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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발 금융위기, 리먼사태 이상 충격파 우려”

    “유럽발 금융위기, 리먼사태 이상 충격파 우려”

    유럽발 금융위기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 달 17일 그리스 총선에서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그리스가 뱅크런(대량인출사태)을 막기 위해 예금동결 조치를 취하게 되고 유로존 및 국제 경제에 신용경색이 올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그리스·스페인 뱅크런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외부요인에 취약하기 때문에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위험)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2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일 그리스가 총선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해 유로존을 무질서하게 탈퇴할 경우 스페인 등 주변국의 뱅크런, 글로벌 경기 둔화 심화, 유로존 붕괴 가능성 등으로 리먼 사태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그리스와 스페인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 유로존 손실규모가 3950억 유로(약 588조원)라고 발표했다. 국제금융협회는 지난 2월 1조 유로(약 1488조원)의 손실규모를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고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독일의 손실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8%인 750억 유로(약 112조원)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손실은 GDP의 2.5%인 500억 유로(74조원)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로 인해 ▲뱅크런을 막기 위한 예금동결 조치로 인한 자금경색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단일시장 이익 포기 ▲드라크마화(그리스 화폐)의 가치폭락으로 인한 대외부채 증가 및 기업 파산 ▲드라크마화 대량발행으로 초고물가 ▲드라크마화 신규발행 등의 거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봤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그리스가 예금동결을 단행하고 자국 화폐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신용경색과 기업의 줄도산이 일어날 경우 주변국 은행의 손실이 커지면서 금융위기로 옮아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은행 차입 규모의 49%가 유럽계 자금이고 주식·채권의 외국계 자금 중 30%가 유럽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도 큰 충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실물경제는 잘 돌아가는데 외환유동성이 부족한 경우를 막는 한편 외환의 흐름을 자세히 읽어 금융권뿐 아니라 기업 등에도 대비할 수 있는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면서 “또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외에 테일리스크까지 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56포인트(1.64%) 오른 1828.6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461.45로 전날보다 12.56포인트(2.80%) 상승했다. 증권시장은 3거래일 만에 1800선을 회복한 데 대해 다소나마 안도했지만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큰 우려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284억원을 순매도해 이달 1일부터 15거래일 연속 3조 2461억여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Weekend inside] 통계에 비친 1분기 가계동향

    올해 초 전세 계약을 갱신한 조모(44)씨. 70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월세를 40만원씩 내라고 요구했다. 기존 대출도 있고 갑작스러운 목돈 마련도 어려워 월세를 내고 있으나 적지 않은 돈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다 보니 가계 압박이 심했다. 월급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해보다 살림살이는 더 퍽퍽해졌다. 고물가에 허덕였던 가계 살림살이가 올 들어 나아진 모습이다. 고용이 회복되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늘었고 물가 상승세도 주춤하면서 1분기 가계 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월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비 부담 상승과 이자비용 지출 확대는 걸림돌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가구(2인 이상)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2만 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도 3.8%다. 지난해 1분기 고물가 탓에 실질소득 증가율이 -0.3%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 8000원으로 5.3% 늘었다. 소득 증가율보다 낮은 덕에 가구의 흑자 폭이 확대됐다. 1분기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은 76만 5000원으로 12.2% 늘었다. 적자 가구 비율은 28.4%로 2.1% 포인트 감소했다.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적자가구 비율(10.6%→10.8%)이 늘었을 뿐 나머지 계층은 모두 감소했다. 소비지출 항목 중 교육비는 올해도 0.2% 줄어 지난해(-3.0%)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의 대학등록금 인하 정책에 힘입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월세 가구 증가로 인해 주거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나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거비는 소비 지출로 분류되지만 경직적 측면이 강해 비소비 지출에 가깝다.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등의 비소비지출도 7.3% 증가해 소득 증가율을 앞질렀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이자비용 지출은 18.3% 늘어난 월 9만 6100원을 기록했다. 소득 불평등은 다소 개선됐다.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의 명목소득은 120만 9000원으로 9.3% 증가해 소득 분위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근로소득이 11.1% 늘어나는 등 ‘월급봉투’가 두툼해진 덕분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용직으로 전환된 저소득층 근로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완화되면서 중산층의 소득도 늘어났다. 소득 2~4분위의 명목소득은 8.1~8.7%, 소득 5분위는 4.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위 20%의 소득(균등화 가처분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5.44로 낮아졌다. 2009년(5.93) 이후 4년 연속 감소 추세다. 5분위 배율은 값이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평등하다는 뜻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민주 ‘민생공약실천특위’ 가동

    민주통합당이 22일 차기 대권주자와 당권주자들을 5대 본부장에 전면 배치한 민생공약실천특별위원회를 가동했다. 민주당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안정 ▲좋은 일자리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등 5개 분야에 각각 특위 본부를 두고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250개 실천과제를 127명의 당선자 전원과 함께 이행해 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정세균·이해찬 등 참여 문재인 상임고문에게는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담당할 ‘좋은 일자리 본부’를 맡겼다. 정세균 의원은 재벌·금융개혁 등을 핵심으로 한 ‘경제민주화’ 본부장, 이해찬 상임고문은 대북정책 및 외교·안보를 컨트롤할 ‘한반도 평화’ 본부장에 임명됐다. 박지원 의원과 김한길 의원은 각각 고물가·통신비 등과 반값등록금·기초노령연금 등을 개선할 ‘민생안정’ 본부장과 ‘보편적 복지’ 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좋은 일자리 본부는 4선 이종걸, 3선 노영민·우윤근 의원 등이 있었지만 강력한 대권주자로서의 당내 위치와 청년층 및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 등이 고려돼 문 상임고문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지명도 높은 인사들 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당에 활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생공약실천특위 위원장인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당의 강한 실천 의지와 쇄신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당선자 중 간판급 인사들을 본부장에 전진 배치했다.”면서 “본부별 간사는 전문성과 경험 등을 고려해 3선과 재선 당선자들을 그룹에서 선임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31명 최다 배정 가장 많은 인원이 속한 곳은 31명이 배정된 경제민주화 본부이며, 한반도 평화 본부에는 한명숙 전 대표 등 21명의 당선자가 배정됐다. 이 의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민생투어에 대해 “지극히 정치적인 대선 행보다. 민생 현실을 몰라서 하느냐. 선거가 끝나고 실천하는 모습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위는 오는 26일 당 지도부와 특위 본부장, 간사단 전체회의를 열고, 본부별로 공약 보완이 필요할 경우 민생 현장을 탐방하고 전문가 논의를 거쳐 대선공약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특위는 상임위 등 원 구성 전까지 법률 제·개정, 예산 확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세울 계획이다. 강주리·최지숙기자 jurik@seoul.co.kr
  • 중산층 지갑 안 연다

    중산층 지갑 안 연다

    G마켓이 18일 오전 10시부터 100조 한정으로 판매한 59만원짜리 가죽 소파가 3분 만에 동났다. ‘반값’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요즘 유통가에서 반값, 저가 마케팅이 기세를 떨치는 것은 그만큼 소비심리가 바닥이란 방증이다. 이마트는 이날 “고유가와 고물가 속에서 1분기 ‘이마트지수’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9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식(食)생활 지수는 94.4, 주(住)생활 지수는 96.9로, 모두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의(依)생활 지수는 90.2로 가장 낮았다. 반면 문화생활 지수는 101.9를 기록했는데, 저가 TV와 아웃도어 용품 등의 판매가 늘면서 100을 넘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식생활 지수는 그동안 95.0을 유지해 왔으나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국산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모든 상품의 소비량이 줄면서 이마트지수가 생긴 이래 가장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지수는 이마트가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해 소비 경기를 판단하는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불황은 백화점에서도 뚜렷하다. 롯데백화점의 1~3월 신장률은 기준점(35개점) 기준으로 전년 대비 고작 1.4%다. 이는 매출에 큰 영향을 차지하는 의류, 가전, 해외 패션이 저조한 성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 불황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남성정장(-6%), 대형가전(-14.1%)이 특히 부진했다. 여성의류 매출도 2.9% 줄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여자보다 남자들이 먼저 지갑을 닫는 경향이 있으며 금액이 큰 가전의 교체 주기를 뒤로 미루는 구매심리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패션의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특정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에도 아랑곳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20%의 신장률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지난해 해외 패션은 가격인상을 예고한 ‘샤넬 특수’로 인해 이례적으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해외 패션이 한 자릿수 신장률을 보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연 5000만원 이상 쓰는 상위 1% 고객의 구매에는 변화가 없지만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중산층이 지갑을 닫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옷 무게로 값 매겨… “와! 싸다”

    옷 무게로 값 매겨… “와! 싸다”

    “860g에 2만 5800원입니다…” 판매원이 주부 홍세연(34)씨가 고른 다섯 벌의 옷을 전자저울에 올려놓자 중량과 가격이 뜬다. “네 식구가 입을 티셔츠 다섯 장을 골랐는데 3만원도 안 되네요. 옷 고를 맛 나는데요.” 12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점포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 마련된 행사장. 지난 11일부터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최초로 옷을 저울에 달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이곳은 퇴근 시간을 넘어서자 더욱 북적이기 시작했다. 40㎡(12평) 규모의 작은 공간을 채운 16개 판매대에는 옷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 위로 달린 ‘옷 무게 달아 팝니다’와 평균 무게 기준으로 ‘100g에 3000원’이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들어간 현수막이 눈길부터 잡는다. 무심코 매장을 돌다 발길을 멈추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고객들. 이내 보물찾기하듯 판매대 사이를 누비며 옷 고르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장바구니에, 카트에, 또는 팔 위에 여러 벌의 옷을 잔뜩 가지고 와 채소나 고기를 사는 것처럼 옷 하나하나 무게를 재고 옷을 더했다,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을 맞추는 얼굴에선 모처럼 생기가 도는 듯하다. 롯데마트가 ‘불황 마케팅’의 하나로 잠실점을 포함해 62개점에서 진행 중인 행사의 반응이 초반부터 뜨겁다. 여기서 판매하는 라운드 티셔츠 한 장의 평균 무게가 100~110g. 3000~3300원 정도이니 커피 한 잔 가격이다. 고물가로 옷은커녕 제대로 된 물건 하나 사기 힘든 요즘, 오랜만에 ‘만원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다. 최근 소비 위축 탓에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와 ‘반값TV’ 등을 내세운 전자업체 등을 중심으로 기발하면서도 대폭적인 할인 이벤트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지난 11일 첫날 올린 매출은 약 2억 5000만원. 평소 의류 특가전 매출의 2배가 넘는다. 행사 이틀째인 12일까지 모두 4억여원 어치가 팔려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고르는 것과 같은 재미도 주고 다른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옷을 어지럽게 쌓아놨다.”며 “행사 상품은 재고가 아닌 올 봄·여름 신상품”이라고 강조했다. 6개월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 국내 유명업체의 베트남 공장에서 원단을 확보하고 비수기 생산을 거쳐 원가를 절감했다. 여성의류 70%, 아동 및 남성의류가 30%로, 긴팔·반팔 티셔츠, 반바지 등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를 갖춘 총 60만장을 준비했다. 순면 또는 스판덱스 혼용 소재를 사용해 질적으로 우수하면서도 같은 품질의 상품보다 약 60~70% 저렴하다는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유소현 롯데마트 의류PB 팀장은 “고객 반응이 뜨거워 앞으로 행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가을·겨울 상품 생산을 위해 현재 공장을 수소문 중”이라고 밝혔다. 행사는 18일까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광장] 레이건에게서 배워라/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레이건에게서 배워라/주병철 논설위원

    1970년대 중반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등으로 경제상황이 엉망이었다. 수년간의 경기침체 탓에 공화당 출신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후임으로 민주당 후보인 지미 카터가 당선됐다. 하지만 카터는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연방예산 적자폭을 줄여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카터는 1978년부터 내리 3년간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카터 후임자는 공화당 후보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당시 레이건의 승리는 카터의 실책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만의 비결이 있었다. 그의 선거전략은 국민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주는 데서 시작했다. 재선에 도전한 카터 후보와의 TV토론이 하이라이트였다. “국민 여러분, 지금 생활이 4년 전보다 나아졌습니까.” 진부하지만 낯익은 이 말 한마디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은 위로를 받았다. 국민들은 점차 레이건의 진정성을 알았고, 그와 함께 하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감동 리더십의 효과다. 레이건은 역대 어떤 후보보다 목표와 비전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했다. 지출 삭감, 세금 인하, 긴축 통화, 규제 완화 등의 공약을 왜 내놓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했고 당선 이후에는 이를 차질 없이 실천에 옮겼다. 덕분에 재임기간 중 3%대 후반의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고, 13%대의 물가를 6%대로, 19%의 금리를 8.7%까지 낮추는 등 경제를 살려냈다. 무엇보다 레이건은 철학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원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존경하고 지지하는 민주당원이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도입하면서부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뉴딜정책의 핵심은 정부 개입이었다. 그는 개인·자유·근면·정직 등 청교도주의에 뿌리를 둔 전통적 가치관을 중요시했다. 그래서 그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국민들이 일할 수 있도록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믿었고, ‘놀고 먹는’ 사람에게 세금을 쓰지 않았다. 지금 우리 경제 여건과 정치 상황 등은 당시 미국과 비슷하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겐 경제를 이끌 추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수출 둔화와 소비 감소,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3% 초반으로 뚝 떨어질 거라고 한다. 고학력의 청년백수와 전체 인구의 11%를 넘어선 노인 인구의 일자리가 고민거리다. 지난해 연간 가계소득은 월평균 384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지만 소득 5분위배율은 5.73배로 전년도(5.71배)보다 더 악화돼 걱정이다. 국가 지도자들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들에게 용기를 복돋워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을 유혹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한국판 레이건’ 정신은 아무 데도 보이질 않는다. 국민이 정치 리더들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일자리 고민보다는 이념 논쟁에 더 빠져 있다. 조만간 4·11 총선이 끝나면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번 대선에 나가려는 주자들은 무엇보다 훼손되고 헝클어진 한국적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데 고민해야 한다. 평등의 민주주의와 불평등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대충돌이 가져다 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답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총선용으로 급조한 공약들을 재점검해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시 내놔야 한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세목을 신설하거나 부자들이 돈을 더 내야 한다면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때 미국의 중흥을 일으킨 ‘레이건 대통령’을 한번쯤 연구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대적 상황이나 이념, 정책기조 등이 다르다고 해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지한 고민, 일관된 정책 집행, 국민 통합 능력 등은 배울 수 있으면 배워야 한다. 그런 게 국민을 위한 거다. bcjoo@seoul.co.kr
  • 롯데마트 새달 ‘통큰’시리즈 쏟아진다

    롯데마트 새달 ‘통큰’시리즈 쏟아진다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을 시작으로 한 ‘통큰’ ‘손큰’ 시리즈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25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자체브랜드(PB)인 통큰, 손큰으로 식품부터 생활용품,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간 나온 30여개의 상품은 동일 상품군의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2.7배나 많이 팔리며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잘 팔린 이유는 유명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평균 36% 저렴하기 때문이다. 고물가에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녹이기에는 싼 가격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유명 브랜드의 일부 상품 가격이 평균 20%가량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통큰, 손큰 상품이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롯데마트는 새달 1주년을 계기로 ‘통큰 5곡米(미)’ ‘통큰 아몬드’ ‘통큰 물티슈’ 등 통큰, 손큰 상품 20개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대부분의 상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20~35% 싸다. 롯데 측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우수한 품질도 통큰, 손큰의 경쟁력이라고 자평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가격 내렸다는데…체감물가 高 高

    가격 내렸다는데…체감물가 高 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일주일째인 21일 수입 자동차와 과일 등에서는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했으나, 소비자들은 아직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소비심리 위축 탓으로 보인다. ●車업계 “문의만… 매출은 그대로” 포드, 캐딜락,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차 업체는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차값을 최대 525만원 내리고 부품가격도 평균 20% 인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전화 문의나 매장 방문에 비해 실제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다. 포드 관계자는 “전시장 방문객이나 문의 전화는 2배 이상 늘었지만 매출은 그리 늘지 않았다.”면서 “억대에 가까운 고가의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들이 몇백만원에 마음을 쉽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유럽 스포츠카인 포르쉐의 조현우 과장은 “유럽차는 한·유럽연합(EU) FTA에 큰 효과를 기대한 것은 아닌데, 지난해 판매량 증가에는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면서 “7월 1일자로 관세 3.2%가 더 내려간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포르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자동차협회 박은석 차장은 “올해 말까지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10만 5000대)보다 12%(11만 9000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길게 보면 관세 인하가 수입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 제한적… 내림폭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장바구니 물가에도 큰 영향이 없었다. “한·미 FTA로 가격이 싸진 품목들이 밥상 물가와 크게 상관 있나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는 미국산 오렌지를 고르며 이같이 말했다. “과일이 금값인데 싸진 게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오렌지를 먹으면 얼마나 먹겠느냐.”고 반문했다. 옆에 있던 주부 박모씨도 “와인, 맥주도 싸졌다고는 하지만 매일 먹는 것도 아니지 않냐.”면서 “심드렁하게 말을 보탰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한·EU FTA 발효 때와 마찬가지로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에는 품목이 제한적인 데다 내림폭도 생각보다 크지 않아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정경제에서 지출 비중이 큰 의류 등은 제3국 생산이 많아 대부분 관세 인하 제외 품목이어서 체감도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일부 와인·맥주·과일 판매 급증 그럼에도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싼 게 어디냐.’며 몰린 소비자들 덕에 일부 대형마트는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이마트는 미국산 와인 판매가 평소 대비 3배가량 늘면서 지난 주말 미국 와인이 판매 1, 2위를 기록했다. 30% 이상 가격이 싸진 밀러 제뉴 맥주는 전주 대비 매출이 3.4배 늘었다. 국산 과일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15%나 저렴해진 네이블 오렌지는 매출이 2배가량 늘면서 과일 전체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FTA를 계기로 대미 수출을 늘리려는 중소기업들은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한국무역협회 등에 관세 철폐 품목 해당 여부와 원산지증명 방법 등에 대해 문의를 하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中企 상담 한달새 700여건 활기 최근 출범한 무역협회의 FTA무역종합지원센터에서는 한 달 동안 700여건의 FTA 관련 상담이 진행됐다. 박태성 지원센터 단장은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FTA 혜택을 받으려면 원산지증명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충고했다. 중소기업청은 매주 수요일을 ‘FTA 상담의 날’로 지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당장은 미국에 자동차 수출이 늘지 않겠지만, 2016년에는 FTA가 국내 자동차업계의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훼미리마트, 편의점 도시락 경연대회

    ‘나만의 도시락 싸기 비법 뽐내볼까?’ 최근 고물가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한 편의점 업체가 도시락을 주제로 요리 대회를 연다. 보광훼미리마트는 15일 도시락 요리 경진대회 ‘나는 훼미리마트 쉐프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도시락을 주제로 다음 달 14일까지 출품 작품에 대한 서류 접수를 받고 총 25개 팀을 선정해 5월에 조리 경연대회를 열 계획이다. 훼미리마트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판매된 편의점 도시락은 간편성에서 삼각김밥에 밀리고, ‘싼 게 비지떡’이란 편견 속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사회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매년 40% 이상 성장하며 올해 3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훼미리마트는 요리대회를 통해 수라상 1명(300만원), 진수성찬 2명(150만원씩), 진미상 3명(50만원씩)을 선정해 수라상과 진수성찬에 뽑힌 도시락을 바로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이 3개월 동안 도시락 매출 순위 상위 30% 이상에 오를 경우 수상자들에게 소정의 로열티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보광훼미리마트 간편식품팀장 김완우 부장은 “도시락이 편의점 4개사를 합쳐 1억개 이상 팔리는 국민 먹거리로 자리잡음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도시락을 직접 상품으로 출시하고자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④ 경제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④ 경제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이달 초 평일 오후 4시 베이징(北京)의 최대 번화가인 궈마오(國貿) 부근의 대형 고급 유통상가에서는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경제가 급격하게 하강될 것이라는 ‘경착륙’ 가능성이 중국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지만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듯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베이징 시내 고급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왕푸징(王府井)과 신광톈디(新光天地)나 옌사(燕莎) 매장에서도 비슷했다. 왕푸징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물건을 파는 점원 양쯔밍(楊子明·24)은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중·상류층들인데 아직 매출이 줄어드는 조짐은 없다.”며 “요즘에는 돈 잘버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중산층들은 아직 지갑을 닫을 태세는 아니지만 고물가와 월세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층들은 그들의 생활고를 호소하는 것이 중국경제의 현주소다. 중국의 경제지표들은 경착륙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다. 최근 중국정부가 경제성장률을 7.5%로 하향조정하면서 8년 만에 바오바(保八·8%대 경제성장 유지) 정책을 공식 포기한 것이나 2월 무역적자가 22년 만에 최대치(314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산업 생산·소매 판매 지표 역시 예상보다 부진했다. 류진허(劉金賀) 중국삼성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10억명 이상 서민층들의 소비 여력 약화와 과도한 투자 의존의 경제성장 모델, 인플레이션 위협 및 지방정부 발(發) 재정부실 등은 대내적으로 중국경제를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변수”라며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수출감소와 미국 압력에 따른 위안화 환율 하락 지속 등도 대외적으로 중국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방 경제학자나 일부 중국학자들을 중심으로 ‘차이나 침체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도 있다. 미국의 신용버블 붕괴를 예측해 유명해진 펀드매니저 리처드 덩컨은 지난 8일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모델은 끝났다.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은 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3%대 성장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금융위기를 예견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은 4~5%대의 성장을 예고하면서 “중국은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자산 인플레이션과 설비 과잉,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 수요의 급속한 감소 등으로 운이 나쁘면 1990년 버블이 붕괴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연착륙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인 소후닷컴은 정부와 민간의 주요 경제학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올 경제성장률이 8.5~9%, 8~8.5%에 이를 것이란 응답이 각각 44.8%와 27.6%가 나왔다.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6.9%에 불과했다. 판강(樊綱) 중국국민경제연구소장은 “중국의 2010년 경제성장률은 10.4%이며 지난해 9.2% 성장을 이뤘고 올해 8% 안팎의 성장과 3.5~4%의 물가인상률을 달성하면 ‘소프트랜딩’(연착륙)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가 5개년 경제계획(2011~2015년) 기간 동안 성장보다 분배로 방향을 전환한 만큼 대규모 경제부양은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신 세금을 내리고 소비를 늘리는 한편 경제의 하강신호가 올 때마다 재정보다는 금융정책을 통해 ‘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지난 12일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올가을 정권교체기를 맞아 급속한 경기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름대로 세를 얻고 있다. 베이징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기로에 선 슈퍼차이나] (2) 서민 고통지수 높이는 3대 악재

    [기로에 선 슈퍼차이나] (2) 서민 고통지수 높이는 3대 악재

    베이징(北京) 차오양취(朝陽區) 샤오윈루(?云路) 인근에 사는 자오쥔(趙軍·25)은 한달 평균 30 00위안(약 54만원)을 번다. 5년 전 베이징으로 와 최근까지 막노동을 하다가 그래도 벌이가 나은 택시운전을 시작했다고 한다. 고향(지린성 창춘시)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는 그는 거실에서 자는 조건으로 500위안(약 9만원)의 방세를 낸다. “월세가 2년 전보다 30% 이상 올라 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며 “가장 싼 방 하나를 얻어도 보통 내 월급의 절반인 1500위안(약 27만원) 정도는 줘야 하고 돈이 없으면 월 600위안(약 11만원)짜리 지하 방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웃는다. 방세는 그럭저럭 해결했지만 살인적인 베이징 물가는 감당이 안 된다. 자오쥔은 “지난 춘제(구정) 때 고향에 다녀오니 늘 먹던 국수값이 10위안(약 1800원)에서 12위안(약 2160원)으로 올랐다. 다른 물가도 너무 가파르게 오르지만 월급은 물가의 절반도 못 쫓아간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의 고도성장 이면에는 서민들의 아픔이 숨어 있다. 지난해 주요 2개국(G2)에 등극하며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지만 서민들은 고물가와 집값 문제, 그리고 취업난이라는 3대 악재에 짓눌린 채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대학 졸업자의 생활은 좀 더 나을까. 지난해 8월 베이징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 장위(張玉·여·23)를 보자. 현재 외자기업에서 한달에 4000 위안(약 72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태어난 바링허우(80後·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이자 샤오황디(小皇帝·독생자녀)답게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한다. 그는 우선 방값을 줄이기 위해 친구 한명과 1800위안(약 32만원)짜리 방 하나를 얻어 각각 절반인 900위안씩 부담한다. 저축은 하지 않느냐고 묻자 “집값이 너무 비싸 어차피 내집 마련이 어렵다. 결혼 전까지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을 스스럼없이 ‘웨광주’(月光族·월급을 모두 써버리는 젊은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 세대는 보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산다.”고 귀띔했다. 졸업 이후 1년 이상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예칭(葉靑·24)은 “대졸 취업난이 정말 심각하다. 직장이 없는 친구들은 대부분 집에서 얹혀 지낼 수밖에 없다.”고 한탄한다. 이 때문에 이른바 중국판 캥거루족인 ‘컨라오주’(부모를 뜯어먹는 젊은이)도 급증세다. 성인이 돼도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 의존하는 컨라오주들은 백수 생활을 하더라도 3D업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현재 중국인들이 직면한 가장 커다란 문제는 물가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체제 안정에 있어 실업보다 인플레를 훨씬 위협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1989년 6·4 톈안먼 사태 당시 10%대의 치솟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중국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측면이 크다. 중국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류진허(劉賀) 중국삼성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성장을 다소 낮추고 물가를 잡아야 상대적 박탈감이 큰 서민들의 성난 민심을 다독거릴 수 있다.”며 “중앙정부는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기 위해 소비·소득세 인하 등의 각종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도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집값 규제에 나서면서 되레 월세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3주택 이상 매입 금지 등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지자 주택매입을 미루고 임대를 찾는 수요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풍선효과가 중국 서민들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베이징의 경우 평균 월세는 3250위안(약 58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정도 상승했다. 왕징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베이징 등 대도시는 전국에서 밀려오는 노동자들 때문에 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월세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집주인들이 물가 상승폭 이상을 집값에 전가하고 있어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의 대졸자 실업문제와 함께 농민공(農民工) 실업문제도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농민공이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일용근로자로,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농민공의 수는 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대거 고향으로 돌아갈 경우 농촌사회의 심각한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중국정부의 딜레마는 이래저래 깊어만 간다. 베이징 오일만 선전 이경주기자 oilman@seoul.co.kr
  • 너무 화려해서… 너무 조용해서… 中 정협·전인대 ‘시선집중’

    너무 화려해서… 너무 조용해서… 中 정협·전인대 ‘시선집중’

    ■2000弗짜리 정장…명품치장 ‘양회 레드카펫’ 민의를 대변하는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명품을 휘감고 대회장을 드나드는 일부 위원들이 포착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웨이보(微博)에는 명품으로 치장한 위원들과 그들이 걸친 명품의 판매 가격이 함께 편집된 사진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 속에는 유명 MC인 양란(楊蘭)이 고가의 핸드백을 들고 가는 모습과 함께 가방의 가격이 1만 위안(약 180만원)이란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사진 속에는 또 소수민족 차림의 한 위원도 5000위안 상당이라고 표시된 버버리 백을 들고 서 있고, 10만 위안 이상이라고 쓰인 에르메스 백을 든 여성 위원도 나온다. 관얼다이(官二代)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에 대해서는 ‘2000달러에 가까운 명품 정장을 입은 정협 위원’이라는 게시물이 돌고 있다. 리는 전날 정협 부녀자 연합 토론회에서 자신의 꽃무니 재킷과 관련, “모든 사람이 아름다움을 사랑하듯 나는 이 장소(인민대회당 내 한 회의장)에서 내 생명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면을 보여 주고 싶다. 요즘 봄 기운이 완연하다.”고 말했다고 8일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한편 공산당 간부 양성 학교인 중앙당교(中央黨校)의 왕구이슈(王貴秀) 교수는 전인대 구성원 가운데 70%는 공산당이며 30%는 기업 총수와 부유한 상인들이라는 분석을 내놨다고 둬웨이닷컴 뉴스가 전했다. 한 네티즌은 “시민들은 고물가, 취업난, 강제 토지수용, 내집 마련 등으로 시름이 깊지만 양회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위원은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차기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어디 갔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한 축인 정협 회기가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차기 퍼스트레이디로 확실시되는 정협 소속 펑리위안(彭麗媛·49)이 여태껏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군 소속 성악 가수로서 보여 줬던 왕성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남편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따라 ‘디댜오’(低調·낮은 자세) 모드로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협 사이트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단장이자 인민해방군 소장인 그는 정협 제16조 공산주의청년단체 겸 중국전국청년연합회 소속 위원으로 현재 ‘활동 중’ 상태로 표시되지만, 지난 3일 정협 개막 이후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어 인터넷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닷컴이 8일 전했다. 양회가 개막된 뒤 내외신 언론들은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정협 위원들이 주로 출입하는 인민대회당 동문 앞에 진을 치고 있으나 아직 한 번도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정협 시작 40분 전부터 대회장 자리에 앉아 개막을 기다리거나 대회장에서 다른 위원들과 사진을 찍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시 부주석의 세계 무대 데뷔 격인 미국 방문 때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특히 짙은 화장, 과장된 헤어 스타일, 실크 드레스 등 화려한 패션도 자제한 지 오래다. 지난해 여름 공산당 창립 90주년 행사 때에는 단정한 군복 차림으로 무대에 섰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에이즈·결핵 예방 친선대사에 임명돼 공익적인 활동에 주력 중이다. 남편이 최고 지도부에 입성한 2007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출연하던 최대 버라이어티 쇼인 CCTV의 춘완(春晩)에서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정유사의 엄살 결국 거짓말한 것 아닌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어제 서울의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0.09원이 오른 2087.67원, 전국 평균은 0.98원 오른 2015.19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60일 연속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에 짓눌린 서민들로서는 절로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유사는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정유 4사가 지난해 7조원 전후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낸 만큼 ‘성의’를 표시했으면 하는 눈치다. 반면 정유사는 지난해 정부의 강요로 ℓ당 100원을 내려 고통분담을 했으니 이번에는 정부가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내릴 차례라고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 이후 정유사와 주유소의 폭리구조를 파헤치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정유사가 국제 원유가격 상승시 상승폭보다 국내 기름값을 더 올리고, 하락시에는 덜 내리는 ‘비대칭성’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자 정유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은 내수시장에서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 수출을 통해 달성한 결과라며 기고만장한 자세로 나왔다. 그러나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정유사들은 수출가격보다 국내시장에 경유는 ℓ당 15원, 휘발유는 7원 비싸게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도 지난해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이 국제 휘발유가격 인상폭보다 ℓ당 25.16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폭로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2분기 ℓ당 100원 인하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느니, 이익의 80~90%가 석유제품 수출과 산업용 윤활유 등에서 나왔다느니 하는 거짓 엄살을 더 이상 늘어놓아선 안 된다. 독과점 구조에 안주해 내 주머니만 채우려다가는 반드시 역풍을 부르게 된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유류세 인하 등 선제대응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를수록 정부와 정유사의 배만 불리는 유류 공급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시장과 경쟁이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대륙의 두 얼굴… 27억빌라 없어 못팔고 사글세 없어 못살고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대륙의 두 얼굴… 27억빌라 없어 못팔고 사글세 없어 못살고

    “춘절 이후 열흘 만에 1500만 위안(약 27억원)짜리 빌라가 2채나 팔렸습니다.” 지난 1일 중국 선전시에서 만난 중원(中原)부동산 관계자는 흥분해서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내리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대도시의 집값이 40% 폭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고가의 주택들은 거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반면 선전시 외곽의 공장지대에 사는 시민들은 월 1000위안(약 18만원)의 방 하나짜리 월세 집에서 2~3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야간 근무까지 해서 한달에 받는 임금은 3000위안(54만원) 선. 고향에 1000위안 정도 보내고 숙식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은 1000위안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의 생활로 본 중국의 쌍둥이 불균형(지역 경제 차·소득 양극화)은 심각했다. 버스 요금이 2.5위안(약 450원)에서 3위안(540원)으로 오르면서 전동자전거를 이용한 불법 영업이 크게 늘고 있다. 주민들은 기본요금만 13위안(2600원)인 택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고물가 탓에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 소속 주재원 김모(45)씨의 생활도 팍팍해졌다. 130㎡ 규모의 월세는 2009년 1만 5000위안(약 270만원)에서 올해 초 1만 8000위안(약 324만원)으로 올랐다. 휘발유는 ℓ당 7위안(약 1260원) 선에서 8.5위안(약 1530원)으로, 우유나 휴지는 각각 5위안(900원), 3위안(540원)씩 올랐다. 소득 양극화 문제와 함께 지역 경제 차도 큰 문젯거리로 꼽힌다. 2010년 선전시를 포함한 동남 연안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전체의 51.1%다. 1978년 이 지역의 1인당 GDP는 서부 지역의 1.87배, 중부 지역의 1.75배에 불과했다. 선전시 일대 GDP는 동북부 지역의 0.98배였다. 하지만 2010년에는 서부 지역의 2.03배, 중부 지역의 1.9배, 동북부 지역의 1.34배로 뒤집어졌다. 중국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지방 정부가 소득 양극화나 지역 경제 차를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1994년 세금개혁 이후 중앙 정부가 세입을 흡수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제조업 공장마저 떠나기 시작하면서 세수는 더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방정부는 남아 있는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고, 이는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근로자 임금의 10%를 걷어 이들이 추후 주택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거주보조금’이 기업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선전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유모(41)씨는 “회사와 근로자가 각각 임금의 5%씩을 거주보조금으로 납부한다.”면서 “하지만 공장 근로자들은 주택을 구입하기도 어렵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도 많이 해 지방정부의 곳간에 쌓이는 돈일 뿐”이라고 말했다. 선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선전은 어떤 곳 중국 광둥성 남부에 있는 도시로 광둥성과 홍콩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조그만 국경도시에 불과했지만 1980년 중국에서 제일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공업도시로 변모했다. 개혁파와 보수파가 갈등을 겪었던 1992년 덩샤오핑은 이곳에서 남순강화를 시작하면서 성장 제일주의로 중국 경제의 가닥을 잡았다.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6년 이곳을 시찰해 관심을 모았다. 선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타이완 부품 생산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둥관(?莞)시와 함께 세계 부품 산업의 1번지로 불린다. 특히 선전은 바다를 접하고 있어 해양 물류 산업도 발달, 중국 부품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방법이야 어찌 됐든 푸틴 덕에 경제가 나아졌다. 검증된 후보가 푸틴밖에 없지 않은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서북부 ‘1905년’역 인근의 한 사무실. 이 회사에 3년째 근무 중인 빅토리아(29·여)는 “대선 후보 중 누굴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기권하지 않는다면 푸틴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동료 로만(32)과 알렉산드라(31·여)도 검증된 후보라는 점에서는 푸틴에 나은 점수를 줬다. 이날 방담을 나눈 30대 안팎의 남녀 직장인 3명과 러시아 고등경제대 신입생 4명 등 러시아 청년들은 높은 전세가와 고물가, 대학 등록금 문제와 낮은 취업률 등 우리나라 청년층과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푸틴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친구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푸틴의 풍자물을 돌려 보는 등 ‘최고 지도자’의 권위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인상을 풍겼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흔치 않았던 현상이다. 러시아 청년 7명이 전하는 고민과 러시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로만과 그 동료들은 매달 2500달러(약 28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는다고 했다. 러시아 근로자의 평균급여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은 “중산층 소득수준은 된다.”면서도 “집세로 1000달러 이상을 내고 나면 저축할 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 중 다수는 직장 때문에 이주해 온 외부인인데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내집 장만은 꿈도 못 꾼다. 신용대출을 받고 평생 조금씩 갚아가는 게 많은 시민들의 현실이라고 한다. 또 돈벌이를 위해 ‘투잡’(two-job)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라는 “전문성을 살려 통역이나 법률 자문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21년 전 붕괴한 옛소련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로만은 “페레스트로이카(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 조치) 이전에는 상점에 물건이 없어 20시간씩 줄섰던 기억 등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이들 부모 가운데 “모든 것이 예측 가능했던 그때가 좋았다.”고 옛소련에 대한 향수를 품는 이도 있단다. 하지만 최근 20여년간 옛소련 붕괴와 채무지불유예(디폴트) 선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차례 대혼란을 겪은 탓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지향하는 인상이 짙었다. 경험 많은 푸틴에 유권자가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큰 듯했다. 이들은 “푸틴 외의 후보들은 당선이 목표인지, 출마가 목표인지 모르겠다.”거나 “새로운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측근들이 중앙에 들어오면서 부패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선은 사실상 경쟁구도가 아닌 푸틴에 대한 신임투표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후보가 없어 기권할 생각”이라는 로만의 답변에는 경쟁력 있는 야권 주자가 등장한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새 인물이 바람을 탈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했다. 모스크바 동북부의 고등경제대 강의실에서 만난 4명의 학생들도 등록금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안겔리나(18), 콘스탄틴(19), 예카테리나(19), 니콜라이(19) 등 1학년 학생들은 “학교 등록금이 2만 7500루블(약 110만원) 정도인데 다른 학교는 등록금이 40만 루블 가까이 한다.”고 말했다. 등록금이 비싸다고 느끼면 시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싼 학교에 가거나 장학금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러시아에서 5년 넘게 유학한 한 한국인은 “러시아 대학가에는 시위 문화가 없다. 특히,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회주도계층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도층에 반하는 시위를 이끌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정총선 규탄 및 반(反) 푸틴 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지만, 주변에는 참여한 친구들이 있다고 전했다. 참여 학생 중 자신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도 있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참가했다는 친구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완연한 변화의 기운도 감지됐다. 10~20대 청년들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 등을 통해 푸틴을 패러디한 사진을 돌려 본다고 했다. 또 모스크바 뒷골목에 들어가면 푸틴을 풍자하는 그래피티(벽그림)를 흔히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총리이자 대통령 후보자의 사진에 장난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다.”면서 “(푸틴 풍자물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SNS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푸틴을 진지하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SNS에서 놀이하는 과정을 통해 푸틴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dynamic@seoul.co.kr
  • 中, 월 370만원 벌어야 화이트칼라?

    2012년판 중국 ‘화이트칼라 10대 기준’이 나왔지만 조건에 맞는 사람이 별로 없어 사무직에 종사하는 고학력자들은 더 이상 화이트칼라가 아닌 도시노동자에 가깝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방 2개 주택·2700만원 자가용… 올해의 화이트칼라 10대 기준은 ▲월 수입 2만 위안(약 370만원)이상 ▲헬스 등 운동 ▲최소 방 2개 이상 주택 보유 ▲15만 위안(약 2700만원) 이상의 자동차 소유 ▲사교 모임 소속 ▲사무실 이외 지역에서도 원격 근무 가능 ▲오전 9시~오후 5시 근무시간 엄수 ▲여가 생활 ▲환경보호를 위한 저탄소 생활 실천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 소유 등이 네티즌 사이에 전파되고 있다고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27일 전했다. 그러나 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기본적으로 월 2만 위안을 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데다, 설령 2만 위안을 번다고 해도 야근 등 추가근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가시간은커녕 건강조차 챙기기 힘들다. 또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 거주자 가운데에 월 2만 위안 소득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는 나올 수 있겠지만 집값이 워낙 비싸 방 두 칸 이상의 주택 보유 조건을 충족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다른 지역 도시들의 경우 이 기준에 맞는 주택을 보유하기는 어렵지 않겠지만 월 2만 위안의 소득을 올리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반 대졸자 수입 4배 수준 신화통신은 중국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사전적 의미의 화이트칼라 계층은 늘어나겠지만 이들은 저임금과 고물가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개미족(蟻族·고학력 빈곤층)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대졸자 임금은 월 5000~7000위안 수준, 석사 학위 소지자의 임금은 1만 위안 전후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美·日 유동성 확대 → 고물가·저성장 유발

    세계 주요국의 유동성 확대 조치가 잇따르면서 유가 급등, 물가 불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민간 소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유동성’은 고물가, 저성장을 발생시킨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격한 자본 유출 등을 겪게 될 수 있다. 실물 및 금융 전 부문에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유가는 지난해 최고점과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했지만 지난달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최고점보다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제조업 경기가 좋아져 유류 수요가 많아지기보다 유동성 확장세가 이란 사태와 맞물리면서 투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미다.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가 1~2개월 지속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도 예상된다.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의 통화량은 금융 위기 이후 2.62배로 늘었다. 주요국의 유동성 증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8%로 인하했고, 금융시장은 2분기에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달 말에는 유럽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시행된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차 LTRO 당시 유럽 은행들이 대출금으로 재정 위험국의 국채를 사들인 다음 남은 자금을 우리나라 등 신흥국에 투자했는데, 이미 유럽 국채 수익률이 많이 내려간 상태여서 2차 LTRO 자금은 곧바로 신흥국이나 원자재 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실물 경제 부문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고유가다. 이란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3%(정부 전망 3.7%), 물가상승률은 5.5%(정부 전망 3.2%)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법인 108곳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10조 6000억원으로 작년 9월 말 추정치(117조 6000억원)보다 5.93% 감소했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유럽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이 중 5조원가량이 유럽계 자금이다.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등 해외 악재도 문제지만 유동성 확대로 인한 고유가나 엔저 현상이 우리나라에는 더 직접적인 위험 요소”라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4년을 맞는다. 다시 말해 이제 1년의 임기를 남겨 두게 됐다는 얘기다. 200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 차의 압승을 거두며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최근 잇따른 친·인척, 측근의 비리에다 사회 양극화의 그늘에 가려 출범 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남은 1년은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하루도 소홀함 없이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1년을 남겨 둔 이명박 정부의 경제·외교·복지정책과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공과를 짚어 본다. [경제] 금융위기 속 무역 1조달러 시대 열어… 일자리·실질소득 줄어 민생경제 신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회생을 바라는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4년 전 임기를 시작했고, 이제 시장의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는 등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제분야에 대한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와 비교하면 낙제점에 가깝다고까지 비난한다. MB노믹스의 강행으로 저성장 고물가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됐고, 일자리 감소로 민생경제가 파탄났다는 것이다. MB정부의 핵심 공약은 ‘747’(연 7% 경제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진입)로 요약되는데, 4년 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수치상으로는 목표에 미달한 게 사실이다. ●4년간 평균 성장률 3.1% 그쳐 또 MB노믹스의 핵심은 ‘낙수효과’(트리클다운)였으나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기업들을 위해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고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 그 부(富)의 효과가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밑으로 흘러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 위주의 거시정책을 지속하면서 고물가를 초래했고, 실질소득이 줄면서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9%였지만, MB 정부는 4년간 연평균 3.6%를 기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7대 수출국 도약·신용등급 상향 경제지표나 수치로 보면 지난 4년간 경제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청년실업률도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양호하며, 지난해부터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됐다. 국가채무비율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민의 정부(6.7% 포인트), 참여정부(12.1% 포인트) 때에 비해 증가속도(2.6% 포인트)가 크게 둔화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도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영토도 세계 3위로 넓어졌다. 특히 열린 고용사회를 지향하면서 공공기관 신규채용시 고졸자 비중을 올해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고졸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대표적인 현 정부의 성과로 꼽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정치] ‘脫여의도 정치’ 여당과 소통부재 불러… 세종시·신공항 등 이슈때 지원 못 받아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와의 관계를 ‘탈(脫)여의도’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여의도와 인연이 많지 않아 매인 것이 적었다는 점은 대선 때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들은 ‘여의도식 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통치’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탈여의도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발생했다. 이른바 ‘소통의 단절’이 먼저 터져 나왔다. ●특임장관 신설도 부작용만 불러 이 대통령은 특임장관직을 신설하고 당·정·청 회의체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조치로 정치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정치는 살아나지 않았다. 특임장관은 ‘위인설관’ 시비에 시달렸고, 당·정·청 회의는 청와대의 의사전달 통로쯤으로 인식됐다. 이후에는 현실로서의 정치를 외면하려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레임덕’이라는 실체를 부정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던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혹이 터져나왔는데, 사전에도 나오는 레임덕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현실성 결여를 입증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친박근혜계’의 실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야당보다는 여당과의 관계 유지에 실패하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이 직계의 관리도 원활하지 않았다. 창업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해 왔다. 이러다 보니 세종시 건설안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신축 문제 등 대형 이슈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당 내 지원도 변변히 이끌어내지 못했다. ●친이 직계 관리도 실패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 청와대와 여의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4·11 총선 공천과 관련, 청와대는 당과 연결점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관계, 4대강 정비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자력발전소 증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임기 말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복지] 역대정부 중 복지지출 최고수준 증가… 올해부터 5세이하 보육료 전액 지원 이명박 정부 들어 복지분야 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61조 4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92조 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8.5%의 증가세다. 총지출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 역시 2007년 25.8%에서 올해 28.5%로 늘었다. ●복지예산 비중 28.5%로 늘어 이처럼 늘어난 복지재원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했다. 아동·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복지수요층을 대상으로 출산부터 노후까지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생애주기별 복지제도를 구축했다.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양육 부담도 완화했다. 2008년 차상위 계층에 한정됐던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 지난해부터는 중산층(소득하위 70%)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2009년에는 양육수당을 처음으로 도입, 차상위계층 가정 보육 아동(0~2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육관련 예산을 2007년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5세 이하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보육료를 전액 지원키로 하는 등 책임보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2010년 장애인연금(대상자 32만 7000명, 월 17만 4000원)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방문목욕·간호 비용을 지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 가사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장기보험도 2008년 도입했다. 또 일선 시·군·구에 복지담당공무원을 오는 2014년까지 7000명 충원하는 등 보건·복지·고용 등 서비스를 통합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호평 특히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고립과 고독사(死)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시작해 노인들로부터 “역대 정부 정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현 정부 출범 이후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출시, 사채를 이용하거나 20~30%대의 고금리 부담을 져야 했던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 생계난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외교안보] 천안함·연평도 도발 뒤 6자회담 표류…자원·에너지외교 확대 속 CNK 잡음 이명박(MB)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비핵·개방·3000’을 핵심 대북정책으로 표방했으나 취임 4주년을 맞은 지금 이 정책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첫 단계라 할 북한의 비핵화부터 6자회담 표류 등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비핵화가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북한의 개방, 이를 통한 북한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시급한 북한 역시 임기 말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 진전에는 뜻을 두지 않고 있다. 급작스러운 도발 사태를 억지하는 등 안정적인 남북관계 관리가 당면과제가 된 셈이다. ●‘통일 항아리’엔 정치권 무관심 정부도 지난해부터는 ‘비핵·개방·3000’을 언급하는 대신,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을 앞세우고 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5·24 제재 조치 등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면서, 정상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대북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표방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조치와 남북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등 대화 여건 조성에 나섰지만 북한은 정작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책 추진에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일 항아리’ 마련 등 통일 기반 구축 정책도 정치권 등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반면 MB 정부의 외교정책은 한·미 동맹 강화 및 ‘글로벌 코리아’ 실현을 위한 국격외교 추진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를 통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바뀐 위상을 강화하고, 공적개발원조(ODA)의 확대·선진화 등을 추진한 것은 국격외교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G20(주요 20개국)의 일원으로 성장한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의미를 지닌다. ●대중·대일외교는 다소 미지근 또 적극적인 자원·에너지 외교로 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전략 지역으로의 진출 기반이 확대된 점도 현 정부 외교정책의 공으로 평가된다. 다만 CNK 사태 이후 자원외교가 위축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의 자원외교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탈북자 북송 논란에서 보듯 대중·대일 외교에 있어서는 정상 간 빈번한 셔틀외교에도 불구하고 독도·교과서·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靑 “복지예산, 감내 수준서 최대 늘린 것”

    청와대는 21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25일)을 계기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별 성과 자료집을 발간했다. 자료집은 ‘이명박 정부 4년,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400쪽 분량으로, 지난 4년간의 국정 여건과 10개 분야 117개 과제에 대한 성과를 분석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극복한 점과 든든학자금과 미소금융·햇살론 신설, 보육료 지원 확대 등을 통한 친서민 정책 확산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또 학력 차별 개선과 전관예우 근절, 공정한 병역 이행,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취약 계층 일자리 지원 등은 공정사회와 공생발전을 앞당기는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청사진 제시, 국가 온실가스 중기 감축 목표 설정 및 배출권 거래제 도입,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마이스터고 신설 등 고교 다양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 안보 정상회의·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한편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약’ 논란과 관련, “복지예산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면 결국 빚으로 갚아야 하며 결국 감당할 길은 국가 부도로 가든지, 지금 청년들이 다 갚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또 정부의 복지예산 증액에 대해서는 “(현 정부는) 속도와 원칙에서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면서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로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4년간의 경제 성과와 관련해 일부 오해가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부자 위주 정책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상·하위 각 20%의 소득 격차가 노무현 정부 시절보다 개선됐고 캐나다, 일본, 영국, 미국 등 선진국보다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협상으로 우리나라가 손해를 봤다는 데 대해서는 자동차 등 대기업의 이익 감소를 감수하며 축산농가와 취약한 제약 산업 이익을 보호했다고 반박했다. 성장 위주의 정책이 고물가를 가져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제 원유 및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이상기후, 구제역으로 농·축산물 생산이 타격을 입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길섶에서] 외식/최광숙 논설위원

    외식을 좀 꺼리는 편이다. 평소 밖에서 식사를 자주 하니 휴일에는 가급적 집밥을 먹으려 한다. 조미료가 팍팍 들어간 음식들은 먹고 나면 개운하지 않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말 집 근처에서 먹은 돈가스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 해도 종잇장처럼 얇은 돈가스를 먹어 보긴 처음이다. 야박한 인심이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었다. 회사 근처 종종 찾는 음식점 몇 군데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전엔 먹고 나면 배가 불렀는데 이젠 뭔가 허전할 정도다. 가격을 올리지 못하니 양을 팍 줄이는 것으로 고물가에 대응하는 음식점 주인들의 전략일 게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하다 싶으니 음식이 맛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집에서 먹는 수밖에. 내 돈 내고 음식 사먹으면서 기분까지 망치긴 싫다. 물가 탓인지, 고약한 인심이 물가고에 편승한 것인지 분간이 안 된다. 그렇다고 섭섭한 마음을 녹여줄 정도로 음식맛이 좋은 것도 아니다. 요즘 외식을 피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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