 지난해 1월 45년 만에 개방된 임진강 생태탐방로는 벌써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찾았다. ‘통일을 여는 길’의 경제적 효과는 연간 115억원으로 추산되며, 지역 주민의 일자리도 200여개가 만들어진다.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일정을 보름 정도로 짜는 데 견주어 ‘통일을 여는 길’은 14박 15일의 체류형 도보여행길로 계획된다. 강화군의 교동도 게스트하우스, 김포시의 평화교육 프로그램, 파주시 숲 치유 프로그램, 연천군 예술가 창작 및 거주시설, 철원군 폐막사 체험장, 화천군 산촌생태체험, 양구군 지뢰 퇴치 프로그램, 인제군 팜마트 등 지역별로 특색 있는 거점센터 운영계획도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한국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64년, 휴전선을 끼고 있는 접경지역은 여전히 아프다. 비무장지대(DMZ)는 적대행위가 없는 평화 완충지대지만 중무장지대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위험한 한계지역에서 고통·고립·고갈의 3중고를 겪으며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상처가 아물지 않아 고통스럽고,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육지 속의 섬으로 고립됐고, 사람과 희망이 고갈되면서 고단한 삶을 이어 오고 있다.강원 양구 최북단 해안면은 전쟁이 끝난 1956년 난민정착사업으로 956명이 입주하면서 생겨난 마을이다. 천막 생활부터 시작해 황무지를 개간한 곳이다. 전쟁 직후 지뢰와 폭발물이 널려 있어 주민들의 희생도 컸다. 이렇게 피땀으로 일궈낸 토지는 이후 정부에서 대부분 국유화했다. 1983년부터 ‘수복지구 내 소유자 미복구 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농지확대 개발촉진법’에 의해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대부분 토지가 정부에 귀속됐다. 목숨 걸고 개간한 농지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부 땅이 되면서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송두리째 잃게 됐다. 농민들은 개간 비용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통한 국유지 불하를 요구하며 30년이 넘도록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문승현 양구군 자치행정과 팀장은 “개간 땅을 잃은 데 대한 설움도 크지만 지뢰 피해자들의 고통 또한 막심하다”면서 “해안면의 한 할머니는 20여년 전 밭에서 일하다가 발목지뢰 피해를 입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별법 개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 땅이 있어도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억울함도 감내해야 한다. 강원 화천지역에서 2~4개의 중복규제지역 면적은 57만 7036.4㎡로 화천군 전체 면적의 63.5%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기 땅에 집이나 창고를 하나 지으려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화천군은 올해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계 등 개발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신고를 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주민들이 허가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끼게 해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강원도 내 접경지역 대부분은 고속도로나 철도는 물론 광역 4차선 도로가 없는 ‘육지 속 섬’으로 남아 있다. 최근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뚫리고, 동서고속화철도 건립이 확정됐지만 한걸음 들어가면 여전히 멀고 험하다. 화천 사내면 용담리와 하남면 계성리를 잇는 13.5㎞ 구간은 허리가 끊긴 채 23년째 확·포장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김동하 화천군 기획감사실 팀장은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사내면 주민 6900여명은 관공서를 방문하기 위해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를 경유해 다시 화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사비 550억원이 없어 겪는 불편이다. 꿈이 고갈되고 사람이 줄어드는 것도 심각하다. 1965년 5만 6000여명에 이르던 화천군 인구는 현재 2만 7000명 선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자녀 교육을 위해 하나둘 떠나 가고 있는 것이다. 재정지출도 지역 인구보다 훨씬 많은 3만 5000여명의 군인을 위해서 도로개설 및 수리, 체육시설 건립까지 지지체의 필요한 예산 중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어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 고성군 등 해안지역의 어려움은 더 크다. 정철규 고성군 초도어촌계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중국 어선 동해안 출몰 등으로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고성지역은 십수년 동안 지역경제가 활기를 잃었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근본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섬으로 된 인천 서해안 접경지역은 남북 관계에 이상이 발생할 때마다 육지보다 더 예민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북과 직접 맞닿아 있는 옹진군과 강화군이 더 그렇다. 남북 간의 해전과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는 사태 직후 관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어업을 제한해 주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이 있었던 백령도는 20여일가량 조업이 금지돼 어민들이 피해를 하소연했다. 서해 5도 주민들은 본격적인 가을철 꽃게잡이를 맞아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박태원(57) 연평도 어촌계장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서해 5도 침투를 목표로 한 가상훈련까지 하는 등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토로했다. 옹진군은 서해 5도(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우도)와 덕적도, 자월도, 영흥도 등 경기만 일대 25개 유인도로 형성돼 있다. 옹진군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읍이 없는 유일한 군이다. 섬이다 보니 어업 활동이 주요한 경제 산업이다. 인구는 지난 8월 현재 2만 1530명이다. 5년 전보다 1400여명 늘었으나 옹진군보다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는 영양군과 울릉군뿐이다. 강화군도 9개의 유인도와 1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행정구역상 인천시에 속해 있지만, 인천과는 직접적인 육로가 없어 공동생활권이 형성돼 있지 않다. 육로 2곳은 모두 경기 김포시와 이어져 있어 경기도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강화군 역시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중첩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뿐 아니라 문화재 규제, 군사시설보호 규제, 산지·농지 규제 등 국가안보와 문화재 보호라는 명목 아래 각종 중첩 규제로 투자 및 개발 제한을 받아 재정자립도가 11.6%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경기도는 연천과 파주 등 2개 지자체가 군사분계선과 접해 있다. 두 지역 주민은 남북 간의 첨예한 대치 속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정전 이후 64년 동안 묵묵히 인내하며 살아 왔다. 대북전단이 살포될 때마다 북한의 포격 도발 위협을 받아 왔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질 때도 외부 동요 없이 애써 일상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두 지역은 분단 후 군부대와 군사시설이 집중되면서, 지역발전이 지체되고 주민들은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 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생활불편, 경제적 불평등을 감내했지만, 정작 이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에 의한 중첩 규제로 성장동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낙후지역에 머물러 있다.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사회기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한미군이 사용해 온 공여지 면적은 전국 전체 면적의 87%에 해당하며 반환 대상 면적은 전국 대상 면적의 96%를 넘는다. 이 때문에 2006년 지금의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변변한 제조업체 한 곳 없었다. 인구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파주는 증가세를 이어 왔지만,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연천군만이 지난 30년 동안 감소했다. 1996년에는 경기남부와 북부의 고령화율이 거의 비슷했지만 경기북부의 지역발전은 정체되고 저출산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유입은 거의 없고 젊은 인구는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인구구조가 고령화됐다. 원진희 경기도 DMZ정책팀장은 “연천군 인구가 1983년 6만 7848명에서 2만여명 감소하는 등 떠나는 지역이 된 것은 정주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함께하는 우리 이웃 DMZ 접경지역

    함께하는 우리 이웃 DMZ 접경지역

    접경지역은 서럽다. 비무장지대(DMZ)를 끼고 있는 10개 시·군은 전국 평균 이하의 낙후지역이다. 낙후는 남북 분단의 산물이다. 6·25 전쟁이 정전된 지 64년이 흘렀다. 전쟁의 상흔을 온몸으로 막으며 고통의 세월을 견뎌왔다.접경지역은 육지의 섬이다. 한반도의 허리는 DMZ로 동강 났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북쪽으로는 DMZ와 민간인통제선에 가로막히고, 남쪽으로는 불편한 교통으로, 동서는 접경지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하나 없어 사실상 오지에 갇혀 사는 꼴이다. 서쪽으로 인천광역시의 옹진군, 강화군에서부터 경기도의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을 거쳐 강원도의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에 이어 동쪽 끝의 고성군에 이르는 동서 245km에 걸쳐 사는 접경지역 주민의 삶은 고달프다. 해가 갈수록 인구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온갖 규제가 중첩적으로 얽어매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자연환경보전구역, 야생동식물보호구역, 백두대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거나 경기, 인천 지역은 여기에 더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적용받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남북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강도 높은 유엔 제재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이 접경지역이고, 이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중앙정부는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나 주민들이 그동안 겪어온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관심과 지원을 더 쏟아야 한다. 서울신문은 낙후된 접경 지역과 고통받는 주민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중앙정부의 과감한 지원책을 견인하기 위해 ‘우리 이웃, 접경지역을 살리자’는 주제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어젠다로 제시한다. 그 일환으로 오는 22~24일 3일간에 걸쳐 서울신문 앞 광장 서울마당에서 ‘접경지역 광화문 문화장터’를 개장하고. 22일 오후에는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접경지역 발전포럼을 개최한다. 오늘 발행된 ‘우리 이웃, 접경지역’ 특집 8페이지 섹션은 다음주의 두 행사에 앞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들어보고 10개 시·군이 당면한 문제를 조망하면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접경지역 발전 방안을 엮어 마련한 것이다. 접경지역 발전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보수통합 노리는 한국당 “박근혜·서청원·최경환 나가라”

    보수통합 노리는 한국당 “박근혜·서청원·최경환 나가라”

    혁신위 “탈당 거부 땐 출당 조치” 홍준표 “朴 1심 전후 집행 논의” 바른정당과 통합 ‘물꼬’ 주목 친박계 강력 반발… 진통 예고 박근혜 측 “지금은 할 말 없다”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3일 ‘인적 쇄신’의 일환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또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계파 전횡’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것을 권고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류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지 않으면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안 발표 직후 “혁신위는 집행기관이 아니다”며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이 예정된 10월 17일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집행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한국당 당헌·당규는 ‘탈당 권유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만 국회의원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혁신위가 당내 최대 뇌관인 ‘친박 청산’ 카드를 꺼내 들면서 바른정당과의 ‘보수대통합’ 논의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혁신위는 “한국당은 탈당한 의원이 복당을 원하는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정당 내 새 지도체제 구성을 놓고 ‘자강파’와 ‘통합파’ 간 갈등하는 상황에서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 덧씌워진 ‘박근혜 프레임’을 벗어던지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앞서 바른정당 ‘통합파’ 측에서는 한국당과의 연대·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친박 청산’을 제시했다. 그러나 탄핵 사태 이후 침묵했던 친박계 인사가 이번 혁신안 발표를 계기로 강력 반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서·최 의원의 출당 여부가 확정되기까지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당내 화합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대여 투쟁을 해야 할 시점인데 갈등을 유발하는 모순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가 열린 당사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출신인 황성욱 혁신위원은 이번 혁신안에 반발해 혁신위원 직에서 사퇴했다. 탈당을 권유받은 당사자인 최 의원 측은 “이미 징계를 받고 복권까지 된 상황에서 또다시 이처럼 요구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 부당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최 의원 측은 “공식 대응할 일은 아니다”고만 했다. 앞서 서·최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대선 때 홍 대표가 징계를 풀어 줬다. 박 전 대통령 측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면서 말을 아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기반시설 좋은 대구 구도심 신규분양 단지로 ‘업그레이드’

    기반시설 좋은 대구 구도심 신규분양 단지로 ‘업그레이드’

    지방 구도심에서 도시재생사업이 가속화되며 인근 분양 물량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구도심은 오랜 시간 도로, 상업시설, 학교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구축돼 왔기 때문에 생활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여기에 새 정부의 공약 사항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주목되며 내실 있는 지역 개발을 이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낙후된 이미지의 기존 구도심에 다양한 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대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주자들은 기존에 공급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한 생활환경이 조성돼 수요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같은 대구 구도심에 해당하는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된 ‘수성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편리한 입지를 갖추며 1순위 청약 접수결과, 593가구 모집에 2만 1,878건이 접수돼 평균 36.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5일 만에 분양이 마감됐다. 이러한 상황 속 이달 대구광역시 북구 구도심의 고성동에서는 대구제3공업공단, 대구검단산업단지, 삼성크리에티브캠퍼스 등 산업단지 직주근접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이 분양될 예정이다. 일성건설이 짓는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은 고성동의 ‘고성광명아파트’를 재건축해 조성되는데, 단지는 바로 앞에 대구 시민야구장, 다목적 실내체육관, 대구 실내빙상장, 테니스장 등 각종 종합 체육시설들이 모인 시민운동장으로 2018년 완공 될 예정이다. 또한, 달성공원, 침산공원 등 근린공원과의 접근성도 좋을 뿐 아니라 단지에도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라 높은 쾌적성도 보장된다. 단지는 교통망과 주변 편의시설도 좋다. 도보 3분거리로 이용 가능한 대구 지하철 3호선 북구청역과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와 인접해 대구는 물론 타 지역으로의 이동성도 탁월하다.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은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시설과도 가까울 뿐 아니라 북구청, 대구시립도서관, 이마트 칠성점, 홈플러스, 대구역 롯데백화점과 달성초∙대구일중∙칠성고 등과도 인접하다.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 숲’은 대구광역시 북구 고성동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29층, 9개 동, 전용면적 59~115㎡, 총 68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모델하우스는 9월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에 오픈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환경 가속… ‘독일 車부심’ 회복 나선다

    친환경 가속… ‘독일 車부심’ 회복 나선다

    39개국 1100여개 업체 참가 벤츠·BMW·폭스바겐 등 전기차·수소차 전면 내세워 ‘디젤 게이트’ 오명 탈피 노려 현대차 4421㎡ 대형 전시장 코나·i30N 등 신차 38대 공개 “SUV·친환경 결합 선구자로”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12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최근 참가업체 수에서 상하이 모터쇼 등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지만, 여전히 자동차 업계에선 주저 없이 세계 최고의 모터쇼로 꼽는 행사다. 중국산을 늘어놓고 숫자상 1위라고 외치는 상하이 모터쇼와는 격이 다르다. 2년에 한 번 홀수 해에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39개국 1100여개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참가했다. ●‘수소차 한·일전’에 도전장 낸 벤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는 작심한 듯 차세대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2년 전 ‘디젤 게이트’ 오명을 쓴 독일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천문학적 투자 계획도 밝혔다. 2030년까지 폭스바겐 그룹은 200억 유로(약 27조원), 벤츠는 100억 유로(약 13조 50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벤츠는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C F-CELL EQ 파워’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한·일전을 벌이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 벤츠라는 다크호스가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소형 콘셉트카인 ‘EQ A’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도어 해치백 형태로 2020년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 BMW ‘i3’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EQ 브랜드를 선보인 벤츠는 소형차부터 중형 세단, SUV까지 예외 없이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날 디터 체체 다임러AG 회장은 “경차 브랜드인 스마트를 3년 후인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브랜드로 완전히 바꿀 계획”이라며 “2020년까지 벤츠에서는 50개 이상의 친환경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BMW는 이날 모터쇼 현장에서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인 ‘i 비전 다이내믹스’를 깜짝 공개했다. 시판 중인 전기차 i3와 i8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1회 충전으로 최고 6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BMW는 또 1회 충전에 최대 280㎞를 달리는 전기차 ‘뉴 i3’와 ‘뉴 i3s’도 공개했다. 기존 i3 시리즈에 비해 출력은 높이고 주행거리는 늘렸다. 최고출력은 170~185마력, 최대토크는 25.5~27.5㎏.m이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유럽 기준으로 290~300㎞다.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도 첫 양산형 전기차인 ‘미니 일렉트릭 콘셉트’를 무대에 올렸다. 양산 시기는 2019년이다.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ID 크로즈’(CROZZ)를 내놓았다. 도심형 SUV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에 달한다. 최고출력은 302마력으로 급속 충전기로 30분이면 80% 충전할 수 있다. 아우디도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달리는 순수 전기차인 콘셉트카 ‘아이콘’(AI-CON)과 SUV 쿠페 ‘일레인’(Elaine)을 공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그룹 내에서 생산하는 300개 내연기관 차종을 모두 전기차 모델로도 내놓을 계획이다.●현대차, 내년 유럽서 코나 전기차 출시 현대자동차그룹은 총 4421㎡ 크기의 대형 전시장에 38대의 신형 차량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모델인 ‘i30N’과 소형 SUV ‘코나’, ‘i30 패스트백’ 등을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기아차는 ‘프로씨드 콘셉트’(프로젝트명 KED-1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또 소형 SUV ‘스토닉’과 ‘쏘렌토’, ‘모닝 X-라인’, ‘스팅어’ 등도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워 친환경차 경쟁에도 뛰어드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 3종 세트(하이브리드·PHEV·EV)를, 기아차는 쏘울 EV, 니로 PHEV, K5 스포츠왜건 PHEV 등 3대씩 주요 친환경차를 전시했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부사장은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SUV 전기차인 코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인 SUV와 친환경 트렌드를 결합한 선구자적 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G4 렉스턴 유럽 출시 한편 쌍용자동차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맞춰 ‘G4 렉스턴’과 ‘티볼리 아머’를 유럽에 출시한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내구성을 검증한다는 의미에서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유라시아대륙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하는 대장정을 치렀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올해 3000대 이상, 내년에는 5000대 이상 유럽 현지에 판매한다는 목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왜 새처럼 깃털 덮인 비행기는 없을까

    [남순건의 과학의 눈] 왜 새처럼 깃털 덮인 비행기는 없을까

    프랑스 파리 국립기술공예박물관에 가보면 1897년 만들어진 ‘아비용3’이란 비행기가 복원돼 천장에 달려 있다. 날개 폭 16m, 무게 400㎏의 박쥐를 닮은 이 비행기는 증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아비용3의 발명가 클레망 아델은 비행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라이트 형제의 최초 비행보다 16년이나 앞선 것으로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라이트 형제가 1903년 만든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는 날개 길이가 12m에 무게가 174㎏이다. 성공 비결은 비행기를 띄우는 힘인 양력에 대한 방정식에 들어가는 여러 계수에 대해 많은 고민과 풍동 실험을 통한 비행기 설계 덕분이다. 단순히 자연을 흉내 낸 아델과 달리 철저한 실험과 이론적 고찰을 통한 물리법칙의 이해가 바로 라이트 형제의 성공 비결이라는 말이다.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비행에 최적화된 새들과 달리 왜 인간이 만든 비행기는 깃털로 덮여 있는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날지 않는 것일까. 사실 새들은 자신의 몸무게와 물어 나르는 먹잇감 정도만 감당할 비행만 하면 된다. 자신보다 무거운 물체를 들고 비행하는 것에 대해서 자연의 진화 과정은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자연의 모습만으로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AI)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은 지난 60년간 발전해 왔다. 인간의 뇌를 흉내 낸 ‘신경망 학습법’을 적용한 ‘퍼셉트론’이란 컴퓨터에 대한 1958년 7월 8일자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 점점 똑똑해지는 기계의 탄생을 반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대는 전문가 시스템이란 기술이 개발됐지만 생각같이 수월하지 않았다. 인간의 상식을 적용하는 데 실패했고,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의 모호성을 전문가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단순히 인간이 하는 학습 방법을 흉내 내 보다 많은 규칙을 훈련시키면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올 수 있다는 원래의 꿈은 무참히 깨진 것이다. 전문가 시스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IBM의 왓슨이 마치 암 진단에서 의사를 뛰어넘은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 시스템 뒤에서 수많은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은 몇 가지 문제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고 있다. 인간의 학습 방법과 논리를 따르지 않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확률적 적용이란 방식을 쓰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경우도 단순히 바둑 규칙에 따라 모든 가능한 수를 예측하는 방식이 아닌 수많은 바둑 기보라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확률적으로 어디에 놓는 것이 유리한가를 오랫동안 학습한 것이다. 이런 새로운 성과는 이제는 인간의 고유 영역인 예술 창작 활동, 나아가 과학에서의 새로운 발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과학의 일부 분야에서는 실험 데이터의 양이 너무 방대해서 기존 방식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물리 법칙이 정립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려고 할 때는 더욱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암흑 물질 발견이다. 아직까지 암흑 물질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지 않아 수많은 물리 데이터 중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려내는 데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과학자를 위한 교육에서는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생각하고 연구하는 훈련을 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빅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터를 통한 인공지능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빠르게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 0과 1로 되어 있는 2진법 논리 회로에 기반을 둔 현재의 딥러닝 방식은 미지의 세계에 있는 불확정성 원리에 적용을 받는 양자 논리를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견하기 어렵지만 이 우주 내에서 작동할 컴퓨터라면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 11나노 공정 개발… 삼성 파운드리 공략 나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강화를 꾀해 온 삼성전자가 11나노급의 신규 첨단 공정(11LPP)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14나노 공정에 비해 동일 소비전력에서 성능은 최대 15% 높아졌고 칩 면적도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게 돼 비용 증가나 큰 설계 변경 없이 고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더 진보된 10나노 LPP가 상용화돼 있는 가운데 11LPP를 개발한 것은 공정 다양화를 통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비메모리 분야의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LPP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시장을 겨냥한다면 11LPP로는 중·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또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한 7나노 공정을 내년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속에 삼성전자는 그동안 약세였던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 2022년까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3배 수준인 25%까지 끌어올려 세계 2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같은듯 다른 개화산 자락 따라… 겸재의 벼슬길 엿보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같은듯 다른 개화산 자락 따라… 겸재의 벼슬길 엿보다

    조선시대 한강은 아름다운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한 하천이었다. 중랑천과 탄천이 합류하며 강폭이 크게 넓어진 금호동과 압구정동 앞은 동호(東湖)라 했다. 여의도에 막혀 흐름이 나뉘었다 다시 합쳐져 호수처럼 광활한 마포 일대는 서호(西湖)다. 단순히 ‘중국 따라하기’에 급급한 과장이 아니었다. 홍제천에 이어 창릉천이 합류한 행주산성 앞의 한강은 행호(幸湖)라 불렀다. 겸재 정선(1676~1759)의 ‘행호관어’(杏湖觀漁)는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과 그 아래 한강에서 고기잡이하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오늘은 서울 강서구에 남은 겸재의 흔적을 찾아간다. 겸재라면 별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우리 고유 화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대가(大家)다. 사대부 집안 출신으로는 드물게 화업(畵業)으로 입신해 만년 종2품 가선대부지중추부사에 제수되기도 했다. 그는 지방관으로도 종6품 경상도 하양과 청하 현감을 거쳐 65세이던 1740년(영조 16)부터 5년 동안 종5품 경기도 양천현령을 지냈다. 양천현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였다.양천현아(縣衙)는 강서구 가양동의 한강변 궁산(宮山) 남쪽에 있었다. 궁산은 67m 높이의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트여 있어 일대 풍광을 감상하기에는 최적이다. 겸재는 양천현감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강 주변의 풍광을 담은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과 연천 임진강변을 묘사한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 그리고 임지(任地)의 명승을 그린 ‘양천팔경’(陽川八景)을 남겼다. 이 시절의 겸재 산수는 예술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인공적 변화가 가해지기 전의 한강 풍경을 알려 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그러니 양천 나들이는 그림 속 한강의 풍경과 오늘날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줄 것이다.겸재를 찾아가는 여행은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정선미술관은 궁산의 남서쪽 초입에 2009년 문을 열었다. 소장품이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전시실을 차근차근 둘러보면 겸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주택가 한편으로 공장지대가 맞붙은 궁산 일대는 제법 복잡해 탐방객이 자동차를 세울 곳이 그리 마땅치 않다. 정선미술관에 주차하면 입장료 1000원은 더더욱 아깝지 않다.정선미술관의 건물 뒤편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궁산근린공원이 나타난다. 궁산에는 삼국시대 양천고성의 흔적도 남아 있다. 소악루(小岳樓)는 완만한 공원길을 천천히 걸어서 10분만 올라가면 보인다. 겸재 당시와는 다른 건물이라지만 한강과 안산, 남산의 모습이 장쾌하다. ‘경교명승첩’의 ‘목멱조돈’(木覓朝暾)은 소악루 주변에서 바라본 풍경일 것이다. ‘목멱조돈’이란 목멱, 즉 남산으로 아침 해가 떠오른다는 뜻이다.궁산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양천향교가 있다. 양천향교는 1980년대 이후 복원 작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 서울시에 남은 유일한 향교로 지역사회 교육 및 복지사업이 활발하다고 한다. 향교 앞 연립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이 양천현아 터다. 골목길 가운데 ‘양천현아지’(陽川縣衙址)라 새긴 비석이 보인다. 겸재가 ‘경교명승첩’에 ‘양천현아’와 ‘종해청조’(宗海廳潮)를 남겨 놓은 것은 다행스럽다. 종해헌은 양천현의 동헌이었다. ‘종해청조’는 ‘종해헌에서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는다’는 뜻이다. 종해헌 건물은 1977년까지도 남아 있었다고 한다. 한강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곳은 궁산에서 한강 상류 쪽으로 1.5㎞쯤 떨어진 허준근린공원에 있는 공암이다. 겸재는 이곳의 풍광을 ‘공암층탑’(孔巖層塔)에 남겨 놓았는데, 한강변의 대표적 승경(勝景)은 이제 올림픽대로에 갇혀 초라하기만 하다. 양천 출신의 의성(醫聖) 구암 허준(1539~1615)을 기리는 공원 주변에는 허준박물관도 있다. 이제 다시 방향을 돌려 궁산과 마곡지구 개발 현장을 지나면 개화산이 보인다. 겸재는 과거의 첫 단계인 사마시(司馬試)도 거치지 않았고 증조부 이래 관직에 나가지 못해 음서(蔭敍)도 막혀 있었다. 그럼에도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장동 김문(壯洞 金門)을 비롯한 노론계 인사들의 적극적인 후원 때문이다. 장동 김문이란 육창(六昌)이라 불리며 문단을 주도했던 김창협·김창집·김창흡·김창업·김창연·김창립 육형제를 비롯해 노론이 모여 살던 장동, 곧 서울 효자동 일대의 안동 김씨들을 말한다. 겸재가 늘그막에 서울에서 가까운 양천에 자리잡은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겸재는 특히 삼연 김창흡의 제자였다. 그런데 삼연 문하에는 사천 이병연(1671~1751)도 있었다. 겸재는 양천으로 부임하기에 앞서 사천과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자’(詩畵換相看)고 약속한다. 이후 사천이 진경시 한 편을 써서 보내면 겸재는 진경산수 한 폭을 그려 보냈다. 겸재는 이듬해 여름까지 광주 분원의 풍경을 그린 우천(牛川)부터 광진(廣津), 송파진(松坡津), 압구정(狎鷗亭), 동작진(銅雀津)을 거쳐 개화사(開花寺)까지 33곳의 한강 일대 풍경을 그렸으니 바로 ‘경교명승첩’이다. 1742년(영조 18)에는 양화진(楊花津), 선유봉(仙遊峰), 이수정(二水亭), 소요정(逍遙亭), 소악루(小岳樓), 귀래정(歸來亭), 낙건정(健亭), 개화사(開花寺)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이른바 ‘양천팔경첩’이다.양천팔경을 이루는 소재의 대부분이 특정인의 별서(別墅)라는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예술과 벼슬길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던 겸재의 정치적 감각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경교명승첩’에도 같은 화제(畵題)가 있는 개화사는 어떤 연유에서 그렸는지 궁금하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개화산 기슭의 개화사는 이제 약사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행호가 내려다보이는 절 마당에는 겸재의 그림에도 있는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화사는 영조의 탕평책을 뒷받침했던 장밀헌 송인명(1689~1746)이 소싯적 공부를 했고, 훗날 중수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던 여산 송씨 집안의 원찰이었다고 한다. 겸재가 양천현령에 제수되던 시기 송인명은 권력의 중심에 있던 좌의정이었다. 송인명은 소론이었지만 노론과 크게 척을 지지 않은 완소(緩少) 계열이었다. 게다가 김창흡의 처조카다. 개화사에서 얽힌 겸재와 송인명의 인연은 ‘행호관어’로 이어진다. 이 그림에는 세 채의 명망가 별서가 보인다. 오른쪽부터 차례로 김광욱의 귀래정, 송인명의 장밀헌, 김동필의 낙건정이다. 귀래정과 낙건정은 양천팔경에도 등장하니 귀에 익을 것이다. 겸재 당시 귀래정은 김광욱의 증손자인 동포 김시민이 주인이었다. 겸재와 동포는 김창흡 문하에서 함께 수학한 사이다. 또 한 사람의 동문인 사천은 동포와 먼 친척뻘이다. 여기에 김동필은 사천의 이종사촌이면서 동포와도 8촌지간이다. 송인명 또한 사천, 동포, 김동필과 8촌 형제였다고 한다. 그러니 개화사는 겸재에게 작지 않은 의미가 있는 절이었다. 결국 ‘양천팔경첩’은 지역의 경승을 그렸다기보다 겸재와 인연이 있는 장소를 모은 화첩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열린세상] ‘33더 1515’ 민립대학 설립의 꿈/전호환 부산대 총장

    [열린세상] ‘33더 1515’ 민립대학 설립의 꿈/전호환 부산대 총장

    학령인구 급감과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으로 적지 않은 지역 대학들이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지만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새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대학 발전과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녹록지만은 않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혜안은 때론 과거의 역사를 통해 구체화되기도 한다. 초창기 지역 대학 설립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 역사적 간절함을 이해함으로써 쉽게 와 닿지 않는 지역 대학 부흥과 혁신적 발전을 위한 지원의 당위성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일제 식민 지배에 저항해 33인의 민족 대표들의 독립선언과 함께 1919년 3·1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놀란 일제는 식민지 통치 방식을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바꾼다. 역사 자료에 따르면 민족주의자들은 독립을 위한 임시정부 수립과 조선인의 실력 양성을 표방하면서 고등교육기관인 민립대학을 설립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일제는 민립대학설립기성회가 배일사상을 고취한다는 이유로 탄압하면서 관립 경성제국대학의 설립을 추진했다. 민립대학설립기성회는 ‘한민족 1000만명이 한 사람 1원씩’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학설립기금을 모금했지만 실제 모금된 금액은 100만원도 되지 않았다. 결국 1945년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경성제국대학 외에는 단 한 개의 민립대학도 설립되지 못했다. 꺼졌던 민립대학설립운동의 불씨는 해방이 되면서 부산시민들이 살렸다. 일제의 탄압은 사라졌지만 대학 설립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이 문제였다. 의식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극도의 궁핍함과 열악한 국가 재정 상황에서 부산시민들은 스스로 대학설립기금 모금을 추진했지만 이 또한 순탄치 않았다. 1945년 11월 당시 경상남도 학무과장 윤인구 박사는 부산 지역 5∼6개의 대학 설립 단체를 통합해 숙원사업인 국립대학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미군정청의 학무국은 대학설립기금으로 2000만원을 국고에 납부할 것을 요구했으나 1000만원으로의 감액을 진정했고, 고성 옥천사와 기업 및 부산시민들의 헌금으로 모인 1032만여원을 확보해 1946년 5월 15일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가 설립됐다. 부산대 초대 총장에 임명된 윤인구 총장은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부산 서대신동 천막 교사를 지금의 장전동 부산캠퍼스로 옮기면서 국민들에게 비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절망적인 암흑 속에서 저들을 살려내려면 하늘을 열어 광명을 저들의 가슴 속에 던져야 할 것이며, 장벽을 헐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대학의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비전과 의지가 돋보인다. 윤 총장은 ‘천년을 내다보고 한반도를 대표하는 수도 서울에는 서울대, 한반도 육지의 끝이자 새로운 영토인 해양대륙의 시작점 부산에는 부산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 도(道)에 한 개의 거점대학을 계획했던 당시 경상남도에 속했던 부산에는 당연히 ‘경남대학’이 설립돼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를 뒤엎는 것이었다. 윤 총장의 창학 정신을 살리는 차원에서 나는 총장 차량번호 하나에도 의미를 담고 싶었다. ‘33더 1515.’ 현재 부산대학교 총장의 승용차 번호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거점 국립대 총장으로서 예우를 받던 ‘부산 1가 1111’이라는 번호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와 민족교육을 살리려 했던 ‘33’인 민족대표의 정신이 ‘더’해져 대한민국 ‘최초’(1)로 ‘5’월 ‘15’일 개교한 부산대학교의 대학 설립 정신과 의미를 담은 것이다. 천년을 바라보라는 윤인구 총장의 혜안과 초심(初心)을 되새겨 대학 발전을 위한 마음을 담았다. 70여년 전 식민의 설움을 딛고 민족 부흥과 국가 재건에 대한 간절함이 민립대학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통한 재도약에 대한 간절함이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부흥으로 맥락이 이어지고 있다. 다가오는 통일 한국 시대 유라시아대륙의 관문도시인 부산은 함께 대한민국 도약의 활시위를 지탱하는 하나의 활고자로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활이라도 한쪽의 활고자만으로는 화살을 날릴 수 없다. 수도권 외 지역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글로벌 대학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한화-KIA(광주) kt-두산(잠실) LG-넥센(고척) SK-NC(마산) 삼성-롯데(사직 이상 오후 6시 30분) ■테니스 제1차 영월국제여자서키트대회(오전 10시 영월 스포츠파크 테니스코트) ■요트 제4차 국가대표 선발전(오전 9시 울진 후포마리나) 제5회 경상남도지사배 전국대회(오전 9시 통영 고성 일원)
  • “때리시면 맞겠다. 학교는 포기 못 한다” 무릎 꿇은 장애인 학부모들

    “때리시면 맞겠다. 학교는 포기 못 한다” 무릎 꿇은 장애인 학부모들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장애 아이들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 강당 바닥에 울면서 무릎을 꿇은 이들에게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무릎을 꿇은 이들은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지난 7월에 예정됐던 첫 번째 토론회는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강서구 주민이 아닌 장애인 학부모 대표는 토론에 나설 자격이 없다”면서 무산시켰다. 이날도 고성과 야유로 토론회장이 가득 채워졌다. 서울시교육청이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처음 행정예고한 것은 2013년이었다.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계획은 일단 철회됐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이 강서구 마곡지구 등에 대체부지를 알아봤지만 부지 면적,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다시 공진초등학교 터에 특수학교를 짓기로 확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6년 8월 다시 행정예고를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했다. 게다가 지역구 의원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공진초등학교 터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서 특수학교 설립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찬성 측 발언자로 나서 설립을 호소했다.“장애가 있든 없든 학교는 가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강서구에 있는 장애인 아이들은 10년 넘게 구로구에 있는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강서구에 있는 교남학교에는 100명밖에 수용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 인구 수가 가장 많은 강서구의 아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습니다.여러분의 자녀들은 가까운 학교에 가는데 저의 아이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에서 2시간 전부터 학교를 가려고 나와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부모이시고 저도 부모입니다.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의 학교를 여기에 지을 수 없다고 하시면…”반대 주민 측의 야유가 쏟아져 발언을 이어가기 힘들어졌다.“여러분들이 욕을 하시면 욕 듣겠습니다. 모욕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장애 아이들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그러나 여전히 쏟아지는 건 야유였다. 반대 측 입장을 대변하러 온 김성태 의원은 중도에 토론회장을 빠져나갔다. 반대 측 주민들은 “우리 지역에 허준 테마 거리가 있고 허준 박물관이 있는데 어느 것이 효율성이 있겠나”라며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강서구에 주민 기피시설이라고 하는 것들은 죄다 모여 있다. 한번도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고 한 적도 없고, 특수학교를 반대한 적도 없다. 다만 못 사는 지역을 위해 조금 더 생각해달라고 한 건데 언론사나 교육청은 저희가 님비라면서 집값 때문에 반대한다, 혐오시설이라고 반대한다고 왜곡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 주민은 “그럼 거꾸로 한번 물어보겠다. (장애인 특수학교를) 당신들 집 앞에다 한번 세워 봐라”며 소리쳤고 반대 측 주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특수학교를 짓지 말고 한방병원을 짓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해당 부지는 학교 용도로 돼 있고, 학교 용지는 그 외 목적으로 쓸 수가 없다. 당연히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지 않는다고 해서 한방병원으로 사용할 수도 없다.토론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고성과 야유만 오가자 장애인 학생 부모 10여명이 오열하며 강당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일부 반대 측 주민들은 “쇼하고 있다”면서 삿대질을 했다. 설립 반대 쪽 주민들도 무릎을 꿇었다.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 토론회는 찬성과 반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밤 10시 10분쯤 끝났다. 서울 시내에 특수학교가 설립된 것은 2002년 종로구에 개교한 경운학교가 마지막이다. 서울시 29개 특수학교는 장애학생의 반도 수용하지 못 하고 있다. 2016년 4월 기준 서울시내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은 1만 2929명이지만 정작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4496명(34.7%)에 그쳤다. 이날 설립 찬성 측의 한 학부모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동병상련의 마음은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본권, 학습권이라는 건 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한방병원이 없어서 저희가 병원을 못 갑니까? 유네스코 멋진 거리 겉으로 봐야만 강서구가 멋진 구가 됩니까? 아닙니다.강서주민이 이런 님비 현상 없애고 이 학교를 수용했다, 이건 길이길이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북 퇴적암 지대에 ‘희귀생물’ 다수 서식

    경북 퇴적암 지대에 ‘희귀생물’ 다수 서식

    경북 퇴적암 지대에 한반도 고유종 등 희귀식물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16년부터 2년간 경북 안동과 의성에 있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 지대에서 식물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728종의 관속식물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백악기 퇴적암지대는 약 1억년 전에 형성된 퇴적암 지대로 경상도에 넓게 분포해 ‘경상누층군’으로 불리기도 하며 경남 고성, 경북 의성, 경남 화순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결과 국내 자생지가 거의 사라져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망개나무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평가기준 적용시 취약종인 대구돌나물, 향나무의 서식지가 새로 확인됐다. 가새잎꼬리풀·실제비쑥·덕우기름나물 등 한반도 고유식물 18종도 발견됐다. 이중 덕우기름나물과 장군대사초는 국내 석회암 지대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종으로 비석회암지대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특이한 식생 구조가 나타났다. 조사 지역 해발고도가 평균 400m로 높지 않음에도 북부지방이나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다북떡쑥·선이질풀·왜미나리아재비 등 다수의 북방계 식물이 발견됐다. 반면 일부 구역에서는 남부 해안 근처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남방계 식물인 해변싸리·층꽃나무가 집단을 이뤄 자라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연구진은 식물 집단 구성 변화가 느린 바위지대와 건조한 토양층이 넓게 분포하는 퇴적암의 지형 및 토양적 특성으로 건조한 환경에 강한 희귀종들이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최후빙하기 이후 한반도 식생 변화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ADD 연구원의 눈물/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ADD 연구원의 눈물/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은 진리다. 콩을 심어 놓고 팥이 나오길 바란다면 바보 아니거나 강도 둘 중의 하나다. 전국시대 제나라 선왕이 “장차 큰 뜻을 이루고 싶다”며 무력에 의한 천하통일 의지를 밝히자 맹자는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이라며 극구 말렸다. 맹자는 “물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나 하천으로 가야 하듯이 천하통일을 하려면 패권이 아닌 왕도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사성어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다)의 유래다. 지난 8월 28일 국방부의 업무보고를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군이) 그 많은 돈을 갖고 뭐했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한 해 수십조원의 엄청난 국방비를 쏟아부었으면서도 여태껏 자주국방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군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사실 자주국방 측면에서 이런 질책은 당연하다. 군은 78조원을 들여 2020년대 초반까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구축 등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내년에도 13조 4825억원을 쏟아붓는다. 그런데도 국산 무기 체계는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타격하는 킬체인 전력만 해도 우리 무기는 고작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정도에 불과하다. 정찰위성 개발에 착수했지만 기한 내 완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KAMD는 더 심각하다. 이지스 구축함이나 탄도탄 조기경보 시스템에 우리 기술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 중거리·장거리 요격미사일 개발 완료 때까지 패트리엇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벙커를 파괴할 고성능 유도폭탄도 우리 기술이 없어 독일의 타우러스를 도입했다.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ADD가 개발 중인 사거리 800㎞의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과녁을 정확히 명중하자 모두 환호성을 올렸다.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 한 명은 눈물을 훔쳤다. 머릿속에는 개발 과정이 주마등처럼 흘렀을 터이다.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폭탄, 수소폭탄, 인공위성)을 결국 손에 넣었다. 1950년대 초부터 과학자들을 극진히 우대하면서 양탄일성을 완성한 중국의 마오쩌둥과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과학자를 업어 주고 격려하며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과제를 마쳤다. 2014년 핵 개발 주역인 전병호 군수담당 비서가 사망했을 때는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아 성대하게 국장을 주관했다. 수소탄 개발에 공을 세운 리홍섭 핵무기연구소장은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양탄일성은 고사하고 변변한 무기 체계조차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우리는 어떤가. ADD 소장이 누구인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과학자가 아닌 군인 출신의 책임자를 또 앉힐 태세다. ADD 연구원의 눈물은 이런 현실이 서글퍼서인지도 모른다. 이제 더이상 콩을 심어 놓고 팥을 내놓으라고 우기거나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stinger@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한화-KIA(광주) kt-두산(잠실) LG-넥센(고척) SK-NC(마산) 삼성-롯데(사직 이상 오후 6시 30분) ■테니스 제1차 영월국제여자서키트대회(오전 10시 영월스포츠파크) ■요트 △제4차 국가대표 선발전(오전 9시 울진군 후포마리나) △제5회 경상남도지사배 전국대회(오전 9시 통영시 고성군 일원)
  • 섬, 가을과 썸타다

    섬, 가을과 썸타다

    사량도에 가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다. 통영 가오치항, 고성 용암포, 사천 삼천포 신항 등이 들머리다. 그중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가오치항이고 용암포에서도 자주 페리가 운항한다. 뱃삯은 편도다. 왕복이라 해서 할인되는 건 없다. 따라서 들고 나는 곳을 달리하는 것이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방법이 된다. 예컨대 입도할 때는 고성, 나올 때는 통영을 이용하는 식이다.고성 용암포를 들머리로 이용할 경우 인근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학동마을이다. 전주 최씨 집성촌으로 아름다운 옛 담장을 두르고 있어 등록문화재(258호)로 지정된 마을이다. 마을의 돌담은 고택 사이를 굽이쳐 돌아간다. 돌담의 재료는 판석(납작돌)이다. 판석을 쌓고 황토를 덧대 담장을 만들었다. 기와가 아닌 판석으로 덮은 돌담은 전국에서 이 마을이 유일하다고 한다. 최씨종택, 최영덕 고가 등 볼만한 고택도 남아 있다. 학동마을 끝자락엔 서비정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우국지사 최우순(1832∼1911)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24년 세운 사당이다. 외모로만 보면 사당보다는 멋들어진 정자에 가깝다. 서비정 정문엔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마을 주민들의 표현처럼 “아주 잘생긴” 소나무다.학동마을에서 상족암군립공원이 멀지 않다. 상족암은 상다리를 닮은 바위라는 뜻이다. 시루떡처럼 쌓인 해식단애의 형상이 꼭 개다리소반을 보는 듯하다. 파도의 침식으로 형성된 바닥면의 평평한 파식대도 인상적이다. 이 일대를 덕명리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411호)라고도 부른다.상족암은 날물 때 찾아야 한다. 상족암 일대와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은 썰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족암에서 맞은편 제전마을로 갈수록 지층이 점차 젊어진다. 마을 앞에도 수많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특히 촛대바위 앞은 수많은 공룡이 ‘발자국의 성찬’을 벌인 곳이다. 소을비포성은 왜구 방비를 위해 고성만에 축조한 옛 수군기지다. 해안에 돌출된 구릉 위에 돌을 쌓아 만들었다. 현재 둘레 200m, 높이 3m의 성벽과 성루 한 곳이 복원돼 있다. 소을비포성까지 가는 해안길이 인상적이다. 남해의 고즈넉한 풍경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간다. 다소 거리는 있지만 무이산 아래 문수암도 가볼 만하다. 절집 뜨락에 서면 멀리 사량도 등 다도해의 빼어난 풍경이 걸개그림처럼 펼쳐진다. 통영 가오치항에 내리면 길이 갈린다. 왼쪽은 통영 시내, 오른쪽은 도산면 쪽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도산면 일대를 돌아보길 권한다. 남해를 따라 해안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인적 드문 해안길을 주행하는 맛이 각별하다. 도산전망대에 서면 사량도 등 남해의 수많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 나가는 길에 북신만해양공원에 들러도 좋겠다. 바다 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대단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인증샷’ 찍기 좋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다.가오치항에서 가까운 통영의 명소는 미륵도다. 전혁림미술관, 김춘수 유품 전시장, 달아공원, 미래사 등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들이 죄다 이 섬에 깃들어 있다. 한려수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도 이 섬에 있다. 먼저 박경리기념관부터 찾는다. 다른 명소들에 견줘 비교적 최근 들어선 곳이다. 이름 그대로 통영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의 대표작인 ‘토지’ 친필 원고, 편지 등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또 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실, 자료실 등도 마련돼 있다. 입장은 무료다. 기념관 뒤편엔 그가 묻힌 묘가 있다. 미래사는 미륵산 아래 편백나무 숲 사이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았다. ‘무소유’의 맑은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이 1954년 출가한 절집으로 더 잘 알려졌다. 고은 시인이 일초라는 법명으로 스님 생활을 했던 곳도 이 절집이다. 미래사의 대표 볼거리는 역시 편백숲이다. 일제강점기 때 가장 먼저 편백나무 시험 식목을 한 곳이라고 한다. 광복 후 사찰에서 매입해 산책로로 조성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만든 수직 세상을 오가며 삼림욕을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평일에도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절집을 찾는다. 미래사에는 일주문이나 불이문, 천왕문 등이 없다. 대신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이 있다. 미래에 찾아올 미륵불이 세 차례에 걸쳐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미래사 옆으로 미륵산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1시간 안쪽에 오를 수 있지만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한다. 미륵도는 가급적 오후에 찾기를 권한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해안 절경을 토해 내는 산양일주도로는 해질녘에 달려야 제맛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가 다도해의 섬들 뒤편으로 사라지고 난 뒤 만들어 내는 붉은 기운은 그야말로 몽환적이다. 글 사진 고성·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통영 가오치항(647-0147)에서 사량호가 하루 6회 왕복 운항(3~11월)한다. 오전 7시~오후 5시 사이의 홀수 시 정각에 출항한다. 사량면 중심지인 금평항과 아랫섬의 덕동항을 거쳐 돌아온다. 금평까지 40분 남짓 소요된다. 주말에 승객이 많을 경우 1시간 간격으로 증편한다. 통영 시외버스터널 등에서 배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운행한다. 고성 용암포(673-0529)에선 하루 8회(주말 12회) 윗섬의 내지마을까지 왕복 운항한다. 주말의 경우 오전 7시 4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매시 40분(마지막 항차는 오후 5시 30분)에 출항한다. 내지마을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사천 삼천포 신항(832-5033)에서도 하루 5회(주말 6회) 내지마을까지 운항한다. 섬 안에 콜 택시와 가이드 투어를 겸하는 관광 종사자들도 있다. 사량도에 닿으면 먼저 배 시간과 사량도 마을버스 운행시간 등을 확인한 뒤 등반 시간을 짜야 한다. 사량면사무소 650-3620. →잘 곳 : 금평과 내지마을 등에 펜션, 민박 등이 몰려 있다. 배가 닿지 않아 조용한 대항마을에도 로시난테 펜션 등 숙박업소가 있다. →맛집 : 섬 특성상 생선회를 파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식당(642-6103)이 밑반찬이 정갈하고 양도 푸짐한 편이다. 면사무소 앞에 있다. 내지마을엔 포장마차촌이 형성돼 있다. 일반 식당보다 늦게까지 운영한다. 값은 별 차이가 없고 다소 저렴한 정도다.
  • [열린세상] UFO는 어디로 갔을까/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UFO는 어디로 갔을까/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몇 년 전만 해도 잡지나 신문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이야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로스웰 공군기지의 우주선 추락 사건을 비롯해 우주인을 만나거나 생체실험에 이용됐다는 체험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모든 사람들이 손에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면서 정작 UFO 이야기는 거의 사라졌다. UFO가 지나갔다면 수많은 사진으로 남고 SNS으로 퍼질 텐데, 정작 제대로 된 UFO나 우주인의 발견 사례는 거의 없다. 도대체 그 많던 UFO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돌이켜 보면 UFO는 2차 대전 직후로 냉전과 핵폭탄의 공포가 엄습하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정치적으로는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핵폭탄으로 세계가 멸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었다. 여기에 미?소 간의 극단적인 우주 경쟁이 더해지며 UFO 현상을 부추겼다. 1959년에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로 날아가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여기에 맞서서 엄청난 인력과 자본을 투자한 미국도 그로부터 10년 뒤인 1969년에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켰다. 세계 인류의 대부분이 가난과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 양국은 자존심을 걸고 우주에 천문학적 자본을 투자하며 무한경쟁을 했다. UFO 현상은 이러한 돈을 우주 공간에 퍼붓는 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했다. UFO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냉전이 끝나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정보가 대폭 개방됐기 때문이다. 약간의 클릭으로 비행기나 인공위성의 궤도가 제공되는 등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대한 지식이 무제한 제공되면서 비밀스러운 UFO가 설 땅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UFO 현상과 같이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고대의 신비스러운 문명에 대한 음모론이다. 즉 고대 문명은 외계 어디에선가 날아온 우주인이 창조했다는 식이다. 그런 주장의 대부분은 극히 일부의 증거를 확대해 해석하고 오해해서 나온 것이다. 예컨대 대서양에 가라앉았다고 하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이야기는 플라톤이 이집트의 신관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들어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한 것에 불과하다. 탐사 기술이 발달한 요즘에도 여전히 아틀란티스의 증거는 거의 없다. 또한 마야문명의 팔렌케 유적에서 발견된 석판의 인물상도 우주인의 증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습은 저승으로 나아가는 관 속의 사람을 묘사한 것일 뿐 우주선과는 관계가 없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고고학적 유물이 발견되며 문명에 대한 우리의 상식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토기는 신석기시대에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일본과 연해주 지역에서 1만년 전 토기들이 나오더니, 최근 중국 양쯔강 남쪽 센런둥 유적에서 2만년 전의 토기가 미국과 공동 연구로 밝혀졌다. 이제 한국을 중심으로 극동아시아 일대에서는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토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또한 터키에서 발견된 괴베클리 유적에서 발견된 거대하고 찬란한 신전도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약 1만 2000년 전에 만들어졌음이 이미 학계에서 널리 공인됐다. 바야흐로 우리가 생각하는 고대 문명에 대한 통설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 전환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으며, 수십 년간의 꾸준한 연구와 교차 검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구석기시대의 토기는 이미 1960년대 이후 50여년간의 국제적인 논쟁과 연구가 이어졌고, 괴베클리 유적의 발견을 위해서는 지난 30년간의 연구가 필요했다. 이런 신중함이 없이 1~2개의 증거를 들어 전혀 새로운 고대사를 주장하고 기존 학계를 불신한다면 마치 1알만 먹으면 불치병을 고친다는 사이비 약 광고와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UFO와 고대 문명은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우리에겐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인식은 단순한 호기심 거리를 넘어서 역사 인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 진실을 얻는 과정은 최대한 그 상상력을 억제해야 한다.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는 UFO 현상과 달리 고대 문명은 바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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