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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임기말 무더기 훈장 민망하지 않나

    임기 만료를 앞둔 참여정부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엊그제 국무회의에서는 전직 청와대 참모 4명과 장차관 43명에게 훈장을 서훈하기로 의결했다.5년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더기 훈장으로 자축연을 벌인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물론 청와대 측은 “장차관 및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정무직 1년 이상 공무원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엔 관례라고 넘어가기엔 도를 한참 넘어섰다. 국정난맥에 책임이 있는 전직 청와대 인사 4명을 슬그머니 끼워넣었기 때문이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조작사태 때 시비에 휘말린 박기영 전 과학기술보좌관과 부동산정책 실패로 물러난 정문수 전 경제보좌관이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니 하는 얘기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의 서훈 사유도 납득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얼마전 기자실 대못질에 앞장서 온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관에게 훈장을 달아줬을 때처럼 빗나간 논공행상 이외에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민망한 줄 모르고 가슴에 훈장을 주렁주렁 달게 된 이들은 중국 우이 부총리의 고별사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사스(SARS)나 중국산 제품 리콜사태 등 국가적 위기를 앞장서 해결해 중국인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데도 “어떤 명예직도 없이 맨몸으로 물러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쌀에서 뉘를 고르듯 엄격한 공적심사 없이 정권 말기에 무조건 훈장을 주는 관행은 이제 바꿔야 한다.
  • 한·아세안 센터 서울에 만든다

    |싱가포르 박찬구특파원|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오전(한국시간) 현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정상회의에 참석,‘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서비스 협정’과 서울에 설치할 ‘한·아세안 센터 설립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지난 6월 발효된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에 이어 서비스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간 무관세 자유무역지대 출범이 앞당겨지게 됐다.특히 이번 협정으로 서비스 개방 수준이 낮은 아세안 국가들이 컴퓨터, 통신, 해운, 건설, 금융 등의 분야를 추가 개방해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와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신설되는 한·아세안 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간 무역규모 확대와 투자 촉진, 관광 활성화, 문화 교류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를 끝으로 참여정부 정상 순방외교를 사실상 마무리지었다.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 의장국인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의 요청으로 가진 고별사를 통해 “다음 정부의 아세안 및 EAS에 대한 정책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협력기조도 잘 유지될 것”이라면서 “후임 대통령에 대해서도 본인에게 보여준 것과 같은 협조를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이날 “임기 중 총 27회,55개국을 방문했으며, 이는 거리상으로 지구 13바퀴인 51만 5000㎞에 해당한다.”면서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한 다각외교의 적극 전개와 다자간 정상외교의 활발한 참여로 11일 중 하루꼴로 모두 168일간 정상 순방외교를 펼친 셈”이라고 밝혔다.ckpark@seoul.co.kr
  •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DJ납치 조기발표 원했지만…”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DJ납치 조기발표 원했지만…”

    “진실규명을 뛰어넘어 권력기관이 부당하게 통제했던 어두운 역사를 밝히고 싶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의 안병욱 위원장은 24일 이 같은 바람으로 임기 3년의 고별사를 대신했다. 진실위는 지난 2004년 11월2일, 과거 공권력이 자행한 인권 침해나 불법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국정원 산하 국가기관으로 출범했다.7대 의혹사건 조사를 시작으로 불행했던 과거사의 굴레를 벗어나는 데 주력했다. 이날 김대중 납치사건과 KAL 858기 폭파사건을 끝으로 그동안의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안 위원장은 “지난 3년 동안 처음 기대와 희망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많은 제약과 한계 속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진실위는 출범 당시 계획을 ▲진실·책임소재 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등의 단계로 제시했다. 진실위는 그동안 막연한 심증에만 머물러 온 국가기관의 권력 남용 실태를 파헤쳤다.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의 경우, 미흡하지만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혁당 사건은 지난 1월 유가족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동백림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간첩단 사건’으로 결론내, 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씨가 40년 만에 입국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평가대로 한계도 적지 않았다. 관련자들의 진실 고백에 의존하다보니 사건 당사자들이 생존해있지 않을 경우 조사가 여의치 않았다. 자료접근권과 조사권은 있지만 수사권이 없어 당사자가 진술을 거부할 경우, 속수무책이었다.KAL기 폭파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현희씨는 끝내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이어 안 위원장은 “대다수 사건의 관련문서가 없거나, 남아 있더라도 없애버리는 등 원천적인 한계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의 반발 때문에 힘이 빠졌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부일장학회 헌납사건과 김대중 납치사건이 대표적이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조기 발표할 수 있었지만 한·일관계를 우려하는 정부 입장 때문에 3년을 꼬박 채웠다고 한다. 안 위원장의 기억 속에 가장 힘들었다고 소개한 사건이다. 그는 “개별 사건의 이해 당사자들은 이 정도 결과에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3년 작업에 그칠 일이 아니다.”면서 “국가기관의 부끄러운 과거 고백이 수용될 수 있는 제도와 풍토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단일화 이해찬’ 孫·鄭 협공 받아

    대통합민주신당 첫 주말 4연전을 하루 앞둔 14일. 춘천 호반 체육관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 현장은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15일 첫 개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후보와 지지자들 사이를 맴돌았다. 이해찬·한명숙 후보 단일화에 따른 상황 급변으로 숨가쁜 설전도 벌어졌다. 그동안의 미지근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후보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였고, 지지자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이날 연설회의 첫번째 화두는 이해찬·한명숙 후보 단일화 문제였다. 유시민 후보는 이-한 친노후보 단일화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목소리는 비장했다. 그는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책임의식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결단”이라고 우선 축하했다. 그러나 이내 “저도 단일화에 동참하고 싶지만 이해찬 후보로는 이명박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경선 과정에서의 서운함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그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돈도, 조직도, 유명인사도 없었다. 청와대 출신 비서관 하나, 대통령 특보 하나 없고 국회의원 네 사람이 전부다.”고 했다. 유 후보는 이어 “제가 국민경선 예비후보 9명 가운데도 막내”라면서 “제가 한 잘못들도 있지만 과도하게 형들과 누나에게 구박 받고 버림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명숙 큰누님, 이해찬 큰형님, 뾰족뾰족 모 나고 결점도 많지만 대세론을 엎을 막내를 거둬서 후보로 선거 치러주면 좋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장 내는‘우와’하는 함성과 ‘이해찬으로 단일화하라.’는 고성이 뒤엉켰다. 단일화의 영향인지 이해찬 후보는 이날 유난히 자신감에 넘쳤다.“한나라당이 정책을 제일 잘 아는 이해찬을 제일 두려워한다는데 ‘맞습니다. 맞고요.’”라며 노무현 대통령 말투를 흉내내기도 했다. 그는 또 “안 되던 일이 총리한테만 오면 다 풀어졌다.”며 “안 되는 게 있으면 가져오시라, 다 해결해드린다.”고 총리시절 성과를 강조했다. 한명숙 후보는 “보다 더 큰 뜻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결단했다.”며 고별사를 했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한명숙 사랑해.”를 외쳤다. 한 후보 본인도 연설 중간중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한 후보의 남편 박성준 교수는 지지자들 틈에서 조용히 박수를 보냈다. 그의 연설이 끝날 무렵 다른 4명의 후보들은 모두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패장이 무슨 할말이 있겠냐.”며 고개를 떨궜다. 정동영 후보는 2002년 민주당 경선을 언급,“하나씩 그만두면서 정동영, 노무현만 남았지만 저는 경선을 아름답게 만들려고 완주했다.”며 조기 단일화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한길그룹’의 지지 선언을 거론하며 ‘손학규 대세론’ 꺾기를 시도했다. 손학규 후보는 “강을 건너고 나면 뗏목을 버리라고 했다.”면서 “더 이상 과거에 스스로를 묶으면 안 되고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답이 없으면 민주개혁세력에 대한 미래가 없다.”고 자신의 정체성 공격을 맞받아쳤다. 춘천 박창규 구동회기자 nada@seoul.co.kr
  • 김성호 전 법무장관 서울 강남에 ‘사랑방’ 마련

    김성호 전 법무장관 서울 강남에 ‘사랑방’ 마련

    지난 3일 퇴임과 함께 ‘야인’(野人) 으로 돌아간 김성호(57)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사무실을 마련한다. 내달 초 입주를 예정으로 한창 내부공사를 하고 있다. 김 전 장관 주변에서는 애초 변호사 개업을 고려했지만 당분간 지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 측근은 “퇴임 후 곧바로 사건수임을 하면 ‘전관예우’ 등의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이곳에서 소일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무장도 없이 여직원 1명만 둔 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차 한잔 나누고 바둑을 즐기는 문화·모임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굳이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 사무실을 낼 이유가 있느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사무실은 사거리 이면도로에 자리했지만 대치동과 인접한 고급 사무실 밀집지역에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총선 출마 등을 염두에 둔 거물급 인사들은 퇴임 후 사랑방 역할을 할 사무실을 마련하곤 한다.”면서 내년 4월의 총선출마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한 의원 보좌관은 “총선용이라면 출신지인 경남 남해에 뒀을 것이고 삼성동 인근에는 원래 변호사 사무실이 몰려 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장관은 퇴임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대장부의 기개로 국가와 사회에 더욱 헌신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고별사를 던진 이후 휴대전화 번호도 결번처리하고, 허물없는 지인들만 만난다. 한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보다 대학동기 등과 식사를 함께 한다. 때론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평소 취미인 바둑을 둔다.”고 전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은 외부와의 접촉 대신에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새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의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황정일 주중공사 영결식

    황정일 주중공사 영결식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아버지는 오랫동안 중국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어떤 언론도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고, 아버지를 죽게 만든 병원은 뻔뻔하고, 비양심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14일 오전 주중 한국대사관 앞마당에서 거행된 고 황정일 정무공사의 영결식에서 고인의 아들 태호군이 편지를 통해 억울함과 분노를 표현했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배탈이 나 중국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 갑자기 숨진 이후 의료사고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부인 박영주씨와 아들 태호군, 딸 호경양 등 유가족과 김하중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 현지 교민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태호군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병원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아버지의 차가운 몸 앞에서 농담을 하고 태연히 웃기까지 했다.”면서 “이것이 사람의 목숨을 살린다는 병원이 취할 수 있는 태도란 말이냐.”며 분노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결코 이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버지를 죽인 의사가 지금도 뻔뻔스럽게 환자를 치료하는 사실을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정무참사는 고별사를 통해 “매일 아침 잔잔한 미소로 우리를 대하시던 모습을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서러움이….”라고 울먹여 유가족과 대사관 직원, 다른 참석자들도 일제히 눈시울을 붉혔다. 김하중 대사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이번 사건을 공정하고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줄 것으로 확신하며 병원측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15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오는 17일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다. jj@seoul.co.kr
  • “도둑 잡고 웃던 미소 영원히…”

    “시민의 안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그대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셨습니다.” 법규를 위반한 오토바이를 단속하다가 오토바이에 치여 숨진 고 신균식(34) 경사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엄수됐다. 신 경사의 아내 박혜영(28)씨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잠이 든 딸 가영(3)양을 어루만지며 밀려오는 슬픔에 힘없이 눈물만 쏟아냈다. 영결식에는 신 경사의 가족과 동료, 국회의원과 기관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신 경사와 함께 망원지구대에 근무한 박만선 경장은 고별사를 통해 “함께 중앙경찰학교를 나오며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자던 푸른 약속이 사라졌다.”면서 “짧은 만남 긴 이별이지만 한밤에 도둑을 잡고 웃던 미소는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오열했다. 홍성삼 마포경찰서장은 “고인은 항상 먼저 현장에 뛰어간 베스트 파트너였다.”면서 “민생치안 현장에서 항상 앞장선 진정한 국민의 파수꾼이던 고인의 영전에 머리를 숙여 명복을 빈다.”고 안타까워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유족과 동료들은 신 경사가 근무하던 망원지구대에서 노제를 지냈고, 신 경사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1999년 4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투신한 신 경사는 이날 경장에서 경사로 진급됐고,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신 경사는 지난 12일 오전 11시15분쯤 서울 마포구 성산초교 앞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고 무면허로 훔친 오토바이를 몰던 강모(27)씨를 단속하다가 오토바이에 받혀 쓰러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친 뒤 16일 오후 숨졌다. 신 경사를 친 강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문화마당]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최동호 고대 국문과 교수· 시인

    최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수십년의 정치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자신을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10여차례 표하는 말로 공직생활을 마감한다고 한다. 그의 연설은 모든 공을 국민에게 돌리는 전형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라크 대통령 또한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을까. 그는 오직 국민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부분에 대해서만 말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다. 그에게 절대적인 모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국민들에게 봉사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일정기간 그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21세기 들어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발전에 있어서도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세계 제1위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머지않아 국민총생산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런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의 경제사회의 발전과정에서 모순이 적잖고 정부 사업에도 결함이 많다.”고 하면서 앞으로 시급히 해결할 과제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정부 당국의 최고책임자가 국민 앞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가의 앞날을 함께 걱정하는 모습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정부는 스스로 완벽할지는 모르지만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는 아니다.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다음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을 위한 준비절차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절차와 과정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 후보자의 마음속에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가이다. 대통령은 특정학자나 특정정치인을 대상으로 논쟁하는 사람이 아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일일이 개입할수록 대통령의 권위는 실추된다. 대통령의 말씀 하나에 국민이 귀를 기울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비전과 전망을 제시할 때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대통령의 권위는 높아진다. 우리가 선택할 대통령은 논쟁의 전면에 나서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파를 초월해 국가를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전세계가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한 상황에서 한국만 여기서 뒷걸음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불과 몇년 후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갈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등을 돌려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라면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다. 국민들은 정책의 수행과정에서 정부 당국자나 대통령의 잘못도 수용할 수 있는 아량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대통령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어려운 난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대통령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왜곡된 정치바람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그들 자신이 존경받기 위해서는 정당한 민심을 표결에 반영시켜 국가를 혼신의 힘으로 이끌어 나갈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에게 전하는 멋진 고별사를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최동호 고대 국문과 교수· 시인
  • 청와대 별도행사 없어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특별한 일정없이 관저에서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취임 4주년과 관련해 외부 행사는 물론이고 비서실 차원에서도 별도 일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각종 보고서 검토와 함께 열린우리당 당적 정리의 변을 담아 당원에게 보낼 ‘고별사’ 편지글을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는 26일쯤 공개될 예정이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의미와 전망-호남 맹주·범여권 대선주자 ‘꿈’

    의미와 전망-호남 맹주·범여권 대선주자 ‘꿈’

    “민생개혁세력의 대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떠난다.” 2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의 ‘고별사’다. 현재 전개되는 신당 논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앞세웠다. 천 의원의 탈당은 여러 면에서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앞서 당적을 정리한 임종인·이계안·최재천 의원과는 다르다. 실제 창당 주역인 데다 참여정부 법무부장관 출신, 대권주자라는 입지를 갖고 있다.‘지분’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얘기다. 지분은 ‘범여권 대선주자’와 ‘호남 맹주’라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천 의원의 지분은 역으로 현 여당의 새판짜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천 의원의 탈당을 통해 여당의 정계개편 방향을 예측해보는 것 또한 의미있는 구상일 듯싶다. 천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열린우리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해 미래지향적 민생개혁세력이 결집하는 대통합신당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당 핵심인사들은 기득권을 버리고 헌신해야 한다고 했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원 오브 뎀’마저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코디네이터 역할을 자청했다.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이후 통합신당의 정체성은 확고한 개혁노선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잡탕세력의 통합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통합’보다는 ‘개혁’을 우선으로 하는 대통합신당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호남맹주로서 호남세력을 우선 구축하겠다는 노선에 앞서는 것이다. 일부 여권의 개혁적 그룹과 시민사회진영, 친노진영을 결집하고 대통합을 위한 조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지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완전 결별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지켜볼 대목이 많다.“결과적으로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천 의원은 종합적으로 개혁적 통합신당의 리더 역할을 자청했다. 문제는 향후 탈당세력의 규모와 신당의 방향이다.29일 중앙위원회를 분기점으로 대규모 탈당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로서는 10여명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개혁적 성향의 탈당 그룹이 미적거리면 개혁적 통합신당은 불투명해진다. 오히려 오는 30일 탈당을 예고한 염동연 의원과 민주당과 중도통합세력을 구상중인 일부 재선의원들의 탈당, 정동영 전 의장 등의 세가 커질 경우, 여당이 구상중인 통합신당의 성격은 지역연합적 색채가 짙어진다. 이럴 경우 국민적 명분을 쌓기 어렵다. 이날 이광재 의원도 “창당 주역으로서 인간적·정치적 도의가 아니다.”고 했듯이 그의 탈당을 비판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는 ‘주홍글씨’가 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천 의원의 탈당은 그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방어축제 실종 서귀포시장·선장 합동영결식

    지난달 25일 방어축제 선상낚시 체험에 나섰다가 실종된 이영두 서귀포시장과 김홍빈 선장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17일 오전 서귀포시청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시민, 공무원 등 1000여명이 참석,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오성휴 장의위원회위원장의 영결사,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조사, 유적대표의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오성휴(서귀포시 부시장) 장의위원장은 영결사에서 “민·관·군·경을 총동원해 두 분을 찾으려는 간절한 소망과 애타는 노력에도 끝내 유해마저 거두지 못한 채 영전 앞에 서 있는 지금 이 순간 애통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며 “16만 서귀포시민의 이름으로 삼가 고인의 영전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추도했다. 이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조사를 통해 “언제나 제주특별자치도, 그리고 도민들에게 21세기 희망봉을 찾아 떠나는 길에 등대가 되어 앞길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이영두 서귀포시장에게는 홍조근정훈장이, 김홍빈 선장에게는 대통령표창이 추서됐다. 시신 없이 치러진 합동영결식 후 이 시장의 유품은 서귀포시충혼묘지에, 김 선장의 유품은 대정읍충혼묘지에 각각 안장됐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입추의 여지없이 와 주셔서 감사한데, 이렇게 자리들을 비우면 일을 누가 할지 걱정이 듭니다. 대신 제가 빨리 끝내겠습니다.” 제 8대 유엔사무총장직 수임을 위해 15일 뉴욕으로 떠나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한국 외교관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는 기쁨·섭섭함이 교차하는 날이었다.10일 오전 11시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도 그는 촌음(寸陰)을 아끼며 일해온 37년 외교관 생활 이력을 입증하듯, 일을 소재로 한 우스갯소리로 고별사를 풀어나갔다. 반 장관은 앞서 오전 10시 국회가 마련해준 유엔사무총장 장도 축원 연설을 했다. 반 장관은 연설에서 “저의 선출은 분단국이고 북핵문제 당사국이며 미국과의 군사동맹이란 이유로 한국인은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어렵다는 우리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며 “21세기 다양한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위치와 대상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찰해보는 창의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연설을 마치고 외교부 청사로 돌아온 반 장관을 직원들은 기립 박스로 맞았다.‘우리가슴에 영원한 장관님!’‘기문오라버니 홧팅’‘I♥ 반기문’‘얼짱 몸짱 유엔짱’등이 적힌 피켓이 눈에 띄기도 했다.“역대 장관들과 달리 나만은 기쁘게 떠날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무인도에 내동댕이쳐진 듯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는 소회도 피력한 반 장관은 유엔행의 영광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렸다. 그는 “척박한 환경에서 외교지평을 넓혀온 선배 외교관들,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에 대한 신뢰를 얻어온 경제인들, 우리의 성숙한 시민사회 등 국민들이 쌓아놓은 한국 브랜드 가치 위에 반기문이란 이름 석자를 올린 것 밖에 없다.”고 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 장관은 지난 2년 10개월 한국 외교를 진두 지휘하면서, 국내적 상황에 휘둘린 우리 외교의 현실과 갈 방향에 대한 고언도 솔직하게 피력했다. 민의를 떠난 외교는 있을 수 없지만 정부가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소신있게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 표출로 어려움이 있지만, 외교는 일부 유권자의 이해관계와는 구별돼야 하는 국가 대계로 정부는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을 주도, 국민에 이해를 요청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러가지 상황과 관련, 참고해야 하며 소신있게 추진한 뒤 역사의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대치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익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그동안 우리 정부가 취해온 ‘어정쩡한’ 자세의 변화를 촉구하는 말로 들렸다. 이날 외교부 직원들은 반 장관의 ‘일사랑’을 칭송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규형 제2차관은 환송사에서 “장관님을 보낸 뒤에도 열정과 헌신, 따뜻함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간부 오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여러번 출장을 함께 갔지만, 한번도 비행기에서 잠자거나, 심지어 쉬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면서 “한번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쉬나보다 했더니 CNN을 보고 있더라.”는 건배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오후 1시35분 한바탕 축제 분위기 속에 장관은 청사를 떠났다. 청사 현관앞 계단에선 환송나온 직원들의 사인 공세가 어어졌고, 반 장관의 마지막 퇴청 모습을 찍기 위해 대오를 갖춘 사진기자 수십명이 반 장관과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퇴근길 그의 승용차는 관용차량이 아닌 외국 정상들이 방한했을 때 제공하는 ‘외빈’차량으로 바뀌었다.1970년 3월1일 입부, 정든 37년 일터를 떠나면서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반 장관의 눈가는 차창이 닫히는 순간, 촉촉히 젖어들었다.“다들 너무 고맙다.”는 말만 한 채 한동안 감회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中대사, 박대표에 ‘새마을 특강’ 요청

    中대사, 박대표에 ‘새마을 특강’ 요청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최근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로부터 퇴임 후 중국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교육기관인 중앙당교(黨校)에서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특강을 해달라고 요청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닝 대사와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은 요청을 받고 상당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닝 대사는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3농(三農)정책’의 모델이 새마을운동이라고 소개한 뒤 박 대표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공산당 및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유정복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닝 대사는 박 대표에게 중국 정부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도농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3농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그 모델이 바로 한국 농촌을 급성장시킨 새마을운동이라고 소개한 뒤 3농정책의 핵심은 농민 소득 증대, 농업 생산성 제고, 농촌 기반시설 확대 등이라고 설명했다고 유 실장은 덧붙였다. 박 대표는 닝 대사의 요청에 관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피습사건으로 인한 얼굴 상처가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여서 명확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표가 피습사건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닝 대사는 물론이고 중국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이 극비리에 병문안을 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보여온 터라 닝 대사와 중국공산당측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닝 대사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방중시기는 상처가 완치되는 9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마지막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2년 3개월의 대표직 임기를 마쳤다. 박 대표는 이날 당 홈페이지에 친필로 고별사를 올려 당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남겼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간판을 떼어내 천막당사로 옮기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국민을 바라보고 나라만을 생각하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면 2007년 대선에서는 국민이 반드시 한나라당을 선택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 [아이비리거 되기는 어려워] “졸업하려면 정문 출입하지 마라”

    |프린스턴(미국 뉴저지주)·뉴 헤이븐(코네티컷주)·보스턴 이도운특파원|‘아이비(Ivy) 리그’로 불리는 미국의 동부 명문대학들은 미신도 많다. 특히 학문적 명성이 높고, 학생들간의 경쟁도 심하다 보니 미신들도 다분히 ‘학구적’이다. 뉴저지주에 자리잡은 프린스턴 대학의 학생들은 학교 밖을 나갈 때 정문인 피츠랜돌프 게이트를 지나지 않는다. 이 문을 지나가면 졸업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학을 공부하는 1학년생인 조너선은 “대학 설립 초기에 졸업생들이 이 문을 통해 행진해 나가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미신이 생긴 것 같다.”면서 “물론 미신인 줄은 알지만 학교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때는 다른 문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학의 학생들은 시험 때가 되면 도서관의 존 헤이 전 국무장관 동상의 코를 만진다. 그렇게 하면 시험을 잘 보게 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컬럼비아 대학 도서관 앞에 설치된 미네르바의 여신상의 옷깃 사이에는 조각가 몰래 새겨넣은 올빼미가 숨겨져 있다. 이 올빼미를 처음 발견하는 신입생은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졸업식 때 대표로 고별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 컬럼비아 학생들의 미신이다. 예일 대학의 교정 중앙에 자리잡은 디어도어 울시 전 총장의 동상. 구리로 만든 동상의 왼쪽발은 색깔이 닳아 노랗게 변했다. 이 발을 만지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자녀는 나중에 예일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미신 때문이다. 똑같은 내용의 미신이 하버드 대학에도 있다. 이 대학 설립자 존 하버드의 구리 동상 역시 왼발의 색깔이 노랗게 바래져 있다. 하버드 대학 방문객들은 누구나 한번씩 동상의 왼발을 만지며 기념 사진을 찍는다. 이에 대해 조지프 린 하버드대 대외협력처장은 “존 하버드가 사진은 물론 초상화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동상 자체가 실물과 같은가에 대해 의문이 많다.”며 “하버드에 들어오려면 미신을 믿기보다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dawn@seoul.co.kr
  •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굿모닝∼, 링컨씨! 당신의 위용은 듣던 대로 대단하더군요. 망망대해에서 그 무거운 수십대의 비행기를 안고 유유히 떠 있는 사진 속 당신의 모습은 결코 가상이 아니었습니다. 실물 크기로 맞닥뜨린 당신의 하드웨어는 원초적 상상력의 최대확장치라 할 만했습니다. 그러니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내 머릿속에 ‘갑판 위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바다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까.’라는 식의 의문이 생겼다고 해서 유치하다고 나무라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연례 RSOI(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훈련차 한반도 인근에 와있는 당신의 초대에 응해 31일 오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C-2 수송기에 탑승할 때 창가쪽 자리를 차지한 것은 상공에서 당신의 전신(全身)을 감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무산됐습니다. 항공모함 뒤쪽에서 순식간에 착륙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몸무게 9만7000t에 높이만 206피트 비행 1시간20분만에 부산으로부터 남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공해상에 도달했을 때 기체가 활주로에 거칠게 닿는 느낌이 들면서 양은냄비가 떨그렁하는 소리가 나기에 착륙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창 밖을 보니 기체는 어느새 재부상하고 있었습니다.1차 착륙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리고 5분 정도 손님을 긴장에 떨게 한 뒤에야 기체는 다시 떨그렁 소리와 함께 활주로에 내렸습니다. 알고 보니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착륙 순간 항공기 꽁무니에서 쇠갈고리 같은 것이 내려와 활주로 바닥에 2m 간격으로 놓여 있는 3개의 강철 로프 중 하나에 걸려야 비행기가 멈추는 원리 때문이죠. 활주로가 워낙 짧기에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데, 항모가 파도에 조금만 뒤뚱거려도 ‘고리 걸기’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가로 76.8m, 세로 332.85m 넓이인 당신의 복부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바다 비린내 대신 매큼한 휘발유 냄새가 콧속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동시에 기체에서 발산되는 바람이 바닷바람과 섞여 폭풍처럼 얼굴을 때렸고, 살인적인 기계음이 고막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니 무슨 낭만을 누릴 여유는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 ●식사준비 하루에 1만 5000~2만인분 마련 하지만 링컨씨! 신체보호용 귀마개와 고글을 착용하고 관람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불과 100여m의 활주만에 가뿐히 이륙하거나 200여m의 착륙용 활주로에 내려 단번에 정지하는 기술은 실로 경이에 가깝더군요. 이륙 전용의 앞부분 활주로에서 전투기는 먼저 우레와 같은 소음으로 혼을 빼놓습니다. 이어 꽁무니에서 빨간 화염을 내뿜고는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허공 속으로 사라집니다. 일렬로 늘어선 전투기들이 30초에 1대씩 릴레이 이륙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동성은 놀라웠습니다. 전투기가 바다에 빠지지 않고 바로 이륙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새총처럼 기체를 튕겨 밀어주는 장치(사출기)가 있어 가능하답니다. 덕분에 기내에서는 이륙 순간 몸이 앞뒤로 격하게 쏠리는 아찔한 느낌을 받습니다. ●100m 활주로서 이륙… 착륙은 200m 활주로서 항모 후방으로부터 측면 활주로로 시도되는 착륙 장면은 더 인상적입니다. 역시 멀리서 천둥 같은 소리가 먼저 고막을 흔들어놓은 뒤 이윽고 비행기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 고속의 전투기가 착륙과 동시에 로프에 멈춰서는 장면은, 줄에 감겨 울부짖는 맹수를 연상시킵니다. 지상요원들이 달려들어 로프를 벗기면 조종사는 곧바로 기체를 옆으로 틀어 이동시킵니다. 그리고 약 2분 간격으로 다음 비행기가 연달아 내립니다. 좁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비행기가 오르내리고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승용차 주차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키 위해 전투기 꽁무니 부분을 바다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밀고 ‘개구리 주차’해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을 헤집는 전투기의 정교한 조종 솜씨와 이륙 직전에야 으르렁대는 기체에서 손을 떼고 서둘러 흩어지는 지상요원들의 몸놀림은 비행기술의 결정판이라 할 만합니다. 첨단 핵추진 항모로서 1989년 취역한 이후 처음 한반도에 모습을 나타낸 당신의 몸값은 4조 5000억원이나 된다면서요.85대의 비행기와 5600여명(여자 10%)의 해·공군 요원들을 모두 실은 당신의 몸무게가 9만 7000t이나 된다는데, 배 아래쪽 50피트만 바닷물에 담그고 둥둥 떠 있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주위에 이지스함급 순양함 1척 및 구축함 2척, 보급함 2척, 핵잠수함 2척 등을 ‘경호실장’으로 대동한다니 무시무시합니다. 게다가 그 거구에 시간당 34.5마일의 속력까지 낸다면서요. 데이비드 로스만 함장(대령)은 미 항모로는 세번째 최신식인 당신을 가리켜 “하나의 도시나 다름없다.”고 하더군요. 멀리서 보면 투구 모양으로 생긴 건물(함교) 안에는 식당, 세탁시설, 체육시설 등 없는 게 없었습니다.3개의 수술실과 8명의 의사를 갖춘 병원도 있더군요. 식사도 하루 5차례나 제공되고요. 하루에만 40만갤런의 물을 소비하는데, 바닷물을 퍼올려 담수화하는 장치가 이용된다면서요. 그런데 아무리 ‘떠다니는 도시’라 해도 배는 배인가 봅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바닥이 미세하게 기우뚱거리더군요. 7층 높이의 함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좁고 가파른 철제다리를 몇번 오르내리면 금세 숨이 찼습니다. 반면 비행기 운반용 엘리베이터는 4개나 된다면서요. 꼭대기층 조종실의 첨단 전자장비 앞에서는 10여명의 요원들이 전방과 좌우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지스급 순양함 1척·구축함 2척 등이 경호 링컨씨! 31일 닷새간의 훈련을 완료하고 거주지인 시애틀의 애버렛기지로 돌아가는 당신을 환송하면서 나는 당신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란 이름값을 하기를 바란다는 고별사를 건넵니다. 링컨이 누구입니까. 분단의 위기에 처한 미국을 구한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도 분열보다는 화합을, 응징보다는 포용을 구사하는 도덕적인 거인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50년뒤 임무를 완수하고 퇴역할 때는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진심어린 박수를 받기를 염원합니다. 굿바이∼, 미스터 링컨.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CEO칼럼] 용서/안용찬 애경 사장

    [CEO칼럼] 용서/안용찬 애경 사장

    ‘용서’라는 단어는 일단 사람을 어렵게 한다. 그리고 겸연쩍게 한다. 그래서 용서는 하기도 어렵고 받기도 어렵다. 용서라는 존재를 아예 모르고 살아가는 게 가장 좋으련만, 용서는 우리의 삶과 너무 친숙하다. 세상을 살아 가노라면 세월이 흐르는 만큼씩 용서받을 일도 켜켜이 쌓여간다. 곰곰 생각해 보니 너무 많아 책으로 내도 열 권은 훌쩍 넘어설 것 같다. 부모님에 대한 불효가 먼저 꼽힌다. 바쁘다는 핑계로 문안인사는 물론 안부전화조차 잊고 지낼 때가 있다. 부모님께 소홀하고 무심한 것 같아 늘 개운치 않다. 그 분들은 평생 자식을 머리와 가슴에 담고 사시느라 백발이 다 돼버렸는데, 자식은 여전히 화도 내고 짜증도 낸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 했겠지만 부모님께는 늘 죄송한 마음뿐이어서 용서를 구하고 싶다. 자식에게 용서받을 일도 만만치 않다.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매도 많이 들어 아내와 다투기도 했다. 큰아이는 많이 혼나며 자랐으나 지금은 아빠를 걱정해주는 대견하고 속 깊은 대학생 딸이 되었다. 둘째는 철이 덜 들어 종종 나와 대립하고 있다. 둘째는 오히려 아빠가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쉽지 않은 자녀교육을 도맡아준 아내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참에 아내에게 용서도 구할 겸 아내자랑 좀 하고 가야겠다. 내가 아이들과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아내는 아이들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 주었다. 아내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헌신하며 살아왔기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화 상대이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모든 속내를 엄마에게 털어놓고 상의해 왔다. 우리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라준 데에는 아내의 끝없는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내에게는 늘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 그런 속 깊은 아내에게 가끔씩 ‘삐쳐서’ 마음 고생을 시켰던 것이 미안하다. 가족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해야만 얻을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용서받을 일이 많다. 잘못된 리더십 때문에 의사결정에 나쁜 영향을 준 경우도 꽤 있다. 더 치밀하게 판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업무적으로 싫은 소리를 듣고 기분이 상한 직원도 많을 게다. 심하게 야단치고 나면 며칠씩 후회가 들지만 순간을 참지 못해 상처를 준 임직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앞으로는 직원들에게 용서받을 일보다 칭찬받을 일이 많은 스타일로 변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의 대표로서 소비자들에게 용서를 구할 일도 많다. 품질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혹여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용서를 구하고 싶다. 제조사의 궁극적인 희망은 담뱃값처럼 전국 어디에서 사더라도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유통마다 사정이 달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이렇게 용서 받을 게 많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남을 용서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그러고 나서 겸손한 자세로 용서받을 일들을 반성하며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달 지방의 어느 사립고 교장선생님의 퇴임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얼굴도 못 뵌 선생님의 고별사가 마치 나를 향한 말인 듯 해서 곱씹어진다.“참으로 사람다운 삶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는 삶을 살아가세요.” 안용찬 애경 사장
  • 이백만수석 취임 일성 “노무현 가치 홍보할것”

    청와대 이백만(50) 홍보수석은 17일 임명장을 받은 뒤 춘추관에 들러 “언론과 정부가 선의의 신뢰 경쟁을 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물론 국민으로부터 둘 다 신뢰를 많이 잃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 수석은 (청와대의 입장에서 본)언론의 오보 또는 왜곡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싸움’을 싫어한다. 대신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기숙 전 홍보수석이 고별사에서 “많이 깨지기도, 부상당하기도 했다.”고까지 표현한, 숱한 ‘언론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발언인 듯했다. 그는 이어 홍보수석으로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노무현의 가치를 홍보할 것”이라면서 “불행하게도 노무현의 가치가 디스카운트(평가절하) 당했지만 이제 프리미엄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대통령의 정책구상과 철학,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을 가감없이 진실되게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35) 정의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35) 정의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증권예탁결제원은 1400조원의 유가증권을 예탁받아 관리하고 있다.2006년도 일반회계 예산의 10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 때문에 예탁원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할 때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걷잡을 수 없다. 정의동 사장은 12일 “증권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투표제, 전자증권제도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전자투표제, 전자증권제도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뿐 아니라 각종 금융사고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북아 증권예탁결제시스템의 중심축을 담당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정 사장을 만나 복안을 들어봤다. ▶예탁결제원의 구체적인 기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유가증권 중 주식은 70%, 채권 등은 94%를 집중 예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 1400조원, 결제업무는 연간 1780조원에 달한다. 또 국내 상장·등록기업 중 1800개(45%) 기업의 명의개서 대행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채권등록업무에 있어서는 500조원의 채권을 실물증권이 없는 등록형태로 발행하는 기능도 수행한다.150억달러에 달하는 국제투자분에 대한 보관 결제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난 3월 단행한 조직과 인사개편은 어떤 의미인가. -외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경영진단 및 직무분석을 실시했다. 그에 따라 관리중심형 조직을 성과중심의 본부제로 바꿨다. 관리자 비중을 낮춰 팀장이었다가 팀원으로 강등된 직원들도 많이 생겼다. 내년부터는 직무분석 결과를 토대로 연공서열을 철폐하는 ‘일 중심, 성과 중심’의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가슴아픈 것은 조직개편을 하면서 15%인 80여명을 구조조정한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목적으로 슬림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 퇴임식을 해줬다고 들었다. -올 초 구조조정을 하기 전 전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명예퇴직을 하면 어느 정도의 혜택을 줄 수 있는지도 충분히 설명했다. 명퇴 대상자가 전직을 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도 실시했다. 회사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한 명퇴자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퇴임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퇴임식 때 명퇴자들이 참석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80%가 참석했다. 명퇴자의 고별사, 직원의 송별사 등이 오가니까 모두들 눈물 바다가 됐다. 그러면서 전·현직 직원이 하나가 되는 일체감이 생겼다.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도 회사가 무조건 내치지 않고 끝까지 배려해 준다는 느낌이 들게 해 도움이 됐다. ▶예탁결제원의 경영혁신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예탁원은 지난해 정부산하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금융수익부분 11개 기관 중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혁신수준 진단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직원들과 현장에서 피자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한 달 넘게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또 상설 경영혁신 전담조직인 경영혁신실을 신설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상시로 전달해주는 혁신의 메신저인 ‘Change Board’를 자발적으로 구성했다. ▶구체적인 추진실적은 어떤가. -고객만족이 아닌 고객의 가치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1400조원에 달하는 고객의 자산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객을 도와 고객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4월 국민주택채권을 실물발행에서 전산적인 등록발행방식으로 개선해 국민들이 주택구입시 실물채권의 매도할인으로 인한 손실이 대폭 감소될 수 있도록 했다. 적게 잡더라도 연간 4200여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그외에도 이용고객별 차별화서비스를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웹상 조회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휴면배당금 및 미수령주식 찾아주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한데. -지난 1992년에 설립된 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단체인 풀꽃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매월 전직원이 일정금액을 기부해 불우청소년 등에게 매년 5000여만원의 성금을 지원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영화보기 등 동반활동과 직원이 멘토역할을 함으로써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올해는 업무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차곡차곡 쌓아만 놓고 묵혀 두었던 카드포인트를 활용해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소를 통한 급식봉사를, 어린아이들에게는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하여 PC를 기증하는 등 사랑나눔 봉사도 했다.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과거의 목표를 재설정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조직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또 국내 유일한 증권예탁결제기구로서 예탁·결제서비스 외에 각종 투자지원서비스 등에 대해 국제표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6월에는 예탁결제원 사상 최초로 태국에 대차 시스템을 유상으로 수출했다. 이밖에도 예탁결제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증권관리업무협회(ISSA), 세계중앙예탁기관회의(CSD) 등 다수의 국제기구에 가입,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증권예탁결제산업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07년 4월 개최되는 제9차 세계중앙예탁기관회의(CSD9)를 서울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경제활동의 투명성을 강조했는데, 예탁결제원은 투명성 강화를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있나. -간접투자재산 예탁결제 인프라인 펀드넷(FundNet) 시스템을 통해 펀드재산을 펀드별로 예탁·결제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있었던 펀드간 불법 편·출입 등이 불가능하며, 고객은 자기가 가입한 펀드재산에 대한 확인추적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시행하게 될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 등 전자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해지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최근 발생한 양도성예금증서(CD) 사고와 같은 실물유가증권을 매개로 일어나는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된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외화증권 예탁결제규모 150억弗 “동북아금융허브는 우리가 맡는다.” 증권예탁결제원 정의동 사장의 야심찬 계획 중 하나는 아시아·태평양지역내에서 이뤄지는 주식·채권의 국제거래를 전담하는 것이다. 주식·채권이 발행 국가에서만 거래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주식의 42%까지 늘었고,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334억 달러어치의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유럽권역, 미주권역, 아시아권역 등 권역별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유럽에는 국제예탁결제기구가 설립돼 활성화되고 있다. 머지않아 아태지역에서도 국제예탁결제시스템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정 사장은 이에 따라 우리 예탁결제원 시스템의 우수성을 알리고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초청연수, 전문가 파견, 컨설팅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증권시장에 우리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에 우리 시스템이 전파돼 우수성이 입증되면 우리나라가 향후 아시아 예탁결제기구의 중심축을 맡게 된다는 것이 정 사장의 생각이다. 예탁결제원은 외화증권 예탁결제업무, 해외주식예탁증서원주보관업무, 외국인투자증권관리업무를 전담하면서 국제업무 노하우를 축적했다. 국내투자자가 외국증권시장에서 취득한 외화증권에 대한 예탁, 결제, 권리행사를 수행하는 외화증권 예탁결제업무는 현재 150억 달러에 달한다. 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한 국내 36개 기업 가운데 35개 기업의 해외DR 원주보관업무를 대행해주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7대 금융허브 과제 가운데 하나가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일 만큼 국제예탁결제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개도국 지원 등을 통해 예탁결제원이 아시아 스탠더드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재경부 출신 정의동 사장은 정의동 사장은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이면서도 관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시장주의자다. 그는 공기업이 공익성을 기반으로 설립됐지만 증권예탁결제원의 경우는 공익성만큼 수익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은 회사의 외형은 키우더라도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는 뛰어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실속없이 회사의 덩치만 키우려는 일부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대비된다. 정 사장은 주식 전문가다. 지난 1993년 재정경제부 뉴욕 재경관으로 재직하면서 미국 나스닥시장을 집중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에는 제2대 코스닥위원장을 지내면서 코스닥시장을 세계 2위의 시장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정 사장은 2003년에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인 골든브릿지 회장으로 변신해 민간기업 CEO로서의 능력도 검증받았다. 재정경제부 시절 공보관을 지내 언론계뿐만 아니라 관계·기업계 등에 발이 넓다. ▲대구(57) ▲경북고·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12회 ▲재경부 국고국장 ▲제2대 코스닥위원장 ▲골든브릿지 회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유엔총장 꿈 갖고싶다” 홍석현 주미대사 회견

    “유엔총장 꿈 갖고싶다” 홍석현 주미대사 회견

    홍석현 신임 주미대사는 15일 차기 유엔 사무총장 출마설과 관련,“적당한 시점이 될 때 정부가 도와준다면 한번 꿈을 갖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홍 대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유엔 사무총장 자리는 아시아에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한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홍 대사는 이날 정부로부터 공식 발령을 받고 취임 일성(一聲)을 이같이 피력한 뒤 최대 외교현안으로 떠오른 북핵 문제와 관련,“6자회담의 틀에서 한·미동맹에 바탕을 둔 정책공조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미대사로서 50년 동안 이어온 한·미동맹을 포괄적이고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홍 대사는 취임 소감에 대해 ‘무거운 짐을 지고 낯선 세상으로 가는 심정’이라고 밝힌 고별사에서처럼 시종일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미국 현지에 부임하자마자 ‘북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이라는 메가톤급 현안을 풀어야 하는 부담감을 표현한 대목이다. 홍 대사는 북핵 문제에 대해 “취임 시점에 불거져서 당혹스럽지만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고 진단한 뒤 “한반도 비핵화를 지향하면서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책꽂이]

    ●사당 바우덕이(김윤배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조선후기 안성 남사당패의 유일한 여자 꼭두쇠였던 바우덕이의 삶을 김윤배 시인이 마당극 형식의 장편 서사시로 엮었다.신분과 성차별에 맞선 바우덕이가 선구적 여성상으로 그려지고,그의 가족사를 통해 동학정신이 조명되기도 한다.9000원. ●폭스 이블(미네트 월터스 지음,권성환 옮김,영림카디널 펴냄) 미네트 월터스는 마흔살에 늦깎이로 데뷔해 영국 추리소설계의 간판이 된 여류작가.한 여인이 의문사하면서 그 가문의 비밀이 벗겨지고,폭스 이블이라는 사내가 이끄는 부랑자 단체가 마을 한편을 점유하는데….치밀한 플롯으로 인간 내면에 도사린 위선과 가식,폭력성을 예리하게 들춘다.1만 2000원. ●헤르만 헤세와 임어당(김주연 지음,작가 펴냄) 문학평론가 김주연(숙명여대 독문과) 교수의 산문집.지은이는 “우리 문화에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닌 다양성,독선이 아닌 사랑이며 문학과 종교를 ‘한 뿌리의 쌍생아’”로 보면서 “지적 교만과 방탕한 젊음을 보낸 자들에게 헤세와 임어당은 큰 위안의 이름”이라고 말한다.8500원. ●나두야 가련다(박용철 지음,시로 여는 세상 펴냄) 시인 박용철(1904∼1938)의 탄생 100주년 기념시집.‘떠나가는 배’‘비에 젖은 마음’ 등 현행 철자법에 가깝게 수정한 대표시 49편 수록.7000원. ●지상의 그 집(홍윤숙 지음,시와시학사 펴냄) 57년째 한국시단을 지켜온 원로시인 홍윤숙이 15번째 시집을 냈다.마치 구도자처럼 지나온 삶을 시로 회고하는 시인은 “나아갈 때와 들어갈 때를 분명히 하자고 다짐하면서 고별사를 쓰듯이 이 책을 묶는다.”고 책머리에 썼다.7500원. ●포스트맨(무라카미 류 지음,하마노 유카 그림,양억관 옮김,문학동네 펴냄)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퍼포먼스 오페라 ‘Life’(1999년)에서 세계적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낭독했던 무라카미 류의 글에 일러스트를 덧붙였다.반전과 희망의 메시지가 강렬하다.8800원. ●4의 규칙(전2권)(이안 콜드웰·더스틴 토머슨 지음,정영문 옮김,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다빈치 코드’를 연상케 하는 역사추리소설.르네상스시대의 고문헌인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각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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