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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메이리다오(美麗島)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메이리다오(美麗島)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지난 주말 TV 화면에 비친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취임식이 퍽 인상적이었다. 당나라 측천무후 이래 중화권 첫 여성 정상답게 매우 섬세한 ‘미란다’(감정적 상징 조작)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대만의 독립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메이리다오(美麗島)를 제창하면서다. 1590년 대만을 찾은 포르투갈인들은 이 섬을 ‘일라 포모사’라고 불렀다.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메이리다오가 되는 셈이다. 이 노래는 1970년대 중국에 의해 유엔에서 쫓겨나고 미국·일본 등과 외교관계가 끊기면서 대만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국민당 정부의 본토 수복 구호가 공허하게 들리면서 다수 대만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오쩌둥과의 국공 내전에서 진 장제스와 함께 대만으로 들어온 외성인(外省人)들은 논외로 치더라도. 2300여만명의 대만 인구 중 고산족 등 2% 원주민을 제외한 98%가 한족이지만, 이 중 85%는 명·청 교체기에 넘어온 객가족을 포함해 국민당 정권 출범 전에 건너온 본성인들이다. 차이 총통의 아버지도 객가족 후손이고 할머니는 원주민 파이완족 출신이다. 그런 그녀가 취임식장에서 메이리다오를 부른 것 자체가 강렬한 메시지다. 대만 독립을 표방해온 민진당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우리의 요람 메이리다오는 어머니의 따듯한 품 안…”이라는 가사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우리 동요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가 아닌가. 차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중국 정부가 압박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양안의 대화와 소통 기제를 유지하겠다”면서 충돌은 피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긴 했지만…. 지난 세기말 분단국 베트남·독일·예멘 등이 잇따라 통일됐다. 21세기 초반인 지금 우리나라 이외에도 몇몇 분단국이 남아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무대였던 키프로스가 그중 하나다. 하지만 1974년 터키군이 진주하면서 분단된 키프로스는 주민 80%는 그리스계이지만, 나머지 20%가 터키계인 탓에 남북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통합 열망은 그다지 높지 않단다. 영국의 4개 자치국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합도 그런 면에서 유사하다. 양쪽이 켈트족 인구가 다수란 공통점이 있지만, 종교는 신교와 가톨릭으로 분열돼 있다. 차이 총통의 취임식장에서 ‘포모사의 봄’이란 만찬 메뉴까지 등장했단다. 중국 정부는 차이 총통의 취임사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이 확인되어야만 양안의 제도화된 교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대만이 청의 강희제에 의해 복속된 때는 1683년으로 불과 300여년 전이다. 같은 핏줄과 언어, 그리고 수천년의 역사를 공유해온 남북한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지구촌의 마지막 분단국이라는 현실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5월 ‘3색 축제’…당신의 봄날은 어떤 색인가요

    5월 ‘3색 축제’…당신의 봄날은 어떤 색인가요

    봄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이를 공평하게 즐기기란 쉽지 않다. 여태 만개한 철쭉꽃 한번 못 본 사람도 있고, 봄에만 난다는 우어회가 그림의 떡이었던 이도 있을 터다.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봄을 놓쳤다면 이런 축제를 찾는 건 어떠실지. 화사하고 맛있는 늦봄과 마주할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GNC21 제공 ■꽃에 취하리고산준령 속 연분홍 화원…충북 단양 ‘소백산철쭉제’ 소백산의 1000m급 봉우리들인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의 능선을 따라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을 보는 듯하다. 연분홍 철쭉 만개 시기에 맞춰 소백산 철쭉제도 열린다. 26~29일 충북 단양읍과 소백산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소백산철쭉제는 우리나라에서 첫손 꼽히는 철쭉제다. ‘꽃구경’ 중심의 여느 철쭉제에 견줘 다양한 공연과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철쭉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철쭉테마관과 꽃차 시음, 철쭉 향기 테라피 등 다양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남한강 수변무대에서는 강변음악회, 철쭉가요제, 전국 다문화경연대회 등 개성 넘치는 공연들이 이어진다. 철쭉 산행은 단양읍 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고사목 지대를 지나 비로봉에 오른 다음 연화봉이나 국망봉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산 아래서는 6월에 피는 야생화를, 중턱에서는 5월에 피는 야생화를, 능선에서는 4월에 피는 야생화를 각각 감상할 수 있다. →맛집:단양 읍내 경주식당(043-423-4367)은 속풀이에 좋은 ‘해장’ 복국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복매운탕을 시원하고 맛깔스럽게 끓이는 집으로 유명하다. 매운탕 나오기 전 콩나물과 미나리를 삶아 양념에 무쳐 주는데,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수리수리봉봉(422-2159)은 오리한방백숙으로 이름났다. 두릅과 곰취 등 다양한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산채정식도 맛있다. 대강면 도예로에 있다. ■흥에 겨워라 “배꼽은 잘 챙기셔유”…충북 음성 품바축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웃기는’ 축제로 꼽힌다. 26~29일 충북 음성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품바’는 각설이, 또는 각설이들이 부르는 타령을 일컫는 표현이다. 그런데 축제에 왜 ‘품바’란 이름이 붙게 됐을까. 음성품바축제는 ‘거지 성자’로 불리는 고 최귀동씨가 남긴 사람과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고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시작됐다. ‘거지 성자’ 최씨는 원래 부잣집 출신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징병으로 끌려갔다가 심신이 피폐해져 돌아온 뒤에는 고향 음성의 무극천 다리 아래서 거적을 치고 살았다. 그는 40여년 동안 동냥조차 할 수 없는 걸인들에게 밥을 빌어다 먹였고, 이를 본 오웅진 신부가 오늘날의 ‘음성꽃동네’를 조성했다고 한다. 걸쭉한 입담과 유쾌한 웃음 속에 ‘사랑’과 ‘나눔’이란 큰 뜻을 담은 축제가 바로 음성품바축제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품바왕 선발대회’다. 그야말로 다양한 ‘스타일’의 품바들과 만날 수 있다. ‘관광객과 함께하는 품바공연’ ‘품바체험’ 등 이벤트도 준비됐다. →맛집:초향기(872-4410)는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 매운탕을 잘하는 집이다. 올갱이로 육수를 내고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 매운탕을 끓여낸다. 다섯 가지 곡물로 면을 뽑아 장국 육수에 끓여내는 오곡 칼국수도 인기다. 박병장낙지아구부대찌개(873-0098)는 부대찌개로 입소문 난 집이다.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멋에 빠지네 ‘백제왕의 별미’ 우어회는 덤…충남 서천 한산모시문화제 우리의 전통 여름옷감인 한산모시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6월 3~6일 충남 서천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한산모시는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에서 우연히 발견됐다고 한다. 유래를 따지자면 무려 15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이후 임금님 진상품으로, 또 지역 특산품으로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축제장은 한산모시 길쌈과정 등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주제영상관, 한산모시 쪽빛전시 등 다양한 모시제품과 모시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산모시 웰빙관 등으로 꾸려진다. 한산모시자수체험, 한산모시 조각보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필모시와 모시옷, 모시공예품 등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알뜰 모시장도 열린다. 모시차 등 모시를 소재로 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한산모시짜기 경연대회, 임벽당 김씨 전국자수대회 등이다. 상설 패션쇼장도 축제 기간 내내 운영한다. 전문모델 패션쇼 외에도 외국인과 관광객, 주민 등이 참여하는 패션쇼를 연다. →맛집:바닷가횟집(041-953-7000)은 김굴해장국으로 이름났다. 서천의 특산품인 김과 굴에 청양고추를 풀어 시원하게 끓여낸다. 금강식당(951-1152)에서는 우어(웅어)회를 맛볼 수 있다. 백제 의자왕이 즐겼다는 우어는 금강 하구의 기수역에서 초봄에 나는 생선이다. 익히면 맛이 없어 돌미나리 등을 넣고 초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 [식음료 특집] 입맛 살리는 새콤함 우리집 만능해결사

    [식음료 특집] 입맛 살리는 새콤함 우리집 만능해결사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요즘,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에는 새콤하고 상큼한 음식들이 주목받는다. 이런 맛을 내는 대표적인 조미료로 식초가 꼽힌다. 오뚜기에 따르면 국내 식초시장은 1970년대 오뚜기 등이 양조식초를 생산하면서부터 급속도로 성장했다. 오뚜기는 사과식초뿐만 아니라 현미식초, 화이트식초 등 소재를 다양화해 식초를 대중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오뚜기는 1993년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 공법에 의해 2배식초를 개발했다. 이어 1998년 국내 최초로 3배식초를 출시했고 2011년에는 100% 국산 매실을 사용해 맛과 향이 진한 매실식초를 선보였다. 오뚜기는 식초 출시 이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미식초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7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오뚜기 식초의 장점은 각 식초 제품의 진액 함량이 높아 맛과 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6~7도의 산도가 오래 유지된다는 점이다. 2배, 3배식초의 경우 조금만 넣어도 제맛을 내 비교적 경제적이라는 게 오뚜기 측의 설명이다. 식초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세안 시 마무리 단계에서 식초를 3방울 정도 넣으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머리를 헹굴 때도 소량의 식초를 넣으면 모발이 부드러워지고 비듬을 예방하는 데 좋다는 설명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원 영월 “망경대산 해치는 풍력발전소 NO”

    “주변 명상 센터·전시장에 소음…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 피해” 강원 영월 망경대산 생태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16일 영월군에 따르면 해발 1088m의 중동면~김삿갓면에 있는 망경대산 능선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인근 사찰에서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망경대 풍력발전소는 민간업체에서 2.3㎿ 풍력발전기 14대(총 32.2㎿)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이달 산업통상자원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 6월쯤 허가되면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풍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생태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건설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풍력발전소 건설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부에 풍력발전소 건설 반대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망경대산은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김삿갓면이 국제슬로시티에 지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망경대산 생태환경 보전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망경대산 고지에 이미 조성된 종교 사찰, 명상센터, 박물관, 산채 전시장 시설 등 문화적 인프라와 시행 중인 청소년 명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보호를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풍력발전소와 만경사 간의 거리는 600m 안팎으로 사찰박물관, 명상센터, 전시장이 당장 피해를 입고 민가와의 거리도 800~900m 이내에 있어 주민들의 소음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망경대산에 서식하는 고산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리부엉이,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의 피해도 우려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망경대산 풍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될 때까지 집회와 반대서명 등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영월주민, 망경대산 훼손 풍력발전소 건설 ‘NO’

    강원 영월 망경대산 생태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16일 영월군에 따르면 해발 1088m의 중동면~김삿갓면에 있는 망경대산 능선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인근 사찰에서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망경대 풍력발전소는 민간업체에서 2.3㎿ 풍력발전기 14대(총 32.2㎿)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이달 산업통상자원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 6월쯤 허가되면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풍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생태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건설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풍력발전소 건설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부에 풍력발전소 건설 반대 민원을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망경대산은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김삿갓면이 국제슬로시티에 지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망경대산 생태환경 보전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망경대산 고지에 이미 조성된 종교 사찰, 명상센터, 박물관, 산채 전시장 시설 등 문화적 인프라와 시행 중인 청소년 명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보호를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풍력발전소와 만경사와의 거리는 600m 안팎으로 사찰박물관, 명상센터, 전시장이 당장 피해를 입고 민가와의 거리도 800~900m 이내에 있어 주민들의 소음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망경대산에 서식하는 고산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리부엉이,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의 피해도 우려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망경대산 풍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될 때까지 집회와 반대서명 등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1970년대만 해도 노인들의 환갑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그런데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환갑잔치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평균수명이 확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말도 무색할 지경이다. 그런데 늘어난 수명만큼 우리네 삶도 여유로워졌을까. 대다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한 칸 마련하느라 청춘을 바쳐서다. 70세 무렵까지 일해야 먹고산다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럼 일할 능력도, 써 주는 곳도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대안으로 우리나라에는 집을 통해 고정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정부 보증 주택연금 제도가 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국민들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자기 집에 계속 살면서(주거 안정) 인생 황혼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노후 보장) 위해 도입됐다. 그러자면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무감’ 내지 ‘강박관념’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정부 얘기다. ■‘이사 그만’형 - 70대 부부 59㎡·2억대 구리에 아파트 판잣집·단칸방 전전하다 70대에 내집 마련… 주택연금 매달 102만원씩 ‘내 인생 위로금’ 올해 74세, 75세인 이혜자(여·가명)씨 부부는 결혼 51년차다. 42년 전 충청도에서 달랑 닭 두 마리를 들고 서울로 상경했다. 여관을 전전하다 거여동 무허가 월세 ‘하꼬방’(판잣집)을 얻어 짐을 풀었다. 수도도,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같이 써야 하는 곳에서 넷째를 가졌다. 남편은 연탄 배달을 하고, 이씨는 골목 초입에서 아기를 업고 풀빵을 팔았다. 세입자 보호법도 없던 시절, 6개월마다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 애들이 시끄러우니 나가 달라는 주인, 그렇게 하늘 같은 집주인 말에 윗동네에서 아랫동네로 돈에 집을 맞춰 옮겨다녔다. 이사만 열여섯 번이었다. 2남 2녀를 다 출가시키고 칠순을 넘겨서야 경기 구리시에 59㎡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제야 내 집에서 사나 했더니 걱정은 또 찾아왔다. 이씨는 무릎관절 수술로 거동도 힘들었다. 남편은 설암 수술을 받았다. 자식들은 경기 침체로 손주들 학비 대기도 빠듯하다. “이 집 빼서 전세로 옮겨가고 남은 돈을 아껴 죽을 때까지 살자”는 남편의 힘없는 제안에 이씨는 몸서리쳤다. 칠순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2년마다 집을 옮기는 게 끔찍해 “이혼해서 당신은 전세 살고 나는 딸네 집에서 애 봐 주며 살자”고 등을 돌렸다. 평생 큰소리 한번 없던 잉꼬부부는 생활비 문제로 그렇게 남남처럼 넉 달을 지냈다. 그러다 남편이 “주택연금 좀 알아보자. 은행에 집을 빼앗기는 줄만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가입하는 것 보니 아닌가 보다”라며 말을 걸었다. 그렇게 부부는 2014년 주택연금 가입자가 됐다. 이씨는 말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죽을 때까지 집을 옮겨다니는 게 내 인생인 줄 알았는데 연금을 받으니 마치 그간 고생한 위로금이자 남은 생을 열심히 살라는 격려금 같다”고. 자식들이 간간이 주는 용돈은 비상금으로 모으고 기초노령연금에 주택연금을 합쳐 알뜰살뜰 산다. 부부 사이도 다시 좋아졌다. 지금은 운동도 하고 봉사도 함께 다닌다. 이씨는 “(연금은) 돈 없다고 한 달 미루지도 않고 자기 상황에 따라 줬다 안 줬다 하지도 않고 꼬박꼬박 제 날짜를 지키는 믿음직한 효자”라고 고마워했다. 남편 역시 “젊은 시절 소원이었던 집, 중년엔 자식들 울타리였던 집, 지금은 부부 노후를 책임지는 집이 바로 다름 아닌 자식”이라고 거들었다. 이씨 부부는 구리의 59㎡(2억 2200만원 상당) 집을 맡기고 한 달에 102만원(감소형)씩 받고 있다. ■‘혼자 산다’형 - 교직 명퇴 남편과 사별 59㎡ 아파트 남편 떠나고 빚 갚으니 작은 아파트에 나 홀로…그나마 주택+노령 연금 月80만원에 기대 37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가 명예퇴직한 오세현(여·가명)씨. 남들은 “연금도 나오고 집도 있고 부럽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적자 인생으로 살아왔던 터다. 다섯 자녀 뒷바라지도 모자라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 다 합쳐 10명도 넘는 사람이 한집에서 살았다. 80㎏ 쌀로도 한 달을 못 채웠다. 월급이 나오면 가게를 하나씩 지날 때마다 외상을 갚다 보니 집에 도착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빌어먹는 한이 있어도 자식은 가르쳐야 한다”던 어머니의 가르침에 5남매 모두 대학에 보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이 많이 쌓여 퇴직금으로 빚을 정산하고 나니 남은 것은 고작 몇 푼. 1996년 2월 퇴직한 뒤 그해 7월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그리고 가을쯤 40여년간 살던 정든 집이 재개발로 헐렸다. 불과 1년 만에 정든 집이며 직장, 가족까지 떠나보냈다. 혼자된 몸으로 아들 집 근처에 59㎡의 작은 아파트를 얻었다. 남편이 떠난 지 20년이 됐다. 궁한 모습을 감추며 살아보지만 줄어드는 주머니에 갈수록 초라함만 느껴졌다. 그러다 인근에 노인 건강타운이 생겼다. 프로그램이 200개나 된다. 점심값은 1000원밖에 안 하지만 취미 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니 오가는 길목마다 드는 돈이 제법이다. 이때 건강타운에서 주택연금을 알게 됐다. 매달 60만원 가까이 준단다. ‘내가 빨리 죽어도 남은 집값만큼 자식에게 상속된다’고 하니 손해 볼 일은 없겠다 싶었다. 여기에 노령연금 20만원을 합치니 용돈이 제법 두둑해졌다. 손주들 학비 보태라고 봉투를 건넬 여유까지 생겼다. 생일 선물도 사다 주는 넉넉한 할머니가 됐다며 오씨는 환하게 웃었다. ■‘자식 권유’형 - 일산 집 팔고 132㎡·4억대 안양에 새둥지 재산 상속 필요없다는 아들딸… 죽을 때까지 돈 나오니 오히려 자식 부담 더는 길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은 가장 가슴 아픈 사례로 자식 간의 갈등을 든다. 한 상담창구 직원은 “딸 손에 이끌려 주택연금에 가입했다가 다음날 아들 손에 끌려와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해지하는 노인이 많다”고 전했다. 아들에게 집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주택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자식은 딸, 해지시키는 자식은 아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들딸이 적극적으로 권해 가입자가 된 사례도 있다. 2013년 가입한 이지희(여·가명)씨다. 이씨의 큰아들이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한테 재산 물려준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버신 돈이니 이제는 마음껏 다 쓰세요.” 이때만 해도 이씨는 “쓸데없는 소리 마라. 너네 아버지한테는 손톱도 안 들어가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그런데 전셋값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전화 한 통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경기 일산에 갖고 있던 원래 집을 팔고 자식 집 근처인 안양에 터를 새로 잡았다. 계속되는 자식들의 강권에 마지못해 연금에 들었다. 4억 5000만원짜리(132㎡) 집을 맡기니 매달 124만원이 나왔다. 이씨는 “죽을 때까지 100만원 넘는 돈이 나온다고 하니 오히려 자식들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라며 좋아했다.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매달 일정한 날에 일정한 돈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득이 없어도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을 계획할 수 있다. 자녀들도 편한 마음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다. 이씨는 “연금이 아니라 복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집을 뺏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에서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2011년 7286명에서 올 3월 말 현재 3만 1504명으로 증가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전체 노령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비중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집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우리나라 부모 특유의 정서와 “가진 거라곤 집 한 채뿐인데 벌써부터 넘겼다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할지 말지는 개개인의 선택 문제”라며 “하지만 어떤 노후가 부모 자신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행복이 될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행복한 노후’라는 주택연금의 큼지막한 홍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적군 아닌 비리에 무너지는 안보 현장

    군(軍)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신무기 체제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신무기는 재래식 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비용이다. 이렇듯 천문학적인 혈세의 투입을 국민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면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군이 지금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신뢰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도대체 비리가 개입되지 않은 획득 사업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말해 보라. 오늘도 야전에서 흙투성이가 되도록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진짜 군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군인이 명예를 먹고산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이제 거의 없다. 비리로 얼룩진 무기를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사병들에게 적과 싸워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강요하는 것은 위선이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방산비리의 끝을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그제 ‘무기·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을 벌여 8건의 문제를 적발하고 2명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한다.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 실전처럼 훈련하는 152억원 규모의 중대급 교전훈련장비(MILES) 시스템을 육군본부가 납품받았지만, 핵심 성능인 공포탄 감지율은 함량 미달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육군본부는 평가방식을 바꿔 ‘합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전차가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표적이 올라오는 전차표적기 자동운용 시스템도 성공률이 기준인 99%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72%에 불과한데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 담당 사업팀장은 개발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정신 상태를 가진 자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있다는 현실이 한심스럽다. 엉터리 장비를 들고 나가 싸워야 하는 사병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이런 짓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賣國)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그런데도 합참은 K2 흑표전차 100대를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비리를 공개한 같은 날이다. 북한군이 보유한 전차는 4500대 남짓으로 우리의 2배 가깝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럼에도 국민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80억원짜리 흑표전차 100대라면 8000억원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방산비리가 되풀이될 것이 뻔한데 제대로 된 성능의 전차가 생산되겠느냐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이렇듯 국민은 국방부나 합참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자업자득이다. 이제라도 군은 신뢰받지 못하는 전력증강 계획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방산비리부터 척결하라.
  • [명인·명물을 찾아서] 바다·산림 정취 동시에…휴양림 명소 ‘자리매김’

    [명인·명물을 찾아서] 바다·산림 정취 동시에…휴양림 명소 ‘자리매김’

    바다와 산림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 자연휴양림이 수도권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강화군이 운영하는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2011년 4월 개장 이래 2013년 7월 수목원 개장, 지난해 7월 2차 휴양림까지 단계별로 조성돼 거대한 종합 휴양림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곳은 산림휴양관과 숲속수련장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휴양림에는 양질의 수목이 빼곡히 들어서 최적의 힐링 장소로 꼽히고 있다. 128만 3632㎡에 달하는 산림에 퍼져 있는 참나무·소나무·소사나무·밤나무 등 50여종에 달하는 수목은 피톤치드의 향연을 만들어 낸다. 무엇보다 매력 포인트는 휴양림에서 산책과 등산을 즐기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휴양림 뒤편은 상봉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서해 바다가 펼쳐져 경관이 제대로 나온다. 수도권에서 바다와 산림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휴양림이라는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따스한 봄기운이 퍼지면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잔잔한 바람을 맞으며 휴양림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 상봉산∼낙가산∼해명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서해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서해 북단에 위치해 북한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석모도만의 남다른 정취다. 석모도 자연휴양림에는 3개의 산책·등산로가 있다. 1코스는 휴양관에서 산책로, 숲속의집을 거쳐 수목원으로 이어지는 1.5㎞로 대략 30분이 소요된다. 2코스는 휴양관에서 임도, 숲속의집을 거쳐 수목원에 도착하는 2.5㎞로 50분이 걸린다. 3코스는 휴양관에서 상봉산(해발 316m)을 거쳐 수목원으로 이어지는 4㎞로 2시간이 소요된다. 이들 코스의 장점은 수평 구조의 완만한 산책로부터 수직 구조의 등산로까지 고루 분포돼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개인의 능력과 취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능선을 따라 거닐다보면 좌우로 보이는 바다는 선택형이 아니라 반드시 감상하게끔 돼 있는 필수형이다. 6월에 휴양림 진입로 옆을 따라 눈부시게 만개하는 금계국 군락지는 이용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수목원(50만 864㎡)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야외에 자리잡은 테마전시원은 고사리원, 고산습지원, 유실수원, 강화특생원 등 12개의 테마별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수종이 무려 1072종에 2만여본에 달한다. 학생들이 수목 생태계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도록 구성돼 있으며, 단체 방문 시에는 숲 해설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온실(660㎡)은 100여종의 수종이 전시돼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꽃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로 남부수종(동백나무, 가시나무 등)의 상록수 위주로 식재돼 있던 온실은 이번 봄에 새 단장을 했다. 관엽식물 위주로 화려하게 변신해 다채롭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식물은 꽃보다 더 화려한 잎을 가진 크로톤이다. 흔히 공기정화 식물로 인식되고 있다. 습도 유지와 전자파 차단 효과까지 있어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스러운 자태의 용설란은 10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그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백량금은 자금우과의 상록 관목으로 제주도를 비롯해 서남해안 도서지역 숲 속에서 자란다. 탱글탱글한 붉은색 열매가 백량(百兩)이나 될 만큼 많이 달린다고 해서 ‘백량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온실 옆에는 생태체험관이 자리잡고 있다. 비록 모형이지만 새, 숲곤충, 땅속벌레, 식생, 씨앗에 대한 설명이 영상과 함께 곁들여져 자연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중 휴일 없이 문을 여는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운영된다. 다만 숙박을 원하면 휴양관과 숲속의집을 이용해야 한다. 휴양관(콘도형)의 경우 4인실과 10인실, 숲속의집(펜션형)은 6인실, 8인실, 18인실, 22인실이 갖춰져 있다. 민간 숙박시설에 비해 가격이 30%가량 저렴하며 회의장, 바비큐장, 야영데크, 다목적운동장 등 각종 편의시설도 깔끔하게 구성돼 있다. 울창한 산림 속에 위치해 방 안에 있어도 숲의 기운이 저절로 느껴진다. 아침이면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깨어나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예약이 쉽지 않아 성수기에는 상상 이상의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예약은 자연휴양림 홈페이지(forest.ganghwa.go.kr)를 통해 매월 1일 0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하는 데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수분 안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최모(48)씨는 “수도권 가까운 곳에서 바다와 꽃과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양림은 석모도밖에 없어 매년 한 번 정도는 가족들과 함께 찾는다”고 말했다. 석모도는 강화도 서쪽에 위치한 외포리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10분이면 찾을 수 있다. 차량 승선이 가능한 여객선이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서 다시 차량으로 15분 정도 들어오면 휴양림 입구에 닿는다. 석모도에는 우리나라 3대 기도성지로 꼽히는 보문사와 저어새 서식지로 유명한 민머루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어 연계 관광지로 추천할 만하다. 매음리에서는 온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무료 이용이 가능한 족욕체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내년 6월에는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다리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석모도 자연휴양림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김종석 휴양림관리사업소장은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산림욕을 원하면 평일에 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면서 “성수기에도 질 높은 휴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32-932-1100.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울산 하면 각종 공업단지와 조선소 등의 산업 시설을 퍼뜩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울산 쪽만 보면 그렇다. 한데 울산시의 70%를 차지하는 울주는 조금 다르다. 예부터 이어져 오던 독 짓는 방식을 여태 고수하는 옹기마을이 있고, 비구니 스님들의 오래된 도량에선 청아한 풍경 소리가 울려 나온다. 반구대 암각화 등 그보다 더 오래된 선인들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말쑥한 현대와 푸석거리는 옛것이 함께 숨을 쉰다고 할까. ‘숨을 쉬는 그릇’ 옹기. 우리의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이야 김치냉장고 등 현대 기술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몇 가지 불편함만 해결된다면 사실 냉장고 대신 선택하고 싶은 것이 옹기다. 표면의 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옹기 특유의 장점은 현대 기술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옹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얼추 보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레와 흙을 다루는 옹기장이의 정교한 손기술이 필수적이다. 표면을 다듬는 것에만 ‘아씨부채질’과 ‘두번부채질’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전통 가마에서 1200도가 넘는 뜨거운 불에 9일 밤낮을 구운 뒤 4일 동안 식힌다. 요즘엔 고온의 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굽는 과정이 예전보다 꽤 단축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옹기의 생명이라 할 공기구멍, 이른바 ‘기공’이 표면에 만들어진다. 깨끗한 공기는 들여보내고, 빗물 등의 침투는 막는다. 김치 등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이나 소금쩍(소금기가 허옇게 엉긴 것) 등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시킨다. 어디 최첨단 원단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이 이만 할까. 우리 선조들은 이미 1000년 전에 이 같은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처음 형성된 건 50여년 전이다. 1950년대 후반 경북 영덕에서 옹기공장을 운영하던 고 허덕만 장인이 한국전쟁 이후 이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 옹기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운도 따랐다. 이웃한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옹기 수요가 급증했다. 원료 확보가 쉽고 유통은 원활했으니 마을이 불길처럼 흥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후 외고산 옹기마을은 한국 옹기시장의 50%를 책임지는 최대 공급처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왜 하필 울주였을까. 허덕만 장인의 제자인 배영화 장인은 “따뜻한 기온과 옹기의 재료가 되는 흙, 땔감으로 쓸 나무가 풍족한 것”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옹기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흙반죽으로 모양을 만들 때 기온이 영상 3도 아래로 내려가면 형태가 깨진다. 서울 경기 등 겨울이 길고 혹독한 곳에선 겨우내 작업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울주는 다르다. 겨울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많지 않다. 게다가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옹기 제작의 원료인 흙이나 땔감으로 쓸 나무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사실 오래전엔 ‘옹기마을’이란 것이 없었다. 땔나무와 흙이 소진되면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해야 했다. 그게 옹기장이들의 숙명이었다. 이젠 달라졌다. ‘명성’을 좇아 흙과 땔감이 몰려드니 말이다. 요즘도 7명의 외고산 옹기장인들은 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만든다. 숙련된 이라도 오랜 시간 땀을 쏟아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 과정을 옹기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옹기부터 작은 장식용 옹기까지, 그야말로 옹기의 모든 것과 마주할 수 있다. 그 덕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장독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뒤엔 옹기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 등 전국의 재래식 옹기와 세계 각국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8일까지 마을 곳곳에서 ‘울산옹기축제’도 열린다. 옹기 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옹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울주까지 와서 간월재(900m)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간월재는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하나다.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8m)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다. 원래 억새 명소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특히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 도는 장관과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간월재는 우리나라에도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신생대 홍적세(12만 5000년 전) 동안 간월산과 신불산을 덮고 있던 빙하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거대한 돌들과 함께 산 아래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V’자 형태의 급경사의 계곡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빙하와 함께 내려온 큰 바위들은 미아석(표이석), 이른바 ‘집 잃은 돌’을 남긴다. 신불산과 간월산에서 작천정에 이르는 동안 유난히 자갈더미와 미아석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간월재 아래로 내려오면 곧 석남사다.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절집까지는 숲길이 펼쳐져 있다. 숲은 깊다. 굴참나무, 소나무 등 노거수들이 우거졌다. 거리는 700m 정도. 늙은 나무들 사이를 자박자박 걷다보면 산소 알갱이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대웅전 앞의 3층 석탑이 웅장하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대석탑 자리에 1973년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오면서 개축한 것이다. 강선당 뒤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도가 나온다. 예서 가람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지산을 짓쳐올라가는 신록과 절집 지붕의 진회색 기와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다. 이제 바다를 둘러볼 차례다. 방어진항 끝자락의 슬도(瑟島)를 찾아간다. 모래가 굳은 사암으로 형성된 작은 섬이다. 원래 무인도였으나 최근 도로가 놓이면서 뭍이 됐다. 슬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섬 주변 바위마다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데, 이 위로 파도가 칠 때면 촤르륵 촤르륵~ 거문고 뜯는 소리가 난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이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 부른다. 슬도는 최근까지도 옛 풍경이 많이 남아 있던 곳이다. 거대 도시의 외곽 치고 뜻밖에 소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투박한 돌을 쌓아 만든 예전 방파제며, 슬도 뒤편 성끝마을 언덕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그랬다. 마을 앞바다는 현대미포조선소의 거대한 선박들로 막혀 있지만, 되레 그 탓에 더 안온한 느낌을 받곤 했다. 도로가 놓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조형물이 들어서고, 낡은 집들은 깔끔한 건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 깔끔하고 번듯해졌지만, 그게 나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이라면 낚싯대 한 대 챙겨 가시길. 방파제 뒤에 놓인 데크 위에서 바람 한 점 맞지 않고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 가는 길: 울주와 울산으로 나눠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울주 쪽 간월재는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으로 나와 울산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 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아불삼거리에서 우회전, 이어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소 유스호스텔 앞까지 가면 된다. 석남사와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을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석남사 264-8900. 외고산옹기마을은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으로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된다. 간월재와 서생포왜성, 간절곶 등의 명소를 함께 돌아본다. 울산옹기박물관 229-7961. 슬도와 방어진,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박물관 등은 울산 동쪽에 있다. → 맛집:간월재가 있는 언양은 불고기로 이름났다. 언양 읍내 외곽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다만 유명한 만큼 지갑 털릴 각오는 해야 한다. 공중파 방송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는 한 식당의 경우 3인분 이상만 팔기도 한다. 울산 쪽도 비슷하다. 국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어선지 음식값이 녹록지 않다. 슬도의 한 식당의 경우 회와 각종 코스 요리를 포함해 1인 3만 5000원이다. 2인 이상만 판매하니 7만원이 기본인 셈이다. → 잘 곳: 석남사, 등억리 온천단지 등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주중 5만~7만원 선이다.
  • 한라산 뒤덮은 조릿대 말 방목해 해법 찾는다

    한라산에 번지는 조릿대를 퇴치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말을 방목한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1억원을 투입해 말을 방목하고 제주조릿대 생육 특성과 하부 식생 변화 등을 조사해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소와 말 방목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다. 말 방목은 해발 1592m 만세동산 일대 1㏊(1만㎡), 조릿대 벌채는 해발 1700m 장구목 남단 1㏊에서 각각 실시한다. 도는 2005년부터 3년간 해발 500m 열안지 목장에서 말 2마리를 방목해 조릿대 제거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1만여㎡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릿대 번식이 억제되면서 주름조개풀, 졸방제비꽃, 애기나리 등 식물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도 관계자는 “시범 말 방목 등으로 조릿대 제거 효과 등을 검증하는 등 조릿대가 한라산 고산지대 식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조릿대는 30여년 전 한라산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153.386㎢의 90% 정도까지 퍼졌다. 조릿대는 땅을 단단하게 움켜쥐면서 자생지를 계속 넓혀가 한라산 어리목 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 분포했던 한라산 눈향나무가 대부분 사라졌다. 백록담 분화구 주변에서 자라는 고산 희귀식물인 암매, 한라장구채, 제주달구지풀, 섬잔대, 구름떡숙 등도 머지않아 멸종될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라산에 말 방목 부활 조릿대 제거 나선다

    한라산에 말 방목 부활 조릿대 제거 나선다

    한라산에 번지는 조릿대 퇴치를 위해 시범적으로 말 방목이 재연된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심의를 거쳐 한라산 보호구역에 말 방목을 한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1억원을 투입,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 말을 방목하고 제주조릿대 생육특성과 하부 식생의 변화 등을 조사,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조릿대의 잎을 먹어치우던 소와 말 방목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다. 조릿대 제거를 위한 말 방목은 해발 1592m 만세동산 일대 1㏊(1만㎡), 조릿대 벌채는 해발 1700m 장구목 남단 1㏊에서 각각 실시된다. 도는 2005년부터 3년간 해발 500m 열안지 목장에서 말 2마리를 방목해 조릿대를 제거하는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약 1만㎡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릿대 번식이 억제되면서 주름조개풀, 졸방제비꽃, 애기나리 등 식물이 다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시범적인 말 방목 등을 통해 조릿대 제거 효과 등을 면밀히 검증하는 등 조릿대가 한라산 고산지대 식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월 조릿대 확산으로 한라산이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제주도에 대책을 마련을 주문했다. 제주조릿대는 30여년 전 한라산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153.386㎢의 90% 정도까지 퍼진 상태다. 도는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을 포함한 제주 전 지역의 조릿대 분포 면적이 224.6㎢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조릿대는 땅을 단단하게 움켜쥐면서 자생지를 계속 넓혀가 한라산 어리목 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 분포했던 한라산 눈향나무가 대부분 사라졌다. 백록담 분화구 주변에 자라는 고산 희귀식물인 암매, 한라장구채, 제주달구지풀, 섬잔대, 구름떡숙 등도 머지않아 멸종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라산은 1970년 3월 국립공원으로 2002년 2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치단체(제주도)가 관리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강풍에 발 묶인 제주

    강풍과 난기류로 인해 제주공항 항공편의 결항과 지연이 속출해 관광객과 제주도민 1만 4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한국항공공사 제주지역본부는 2일 “제주공항에 강풍특보와 난기류(윈드시어)특보가 발령돼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해 제주 출발 82편과 도착 91편 등 총 173편이 결항됐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항공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0분을 기해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경보 4단계 중 ‘경계’ 경보를 발효했다가 오후 10시에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 초 폭설대란 이후 공항 체류객 불편해결 지원을 위해 마련한 단계별 매뉴얼에 따라 내려진 조치다. 경계는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의 50% 이상이 결항이나 운항 중단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할 때 발령하고 주의는 결항 항공편 예약 인원이 3000명 이상 발생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발생하는 경우에 발령된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지점별 순간 최대 풍속이 한라산 삼각봉 31m, 제주 23.7m, 고산 18.2m, 성산 12.7m 등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공항에 강풍, 항공기 173편 무더기 결항… “빗줄기 더 강해져”

    제주공항에 강풍, 항공기 173편 무더기 결항… “빗줄기 더 강해져”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불면서 제주공항 항공편 결항 및 지연이 속출했다. 관광객과 제주도민 등 1만 4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2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 강풍특보와 윈드시어(난기류) 특보 등이 발효돼 이날 국제선과 국내선 제주 출발 82편, 도착 91편 등 항공편이 모두 173편 결항됐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승객 200여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하려던 이스타항공 ZE215편이 결항하는 등 무더기 결항 사태가 이어졌다. 또 김해공항을 출발해 오후 2시 20분 제주에 도착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제주공항 상공에서 강한 바람으로 착륙하지 못해 돌아가는 등 13편이 회항했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도 159편에 달했다. 공항 관계자는 “3일 오전 10시까지 강풍특보가 공항에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항에 오기 전 해당 항공사에 대체편 운항 계획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도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0분을 기해 경보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경계’ 경보를 발효했으나 오후 10시를 기해 다시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경계’는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의 50% 이상 결항 또는 운항 중단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할 때, ‘주의’ 단계는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3000명 이상 발생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발생하는 경우 발효한다. 세 기관은 매뉴얼에 따라 공항공사 사무실에 종합상황실인 비정상운항대책반을 구성했다. 또한 공항을 떠나려는 체류객들에게 인근 숙박업소를 안내하고 심야시간에도 공항에 머무를 체류객에게 지원할 매트·모포·음료·간식을 충분히 확보해두는 등 체류객 불편 해소를 위한 조처를 했다. 현재 국내선 출발 대합실에는 100여명이 잔류해 있는 상황이며, 합동 대책반은 3일 임시편을 최대한 운행하도록 항공사와 협의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 산간과 북부에 강풍경보가, 나머지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제주 전역에 걸쳐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8시 현재 지점별 순간 최대 풍속은 한라산 삼각봉 31.0m, 제주 23.7m, 서귀포 6.6m, 성산 12.7m, 고산 18.2m 등이다. 빗줄기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오후 9시를 기해 제주도 산간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대치했다. 현재까지 산간에 20∼80㎜의 비가 내렸으며, 앞으로 3일 오전까지 30∼80㎜의 비가 내리고 산간에 많은 곳은 200㎜ 이상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3일 새벽까지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강풍, 천둥·번개, 안개도 예상되니 안전사고와 교통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빠의 필독서, 어린이날 사용설명서

    엄빠의 필독서, 어린이날 사용설명서

    푸른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줄을 잇는다. 덩달아 가장들의 지갑도 시퍼렇게 멍이 들 터. 그래도 1년에 한 번인데, 지갑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놀이공원 등 관련 업체들이 가정의 달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할인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꼼꼼하게 챙기면 보다 알뜰하게 5월을 보낼 수 있다. ●어린이날의 고전은 뭐니 뭐니 해도 놀이공원 에버랜드는 어린이 뮤지컬 홀로그램쇼를 준비했다. 지난 15일 문을 연 ‘라이브 홀로그램 씨어터’에서 약 20분간 진행된다. 번개맨, 방귀대장 뿡뿡이 등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해 흥겨운 시간을 선사한다. 가수 지드래곤이 ‘크레용’ 등 히트곡을 열창하는 케이팝 홀로그램 쇼도 관람할 수 있다. 현장 예약제로 운영되며, 번개맨과 케이팝 홀로그램쇼가 30분 간격으로 교차 상영된다. 번개맨 홀로그램쇼는 5000원(동반 어른 2명 무료), 케이팝 홀로그램쇼는 3000원이다. ‘판다월드’는 지난 21일 문을 열었다. 암수 판다 한 쌍과 레서 판다, 황금원숭이 등 중국 3대 보호 동물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카니발 광장에서는 5일 국가대표 치어리딩팀 ‘임팩트’와 어린이 치어리딩팀 ‘레인보우’의 합동 공연이, 6일 육군 55사단 장병들의 멋진 특공무술과 신나는 군악대 공연이 각각 펼쳐진다. 롯데월드는 어린이날 당일 오후 3시에 ‘어린이 만만세’ 행사를 연다. ‘종이 접기 아저씨’ 김영만과 마술사 전설이 함께 공연을 펼친다. 5~8일 매직 아일랜드에서는 곳곳에 숨겨진 마술과 관련된 네 가지 미션을 수행하고 마법의 구슬을 획득하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마법의 문’ 이벤트가 열린다. 어드벤처 곳곳에선 거리 마술 공연도 열린다. 4~8일엔 ‘월드트램투어’가 하루 8회로 늘어난다. 따라서 고객 참여 기회도 최대 32명까지 확대된다. 어린이날 당일은 자연생태체험관 ‘환상의 숲’이 무료다. 튤립 가득한 비밀정원에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1~8일 만 6세까지 어린이는 자유이용권이 약 40% 할인된 2만 3000원이다. 초등학생은 5월 내내 2만 4000원이다. 서울랜드는 어린이날을 맞아 오전 8시에 조기 개장한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터닝메카드를 활용한 놀이시설 ‘터닝메카드 레이싱’과 실내 놀이터 ‘베스트 키즈’도 새로 선보인다. ‘터닝메카드 레이싱’은 종전의 6m 높이의 대형 에반 로봇 스테이션에서 하늘을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꽃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을 진행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 입장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양국제꽃박람회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할인 이벤트다.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수조에 숨겨진 꽃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아쿠아플라넷 일산 티켓 2장을 총 10명에게 준다. 이벤트 기간은 5월 15일까지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제주 중문점은 레이싱 체험장 ‘얼라이브 카트’를 2일 개장한다.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짜릿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인사동점은 어린이날 당일에 선착순 200명에게 구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선물을 증정한다. 같은 공간의 ‘다이나믹 메이즈’도 5월 내내 ‘애니팡 프렌즈 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필통, 담요 등 경품도 준비했다. 일산 원마운트 워터파크는 30일 야외 워터파크를 조기 개장한다. 가족 징검다리 대회, 어린이 물총싸움 대전 등 게임을 열어 드론, 블루투스 키보드 등 경품도 준다. 어린이날 당일엔 인기 콘텐츠인 ‘거품파티’도 진행한다. 5월 8일까지 유효한 3~4인용 가족 할인티켓도 한정 판매한다. 경기 양주의 조명박물관이 마련한 ‘빛나는 어린이축제’도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90여개의 과학 체험 프로그램과 12개의 실내외 공연이 무료로 펼쳐진다. 군인 체험 프로그램이나 도자기, 유리 공예, 얼음 조각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야외에서는 신발 멀리 던지기 등 놀이와 공연이 마련된다. ●휴식과 체험의 공간-리조트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는 5~7일 오션월드 람세스 무대에서 ‘핫휠’ 그랑프리 대회를 연다. 미니카 레이싱 대회, 미니카 체험 이벤트 존 등이 3일간 운영된다. 이 기간 오션월드를 방문하는 어린이에겐 ‘핫휠’ 미니카를 준다. 어린이날 당일 셔틀버스 주차장 일대에선 ‘어린이날 체험한마당’이 진행된다. 에버바운스, 먹거리 존 등 이벤트 구역이 운영된다. 육군 11사단 소속의 K1전차 등 군장비 체험, 1군 사령부의 태권도시범 공연도 준비됐다. 7일 오후 7시 선큰무대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아 가수 진시몬, 김남조의 콘서트가 열린다. 야외 가든비어 무대에서는 연휴와 주말에만 매일 2회 통기타 공연이 펼쳐진다. 델피노 호텔&리조트에선 5일 마술, 저글링, 마임 등의 ‘퍼포먼스 쇼’ 공연이 열린다. 어른 2만 5000원, 어린이 1만 5000원이다. 경주, 양평, 단양, 제주 등 전국 사업장에서도 각각 어린이날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화리조트는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 버블과 마술, 레이저쇼가 한 자리에서 펼쳐지는 ‘환타지쇼’가 7일 오후 8시 양평 남한강홀에서, 21일 오후 8시에는 용인 베잔송 아르모니홀에서 각각 펼쳐진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인형과 친구가 되는 ‘박재우의 마마쇼’는 7일 오후 7시 설악 쏘라노 판테온에서, 마술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조선 마술사’는 14일 오후 8시 평창 휘닉스파크 그랜드홀에서 각각 열린다. 투숙객은 모든 공연 관람이 무료다. 아울러 수안보와 백암온천을 다녀오는 ‘온천 테라피’ 패키지, 3대가 함께하기 좋은 ‘미소삼대’ 패키지, ‘친정엄마와 1박 2일’ 패키지’ 등 각 지역 영업장별로 다양한 패키지 상품도 준비했다. 엘리시안 리조트 강촌은 30일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영화 시사회를 선착순 무료로 진행한다. 어린이날 당일에는 어린이 체육대회를 연다. 콘도 숙박권, 야구장 입장권 등 다양한 경품을 준비했다. 5월 내내 토요일마다 밴드와 마술 공연도 열린다. 충남 덕산의 리솜스파캐슬은 5일 천천향 야외수영장에서 다양한 경품이 걸린 ‘워터올림픽’을 연다. 참가신청은 당일 현장에서 받는다. 케이크 만들기 이벤트는 어린이날 당일 총 3회(오후 5시, 6시, 7시) 진행된다. 참가비는 가족당 3만원. 오크밸리는 6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이벤트를 개최한다. ‘숲을 만나다’는 헨리 무어 등의 작품이 전시된 조각공원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는 숲 체험 프로그램이다. 골프빌리지 야외광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명랑운동회가, 오후 5~6시엔 원주시향의 공연이 각각 열린다. 5일엔 선무종합 무술관 시범단의 무술공연, 원주고 치어리딩 연합 ‘아라리’ 공연 등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모든 이벤트는 무료다. 하이원리조트는 어린이날 당일 옛 호수공원 일대에서 드론 체험, 조랑말 승마 체험 등 이벤트를 연다. 강원랜드호텔 로비에서는 박수동 등 ‘추억의 명랑만화가 4인방 초청 만화 사인회’가 열린다. 강원랜드호텔 3층 카사시네마에서는 세계적인 뮤지컬 8편의 명장면을 모은 ‘브로드웨이 드림’ 공연이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각각 열린다. 모든 이벤트는 무료다. ●공부와 재미를 동시에-가볼 만한 축제들 ‘울산옹기축제’는 5~8일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옹기 만들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과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와 공연, 옹기 퍼레이드 등 부대행사도 알차게 꾸렸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다. 옹기장인들이 전통 방식대로 옹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울산옹기박물관 (052)229-7961. 경기 연천 전곡리에선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가 5~8일 열린다. 한반도 구석기문화를 포함해 전 세계 구석기문화를 두루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형 축제다. 학생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난 뒤 열려 해마다 은근히 많은 가족들이 축제장을 찾는다. 올해는 놀면서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 독일, 프랑스 등 5개국의 선사 체험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세계 구석기 체험마을’이 특히 이채롭다. 구석기 바비큐 등 원시 민속체험도 재밌다. 축제추진위 (031)839-2561. 전남 함평에선 제18회 함평나비대축제가 5월 8일까지 열린다. 50여종 22만 마리의 나비를 만날 수 있는 축제다. 핵심 프로그램은 ‘야외 나비 날리기’ 행사다. 중앙광장 꽃밭에서 평일은 오후 2시, 공휴일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된다. 5마리 정도 들어 있는 나비통을 받아 하늘로 날리면 된다. 1회 50~100명 선착순 마감된다. 축제추진위 (061)320-3364. 한국관광공사가 봄 여행주간을 맞아 추천한 가족 여행지도 고려하는 게 좋겠다. ‘추억의 가족 여행지’를 주제로 선정된 5월의 여행지는 ‘인기 최고지 말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강원도 태백·정선) ‘시간을 거꾸로 달려 볼까? 합천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경남 합천) ‘명불허전 350도 물돌이, 예천 회룡포’(경북 예천) ‘교복 입고 추억의 골목길을 거닐다, 순천드라마촬영장’(전남 순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1930년대 군산 근대사 여행’(전북 군산) ‘가족과 함께 떠나는 공주, 살아 숨 쉬는 시간 여행’(충남 공주) 등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부고] 정세환 강원민방 회장 히말라야 트레킹 중 사망

    [부고] 정세환 강원민방 회장 히말라야 트레킹 중 사망

    정세환 G1 강원민방 회장이 26일(현지시간) 오전 9시 15분쯤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다가 사망했다. 66세.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정 회장이 일행 9명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갔다가 칼라파트라로 향한 일행과 헤어져 하산하던 중 노부체(해발 4910m) 지역에서 고산병으로 사망했다. 지난 18일 네팔로 출국한 정 회장은 다음달 3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G1 강원민방은 정 회장의 사망 원인 규명과 사고 수습을 위해 27일 사고 대책반을 네팔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강원 춘천 출신인 정 회장은 서울 동성고와 숭전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양건설 대표로 2001년 강원민방을 창립한 뒤 2002∼2004년 GTB 강원민방 회장을 맡았고 2011년부터 G1 강원민방 회장을 지냈다. ㈜대양 회장과 ㈜강촌레일파크 회장이기도 하다. 춘천 지역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향토기업 육성에도 기여했으며, 사진에도 관심이 깊어 순수사진 모임을 만들고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희귀 멸종위기 표범 ‘설표’ 짝짓기 모습 첫 포착

    희귀 멸종위기 표범 ‘설표’ 짝짓기 모습 첫 포착

    야생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대형 고양잇과 동물인 ‘설표’의 짝짓기 모습이 사상 처음으로 촬영됐다.지난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고원지대에서 한쌍의 설표가 짝짓기 하는 모습이 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눈표범이라고도 불리는 설표(雪豹·snow leopard)는 전체적으로 표범을 닮았으나 몸이 작고 꼬리가 길며 굵다. 또한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에 살아 설표의 모습을 촬영한 것 자체가 뉴스가 되고도 한다. 특히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따르면 설표는 전세계적으로 약 5000마리, 이중 중국에만 2000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돼 대표적인 멸종위기 종에 속한다. 이번 설표 촬영물은 지난해 연말 산수이 보호센터(SCC)가 서식지역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잡혔으며 짝짓기 모습은 지난 1월 29일 포착됐다. SCC 측은 "이달 초 수거한 카메라에 총 13마리의 설표가 126장 사진에 담겼다"면서 "최근 들어 설표가 자주 목격되는 것은 당국과 관련 단체의 환경보호 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설표는 값비싸게 거래되는 모피를 노리는 인간들의 사냥과 먹이 감소로 최소 20%정도로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놓여있으며 중국은 1급보호동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나른한 당신을 위한 4 ~ 5월 ‘산나물축제’ 이용 설명서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나른한 당신을 위한 4 ~ 5월 ‘산나물축제’ 이용 설명서

    ‘개두릅, 곰취, 참나물, 산마늘…’. 청정 강원도 산나물들이 연두색 물결을 이루며 도시인들을 유혹하는 봄이다. 자연산 산나물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깨우는 치유와 힐링의 보약이다. 피부의 탄력을 높여 주는 비타민A는 물론이고 식욕을 돋우는 비타민B, 칼슘과 철분을 함유한 비타민C 등 비타민의 보고(寶庫)다. 산나물에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식이섬유와 대사작용을 촉진하는 엽록소, 동맥경화 예방에 좋은 타닌 성분도 풍부하다. 맛에 따른 효능도 이채롭다. 쓴맛을 내는 산나물은 알칼로이드가 풍부해 생리작용에 좋다. 뭐니 뭐니 해도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은 나른한 봄날 입맛을 되찾게 하는 보약임이 틀림없다. 제철 음식, 봄 산나물이 지천인 4~5월 강원도 지자체와 마을마다 산나물 축제로 들썩인다. 강릉 개두릅축제를 시작으로 양양, 홍천, 인제, 삼척, 정선, 원주, 양구 등 강원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향긋한 산나물 축제 속으로 들어가 입안 한가득 봄을 만끽해 보자. ●강릉 개두릅축제 사천면 해살이마을에서는 해마다 4월 중·하순 개두릅(엄나무순)축제가 열린다. 동해의 훈풍을 타고 가장 먼저 싹을 올리는 개두릅을 따서 나물밥과 무침, 초고추장 숙회를 해 먹으며 나른한 봄기운을 깨우던 전통에서 유래했다. 어깨(오십견) 통증과 관절염 등 염증 질환에 폭넓게 이용된 엄나무는 한방에서 요긴한 약재로 사용됐다. 동의보감에는 엄나무의 효능에 대해 ‘허리와 다리가 마비되는 것을 예방하고 중풍을 없앤다’고 했다.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 타박상, 근육 마비, 만성 위염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통 작용도 뛰어나고 산나물로 즐기는 어린잎은 당뇨병과 두통, 어지럼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쓰였다. 뇌 기능을 향상시키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도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2012년에는 강릉 개두릅이 산림청 지리적 표시 등록 임산물 제41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축제 동안 개두릅 따기, 개두릅 음식 만들기, 문설주 만들기 등 엄나무와 개두릅을 주제로 한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먹거리 축제인 만큼 개두릅나물밥, 개두릅김밥, 개두릅찐빵 등 개두릅 먹거리와 엄나무술, 엄나무엑기스, 엄나무 묘목, 기정떡, 오리쌀 등 마을 특산물과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 홍천 백두대간 내면 나물축제 곰취, 명이(산마늘), 곤드레, 두릅, 참나물 등 해발 6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신선한 봄철 산나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내면은 전국 1위의 광활한 면적(447㎢)과 고산 마을로 오대산, 계방산, 가칠봉, 구룡덕산, 응봉산, 문암산 등 사방이 1000m가 넘는 높은 봉우리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청정하다. 삼봉자연휴양림, 삼봉약수, 칙소폭포, 구룡령 옛길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하다. 축제 기간 노래자랑, 산나물 및 야생화 전시, 서각 전시 등이 열리고 취떡(떡메치기) 체험, 목공예 전시 및 체험, 나물 요리 경연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1사 1촌 자매결연 단체를 초청해 숙박 제공을 통한 농촌 사랑 운동도 전개하고, 한우와 돼지고기 판매 코너를 준비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할 계획이다. 이성호 축제위원장은 “나물축제를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도시인과 지역민의 도농 교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양양 장터 산나물축제 양양은 국내 최대 산채류 자생지로 유명하다. 바닷가에서부터 설악산, 점봉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악지대까지 0~1360m의 표고 차를 따라 다양한 청정 산채가 자생하는 고장이다. 희귀 약용식물과 식용식물까지 다양하다. 기후도 해양성기후와 일교차가 큰 산악기후까지 분포해 산나물들의 약 성분과 향기가 깊은 특징을 지닌다. 산나물 생육기(2~6월)도 평균 일조시간보다 짧아 육질이 부드럽다. 이터 양양 산나물을 테마로 지난해부터 산나물축제를 열고 있다. 산골 마을 주민들이 따 오는 산나물이 양양전통시장에 가장 많이 모이는 5월 6~7일 이틀 동안 열린다. 축제 기간 600인분 봄나물비빔밥 만들기와 다문화 요리 페스티벌 등의 문화 행사, 산나물 할머니 장터, 부침개 장터, 연어도시락 세일 행사 등이 운영된다. ● 인제 진동계곡 산나물축제 기린면 진동1리 추대분교 일대에서 오는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진동계곡은 백두대간이 교차하는 한반도 유일의 고장으로 천연 생물자원이 풍부한 고장으로 산나물을 주제로 한 축제는 10회째를 맞는다. 청정 인제의 봄 내음이 가득 담긴 산나물로 만드는 함지박비빔밥, 옛날 막국수 만들기 체험, 산나물을 이용한 각종 요리 경연 대회, 막걸리 빨리 마시기 등 푸짐한 먹거리 행사가 열린다. 산나물 채취 체험, 산야초 족욕 체험, 계곡 낚시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산나물판매장도 운영된다. 특히 인제군 기린면 진동계곡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호지역으로 원시림이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지닌 점봉산과 곰배령, 방태산 등이 주변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도시인들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진동리마을은 산나물과 관광, 산나물·산야초를 가공한 로컬푸드 판매 등으로 6차 산업을 꾀하는 마을이다. ● 정선 곤드레 산나물축제 정선 지역 대표 특산 산나물인 곤드레를 테마로 5월 12~15일 열린다. 7회째를 맞는다. 특화된 산채음식 등으로 강원도는 물론 전국 산나물축제로 유명하다. 축제 기간 주민들이 태백산 줄기에서 직접 채취한 곤드레를 비롯해 각종 산나물과 황기, 도라지, 버섯 등의 특산물을 판매한다. 축제에서는 나물 요리 만들기 체험과 나물 삶기, 곤드레 음식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곤드레 산채음식 체험 행사와 전국 곤드레음식 경연 대회가 열린다. 각종 임산물과 농특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가 운영되고 매일 오후 4시에는 깜짝 세일 판매도 한다. 이 밖에 관광객들을 위해 제기차기, 짚고리 걸기, 투호, 짚신 비석치기, 짚신 넣기 등의 전통놀이가 펼쳐지고 어린이 자연 체험 행사로 자연 방생한 미꾸라지를 맨손으로 잡는 행사도 열린다. 정선 곤드레 음식 관광 활성화와 지역 전통시장 살리기를 목적으로 봄철 관광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원주 치악산 산나물축제 치악산 정기를 받은 대자연과 산나물의 조화를 맛볼 수 있는 치악산 산나물축제는 5월 11일 신림면 성남리 일대에서 열린다. 치악산산나물축제위원회가 준비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주민들이 치악산 기슭에서 자란 웰빙 산나물을 직접 채취하고 웰빙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치악산산나물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치악산산나물축제는 더 많은 도시인에게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우리 지역의 청정 산나물을 맛보게 하기 위해 해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평창 곤드레축제·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 평창에서는 농촌 마을마다 소규모 이벤트로 산나물축제를 펼친다. 평창읍 대하리 산채으뜸마을은 오는 5월 11~12일 이틀간 ‘2016년 곤드레축제’를 연다. 참가자들이 직접 채취하는 청정 산나물과 산채요리 체험, 시식회 등은 곤드레축제의 백미로 꼽힌다. 평창읍 지동리 별천지마을에서는 5월 23~26일 ‘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가 열린다. 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에서는 산나물 뜯기 체험과 함께 독특한 산나물 차 만들기 체험 행사를 벌여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지이 평창군 농축산과 농촌개발 주무관은 “평창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평창만의 산나물 향취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제주공항 항공편 무더기 결항·지연… “강풍특보, 난기류 특보 발효”

    제주공항 항공편 무더기 결항·지연… “강풍특보, 난기류 특보 발효”

    제주공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항공편 결항 및 지연이 속출했다. 16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 강풍특보와 윈드시어(난기류) 특보, 뇌전특보가 발효 중으로,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출발·도착 항공편 118편이 결항했고 95편은 지연 운항했다. 현재 제주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제주도 북부·남부·산간에는 호우특보가 각각 발효 중인 가운데 비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지점별 순간 최대풍속은 오후 4시 현재 한라산 삼각봉 29.9m, 제주 22.6m, 고산 20.9m 등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내일(17일) 새벽까지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항을 찾기 전 해당 항공사에 항공편 운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광주 학운동 예술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광주 학운동 예술마을

    3월 중순, 햇살부터 서울과 다른 이곳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다. 성질 급한 꽃들은 벌써 폭죽을 터트리며 봄을 축복한다. 광주 무등산 아래 학운동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봄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학운동은 무등산 서쪽 아래 위치한 학동과 운림동을 아우르는 행정명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주시 동구에 속한다. 학운동 예술마을은 증심사 아래 의재미술관에서 시작해 학동의 홍림교에 이르는 3㎞ 정도의 의재로를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을 일컫는다. 의재미술관 외에도 현대미술의 무등 현대, 추상 설치미술의 우제길, 지역 예술의 중심인 국윤미술관과 문화예술공간, 예술가 레지던시, 교육원 등이 이 일대에 있다. 맛집과 카페 등도 늘고 있어 등산객뿐만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서도 뜨는 명소로 꼽힌다. 학운동 예술마을을 이야기할 때 의재미술관의 주인공 의재 허백련(1891~1977) 화백을 빼놓을 수 없다. 학운동 예술마을의 중심을 이루는 행정상의 거리 이름 또한 ‘의재로’로 칭할 만큼 의재는 광주는 물론 남도를 상징하는 예술가다.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운림산방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해남의 고산 윤선도, 공재 윤두서, 강진의 다산 정약용, 진도의 소치 허련 등의 영향을 받아 남종화의 꽃을 피웠다. 최근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 의재 허백련 특별전에서는 ‘전통회화 최후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광주에서는 광주 미술의 오늘을 이야기할 때 꼽는 두 거장 중의 한 명으로 의재를 지목한다. 의재미술관이 문을 연 것은 그가 무등산 자락에 묻히고도 20여년이 지난 2001년이었지만 무등산 자락에서의 그의 삶은 중년 이후 30여년에 이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의재가 무등산 자락에 자리잡게 된 동기는 미술에 있지 않다. 한국 전쟁 후 ‘사람들이 잘살아야만 예술도 있다’는 생각으로 선진 농업을 가르치는 농업기술학교를 증심사 옆에 세우면서였다. 이후 산업화의 영향으로 농업기술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의재는 계속 이곳에 머무르며 다른 사회 운동을 펼쳤다. 그에게 그림은 일상이었다. 그가 농업학교 건너 계곡 너머 작은 집 춘설헌에 거주하면서 자연스레 작업실도 겸하게 됐다. 의재의 손자이자 동양화가인 허달재 의재미술관 관장은 “기술이 아닌 스스로 갈고닦음으로써 그림이 완성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살아생전 그림으로 내세운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냥 그렸을 뿐이다. 미술관을 열라는 주위의 성화에도 잘 살면 후대 누군가가 알아서 세워 줄 것이라며 연연해하지 않았다. 오로지 무등산을 오르내리며 농업에 이어 차 문화 운동 등 사회 운동에 더 적극적이었다. 의재의 가장 한국적이면서 호남적인 그림은 그렇게 탄생했다. 스스로 그림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사람들과 남도를 사랑하며 그의 그림을 완성해 갔다. 후학들은 알아서 모여들었다. 홍림교 못 미쳐 의재로 길가에 세워진 또 하나의 역사적인 명소인 연진미술원은 그렇게 모여든 후학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의재가 세운 농업기술학교 자리에 세워진 의재미술관은 산속에 있는 현대적인 건물임에도 튀지 않고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다. 그러면서도 그만의 개성을 잃지 않는다.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기 세계를 열고 실천하며 인간을 사랑한 의재와 닮아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작은 건물 안에는 등산로처럼 비스듬히 경사진 통로를 설치하고 8폭 병풍처럼 큰 통유리로 창을 만들어 무등산의 풍경을 담았다. 전시실 이동 경로 또한 의재가 농업학교와 춘설헌 등을 오갔던 무등산 계곡 길을 재현하려 했다. 이 건축물은 ‘소규모 다기능 건축의 백미’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다. 미술관에는 동양화를 중심으로 한 기획 전시와 의재의 작품을 보여 주는 상설 전시가 계속 열린다. 미술관 로비에서 큰 창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8폭 병풍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다. 미술관 맞은편 계곡 너머에는 춘설헌과 함께 의재의 무덤이 있으며 의재가 만든 무등산 차밭에서 만든 차를 맛볼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증심사 너머 의재가 키우던 차밭을 구경할 수도 있다. 4~5월이면 여린 찻잎을 따는 풍경이 장관이다. 미술관 안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보고 느끼는 것이 더 많은 관람, 바로 의재미술관의 특별한 감상법이다. 의재 이후 이 예술마을에 자리잡은 예술가들은 장르를 넘나든다. 현대, 추상 등 저마다 개성이 강하다. 그러한 개성이 그들의 공간마다 담겨 있다. 다른 장르의 매력을 찾아보고 작가의 작업실까지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마을을 돌아보는 방법이다. 사실 무등산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을 보듬어온 산이다. 무등산 동쪽에 위치한 담양, 화순은 예부터 가사문학과 누정문화가 발달해 왔다. 정치에 실망하거나 내쳐져 낙향한 문인들을 아끼고 보듬어 당대 최고의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게 했다. 의재와 함께 광주의 대표 미술가로 꼽히는 서양화가 오지호도 또 다른 무등산 자락인 지산동에 거처를 두고 말년을 보냈다. 이 밖에도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예술마을의 중심인 의재로는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까지 이어진다. 앞으로 이곳을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광주 지하철1호선 학동증심사입구역 하차. 1번 출구 9번 마을버스 종점 하차. →축제:지난해 무등산 학동 운림동 예술의 거리는 국윤, 무등현대, 우제길미술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전통문화관(광주문화재단), 한국제다 등 6개 업체가 협의회를 구성해 무등산문화예술축제를 시범적으로 열었다. 올해는 의재미술관, 증심사, 주변 마을 등의 참여를 도모해 10월 한 달 동안 정식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함께 가볼 만한 곳:의재미술관 바로 위의 증심사를 빼놓을 수 없다. 1200년의 역사를 가진 통일신라시대 사찰로 보물인 철조비로자나불 좌상 등을 품고 있는 무등산 대표 사찰이다. 크지는 않지만 무등산의 둥근 산등성이와 어우러져 아름답다. 점차 모습을 갖춰 가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 근대화의 역사가 남아 있는 양림동도 함께 돌아보기 좋다. 증심사 등산로 입구에서 버스나 차로 10여분이면 도착한다. →맛집:증심사 아래 운림동 부근은 닭볶음탕이 유명하다. 중앙식당(222-1834)에서는 철판 위에 빨갛게 양념된 닭볶음이 나온다. 나비야 청산가자(263-4477)는 돼지불고기, 바비큐 등이 인기다.
  • [베트남여행]´영원한 봄의 도시´ 달랏, 베트남 마지막 황제의 여름궁전

    [베트남여행]´영원한 봄의 도시´ 달랏, 베트남 마지막 황제의 여름궁전

    인천공항에서 5시간 50분을 날아간 보잉 773-800 국적기는 베트남 호치민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걸어서 5분 거리의 국내선 터미널에서 다시 표를 끊어 54인승 터보프로펠러 소형 비행기인 ATR-72를 타고 북동쪽으로 40분 여를 날아가니 ‘영원한 봄의 도시’ 별명을 품고 있는 달랏이 구름 아래로 보인다.  달랏은 베트남의 경제 수도인 호치민에서 북동쪽으로 305㎞ 떨어진 인구 30만명의 그리 크지 않은 도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코친차이나 영토에 살던 많은 프랑스인들이 낯선 기후화 이국 생활로 인한 질병을 고치고 휴양하기 위해 1893년부터 개발된 고산 도시다. 평균 해발은 1500m다. 프랑스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공도시인 까닭에 주택이나 도심지 건물, 산자락에 흩뿌려지듯 자리잡은 리조트까지 유럽 냄새를 짙게 풍긴다.  베트남 럼동주의 주도인 달랏의 기온은 연평균 섭씨 24도(최하 15도∼최고 29도)로 호치민에 견줘 10도 가까이 낮아 ‘영원한 봄의 도시’로 불린다. 특히 11월부터 5월까지는 쌀쌀함을 느낄 수 있는 섭씨 4도∼8도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비슷한 위도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선선함은 달랏 최고의 장점이다. 이 때문에 이 곳에는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 응우옌의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가 ‘여름 궁전’을 지어 휴양을 즐기기도 했다.  바오다이는 1926년 재위에 올랐지만 1945년 호치민이 베트남민주공화국 독립을 선언하자 퇴위한 비운의 황제다. 시내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은 1920년 바오다이의 명에 의해 세워져 10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 최초의 골프장이다 새로 지어진 달랏공항에서 시내로 가기 위해 커다란 산을 넘다보면 이 곳이 강원도 깊숙한 곳의 조그만 도시에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착각을 하게 된다. 구불구불한 구절양장의 길은 물론이고,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온 산을 빽빽히 뒤덮고 있는 장관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랏의 또 하나의 별명은 ‘수 천 그루 소나무의 도시’다. 선선한 기후 덕에 달랏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도시다.  베트남이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전략 수출 품목인 커피도 달랏에서 대량 재배되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WB) 후원으로 설립된 커피연구소를 유치할 만큼 달랏은 베트남 커피 산지의 대명사다. 베트남의 다른 도시들보다 커피숍이 유독 자주 눈에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피와 더불어 달랏에서 손꼽히는 또 다른 대표 작물은 딸기와 꽃이다. 이 역시 기후 덕분이다. 또 신약연구에 유용하게 쓰이는 진귀한 약초 등 다양한 자원도 산재해 있는 덕에 세계의 유명한 제약업체들과 연구진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달랏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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