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고문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충성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욕망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일가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판정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122
  • “엄마가 내 나체 사진 올렸지?” 콘웨이 전 고문의 16세 딸 또 대들어

    “엄마가 내 나체 사진 올렸지?” 콘웨이 전 고문의 16세 딸 또 대들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켈리앤 콘웨이(54) 전 백악관 고문이 16세 딸 클라우디아 때문에 또 속을 썩였다. 클라우디아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하고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운동을 지지한다고 틱톡을 통해 밝히고 트위터에 어머니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며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어머니 켈리앤은 물론 사실상 보수 옹호를 표방한 링컨 프로젝트를 공동 창립한 아빠 조지 콘웨이와 확연히 다른 정치적 지향을 드러냈다. 트럼프가 소유한 호텔과 골프장, 레스토랑 이용 후기에 별 하나만 달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또 해시태그 #배런구하기(savebarron)를 만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을 아버지와 백악관에서 구출해내자는 운동을 창안해 2억회 조회를 기록했다. 틱톡에 계속 포스팅을 올려 팔로어가 150만명으로 불어났다. 부모와 계속 갈등을 빚던 클라우디아는 최근 어머니가 자신의 나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비난하고 나섰다고 인사이더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 매체는 클라우디아 주장의 진위 여부를 독자적으로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부모 모두 언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도대체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할 내용인가 싶을 정도로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클라우디아와 부모들이 소셜미디어를 둘러싸고 충돌한 일들을 속속들이 소개했다. 클라우디아의 나체 사진이 어머니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날은 지난 25일 밤이었다. 곧바로 삭제됐지만 손빠른 트위터리언들이 캡처해 자기들끼리 공유했다. 유튜버 타나 몽고는 클라우디아와 전화를 하다 부모들과 언쟁을 벌이는 동영상을 녹화해 페이스타임에 올렸다. 동영상에서 클라우디아는 “엄마가 내 나체 사진 올렸잖아. 엄마가 안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수백만명이 본단 말이야”라고 말하고 켈리앤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며 다른 트위터 계정에서 올린 일이라고 변명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중에 클라우디아는 동영상을 올려 본인이 오해한 것 같다며 엄마의 계정이 해킹된 것 같으니 누구의 소행인지 아는 사람은 알려달라고 했다. 클라우디아는 또 가장 최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적으로 다룰 것이며 앞으로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민의힘 “손실보상 당장 지급 어렵다는 정권...국정이 장난인가”

    국민의힘 “손실보상 당장 지급 어렵다는 정권...국정이 장난인가”

    국민의힘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제를 두고 연이어 말을 바꾸고 있다며 비판했다. 28일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손실보상 선거전 지급을 외치던 문재인 정권이 ‘당장 지급은 어렵겠다’며 없던 일로 되돌린다”며 “국정이 장난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힘없는 약자에게 모든 것을 줄 것처럼 현혹하다 보궐선거 표를 계산해 보니 차라리 서울·부산에 지원금을 뿌리는 것이 선거에 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김형동 김은혜 이영 최형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차라리 말이나 안했으면…”이라며 “손실보상을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는 정부 여당의 태도에 중소상공인들의 분노와 절망이 곳곳에서 쏟아진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의 손실보상 말장난은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잔인한 돌팔매질”이라며 “집합금지와 (영업) 제한조치에 따라 발생한 중소상공인의 실제 손해만큼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손실보상 논의를 주도하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야당의 정책을 이름만 바꿔 사용하는 지적 재산권 도용”이라고 비난했다. 성 비대위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미 지난해 3월 손실보상 정책을 제안했다면서 “야당의 제안을 성실히 검토했더라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이 폐업의 피눈물을 흘리며 거리에 나앉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특별 연설에서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원칙에도 맞지 않고 실효성 없는 희망 고문과 편 가르기만 부추길 뿐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남미] 20살 브라질 여성, 낙태 위해 빚내서 아르헨 가는 이유

    [여기는 남미] 20살 브라질 여성, 낙태 위해 빚내서 아르헨 가는 이유

    낙태가 합법적으로 가능해진 남미 아르헨티나로 주변국에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낙태 합법화 이후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각지에서 원정 낙태를 위해 아르헨티나를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소개된 브라질 여성 사라도 오로지 원정 낙태를 목적으로 아르헨티나를 찾은 여성 중 한 명이다. 사라는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항공비와 체류비를 마련하기 위해 5000헤알(약 105만원) 빚까지 내야 했지만 사라는 후회하지 않는다. 사라는 인터뷰에서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원하지 않는 아기를 출산하는 건 고문과 같은 일"이라고 원정 낙태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낙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약간은 마음이 놓이더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낙태를 하기 위해 지체하지 않고 원정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중남미 대다수의 국가는 낙태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다. 브라질에선 성폭행에 의한 임신 또는 임신부나 태아의 건강 등 극도로 제한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이 같은 예외 사례가 아닌데 낙태를 한 여성에겐 최고 징역 3년이 선고될 수 있다. 사라가 빚까지 내서 아르헨티나로 원정 출산을 결심한 이유다. 반면 합법적인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쿠바, 푸에르토리코 등 4개국 뿐이다. 멕시코 일부 지방에서도 낙태가 가능하지만 전국적으로 낙태를 허용하진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국회법으로 합법적인 낙태를 제도화한 후발주자지만 남미의 의료선진국이다 보니 원정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안전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아르헨티나로 원정을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원정 낙태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낙태 합법화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낙태에 줄기차게 반대해온 보수 시민단체들은 "낙태 허용은 생명권을 정면으로 침해한다"면서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단독]이낙연, ‘희망버스’ 김진숙 측 면담…박병석은 검토 중

    [단독]이낙연, ‘희망버스’ 김진숙 측 면담…박병석은 검토 중

    28일 이낙연,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면담지난 19일 정세균, 연석회의 면담 진행청와대 향하는 김진숙…정세균·이낙연 해법 낼까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한진중공업 ‘명예복직’을 촉구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측과 면담한다. 정부를 대표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에 이어 집권여당의 대표가 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업무상 배임’을 뛰어넘는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2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대표단과 처음으로 면담을 진행한다. 연석회의 대표단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면담을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중재해 만들어진 자리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지도위원을 만나는 것은 아니고, 시민사회 관계자들을 만난다”고 설명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부산에서 청와대를 향해 걷고, 종교인과 활동가들은 청와대 앞에서 38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의 아픈 대목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석회의 대표단은 지난 19일 정 총리도 면담해 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문제를 논의했다. 이 면담자리에서 김 지도위원의 해고가 당시 권위주의 정권의 폭력과 사측의 결탁에 의한 부당한 것임을 정부가 확인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요구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2011년 희망버스 당시 85호 크레인에 있던 김 지도위원과 통화를 하고 현장도 찾은 바 있다.연석회의 대표단은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등을 통해 박병석 국회의장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다. 박 의장실은 면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이 의원은 “면담을 요청드렸고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의장과의 면담도 성사되면, 정부·입법부·여당의 수장들이 모두 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옛 동지인 김 지도위원이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는 이유는 한진중공업에서 복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지도위원은 정년을 앞둔 지난해 4월부터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요구했지만,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은 해고기간의 임금산정이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지도위원 해고에 대한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 확정됐다는 것이다. 김 지도위원은 1986년 2월 노조 대의원으로 당선된 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다. 같은 해 사측은 김 지도위원을 징계해고했다. 김 지도위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김 지도위원은 “무료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먹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민주화 위원회)는 2009년 11월2일 해고 등이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고 회사에 복직을 권고했다. 2020년 9월 복직을 재권고했으나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 문제 해결에 노력해 온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민주화위원회 권고에 힘을 실어주고, 당시 김 지도위원의 상황이 항소를 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확인해주면 조금이나마 길이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文대북정책 비판’ 정 박, 美국무부 부차관보에

    ‘文대북정책 비판’ 정 박, 美국무부 부차관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한국계 대북전문가 정 박(47·한국명 박정현)이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로 국무부에 합류한다. 그는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동아태부차관보로 국무부에 합류하게 됐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 미국 국민에게 다시 봉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썼다. 부차관보는 상원 인준이 필요 없다. 박 부차관보는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CIA) 동아태미션센터 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9월부터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국석좌를 지냈다. 이어 바이든 인수위가 대선 승리 직후 23명으로 구성한 정보당국 기관검토팀에 있었다. 박 부차관보는 여러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 왔다. 특히 지난 22일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에 ‘한국 민주주의에 드리운 북한의 긴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국은 동아시아 지역 외교를 총괄하는 부서로, 역시 한국계인 성 김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가 차관보 대행으로 지명돼 있다. 성 김 대행이 상원 인준을 받으면, 동아태 차관보와 부차관보가 둘 다 한국계가 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에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을, 인도태평양 전략을 총괄하는 백악관 조정관에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을 지명하면서 한반도 사안에 밝은 인사들이 요직에 포진하게 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집값 폭등에 머리 깨졌다” 기안84 풍자에 갑론을박[이슈픽]

    “집값 폭등에 머리 깨졌다” 기안84 풍자에 갑론을박[이슈픽]

    기안84, 웹툰 ‘복학왕’ 통해 또 부동산 풍자 웹툰 작가 ‘기안84’(37·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다시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기안84는 복학왕을 통해 청약 광풍, 로또 청약, 집값 급등 등의 상황을 풍자했다. 기안84는 지난 26일 복학왕 328화 ‘입주 1화’에서 집을 사기 위해 쉬지 않고 배달 일을 하는 등장인물을 그렸다. 이 인물은 성실히 배달 일을 해 월 500만원까지 벌었지만 며칠새 또 오른 집값에 충격을 받는다. 특히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가 깨지기까지 한다. 반대로 아파트를 산 또 다른 인물은 아파트 명의가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다며 감격하는 장면이 나온다.25평 아파트 13억원…등장인물 좌절 웹툰 속 ‘햇볕마을 25평 아파트’는 매매가가 13억원으로 나온다. ‘집 없는 현실이 지옥 그 자체’, ‘청약 같은 건 당첨을 바라는 게 희망고문’, ‘빌어먹을 아파트’ 등의 표현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풍자도 적당히 하자”, “웹툰에서 정치 이야기 하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안84를 비판했다. 등장인물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뜻하는 ‘대깨문’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반면 표현의 자유라며 기안84를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웹툰 댓글을 통해 “요즘 20~30대가 주식이나 코인에 매달리는 이유”라며 “리스크가 크다는 걸 알아도 그 이외의 방도로는 자가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데 별 수 있냐”고 지적했다.“너희나 실컷 살아” 기안84, 임대주택 풍자도 기안84는 앞서 복학왕 326화에서도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에 대해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당시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조국 수호’ 촛불집회 단체 대표, 횡령 혐의로 고발당해

    ‘조국 수호’ 촛불집회 단체 대표, 횡령 혐의로 고발당해

    2019년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개최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관계자들이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투명한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모임(투사모)은 27일 오후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국본’ 이종원 대표와 김모 실장을 횡령과 기부금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투사모는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를 위한 촛불집회 개최를 위해 시민들에게서 받은 회비로 재산을 증식하고 모금 목적과 달리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에 모금액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개국본’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4억원가량의 피해를 봤다는 사실이 지난해 3월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숨겼고, 이후 모금액에 대해 회계 처리를 밝히겠다고 했으면서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발에는 실제로 ‘개국본’에 기부금을 냈다가 피해를 본 피해자 약 100명이 참여했다. 앞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해 3월 이 대표와 전 개국본 고문변호사였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이 대표와 김 의원에 대한 고발 건은 마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서울신문은 26일 제135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1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학생),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이번 달은 코로나19 1년을 거치며 달라진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다양한 신년 기획과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지방선거를 앞둔 분석 기사 등 읽을거리가 풍부했다는 평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부터 미래의 모습까지 심도 있게 정리했으나 생활경제와 관련한 기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숙현 신년 인터뷰 ‘미국의 인공지능학자 제리 캐플런에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듣는다’ 기사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미래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사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관련 기사도 다면에 걸쳐 심도 있게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일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안보·국방 보좌관들의 대북 인식이나 향후 대북 정책의 향배를 살피고 한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짚어 보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1월에도 글로벌 인사이트는 빛났다. 미 헌정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해 잘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의 안이한 대응 등 문제점을 잘 짚었다. ‘중국 내 조선족 학교 80% 사라졌다’ 기사는 중국 동북 3성 조선족 학교의 축소 상황을 전달하면서 동북 3성 지역의 인구 이동에 따른 감소 현실을 잘 보여 줬다. 독창성이 돋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많이 기사화했으면 한다. 박경미 1월 4회에 걸친 ‘무당층이 움직인다’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를 전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획이다. 무엇보다 무당층의 특성에 포커스를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 싫다고 한 무당층의 응답 비율이 33.0%라는 조사 결과는 유권자만이 아니라 정당과 후보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무당층이 선거 정국을 흔들었던 사례와 이유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과 후보들이 기존 정당에 신물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간과하다가 포퓰리즘 정당이나 새로운 정당에 패배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덧붙였으면 좋았겠다. ‘역병 1년, 자영업을 할퀴다’ 기사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내용상으로나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소상공인이 많이 포진한 이대 앞 상점에서 매출이 92% 감소하고 압구정 상점은 1400% 매출 증가라는 대조적 수치의 시각화나 매출액 변화 그래프는 그 차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줘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미 민주주의 짓밟힌 날, 바이든 당선 확정’ 기사는 내용을 왜곡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바이든 당선이 확정된 날 미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다룬 기사였으나 마치 미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날이 곧 바이든 당선을 확정한 날이라는 내용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사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유승혁 이번 달 경제면에서 일반 시민이 공감할 만한 기사가 있었는지 의심된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 코스피와 주식 기사는 많이 접했지만 몇조원 단위의 거대한 경제 내용만 설명해 기사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민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생활 기사가 나오면 좋겠다. 주식이 열풍인 만큼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위한 경제 및 주식 기사도 나왔으면 한다. 거대한 기업의 관점에서 경제 상황만 보도할 게 아니라 실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경제와 주식 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접하기를 원한다. 홀트아동복지회 보도는 아동복지 시스템의 민낯을 잘 보여 줬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감정적 여론에 치우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보도가 돋보였다. 문제의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라는 것을 알려 주는 기사와 실제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다. 이 기사를 읽기 전 나조차도 입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독자에게 사건의 본질을 잘 알려 줬다고 생각한다. 또 각 지면마다 이해를 돕는 시리즈가 있어 읽기 편했다. 정치·정책면 관가인사이드·블로그 형식과 채움에서 종합적으로 설명해 줬다. 이동규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ESG의 규범화와 제도화가 좀더 진행되면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ESG 충격’을 피하려면 발 빠르게 경영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 및 지속가능 경영, 그리고 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며,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므로 세계적인 동향, 모범 사례들도 소개했으면 한다. 1월 경제 관련 기사 중에는 최근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시장의 동향에 관한 큰 보도들이 많았다.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있었으며, 13일에는 ‘빚투 우려되는 증시, 개인투자자 리스크 관리 철저해야’ 제목의 사설을 통해 투자자 자신의 주의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장전문가, 교수, 한은, 정책 당국자들의 분석 및 의견과 함께 심리학 전문가의 조언까지 폭넓게 다뤘다. 최근 영끌·빚투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상태로, 스팸으로 신고된 유형을 보면 ‘불법게임·도박’이 2017~2019년 3년간 연간 최다 스팸신고 유형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1위 대출 권유, 2위 주식·투자가 차지했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이제 일반 국민의 생활과도 직결된 중요한 관심사다.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장 동향, 정책 당국의 대책이나 동향, 전문가 의견 등을 적시에 정확하게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정성은 코로나 시기 장례 문제와 유족의 고통을 다룬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사는 언론이 꼭 주목하고 대변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룬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실제로 고통을 당한 유족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강추위 속 옥외 노동자의 고통을 다룬 ‘생계 잃을라 냉동고 추위와 사투, 휴식도 힘든 옥외 노동자’ 기사는 강추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직업군의 삶에 주목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에서 의미가 컸다. 사무 방한 용품이 연간 2만원만 지급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충격적이었다. ‘코로나 방역의 공과 과를 논하다’ 기사는 정부 방역의 공과 과, 3차 방역에서의 문제점 등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나 대화가 아니라 단답식 인터뷰로 진행된 점은 아쉬웠다. ‘무당층이 움직인다’ 기획 기사는 전체의 17%가 무당층이고 이들 중 33%가 이념 정책에 불만이 있다는데 17%가 왜 ‘거대’ 무당층인지가 잘 설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당층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없었다. 무당층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려면 정교한 패널 여론조사를 기획해 심층 조사를 하고 이를 근거로 주장을 제시해야 한다. ‘67년째 법조문에만 존재하는 휴가’는 법조문에는 있지만 사실상 3%만이 생리휴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적실했고 문제점도 잘 지적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 현실적인 변화를 경험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득권 내려놓고 단일화”…국민의힘·국민의당 청년위 한목소리

    “기득권 내려놓고 단일화”…국민의힘·국민의당 청년위 한목소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청년조직이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단일화를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와 국민의당 전국청년위는 26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3자 구도로 승리하기 어렵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야권 단일화로 정권 교체를 하자는 국민적 여망을 받들어야 한다. 국민에게 더는 희망 고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그 결과를 수용하도록 하는 서약서를 받겠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과거에 얽매인 후보에겐 과감하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초당적 매니페스토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구 조선은행에 폭탄… 일제 손에 죽는 치욕 대신 ‘옥중 자결’

    대구 조선은행에 폭탄… 일제 손에 죽는 치욕 대신 ‘옥중 자결’

    1929년 12월 28일자 신문 1면에 “근래에 보지 못한 대음모”, “미증유의 대사건” 등의 부정적인 수식어를 단 큰 사건이 대서특필됐다. 바로 장진홍 의사의 대구 폭탄 투척 의거이다. 일제는 사건이 발생한 뒤 2년 2개월이 넘도록 보도를 통제하다 장 의사를 비롯한 관련 인물들을 검거한 뒤에야 공개했다. 폭탄을 던져 일제 기관들을 폭파하기로 계획한 장 의사는 1927년 6월 일본인 고바야시로부터 다이너마이트 30개와 뇌관 30개, 도화선 등을 15원을 주고 구입해 폭탄을 만들기로 했다. 폭탄 투척 대상으로 삼은 곳은 경북도청, 경북경찰부, 조선은행 대구지점,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등이었다. 의사는 냄비와 솥 등 쇠붙이를 부수어 파편을 만들고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폭탄을 제조했다. 동지를 규합하려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단독으로 거사를 치르기로 하고 경북 칠곡군 봉화산 골짜기에서 폭탄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1927년 10월 18일 아침. 대구 덕흥여관에 투숙한 의사는 나무상자 4개에 폭탄을 넣어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신문지로 포장했다. 11시 30분쯤 여관 종업원에게 소포 4개를 주면서 “나는 몸을 다쳐 걸을 수 없으니 이 벌꿀 선물 상자를 조선은행, 도청, 식산은행의 순서대로 급히 배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종업원은 친절한 의사의 말에 의심하지 않고 소포를 받아 먼저 조선은행으로 가서 4개 중 1개를 전달했다. ●안동·영천경찰서 폭파 제2 거사는 실행 못 해 바로 이때 포병 출신 일본인 은행원이 화약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나무 상자를 열었다. 은행원들은 화들짝 놀라며 두려움으로 얼굴이 창백해졌다. 벌꿀 선물이라던 상자 속에는 불이 붙은 도화선이 2㎝밖에 남지 않은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은행원들은 상자의 도화선을 끊고 다른 상자 3개는 건물 앞 공터에 갖다 놓고는 경찰에 연락했다. 대구경찰서 일경 10여명이 출동해 폭탄 3개를 은행 옆 길에 옮겨 놓았다. 채 2분이 지나지 않은 11시 50분쯤 폭탄이 굉음과 함께 잇따라 폭발했다. 현장에 있던 은행원과 일경 등 5명이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은행 창문 70여개가 부서졌다. 유리 파편이 대구역까지 날아갈 정도로 폭탄의 위력은 엄청났다. 장 의사는 1895년 6월 6일 칠곡군 인동면 문림리(현 구미시 인동)에서 태어났다. ‘충효’를 가훈으로 하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의사는 애국심과 효심을 중히 여기며 성장했다. 1907년 인명학교(현 인동초등학교)에 입학해 의사의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장지필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 졸업했다. 장지필은 청년들에게 항일의식을 심어 주는 애국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는 인명, 협성 등의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제자들에게 민족의식을 깨우쳐 준 우국지사였다. 의사는 1914년 3월 조선보병대에 들어갔다. 1910년 한일병합 후 대한제국 친위대를 개편한 부대였다. 조선보병대 입대는 독립운동을 위한 군사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중도에 보병대를 그만두고 광복단에서 활동하던 의사는 일경의 감시가 심해지자 1918년 만주 봉천(현 선양)으로 갔다. 만주에서 의사는 조선광복단 이국필, 김정묵 등을 만나 과감한 무장투쟁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넘어간 의사는 한인 100여명을 규합해 조선보병대 경험을 살려 ‘보병조전’(步兵操典)을 설치하고 군사훈련을 시켰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적군(赤軍)과 백군(白軍)의 내전이 격화되고 있었는데 하바롭스크가 백군에 점령되고 일본 관동군이 출병하자 귀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귀국 후 의사가 착수한 일은 3·1운동 과정에서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 집안의 전 재산인 전답 5두락(약 1000평)을 몽땅 팔아 조사 비용을 마련했다. 의사는 서적 행상으로 가장,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제가 자행한 학살, 방화, 고문 등을 상세히 조사해 문건으로 만들었다. 마침 1919년 7월 미국 군함이 인천항에 입항했는데 함대에는 경북 출신 승무원 하사관 김상철이 있었다. 의사는 김상철에게 조사서를 전달하고 세계 각국에 배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사는 일제에 항거할 최종 수단으로 폭탄 투척을 생각하고 있었다. 1927년 4월 무렵 일본인이면서도 한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폭탄 전문가 호리키리를 만난 것은 의사의 의지를 불태우게 된 계기가 됐다. 호리키리는 의사에게 다이너마이트와 철편 등을 이용한 폭탄 제조법을 가르쳐 주었다. ●일경의 혹독한 고문에도 동지 이름 발설 안 해 의사는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후 인상착의를 바꾸고 도피해 경북 선산에 은신했다. 폭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의사는 경북 안동과 영천에서 경찰서 등 주요 기관을 폭파하는 제2의 거사를 계획했지만 일경의 감시망이 좁혀지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신변의 위험을 느끼자 의사는 1928년 2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시청과 중의원에 폭탄을 던질 계획을 세우면서 오사카에서 안경점을 하는 동생집에 머물렀다. 한편 일제는 의사의 폭탄 투척을 중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망을 좁혀 갔다. 수사 과정에서 관련이 없는 이정기 등 8명을 검거해 악독한 고문으로 자백하게 만든 뒤 진범으로 꾸며 재판에 넘기기도 했고, 폭탄 상자에 쓰인 글씨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민족저항 시인인 이육사를 투옥시키기도 했다. 일경은 이런 엉뚱한 수사 끝에 마침내 의사가 벌인 일임을 알아내고는 체포에 혈안이 됐다. 그러다 일본에서 귀국한 노동자로부터 의사를 오사카에서 본 적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결국 동생집에 숨어 있던 의사는 일본으로 급파된 일제 형사들의 간교한 계략에 체포되고 말았다. 1928년 2월 19일 의사는 대구로 압송됐다. 의사는 “일본이 멸망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며 이번 거사는 야만 일본을 타도하기 위하여 정의의 폭탄을 던진 것인데 성공하지 못하고 너희들의 손에 붙들린 것이 천추의 유한이다”라고 일경들을 호통쳤다. 또 조선인 경관들에게는 “한민족의 피를 받고도 일제 경찰의 주구가 되어 동족의 해방운동을 이다지도 방해하는 악질 조선인 경관의 죄상이야말로 나의 죽은 혼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일제는 공범을 대라며 혹독한 고문을 했지만, 의사는 어느 누구의 이름도 대지 않고 혼자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930년 2월 17일 1심에 이어 4월 24일 복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됐다. 의사는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은 다음 주먹만 한 돌을 주머니에서 꺼내 재판장에게 던지고 큰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삼창한 다음 다시 의자를 집어던지며 항거했다. ●張의사 자결에 재소자 1300명 만세·단식투쟁 최종심에서도 사형이 확정되자 의사는 일제의 손에 치욕스런 죽음을 당하느니 깨끗이 죽기로 결심했다. 1930년 6월 5일(음) 무더운 밤 11시쯤 의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순국했다. 의사의 나이 35세였다. 의사의 자결 사실을 안 대구형무소 재소자 1300여명은 만세를 부르고 단식투쟁을 하며 농성을 벌였다. 의사의 부모는 충격을 받고 세상을 떴다. 일경은 의사의 장례도 방해했다. 의사의 시신은 제대로 장례식을 치르지도 못하고 칠곡 석적면 남율의 언덕에 쓸쓸히 묻혔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의사는 순국하기 전 옥중에서 간수를 통해 조선 총독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너희들 일본제국이 한국을 빨리 독립시켜 주지 않으면 멸망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내 육체는 네놈들의 손에 죽는다 하더라도 나의 영혼은 한국의 독립과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위하여 지하에 가서라도 싸우고야 말겠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 수출 못 하는 수산업자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CBOE 유럽’ 회장 “이런 충격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존슨 총리, 사태의 책임 코로나 탓하다 곤욕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젊은 층 57% “부모세대 때보다 삶 나빠질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때 살해 위협…이젠 과학 말할 수 있다” 입 연 파우치 소장

    “트럼프 때 살해 위협…이젠 과학 말할 수 있다” 입 연 파우치 소장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살해 협박까지 받을 정도로 지지자들의 공격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24일(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은 뉴욕타임스(NYT)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984년부터 감염병 전문가로서 역대 행정부에서 일한 그는 코로나19 관련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통해 인기를 끌었는데, 이를 경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을 반박하며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가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면서도, “트럼프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비과학적이고 불분명한 정보 얻고 있다는 게 확실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뉴욕 대도시 등 미 북동부 지역의 감염 사례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상황의 중대성을 알리려 했는데, 대통령의 반응은 항상 ‘그렇게 나쁘지는 않잖아, 그렇지’식이었다”며 “트럼프와 측근들은 코로나19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고도 내가 옳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파우치 소장은 가루가 든 출처 불명의 편지 봉투를 받고 매우 불안해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어느날 사무실에 한 우편봉투가 와서 열었더니 안에 든 가루가 얼굴과 가슴 전체에 뿌려진 것이다. 그는 “뒤덮은 가루를 보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데 보안팀이 와서 ‘움직이지 말고 방에 있으라’고 한 뒤 방호복을 입고 주변에 소독액을 뿌렸다”고 했다. 물질을 검사한 결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결론났지만, 그와 아내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파우치 소장은 대선 기간 자신과 가족이 경호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공격 대상에 올라 살해 위협을 받았다. 파우치 소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통령 수석 의학 고문을 맡게 됐다. 그는 지난 21일 브리핑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할 때와 비교해 “내가 아는 것. 과학과 증거들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에 해방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경호 경기도의원, 가평군 공공의료 구축 적극 협력

    김경호 경기도의원, 가평군 공공의료 구축 적극 협력

    김경호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가평)은 가평군의회 배영식 의장과 강민숙 의원의 관심사인 공공의료 구축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가평군의회와 협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가평군의회 배영식 의장은 ‘가평군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해소할 수 있는 공공의료 기관 필요’라는 기고를 했다. 해당 기고문은 가평군이 의료 취약지역이라고 전제하고 공공의료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김 의원은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필요성을 공감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경기도 북부 지역 공공의료 확충방안 연구 용역’에 대해 더욱더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특히 가평군의회가 오는 28일 건의문 채택 시에는 경기도에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경기도 관련 부서와 긴밀하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립병원 유치와 관련해서 김의원은 2020년 가평군에 경기북부지역 도립의료원 설립과 관련하여 유치의사를 경기도에 제출토록 요청했다. 이에 가평군은 현재 경기도에 유치의사를 전달한 상태이며 경기도 북부지역 공공의료 확충방안 용역이 끝나가는 현시점에서 가평군의회의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강민숙 의원은 보건복지 분야 의원으로서 여야를 떠나 가평군의회 의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공공기관 의료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도의원은 “공공의료 확충방안에 대해 경기도 검토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가평군의회와 보조를 맞추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다만 한 가지 부탁은 가평군이 공공의료 기관의 필요성에 대한 용역을 통해 경기도의원이나 가평군의회가 중앙부처나 경기도에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수산업자들 ‘분통’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금융 허브’ 위상도 흔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 “코로나 아닌 브렉시트 때문”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 65% “영국 쇠퇴할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잘못된 진실 바로 잡아야”…‘이춘재 사건’ 피해자들 진실규명 신청

    “잘못된 진실 바로 잡아야”…‘이춘재 사건’ 피해자들 진실규명 신청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와 경찰의 인권침해 수사 및 사건 은폐로 피해를 입은 고인의 유족들이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 행위를 조사해달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했다. 이춘재 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와 이춘재가 저지른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고 김현정(당시 8살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양의 아버지, 그리고 이춘재 사건 중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렸던 당시 19살 윤모군의 친형은 2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춘재 사건 피해자 및 유족들과 함께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진범(이춘재)이 안 잡힌 상태에서 (경찰에) 용의자로 불려가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피해자들은 그동안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지도 못했다”면서 “이춘재 사건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이춘재의 범행에 희생된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용의자와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도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묻혔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이 사건 당시 공권력의)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정리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성여씨는 이날 “(경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이렇게 참석했다”면서 “잘못된 진실들을 모두 앞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당시 13세 중학생이 살해된 사건이다. 윤씨는 이듬해인 1989년 경찰의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구속돼 기소된 다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0년 5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최종 확정받았다. 이후 윤씨는 2000년 8월 20년형으로 감형을 받고 2009년 8월 출소했다.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다룬 9차 사건(1990년)의 용의자로 몰렸던 피해자 윤모군의 친형은 “동생이 구치소에서 독방 생활을 3개월 하면서 허위 자백을 했다가 풀려났다. 그리고 풀려나자마자 1년도 채 안 돼서 암이 발병해 7년 동안 치료를 받다가 (1997년) 사망했다”면서 “이번 진실규명을 통해서 앞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윤모군은 경찰서에 연행돼 조사 과정에서 구타, 전기고문 위협 등 각종 가혹행위를 당하고 허위 자백을 했다. 1989년 7월 화성 태안읍에서 발생한 ‘초등생 실종사건’은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확인했지만 이를 은폐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사건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오다가 이춘재가 2019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뒤늦게 자백했다.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는 “30년 동안 아이가 실종됐다고 생각하고 살아갔지만 아이 엄마는 아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만날 문을 열어 놓고 살았다”며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면 (범인을) 누가 잡아요, 세상에!”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처분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경찰이 은폐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진실화해위에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이춘재 사건 당시 용의자로 몰린 피해자들이 허위 자백을 하게 된 경위, 이춘재의 살인 범행 피해자의 사체 은닉·증거 인멸 과정 등 당시 수사 전반에 걸쳐 구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재심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박준형 변호사는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을 통해 윤성여씨가 무죄 판결을 받아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지만 이춘재 사건 총 14건 중 13건은 아직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발생했던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 중 적잖은 사람들이 반인권적인 수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바이든 일가 베이글 가게 들르자 반색 “트럼프는 자기 호텔만 들락”

    바이든 일가 베이글 가게 들르자 반색 “트럼프는 자기 호텔만 들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가가 탄 차량 행렬이 백악관으로 돌아가던 중 한 점포 앞에 멈춰섰다. 워싱턴DC에 네 군데 있는 베이글 체인 ‘콜 유어 마더 델리’ 가게 중 하나였다. 한 주민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도널드 트럼프는 자기 호텔 말고는 워싱턴DC의 어느 가게도 들른 기억이 없네”라고 적었다. 백악관에 입성하고 첫 일요일인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일가는 정오에 조지타운 지역에 있는 성(聖)삼위일체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봤다. 그리고 백악관으로 돌아가다 이 점포 앞에 차량 행렬을 멈춰 세웠다. 차남 헌터 바이든이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몇 분을 기다렸다가 주문한 음식을 찾아 들고 다시 차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녀들과 차 안에 머물러 있었다. 몇 분 안되는 정차였지만 DC 주민들에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음을 실감한 장면이었다. 베이글 가게는 트위터 계정에 “일요일에 생긴 뜻밖의 일! 인구 70만명의 워싱턴DC가 주는 모든 것을 사랑할 행정부를 다시 갖게 돼 아주 신난다. 언제라도 다시 오시길”이란 글을 올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주문한 메뉴를 묻는 누리꾼의 질문에 이 가게는 “참깨 베이글과 크림치즈!”라고 답해줬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호텔은 종종 찾았으나 동네 가게에 들르지는 않았다. 그는 주말이면 늘상 DC를 비웠는데 좋아하는 골프를 신나게 즐기기 위해서였다. 임기 중 DC에서 외식한 것도 트럼프 호텔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딱 한 차례였다고 한다. 대통령이 다녀가면 가게로서는 이름을 알려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대통령이 주민들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소통하는 소탈함과 친근함도 보여줄 수 있다. 지난 20일 취임식에 참석한 1000명정도만 실물로 새 대통령을 봤던 탓인지, 많은 주민이 바이든 대통령의 얼굴을 직접 보려고 길가에 나왔고, 차 안의 바이든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손뼉을 치는 영상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인터넷매체 워싱토니안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이었던 제프 지엔츠가 최근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경제난 대응 방안을 자문했는데 이 가게 투자자라고 소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가끔 조지타운에서 외식을 즐겼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딱 한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전통식으로 즐겼던 음식을 제공하는 벤스 칠리 보울에 들른 적이 있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봄베이 클럽을 비롯해 여러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의 피터 베이커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 공식 외출 때 베이글 가게를 들른 것만으로도 이미 커다란 변화”라고 반겼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

    한 해가 저물 때, 그리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 우리는 무언가 긍정과 평화의 빛을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특히 노동자의 현실은 잔인한 편이라 어김없이 무거운 소식으로 전해진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가 있다. 두 분은 이미 이 세상분이 아니다. 다른 한 분은 암과 싸우며 복직 투쟁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21년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가 어디쯤 서 있는지 너무도 고통스럽고 극명하게 보여 준다. 속헹. 캄보디아에서 온 30세 여성 노동자. 2020년 12월 20일 포천에 있는 농장에서 일하고, 근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낮 기온조차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닥친 그날 밤 비닐하우스는 난방이 끊긴 상태였다. 함께 지내던 다른 4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냉골 숙소를 피해 지인의 집으로 피신한 덕에 죽음을 면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농어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만여명. 이들 중 70퍼센트 정도가 속헹처럼 비닐하우스 안에 플라스틱 패널로 조립한 가건물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고용주는 숙소를 제공하는 명목으로 월 10만~30만원의 숙식비까지 월급에서 공제한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노동자는 사람이고 사람은 집에서 자고 쉴 수 있어야 한다. 비닐하우스는 가건물이다. 그 어떤 사람도, 그 어떤 노동자도 가건물에서, 그것도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 최경애. 전직 사회복지사인 50대 여성 노동자. 2021년 1월 11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사망했다. 이날도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날씨였는데, 물류 창고 안에는 그 어떤 난방시설도 없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쿠팡 물류센터에서만 세 명의 노동자가 돌연사했다. 최경애는 혼자서 2명의 자녀를 키우는 노동자였다. 이직을 알아보던 중 일당 10만원 정도를 받는(오후에 들어가서 다음날 새벽까지 작업하는) 야간 일일노동자로 일하다 쓰러졌다. 혹한의 날씨, 외부와 온도 차이가 없는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허용된 것은 핫팩 하나. 사망이 보도된 후 회사의 첫 반응은 (고작해야 500원 정도 하는) 핫팩을 두 개 지급할 거라는 발표였다. 세상 그 어떤 노동자도 영하 10도의 작업장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 잠시 서 있기도 힘든 칼추위 속에 10시간 넘는 밤샘 노동이라니. 물류센터 노동자의 죽음을 핫팩 한두 개로 사소화시켜 버리는 사측의 논리가 놀라울 뿐이다. 김진숙.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는 60세 여성 노동자. 21살에 용접기능사로 한진중공업에 취업했고, 5년이 지난 1986년 노동조합이 어용이라고 알리는 유인물을 만들어 주변에 배포한 이유로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대공분실은 간첩을 조사해야 하는 기관이지만, 민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를 잡아다 고문하는 것으로 명성을 떨친 곳이다. 1980년대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죽음의 문턱을 오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진숙은 당시 26살이었다. 그는 회사를 비판한 것도 아니고 파업을 선동한 것도 아니건만,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2010년 한진중공업이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400명의 노동자를 희망퇴직시킨다고 발표하자 그는 다음해 1월부터 11월까지 35미터 높이 크레인에서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다. 대공분실, 노동운동, 고공농성…. 그의 암이 어디서 왔는지 추측하긴 힘들지 않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그의 부당 해고를 확인하고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복직 결의안을 의결했다. 하나 사측은 반응이 없다. 김진숙은 “해고자로 죽고 싶지 않다”는 소박한 요구를 들고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2015년 캐나다 총리로 당선된 트뤼도는 31명으로 구성된 내각에서 15명의 여성과 5명의 소수자 출신을 장관직에 임명했다. 왜 그랬냐는 질문에 그는 “2015년이니까요”라고 답변한 것으로 많이 회자됐다. 2021년이다. 2021년이니까 이제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삶도 바꿔야 한다. 피부색과 상관없이 노동자는 가건물이 아닌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야 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지위와 상관없이 노동자는 자신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작업장에서 일해야 한다. 부당하게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자신의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2021년이니까.
  • [근대광고 엿보기] ‘조인’(鳥人) 이기연과 기생 이진봉

    [근대광고 엿보기] ‘조인’(鳥人) 이기연과 기생 이진봉

    이기연(1897~1927)은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1901~1930)에 이은 2호 비행사였다. 1922년 12월 10일 안창남이 금강호를 타고 서울 창공을 누볐던 것처럼 이기연도 1년 후인 1923년 12월 19일 낮 12시 50분 비행기를 몰고 구름처럼 모여든 시민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서울 여의도 비행장을 날아올랐다. 한강을 넘어 경성 시내를 한 바퀴 돈 비행기는 은색 종이 8000장을 서울 하늘에 뿌린 뒤 오후 1시 17분쯤 여의도에 착륙했다. 이기연은 원래 자동차 사업가이자 운전사였다. 배재학교에서 2년간 수학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서 3년 동안 자동차를 공부하고 돌아와 자동차 상회를 경영했다. 그에게 비행사가 되라고 권유한 것은 기생이었다. 멋쟁이에다 성품도 호방했던 이기연은 장안의 기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기연은 대정권번 예기(藝妓) 이진봉을 보고는 한눈에 반해 버렸다. 이진봉은 시조와 서도잡가에 능하고 춤도 잘 추어 돈도 많이 벌고 있었다. 1922년 어느 날 이기연은 “안창남처럼 비행사가 되어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다”고 이진봉에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진봉은 이기연에게 일본으로 가서 비행술을 배우라고 적극적으로 권했다. 이기연은 1923년 초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쇼구리 비행학교에 입학했다. 자동차 운전을 할 줄 알았던 이기연은 학교에 간청해 간단한 시험만 보고 실습으로 들어갔다. 남보다 몇 배나 노력한 끝에 입학 6개월 만인 1923년 7월에 초고속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이진봉은 이기연에게 유학 자금을 아낌없이 보내 줬다. 그해 9월 이기연은 비행사 시험에 응시해 만점으로 삼등 비행사 면허를 땄다. 학교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도 한 대 사들였다. 바로 경성 하늘을 날았던 장백호로 안창남이 타던 비행기였다. 1923년 12월 이기연은 매일신보와 경성일보의 초청을 받아 장백호와 함께 귀국했다. 이기연은 군산, 전주, 안동, 경주 등지를 돌며 비행대회를 자주 열었다. 그때마다 신문에 광고도 냈다. 세인들은 이기연을 ‘조인’(鳥人)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연이은 비행을 걱정했다. 이기연의 비행은 생계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도 하나 경성비행학교를 설립하는 자금을 모으겠다는 뜻도 있었다. 실제로 비행대회 후원금을 후진 양성에 쓰기도 했고 항공운수회사를 설립하는 데도 사용했다. 그러나 결국 사고가 터졌다. 1927년 6월 1일 장백호가 비행 도중 기관 고장으로 경북 문경 야산에 추락했고 이기연도 사망했다. 유족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후원자이자 연인인 이진봉이었다. 그녀는 슬픔을 참으며 이기연의 동생과 문경으로 내려가 시신을 수습했다고 한다(국립항공박물관, ‘조인(鳥人) 이기연’).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부고]

    ●김종순(국민의힘 부산시당 상임고문)씨 별세 김홍일(전 부산시 정무특보)씨 부친상 24일 부산 시민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7시 30분 (051)636-4444 ●김종수씨 별세 배양자씨 남편상 김영숙·건홍·두홍(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디지털콘텐츠팀 차장)씨 부친상 황경미씨 시부상 권웅진씨 장인상 24일 일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30분 (031)900-0444
  • 청와대 향하는 김진숙…정세균·이낙연이 해법 낼까

    청와대 향하는 김진숙…정세균·이낙연이 해법 낼까

    정세균 총리 면담진행…박병석 의장, 이낙연 대표 면담추진2011년 희망버스 타고 부산 간 의원들…“김진숙은 빛과 빚”한진중공업 ‘업무상 배임’ VS “국가폭력 부당해고”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옛 동지’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명예복직’을 두고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다. 2011년 부산행 ‘희망버스’를 타고 85호 크레인으로 향했던 현 정부·여당 정치인들이 ‘업무상 배임’을 뛰어넘는 해법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지도위원의 복직문제에 가장 앞장 선 정치인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이다. 김 부의장은 키를 쥐고 있는 한진중공업·산업은행을 직접 만나며 중재에 나섰고, 정치권으로 공감대를 넓히는 데도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부의장실 관계자는 22일 “김 지도위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이자 정치인으로서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국정을 총괄하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9일 노동시민종교인연석회의 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전날 토론회에서 “총리에게 두 가지를 요청했다”며 “첫번째로는 국가폭력 부당해고에 대한 대통령의 인정과 사과, 두번째로는 김 지도위원의 즉각복직 약속과 관련한 구체적 교섭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부의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지도위원 측과 박병석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다음주 중으로 면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일정은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대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폭력에 대한 정치권의 반성과 복직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국회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상 배임’ 주장에 막힌 복직김 지도위원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항암 치료를 중단한 채 부산에서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는 이유는 한진중공업에서 복직 요구를 끝내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지도위원은 정년을 앞둔 지난해 4월부터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부당해고 동안은 임금산정이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며 복직 요구를 거부했다. 김 지도위원 해고에 대한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 확정됐다는 것이다. 김 지도위원은 1986년 2월 노조 대의원으로 당선된 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고 그해 징계해고 됐다.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김 지도위원은 전날 “무료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 먹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민주화위원회가 2009년 11월과 2020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회사에 복직 권고를 내린 만큼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는 언제까지 투쟁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민주당 김영배·민형배·박주민·박홍근·양이원영·이수진·이탄희·이해식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전날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적인 한계나 현실적 어려움을 모르지 않지만 외면하거나 핑계대면서 한발짝 떨어져있진 않았는지 부끄러움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른바 김진숙법(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한 양이원영 의원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감대도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권고 특별결의안을 냈다. 당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한진중공업 대표를 향해 “정말 회사로 들어가 동지들과 밥 한 그릇 먹고 싶다고 한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건가”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정부의 공식사과를 시작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리맴버 희망버스 관계자는 “작년 연말까지만해도 요구사항은 복직과 해고 기간의 임금이었다”면서 “지금은 독재정권이 부당하게 해고시킨 김 지도위원에 대한 국가의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35년동안 해고상태로 남은 김 지도위원에게 빚이 있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지도위원과 시민사회는 1월 말까지 정부와 사측을 최대한 압박하며 사회적으로 문제를 알려낸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앞에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활동가와 종교인들이 32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전날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저에게 승리할 때까지, 복직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언제까지 투쟁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갑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