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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모방의혹 2제] 삼성-LG, 냉장고 광고 표절 신경전

    [업계, 모방의혹 2제] 삼성-LG, 냉장고 광고 표절 신경전

    삼성전자가 발끈했다.LG전자의 냉장고 광고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은 1일 “LG전자가 우리 회사의 냉장고 신제품 핵심 컨셉트와 슬로건을 베꼈다.”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이다.LG전자측은 “말도 안 된다.”고 맞섰다. 발단은 LG전자가 지난달 8일부터 내보내기 시작한 2008년형 디오스 신규 광고다. 삼성전자측은 “LG전자의 광고는 두 달 먼저 시작한 2008년형 지펠 신제품 광고를 노골적으로 모방했다.”고 격분했다. 삼성이 내세우는 모방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광고 슬로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광고 슬로건을 ‘아내들의 기술’에서 ‘마이 프레시 라이프’(My Fresh Life)로 바꿨다.LG전자의 슬로건은 ‘마이 베터 라이프’(My Better Life)이다.‘프레시’가 ‘베터’로만 바뀌었다. 삼성측은 광고모델 의상조차 비슷하다고 주장한다.3월1일 방송을 탄 삼성전자의 지펠 광고모델 의상과 3월2일 배포된 LG전자 디오스 광고모델 의상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 ‘수분’에 초점을 맞춘 핵심 컨셉트와 홍보책자 문구도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지펠 신제품이 습도를 74%까지 지켜준다며 ‘수분케어기술’을 집중 부각시켰다.3∼4월 홍보책자에도 ‘수분을 지켜라.’‘공간을 창조하라.’‘아름다움을 리드하라.’라고 앞세웠다.LG전자의 5월호 프로모션 자료에는 ‘공간을 지켜라.’‘아름다움을 지켜라.’‘신선함을 지켜라.’라고 돼있다. 손정환 삼성전자 상무는 “가전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모방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처럼 제품의 중장기 컨셉트와 슬로건까지 베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상표권 침해와 관련해 법적 대응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My Life’를 1984년에,‘My Fresh Life’를 올 1월28일에 상표로 출원했다.LG전자는 2월26일 ‘My Better Life’를 상표로 출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가전과 라이프(삶)는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전제한 뒤 “올초 에어컨 신제품에도 ‘라이프 컨디셔너’라는 신개념을 적용했고, 그 브랜드 통일성(BI) 연장선상에서 냉장고에도 ‘베터 라이프’를 적용했는데 이를 모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LG측은 “그렇게 따지면 과거 LG가 ‘기술의 상징’이란 슬로건을 내세웠을 때 삼성이 ‘첨단기술의 상징’이라고 수식어만 추가한 적 있다.”면서 “이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일요영화]나의 그리스식 웨딩

    [일요영화]나의 그리스식 웨딩

    ●나의 그리스식 웨딩(SBS 씨네클럽 밤 1시5분)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겉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가족영화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주인공 남녀를 통해 다문화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스 집안의 딸이자 주인공인 툴라(니아 바르달로스)는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서른살 여성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툴라는 가업으로 이어가는 레스토랑에서 매니저 겸 웨이트리스로 일하지만, 늘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꿈꾼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들어 보인다며 15살 때부터 그리스 남자와 결혼하라고 재촉해온 아버지도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다. 용기를 낸 툴라는 가업 잇기를 포기하고 고모가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마침내 새 인생에 도전한다. 삶의 활력을 되찾은 뒤로는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미련스러운 잠자리 안경, 촌티 패션을 벗어던진 그녀 앞에 나타난 운명같은 사랑 이안 밀러(존 코벳). 그리스인 사위를 고대하던 가족들은 정통 백인인 밀러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하지만 툴라와 결혼하기 위해 그리스 정교의 세례를 받고 채식주의자인 식성까지 바꾸는 밀러의 노력으로 결국 두사람은 결혼허락을 얻어낸다. 영화는 두 가족의 상견례 자리에서 절정에 이른다. 미국 청교도인 이안의 부모는 조용한 상견례를 예상했지만,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한 툴라네 대가족은 온 집안을 ‘점령’한 채 ‘그리스식 폭탄주’까지 돌리는 시끌벅적한 축제판을 벌인다. 시종 유쾌한 톤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소소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아주 특별한 매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여러 이유로 사랑에 주눅 든 여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긴다. 가족의 의미를 새삼 일깨우는 미덕도 돋보인다.“우리는 서로에게 침을 뱉지만 내가 어디를 가거나 무엇을 하든지 그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툴라의 독백은, 때론 벗어나고 싶지만 영원히 삶의 등대인 가족의 가치를 웅변한다. 코믹드라마의 외피를 쓴 영화가 발산하는 또 하나의 매력. 그리스인 집안인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 이(異)문화에 들이대는 편견의 잣대를 한번쯤 자연스럽게 돌아보게도 된다. 툴라를 연기한 바르달로스는 각본과 각색에도 참여했다. 극중 결혼식 피로연 장면에 자신의 가족들을 불러내는 적극성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시트콤으로도 기획된 이 영화의 제작에는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가 참여했다. 원제 My Big Fat Greek Wedding.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법조계 맞수] 이범상-최광석 변호사

    [법조계 맞수] 이범상-최광석 변호사

    이범상 변호사와 최광석 변호사는 각각 건설 및 부동산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한우물을 파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변호사들이다. 건설·부동산 관련 책을 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 변호사는 건설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건축공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도 받았다. 최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서 일하다가 부동산 분야로 진로를 정한 뒤, 개인 법률사무소에서 부동산 법률 서비스 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건설·부동산 분야는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특징이 있다. 발주처, 시공사, 하수급인, 설계자, 감리, 거주자, 입주자 등 당사자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 때문에 이 분야 소송은 법률관계가 복잡하다. 소송이 장기화되기도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워서다. 이에 따라 판결 전 단계에서 상호 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변호사 입장에선 업무강도가 셀 수밖에 없다. 10년 가까이 건설·부동산 분야의 밑바닥에서부터 실력을 다져온 두 사람의 다르지만 비슷한 한 우물 얘기를 들어봤다. ●주경야독으로 건축공학 석사까지 이 변호사는 1991년부터 1996년까지 검사로 일하다 변호사가 됐다. 건설업체 고문으로 건설 관련 소송을 맡은 적이 있는데 그게 계기가 돼 건설 분야에서 터를 잡기로 했다. 결심을 굳힌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대학원이었다. 그때까지 법학만 공부해봤던 이 변호사는 2001년 가을에 한양대 공학대학원 건축공학과에 입학,2004년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 변호사는 “주로 건설회사 간부들이나 건축사 등이 다니는 대학원이어서 변호사로 입학한 사람은 내가 최초였다.”고 회상했다. 논문을 쓰면서 자기 분야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2004년 ‘건설관련소송실무’라는 책도 썼다. 그는 “책을 쓰고 나니 스스로 건설 분야 전문성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책을 내면서 강의도 하게 됐다. 그는 현재 영산대학교 법무대학원 부동산·건설법률 실무과정 교수와 광운대 건설법무대학원 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정리한 내용을 모아 올해 하반기에는 개정판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어느 분야든 10년은 해야 일가를 이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은 더 배워야 한다.”면서 “다만 지금은 꽃을 피우는 정도가 아닐까 본다.”고 말했다.2006년에 법무법인 충정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 그를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과 대우건설 자문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현대산업개발을 대리한 송무도 맡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는 공사대금 청구소송이다. 법무법인 충정 건설부동산팀 소속으로 이상균 변호사 등 5명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로펌도 마다하고 오로지 부동산 한길 최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서 ‘최광석’ 하면 부동산으로 통할 정도로 부동산 소송 전문가다.2000년 이후 부동산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최 변호사는 독특한 이력면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해 휴렛팩커드 광고모델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3년 전부터 각종 전문매체에 전문가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걸 모아 ‘부동산 지키는 법, 키우는 법’과 ‘부동산 사기당하지 않고 거래하는 법’이라는 두 권의 책으로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 로펌이 변호사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인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최 변호사는 오히려 업무를 도와주는 직원들에게 더 신경을 쓴다. 그가 있는 로티스 법률사무소는 정성훈 변호사외에 일반직원이 10명이나 된다. 이들 중 대부분이 4∼5년 동안 손발을 맞춘 사람이다. 그는 “흔히 직원들이 변호사보다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 분야만 전문으로 하는 직원들의 능력은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전문성있는 변호사 못지않게 직원 전문성 강화를 중시하는 게 내가 생각하는 특성화”라고 강조했다. 그가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길로 나선 계기는 뭘까. 그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일반 로펌에서 신경을 덜 쓰는 분야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2000년까지 근무했던 법무법인 화백에서 부동산 중개업협회 담당 고문변호사를 2년 가량 했던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부동산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그에게 소송을 맡기는 고객도 많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그는 다른 분야 송무사건을 맡기보다는 수임료를 대폭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기존 로펌과 차별화해 고객을 확보하고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다. ●“건설·부동산 미래 밝다” 한 우물로 승부하는 이들이 생각하는 건설·부동산 분야의 미래상은 어떨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건설·부동산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변호사는 “갈수록 건설부동산 분야에 관심을 갖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건설 부동산 분야의 열악한 시스템을 고려할 때 수요는 갈수록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건설부동산 분야는 경기흐름과 연동된다.”면서 “관련 소송이 단기간에 급증할 경우, 오히려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변호사는 “계약서 한 장으로 몇십억짜리 부동산 계약을 처리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거래질서가 혼란한 게 현실”이라면서 “변호사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가 커질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집값 폭등 논란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집값이 비싸고 최근 부동산 관련 소송도 부도나 투자취소 등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나타나는 유형이 많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30] “찍을 후보가 없는걸…뜬구름 잡는 공약도 짜증나”

    회사원 정모(31)씨는 스무살을 넘긴 이후 딱 두 번 투표를 해봤다. 군에 있을 때 억지로 끌려가 부재자 투표를 했고,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때 투표를 했다. 대선 땐 의도해서 투표소에 간 게 아니라, 투표소 근처에 있는 고모 댁에 심부름갔다가 “잠시 들를까.”싶어 표를 던졌을 뿐이다. 정씨에게 투표란 ‘부질없는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단 한 차례도 ‘저 사람은 정말 시민의 대표자로서 자격이 있겠구나.´란 생각이 든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대표자가 있으면 왜 나서서 투표하지 않겠습니까. 모두들 똑같이 가식적인 얼굴을 하고 한 표 찍어 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 썩소(썩은 웃음)만 나옵니다.” ●“투표해 봤자 바뀌는 게 뭐죠?” 직장인 이모(30)씨는 지금까지 특별히 선거에 참여한 기억이 없다. 이번 선거도 그다지 관심이 없어 투표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렇다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놀러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거를 안 하는 이유는 그저 그가 ‘귀차니스트´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선거를 해도 자기 주위에 당장 무언가가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굳이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기지 않는다. 이씨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직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면서 “공약을 들어봐도 전부 뜬 구름 잡는 소리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집을 나서 투표소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선거일만 되면 투표장에 같이 가자고 재촉하는 어머니의 성화에 짜증만 난다.“투표를 해서 권리를 찾으라는데, 투표하지 않는 것도 나의 권리 아닌가요. 주위에선 투표율이 더 떨어져야 국회의원들이 정신차린다는 소리도 합디다.” 회사원 박모(33)씨는 처음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쌓여온 실망감 탓에 ‘정치 시니컬리스트(냉소주의자)´로 변했다. 술집에서 정치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끊어 버리거나 짜증을 내기 일쑤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는 ‘초등학교 반장 뽑기´ 같아 싫다고 말했다.‘누가 더 잘 생겼다.´,‘누가 돈이 많다더라.´,‘누가 대통령이랑 더 친하다더라.´는 말만 오갈 뿐 정책을 들고 나오는 정치인은 거의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결국 정치에는 염증만 생겼고 선거할 이유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때는 그도 열렬한 정치 이야기꾼이었다. 하지만 점점 냉소적으로 변해갔고 태어나 처음 선거를 하지 않았던 지난 대선 땐 죄스러운 느낌까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눈감으면 편한 것이 정치라고 했다.“선거 때는 술집도 잘 안 갑니다. 온갖 정치 얘기에 지치지도 않나 봐요. 정치인들도 국민이 한 표 들었다고 굽실거리지만 막상 당선돼 봐요. 시민은 자기 아래 있는 사람일 뿐이지.” ●열정을 차갑게 만든 정치에 대한 혐오 꼬박꼬박 선거를 해오던 대학원생 서모(29)씨도 지난 대선 때부터 투표장을 찾지 않는다. 서씨는 한 때 열렬한 ‘노사모´였다. 시민의 정치 물결을 받들어줄 이가 노무현 후보라고 믿었고, 열렬하게 운동했지만 당선 뒤 결과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비리와 관행을 개혁한 점은 평가할 만했지만, 기대했던 서민 정책은 없었다. 결국 노 대통령 이후 다시 서민들을 위한다고 정책을 내세운 후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고, 내세워 봤자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아 정치에 대한 관심을 아예 접었다. “뜨거운 애정이 식고난 뒤엔 뜨겁던 만큼 차가워지는 것 같아요. 정말 모든 걸 걸고 변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뛰는 부동산 값과 반복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그만 지치고 말았습니다. 이젠 정치는 쳐다 보지 않고 공부만 하렵니다.” 유독 이번 총선에서만 투표하지 않겠다는 젊은층도 많다. 지난 대선 이후 급격하게 실망감이 늘어난 탓이다. 주부 이모(27·여)씨는 선거권을 가진 뒤 빠짐없이 투표소를 찾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처음으로 투표권을 포기하고 밀린 집안 일이나 할 생각이다. 이씨가 투표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지난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그렇게나 비판하더니 이번 대통령도 별반 달라진 게 없잖아요. 당선되자마자 물가는 계속 오르고, 기름값은 얼마나 올랐으며, 먹거리도 안전하지 못하고, 범죄만 뻥뻥 터지잖아요. 자꾸 이러니까 ‘나만 잘 살면 되지.´싶어서 별로 투표하고 싶지 않아요.” ●“정권이 바뀌어도 변한 게 없잖아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 정모(27)씨는 선거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후보들을 지켜봐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투표를 하지 않을 예정이란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일어나는 파벌 싸움이 점입가경이라 정치에 신물이 나기 때문이다. 파벌 싸움으로 공천에서 ‘친박세력´을 밀어내고 ‘친이세력´이 요직을 차지한 것도 맘에 안 들고, 그들끼리 또다시 파벌 싸움에 몰두하는 것을 보니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파벌 싸움에서 밀려난 세력이 ‘친박연대´를 내세워 정체성도 없고 정책도 없고, 박근혜라는 인물 하나 믿고 나와서 선거운동하는 걸 보면 짜증부터 나요.” 새내기 대학생 김모(19)씨는 지난해 대선 때 안타깝게도 선거 가능 연령이 아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다. 한 살만 더 많았어도 투표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이번 선거에서 ‘기권´으로 의사표시를 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가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거라는 얘기가 있는 데다 지지하지 않는 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할 거라는 뉴스를 듣고 실망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기권도 넓은 의미의 투표권 행사” 조그만 컴퓨터 부품업체 사장 임모(30)씨는 이번달 들어 주문이 계속 들어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가뜩이나 지지하는 후보도 없는데 총선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게다가 선거일에 비까지 온다는 소식에 그냥 회사에 출근해 밀린 업무나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선거에는 원래 관심이 없는데다, 그날 비까지 온다고 하데요. 굳이 투표소에 나갈 이유가 없지요.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내 일 아니면 신경 쓸 여유가 없네요.” 서울에 사는 권모(29·여)씨는 이번 총선에 친구들과 경남 진해로 벚꽃놀이를 가기로 했다. 새벽 6시에 만나기로 한 친구들은 모두 투표를 안 하기로 했다. 놀러가느라고 투표를 안 한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권씨의 마음은 또 다르다. 남들이 뭐라 하든, 이번 선거엔 정말 찍을 사람이 없어 기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성장보다는 분배´가 먼저라는 생각을 해왔다. 따라서 특정 정당을 찍어야 하지만 선뜻 손이 안간다. 지난해 직장에 취업해 보니 성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대편 당을 찍고 싶은 마음도 없다. 결국 그는 이번 투표를 포기하기로 했다. 권씨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말했다.“사실 이번에는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겠어요. 투표가 아니더라도 신입 사원의 삶은 너무 바쁘거든요.” 사건팀 nomad@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29) 난소암

    [한국인의 질병] (29) 난소암

    3대 여성암을 꼽아보라고 하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부터 내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말기에 가까워져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난소암’의 특성을 안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실제로 난소암 환자 10명 중 7명은 말기를 앞두고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암 권위자인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준모(60) 교수를 만나 난소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들어봤다. ●뚜렷한 증상 없어 발견 ‘바늘구멍´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2005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754명이었다. 유방암(1591명)이나 자궁경부암(1067명) 사망자보다는 적지만 백혈병으로 사망한 여성(645명)보다는 많다. 난소암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드물게 복부가 팽창하거나 불편감이 생기고, 질에서 약간의 피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병에 걸렸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환자의 75%는 복부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3기’를 넘긴 뒤에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난소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증상이 거의 없어 종종 무서운 결과를 낳죠. 주로 50,60대에 생기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도 생길 수 있습니다.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요.” 현대 의학으로도 난소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환자의 5∼10%가 가족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 이모, 딸, 할머니, 고모, 손녀 등 가족 중 누군가가 난소암을 앓았다면 발병 위험은 4∼5배 높아진다. 난소암뿐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등의 가족력도 난소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등생도 발병… 예후는 좋은 편 반면 임신은 난소암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임신기간에는 월경을 하지 않는 ‘무배란’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난소를 효과적으로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임신의 횟수가 많을수록, 경구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할수록, 초경이 늦을수록(14세 이후), 폐경이 빠를수록(45세 이전) 좋다. 배란 횟수가 감소하면 난소가 안정된다는 점에서 학계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난소암을 1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반면 2∼3기에 발견하면 70%,3∼4기는 30%로 낮아진다. 또 4기가 넘으면 생존율이 20%에도 못미친다.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어린 소녀들이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병을 일찍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들은 크게 상심하기 마련이지만 내·외과 치료를 병행하면 임신도 가능해요.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쉬워진다는 얘기죠.” 난소암은 초기에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절제술만으로 치료하지 않는다. 조직검사를 받아야 확진할 수 있겠지만, 육안으로는 정상인 환자도 절반 이상은 암세포가 이미 전이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1기 중에서도 가장 초기 상태를 제외한 모든 난소암 환자가 수술 후 약물을 이용한 항암요법을 동시에 받는다. ●정기검사 통한 조기 발견 절실 항암요법을 먼저 쓰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종양의 크기를 먼저 줄인 뒤 수술을 한다. 가격이 대체로 비싼 방사선 요법은 난소암 환자에게 추천하지 않지만, 일부 암세포 전이 환자에게는 사용하기도 한다. 난소암을 최대한 일찍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는 대체로 3단계로 진행된다. 눈으로 골반을 관찰하거나 촉진하는 ‘골반내진’은 난소암 진단 확률이 30%에 불과하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이후 혈액검사나 초음파검사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난소암을 확진할 수 있다. 간혹, 위 내시경 등 난소암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진단에 대해 의아해하는 환자도 많다. 그러나 난소는 대장, 직장과 밀접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장기로부터 암세포가 침입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같은 이유로 난소암 환자에게 유방촬영을 하기도 한다. 난소암으로 수술을 받은 뒤에도 무작정 안심해서는 안된다. 전이성 난소암 환자의 70%는 수술을 받아도 5년 이내에 암이 재발하기 때문이다. ●재발률 높아 5년간은 정기검진 받아야 따라서 치료를 끝낸 뒤 1년 동안 1∼3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후 2년까지는 3개월 간격으로,3∼5년까지는 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정기검진을 받을 때 1년에 1회 정도 방사선 검사가 포함된다. 난소암에 좋다는 식품을 찾아다니는 환자 가족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난소암에 좋은 음식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식품을 잘못 섭취했다가 간염 등에 걸려 치료 시기만 놓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4기 환자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견해다. “10년 전만 해도 난소암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4기 환자의 20∼25%는 5년 이상 생존이 가능합니다. 난소암 전문병원이나 전문 의료진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말기암 환자라도 충분히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산업단체연합 출범

    국내 문화산업 단체들이 공동으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한 한국문화산업단체연합(이하 문산연)이 2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문산연에는 서울연극협회, 영화인회의,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광고모델사업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음악산업협회, 한국저작인격권협회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대표는 신현택 드라마제작사협회장과 윤호진 한국뮤지컬협회장, 차승재 영화제작가협회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문산연은 출범 선언문에서 “국내 문화산업이 재작년 기준 58조원 규모이나 법적·제도적·사회적 지위는 ‘굴뚝 산업’에 비해 뒤로 밀려 있다.”며 “문화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지속적인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문산연은 문화산업 관련 진흥법 등 법령과 정부의 지원정책을 점검, 개선책을 제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차승재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출범했으나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으며 문화산업 발전과 그로 인한 고용 창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적 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Seoul Law] 불량 먹거리 처벌은 쥐꼬리 구제는 별따기

    [Seoul Law] 불량 먹거리 처벌은 쥐꼬리 구제는 별따기

    ‘생쥐깡’ 파동에서 드러나듯 불량 먹거리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고 형사처벌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25일 불량식품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방침을 밝혀 소비자 피해구제가 실효성있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실적으로 제조사 책임 묻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생쥐깡과 같은 사안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제조 공정상의 문제로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고 전자동 공정 중 발생한 문제의 경우 형사처벌은커녕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고의성과 과실책임 등을 고려하더라도 제조사에 도덕적 책임 외에 재산적 책임을 지우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사안은 식품위생법 위반사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법정형은 사안에 따라 최고 5년 이하의 징역형에서 3년·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수위가 높지 않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기소해 실형을 선고받으려면 국민건강에 해악을 끼친 점이 명백해야 하는데 불량 먹거리를 유통시킨 점만으로는 형량이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사사건의 경우, 손해를 배상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재판과정에서 힘든 것보다 소송제기 자체의 어려움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지렁이라면’ 사건에서 소비자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올해 1월 확정됐다. 소송비용이 손해배상액보다 더 들어가는 현실에서 나온 의미있는 판결이다. 그러나 소송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사소송은 소송비용이 배상액보다 큰 ‘배보다 배꼽이 큰 소송’이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부담과 비용적인 부담면에서 피해자들은 대부분 분쟁을 피하려고 한다.”면서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하고 규제 엄격 적용해야 불량 먹거리 파동이 이어지면서 정부에서 도입방침을 밝힌 집단소송 외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손해 원금과 이자만이 아니라 형벌적인 요소로서의 금액을 추가적으로 포함시켜 배상받게 하는 제도다. 징벌적 손배제는 기업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불량 먹거리 사건에도 넓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법무법인 지성의 최영동 변호사는 “일반 손해배상은 실제 증명된 손해만 배상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은 증명되지 않은 손해까지 고려해서 손해배상하는 것”이라면서 “기업이나 특정집단이 소비자에게 가해행위를 했다면 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거나 이익보다 큰 액수를 손해배상하도록 해야 실효성 있는 제재가 될 것”이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없으면 불완전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훈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여부를 적극 검토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소비자기본법상 단체소송의 경우, 소비자 권익 침해행위의 금지, 중지를 요구할 뿐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제정된 제조물책임법이 엄격히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선 엄격한 적용으로 기업들이 언제든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손해를 무릅쓰고 문제가 확대되기 전 제품에 대한 자발적 리콜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쉬쉬하다, 문제가 확산돼 비난이 거세지면 어쩔 수 없이 리콜조치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법무법인 서해의 장원철 변호사는 “제조사의 고의성을 찾을 수 없지만 안일한 제조공정상 실수가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책임의 범위를 확대하면 기업도 제조공정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먹거리 사건 판결을 보니…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한 해에 1000건이 넘는다. 불량 먹거리 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 유형을 분석해봤다. ●실형선고 사례 드물어 최근 5년간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처리 형태를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많았다. 대부분 관할 관청의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무허가로 운영하다 적발된 경우였다.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자체로 인한 사건은 드물었다. 건강을 위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봤을 인삼의 경우, 중국삼을 국내삼인 것처럼 속여 판 업자들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고춧가루의 산지를 속여 판 업자도 역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해물탕이나 찜에 어김없이 들어가는 미더덕의 경우에도 변질된 것을 대량 유통시킨 업자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가짜 한우의 경우 실형부터 벌금형까지 다양했다. 유통기한을 넘긴 삼겹살도 가짜 한우와 비슷한 형량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명 ‘쫀디기’의 경우에도 불량 먹거리라면 형량은 높았다. 빵에 넣으면 안 되는 화학물을 넣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이밖에 중국산 오징어를 국내산처럼 허위표시해 유통시킨 경우 벌금형이 선고됐으며, 노점상 신고를 하지 않고 위생과 내용물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원료로 강정을 만들어 팔던 사람에게는 5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복어는 실형선고 하지만 일부 식품의 경우, 실형선고도 있었다.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었다. 지난해 9월 부산지법 형사항소부는 수입이 금지된 복어를 밀수입한 뒤, 음식점 등 시중에 유통시킨 정모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3월에 추징금 2억 5340여만원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1년3월의 실형선고는 충격적인 일로 평가됐다. 당시 재판부는 “일반 대중을 수요층으로 하는 식음료의 안전성과 관련한 각종 법령상의 규정은 국민건강 확보 차원에서 엄격히 준수되어야 한다.”면서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치명적 독성으로 인한 건강상 우려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복어살·복어껍질 등 복어 부산물을 수입이 가능한 원형 복어인 검은 밀복으로 품명을 허위 신고하는 방법으로 위장해 국내에 밀수입한 후 시중 음식점 등에 판매하고, 약 10개월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밀수입된 위 복어 부산물이 시중에 판매됨으로써 국민건강에 미쳤을 수 있는 해악 등에 비춰보면 원심의 형량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복어의 독이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관련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엄하게 처벌한다는 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판결이었다. 2004년 미국산과 호주산 수입고기를 국내산 한우인 것처럼 속여 판 혐의로 기소된 유명 한우갈비 전문점 대표 윤모씨는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최종두 판사는 “소비자들에 대한 사기죄 성격을 겸하고 있으며 식당 매출규모가 8개월에 12억원을 넘는 등 매출액이 큰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었다. 또 니코틴이 함유된 물을 금연보조제로 속여 판매한 고모씨도 1심에서 징역10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만들어진 물이 유독성 물질에 가까울 정도로 니코틴이 함유되고, 위생관리를 하지 않아 세균이 검출된 음료를 일반인에게 방문판매 형식으로 다량 판매한 점과 음료의 안전성이나 효험 등에 대하여 터무니없는 허위 광고를 한 점 등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국민보건의 안전성에 매우 중대한 침해를 가져왔다는 이유에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효과적인 소비자 권리 보호방안은? 정부가 25일 불량식품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방침을 밝힌 것은 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온 새우깡이나 칼날이 들어 있는 통조림 사건에서 보듯 끊이지 않는 소비자 우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대한 화답이다. 하지만 국회는 그동안 기업활동 위축을 이유로 입법화에 부정적이었던 터라 18대 국회에서의 입장변화가 주목된다. 현행 소비자권리구제방안으로는 소비자 집단분쟁조정제도와 소비자단체소송, 증권분야 집단소송이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제도는 같은 피해를 본 소비자 50명 이상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배상결정이나 계약이행 등 조정을 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3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20건이 접수돼 11건이 처리됐다.11건 가운데 7건은 집단분쟁조정사건으로 인정됐으나 사업자와 소비자간에 조정이 성립된 건은 3건에 불과하다.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단체소송제도는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무법인 서린의 장진영 변호사는 “소송 남발 등의 폐해를 우려한 재계 등의 반발로 집단소송이 아닌 단체소송이 도입됐으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들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효력이 없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가 원고자격을 갖는 단체소송과 달리 집단소송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다수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도입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통해 증권 분야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단소송 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 법조인들은 그 원인으로 비용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인 이성훈 변호사는 “인지대만 5000만원이고 기타 광고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1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집단소송을 낼 수 있다.”면서 “남용을 방지하는 명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집단소송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청의 불량식품에 대한 과학적 검증 시스템 등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가 마련되면 엄격하게 대상을 한정하더라도 문제가 된 새우깡이나 통조림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먹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집단소송을 통해 판매수익만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람들뿐 아니라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손해배상액을 나눠 갖고 남는 돈은 국고로 환수해서 식품안전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주말탐방] ‘서울~양수리’ 리버사이드 별밤열차

    [주말탐방] ‘서울~양수리’ 리버사이드 별밤열차

    매일 타는 전철의 창밖 풍경조차 제대로 감상해 볼 여유가 없는 쳇바퀴같은 지루한 일상.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번 쳐다본 기억도 아련하다. 훌훌 털어버리고 기차여행이라도 한번 떠나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이 녹록지 않고 번거로운 일 또한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토요일 저녁 서울역으로 가보자.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한강을 따라 기차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열차가 타고 싶다던 아이들, 여행가자고 조르는 여자친구,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직장인 박민규씨 등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이들이 최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리버사이드 별밤열차´에 올랐다. ● 차창 밖 한강변 야경에 300여개 객석 ‘환호´ 열차가 출발하자 열차내에는 ‘Sometimes Love~´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가사의 ‘Evergreen´(가수 수잔 잭슨)이 흘러나왔고 DJ의 멘트가 따라붙었다. 차분한 목소리의 DJ가 진행하는 음악방송은 탑승객들의 사연 소개와 함께 여행내내 계속됐다. 별밤열차의 실내는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조명을 낮췄다.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최고였다. 탑승한 승객은 300명이 넘었다. 열차 정원이 306명이니까 거의 만석인 셈. 젊은 커플이 절반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가족·친구 단위 여행객이다. 이 열차의 특징은 연령대와 탑승객 구성별로 객차를 나눈다는 점이다. 여행객들의 분위기를 맞춰주자는 취지다.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은 이해심이 많은(?) 어른들 객차로 배정한다.6개 객차 중 5개만 좌석을 배정하고 4번 객차는 이벤트홀로 이용된다. 여행의 시작은 조용했다. 승객들마다 탑승전 코레일투어서비스(1544-7786)에서 제공한 와인과 샌드위치 등을 즐기며 야경을 감상했다. 야경이 일품인 서빙고~응봉(5.3㎞) 구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팔당~양수간 10.3㎞구간은 별밤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조명이 드리워진 한남대교가 보이자 곳곳에서 카메라 플레시가 터졌지만 이어 아쉬운 한숨이 잇따랐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달리는 열차에서 창을 통해 촬영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열차 출발 1시간 후 라이브 공연이 이벤트칸에서 시작됐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없애고 무대 형식을 만들었는데 언더그라운드 가수인 정종훈씨의 연주와 노래에 반응이 뜨거웠다. 젊은 연인들도 다가와 박수를 치며 동참했다. 조용히 자기들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커플들은 좌석을 고수하면서도 다가갈 기회를 엿보는 듯했다. 분당에서 왔다는 김석수(59)씨는 “아내의 제안으로 20년 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됐는데 이런 상품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기차여행에 대한)아련한 향수가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교외선보다 양수리 코스가 운치가 더 있다.”고 조언했다. ● 올 들어 대부분 만석… 3월까지만 운행 코레일투어서비스는 별밤열차를 이달 말까지만 운행할 방침이다. 이후 운행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올들어서는 운행 열차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최근 각종 모임이나 단체 여행객, 외국인도 많이 이용하는데 자칫 특색있는 이 상품이 없어질까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크리스마스·밸런타인데이 등에는 ‘표 구하기´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따르는 법. 열차 코스가 기존 전철선을 이용하다보니 용산을 거쳐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선로가 도로보다 낮아 강변북로를 지나는 자동차와 눈높이가 같다. 지하철 시간 등과 관리를 위해 하차할 수 없도록 한 점과 양수역을 반환역으로 정한 것도 아쉽다. 양수역에서 야경을 볼 수 있다거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다면 더 나을 듯싶다. 김석호·이연화 커플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품을 알게 됐다.”면서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이름만큼 특색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한강변 따라 50~60㎞로 양수역까지 운행 올 1월 선보인 리버사이드 별밤열차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45분 서울역을 출발, 한강변을 따라 양수역까지 운행한다. 총 운행거리는 100.4㎞(서울~양수간 50.2㎞)로 서울역 도착 시간은 밤 10시30분이다. 주행속도는 전철선로를 이용함에 따라 50~60㎞로 운행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여행객이 많으면 일부 구간서 속도를 높여 열차 시간에 맞춰주는 탄력운행이 가능하다. 객차는 장항선에 운행하던 코레일 아카데미를 이용하는데 일명 ‘강의실 객차´로 불린다. 별밤열차로 투입하면서 객차에 장식과 함께 외부에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이 특징이다. 별밤열차는 서울야경열차가 원조다.200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신촌~수색~송추~의정부~청량리를 거쳐 한강야경을 볼 수 있는 응봉~서빙고~용산~서울역을 운행했다. 별밤열차 이용요금은 1인당 3만 3000원으로 예약(ktx21.com)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가족 여행이라면 3시간 여행시간을 감안해 먹거리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女승무원 안현선·이정연씨 “서울 명물로 명맥 유지됐으면…” “리버사이드 별밤열차는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여행하는 또다른 경험입니다.” 별밤열차의 여승무원 안현선(사진 왼쪽)·이정연(이상 27)씨는 별밤열차의 희소성을 매력으로 꼽는다. 서울 출신 ‘깍쟁이’들로 “하루 풀코스의 매력적인 마지막 이벤트가 될 수 있으며 반드시 당일 서울로 돌아온다.”는 안전론(?)도 강조했다. 이씨와 안씨는 별밤열차의 전문 승무원이 아니다. 이들은 코레일투어서비스 국내영업팀 소속으로 직원들이 교대로 열차에 탑승한다. 비정기적으로 운행하다보니 관광전문 승무원을 채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중 이씨는 일반 관광회사에서 근무하다 2005년 현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 베테랑. 반면 안씨는 지난해 7월 입사했지만 승무 서비스에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이들은 역내 티켓팅에서 이벤트 진행, 객실 서비스까지 담당한다. 손님들의 사진 찍어주기가 가장 큰 역할(?)이라고 할 정도로 요청이 많다. 이씨는 “열차 승객의 다수가 커플이다보니 부러울 때가 많다.”면서도 “우리 열차가 매개가 돼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며 프로다운 근성을 보였다. 예전 평일 운행하는 야경열차는 대부분 커플이었지만 별밤열차는 가족이나 모임 등으로 승객이 다양한 편이다. 안씨는 “별밤열차에서의 프러포즈는 가장 싸고 색다르다.”면서 “라이브공연 가수가 결혼식 축가도 불러준다.”고 자랑했다. 이들은 3월 이후 열차 운행계획이 나오지 않는 것을 걱정했다. 서울에서 흔치 않은 이벤트가 행여 사라질 수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승무원들은 “별밤·야경이 주제이다보니 운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서울의 명물로 명맥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구절리역도 변신중-2월 ‘열차펜션’ 개장… 호텔 부럽지 않아 ‘구절리역에 가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열차 운행이 중단된 강원 정선군 북면 구절리역이 철도 테마파크로 변신 중이다. 레일바이크 명성 속에 기차를 이용한 ‘여치 카페’가 만들어졌고 지난달 1일 ‘열차 펜션’이 개장했다. 펜션은 아우라지역으로 출발 대기 중인 무궁화호 열차다. 기관차가 달려 있고 객차(4량)가 객실로 탈바꿈했다. 객실은 침대방 7개와 온돌방 2개 등 총 9개.10만원인 4인실(33㎡)이 4개,7만원인 2인실(22㎡)이 5개다. 이용료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열차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이색 경험과 호텔급 시설이 부담감을 덜어준다. 객실에는 TV와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구절리역을 따라 흐르는 송천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는 만족도를 더해준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달 객실 가동률이 70%에 달했고 주말은 3월까지 예약이 완료됐다. 투숙객에게는 레일바이크 20%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아쉬운 점은 취사시설이 없다는 것. 센스있는 여행객이라면 송천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재미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코레일투어서비스 정선지사 조경현 주임은 “취사시설이 없고 전화예약만 가능해 다소 불편하다.”면서 “4월 중 홈페이지가 개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사내벤처팀에서는 문경선 불정역에 대규모 열차 펜션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무궁화호 15량을 개조해 총 25개 객실을 갖춘 펜션을 4월 중순 오픈할 예정이다. 물론 이곳은 취사시설이 갖춰진다. 불정역 펜션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정역을 비롯, 레일바이크와 산악자전거, 고모산성, 전통 도예관 등 주변 관광·체험지와 연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정선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주류업계 쟁탈전] (2) 소주

    진로의 ‘참이슬’과 두산의 ‘처음처럼’. 소주업계의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2006년부터 두산이 ‘처음처럼’을 내놓고 무섭게 따라붙으면서 진로가 부대끼는 형국이 됐다. 수도권에서 두산과 치열한 마케팅전쟁을 벌였던 진로는 지난해 겨우 50%대 턱걸이로 체면을 유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순한 소주로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에 나선 두산이 또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서 형·동생 사이로 격차가 좁아들지 않을까 진로는 걱정한다. 그래서 올해 영업전략을 아주 공격적으로 하기로 했다. 참이슬 오리지널과 참이슬 후레쉬의 두가지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고, 지방시장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시장 확대와 현지 유통망 확대에도 주력하기로 했는데, 이는 두산에 비해 취약한 허점을 보완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배우 김아중을 광고모델로 순수결정과당을 사용한 참이슬 후레쉬의 장점을 알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부터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발성되는 맛에 대한 만족감 및 느낌의 소리를 마케팅 캠페인 요소로 도입한 ‘캬∼’보이스 마케팅도 신선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시장점유율 11.1%로 두자릿수를 굳건히 지켜낸 두산의 공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20도의 벽을 깨고 19.5도의 소주시대를 연 자부심이 대단하다. 순한 소주로 시장을 주도했고, 마케팅도 진로보다 한발 앞서왔다. 두산이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흔들어∼’라는 컨셉트를 미리 선점했다. 진로의 보이스 마케팅도 두산을 따라왔다고 말한다. 두산은 진로와 마찬가지로 지방소주의 약진이 부담스럽다. 지난 1월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10.5%, 참이슬은 51.2%로 지난해 12월 대비 0.7%,1.2% 각각 줄어든 것도 지방소주가 잠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참여정부 4대 권력기관 3년8개월 열람 개인정보 140만건

    국가정보원과 국세청, 경찰청, 대검찰청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이 2003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3년8개월 동안 열람한 개인정보가 140만건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이 27일 행자부로부터 넘겨받은 민원업무혁신(G4C) 시스템을 이용한 개인정보 열람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국세청은 131만 4793건, 국가정보원 7만 4660건, 대검찰청 1만 3021건, 경찰청 1533건을 열람했다. 항목별로 국세청은 토지대장(34만 8411건)을 가장 많이 열람했고, 국정원은 주민등록정보(4만 8590건), 대검도 주민등록정보(8708건), 경찰청은 호적정보(1304건)를 가장 많이 들여다봤다. 특히 국정원의 부동산 자료 열람은 2006년 7월과 8월에 650건 중 620건(94.7%)이 집중됐다. 이 시기는 국정원 직원 고모씨가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친인척 부동산 자료를 열람했다고 알려진 때여서 정치사찰 의혹이 크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파트 광고 연예인 모델찾기 ‘별따기’ 그래도 톱스타 그래서 일반인

    아파트 광고 연예인 모델찾기 ‘별따기’ 그래도 톱스타 그래서 일반인

    대우건설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모델을 영화배우 겸 탤런트인 김태희(사진 왼쪽)로 교체하면서 아파트 광고모델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고모델 교체로 침체기를 벗어나려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연예인 사절’ 방침을 밀고 나가는 기업도 적지 않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광고모델로 연예인을 활용하는 주택업체는 20여개사에 이른다. 이는 연예인 모델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5년 동안 푸르지오 모델을 맡았던 김남주 대신 김태희를 2기 모델로 선정하고, 이달부터 새로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5년째 김희애를 모델로 쓰고 있는 금호건설은 오는 5월 ‘어울림’ 대신 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모델 교체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은 고소영(오른쪽),GS건설은 이영애, 경남기업은 배용준, 포스코건설은 장동건·김유미, 롯데건설은 장진영, 두산건설은 이미연, 벽산건설은 이나영, 동부건설은 최정원, 우미건설은 박신양, 우림건설은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미연은 7년간 두산 위브의 전속모델로 활동해 최장수 모델로 꼽힌다. 하지만 광고모델로 쓸 만한 톱 스타는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업체간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연예인 모델에 대한 거품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등은 아예 일반인을 모델로 기용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톱 클래스의 모델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일반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채시라,SK건설은 지진희, 윤정희 이후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고 있다. 연예인 아파트 모델료는 5억∼1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영조주택의 고현정이 이를 깬 적이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신영은 미셀 위를 2년간 300만달러(약 30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4월 계약이 끝나지만 연장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 정원식 前총리

    [어떻게 지내십니까]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 정원식 前총리

    정원식 총리는 전임 강영훈 총리로부터 남북 총리회담의 바통을 이어받아 1991∼92년 3차례 평양을 다녀온다. 회담의 결과가 남북관계의 모체가 된 남북기본합의서이다. 그의 파트너는 지금은 고인이 된 연형묵 총리다. 체구는 비슷했지만 공대 출신인 연 총리를 정 전 총리는 “과학도라 그런지 일반 교양이 부족하고 고지식했어요(웃음). 물론 일에 대해서는 열심이었지만 말이에요.”라고 회고한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 출신으로 인문에 밝은 정 전 총리. 회담 당시 그가 묵었던 평양의 백화원초대소 입구에 큰 벽화가 걸려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묘향산을 묘사한 극사실주의 기법의 걸개 그림이었다. 정 총리는 숙소까지 동행한 연 총리에게 서산대사의 묘향산 평을 들려준다.“금강산은 수이부장(秀而不壯·빼어나지만 웅장하지 않고)이요, 지리산은 장이불수(壯而不秀·웅장하지만 빼어나지 않다)라, 구월산은 불수부장(不秀不壯·빼어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이나 묘향산은 역수역장(亦秀亦壯·빼어나고도 웅장하다)하다.” 정 전 총리의 표현을 빌리면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연 총리가 넋을 빼놓고 그림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김장수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고개를 꼿꼿이 한 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해 화제가 됐지만 뻣뻣 악수의 ‘원조’로 치면 정 전 총리를 꼽지 않으면 섭섭해할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한 직후인 92년 2월20일 김일성 주석을 예방한 자리. 덩치는 비슷했지만 키는 작았던 김 주석을 약간 내려다 보며 악수를 했다고 한다. 결연한 자세는 북측의 가족상봉 제의에서도 드러난다.“북측이 조사해 보니 먼 친척까지 100명 정도 제 가족이 있는데 만날 의사가 있냐고 타진하는 거예요. 그래서 딱 잘라 거절했지요. 남에서 가족을 그리는 이산가족이 많은데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지 내가 만날 수 있겠느냐고. 그랬더니 더 말이 없었어요.” 연 총리는 차량에 동승한 정 총리에게 한·미 팀스피릿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 비핵화 선언의 조건으로는 군산에 있던 미군의 전술 핵무기 철수도 달았다. 정 총리의 보고로 한·미가 협의를 했고 훈련 중지와 핵 철수가 실현됐다. 정 전 총리는 남북기본합의서에 일역을 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선언’에 대해 “방향은 그렇게 가야 한다.”면서도 “비핵화를 못 박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화려했던 지난 시절을 뒤로하고 80세의 그는 ‘장애인 고용을 돕는 모임(장고모)’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발기인 총회를 열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장고모’에는 성공회 김성수 주교, 강지원 변호사, 권기홍 단국대 총장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고모’는 첫 사업으로 일본형 장애인 복지타운인 ‘태양의 집’과 비슷한 산업단지의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직원의 30%를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공단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열여섯 곳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영구 임대해 주겠다고 한다.3만평가량의 땅에 장애인도 생산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자활의 터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대기업의 참여인데 현대차의 해비치 사회공헌위원회측과도 접촉을 가졌다. 정 전 총리가 장애인의 삶에 눈을 뜬 것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한 인연으로 전낙원(고인)씨가 설립한 장애아 지원기구인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이다. 이 재단은 장애아 교육에 필요한 자료 개발, 특수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낡은 장애아 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은 물론이요 장애아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사업도 펼치고 있다.“장애인을 얘기할 때 1288이란 숫자를 강조합니다. 우리 사회에 250만명의 장애인이 있다고 하는데, 선천적 장애가 12%이고, 나머지 88%가 후천적 장애인이라는 말입니다. 실명만 해도 그렇습니다. 청소년기에 검안을 하면 실명 여부를 가려낼 수 있고, 치료하면 시력을 잃지 않게 되는 거죠. 의사들이 만든 한국실명예방재단에도 저희가 후원을 하고 있어요.” 그는 총리로 재직하던 91년 6월 한국외국어대학에 특강을 갔다가 학생들에게 붙잡혀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한다. 이 사건으로 문교부장관과 외대 총장이 사표를 냈고, 학교측은 학생 8명을 제적 처분했다. 이들은 대부분 구속됐다. 반정부 시위로 궁지에 몰려 있던 노태우 정권은 ‘스승도 몰라보는 운동권’이란 단초를 제공한 밀가루 사건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는다.“그때의 심정을 지금도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줄을 잇던 학생들의 투신과 분신이 그때 일로 중단되고 정국이 안정된 것만은 사실이었지요.” 팔순의 나이에도 건강해 보이는 그는 일주일에 닷새는 수영장에서 30분쯤 걷는 운동을 한다. 꾸준한 운동과 술, 담배, 과식을 않는 균형된 섭생, 마음의 평온 등 세 가지를 건강의 비결로 꼽는다. 1968년 개발된 서울 화곡동 주택단지에 들어가서 지금도 살고 있다.“총리까지 지내신 분이 아직도 화곡동이냐고 주변에서 ‘주변머리가 없다.’고 하지만 아주 살기가 좋다.”고 한다. 게다가 몇해 전부터 막내딸 부부와 손자, 손녀가 집에 들어와서 노부부의 여생에 활력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그는 차기 정부가 적어도 3가지 과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안보를 확고히 하고, 경제를 살리며, 한·미 관계를 완전히 회복시킬 것”을 이명박 당선인에게 주문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명박 당선인과의 인연 정원식 전 총리는 지방자치선거가 시작된 1995년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결을 펼친다. 정치에 큰 뜻이 없었으나 김영삼(YS)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 때문에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김영삼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던 정권 말기의 노태우 대통령이 92년 9월 민자당을 탈당하고 중립내각을 구성하면서 23대 총리였던 정원식 총리는 현승종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마음의 빚처럼 있던 정 전 총리에게 YS는 대통령 선거 선대위원장을 맡기고 당선 후에는 정권 인수위원장에 취임시켰다. 무난하게 6공화국에서 문민정부로 이행한 뒤에는 세종연구소 이사장 자리로 옮겼다.“YS가 청와대로 몇 차례나 불러 회를 얻어 먹었는데 ‘정 총리가 나가야 한다.’면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거예요. 몇 번이나 고사했는데 억지에 못이겨 승낙을 했지요.” 이왕 나가는 선거 열심히 해보자고 뛰었고,YS의 전폭적인 후원도 있었다.1만 2000명이 참가한 당내 경선에서 8000여표의 유효 투표 중 6000여표를 얻어 이 후보에게 더블스코어 이상의 압승을 거뒀다. 시장 선거에서는 김대중(DJ) 민주당 총재의 후광을 업은 조순 후보와 붙었으나 “선거운동을 하면서 안 되겠다 싶었다.”고 직감했다고 한다. 서울지구당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의 분석으로는 “시장으로 당선돼 들어오면 민자당에 새 판도가 구성될 것으로 우려하고 견제 받았기 때문”이다.YS와 DJ의 대리전에서 그는 낙선했다. “그때만 해도 당내 경선이 지금처럼 헐뜯는 게 아니어서 경선 후에 오히려 이명박씨와 친해졌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일꾼”이라고 치켜세웠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1928년 황해도 재령 출신인 정원식 전 총리는 관운이 좋은 편이다. 문교부 장학관을 거쳐 1962년부터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26년간 재직한 뒤 노태우 정부 시절 문교부장관(88∼90년)으로 발탁된다. 장관을 마치고는 국무총리(91∼92년)에 기용됐으며 김영삼 정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잠시 ‘외도’한 시기를 빼고는 세종연구소 이사장(93∼97년)으로 있었다.YS 정권 말기에는 총리 경력자들이 거치는 대한적십자사 총재(97∼2000년)를 김대중 정부 때까지 지냈다. 지금의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은 2003년부터 맡고 있다. 파라다이스 그룹이 갖고 있는 계원학원의 이사장직을 겸임하다가 “너무 힘들어” 자리를 내놓았다.
  • ‘화염속 구사일생 아기’ 뒷얘기 화제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에서 일어난 화재 때 4층짜리 건물에서 던져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아기의 뒷얘기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날 불길에서 구출된 아기의 이름은 오누르 카라르(Onur Calar)로 당초 생후 2세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생후 8개월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형 에어매트에 떨어진 게 아니라, 한 경찰관이 지역주민들이 여러 겹으로 쌓아올린 침대 매트리스·베개·에어쿠션 위에 올라서서 오누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오누르의 부모인 무하메트(Muhammet)와 네르기즈(Nergiz)도 무사히 구출되었으며 오누르와 그의 부모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누르의 형인 생후 2세의 랴스(llyas), 사촌인 딜라라(Dilara)와 카란필(Karanfil) 그리고 고모 휼랴(Hulya)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휼랴는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당국은 “오누르를 포함해 모두 60명이 구출됐다.”며 “극우파 네오나치(neo-Nazis)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꼽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오누르를 무사히 받아 낸 경찰관은 머리 부상으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는 12일(현지시간) 퇴원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까풀’ 양성호씨 광고모델로 美서 뜬다

    ‘외까풀’ 양성호씨 광고모델로 美서 뜬다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남성모델이 미국의 대표적 대형 몰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월 중순부터 전미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타겟(Target)’ 몰 광고에 출연중인 양성호(사진)씨. 양씨는 ‘포드 슈퍼모델 오브 더 월드’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해 유명세를 탄 강승현이 소속된 포드 모델스 소속이다. 더욱이 외까풀에 넓은(?) 얼굴을 가진 한국적인 외모이기에 강승현에 이어 모델의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평가가 현지에서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양씨는 고교생이던 지난 2002년 가족과 함께 시카고로 이민 간 모델 경력 3년여에 불과한 신인급. 그러나 양씨는 뉴욕타임스에서 발간하는 스타일 잡지인 ‘T 매거진’을 비롯해 시카고 ‘트리뷴 매거진’ ‘타임아웃 시카고’ ‘남성 보그’ ‘바이브’ 등 유명 잡지들의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그는 패션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잡지 ’DNR’ 2007년 4월호에는 표지 모델로도 등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존 바베이토스, 필립 림, 베네통 40주년 기념 패션쇼에도 출연해 모델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양성호씨는 “타겟 몰 광고에는 남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출연했다.” 며 “기회가 닿는다면 연기에 도전해 할리우드 배우도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양씨가 모델로 나온 보석업체 광고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7일 ‘코리아 2000’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희생된 사람들은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나 하청업체 직원, 중국 동포들이었다. 하루하루 힘든 노동을 하며 먹고 사는 이들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특히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고국으로 일하러온 중국동포 12~13명이 사망했다. 생사확인이 안 되다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김준수씨의 장모 명모씨는 “손녀가 눈치가 뻔해 ‘아빠가 다친 거야?’라고 물어서 할머니가 확인해 보고 온다며 다독이고 겨우 나왔다.”면서 “사위는 딸에게 ‘5일 뒤면 일이 모두 끝나니 그때부터 많이 놀아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대부분 일용직근로자·하청업체 직원 사망한 중국동포 김용해(26)씨의 고모 김모씨는 “조카가 몇달 전에 중국 지린성에서 한국으로 돈벌러 왔다.”면서 “며칠 전에는 나에게 신년 인사까지 다녀갔다.”며 땅을 쳤다. 김씨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본 뒤 신호가 가다가 곧바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자 다시 눈물을 흘리며 실신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베스티안병원에는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중국동포 부부가 동시에 사고를 당한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응급치료를 받고 입원해 있는 임춘원(44·여)씨는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몸 전체의 35%에 화상을 입었다. 남편 이성복(44)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중국 지린성에 23세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한국에 온 부부는 창고의 단열재 마감 작업을 했다. 임씨의 담당의사는 “의식도 없고, 얼굴 화상도 심해 세균이 들어가면 폐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안순식(51)씨는 이천에서 생활하며 주말에만 서울 도봉구 집을 방문하던 가장이었다. 매형 김진세(63)씨는 “용접일을 30년 정도 하면서 아들·딸 다 키우고 효도받는 일만 남았는데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혼 3개월만에 날벼락 화상을 입은 천우한(34)씨는 서울 구로성심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천씨의 아버지 천종길(61)씨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천씨는 몸 전체의 50% 이상에 2∼3도 화상을 입었다.”면서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화상뿐만 아니라 기도의 상태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천씨는 유치원 교사인 부인 전모(30)씨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단대동에 신접 살림을 차리고 “출퇴근이 편한 가까운 회사로 옮기겠다.”며 ‘코리아 2000’에서 냉동기술자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새 직장에서 1개월 반 만에 사고를 당했다. 천씨의 아버지는 임신 3개월인 며느리가 충격을 받을까봐 아들의 사고 소식을 며느리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뒤늦게 남편의 동료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전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에야 병원에 도착해 오열했다. 이경주 서재희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닌텐도 두뇌트레이닝 하면 머리 좋아질까?

    닌텐도 두뇌트레이닝 하면 머리 좋아질까?

    닌텐도DS 두뇌트레이닝, 정말 머리 좋아질까? 학습 기능을 강조한 홍보전략으로 ‘대박’을 터뜨린 닌텐도 게임기 ‘닌텐도 DS Lite’(이하 닌텐도DS)가 국내외 과학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의 주된 내용은 광고에서 닌텐도DS의 학습 기능을 강조하기에는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대중적인 과학 이슈를 다루는 영국 홍보단체 ‘센스 어바웃 사이언스’(Sense About Science)는 “잘못된 과학이론을 광고하고 있다.”며 닌텐도DS의 광고전략을 비판했다. 단체는 이와 관련해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요구하기도 했다. 버밍험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의 제이슨 브레스웨이트(Jason Braithwaite)박사는 최근 닌텐도DS의 영국 광고가 과장됐다고 비판하면서 “닌텐도DS의 꾸준한 사용과 인지력 향상 여부와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게임 내 문제 해결능력이 높아지는 효과에 대해서 “특정 작업을 반복하면 그 작업이 익숙해지는 것 뿐, 그 익숙함이 기본적인 학습능력과 관계가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영국 과학자들의 비판은 닌텐도DS의 광고모델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닌텐도DS의 영미권 광고모델로 나선 니콜 키드먼은 “두뇌 트레이닝이 마음까지 젊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I’ve quickly found that training my brain is a great way to keep my mind feeling young.)는 광고카피 때문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공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같은 비판은 국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수영 뇌과학연구센터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닌텐도DS의 두뇌 개발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 절차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먹다보면 건강해진다는 건강보조식품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한편 닌텐도DS는 국내에서 장동건, 이나영 등 톱스타들을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어린이용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많이 팔린 전자제품(신세계 이마트 집계)으로 기록되는 등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니콜키드먼의 닌텐도DS 광고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개성, 사무치게 그리웠다…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개성, 사무치게 그리웠다…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유년기를 보낸 시골마을, 기억나십니까. 포장도로라고는 달랑 신작로뿐, 대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길은 이내 흙먼지 폴폴 나는 흙길로 바뀌지요. 때에 전 옷차림의 개구쟁이들이 겨울이면 비료포대로 눈썰매타던 마을 고샅길이며, 아버지 읍내 나가시던 둑방길이 그랬습니다. 버스를 타고 돌아 본 고려 500년 도읍지 개성의 풍경이 딱 그 모습이었습니다. 마을 공동우물에서 남바위 비슷한 털모자를 쓴 아낙네가 물을 길어 등지게에 지고 나릅니다. 선죽교 부근의 냇가에서는 시린 손 호호 불어가며 빨래 방망이를 휘두르는 여인네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버스가 마을을 지날 때 제법 용감한 개구쟁이는 언덕 위에서 늠름하게 폼을 잡고 손을 흔드는 반면, 수줍음 많은 녀석은 담장 뒤에 숨어 보일 듯 말 듯 손짓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세계가 교차하는 듯한 풍경이었지만, 참 정겨웠습니다. 버스를 함께 탔던 관광객 누구에게서도 잘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상대적 우월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금강산 일대가 처음 개방됐을 때와 비교하면 주민들의 표정도 놀라울 만큼 변했습니다. 버스가 지나는 길목마다 군인들이 지켜서고 있었지만, 주민들이 예전처럼 외면하거나 심지어 등을 돌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자연스레 웃고 손을 흔들며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전혀 인위적인 모습이 아니었지요. 박연폭포, 선죽교 등 고도(古都) 개성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았지만, 주민들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더욱 좋았습니다. 개성에서의 체류 8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그 사이엔 이념과 체제의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지요.60년 세월을 에둘러 돌아왔기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훔쳐보는 묘한 즐거움도 각별했고요. 시간대별로 개성관광의 묘미를 소개해봅니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흔히 출입국사무소로 알고 있지만, 서로 두 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말자는 뜻에서 ‘국’자를 뺐다)에서 개성관광증을 받는 등 수속을 마친 다음 버스에 올라탔다. 5분 정도 달린 버스가 개성표시판을 지날 즈음 전신주 가운데 테두리 색깔이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다. 북한 지역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버스 행렬을 에스코트하기 위해 북한군 지프차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경계근무를 서는 앳된 얼굴의 북한군 병사 몇 명을 지나면 곧바로 북측 출입사무소. 간단하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버스에 동승한 북한 안내원 2명과 함께 개성으로 향했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기 전까지는 여전히 낯익은 남측의 풍경이 이어진다. 공장 건물 사이로 24시간 편의점도 있고, 서울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버스가 출근길의 북한 근로자들을 실어 나른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 15분쯤 경의선 철길과 나란히 달리면 개성의 초입 송남동에 닿는다. 고려를 세운 왕건이 거란에서 보낸 낙타 50마리를 굶겨 죽였다는 약대다리가 있는 곳이다. 개성 주민들에게는 ‘야다리’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개성에서 경의선 열차가 매일 한차례 와닿는 봉동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야다리를 건너야 한다. 송남동을 지날 무렵, 느닷없이 머리 위로 고가도로가 나타났다. 안내원은 장차 서울과 평양을 연결할 고속도로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개성과 평양을 오가는 데 이용된다. 고기남새, 세거리 사진관, 리발관 등 개성시내 건물에 내걸린 간판들이 마치 1960∼70년대를 재현한 영화 세트장을 보는 듯하다. 슬그머니 사진을 찍고도 싶었지만, 안내원의 경고대로 ‘피곤한 여행’이 될 듯해 꾹 참고 말았다. 시내는 거의 무채색이 지배하고 있다. 주민들의 옷이며, 건물들이 검고 어두운 색깔 일색이다. 거기에 낮게 깔린 안개까지 더해지며 무채색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간밤에 무척이나 추웠던 듯, 주민들 대부분이 두툼한 옷차림이다.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동여맨 여인네의 얼굴이 시선을 붙잡았다. 차가운 날씨 탓에 볼에서 귀밑머리에 이르도록 빠알갛게 얼어 있다. 개성에서 박연폭포까지는 40분 남짓 소요된다. 개성시 외곽의 고갯길에 서면 개성을 둘러싸고 있는 송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만삭이 된 여인이 두 팔 벌려 개성을 보듬고 있는 형상이란다. 그래서 개성 시민들은 송악산을 어머니 산이라 부른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멸망을 재촉하기 위해 고려 왕조에 정기를 불어넣어 주던 송악산의 여신을 임신시켰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개성시내를 벗어나자 처녀의 젖가슴처럼 봉긋한 산자락이 겹겹이 다가섰다. 나긋나긋한 느낌, 박연폭포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산세가 우람해지기 시작했다.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바위산답게 흰 눈을 이고 선 모습이 당당하다. 길도 제법 험하다. 좌우로 휘어지는 모양새가 설악산 한계령에는 못 미쳐도, 속리산 말티재에는 버금갈 듯하다. 마침내 박연폭포 앞에 섰다. 서경덕, 황진이와 더불어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히는 곳. 북측에선 천연기념물 제388호로 지정해 놓았다. 천마산과 성거산 사이 38m 높이 암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겨울이라 가늘어지긴 했지만, 금강의 구룡폭포와 설악의 대승폭포 등과 더불어 국내 3대폭포를 이룰 만한 자태다. 이쯤에서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들어보자. “오래전 박연폭포를 찾은 기생 황진이는 폭포 아래 고모담에 훌쩍 뛰어들어 목욕을 즐깁니다. 목욕을 마친 황진이는 폭포 바로 옆 룡바위에 올라 젖은 머리에 먹물을 묻혀 초서체로 시 한 수를 적습니다.‘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 락구천(疑是銀河落九天)’이란 내용이지요.1957년 이곳을 처음 방문한 김일성 주석께서 그 문장을 ‘날아흘러 곧추 아래로 떨어진 물이 삼천척이나 되니,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지 의심스럽구나’라고 해석해주셨습니다.” 안내원은 또 “황진이가 적은 글씨를 곧바로 도공들이 새겨 오늘까지 전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연폭포의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고모담 오른쪽의 범사정이 으뜸이다.‘박연폭포가 안개 위에 떠있는 듯하다’는 뜻의 정자. 범사정에 앉아 쉼을 청한 이옥임(81·하남시)할머니의 눈가에도 옅은 물방울이 괸다.“70년 전 개성에서 소학교 다닐 때 걸어서 소풍왔던 곳이야. 아침나절 개성을 출발하면 저녁 무렵 도착하지. 여기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구경한 다음 다시 개성으로 돌아갔지.” 범사정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대흥산성 북문이 나온다. 고려때 개성 방위를 위해 천마산과 성거산 등의 봉우리를 따라 쌓은 석성이다. 황진이의 연인 서경덕도 산성 동쪽 성거산에 터를 잡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산성 왼쪽의 박연(朴淵)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박연폭포란 이름의 유래가 된 못이다. 폭포 위쪽에 있다. 박씨 성 가진 사람이 폭포 앞에서 피리를 불었는데 그 소리에 반한 용녀가 그를 유혹해 결국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고모담(姑母潭)은 아들이 용녀를 따라 죽자 그의 어머니가 몸을 던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흥산성에서 10분 정도 오르면 관음사에 닿는다.970년 조성된 사찰. 작고 화려한 대웅전의 뒷문 장식에 슬픈 전설이 숨어있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관음사 조성공사에 동원된 조각 신동 운나(당시 11세)는 뒷문 장식물 조각에 열중하다 어머니가 아프다는 전갈을 받는다. 곧바로 하산하려 했으나, 공사 진행이 늦어질 것을 우려한 공사 관리자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왼손잡이였던 운나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도끼로 자신의 왼팔을 자른다. 결국 뒷문 왼쪽은 완성됐지만, 오른쪽은 미완으로 남게된 것. 그는 왼쪽문에 왼팔이 잘린 자신의 모습을 새겨 놓았다. 박연폭포를 출발한 버스는 50분쯤 걸려 개성시내 중심부의 통일관에 도착했다. 앞으로는 개성 시내와 개성 남대문, 뒤로는 자남산과 김일성 동상이 펼쳐져 있다. 낡은 벤츠 승용차 뒷좌석의 흰 드레스 입은 신부, 파란색 복장의 교통보안원, 삼삼오오 걸어가는 주민 등 모두가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관광객들을 관찰하고 있다. 시간이 느린 화면처럼 더디게 흐르는 느낌이다. 그들과의 물리적 거리는 겨우 수m 쯤. 하지만 말을 걸 수도, 더더욱 손을 잡을 수도 없다. 통일관의 자랑은 닭곰탕과 장지단(계란조림), 이면수 조림 등으로 구성된 ‘개성 13첩 반상기’. 쌀밥에 13가지 반찬이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개성지역 토속요리다. 여기에 입에 불이 날 만큼 독한 송학소주가 곁들여진다. 개성시 문화회관 뒤편의 숭양서원은 정몽주와 서경덕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73년 정몽주의 생가터에 지어졌다. 입구 알림판에 따르면 ‘특별한 장식없이 간소하게 지었으나 이 곳 지형조건을 효과적으로 리용하여 크고 작은 집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조화시킨 우수한 건축물’이다. 정몽주의 영정과 저잣거리에 버려진 정몽주의 시신을 수습한 친구 우현보, 서경덕 등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선죽교앞에 섰다.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피살당한 곳으로 너비 2.54m, 길이 6.67m의 자그마한 돌다리다. 일제 강점기에 만든 인공수로가 물길을 대신하기 이전엔 송악산에서 발원한 로계천이 선죽교 아래를 흐르고 있었다. 선죽교를 지난 로계천은 사천강, 예성강 등과 차례로 만나 서해로 흘러 들어갔다. 원래 선지교(善地橋)라 불리던 것을 정몽주가 흘린 핏자국이 없어지지 않고 충절을 상징하는 대나무가 돋았다고 해서 선죽교(善竹橋)라고 고쳐 부르게 됐다. 자세히 보면 다리가 두 개인데, 난간이 있는 멋진 다리가 진짜다. 1780년 이곳에 부임한 정몽주의 후손 정호인이 선조할아버지의 피가 묻은 곳을 사람들이 그냥 지나다니자 원래 다리에 난간을 만들고 그 옆에 새 다리를 놓았다고 전해진다.‘문제의’ 핏자국은 화강암의 철분이 산화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개성 출신의 명필 한석봉이 썼다는 비석 맞은 편에 두 채의 비각이 서있다. 하나는 변을 당하기 직전 마지막 만난 친구 성여완의 것이고, 또 하나는 피습을 눈치챈 정몽주가 도망치라고 했음에도 끝까지 그와 함께한 하인 김경조의 것이다. 선죽교 건너편에는 표충비가 있다. 거북이 두 마리가 정몽주 충정을 찬양하는 비석을 이고 섰는데, 각 각 조선의 21대,26대 임금이 만들었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마지막 일정은 고려박물관. 성균관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균관은 992년 고려시대 국자감으로 창설됐다가, 이후 성균관으로 개칭한 국내 최초의 대학이다. 서울의 성균관보다 500년을 앞선다. 원래 건물은 임진왜란때 모두 불타 없어지고,17세기 초에 개축했다. 노거수(老巨樹)들의 집합소라고 할 만큼 넓은 뜰에 심어진 1000년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인상적이다. 국보로 지정된 곳인데도 건물 내부를 들고 남이 자유롭다. 성균관 내 4개의 전시관에 고려청자, 금속활자 등 1000여점의 고려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헌화사 7층탑 등 북측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개성을 빠져 나오는 길에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오전에 비해 몇 배는 많은 숫자다. 때는 이미 땅거미지는 시간. 전력이 부족한 마당에 어두컴컴해 진 건물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었을 게다.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보일 듯 말 듯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개성 시내 한 쪽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길 위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기차가 자주 지나지 않으니 무서워할 것도 없을 터. 어른들도 무시로 지나다닌다. 은행나무도 마주 봐야 열매를 맺는다던가. 등돌리고 있었던 겨레가 금강산과 개성 등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서서히 간극을 좁히려 하고 있다. 그것은 곧 열매를 거둘 날도 머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글·사진 개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가는 길 :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오전 6시 전후 서울 계동, 광화문 등에서 출발한다.5000원. 자가용의 경우 임진각까지 간 다음, 임진각에서 셔틀버스(6시40분∼7시20분 운행)로 출입사무소까지 가면 된다. 예약은 현대아산의 개성관광 홈페이지(www.ikaesong.com)에 링크된 전국의 개성관광대리점에서 할 수 있다. 현대아산 02)3669-3000, 도라산사무소 031)954-3940,950-5195.1일관광 요금은 18만원이다. ▲신분증 : 현지에서의 신분증은 개성관광증이 대신한다. 관광증 발급에는 여권 사진 2장이 필요하다. 관광증을 훼손하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 국내 출국 수속을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중 하나는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화폐 : 개성에서는 미국 달러 외 원화나 카드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출발 전 환전해 가는 것이 좋다. 개성 북측 출입사무소 출구에서도 환전할 수는 있다. ▲휴대 금지 물품 : 필름 카메라는 반입 금지. 디지털 카메라는 허용되지만 초점거리 160㎜ 미만 렌즈, 광학 기준 24배줌 미만일 경우만 가능하다. 남측의 신문·잡지, 휴대전화(배터리 등 관련 용품 포함),MP3와 GPS, 내비게이션, 소형 라디오, 녹음기 역시 반입금지. 해당 물품은 현대 아산측이 보관, 관광 후 돌려준다. ▲국내 반입금지 물품 : 북측에서 구입한 뱀술, 령정술 등 동물을 재료로 만든 주류와 비아그라·우표·불온 서적 등은 들여올 수 없다. ▲남측출입사무소 1층에 설렁탕 등 간단한 아침 식사를 파는 매점이 마련돼 있다.
  • [토요영화] 괴물

    ●괴물(KBS2 송년특선대작 오후 11시 35분) 평화롭기만 한 한강변. 사람들은 휴식을 즐기고자 이곳으로 걸음했다가 한 움큼의 여유를 건져서는 일상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한강 매점을 운영하는 강두(송강호)의 가족에게는 이곳이 삶의 터전이요 생계의 보루다. 싱글대디인 강두와 그의 딸 현서(고아성), 그리고 늙은 아버지(변희봉)가 늘 토닥거리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한강은 하나밖에 없는 정신적·물적 안식처다. 적어도 ‘괴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 거대하고 생경한 몸집의 괴물이 한강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갑자기 나타난 괴물은 상상도 못할 속도로 사람들을 깔아뭉개고 닥치는대로 잡아먹었다. 정신을 놓고 있던 강두도 딸 현서를 데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비규환 속에서 그만 현서의 손을 놓쳐버린다. 그러자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한강 속으로 사라진다. 폐허로 변한 한강. 하루 아침에 집도, 밥벌이도, 하나밖에 없는 딸도 다 잃어버린 강두에겐 이제 믿을 것이라곤 가족밖에 없다. 고학력 백수인 현서의 삼촌(박해일)과 양궁선수인 현서의 고모(배두나)까지 가세해 현서를 찾아 한강을 샅샅이 뒤진다.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봉준호 감독은 3년 뒤 누구도 생각 못한 괴물 영화로 또 하나의 신드롬을 만들었다. 개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괴물’은 뚜껑을 연 뒤에도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과연 봉준호!”라는 감탄을 터뜨리게 했다. 주인공 괴물이 착상에서 최종 디자인으로 탄생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1년 4개월.CG(컴퓨터 그래픽)에 들어간 예산은 전체 제작비의 36%에 달하는 40억원이었다. 정교하고도 까다로운 작업을 통해 탄생한 괴물은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과 위용을 자랑했다. 물론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탄탄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은 단순히 상상만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제기하며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게다가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뿜어내는 에너지는 이 영화를 시종 살아 움직이는 한국영화의 ‘진귀한 괴물’로 격상시킨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가족 잃은 슬픔 ‘용서’로 치유하다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일은 무엇일까. 아마도 ‘용서’일 것이다. 용서는 그만큼 실행에 옮기기 힘든 일이다. 사소한 일에 대한 용서도 쉽지 않을 진대, 하물며 가족을 살해한 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23일 오후 11시5분에 방영되는 ‘SBS 스페셜’‘용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고통과 치유의 과정을 다룬다. 그들이 얼마나 큰 고통과 절망을 겪어야 했는지, 또 인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어떻게 용서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유영철에게 가족 셋을 잃은 고모씨. 그는 너무 큰 상처에 처음엔 자살만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영철을 용서해주고 죽기로 결심한 그는 살인범을 용서하는 순간 다시 삶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후 그는 유영철과 직접 편지를 주고받고 탄원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사형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시 유영철에게 큰형이 살해당한 뒤 둘째 형과 막내 남동생마저 잇따라 자살한 안모씨. 그는 아직까지도 유영철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그는 만일 나라가 유영철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직접 구치소에 들어가서라도 복수하겠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에게 분노는 삶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다. ‘용서한 자’와 ‘용서하지 못한 자’. 이들은 똑같이 살인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으로서 비극적 현실을 헤쳐나가고 있다.‘용서’를 하고 안 하고는 어떤 차이를 지니는 것일까.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입건 전 혐의사실 공표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입건도 되기 전에 경찰이 혐의 사실을 공표하고 사전통보 없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 부산지방경찰청장에게 소속 경찰관 3명에 대해 주의조치할 것을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전교조부산지부 대표인 고모(51)씨는 지난해 9월 “본격적인 수사를 하기도 전에 혐의 사실을 근거 없이 언론에 공표하고 사전통보 없이 이른 아침에 빈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20일 오전 7시 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아무런 공지 없이 고씨가 대표로 있는 전교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또 같은날 압수수색 결과에 대한 브리핑 자료에서 “관련자 4명 등은 A모임 회원으로 가입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고무하고 이적표현물을 제작·배포한 혐의가 있어 압수수색을 했다.”며 피의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경찰은 진정인들에 대해 조사 한 번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혐의 사실을 공표해 피해자들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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