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고사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처방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보임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GDP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785
  • 온난화 피해 고지대로 이사 가는 나무들… 해충 습격에 돌연사도[계절실종: 식물은 답을 알고 있다]

    온난화 피해 고지대로 이사 가는 나무들… 해충 습격에 돌연사도[계절실종: 식물은 답을 알고 있다]

    알프스 나무 매년 30㎝ 고지대 이동산 정상 식물들 더이상 갈 곳 없어수령 350년 된 너도밤나무도 죽어 기후변화에 곤충들 서식지는 확대아열대 해충 ‘노랑알락하늘소’ 확산2년 전 한국 정착… 1000 마리 발견 알프스의 나무들은 10년마다 최대 33m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나무뿐 아니라 풀도 10년 동안 18~25m, 같은 기간 곤충은 최대 90m까지 높은 곳으로 이동해서 산다. 스위스 연방 산림·눈 경관 연구소(WSL)가 50년 동안 알프스 지역 2000여종의 식물, 동물, 곰팡이 등의 계절적 변화와 고도 이동을 연구한 결과다. 이 연구는 2021년 SCI급 학술지인 생물학 리뷰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나무들은 매년 평균 30㎝씩 높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순차적으로 올라가다 보면 맨 꼭대기에 있던 식물들은 갈 곳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알프스에 접한 국가들은 산 정상 부근에 ‘알파인 정원’을 조성해 식생을 관찰합니다.” 지난 9월 독일 뮌헨식물원에서 만난 틸 헤겔 박사는 ‘유럽의 지붕’ 알프스에서 산 꼭대기 자생식물부터 소멸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알프스 고산식물로 잘 알려진 에델바이스는 그동안 채취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뿐 아니라 매년 아래에서 올라오는 식물들과도 경쟁하는 사정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나무들이 밤마다 깨어나 자리를 옮기는 것도 아닐 텐데 어쩌다 매년 위로 올라가게 됐을까. 기온 상승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1970년 이후 최근까지 스위스 알프스의 평균기온은 1.8℃ 상승했는데 70년대 당시 기후 환경에 맞추려면 나무들은 약 300m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나마 나무가 버틸 수 있는 기온대인 높은 고도의 나무들만 살아남아 사람의 눈에는 나무가 매년 등산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숲이라는 생태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식물의 서식지가 이동하는 과정이지만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를 생각하면 돌연한 죽음(서든데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헤겔 박사는 숲이 바뀌는 동안 식물 한 개체에선 전례 없는 식생의 변화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을인데 단풍이 들지 않거나 겨울이 지나도록 잎이 떨어지지 않기도 하고 몇 백 년을 버텨 온 굳건했던 나무가 갑자기 고사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350년 동안 건재했던 이 식물원의 너도밤나무가 갑자기 생을 마쳤다”고 말했다. 나무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해충이다. 변온 생물인 데다 나무보다 이동이 자유로운 곤충에게 알프스의 기온이 상승했다는 건 서식 범위가 확대됐다는 것과 같다. 곤충 역시 살던 기후대가 변하면 생존에 위협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나 이들은 스스로 또는 알의 형태로 생존에 적합한 기후대로 이동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서다. 1970년대라면 추워서 올라가지 못했던 곳까지 닿게 된 해충들이 나무를 위협한다. 해충은 산뿐만 아니라 바다도 잘 넘어 온다. 한국에서도 태풍 등을 타고 아열대 해충이 제주나 남쪽 바다에 상륙하거나 잠잠했던 토종 해충이 높아진 기온에 힘입어 식물들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019년 제주에서 발견되고, 2022년 국내 정착이 공식 확인된 아열대 원산 해충인 노랑알락하늘소가 지난해 1000여 마리 이상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베트남이나 태국을 연상케 하는 고온이 이어졌던 올 여름철은 알락하늘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이미 그 전부터 미국흰불나방, 청딱지개미반날개, 등검은말벌, 대벌레 등 여러 해충이 산림과 농식물을 잠식했고 소나무재선충병이나 참나무시들음병과 같은 재난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식물의 식생 변화 또는 돌연사가 늘고 있지만 전 세계 연구자들은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물은 말도, 반응도 없어서다. 2년 이상, 실은 10년 넘게 관찰하고 데이터를 모아야 식물이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인지 기후 때문에 죽어 가는 과정인지를 알 수 있는데 이는 기초과학의 영역이다. 한국에서 연구 예산을 확보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에 기후 대응을 위한 실마리가 숨어 있는 모습이다.
  • “아 옛날이여~”… 제주항 일대 워싱턴야자수 골칫거리 전락 퇴출 눈앞

    “아 옛날이여~”… 제주항 일대 워싱턴야자수 골칫거리 전락 퇴출 눈앞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던 제주도 야자수가 보행자와 운전자를 위협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 퇴출위기에 처했다. 4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탑동에서 제주항까지 1.2㎞ 구간에 심은 ‘워싱턴 야자수’ 100여 그루를 이팝나무, 수국 등으로 교체하는 가로수 수종 갱신 사업을 추진한다. 또 제주의 대표적인 가로수 수종으로 꼽히는 담팔수가 고사된 용해로 등 8개 노선을 비롯한 18개 노선에 대해서는 이팝나무와 후박나무 등을 보완 식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양은옥 제주시 녹지관리팀장은 “도로화단 안에 심어진 워싱턴 야자수의 키가 10m이상 자라면서 화단이 깨지고 기울어지면서 강풍에 부러지거나 꽃대가 떨어져 보행자와 운전자를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바닷가 인근이지만 빌딩 사이에서 자랄 수 있는 이팝나무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80~1990년대 워싱턴 야자수 가로수는 관광객들에게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서귀포 보목동 일대와 서귀포칼호텔 입구 교차로에서 시작해 정방폭포 주차장 입구에 이르는 약 800m의 구간, 중문관광단지 일대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수가 대표적인 곳이다. 워싱턴야자수가 푸른 바다와 조화를 이루면서 남태평양 휴양지에 온 듯한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관광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양 팀장은 “1980년대부터 제주시 연동 삼무로를 시작으로 20개 구간에 워싱턴야자수 총 1325그루가 식재됐다. 이 가운데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549그루(41%)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이팝나무와 수국, 먼나무 등으로 대체했다”고 말한 뒤 “모든 워싱턴야자수를 교체하는 것은 아니며 시 외곽이나 관광지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수는 그대로 살린다”고 전했다. 내년에 교체하는 도로 구간은 칠성로, 동문시장과 연접해 있고 시민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기존 설치된 가로수 화단이 노후화된 데다 화단에 비해 수고가 높은 워싱턴야자수가 식재돼 있어 강풍이나 태풍에 나무가 쓰러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앞서 시는 지난 1일 한라수목원에서 아름답고 쾌적한 탄소중립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2025년 가로수조성관리 계획 수립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위원들은 각자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가로수의 조성 및 관리 방안은 물론 제주의 지역특성을 반영한 여러 의견들을 제시했다. 더구나 워싱턴야자수의 경우 열섬효과 완화 등 미기후 조절 능력이 약해 수종 교체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이밖에 연북로의 경우 도로 방향과 바람의 방향이 동일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존 먼나무와 함께 느티나무와 배롱나무를 심어 미세먼지 저감 및 차단을 위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뽑혀나간 워싱턴 야자수는 그동안 협재 금능해변과 함덕해수욕장에 이식됐으며 일부는 해병9여단 등 군부대와 공공기관에 기증됐다고 전했다.
  • 피해 확산 막아라…재선충병과의 전쟁 중인 경북 동해안

    피해 확산 막아라…재선충병과의 전쟁 중인 경북 동해안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각 지자체마다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2020~2024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재선충병 감염 나무는 총 305만7344그루로, 경북이 123만7495그루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간 경북도 내 재선충병 피해는 총 73만9505그루로, 그 중 포항(17만6783그루)과 경주(16만530그루)지역 피해가 가장 많았다. 이처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재선충병 피해가 집중되면서 각 지자체별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내년 3월까지 피해 저감을 위한 집중 방제에 나선다. 포항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존할 곳은 집중 방제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수종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가지 및 주요 도로변, 보호수 등 주민 환경 밀접지와 보존 가치가 높은 산림에 대해서는 우선 방제한다. 그외 지역에 대해서는 피해가 집중된 곳을 중심으로 소나무류 베기 사업으로 수종 전환에 나선다. 13년 연속 전국 최대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는 송이 생산지를 지키기 위해 민관 전문 방제단을 꾸려 ‘재선충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송이가 가장 많이 나는 지품면·영해면·창수면에 걸쳐있는 국기봉 주변 소나무를 비롯해 고사목 전수조사에 나선다. 6만여㏊에 분포된 소나무를 드론 등을 이용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내년에는 50억원 이상 관련 예산을 마련할 방침이다. 울진군은 지난 2020년 첫 재선충병 발생 이후 지난해 청정지역으로 전환됐으나 최근 재발생했다. 피해가 금강송 군란지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방제 대책 회의를 열고, 피해 발생지 반경 2㎞ 이내에 대해 소나무류 반출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김응수 포항시 푸른도시사업단장은 “피해 발생 면적과 피해목이 확산되고 있어 가용 예산을 최대한 활용한 효율적인 방제 관리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하루 벌어 먹고사는데…“취약계층 아니다” 일용직 건보료 부과 검토 이유는

    하루 벌어 먹고사는데…“취약계층 아니다” 일용직 건보료 부과 검토 이유는

    건강보험 당국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일용근로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용근로소득은 그간 ‘취약계층 소득’으로 인식돼 관행적으로 건보료를 거두지 않았지만 이제 더는 저소득 계층 소득이 아닐 정도로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건보당국은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로 빨간불이 켜진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보험료 부과 재원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의 경우 자진 신고하게 하고 사전에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현행법상 건보료 부과 대상 소득이지만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 일용근로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보험료 부과 소득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1조를 보면 건보료 부과 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 등인데, 여기서 근로소득에는 일용근로소득도 포함된다. 일용근로자는 특정 고용주에게 계속 고용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3개월 미만의 기간에 근로(건설공사에 종사하는 경우 1년 미만)를 제공하면서 근로를 제공한 날 또는 시간의 근로성과로 급여를 받는 근로자를 말한다. 일용근로소득은 이런 일용근로자가 일급 또는 시간급 등으로 받는 급여다. 과거 일용근로소득은 가난한 일용직이 어렵게 일해서 번 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올랐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1인당 연간 일용근로소득 수준은 2021년 865만원, 2022년 938만원, 2023년 984만원으로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 일용근로자 705만 6110명이 벌어들인 총소득금액(과세소득)은 69조 4594억 6000만원이었다. 일용근로소득은 일당 15만원까지는 비과세여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일급 15만원 초과분부터 6%의 단일 세율을 적용한 뒤 해당 세금에 55%를 세액공제(세금을 깎아주는 것)해서 세금을 부과한다. 국세청은 일용근로소득에 대해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종합과세에 포함하지 않고 분리과세하고 있다. 그래서 원천징수의무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일용근로자에게 근로소득을 지급할 때 원천 징수해 세금을 내면 일용근로자의 납세의무는 종결된다. 이렇게 일용근로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 일용근로 일자리를 통해 연간 10조원에 가까운 일용근로소득을 올린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보료 부과 면제’라는 혜택을 받는 상황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45만 8678명은 우리나라에서 총 9조 961억 3900만원의 일용근로소득을 올렸으나 건보료는 제대로 내지 않았다.
  • 충남,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재 초비상

    충남,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재 초비상

    충남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충남도는 209억원을 투입해 고사목 등 26만여 그루 제거와 수목 갱신에 나선다. 충남도는 지난달 기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나무가 태안 714그루, 보령 420그루, 서천 324그루, 청양 285그루 등 14개 시군에서 2071그루에 이른다고 3일 밝혔다. 재선충은 크기가 1㎜ 안팎의 실 같은 선충으로 솔수염(북방수염)하늘소 몸에 기생하다 나무에 침투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킨다. 피해 수종은 소나무류와 잣나무 등이며 치료 약이 없고,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해 예찰과 방제가 중요하다. 충남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은 지난 2020년 300여 그루에서 지난해 2700여 그루로 급증하며 확산 중이다. 태안과 서천, 보령, 청양 등 소나무 군락이 우거진 곳에 집중됐다. 태안은 산림의 69%가 침엽수일 뿐 아니라 대부분이 해송이어서 소나무재선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도는 209억원을 들여 피해 정도가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편백·참나무류 등으로 산림병해충에 강한 산림으로 조성하는 수종 갱신에 나선다. 내년 3월까지 26만 7000그루의 피해목 및 감염목 제거와 예방나무 주사 주입(3435㏊) 등 방제도 함께 추진한다.
  • “18년 전 황톳길 조성, 다들 ‘미쳤다’ 했지만 진심 다하니 평판 ‘업’… 이게 바로 ESG경영” [월요인터뷰]

    “18년 전 황톳길 조성, 다들 ‘미쳤다’ 했지만 진심 다하니 평판 ‘업’… 이게 바로 ESG경영” [월요인터뷰]

    ‘무한도전’으로 걸어온 인생길1992년 전화정보서비스 시작30대 벤처 1세대로 성공 신화그 후 주류업계 뛰어들어 변신‘맨발 걷기 성지’ 만든 회장님계족산 임도 14.5㎞ ‘황토 2만t’ 연 10억, 현재까지 180억 들여사회공헌·브랜드 인지도 선순환경남 함안의 가난한 집안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소년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은행에서 빌린 3000만원으로 ‘700-8484’ 전화 운세 서비스를 시작하며 30대의 이른 나이에 벤처 1세대 창업가로 발돋움했다. 돌연 주류사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연고도 없던 대전에 둥지를 틀더니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20여년째 황톳길을 가꾸며 ‘맨발 걷기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13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이자 최근 자서전 ‘맨발의 선물’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한 조웅래(65) 선양소주 회장의 이야기다. 가을비가 종일 내리던 지난달 14일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서 만난 조 회장은 171㎝ 남짓한 키와 꼿꼿한 체격에 중절모를 쓰고 청바지를 입은 소탈한 모습이었다. 조 회장의 안내를 따라 비를 머금어 촉촉해진 황토를 맨발로 밟자 발가락 사이로 점토 같은 흙이 보드랍게 부서졌다. 2시간 남짓 황톳길을 오르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오가는 방문객들은 그를 알아보고 연신 인사를 건네 왔다. 지역주민뿐 아니라 경기도에서 중간고사가 끝나고 왔다는 대학생들, 남편의 퇴직 후 부산에서 함께 왔다는 부부 등 출신과 사연도 다양했다. 자갈이 깔린 평범한 임도였던 계족산은 매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지역 명소가 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경영 지표로 자리잡은 오늘날 그는 “기업의 사회공헌이란 단순히 얼마를 어디에 투입했다는 식의 정량 평가로만 측정할 수 없으며, 어떤 의도로 시작했으며 어떤 가치를 창출했는지에 대한 정성 평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처음 황톳길을 조성한다고 나섰을 때 ‘미친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정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결국 그 진심이 쌓여 기업의 평판으로 돌아오는 것이 요즘 말하는 ESG경영의 본질 아닐까요.” -지나온 행보가 독특하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 구미에 전자단지가 들어서면서 전자공학과가 유망학과로 떠올랐다. 졸업 후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했고, 1985년 구미의 삼성전자에서 교환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기업에 있다 보니 스스로가 부속품 같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정도 근무하다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 ‘700 서비스’를 민간기업에 개방했고 블루오션이 열렸다고 생각해 33세에 창업을 결심했다. 그 시절 다방에는 동전을 넣으면 운세가 적힌 종이가 나오는 재떨이가 있었다. 이걸 전화로 옮겨 운세를 소리로 들려주면 어떨까 생각했고 1992년 전화로 운세를 들려주는 전화정보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삐삐’(무선호출기)가 유행하던 시절엔 통화 연결음 서비스도 선보였다. 핸드폰 ‘컬러링 서비스’의 원조격인 셈이다. 삐삐가 사라 진 후에는 핸드폰으로 이어졌다. 전화정보 서비스업체인 ‘5425’를 이끌며 핸드폰 음악선물 시장을 석권했고, 우리나라 벤처 1세대 성공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업종을 변경해 주류업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당시 IT 기반 콘텐츠는 빠른 변화를 겪고 있었고 국가의 정책도 시시각각 변화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다. 주류사업은 전혀 다른 분야지만 소리나 술이나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소리와 음악을 통해 대중들의 마음을 얻었으니 술이라고 못할 게 있나 싶었다.” -주류회사와 맨발 걷기도 선뜻 연결이 되지 않는다. “우연히 방문한 계족산 임도에 반해 마라톤 연습과 산책코스로 자주 찾았다. 그러다 2006년 어느 날 지인들과 계족산 임도를 걷던 중 하이힐을 신고 온 지인에게 운동화를 벗어 주고 맨발로 걸은 적이 있다. 그날 저녁 몸이 후끈거리더니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고 스트레스도 풀렸다. 맨발 걷기의 효능을 직접 체험하니 이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주류회사가 건강을 이야기하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우스갯소리로 건강을 잘 챙겨야 술도 잘 마실 수 있는 것 아닌가. 과음하지 않고 적당히 술을 즐기면서 몸과 마음을 건강히 유지하자는 게 평소 회사와 나의 철칙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기시나. “운전과 골프를 배우지 않았기에 걷고 뛰는 게 일상이 됐다. 2001년 경주벚꽃마라톤 풀코스(42.195㎞)를 완주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풀코스 총 83회를 완주했다. 2005년에는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국토 경계 한 바퀴 5228㎞를 완주하는 도전에 성공했다. 2021년 12월 3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해 동해, 남해, 서해길을 거쳐 지난해 1월 26일 다시 통일전망대로 돌아왔다. 공식 기록 116일 518시간 57분 59초로, KRI한국기록원이 국내 최초·최단 시간 국토 경계 한 바퀴 완주 기록으로 인증했다. 우리 회사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는데 신입직원이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 발령을 받을 때 ‘면수습 마라톤’ 10㎞를 완주해야 정직원이 될 수 있다. 나도 매년 직원들과 함께 달린다. 건강을 중시하는 동시에 목표를 세우고 끈기 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마라톤의 교훈을 새기는 게 목적이다. 또 임직원들이 공식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완주할 경우 ㎞당 1만원의 완주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자녀 1남 1녀를 둬 모두 출가했는데 결혼 허락을 받을 당시 사위는 풀코스, 며느리는 10㎞ 마라톤을 완주하고 당당히 가족의 일원이 됐을 정도다.” -걷고 뛰는 걸 즐기더라도 직접 길을 조성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 아닌가. “나 혼자만 좋은 걸 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마음먹은 일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향이다. 2006년 계족산에 흙을 깔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반대도 심했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는 과정도 어려웠다. 다들 미쳤다고 했다. 처음에는 석분을 사용했지만 맨발로 걷는 촉감이 좋지 않았다. 이후 마사토를 시도하는 등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촉감이 뛰어나고 시각적인 편안함도 있는 황토를 깔기 시작했다. 황토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의미로 황톳길을 조성한 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롯이 느끼며 걷는 행위의 장점을 알리고 싶었다.” -시간과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었을 것 같다. “2006년 계족산 임도 총 14.5㎞에 질 좋은 황토 2만여t을 투입해 조성했다. 한번 황토를 조달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19년 동안 매년 2000여t의 황토를 새로 정비해 왔다. 연간 약 10억원, 현재까지 약 180억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대전에는 황토가 없기 때문에 전북 김제와 익산에서 질 좋은 황토를 직접 공수해 온다. 황토가 메마르면 감촉이 나쁘기 때문에 수시로 살수차로 물을 뿌린다. 또 오늘처럼 비라도 오면 황토가 흘러내리는 데다 사람들이 많이 밟을수록 황토가 줄어들거나 단단해지기 때문에 인근에 부지를 임대해 황토를 저장해 두고 그때그때 부족한 구역에 흙을 보강하는 작업도 꾸준히 한다. 그냥 황토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맨발 마라톤 대회, 숲속 음악회 등 행사도 다채롭게 개최한다. 모든 조성과 관리비용은 선양과 맑을린 소주의 판매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집계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는 등 평범한 임도가 맨발 걷기의 성지가 된 것은 결국 선양소주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계족산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나. “선양소주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그간 지역민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이자 지역을 위한 상생의 길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개인적인 취미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했을 거다.” -지역사회 환원이 실제 기업의 이윤 창출로도 되돌아온다고 느끼나. “사실 최근 선양을 비롯한 지방 주류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 선양소주의 충청권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8%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7%까지 떨어졌다. 팬데믹 이후인 지난해에는 31%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30%대를 유지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 여파로 소주업계 전체가 힘들었는데 그나마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요 회복에 나선 반면 지방 업체들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양소주의 브랜드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높이는 데는 황톳길도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처음 회사를 인수했을 당시 충청권 점유율마저 하락세였지만 황톳길 조성으로 지역 민심을 얻으며 판매를 늘려 나갈 수 있었다. 또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었는데 3주간 약 1만 7800명이 몰렸다. 올해도 지난 4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선양카지노’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황톳길을 운영하는 등 진심이 통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선양소주를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년에 경로우대증이 나오게 되면 전 세계를 뛸 생각이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는 1만㎞ 유럽 마라톤 투어를 생각하고 있다. 또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내 최저 도수 14.9도, 최저 칼로리 298kcal인 제로슈거 소주를 새로 내놨다. 이를 토대로 수도권, 해외시장 등에서의 도전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 “퇴직금 ‘6억’ 받고 인생 2막”…짐 싸는 대기업 직장인들

    “퇴직금 ‘6억’ 받고 인생 2막”…짐 싸는 대기업 직장인들

    연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역대급 퇴직금과 위로금을 내걸고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조직개편안에 합의한 KT는 이달 4일까지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21일쯤 수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통장에 입금할 계획이다. 실 근속 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남지 않은 직원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퇴직 위로금은 인당 최대 4억 3000만원으로 확정했다. 기본 퇴직금이 더해지면 50~51세 직원은 약 6억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KT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15년차 이상 본인 퇴직금 포함 5~6억원이며 개편 대상자 중 일부인 51세 퇴직자 기준 최대 7억7000만원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들은 “퇴직금이라도 두둑이 챙겨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할까요?”라며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는다. 이번 희망퇴직은 게임 개발·운영 조직에 소속된 상당수 직원을 대상으로 한 권고사직과 함께 진행된다. 엔씨는 앞서 올해 초 비개발·저성과자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한 차례 단행한 바 있다. 회사 측은 퇴직 희망자의 근속 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에서 최대 30개월까지 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직원 1인 평균 총급여액은 1억700만원 수준이다. 3년 이상 근속자는 24개월치 위로금을 받게 되는데, 직군에 따라 평균 1억~3억원 정도의 위로금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지난 9월 사내 복지 차원으로 퇴직 지원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위로금을 기존 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대폭 상향한 3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노사간 협의에 의해 이뤄졌으며 기존 퇴직금에 추가로 받는 금액이다. 예컨대 퇴직금이 1억원이라고 가정하면 근속연수가 25년 이상에 만 50~56세라면 총 4억원을 회사로부터 받는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 SK키파운드리 역시 지난 5월 45세 이상 사무직과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희망퇴직과 별개로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6개 그룹이 경비 절감과 인원 감축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상위 4대 그룹 가운데 3위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삼성(1위), SK(2위), LG(4위) 그룹이 주력 계열사별로 비상경영을 이어 가고 있고 포스코(5위), 롯데(6위), HD현대(8위)도 위기 극복을 외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포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 반등에 힘입어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10조 4400억원)를 회복했음에도 긴축 경영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업 호황에도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향후 경영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최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비상경영계획 조기 가동에 돌입했다.
  • 경북 울진서 4년 만에 재선충병 발생…긴급 방제 실시

    경북 울진서 4년 만에 재선충병 발생…긴급 방제 실시

    경북 울진군에서 4년 만에 소나무재선충병이 재발생해 긴급 방제에 나섰다. 1일 경북도는 울진군 후포면 금음리 산217번지 소나무 1그루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산림청, 경북도, 국립산림과학원 등 관계기관 긴급 방제 대책 회의를 전날 열었다. 회의에서는 재선충병 발생 현황 및 역학조사 계획, 방제계획, 정밀 예찰 계획 등을 논의했다. 또한 피해 발생지 반경 2㎞ 이내 행정 동·리에 대해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소나무류 이동을 통제한다. 울진에서는 지난 2020년 12월 온정면 덕인리에서 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했고, 2023년 11월 청정지역으로 환원됐으나 다시 발생했다. 도는 예찰 및 방제를 강화하기 위해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피해 고사목을 신속히 방제해 조속한 청정지역 전환에 나설 방침이다. 조현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선충병 확산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 ‘反간첩법 구속’ 딸 “잠옷 바람으로 연행된 아빠…中, 계속 압박했다”

    ‘反간첩법 구속’ 딸 “잠옷 바람으로 연행된 아빠…中, 계속 압박했다”

    중국 정부가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최근 확인한 50대 한국 교민의 딸은 “아버지가 중국 당국이 문제로 삼을 만한 비밀에 접근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체에서 근무하다 구속된 A씨의 딸은 “지난해 12월 18일 연행 당시부터 중국 측은 사건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면 아버지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 자택에서 잠옷 바람으로 중국 국가안전부 직원에 연행됐으며, 지난 5월 정식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중국 수사 당국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서 근무한 A씨가 반도체 관련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지난해 7월 간첩 혐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한 이후 이 법을 한국인에게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프로젝트 지원해준 정도…회의 참여도 안해”첫 직장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20년 넘게 일한 A씨는 과장 직함으로 삼성을 떠났다. 이후 한국에서 구직하다 여의치 않자 2016년 10월 지인 소개로 중국 CXMT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4년여 동안 CXMT에서 근무했는데, 2020년 많은 한국 직원과 함께 권고사직을 당했다. 그 뒤로는 중국 내 다른 반도체 업체 두 군데에서 일했다. A씨 가족은 반간첩법 혐의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A씨 딸은 “(CXMT에서) 같이 근무한 분이 당시 프로젝트 권한은 대만인들이 주로 갖고 있었고, 한국인은 그 프로젝트를 옆에서 서포트(지원)해주는 일 정도였기 때문에 (A씨가) 입사 후 그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까지 이야기했다”며 “회의도 당시 CXMT에 재직한 상무들이 했고, 아버지에게는 자료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사건 알려지면 안 된다고…편지로만 연락”가족들은 A씨가 연행된 뒤로 전언을 통해서만 그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A씨가 한 호텔에서 조사받고 있다는 통보만 들었을 뿐 그 호텔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고, 구치소에 수감된 뒤로도 드문드문 편지로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 자료를 열람한 중국 변호사는 “중국 법상 사건 내용을 가족을 포함한 제3자에게 알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 부인도 올 3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씨 딸은 “올해 3월 어머니 참고인 조사 때는 ‘(사건이 알려지면) 절차대로가 아니라 더 엄중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韓측 CXMT 기술 유출 사건 수사와 맞물려가족은 A씨의 구속 배경엔 한국에도 반간첩법을 적용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A씨가 중국 당국에 연행된 시점은 한국 검찰이 CXMT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한 때와 맞물린다. 한국 검찰은 지난해 12월 전직 삼성전자 부장 김모씨가 2016년 갓 설립된 CXMT로 이직하면서 국가 핵심 기술인 삼성의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무단 유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김씨를 구속했다. 한국 언론의 이목을 끈 김씨의 구속은 12월 15일 이뤄졌고, 사흘 뒤 중국 당국은 A씨를 연행했다. A씨의 딸은 연행 이후 1년 가까이 흐른 지금 사건을 알리기로 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압박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긴 시간이 지날 동안 한국 당국은 가족들에게 외교적 조치·노력에 관해 설명해준 게 없었다. 더 공론화가 늦어지면 그대로 재판이 진행될 것을 우려했다”고 했다. 中외교부 “법에 따라 위법 적발” 한편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이 한국 공민(시민)은 간첩죄 혐의로 중국 관련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며 “관련 부문은 주중 한국대사관에 영사 통보를 진행했고, 대사관 영사 관원 직무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법치 국가로, 법에 따라 위법한 범죄 활동을 적발했고, 동시에 당사자의 각 합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며 ‘법에 따른 체포’라는 입장을 밝혔다.
  • 분당 A고교 중간고사 시험 문제 유출 의혹... 경찰 수사

    분당 A고교 중간고사 시험 문제 유출 의혹... 경찰 수사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A고등학교는 지난 18일 “중간고사 시험 문제 유출 정황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B학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A고등학교는 지난 4일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학2 과목 2학기 중간고사를 진행했다. 이후 이 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시험 문제 상당수가 학교 인근의 B학원의 시험 대비용 연습 문제들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A고등학교는 내부 회의 등을 거쳐 B학원 문제가 실제 중간고사 문제와 비슷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고등학교는 성남교육지원청에도 해당 사안과 관련한 감사를 요청하고 지난 28일 재시험을 진행했다. 경찰은 B학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K리그 미리보기] 잔인한 승부의 신…울산은 3연패 확정 도전, 전북-인천은 강등 전쟁

    [K리그 미리보기] 잔인한 승부의 신…울산은 3연패 확정 도전, 전북-인천은 강등 전쟁

    프로축구 울산 HD가 홍명보 전 감독이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으로 옮겨가는 혼란을 극복하고 리그 3연패를 눈앞에 뒀다. 침묵을 깬 주민규와 강원FC의 ‘고등학생 에이스’ 양민혁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울산은 다음 달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과의 홈 경기를 치른다. 현재 1위 울산(승점 65점)과 2위 강원(61점)의 승점 차는 4점인데 울산이 승리하면 7점까지 벌어지면서 남은 2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한다. 이렇게 되면 울산은 홍 전 감독 체제에서 정상에 오른 지난 두 시즌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결정적인 순간은 지난 27일 3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였다. 울산은 2-0 승리를 거두면서 2위권과의 격차를 벌렸다. 16개의 슈팅을 쏟아부으며 상대를 압박했는데 특히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가 후반 19분 다리얀 보야니치의 도움을 받아 쐐기 골을 터트렸다. 이는 FC서울과의 23라운드 이후 106일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고승범도 공수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물오른 컨디션을 자랑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포항전을 마치고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세 달이 됐다. 주민규의 득점을 보고 싶었는데 마침내 나왔다”면서 “침착했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골이었다. 미안한 마음을 털고 계속 터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은 2006년생 양민혁을 선봉에 세운다. 양민혁은 시즌 11골 6도움으로 주민규(9골 4도움)보다 많은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지난 26일 김천 상무와 홈 경기에서도 결승 골을 넣으면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양민혁은 남은 3경기에서 전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김천전에 승리하고 양민혁에 대해 “발목을 아파해서 빼줄까도 고민했지만 없으면 안 되는 선수라 그냥 뒀다. 중요한 순간에 고등학생이 결승골을 넣었다. 기특하다”면서 “매 경기 토너먼트이고 지면 탈락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구단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데 남은 경기 멈추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강등권 끝장전, 전북-인천…최하위 떨어지는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곧바로 K리그2로 강등되는 건 어느 팀일까.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번 주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승1무1패다. 전북과 인천은 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끝장전을 벌인다. 11위 전북(승점 37점)이 12위 인천(35점)에 패하면 최하위로 떨어지고 인천이 지면 남은 2경기에서 순위 상승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12위는 바로 강등되고 11위는 K리그2 2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두 팀은 명운을 걸고 모든 것을 쏟아낼 예정이다. 전북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지난달 2승2무로 상승세를 타다가 이달 3연패로 고꾸라졌다. 지난 2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35라운드에서 공 점유율(68-32), 슈팅 수(11-4) 모두 앞섰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그러다 세트피스로 송주훈에게 실점하며 무너진 것이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최근 정통 공격수 없이 송민규, 문선민, 이영재 등을 활용하고 있다. 2선 자원들이 두 경기째 침묵 중인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 반면 인천은 같은 날 광주FC를 1-0으로 꺾으며 6경기 만에 승리했다. 원투펀치 스테판 무고사와 제르소의 발끝이 매서웠다. 무고사는 전반 24분 두 차례 골키퍼에 막힌 공을 밀어 넣으면서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김도혁, 정동윤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무고사와 함께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30라운드부터 줄곧 최하위에 머물렀던 인천은 36라운드에서 수렁을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인천은 승강제 도입 이후 12시즌 중 9시즌을 파이널B에서 보냈지만 한 번도 강등되지 않았다. 아챔 희망하는 서울, ‘중원의 핵’ 기성용 복귀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목표로 삼은 서울이 ‘중원의 핵’ 기성용의 복귀로 대반격을 꿈꾼다. 서울은 2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을 상대한다. 4위 서울(승점 53점)과 5위 포항(52점)을 이기면 ACL에 나갈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ACL 출전권은 K리그1 상위 세 팀과 코리아컵 우승팀에게 돌아간다. 군 팀인 3위 김천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유권 해석에 따라 ACL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4위 안에 들어야 안정권이다. 변수는 또 있다. 현재 코리아컵 결승엔 울산과 포항이 올라가 있다. 포항이 우승했는데 K리그1 5위 이하로 떨어지면 ACL2로 향하게 된다. 더 높은 순위를 유지한 서울이 ACL 엘리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울산이 결승에서 승리하면 김천을 제외한 K리그1 상위 네 팀이 차례로 자격을 얻는다. 시즌 내내 중원에서 아쉬움을 남긴 서울은 기성용이 돌아왔다. 기성용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지난 6월 16일 17라운드부터 결장하다가 이달 26일 수원FC전에서 4달 만에 운동장을 밟았다. 25분을 뛰었는데 포항전에서는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할 전망이다. 서울도 기성용의 복귀전에서 1-0 승리로 연패를 끊어냈다. 기성용은 3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경기밖에 남지 않아 아쉽다. 오래 쉬어서 몸 상태도 100%는 아니다.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목표”라며 “김기동 감독님이 팀을 안정시키면서 수비력이 향상됐다. 그러면서 공격진도 자신감을 얻었다. 내년,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K리그1 2024 35라운드 일정울산-강원 (11월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 전북-인천 (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서울-포항 (2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천-수원FC (2일 오후 4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 광주-대전 (2일 오후 4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 대구-제주 (3일 오후 2시 DGB대구은행파크)
  • 부산서 친할머니 살해 남매 항소심서 “처벌 무겁다” 호소

    부산서 친할머니 살해 남매 항소심서 “처벌 무겁다” 호소

    올해 설 연휴 때 부산에 사는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매가 항소심에서 1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30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이재욱) 심리로 열린 20대 남성 A씨의 존속살해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심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9일 부산에 있는 친할머니 집을 찾아가 할머니를 폭행,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A씨는 할머니와 말다툼하다가 할머니의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 여러 차례 폭행한 뒤 질식해 숨지게 했다. 이어진 A씨의 친누나인 B씨의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1심이 B씨를 존속살해 공범으로 적시했는데, 동생의 범행을 기능적으로 지배했는지에 대해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범행에 기여한 부분보다 양형이 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동생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현장에 없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B씨가 지적장애 2급인 동생과 함께 할머니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하는 방법 등을 논의 하는 등 함께 범행한 것과 다름없다고 보고, 공범으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직접 범행을 저지른 A씨와 동생을 부추긴 B씨에게 모두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1심에서 이들 남매에게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 [열린세상] 민의 못 읽은 자민당, 역풍을 맞다

    [열린세상] 민의 못 읽은 자민당, 역풍을 맞다

    지난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선거는 처음부터 자민당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각각 65석과 8석을 잃어 연립과반인 233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해산 직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선거 승리 기준으로 연립과반을 이야기했으나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50석을, 국민민주당은 21석을 얻으며 선전했다. 최종적으로 여당이 215석, 야당은 250석을 차지하며 야당이 의석수를 더 많이 확보했다. 이는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10월 1일 출범한 이시바 정부도 안정적인 정국운영은 어렵게 됐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시바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총리 취임 8일 만에 의회를 해산, 허니문 효과로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을 선택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여론조사에서 늘 자민당원과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걸로 조사됐는데, 선거 결과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일본 유권자들은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이시바 총리가 이번 중의원 선거의 본질인 ‘정치와 돈’의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듯하다. 지난해 말 자민당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46명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발각되면서 자민당은 좌초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총재 선거 불출마로 책임과 쇄신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고, 무파벌인 이시바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는 듯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자민당에서 정치자금 문제로 공천하지 않은 후보들의 정당지부에 2000만엔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뜩이나 정치자금 문제로 민심을 잃었는데 깨끗한 이미지인 이시바로 바뀌어도 똑같다는 실망감을 안긴 것이다. 정치자금 문제로 민심이 돌아선 것은 정치자금 문제가 있었던 46명 가운데 28명이 낙선한 사실로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이시바 총리의 ‘말 바꾸기’도 패배에 한몫했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 임명 직후 국회 ‘당수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당수 토론의 총시간은 80분뿐이었다. 설득력도 전달력도 약했다. 처음부터 이시바 총리는 정치자금 문제가 있었던 인사들에게도 공천을 하려 했으나, 유권자를 의식해 12명에게는 공천하지 않았다. 그런데 해산 후 당수 토론에서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무소속 선거 경험을 언급하면서 비공천 의원들에 대한 당선 후 추가 공천을 부정하지 않았다. 일관성 없는 발언들이 난무했다.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두었다. 공시날인 10월 15일 이시바 총리는 후쿠시마에서 있었던 첫 유세에서도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했을 뿐 비자금이란 표현은 의도적으로 회피했고 이슈화되길 거부했다. 이후 선거 기간 내내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고, ‘일본을 지킨다’라는 와닿지 않는 슬로건만 내세울 뿐이었다. 당장 이시바 총리에게 있을 난관은 11월 예정인 총리 지명 선거다. 통상 중의원 선거 후 30일 이내에 특별 국회가 소집되고 총리 지명 선거가 열린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상위 2인에 의한 결선투표를 한다. 현재로서는 과반수는 고사하고 의석수가 야당에 비해 적은 자민당에서 총리가 나오기 어려운 구도다. 자민당과 연립할 당이 필요하나, 정치자금 문제로 유권자에게 심판받은 자민당과 선뜻 협력하겠다는 정당을 찾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일본 정국은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있을 수도, 이시바 총리가 퇴진할 수도, 연립 재편이 있을 수도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쇄신의 모습도 보여 주지 못한 이시바 총리가 향후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갈지 궁금하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연세대 논술 공정성 훼손”…시험 무효 소송 본격화, 재시험까지 이어질까

    “연세대 논술 공정성 훼손”…시험 무효 소송 본격화, 재시험까지 이어질까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문제 유출 및 오류 논란 이후 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는 법정 다툼이 본격화했다.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들은 자체적으로 모은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시험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전체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기존 시험 일정 등이 무효가 될 수도 있지만 연세대 측은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전보성)는 수험생 등 18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양측은 재시험을 요구할 권리와 실질적인 이득, 시험 공정성 훼손 여부를 주로 다퉜다. 시험 당시 한 고사장에서 문제지 등이 1시간 먼저 배부되고 회수되는 과정에서 문제 유출에 대한 책임 공방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수험생 측은 “감독관이 시험지를 사전에 배부해 일부 수험생이 정보를 외부에 공유했고, 누군가는 문제를 미리 안 상태에서 시험을 봤다”며 “수험생들은 공정하게 시험 전 과정을 치를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논술 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준하는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졌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학교 측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 재시험을 치러야겠지만, 약간의 실수이고 바로 시정됐다”며 “재시험을 치르면 수험생 혼란도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시험 요구 권리 등은 사립교육기관의 재량권”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다음달 셋째주쯤 가처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수능 등 수험생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논란이 된 논술 전형의 합격자 발표는 오는 12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해당 논술 전형과 이에 따른 입시 절차는 수험생들의 논술 재시험 이행 집단 소송(본안)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중단된다. 그 뒤 본안 소송에서 수험생 측이 승소하면 연세대는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다만 법조계는 판례나 입시 전형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한편 연세대 논술 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게시물 작성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 ‘두 달 만에 득점포’ 무고사, K리그1 35라운드 MVP

    ‘두 달 만에 득점포’ 무고사, K리그1 35라운드 MVP

    두 달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강등 위기에 처한 인천 유나이티드에 소중한 승리를 안긴 스테판 무고사가 프로축구 K리그1 3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7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전반 24분 결승 골을 터트려 인천의 1-0 승리를 이끈 무고사를 35라운드 MVP로 뽑았다고 29일 밝혔다. 광주를 꺾은 인천은 8승11무16패로 승점 35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11위 전북 현대(9승10무16패)와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줄이면서 꼴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고사는 지난 8월 31일 대구FC전에서 시즌 14호 골을 넣은 뒤 6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K리그1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섰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대표팀 4경기까지 포함하면 10경기 만에 골을 넣었다. 무고사는 마사(대전), 주민규(울산)와 함께 35라운드 베스트 11의 공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11 미드필더에는 루빅손, 고승범(이상 울산), 김도혁(인천), 양민혁(강원)이 뽑혔고, 수비수 부문에는 정동윤(인천), 이기혁(강원), 송주훈(제주)이 선정됐다. 골키퍼 부문은 조현우(울산)가 차지했다. 35라운드 베스트 매치는 27일 ‘동해안 더비’가 선정됐다. 울산이 포항을 2-0으로 이겼다.
  • 게임덕후·해커서 금융사 임원으로… “수십만 AI해커와 전투 중”[월요인터뷰]

    게임덕후·해커서 금융사 임원으로… “수십만 AI해커와 전투 중”[월요인터뷰]

    본명보다 유명한 별칭 ‘헬소닉’1990~2000년대 게임서 따온 이름아버지 따라 초등생 때 컴퓨터 다뤄게임 아이템 지켜 내려 ‘해킹’ 배워세계 3대 해킹 대회 석권 ‘펄펄’한국 최초 美·日·대만 대회 휩쓸어유명세 떨치자 ‘블랙해킹’ 유혹도주변 조언으로 ‘화이트해커’ 길로금융계로 뛰어든 ‘화이트해커’국내 첫 화이트해커 보안조직 수장AI가 만든 악성코드 방어·분석 일상정부 지원 부족… 인재 유출 아쉬워 토스에는 30대 임원이 있다. 30대 후반도 아닌 초반의 젊은 나이. 구성원들 사이에선 그의 연봉이 얼마인지, 또 성과급은 얼마인지에 대한 추측이 이어진다. 건물 한켠에 늘 주차된 이탈리아 슈퍼카의 주인이 그일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부러움 섞인 추측과 소문에 질투나 시샘은 없다. 적어도 그가 한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 나아가 세계에서 정점을 찍은 인물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27일 만난 이종호(33) 토스 보안 리더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화이트해커’다. 정부나 회사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해커들의 공격을 막아 내고 무력화하는 게 그의 임무다. 해커들 사이에선 본명보다 ‘헬소닉’(Hell Sonic)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이종호는 몰라도 헬소닉을 모르는 국내외 해커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게임 좋아했던 소년… 韓 최고 해커로 헬소닉은 1990~2000년대 유행했던 게임 ‘고슴도치 소닉’에서 따왔다. 이 리더가 해킹에 관심을 갖고 첫발을 내디딘 시점도 이맘때쯤이다. 컴퓨터를 전공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교내에서 컴퓨터를 제일 잘하는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이 리더는 중학생 시절 본격적으로 해킹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해커가 된 결정적인 이유도 게임이었다. 유명 게임 ‘디아블로2’에 빠져 있던 10대 시절, 그는 몇 년간 노력 끝에 모은 아이템들을 해커의 공격으로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이 리더는 “어린 마음에 정말 허무하고 충격도 컸는데 한편으론 ‘저런 세계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이 된 그는 해커 공부를 시작했다. 이 리더는 “당시만 해도 해킹을 배울 만한 기관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책을 구하기도 어려웠다”며 “포털사이트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닥치는 대로 해킹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도 철없던 시절엔 ‘어둠의 길’에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해킹으로 큰돈을 벌어 보겠다는 욕심보다 역량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 후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사이트를 뚫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결국 꼬리가 잡혔고 치기 어린 행동에 책임을 져야만 했다. 이 리더는 “지금 생각하면 치기 어린 행동이었다. 다만 당시엔 내가 가진 실력과 기술이 어느 정도의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를 화이트해커의 길로 인도한 것은 주변의 해커들이었다. 그들은 어둠이 아닌 빛의 영역에서도 그의 역량이 충분히 빛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리더는 “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했던 해커 형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유혹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많은 조언을 해 줬다”며 “내가 가진 해킹 기술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깨닫게 됐다”고 회상했다. 전 세계의 해킹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세계 3대 해킹 대회를 모두 휩쓴 것은 그의 수많은 이력 중에서도 단연 백미다. 2015년 미국의 데프콘 CTF, 일본의 세콘, 대만의 히트콘을 모두 석권했다. 한국인 최초다.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자 다시 유혹의 손길은 늘어났다. 이 리더는 “어떻게 연락처를 알아냈는지 모를 사람들이 거액을 제시하며 기업·정부 시스템 해킹 등 불법적인 일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철없던 시절의 자신처럼 기로에 서 있는 청소년 해커들을 보면 이 리더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블랙해킹’은 화이트해킹에 비해 훨씬 쉽다”며 “불법인지 모르고, 혹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욕심에 나쁜 길로 빠지는 해커들이 많은데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 역시 제 역할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 최고의 해커, 금융보안에 뛰어들다 대부분의 화이트해커는 보안 시스템이 필요한 회사에 자문을 하거나 시스템 솔루션을 제시하는 보안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다. 이 리더 역시 보안 컨설팅 회사에서 팀원들과 활동했었다. 그랬던 이 리더가 국내 금융업계로 이직한 것은 4년 전이다. 토스 이승건 대표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이 리더는 “회사의 수장이 보안에 진심이라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다”며 “동시에 우리나라 금융업계의 보안에 대해 연구하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리더의 보안팀이 만들어진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 국내 금융사들 중 그의 팀처럼 화이트해커만으로 구성된 조직은 없다. 자타 공인 국내 최고 실력을 보유한 그에게 요즘 반복적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건 인공지능(AI)이다. 이 리더는 “요즘은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들을 공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공격 유형도 계속 바뀌다 보니 그에 맞는 보안 기술을 새롭게 개발하는 데 대부분의 힘을 쏟는다”고 전했다. 요즘 화이트해커들은 사람이 아닌 AI와 승부를 벌이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 내듯 AI가 만들어 낸 수많은 악성코드를 분석하고 방어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는 “자동화된 시스템들이 많아지면서 해커들이 파고들 틈이 많이 생겼다”며 “AI가 만들어 내는 악성코드들이 하루에도 수만 혹은 수십만 개씩 쏟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요즘엔 아예 악성코드를 생성하지 않고 교묘하게 파고드는 수법도 등장해 통제장치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뚫을 테면 뚫어 봐’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버그바운티 챌린지’(모의 해킹대회)도 이 리더와 팀이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 리더는 “무차별적인 AI의 공격에 대비해 더 넓은 시선으로 새로운 유형의 공격을 마주하고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지는 인재 유출… “문화 개선 절실” 이 리더는 국내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22살의 청년이었던 그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된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에서 “마음만 먹으면 한국 정부나 민간 기관 대부분의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여전히 이 리더는 “보안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처음 목소리를 낸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인력 양성, 인식 변화, 정책적 지원 등 여전히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리더는 “보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커들 사이에선 ‘자신만의 노하우를 오픈하는 순간이 은퇴의 순간’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이 리더는 정부의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 ‘BoB’(Best of the Best)에서 멘토로 활동할 만큼 후진 양성에 진심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보안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뛰어난 인재들이 많을수록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뛰어난 실력의 국내 화이트해커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해킹 강국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중국에는 수만에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화이트해커들이 활동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1000명도 채 되지 않는 이들이 국내 보안을 책임지는 실정이다. 이 리더와 함께 합을 맞춰 많은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던 화이트해커 이정훈씨도 삼성SDS에 입사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이 리더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에 비해 한국의 화이트해커들은 그 수는 적지만 실력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며 “특히 미국은 다양한 IT기업들이 화이트해커의 역량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는 문화가 확실히 정착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당장의 보안 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만큼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 내고 그들이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AI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위해 정부가 추진한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이 리더는 “망분리를 했다고 해서 해킹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망분리를 완화했다고 해서 보안 능력이 완전히 약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망분리 규제 완화로 인해 블랙해커들의 공격 난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분명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리더는 “‘규제를 완화해 줬으니 이제 금융사들이 알아서 해’라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들은 기술적 진보를 이룰 기회를 얻은 만큼 그에 걸맞게 각자 특화된 보안 시스템 마련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팀의 보안 역량을 10점 만점에 몇 점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리더는 9.5점이라고 답했다. 자타 공인 최고의 실력자인 그가 0.5점을 비워 둔 이유가 궁금했다. 이 리더는 “보안에서 100%란 없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내년에 꼭 만나요”… 대학 수시 수험생 응원

    “내년에 꼭 만나요”… 대학 수시 수험생 응원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2025학년도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고사장 앞에서 이 학교 재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고사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총 488명을 모집하는 이번 전형에 5576명이 지원했으며 1466명의 수험생이 면접고사에 응시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 그곳은 어떤가요… 부재 중인 가을을 만날 수 있나요 [강동삼의 벅차오름]

    그곳은 어떤가요… 부재 중인 가을을 만날 수 있나요 [강동삼의 벅차오름]

    # 이창동 감독의 영화처럼… ‘시’처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이젠 작별을 할 시간/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서러운 내 발목에 입맞추는 풀잎 하나/나를 따라 온 작은 발자국에게도/작별을 할 시간//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나는 기도합니다/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여름 한낮에 그 오랜 기다림/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삼나무 숲으로 둥그렇게 둘러싸인 ‘미스테리 서클’ 같은 오름 2010년 개봉작 이창동이 연출한 5번째 장편 영화이자 노배우 윤정희 주연의 ‘시’ 엔딩에 나오는 ‘아네스의 노래’라는 시다. 제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시’를 10여년이 흐른 어느날 새벽 눈을 떠 TV를 켰다가 빠져든다. 내 눈동자에 물이 고인다. 내 가슴에도 물이 고인다. 실제처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역을 맡아 열연한 윤정희라는 대배우도 배우지만, 밀양 여중생사건을 모티브로 피해자들에게 바치는 ‘추도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어쩌면 우리의 기억 속에는 앤소니 홉킨스 주연의 ‘더 파더’의 대사처럼 ‘내 모든 잎사귀가 다 질’ 것처럼 모든 기억은 사라질 지 모르지만, 사라지지 않는 기억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그리고 다른 모든 것은 잊혀지겠지만, ‘아네스의 노래’에 나오는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란 구절이 가슴에 콕 박혀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다. 가을같지 않은 가을이지만 가을은 오고 있다.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이 있는 고촌(古村) 송당마을을 지나는 길에 만난다.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사람같은 오름’ 아부오름은 정상까지 10분도 채 안 걸리는 매우 낮은 오름이다. 늦게 까지 머물던 여름이 나홀로 나무밑 그늘에서 쉬다가 나뭇가지를 간지럽히고 떠나간다. 나홀로 나무 아래 햇살, 한줄기 빛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한 여자가 휴대폰을 보고 그 모습을 한 여자가 그 나홀로 나무를 배경삼아 찍고 있다. 휴대폰의 화면속으로 가을이 스며드는 듯 하다. 그렇게 가을은 저만치서 아주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다. 아부오름은 사면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바깥 둘레는 약 1400m, 바닥 둘레 500m, 화구 깊이는 78m로 크고 넓은 원형의 분화구가 있다. 오름의 백미다. 오름 정상에 함지박과 같은 둥그런 굼부리 안 원형 삼나무숲은 신비스럽다. 침범하면 안 되는 성역처럼 느껴진다. 드론이 찍은 오름의 전경은 마치 분화구 속 삼나무가 둥그렇게 둘러싸여 자연적으로 생긴 ‘미스테리 서클(크롭 서클)’을 연상시키는 듯도 하다. 그 미스테리 서클을 전망대에 올라가 찍어보려 애쓴다. # 영화 ‘이재수의 난’ 배경이 된 오름… 가을같지 않은 가을은 오고소나무 너머로 분화구 주위에 원형으로 삼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영화 ‘이재수의 난’(박광수 감독·이정재 심은하 주연)을 찍을 때 심은것이라고 설이 있다. 출입처에서 날마다 만나는 연합뉴스 KOSS 기자는 아부오름을 소개할 때 ‘이재수의 난’도 언급하면 더 이야기가 풍성해질 것 같다고 했다. KOSS 기자는 2주에 한번 소개하는 내 연재에 관심을 보여주는 열성(?) 팬이기도 하다. “이번엔 어디 오름 다녀오셨어요” 라며 월요일 출근하면 안부처럼 묻는 그가 때론 고맙고 때론 힘이 되기도 한다. 팬의 고마운 제안에 ‘이재수의 난’을 검색해본다. 제주도의 민란을 중심소재로 다룬 현기영의 장편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가 원작이었다. 1987년 희곡으로 각색되어 연극으로 공연된 것을 1999년 박광수 감독이 ‘이재수의 난’으로 영화화한 것이었다. 1901년 제주도에서 일어난 천주교인과 주민들 간의 충돌사건을 다룬 영화로 한국과 프랑스 합작영화였다. 17개의 전봇대를 뽑아내는 등 어렵게 진행된 야외촬영 과정에서 차량전복 사고도 발생했던 것도 검색하는 과정에서 확인돼 놀랐다. 이재수의 난이 흥행엔 성공하지 못했지만 제52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청년심사위원 2등상을 탄 수상 이력도 있었다. 아부오름 입구에서 30m 떨어진 곳에는 지금은 실제 부부가 됐지만 영화 ‘연풍연가’에서 장동건과 고소영이 앉았던 팽나무와 벤치가 있다고도 했다. 현재는 나무들이 너무 자라 분화구 안을 자세히 볼 수 없어 확인이 불가능하다. 몇년 전만 해도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 사진찍곤 했으나 지금은 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채 10분도 안되는 정상, 너무 쉽게 다다르니 분화구를 한바퀴 돌게 된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 산책로 양옆으로 수국이 길게 심어져 있다. 한바퀴 도는 내내 만났다. 내년 6월쯤 오면 무성해진 수국이 꽃을 피워 또다른 명소가 될 것만 같다. 가족여행을 왔다면 아이와 오르기도 쉬운 오름이어서 강추한다. 어른은 또다른 오름 하나 더 올라야 성이 찰 듯 싶다. 그만큼 금세 정상과 조우한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 가을의 부재… 존경하는 인물의 부재…시를 쓰겠다는 마음의 부재아부오름의 전 사면은 풀밭과 초지로 이루어져 있다. 화구 안에는 줄띠를 두른 것 같은 모양으로 조림된 삼나무로 구획되어 있다. 분화구 안에도 둥그런 모양으로 삼나무가 구획된 가운데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청미래 덩굴, 풀솜나물, 찔레덤불이 우거져 있단다. 산 모양이 믿음직한 것이 마치 ‘가정에서 어른이 좌정해 있는 모습 같다’ 하여 한자로는 아부악(亞父岳, 阿父岳)으로 표기하고 있고 송당 마을과 당오름의 앞(남쪽)에 있는 오름이라 하여 전악(前岳)이라고도 표기한다. 亞父란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 阿父는 아버지라는 뜻이라고 한다. 설화에는 산방산은 백록담에서 뽑혀 나간 산이라는데, 이 분화구에서 뽑혀 나간 덩어리는 어디쯤에 또 하나의 오름으로 자리잡고 있을 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나무들이 키가 크는 바람에 분화구 안을 자세히 볼 수 없어 안타깝다. 다행히 한바퀴 다 돌고 나면 출발점에서 분화구 안을 찍으려던 전망대에 다시 오른다. 구좌 일대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가을이 오지 않을 것처럼 유난히 더웠던 2024년 여름, 지친 나무들이 한줄기 바람곁에 절망같은 시름을 내려놓는다. 여름같은 9월이 지나고 가을같지 않은 10월도 지나간다. 지금도 한낮엔 가을은 부재다. 무심코 생각하니 가을만 부재는 아닌 듯 싶다. 부재(不在)란 단어처럼 그곳에 있지 않는게 너무 많다. 아버지도 부재고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도 부재다. 아부오름에 오르니 그런 상념에 빠진다. 영웅은 고사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사라진 부재의 시대에 사는 우리. 이창동 영화의 ‘시’처럼 우리는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법을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시의 대사처럼 ‘시를 쓰는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를 쓰겠다는 마음’이 부재한 것처럼…. #잠깐, 여기서 쉬었다 갈래… 송당리 동화마을은 핑크뮬리의 가을을 전송해드립니다 중산간마을에 이렇게 큰 별다방 매장이 생길 줄 누가 알았으랴. 중산간마을에 이렇게 큰 공원이 생길줄 누가 알았으랴. 중산간마을에 성이시돌목장에만 있는 아이스크림을 팔 줄 누가 알았으랴. 그리고 중산간마을에 그 어디에도 없는 시그니처 브레드를 파는 빵집이 생길 줄 누가 알았으랴. 그 빵집에는 오메기떡을 삼낀 꺼멍빵, 오름을 형상화한 제주말차 가나슈 타르트케이크, 제주 청보리 카스테라 등 신박한 빵들로 가득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오픈한 제주동화마을은 제주 동부오름 군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주변 오름 능선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연친화적인 공원이다. 21개 테마의 정원으로 꾸며졌다. 핫플로 뜨면서 유명 F&B 매장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입장료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중산간 대천동사거리를 통과하는 차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다. 제주시로 가다가, 서귀포 성산으로 향하다가, 516도로를 타려다가 잠시 들르게 되는 쉼터같은 공원이다. 수국철에는 수국이 활짝 피고, 문그로우와 에메랄드 그린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마치 신들의 섬처럼 다양한 모양의 돌들도 곳곳에 전시돼 있다. 지금은 가장 서쪽 편에 핑크뮬리가 연인과 가족의 발길을 붙잡는다.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부재했던 가을을 누군가에게 전송하고 싶다면, 잠시 쉬었다 가도 좋은 쉼터다. 물론 제주다움과 제주닮음 사이를 헤매는 풍경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 ‘소나무 지켜라’ 경남도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 총력전

    ‘소나무 지켜라’ 경남도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 총력전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고자 경남도가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경남도는 24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가 차원 대응 건의, 예찰·방제 확대, 집단피해지 수종 전환 추진, 시군 책임담당제 시행 등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도는 지난 18일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부울경 광역단체장 정책 간담회에서 박완수 도지사가 소나무재선충병 국가 차원 대응 필요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또 14일에는 산림청 차장과 면담해 내년도 방제사업비 추가 지원, 재선충병 특별방제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 조림수종 확대 등 의견도 냈다고 덧붙였다. 도는 오는 30일에는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과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도는 예찰·방제 활동도 확대한다. 헬기와 드론을 활용해 고사목 위치를 특정하고 지상 예찰로 고사목을 최종 확인, 전략 방제를 한다. 방제 기간인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18개 전 시·군에 사업비 365억원을 투입해 피해목 32만 5000그루를 방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는 산불 예방 숲 가꾸기 사업으로 소나무림 밀도를 조절하고, 예방 나무주사를 병행한 복합방제를 시행해 재발생을 억제할 계획이다. 밀양을 포함한 4개(김해, 밀양, 창녕, 하동) 시군 집단 피해지역에서는 소나무 대린 다른 수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수종 전환 면적은 내년 130㏊, 2026년 300㏊ 등 연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피해가 비교적 경미한 남해·산청·함양·거창·합천 등 5개 시군에서는 예방 나무주사를 확대하고, 우려목을 사전 제거하는 예방 활동을 펼친다. 집중방제기간 현장점검 인력도 확대한다. 산림청 산림재난긴급대응반과 경남도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방제사업장 점검을 강화하고 방제전략 수립 컨설팅, 수종전환 대상지 선정 지원, 협업 방제 등을 시행한다. 민기식 도 환경산림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으로부터 건강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 중앙부처, 시·군, 관계기관과 협력해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 안팎의 작은 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솔수염하늘소를 매개로 소나무류(소나무·곰솔·잣나무·섬잣나무)에 침투해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경남에서는 1997년 함안군 칠원읍 일대에서 최초 발생했다. 2016년에서는 합천군에서 시작돼 전 시군으로 확산했고, 2014년에는 최대 피해(방제 대상목 58만 그루)를 보기도 했다. 이후 피해 증감을 반복하다 2022년부터 피해가 증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남에서는 45만 1100여 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봤다.
  • [마감 후] 서울시 국정감사 관전평

    [마감 후] 서울시 국정감사 관전평

    “(오세훈 서울시장이) ‘살려 달라’며 울었다고 명태균씨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실 있습니까? 있는지 없는지만 짧게 얘기해 주십시오.”(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정치 공세로 요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말대로 ‘국가보조금이 들어간 사업도 아닌’ 명씨 관련 의혹 제기로 격앙된 분위기는 늘 그렇듯 의원들이 ‘답변 태도’를 문제 삼고 오 시장이 지지 않고 맞서면서 폭발했다. 결국 오전 감사는 ‘명태균 국감’으로 일찌감치 정회됐다. 국정감사가 정치 공세 격전장이 된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방자치단체 국감은 국정운영 전반 실태 파악, 입법과 예산심사를 위한 정보 획득, 국정 감시·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비교적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자체의 정책과 사업은 시민의 피부에 바로 와닿는 민생과 직결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그래야 한다. 그럼에도 서울시장이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다 보니 ‘민생 국감’은 기대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긴 했다. 상대 당 차기 대권 주자가 매를 맞으러 나왔으니 얼마나 흠집 내기 좋을까. 그러나 오후 감사에서 폐국 위기에 내몰린 TBS의 송지연 언론노조 지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낸 감사위원들은 ‘선’을 넘었다. 위원들은 오 시장에게 “TBS 직원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느냐”, “360여명의 TBS 노동자가 보고 있다”, “이게 지금 남의 일이냐”, “누군가의 밥줄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감을 다시 보면서 정작 본인들은 TBS 직원들의 절박함에 얼마나 공감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송 지부장이 TBS 대표로서 국감장에 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급여가 끊어지고 직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자신과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TBS의 공공성을 떠나 각자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 유지해 오던 생계가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나섰을 것이다. 그야말로 민생의 문제다. 하지만 여야 감사위원들은 그런 송 지부장의 입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정치적 발언이 나오게 하기 위해 질의를 이어 갔다. “김어준 공장장이 출연료로 받은 24억원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오 시장이 돈줄을 끊어서 (TBS를) 고사시키겠다는 식의 치졸한 수단을 동원하는 유치함이 서울시의 자세였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TBS를 없애려고 하는 것은 김어준씨가 두려웠기 때문”, “지금 가장 편파적인 것은 KBS” 등의 질의를 보며 TBS 직원들은 가슴을 쳤을 것이다. 이번 국감을 보면서도 ‘기자들을 빼면 몇 명이나 이걸 지켜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미 국감은 민생과 멀어졌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니 감사위원인 자신들의 질문은 국민의 질문이라는 말을 국감 때마다 몇 번씩은 듣는다. 위원들은 그런 말을 하기 전에 좀 돌아봤으면 좋겠다. 정말 국민이 원하는 질문이었는지. 김민석 전국부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