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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펜’ 품은 갤럭시S21, 새달 당신 손에…“내년 갤노트도 준비중”

    ‘S펜’ 품은 갤럭시S21, 새달 당신 손에…“내년 갤노트도 준비중”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의 조기 출시와 ‘S펜’ 탑재를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본래 S펜이 장착됐던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단종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삼성전자 측에서는 “내년 갤럭시노트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16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내년 1월 새로운 소식과 함께 찾아뵙겠다”며 다음달에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린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보통 매년 2월쯤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3월에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것이 한 달쯤 빨라진 것이다. 지난 2월 공개한 갤럭시S20, 지난 8월 선보인 갤럭시노트20 때에도 출시 행사를 앞두고 노 사장의 기고문이 올라왔었는데 이번 기고문을 통해서도 갤럭시S21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1월 14일 갤럭시S21을 공개하고 같은 달 29일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1월 14일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의 폐막일이다. 이 때문에 별도 행사가 아닌 CES에서 갤럭시S21을 공개할 수도 있단 분석이 나온다.노 사장은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갤럭시노트의 경험을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라며 모바일 필기구인 S펜이 갤럭시S21에 탑재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태까지 갤럭시S 시리즈에 S펜이 탑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갤럭시S와 비교해 차별성이 미미해진 갤럭시노트가 단종될 것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것이 노트 카테고리의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 사장은 “폴더블 카테고리 대중화를 위해 폴더블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접히는 스마트폰 시리즈는 ‘갤럭시Z폴드’·‘갤럭시Z플립’ 두 가지인데 가격과 사양을 낮춘 ‘갤럭시Z폴드 라이트’(가칭)를 출시해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이루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S펜을 적용한 폴더블폰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CES 2021’을 앞두고 발표한 ‘CES 최고혁신상’에서 4관왕에 올랐다. 그중 두 건은 모바일 제품인 ‘갤럭시버즈+ BTS에디션’과 ‘갤럭시노트20’에서, 나머지 두 건은 TV 관련 기술인 ‘스마트TV 접근성’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 나왔다. 한 단계 낮은 상인 ‘CES혁신상’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는 이번에 총 44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광주시의회, 2021년도 적십자 특별회비 전달

    광주시의회, 2021년도 적십자 특별회비 전달

    광주시의회 임일혁의장은 지난 15일 의장실에서 2021년 적십자 특별회비를 전달하며 추운 겨울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는데 동참했다. 이날 전달식은 적십자회비 집중 홍보기간(2020년12월~2021년1월) 모금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윤신일 회장, 중부 적십자 봉사관 채삼병 관장, 대한적십자사 광주시지구협의회 채주병 회장, 목광원 고문 등 임원들이 함께했다. 임일혁 의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운 시기임에도 질병예방 및 재난 구호 등 인도주의적 사업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적십자사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임 의장은 “적십자회비가 어려운 이웃에게 큰 희망이 되어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해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적십자 회비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이웃돕기와 재해이재민 구호, 저소득층 구호 등에 사용되고 인터넷, 휴대폰 결제 등으로 연중 및 24시간 납부가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의선號 첫 인사, 모빌리티 이끌 세대교체 ‘시동’

    정의선號 첫 인사, 모빌리티 이끌 세대교체 ‘시동’

    현대자동차그룹은 15일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하반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부사장 5명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장재훈(56)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정의선 회장과 고려대 동문인 장 사장은 제네시스사업본부장과 국내사업본부장을 맡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61)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장(부사장)은 영입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사장은 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지낸 항공·항법 전문가다. 신 사장의 승진은 정 회장이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보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1월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개인항공기 콘셉트 ‘S-A1’을 선보였다. 이를 현실화한 상용 모델은 2028년 출시한다. 현대모비스 조성환(59) R&D(연구개발)부문장(부사장)과 현대건설 윤영준(63)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내부 승진했다. 현대위아 사장에는 현대차 정재욱(61) 구매본부장(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특히 윤 사장은 국내 최대 규모(공사비 1조 7000억원)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이 지역의 집을 사들여 직접 조합원이 된 다음 “내 집을 짓는 마음으로 짓겠다”는 말로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 이목을 끌었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이규오(60) 전무와 연료전지사업부장 김세훈(54)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눈에 띈다. 이 부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을 주도했다. 김 부사장은 수소연료전지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미래차의 핵심 두 축인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신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출범하고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현동진(42) 로보틱스랩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현 상무는 현대차가 인수하는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로봇 기술 시너지 창출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환(64)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65) 현대건설 부회장, 박동욱(58) 현대건설 사장과 김경배(56) 현대위아 사장, 서보신(63)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그룹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美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LG에 ‘계열분리 반대’ 서한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LG그룹의 계열 분리를 두고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 가치를 희생시키고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화이트박스의 보유 지분율은 0.6%에 그치는 반면 ㈜LG 최대주주 지분율은 9월 말 현재 46.07%에 이르기 때문에 화이트박스의 행동주의 캠페인이 계열 분리 주주총회 통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트박스는 ㈜LG에 보낸 서한에서 “명백히 더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며 “LG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화이트박스는 55억 달러(약 6조 170억원)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발표된 LG의 계열 분리 계획은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LG는 현재 순자산 가치의 69% 수준인 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이번 분사로 그룹의 역량을 전자, 화학, 통신 등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 전략이 더 구체화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LG그룹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와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판토스 등 5곳을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 밑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이 회사들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이끄는 일명 ‘구본준 그룹’인 신규 지주회사 밑으로 분리돼 내년 5월 출범한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독자 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게 됐으며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긴 생머리, 하얀 얼굴이 내 페티쉬”...현직 판사 칼럼 논란

    “긴 생머리, 하얀 얼굴이 내 페티쉬”...현직 판사 칼럼 논란

    소년재판 담당 현직 판사가 재판을 통해 만난 미성년자의 외모를 평가하며 자신의 페티쉬를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이라고 평가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5일 수원지방법원 김태균 판사는 법률신문 ‘법대에서’ 코너에 ‘페티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판사는 기고문을 통해 “나의 여자 보는 눈은 고전적입니다. 칠흑 같은 긴 생머리, 폐병이라도 걸린 듯 하얀 얼굴과 붉고 작은 입술,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이라며 법정에서 만난 미성년자의 외모를 품평했다. 김 판사는 “소년재판을 하다 보면 법정 안은 물론 밖에서도 어린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족히 25살 이상 차이 나는 그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할 말이 없다”며 “스타일은 한눈에 들어온다. 생김생김은 다들 이쁘고 좋은데, 스타일이 거슬린다. 짙은 화장과 염색한 머리는 그 나이의 생동감을 지워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말한다. ‘염색도 파마도 하지 않은 긴 생머리가 이쁘다. 머리는 시원하게 넘기든지, 짧게 자르는 게 단정해 보인다. 바지, 치마 줄여 입지 마라.’ 그렇게만 하면 정말 예뻐 보일 것 같은 안타까움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외모에 대한 지적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저 친구들은 내 눈에 예뻐 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저 친구들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을 터,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거기에 만족하면 그것뿐”이라며 “아무리 재판하는 판사라고 해도 그걸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소싯적 천지간 분별 못 하고 체 게바라처럼 살겠다며 반항과 똘끼 충만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단정(端正) 운운하던 그 옛날의 학주의 모습은 이제 내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내 페티쉬일 뿐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세상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지만, 그것은 오직 ‘나에게만’ 좋고 나쁠 뿐”이라며 “재판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릴 뿐 좋은 것을 강요하는 곳이 아니다. 소년재판도 가사재판도 모두 마찬가지다. 강요된 좋음은 강요하는 자의 숨겨진 페티쉬일 뿐”이라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네티즌 “미성년자 외모 평가 자체가 부적절”여성변회 “판사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며 마음가짐” 해당 글에 대해 네티즌들은 “소년재판부 판사가 소년재판을 받는 미성년자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 보인다”, “말하고자 하는 바에 이르는 글 전개가 몹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등 비판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여성변호사회는 “문제는 칼럼에서 ‘칠흑 같은 긴 생머리, 폐병이라도 걸린 듯 하얀 얼굴과 붉고 작은 입술,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을 판사 자신의 이상형으로 거론한 뒤 소년재판을 받는 위기 청소년들의 짙은 화장과 염색한 머리 등 외모에 대해 언급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예뻐 보일 것 같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사 본인의 뜻은 위기 청소년들을 성적 대상화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재판을 받는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은 위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재판을 하는 판사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며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사가 법대에서 재판받는 청소년의 용모와 스타일을 보고 그에 대해 때때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 그 자체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그 대상이 미성년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④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회장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④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회장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주요 프로필 나이 : 65세 거주지역 : 대구광역시 직업 : 자원봉사원 소속 : 샘터뭉침회 봉사기간 : 40년 6월 이력 : 샘터뭉침회 회장 수상경력 : 행정안전부장관 표창(2011), 유집 박창원선생 추모사업회장 표창(1996), 보건사회부장관 표창(1991)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공적 내용 서술 집에만 갇혀 지내던 장애인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사람이 있다. 샘터뭉침회 회장 김정구 씨다. 장애인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1980년, 2급 지체장애인이었던 그는 교양지 샘터에 회원 모집공고를 냈다. 그것은 그들의 권익을 스스로 찾자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길거리에서 일반인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편견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던 시절이었으니 사회활동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인권은 논의대상이 되지 않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가 장애인 인권운동에 나선 이유는 청소년 시절에 겪었던 좌절 때문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텔레비전기술학원에서 기술을 배웠던 그에게 취업은 요원한 일이었다. 다시 가구공장에서 목공예기술을 배웠지만 생계는 막막하기만 했다. 운전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대통령에게 장애인운전면허발급을 청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잡지사에 글을 기고하며 자신들의 처지를 알렸다. 1981년 장애인의 날이 제정되고 그도 대구 동촌 유원지에서 샘터뭉침회를 창립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노력 때문이었는지 1983년 1월 드디어 장애인운전면허증이 발급되었다. 그들에게 자립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인권운동에 나섰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법관 임용에서 탈락한 박은수 씨를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해 임용되도록 도왔다. 그들의 인권은 자립에서 얻는다고 생각한 그는 그들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다녔다. 그 노력으로 섬유가공사, 금은세공, 가구공장 등에 현재까지 150여명을 취업시킬 수 있었다. 1992년에는 대구장애인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목공예, 인장, 열쇠수리, 구두수선 등의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기능인 양성에 열정을 쏟았다. 그 결실로 장애인기능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자립보다는 기초생활비에 의지해 살려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사회통합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구시민들의 휴식처인 앞산공원에 새집을 달고 환경정화 활동을 했으며 인천자유공원에 장미 묘목을 식수하는 등 76회에 걸쳐 시민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장애인이 도움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 는 것을 보여준 일이지만 사회 봉사활동은 자신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기도 했다. 2008년부터는 어울림체육대회를 개최해 서로 단합하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있다. 샘터뭉침회 배드민턴클럽과 보치아클럽을 창단해 체력증진과 재활운동은 물론 장애인 체육 선수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은 궁극적으로는 행복 추구를 위한 일일 것이다. 그는 장애인들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동안 상담과 친구 맺기를 통해 150여명이 짝을 찾았다. 그들이 잘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니 그는 장애인들의 진정한 아버지다. 그는 40년 전에 장애인단체를 창단해 오늘날 장애인복지의 초석을 놓았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장애인 복지와 인권향상을 위해 변함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 찬탄의 박수를 보낸다. 그가 발행하는 회보 ‘어둠 속에 빛’ 12월호에 어떠한 사연과 활동이 담길지 궁금하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③ 국민포장 수상자 김덕애 고문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③ 국민포장 수상자 김덕애 고문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포장 수상자 김덕애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 ●김덕애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 주요 프로필 나이 : 75세 거주지역 : 부산시 기장군 직업 : 주부 소속 : 부산 원불교봉공회 봉사기간 : 35년 이력 : 부산 원불교봉공회 부회장과 회장 역임, 현재 고문 수상경력 : 10,000시간 이상 자원봉사명예장(2016), 부산광역시장상(2016), 행정부장관상(2012), 부산광역시 센터장상(2009), 부산광역시장상(2007), 세계봉사자의 날 국무총리상(2005) ●김덕애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 공적 내용 서술 분홍 조끼를 곱게 입은 그녀는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졌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웃음에는 경계가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있다면 하던 일 제쳐두고 마중 나간다. 지난 35년 동안 부산 원불교봉공회 회원으로서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몸을 움직였다. 우리는 각자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데, 그녀의 인생행로에는 자원봉사라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은혜로운 덕애 씨’다. 그녀는 이웃과 함께한 자원봉사 1만 시간의 헌신으로 부산시 자원봉사자의 날에 자원봉사명예장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5년 부산봉공회 회원이 되면서부터 그녀의 움직임은 지역사회로 향했다. 부산적십자 헌혈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레 지역병원에 관심 가지게 됐고, 국군통합병원과 백병원에서 정신질환자들을 보살피고 의료 침구를 수선하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흰 지팡이의 날’이면 맹인들을 위한 위문잔치를 열어 위로했고, 장애아동시설에서 아동들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저소득층 가정에 신생아 용품과 식료품을 지원하는 일에도 성심을 다했다.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깊어 어린이대공원과 청소년수련장에서 자연정화 운동을 펼쳤는데, 그 운동은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을 비롯해 다대포해수욕장, 금정산까지 범위를 넓혀갔다. 부산 원불교봉공회가 1998년에 보건복지부 제821호로 복지법인 인가를 받으면서 더욱 체계적이고 활발한 자원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부산의 남부민동은 열악한 지역 중의 하나였다. 그곳에 봉공센터를 세우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 시작했다. 무료 한방교실을 열어 어르신들의 건강을 증진했으며 국수를 끓여 대접하고, 홀로어르신, 청소년가장, 결식아동들에게 반찬을 지원하는 일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중고의류매장을 운영해 장학후원 사업을 하기도 했고, 위아자나눔장터를 열어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 활용했다. 그녀의 지역사랑은 국제행사에서 더 빛이 난다. 2002아시아경기대회와 아태장애인 경기대회, 2008년 세계대회가 열렸을 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대회가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가정은 갈수록 국제화되고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여전히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의 인권과 복지증진 없이는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동구문화복지회관과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가정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출산가정에는 산후도우미 역할을 자처했고, 여성들과 그 2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그들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끌어안는 일에 힘을 쏟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환한 미소가 지어질 때는 나누미가 될 때다. 은혜의 쌀을 복지시설 마당에 가득 쌓아 올릴 때, 은혜의 김장을 홀로어르신 댁의 냉장고에 넣고 돌아갈 때, 은혜의 연탄을 창고 가득 채우고 돌아설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듯하다고 말한다. 늘 소외된 이들을 위해 몸을 움직였던 은혜로운 덕애 씨, 그녀의 미소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행복감 때문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②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상기 대표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②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상기 대표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상기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 이상기 대표는 지난 23년간 매일 자원봉사를 실천해 총 3만 시간이 넘는 활동을 기록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관내 취약계층 지원, 독거 어르신 식사 제공, 어르신·청소년 정서 상담 등 왕성한 참여를 이어오고 있다. ●이상기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 주요 프로필 나이 : 60세 거주지역 : 시흥시 직업 : 자원봉사원 소속 :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봉사기간 : 23년 6월 이력 :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 수상경력 : 자원봉사유공 안전행정부장관 표창(2013), 대한민국나눔대상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12) ●이상기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 공적 내용 서술 넉넉하고 맛깔스러운 손맛을 자랑하는 이상기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그녀의 작은 부엌 앞에 몰래 놓고 간 감자며 호박이며 두부, 콩나물 같은 식재료들을 다듬어 40인분의 반찬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내는 반찬은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된다. 지금까지 21만 6000가정에 일 년 300일을 18년째 이어오고 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매일 반찬을 만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에게는 후원자가 많다. 고맙게도 시장이나 슈퍼마켓 혹은 농가에서 식재료를 지원해준다. 또 그녀를 도와 반찬을 만들고 전달하는 봉사자들이 있다. 혼자였다면 분명 힘이 들었을 일이지만, 그녀와 함께 걸어가는 동행에는 사랑이 넘쳐난다. 1365자원봉사시스템에 누적된 봉사 시간이 3만 시간 이상이면 하루에 8시간씩 10년 이상을 봉사해야 가능한 시간이다. 자원봉사시간이 하루에 8시간만 인정된다고 하니 실제로는 3만 시간이 훨씬 넘는다. 그녀의 일상이 봉사였던 셈이다. 봉사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시흥시 관내 고등학교에서 청소년 상담과 멘토링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길거리 상담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소통하는 엄마이며 선생님이기를 자처했다. 2007년에는 드림스타트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한 부모와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의 아동·청소년에게도 마음을 쏟았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푸드뱅크와 연계하거나 멘토를 맺어줘 몸과 정신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녀의 청소년에 대한 여러 활동은 청소년 봉사문화 형성에 디딤돌이 됐다. 2002년부터 신천동자원봉사협의회에서 청소년 봉사팀을 운영한 계기로 2009년 청소년 중심의 나눔자리 문화공동체를 조직하고, 이후 적십자 청소년봉사회와 지역 RCY를 조직해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녀가 특별히 청소년 봉사에 지극정성인 이유는, 청소년들이 봉사를 통해 나누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체득할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자기 자신과 사회가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안다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도 생기지 않을 것이었다. 일반 시민과 함께하는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지역 사랑을 알리는 일을 한 지도 20년이 넘었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증진을 위한 일도 그녀의 활동목록에 있다. 장애인체육대회 급식 봉사를 지원하고, 하계·동계 방학 동안 장애인을 위한 교육사업도 진행한다. ‘Talk, Play, Learn하자.’ 이 슬로건은 평범하지만, 사랑과 희생으로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그녀의 활동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위한 일이었다.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 교육사업도, 사회복지시설과 정기적인 교류를 하는 일도, 홀로 어르신들과 어버이 결연을 맺는 일도 그만둘 수 없다. 그녀는 매일 반찬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고 필요 물품이 없는지 챙기고 청소와 이불빨래까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복지관과 급식소가 문을 닫으면서 이 활동은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됐다. 사랑하고 나누는 일이 달콤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오늘도 그 넉넉한 손으로 도시락 가득하게 반찬을 담는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①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원장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①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원장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이유근 원장은 60년 평생을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봉사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기부활동에 전념해 왔다. 특히 제주도 자원봉사협의회 및 자원봉사센터의 출범과 정착을 주도하는 등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주요 프로필 나이 : 76세 거주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직업 : 의사 소속 : 아라요양병원 봉사기간 : 62년 이력 : 한국병원 원장 역임, 한마음병원 원장 역임, 제주경실련 평생교육아카데미원장 역임, 동리평생학교 교장 역임, (사)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협의회장 역임,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휴먼르네상스아카데미 운영위원장, (사)위즈덤시티 이사장, 한국스카우트제주연맹 위원장과 고문, 김영갑갤러리두모악법인 이사장, 아라요양병원 원장. 수상경력 : 자원봉사유공 국무총리 표창(2004), 우수기관 국무총리 표창(2004), 자원봉사유공 여성부장관 표창(2001), 의료발전유공 국무총리 표창(2001), 자원봉사유공 법무부장관 표창(1997), 자원봉사유공 법무부장관 표창(1994)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공적 내용 서술 ‘나의 삶과 나의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유지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일생 지키며 사는 이유근 원장에게는 직함이 많다. 아라요양병원 원장을 포함해 7개나 된다. 그만큼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겠다. 직함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와 명예를 위한 일이기보다는 제주시민을 위한 일임을 알게 된다. 그의 봉사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1959년 까까머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도서실 봉사를 했다는 그는 졸업식에서 공로표창을 받았다. 이후 그가 쌓아 올린 봉사 시간이 62년이라고 하니 일생 봉사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대학 시절 광주적십자사 청년봉사회에 가입한 그는 무의촌 의료봉사에 전념했다. 그 헌신으로 1966년 적십자사총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군의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의료봉사는 계속되었고, 전역 후 북제주군 보건소장으로 있으면서 산간마을 학생들의 교의를 맡아 학생 보건에 힘썼다. 방사선과 전공의를 마치고 그의 제주사랑은 곧장 시민에게로 향했다. 제주의 낙후한 의료수준을 안타까워했던 그는 1979년 최초로 방사선과 의원을 개원해, 1년여 동안 서귀포 지역 의사들에게 무료특강을 하는 등 의료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이후 그가 설립한 제주 최초의 종합병원인 한국병원은 현재 시민 보건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바쁜 업무에도 그의 시선은 늘 불우한 이웃에게로 향했다. 무의촌 봉사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감면하는 등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 선도 활동에 나섰다. 제주지방검찰청 소년선도위원으로 선임되면서 범법 청소년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도록 도왔다. 또 중고등학교와 제주보호관찰소에 성교육, 금연, 알코올 중독 예방 교육을 실시해 건강한 청소년문화를 조성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공부방 지원 사업을 추진해 학업성취는 물론 탈선 예방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청소년 사업은 그가 속한 한마음병원에서도 이루어졌다. 직원들은 급여의 1%를 사회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그는 전체 액수만큼의 성금을 장학사업에 기탁한다. 병원 내 자원봉사활동도 활발해 의료기관의 모범사례로 칭찬받고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시신기증운동은 의료봉사 활성화의 결실이기도 하다. 나아가 제주문화원을 창설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주의 자원봉사문화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사회를 복지공동체로 만드는 일은 그의 큰 꿈이었다. 2000년 제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결성되고 초대회장을 맡은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보육원과 소년소녀가장 돕기, 한센복지협회, 새생명후원회, 외국인근로자 무료진료소개원 등에 적극 동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애인관광도우미사업,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 우리 바다 살리기 운동, 휴먼르네상스아카데미 등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정도다. 모두 지역민을 위한 복지문화 사업이었다. 그는 제주의 풀뿌리 민간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안녕한 사회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그 토대를 다지는 일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열정은 멈추지 않아서, 앞장서고 있는 여러 활동에 여전히 동참자이자 든든한 지원자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네티즌은 어떻게 ‘사용자’가 되었나

    네티즌은 어떻게 ‘사용자’가 되었나

    지난주 미국 연방정부와 48개 주 검찰이 페이스북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세기의 반독점 소송’이 시작됐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는 유명한 반독점 소송들이 있었다. 스탠더드 오일(1911), IBM(1969), AT&T(1989),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2001)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은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막강한 힘을 가질 때마다 등장해서 미국 산업계의 질서를 새롭게 규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해서 바이든 행정부가 끌고 나가게 될 이번 반독점 소송은 인터넷 기업들의 시장독점 여부를 규정하는 중요한 판결을 끌어내게 된다. 하지만 이번 반독점 소송은 과거의 소송들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하고 있다. 우선 소송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하나가 아니다. 소송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시작했지만 아마존, 구글, 애플에 대한 조사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이들도 연달아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가령 스탠더드 오일처럼) 거대한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말 그대로 ‘독점’의 모습이 분명했고, 미국 정부의 표적도 분명했다. 반면 이번에 소송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점의 혐의가 있기는 해도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목표를 향해 수렴하면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각각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경쟁하고 있고 구글과 애플, 아마존은 사물인터넷(IoT)과 단말기, 콘텐츠 플랫폼을 놓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독점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현재 미국의 테크산업이 사실상 다섯 개의 거대기업에 의한 ‘오두제’(五頭制·펜토폴리) 아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섯을 의미하는 펜타(penta-)와 독점(monopoly)의 합성어인 펜토폴리(pentopoly)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나눠 가진 실리콘밸리의 현재 모습을 잘 설명해 주는 표현이다.●그 많던 네티즌은 어디 갔을까 현재 서구 혹은 영어권 검색의 절대 강자인 구글이 등장하기 전까지 검색시장의 선두는 야후였다. 야후가 워낙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자신들이 개발한 뛰어난 검색 알고리듬으로 사업하는 대신 야후에 팔 생각이었다. 그 계획이 무산되는 바람에 지금의 구글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현재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모조리 사들여 경쟁의 싹을 꺾는다는 비판은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19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기억 못 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야후는 원래 ‘검색’으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라는 거다. 1994년에 탄생한 야후의 원래 이름은 ‘제리와 데이비드의 월드와이드웹 가이드’였고, 이름처럼 창업자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만든 인터넷 디렉토리, 즉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전 세계의 웹사이트를 분류해 놓은 서비스였다. 물론 전 세계의 웹사이트가 한 줌밖에 되지 않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1990년대의 인터넷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가상세계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스스로를 ‘네티즌’(netize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시민(citizen)을 합쳐 만든 네티즌은 지금은 촌스러워서 아무도 쓰지 않는 표현이 됐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의 인터넷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단어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했고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넓은 광장 혹은 미지의 세계로 찾아갈 수 있는 열린 바다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항해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광고문구가 아니었다. 네티즌들은 그만큼 자부심이 강했다. 그들은 단순히 웹사이트를 찾아다니기만 한 것도 아니다. 서점에서 책을 사서 HTML을 공부해서 다소 유치해도 정성껏 꾸민 자신만의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웹사이트를 만든다”고 하면 당연히 비즈니스를 떠올리고, 돈을 버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쏟아지는 정보에서 기회를 본 기업들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대의 인터넷 세상이 끝나게 된 계기는 인터넷에 점점 더 많은 네티즌들이 모이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현실이다. 인터넷 주소를 정리하는 디렉토리의 개념으로 출발한 야후는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필요한 내용을 제대로 찾아내거나 정리해 주지 못했고, 이 문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라본 구글에 검색의 왕좌를 빼앗겼다. 구글만이 아니다. 요즘 ‘플랫폼(platform) 기업’이라고 불리는 많은 회사는 결국 무한대에 가까운 데이터를 분류해서 개별 사용자가 원하는 하나의 정보, 하나의 조합을 전달해 주는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들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느냐에 있다. 옛날 사람들이 전화번호부를 돈 주고 사지 않았던 것처럼 21세기 사람들도 검색은 공짜라고 믿기 때문에 돈을 낼 의향이 없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먹고사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 방법이 네티즌을 ‘사용자’(user)로 바꾼 것이다. “인터넷을 한다”는 말이 과거에는 웹(Web)을 돌아다닌다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어느덧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쿠팡이나 당근마켓·아마존 같은 곳에서 물건을 사고,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포스트를 읽는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즉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된 것이다. 네티즌이 온라인의 주체적인 시민이었다면, 사용자는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동적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사용자’가 구매자 혹은 고객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걸 많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한다. 고객은 ‘갑’의 입장에 있지만 사용자는 그렇지 않다.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공짜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이용하기 위해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동의’(EULA)라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우리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때 읽지 않고 동의버튼을 누르는 길고 긴 텍스트가 그거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그런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날로 커지는 기업의 힘 게다가 동의서는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갱신되고 우리는 그때마다 다시 동의를 해야 하지만, 개별 사용자는 동의서의 조건을 바꿔 달라고 협상할 힘이 없다. 무조건 동의하고 사용하거나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거다. “그럼 사용하지 않고 살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무의미하다. 거대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살겠다는 건 화폐제도에 동의하지 않으니 돈을 사용하지 않고 살겠다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동의서를 받은 기업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된다.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광고수익을 내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유의 개념도 바꿔 버린다. 애플의 생태계에서 구매한 곡은 애플 제품을 떠나서는 들을 수 없고, 돈을 주고 산 전자책도 기업이 서비스를 중단하면 함께 사라져 버린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정이 순식간에 정지 혹은 삭제당할 수 있지만,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법원이 아닌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기업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시민이라면 가져야 할 권리가 사용자들에게는 없다. 그리고 기업들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자신들의 장터에 입점한 상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빼앗아 자체상품을 만들어 팔고, 애플은 제품을 수리하려면 반드시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다른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을 사용자로 만들어 버리는 문화는 이제 디지털 테크기업들을 넘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트랙터 회사도 정식으로 구매한 고객이 직접 수리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이윤의 극대화가 탐욕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세상에서 과거의 네티즌 문화를 회상하는 것은 단순한 향수병이 아니다. 기업이 장악한 가상공간에서 시민의 권리를 잃고 힘없는 사용자로 전락해 버린 사람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고, 인터넷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인터넷 기업이 있기 전에 인터넷이 존재했음을, 그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유로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구본준 그룹’에 LG 출신 ‘올드보이’ 속속 합류

    ‘구본준 그룹’에 LG 출신 ‘올드보이’ 속속 합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이끄는 일명 ‘구본준 그룹’이 내년 5월 출범을 앞두고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이에 합류할 LG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속속 나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노인호(58) 전 LG화학 전무는 구 고문과 함께 자회사 관련 업무보고 자리에 동석하면서 사실상 실무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졸업 후 1988년 LG화학에 입사해 최고인사책임자(CHO)를 역임했다. ㈜LG 인사팀장으로 일하면서 구 고문과 인연을 맺은 그는 신설지주에서도 인사 관련 업무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새 지주사 이사진으로 확정된 인물로는 송치호(61) LG상사 고문, 박장수(49) ㈜LG 전무가 있다. 송 고문은 구 고문과 함께 신설지주사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송 고문은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현재의 LG상사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지낸 뒤 2018년 물러났다. 40대인 박 전무는 구 고문이 ㈜LG 부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같은 회사 재경담당 임원으로 일하며 호흡을 맞췄다. 신설지주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고문과 가까운 하현회(64) 전 LG유플러스 부회장도 LG신설지주 합류 관측이 나오지만 LG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분간 LG유플러스 고문으로 활동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버려라” 성차별 촉발시킨 WSJ기고문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버려라” 성차별 촉발시킨 WSJ기고문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의 호칭을 놓고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바이든이 스스로를 ‘박사’라고 칭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때문인데, 단순한 비하를 넘어 여성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성차별적 관행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노스웨스턴대 조셉 엡스타인 전 부교수가 쓴 글이 미국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엡스타인은 WSJ 기고에서 바이든의 교육학 박사 학위를 명예학위에 비유하며 그녀를 ‘애송이’(kiddo)라고 비하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며 (박사 학위의) 위상도 떨어졌다. 현대 대학의 인문사회 분야에서 자신을 박사라고 호칭하는 건 ‘저질’”이라고 주장했다.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곧장 비난이 쏟아졌다. 바이든이 대통령 부인 이전에 오랜 시간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학자인데도 이를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그는 30년 이상 고교 교사와 대학 영어 교수로 일했다. 재직 중 웨스트체스터대와 빌라노바대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받았고, 50대 중반이던 2007년엔 델라웨어대에서 커뮤니티칼리지(지역 대학)의 학생 유지에 대한 논문을 써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는 “바이든 박사는 열심히 공부해 학위를 받았다. 남성에 대해서라면 결코 이 같은 이야기가 쓰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매건 매케인은 “나는 질 바이든같이 교육받고, 성공한 여성들이 여성혐오 남성에 의해 언론에서 거론되는 방식에 신물이 난다. 너무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엡스타인이 있던 노스웨스턴대는 그가 거의 20년간 가르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며 “어느 분야, 어느 대학에서든 노력해서 딴 학위를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그의 견해에 반대한다”고 했고, WSJ는 독자들이 보내온 반박 글을 모아 싣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DrJillBiden’ 해시태그를 달고 바이든을 응원하는 한편, 여성 학자에 대한 성차별을 멈추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프로필에 ‘닥터’ 호칭을 붙이는 흐름도 이어졌다. 바이든은 이날 “우리는 함께, 딸들의 성취가 줄어들기보다 축하받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화답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버려라” 성차별 촉발시킨 WSJ기고문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버려라” 성차별 촉발시킨 WSJ기고문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의 호칭을 놓고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바이든이 스스로를 ‘박사’라고 칭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때문인데, 단순한 비하를 넘어 여성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성차별적 관행을 답습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노스웨스턴대 조셉 엡스타인 전 부교수가 쓴 글이 미국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엡스타인은 WSJ 기고에서 바이든의 교육학 박사 학위를 명예학위에 비유하며 그녀를 ‘애송이’(kiddo)라고 비하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며 (박사 학위의) 위상도 떨어졌다. 현대 대학의 인문사회 분야에서 자신을 박사라고 호칭하는 건 ‘저질’”이라고 주장했다.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곧장 비난이 쏟아졌다. 바이든이 대통령 부인 이전에 오랜 시간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학자인데도 이를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그는 30년 이상 고교 교사와 대학 영어 교수로 일했다. 재직 중 웨스트체스터대와 빌라노바대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받았고, 50대 중반이던 2007년엔 델라웨어대에서 커뮤니티칼리지(지역 대학)의 학생 유지에 대한 논문을 써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는 “바이든 박사는 열심히 공부해 학위를 받았다. 남성에 대해서라면 결코 이 같은 이야기가 쓰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매건 매케인은 “나는 질 바이든같이 교육받고, 성공한 여성들이 여성혐오 남성에 의해 언론에서 거론되는 방식에 신물이 난다. 너무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엡스타인이 있던 노스웨스턴대는 그가 거의 20년간 가르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며 “어느 분야, 어느 대학에서든 노력해서 딴 학위를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그의 견해에 반대한다”고 했고, WSJ는 독자들이 보내온 반박 글을 모아 싣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DrJillBiden’ 해시태그를 달고 바이든을 응원하는 한편, 여성 학자에 대한 성차별을 멈추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프로필에 ‘닥터’ 호칭을 붙이는 흐름도 이어졌다. 바이든은 이날 “우리는 함께, 딸들의 성취가 줄어들기보다 축하받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화답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출범 앞둔 ‘구본준 그룹’…‘올드보이’들의 귀환?

    출범 앞둔 ‘구본준 그룹’…‘올드보이’들의 귀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이끄는 일명 ‘구본준 그룹’이 내년 5월 출범을 앞두고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이에 합류할 LG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속속 나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노인호(58) 전 LG화학 전무는 구 고문과 함께 자회사 관련 업무보고 자리에 동석하면서 사실상 실무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졸업 후 1988년 LG화학에 입사해 최고인사책임자(CHO)를 역임했다. ㈜LG 인사팀장으로 일하면서 구 고문과 인연을 맺은 그는 신설지주에서도 인사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새 지주사 이사진으로 확정된 인물으로는 송치호(61) LG상사 고문, 박장수(49) ㈜LG 전무가 있다. 송 고문은 구 고문과 함께 신설 지주사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송 고문은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현재의 LG상사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지낸 뒤 2018년 물러났다. 40대인 박 전무는 구 고문이 ㈜LG 부회장 시절 같은 회사 재경담당 임원으로 일하며 호흡을 맞췄다. 신설지주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고문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하현회(64) 전 LG유플러스 부회장도 LG신설지주 합류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LG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아예 비즈니스 현장을 떠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사외이사로는 김경석(68)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71)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68)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68)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내정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WSJ 기고문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떼라’에 “웬 가부장제 망발”

    WSJ 기고문 ‘질 바이든, 박사 호칭 떼라’에 “웬 가부장제 망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오피니언면 필자가 차기 대통령 영부인이 될 질 바이든 여사 스스로가 ‘닥터’란 호칭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대학교수를 그만 두고 일간지에 기고하는 조지프 엡스타인(83)은 질 여사가 딴 교육학 박사학위가 명예 학위에 불과하다며 “‘질 박사’란 호칭은 웃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기처럼 들리고 느껴진다”면서 그녀를 “어이(kiddo)”라고 불렀다. 기고문 제목은 ‘백악관에 박사가 있나? 의학박사가 아니라면’이다. 그는 “현명한 남자들은 한때 아이를 분만하지 않는 한 누구도 스스로를 닥터라고 불러선 안된다고 말했다”면서 “질 박사, 생각해보시고 닥터란 호칭을 포기해 보시라”고 조언했다. 이어 “질 박사로 불리는 일에 약간의 스릴을 느끼는 것을 잊어라. 그러면 질 바이든 영부인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나은 공공 가정(백악관?)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사는 더 커다란 스릴을 느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질 여사는 평소 2007년 델라웨어 대학에서 딴 박사학위와 두 개의 석사학위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남편이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한 뒤에도 가장 교육수준이 높은 영부인이란 영예를 누리면서 대학 강단에 서는 일을 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80대 학자 겸 기고가가 그냥 백악관 안살림에만 안주하라고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강권한 것에 다름 없다. 그는 자신이 1950년대 군 복무 중 학교에 가지 않고도 명예박사 학위를 땄고, 이 때문에 남들이 자신을 박사라고 부르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질 여사가 50대에 딴 교육학 박사 학위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식으로 비교했다. 또 자신의 친구 중에는 명예박사 학위를 63개나 딴 사람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학문을 열심히 닦은 여성을 대놓고 무시하는 성차별적 태도라고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막내딸 버니스는 트위터에 “우리 아버지도 의학박사는 아니지만 그의 업적은 인류에게 엄청난 도움을 줬다. 당신의 박사학위도 그렇다”고 적어 질 여사를 변함없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도 “바이든 박사가 딴 학위는 열심히 노력하고 진정 피땀을 모아 이룬 것이다. 그녀는 나와 그녀의 제자들에게, 나라 전체의 미국인에게 영감을 선사한다. 남성이라면 이런 식으로 쓰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메건은 바이든 박사처럼 성취를 이루고 교육받았으며 성공한 여성들이 가부장제에 찌든 남자들로부터 미디어에서조차 이런 취급을 받는 것에 넌더리가 난다. 이건 넌더리 이상”이라고 적었다. 물론 WSJ가 이런 가부장제 기고문을 방치한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하며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엡스타인이 2002년까지 강단에 섰던 노스웨스턴 대학은 “그의 가부장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 역대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의학박사 학위가 아닌데도 박사로 불린 위정자들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세바스티안 고르카 트럼프 대통령 전 보좌관 등이다. 여성의 학문적 타이틀을 놓고 논란이 빚어진 것도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영국 역사학자 페른 리델은 스스로 박사라고 언급했다가 엄청난 비난 댓글이 쏟아지자 해시태그 #뻔뻔한여자들(ImmodestWomen)을 달아 일종의 자학 퍼포먼스를 했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한 뒤 자사의 가이드라인은 적절한 때만 의학이나 과학 박사,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교회 성직자들에만 박사란 타이틀을 부여한다고 소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일제강점기의 복합쇼핑몰, ‘종로권상장’/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일제강점기의 복합쇼핑몰, ‘종로권상장’/손성진 논설고문

    1922년 서울 종로에 ‘종로권상장(勸商場)’이라는 서양식 2층 건물이 들어섰다. 위치는 지금의 종로4가 교차로에서 원남동으로 들어가는 창경궁로 입구 왼쪽, 혜화경찰서 맞은편이다. 현재 귀금속 상가들이 입점한 세운스퀘어가 들어서 있다. 1922년 3월 10일 자 입찰 광고를 보면 종로권상장은 대욕장, 영화관, 오락실과 한식, 일식, 양식, 중식을 비롯한 각종 음식점, 상점 등을 갖추었다. 백화점, 영화관, 음식점, 오락실, 찜질방 등을 갖춘 요즘의 복합쇼핑몰과 흡사하다. 점포 수만 130개이며 전깃불이 4만촉으로 불야성을 이룬다고 선전하고 있다. 정직· 염가의 정찰제를 실시하며 광고 제목에 경성의 낙천지(樂天地), 즉 파라다이스라고 적었다. 부지 면적은 780평이며 1층은 점포, 2층은 영화관과 전시관 등의 무료 여흥장으로 활용한다고 홍보했다. 권상장은 1922년 6월 29일 영업을 시작했다. 1930년 문을 연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보다 8년 앞섰다. 권상장이라는 복합 용도 건물의 모델은 일본 메이지, 다이쇼 시대의 권공장(勸工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권공장은 통로 양쪽에 진열판매대를 놓고 작은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으며 정원이나 찻집 외에도 부가쿠(舞樂)나 노가쿠(能樂)와 같은 공연을 하는 공간도 있는 도시 유원지 같았다고 한다(백두산, ‘식민지 조선의 상업·오락 공간, 종로 권상장 연구’). 권공장 건물 가운데에는 종탑이 있었는데 종로권상장도 동일하다. 1920년대 극장 입장료는 10~30전 정도였는데 서민에게는 비싼 가격이었다. 종로권상장은 무료를 표방했다. 물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료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2층 공연장을 흥행단체에 대여했거나 특별한 전시를 했을 때는 관람료를 징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1922년 11월 광고에는 ‘종로권상장 오락관’이라는 명칭하에 조선청년단의 신파극과 함께 ‘약산운경(若山耕雲) 선생의 대선술(大仙術)’을 홍보한다. 대선술은 열철긴악술(熱鐵緊握術), 육체침자술(肉體針刺術), 인신점화술(人身點火術) 등의 부가 설명으로 볼 때 차력 시범으로 보인다. 조선청년단은 짤막한 코미디나 신파극의 한 대목을 공연했던 것으로 추측된다(동아일보 1922년 11월 16일 자). 말하자면 종로권상장의 공연과 전시는 수준이 높지 않았고 찾는 이의 시선과 흥미를 끌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1928년부터 권상장은 광무대 공연장으로 바뀌어 구극을 공연하기 시작했다. 1930년에는 확장 공사를 통해 극장, 댄스홀, 카페 9곳이 늘어선 미인가(美人街) 등이 들어섰다.
  • “도전적 작품”vs“여성혐오” 코로나 사망 김기덕 감독 외신 조명

    “도전적 작품”vs“여성혐오” 코로나 사망 김기덕 감독 외신 조명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로 라트비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외신들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 외교부를 인용해 고 김 감독이 11일 사망했다고 알리면서, 그가 201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여러 상을 수상한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외교부는 “현지 시각으로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1명이 코로나 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했다”면서 “주라트비아대사관은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한 후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사항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김 감독은 1960년 12월20일생으로, 만으로 59세다. 풍운아와 같이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고 김 감독은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태어나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형편 속에서 자랐다. 15세 때부터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의 공장에서 기술을 배웠으며 해군 하사관 생활을 거쳐 1990년 30살의 나이로 프랑스로 가 3년간 독학으로 회화를 공부했다. 프랑스 체류 중에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3년 귀국한 김 감독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교육원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1995년 ‘무단횡단’이란 시나리오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고 김 감독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배우 조재현이 주연한 영화 ‘악어’로 데뷔했다. 데뷔작인 ‘악어’에 담긴 폭력성이 가득한 남성과 여성 캐릭터를 바라보는 방식은 이후 영화 작업에도 줄곧 이어졌다. 한국에서의 흥행보다는 국제 무대에서 크게 인정받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모두 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 됐다. 해외에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남다른 개성이 담긴 그의 영화를 인정했다.영국 가디언은 김 감독의 사망 소식과 함께 “2000년작 ‘섬’과 2002년작 ‘나쁜 남자’ 등 폭력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 도전적인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다”라고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의 2003년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현대 한국영화의 위대한 작품들 중 하나”라고 호평하면서 “‘미투’ 논란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면 더 유명한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UPI통신은 “김 감독의 영화에는 감정적·육체적 고문, 동물 학대, 성관계 장면 등이 담겨 있다”며 “김 감독은 그의 영화에서 여성혐오자라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고 김 감독은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봉준호 등의 감독과 함께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룬 대표적인 연출자며 후배 감독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018년 터진 ‘미투 논란’으로 그의 여러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조재현과 함께 국내에서는 거의 활동이 어려워졌다. 여배우의 성폭행 고발 이후 김 감독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 감독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에스토니아를 거쳐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입국했다. 김 감독은 라트비아 휴양도시 유르말라에 집을 구매하고 거주권을 얻으려 했으나 약속된 날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며 지인들이 그를 찾아나섰다고 델피 뉴스는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 CDC 수장이 ‘코로나 대응에 외압’ 행사”…이메일 삭제 지시 의혹

    “미 CDC 수장이 ‘코로나 대응에 외압’ 행사”…이메일 삭제 지시 의혹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 관련 문건의 수정을 요구하며 외압을 행사한 친(親) 트럼프 인사의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장인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낙하산 인사’들의 정치적 개입 흔적을 지우기 위해 관련 문건 은폐에 나섰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CDC의 ‘질병 발병·사망 주간 보고서’(MMWR) 감수 책임자인 샬럿 켄트 박사는 지난 7일 하원 ‘코로나19 위기 특별소위원회’의 비공개 증언에서 폴 알렉산더 박사가 보낸 지난 8월8일자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바 있다고 폭로했다. 켄트 박사는 특별소위에서 “이메일 삭제 지시에 대해 매우 통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켄트 박사는 다른 당국자들로부터 레드필드 국장이 이러한 지시를 내린 장본인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당시 휴가 중이었던 켄트 박사가 해당 이메일을 지우려고 했을 때는 이미 다른 누군가가 삭제한 뒤였다고 한다. 켄트 박사는 누가 자신 대신에 이메일을 지웠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마이클 카푸토 보건복지부 수석대변인의 과학고문이었던 알렉산더 박사가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험을 다룬 CDC 보고서와 관련해 표현을 고치라고 지시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학교들의 개학을 촉구하고 있던 때인데 알렉산더 박사는 CDC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방침에 타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렉산더와 카푸토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심은 인사들로, 코로나19 위험성 축소를 시도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CDC 등 보건당국 전염병 전문가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비과학적 주장을 강요해 물의를 빚다 직을 떠났다.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직원에게 이메일을 지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나는 알렉산더 박사의 언급을 무시하라고 지시했으며, 그의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나는 MMWR의 온전성 유지를 위해 전적으로 전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클라이번 특별소위 위원장은 레드필드 국장 및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고위 정무직 임명자들이 CDC 직업 공무원들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개입한 증거를 은폐·인멸하기 위한 고의적 시도를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시도가 문서 보존에 대한 연방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켄트 박사는 이와 함께 CDC가 조지아주 하절기 캠프 내 코로나19 발병 발표를 지난 7월 31일 레드필드 국장의 의회 증언 이후로 연기했다는 증언도 했다고 특위 측이 밝혔다. 레드필드 국장은 당시 의회에서 학교들의 개학을 촉구한 바 있다. 클라이번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정치적 개입 의혹 조사를 트럼프 행정부가 방해하고 있다며 당국자들이 이달 15일까지 관련 문건을 제출하지 않으면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첨단기술로 사각지대 없앤다... ‘스마트 돌봄’ 나서는 자치구들

    첨단기술로 사각지대 없앤다... ‘스마트 돌봄’ 나서는 자치구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고립 계층에 대한 방문 및 접촉이 제한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 자치구들이 저마다 사물인터넷(IoT), 위성항법시스템(GPS) 등 첨단기술 활용한 스마트기기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12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중랑구는 중장년 1인가구 고독사 예방을 위해 위험도가 높은 100세대를 선정, 가구당 2개씩 모두 200개의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다음달부터 실시한다. 사물인터넷(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플러그는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멀티탭 형태로 TV, 컴퓨터 등의 가전제품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다. 대상자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불빛 변화를 측정 및 분석해 일정시간 동안 변화가 없으면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게 곧바로 알림이 간다. 복지플래너는 즉시 전화 또는 가정방문으로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해 혹시 모를 고독사 위험 상황을 사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송파와 강동, 은평구도 이달 중으로 각각 관내 중장년 1인가구 277세대와 224세대, 241세대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돌봄 서비스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노원구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중·장년 1인 남성가구 7797명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가구를 우선 선발해 지난달 86대에 설치를 완료했다. 이달까지 64세대에 추가 설치해 모두 150세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구로구도 이미 지난달 각 동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중장년 1인가구, 고시원 거주자 등 모두 222세대를 선정해 설치를 마무리했다.이밖에도 구로구는 IoT 기술을 활용한 ‘홀몸노인 안심케어서비스’ 사업도 기존 135가구에서 올해 450가구로 대상자를 대폭 확대했다. 2018년 구로구에서 시작한 홀몸노인 안심케어서비스는 가정 내 설치된 IoT 안심단말기를 통해 노인들의 안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령화, 핵가족화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첨단기술을 도입한 노인돌봄 체계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다. 안심단말기 센서는 움직임, 출입문·냉장고문 열림, 베개 압력, 온·습도, 조도 등 집안 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구 전역에 구축된 사물인터넷망을 통해 전송한다. 등록된 보호자, 구청·동주민센터 담당자는 전용 웹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정시간 움직임이 없거나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시 해당 가정에 연락 또는 방문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구는 지난 8월 관내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 중 초고령자, 저소득층, 거동 불편자 등 안부 확인이 필요한 315가구를 추가 모집하고 지난 10월 단말기 설치를 완료했다. 중구도 IoT 안심단말기를 활용한 ‘독거노인을 위한 건강·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을 올해 확대 실시했다. 기존 122대를 설치 운영해오던 것에서 118대를 추가 설치해 모두 240가구의 독거노인이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다. 모니터링은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복지관 3개소의 생활지원사 61명이 맡는다. 중구는 매년 기기보급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관악구는 치매 환자 실종 사고에 대비한 ‘스마트 지킴이’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스마트 지킴이는 치매 노인이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GPS 기반 위치추적기로, 보호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대상자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활동 범위의 특정구역을 안심존으로 설정해 착용자가 해당 구역을 이탈할 시 알림 문자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며, 응급 상황 발생 시 착용자 본인이 버튼을 눌러 SOS 호출을 할 수도 있다. 구는 지난 10월까지 관내 노인 47명에게 스마트 지킴이를 지원했다. 관악구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노인 또는 보호자가 신분증과 스마트폰을 지참해 센터를 방문하면 무상 지원을 예약·신청할 수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美무역전쟁 ‘지피지기’ 전략… USTR 대표에 중국계 내정

    美무역전쟁 ‘지피지기’ 전략… USTR 대표에 중국계 내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중국계 미국인 캐서린 타이(45)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민주당 수석 무역고문이 내정됐다. 중국계이지만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타이 고문이 인준을 통과하면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USTR 수장이 된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타이 고문을 USTR 대표로 지명할 예정이며 의회 참모인 그를 무역 담당 최고위직으로 발탁한 이례적 인사라고 평가했다. 미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나 워싱턴에서 자란 타이 내정자는 워싱턴 명문 사립 시드웰 프렌즈 스쿨을 졸업하고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았다. 1996~1998년엔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중산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중국어에 능통한 그의 경력은 정부와 의회에서의 활동이 대부분이다. 2007~2014년 USTR에서 중국 담당 변호사로 일했고 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했다. 타이 내정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새로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민주당이 주장한 노동자보호 조항을 넣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민주당 하원의원 10명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타이 고문을 USTR 대표로 임명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타이가 USTR 대표로 임명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통상정책들을 조정하거나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7월부터 정식 발효된 USMCA의 이행 문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과도하게 부과한 관세 이행 또는 조정하는 문제 등이 당면 과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계속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에 부과한 막대한 관세를 지속할지, 아니면 조정할지도 관심사다. 타이는 지난해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의 행사에 참석해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 공격적이고 대담한 조치를 위해 정말 강력한 정치적 지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타이 내정자가 평소 중국에 대해 강력하고도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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