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 머리에 총 쏴 ‘제거’”…러 와그너 용병의 충격 고백 [STOP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와그너 그룹의 전직 용병들이 잇따라 충격적인 고백과 증언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인스카 푸라우다 등 현지 언론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의 용병 출신 2명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와 솔레다르 등지에서 아이를 포함한 무고한 시민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고백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 속 남성들(전 와그너 용병)은 “5~6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총으로 쐈다”면서 “(와그너 그룹 상부가) 민간인 전원을 살해하라고 명령해 아이와 노인을 죽였다”고 말했다.
이어 “바흐무트에서만 아이 약 40명을 포함해 시민 300~400명이 있던 지하실을 공격해 ‘제거’했다. 또 부상당한 우크라이나 포로 수십 명이 있는 곳을 폭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Gulagu.net)을 통해 공개됐으며, 영상에 출연한 전 와그너 용병들은 러시아에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지난해 8~9월 각각 사면된 뒤 와그너 그룹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교도소에 수감됐던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러시아에 머무는 전 와그너 용병들은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를 청소하라’고 명령했다. 노인과 어린이 등 아무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솔레다르에서는 더 악랄한 명령을 내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 모든 일들은 올해 3월에 일어났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언론에 폭로할 경우 살해될 수 있다는 위협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검찰 당국은 17일, 공개된 영상 속 와그너 그룹 전 용병들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어린아이 등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포로 참수한 와그너 용병들…국제사회 분노
와그너 그룹과 소속 용병들이 바흐무트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일에는 위장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군복 차림의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긴 1분 40초 분량의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됐고, 해당 영상 속 가해자들은 와그너 그룹, 피해자는 우크라이나 군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영상에는 참수를 격려하는 목소리와,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자는 발언이 담겨있었다. 또한 영상 속 피해자의 군복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었다.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은 영상 속 가해자가 전직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의 전투원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의 전직 사령관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영상을 여러 차례 자세히 살펴본 뒤, 와그너 전투원인 그의 옛 동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수개월 전 용병단을 탈출해 현재 스웨덴에 수감돼 있는 메드베데프는 “특유의 콜사인과 말투 등으로 사람들을 식별했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해당 영상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화상연설에서 “이 영상은 러시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사고도, 단발적인 사건도 아니다”라며 분노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를 “IS(이슬람국가, 극단주의 무장단체)보다 심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기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