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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7년 만에 英경찰에 체포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7년 만에 英경찰에 체포

    에콰도르 “망명 규정 어겨” 보호 철회 러 “민주주의 손, 자유의 목 졸라” 비판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8)가 미국의 요청으로 영국 경찰에 의해 11일 전격 체포되자 국제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돼 기밀문서 폭로 혐의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국 경찰은 이날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더불어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함에 따라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7년간 은신처를 제공한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어산지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어산지가) 망명과 관련한 국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그에 대한 외교적 보호 조치를 철회했다”면서 “다만 영국 정부로부터 어산지가 사형을 선고받거나 고문을 당할 위험이 있는 나라로 송환하지는 않을 거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에콰도르 정부와 어산지의 불화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이날 어산지가 2010년 첼시(개명 전 브래들리) 매닝이 이라크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며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와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건네받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당시 어산지에 대해 1급 수배를 내렸다가 2013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3월 8일 다시 어산지를 기소하며 미국 내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번 체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키리크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에콰도르 정부가 국제법을 어기고 어산지의 정치적 망명을 불법적으로 종료했다고 비난했다. 어산지의 변호인은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시 최소 45년형을 구형받을 수 있다”며 이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소위 ‘민주주의’의 손이 자유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영국의 어산지 체포를 비난했으며 러시아에 망명 중인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도 “언론의 자유에 있어 어두운 순간”이라고 꼬집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스웨덴에서 2건의 성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영국 대법원에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째 망명자 신분으로 건물 안에서 생활했다. 스웨덴 당국은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범죄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으나 어산지는 2012년 법원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런던 경찰은 이날 어산지의 체포가 법원의 출석 요구 거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예심제도’ 만들어 거짓 조서 용인… 판결은 통과의례 불과했다

    ‘예심제도’ 만들어 거짓 조서 용인… 판결은 통과의례 불과했다

    100년 전 봄, 빼앗긴 나라를 되찾자는 염원을 담아 태극기를 든 조선인들을 일제는 무참히 탄압했다. 일제의 헌병과 경찰은 만세를 외치는 조선인들을 향해 총검을 겨눴고, 생존자들은 체포한 뒤 수사를 빌미로 가혹하게 고문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산하에 있던 사법부는 이들을 그저 치안을 어지럽히고 혼란을 일으킨 범죄자로 규정했다. 일제의 혹독한 핍박은 판결문에서 철저히 가려졌다. 10일 국사편찬위원회 3·1운동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일어난 만세운동은 전국 각지와 만주·연해주 등 해외 99건을 포함해 총 1692건, 참가자들은 103만 73명으로 추정된다. 기록에 드러난 것만 100만여명으로 실제 참가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육군성이 발간한 ‘조선 소요사건 관계서류’에는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국에서 3·1운동에 참여했다 체포된 조선인이 2만 6812명이라고 기록됐다. 이 가운데 1만 1846명이 검사에게 송치돼 3695명은 훈계방면 조치를 받았고 9436명은 태형(8697명)과 구류(511명), 과료(228명) 등으로 즉결 처분됐다.일제는 1912년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조선태형령을 제정해 즉결 심판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한 조선인들에게 태형을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3·1운동 참가자들이 너무 많아 일제는 이들을 신속하게 처벌하기 위해 1919년 4월 15일 ‘정치에 관한 범죄처벌의 건(제령7호)’도 제정했다. 이들을 수용할 공간과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비교적 혐의가 가볍다고 판단된 독립운동 참가자들은 태형으로 처벌했다. 주로 동네 주민들에게 만세운동에 참가할 것을 독려(판결문엔 ‘협박·선동’으로 표기)한 경우 태형 90대의 처벌을 받았다. 일제 사법부는 법에 정해진대로 재판을 진행했다. 3·1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은 1920년 8월 9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재판의 관할권 문제로 ‘공소불수리’ 결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는 조선인들에게만 적용한 여러 특례조항을 둬 독립운동가들을 옥죄었다. 대표적으로 예심제도가 꼽힌다. 1912년부터 조선에서 전면 실시된 예심제도는 검사의 신청으로 예심판사가 사건을 먼저 심리한 뒤 객관적으로 범죄 성립에 확신이 있을 때만 재판을 시작하도록 한 제도다. 혐의가 불분명한데도 검사가 함부로 기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인권보호 차원의 제도였으나 일제는 이를 조선인들을 핍박하는 수단으로 변질시켰다. 예심 단계에서 검사나 사법경찰은 피의자를 무기한 붙잡아 둘 수 있었고, 이들이 작성한 조서가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였다. 인권을 보호하려고 만든 제도를 자백을 할 때까지 가둬놓고 갖은 고문을 가해 거짓조서를 만들어 낸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그러면서 사법경찰권은 강화시켰고 공판 절차를 간소화해 예심제도는 더욱더 독립운동가들의 숨통을 조였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근대 사법제도와 일제강점기 형사재판’에서 “일본 형사소송법에서는 현행범만 제한적으로 검사가 범죄 현장에서 예심 판사에게 속하는 강제처분을 하도록 했으나 조선형사령에서는 현행범의 경우 검사뿐 아니라 사법경찰도 예심 판사에 속하는 처벌을 할 수 있었고, 비현행범도 검사나 사법경찰이 ‘수사의 결과 급속한 처분을 요하는 것으로 생각할 때’ 공소 제기 전에 영장을 발부해 각종 검증 및 수색, 신문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19년 9월 남대문역 인근에서 새로운 총독으로 부임할 사이토 마코토의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진 강우규(60) 의사의 1920년 2월 25일 경성지방법원 판결문에서 강 의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근거는 대부분 예심 신문조서였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강 의사는 법정에서 폭탄을 갖게 된 경위 등을 자백한 것으로 판결문에 드러나 있을 뿐 그 외에는 강 의사의 폭탄을 옮겨주다가 공범으로 지목된 피고인 2명을 비롯해 거사 현장에 있던 증인 13명의 예심 신문조서로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상고 모두 기각돼 강 의사는 그해 11월 사형에 처해졌다. 청년외교단과 애국부인회 주도자들의 1920년 6월 29일 대구지방법원 판결문에는 당사자들의 법정 진술을 인용한 내용이 아예 없다. 2심인 그해 12월 27일 대구복심법원 판결문에서는 김마리아를 비롯한 피고인 3명의 공판정 진술만 인용됐을 뿐 여전히 1심과 같이 조서들이 핵심 근거로 쓰였다. 조서로만 판단하고 재판을 서둘러 끝낸 것으로 보인다. 수사와 예심 단계에서 작성되는 신문조서에 독립운동가들의 자백을 담기 위해 일제는 모진 고문과 가혹행위를 가했다. 김마리아 열사는 너무 심한 고문을 당해 1심 판결 선고 전인 1920년 5월 22일 병보석으로 석방되기까지 했다. 유관순 열사는 병원 치료조차 허용되지 않아 끝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파트앞에 가압장 설치 웬말” 주민·시의원 뭉쳐 김포 고촌가압장 위치이전 촉구나섰다

    “아파트앞에 가압장 설치 웬말” 주민·시의원 뭉쳐 김포 고촌가압장 위치이전 촉구나섰다

    환경부의 한강하류권 급수체계 조정사업의 하나인 경기 김포시 고촌읍 가압장 신설사업이 주거지인 고촌 동일하이빌아파트 앞에 설치되는 게 매우 부적절하다며 주민들과 시의원들이 가압장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압장 설치 예정지와는 불과 50m 떨어져 있다. 10일 오강현 김포시의회 의원에 따르면 김포가압장 조성사업은 당초 2015년 고촌읍 신곡리 504-1번지 일대 9126㎡ 부지에 23만 4000t 용량 규모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이었다. 이 사업은 당해 8월 ‘2025광역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 이후 지난해 말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착수, 2019년 착공해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환경부가 주민환경설명회 실시 공고문을 마을일대에 부착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고촌주민들은 불과 한달 전 가압장설치 소식을 들었다며 이 사실을 시장과 시의원 등에게 항의했고 주민 300여명의 의견을 받아 반대상소문을 시 상수도사업소에 제출했다. 가압장 이전을 주도한 박흥원 고촌읍이장협의회 회장은 “고촌일대는 현재 교통이나 주차장문제로 상권이 죽어가 한두 곳씩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데 이 앞에 가압장을 설치하면 소음공해에다 환경문제·고전압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이 살 수가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어 그는 “가압장 가동시 2만 2900V 초고압전기로 물을 끌어올리는 소음이 70㏈이 넘어 소음공해로 주민들이 살 수 없다”며 “민가도 없고 주위에 야구장과 정수장 등이 있는 레고파크 근처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촌일대는 70% 이상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다. 그런데다 주택가 앞에 가압장까지 설치하겠다고 하니 주민들은 분노를 넘어 차라리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촌이 지역구인 오강현 시의원은 “가압장이 고촌에 세워진다는 사실을 최근 고촌이장단협의회로부터 알게 됐다”며, “저와 최명진·홍원길 의원이 지난 3일 고촌통반장협의회 사무실에서 가압장 민원사항을 논의한 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자 시와 간담회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일 이 지압장 사업은 중앙정부 사업으로 정확한 수자원공사 측 의사 확인이 필요해 김두관 국회의원 보좌관과 함께 설치장소에 대해 검토했다”고 말하고, “김포시 상하수도사업소를 비롯해 수자원공사 물인프라처 사업제도부와 수도사업1부가 김두관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긴급히 만나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수자원공사는 ‘팔당상수원에서 김포까지 중간에 가압장이 전무하고, 김포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가압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면서, “레고파크가 있고 전호리야구장도 있어 일대에 집적화하는 게 적절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원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주민민원 발생 우려가 적은 제3의 지역 레고랜드 인근으로 변경하는 안은 최종 환경부와 재결절차만 남았다. 가압장 1개를 설치하면 향후 인구 59만명까지 물공급을 감당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현장 행정] 명패는 작지만 희생은 큽니다

    [현장 행정] 명패는 작지만 희생은 큽니다

    “일제 식민지배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독립유공자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외국에 나가서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이 지난 8일 조상묵(81) 광복회 광진구지회장 현관문에 독립유공자 유족이 사는 집을 표시하는 명패를 달아준 뒤 머리 숙여 인사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유족들의 현관문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행사에는 어린이집 어린이 20여명이 참석해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아리랑’을 합창해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정신을 되새겼다. 조 지회장은 부친과 조부가 모두 독립유공자다. 부친 조복선씨는 1982년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1990년 건국훈장 5등급 애족장으로 승격됐다. 조부 조기수씨 역시 지난달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조 지회장은 “광진구에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지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조 지회장에 따르면 조부와 부친은 1919년 경북 안동 임하면에서 함께 3·1만세운동을 벌이다 체포됐다. 특히 부친은 주재소와 면사무소 등을 점령하는 등 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지회장은 “아버지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니 일을 못하고, 돈이 없어 병원 치료를 못 받았다”면서 “어린 시절 경찰과 친일파들이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연말까지 구 차원에서 독립유공자 유족을 비롯해 민주유공자, 상이군경, 참전유공자, 무공수훈자들을 찾아뵙고 명패를 달아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에 따르면 광진구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족은 모두 47가구다. 광진구는 지난 2월부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복지 향상을 위해 보훈예우수당(월 3만원)도 별도 지급하고 있다. 대상은 광진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3개월 이상 거주하는 국가보훈대상자나 유족으로, 참전명예수당과 국가유공자 생활보조수당 지급 대상자를 제외한 1800명이 대상이다. 김 구청장은 “명패 자체는 작을지 모르지만 순국선열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구민들의 정성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인사] 애플경제

    △상임고문 최상기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전쟁 중에도 정쟁 올인 이승만… 산불도 정치에 활용하는 보수 야당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전쟁 중에도 정쟁 올인 이승만… 산불도 정치에 활용하는 보수 야당

    전쟁엔 관심 없다, 정쟁에 ‘올인’할 뿐. 1951년 7월 초 유엔군과 공산군 사이에 휴전협상이 시작됐다. 교착된 전선에서는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고지전이 전개됐다. 지난 1년 전면전 때보다 더 많은 군인이 희생당하는 처절한 전투였다. 전선에서 500여킬로미터 떨어진 임시수도 부산. 이승만 대통령은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산혈해의 전선에는 관심이 없었다. 국민을 현혹한 ‘북진통일’, ‘휴전협상 반대’는 당시 한국군으로는 이룰 수 없는 허황한 구호였다. 당시 그에게 절박한 것은 야당이 압도하는 2대 국회를 전복시키거나 장악하는 일이었다. 1950년 5월 30일 치러진 2대 총선에서 이승만 세력은 궤멸했다. 전체 210석 가운데 57석만 차지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제헌의회의원 선거에 불참했던 지사들이 대거 출마해 당선됐다. 과반이 훨씬 넘는 126석이 무소속이었다. 당시는 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했다. 이승만의 재선은 불가능했다.총선 결과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국민은 제주4·3과 여순 사건 학살의 배후, 백범 김구와 몽양 여운형 등 민족지도자의 잇따른 암살의 배후에 이승만이 있다고 믿었다. 동족의 고혈을 일제에 바친 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위원회(반민특위)를 강제로 해산시킨 것도 이승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민심은 이승만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는 2대 총선을 미루려 했다. 그는 이미 지방의회의원 선거도 무산시킨 터였다. 제헌의회가 1949년 7월 지방자치법을 제정해 8월 15일 이후 지방의회를 구성하도록 했지만, 이승만은 제주4·3, 여순 사건 등을 핑계로 미뤘다. 12월에는 아예 지방의회 구성을 무기한 유보하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해버렸다. 미국 정부가 눈치 챘다. 한반도에서 소련과 각축하고 있던 미국은 국제여론에 민감했다. 제주4·3 문제로 소련에 된통 당한 터였다. 딘 구더햄 애치슨 국무장관이 나서서 이승만에게 경고했다. 총선을 연기한다면 대한군사경제지원을 철회하겠다! 앞서 1월 태평양 미국 방위선에서 한반도를 빼버린 애치슨이었다. 미국이 경제지원까지 중단한다면 이승만은 끝장이었다. 이승만은 꼬리를 내렸다. ‘미국의 등쌀에 밀려’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실시한 총선이었다.이후에도 악재가 잇따랐다. 6·25전쟁이 터졌고, 27일 새벽 몰래 서울을 버렸고, 대전에서 ‘국군이 북진 중’이라고 거짓 방송을 했다. 1951년 1월엔 간부들이 식량과 피복을 빼먹고 뜯어먹어 장정 1000여명이 얼어 죽고 굶어 죽고, 수만명이 영양실조로 죽어가던 국민방위군 사건이 터졌다. 간부들은 이승만의 사조직 대한청년단 단원들이었다. 2월엔 국군이 어린이 359명을 포함해 민간인 719명을 학살한 거창양민학살 사건이 터졌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승만이 아니었다. 1951년 7월 휴전협상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본격적인 정치공작에 나섰다. 2대 대통령 선거를 8개월여 앞둔 1951년 11월 말 개헌 추진을 선언했다. 29일 공비 소탕을 명분으로 지리산 주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북도 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날 국무회의는 대통령직선제를 뼈대로 한 개헌안도 의결했다. 30일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했다. 대통령을 국민 직접선거로 뽑자는 것이었다. 군사, 경찰, 행정권이 압도하는 전시체제였으니 직접선거로 한다면 승산은 충분했다. 북의 남침처럼 그야말로 전격전이었다. 11월 당시 교착된 160여마일 전선에서는 근접전이 격렬해지고 있었다. 11월 19일 국군은 동부전선의 요충지 월비산을 적에게 내줬다. 11월 30일엔 양구 북방 어은산과 백석산 사이의 바위 하나(크리스마스고지)를 두고 유엔과 중공군 사이에 격전이 벌어졌다. 대규모 전투의 전초전이었다. 펀치볼,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백석산, 백마고지, 화살머리고지, 교암산, 지형능선, 벙커고지, 삼각고지 등은 차라리 병사의 거대한 무덤이었다. 1952년 1월 18일, 국회는 정부 개헌안을 부결시켰다. 찬성은 14표에 불과했고, 반대는 개헌선을 넘는 143표였다. 야당은 이승만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내각제 개헌안을 제출했다. 대통령 직선제 도발로 벌어진 정쟁은 전면전으로 발전했다. 그날도 유엔군의 대대적인 북폭이 있었고, 고지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승만은 ‘플랜2’를 꺼냈다. 여순 사건을 핑계로 미뤘던 지방의회의원 선거를 전쟁 중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의회를 앞세워 국회를 압박하려는 것이었다. 경찰, 행정권은 물론 군까지 동원할 수 있는 전시체제에서 여당의 지방의회 장악은 여반장이었다. 1952년 4월 25일과 5월 10일 시읍면, 도 의회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예상대로 이승만계가 싹쓸이했다. 관제 선거로 들썩이던 4월 23일 중부전선에선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유엔군이 연천을 내줬다. 평강과 금성에선 대규모 근접전이 벌어졌다. 5월 8일 중공군은 모든 전선에서 공세를 펼쳤다. 연천 탈환을 위한 교전이 7일째 계속됐다. 유엔군은 평양, 사리원, 희천, 정주, 청진, 수안 등 후방의 병참기지 철교 등을 폭격했다. 5월 이승만의 국회 침공이 본격화했다. 지방의원들이 피란지 부산의 국회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민족자결단, 백골단, 땃벌떼 등 정체불명의 폭력배들이 가세해 국회를 무력화시켰다. 이들의 요구는 하나, 국회 해산이었다. 경찰은 수수방관했다. 5월 25일 이승만은 부산·경남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공비 소탕과 병참기지 방어가 명분이었다. 그러나 공비 소탕은 1951년 11월 25일 창설된 백야전투사령부가 4단계 작전을 통해 1952년 3월 14일 종료를 공식 선언한 터였다. 계엄군은 25일 새벽부터 소탕에 나섰다. 공비가 아니라 야당 의원이었다. 26일 아침엔 국회의원 통근버스를 크레인으로 끌고 헌병대로 연행했다. 이어 국제공산당 프락치 사건을 발표했다. 국회의원 10명이 구속됐다. 국회 기능은 마비됐다. 6월 4일 이승만은 대통령 직선제에 내각제 요소를 짬뽕한 발췌개헌안을 발의했다. 6월 11일 지방의원들이 다시 국회로 몰려와 직선제 통과 시위를 벌였다. 미국 대사관 난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전선에서는 6월 14일 중공군이 중부전선 철의 삼각지에 무려 7000여발의 포탄을 유엔군 진지에 퍼부었다. 5일 동안 중공군 1000여명이 사망했고, 그로부터 3개월간 아군 971명이 전사하고 3120명이 부상했다. 철의 삼각지대는 말 그대로 주검이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를 이룬 ‘시산혈해’였다. 6월 20일 김성수 이시영 김창숙 등 원로들의 반독재호헌구국선언대회가 폭력배들에 의해 피로 얼룩졌다. 국회에서는 발췌개헌안이 상정됐지만, 정족수 미달로 의결할 수 없었다. 이승만은 구속 의원들을 석방했다. 국회 표결에 참여하라는 것이었다. 30여개 고지전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었다. 7월 초부터 중공군은 수도고지와 지형능선을 장악하기 위해 대대 규모의 공격을 해왔고, 7일엔 탱크 14대를 앞세우고 유엔군 진지를 공격했다. 유엔군은 판문점 동쪽 북한군 3개 진지를 공격했다. 수도고지 공방은 8월 초 사단 규모의 대규모 전투로 발전했고, 하룻밤에 주인이 다섯 번이나 바뀌기도 했다. 미국은 7월 9일 한국전 희생자가 전년도(1951년)보다 552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임시수도 부산에선 7월 초부터 미군이 군정을 다시 실시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익희 의장, 조봉암 부의장 등이 도피 중인 의원들에게 국회 등원을 설득했다. 7월 4일 헌병이 국회의사당과 회의장을 포위한 가운데 발췌개헌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다. 185명 출석 166명 찬성, 기권 3명, 반대 0명으로 통과됐다. 미국의 간섭이 주효했다. 미국은 휴전협상에 반대하는 이승만과 타협을 하고, 직선제를 지지했다. 이승만은 전쟁과 재난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권력 장악을 위한 정쟁 승리에 ‘올인’했다. 지난주 강원도 시민과 소방관들은 산불과 사투를 벌였다. 그 와중에 자유한국당 안팎에선 ‘북한과 협의? 빨갱이 정부!’라고 색깔론을 제기하거나 ‘촛불 정부? 산불 정부!’라고 이죽거렸다. 원내에서는 재난 컨트롤타워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국회에 잡아뒀다. 재난은 외면하고 정쟁에 몰두하는 것이 이승만의 후계 집단답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反이민 선봉 닐슨 국토안보장관 “사퇴의 변” 사실은 트럼프의 강요

    反이민 선봉 닐슨 국토안보장관 “사퇴의 변” 사실은 트럼프의 강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초강경 이민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17년 10월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임명된 닐슨은 그동안 불법이민자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로 외부에 인식됐으나, 내부적으로는 취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는데 이번에 정리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닐슨 장관이 자신의 자리에서 떠난다. 그의 봉직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뒤 케빈 맥앨리넌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이 장관대행을 맡아 공백을 메운다고 덧붙였다. 닐슨 장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두 장짜리 사임 서한을 통해 “물러나기에 적절한 시기”라면서 “차기 장관이 미국 국경을 완전히 지키는 우리의 역량에 방해가 되는 법을 고치는 데 있어 의회와 법원의 지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요일인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닐슨 장관과 비공개 회동한 직후 사실상 장관 교체가 발표됐다. 복수의 정부 관료들은 워싱턴포스트(WP)에 닐슨 장관이 회동 전까지 그만둘 생각이 없었으나, 물러날 것을 강요당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닐슨 장관이 경질되거나 물러나게 될 줄 모르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론 비티엘로 신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의 지명을 철회한 지 사흘 만에 내려진 결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고 밝힌 대로 닐슨 장관의 교체도 더 강경한 이민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국경 안보를 내년 재선 캠페인의 주요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불법이민자 증가를 놓고 닐슨 장관의 업무 능력에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캐러밴’으로 불리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 시도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책 주문에 닐슨 장관은 이민법과 연방법원의 명령에 어긋난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WP는 전했고, 그녀는 비티엘로 국장의 지명 철회에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도 닐슨 장관이 국경 보호와 난민 보호지위 등의 현안과 관련해 가장 가혹한 정책 일부를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닐슨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닐슨 장관의 경질을 요구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한 고위 관리가 WP에 밝혔다. 닐슨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올해 초 물러나면서 닐슨 장관도 경질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닐슨은 켈리 전 실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장관 비서실장을 지냈고, 켈리가 백악관으로 옮긴 뒤에는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따라갈 정도였다.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멕시코 국경의 불법이민자 체포 건수는 지난 1월 5만 8000여건에서 3월 1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에티오피아에 ‘새마을개발’ 바람 분다!

    에티오피아에서 새마을개발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영남대는 에티오피아 남부국가민족주(SNNPR)의 주지사를 중심으로 한 고위 공무원과 주요 정책 입안자들이 새마을운동 배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영남대가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회장 최외출)와 손잡고 에티오피아 SNNPR의 새마을개발 바람을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영남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영남대, GSDN, 에티오피아 SNNPR 등 3개 기관이 새마을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SNNPR 지역 발전 촉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추진, 특히 새마을개발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사회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에티오피아 SNNPR는 면적이 10만6천 제곱킬로미터로 우리나라보다 넓고, 인구는 1,900만 명이나 되는 광역 자치주다.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GSDN)’는 새마을운동과 새마을개발정책을 개도국과 공유하는 협력체이자 비정부 국제기구로 현재 61개국 458명의 개인 및 기관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협약 체결을 위해 영남대를 찾은 SNNPR 밀리언 마테우스 주지사를 비롯한 고위공무원 일행은 7박 8일간 일정으로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이 주관한 새마을운동 정책연수에도 참여했다. 밀리언 주지사 일행은 새마을개발의 철학과 추진원리, 새마을운동의 경험 사례 등을 배우고, 이를 SNNPR에 접목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작성했다. 특히 이번 연수에 동참한 틸라훈(Tilahun Kebede Wolde) 농업국장은 2015년 연수 프로그램에 이어 두 번째로 새마을개발 정책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교육내용을 세밀히 기록하는 열의를 보였다. 협약 체결에 앞서 3월 26일에는 SNNPR 밀리언 주지사가 GSDN 최외출 회장에게 그동안 SNNPR 지역발전을 위한 고문 역할을 해 준 데 대해 감사함을 표하고, 주정부의 정책고문으로 계속 도와줄 것을 요청하면서 다시 SNNPR 정책고문 위촉장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2016년 2월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실시한 공무원 대상 새마을운동 교육을 이끌었으며, 당시 SNNPR 데시(Dessie Dalkie Dukamo) 주지사로부터 주정부 고문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받고 이를 수락한 바 있다. 밀리언 주지사는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지역개발 프로그램과 새마을운동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영남대와 GSDN의 협조와 지원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지혜와 경험을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SBA, ‘G밸리 융합서비스 제품화 촉진 지원사업’ 모집

    SBA, ‘G밸리 융합서비스 제품화 촉진 지원사업’ 모집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장영승)가 우수 융합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G밸리(구로구, 금천구) 소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G밸리 융합서비스 제품화 촉진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G밸리 융합서비스 제품화 촉진 지원사업’은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G밸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융합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화 촉진을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안정적 시장진출 및 G밸리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SBA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등 단계별 심사를 통해 총 15개 서비스 내외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며, 심사기준에 미달할 경우 선발 예정인원에 관계없이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 모집대상은 서비스 상용화를 희망하는 ‘제조+서비스(IT·IoT) 보유 G밸리 기업 단독 또는 컨소시엄이며, G밸리 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 시 G밸리 소재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최종 선발된 서비스는 최대 3,000만원 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해당 사업비를 활용하여 지식재산 고도화 및 제품제작 촉진 등 보유 서비스의 제품화에 필요한 내역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세부 지원내역으로는 ▲(국내·외) 특허/상표/디자인출원 ▲기술이전 ▲디자인 고도화 ▲기구설계 고도화 ▲소프트웨어 고도화 ▲PCB변경 ▲제품 금형 제작 ▲시험·분석·인증이다. 특히 이번 G밸리 융합서비스 제품화 지원사업은 평소 기업이 쉽게 만날 수 없던 V·C, 제조·양산 전문가 등 실무자 중심의 전문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참여기업의 성공적 판로개척 및 시장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SBA 문구선 산업거점본부장은 “SBA는 본 지원사업을 통해 G밸리 내 우수서비스를 조기 발굴하여 제품화를 신속히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G밸리기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며 “G밸리 내 시장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의 많은 지원을 기다린다”라고 밝혔다. 지원사업 신청은 SBA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4월 19일(금)까지 가능하다.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 서울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공고문 및 사업신청서 확인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산업진흥원 G밸리활성화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상투는 장발일까요?”

    [그때의 사회면] “상투는 장발일까요?”

    “하이힐을 벗고 단화를 신어라. 다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점으로 돌려라. 귀부인과 같은 그 손가락으로 쌀을 씻어라. 달랑거리는 핸드백을 내던지고 두툼한 책가방을 들어라.” 고려대 학생들이 이화여대 앞에서 ‘퇴폐풍조 배격’ 시위를 벌이며 이런 글이 적힌 전단을 나눠줬다(매일경제 1971년 9월 19일자). 남녀 갈등을 초래할, 요즘은 상상할 수 없는 시위다. 대마초, 장발, 미니스커트를 필두로 한 히피 문화에 당국이 칼을 빼들었던 때가 1971년이다. 퇴폐 단속은 정부 부처 합동으로 일시에 작전처럼 펼쳐졌다. 정부는 10월 유신을 앞두고 국민의 ‘군기’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퇴폐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했다. 방송가에도 단속 바람이 몰아쳤다. 라디오나 TV 프로그램은 안보 방송 위주로 개편됐다. ‘송년 대잔치’, ‘이미자의 가요 앨범’ 같은 건전한 오락 프로와 가요 프로도 퇴폐라는 올가미를 쓰고 폐지되거나 축소됐다(동아일보 1971년 12월 13일자). ‘히식스’, ‘키보이스’ 같은 보컬 그룹사운드들도 설 자리를 잃고 가요계는 소위 ‘뽕짝’ 중심으로 되돌아갔다. 퇴폐 단속은 1971~72년 무렵 절정을 이루었다. 심지어 사립초등학교 교육이 엄청난 낭비이며, 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는 칼럼이 지면에 버젓이 실렸다(매일경제 1971년 10월 18일자). ‘꽃반지 끼고’라는 가요가 여고생들에게 퇴락과 탈선을 부를 염려가 있다는 글도 게재됐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축제를 무기한 연기하는 한편 검소한 복장을 입기로 결의했다. 상투 머리도 장발로 보고 단속해야 하는지를 놓고 경찰이 고민하다 상부에 문의했더니 “그냥 두라”고 해 단속하지 않았다(경향신문 1972년 1월 31일자). 유명한 뮤직 다방인 서울 명동 심지다방은 대마초 거래와 흡연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폐쇄됐다. 도서잡지윤리위원회는 주간지의 ‘운세풀이’가 교통사고, 사업 실패, 가정불화를 아무런 근거 없이 예언해 불안감을 일으킨다며 게재를 중지시켰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미니 당구장에는 탈선 오락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밤새 춤을 추는 고고족들을 경찰이 덮쳤고, 급기야 1972년 10월 12일 서울시장은 서울시내 모든 유흥업소에서 고고춤을 금지시켰다. 선정적, 자극적 음악으로 퇴폐풍조를 야기한다는 이유였다. 강력한 단속에도 연예계에 대마초 파동이 일자 박정희 대통령은 법무부 초도 순시에서 “공산당과 결전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환각제가 나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마초 사범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지시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시진핑, 트럼프에 “중미 무역협상 조속한 타결 희망”

    시진핑, 트럼프에 “중미 무역협상 조속한 타결 희망”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 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5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류허 중국 부총리가 4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중 무역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양측 대표단이 한 달여간 각종 형식을 통해 집중적인 협상을 벌였다”며 “양국은 경제무역 협의문의 중요한 문제에 관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양국 대표단이 계속해서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정신을 가지고 양국이 우려하는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며 “조속히 중미 경제무역 협의문에 대한 본 담판이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 정세에서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평화로운 발전은 양국 국민의 이익과 세계 각국 국민의 이익에 연관된다”며 “특히 양국은 전략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각종 방식을 통해 소통하기를 바란다”며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영도력 아래 중미 관계가 더 크게 진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대표단은 이틀간 풍부하고 효과적인 협상을 벌였다”면서 “특히 경제무역 협의문 등 중요한 문제에 관해 새로운 공동인식을 달성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류 부총리는 이어 “양국 대표단은 앞으로도 양국 정상의 공동인식 아래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가 더 많은 진전을 이루겠다”며 “양국 정상과 양국 국민이 부여한 중대한 책임에 어긋나지 않도록 경제무역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양국 경제무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친서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안부를 물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중관계 발전은 양호하고, 굳건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대표단이 무역협상을 통해 거대한 진전을 이룬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 대표단이 계속해서 노력해 남겨진 문제를 해결하고, 조속히 전면적이고 역사적인 합의를 달성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미중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소니 퍼듀 농업부 장관 등 미국 관련 부처 각료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제비꽃/손성진 논설고문

    설렘의 보랏빛이 핏기 잃은 시인처럼 늘어진 육신을 깨운다. 메마른 모퉁이에 수줍게 여린 꽃잎을 펼친 제비꽃. 그 많은 꽃 중에 먼저 알게 된 꽃이 제비꽃이었다. 꿈에 부푼 새내기의 눈에 세상 모든 것이 무지개처럼 영롱하게 보였을 때. 속삭임 같은 통기타 음조를 타고 제비꽃은 마음 깊은 곳, 추억의 창고에 다발로 자리잡았다. 푸석푸석한 풀숲이나 물기도 없는 돌 틈새를 좋아하는 귀하지도 않은 꽃. 자운영꽃 같은 화려함도 없고 패랭이꽃처럼 앙증맞지도 않다. 자신을 낮추는 자세에 꽃말마저 ‘겸양’이다. 사실 ‘강인’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꽃이다. 겉보기엔 약해 보여도 제비꽃만큼 강한 꽃도 없다. 끈질기고 왕성한 생명력은 민들레에 뒤지지 않기에 제비꽃 또한 우리의 민초(民草)다. 이맘때면 그랬듯 제비꽃은 파묻어 뒀던 청춘의 봄날을 기억 더미에서 건져내 준다. 내가 저를 기억하니 저도 나를 잊지 않은 것일까. 혹, 내가 만난 첫 제비꽃이 씨앗을 뿌리고 뿌려 수십년 먼 길을 돌아 찾아온 것은 아닐까. 제비꽃을 보면 나 자신을 보는 것도 같고 가르침을 얻어야 할 스승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기억, 인연, 존경 같은 말이 그래서 떠오른다. sonsj@seoul.co.kr
  • [아이eye] 제주4·3과 아동 인권/이하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eye] 제주4·3과 아동 인권/이하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1948년 4월부터 약 7년간 제주도에서 정부 탄압과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남로당과 이를 진압하기 위한 정부 토벌대의 충돌 과정에서 무고한 어린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희생됐다. 당시 숨진 3만여명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 8000여명이 포함됐다. 제주4·3은 이렇게 비극적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북촌리는 집단학살이라는 가장 큰 비극이 일어난 곳이다. 군인들은 총을 겨눈 채 마을 사람들을 학교 운동장으로 내몰았고 온 마을을 불태웠다. 가옥 400여채가 불탔다. 이유조차 모른 채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했다. 총에 맞아 숨진 엄마의 젖가슴에 젖먹이가 매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60대 노부부는 3살 된 손녀, 1살 된 손자를 데리고 숲속에 숨었다. 울음을 터뜨린 아이들을 향해 진압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류탄을 던졌다고 한다. 더 마음이 아팠던 일은 3살 아이의 두 다리를 잡고 바위에 내려쳐 죽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은 왜 죽어야만 했을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남녀 아동이라도 일일이 조사해서 불순불자는 다 제거하여 반역적 사상이 만연하지 못하게 하라”는 경고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비극과 슬픔을 제주 도민들은 수십년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제주4·3 70주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희생자 추념식에서 국가 권력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모습을 보며 늦었지만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에게 사과가 꼭 전달되기를 바랐다. 무엇보다 다시는 제주4·3같이 억울하게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린아이들의 생명이 지켜지고, 어떤 전쟁 속에서도 보호되고, 혹시나 다친 아이가 있다면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어 다시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제주4·3기념관에 가면 커다란 백비 하나가 있다. 아직 4·3은 올바른 역사적 이름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새기지 못한 백비가 누워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이 제주4·3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서 이름 갖지 못한 역사에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동백처럼 꽃피우지 못한 아이들의 이름이, 그 죽음을 기억할수 있도록 새겨졌으면 좋겠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춤 거부한다고 머리 밀고 얼굴 구타, 파키스탄 당국 무신경도 도마에

    춤 거부한다고 머리 밀고 얼굴 구타, 파키스탄 당국 무신경도 도마에

    춤추길 거부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삭발하듯 머리를 밀리고 멍자국이 남을 정도로 얼굴을 두들겨 맞은 파키스탄 여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라호르에 사는 아스마 아지즈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에 올려놓은 동영상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녀는 이틀 전 라호르 번화가에 있는 자택에 모인 친구들 앞에서 춤을 추자는 남편 미안 파이잘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하인들 앞에서 강제로 옷이 벗겨졌다. 하인들이 몸을 붙든 상태에서 남편이 삭발에 가깝게 머리를 자른 뒤 머리카락을 불태웠다. 옷들은 피범벅이 됐다. 남편은 벌거벗은 채로 매달아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녀의 동영상은 이 나라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대책 없이 노출돼 있음을 드러냈다. 남편과 하인 한 명이 경찰에 구금됐는데 남편은 고문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아지즈가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러 갔을 때 경찰은 고의적으로 미적거렸고, 경찰이 출동해 그녀의 자택에 진입하려 하자 이번에는 주택 단지를 관리하는 사무실이 진입하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결국 아지즈가 올린 동영상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내무부 차관이 이를 언급하자 동영상이 올라온 다음날에야 비로소 경찰이 남편을 구금하는 등의 조치에 들어갔다. 아지즈의 팔과 뺨, 왼쪽 눈 주위에 멍자국과 붓기, 빨개짐 등이 확인됐다. 아지즈의 변호인들은 3일 이번 사건이 “사회에 더 광범위한 불안과 우려를 부채질한다”는 이유로 통상적인 범죄 처리 대신 더 엄격한 대테러 법률에 의거해 처리해달라고 청원했다. 남편 파이잘은 아내가 약물 부작용 때문에 자기 머리를 먼저 깎기 시작했으며 자신 역시 약기운 때문에 그녀가 그 일을 마무리하도록 도왔을 뿐이라고 둘러댔다.여배우 겸 가수 사남 사에드가 아지즈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실 보수적이기로 악명 높은 파키스탄 사회에서 여성을 가정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문제는 몇년 동안 계속 논쟁 거리였다. 2016년 유엔의 젠더 평등 지수는 188개국 가운데 파키스탄을 147위로 매겼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실상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달 여성의 날 행진을 벌였다고 보수적인 그룹들은 반발했고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활동가들을 살해하거나 성폭행하겠다는 협박이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영국 BBC는 4일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제2의 박미희’ 찾아라… 봄배구 밖 칼바람

    ‘제2의 박미희’ 찾아라… 봄배구 밖 칼바람

    포스트시즌 실패 팀들 女사령탑 눈독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유리천장’을 깼다. 여자 감독은 할 수 없다던 통합우승을 여자의 몸으로 최초로 일궈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지도자 생활이 위태로웠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30경기에서 8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구단은 박 감독과의 연장 계약으로 전폭적인 신뢰의 뜻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이를 악물고 팀을 재정비했다.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고 아쉬운 부분을 메웠다. 정신력까지 재무장시켰다. 그리고 그는 불과 한 시즌 만에 유리천장을 깼다. V리그 2018~19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바야흐로 ‘정중동’이다. ‘봄배구’에 실패하거나 근접하지 못했던 사령탑들의 거취 변화다. 남자부 챔프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과 흥국생명 박 감독에겐 봄바람이지만 나머지 감독들에겐 ‘칼바람’이나 다름없다. 남자부 최하위 한국전력의 김철수 감독은 지난 1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여자부에서 7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 역시 이튿날 감독직을 내놓았다. 남자부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지만 팀이 지난 시즌 최하위에 이어 올해 5위로 밀리자 자진해서 사퇴했다. 한국전력은 김 감독을 유임시킬지, 내부 승진으로 ‘명예퇴직’을 시킬지,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수혈할지 등 세 가지 옵션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신임이 물건너가면 외부 영입보다 장병철 코치를 승진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OK저축은행은 석진욱 수석코치가 김 전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됐으나 차기 감독은 여전히 미정이다. 남자부 6위 KB손해보험은 권순찬 감독의 계약이 이달 말로 끝나는 가운데 유임 또는 교체를 놓고 막판 저울질 중이다. 여자부는 기업은행이 칼을 빼들었다. 지난 8시즌 동안 정규리그와 챔프전 각 3회 우승을 일궈낸 이정철 감독의 보직을 ‘고문’으로 변경했다. 새 사령탑 후보로는 주로 여자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미희 감독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해 보겠다는 구단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손석희 연봉, 5억 7300만 원 ‘상여금 얼마길래?’

    손석희 연봉, 5억 7300만 원 ‘상여금 얼마길래?’

    손석희 연봉이 공개됐다. 지난 1일 공개된 JTB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JTBC 손석희 대표이사는 지난해 5억 73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 중 급여는 5억 5500만 원이었고, 상여금은 1800만 원이었다. 연봉은 사내에서 랭킹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JTBC 내 연봉 1위는 김수길 고문으로 7억 4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급여는 손석희 대표이사 보다 적은 4억 4100만 원이었으며, 상여금 6900만 원에 퇴직금 2억 3000만 원을 수령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손석희 대표이사의 연봉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본공시법 개정으로 등기 임원이 아니더라도 연봉이 5억 원을 넘는 임직원 상위 5인과 이들이 받는 연봉을 공시해야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뮬러보고서 전문 공개”… 트럼프 족쇄 다시 채우려는 美하원

    법사위, 소환장 발부 승인 결의안 표결 前보좌진 등 5명 소환도… 트럼프 압박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다룬 로버트 뮬러 특검의 최종 수사보고서 전문 공개를 위해 소환장 발부를 밀어붙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뮬러 특검에게 ‘면죄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핵심 정책을 밀어붙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특검 보고서 전문과 관련 증거·연관 사안들에 대한 소환장 발부를 승인하는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1일 밝혔다. 제럴드 내들러(민주) 하원 법사위원장은 성명에서 “완전하고 완벽한 특검 보고서가 바로 의회에 공개돼야 한다”면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완전한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고 마감 시한도 지키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고 비판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이어 “특검 보고서 생산 및 증언을 강제하는 소환장을 발부할 권한을 부여하도록 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내들러 위원장은 바 장관에게 ‘2일까지 뮬러 특검 보고서 전문과 함께 중요 증거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바 장관은 지난달 29일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 법사위원장과 내들러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르면 4월 중순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되, 일부 민감한 정보를 삭제한 ‘편집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보고서 전문 공개뿐 아니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전 보좌진인 도널드 맥건 전 법률고문과 스티븐 배넌 전 수석전략가, 호프 힉스 전 공보국장,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앤 도널드슨 전 부법률고문 등 다섯 명의 소환 카드도 꺼내 들었다. 특검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위싱턴포스트는 “2016년 미 대선에서의 러시아 개입에 관한 상세 내용을 담은 장문의 보고서를 두고 민주당과 백악관, 법무부 간 갈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쳐 날뛰는 민주당원들은 ‘공모가 없다’는 뮬러 보고서에서 어떤 정보가 주어지더라도 그건 절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원들이 닫힌 문 뒤에서 웃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누명 벗었지만 진상규명 안 돼… 특별법에 도민 목소리 반영을”

    “누명 벗었지만 진상규명 안 돼… 특별법에 도민 목소리 반영을”

    “아직도 제주4·3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특별법 개정안에 도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지난 1월, 제주4·3 수형인 피해자 18명이 71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법원의 재심 무죄 판결 직후 재심 당사자인 할아버지, 할머니들 못지않게 벅찬 소감을 밝힌 이가 있었다. 2013년부터 2530명의 이름이 적힌 수형인 명부를 근거로 실태 조사에 나섰던 양동윤(69)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대표였다. “오늘 대한민국 법원이 우리 할망, 할아방들한테 무죄 판결을 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는 죄 없댄 말해야 합니다!” 일흔한 번째 4·3을 하루 앞둔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 대표는 “언제나 4월이면 바쁘다. 특히 올해는 연초 있었던 재심 판결 때문에 언론 취재와 행사 지원으로 하루하루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재심으로 누명을 벗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2월부터 법원에서 형사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양 대표는 “무고한 수형 생활을 보상받는 게 형사보상이다. 이분들이 수형 이후 71년 동안 정신적·육체적으로 받았던 고통은 아직 남아 있다”면서 “아들이 좋은 국가기관에 합격하고도 아버지의 수형 전력으로 인해서 불합격 처리가 됐고, 수형 당시 고문을 받은 후유증으로 손가락이 흉측하게 뒤틀려 있는 분도 계시다. 변호인들께서 피해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고, 형사보상 절차가 끝나면 국가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는 발의 16개월 만에 제주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행정안전위원회의 첫 심의가 이뤄졌지만 의견 대립 끝에 의결이 무산됐다. 양 대표는 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이 도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3년 10월 진상조사보고서는 큰 틀에서 4·3을 정리해 놓은 수준입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진상이 세세하게 밝혀지지 못한 부분이 많죠. 예를 들어 주민 300여명이 학살된 북촌마을 사건의 경우 보고서에 학살 자체는 기술돼 있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밝혀진 게 없어요.” 양 대표는 “추가 진상조사가 빨리 이뤄져야 앞으로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에서도 판단 근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가 또 있느냐는 질문에 양 대표는 “지난 재심에 수형 생존자 모두가 참여한 게 아니다”라면서 “제주도에서도 아직 재심에 참여하지 못한 3~4명이 살아 있고 서울, 부산 등 육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일본 도쿄에도 수형 생존자가 계신다. 그분들 재심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재심 판결 이후 3주 만에 당사자 중 한 명이었던 현창용 할아버지가 세상을 뜨며 양 대표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그는 “나이라는 건 절박한 거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내일이 추념식인데 재심 당사자 17명 중 8명이 건강 때문에 못 나오신다. 법원이 물론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지만, 속도를 조금 더 내달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망자 1만 4256명… 23%가 아동·청소년, ‘사건’ ‘항쟁’ ‘혁명’ 논쟁에 공식 명칭 없어

    사망자 1만 4256명… 23%가 아동·청소년, ‘사건’ ‘항쟁’ ‘혁명’ 논쟁에 공식 명칭 없어

    ‘고립된 섬’ 제주에서 1948년 4월 3일부터 6년여간 발생한 학살 사건인 ‘제주4·3’은 우리 현대사의 대표적 비극이다. 하지만 ‘전 국민 제주4·3사건 인식조사’(2017) 결과를 보면 광주민주화항쟁(162명 사망), 노근리 양민학살(135명 사망)과 비교해 사망자가 100배(1만 4256명) 많은 데도 국민적 인식도는 가장 낮았다. 2일 4·3 71주년을 맞아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이 사건에 대해 정리했다. Q. ‘제주4·3’은 왜 이름이 없을까 A. ‘제주4·3’에는 아직 공식 명칭이 없다. ‘제주4·3 사건’으로 흔히 불리지만 시민사회와 학계에선 이를 ‘사건’으로 볼지, ‘항쟁’으로 볼지, 또는 ‘혁명’으로 볼지 의견이 분분하다. 항쟁 또는 혁명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쪽에서는 당시 시위대가 미 군정과 서북청년회의 횡포, 남한만의 단독선거로 인한 분단에 반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반면, 미군의 발포 사건 이후 남로당 제주도당의 활동으로 이 사태가 커졌다는 지점에선 이념 논쟁이 불거진다. 가해자처럼 보이는 경찰·군인의 가족도 여럿 죽거나 다쳤기에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4·3특별법을 통해 모든 조사가 마무리된 뒤 최종적으로 이름을 붙이자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Q. 피해자들이 왜 외국에도 있을까 A.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강제노역, 유학, 항일 운동, 막일 등을 하던 6만여명의 제주도민은 해방 이후 제주로 귀환했다. 그러나 4·3은 갓 돌아온 이들을 다시 고향 밖으로 뛰쳐나가게 했다. 무장대와 토벌대 간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을 피해 수많은 도민들이 산이나 굴 등으로 피신했다. 해방 뒤 고국으로 돌아왔던 주민들은 학살극을 피해 일본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끝까지 한국에 오지 못하고 타국에서 사망한 사람도 많다. Q. 미국에 책임을 묻는 이유는 A. 4·3의 발단이 된 경찰 발포 사건은 미 군정기인 1947년 3·1절 행사에서 일어났다. 당시 미군 문건에는 미 군정이 4·3 초기부터 강경 진압을 고수했다는 여러 증거가 남아 있다. 1948년에는 브라운 대령이 군경 토벌대 최고지휘관으로 파견돼 제주를 싹쓸이식으로 진압하는 ‘평정 작전’을 주도했다. 이듬해엔 주한미군사고문단 단장인 로버츠 준장에게 지휘권이 넘어가 군경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을 격려했다는 기록도 있다. Q. 피해가 얼마나 컸나 A. 지난해 말 기준 정부가 인정한 민간인 피해자는 1만 436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만 4256명이다. ‘제주4·3사건위원회 신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중 20세 이하 아동·청소년이 23%였다. 60세 이상 고령 피해자는 6%였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희생자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3만~9만명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노조가 총무원장 고소…이번엔 조계종 노사갈등

    노조가 총무원장 고소…이번엔 조계종 노사갈등

    ‘노조가 총무원장을 고소하다니 어이가 없다’, ‘불교 종단도 이제 노사 관계를 정립해야’…. 요즘 조계종 총무원 언저리에서 흔한 대치의 말들이다. 일반인들은 불교 종단 노조며 총무원장 고소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할 터. 하지만 조계종단 초유의 노사관련 소송인 데다 그 중심에 총무원장이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복잡하게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사태는 민주노총 조계종지부(조계종노조)가 지난달 1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을 제기한 게 발단이다. 사용자 명의를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명기해 사실상 조계종 총무원장을 고소한 것이다. 조계종노조가 요구한 안은 ▲부당노동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노동조합 교섭 요구 사실 공고문을 부착하고 단체교섭을 시행할 것 ▲노동조합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삭제하는 행위를 근절할 것 ▲게시물 임의 삭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공고문과 사건 판정문을 게시할 것 등이다.이에 따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해당 행위 불이행에 대한 답변서를 구제신청 10일 이내인 지난달 28일까지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총무원 측은 2일 “답변서 제출시한을 5일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해 현재 답변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조계종노조는 총무원장 거취를 둘러싼 분규가 한참 확산되던 지난해 9월 창립한 단체로 현재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종무원 40여명이 가입해 있다. 전체 종무원들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총무원의 한 종무원은 “조계종노조가 이미 활동 중인 종무원조합과 별도로 독자 행동에 나서 소수의 노조와 대다수 종무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권 등 사회문제에 중재자로 나서야 할 총무원장이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총무원의 다른 종무원은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교역직 스님들과 노조, 대다수 재가종무원들이 동참하고 있는 종무원조합이 한발씩 양보해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노조 심원섭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노조 설립 이후 노조에 대한 종단의 비공식적 대화는 있어 왔지만 공식적 응대는 일절 없는 상태였다”며 “구제신청은 형사고발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절차인 만큼 재가종무원의 노동권을 인정하고 지켜 달라는 호소로 봐 달라”고 귀띔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지난달 28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종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종회 의원들은 ‘사회의 다른 사업장과 달리 불교 종단은 불자들의 시주금으로 운영되는 특수한 곳인 만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과 ‘노동권 문제는 거스를 수 없는 기본권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일부 종회 의원은 직장폐쇄와 분담금 납부 거부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져 조계종 총무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기획실장 오심 스님은 “불교종단과 그 수장인 총무원장은 사회의 일반 사업장, 사업주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는 만큼 현재로선 노조의 행동에 거부감을 갖는 구성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노조와 기존 종무원조합, 교역직 스님들이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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