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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당·정·청, 26일 일본 수출규제 대책회의

    [속보] 당·정·청, 26일 일본 수출규제 대책회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오는 26일 일본 수출규제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3차 회의를 연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월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 2일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파기하고 최근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청은 회의를 앞두고 안건과 보고사항, 참석자 등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회의는 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주재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2차 회의에는 정 전 국회의장을 포함해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외국의 어떤 제도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그것을 도입해 시행할 때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같은 과거제도라 해도 중국과 한국에서 서로 다르게 작동했다. 중국의 과거제도가 혈통에 기초한 귀족정치를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오히려 귀족적 지배층의 기득권을 굳히는 쪽으로 작동했다. 대간제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대간제도가 황제를 위해 백관을 감찰하는 사정기구로 발전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국왕을 견제하는 간쟁기구로 발전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신생독립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수입했으나, 민주주의 모습은 그 제도를 수입한 나라 개수만큼 다양했다. 이처럼 같은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각 나라의 풍토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켜켜이 쌓인 역사적 경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식 로스쿨제도를 수입한 법학전문대학원도 같은 예다. 사법시험의 단점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가 대법원장일지라도 스스로 사시를 통과해야만 법조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로스쿨제도를 도입하면서 법조인의 직업 대물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법조계 인물이 있는 로스쿨 재학생 비율이 60%를 넘는다는 한때의 통계가 이제는 차라리 자연스러울 지경이다. 한번 법조계에 자리를 잡으면 웬만하면 자기 자식을 법조계에 진입시키는 대물림 현상이 구조화했다. 이것이 바로 같은 로스쿨제도를 시행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민낯이다. 수시전형을 고려한 입학사정관제도도 수입품이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는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대학들도 천차만별이며, 명문대들도 각기 건학 이념이 다양하다. 엇비슷한 최고 A급 명문대도 최소 20개가 넘기에 대학 서열화도 강하지 않다.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되 이왕이면 자기 학교의 건학 이념이나 학풍에 부합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사정관제가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경험과 필요의 산물이다. 한국은 1000년 가까이 과거시험에 익숙했고, 20세기에도 국가고시가 곧 출세의 관문이었다. 대학 입시도 시험을 통해 성적순으로 사정했다. 이런 역사공동체에 미국식 사정관제도(수시)를 무리하게 이식할 때 명분은 그럴듯했다. 획일적 교육의 지양, 사교육 문제 완화, 대학 서열화 완화, 입시지옥 완화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내신 성적을 위한 획일적 암기식 교육은 여전하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입시지옥은 여전하고, 대학 서열화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예전에는 우수 학생을 서울대가 독식하지 못했다. 한 예로 동일 계열 서울대 최하위권 입학생의 학력고사 성적이 연세대 상위권 입학생의 성적보다 낮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우수 학생들이 서울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 퍼졌다. 그런데 미국식 복수 지원제도를 도입한 결과는 어떤가? 서울대와 연세대에 모두 붙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 그럴 경우 거의 100% 서울대로 진학한다. 이런 식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숨 막힐 정도의 일렬종대로 서열화했다. 한국의 대학들은 건학 이념이 사실상 없다. 그러니 학풍에도 거의 차이가 없다. 성적에 따른 서열화만 우심하니 대학교 학력 신분이 사회생활을 좌우할 정도로 강고하다. 이런 한국 사회에서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도(수시전형)는 오히려 불공정의 온상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대학 스스로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다양한 재능의 학생을 서류심사로 뽑겠다는 발상부터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선의 위정자들이 바보라서 과거제(정시)를 끝까지 고수한 게 아니다. 천거제(수시)의 폐단과 불공정성이 전자보다 더 심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 이준형 서울시의원, “매년 반복되는 결산검사 시정권고사항 제대로 반영해야”

    이준형 서울시의원, “매년 반복되는 결산검사 시정권고사항 제대로 반영해야”

    이준형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강동1)은 19일 오후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19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살림 토론회’에 서울시 결산검사 관련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2020~2024년 중기지방재정계획 수립’ 및 ‘2020년 예산편성’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관련 전문가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서정협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박병희 순천대 경제학과 교수의 서울시 재정수요 수렴기구 설치와 운영방안에 대한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백일헌 서울시 재정기획관의 2020년~2024년 서울시 재정운용 방향, 김태명 서울시 예산담당관의 2020년 재정운용여건 및 예산편성방향 등의 발표로 이어졌다. 이어 윤영진 계명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이준형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서민순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최승우 좋은예산센터, 이순임 좋은예산시민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서울시 재정운용에 대한 제언, 시민참여 확대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시민들의 복지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경제 불투명으로 미래 재정운용의 효과적인 배분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서울시 결산검사를 통해 시정권고사항이 매년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 결산검사 시정권고사항이 다음해 예산편성에 반영돼 재정지출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재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예산편성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민참여예산제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시민숙의예산제가 잘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변화는 힘들다, 그래도 변하라/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문화마당] 변화는 힘들다, 그래도 변하라/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환경도 변하고, 세태도 변한다. 너무나 뻔한 표현이지만 진리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노력 없이 여전히 과거의 관성, 타성에 젖어 있다면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 오히려 퇴보하고, 외면당할 수도 있다. 사고 방식과 행동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야당과 언론이 딱 그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듯하다. 조국 장관의 딸 논문에 독설을 쏟아내던 제1 야당의 원내대표는 정작 자신의 아들 논문에 대한 문제 제기에는 거리낌이 없다. 단순히 연구실 사용을 부탁했을 뿐인데 만약 그것이 특혜라고 인식된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사과는 차치하고라도 최소한의 직접적인 유감 표명 정도는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이번에도 ‘인식된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전제로 했다. 이전 막말 논란 당시 세월호 유가족에게도, 5·18 희생자들에게도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아들 논문 문제도 과거 관행에 젖어 있는 처지에서 그 정도가 무슨 문제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제는 사람들이 이런 관행조차도 불법행위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병사 월급을 100만원으로 올리자는 주장에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병사들의 애국 충정을 돈으로 환산하는 꼴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열정 페이’를 당연시하는 발상과 하나 다를 바가 없다. 이러니 속된 말로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다. 애국 충정과 안보를 그리 중시하는 정당이라면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통한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먼저 그런 정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이게 바로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이 제시해야 할 정책이다. 조국 청문회에서 입시 문제를 그렇게 떠들던 한국당이 이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아직 아무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대통령이 문제 해결 강구를 언급했으니 민생을 강조한다는 야당 처지에서는 이슈 선점 기회를 놓친 것이다. 야당이 지금 해야 할 것은 삭발이 아니라 계층 간 불평등으로 인한 불공정한 대입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안 없이 관성과 타성에 젖은 투쟁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누란의 위기에 선 야당에는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학력고사 세대가 데스크를 장악한 언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한 대학 진학이 30%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한데도 여전히 시험도 안 보고 대학에 갔다는 엉터리 기사를 내보낸다. 옛날 기준(프레임)으로는 지금의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없다. 늘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 민망함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게 하는 이른바 ‘풍문 저널리즘’, ‘카더라 저널리즘’, 혹은 ‘아님 말고’ 식으로 넘기는 저널리즘은 끝나야 한다. 남이 하는 얘기를 전하지 말고 직접 현장을 찾아서 발로 취재를 해야 한다. 메시지의 품격도 더 높여야 한다. 이제 국민은 집권 세력을 비판하고 몰아붙이는 것만을 언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TARES 원칙을 되새겨야 할 때다. ‘메시지의 진실성’(Truthfulness of the message), ‘메시지 제공자의 진정성’(Authenticity of the persuader), ‘독자·시청자 존중’(Respect for the persuadee), ‘메시지 제시의 공평성’(Equity of the persuasive appeal), ‘공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고 사명이다. 원론적인 말이지만 변화를 읽고 이에 대응하는 건강하고 강한 야당, 공정하고 정의로운 언론은 나라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기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과 언론이 변해야 한다. 변화가 행동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 변하지 않고서는 살길이 없다. 물론 이는 정부, 여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차 정릉천 따라’ 편이 추석 다음날인 지난 14일 성북구 정릉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추석 연휴 주말을 북한산의 맑은 계곡물이 쏟아지는 정릉천에서 보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에 집결, 경국사에 들어가 고찰의 향기를 즐겼다. 주말이라 문을 열지 않는 명원민속관(한규설 가옥)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정릉천변은 1950~1970년대 쟁쟁한 문인·예술가들이 ‘정릉시대’를 구가하며 살던 ‘문예촌’이었다. 화가 이중섭·박고석·한묵·박세원·김병기, 소설가 박경리·박화성·박연희·박계주·최정희·계용묵, 시인 고은·조영암·신경림, 조각가 최만린, 작곡가 금수현·김대현, 극작가 차범석, 시사만화가 김성환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린 주부 참가자들에게 피로를 씻어 주는 해설을 들려주기 위해 애썼다.정릉 박경리 가옥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는 ‘박경리 가옥’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있고, 담벼락에 그려진 해바라기 그림과 책 표지가 길손을 안내한다. 그러나 ‘보국문로 29가길 11’이라는 도로명주소판이 붙은 집엔 서글프게도 ‘박경리’ 문패가 아니라 ‘서울 정릉 발도르프학교’라는 낯선 대안학교 간판이 걸려 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서울시가 예산 부족으로 매입하지 못한 까닭이다.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문 앞을 자꾸 서성거렸다. 정비석의 ‘자유부인’ 속 댄스장이자 고급 요정이었고, 한때 신혼여행지였던 옛 청수장을 개조해 사용하는 북한산탐방안내소에 들어가 과거의 영화를 떠올렸다. 북한산 정릉골은 1971년 북악터널이 개통된 뒤 2007년 내부순환도로 국민대입구 램프가 추가 개통되기 전까지도 백악산~보현봉 자락이 장벽처럼 막아서서 개발의 손길을 거부하는 청정의 숲이었다. 청수장으로 대표되는 정릉유원지는 추억과 안식의 공간이었다. 정릉천을 따라 청수장으로 가노라면 경국사가 나타난다. ‘경국사적기’에 따르면 1325년(고려 충숙왕 12년)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 청봉 아래에 있다고 해서 청암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릉의 옛 지명이 ‘살을 에듯 추운’ 사을한리이고, 정릉천이 청수라고 불리고, 청수장이 정릉유원지의 랜드마크가 된 배경에는 모두 청봉이라는 자연 지명의 힘이 작용했다. 청암사는 1546년(명종 1년) 문정왕후가 사찰을 중창하면서 ‘부처님의 가호로 국가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경국사라고 개명했다. 1669년(현종 10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정릉을 복원하면서 흥천사, 봉국사와 함께 능을 수호하는 원찰로 지정돼 부흥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정릉이라는 능이 사라졌다가 260년 만에 부활한 것처럼 능을 지키는 3개 원찰의 이름이 모두 바뀌는 변고를 겪었다. 봉국사는 본래 약사여래를 모시는 약사사였지만 현종 때 ‘나라를 받든다’는 봉국사로 개명해 명맥을 이었다. 또 1409년 정릉이 정동을 떠나 정릉동으로 이장됐을 때 신흥암이라는 암자를 신흥사로 개창, 원찰로 삼았는데 1865년 흥선대원군이 흥천사라는 휘호를 내리면서 이름을 바꿨다.조계종 본산 흥천사는 신덕왕후가 처음 묻혔던 지금의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 자리에 있던 170여칸 규모의 대가람이었다. 태조가 죽은 지 9년 만에 능이 지금의 정릉동으로 이장되고, 1510년 유생들이 이단을 없애 버린다며 불을 질러 폐사의 비운을 맞았다. 흥천사 종은 덕수궁에 남아 있다. 태종 이방원은 종묘에 신주를 모실 때 친어머니 신의왕후 한씨만 모시고, 계모 신덕왕후는 후궁으로 격하시켰다. 이방원의 앙갚음에 정릉동 정릉은 황폐화했다. 172년이 흐른 1581년(선조 14년) 신덕왕후의 후손인 강순일이 군역을 면제받고자 상소를 올린 것을 계기로 조정에서 정릉의 위치를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겨우 찾았다. 1669년 송시열의 상소에 의해 종묘에 배향되고, 능의 위상을 되찾았다. 정릉을 개수하고 제사를 지내는 날 소낙비가 내려 정릉골을 흠뻑 적셨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비를 신덕왕후의 원한을 씻어 준 ‘세원우’라고 반가워했다. 조선의 사실상 첫 왕후인 신덕왕후를 모신 정릉 흥천사에는 조선의 마지막 왕비인 순종 비 순정효황후 윤씨가 한국전쟁 때 거주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 흥천사는 조선 첫 왕비와 마지막 왕비가 동시에 깃든 기구한 운명의 장소다. 정릉의 터줏대감은 서양화가 박고석이었다. 1955년 정릉에 자리잡은 박고석을 따라 부산 피난 시절 삼총사를 이뤘던 이중섭, 한묵이 가세했고, 청수장 물줄기를 따라 김병기, 김대현, 최정희, 박경리, 금수현 등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가 집을 지으면서 형성됐다. 이중섭이 죽자 유골은 삼등분됐는데 일부는 일본의 부인(이남덕)에게 보내고, 또 일부는 시인 구상에 의해 망우리 묘지로 갔다. 나머지는 박고석이 보관하다가 정릉에 뿌려졌다. 북한산행의 기점 청수장은 1910년대에 세워져 일본인 별장으로 이용되다가 1945년 해방 뒤 민간인이 인수해 사용했다. 한국전쟁 발발 후엔 특수부대 훈련 숙소로 사용됐다. 그 후 고급 요정 ‘청수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정비석 소설 ‘자유부인’의 댄스홀로 등장한다. 1974년 이후 제법 기품 있는 음식점, 여관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 4월 2일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여기에 편입됐다. 개축 공사를 거쳐 2001년부터 북한산탐방안내소로 바뀌었다. 유럽풍 카페를 연상케 하던 청수장 본관만 남겨 두고 등산로와 맞닿아 있던 담과 부속 건물은 허물어 아담한 정원으로 꾸몄다.1950년대 후반 돈암동 셋방에 살던 박경리(1926~2008)는 1965년부터 2002년까지 정릉동 골짜기 집에 머물렀다. 이 집에서 1969년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대장정을 담은 장편 대하소설 ‘토지’ 집필을 시작했다. 1980년 사위 김지하의 옥바라지를 위해 강원 원주로 이사할 때까지 삶의 터전이었다. 이웃사촌 박고석이 삽화를 그린 ‘노을진 들녘’은 1961년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총 250여회를 이어 나갔다.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출간한 뒤 대표작 토지 1부 집필에 들어갔다. 정릉은 그의 대표작들이 잉태되고, 외동딸 김영주의 연애와 결혼이 이뤄진 행복한 장소였지만 고통도 담긴 곳이다. 피신해 있던 사위가 체포된 정릉 집은 차라리 유배지였다.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선생은 “박정희 군사정권 시대/사위는 서대문 형무소에 있었고/우리 식구는 기피 인물로/유배지 같은 정릉에서 살았다/천지간에 의지할 곳이 없이 살았다/수수께끼는/우리가 좌익과 우익의 압박을 동시에 받았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인간이 얼마만큼 추악해질 수 있는가를/뼈가 으스러지게/눈앞에서 보아야 했던 세월/태평양 전쟁 육이오를 겪었지만/그런 세상은 처음이었다/악은 강렬했고 천하무적이었다/아 참, 그 얘기는/저승에나 가서 풀어놔야지/그 끔찍한 사실들을/측천무후인들 믿을 것인가”라고 절규했다. 정릉시대의 쓰라린 편린이다. 선생의 무덤에는 비석이 없다. ‘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기파랑, 2017년 간)에 실린 김형국의 ‘박경리, 포한이 원력이던 소설문학’에 따르면 “이전에 무덤 앞 상석에 당신 필체로 ‘박경리’라고 성명 석 자만 달랑 새겼다던데 나중에 다시 가족이 당신 이름도 빼고 그냥 민짜 상석을 놓아 달라 했단다. 고사로 치면 아무 글자도 새기지 않는 백비(白碑)를 말함이었다. 더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썼다. 실제 통영 박경리기념관 선생의 묘소에는 상석 하나만 달랑 놓여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2차 서울의 문학3(윤극영의 반달)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21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쌍둥이 숙명여고에서는 100점 가능”…前교무부장, 1심 반박

    “쌍둥이 숙명여고에서는 100점 가능”…前교무부장, 1심 반박

    학원강사 “숙명 내신 평범해 100점 기대했다”풀이과정 부실 지적에 “풀이 기재 민망한 문제”전 교무부장 옛 제자도 나와 쌍둥이 유죄 반박59등, 121등 석차에는 “그 정도면 잘한 것”시험지에 답안나열은 “보편적인 시험 스킬”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측이 “숙명여고는 내신시험이 평범해 쌍둥이 자매의 100점이 가능하다”며 학원 강사와 옛 제자 등의 증언을 동원해 반박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변호인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학원 선생님 박모씨를 상대로 현씨 딸의 실력 등에 대해 질문했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현씨 딸에게 수학을 가르친 박씨는 “숙명여고 수학 내신문제는 은광여고, 단대부고 등 다른 강남 8학군에 비해 평이해서, 노력만 한다면 100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8학군 학교들을 비교하면서 “예를 들어 휘문고·중동고·단대부고·은광여고 등은 (내신 시험이)아주 어렵다”면서 “숙명여고의 경우 ‘이렇게 나오니 이것만 훈련하라’며 연습을 시킨다”고 말했다. 주변의 강남 학교들에 비해 교육과정에 충실한 평범한 문제를 내는 편이라 풀이가 쉬운 편이라는 것이다.변호인이 “숙명여고는 학원에서 상위 레벨이 아니더라도 잘 준비하고 내신을 치르면 충분히 100점이 가능하냐”고 묻자 박씨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씨 딸에 대해 “성적이 오른 이유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복습 테스트 등으로 아이의 상태를 판단한 결과, 100점을 받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 했었다”고 평가했다. 1심이 현씨 딸의 성적이 ‘실력’에 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도 박씨는 반박했다. 학교 성적이 급상승한 데 비해 학원의 레벨 테스트 결과는 4레벨에서 3레벨로 오른 데 그친 것을 두고 박씨는 “당시 3레벨 중에도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과 100등이 넘는 학생이 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 테스트는 문제 형태가 내신과 매우 달라서 학교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우습고도 슬픈 이야기지만 학원 레벨테스트를 잘 받으려 과외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1심에서 풀이 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현씨 딸의 학교 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를 기재하기 민망한 문제”라거나 “풀이를 이해하는 학생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박씨는 문제가 된 11번, 15번 수학 문제를 법정에서 풀어보이며 “쌍둥이 자매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풀이를 했다”면서 “만일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풀이를 길게 썼다면 ‘왜 구질구질하게 많이 썼느냐’고 혼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이제는 대학생이 된 현씨의 옛 제자도 출석해 증언했다. 이 제자는 “재학 시절 1학년 때 전교 1등을 한 학생이 계속 1등을 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숙명여고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씨의 두 딸이 전교 1등으로 올라서기 전 석차인 전교 59등, 121등에 대해 “그 정도라면 학생 사이에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다”고 답했다. 또 자신도 학교에 다닐 때 시험지 구석에 자신이 쓴 답안을 작은 글씨로 나열해 본 경험이 있다며 “답안이 헷갈릴 때 전체 문항의 답안 분포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는 학원·학교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보편적인 시험 스킬”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현씨의 두 딸이 1심 과정에서 내놓은 해명과 같은 논리다.앞서 현씨의 재판 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둥이 자매는 법정에서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현씨는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며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알아낸 답안을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응시하게 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학기가 거듭될수록 전교 석차가 수직 상승해 나란히 문과와 이과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시험 사전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1심은 현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선고된 형량이 낮다고 판단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현씨도 항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대, 노동자 잡는 ‘성냥갑 휴게실’ 바꿔라”

    “서울대, 노동자 잡는 ‘성냥갑 휴게실’ 바꿔라”

    총장 직접 사과·휴게실 개선 등 촉구서울대 “내년 2월까지 마감재 교체”폭염을 피해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쉬던 60대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이 학교 학생과 졸업생, 교수, 일반 시민 등 1만 4000여명이 대학 측의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뜻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총장이 직접 사과하고 휴게 공간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여론의 압박 속에 서울대도 열악한 휴게실을 급히 고치고 있다.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환경분회 등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 동안 1만 4677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을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 이 서명운동에는 재학생·교수·동문·시민·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는데 ▲휴게실 개선과 대책 약속 ▲학교 당국의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 등이 담겼다. 최분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은 “2000년부터 노조를 설립하고 10년 넘게 요구했지만 대학은 단 한 번도 우리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더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환경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도 학내외 여론의 강한 압박 속에서 교내 노동자 휴게시설을 서둘러 개선 중이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대의 ‘고용노동부 점검 결과 권고사항 이행·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가 열악하다고 지적한 휴게시설 6곳 중 3곳은 폐쇄 또는 통폐합됐다. 또 지하주차장에 있던 휴게실을 대신할 공간도 마련했다. 다만 노동자 사망 사고 때 가장 큰 문제가 된 휴게공간 내 온도와 습도 문제는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 불에 잘 타 문제가 된 마감재는 내년 2월까지 바꿀 예정이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가장 평등하고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이 가장 불평등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대학 공간에 제대로 된 휴게공간이 설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日서 40만 관객 ‘신문기자’, 심은경의 힘 통할까

    日서 40만 관객 ‘신문기자’, 심은경의 힘 통할까

    배우 심은경(25)이 주연을 맡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가 오는 10월 국내 개봉한다고 수입·배급사 더쿱이 9일 밝혔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는 TV광고 없이 현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문기자’는 주인공 요시오카 에리카 기자가 일본 최고권력자가 연루된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화 속 사건은 아베 신조(67) 일본 총리가 연루된 초대형 사학 비리와 빼닮았다. ‘아베 사학비리’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가까운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하는 등 아베 정권이 각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영화의 원작은 모치즈키 이소코(43)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가 쓴 동명의 논픽션 소설이다. 심은경이 연기한 요시오카 에리카는 모치즈키 기자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다. 실제로 가케학원 비리를 취재한 모치즈키 기자는 2017년 기자회견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에게 23차례 질문을 던진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고 권력의 탄압을 극복해가는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과 이어져 있다. 자국 정치 스캔들을 다룬 영화에 외국인 배우를 주연으로 섭외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일본 경제지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최초에는 일본 유명 여배우인 미야자키 아오이와 미츠시마 히카리에게 주연을 제안했으나 두 배우 모두 고사했다. 반(反) 정부인사로 찍힐 우려 때문이다. 주연 배우 섭외에 난항을 겪던 와중에 당시 일본 진출을 본격화한 한국 배우 심은경을 주연으로 낙점했다. 심은경이 요시오카 역을 맡게 되면서 캐릭터 설정도 바뀌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요시오카 역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 미국에서 자란 요시오카 역으로 탈바꿈했다. 출연진뿐만 아니라 스태프 섭외에도 난항을 겪었다. 감독이 최초 원했던 스태프들은 방송·영화업계에서 퇴출될 지 모른다며 거절했다. 이미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도 엔딩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은 ‘신문기자’ 개봉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고 우익지인 산케이는 아예 침묵했다. 지난 6월 28일 일본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는 TV광고 없이 입소문을 타면서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수입은 4억엔(한화 44억원) 이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가와무라 미츠노부(69) 총괄 프로듀서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 비판 영화라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흥행 수입 3억엔만 넘기를 바랐는데 예상을 뛰어넘어 기쁘다”고 했다. 심은경은 사회 고발 영화를 이례적으로 흥행시키며 일본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7월 2일 영화전문 웹사이트인 에이가닷컴(eiga.com)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심은경은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2년 전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맺고 일정이 없는 주말마다 일본에 가서 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노력 끝에 얻은 성과다. 10월에는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블루 아워’도 개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동산거래 신고 30일로 단축·자전거래시 쌍방에 3년징역 또는 3천만원 벌금형

    부동산거래 신고 30일로 단축·자전거래시 쌍방에 3년징역 또는 3천만원 벌금형

    경기 김포시는 지난 1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포시지회 임원진 30여명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포시지회 임원진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 방안 마련에 대한 내용과 2020년 부동산 거래신고 변경사항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난 8월 20일부터 개정·변경된 부동산거래신고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60일 이내에 신고하던 부동산거래신고사항이 30일로 단축됐다. 또 지금까지 계약해제나 무효·취소된 경우 신고의무가 없었는데 법 개정으로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가상계약서를 체결해 신고해 실제거래가격을 높이는 ‘자전거래’에 대해 공인중개사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리고 자격정지 또는 등록취소까지 할 수 있고, 매도인 측도 3년 이하 징역과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임동호 토지정보과장은 “사상 처음으로 선거에 의해 당선된 김수영 지회장님께 축하 인사를 전하며, 김포시지회가 지역의 단체로서 함께할 수 있는 일들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메가스터디학원,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 모집

    메가스터디학원,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 모집

    메가스터디학원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보다 완성도 높은 실전 수능 대비를 위한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을 모집한다 밝혔다. 이번 메가스터디학원의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은 수능 실전 감각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모의고사 콘텐츠를 제공해 전 과목 기본 개념부터 고난도 응용문제까지 빈틈없는 실전 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통해 드러난 각자의 취약 과목 실력을 단기간 집중 보완할 수 있도록 영역별 핵심 포인트를 요약, 정리하는 강의로 구성했다.뿐만 아니라, 파이널 문제풀이반만을 위한 전용 교재 또한 제공될 예정이다. 해당 교재는 2020학년도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EBS 변형 모의고사로 구성돼 있으며 메가스터디학원의 영역별 우수 강사진이 직접 검토해 문항 퀄리티를 높였다. 특히, 평가원 모의고사의 최신 출제 경향과 유형을 철저히 반영해 출제한 만큼 단기간 기출과 핵심 이론을 정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은 개념, 문제풀이, EBS 연계 모두를 대비하기 위한 강좌”라며 “매 수업이 수능 시간표와 동일하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충분한 자습과 질의응답 시간을 제공하는 등 지금 이 시기 수험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커리큘럼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메가스터디학원 ‘2020 수능 파이널 문제풀이반’은 양지기숙, 서초기숙 등 2개의 기숙학원과 강남, 강동, 강북, 노량진, 서초, 성북, 신촌, 부천, 분당, 일산, 평촌 등 11개 통학학원에서 모집 중에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각 직영 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나룻배 끊겨 한 달을 결근…/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나룻배 끊겨 한 달을 결근…/손성진 논설고문

    한강 다리가 몇 개 안 되던 시절 나룻배가 사람과 차를 실어 날랐다. 서울 남북의 한강변에는 1960년대에 모두 19곳이 있었다. 광나루, 송파나루, 마포(삼개)나루, 서강나루, 뚝섬나루, 신천나루, 한강진나루, 새말·사평나루, 동작(동재기)나루, 노들나루, 양화나루, 공암나루 등이다. 나룻배는 가축과 화물, 마차, 손수레, 자동차까지 실어 날랐다. 1970년대 초반 나룻배 요금은 사람은 버스 요금과 같은 20원, 용달차는 100원이었다. 뚝섬과 봉은사 사이를 다니던 나룻배는 폭 5m, 길이 12m의 뗏목 형태로 뒤에서 모터보트가 밀어서 운행했다. 말이 끄는 마차와 비슷하다고 해서 ‘마차배’라고 불렀다. 갑자기 모터가 멈추면 노를 저어야 했다. 배에 직접 모터를 달고 ‘제비호’ 등의 이름을 붙인 철선도 있었다. 강북의 학생들은 나룻배를 타고 봉은사로 소풍을 갔다. 이용객은 많을 때는 하루 500여명, 한 해 4만여명에 이르렀다(경향신문 1964년 3월 26일자). 장마철에 한강 물이 불면 나룻배 운행이 중단됐다. 지금은 강남의 중심부인 잠원동과 신사동은 장마철이면 섬처럼 고립됐다. 이곳에 살던 어느 회사원은 홍수로 나룻배가 끊겨 강북에 있던 회사에 한 달이나 출근을 하지 못했고 어느 고등학생은 학교에 가지 못해 학기말 고사를 치르지 못했다. 나룻배는 밤 11시면 끊어지기 때문에 한남파출소에는 밤에 나룻배를 놓쳐 재워 달라는 사람이 매일 10여명이나 있었다고 한다(경향신문 1969년 12월 26일자). 나룻배는 적정 인원을 넘겨 태우기 일쑤였고 침몰 사고가 잇따랐다. 나룻배가 침몰해 49명이 익사한 사건은 1963년 경기도 여주에서 일어난 참사였다. 1962년 9월 7일에는 한남동에서 잠실 쪽으로 가던 나룻배(마차배)가 전복돼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철거민촌인 사당동 배나무골에서 흑석동에 이르는 도로는 비가 많이 오면 범람해 주민들은 나룻배로 버스가 다니는 이수교 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1969년 8월 9일 내린 폭우로 한강 물이 범람하는 바람에 사당동에서 승객을 가득 싣고 나오던 나룻배가 전복돼 7명이 숨졌다. 양화대교가 1965년에 개통돼 하류 지역 나루터의 기능을 대부분 흡수했다. 1969년 크리스마스날 한남대교가 개통되자 서잠실나루(잠원나루)와 신사나루가 자취를 감추었다. 1972년 7월 잠실대교가 개통돼 신천나루터도 사라졌고 뱃사공도 일자리를 잃었다. 청담나루, 압구정나루, 토막나루(암사동), 행주나루 같은 작은 나루들도 그 위에 영동대교(1973년 개통) 등 다리가 생기면서 없어졌다(동아일보 1972년 12월 29일자).
  •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노사정 대화 접점 못 찾은 채 ‘허송세월’ 정부안으로 입법예고… 여야 합의 주목 노사, 핵심요구 빠진 ‘정부입법안’ 불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노동계를 뜨겁게 달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라서다. 정부의 입법예고는 지난 9일로 마무리됐다. 노동계는 절실하지만, 비준이 달갑지 않은 야당이 쉽사리 통과시켜 주지 않을 모양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제 기준보다 뒤떨어진 국내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LO 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가 판친다’는 프레임을 씌웠다. 노사는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공익위원안으로 입법안을 만들었지만 불만만 가득하다. 집권 3년차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갈림길에 섰다. 지금 비준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거란 전망이다.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대화 작년 7월~올해 4월 ‘헛바퀴’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이었던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3개 법률 개정안(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에 총 7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비로소 정기국회로 넘어간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ILO 핵심협약 비준 카드를 수시로 꺼내 들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등 보수정권이 외면한 문제들이 거론되자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노동계는 들떴지만 경영계는 그 반대였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 대립에서 정부가 찾은 방법은 사회적 대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로 새롭게 출발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기대와 책임을 동시에 떠안았다. 그러나 타협은 쉽지 않았다. 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인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 노사정이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10개월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됐지만 헛바퀴만 돈 셈이다. 결국 정부는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공익위원안’으로 정부입법안을 만들어 지난 7월 입법예고했다. ●노사 모두 반발하는 정부입법안 노동계가 보기에는 부족하고 경영계가 보기에는 과했다. 각자 보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조항도 빠졌다. ILO가 제시하는 핵심협약은 총 8개로 이 중에서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것은 ‘결사의 자유’(제87·98호)와 ‘강제노동 금지’(제29·105호) 등 총 4개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105호 협약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협약 비준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입법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노동자의 단결권 강화’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과 노조 전임자 급여금지 규정 삭제, 사용자가 개별교섭을 동의할 때 노조 차별 금지의무 부여 등은 모두 이에 따르는 조치들이다. 경영계의 입장도 어느 정도 담겼다. 해고자·실업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시키되, 반드시 노조 임원은 재직자만 가입할 수 있다. 노조 전임자의 급여는 반드시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에서만 지급한다. 노사가 맺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사용자 측 요구안 가운데 가장 논쟁이 되는 지점은 ‘사업장 점거 금지’다. 노조가 사업장 안에서 생산 시설이나 주요 업무 시설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로 파업하는 것은 앞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경영계는 당연한 조치라고 보지만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과 전혀 관련이 없고 오히려 파업 행위 자체를 무력화하는 내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직사회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내용도 포함됐다.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에서 퇴직 공무원·교원도 앞으로는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 전교조를 합법화하는 조치다. 법 개정과 ILO 핵심협약 비준이 이뤄진 뒤 전교조가 새로이 등록 절차를 밟으면 비로소 합법적인 노조로 거듭난다. 이 외에도 소방공무원과 대학교원, 5급 이상 공무원에게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使 “노조 쏠림 심화” vs 勞 “구시대적 주장” 경영계는 최근 성명에서 정부입법안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산별노조 체제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조 중심 체제라는 노사관계 특수성이 존재한다”면서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대립·갈등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입법안대로 노조법을 개정하면) 지금도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 쪽으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계는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정 신설’ 등 자신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법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정부의 비준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전교조에 내려진 법외노조 처분을 정부의 직권으로 취소하고 특수고용노조의 설립 신고를 수리하는 등 정부가 국회의 입법 없이도 바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장 점거 금지 조항 외에도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 ILO 핵심협약 비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도 끼워 넣으면서 노조법을 ‘개악’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전체 표결로 통과된 ‘특수고용노동자 규제법안’(AB5)을 거론하기도 했다.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노동자로 간주하는 내용이다. 법에 따라 개인사업자(프리랜서)로 분류하던 각종 배달기사, 우버 등 플랫폼 노동자, 화물기사 등은 앞으로 유급휴직, 최저임금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가 된다. 사업주가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두려면 법에서 정한 까다로운 판단 기준을 증명해야만 가능하다. 민주노총은 “노동후진국인 미국에서조차 플랫폼 경제 체제에서 비롯되는 심각한 노동 문제에 대해 의회 등이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다면서 특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장기 과제로 미뤘다. 사용자단체의 구시대적인 주장에 귀 기울일 게 아니라 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면피용 비준 아닌 대통령 의지 보여야” 노사의 반발에도 정부가 비준을 서두르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서 규정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한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분쟁 해결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에 들어갔다. 전문가 패널에서 권고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직접적인 경제 보복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관 절차 강화 등 ‘보이지 않는 제재’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ILO 차원의 제재도 가능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ILO 역사상 실제로 제재를 받은 국가는 미얀마가 유일하다. 과거 미얀마 정부는 강제노동 철폐를 요구한 ILO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LO는 2000년 회원국에 “미얀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압박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회의에서도 미얀마의 강제노동 문제를 특별 의제로 채택하도록 했다. 이런 ILO의 다각적 외교 공세에 버티지 못한 미얀마는 권고사항을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비준 절차 강행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또 다른 부담까지 정부가 짊어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짙게 깔려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입법안과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을 얼마나 잘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노동계가 야당보다 정부의 행보에 더욱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자칫 이번 기회를 놓치면 ILO 핵심협약은 이대로 영영 표류해 버릴 거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가기 위한 ‘면피용’ 비준 노력이 아닌 더욱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고 국정 기조였던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려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드시 비준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홍준표, 연일 나경원 향해 사퇴 압박…“새 전투 위해 장수 바꿔야”

    홍준표, 연일 나경원 향해 사퇴 압박…“새 전투 위해 장수 바꿔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연휴 첫날인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 정국 등에서 나 원내대표의 전략이 실패했다면서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미련이 남아 황교안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보려고 그 자리에 연연하는가”라며 “이대로 가면 정기국회도 말짱 황이 된다. 야당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더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14일에도 페이스북에 “전투에 실패한 장수는 전쟁 중에 참하기도 한다”며 “그래서 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는 것”이라고 썼다. 이같은 홍 전 대표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도 나 원내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다. 내부 총질도 금물”이라며 “정치 원로들께서는 제발 이 혼란한 정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나눠주십사고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당을 위한 논쟁이라면 격을 따지지 않는다. 비록 그가 친박 핵심 초선이라도 그 논쟁을 받아준다”며 “대신 예의는 지켜라. 내부 충고를 적이라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한참 오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무더위 꺾였지만 식중독 주의…추석 음식 이렇게 보관하세요

    무더위 꺾였지만 식중독 주의…추석 음식 이렇게 보관하세요

    폭염의 기세가 꺾이고 날이 제법 선선해졌지만 식중독은 식품 위생에 소홀하기 쉬운 가을철에도 걸릴 수 있어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특히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만드는 추석 명절에는 재료 구매부터 조리, 보관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세균도 있다. 냉장고에 뒀던 음식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냉장 상태에서 활동을 멈췄던 세균이 해동 과정에서 다시 증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냉동 육류, 생선 등을 해동할 때는 냉장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에서 해동하는 게 좋다. 흐르는 물에 해동할 때는 반드시 4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오랜 시간 방치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토란국, 고사리나물, 송편소에 들어가는 토란, 고사리, 콩류에는 위해성분이 일부 포함돼 있어 재료 준비를 할 때 조심해야 한다. 옥살산칼슘, 호모겐티신산 등 토란에 함유된 위해성분을 제거하려면 끓는 물에 5분 이상 삶고서 물에 담갔다가 써야 한다. 고사리에 함유된 위해성분 프타퀼로사이드는 끓는 물에 5분 이상 데친 후 물에 담가 사용하면 없어진다. 콩류에 든 위해성분 렉틴을 제거하려면 콩을 5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완전히 삶아 익혀야 한다. 다 만든 음식은 2시간 내로 식히고 덮개를 덮어 냉장 보관한다. 베란다에 조리된 음식을 보관하면 낮 동안 햇빛을 받아 온도가 올라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2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하며,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은 반드시 재가열 해 먹어야 한다. 명절 음식은 기름에 튀기고 볶는 게 많아 고열량, 고지방이다. 콩 송편 4개(100g)가 194㎈, 소고기 산적 200g이 453㎈, 동그랑땡 150g이 309㎈다. 명절 음식 영양정보는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초학력 진단평가, 학습 부진 예방할까

    서울교육청의 ‘초3·중1 기초학력 진단평가’ 방침에 교육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에 일부 반발의 기류도 있어 제도의 안착까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결과는 학부모들에게 통지되며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단위학교 안에서 보정지도를 받거나 서울학습도움센터 등의 지원을 받는다. 학교별로 평가 결과가 공개돼 서열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단 도구는 학교별로 자율 선택할 수 있으며 학교별 진단 결과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김홍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최근 칼럼을 통해 “학교에서는 수업과 관찰,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진단하고 있다”면서 “진단을 통해 선별한 학생들을 별도로 지도하는 데 따른 낙인 효과 때문에 참여도가 떨어져 학습 부진이 개선되지 않는 게 현실인데도 교육청은 진단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학력 부진은 진단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전국평등교육학부모회도 성명서를 통해 “뒤떨어지는 아이가 없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각되는 정책”이라면서 “사교육 시장만 뜨거워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사가 지원 대상 학생을 누락시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학교별로 이미 하고 있는 진단을 교육청이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교육부 역시 지난 3월 기초학력 진단평가 의무화 방안을 발표했다가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년 초 진단평가를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제정을 추진 중인 ‘기초학력보장법’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지필시험인 진단평가가 개별 학생의 복합적인 학습 부진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학년별 문제은행 형식의 ‘기초학력 진단 보정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시스템 활용률은 60%선에 그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년별로 제공된 문제를 푸는 시스템은 6학년인데 3학년 수준에 머무르는 아이 등 개별 학생들의 제각각인 수준을 명확히 진단하지 못한다”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문제풀이보다 수업 시간에 관찰해 수준을 파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학년 초에 상담과 관찰, 쪽지시험 등을 통해 학생 수준을 진단하고 있는데 별도의 시험을 의무화하는 게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평가 결과를 통지하고 보충수업을 시킬 경우 자녀가 ‘부진아’로 낙인찍힐 것을 두려워한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지원을 거부할 경우 학교로서는 대책이 없다. 학년 초 진단평가를 법제화하면 초등 저학년들까지 사교육에 내몰릴 공산도 크다. 기초학력보장법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학교가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학부모에게 통지할 것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검토됐지만, 이 같은 부작용을 감안해 “학교장이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매듭지어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들이 학년 초에 이뤄지는 진단 활동을 강화하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실시 여부가 사실상 각 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진 상황에서 시도교육청들은 저마다의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분주하다. 전북교육청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평가 대신 수업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교육청은 각 학교들이 ‘1수업 2교사제’ ‘한글책임교육‘ 등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 반드시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진단보다 처방’에 주력하며 학교와 교사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지원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는 “복지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초학력 지원보다 생활을 돌보는 것”이라면서 “학생의 생활을 돌보는 것과 기초학력울 돌보는 것을 분리해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기초학력 지원을 담당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행정업무와 수업시수의 부담을 줄여 교사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모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교장의 권한으로 학생에게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교육청이 꺼내든 ‘초3·중1 기초학력 진단평가’ 카드가 타 시도교육청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은 “진단평가의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내년 초까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추석 연휴 반전 기회로 만드는 스마트한 학습법

    추석 연휴 반전 기회로 만드는 스마트한 학습법

    실천 가능한 ‘나만의 연휴 학습 계획’ 세워야9월 수능 모의평가 정리, 논술·면접 준비 활용 설과 함께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이 시작됐지만 수험생들에게는 마냥 즐겁고 편안한 기간은 아니다. 주말이 겹친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이르고 짧은만큼 추석 연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얼마 남지 않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입 준비 과정의 반전을 이룰 수도 있다. 꼭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추석 연휴 한 가지 학습 포인트만 잡고 이를 실천한다면 남다른 성취감과 함께 성적 향상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석 연휴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나흘 간 연휴 기간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나만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난 10월 마감된 수시원서 접수 이후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았다면 연휴 시작과 함께 다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좋다. 다만 지나친 욕심으로 무리하게 계획을 세운다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본인에게 부족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이를 만회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목의 어떤 부분을 공부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절 중 참석이 불가피한 가족 일정이 있다면 이를 감안해 적절하게 학습 일정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 거리를 이동한다면 이동 시간 중 어떤 공부를 할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실시한 9월 수능 모의평가 결과를 돌아보고 이를 다시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평소 본인이 취약한 부분을 연휴 기간 집중적으로 학습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자. 많은 학교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2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한다.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3학년 2학기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면 연휴기간을 중간고사 공부 시간으로 삼아 연휴 이후 수능 준비의 부담을 더는 것도 좋겠다. 수능 전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진행되는 대학들도 있다. 추석 기간을 수능 외에 이들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절 기간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식욕으로 푸는 것은 금물이다. 적당한 음식 섭취는 괜찮지만 무리하게 음식을 먹다가 탈이나면 얼마 남지 않은 수능 기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연휴 기간 동안 특별히 무리한 계획을 세우거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학습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짧은 연휴 기간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한다면 스스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청와대는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국가 유공자 및 사회 배려 계층, 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세트를 보낸다. 매년 대통령이 보내는 명절 선물은 주로 지역 특산물로 구성되는데, 청와대의 상징인 봉황이 찍힌 선물상자에는 ‘지역 안배, 사회 통합’ 등의 의미가 담기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추론해 보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역구 특산품이 대통령 선물세트에 포함된 것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이번 추석 명절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배려계층 1만 4000여명에게 지역 특산물 4종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을 보냈다. 충남 서천 소곡주, 부산 기장 미역, 전북 고창 땅콩, 강원도 정선 곤드레나물로 구성됐다. 청소년과 종교인에게는 술 대신 충북 제천 꿀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함께 보낸 인사말에서 “둥근 달 아래서 송편을 빚으며 정을 나누고 소망을 비는 추석”이라며 “정성을 다해 살아온 하루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과 마음이 보름달처럼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는 넉넉한 한가위에 휘영청 뜬 보름달처럼 올 것”이라며 “새로운 100년의 희망을 함께 빚겠다”고 밝혔다. 지난 설 선물은 경남 함양 솔송주, 강원 강릉 고시볼, 전남 담양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 유과 등 5종으로 채워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직전에 열렸던 지난해 추석 선물은 제주도 오메기술과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로 구성됐다. 특히 태풍, 폭염으로 농사가 어려웠던 지난해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고 판로가 좁은 국내 도서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당시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특별한 소외계층이나 국익에 기여한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한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린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에 따라 희귀난치성 환자, 치매센터 종사자 등도 포함됐다. 올해 추석선물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 구조대원, 강원도 산불 진화 자원봉사자, 구제역·돼지열병 등 전염성 질병 방제활동 참여자, 장애인 활동도우미 등을 포함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두루 전달됐다. 역대 대통령들도 주로 지역 특산품을 명절 선물로 선호했다. 가평 잣, 이천 햅살, 남해 멸치 등은 정권에 관계없이 단골 선물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추석 선물로 잣, 유가 찹쌀, 육포 등 세 가지를 골랐다. 불교계에는 육포 대신 호두를,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외국어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어학 학습기를 보냈다. 설에는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 등을, 추석에는 경산 대추, 여주 햅쌀, 장흥 한우 육포 등 지역을 안배한 농축산물 세트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명절 선물로 문배주, 국화주, 이강주 등 우리 민속주를 고르면서 우리 술 열풍이 불기도 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기름, 버섯, 햅쌀 등 전물 특산물을 지역 화합의 상징으로 골고루 넣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과, 녹차, 김을, 김영산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도 멸치를 활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고가인 인삼을 봉황이 새겨진 나무 상자에 담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고른 명절선물 목록에 지역 특산품이 포함된 국회의원은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그만큼 청와대와 정치인들이 고르는 명절 선물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역 안배 등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옻샘마을 산꽃마을을 아시나요…가을 여행에 좋은 산촌마을 5선

    옻샘마을 산꽃마을을 아시나요…가을 여행에 좋은 산촌마을 5선

    한국임업진흥원은 가을에 여행하기 좋은 산촌마을 5곳을 선정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가을 여행주간’에 참여한다.이색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산촌마을에서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등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경험할 수 있다. 선정된 산촌마을은 경기 가평 옻샘산촌마을, 충남 청양 칠갑산산꽃마을, 충남 홍성 오서산상담마을, 경남 함양 창원산촌마을, 경북 청송 주산지산촌생태마을이다. 옻샘산촌마을은 체험프로그램 ‘통나무집 짓기’를 운영하고 있다. 8∼12명이 한 팀으로 작업하기에 신입사원 연수 등에 활용한다. 칠갑산산꽃생태마을은 칠갑산 자락 산등성이에 위치한 산촌마을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마을 이름에 걸맞게 집집마다 꽃밭을 조성해 가족과 연인들이 방문하기 좋다. 오서산상담마을은 억새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광천젓갈시장, 대천해수욕장 등 관광지가 인접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커플들에게 추천하는 산촌이다. 창원산촌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3코스(인월-금계코스)의 산촌마을로 건고사리·건취나물 등 지리산 자생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가을을 감상하면서 부모님과 함께 하기 좋은 마을이다. 주산지 산촌생태마을은 주산지와 주왕산국립공원, 신촌약수탕 등 다양한 관광지를 위지해 출사여행지로 추천된다. 산촌마을에 대한 정보는 여행주간 홈페이지(https://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가천대 수시 의예과 24.9대 1 전년보다 상승

    가천대 수시 의예과 24.9대 1 전년보다 상승

    가천대학교가 10일 2020학년도 수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2762명 모집에 5만2449명이 지원해 평균 1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형별 경쟁률은 실기우수자 전형이 216명 모집에 6325명이 지원 29.3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적성우수자전형이 1015명 모집에 2만7873명이 지원해 27.5대 1 ▲가천바람개비1전형이 417명 모집에 6245명이 지원해 15대 1 ▲학생부우수자전형이 441명 모집에 4344명이 지원해 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천의예전형으로 모집한 의예과는 20명 모집에 497명이 지원해 24.9대 1로 작년 23.4대 1에 비해 경쟁률이 상승했으며 학생부우수자전형으로 모집한 한의예과(자연)는 10명 모집에 297명이 지원, 29.7대 1을 기록했다. 연기예술학과 연기전공 실기우수자전형이 20명 모집에 1741명이 지원해, 87.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적성우수자전형에서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17명 모집에 775명이 지원해 45.6 대1, 응급구조학과가 7명 모집에 304명이 지원 4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AI·소프트웨어학부 인공지능 전공은 적성우수자 전형이 13명 모집에 366명이 지원해 28.2대 1, 가천SW전형이 8명 모집에 105명이 지원해 1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심리학과는 적성우수자 전형이 17명 모집에 488명이 지원해 28.7대 1, 가천바람개비2전형은 6명 모집에 106명이 지원해 1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적성고사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이후인 오는 11월24일 실시되며 수시 합격자 발표는 12월 10일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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