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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4월의 어느 날이었다. 한라도령은 꽃향기에 잔뜩 취했다. 저절로 백두의 문이 열렸다. 금잔 한 잔에 시름 한 술 놓았다. 흰 구름과 함께 백두낭자가 나타났다. 낭자는 팔을 벌려 한라도령을 감싸 안았다. 고운 자태와 온화한 숨결로 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도령은 낭자의 아름다운 치마폭에 푹 빠졌다. 도무지 헤어날 수가 없었다. 세월 가는 줄 몰랐다. 낭자는 어느새 백두의 여신으로 변했다. 도령은 얼마 후 세상을 향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설레는 20년을 백두산에서 살았다. 나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마디를 백두산에 묻었다. 백두산은 나의 스승이요 사랑이다. 20년 전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자연을 복제해내는 단순한 인간 복사기로, 사람질 제대로 못해 보고 머저리 사진장이의 삶을 살고 말았을 것이다.’ 산악사진가 안승일(68)씨는 ‘괴짜’로 통한다. 20년 동안 사시사철 백두산에 살다시피 하며 백두산 속살만 수십만 컷을 찍었다. 단순히 카메라 셔터만 누르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나만큼 진하게 백두산의 영혼과 동고동락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 정도로 백두산에 미쳐 지냈다. 천지를 보는 순간 백두의 신을 만나 넙죽 큰절을 올리면서 단박에 시작된 백두산 인생이었기에 ‘괴짜, 백두산의 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로지 사진 한 장을 담기 위해 백운봉에서 장군봉으로 솟는 해를 기다리며 영하 50도를 견뎌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아예 천막집을 두 채나 짓고 살았다. 계속되는 눈보라에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천막집 안에서 김치전과 만두를 빚고 눈 녹인 물로 북어 대가리와 멸치 육수를 만들어 칼국수만 먹다 보니 복부비만에 고지혈증 환자가 됐다. 제대로 된 일출 하나 건지려고 서백두 청석봉에서는 눈구덩이를 파고 지낸 일이 수백 번은 된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한 컷 한 컷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즐겁게 지냈다.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도백하에 조그마한 아파트를 하나 사서 작업실을 꾸렸다. 백두산을 마주 보는 식탁에서 밥을 먹고 뒹굴뒹굴 책이나 보다가 미풍을 타고 살살 들어오는 구름이 산과 어울리는 낌새가 보이면 후다닥 집 근처 오름으로 달려갔다. 운 좋은 날이면 창밖으로 펼쳐진 웅장한 장백산맥의 새벽을 담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살았다. 최근 안씨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불멸 또는 황홀’이라는 제목으로 백두산의 20년 사진전을 열어 ‘역시 괴짜 안승일’이라는 낙관을 또 한번 찍었다. 백두산에서 지낸 세월이 궁금해 지난 18일 서울 충무로의 한 인쇄소 사무실에서 안씨를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아직도 갈 수 없는 산’과 ‘우리 동네 꽃 동네’라는 두 권의 사진집을 최근에 찍어냈다. 백두산 20년의 흔적이 담긴 것들이다. 사진집을 들추던 그에게 어떻게 해서 백두산과 인연을 맺었는지 먼저 물었다. “1994년 4월이었지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산악인 글쟁이 박인식씨가 백두산에 가자고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통일이 된 후에나 백두산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4, 5년 뒤면 통일이 될 줄 알았지요. 인천항에서 박씨를 만났는데 다른 일행 열댓 명과 같이 왔습니다. 이들은 중국 여러 곳의 여행코스 중 백두산에 들르는 일정을 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백두산 코스에서 숙명처럼 혼자 남게 되면서 20년 동안 그곳에 파묻히게 됐습니다. 필름 현상을 위해 한국에 와야 할 때 말고는 줄곧 백두산에서 지냈지요.”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산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쉽지가 않았다. 기상이변이 워낙 심해 ‘진경의 순간’을 놓치기 일쑤였다. 눈 덮인 산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찾는 것처럼 마땅한 터를 잡고 앉아 꼼짝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다 보면 가끔 중국 병사와 맞닥뜨려 ‘수상한 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하루는 중무장한 중국 군인 셋이 제 방에 들어와 조사할 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하자 그렇다면 얼른 찍고 갈 것이지 왜 오랫동안 살고 있느냐, 국경 부근에 어슬렁거리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 카메라와 렌즈들은 무슨 용도에 쓰이는 것이냐고 다그쳤습니다. 결국 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나중에는 친한 사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백두산에서 1년을 지낸 뒤 ‘백두산’이라는 사진집을 냈다. 장기체류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찍은 생생한 장면들이 모였다. 백두산이라는 하나의 피사체에 4m에서 16m에 이르기까지 마치 백두산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한 사진들이었다. 이어 안씨는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찍은 일본 사진작가 이와하시의 사진 ‘장백산’과 자신의 사진 ‘백두산’을 합해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이때 ‘백두산’ 사진집 표지 안쪽 날개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눈길을 끌었었다. ‘정일이 형님, 백두산 금강산 사진이 필요하시면 일본 사람 부르지 마시고 내가 좀 찍게 해주시오. 나는 평생 산 사진을 찍어온 사람이오. 사진은 재주나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혼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민족의 피가 흘러야 합니다. 내 조국 산하를 왜 일인들에게 빼앗겨야 합니까.’ 2001년 6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남북공동사진전이 열릴 때에도 난생처음 넥타이를 매고 ‘정일이 형님’을 향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백두산 사진작업을 통일을 위한 민족화합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했다. 그래서 백두산 사진은 대부분 ‘남과 북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혹자는 감상적 통일론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두산에 있다 보니 참으로 이상한 산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면서 “애국자도 아닌 사람에게 나라를 걱정하게 하고 국가관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한다. 1998년 부산에서 열린 북한의 사진가 김용남의 사진과 함께 2인전을 통해서도 이 같은 ‘백두산의 혼’을 알리기도 했다. 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해서 맺게 됐을까. 어릴 적부터 시끄러운 세상살이가 싫어 자꾸 산으로 갔다. 중학교 때였다. 그해 처음 뜨는 해를 본다고 삼각산으로 갔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텐트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심취했다. 나중에 한적한 시골에서 살 생각에 건국대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2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그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라벌예술대 사진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나이 많은 자신한테 반말로 하대하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꼴사나웠다. 다시 등산 장비를 챙기고 산으로 올라갔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여러 차례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럴 무렵 서라벌예대 산악회 선배들한테 결혼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1968년 당시에는 신랑 신부가 결혼 예복을 입고 경복궁이나 덕수궁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붐이 일기 시작했고, 그런 분위기에 따라 결혼하는 선배들이 그를 불렀던 것이다. 나중에는 결혼하는 친구들도 그를 찾았다. 이래저래 돈이 모였다. 1979년 충무로에 스튜디오를 내고 광고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달동네에서 어렵게 사는 아버지한테 500만원을 건네면서 집을 늘려 구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아들에게 사진집을 만들 것을 권유하면서 사진가로 대성하기를 바랐다. 이렇게 해서 1982년 첫 사진집 ‘산’을 시작으로 ‘삼각산’ ‘한라산’ 등이 연이어 나왔다. 도봉산 인근에 작업실을 위한 땅을 장만할 만큼 돈을 모았다. 충무로 생활 10년쯤 지날 무렵 그는 백두산에 ‘필’이 꽂히면서 모든 것을 접고 백두산으로 훌쩍 떠나게 된다. 벌어놓은 돈까지 몽땅 백두산 사진에 투입했다. “경제적으로는 다시 어려워졌지만 제게는 영원한 스승이자 연인과 같은 백두산이 곁에 남아 있습니다. 항상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또한 지금 와서 효자 노릇까지 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사진을 달라는 사람이 있어서 (사진을)크게 인화해주곤 합니다. 살림에 보탬이 되고 있거든요(웃음).” 백두산 사진은 몇 장 정도 가지고 있을까. 웃으면서 “그런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를 나타내는 수학기호가 된다. 그만큼 정말 지독하게 찍었다”면서 “하지만 고르고 골라 엄선해서 내놓을 만한 사진은 100여장이다. 찍은 사진 컷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과연 몇 장의 사진을 건지느냐가 중요하다. 그나마 20년 동안 운 좋게도 100장 정도 건졌다고 생각한다”며 웃는다. 다시 물었다. 백두산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 “저는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추석을 백두산에서 보냈습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이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가야 할 산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산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작업이 민족화합의 그날을 한시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저의 사진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통일이라도 한 발 앞당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제 16세 때 맨 처음 카메라 매고 올랐던 삼각산부터 다시 오를 예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산악사진 인생 2막을 뚜벅뚜벅 걸어가기로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안승일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6세 때부터 카메라를 매고 산에 올랐다. 서라벌예술대 사진과를 중퇴했다. 1979년 서울 충무로에 그린스튜디오를 설립해 광고사진을 찍었다. 1994년부터 20년 동안 백두산 사진에만 몰두했다. 주요 사진전으로는 ‘한국의 산’(1970·1975년), ‘백두산-일본 사진가 이와하시와 2인전’(1996년), ‘백두산-북한 사진가 김용남과 2인전’(1998년), ‘남북공동사진전-평양’(2001·2004년), ‘산의 영과 기-서예가 권창륜과 2인전’(2011년), ‘백두산 사진전-불멸 또는 황홀’(2014년) 등이 있다. 또한 사진집으로는 ‘산’(1982년), ‘삼각산’(1990년), ‘한라산’(1993년), ‘백두산’(1995년), ‘굴피집’(1997년), ‘아리랑’(1999년), ‘고산화원’(2007년), ‘천상지천하화’(2010년), ‘백산백화’(2013년), ‘아직도 갈 수 없는 산’(2014년), ‘우리 동네 꽃 동네’(2014년) 등 10여권을 발간했다.
  • 봉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조성 ‘삐걱’

    국립백두대간 수목원(경북 봉화) 조성 사업이 시공사의 파산 신청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백두대간 수목원 시공사인 벽산건설이 인수합병 실패로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회생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벽산건설은 2012년 6월 1차 부도와 함께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년 8개월 만에 사실상 파산 상태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벽산건설은 지난 17일 동절기 공사 중지기간이 끝났음에도 수목원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인 수목원의 현재 공정률은 43%다. 발주처인 산림청은 벽산건설의 파산에 대비해 남해·삼영·부광건설 등 3개 공동계약사와 연대 시공 문제를 협의 중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보증보험사에 대체 시공사 선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2012년 3월 사업비 2515억원을 들여 봉화 춘양면 서벽리 5179㏊에 기후변화지표식물원과 산림종자 영구저장시설, 고산식물 연구동 등을 건립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수목원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한대·고산 식물의 보존·증식·연구와 백두대간 산림생태계의 체계적 보존·복원, 국내외 유용식물자원의 확보·자원화, 산림생태 교육·탐방 등 주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봉화군 관계자는 “벽산건설의 파산이 결정되면 하도급을 맡은 지역 건설사 등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적잖은 충격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앞으로 대체 시공사 선정이 순조로울 경우 1~2개월 내에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며 “더 늦어질 경우 내년 준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2012년 11월 기업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9월 영업손실 1309억원, 순손실 2839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결국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인 오는 31일까지 거래소에 자본금 잠식 해소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자동차 멀리뛰기 신기록 도전 중 아찔한 전복사고 포착

    자동차 멀리뛰기 신기록 도전 중 아찔한 전복사고 포착

    프랑스에서 열린 자동차 멀리뛰기 세계 신기록 도전 현장에서 기록에 도전했던 차량이 전복되는 아찔한 순간이 포착됐다. 19일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외신들은 프랑스 출신 스턴트맨인 겔랑 치체리(Guerlain Chicheri·35)가 알프스 고산지대에 위치한 티뉴 스키리조트에서 ‘자동차 멀리뛰기 세계 신기록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스턴트맨 출신 타너 파우스트가 세운 101m의 종전 기록 보다 늘어난 110m 거리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도전 차량은 착지하는 과정에 실패해 전복되고 만다. 사고 직후 겔랑 치체리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밤은 병원에서 쉬어야 할 것 같네요. 현재 저의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라고 올렸다. 이어 “성공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실패는 치명적인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 도전 하려는 용기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자기 싫은데” 비틀비틀 ‘판다 아기’의 귀여운 잠투정 [영상]

    “자기 싫은데” 비틀비틀 ‘판다 아기’의 귀여운 잠투정 [영상]

    좀처럼 잠을 자려하지 않는 아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자식을 재우기 위해 필사적 분투(?)를 펼치는 엄마 판다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아기 재우기(baby back to bed)’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영상은 총 3분 56초의 시간 동안 엄마 판다와 아기 판다의 치열한 신경전을 담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잠’ 때문. 태어나지 얼마 안 된 아기 판다는 호기심에 자꾸 우리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내 실패한다. 어느 새 눈치를 채고 쫓아온 엄마 판다가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아기 판다는 아장아장 피해보지만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일뿐이다. 곧 엄마 판다는 아기 판다를 질질(?) 끌고 잠자리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아기 판다는 소심히 저항해보지만 아직 엄마 판다를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엄마 판다의 이름은 ‘옌옌’, 아기 판다의 이름은 ‘옌 자이’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들은 ‘자이언트 판다’ 종으로 옌 자이는 이제 생후 7개월째다. 자이어트 판다는 중국 쓰촨 성, 티베트 고산 지대에 서식하는 곰과 포유류다. 보통 단독 생활을 하지만 발정기인 봄에는 여러 마리가 모여 산다. 주식은 대나무 잎·조릿대·죽순이며 풀·쥐·토끼·새 등을 먹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총 개체수가 2,500 마리 정도로 극히 적어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받는 중이다. 개체수가 줄어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악지역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진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무등산 지질공원 지정 가시화… 6일부터 본심사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1년을 맞은 가운데 조만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무등산의 지질학적 가치가 큰 정상 일대 주상절리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가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 지질사무국은 지난달 20∼21일 예비심사에 이어 6∼7일 본심사를 할 예정이다. 시는 무등산국립공원과 화순·담양을 포함한 110.48㎢의 면적에 천왕봉을 비롯한 정상 3봉, 입석대·서석대 등 지질명소 22곳과 호수생태원, 환벽당, 무진고성 등 비지질 명소 20곳을 지질공원으로 인증해 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했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정 면적이 100㎢ 이상이고 지질 명소를 10곳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인증조건 7가지를 갖추고 4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무등산국립공원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임에도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465호 주상절리대인 서석대·입석대 등과 멸종위기 1급인 수달, 2급인 삵 등이 서식하는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추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제발 좀 자라” 대왕판다 모녀의 귀여운 신경전 [영상]

    “제발 좀 자라” 대왕판다 모녀의 귀여운 신경전 [영상]

    좀처럼 잠을 자려하지 않는 아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자식을 재우기 위해 필사적 분투(?)를 펼치는 엄마 판다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아기 재우기(baby back to bed)’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영상은 총 3분 56초의 시간 동안 엄마 판다와 아기 판다의 치열한 신경전을 담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잠’ 때문. 태어나지 얼마 안 된 아기 판다는 호기심에 자꾸 우리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내 실패한다. 어느 새 눈치를 채고 쫓아온 엄마 판다가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아기 판다는 아장아장 피해보지만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일뿐이다. 곧 엄마 판다는 아기 판다를 질질(?) 끌고 잠자리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아기 판다는 소심히 저항해보지만 아직 엄마 판다를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엄마 판다의 이름은 ‘옌옌’, 아기 판다의 이름은 ‘옌 자이’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들은 ‘자이언트 판다’ 종으로 옌 자이는 이제 생후 7개월째다. 자이어트 판다는 중국 쓰촨 성, 티베트 고산 지대에 서식하는 곰과 포유류다. 보통 단독 생활을 하지만 발정기인 봄에는 여러 마리가 모여 산다. 주식은 대나무 잎·조릿대·죽순이며 풀·쥐·토끼·새 등을 먹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총 개체수가 2,500 마리 정도로 극히 적어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받는 중이다. 개체수가 줄어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악지역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진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빨리 안자니?” 아기 재우려는 엄마 판다의 분투

    “빨리 안자니?” 아기 재우려는 엄마 판다의 분투

    좀처럼 잠을 자려하지 않는 아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자식을 재우기 위해 필사적 분투(?)를 펼치는 엄마 판다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아기 재우기(baby back to bed)’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영상은 총 3분 56초의 시간 동안 엄마 판다와 아기 판다의 치열한 신경전을 담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잠’ 때문. 태어나지 얼마 안 된 아기 판다는 호기심에 자꾸 우리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내 실패한다. 어느 새 눈치를 채고 쫓아온 엄마 판다가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아기 판다는 아장아장 피해보지만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일뿐이다. 곧 엄마 판다는 아기 판다를 질질(?) 끌고 잠자리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아기 판다는 소심히 저항해보지만 아직 엄마 판다를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엄마 판다의 이름은 ‘옌옌’, 아기 판다의 이름은 ‘옌 자이’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들은 ‘자이언트 판다’ 종으로 옌 자이는 이제 생후 7개월째다. 자이어트 판다는 중국 쓰촨 성, 티베트 고산 지대에 서식하는 곰과 포유류다. 보통 단독 생활을 하지만 발정기인 봄에는 여러 마리가 모여 산다. 주식은 대나무 잎·조릿대·죽순이며 풀·쥐·토끼·새 등을 먹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총 개체수가 2,500 마리 정도로 극히 적어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받는 중이다. 개체수가 줄어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악지역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진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와 중국/박홍환 논설위원

    티베트 불교의 ‘살아있는 부처’(活佛)인 달라이 라마. 달라이는 몽골어로 바다를 뜻하고, 라마는 티베트어로 스승, 승려를 의미한다. 사방이 광활한 초원과 험준한 고산지대로 둘러싸인 티베트에서 ‘바다의 스승’이라니. 어쨌든 티베트인들에게 달라이 라마는 미지의 세계까지 아울러 ‘온 세상의 지도자’로 추앙받는 존재다. 불교적으로는 관음보살의 화신이기도 하다. 17세기 중반 달라이 라마 5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이 전임자의 환생자를 지목해 죽 계승돼 왔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 14세는 다섯 살 때인 1940년 활불로 뽑혀 아름다운 라싸(拉薩) 포탈라궁의 주인이 됐다. 하지만, 지금 그 포탈라궁 앞 광장에는 해방기념탑이 우뚝하니 세워져 있다. 공산혁명 후 1년 만인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봉건주의 농노 상태의 티베트인들을 평화적(?)으로 해방시켰다는 기념물이다. 광장 중심의 국기게양대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자랑스럽게 펄럭이며 이곳이 중국 땅임을 웅변하고 있다. 반면 원래의 주인이었던 달라이 라마 14세는 1959년 ‘3월 봉기’가 실패로 끝난 후 티베트인들과 함께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지금까지 유목민처럼 전 세계를 떠돌며 비폭력 자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달라이 라마 14세를 중국 정부는 언제나 눈엣가시로 여겨왔다. 분리주의 세력을 선동하는 협잡꾼으로 규정하고 그의 활동을 매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티베트는 역사적으로 중국 땅이기 때문에 티베트의 분리독립을 거론하거나 그런 활동을 하는 달라이 라마 14세를 만나는 것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이 주장하는 핵심 이익은 영토주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티베트와 신장(新彊), 타이완에 이어 최근에는 남중국해까지 확대됐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는 등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이 된 이후에는 힘으로 달라이 라마 14세의 국제적 활동을 억누르고 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서방국가 지도자들이 달라이 라마 14세를 만났다가 경제제재를 받는 등 혼쭐이 나기도 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제 달라이 라마 14세를 면담했다. 2010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이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예상대로 즉각 반발했다. 앞선 두 차례 만남에 대해 중국은 항의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뾰족한 제재 수단은 없어 보인다. 아직까지도 힘으로 미국을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추적 60분(KBS2 토요일 밤 10시 15분) 1억건이 넘는 국내 대형 카드 3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너무나 ‘사적인’ 개인정보까지 털렸으나 카드 3사와 정부는 2차 피해는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에 따른 피해는 심각하다. 제작진은 정보블랙마켓에서 입수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이 정보가 어디까지 악용될 수 있는지 알아본다. ■고향극장(KBS1 토요일 밤 7시 15분) 전북 완주군 고산면 창포 마을에는 내로라하는 특산물이 있는 것도, 사람들 눈을 휘어잡는 관광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마을이다. 그 이유는 딱 하나. 어지간한 연예인은 울고 갈 정도로 화려한 공연 경력을 자랑하는 ‘다듬이 공연단’ 때문이라는데…. ■접속 무비월드(SBS 토요일 오전 10시 55분)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 배우들과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된 여자 배우들의 따끈한 소식들을 파헤쳐 본다.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세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최민식, 영화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영화 ‘명량: 회오리 바다’에서 만났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토요일 밤 9시 15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역대 주요작 3편을 영화음악과 함께 돌아본다. 1989년 영화 ‘뮤직박스’를 비롯해 제임스 존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98년 영화 ‘신 레드 라인’을 준비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전쟁에 대한 깊은 회의를 토로한다. ■사랑해서 남 주나(MBC 일요일 밤 8시 45분) 현수와 순애는 계약서를 보고 화를 낸다. 현수는 순애를 이끌고 집으로 가 정식으로 재혼하겠다고 선언하고, 가족들은 당황스러워한다. 순애는 유진을 만나 진심을 전하고, 유진은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유진은 순애와 현수의 감정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순애의 가족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작심삼일에 그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세계적인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의 힘, 시간의 마법 ‘1만 시간의 법칙’.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들어 본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이 출연한다. 바이올린을 잡은 지 60여년. 이제 그에게 바이올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몸의 일부 같은 존재다. 바이올린을 팔아 다방을 운영했던 사연 등 그의 음악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꾸민다.
  • 겨울 발자국 봄으로 간다

    겨울 발자국 봄으로 간다

    애초 겨냥한 건 설악산이었다. 눈(雪) 덮힌 큰 산(嶽), 이름 같은 풍경을 보자는 뜻이었다. 눈이 올 거란 일기예보만 듣고 떠난 길, 한데 ‘눈폭탄’이 쏟아졌다. 산에 오른들 눈보라만 실컷 보고 오게 될 터. 대안을 꼽자니 퍼뜩 7번 국도가 떠오른다. 돌아서면 바다, 돌아서면 백두대간이 우뚝한 곳. 귀와 눈, 그리고 폐부를 씻기도 맞춤하다. 입춘은 벌써 지났고 봄은 머잖은 곳에 와 있다. 갯바람에서도 한겨울의 매서운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새봄을 준비하는 이라면 이 바람에 겨우내 묵은 흔적을 훌훌 털어낼 일이다. 강원도 속초와 고성, 강릉은 사실상 한 묶음이다. 잘 뚫린 도로 덕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44번 국도 타고 고성, 속초 찍은 뒤, 7번 국도 따라 양양과 강릉을 돌아 영동고속도로 타고 돌아오는 여정은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맞춤하다. 한 시인이 노래했다. “속초가 속초일 수 있는 것은 청초와 영랑, 두 개의 맑은 눈동자가 빛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를 고성에 비유하자면 “고성이 고성일 수 있는 것은 화진포와 송지, 두 개의 맑고 아름다운 석호(潟湖)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성 관광의 ‘아이콘’을 여정의 들머리로 삼는 건 당연한 노릇일 터다. 두 호수는 석호다. 내륙의 자연호수와 달리 바닷물과 민물이 뒤섞였다. 규모로는 화진포가 단연 앞선다. 호안선 길이가 16㎞에 달한다. 호수 주변에 이승만, 김일성 별장 등 볼거리도 많아 늘 사람들로 북적댄다. 아름답기로는 7번 국도변의 송지호도 뒤질 게 없다. 둘레 4㎞ 남짓한 아담한 호수로 겨울철이면 큰고니 등 다양한 종류의 철새들이 많이 날아든다. 송지호는 바람이 잠을 덜 깬 이른 아침에 찾는 게 좋다. 명경지수 같은 물 위로 주변 풍경이 수렴되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송지호 뒤편은 왕곡마을이다. 북방식 전통가옥이 잘 보존돼 있어 지난 2000년 국가 중요 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강릉최씨와 강릉함씨 집성촌으로 20여채의 북방식 한옥과 초가 등에서 약 50여 가구 주민이 살아간다. 왕곡마을과 송지호는 ‘송지호 둘레길’로 이어져 있다. 예서 송지호해수욕장도 멀지 않다. 약 4㎞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해변이다. 바로 앞에 죽도라는 바위섬이 있어 ‘죽도해변’이라고도 불린다. 이 해변, 참 예쁘다. 활처럼 휘어진 해안의 모양새가 우아하고, 등쪽엔 송림도 우거졌다. 멀리 뒤로는 설악산이 버티고 섰다. 주민들에게 듣자니 고성군 내 가장 유명한 해변으로 꼽힌단다. 속초에 들면 설악산이 여행자의 발길을 잡아 끈다. 꼭 고산준령에 올라야 맛이랴. 험한 눈길 헤치고 높은 봉우리에 오를 자신이 없다면 설악동까지만 가도 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빼어난 설경과 마주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오르거나 절집 신흥사만 둘러볼 수도 있다. 좀 더 욕심을 내 흔들바위가 있는 계조암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작은 암자에서 울산바위를 감상하는 맛이 각별하다. 산행의 피로는 노천 온천에서 푼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눈 덮인 설악산 자락을 완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시령 아래 있는 워터피아는 10여개의 노천 테마탕이 일품. 물놀이와 스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천 테마파크다. 사용되는 물은 모두 온천수다. 이웃한 척산온천과 같은 단층대에 속해 있어 수질이 좋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척산온천 옆의 족욕체험장은 겨울철이면 문을 닫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속초의 바다는 설악산의 명성에 가려 있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설악산을 찾은 김에 잠깐 들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바이마을과 동명항, 속초해변 등에서 동해의 정취와 맛을 동시에 즐기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영금정해안도 빼놓을 수 없다. 속초에서 으뜸가는 해돋이 명소다. 양양에 들면 반드시 하조대에 들를 일이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권의 성을 따 명명된 바위절벽이다. 둘이 ‘사방을 볼 수 있는 높은 곳’ 하조대에서 혁명을 도모했다거나, 혁명 이후 놀고 즐겼다는 전설이 여태 전한다. 하조대해변은 동해 바다의 진수다. 웅혼하다 할 만큼 장쾌한 풍경을 선보인다. 하조대 정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해안 절벽 위에 조성된 전망대가 나온다. 예서 굽어보는 하조대해변이 빼어나다. 양양엔 바닷가 절집이 특히 많다. 파도 소리 들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암자들이다. 홍련암은 대가람 낙산사의 산내 암자다. 절벽 위에 세워진 암자 옆으로 바다가 맞닿아 있다. 죽도암은 동산항과 인구항 사이에 있는 작은 섬 죽도에 깃든 절집이다. 이정표가 작아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암자는 작아도 앞마당에 담긴 풍경은 크다. 절집 문만 열만 동해의 만경창파가 멍석처럼 말려 오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휴휴암(休休庵)은 죽도암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1㎞쯤 내려가면 만난다. 연화법당이라 불리는 바닷가 너럭바위가 볼거리다. 여정의 마무리로는 커피가 제격이다. 강릉엔 유난히 커피 전문점이 많다. ‘커피 리퍼블릭’(coffee republic)이라 불릴 정도다. 특히 연곡면 영진해변은 과장 좀 보태 한 집 건너 커피숍이다. 갯가 마을 안쪽의 카페 보헤미안이 그중 이름난 집. 재일 교포 출신의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드립 커피로 명성이 떠르르하다. 옛 영진항은 지나쳐도 모를 정도로 작은 어항이었다. 요즘엔 몰라볼 만큼 커졌다. 커피의 거리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덩달아 물가도 올랐다. 작은 식당에서조차 물회, 회덮밥 등을 ‘시가’로 받는다. 바다와 접한 업소에선 회덮밥 한 그릇에 2만원을 받기도 한다. 지갑 얇은 서민들로선 달갑지 않은 변화다. 강릉항으로 이름이 바뀐 옛 안목항 주변도 온통 카페촌이다. 규모가 큰 항구인데도 활어 수조보다는 커피 로스팅 머신이 더 잘 눈에 띈다. 글 사진 고성·속초·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탄 뒤 속초까지 곧장 간다. 경기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강원 홍천, 인제 등을 지나 미시령 터널을 넘는 방법도 있다. 고성 북쪽을 먼저 둘러보겠다면 진부령이 낫다. 지난 10일까지 내린 폭설로 통제됐다가 11일 해제됐다. 월동 장구를 갖추고 안전 운행한다면 최고의 설경과 마주할 수 있을 듯하다. 왕곡마을(www.wanggok.kr)은 7번 국도 송지호 못미쳐 우회전해 1.5㎞쯤 들어가면 나온다. 설악산케이블카(636-4300)는 어른 9000원이다. 문화재관람료(3500원)와 별도로 징수한다. 설악산국립공원 주차료는 4000원이다. →맛집:양양군 서면 송천리 떡마을(673-7020)은 장작불로 떡쌀을 삶고 떡메로 쳐 만든 전통 떡으로 이름난 곳. 오대산 자락의 진고개에서 강릉 방향으로 흐르는 연곡천 주변에선 꾹저구탕을 맛볼 수 있다. 꾹저구는 한국 특산 어류. 영동 지역 수계에서 주로 발견된다. 저구새가 부리로 꾹 찍어 잡아먹는 모습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꾹저구를 갈아 걸죽하게 끓여낸다. 통째 끓여내는 집도 있다. 연곡꾹저구탕(661-1494)이 알려졌다. 7000원. 생선회를 좋아하는 이들은 속초 동명항 회센터를 주로 찾는다. 횟감과 채소를 사서 회를 뜨고 매운탕을 곁들여 먹는데 각각의 과정마다 돈을 내야 한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속초 쪽에선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630-5500), 델피노 골프 앤드 리조트(1588-4888) 등을 권할 만하다. 강릉 영진해변 뒤편의 노벰버(662-6642), 경포호 안쪽의 비치호텔(643-6699) 등도 가격 대비 시설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양반들의 잠자리가 궁금하다면 선교장(646-3270) 한옥체험도 좋겠다.
  • 그리스 신화 꿰는 당신, 섭한 아가씨는 아시나요?

    그리스 신화 꿰는 당신, 섭한 아가씨는 아시나요?

    “그리스·로마 신화는 가라.” 그리스·로마, 북유럽 신화는 훤히 꿰면서도 정작 아시아의 신화에는 낯선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에게 김남일·방현석 작가가 아시아의 광대한 상상력과 지혜를 품은 신화, 설화, 서사시 100편을 펼쳐보인다. 아시아 각국의 문명을 통찰하는 이야기 백과사전 ‘백 개의 아시아 1·2’(아시아)다. 두 작가는 지난 20년간 아시아 각국의 작가, 학자들과 교류하며 37개국의 서사를 골라냈다. 모태는 1994년 베트남을 다녀온 이후 결성한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이다. 2006년 이 모임이 ‘아시아문화네트워크’로 확대, 발전되고 2010년 광주에 건립 중인 아시아문화전당 정보원과 손을 잡으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2000여개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수집했다. 이번 책은 이 가운데 ‘각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는 이야기’ 100편을 추린 것이다. 작업을 주도한 두 작가는 저자의 말에서 “이 책이 그리스·로마 신화에 길들여진 (우리의) 세계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를, 우리가 얼마나 울창한 정신의 숲에서 살아 왔는가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설가답게 두 저자는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으로 100편의 서사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엮으며 독자들이 성찰할 수 있도록 화두를 먼저 던지고 의미를 짚어낸다. 우리 설화 바리공주를 소개하면서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이 인디언들에게서 땅을 사들인 얘기를 꺼내고, 네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민족 구릉족의 나무꾼 민담으로는 생명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어떤 불행이 찾아올지 가늠해 보도록 이끄는 식이다. ‘(바리공주) 설화는 가부장제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흠집을 내고 때로는 이를 통렬하게 전복시킨다. 예컨대 이제 구원의 힘은 ‘나라에 은혜와 신세 진 것 없이’ 버림받은 곳에서 나온다는 것, 다시 말해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다수가 아니라 소수에,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 오히려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29쪽) 이야기들은 영웅과 괴물, 트릭스터(꾀돌이), 신궁, 거인, 천하장사 등 도드라지는 인물이나 사랑과 상실, 복수, 변신, 창세·건국 등 서사 구조에 따라 주제별로 묶였다.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와 비슷한 얼개를 지닌 중국의 ‘섭한 아가씨’, 일본의 ‘강복미복(겨순이와 쌀순이)’, 베트남의 ‘떰과 깡’ 등을 통해 아시아의 민담들을 비교, 대조해볼 수도 있다. 인도의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몽골·티베트의 ‘게사르’, 이란의 ‘샤 나메’, 중앙아시아의 ‘마나스’ 등 독자를 압도하는 상상력을 지닌 대서사시도 펼쳐진다. 김남일 작가는 “민족이나 국경선으로 구획되지 않는 경계에 선 사람들, 소수자들의 이야기도 주류의 서사와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려고 했다”며 “결국 ‘백개의 아시아’는 서구 사상에 사로잡히고, 중심이 되기 위해 중심을 좇고 살아온 우리에게 주변이 중심을 구원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고 타자를 이해하는 데 발판이 되는 이야기들”이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어제 과음했나?” 사람처럼 하품하는 원숭이 포착

    “어제 과음했나?” 사람처럼 하품하는 원숭이 포착

    ”자꾸 눈은 감기고 하품이 멈추질 않아…” 과음한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하는 직장인을 연상시키는 원숭이의 재밌는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주인공은 미국 뉴욕시 브롱스 동물원에 살고있는 암컷 겔라다개코원숭이(Theropithecus gelada) ‘수리야’로 사진작가 알란 샤피로(50)가 촬영한 것이다. 샤피로는 지난 수년간 브롱스 동물원에서 겔라다개코원숭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촬영해왔다. 그는 “이 원숭이들은 인간과 거의 유사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놀라운 지능의 생명체”라며 “원숭이가 이빨을 보이는 경우는 보통 ‘내 구역에서 나가라’라는 경고성 암시지만 수리야의 경우는 그저 피곤해서 하품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샤피로는 “수리야는 해당 동물원에서 유독 친절한 성격을 지닌 원숭이로 평소에는 관람객들과 잘 어울리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겔라다개코원숭이는 영장목 긴꼬리원숭이과의 포유류로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 해발 1,800m 고산지대에 서식한다. 주로 땅 위에서 생활하지만 때때로 나무에도 오르며 밤에는 동굴이나 바위 틈 등에서 수면을 취하다 새벽부터 활동을 한다. 보통 대규모로 무리를 이뤄 생활하며 나이 든 수컷이 지휘를 맡는다. 주식은 나뭇잎·풀·곤충·과일 등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어제 과음했나?” 사람처럼 하품하는 원숭이 포착

    “어제 과음했나?” 사람처럼 하품하는 원숭이 포착

    ”자꾸 눈은 감기고 하품이 멈추질 않아…” 과음한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하는 직장인을 연상시키는 원숭이의 재밌는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주인공은 미국 뉴욕시 브롱스 동물원에 살고있는 암컷 겔라다개코원숭이(Theropithecus gelada) ‘수리야’로 사진작가 알란 샤피로(50)가 촬영한 것이다. 샤피로는 지난 수년간 브롱스 동물원에서 겔라다개코원숭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촬영해왔다. 그는 “이 원숭이들은 인간과 거의 유사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놀라운 지능의 생명체”라며 “원숭이가 이빨을 보이는 경우는 보통 ‘내 구역에서 나가라’라는 경고성 암시지만 수리야의 경우는 그저 피곤해서 하품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샤피로는 “수리야는 해당 동물원에서 유독 친절한 성격을 지닌 원숭이로 평소에는 관람객들과 잘 어울리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겔라다개코원숭이는 영장목 긴꼬리원숭이과의 포유류로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 해발 1,800m 고산지대에 서식한다. 주로 땅 위에서 생활하지만 때때로 나무에도 오르며 밤에는 동굴이나 바위 틈 등에서 수면을 취하다 새벽부터 활동을 한다. 보통 대규모로 무리를 이뤄 생활하며 나이 든 수컷이 지휘를 맡는다. 주식은 나뭇잎·풀·곤충·과일 등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하프타임]

    박태환 빅토리아오픈 2관왕 박태환(25·인천시청)이 20일 호주 브리즈번의 스포츠&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빅토리아오픈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400m 3분47초72에 이어 200m 결승에서는 1분48초00을 끊었다. 박태환은 28일부터 시드니에서 열리는 뉴사우스웨일스챔피언십에도 출전한다. 소치 장애인선수단장 한철호씨 소치동계장애인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에 한철호(55) ㈜밀레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한 대표는 마라톤과 고산등반 등으로 체육 활동에 참여해 왔다. 밀레는 소치대회에서 의류를 비롯해 선수들의 용품을 후원한다. 한 단장은 “선수단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K리그 관중 203만여명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일 공개한 구단별 입장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총관중은 203만 9475명으로 경기당 평균 763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구단의 총입장 수입을 총관중 수로 나눈 ‘좌석당 실제 수입’(객단가)은 3708원. 총입장 수입은 75억원 수준이었다.
  • “다산의 ‘청렴 공직’ 열공”

    “다산 정약용 선생의 숨결에서 목민관의 ‘청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청렴하게 공직 생활을 하겠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구청 청렴리더 54명은 지난 16~17일 가진 ‘청렴아카데미 실학기행 워크숍’에서 이렇게 다짐했다고 한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 생가와 수원 화성 등 실학자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실학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청렴한 공무원의 자세를 배우는 자리였다. 청렴리더들은 다산연구소 김세종 연구실장과 김태희 기획실장의 해설과 함께 이익 선생의 성호기념관, 유형원 선생의 반계유적지, 고산 윤선도의 본관인 해남 윤씨의 종갓집인 해남 녹우당 등을 돌아보며 청렴 정신을 새기고 희망찬 2014년의 시작을 다짐했다. 송은식 자치행정팀장은 “직접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생가와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에도 백성을 생각했던 다산처럼 주민들을 위해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간부 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청렴하고 열린 마음으로 부하 직원과 주민을 대하다 보면 우리 지역 전체에 청렴의 향기가 넘쳐날 것”이라며 “친절하고 청렴한 동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신촌, 쉰촌… 다시 新촌

    신촌, 쉰촌… 다시 新촌

    ‘새로운 마을’ 신촌(新村·옛지명 새말터)은 6·25 전쟁의 포성이 멈춘 뒤 새로움을 좇는 젊음의 열정이 늘 넘치던 곳이다. 통기타나 저항연극, 록카페 등 기성 주류 문화에 대항했던 청년문화가 꽃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신촌은 급격한 노화를 겪었다. 2014년 신촌의 밤거리는 여전히 불야성이지만 문화의 향기는 사라지고 상업 자본의 유혹만 남았다. 더불어 향기를 좇던 ‘꿀벌’(청년)들도 줄었다. 무엇이 신촌을 늙게 했을까. 신촌의 생로병사를 추적했다. “신촌 일대가 온통 호박·배추·오이밭이었어요. 지금이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1936년 신촌에서 태어나 떠난 적이 없는 ‘토박이’ 박춘화(78) 창천교회 목사가 지그시 눈을 감고 60년 전 신촌을 회상했다. 서울 신촌동과 창천동, 노고산동 일대를 가리키는 신촌에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이 자리 잡았지만, 개발 전 서울의 여느 곳처럼 밭과 논뿐이었다. 신촌의 ‘상전벽해’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1950년대까지 명동을 주무대로 삼던 젊은 문인들이 신촌에 모여들면서 문화의 여명이 동텄다. 소설가인 고(故) 최상규(1994년 별세), 시인 정현종(75) 등 연세대 출신 문인들이 이 지역을 터전 삼았다. 나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문화·예술 전공)은 “신촌에는 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 등 여러 대학이 서로 마주 보는 곳에 움푹 파인 형태로 위치했다. 대학생들이 모이기에 적합한 지형”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청년층을 겨냥한 소비 시장이 만들어졌다. 1970년대 이화여대 입구는 ‘로망’, ‘부르몽’, ‘아카디아’, ‘벵땅’ 등 150개 넘는 양장점이 자리 잡은 ‘패션 메카’였다. 1970년대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판탈롱바지(나팔바지)와 미니스커트 같은 최신 의상을 사 입었다. 홍석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공간·문화 전공)은 “‘1970년대 당시에는 멋쟁이가 되려면 일단 신촌에 가라’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였다”고 전했다. 신촌의 전성기는 1980년대 들어 열렸다.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주변 등 도심에 있던 소극장과 연극단이 신촌에 입성하면서 문화가 만개했다. 나 연구위원은 “정권 비판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려 권력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았던 연극단들이 1980년대 탄압을 피해 신촌으로 터전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신천’, ‘산울림소극장’, ‘연우소극장’ 등 모두 9곳이 신촌에 자리 잡았다. ‘서울의 브로드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문화를 즐길 준비가 된 젊은 층이 넘쳐나고 공연할 공간도 생기니 서정적 민중가요를 부르던 노래꾼들이 신촌을 주무대로 삼기 시작했다. 고(故) 김현식의 ‘신촌블루스’, 고(故) 김광석의 ‘동물원’ 등은 신촌의 라이브카페에서 청년 관객들을 만나 함께 호흡하고 교감했다. 특히 1984년 지하철 2호선이 완전히 개통되면서 유입 인구가 크게 늘었다. 1990년 신촌은 ‘X세대’로 불린 신인류의 등장과 함께 절정을 맞았다. 이 시절 신촌을 강타한 문화 아이콘은 ‘록카페’였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한 ‘스페이스’ 등 록카페들이 밀집했다. 하지만 문화와 유흥의 경계에 있던 업종인 록카페는 신촌 청년 문화의 절정을 보여 준 동시에 쇠락의 전조이기도 했다. 나 연구위원은 “록카페의 매력 덕에 엄청난 청년 소비층을 끌어 모았지만 결국 독약이 됐다”고 분석했다. ‘돈의 맛’을 알게 된 신촌의 지가는 이후 크게 요동쳤다. 전통적 명물들이 땅값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았다. 이미 1990년대 들어 신촌 소극장들이 명륜동(대학로)으로 떠나가고 있었던 까닭에 신촌의 상업화는 순식간에 진행됐다. 더구나 ‘홍대앞’이라는 대체재가 있었다. 홍대 지역은 ‘클럽’이라는 상징 업종이 있었던 데다 홍익대 미대나 지역의 대형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등에서 파생돼 나온 네트워크 덕에 문화적 뿌리가 단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홍대 주변에서 대규모 응원전이 벌어지면서 서울 청년 문화 패권의 무게중심은 이 지역으로 급격히 쏠렸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와 서대문구, 지역 상인·시민이 ‘신촌 부흥’에 나선 것을 두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더 급하다고 말했다. 나 연구위원은 “지역 상인들이 새 예술을 얼마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청년 문화촌 탄생과 번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려대 박수정씨가 2012년 낸 석사 논문 ‘서울시 창조계층의 분포 패턴과 입지 특성’에 따르면 영상물과 창작·예술 관련업, 전문디자인업 종사자 등 보헤미안(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의 직업인) 계층은 합정동과 서교동, 연남동 등 홍대 일대에 고루 분포해 있었다. 나 연구위원은 “신촌이 홍대를 따라가려고 하면 부흥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개방성과 창조성을 기반으로 독창적 장점을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말띠해 목장 르포] 굿모닝 히이이잉~새해엔 막 달려요

    [말띠해 목장 르포] 굿모닝 히이이잉~새해엔 막 달려요

    우뚝 솟은 한라산을 뒤로 말들이 아스라한 제주 바다를 향해 달음질한다. 새벽녘 혹독한 제주 바람을 뚫고 넓게 뻗친 초원을 떼 지어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힘차다. 31일 갑오년(甲午年) 말띠해를 맞아 제주 서귀포시 가시리마을 내 공동목장을 찾았다. 올해는 말띠해 가운데 60년 주기로 온다는 청마(靑馬)의 해다. 말 중에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라는 청마는 강인한 생동감의 표상이다. 쪽빛 어스름 속 한라마 한 마리가 새해 인사를 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가시리마을은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했던 최고급 말인 ‘으뜸말’(甲馬)을 기르던 국영 목장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공동목장으로 바뀐 곳이 지금은 제주 목축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지금종 조랑말박물관 관장) 지금종 제주 가시리 조랑말박물관 관장은 “고려 시대부터 말을 키웠던 제주 중산간 지역 13개 산마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지닌 녹산장(馬場)과 갑마장(甲馬場)이 이곳”이라면서 “제주도는 사방이 바다로 막혀 있고 초지가 좋아 그야말로 천연 목장 지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해발 90~570m 규모의 한라산 고산 지대와 서귀포 해안 지대를 연결시켜 주는 산간마을인 가시리에는 750㏊(227만여평)에 이르는 평지가 펼쳐져 있다. 사방 천지가 활짝 트인 초원 너머로 설오름과 따라비오름 등 크고 작은 오름이 곳곳에 솟아 있다. 오름은 100여만년 전 바다 밑에 잠겼던 한라산이 제 열기를 견디다 못해 만들어 낸 불꽃들이다. 말을 기르기에는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이곳은 13세기 고려말 원나라의 간섭기 때부터 목축문화가 발달했다. 새벽 안개가 걷히자 수백년 말을 길러 온 초원이 화답이라도 하듯 눈앞에 멀리 펼쳐졌다. 말의 고장이 새해 갑오년을 맞아 한 단계 도약을 꿈꾸는 듯했다. 먼저 제주 토종말로 통하는 ‘조랑말’이 눈에 띄었다. 과실나무 아래를 지나다닌다고 해서 과하마(果下馬)로 불렸던 조랑말은 천연기념물로 2000년부터 ‘제주마’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눈에 띈 조랑말의 이름은 ‘쪼랭이’다. 목과 다리가 짧고 몸집도 다른 말보다 작았다. 흑토색에 가까운 털에는 윤기가 흘렀고 배는 볼록 튀어나와 친근했다. 이곳에서 말을 돌보는 우승수(56)씨는 “조랑말은 겉보기엔 우습게 보여도 제주의 눈바람을 이기고 커서 체력이 강하고 지구력은 세계 최고”라면서 “방목하는 만큼 이곳 말들을 키우는 건 자연이 7할”이라고 말했다. 가시리에는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잣성’도 남아 있다. 잣성은 조선시대 국영 마장에 해당하는 ‘국마장’(國馬場)의 경계를 나타내는 돌담이다. 잣성 길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농경지를 두른 밭담과 함께 끝없는 돌담이 이어진다. 목동을 일컫는 제주말 ‘말테우리’의 임시 거처인 테우리막, 말 급수통 등 옛 목축문화의 유물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동안 공동목장의 틀만 간신히 유지해 오던 마을 주민들의 새해 소망은 특별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 주민들은 새해엔 제주 말 문화가 널리 알려지길 기원한다. 가시리마을에서 갑마장 등 600년 제주 목장의 문화가 발굴되고 전시된 지는 5년이 안 된다. 2009년 지 관장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사회적 마을 공모에 나섰고 이후 목장문화 발굴에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과 함께 문을 연 조랑말 체험공원 등은 아직까지 수익이 없다. 가시리마을의 김영일(56) 이장은 “갑오년 새해에는 마음 놓고 말을 탈 수 있는 승마길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제주의 소중한 말 문화가 보존되고, 공원과 박물관이 널리 알려져 마을에 활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지 관장 역시 “마을 내에도 역사문화 자원에 대한 자부심이 적지 않다”며 “갑오년 새해에는 마을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민·정련·지성·대원·성파·성우 스님 대종사 법계 품서식 새달 7일 봉행

    한국불교의 맏형 격인 대한불교 조계종 대종사(大宗師) 법계 품서식이 2014년 1월 7일 오전 11시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 봉행된다. 조계종 법계위원회(위원장 고산 스님)는 최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신년하례법회 직후에 열릴 법계 품서식에선 종정 진제 스님이 원로의원 세민, 정련, 지성, 대원, 성파, 성우 스님에게 대종사 법계증과 가사를 수여한다. 조계종에서 대종사는 수행과 지도력을 기준으로 스님들에게 부여하는 최고의 지위이다. 승랍 40년 이상의 종사 법계 수지자 중 중앙종회 동의와 원로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조계종 법계위원회는 법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계위원장 고산 스님은 이와 관련해 “중앙종회 동의와 원로회의 심의를 거친 뒤 법계품서식 날짜 선정을 위해 별도로 회의를 소집하는 것에 대해 번거롭다는 의견이 있다”며 현행 법계법 4조 ‘법계품서는 법계위원회의 결의로 종정이 행한다’는 조항을, ‘법계품서는 법계위원장의 요청으로 종정이 행한다’로 수정할 것을 중앙종회에 요구하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 플러스]

    조계종 한글 천수경 공포…일상의례문 한글화 완성 대한불교 조계종은 최근 한글 천수경을 공포했다. 반야심경과 칠정례에 이어 천수경까지 한글 의례문이 확정되면서 일상의례의 한글화가 완성된 셈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011년 6월 한글 천수경 심의에 들어가 지난해 10월 한글 천수경 초본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초본은 제196회 중앙종회에서 일부 문구 조정을 전제로 가결됐으며 제18차 의례위원회를 거쳐 종무회의에서 한글 천수경 공포를 결의했다. 나·사·로 콘서트 27일 개최 아가페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3회 나·사·로 콘서트’가 27일 낮 12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에서 ‘세상을 향해 하나 됨을 노래하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나·사·로(나눔·사랑·위로) 콘서트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 이번 콘서트는 북한이탈 주민 어린이들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500여명을 초청해 다양한 체험활동과 문화행사, 선물 나눔 등으로 진행한다. 마술쇼와 버블쇼, 팝페라 공연에 이어 남북한 어린이들의 합창회도 열린다. (02)356-9191. 첫 태고산림법회 27일부터 한국불교 태고종은 종단 쇄신과 승풍 진작을 위한 ‘태고산림 법회’를 27∼28일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개최한다. ‘태고산림 법회’가 열리기는 태고종단 사상 처음이다. 법회에는 종정 혜초 스님을 증명으로 총무원 집행부, 중앙종회의원, 호법원, 전국시·도교구종무원, 전국비구니회 등 종단 주요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다. 참가자들은 27일 종단 쇄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과 철야정진을 진행하는 데 이어 28일 오전 10시 회향식에서 승풍 진작을 위한 청규(淸規)도 발표할 예정이다.
  • 서울 처녀도 눌러앉힌 ‘매력의 섬’ 보길도

    서울 처녀도 눌러앉힌 ‘매력의 섬’ 보길도

    청정 바다에 어딜 가나 전복이 널린 풍요의 섬 보길도. 고산 윤선도가 제주로 향하던 길에 풍랑을 만나 잠시 머문 뒤 죽을 때까지 일곱 번이나 찾았다는 곳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3대 정원 중 한 곳인 ‘세연정’의 매력을 찾는 관광객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은빛 멸치가 마을을 물들이는 보길도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EBS ‘한국기행’은 23~27일 오후 9시 30분 ‘보길도의 바다’를 연속 방영한다. 1부 ‘부자(父子)의 바다’에선 전복을 키우는 최영수씨 부자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조류가 세지 않고 따뜻한 보길도는 다시마와 미역 농사가 늘 풍년이다. 청정 해역에서 자란 다시마와 미역은 전복이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자연스럽게 이곳에선 전복 기르는 일을 생업으로 삼은 어부들도 생겼다. 최영수씨 집에선 부자가 함께 전복을 기른다. 아들 승원씨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뭍에서 보길도로 돌아왔다. 아들은 배 위에서 크레인을 운전하고 아버지는 뱃머리를 지킨다. 아들은 전복 농사를 끝마치기 무섭게 다시 감성돔 낚시를 떠난다. 아버지는 아들이 밥도 거른 채 낚시하는 게 영 탐탁지 않지만 섬에서 아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소일거리라 꾸지람도 하지 못한다. 밤이면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아들이 잡아온 감성돔으로 작은 잔치를 벌인다. 이튿날 새벽 5시 30분. 선창마을의 어촌계장 아침은 어김없이 분주하다. 2년간 정성껏 키운 전복을 출하하는 날이면 동네 친구들은 새벽잠을 설치며 길을 나선다. 이들의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이고, 크레인은 잠든 전복을 깨운다. 출하 날이면 어촌계장의 아내 김향미씨는 전복으로 준비한 새참으로 이웃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부 ‘어부의 꿈’에선 낭장망을 이용해 멸치를 잡는 보길도의 보옥마을을 소개한다. 멸치는 보옥마을의 생업이다. 이곳에는 푸른 해송 사이로 전해지는 시원한 파도 냄새에 마음을 뺏겨 눌러앉은 손미애씨가 살고 있다. 여행 왔던 서울 처녀는 보길도에서 다섯 형제의 엄마로 살아간다. 남편 김후진씨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조류가 세면 셀수록 멸치가 그물에 잘 걸려들기 때문이다. 요즘 그물로 찾아오는 손님은 멸치가 아닌 디포리(밴댕이)다. 3부 ‘나의 사랑 보길도’는 토박이는 아니지만 보길도와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길도 총각과 사랑에 빠져 시집온 박애종씨와 고택에 사는 김보정씨의 삶이 전해진다. 4부 ‘같은 바다를 품은 섬, 소안도’는 보길도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인 소안도를 소개하고, 5부 ‘윤선도가 사랑한 섬’에선 보길도 부용리에서 황칠나무를 키우는 박권재씨와 박온석씨의 연꽃잎처럼 아름다운 삶을 비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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