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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회 서울광고대상] “광고는 소통의 채널… 사회발전 기여”

    [제18회 서울광고대상] “광고는 소통의 채널… 사회발전 기여”

    광고는 기업이나 단체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인 동시에 소통의 채널이다. 또한 광고는 공론의 장인 언론의 존립과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재정적 토대로서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마케팅 도구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제도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서울광고대상의 수상작들을 보면 이러한 광고의 역할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잘 알 수 있다.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SK텔레콤의 ‘가능성의 릴레이’ 비전 시리즈는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기업의 역할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기업광고에서 한단계 진화된 콘셉트와 시각적 주목도, 잘 정리된 카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최우수상의 ‘현대자동차 PYL 론칭’ 광고는 세개 차종을 하나의 브랜드로 광고한 새로운 시도로서 도전적인 브랜드 전략의 아이디어가 높게 평가되었다. 광고란 항상 새로운 시도, 과거에 없었던 방법을 통해 발전되어 왔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광고였다. 우수상의 ‘현대모비스 노벨프로젝트’는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시의성 있고 국가 사회적 의미가 큰 메시지를 기업이 제시함으로써 이 시대 기업광고의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캠페인은 올해 한국광고의 큰 수확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역시 우수상의 현대산업개발 광고는 세련되고 간결한 아트웍과 잘 정리된 카피로 ‘혁신’과 ‘연결’이라는 기업이념과 모던한 기업 이미지를 잘 전달하고 있고, 한화생명의 ‘콕콕라이프’ 광고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효과적인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마케팅상의 KB금융그룹 ‘스마트금융’편은 스마트 시대의 스마트금융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가 컸고, 기업PR상의 IBK기업은행 광고는 진솔하고 솔직한 메시지와 송해 모델효과가 잘 조화된 작품이었다. SK주식회사의 사회적 기업광고는 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실제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SK의 기업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한편 업종별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기아자동차, 롯데카드, KB국민은행 등 상품의 판매소구점이 잘 강조된 작품을 비롯해서 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 등 기업의지가 일관성있게 전달되고 있는 광고, 명품브랜드답게 고급성이 돋보이는 설화수 광고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친근한 일러스트로 이미지 차별화를 시도한 대우건설과 공공기관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돋보인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및 에너지관리공단의 광고 역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광고인상은 한국의 기업PR분야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LG그룹 정상국 부사장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수상자는 20여년 이상 홍보책임자로 근무하면서 한국 기업홍보 분야 발전에 기여해왔고, 현재 한국PR협회 회장으로 기업홍보와 광고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광고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인 동시에 사회를 이끌어가고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이러한 광고의 역할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며 광고주, 광고회사, 제작사 등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조병량 심사위원장
  • [사설] 文·安 후보등록 전 단일화 약속 지켜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계기로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까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맡기겠다고까지 한 만큼 단일화 논의의 걸림돌은 대부분 사라진 듯하다. 문·안 후보 회동을 계기로 조만간 단일화 방식과 일정도 나올 전망이다. 18대 대선에 짙게 드리운 안개를 걷어 내기 위해 문·안 후보는 이제 촌각을 다퉈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약속한 26일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 논의를 끝내야 한다. 여론조사 외에 TV 패널 투표 등 추가 방안을 곁들일지 말지, 또 여론조사의 설문 문항은 어떻게 만들지 등을 놓고 앞으로 양측 실무 협상팀이 충돌할 소지는 적지 않다. 후보 적합도는 문 후보가, 후보 지지도는 안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이런저런 여론조사들이 이어지고 있는 판국이니 설문 문항으로 승자가 결정될 수도 있고, 이 때문에 실무 협상팀이 설문 문항에 사활을 걸고 싸울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단일화 논의가 결국에는 후보 등록일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빚어진다면, 이는 이유를 불문하고 두 후보의 공멸을 의미하는 일일뿐더러 18대 대선을 통째로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국민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임을 두 후보는 명심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통해 새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대의를 내세우고는 뒤로는 소탐에 급급해 설문의 자구(字句) 하나를 놓고 드잡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금껏 두 후보를 지지해 온 유권자들조차 고개를 돌리고 말 것이다. 오늘로 30일 남겨 놓은 18대 대선은 역대 선거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3무(無) 선거로 흘러왔다. 여야 대진표도 없고, 현대 민주 선거의 핵심 기제인 TV 토론이 실종됐고, 후보 검증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제법 먹고산다는 민주국가 중 국가 지도자를 이런 식으로 선출하는 나라가 있는지 자괴감을 갖게 한다. 이런 식의 초읽기 대선은 18대를 끝으로 종식돼야 한다고 본다. 다음 대선에서도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선거일까지 충분한 시간을 앞두고 이뤄질 수 있도록 선거법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정치쇄신안에 담은 ‘선거일 4개월 전 대선 후보 등록’과 같은 방안을 비롯해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서울광고대상 심사

    서울광고대상 심사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제18회 서울광고대상’ 수상작이 8일 발표된다. 심사위원들이 6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사 11층 회의실에서 후보 작품들을 평가하고 있다. 서울광고대상은 광고의 독창성과 참신성, 광고산업 발전 기여도가 우수한 작품에 수여된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 오늘부터 구스다운재킷 대전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 오늘부터 구스다운재킷 대전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www. theredface.com)가 1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겨울철 대표 아이템 구스다운재킷 대전을 진행한다. 예년보다 추운 겨울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데다 세탁이 용이해 다운재킷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즌 레드페이스의 다운재킷에는 덕다운(오리털)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거위솜털(90%)과 거위깃털(10%)이 사용됐다. 다운재킷의 기능을 평가하는 필파워(PF·복원력)도 작년보다 높아지는 등 품질은 향상됐지만 가격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좋은 경량다운(다운충전량 150g 내외)에서부터 겨울철 고산지대의 칼바람과 눈보라도 완벽하게 막아줄 헤비다운(다운충전량 300g 내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나왔다. 가격은 8만 9000~40만원대.
  • 제18회 서울광고대상 공모

    서울신문은 광고계의 한 해 성과를 진단하고 광고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제정한 ‘서울광고대상’을 진행합니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서는 응모 작품을 대상으로 광고의 독창성과 참신성, 광고산업 발전 기여도 등을 평가해 대상·본상·업종별 우수상을 선정합니다. 광고인의 축제가 될 이번 행사에 광고주와 광고인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출품기한 11월 1일까지 ●출품자격 2012년 서울신문에 게재된 광고로, 출품요령 및 시상내용은 홈페이지(www.seoul.co.kr) 참조. ●발표 11월 8일 ●문의 서울광고대상 담당자 (02)2000-9391~2/ad@seoul.co.kr
  • 지하철 女승객 먹었던 ‘캔커피’ 황당 폭발 16명 부상

    전동차에 타고있던 한 여성이 가지고 있던 음료 캔이 폭발해 승객 16명이 부상당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20일 오전 0시 15분 경 일본 도쿄 분쿄구 지하철 마루노우치선 혼고산초메역에 정차중인 전동차 내에서 한 20대 여성이 소지중이던 커피 캔이 갑자기 폭발했다. 이 사고로 남녀 승객 16명이 손이나 얼굴 등에 화상을 입었으며 이중 9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당시 전동차에는 막차 직전 약 150명의 승객들이 몰려 만원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사고를 일으킨 여성은 지역 내 음식점에서 일하는 20대 아르바이트 여성으로 근무를 마치고 귀가중이었다. 여성은 “다 마신 커피 캔에 직장 점장으로 부터 받은 강력한 세제를 담아왔는데 이것이 폭발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조사에 나선 경시청은 “캔 뚜껑은 닫힌 상태였으며 알카리성 세제와 알루미늄이 반응하며 수소를 발생시키며 폭발한 것 같다.” 면서 “자세한 사건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30여년 만에 빗장 푼 제주 차귀도

    30여년 만에 빗장 푼 제주 차귀도

    차귀도를 아십니까. 제주시 한경면 자구내 포구에서 2㎞쯤 떨어진 섬입니다. ‘일출은 성산, 일몰은 차귀’란 말이 전할 만큼 제주의 해넘이 명소로 통하지요. 제주 해안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지만 섬엔 30여년간 사람의 온기가 없었습니다. 1970년대 주민 소개령이 내려진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최근 공휴일 100명에 한해 입도가 허용되면서 차귀도에 점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있습니다. 차귀도는 제주 본섬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풍경을 감춰두고 있습니다. 제주올레 12코스에 속한 이 구간에서 ‘제주 올레 걷기 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일정을 그에 맞춘다면 보고 즐길 것 많은 제주 나들이가 될 듯합니다. “서제주의 보석들을 주우며 가는 길”이라고 했다. 제주올레길 12코스에 대한 고광훈 고산 1리 이장의 단상이다. 그는 무릉리 무릉생태학교에서 절부암 전설이 깃든 용수포구까지 가는 동안 수월봉 등 보석 같은 풍경들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보석이 차귀도다. ●“서(西)제주의 보석들을 주으며 가는 길” 차귀도는 면적 0.16㎢로 제주에 딸린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크다. 큰섬, 혹은 죽도라고 불리는 차귀도와 매바위(지실이섬), 쌍둥이 바위(썩은 섬) 등 부속섬들이 모여 차귀도를 이룬다. 제주의 서쪽,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서 약 2㎞쯤 떨어졌다. 섬은 척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 섬의 테두리는 죄다 바다를 향해 솟았고, 중심부는 평지와 얕은 언덕들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섬 주변의 해안절벽들이 인상적이다. 수차례 일어난 화산 폭발의 흔적들이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였다. 인터넷 검색창에 차귀도를 치면 수많은 자료들이 검색된다. 거개가 일몰, 혹은 낚시 명소로서의 차귀도에 관한 내용들 일색이다. 하지만 이 모두가 밖에서 본 차귀도 이야기들일 뿐, 섬의 내면에 대한 언급은 없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1970년대 주민 소개령이 내려진 이후 30여년 동안 섬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제한된 일부의 사람들이 섬을 방문한 이후, 비로소 세상에 제 몸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엄밀히 보자면 차귀도는 제주올레길 구간이 아니다. 대신 ‘차귀도 트레일’이 조성돼 있다. 섬이 작은 만큼 트레일 길이도 1.5㎞로 짧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섬이 작다고 담긴 풍경마저 작으랴. 북유럽의 척박한 섬을 연상케하는 이국적인 풍모와 다양한 식생들, 그리고 화산이 남긴 풍경만큼은 여간 옹골차지 않다. 특히 미기록종 동식물이 꾸준히 발견되는 등 학술적 가치도 높다. 2000년에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422호)로 지정된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볼레기 언덕에 서면 바람이 보인다 자구내 포구에서 ‘도댓불’(어류의 기름을 태워 불을 밝힌 제주 전통 등대)의 배웅을 받으며 5분여 달리면 차귀도다. 섬에 들면 오른쪽에 커다란 해식동굴이 보인다. 고춘자(60) 문화해설사는 “물질을 마친 해녀들이 신나게 놀았던 곳”이라고 전했다. 20여m 쯤 오르막을 오르면 차귀도는 그제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볼레기 언덕과 등대가 아련하고, 가까이는 사초 등 키 낮은 잡초들이 바람에 일렁이며 아우성을 처댄다. 언덕 오른쪽엔 누군가 살았음직한 건물이 벽만 남긴 채 스러져 가고 있다. 트레킹은 왼쪽 언덕을 오르며 시작된다. 자구내 포구와 멀리 보이는 한라산이 이곳이 제주에 속한 섬이란 걸 새삼 일깨우고 있다. 언덕 꼭대기에 서면 바다 위로 크고 작은 무인도들이 가득하다. 장군바위와 매바위(독수리 바위), 쌍둥이 바위 등 차귀도를 이루는 작은 섬들은 죄다 이곳에 모여 있다. 조막만한 차귀도지만 전해 오는 얘기들은 예닐곱을 넘는다. 우선 길 들머리의 장군바위다. 주민들은 흔히 ‘500장군 바위’라고 부른다.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 할망이 500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 중 ‘막내’가 차귀도 장군바위란다. 나머지 499명은 한라산에 있다는 것. 안내판은 “장군바위는 ‘송이’(Scoria)를 분출한 화산 활동 때 화도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굳어져 암석이 된 것”이라고 적고 있다. 언덕 아래는 붉은 황토 빛깔의 송이 지대다. 일종의 돌숯으로, 화산 폭발 때 고열에 탄 화산석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부끌레기’라고 부르는 제주의 독특한 광물질이다. 제주 외부로의 방출은 금지돼 있지만, 화장품 등의 원료로 알려져 있어 언제까지 온전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화산이 만든 해안 풍경을 지나면 볼레기 등대다. 섬 주민들이 ‘볼렉볼렉’(헐떡헐떡) 가쁜 숨을 내쉬며 돌과 흙을 날라 만들었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등대가 서 있는 볼레기 언덕 또한 뜻은 같다. 볼레기 언덕 아래는 대마 난류와 구로시오 난류의 분기점이다. 늘 물살이 거세지만, 그 덕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볼레기 언덕에 서면 바람이 보인다.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사초와 억새들이 일렁인다. 차귀도는 바람 많은 제주에서도 드센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춘자 해설사에 따르면 평균 초속이 제주 여느 지역에 견줘 두 배가 넘는 9.6㎧에 이른다고 한다. 사초와 억새가 점령한 섬 한 편에서 제주조릿대 군락지가 눈에 띈다. 조릿대를 캐러 차귀도에 오다가 조난 당한 용수포구의 어부와 그를 기다리다 숨진 아내가 등장하는 절부암 전설의 연원이 된 곳이다. ●제주가 가장 아름다울 때 열리는 올레걷기축제 ‘2012 한국 방문의 해 기념 특별이벤트’에 선정된 ‘2012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오는 31일~11월 3일 제주올레 10~13코스 구간에서 열린다. 코스 길이는 평균 16㎞다. 참가자들은 매일 1개 코스씩 5~6시간 정도 걸으며 15개 마을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을 즐기고 각종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소리울 오카리나 연주, 곶자왈 챔버오케스트라 등 음악공연도 준비됐다. 억새풀 넘실대는 바닷가 언덕에서 듣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앙상블은 정말 감동적이다. 창작 뮤지컬 ‘힐링 제주’, 올레꾼 전통혼례, 도자기 아울렛 등 50여개의 다채로운 체험과 볼거리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안전대책도 마련됐다. ‘나홀로’ 여성 탐방객은 공항 등에서 ‘SOS 단말기’ 대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위급상황 발생시 버튼만 누르면 치안센터 등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경찰 등 약 600명으로 구성된 올레길 순찰대와 약 150명의 민간인이 참여하는 올레길 지킴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개막행사는 31일 오전 9시 10코스 출발점인 화순 금모래 해변에서, 폐막식은 11월 3일 오후 6시 저지리 녹색체험마을에서 각각 열린다. 폐막식엔 1980년대 최고의 록 밴드로 꼽히는 ‘들국화’가 출연한다. 홈페이지(www.ollewalking.co.kr) 참조.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차귀도는 주말과 공휴일 등에 한해 100명씩만 들어갈 수 있다. 배낭과 스틱 등은 지참할 수 없다. 11월말까지만 운영되다 새해 3월부터 다시 입도가 허용될 예정이다. 배삯은 왕복 1만원이다. 차귀도 뉴파워보트 738-5355. 고광훈 이장 773-1943. -하얏트 리젠시 제주(www.jeju.regency.hyatt.kr)는 제주 올레 걷기 축제 기간 동안 호텔 투숙객 중 올레 패스포트 소지자에게 ‘올레 안전 키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간단한 구급약과 휘슬, 양말, 생수, 올레 코스 지도 등이 들어 있다. 또 모든 올레패스포트 소지자에게는 호텔 정문 앞에 마련된 올레 카페에서 무료로 아메리카노 1잔을 제공하며, 호텔 레스토랑의 메뉴 이용시 10% 할인된다. -제주관광공사가 중문단지 컨벤션센터에서 운영하는 내국인 면세점도 올레 축제 기간 중 축제장에 비치된 할인 쿠폰을 가져온 고객에 한해 10% 추가 할인혜택을 준다.
  • 백제고산대제 20일 고산사에서

    최병식(도서출판 주류성 대표) 운주문화연구원장은 제19회 백제고산대제를 20일 오전 10시 세종시 전동면 운주산 고산사에서 갖는다. 고산대제는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과 부흥군을 추모하는 행사로, 운주산은 백제 부흥군이 마지막으로 항전한 주류성의 옛터로 알려져 있다.
  • KAI 인수전 ‘스타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의 본 게임이 시작된다. 정책금융공사는 현대자동차와 삼성테크윈, 두산 등과 함께 주주협의회를 열어 KAI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모두를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모두 인수 의지와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본입찰 적격자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다음 주부터 4주에 걸쳐 두 업체를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다음 달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거쳐 KAI 지분 41.75%에 대한 매각절차를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은 본입찰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40년간 쌓은 항공산업 노하우와 함께 항공기 부품 제작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 대우 등 굴지의 기업들이 항공산업에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봤다.”면서 “단순히 자금력만으로 넘을 수 없는 노하우가 우리에겐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풍부한 자금이 가장 큰 무기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1조 32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대한항공은 268억원에 그쳤다. 항공산업이 3분기 실적으로 먹고산다고 하지만 차이가 너무 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면서 “조선·기계 산업에서 쌓은 노하우는 물론 향후 투자 여력도 앞선다고 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자금력에 있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항공이 KAI 인수를 위해 10년을 공들인 만큼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AI 인수가는 현재 주식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1조 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탄이 충분한 현대중공업이 KAI 인수를 위해 얼마를 투자할지 미지수”라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인수 의지가 입찰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KAI는 전투훈련용 항공기 T50을 생산한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사로, 지난해 매출 1조 2861억원에 영업이익이 1056억원에 이르는 알짜기업이다. 올해는 매출 1조 7000여억원에 1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20m 나무에 맨몸으로 올라 잣 따는 사람들

    20m 나무에 맨몸으로 올라 잣 따는 사람들

    3~4일 오후 10시 50분 EBS ‘극한직업’은 ‘잣 따는 사람들’을 방영한다. 잣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인 나무다. 우리 산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옛 기록에 고려 때 왕이 잣나무에서 나오는 열매로 치료제를 만들어 썼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불로장생의 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거 수확이 쉽지 않다. 잣나무는 수령 20년이 지나야 나무 꼭대기에서 잣송이를 맺는데, 잣송이가 달리는 높이가 무려 20m다. 이걸 따내려면 사람이 직접 나무에 올라가야 한다. 매번 나무를 갈아탈 수 없으니 6m에 이르는 긴 막대기로 주변 잣나무의 잣송이까지 모두 따야 한다. 잣은 맛있지만, 그걸 따는 데는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장비 없이 맨몸으로 잣나무에 오르는 사람들, 그들을 따라가 봤다. 제작진은 강원도 평창을 찾았다. 전국 잣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지역이라서다. 해마다 처서가 되면 평창 사람들은 한 달간 잣 수확에 몰두한다. 올해도 잣을 따기 위한 전문 인력들이 속속 모여 든다. 잣나무는 고산지대, 한랭한 기후, 깊은 산자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곳에서 잘 자랄 뿐 아니라 그런 곳에서 얻은 잣이 가장 품질이 좋다. 그렇다 보니 일단 적당한 잣나무를 찾아 떠나는 산행 자체가 힘들다. 그리고 나무를 찾았다 해도 미끄럼을 방지해 주는 아이젠 하나만 신고 높은 잣나무에 올라야 한다. 해마다 잣 수확하다 추락 사고가 나는 까닭이다. 아무리 최첨단 기계가 발달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잣만큼은 사람이 직접 올라가 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무거운 장대를 들고 잣나무 위로 오른다. 더 위험한 것은 비까지 내린 경우. 오를 때야 별반 차이가 없는데 잣나무에서 내려올 때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령 30년을 넘긴 큰 잣나무가 뿌리째 뽑혀 쓰러진 모습을 봐야 하는 사람들은 착잡하다. 수확이 아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갖가지 위험 속에서 열심히 잣송이를 채취해 봐도 지난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도-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Ladakh)

    인도-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Ladakh)

    마지막 샹그릴라 라다크 Ladakh 신이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절경을 한곳에 모두 모아놓고 자신의 정원으로 삼으려고 했던 게 아닐까. 추위와 폭설, 분쟁 등의 이유로 긴 세월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고 지금도 일 년에 고작 3개월 정도만 여행자들의 자유로운 방황이 허락되는 곳.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샹그릴라’라는 수식어를 겸허히 인정하게 되는 그곳,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김수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인도정부관광청 www.incredibleindia.co.kr 1 카르길-스리나가르 이동 구간에는 유목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드넓은 자연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그들은 소박하지만 실로 위대하다 2 레-카르길 이동 구간에는 웅장한 사막, 협곡, 바위산의 절경이 이어진다 3 꼬마아이부터 10대, 80대까지, 라다크 여행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승려들을 만나게 된다 4 바람에 휘날리는 ‘타르촉’이 무미건조한 라다크 지역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 준다 5 라마유르 곰파 축제를 찾은 라다키 할머니들. 잠시 졸기도 하지만 정성을 다해 불교 의식을 참관하고 있다 인도지만 인도가 아닌, 라다크 뉴델리공항에 도착해 새벽녘 몇 시간을 뜬 눈으로 보낸 후, 인도 국내선을 타고 라다크로 향하는 길. 비행기 안에서 눈을 붙이고 피곤함을 달랠 계획이었다. 하지만 라다크의 레Leh 공항까지 창밖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풍경에 잠 따위는 잊어버린 지 오래. 만년설로 뒤덮인 황홀한 산맥들이 손에 닿을 듯 발바닥을 간질이는가 하면, 벌거벗은 모래산, 바위산이 자신만만하게 요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게다가 도무지 생명체라고는 존재할 수 없을 듯한 메마른 땅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미지의 초록세상. 이제껏 그 어느 비행기 안에서 봤던 영화보다 한층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거짓말 같은 풍광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즈음, 산 위를 배회하던 비행기는 3,500m 높이의 공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진부하지만 가장 적합한 표현인 듯하다)과 코를 감치고 드는 알싸한 바람이 반갑게 맞이한다. 인도어를 모르는 가이드 라다크가 속해 있는 잠무카슈미르 주는 중국, 티베트,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라는 이유로 오랜 세월 여행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1974년경에야 외부에 개방됐다. 그나마도 1년 중 라다크 여행이 가능한 시기는 6월부터 9월까지 정도. 혹독한 추위와 폭설로 인한 도로 통제 때문에 일반인들이 라다크를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길어야 고작 3~4달 정도가 전부다. 라다크는 인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잠무카슈미르 주에 속하나, 단지 행정구역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라다크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인도와는 내적, 외적으로 참 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라다크는 아주 오래 전에는 티베트의 일부였으며 10세기경에는 9백년 정도 독립된 왕국을 유지했다. 그러다 19세기 무렵 힌두 도그라스의 침입을 받으면서 인도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라다크는 인도 라다크라기보다 그냥 라다크다. 역사적이니 행정적이니 하는 복잡한 내용보다는 직접적으로 라다크의 상황을 깨닫게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게 낫겠다. 우리 팀을 안내하는 가이드는 라다키(라다크 사람)였다.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신나는 인도 노래가 나온다. 노래가 하도 흥겨워서 “이거 무슨 내용이에요” 하고 물으니 “인도 가수가 인도어로 노래하는 거라 저도 모르겠어요” 한다. 공식적으로 인도에는 14개의 공용어가 있고 영어가 상용어이며 수백 개에 달하는 지역 언어가 있다. 인도어는 그렇다 하더라도 같은 주에 속해 있는 카슈미르 지역에 갔을 때도 라다크 사람인 가이드가 그들과 언어가 전혀 달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가이드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 오히려 이방인인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인도 사람들끼리 언어가 통하지 않아 한국인이 그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언어뿐이 아니다. 종교적으로 보더라도 인도는 힌두교도가 80%가 넘고 이슬람교도가 13% 정도에 달하며 불교도는 1% 정도다. 최근에는 불교도가 기독교도보다도 숫자가 적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라다크에서는 다르다. 카르길Kargil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라다키들이 티베트 불교도이며, 곳곳에 ‘곰파’라고 불리는 불교사원이 가득하다. 1 연륜이 느껴지는 노승의 손. 척박한 땅에서 삶을 이어가는 라다키들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일까 2 고지대에 위치한 곰파들은 하늘과 맞닿아 더욱 신성하게 느껴진다 3 곰파를 방문하면 마니차(겉에는 만트라가, 안에는 경문이 들어 있는 통으로,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를 돌리는 경험은 필수. 꼭 곰파만이 아니라 라다크 곳곳에서 마니차를 만나게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라다크의 ‘조용한 곳’ 곰파에 가다 라다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곰파를 둘러보는 것. 해발 약 3,500m 높이에 위치한 레는 라다크의 수도로 예전에는 히말라야 설산을 지나는 대상들이 머물렀던 실크로드 요충지이자 인도에서 불교가 전파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한 신라시대 혜초 스님과 <대당서역기>를 남긴 중국 당나라 현장 스님 역시 인도로 가던 길에 이 지역에 들렀다고 한다. 그런 역사를 반증하듯 라다크에는 오래되고 유명한 곰파가 많다. 그래서 라다크에서 곰파 탐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여행 코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이 지역의 역사와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스폿들이기 때문이다. 곰파는 티베트어로 ‘조용한 곳’을 뜻하는데, 그에 걸맞게 다소 외떨어진 산 위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라다크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헤미스 곰파Hemis Gompa에 이르는 길 역시 만만치 않다. 헤미스 곰파는 큰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멀리서는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거의 입구까지 가야지만 건물이 보이는데, 이는 사원으로의 접근이 어려울수록 참된 경지에 이른다는 종교적인 믿음 때문이다. 헤미스 곰파는 1630년 남걀 왕조 때 건립됐으며 매년 6월 열리는 ‘헤미스 축제’가 유명하다. 특히 12년에 한 번씩 원숭이 해마다 특별한 ‘탕카(티베트 탱화)’가 공개되는데, 이때는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레에서 남쪽으로 17km 떨어진 틱세 곰파Tiksey Gompa는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엽서 같은 풍경이 멀리서 봐도 눈에 띈다. 라다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곰파로 손꼽히는데, 느낌은 사뭇 다르지만 그리스 산토리니 같은 분위기도 얼핏 풍긴다. 언덕에 펼쳐진 곰파 자체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이곳에서 내다보는 전망 또한 기가 막히다. 잠시 아무 곳에나 걸터앉아 히말라야 산맥의 운치를 즐겨 봐도 좋다. 라다크에서 가장 큰 20m 높이의 미륵불이 모셔진 전각도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곰파 중에 드물게 평지에 위치한 알치 곰파Alchi Gompa도 인상적이다. 라다크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곰파 중 하나로 카슈미르 양식이 티베트 양식과 결합된 유일한 사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독특한 건축 양식은 물론, 내부의 프레스코화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각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내부는 어둡지만 그 속에서 빛을 발하는 벽화와 불상들은 입장객들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특히 독특한 3층 건물로 이뤄진 숨첵Sumtsek 전은 꼭 들러 보자. 관세음보살상과 1,000여 개에 달하는 소형 좌불상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스리나가르 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한 라마유루 곰파Lamayuru Gompa를 찾았을 때는 운이 좋게도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라마유루 승려들이 모두 모여 가면춤을 추는 축제로 어떻게 알고들 모였는지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부터, 동네 꼬맹이들과 할머니들까지,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경건하고도 흥겨운 축제 한판이 벌어진다. 승무복의 화려한 빛깔은 색이 바랬어도 공들인 손짓 몸짓 하나하나는 눈부시기 그지없다. 하늘과 가까워 더욱 따갑게 느껴지는 태양 아래서, 그들의 정성 어린 춤사위를 바라보면서 라다키들에게 종교와 곰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금씩 이해할 것 같았다. 카르길에서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에 만나는 그림은 또 다르다. 이제껏 라다크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푸르른 초원이 등장하며 곳곳에는 꽃까지 피어 있고 멀리로는 만년설의 모자를 쓴 산들이 덤덤하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라다크로 가는 3개의 관문 곰파 여행과 함께 라다크 여행의 핵심은 레-스리나가르Srinagar 이동 구간이다. 라다크 여행은 주로 스리나가르나 레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육로가 아닌 항공으로 라다크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스리나가르 공항이나 레 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는 라다크가 속해 있는 잠무카슈미르 주의 주도이며, 레는 라다크의 수도이다. 잠무카슈미르 주는 라다크 지역, 잠무 지역, 카슈미르 지역으로 이뤄지는데, 3개 지역 모두 문화와 언어, 생활방식이 다르다. 레와 스리나가르만 방문하더라도 그 차이는 확연하다. 고산지대에 형성된 레는 라다크 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돌로 지어진 9층짜리 레 왕궁을 중심으로 형성된 소박한 시내에는 작은 상점들과 시장이 들어서 있다. 시장에는 척박한 자연환경을 잊게 해주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이 가득하고 불교 관련 용품과 히말라야 지역의 특산품들이 많이 보인다. 또한 티베트 망명자 시장과 네팔 시장 등 소규모 특색 있는 시장들은 라다크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황량하고 험준한 땅에 삶의 터전을 꾸려낸 이들이라 그런지 레에서 만나는 라다키들은 당차고도 위대해 보인다. 레와 스리나가르를 잇는 도로는 총 434km 정도로 오가는 데 이틀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레에서 출발하든 스리나가르에서 출발하든 보통 하룻밤은 카르길Kargil 마을에서 묵게 된다. 카르길은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라다크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구역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시간이 된다면 카르길 시장에 가보길 권한다. 레의 시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승복을 입은 라마승이나 라다크 전통 복장을 한 여성들 대신 히잡을 쓴 여성들과 마주하게 된다. 곰파와 타르촉(불교 경전 등을 적어 놓은 갖가지 색의 깃발), 라마승들이 가득하던 라다크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한편, 카슈미르 지역 해발고도 1,585m에 위치한 스리나가르는 풍경, 언어, 풍습, 종교,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라다크와 완전히 다르다. 고도가 레와는 약 2,000m 정도 차이가 나니 풍경이 다른 것도 당연하다. 또한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로 티베트 불교문화가 전반에 깔려 있는 레와는 생활 문화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라다크가 회색빛 천지라면 스리나가르는 초록이 반기는 곳이다. 어둠이 깔릴 무렵 스리나가르에 도착했을 때, 달 호수Dal Lake는 풍선을 든 아이들, 노천카페, 야시장 등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막 라다크를 떠나온 사람이라면 물이 풍성한 호수의 풍경도, 여름밤 호수 주변으로 펼쳐지는 유원지 같은 풍경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고산병 방지를 위한 고도 적응 측면으로 본다면 스리나가르로 들어가 레로 이동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으나 기후, 문화 적응 측면에서 본다면 레로 들어가 스리나가르를 거쳐 델리로 가는 게 나을 듯하다. 레에서 바로 델리나 서울로 간다면 찌는 듯한 무더위에 몸은 힘들고, 번잡한 도시 풍경에 마음은 답답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는 레보다는 덥고 델리나 서울보다 시원한 기후에, 레보다는 번잡하지만 델리나 서울보다는 한가로와 어찌 보면 도시인의 라다크 여행에 완충지 같은 역할을 해준다. 1 스리나가르는 라다크와 인접해 있지만 종교도 사는 모습도 아주 다르다. 라다크에서는 볼 수 없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 노를 저어 어디론가 향하는 여자들의 자태가 한 폭의 그림 같다 2 달 호수에서 노를 저어 가는 노인의 모습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3 카르길 시장의 이발소 풍경 4 시장의 과일 가게. 푸근한 주인아저씨의 미소가 넉넉하다 ▶travie info 스리나가르 여행의 백미, 하우스보트와 시카라 스리나가르에는 달 호수 등 3개의 유명한 호수가 있어, 물 위에서 즐길거리 또한 다양하다. 그중 하우스보트 체험은 꼭 한번 해봐야 한다. 하우스보트는 이름처럼 배를 집으로 사용하는 공간. 과거 식민지 시대에 토지를 소유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물 위에서 배를 집 삼아 살았던 것인데, 지금은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이용되는 곳이 많다. 일반 호텔처럼 모던하고 깔끔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고택에 머무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물 위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갖가지 보트 상점들을 만나게 된다. 음료수와 과자 등을 실은 매점 같은 작은 배부터, 기념품, 꽃 등을 파는 배들이 오가는 풍경이 정겹기 그지없다. 또, ‘시카라’라고 불리는 작지만 화려한 배를 타고 달 호수를 떠다니는 경험도 멋지다. 1 높은 낭떠러지 길을 지나는 양떼들. 보는 사람은 조마조마한데 양들은 의외로 여유로워 보인다. 양치기 아저씨에 업혀 가는 녀석은 말썽을 핀 걸까, 아픈 걸까? 2 카르길-스리나가르 구간에서는 양떼, 산양떼, 말떼 등 다양한 가축들의 이동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3 도로 양 옆으로 높이 쌓여 있는 만년설이 위용을 뽐낸다 길에서 만나는 최고의 여행 Every Moment, Best Memory 세계적인 명산인 히말라야와 카라코람을 끼고 위치한 라다크는 어찌 보면 여행 목적지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 고로 목적지를 향한 이동이라는 개념도 무의미하다. 어디를 향해 가든 여정의 모든 순간이 최고의 여행이 된다.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지치거나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도 다이내믹하기 때문이다. 스리나가르에서 레로 여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는 레에서 스리나가르로 이동했다. 하루는 레에서 카르길까지 234km를, 또 하루는 카르길에서 스리나가르까지 204km를 이동했다. 이따금씩 쭉 뻗은 도로를 달리기도 했으나 주로 좁고 험한 길을 내처 달렸다. 울퉁불퉁, 덜컹덜컹, 꼬불꼬불, 아슬아슬 달리는 길, 어질어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은 고지대에서 일어나는 고산병이나 아찔한 질주로 인한 불안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지칠 줄 모르고 순간순간 모습을 바꾸는 절경이 어지럼증을 배가시킨다. 레에서 카르길로 향하는 첫째 날, 고산지대 사막과 오아시스, 바위산, 협곡 등 거칠고도 웅장한 풍경이 이어졌다. 어느 하나 놓치기 아쉽지만, 특히 포투 라Fotu La(스리나가르-레 고속도로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산길로 해발 4,108m)와 나미카 라Namika La(해발 3,700m 높이의 산길)에서는 반드시 차를 세우고 대자연과 교감해야 한다. 그곳에 서면 누구나 마음 속 잡념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내 눈 앞에 존재하는 자연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튿날, 가르길에서 스리나가르로 향했다. 초원을 지나 얼마를 달리다 보면 거짓말처럼 빙하가 코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추운 지역, 드라스Drass’라는 표지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길의 클라이맥스는 조지 라Zoji La. 산을 따라 꼬불꼬불 나 있는 이 도로는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산길이 해발 약 3,528m까지 이어진다. 차창으로 아래를 쳐다보면 끝없는 낭떠러지다. 물론, 안전 펜스 같은 것도 없다. 육로로 스리나가르와 레를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설사 다른 길이 있다 하더라도 많은 여행자들이 이 길을 택할 만큼 이 길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길 위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웅장한 자태와 멀리서 바라보는 조지 라 패스, 그 길의 신비로운 그림은 일생에 한번 마주할까말까 한 위대한 순간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레에서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 마음은 수백 번 요동쳤다. ‘바그다드 카페’가 홀홀히 나타날 듯한 풍요롭고(사막은 보통 황량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만난 라다크의 사막은 한없이 풍요로웠다) 단단한 사막을 만나는 순간, 철퍼덕 주저앉아 <바그다드 카페>의 주제곡인 제베타 스틸Jevetta Steele의 ‘콜링 유Calling You’를 미치도록 듣고 싶었다. 그랜드캐니언에서 봤음 직한 층층이 쌓인 단층과 위용 있는 바위산과 절벽을 불쑥 마주했을 때는 그대로 그 자리에 몇 시간이고 서서 마냥 바라보고 싶었으며, 설산을 배경으로 꽃향기 가득한 푸른 초원이 펼쳐지는 순간에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마구 들판을 뛰어다니고 싶었다. 어디 그뿐이랴. 산악빙하를 만지는 순간에는 그만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 버릴 정도로 감동에 벅찼다. 사막, 바위산, 협곡, 초원, 빙하를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접하면서, 눈에 와 닿는 시각적인 풍경에 더해, 자연이 만들어내는 그 경이로운 질감 때문에 더욱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1 카르길 마을에서 만난 행복한 여인들. 한 손에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는 머리에 인 짐을 붙잡고 어디론가 향한다. 맨발의 발걸음이 사뿐사뿐하다 2 카르길 시장 치킨집 앞에서 만난 그녀는 델리대학교에 재학 중이란다. ‘이 집 닭이 정말 맛있다’며 꼭 먹어 보라고 추천한다 3 라다크에서 차들은 모두 과격하게 달린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하나같이 해맑은 표정의 순수한 사람들 4 라다크로 가족여행 온 시크교 아이들 풍경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아찔할 정도로 찬란한 풍광만으로도 감흥은 충분했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순수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여행의 순간을 감동으로 만들었다.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슴에 계속 새겼던 말은 ‘동정금물’. 현대문명사회의 기준으로 그들의 삶을, 행복을 감히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질 중심적인 사회에 길들여진 나 자신이 물질이라는 잣대로 그들의 행복도를 가늠하는 실수를 범할까 두려웠다. 그들이 물질적으로 덜 가졌다고 해서, 덜 행복하다 그 누가 얘기할 수 있겠는가. 사람 사는 곳 중에 세계에서 시베리아 툰드라 다음으로 춥다는 라다크 지역에서 유목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만났을 때, 가슴이 울컥했다. 그들은 안락한 보호막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보다 강인하고 자유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초원을 배경으로 한 유목민들의 삶의 모습은 이방인의 ‘철없는’ 시각으로는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물론 초원을 벗어나자마자 찾아오는 빙하 지역의 풍경은 그들의 혹독한 겨울을 상기시켜 주었으나 적어도 그 순간만은 참 평화로워 보였다. 혹독한 겨울을 반증하듯 볼이 발그스레하게 튼 꼬맹이 승려부터 연륜이 느껴지는 노승까지…. 자줏빛의 승복 하나로 고귀해 보이던 라마승들. 낯선 이방인들을 바라보던 라다키들의 순순한 눈망울. 라다키 전통 복장을 입고 총총히 걸어가던 할머니들. 카르길에서 아기를 업고 머리에 짐을 이고 맨발로 지나던 한 무리의 여성들. 그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참 이상했다. 우리가 보기엔 물질적으로 가진 것도 없고 척박하고 혹독한 터전에서 살아가는 그들이건만, 모두들 웃고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 라다크에서 서울로 돌아온 날, 서울 거리의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하고 지친 얼굴들. 그 순간, 라다크를 세계에 남은 ‘마지막 샹그릴라’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travie info 라다크 스타일 운전에 익숙해지기 경적을 울려주세요! 처음 라다크에서 차를 타면 당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트럭이나 버스의 후면에는 ‘Horn Please’, ‘Horn OK Please’, ‘Blow Horn’ 등의 글자가 붙어 있다. ‘please’라는 단어까지 붙여 가며 경적을 울려 달라고 하는 이유는 좁은 길 때문에 아예 왼쪽 사이드미러를 닫고 다니는 차들을 많기 때문이다. 연신 이어지는 경적소리와 추월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다니면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시비가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Speed thrills but kills 라다크 산길을 달리다 보면 기발한 교통 표지판이 눈에 띈다. ‘스피드는 짜릿하지만, 목숨을 앗아갑니다Speed thrills but kills.’, ‘인생은 짧습니다. 워낙에도 짧은 인생을 더 짧게 만들지 마세요Life is short. Don’t make it shorter.’,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 하지만 당신의 목숨은 단 하나A cat has nine lives. But you have one only.’, ‘서두르지 않으면 걱정도 없습니다.No hurry, no worry.’ 등 재치 넘치는 문구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라다크 가는 길에 델리 서울에서 라다크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델리Delhi에 내려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인도를 바라보다 인디아 게이트 뉴델리의 중심도로인 라즈파트Raj Path를 따라 한쪽으로는 대통령관저가 자리하고 있고 다른 한쪽으로 전쟁기념물인 인디아 게이트India Gate가 자리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인도 병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물로, 벽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9만명에 달하는 인도 병사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아픔과 환희를 품고 있는 곳 붉은성 붉은 사암으로 지은 높은 벽 때문에 ‘붉은 성Red Fort’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무굴 제국의 샤 자한 황제가 아그라 성에서의 천도를 목적으로 공들여 지었던 건축물이다. 화려하고 정교한 치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으나, 세포이 항쟁 당시 영국군에 의해 크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초대 총리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곳도 여기다. 시장과 어우러지는 모스크 자마 마스지드 델리 최대의 이슬람 사원. 사원 주변으로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라는 대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번잡한 시장과 성스러운 모스크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붉은 사암으로 지은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는 웅장하고 화려하다. 인도와 이슬람 양식이 융합된 건축 형태로, 무굴 제국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뜨거운 태양 아래 화려한 역사 꾸뜹 미나르 델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로, 높이 5층 규모(72.5m)의 웅장한 탑이다. 인도 최초 이슬람 왕조의 술탄이었던 꾸뜹우드딘 에이백이 세운 승전탑이라 꾸뜹 미나르Qutb Minar(탑이라는 뜻)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의미 있는 유적지. 승전탑 외에도 모스크 등 여러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흔적만 남았다. 흔적만 남은 유적군을 돌아보더라도 이슬람 왕조의 번성기를 상상할 수 있다. 원래는 탑 꼭대기 전망대까지 입장이 가능했으나 1970년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 관람은 금지된 상태다. 델리에서 만나는 타지마할 후마윤 무덤 후마윤 무덤을 보면 누구나 타지마할을 떠올린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실제로 타지마할은 후마윤 무덤Humayun’s Tomb을 모델로 지은 건축물이다. 무굴 제국 왕비 하지 베굼이 남편이자 2대 황제였던 후마윤을 기리기 위해 건설한 묘 건축물로, 페르시아 양식이 곁들여진 무굴 제국 건축물의 초기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사암으로 된 건물에 흰색 대리석 돔이 어우러진 풍경이 세련미가 넘친다. 건물 안에는 후마윤 무덤 외 150여 명의 무덤이 함께 안치돼 있다. 델리 시민들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정원의 평화로운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건물 안은 대리석으로 된 묘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경건하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돈다. 인도 라다크 여행자를 위한 ★★★★★ Travie writer 김수진의 ‘주관적인’ 여행 정보 Ladakh 1 레의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휴식처 라피카 호텔Hotel Rafica ★★★☆ 단아하고 정겨운 표정이 레와 잘 어울린다. 작은 정원까지 있어 마치 집 같은 느낌이다.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도 친절하고 정감 있다. 여행 중 궁금하거나 필요한 사항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면 정성껏 응대해 준다. 틀에 박힌 도시 호텔의 서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이 넘쳐난다. 레의 주요 시장 거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여서, 걸어서 시내를 둘러보기도 좋다. 주소 Fort Road Leh-Ladakh 문의 +91 1982 252258 www.hotelraficaluh.com Ladakh 2 소박한 식당, 화려한 전망 니란자나 호텔 레스토랑Hotel Niranjana Restaurant ★★★ 라마유르 곰파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이름은 호텔이지만 게스트하우스 같은 느낌이다. 간소한 스타일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라마유르 곰파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인도 음식과 티베트 음식 등을 판매하며, 점심은 뷔페식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소박한 가게지만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예술이다. 위치 라마유르 곰파 바로 옆 문의 +91 1982 224555 가격대 1인 기준, Rs.70 정도 Delhi 럭셔리한 궁전에서의 하룻밤 릴라 호텔The Leela Palace New Delhi ★★★★ 40도를 넘는 델리의 한여름 폭염을 피해 릴라 팰리스 호텔에 들어서자 딴 세상이 펼쳐진다. 폭염을 잊게 해주는 시원한 환경과 델리 도심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고즈넉한 분위기. 인테리어에서 인도 정통 양식을 살린 품격 있는 모던함이 묻어난다. 고급스럽고도 시크한 레스토랑과 바도 유명하다. 인도풍 정원과 전망 좋은 야외 인피니티 풀은 보너스. 주소 Chanakyapuri, Diplomatic Enclave New Delhi 문의 +91 (11) 3933 1234 www.theleela.com Srinagar 호수 위에 떠 있는 특별한 호텔 빌루 하우스보트Habib-Ullah Billoo & Sons ★★★☆ 스리나가르 달 호수에는 꽤나 많은 하우스보트들이 모여 있는데, 여러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어 저마다 이름도 다르고 스타일도 조금씩 다르다. 이곳은 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하우스보트로, 내부에서 그 역사를 느껴 볼 수 있다. 달 호수 선착장에서 시카라를 타고 들어가게 되며 보트 안에서 아침,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보트 안에 주방이 따로 마련돼 있어 직원이 즉석에서 식사를 만들어 내놓는다. 하우스보트 특성상 습하고 다소 꿉꿉한 느낌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므로 놓치지 말자. 주소 Nehru Park, Dal Lake, Srinagar 문의 +91 9858070475 라다크 가는 길 라다크로 들어가는 방법은 항공과 육로 중 선택해야 한다. 델리에서 레로 가는 항공편은 매일 이용이 가능하며 에어인디아, 제트에어웨이즈, 킹피셔에어라인이 운항된다. 스리나가르-레 항공편도 일주일에 1~2회 운항 중이다. 육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마날리로 들어가 버스나 지프로 레까지 이동한다. 단, 마날리에서 레로 가는 버스는 6월에서 9월 정도까지만 운행되는데 그나마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고 이용해야 한다. 24시간 정도 소요. 고산병 라다크는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여행 전 고산병에 대비해야 한다. 항공편으로 레에 도착하면 첫날은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휴식을 취하면서 고도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여행시에도 뛰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이는 행동은 금물. 항상 여유를 갖고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고산병 예방약이나 1회용 산소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주의사항 라다크는 오지이기 때문에 전기, 수도 사정이 좋지 않다. 호텔에서도 가끔 정전이 되거나 수압이 약할 때가 있다. 인도 정부 관광청 Indiatourism 주소 Tokyo Isei Building,7~8Fl.1-8-17,Ginza,Chuo-ku,Tokyo,Japan 문의 +81-3-3561-0651/52 www.incredibleindia.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만들자, 원하는 모든 것을

    벤처인이나 발명가들이 값비싼 시제품 제작을 공짜로 할 수 있는 공간이 국내 최초로 만들어졌다. 우주비행 직전에 꿈이 무산돼 ‘미완(未完)의 우주인’으로 불리는 고산(36)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가 15일 경기 수원 영통동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문을 여는 ‘셀프제작소’다. 타이드인스티튜트는 고 대표가 설립한 창업 지원 비영리 단체다. 셀프제작소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테크샵’, ‘팹랩’ 등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레이저 커터, 3차원 프린터, CNC 밀링 등 시제품 제작에 필수적이지만 값이 비싼 장비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발명가, 예술가, 사업가 등 누구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기계 사용법과 제작 방법을 두고 자유로운 공유와 토론도 이뤄진다. 셀프제작소는 주당 약 8000원의 의무보험료만 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이용안내는 타이드인스티튜트 홈페이지(www.tideinstitute.org) 참조.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지금 절정… 봉평 메밀꽃밭

    지금 절정… 봉평 메밀꽃밭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입니다. 해마다 메밀꽃 필 때면 여기저기서 간단없이 흘러나오는 문구지요. 달 뜬 밤, 메밀꽃밭을 거닐자면 이효석의 묘사가 얼마나 정확하고 또 아름다웠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달빛 받은 메밀꽃이 별처럼 반짝이는 풍경, 상상이 되시나요. 그 메밀꽃이 지금 강원 봉평에 가득합니다. 전국에 메밀밭은 많습니다. 하지만 문학의 향기가 깃든 메밀밭은 봉평이 유일할 겁니다. 메밀은 희다. 반면 껍질은 검다. 예전엔 맷돌에 그냥 갈았다. 껍질과 알곡을 함께 빻았으니 메밀가루도 거무스름할 수밖에. 요즘엔 도정 방식이 개량됐다. 껍질 가운데를 잘라 메밀만 쏙 빼낸다. 그래서 요즘 메밀은 희다. 하지만 뜻밖에 사람들은 흰 메밀을 믿지 않는다. 빛깔도 탁하고, 맛도 덜한 옛것만 찾는단다. 구황식물이었던 메밀이 볼거리가 될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너른 들녘이며, 비탈진 산허리, 심지어 집 텃밭까지 흰 메밀꽃 천지다. 봉평의 메밀 재배면적은 66만㎡(약 20만평)에 이른다고 한다. 과장을 좀 보태면, 봉평 땅 전체에 메밀꽃 하얀 융단이 깔린 듯하다. 가산 이효석(1907∼1942)이 읊조렸던 그 문장에 가장 걸맞은 풍경을 품은 곳은 봉평면 창동리의 ‘효석 문학의 숲’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재현한 숲속문화 체험공간이다. 전체 면적은 52㏊에 이른다. 장돌뱅이 허 생원이 나귀 몰아 향했던 봉평장터, 동이와 허 생원이 상봉한 주막집인 충주집, 허 생원이 성씨 처녀를 통해 일생 처음으로 여자를 알게 된 물레방앗간 등이 조성됐다. 주변엔 자작나무와 소나무 등을 심어 운치를 더했다. 500m의 소설길과 2.7㎞의 등산로 등을 조성하고, 돌배나무와 벌개미취 등도 식재했다. 메밀꽃밭은 문학의 숲 초입과 산자락 중턱 등 두 곳에 조성됐다. 거추장스러운 부대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의 수수한 메밀꽃밭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산허리에 조성된 메밀밭이 장관이다. 멀리 회령봉 등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아련하고, 그 안쪽의 산촌마을 위로 메밀꽃이 차분하게 내려앉았다. 문학의 숲은 오후 6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다. 봉평은 이효석이 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곳이다. 소설의 무대였던 현장들도 재현되어 있다. 봉평면소재지에서 남안교를 건너면 효석문화마을이다. 공원에 세워진 이효석 동상 뒤로 충주집이 보인다. 장돌뱅이들이 술추렴을 하던 주막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오래전 실재했던 충주집은 이효석이 학창시절에 도시락을 맡겨놓았다가 점심을 먹곤 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실제 집터는 봉평장터 옆 주택가에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남안교 옆은 물레방앗간이다. 손으로 돌리던 재래식 탈곡기와 먼지가 내려앉은 방아가 여행객을 맞고 있다. 효석문화마을 산자락엔 복원된 이효석의 생가와 그가 평양에서 살던 푸른집 등도 조성되어 있다. 언덕 위의 이효석 문학관엔 그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소설의 향기 좇아 걷는 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장돌뱅이 허 생원은 흥정천을 따라 밤길을 걸었다. 봉평에서 장평을 거쳐 대화에 이르는 팔십 리 길이다. 이효석이 생전 걸었던 길도 그와 닮았다. 봉평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대처였던 평창에서 초등학교를 마쳤다. 필경 평창에서 하숙을 했을 텐데, 일요일이나 방학 때면 허 생원이 다녔던 그 길을 따라 평창과 봉평을 오갔을 게다. 대화는 봉평과 평창 사이에 있다. 평창군에서 ‘효석문학 100리길’을 조성하고 있다. 이효석과 허 생원이 걸었던 봉평에서 평창까지 49.2㎞에 이르는 길이다. 현재는 5개 코스 가운데 제1구간인 ‘문학의 길’(7.8㎞)만 열렸다. 봉평관광안내센터를 출발해 흥정천교~팔석정~백옥포마을∼용평여울목까지, 소설의 향훈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길이다. 난이도는 높지 않다. 자박자박 걸어도 채 3시간이 안 걸린다. 이 길에서 만나는 뜻밖의 풍경이 팔석정이다. 강릉부사 양사언이 빼어난 경치에 반해 정사를 멀리한 채 8일간 노닐었다는 곳이다. 바위 여덟 곳에 석대투간(石臺投竿·낚시하기 좋은 바위) 등의 글을 새겨 놓아 팔석정이라 불린다. 맑은 흥정천이 적송이 어우러진 팔석정을 휩쓸며 흘러가는 모양새가 제법 도도하다. 평창효석문화제(www.hyoseok.com)가 오는 16일까지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효석문학 100리길 걷기’ ‘효석백일장’ 등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줄을 잇는다. 이효석문학관에서는 1968년 제작된 영화 ‘메밀꽃 필 무렵’을 감상할 수 있다. 마당놀이·인형극 등 풍성한 공연도 마련된다. ●봉평장에서 만나는 넉넉한 풍경들 봉평장을 둘러봐도 좋겠다. 봉평장은 매달 2, 7일로 끝나는 날에 선다. 여느 재래시장과 달리 ‘신식’ 건물로 지붕을 이지 않아 흐릿하게나마 옛 정취가 살아 있다. 봉평장은 예부터 대화, 진부장 등 보다 규모가 크기로 유명했다. 요즘엔 메밀축제나 스키 시즌에 외지인들이 놓치지 않고 들르는 관광지가 됐다. 봉평에 전을 차린 상인들은 내일이면 진부, 모레는 대화, 글피에는 평창이나 둔내에 같은 전을 다시 펼친단다. 수수 부꾸미 하나 입에 넣고 장터를 기웃댄다. 메밀 모주와 막걸리를 거푸 들이켜 불콰해진 어르신이며, 메밀 전병과 메밀전을 앞에 놓고 자지러지게 웃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모습들을 보자니 시간이 옛날로 회귀한 느낌이다. 장터에 각설이 노래판이 빠지랴. 이들이 해학 넘치는 ‘트로트 메들리’를 이어갈 때면 손님들의 입가엔 웃음꽃이 매달린다. 장터에서 가장 많은 건 역시 메밀 관련 제품들이다. 삼천포 왕쥐포, 계절의 진미 전어 등 갯것들도 눈에 띈다. 봉평장에선 ‘글로벌리즘’도 유효하다. 제법 너른 좌판을 깐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케냐에서 왔다는 모자는 다양한 목각 소품들을 전시했고, 터키에서 온 남정네는 연신 ‘형제의 나라’를 강조하며 케밥을 ‘강매’하고 있다. 수수 부꾸미로 배를 채웠고, 주전부리로 산 옥수수 알들은 입안에서 청포도처럼 터지니,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구불구불 옛 국도를 따라 천천히 가겠다면 면온나들목도 좋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330-2771.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23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서울에서 봉평, 대관령 양떼목장 등을 다녀오는 당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3만 3900원. 맛집:봉평 읍내 미가연(335-8805)은 메밀음식 특허를 3개나 보유한 식당. 메밀싹 육회 비빔밥·쓴메밀 국수·메밀싹 주스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평창한우마을(334-9777)에서는 30% 이상 싸게 한우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다. 상차림비 4000원은 별도다. 잘 곳:평창 북쪽에 용평리조트(1588-0009), 휘닉스파크(1588-2828) 등 대형 리조트가 있다. 봉평 쪽에서는 W모텔(333-2004)이 깨끗하다.
  • 미완의 우주인 고산 “따라가지 말고 앞서자” 과학창업 전도사로…

    미완의 우주인 고산 “따라가지 말고 앞서자” 과학창업 전도사로…

    “제가 소개할 아이디어는 ‘자신만의 로봇 장난감 만들기’입니다.”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고훈민(27)씨가 13일 이 학교 국제교육관 207호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그동안 다듬어 온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분. 그는 “3차원(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를 갖춰 만들고 싶은 형상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하는 사업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면서 “수익구조가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이들이 쉽게 자신의 로봇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대에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의 1박 2일 창업 캠프인 ‘스타트 업 스프링보드 2012’가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기술자, 개발자, 디자이너들이 함께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팀을 이뤄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보는 과정으로, 서울대경력개발센터(소장 김태완)와 ‘미완의 우주인’ 고산(36)씨가 설립한 타이드 인스티튜트 주최로 열렸다. 캠프에 참가한 예비 창업자 60명은 자유롭게 창업 아이디어를 나누고 함께 창업 아이템을 실현해 나갈 팀원들을 구했다. 고씨는 한동안 말없이 이들을 지켜봤다. 5년 전 석연찮은 이유로 최초의 우주인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던 그는 청년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비영리 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해 ‘창업 전도사’로 대중 앞에 섰다. 왜 우주인을 꿈꾸던 젊은이가 창업 전도사로 변신하게 됐을까. 그는 “우주인 사업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우주인 훈련 중 우주기술에 대한 깊은 연구보다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쫓기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고씨는 “그동안 한국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훌륭한 패스트 팔로(Fast Follow)였지만 이제 새로운 첨단 과학기술을 향해 먼저 앞서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면서 “과학정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싱귤래러티 대학에서 수강한 3개월짜리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서 고무적인 과학정책 관련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과학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가 더딘 반면 그곳에서는 첨단 과학 기술 정보를 활발히 공유해 이를 적극적으로 창업에 연결시키고 있었다.”는 고씨는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과학정책 수립에도 기여하고 부족한 이공계 분야의 일자리를 해결하는 돌파구도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이 캠프의 배경을 설명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빌 게이츠는 왜 ‘가짜 똥’을 샀을까

    빌 게이츠는 왜 ‘가짜 똥’을 샀을까

    “오늘 저희는 모조 똥(배설물) 50갤런(약 189ℓ)을 구입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이렇게 발표했다. 제3세계를 위한 말라리아 퇴치와 백신 개발에 전력투구하던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이 모조 똥을 사들여서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인간의 배설물을 굳이 돈을 들여 만드는 사람들은 또 누굴까. 수많은 사람들이 ‘재단의 만우절 농담’쯤으로 여기기까지 했던 성명서의 발단은 지난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7월 19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화장실 재발명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4202만 달러(약 476억원)를 투입해 전혀 새로운 개념의 화장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전 세계 26억명 이상이 화장실이 없어 배설물을 구덩이나 땅위에 그대로 버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과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의 수세식 화장실을 바꾸자는 아이디어는 18세기 들어 처음으로 현대식 화장실이 등장한 뒤 200년간 이어진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었다. 재단 대변인인 다이앤 스코트는 “화장실에서 나온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해 이미 엄청난 길이의 파이프들이 우리와 이웃의 집 밑을 연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돈과 전기가 필요한 만큼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구조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생적이지 않은 화장실로 인해 매년 150만명에 이르는 어린아이들이 전염병에 걸려 죽어 가고 있다.”고 화장실 혁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재단은 새로운 화장실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화장실은 배설물을 하수구로 밀어내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물과 정화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이 같은 화장실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예 물이 필요없거나 하수도 시스템이나 전기 공급이 없으면 금상첨화다. 두 번째는 화장실 자체가 자원순환이나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배설물을 단순한 쓰레기로 보지 말자는 시각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하는 것처럼 인간의 배설물을 효율성 높은 비료로 만들거나, 오줌을 다시 정화해 식수로 사용하는 등의 예시가 제시됐다. 재단이 ‘화장실 재발명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전 세계에서 수많은 과학자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아이디어의 실용화 가능성과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8개 팀에 각기 10만~40만 달러씩이 시제품 개발을 위해 지원됐다. 1년이 넘게 지난 현재, 과학자들의 시제품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와줄루-나탈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버클리는 배설물이 들어가면 곧바로 건조시킨 뒤 일부를 태워 완제품 형태의 비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특히 이 화장실은 배설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발생시켜 화장실 조명에 사용할 수 있고, 휴대전화까지 충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의 박사후과정 연구원 클레멘트 시드는 태양광 발전기와 수소 연료전지를 부착해 자체적인 구동이 가능한 화장실을 개발했고, 네덜란드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활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로 배설물을 활용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을 적용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배설물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에 착안해 숯으로 탄소를 배설물에서 분리해 잡아두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또 영국 맨체스터대학 세라 헤이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 혼합물과 나노 입자를 이용해 배설물이 섞인 오수의 수소입자를 재활용, 다시 식수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헤이 교수는 “이 시스템의 유일한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마실 물이 배설물에서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갖는 거부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시제품은 14~15일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재단 본부에서 열리는 ‘화장실 재발명 페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빌 게이츠가 참석한 가운데 시제품의 장점과 활용 가능성, 기술의 우수성에 대해 발표하게 된다. 우승자에게는 시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비가 지원되고, 재단이 직접 상용화 및 보급에 나선다. 재단이 모조 똥을 구입한 것은 바로 이 발표회를 위해서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시제품에 인간의 배설물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성능을 채 확인하기도 전에 의도하지 않은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냄새와 모양 등 참가자들이 느낄 위생과 유해성 부분도 고려됐다. 모조 똥은 콩으로 만들어졌으며 모양이나 형태, 질감 등은 실제 인간의 배설물과 아주 유사하다. 2003년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이 모조 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장실과 변기의 성능 테스트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재단의 ‘물·위생·건강 프로그램’ 총괄자인 칼 핸스먼은 미국공영라디오 NRP와의 인터뷰에서 “화장실 프로젝트가 모든 위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버 뷸렛(은색 총알·특효약)은 아닐 수 있다.”면서 “다만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들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물론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빈곤과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렙 창설자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박사의 주도로 만들어진 100달러짜리 노트북(OLPC)은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의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수많은 기술이 OLPC에 적용됐지만 어느 기업도 자신의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기부 및 원조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안성훈 서울대 교수팀은 단전·단수가 빈번한 네팔 고산지대에 태양광과 소규모 수력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한광현 충북대 교수팀은 캄보디아에 친환경 토양관리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빈곤했던 시절의 식량위기를 극복한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내 아버지가 케냐에서 미국으로 유학 왔을 당시에 케냐는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이후 케냐를 비롯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사이 한국은 부국(富國)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보릿고개’ 시절을 겪은 한국의 ‘녹색혁명’은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장 탐나는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검은 대륙에서 펼치는 농업기술 전수사업의 현장을 찾았다. 최근 케냐 직항편이 취항하면서 13시간 비행으로 한층 가까워진 아프리카. 케냐는 해발 1700m의 고산지대로 7~8월에도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하다. 케냐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면서도 생산성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을 거둬들이는 수준이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25㎞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센터. 한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과 현지인들이 시험 재배한 무의 수확이 한창이다. 현지인 작업반장인 찬둘라(37)씨는 어른 머리통만 한 큰 무를 손에 들고 활짝 웃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선진 농법을 빠짐없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KOPIA는 농촌진흥청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아시아·남미의 15개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농촌진흥청 김현순 국외농업기술과장은 “한국의 씨감자와 고품질 쌀 생산기술은 물론 그린 빌리지 조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연구원은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열대성 질병과 문화적인 이질감이 있지만 우리가 선진 농업기술로 케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의 ‘소 번식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파해 축산발전과 농가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제축산연구소(ILRI) 파견연구원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조창연 박사는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수정란이식기술을 케냐 현지에 적용,우유와 고기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긴 가뭄으로 메마른 아프리카에 최소한의 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아프리카 농식품기술 협력협의체(KAFACI)의 국가별 맞춤형 시범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에티오피아에 농경지 물 관리기술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농업연수를 다녀왔던 솔로몬 아세파 에티오피아농업연구청장은 “전 국민의 8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잘살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코피아센터 조현묵 소장은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고품질 채소 재배와 축산기술 개발이 중점사업”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유일의 6·25 참전국,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 말라리아·에이즈·영양결핍 등으로 인한 영아사망률 세계 1위…. 아프리카 53개국 중 최빈국인 에티오피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새로운 꽃’을 의미한다. 코피아센터 이신영 연구원은 “한국의 농업기술로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원조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지원이다. 스스로 자국의 농업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재현하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박현출 농촌진흥청장은 “단순한 자원 획득이나 서구와 같은 물질 중심 원조가 아닌, 식민지와 가난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현지인들의 정신과 삶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도국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현재 한국의 앞선 농업기술과 경험에 목말라 하며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절대빈곤’이라는 우리의 역사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된 발전 경험이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동질감과 함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지의 검은 대륙에서 ‘농업 한류’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케냐 나이로비·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jongwon@seoul.co.kr
  •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지난달 23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작은 경사가 있었습니다. 면내 인구가 감소하다 2005년 이후 7년여만에 다시 3000명을 넘어선 겁니다. 괴산군에서 새 입주민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등 소박한 잔치를 벌였다지요. 수십, 수백만명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대도시 사람들로선 외려 3000명이란 얼마나 적은 숫자인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괴산은 그만큼 오지입니다. 산은 높고 계곡은 깊습니다. 공해시설이 드무니 물 맑은 거야 당연하겠습니다. 그처럼 맑은 땅이 수도권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면 믿기시겠습니까. 말복을 지나며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낮의 폭염은 땅이라도 녹일 기세입니다. 때늦은 피서를 계획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괴산을 첫 줄에 올려놓는 건 어떻겠습니까. 괴산은 전형적인 산악 지형이다. 군자산 등 소박하면서도 거친 산들이 사방을 둘러쳤다. 그 사이로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과 쌍천, 성환천, 음성천 등이 흘러간다. 말 그대로, 둘러보니 청산이요 굽어보니 벽계수다. 산이 깊고 물이 많으니 계곡과 폭포가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괴산의 계곡과 폭포는 칠성면에서부터 청천면 화양리에 이르는 구간에 집중돼 있다. 위로는 경북 문경의 새재(鳥嶺), 아래로는 경북 상주의 대야산 등 거친 산들과 등을 맞댄 지역이다. 1957년 이 일대의 계곡을 막아 괴산호를 만드는 통에 다소 옛멋을 잃긴 했으나 조선시대부터 여러 구곡(九曲)이 있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구간이었다. 선유(仙遊)와 쌍곡(雙谷), 갈은(葛隱), 고산(孤山), 연하(煙霞), 풍계(豊溪), 그리고 화양구곡(華陽九曲) 등이 대표적인 계곡들이다. 이 가운데 연하구곡은 괴산호 아래에 잠겼고 풍계구곡은 문헌상으로만 남아 있다. ●선비들의 유토피아 구곡… 우암 송시열 자취 서려 구곡이란 선비의 유토피아다. 몸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씻는 곳이다. 옛 선비들이 ‘즐겨찾기’ 해뒀던 곳인데 후세인들 다를까. 괴산 내 구곡 가운데 가장 앞줄에 서는 건 화양구곡이다. 속한 행정구역명부터 독특하다. 청천면이다. 푸를 청(靑)에 개울 천(川)을 쓴다. 계곡의 푸른 기운이 담긴 물이 흘러가는 고을이라는 뜻이겠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화양동 하면 ‘전국구’ 관광 명소였다. 여름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요즘 주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그렇다고 사람이 정한 이름값에 따라 풍경의 깊이가 달라질 리는 없다. 가파르게 솟은 기암이 하늘을 떠받친 듯하다는 경천벽과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는 운영담,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다는 첨성대 등 경승지들이 줄줄이 늘어서 객들을 기다린다.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금사담이다. 맑은 물 아래로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흐른다는 곳. 너른 바위와 못으로 이뤄져 물놀이를 즐기기에 맞춤하다. 화양구곡은 조선 후기 정치계를 호령했던 우암 송시열의 자취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읍궁암(3곡)은 북벌을 꿈꿨던 효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한 것을 슬퍼한 우암이 매일 새벽 활처럼 엎드려 통곡했다는 바위다. 그가 말년에 은거하며 학문을 연구했다는 암서재와 화양서원, 만동묘 등도 볼거리를 더한다. 선유구곡은 화양구곡과 인접해 있다. 예부터 화양구곡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긴 했으나 풍경의 아름다움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었다는 연단로와 40m는 족히 넘는 너럭바위 위로 물이 부서지는 와룡폭,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더위를 씻었다는 기국암 등 볼거리가 널렸다. 뜻밖의 놀라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은 쌍곡구곡이다. 군자산과 보배산, 칠보산, 비학산 등의 준봉을 끼고 흐르는 계곡이다. 모래 한 알까지 보일 만큼 맑은 계곡물과 계곡 따라 이어진 기암절벽이 울창한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계곡물은 내곡천과 외곡천의 두 줄기로 흘러가는데 ‘쌍곡’이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퇴계 이황 등 유학자와 문인들이 즐겨 찾아 ‘쌍계’(雙溪)라고도 불린다. 1984년 속리산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쌍곡구곡의 길이는 약 11㎞에 이른다. 그런데도 계곡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방도로 옆에 푹 꺼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혹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제2곡 소금강이다. 쌍곡 입구에서 2.3㎞쯤 떨어진 곳으로 옹골찬 바위산들이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제5곡 쌍벽도 볼 만하다. 계곡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 솟은 10여m의 바위들이 5m 남짓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빼어난 절경… 사극 촬영지로 명성 높아 괴산엔 용추, 쌍곡, 대왕, 와룡 등 이름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폭포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수옥(漱玉)폭포는 그중 앞줄에 선다. 괴산과 문경 사이의 새재 3관문에서 소조령을 향해 흘러내리던 계류가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형성된 3단 폭포다. 연풍면 원풍리에 조성된 수옥정 관광지 안에 있다. 수옥폭포의 빼어남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증명한다.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계백’과 ‘공주의 남자’ 등이 수옥폭포에서 촬영됐고 ‘왕건’ ‘여인천하’ ‘다모’ ‘주몽’ ‘선덕여왕’ ‘동이’ ‘전설의 고향’ 등의 사극에서도 배경 화면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속화가로 꼽히는 김홍도는 연풍현감을 지내는 동안 수옥폭포와 그 아래 수옥정을 소재로 ‘모정풍류’를 남겼다. 괴산군청에 따르면 김홍도는 정조의 초상화를 그린 공로로 당시 중인 신분으로는 파격적으로 정6품 벼슬에 해당하는 현감을 하사받아 1791년 12월~1795년 1월 지금의 괴산군 연풍면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한양으로 올라가 도화원에서만 근무했으니 현감 노릇을 한 것은 연풍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셈이다. 수옥폭포 상류엔 수옥정 물놀이장이 있다. 계곡물을 이용해 조성한 수영장이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쌍곡폭포는 쌍곡구곡의 본류에서 벗어나 있다. 군내버스 종점인 절말에서 살구나무골을 따라 700m쯤 오르면 닿는다. 8m 남짓한 크기의 반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아낙네의 치마폭처럼 펼쳐져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 폭포 아래로는 넓고 깊은 웅덩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마의 땀을 말리는 풍경이다. 청천면 사담리의 공림사 일대를 흔히 사담동천(沙潭洞天)이라 부른다. 사담은 고운 모래밭과 깊은 못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고 동천은 산과 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이란 뜻이다. 공주폭포와 대왕폭포는 바로 이 사담동천 내에 숨어 있다. 집 몇 채가 고작인 사담리 중대방래에서 대왕봉 쪽 계곡 길로 30분 거리에 있는 공주폭포는 새색시처럼 단아하면서 조형미가 빼어나다. 흡사 공주의 속살을 훔쳐보는 듯한 은밀한 느낌을 자아낸다. 공주폭포 위쪽의 대왕폭포는 거대한 암벽을 타고 내리는 30여m의 물줄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량이 적어 그저 거대한 바윗덩어리로 보일 수도 있다. 자태로만 보자면 가장 빼어난 폭포는 청천면 사기막리의 용추폭포다. 사기막리 마을에서 1.5㎞쯤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을 만큼 외진 곳에 숨어 있다. 폭포는 2단 구조다. 너럭바위를 연상시키는 암반 사이로 떨어진 폭포수가 깊은 소를 만들고 곧이어 경사 완만한 폭포를 이룬 뒤 계곡 아래로 흘러간다. 글 사진 괴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으로 나와 34번 국도를 타는 게 일반적이긴 하나 다소 돌더라도 교통량 적고 주변 풍경도 빼어난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 혹은 연풍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맛집 강이 많은 지역 특성상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들이 많다. 괴강매운탕 본가할머니집(832-2974)과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우리매운탕(834-0005)이 그중 알려졌다. 둘 다 괴산읍에 있다. 얼음골식당(833-9117)은 쌉싸름한 지칭개 등의 약초에 오리를 넣은 지칭개약초오리백숙으로 유명하다. ▲잘 곳 쌍곡, 화양동 등 계곡 주변에 펜션이 많다. 괴산펜션넷(www.goesanps.com) 참조.
  • [1일 TV 하이라이트]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사람의 기억에는 망각주기가 있다고 했다. 대부분 사람은 학습한 후 한 시간이 지나면 학습한 내용의 50%가량을, 하루가 지나면 70%가량을 잊는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한 번 배운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방법은 없을까. 체계적인 누적복습으로 공부 시간을 단축했다는 맹소휘양의 누적 복습법을 공개한다. ●각시탈(KBS2 밤 9시 55분) 호텔에 있어야 할 목단이 사라진 걸 알게 된 슌지는 금화정에서 홍주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 한 목단을 각시탈이 구출해 달아난 사실에 분노한다. 다음날 아침, 강토가 종로서에 나타나지 않자 강한 의구심에 사로잡힌다. 한편 담사리의 공개처형장에 각시탈이 나타나자, 슌지는 각시탈을 향해 총을 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상호는 일부러 왕 회장에게 말을 걸어 민재와 은설의 교제 사실을 알린다. 이를 알게 된 왕 회장은 화를 낸다. 은석이 김 박사에게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은설은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은설은 김 박사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고, 김 박사의 마음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뜨거운 여름 날, 더위를 피하러 가기에 산과 바다 중 어디가 더 좋을까.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꾸러기 대원들이 산과 바다로 각각 출동한다. 초록빛으로 물든 숲 속에 차가운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푸른 산과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넓은 바다까지. 어디에서 더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지 함께 떠나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중국 윈난성과 쓰촨성과 티베트 자치구의 경계 지역 샹그릴라. 히말라야 산맥 자락에 있는 이곳은 해발고도 3300m의 고산지대다. 다시 이곳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마을 지디촌은 티베트 소수민족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시골마을이다. 농사와 가축을 키우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큰 수입은 송이버섯 채취인데….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선거 3040 정책토크 당신과 함께(OBS 오후 1시 55분)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자 박근혜, 안상수, 김태호, 김문수, 임태희 후보와 함께 한다. 프로그램은 육아, 주택문제 등 가족의 행복에 관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기존의 딱딱한 정책 토론이 아닌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고, 후보자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 완도에 피서가면 □□가 있다

    완도에 피서가면 □□가 있다

    전남 완도군이 피서철을 맞아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 등을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24일 완도군에 따르면 국내 전복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노화도에서 전복 축제가 열린다.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노화읍 이포리 물양장에서 열릴 축제 전야제로 중국 기예단의 서커스, 각설이 공연 등이 마련된다. 28일에는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전복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경연대회가 열린다. 전복회, 전복죽, 전복찜, 전복 산적, 전복 묵은지 갈비찜, 전복회 무침, 전복 쌈 말이 등 전복을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우량 전복 선발대회, 전복까기 대회, 전복 ㎏ 맞히기, 전복체험행사, 전복 깜짝 경매, 전복요리 강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29일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는 광어·우럭 축제와 광어·우럭 방류행사를 하고 시식회를 비롯해 연예인 축하공연, 불꽃쇼 등이 열린다. 다음 달 4, 5일에는 장보고배 비치발리볼 대회도 개최돼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모래사장에서 벌어지는 젊음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 윤선도 선생의 얼이 살아 숨쉬는 보길도 예송리해수욕장에서는 다음 달 3, 4일 이틀 동안 전복잡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군 관계자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완도군으로 관리가 이관된 2003년 이후 단 1건의 사망사고도 일어나지 않은 안전한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면서 “피서객 해상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응급구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회사 신제품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 구인광고를 냈다가 실망만 했다. 이씨가 구상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폴더형 휴대전화의 연결부분이나 키패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하는데, 의외로 마땅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이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들이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힘들더라.”면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일거리도 더 빠르게 바뀌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이점’ 기술 발전 감당 못하는 시점 2012년, 오늘 우리는 특이점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이점’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의 부조화에 대한 시각을 일컫는 대표적인 용어로,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 박사가 2005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특이점(싱귤래러티)이 온다’에서 처음 사용했다. 커즈와일 박사는 특이점을 인류가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시점으로 정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통적 직업분류나 사고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더욱 빨리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커즈와일 박사는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2제곱씩 빨라지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인간을 끌고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30년이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고, 인간이 자신의 기억을 기계에 이식해 정신적으로 불멸의 경지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람이 따라잡기 위해서 육체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주장이지만, 이 제안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전 세계적 기업가들이 앞다퉈 커즈와일의 이론에 찬사를 보냈다. 게이츠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들려주는 인류문명의 미래”라며 “변혁된 우리 삶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창립자인 빌 조이는 “커즈와일은 극단적으로 미래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입장이 정반대”라며 “그러나 그의 이론은 꼭 알아둬야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에는 구글과 미항공우주국(NASA) 등의 후원으로 미 캘리포니아 NASA 에임스센터에 ‘특이점 대학’이 세워졌다. 민간 우주여행을 주도한 재단인 X프라이즈의 창업자인 피터 디아멘데스가 커즈와일과 뜻을 합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구글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았고, 전 세계에서 후원이 쇄도했다. NASA는 에임스센터의 건물 두 동을 무상으로 내놓았다.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10주간의 대학원 과정 또는 9일간의 전문가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인류가 특이점에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공유한다. 나노기술,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공학, 컴퓨터 등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강연을 맡고 학생들은 공상과학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선발기준은 거창하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출 것, 기업가 정신이 충만할 것,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전을 생각할 것 등이다. ●한국형 싱귤래러티 꿈틀 한국 출신의 졸업생들도 늘고 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우주인 고산씨와 유엔 우주사무국에 근무했던 금융컨설턴트 유영석씨가 있다. 고씨는 이를 기반으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한국 청년들에게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세운 타이드(TIDE) 인스티튜트는 ‘조류’라는 뜻으로 거대한 것, 곧 새로운 미래가 몰려온다는 의미다. 또 TIDE는 기술(Technology),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의 앞 글자이기도 하다. 고씨는 TIDE가 한국판 싱귤래러티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싱귤래러티 대학에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혁신 기업의 필요성을 배웠다.”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누군가를 따라가거나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닌 빅아이디어를 내놓고, 세계를 주도하는 창업자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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