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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믿을 수 없어… 형제복지원 농성 멈출 수 없습니다”

    “국가 믿을 수 없어… 형제복지원 농성 멈출 수 없습니다”

    “‘국가는 왜 날 가뒀나’ 이 의문을 푸는 진상 규명이 우리에겐 생존입니다. 그때 기어이 살아남았고, 지금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우리는 ‘피해 생존자’입니다.”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228일째 농성 중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모임의 대표 한종선(42)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씨가 오랜 농성으로 건강이 나빠져 광주광역시 한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다 퇴원한 지 이틀 만이었다. 유난히 더웠던 이날 한씨는 “이런 날씨엔 복지원에서 관리자가 수용자를 뜨거운 햇볕 아래 고문하듯 세워 놓고 넘어지면 마구 때렸다”고 회상했다. 한씨는 군부 독재 시절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자행된 인권 유린의 피해자이자 어렵게 목숨을 이어 온 생존자다. 당시 정부는 30여개 수용시설을 지원해 거리의 부랑인을 해결하려고 했다. 부산 형제복지원에는 수천명이 불법 감금됐다. 한씨는 1984년 누나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입소해 3년 동안 강제 노역과 구타에 시달렸다. 최소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 사건은 1987년 세상에 알려졌고 시설은 폐쇄됐다. 잊혔던 이 사건은 한씨가 2012년 국회 앞 농성을 시작하며 환기됐다. 한씨가 농성을 시작하게 된 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면서부터다. 한씨는 “공사판에서 몸을 다쳐 일할 수 없게 돼 2007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하러 구청에 갔다가 아버지와 누나의 생존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와 누나는 ‘형제복지원 트라우마’로 정신병원에 있었다. 한씨가 나선 이후 100여명의 피해자들이 연락해 왔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생겼고, 국회에는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됐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에선 외압 의혹이 제기됐던 관련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왜 아직 농성을 하느냐는 질문에 한씨는 “우리는 국가 폭력의 피해자여서 국가 기관을 잘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겉으로 보기엔 변화가 생긴 것 같지만, 실제로 크게 바뀐 것은 없다”면서 “특별법은 국회에 걸려 있고, 검찰도 이제야 우리를 불러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씨를 비롯해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피해자’ 대신 ‘피해 생존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는 의미와 피해를 딛고 앞으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미가 모두 포함된다. 한씨는 “‘국가는 왜 날 가뒀나’라는 질문에 국가가 제대로 답해야 비로소 피해 생존자들은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씨는 고통스러운 삶에 주저앉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고 싸우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재단법인 진실의힘 ‘제8회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식은 유엔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을 맞아 26일 서울 남산 문학의집에서 열린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국가 믿을 수 없어… 형제복지원 농성 멈출 수 없습니다”

    “국가 믿을 수 없어… 형제복지원 농성 멈출 수 없습니다”

    “‘국가는 왜 날 가뒀나’ 이 의문을 푸는 진상 규명이 우리에겐 생존입니다. 그때 기어이 살아남았고, 지금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우리는 ‘피해 생존자’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228일째 농성 중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모임의 대표 한종선(42)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씨가 오랜 농성으로 건강이 나빠져 광주광역시 한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다 퇴원한 지 이틀 만이었다. 유난히 더웠던 이날 비닐하우스 농성장에 앉아 있던 한씨는 “이런 날씨엔 복지원에서 관리자가 수용자를 뜨거운 햇볕 아래 고문하듯 세워 놓고 넘어지면 마구 때렸다”고 회상했다. 한씨는 군부 독재 시절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자행된 인권 유린의 피해자이자 어렵게 목숨을 이어 온 생존자다. 당시 정부는 30여개 수용시설을 지원해 거리의 부랑인을 해결하려고 했다. 부산 형제복지원에는 수천명이 불법 감금됐다. 한씨는 1984년 누나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 당시 어려운 형편에 아이들을 방치하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밥 꼬박꼬박 주는 좋은 복지원’이라는 세간의 소문과 달리, 한씨와 누나는 형제복지원에 3년 동안 감금돼 강제 노역과 구타에 시달렸다. 12년간 최소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 사건은 1987년 세상에 알려졌고 시설은 폐쇄됐다. 부랑인 불법 감금의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제410조는 결국 폐지됐지만,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은 결국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국가 차원의 조사도 없었다. 그렇게 이 사건은 조용히 묻혔다. 잊혔던 이 사건은 한씨가 2012년 국회 앞 농성을 시작하며 환기됐다. 한씨가 농성을 시작하게 된 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면서부터다. 한씨는 “공사판에서 몸을 다쳐 일할 수 없게 돼 2007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하러 구청에 갔다가 아버지와 누나의 생존을 알게 됐다”고 했다. 20년 만에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에 곧장 달려간 주소에는 한 정신병원이 있었다. 고통스러운 형제복지원의 기억이 한씨 아버지와 누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것이었다. 한씨는 “그때까진 나보다 더 똑똑한 지식인들이 이 사건을 밝혀주겠지 믿었는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더라”면서 “더는 기다려선 안 되고 직접 나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씨가 나선 이후 100여명의 피해자들이 연락해 왔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생겼고, 국회에는 ‘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됐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에선 외압 의혹이 제기됐던 관련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왜 아직 농성을 하느냐는 질문에 한씨는 “우리는 국가 폭력의 피해자여서 국가 기관을 잘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겉으로 보기엔 변화가 생긴 것 같지만, 실제로 크게 바뀐 것은 없다”면서 “특별법은 국회에 걸려 있고, 검찰도 이제야 우리를 불러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특별법은 19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고, 검찰 조사는 1차적으론 울산에 파견된 형제복지원생 사망 사건을 덮은 검찰의 외압 사건에 대한 재조사다. 한씨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더 많은 피해 생존자가 드러나 진상 규명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특성상 여전히 국가 권력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피해 생존자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비교적 많은 자료가 남아 있는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에 돌입하면 당시 전국에 비슷하게 운영됐던 선감학원 등 36개 시설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씨를 비롯해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피해자’ 대신 ‘피해 생존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는 의미와 피해를 딛고 앞으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미가 모두 포함된다. 한씨는 “‘국가는 왜 날 가뒀나’라는 질문에 국가가 제대로 답해야 비로소 피해 생존자들은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씨는 고통스러운 삶에 주저앉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고 싸우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재단법인 진실의힘 ‘제8회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식은 유엔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을 맞아 26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에서 열린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송충이 잡기/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송충이 잡기/손성진 논설고문

    그 많던 송충이가 어디로 갔을까. 송충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겠지만 나무가 울창해 잘 눈에 띄지 않는다고도 한다. 지금의 재선충만큼 과거에는 송충이가 소나무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다. 수십 년 전 송충이 잡기는 파리 잡기, 쥐 잡기와 함께 국가적 과업이었다. 가뜩이나 황폐했던 산은 송충이의 창궐로 벌거숭이가 됐다. 전국 산림의 70~80%가 송충이로 뒤덮였으니 중과부적이었다. 약품이 효과가 빠르겠지만 예산이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손으로 직접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번식력이 워낙 강해 전멸시키지 않고는 다음해가 되면 똑같은 상황이 됐다. 오뉴월이 되면 학생, 공무원, 군인 등이 각지의 산으로 동원돼 송충이를 잡았다. 1964년에 전국적으로 송충이가 창궐했는데 ‘총 대신 손을 쓰는 유격전’이란 표현으로 신문은 군인들의 송충이 잡기를 보도했다. 그때는 6·3 사태로 계엄령이 내려져 있었는데 군인이란 바로 계엄군이었다. 주둔지 인근 야산에 출동한 계엄군은 송충이를 여섯 가마나 잡았다고 한다(경향신문 1964년 6월 26일자). 그해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는 학생 15만명 등 28만명을 동원해 송충이를 잡았다. 애국가에도 나올 정도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많은 남산에서는 시민들 스스로 ‘송충 구제대’를 만들어 활동했다. 교대로 송충이 잡기에 나선 이들이 하루에 잡은 송충이는 쌀포대로 두 말에 이르렀다(동아일보 1961년 5월 31일자). 그해 6월 9일에는 학생들도 남산 소나무 살리기에 나섰다. 중동고, 숭실고, 진명여고, 보성여고 학생 2000여명이 4명 1개조로 “금수강산 푸르게 너도나도 송충 잡자”라는 구호가 쓰인 리본을 가슴에 달고 송충이를 잡았다. 잡는 방법은 간단했다. 저마다 나무젓가락을 들고 나무 위를 기어다니는 송충이를 잡아 휴대한 깡통에 넣었다. 깡통이 차면 구덩이를 파서 한꺼번에 파묻거나 휘발유로 불에 태우기도 했다. 서민들도 품삯을 받고 송충이 잡기에 동원됐다. 품삯은 송충이 1000마리에 300원이었다(매일경제 1969년 9월 15일자). 당시 짜장면 한 그릇 값이 50원이었으니 300원은 3만원 정도의 가치였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집안일과 농사를 제쳐 놓고 송충이를 잡았는데 노임을 지불하지 않는다며 농촌 주부 100여명이 군청으로 몰려가 농성을 벌였다고 한다. 송충이를 잡다 쏘이는 일은 허다했다. 1972년 5월 충남 홍성군의 초등학생 120여명이 집단 피부 괴질에 걸렸는데 송충이를 잡다 걸린 피부 알레르기였다. 알레르기에 걸린 학생들은 며칠 동안 등교하지도 못했다. 와중에 그래도 멀쩡한 소나무를 베어 내다 파는 도벌꾼들이 있었다. 그들을 지칭하는 ‘인간 송충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사진은 송충이를 잡는 학생들을 다룬 기사. sonsj@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상급병실료 부담 완화와 남은 과제/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상급병실료 부담 완화와 남은 과제/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최근 한 60대 남성이 서울의 대학병원에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단받고 입원했다. 그런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4인실이 꽉 차 2인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4인실 병실료의 5배가 넘는 돈을 부담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대학병원 상급병실 이용 환자의 60%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이 부족해 원치 않게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지금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은 4인실까지였다. 1∼3인실은 상급병실로 정해 병원별로 정한 입원료를 환자가 모두 부담했다. 상급병실 입원료는 국민이 입원할 때 직면하는 주된 의료비 중 하나로 비급여 의료비의 10%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상급종합병원 42곳과 종합병원 302곳의 2, 3인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2, 3인실 입원료가 표준화되고 환자는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입원실 규모에 따라 30~50%만 부담해 입원비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예를 들어 2인실에 하루 입원하면 상급종합병원은 평균 15만원, 종합병원은 10만원을 부담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각각 8만원과 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2, 3인실 입원료가 건강보험 적용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낮고 불필요한 입원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또 일반 병·의원 2, 3인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도 우려한다. 하지만 병·의원과 달리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은 입원환자 대비 일반병실이 부족하다. 입원환자의 불가피한 상급병실 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2, 3인실도 건강보험을 적용한 것이다. 앞으로 입원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연말까지 병·의원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환자 쏠림이나 불필요한 입원을 최소화하는 보완 대책도 마련할 것이다. 대형병원에 대한 환자 쏠림 문제는 의료기관 기능별 역할 정립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관이 차별성 없이 불필요한 경쟁을 하면 국민이 적정 의료서비스를 적정 기관에서 이용하는 바람직한 의료 전달 체계를 정립하기 어렵다. 올해까지 2년여에 걸쳐 활동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가 의료계 내 이견으로 개선 권고문을 채택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논의가 성숙해질 때까지 동네의원의 포괄적 만성질환관리, 의료기관 진료의뢰·회송 등 다양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2, 3인실 건강보험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손실은 저평가된 필수·중증의료 수가를 적정하게 보상하는 방식으로 보전할 계획이다. 음압격리실, 무균치료실 등 특수병상 수가 인상을 통해 공급 부족을 완화하고 중환자실 전담 의사에 대한 수가 인상으로 중중환자 대상 의료서비스의 질도 강화한다. 더불어 감염관리 등 환자의 안전과 응급 환자 대상의 의료행위 수가도 개선하려고 한다.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9월에는 뇌·혈관 자기공명영상촬영(MRI), 12월에는 소장·대장 등 하복부 초음파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상급병실과 더불어 MRI와 초음파는 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이었기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건강보험 제도는 정부, 의료기관, 국민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특히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보장성 강화와 함께 적정 보험료 부담, 적정 의료 이용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를 위해 재정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민의 적정 보험료 부담도 동반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명당 MRI 보유량이나 인구 1인당 외래 방문 일수 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 높다. 따라서 적정 의료 이용을 위한 의료기관, 국민 모두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통해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어 가고, 국민은 적정 부담과 적정 이용을 통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건강보험 제도가 미래세대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문인 간첩단’ 5명 전원 44년 만에 누명 벗었다

    1974년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문인들을 간첩으로 몰아 처벌했던 ‘문인 간첩단 조작사건’의 마지막 피해자가 검찰의 재심 청구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44년 만에 피해자 5명의 간첩 누명이 모두 풀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임헌영(본명 임준열·77) 민족문제연구소장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접촉했던 사람들이 재일조선인총연맹계인 것은 인정되지만, 그들이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는 점과 원고 청탁을 받은 잡지가 위장 기관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또한 당시 수사 주체가 될 수 없는 국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에 의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인 간첩단 사건은 1974년 1월 문학인 61명이 발표한 개헌 지지성명에 관여한 문인들을 국군보안사령부가 영장 없이 연행해 고문한 뒤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사건이다. 당시 임 소장은 다른 문인들과 함께 구속됐고, 그해 6월 28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이들이 보안사의 가혹행위를 이기지 못하고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 소장은 검찰이 지난해 9월 대신 재심 청구를 하면서 이번에 무죄를 선고받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하메드 살라흐가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이 된 까닭은

    모하메드 살라흐가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이 된 까닭은

    러시아 체첸공화국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가 이집트 국가대표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스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흐(28)를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대표팀이 수도 그로즈니에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를 차린 인연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카디로프는 이집트 대표팀이 훈련하는 구장을 찾아 살라흐와 함께 그라운드를 돌아보며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선전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그는 수많은 인권 유린, 동성애자에 대한고문 등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그러나 그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런 걸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건 서방 언론이 우리를 헐뜯기 위해 돈 주고 부탁해서 낸 기사들이다. 우리가 이집트에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만찬을 들면서 내가 이집트 대표팀을 존경한다고 밝혔고 모하메드 살라흐에게 위촉장과 배지를 선물했다. 값어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살라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도중 어깨를 다쳐 우루과이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 결장해 0-1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뒤 러시아와의 2차전에 출전해 페널티킥 골로 월드컵 첫 득점을 신고했지만 팀의 1-3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집트는 옛 스탈린그라드로 낮익은 볼고그라드에서 25일 밤 11시(한국시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사우디아라비아와 펼쳐 16강 진출의 마지막 가능성을 두드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황교익 “김종필 죽음 애도하지 말라…끝까지 평화와 통일 방해한 사람”

    황교익 “김종필 죽음 애도하지 말라…끝까지 평화와 통일 방해한 사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해 “총으로 권력을 찬탈하였고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하였다”면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면서 비판했다. 황교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종필 전 총리가)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실패한 인생이다”라면서 “가는 마당임에도 좋은 말은 못 하겠다. 징글징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의 죽음은 개인적 죽음일 수 없다. 정치인은 죽음과 동시에 역사적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이다. 김종필은 총으로 권력을 찬탈하였다.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하였다. 민주주의를 훼손하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 이 자랑스런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의 시간을 되돌리지 말라”면서 “그는 마지막까지 평화와 통일을 방해한 사람이었다. 정말이지 징글징글했다. 이런 정치인의 죽음을 애도하라고?”라고 반문했다. 또 “그를 사랑했는가. 그의 그림자라도 남기고 싶은가. 그의 시대가 그리운가. 그의 시대를 칭송하고 싶은가. 그러면 애도하시라. 쿠데타와 고문과 인권유린과 독재와 분열과 냉전과 지역이기와 정치야합 시대의 종말을 고통스러워하시라”라고도 했다. 특히 정부가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 방침을 정한 데 대해 “이런 식이면 전두환이 죽어도 훈장 주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직업 정치인들끼리야 그와의 애틋한 추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사적 감정을 국가의 일에 붙이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길섶에서] D-7310/손성진 논설고문

    만물의 끝은 소멸인데도 우리는 그 소멸을 느끼지 못한다. 100억년 태양의 수명도 이미 절반은 지나갔다. 무한한 것은 없다. 인간의 삶은 찰나에 불과하다. 끝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늘도 아등바등 살아간다.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 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 그쪽으로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서야/ 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중략)/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 아름다운 듯 서 있다/ 참을 수 없는 무게를 들고/ 정신의 땀을 흘리고 있다(‘닿고 싶은 곳’, 최문자) 성공이 실패이고 실패가 성공이다. 훗날 먼 발치에서 돌아보면 그게 그거다.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도 없고, 성공했다고 너무 기뻐할 것도 없다. 아무것도 아니다. 20년을 더 산다면 지금부터 D-7310일이다. D-5000, D-1000, D-100….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안다면 매 순간 감사하며 열심히 살 일이다. 거친 밥도 고마워할 일이다. 그때가 되면 부끄럼도 후회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이렇게 독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삶을 살았노라고.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전국동시지방선거, 상시 선거로 바꿔 보자/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국동시지방선거, 상시 선거로 바꿔 보자/박현갑 논설위원

    “7장의 투표용지에 사람인자 도장을 정당 기호 따라 기계적으로 찍었어요. 누가 누군지 몰라서요.”“시장이랑 구청장은 골라 찍었고 교육감은 그냥 익숙한 이름에 눌렀어요. 나머지 4장은 아예 안 찍었구요.” “선거공보물을 열어 보니 비례대표를 제외하고도 후보자가 무려 24명이더군요. 유권자에게 학습을 강요하는 7장의 투표용지는 고문이었습니다.” 지난 13일 끝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자들의 얘기다. 중앙선관위는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라며 ‘1인 7표제’ 홍보에 열을 올렸으나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곤혹스러웠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교육감,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광역 및 기초의회 비례대표 등 7명의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선거다. 한 선거구당 수십 명에 달하는 후보들이 나오면서 유권자들은 대선, 총선 때보다 더 많은 선거 정보를 소화해야 한다. 선관위가 후보자 선택을 돕기 위해 선거 공보물을 가정으로 배달해 주나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 공보물에는 후보자의 재산·병역·전과·납세 등에 관한 정보와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이 담겨 있다. 살펴보면 후보자의 됨됨이와 공약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두꺼운 책자나 다름없을 정도로 분량이 많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은 국회의원 후보들까지 챙겨야 한다. 생업에 바쁜 서민들로서는 외면할 수밖에 없는 선거 자료다. 선거가 끝났는데도 우편함에 선거 공보물이 고스란히 꽂혀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투입되는 예산이 1조원을 넘는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투표율 60.2%로 제1회(1995년) 지방선거(68.4%)를 제외하곤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정당 이름만 보고 연달아 기표하는 이른바 ‘줄투표’가 허다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번엔 더 그랬다. 한반도 평화 모드에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다. 4년 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또 하게 된다. 유권자들이 내 고장 일꾼을 꼼꼼히 살펴보고 뽑을 수 있도록 공약에 대한 관심과 후보 자질에 대한 평가를 소홀하게 하는 현행 선거 방식을 바꿔 보자. 전국동시선거가 아닌 상시 선거 체제로 바꾸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재보궐 사유가 생길 때마다 해당 지역별로 선거를 하자는 것이다. 일본 광역 및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처럼 재보궐선거 당선자에게 잔여 임기가 아닌 전체 임기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공직선거법을 바꾸면 된다. 현재 재보궐선거는 당선자에게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보장한다. 같은 선거 비용을 들이면서 반쪽자리 공직자를 뽑는 것은 예산 낭비다. 낮은 투표율에서 드러나듯 유권자 참여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후보 감별이 쉬워진다.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선출직 재보궐 사유가 생길 경우는 흔치 않은 만큼 뽑아야 할 공직자는 한 명으로 줄 게다. 반쪽짜리가 아닌 온전한 공직자를 골라야 한다면 후보 면면을 충분히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상시 선거 체제로 바뀌는 것으로, 동시선거에서처럼 특정 이슈에 따라 각 지역 현안이 파묻히는 게 아니라 지역 현안을 놓고 각 정당과 후보자가 표심 경쟁을 벌이는 효과가 생길 것이다. 다만 동시선거 때보다 선거 관리 비용이 더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재임 중 비리로 당선 취소가 돼 재보궐선거를 하게 될 경우 그 원인 제공자 및 소속 정당에게 선거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책임 정치를 정당에 요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각 정당은 후보에 대한 검증 미흡으로 재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 후보를 내지 않는 합의도 필요하다. 재임 중 불거진 문제로 재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에 후보 공천을 금지한다면 정치 참여라는 민주성을 훼손할 수 있겠으나 공천할 때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문제로 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라면 논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대구 ‘생수 대란’…“과도한 공포심 가질 필요 없어”

    대구 ‘생수 대란’…“과도한 공포심 가질 필요 없어”

    코스트코 대구점 2곳 모두 생수 품절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의 트라우마구미→부산 정화효과에 일주일 걸릴 듯가정용 정수기로 100% 가까이 걸러져대구 수돗물에서 프라이팬 코팅제로 많이 쓰이는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면서 먹는 물(생수) 사재기 현상이 빚어졌다. 정부에서는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미량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과불화화합물은 가정에서 쓰는 정수기로 100% 가까이 걸러지지만 끓여 먹어도 없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상수원인 낙동강 수계의 구미 하수처리구역에서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가 다량 검출돼 확인한 결과 구미공단의 한 업체를 원인으로 파악하고 지난 12일 해당 물질의 사용을 중단시켰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과불화화합물을 사용한 구미 업체는 반도체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배출 원인을 차단한 결과 구미 하수처리장에서 걸러진 물의 과불화헥산술폰산 농도가 지난달 기준 5.8㎍/L에서 지난 20일 0.092㎍/L로 대폭 떨어졌다고 설명했다.과불화화합물은 주로 표면보호제로 카펫, 조리기구, 종이, 소화용품, 마루광택제에 쓰인다. 방수효과가 있어 등산복 등 기능성 옷을 만들 때에도 쓴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연구 결과 체중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액응고 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암물질로 지정되진 않았다. 과불화화합물 가운데 발암물질로 지정된 것은 과불화옥탄산(PFOA) 한 종류인데 우리나라 검출 수준은 0.004㎍/L로 캐나다(0.6㎍/L), 독일(0.3㎍/L) 등 권고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앞서 대구 지역 방송사를 통해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증폭됐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파동으로 먹는 물 난리를 겪은 대구 시민들은 대형마트로 몰려가 앞다퉈 생수를 대량 구매했다.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대구 북구 검단로의 대구점과 동구 첨단로 등 대구혁신도시점 등 2곳에서 이날 하루만에 생수가 품절됐다.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스트코 자체상표인 ‘커클랜드’ 생수를 카트에 가득 싣고 계산을 기다리는 대구 시민들의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 코스트코 고객센터 관계자는 “공고문이 내려왔는데 대구 2개 지점에서 모든 생수 제품이 품절됐다”면서 “재입고 시점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A대형마트 대구점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량은 내일 집계가 가능하겠지만 체감상 평소 판매량의 5~6배 많은 생수가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수질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모든 정수장의 과불화옥탄술폰산과 과불화옥탄산 검출량은 이 물질의 기준 권고치가 가장 엄격한 미국(0.07㎍/L)의 기준을 적용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환경부 관계자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2016년까지 정수장에서 최고 농도가 0.006㎍/L 수준 검출되다가 지난해부터 일부 정수장에서 검출 수치가 최대 0.454㎍/L로 증가해 원인을 파악해 저감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이 물질의 수질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불화화합물을 제거한 안전한 물이 식수로 쓰이는 상수처리장까지 흘러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환경부는 12일 과불화물질의 배출을 중단시켰고 20일 구미하수처리장을 확인한 결과 검출량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물이 부산상수처리장까지 흘러가는데에는 일주일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 흐름을 조절하는 보를 개방할 경우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또 과불화화합물이 섞인 수돗물이더라도 가정에서 정수기를 쓰고 있다면 안심해도 된다. 국립환경과학원 상하수도연구과의 박주현 연구관은 “과불화화합물을 흡착 성질을 갖고 있어서 활성탄이나 역삼투압 등의 방법으로 정수하면 100%에 가깝게 거를 수 있다”면서 “가정에서 쓰는 모든 종류의 시판 정수기는 기본적으로 활성탄을 쓰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시판되는 다양한 형태의 정수기로 과불화화합물 여과 여부를 비교시험한 결과 역삼투압 필터, 중공사막 필터 등 모든 정수기에서 과불화화합물이 90~100% 여과됐다고 박 연구관은 설명했다. 그는 “많은 물을 한꺼번에 빨리 처리해야 하는 정수장보다 가정용 정수기가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정수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만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물을 끓인다고 해서 물질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물보다 끓는 점이 높고 휘발성질이 없기 때문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제산업보안정보협회 2대 이사장에 정향기 박사 취임...협회발전 위해 최선

    국제산업보안정보협회 2대 이사장에 정향기 박사 취임...협회발전 위해 최선

    (사)국제산업보안정보협회(이하 보안정보협회)는 21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노블리아 뷔페에서 2018년 임시총회 및 정향기(57)박사가 2대 이사장 취임식을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임시총회 및 2대 이사장 취임식에는 황요완 보안 정보협회 사무총장,박원태 이사,이병문 이사 ,자문위원인 이훈재 동서대교수 등 협회관계자와 곽명달 대한공인 탐정연구 부산광역시 협회장, 이상봉 부산정보기술협회 회장,최광식 국제색소폰 예술협회 이사장,조성직 한국보상원회장,이병태 동아대교수,배동석 한국폴리텍 동부산대학교 학과장 및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취임식에 앞서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여순모 보안정보협회 이사가 임시의장을 맡아 회의 진행을 했으며, 이날 참석한 이사진과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정 박사를 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김수일 부산 인도네시아센터 이사장이 명예회장, 김종해 부산 동서대 일반대학원 원장이 고문으로 각각 위촉됐다. 또 등기 이사 7명, 감사 2명 사무총장 자문위원 및 신임조직 임원 등도 선출했다.‘ 정 이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중요 핵심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등 피해가 늘면서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시점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국내산업 기밀 유출방지 및 보안 등을 위해 보안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는 등 협회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여성 전문경영인인 정 이사장은 현재 원창· 남원산업(주) 대표이사직책을 맡고 있으며, 법학, 사회복지학 ,인문학 박사 등을 소지한 학구파이다. 또 아시아기업경영학회 공동회장, 한국생활폐기물 협회장 ,한국아름청소년본부 이사장,서울경찰서 의경 어머니회 회장 등을 맡는 등 사회 및 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취임식에 이어 보안정보협회는 (사)부산정보기술협회와 부산 정보통신기술(ICT)과 산업보안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산업기술 보호 및 산업 정보보안 인식 확산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기술 보안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산업보안정보와 산업기술 보호 교육 과정개설 및 공동 운영하는 방안 등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보안정보협회는지난 2015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 등록 비영리사단법인 허가를 받은데 이어 8월에 국제산업기밀보호관리사 (1급) 허가를 각각 받았다. 산업계의 보안사항의 노출예방대처 및 조치지원, 산업기밀 노출 시의 보호조치 및 배상조치실현, 산업기술정보유출관련 실태조사 및 피해조사 및 분석, 산업기술정보유출관련 학술연구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제산업 기밀 보호 관리자 과정(6개월)을 전국 처음으로 개설하고, 33명의 기밀보호관리자를 배출한는데 이어 올 초 동아대에서 제2기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 20일 제2기생 15명이 양성됐다.협회주최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수료생에게는 국제산업기밀보호관리사1급 민간등록자격증이 주어진다. 자격증 취득자는 최근 신종일자리로 각광받는 산업기술보호 및 유출방지대처, 국내외 기업 영업비밀, 특허권, 지적재산권 보호 및 피해조사 등의 업무를 할수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민 권익 위한 혁신 기대한다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발표됐다. 검찰과 경찰 관계를 지휘 감독의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했다. 경찰은 모든 사건에서 1차 수사와 종결권을 갖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된다. 검찰은 기소권과 부패범죄 등 특정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 등 견제 권한을 갖는다. 검·경이 같은 사건을 중복 수사할 경우 검사에게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고,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경우엔 경찰에 우선권을 준다. 정부는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 권한 비대화 견제 차원에서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내년 중 서울ㆍ세종ㆍ제주 등 3곳에서 시범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정부안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로 민정수석비서관, 법무 및 행정안전부 장관 간 3자 협의체에서 합의된 안이다. 사법행정 주무 장관이 서명했지만 검찰 불만이 감지된다. 검·경 관계가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소추에 대한 최종 책임자인 검사가 수사 지휘를 하는 게 당연한데 지휘권 폐지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보완수사요구권에 대해서도 수사 지연으로 인한 증거 확보 실패 및 범인 도피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검ㆍ경 갈등 요소만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검찰의 불만은 이해된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은 기관의 밥그릇 다툼 소재가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 인권 보호에 초점을 둔 ‘수사 시스템 혁신’으로 이해해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범죄를 예방하고, 진실 규명과 인권 보호에 부합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관 기능 조정은 당연한 일이다. 검찰은 과거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을 위한 수사구조 개혁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전체 형사사건의 98%를 다루는 경찰은 이번 정부안에 담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경찰은 드루킹 부실수사나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 대형 사건 처리에서 국민 인권을 유린하고 진실 규명을 게을리한 과오가 적지 않다. 수사중립성 확보를 위한 국가수사본부장 인선방안과 일반 경찰의 수사 관여를 제어할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내년 시범실시할 자치경찰제 시행을 위한 실무준비도 서둘러야 한다. 이번 정부안은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야 확정된다.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것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첨예한 공방이 있을 수 있다. 공론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본다. 하지만 민주 국가의 정부 조직 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여야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야는 이달 말로 활동 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것부터 서두르기 바란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 [씨줄날줄] 114년 만의 귀환 ‘용산’/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114년 만의 귀환 ‘용산’/김성곤 논설위원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29일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한다. 용산에 미군이 주둔한 지 73년, 미군사령부가 창설된 지 61년 만이다. 미군이 용산에 자리를 잡은 것은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9일이다.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포고령’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24군단이 일본군 무장해제와 행정권 장악을 위해 서울에 들어와 자리 잡은 곳이 용산이다. 이후 1950년 1월 12일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인 ‘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을 제외되면서 한때 482명의 미 고문단만 남기도 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미군이 다시 투입된다. 1957년엔 미군사령부가 용산에 자리를 잡는다. 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한국민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명목으로 포장됐지만, 사실은 한국과 미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에 따라 미국은 2003년 주한미군 재배치에 나섰고, 당시 한국에서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전 시기와 규모를 놓고 한ㆍ미 양국 간 줄다리기를 하고, 개발 주체 문제로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빚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미군 사령부 이전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 안타까운 오욕의 땅이 용산이다. 용산에 외국 군대가 처음 진을 친 것은 임진왜란 때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거느린 왜군이었다. 행주산성 전투에서 권율 장군에게 패퇴한 고니시 군이 지금의 원효로 4가에, 함경도에서 철수한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군이 갈월동에 각각 진지를 구축하고 반격을 준비했다고 한다. 지금은 배가 많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태원(梨泰院)으로 부르지만, 당시에는 항복한 일본인이 많이 산다고 해서 이타인(利他人)으로, 왜군의 만행으로 태어난 2세들이 많이 산다고 해서 이태원(異胎院)으로 불리기도 했다. 구한말에는 청나라 군대가 청일전쟁 때까지 여기에 주둔한다. 1882년 흥선대원군의 청나라 압송도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 그러다가 러일전쟁 때인 1904년 일본의 강압으로 맺은 ‘한일의정서’에 따라 일본은 용산 일대 땅 300만평을 강제 수용해 군기지화한다. 이렇게 보면 용산이 우리 품에 돌아온 것은 114년 만이다.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전기가 마련된 시점에 114년 만에 온전하게 용산이 우리 품에 돌아온다. 그 자리에는 민족공원이 조성된단다. 새삼 용산을 다시 보게 된다.
  • [경제 블로그] 동서 오너家 ‘이상한 공시’

    김석수 회장 주식 4만주 서울대 발전기금 증여 ‘조용한 사회 공헌’ 주목 동서가 내놓은 공시가 이상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는 전날 김석수 회장이 서울대 발전기금에 주식 4만주를 증여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날 종가(2만 6200원) 기준으로 10억 4800만원 상당의 주식입니다. 김 회장의 지분은 19.4%에서 19.36%로 낮아졌습니다. 동서 오너 일가의 주식 증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동서는 지난달 28일에도 김상헌 전 고문이 우리사주조합에 28만 7967주를, 지난달 29일에는 한희탁 외 59명에게 1만 2033주를 증여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종가 2만 6200원 기준으로 78억 6000만원어치인 총 30만주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면서 김 전 고문의 지분율은 18.56%로 줄었습니다. 김 회장은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 김 전 고문은 장남입니다. 김 전 고문은 지난해 3월에도 36만 6912주(약 93억 122만원)를 임직원 104명에게 증여했습니다. 2011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 우리사주조합과 계열사 임직원에게 40만 9431주, 2012년엔 155만 8444주, 2013년에는 45만 2주를 각각 증여했습니다. 형이 솔선수범을 보이자 동생도 거드는 모양새입니다. 동서는 그러나 법적 의무에 따라 증여 ‘사실’만 공시했을 뿐 그 ‘배경’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습니다. ‘왜 숨길까’라는 궁금증은 다시 사회공헌 활동을 떠들썩하게 알리는 여느 재벌이나 대기업의 행태에 비추어 보면 다시 ‘왜 자랑하지 않을까’로 이어집니다. 동서는 김 전 고문이 2014년 3월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존 등기이사들이 재선임되면서 적어도 2020년까지 이 체제가 유지됩니다. 물론 일각에선 김 전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전무가 회사로 복귀하고 지분율을 높이면서 김 전무 중심의 오너 운영 체제를 준비 중인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적어도 보유 주식을 자녀가 아닌 직원들과 사회에 나눠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재벌들도 본보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공지영-주진우 진실 공방에 황교익 가세

    공지영-주진우 진실 공방에 황교익 가세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을 둘러싸고 공지영 작가가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게 직집 나서서 해명해줄 것을 요구한 가운데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까지 ‘진실 공방’에 끼어들었다. 앞서 19일 공지영 작가는 트위터에 “제가 오해했다면 주 기자가 나서서 말하세요. 제가 완전 잘못 들었다면 사과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전 시사저널(시사인) 편집국장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주진우-김부선 통화의 시작은 내 부탁 때문”이라고 말한 인터뷰 기사도 함께 덧붙였다. 주진우 기자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을 무마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이 잘못 알고 있는 점이 있다면 주진우 기자가 직접 반박해달라는 요구였다. 주진우 기자는 지난달 29일 ‘김부선-주진우 통화 녹취 파일’이 공개된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공지영 작가가 주진우 기자에게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던 19일, 황교익씨도 페이스북에 “조용히 입 닫고 있는 사람에게 자꾸 뭔가를 말하라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전해 들은 말에는 일단 어떤 판단의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이 옮겨지며 왜곡된 내용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옆에 있다가 우연히 들린 것이면 안 들은 것으로 쳐야 한다. 누군가 그때 들은 말을 물으면 ‘난 몰라요’하고 답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란 동물은 기묘하게도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모래알만큼 듣고는 태산을 본 듯이 말하는 특유의 ‘버릇’이 무의식 중에 발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교익씨의 글에서 공지영 작가나 주진우 기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지영 작가는 2년 전 주진우 기자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와 주진우 기자가 김부선씨와 통화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을 근거로 스캔들 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황교익씨는 공지영 작가가 스캔들과 관련해 ‘전해 들은 말’을 가지고 주장을 펼친 것이 성급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지영 작가는 황교익씨의 글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리며 다시 반박글을 올렸다. 그는 1987년 6월 항쟁 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또한 당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전해 들은 말’을 폭로했기에 밝혀질 수 있었다는 취지로 “당시 정의구현단 사제도 어디까지나 ‘전해 들은 말’이라 침묵했어야 하나?”라며 꼬집었다. 이어 “(주진우 기자) 본인이 밝히라. 왜 주변인들이 이리 떠드시는지”라고 주진우 기자가 직접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황교익씨는 “난 이재명 편도 아니고, 김부선 편도 아니다. 진실의 편에 서려고 할 뿐”이라면서 재반박글을 올렸다. 그는 “증명된 주장만 사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재명의 주장도, 김부선의 주장도 증명되지 않았다. 두 당사자 외에는 (진실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이라면서 진실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선무당 놀이로 사람들이 크게 다칠 수도 있어 이를 걱정할 뿐이다. 정의감도 감정이라 수시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 조금, 차분해지자”라면서 글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문화마당]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지난주 시작한 걸 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이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맞춰 깜찍하게(?)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첫 방송과 동시에 포털 사이트들의 실시간 검색 순위는 ‘프로듀스48’ 관련어로 도배되었으며, 언론도 기사를 쏟아냈다. ‘프로듀스48’은 국민적 인기를 모았던 걸 그룹 아이오아이와 국내외 최정상급 인기 그룹으로 활동 중인 워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101’의 후신이다. 이번에는 연습생뿐 아니라 데뷔 경험자도 참가하고, 우리보다 큰 규모와 오랜 역사의 음반 산업을 일궈 온 일본에서 최고 걸 그룹으로 꼽히는 AKB48이 참여하면서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예고편도 화제였다. 총 96명의 소녀들이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그니처가 된 피라미드 모양 무대에서 테마곡 ‘픽미’(pick me)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부르면 그들을 태운 두 개의 삼각형이 합쳐져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됐다. 비판의 소리도 있었다. 똑같은 디자인의 교복 스타일 의상은 롤리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마 자유복의 경우 예상되는 미적 통일성이나 스타일리스트 동반 시의 형평성 문제, 한ㆍ일 양국의 상이한 패션 트렌드 등 다방면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굳이 “교복보다는 제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복’이라.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감시와 통제, 규율권력의 내면화와 자기검열이라는 전체주의의 폐해를 경고했다. 그가 만든 신조어와 상징은 지금도 여전히 관용어처럼 사용되곤 한다. 소설 속 정부는 거대한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에 위치하고, 비밀 장소인 ‘101호’에서는 규정 위반자를 격리해 교정한다. 오늘날 ‘101호’는 ‘나쁜 일이 자행되는 장소’에 대한 은유로 사용되며 우리 옛 군사정권에서도 고문실을 일컫는 은어로 쓰인 바 있다. 보이지 않는 지배자 ‘빅브러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체제가 규정하는 언어와 사고, 감정과 행동만을 허락한다. 결국 시민들은 텔레스크린이 없는 곳에서도 자기 검열 기제를 작동하고 정부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프로듀스…’가 101이라는 숫자를 내걸었던 것, IOI가 101의 형상을, 워너원이 101의 영어 발음을 따서 그룹명을 지었던 것은 오웰과 무관할 것이다. 하지만 화면을 가득 채운 피라미드 구조의 참가자석과 꼭대기 1위석은 분명 권력과 위계질서가 반영된 디자인물이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경쟁자나 악플러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1위석에 한 번쯤 앉아 보고 싶다는 속내를 감추고 말았다. 시즌 내내 소녀들은 숙소와 연습실 등 곳곳의 카메라를 의식한 채 시청자들이 듣고 싶은 말, 보고 싶은 행동, 느끼고 싶은 감정만 걸러내려고 발버둥칠 것이다. 이미 데뷔했음에도 한국 연습생의 기량에 한참 모자란 AKB48에게 “대체 무엇으로 데뷔할 수 있었냐”고 물은 심사위원과 “일본에서는 (‘칼군무’보다) 관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자질과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답한 한 참가자의 대화에는 분명 시사점이 있다. 물론 오디션 프로는 늘 순위를 필요로 하며, 순위는 규율이 내면화된 집단을 전제로 한다. 전체주의 시스템은 더 효율적이고 결과는 보다 즉각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양성과 확장성, 자생성과 지속성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예고편 말미에 소녀들은 한결같이 윙크를 날린다. 전 시즌의 학습효과를 체감한 제작진의 의도이겠지만, 그 결과가 그저 대량생산된 몰개성의 눈 깜빡임으로 보일 여지는 없을지 이제부터라도 숙고해 볼 일이다.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申, 미워도 다시 한번

    “신태용호 너무 못해요. 전해 주세요.” 회사 동료가 보내온 메시지다. 명색이 기자인 그가 이러니 여느 축구팬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솔직히 말해 지난 12일부터 신태용호와 러시아월드컵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국내 취재진도 갑갑하고 답이 없긴 마찬가지다. 한 번도 속 시원히 훈련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초반 15분을 공개한다지만 몸 풀고 운동장 몇 번 뛰어다니면 끝이다. 기자단 숙소에서 버스로 왕복 90분 이동해 뻔한 인터뷰 따고 15분 훈련 보고 돌아서면 예쁜 구름 많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하늘 보기가 민망해진다. 기자들끼리도 참 많이 속닥거렸다.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왜 저렇게 자신 있어 하지? 99.9% 준비됐다고, 이건 정말 뭐지? 정녕 뭔가 있는 건가?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기사에 스며들어 ‘희망고문’의 상처를 키운 모양이다. 정작 스웨덴을 상대로 뚜껑을 연 신태용호에는 박주호(울산)의 갑작스러운 부상 탓도 있었지만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 전의 트릭은 소중한 것을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포장한 속임수로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팬들은 절망과 좌절에 몸을 떤다. 대표팀이 그렇게 운영되는 줄 알고 세금 값을 해 달라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오류, 시간 낭비를 질타하다 지치면 특정 선수 때문에 졌다느니, 누가 X맨이라는 식의 댓글을 단다. 그리고 조금 더 넓게 보는 이들은 축협의 물갈이와 쇄신을 외친다. 물론 어느 나라 축구에나 있는 일이다. 결과가 발생하면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하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90분여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동작들의 총합을 놓고 어느 순간 한 선수의 잘못에 모든 책임을 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플레이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지 않은 지 오래다. 그래도 아우성은 듣고 있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안다. 내심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데 ‘넌 왜 그것밖에 안 되니’라고 비난받을 때의 기분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 신 감독이 밉보일 행동으로 화를 자초한 측면도 분명 있다. 하지만 지난 10개월 대표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줬는지 성찰해야 한다. 지금의 대표팀을 만드는 데 우리 모두 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고 있다. 늘 대표팀을 저주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4년 전 홍명보 전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벌어지는 이 모든 일들이 늘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식이라면 정녕 우리는 불행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부마항쟁 주도한 민주화 인사·제2의 고향 동대문서 최다선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민주화 인사 출신이다. 1954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해 신문 배달을 하며 송곡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동아대 2학년 때인 1979년 10·16 부마항쟁 당시 부산 동아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이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헌병대에서 한 달여간 혹독한 삼청교육을 받은 뒤 집행유예로 석방됐으나 학교는 강제 제적당해 졸업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1985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동의장으로 출범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선전부장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조직국장을 맡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이후 동대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최훈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동대문구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고 동대문구에서 제4대 서울시의원(운영위원장, 원내대표)으로 당선됐다. 그는 자서전에서 “당시 서울시의원은 명예직으로 월급이 없었지만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을 겸직하며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1998년 시의원 경험으로 40대의 젊은 나이에 민선 2기 동대문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재선에 실패했으나 와신상담 끝에 2010년 민선 5기 동대문구청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민선 6기를 거쳐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민선 7기 구청장으로 당선되며 서울 현직 구청장 가운데 최다선인 지자체장이 됐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문정인 “북미정상회담 패자는 없다...南北美 CVID 공통 인식”

    문정인 “북미정상회담 패자는 없다...南北美 CVID 공통 인식”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패자는 없었다고 평가했다.문 특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이 승자였다는 일각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전쟁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갈리지만, 외교에서는 흑과 백처럼 명확한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외교란) 점수를 내는 대신 양쪽 모두가 수용 가능한 합의물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싱가포르 회담에서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와 체제 보장’을 각각 확약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4·27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 문제가 이번 북·미회담에서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이득을 봤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중단됐다는 점에서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주창한 중국 역시 승자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과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포함되지 못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지만, 이는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평했다. 그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도 남북 정상은 CVID 이슈와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들은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CVID가 2003년 미국과 리비아 간 협상 때 만들어진 용어라는 점에서 북한은 이를 일방적 무장 해제의 의미로 받아들이며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북한, 남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가 CVID와 동의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해외물자 구매, 빠르고 편리하게 개선

    복잡한 입찰·계약절차와 익숙치 않은 계약조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해외물자구매가 빠르고 편리해진다. 조달청은 20일 해외물자 구매의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계약관련 서비스 및 하자 발생을 지원하는 ‘원스톱 상담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외물자 구매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품을 구매하기에 국내 조달(내자)과 달리 물품별 입찰·계약절차 등이 상이하다. 또 대금지급조건이나 계약관리가 복잡하고 익숙하지 않은 국제상관례와 계약조건 등으로 수요기관과 조달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조달청 원스톱 상담팀은 기존 분야별로 개별 진행하던 상담을 계약제도·품목·규격 등 담당자가 함께 참여해 1∼2회 상담으로 즉시 발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구매요청부터 계약체결까지 소요되는 외자구매행정소요일수를 단축키로 했다. 현재 20만 달러 이상 물품의 행정소요일수는 평균 90일인데 연내 73일, 내년에는 30%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요기관의 조달요청 편의를 위해 품목별 표준규격서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구매요청 단계 소요일수를 최소화한다. 또 입찰공고문 정비 및 해외물자구매 분야 입찰무효 사례를 사전 안내하는 등 조달업체의 입찰참가 편리도 지원키로 했다. 특히 하자 발생시 조달청이 수요기관·계약자간 합동회의를 추진하고 전문기관 자문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이견 조정 역할을 수행해 신속하고 합리적인 해결을 지원할 계획이다. 노배성 해외물자과장은 “외자는 내자 구매에 비해 계약 및 공급 기간이 각각 2배 이상 소요되는 데다 민원과 분쟁 발생 소지가 높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수요기관과 조달업체가 만족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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