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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이버 출신 수지 볼프는 F1의 그리드 걸 폐지를 어떻게 볼까

    드라이버 출신 수지 볼프는 F1의 그리드 걸 폐지를 어떻게 볼까

    수지 볼프(34)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포뮬러원(F1) 윌리엄스 팀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약했다. F1의 새 주인들은 그리드 걸 제도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1일(현지시간) 결정했다. 볼프는 곧바로 짧은 기고문을 영국 BBC에 보냈다. 성의 상품화 논란을 빚은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드라이버 출신 여성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흥미로운 일면을 드러낸다고 판단해 옮긴다.25년 넘게 모터스포츠계에서 일해온 여성이란 내 처지에 비쳐볼 때 그리드 걸 때문에 내가 곤혹스럽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이 스포츠를 발전시키기 위해 F1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그리드 걸 문제를 보고 싶지도 않다. F1의 오너들은 그런 이미지가 이 스포츠를 대변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 스포츠를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드 걸은 이 스포츠의 오랜 전통이었다. 대다수 레이스에서 그들은 잘 차려 입고 나와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들을 대변해왔다.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에서는 그 나라 전통 의상인 디른들 치마를 입고 나왔고 F1 그랑프리 대회에 그리드 걸로 뽑힌다는 건 영예로 받아들여졌다. 독일 투어링카 대회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팀의 일원으로 레이스에 나설 때는 내 퍼레이드 랩 순서가 돌아오기 전에 한 그리드 걸과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의대 학생이던 그녀는 레이스카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레이스 스타트 전 그리드에 서는 일이 매우 매력적인 것 같다고 했다. 긍정적으로 지적하자면 F1 오너들은 그네들의 결정을 분명한 어조로 천명했다고 말할 수 있다. 모터스포츠에서의 여성을 대변하는 요소가 부족한 점이 밤새 바뀌지는 않을 것이지만 옳은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난 그렇게 믿는다. 난 커다란 변화를 이뤄낼 노력을 끌어올리고 재능있는 여성들을 이끌어낼 목적으로 ‘감히 달라지기’(Dare To Be Different) 운동을 창안했다. 스포츠에서 성공을 거둔 여성들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넣을 수 있는 롤모델이 되게 하자. 여학생들을 F1 쇼 카 주변에 데려가 꿈꾸게 만들자. 이 스포츠에 입문하려는 재능있는 소녀와 여성 풀을 늘려보자. 다음 세대는 팀에서나 F1 운영 체계 안에서나 현재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내 경험에 비쳐 볼 때 경쟁력이나 성과 위주 환경에서나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데 좀 더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 호기심과 희망을 갖고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드 걸은 좋아하건 싫어하건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좀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어젠다가 뭐냐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740만 동포는 공공외교 자산… 복수국적, 美공무원 진출 걸림돌”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740만 동포는 공공외교 자산… 복수국적, 美공무원 진출 걸림돌”

    중국은 최근 전 세계 화교를 중국으로 끌어들이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이번 달부터 현재 1년으로 제한된 화교의 비자 기간을 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더 많은 화교들을 본국의 경제 성장에 참여시키겠다는 취지다. 세계 각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해외 동포들을 자국 경제 발전의 동력이자 정치·외교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해외 동포들과 본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새로운 정치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것은 중동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켰지만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숙원 사업을 이룬 것이다. 이번 사태는 미국 등지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분단국으로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재외동포정책은 어떤가. 지난달 23일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 얘기를 나눴다.-해외 동포의 규모는. “중국 255만명, 미국 250만명, 일본 80만명 등 모두 740만명이나 된다. 우리 인구(5200만명)의 13%가 해외에 거주한다. 내국인과 동포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 재외동포재단이다.” -동포들과 모국이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재외동포 정책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재외동포 6000만명)과 이스라엘(700만명) 등이다. 중국은 예전부터 중화문화권을 내세워 화교들을 자산으로 삼았다. 중국이 3대 우주강국, 핵보유국이 된 것도 해외의 중국인 인재를 영입한 덕분이다. 이스라엘 역시 경제·안보 등에 해외의 유대인들이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은 전 세계 유대인들의 힘을 보여준 결정판이다.” -우리도 해외 동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나. “공공외교에서 보면 해외 동포들은 엄청난 외교적 자산이다. 해외 거주 동포들이 적은 일본이 결코 우리와 경쟁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내국인과 동포사회가 협력하면 시대적 과제인 평화통일로 가는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동포 정책을 국가적 의지를 갖고 밀어붙여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동포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해외의 한인단체 등을 지원하지만 올 예산이 613억원에 불과해 어려움이 많다.” -그런 점에서 한국계 미국인인 빅터 차의 주한 미국 대사 낙마는 아쉽다. “빅터 차 박사가 주한 미 대사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것은 한·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동포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안타깝다. 그러나 재미 동포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제2, 제3의 동포 출신 주한 미 대사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그러려면 능력 있는 한인들을 더 키워야 하지 않나. “한인들이 거주국의 주류사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실상은 정반대다. 원정 출산을 막으려고 개정한 현행 국적법은 부모가 한국 국적을 보유할 경우 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부여하는 ‘선천적 복수(複數)국적’ 을 담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복수국적을 취득한 동포들이 미국 연방공무원에 진출하려다 좌절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세월이 흐르면 해외 동포들의 정체성이 옅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은 철학과 전략을 갖고 지난 20년 동안 해외 유대인들의 정체성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보다 1년 늦은 1999년부터 재외동포에 관심을 갖고 그해 해외의 유대인 청년 9000명을 이스라엘로 초청해 10일 동안 정체성 교육을 시켰다. 이후 지난해 5만여명으로 연수 대상이 늘어났다. 여기에 쓴 예산만 한 해 1022억원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매년 예산 22억원을 들여 재외동포 청소년과 청년 1000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1주일 동안 정체성 교육을 한다. 이스라엘은 해외 동포 규모는 우리와 비슷한데 예산은 46.5배나 더 많다. 세계 최고인 유대인들의 결속력이 거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전쟁영웅인 고(故) 김영옥 대령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전쟁영웅이다. 이보다 더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그가 전역 후 30년 동안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이다. 그는 6·25전쟁 이후 주한미군의 군사고문직을 맡아 한국의 영공방어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 반대하는 미국을 설득해 우리나라 최초로 미사일부대를 창설했다. 그의 비전을 이어받아 군의 현대화작업이 계속됐더라면 사드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김영옥 대령은 한·미 동맹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얼마 전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났는데 김영옥 대령 책을 읽었다면서 김영옥 팬이라고 하더라. 주한미군사령부가 5월 용산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는데 한 건물의 이름을 김영옥을 따서 붙일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손해배상소송을 했다는데 힘들지 않았나. “미국 로펌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개인이 싸우기는 쉽지 않았다. 일본이 1965년 한·일협정으로 법적 해결이 끝났다고 주장하니까 미국 판사가 한·일협정문을 제출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한·일협정문이 영어로 된 것이 없더라. 국내에서는 영어로 된 한·일협정문을 구하지 못해 결국 미국 국가기록보존소에서 당시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미 국무부로 보낸 관련 문서를 어렵게 찾아내 그것을 복사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만큼 우리는 위안부 관련 배상을 받는 데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협정문은 당사국 언어와 제3국 언어로 작성하지 않나. 일본이 의도적으로 영어를 뺀 건가. “한·일협정문이 영어나 불어로 된 제3국어로 된 협정문이 없다는 것은 한·일 간에 해석을 놓고 의견이 다를 경우 이를 중재할 제3국어가 없다는 얘기다. 이는 일본의 의도였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본과 달리 1960년대 당시 우리 외교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역점 사업은. “동포들의 정체성 연수 숫자를 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제주도에 재외동포연수원 설립도 중요하다. 국내 남성들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후 베트남 등으로 돌아간 여성과 아이들이 어느 나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처럼 소외된 동포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는 데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bori@seoul.co.kr ■한우성 이사장은 재외동포재단 설립 이후 20년 만에 교포 출신으로 처음 재단의 수장이 됐다. 재미 언론인 출신인 그는 묻혀 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을 발굴해 재평가하는 작업을 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에 대해 “미국을 새롭게 하는 소수계 언론인”이라고 했다. 그는 6·25전쟁 때 발생한 양민학살 사건을 보도해 퓰리처상 후보로 올랐다. 미국 전쟁 영웅 16인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인 고(故) 김영옥 대령을 다룬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을 펴내 그를 미국과 한인사회, 국내에 널리 알렸다. 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을 위해 1920년 미국에 비행학교·비행대를 창설한 사실을 발굴하고, 비행장교 1호인 박희봉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그다. ▲61세, 충남 대전 ▲연세대 불문학과 ▲한국일보 LA지사 기자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이사
  • 콘텐츠진흥원 ‘세월호 블랙리스트’ 첫 확인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를 가동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인맥인 송성각 전 원장이 2016년 국정농단으로 구속됐지만 그동안 감사원 감사와 특검수사에도 콘진원의 블랙리스트 실행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진상조사위)는 1일 “콘진원이 2014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사업에서 특정 문화예술인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했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도 지원 배제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이진희 은행나무출판사 주간, 오성윤 애니메이션 감독, 최용배 영화사 청어람 대표,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 김영등 일상창작예술센터 대표, 서철원 소설가,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 (사)우리 만화연대 등 개인 7명과 단체 1곳이 블랙리스트로 관리됐다. 이들에 대한 배제 지시는 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콘진원 단계로 하달됐다. 블랙리스트 등재 사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뿐 아니라 용산참사 시국선언, 영화 ‘26년’ 제작 참여 등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전 공모사업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다 돌연 배제됐고, 블랙리스트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인 2017년에는 본심 심사위원으로 원상복귀됐다. 조사위가 콘진원의 ‘2015 만화콘텐츠 창작기반조성 연재만화 제작지원 심사결과표’를 분석한 결과, 세월호 참사를 그린 만화에는 최저점을 부여했다. 우리만화연대 소속 유승하 만화가의 ‘끈’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아픔을 밀도있게 그려내 1차 서류 평가에서 전체 77편 중 4위에 올랐다. 하지만 2차 평가에서 66위로 밀려 지원사업에서 최종 배제됐다. 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만화 ‘광야’와 국가정보원 직원이 등장하는 ‘명태’도 최종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콘진원이 사회적 이슈를 다룬 콘텐츠나 특정 문화예술인·단체를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해 심사 단계에서부터 블랙리스트를 가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 “北 열병식 연기해야”…대화 채널 가동 vs 도발 재경고

    38노스 “열병식 축소될 듯” 주장 전문가 “北 열병식 연기 안할 것”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32명이 마식령스키장 훈련차 방북한 남한 전세기로 1일 방남했다. 오는 8일 열릴 북측의 열병식 축소를 시사하는 위성영상이 공개됐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정책 차관의 ‘열병식 연기 촉구’ 언급이 대북 압박인 동시에 대화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온다. 반면 최근의 냉랭한 북·미 관계를 고려할 때 ‘평창 도발’을 경고하는 기조를 재확인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골드스타인 차관이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측의) 이 열병식이 2월 8일에 개최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우리의 희망”이라고 밝힌 뒤 1일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8일 북한의 열병식이 과거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 대화 채널이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뉴욕채널로 불리는 유엔대표부 비공식 대화 루트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모르는 북·미 직접대화가 있더라도 외려 남북대화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로 끌고 가기를 원하는 한국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측의 발언은 북측이 평창 도발로 평화올림픽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클 이바노프 미 국무부 차관보가 브리핑에 동석해 “북한과 100마일(약 161㎞)도 안 되는 곳에 있을 미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비상 대책을 마련해 뒀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38노스의 분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38노스 기고문에서 지난달 28일자 미림훈련장 위성사진에서 최소 1만 2000명의 병력과 대포, 탱크 등 중장비 110대가 포착됐다며 일부는 예비용으로 추정했다. 또 훈련장 임시 숙소로 쓸 천막촌을 세우는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미사일발사차량(TEL)과 장사정포, 미사일 수송차량 등 중장비를 두는 보관소는 총 30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북한의 열병식 규모는 과거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림훈련장은 열병식을 준비하는 곳이고 실제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봐야 한다”며 “북·미 간에 채널이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북측이 열병식을 연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측이 대가로 제시할 만한 한·미 군사연합훈련 조정 요구를 미측이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미를 회담 석상에 앉힐 구체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 지원을 받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에 키리졸브 훈련은 예전대로 진행하고, 동원훈련인 독수리훈련은 약간 축소하거나 한반도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해 볼 필요가 있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절대 한·미 공조가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구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번에 접점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긴장 완화에 집중해야 하고, 결국 북한이 미국의 대화 재개 조건인 비핵화에 의향을 보이도록 하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대통령 지지했다고 세월호 만화 그렸다고 불이익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를 가동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인맥인 송성각 전 원장이 2016년 국정농단으로 구속됐지만 그동안 감사원 감사와 특검수사에도 콘진원의 블랙리스트 실행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진상조사위)는 1일 “콘진원이 2014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사업에서 특정 문화예술인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했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도 지원 배제했다”고 1일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이진희 은행나무출판사 주간, 오성윤 애니메이션 감독, 최용배 영화사 청어람 대표,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 김영등 일상창작예술센터 대표, 서철원 소설가,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 (사)우리 만화연대 등 개인 7명과 단체 1곳이 블랙리스트로 관리됐다. 이들에 대한 배제 지시는 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콘진원 단계로 하달됐다. 블랙리스트 등재 사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뿐 아니라 용산참사 시국선언, 영화 ‘26년’ 제작 참여 등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전 공모사업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다 돌연 배제됐고, 블랙리스트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인 2017년에는 본심 심사위원으로 원상복귀됐다. 조사위가 콘진원의 ‘2015 만화콘텐츠 창작기반조성 연재만화 제작지원 심사결과표’를 분석한 결과, 세월호 참사를 그린 만화에는 최저점을 부여했다. 우리만화연대 소속 유승하 만화가의 ‘끈’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아픔을 밀도있게 그려내 1차 서류 평가에서 전체 77편 중 4위에 올랐다. 하지만 2차 평가에서 66위로 밀려 지원사업에서 최종 배제됐다. 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만화 ‘광야’와 국가정보원 직원이 등장하는 ‘명태’도 최종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콘진원이 사회적 이슈를 다룬 콘텐츠나 특정 문화예술인·단체를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해 심사 단계에서부터 블랙리스트를 가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말빛 발견] 헌법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헌법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법’ 하면 ‘어렵다’다. 어떤 법이 됐든 다 그렇다. 한 번 읽어서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모든 법의 근본이고 가장 위에 있는 헌법도 예외는 아니다. 낱말은 어렵고, 친절하지 않은 문장도 많다. 외면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로 시작하는 헌법 전문은 200자 원고지 두 장 정도 분량이다. 그런데 한 문장으로 돼 있다. 길지 않은 전문이 읽어 내려가다 보면 길게 느껴진다. 지나치게 길어 숨이 찰 수도 있다. 지난 17일 출범한 ‘알기 쉬운 헌법 만들기 국민운동본부’가 제시했듯이 ‘기망’이란 낱말은 일상에선 듣기 어렵다. 굳이 국어사전을 찾아야 알 수 있다. 헌법 12조 7항에 ‘기망’이 있다. ‘고문·폭행·협박·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에서 ‘기망’은 ‘속임수’다. 헌법의 문장들에는 헌법답지 않게 군더더기들도 있다. 이것도 헌법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이다. 이때 ‘이를’은 빼야 의미가 더 잘 전달된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다. 다른 법들에 앞서며 바탕이 된다.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헌법의 언어도 국민의 언어여야 하는 게 당연하다. wlee@seoul.co.kr
  • [인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유경민 ■교육부 △학생지원국장 정인순△대구시 부교육감 정종철△경북대 사무국장 김병규△공주대 사무국장 노재민△제주대 사무국장 임준희△교육부 신익현 오석환(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파견) 홍민식(국립외교원 파견) 전진석(국방대 파견)△경기도교육청 기획조정실장 강병구△한밭대 사무국장 오성배△교육부(세종연구소 파견) 이윤홍△대학학사제도과장 문상연△교육부 장석환△공주대 신석균△안동대 윤복규 ■원자력안전위원회 ◇과장급 전보△행정법제팀장 임영남△월성원전지역사무소장 강정환△통일교육원 교육파견 배순덕 ■소방청 △인천광역시 소방본부장 김영중△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장 조인재◇국·과장급 국내 장기교육훈련△국방대학교 교육파견 최태영△세종연구소 교육파견 황기석 ■산림청 ◇고위공무원 전보△국제산림협력관 고기연△산림보호국장 이종건△동부지방산림청장 최준석△남부지방산림청장 최수천◇과장급 전보△대변인 박현재△산림정책과장 이준산 ■국민연금공단 △4대사회보험정보연계센터장 황정규△복지사업단장 김창균◇지사장△포천철원 이은상△관악 류승훈△동작 권대식△양천 이기항△춘천 최종혁△홍천 이만현△강릉 김철호△삼척 주종규△원주 박명철△군포의왕 최호열△경기광주 조혜연△이천여주 이규호△광명 손정락△시흥 임계홍△북대전 유인규△증평 박태식△충주 주상돈△공주부여 최재붕△세종 김정연△동광주 장선주△진안 박영현△정읍 강연△남원순창 김영빈△나주 노용균△목포 김병용△해남 김완수△동대구 박경석△경산청도 전정환△경주영천 곽춘석△문경 김형동△구미 곽기정△중부산 김두용△서부산 장경수△북부산 허기도△부산사상 박하정△동래금정 김진우△동울산 박판윤△마산 문영완△거창 이상선△양산 이재용 ■한국산업인력공단 △감사실장 김성재◇국장△총무 정응기△직업능력 우봉우△일학습지원 장병현△지역산업별지원 송웅범△능력평가 이연복△전문자격 이병철△외국인력 김동호△해외취업 김혜경◇지사장△강원 장덕호△울산 김동일△경북 최재명△제주 최희숙△충북 김병주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이사△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 유대진△경영혁신본부장 장옥선△주거복지본부장 방성민△공공주택본부장 김한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산업정책연구본부장 이계임△식품·유통연구센터장 김경필△환경·자원연구센터장 정학균△농정연구센터장 김태훈△삶의질정책연구센터장 성주인△글로벌협력연구본부장 허장△통상·동북아연구센터장 문한필△FTA이행지원센터장 한석호△농업관측본부장 박기환△원예실장 최병옥△축산실장 우병준△모형정책팀장 서홍석△미래정책연구실장 김용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실장·본부장 승진△기획협력실장 홍유진△교육기반본부장 김자현(국제협력팀장 겸직)◇실장·본부장 전보△법무지원실장 이병호△경영지원본부장 김재경△청소년교육본부장 박창준(아동청소년교육팀장 겸직)△시민교육본부장 노준석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경영기획본부장 임윤기△활동진흥본부장 이현수△전략기획부장 이승우△경영혁신부장 정재경△인재개발부장 오정균△경영지원부장 신용백△참여봉사부장 이은숙<청소년활동안전센터>△활동안전부장 이성준△활동인증부장 안종배△활동정보부장 김현정<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청소년지도자연수센터 연수운영부장 이진원<국립청소년우주센터>△고객지원부장 허성광△운영관리부장 안성진<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고객지원부장 손의숙 ■세계일보 △편집인 겸 부사장 황정미△논설고문 이승현△편집국장 채희창△대외협력국장 여운상△조사국장 우상규 ■디지털타임스 ◇승진△디지털뉴스부장 김영훈 ■서울경제TV ◇보도본부△본부장 한기석△부국장 이병관◇제작본부△본부장 박인한◇광고본부△본부장 김영조△부국장 최영규△부장 이충훈 백성준◇전략기획실△실장 김세형◇채널마케팅국△부국장 조성천 ■국민대 △교학부총장 이채성△대학원장 박찬량△사회과학대학장 김도연△법과대학장 겸 법무대학원장 박정원△조형대학장 겸 디자인대학원장 강연미△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권순범△건축대학장 이경훈△자동차융합대학장 겸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겸 자동차산업대학원장 박기홍△교양대학장 이장영△교육대학원장 이수진△행정대학원장 최진식 ■한국외국어대 △부총장(글로벌) 조기성△산학연계부총장 김종석△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 이상환△KFL대학원장 김재욱△국제지역대학장 김응운△동유럽학대학장 김정환△통번역대학장 정호정△경상대학장 김문현△교무처장(글로벌) 전종섭△학생·인재개발처장(대학창조일자리본부장·서울) 김봉철△학생·인재개발처장(대학창조일자리본부장·글로벌) 김수완△행정지원처장(글로벌) 전종근△입학처장 김원회△정보지원처장 김동식△사업지원처장 권원순△외국어연수평가원장 조성은 ■신용보증기금 ◇승진 <본부장>△부산경남영업본부 장동환△호남영업본부 윤태준<본사 부서장>△고객지원부 염정원△신용보험부 김종인<영업점장>△광주첨단 이희창△광화문 이태용△대구서 정용진△동래 강성천△인천중앙 박종범△창원 고기조
  • ‘대북 군사옵션 반대’ 빅터 차 주한美대사 지명 철회

    ‘대북 군사옵션 반대’ 빅터 차 주한美대사 지명 철회

    빅터 차 “北 코피 터트리는 건 북핵·미사일 상황만 악화시킨다” 1년 넘긴 주한美대사 공백 ‘최장’ 美언론 “대북 매파·정치인 기용”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교수가 30일(현지시간) 낙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주 차 교수에게 지명 철회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마친 대사 내정자를 낙마시킨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W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차 교수가 백악관과 대북정책·무역정책 등에서 이견을 보인 것을 지명 철회의 결정적 이유로 분석했다. WP는 ‘대북 정책의 의견 차가 백악관의 주한 미국대사 선택을 무산시켰다’는 기사에서 차 교수가 지난해 1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북한의 핵 관련 시설 등을 정밀 타격하는 전략을 뜻하는 이른바 ‘코피 전략’(bloody nose)에 우려를 표명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 등도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차 교수는 지난해 여름 대사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언론이나 공식 석상 등에서 한반도 관련 개인 의견을 거의 표명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빅터 차 교수는 이날 WP에 ‘북한의 코피를 터트리는 것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어 이 같은 관측을 일정 부분 확인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 프로그램을 단지 늦출 뿐이며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차 교수가 백악관으로부터 ‘한국 내 미국 시민들의 철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도 받은 것으로 전했다. ‘비전투원 소개 훈련’(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NEO)은 유사시 해외 거주 미국인을 제3국으로 대피시키는 훈련으로 보통 군사적 충돌이 있기 전 취하는 조치다. 기사는 백악관이 대북 군사옵션에 부정적인 차 교수가 만일의 사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차 교수 부부의 과거 한국 사업 거래가 낙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새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더욱 강경한 대북 매파 인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P는 백악관이 정치인 출신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차 내정자의 낙마 소식에 한국 정부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이지만 공식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확인해 줄 사안은 없다. 미국 정부가 설명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1년을 넘긴 주한 미국대사 공백은 상당 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이는 광복 이후 주한 미국대사 최장기 공백이다. 1949년 4월 초대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한 이래 공백이 10개월 이상 이어진 적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 독일, 호주, 터키, 카타르 등의 대사도 아직 공석으로 남겨 두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지성호는 누구?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지성호는 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북한 정권을 비난하며 탈북민 지성호씨를 지목해 화제다.그는 “그 어떤 정권도 잔인한 북한 독재자만큼 시민들을 완전히, 그리고 잔인하게 억압하지 않았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또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는 빠른 시일에 우리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 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웜비어, 2006년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지성호씨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씨에 대해 “북한 정권의 목격자”라며 그가 탈북에 이른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날 지씨는 백악관의 초정을 받고 국정연설을 직접 참관했다. 2006년 남동생과 국경을 넘은 지씨는 한쪽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이다. 1996년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기차에서 석탄을 훔치다 사고를 당했다. 제대로 치료받지도 못한 채 먹고 살기 위해 중국을 오가다 보위부에 발각돼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먼저 탈북했고 그가 남동생과 뒤를 이었다. 아버지는 두만강을 건너다 잡혀 고문 끝에 사망했다. 라오스·미얀·태국 등을 거친 1만㎞ 여정 끝에 마한국에 정착한 뒤, 현재 그는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 대표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왜 인도는 6300만명 넘는 여성을 ‘실종’으로 처리했을까?

    왜 인도는 6300만명 넘는 여성을 ‘실종’으로 처리했을까?

    인도에서는 여자 아이를 낳거나 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여전히 죄 없는 많은 여성들이 핍박을 받는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는 뿌리 깊은 남아 선호사상으로 인도 전역에 6300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통계적으로 ‘실종’ 처리 되어있으며, 2100만 명의 여아가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9일 인도 정부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왜곡된 남녀 성 비율은 주로 성별 선택적 낙태(sex-selective abortions)와 남자 아이에게 더 나은 영양섭취와 의료·교육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라고 한다. 또한 보고서는 아들이 태어난 가족들은 딸이 태어난 가족에 비해 출산 계획을 중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도 밝혔다. 인도에서 성별 낙태는 불법이며 의사도 태아의 성별을 밝히는 것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방사선 전문의들이 이 규정을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도사람들은 아들 출생은 축하받을 일이며 가족의 자긍심으로 삼는 반면, 딸 출생은 수치심으로 여긴다. 심지어 딸의 결혼지참금으로 인해 지게 될 막대한 빚을 미리 걱정해 슬퍼하는 부모도 있다. 해당 보고서는 부가 증가한다고 해서 가족들 사이에 남아있는 남아선호사상이 불식되는 건 아니라고도 전했다. 뉴 델리를 포함해 비교적 부유한 일부 지역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한 여성들도 시어머니로부터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수석 경제 고문 아르빈드는 “남아선호사상은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골칫거리다. 아마 천년 전부터 일지도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최교일, 여상규 등 자유한국당 수난시대

    최교일, 여상규 등 자유한국당 수난시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연 사흘 실검을 장악하고 있어 관심이다. 최교일 의원, 여상규 의원이 주인공들이다.지난 29일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며 그 배후에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현 한국당 의원이 있다고 지목했다. 최 의원은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했던 대표적인 검찰 인사다. 그런 그가 검찰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무마했다는 데 안팎에서 비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 의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지난 2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시작됐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날 1980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안전기획부가 당시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근무하던 석달윤 씨를 고문 수사를 통해 간첩으로 조작한 사건을 소개했다. 당시 1심 사건 담당 판사였던 여상규 의원은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석씨는 1998년 가석방됐고, 2009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여 의원은 제작진과 통화에서 “석달윤씨를 혹시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재판을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 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거는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말하곤 전화를 끊었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상규 국회의원직을 박탈해달라”며 올라온 글이다. 29일 현재 이 게시판에는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을 처벌하거나 파면해달라는 글이 40여개 올라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열에 여덟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니

    어제 발표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합동조사 결과는 참담하다. 1190개 공공기관, 지방공공기관, 기타 공직유관단체 중 946개 기관에서 4788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전체 기관의 80%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게 나라냐”, “헬조선”이라는 자조와 탄식이 나오지 않는 것이 되레 이상한 일이다. 부정청탁·지시 및 서류조작 등 명백하게 채용비리 혐의가 확인된 109건을 수사 의뢰하고 255건은 징계를 요구한 정부의 조치는 당연하다. 채용비리가 적발되지 않은 기관이 전체 공공기관의 불과 2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국민적 분노와 충격을 사기에 충분하다. 현재 수사 의뢰 또는 징계 대상에 포함된 공공기관 현직 임직원만 무려 197명에 이른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정부는 이들을 즉시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비리에 연루된 8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나머지 현직 직원 189명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이 기소하면 즉시 퇴출시키기로 했다. 채용비리를 엄단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이번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행태를 보면 요지경이 따로 없다.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과정은 흡사 ‘공작’ 수준에 가깝다. 당초 기준과 다른 채용 공고문을 내고, 서류 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하고, 면접 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편성해 ‘맞춤형’ 관리를 함으로써 특정인을 합격시켰다. 심지어 채용시험에 응하지 않은 이에게 면접 기회를 주고, 자격이 안 되는 유력 인사의 자녀를 채용하기도 하고,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용이 부결되자 고위 인사 지시로 위원회를 다시 열어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만들었다. 채용 비리 작업과 절차는 이처럼 은밀하고도 치밀했고, 탈락 위기에 처하면 구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열정으로 공공기관이 맡은 일을 제대로 했다면 공공개혁은 일찌감치 성공하고도 남았을 터다. 공공기관은 보수도 좋고 복지 헤택도 많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청년들에게 배신과 좌절감을 주는 채용비리는 그들에게 단순히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꺾는 것이나 다름없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이들을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반사회적 범죄자로 낙인찍어야 할 이유다. 건강한 사회, 신뢰 사회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라고 질타한 것도 그래서다. 정부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부정 합격자가 기소될 경우 즉시 퇴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공공기관이 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무관용의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채용비리 처벌과 대책이 말잔치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 엄정한 잣대로 수사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트럼프, 뮬러 해임 시도에… 공화당마저 ‘특검보호법’ 밀어주기

    親트럼프파 법안 통과에 부정적 백악관 “해임 언급 없었다”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내에서도 ‘뮬러 특검 보호’ 법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뮬러 특검 보호 법안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ABC 방송에서 “우리나라는 트럼프 이전에도, 이후에도 법치국가”라며 “나는 뮬러 특검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8월 자신이 공동발의한 ‘뮬러 해임 방지법’을 언급했다.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해 공동발의한 이 법안은 대통령의 특검 해임 결정이 효력을 발휘하기 전 연방판사 3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수전 콜린스(메인·공화당) 상원의원도 CNN에서 “최근의 관련 보도들을 고려할 때 뮬러 특검의 해임을 막을 법적인 추가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파들은 법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뮬러 특검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크 쇼트 백악관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에 대한 해임을 말한 걸 들은 적이 없다”면서 뮬러 특검 해임 언급 자체를 부인했다. NYT는 최근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해임을 지시했지만, 도널드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의 강한 반대에 이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며 NYT의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푸틴 대항마’ 대선출마 막자… 러 대규모 反정부 시위

    ‘푸틴 대항마’ 대선출마 막자… 러 대규모 反정부 시위

    전국 수십 곳 푸틴 연임반대 시위 240명 연행 미신고 집회자 처벌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 28일(현지시간) 전국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연임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였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출마가 좌절된 데 대한 대선 보이콧을 촉구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대도시 수십 곳에서 나발니의 지지자들과 푸틴 대통령의 연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가짜 선거’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모스크바 시민 4000여명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사기꾼과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에 참여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참가자 안드레이 페트로프는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이 수렁에서 사는 데 지쳤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영하 45도의 혹한을 맞은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우랄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시장을 포함한 시민 1000여명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막은 푸틴 정부에 항의했다. 나발니는 트위터에 “당신들은 나를 위해 결집한 게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미래를 위해 모인 것”이라는 글을 올려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모스크바 시위대에 둘러싸였던 나발니는 시위대 수백명과 함께 연행됐으나 이날 밤 풀려났다. 그러나 경찰은 나발니가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240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선 이미 총리직까지 포함해 18년간 집권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그가 3월 대선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변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이번 대선에서 그에 대적할 유일한 야권 후보로 꼽혀 왔다. 그러나 2009년 키로프주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 정부 산하 산림 벌채·목재 가공기업 소유 제품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5년 징역,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출마가 좌절됐다. 나발니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략적 유죄 판결이라며 맞서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文대통령 연쇄 ‘평창외교전’… 14개국 정상급과 따로 만난다

    文대통령 연쇄 ‘평창외교전’… 14개국 정상급과 따로 만난다

    美 펜스 부통령·中 한정 상무위원 4강 정상 중엔 日 아베만 참석 위안부 합의·북핵 논의 가능성 北 김여정·美 이방카 방한도 촉각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2월 9~25일)을 계기로 방한하는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와 연쇄 ‘평창외교전’을 펼친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당일인 다음달 9일 정상급 외빈을 위한 리셉션을 주최하는 한편 독일, 슬로베니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14개국 정상급 인사와 오·만찬을 겸한 별도 회동을 한다.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9일 “총 92개국에서 2943명 규모의 선수단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애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중에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참석한다. 한·일 양국은 다음달 9일 평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 북한 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선 한정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다. 청와대는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은 러시아 선수단 도핑 스캔들로 불투명해졌다.주변 4개국 방한 인사의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북한에서 내려올 고위급 대표단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측 대표단장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펜스 미 부통령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과의 접촉 내지 조우 여부도 주목된다. 어떤 형식으로든 평창에서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면 이를 가교 삼아 남북 대화에 이은 북·미 대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파견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을 보낸다면 ‘북·미 여성 실세’의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이 포함된 고위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 정상급 외빈들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한국을 찾는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일요일이었던 어제, 28일 화제의 인물이 누구였는지 아십니까. 아픈 발로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고 금의환향한 정현 선수도, 밀양 화재 참사에서 환자를 구하다 숨진 당직 의사도 아니었습니다.이날 하루 종일 소셜미디어(SNS)와 주요 포털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습니다. 전날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덕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고문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다뤘습니다. 1980년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일하던 석달윤씨는 잔혹한 고문 수사로 간첩 혐의를 뒤집어 썼고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풀려나 2009년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습니다.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은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사였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여 의원에 전화를 걸어 “당시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못 느끼느냐”고 물었고 여 의원은 “웃기고 앉아 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 의원은 자신의 판단으로 18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습니다.영화 1987이나 변호인에서 보듯 1980년대 간첩조작단 사건과 고문 수사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의 인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잔인한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날 여 의원 외에 또다른 한 명이 정확히 반대되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간첩조작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도와 누명을 벗겨준 사람입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 당시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15년간 징역을 산 신귀영씨 일가의 재심사건을 맡아 29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1980년 2월 외항선원이던 신귀영씨 등 일가족은 부산 기장 집에 들이닥친 부산경찰국 대공분실 수사관에 강제로 끌려가 구속됐습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부이자 귀영씨의 형인 수영씨의 지시에 따라 부산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한 뒤 이를 재일동포에게 돈을 받고 넘겼다는 혐의였습니다. 신씨 일가는 물고문, 전기고문, 무차별 구타를 당한 끝에 간첩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이듬해 6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았습니다. 귀영씨와 그의 사촌 여동생 남편인 서성칠씨는 각각 징역 15년, 귀영씨의 당숙 신춘석씨는 징역 10년, 귀영씨의 친형 복영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습니다. 서씨는 1990년 옥중에서 세상을 떠나고 복영씨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2000년 사망했습니다.1994년 만기를 채우고 출소한 귀영씨는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소개로 문재인 당시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문 변호사는 오랜 복역으로 어려운 신씨의 집안사정을 고려해 사비를 털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문 변호사는 이후 자신의 자서전 ‘운명’에서 “판결문만 훑어도 조작된 사건임이 분명했다. 그때만 해도 그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시기였다. 그런 만큼 재심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야, 다른 억울한 사람들도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 사건을 맡았다”고 회고했습니다. 1994년 11월, 문 변호사는 “조총련 간부가 아니어서 귀영씨에게 지령을 내릴만한 지위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수영씨의 진술서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구속영장 없이 40~67일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1, 2심은 모두 재심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수영씨의 진술서만으로 무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고 경찰관의 고문 및 감금 행위도 별도의 확정판결이 없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문 변호사는 ‘운명’에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재심 사유를 다르게 구성해 다시 재심 청구를 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과거 간첩사건 재판 때 간첩 행위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던 증인을 소환했다”고 적었습니다. 목격자 박모씨는 “귀영씨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고 증언했지만 관련 장소엔 도로가 없었고, 박씨는 증언이 고문에 못 이긴 위증이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문 변호사는 1999년 7월 다시 재심을 청구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산고법에서 막히고 말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위증 혐의는 최종 확정판결이 있어야 재심 청구 사유가 됩니다. 그러나 박씨의 위증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린 상태라 다시 재판을 열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귀영씨 등은 더는 소송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자포자기한 상태였지만 문 변호사의 노력과 집념에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슬렀다고 합니다.결국 세번의 재심 도전 끝에 2009년 8월 21일 귀영씨 등 4명은 무죄를 받았습니다. 2011년 3월에는 부산 고법이 “피고인 대한민국 정부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 37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귀영씨는 “너무 늦었지만 결실이 나와 눈물이 흘렀다. 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과 특히 1994년 처음 이 사건을 맡아 사비로 일본에 가서 자료 수집을 하는 등 헌신한 문재인 변호사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귀영씨는 국가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 중 1000만원을 같은해 6월 노무현재단에 보냈습니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방송 인터뷰에서 신귀영씨 사건에 대해 “변호사를 하는 동안 거둔 아주 큰 보람 중 하나였다”면서 “그분들은 젊은 시절을 몽땅 감옥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그 억울함을 밝혀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여상규 의원께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아직도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 하시느냐구요. ▶ “웃기고 앉아 있네”···‘간첩 조작’에 억울한 옥살이 판결한 여상규 반응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여상규 “웃기고 있네” 발언에 손혜원 “당신은 웃깁니까?”

    여상규 “웃기고 있네” 발언에 손혜원 “당신은 웃깁니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일침을 가했다.손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은 웃깁니까? 우리는 피눈물이 납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 의원의 기사를 링크했다. 이후 2시간 후 손 의원은 여 의원을 비판한 한 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깨진 쪽박은 어디서나 새기 마련이다”라는 여 의원을 언급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판사로 재직했던 여 의원이 1981년 석달윤 씨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석씨는 간첩 조작 사건의 고문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석씨의 아들은 방송에서 “남자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는 고문이라든가 양쪽 종아리 무릎 뒤에 각목을 끼워 매달아 놓는다든가 했다”며 “검사 앞에 얘기하면 되겠지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검사가 공소사실을 내리치면서 다시 데려가서 다시 해오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씨는 18년형을 살고 1998년 가석방됐다. 2014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 의원은 당시 씨의 1심을 맡았던 판사였다. 여 의원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통화에서 “당시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느끼지 못하냐”는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말했다. 방송 직후 여 의원의 발언은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고, 이날 온종일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는 여 의원의 이름이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 의원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구 제국’ 이케아 창립자 91세 별세

    ‘가구 제국’ 이케아 창립자 91세 별세

    스웨덴의 글로벌 조립가구 업체 이케아(IKEA)의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가 28일 별세했다. 91세.AP통신에 따르면 캄프라드는 27일(현지시간) 스웨덴 남부 스몰란드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과 지인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이케아가 자사 웹사이트 뉴스룸을 통해 밝혔다. 1926년 스몰란드에서 태어난 캄프라드는 5살 때부터 이웃들에게 시계나 연필, 볼펜 등을 팔아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다. 난독증을 앓았지만 사업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던 그는 1943년 17살의 나이에 이케아를 설립했다. 모든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다양한 가정용 가구를 제공해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꾸리는 것을 돕겠다는 비전 하나로 이케아를 전 세계를 아우르는 가구 제국으로 발전시켰다. 조립식 가구와 셀프 서비스 등의 판매전략 덕분에 이케아는 2017년 기준 세계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재산은 524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로 패스트 패션(SPA) 브랜드 ‘자라’로 유명한 스페인 인디텍스그룹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에 이은 유럽 2위 부자다. 그는 1988년 이래로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고문으로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캄프라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매우 검소하게 생활했다.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벼룩시장에서 옷을 사입는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스웨덴 TV4 채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벼룩시장에서 사지 않은 옷이 없다”며 “내가 모범이 되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뼈아픈 과거도 있다. 10대에 스웨덴 나치 운동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자서전에 언급한 캄프라드는 1994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인생에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결국 쪼개진 국민의당

    결국 쪼개진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평화당’(민평당) 창당을 추진한 통합 반대파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안 대표와 바른정당 통합파 지도부는 비공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통합 반대파 의원 등 당원 179명의 당원권을 2년간 정지하는 비상징계안을 의결했다. 징계 대상에는 민평당 창당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천정배·정동영·박지원 의원 등 호남 지역구 중진 의원이 포함됐다. 또 창당 발기인에 들어가 있지 않지만 국민의당 전당대회 의장이면서 안 대표의 통합 추진에 반대해 온 이상돈 의원도 징계 대상에 들어갔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다음달 4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 앞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민평당 창당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모두 2485명이다.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천정배·정동영·조배숙·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광수·김경진·김종회·박주현·박준영·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선수·가나다 순) 의원 등 모두 16명이 함께했다. 또 동교동계인 권노갑·정대철·이훈평 전 의원 등 국민의당 상임고문 및 고문단 16명도 발기인에 참여했다. 고문단은 안 대표의 비상징계안에서 제외됐다. 신용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창당 지지를) 철회해 주면 좋겠고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탈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유임 고양시장 후보 출판기념회에 민주 경기지사 후보 전원 참석

    김유임 고양시장 후보 출판기념회에 민주 경기지사 후보 전원 참석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후보인 김유임(53) 경기도의원 출판기념회에 경기지사 민주당 후보 3명 모두가 참석해 주목 받았다. 27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김유임의 새로운 고양, 살림공동체’를 주제로 열린 출판기념회에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지자 3000여명이 대거 몰렸다. 특히 양기대 광명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전 경기도당 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경기지사 후보 3명 모두가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동영상 축사로 대신했다. 우원식 원내 대표는 축사에서 “낮은 곳에서 약한 자들을 살펴보려고 하는 노력이 책 안에 담겨 있어 마음에 연대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김유임 의원이 새로운 고양,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일에 열정과 경험으로 대들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전해철 전 경기도당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낙선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고비가 많았는데 김유임 의원이 경기도와 여성계를 대표해서 한번도 내세우지 않고 낮은 자세에서 일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이대 동창인 서영교 의원은 “1987년 박종철 사망 이전에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물고문과 모진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끝까지 나에 대한 정보를 말하지 않았다”며 김 의원을 ‘의리의 리더’라고 소개했다. 고양시가 지역구인 유은혜 의원은 “김유임 의원이 새로운 고양시,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꿈을 펼치는 고양시를 만드는데 동지의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적극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한다면 한다는 의지와 준비된 리더쉽으로 ‘네편내편’없는 새로운 고양을 만들겠다”며 출마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민주당 고양시장 후보 경선에는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던 김영환 도의원, 박윤희 전 시의회 의장, 이재준 도의원, 최성 현 시장도 참여할 전망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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